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또 원희룡···‘시민이 뽑은 22대 총선 최악의 후보’

원희룡 '22대 국회서 만나기 싫은 후보 1위'

여당, 공천반대 명단 86% 후보자 임명

28일 선거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 예정

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천 계양구을 공천 면접을 마친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원희룡 후보가 ‘22대 국회에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최악의 후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지난달 2차 낙천명단에서 1위를 한 데 이어, 총 46명의 공천 반대 후보자 중에서도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또 한 번 차지한 것이다.

2024 총선넷은 3월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시민투표를 통해 ‘22대 국회에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후보’ TOP 5를 선정했다.

그 결과 원희룡(국민의힘 계양을) 후보가 압도적으로 1위(2,359표)를 기록했다. 그 뒤로 2위 박덕흠(국민의힘 충북보은옥천영동괴산군, 1,520표), 3위 정진석(국민의힘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1,388표), 4위 태영호(국민의힘 서울 구로을, 1,332표) 5위로 김기현(국민의힘 울산 남구을 1,083표) 후보가 선정됐다.

ⓒ 2024총선네트워크

야당으로는 김병욱(성남시 분당구을) 민주당 후보 부자감세, 1기 신도시 개발 특혜,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선정됐고, 이원욱(화성시정) 개혁신당 후보가 의료민영화 법안 다수 발의로 지적됐다.

앞서 총선넷은 지난 2월 46명의 공천 반대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여당 측 후보 36명 중 6명(약 16%), 민주당 측 후보 7명 중 3명(약 35%)이 경선에서 떨어지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은 시민이 뽑은 공천 반대자 가운데 84%를 후보를 내세웠다. 시민사회의 공천 반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거나 다름없는 셈이다.

김회재(민주당 여수시을), 조수진(국민의힘 비례), 전혜숙(민주당 서울 광진갑), 김용판(국민의힘 대구 달서구병), 하태경(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경선에 밀려 탈락했고, 신현영(민주당 비례), 윤두현(국민의힘 경북 경산), 이명수(국민의힘 아산시갑), 이종성(국민의힘 비례)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외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개혁신당에서 조성주(비례), 이원욱(화성시정) 의원은 그대로 출마했다.

총선넷은 28일, 이번 투표에서 최악의 후보로 선정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과 유권자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게 된 취지와 경과를 발표하고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후 29일에는 김병욱(성남 분당갑) 민주당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이어간다.

원희룡 후보의 경우, 원 후보를 공천부적격자로 제안한 전세사기피해자들과 탄압당했던 건설노동자, 환경단체 회원, 인천 지역 시민들이 함께 원 후보의 문제적 발언과 행보를 지적할 예정이다.

총 4,039명의 시민이 참여한 이번 최악의 후보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떨어트리는 반개혁 법안을 추진’하거나, ‘개혁법안을 저지한 후보, 막말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후보’, ‘정부 고위공직자로서 정부 실정에 책임이 있는 후보’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원희룡 후보의 경우 ‘제주 제2공항 강행과 영리병원 추진, 노조탄압,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저지’ 등이 낙선 이유로 뽑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김형남의 갑을,병정] 8월 2일 오전 10시, '기록 이첩' 알게 된 해병대사령관, 참모들과 무슨 대화 나눴나

24.03.28 07:07최종 업데이트 24.03.28 07:07

▲ 서울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자료사진) ⓒ 연합뉴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박정훈 대령 항명죄 재판의 증언대에 앉은 증인들이 제일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방청석에선 탄식이 터진다. 모두 다른 내용은 잘 기억해 내다가 수사 외압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 통화 내용만 물어보면 유독 기억을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오는 게 우연의 일치라면 그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탄식이 터져 나오게 만든 이 대령의 대답

지난 3월 21일, 국방부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공판에는 해병대사령부 공보정훈실장 이아무개 대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박정훈 대령의 선배로서 박 대령과 오랜 시간을 동고동락해 왔다. 증인신문 말미에 재판부가 이런 질문을 했다.

"(2023년) 8월 2일 오전 10시경에 해병대사령관과 문자메시지 여러 통 주고받고 전화도 했지요?"

8월 2일 오전 10시경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박정훈 대령으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한 8명을 혐의자로 적시한 수사기록을 정식 절차에 따라 경상북도경찰청에 이첩하는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직후다. 김 사령관은 9시 59분, 10시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참모인 공보정훈실장 이 대령에게 문자를 보냈고, 문자를 보낸 뒤엔 곧바로 전화를 걸어 3분 17초간 통화를 나눴다. 그 뒤인 10시 4분엔 이 대령이 김 사령관에게 문자를 보냈고, 뒤이어 10시 37분에도 문자를 보냈다.

재판부는 8월 2일 오전 10시경에 김계환 사령관과 이 대령이 주고받은 문자와 통화 내용이 혹시 언론에 이첩 사실을 알리는 방안에 관한 것이 아닌지 질문했다. 이 대령이 공보 업무를 맡은 참모이니 재판부 입장에서 궁금해할 법한 일이다.

그런데 이 대령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재판부가 문자메시지가 휴대폰에 남아있을 테니 한 번 확인해보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공수처가 수사 중인 수사 외압 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해 휴대폰을 포렌식 해서 확인이 어렵다는 식으로 대답을 얼버무렸다. 그러자 재판부는 휴대폰을 돌려받지 않았냐며 포렌식을 한다고 문자메시지를 삭제하진 않을 테니 재차 확인을 요구했다.

이 대령이 공수처가 포렌식을 했으니 그곳에 기록이 있을 것이고 지금은 확인이 어렵다며 난처해하자, 재판부는 문자메시지를 삭제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이 대령은 삭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무슨 내용인지 진술하면 될 것 아니냐며 의아해하던 재판부에 이 대령은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문자메시지인지 카카오톡인지 되물었다. 재판부가 문자메시지라고 말하자 돌연 이 대령은 이렇게 답한다.

"그렇다면 삭제해서 없다. 카카오톡은 남아있는데 문자메시지는 주기적으로 삭제한다."

역시 좌중에서 탄식이 터졌다. 방금 전까지는 삭제하지 않았다더니 이제는 삭제했다는 말이나, 언론과 공보를 담당하는 해병대사령관의 참모가 문자메시지를 주기적으로 삭제한다는 말이나 다 쉽게 이해되진 않는 말이다. 무엇보다 8월 2일 오전 10시에 김계환 사령관과 나눈 대화가 무엇이기에 이 대령이 이토록 당황해하며 재판부의 문자메시지 확인 요구에 응하지 못했는지도 의아하다.

진실의 퍼즐은 맞춰지고 있다

 

▲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지난해 10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 출석해 있다. ⓒ 남소연

재판부가 8월 2일 오전 10시경의 상황을 궁금해했던 건, 해병대 수사단이 예정대로 수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사실을 알게 된 해병대사령관과 사령부 참모들의 반응이 이상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박 대령이 정말 '항명'하고 마음대로 이첩을 결정한 것이라면 이들의 대응 역시 급박하게 돌아갔어야 한다. 그런데 해병대사령관은 1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13분이 될 때까지 국방부 장관에게 이첩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경북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이첩을 막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다른 부하들에게 이첩을 중단시키기 위한 명시적인 지시를 내린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김계환 사령관은 그간 '이첩 보류' 명령을 반복적으로 발령했다며 박 대령이 자신의 명령을 위반한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8월 2일 오전 10시의 대응이 잘 조응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재판부는 이첩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김 사령관이 처음으로 연락을 나눈 상대인 공보실장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해한 것이다.

김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명시적인 이첩 보류 명령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재판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때문에 상관인 김 사령관이 '명령을 어긴 부하'의 존재를 인식한 상황에서 보인 반응은 중요하다. 다만 공보실장인 이 대령이 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고, 공판은 그대로 끝났다.

하지만 통화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김계환 사령관의 전화기가 바빠지기 시작한 건 8월 2일 오전 11시 13분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이첩 사실을 보고한 뒤부터다. 낮 12시 50분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의 전화를 받은 뒤부터는 더 바빠진다. 대통령실, 국방부, 국방부검찰단, 해병대사령부, 경찰이 얽히고설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 개입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정상적 절차에 따른 이첩행위를 '누군가'의 개입으로 막으려다 보니, 결국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박 대령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해병대사령관 비서실장, 해병대사령부 공보정훈실장 세 사람으로 박 대령을 기소한 군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다. 앞으로도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의 주요 직위자들이 차례로 증인으로 불려나올 예정이고, 이후엔 박 대령 측에서 신청한 증인들도 나오게 될 것이다. 이들의 입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사실이 나오게 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진실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지역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응원 나온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채상병 #수사외압 #박대령 #박정훈 #재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종섭, ‘수사외압’ 피의자 신분으로 “해외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 의혹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이동하고 있다. 2024.03.21 ⓒ민중의소리
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가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 대사는 퇴임 후인 작년 11월 초 4박 5일 해외 가족여행도 다녀왔다”고 전했다. 당시는 이 대사가 공수처로부터 피의자로 입건된 지 두 달여가 흐른 시점이었다.

공수처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에 이 대사의 피의자 신분 전환 시점에 대해 “고발됐던 시점 즈음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작년 9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이 대사 측은 수사외압 의혹을 부인하고, 이와 관련한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해외여행 사실을 실토했다. 해외여행도 다녀올 정도로 출국에 제한이 없었는데, 호주 대사로 부임한 것을 두고 ‘해외 도피’ 프레임이 씌워진 건 부당하다는 취지다.

이 대사 측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법령이 부여한 직무상 권한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고, 그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며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 수사는) 수사가 아니어서 수사외압이라는 논리 자체가 성립될 수 없기에, 고발 내용은 정치공세였다”고 했다.

또한 작년 11월 초 해외여행 때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급기야 ‘출국금지 중요 피의자 호주대사로 임명, 금지 풀어 해외 도피’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씌워졌다. 본인은 졸지에 ‘파렴치한 해외도피자’라며 지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감내하기 힘든 치욕이다”고 말했다.
 

“ 강경훈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서울 시내버스 파업…출근길 비상수송대책 시행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3/28 08:33
  • 수정일
    2024/03/28 08: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지하철 1일 202회 늘려 운영

기자기민도
  • 수정 2024-03-28 07:08
  • 등록 2024-03-28 06:33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무료 셔틀버스 임시운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무료 셔틀버스 임시운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28일 새벽 4시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27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협상이 28일 새벽 4시 결렬됐다”며 “27일 이미 구성을 완료한 시, 자치구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교통대책을 마련했고, 28일 시민의 출퇴근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교통수단을 즉시 투입한다”고 했다.

우선 지하철은 1일 총 202회 늘려서 운영한다. 출퇴근 혼잡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씩 연장해 열차 투입을 늘리고, 지하철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1시에서 오전 2시로 연장 운영한다.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 총 119개 노선, 480대를 투입해 1일 총 4959회 운행한다.

또한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문가 10명 중 5명 “민주당 과반 의석” 전망…투표율이 최대 변수

이종섭·황상무·대파 논란 등 ‘윤 정권 심판론’

“조국혁신당 등장 뒤 치고 올라오면서 붐업”
“투표율 55% 미만 땐 야당이 이길 방법 없어”

  • 수정 2024-03-27 09:04
  • 등록 2024-03-27 05:0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이틀 앞둔 26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한 차량 개조 업체에 선거 유세 차량이 만들어져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로, 후보자는 자동차나 확성장치를 이용해 공개 장소에서 연설할 수 있으며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 개수로 거리 펼침막을 게시할 수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이틀 앞둔 26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한 차량 개조 업체에 선거 유세 차량이 만들어져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로, 후보자는 자동차나 확성장치를 이용해 공개 장소에서 연설할 수 있으며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 개수로 거리 펼침막을 게시할 수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4·10 총선을 보름 앞둔 26일, 한겨레가 선거 전망을 물어본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평론가, 정치학과 교수 등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더불어민주당이 1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초한 ‘이종섭-황상무 사태’와 고물가 상황, 조국혁신당 등장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견고해졌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실언 가능성과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의정 갈등 향방, 투표율 등 변수는 많다고 했다.

한겨레가 자문을 구한 전문가 10명 가운데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이준한 인천대 교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등 5명은 민주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더불어민주연합)를 합해 151석 이상의 단독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대체로 민주당이 158∼165석가량을 얻을 것으로 봤다. 장성철 소장은 “국민의힘에 정권심판론을 뒤집을 호재가 없다”며 “민주당은 165석 안팎, 조국혁신당은 10∼11석,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여권은 130석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 때는 민주당은 총 180석(지역구 163, 비례17석),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 비례 19석)을 얻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이종훈 정치평론가,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등 4명은 민주당이 137∼145석 사이를 얻을 것으로 봤다. 다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165석, 민주당이 115석을 얻을 것으로 봤다. 엄 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드러내지 못하는 샤이보수가 많다”며 “다수의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이 이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병천 소장은 “천장에 있는 민주당 지지율과 바닥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조정기를 거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조국혁신당은 10∼14석을 얻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우세 예측 이유로 윤석열 리스크와 조국혁신당을 꼽았다.

이강윤 소장은 “민주당이 자력 득점한 것이 아니라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임명·출국·재귀국 파문과 ‘비판 언론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태가 터지고, 조국혁신당이 선명하게 치고 올라오면서 정권 심판론이 붐업됐다”고 말했다. 장성철 소장은 “‘윤 대통령의 대파 가격 875원’ 사건이 나오면서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말했다. 김봉신 이사는 “정권 응징 투표 흐름이 세지면 말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어투나 어법이 별로 대중적이지 못했다. 한 위원장 효과가 끝났다”며 ‘원톱 체제’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1당을 차지하더라도 국민의힘 의석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얻은 103석(지역구 84석, 비례 19석)보다 많은 120~130석 사이를 얻을 것이라고 봤다.

지역별로 보면 민주당은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36석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서울에서 41석(당시 총 49석)을 석권했다. 국민의힘은 8석만 얻었다. 이강윤 소장은 “국민의힘이 (강남 지역 외에) 서울에서 더 얻을 수 있는 곳은 동작갑·을, 강동갑 등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선의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도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봉신 이사는 “국민의힘의 중진 재배치가 패착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태호(경남 양산을)·서병수(부산 북갑)·조해진(경남 김해을) 의원 등을 원래 지역구에서 이동해 재배치했다.

각 당 자체 분석도 전문가들의 예측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분위기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 선거대책본부장단 회의에서 “(정권) 심판 민심이 우세해지고, 그에 따라 우리 당 후보 판세가 상승 추세에 있는 것 자체는 분명하다”며 “254개 지역구 중 확실하게 우세한 곳은 현 시점에서 110개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말을 아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 사이에 그리고 전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홍석준 상황실 부실장도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주부터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보름 동안 실언, 물가, 의-정 갈등 향방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준한 교수는 “(지도부나 후보들의) 막말이나 물가가 남은 변수”라고 말했다. 김대진 대표는 “의-정 갈등의 향방”을, 장성철 소장은 “이재명 대표의 입”을 변수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변수는 투표율이었다. 지난 총선 투표율은 66.2%였다. 김대진 대표는 “모든 결론은 투표율에 달려 있다”며 “60∼65%가량이면 야당이 이기겠지만, 55% 미만이면 이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자문에 응해주신 분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과값을 잡으려면 외국 오렌지를 수입해야 하나?



 

윤석열 정부, 특단의 물가대책이란?

농산물 가격 잡는다고 농민만 때려잡는 농산물 수입 정책

농민은 외면하고 유통자본의 배만 불리는 정부지원 정책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 한승호 기자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앞에 비옷을 입은 500여명의 농민들이 모였다. 농민들은 “윤석열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이 폭탄이다”라고 외쳤다. 윤석열 정부의 물가정책과 농민들의 요구 사이에 심각한 엇박자가 있어 보인다.

최근 ‘사과값 1만원’으로 상징되는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국민 장바구니에 주름살이 잔뜩 끼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파 875원은 합리적 가격”이라고 했다가 융탄폭격을 맞았다. 총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정부는 다양한 긴급조치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윤석열 정부, 특단의 물가대책이란?

먼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것이다. 이 돈으로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확대 △농축산물 할인예산 확대 △관세 인하 수입 과일류 품목·물량 확대 등을 즉시 시행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농산물 납품단가를 지원해주는데, 기존 204억원에서 959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또 농축산물 할인예산을 23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대형마트 등 전국 1만6000개 유통업체에서 농축산물 구입 시 최대 1~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그 지원규모를 늘린다는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농산물 가격안정 정책의 핵심은 농산물 수입확대이다.

먼저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의 수입과일류 31만톤을 관세를 인하하여 신속히 도입한다. 현재 농산물 관세인하 품목은 24종인데, 여기에 체리·키위·망고스틴 등을 추가한다. 적용물량은 ‘무제한’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직수입하는 품목도 기존 바나나·오렌지 2종에서 파인애플·망고·체리를 추가한 5종으로 확대하고, 3월 중 이들 물량이 공급되도록 신속히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당국은 이런 방법을 통해 폭등하던 농산물 가격이 이제 안정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왜 농민들은 반발하고 국민들은 불안한가.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비옷을 입은 한 여성농민이 대파를 들고 윤 대통령의 대파 한 단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 한승호 기자

농산물 가격 잡는다고 농민만 때려잡는 농산물 수입 정책

사과값이 올라서 ‘금사과’라고 하는데 사과농가 중 돈 벌었다는 사람은 없다.

배도 금이고, 대파도 금이라고 하는데 농가 중 부자가 됐다는 사람은 없다. 최근 한 알에 1만원 한다는 사과도 지난해 농민 손을 떠날 때는 1,500원, 2,00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농민 한 사람도 아니고 대한민국 한 농가가 1년 동안 피땀 흘려 농사지어 벌 수 있는 돈이 고작 1천만원도 되지 않는다.

농민단체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유통업체 지원 및 수입확대에 나서면서 정작 국내 생산 및 공급대책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농축산물 생산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가 매번 당장의 물가관리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실제로 사과, 대파 등 농산물가격의 상승 원인은 냉해·폭염·집중호우·병충해 등에 따른 작황부진인데,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은 없다. 대신 잦은 농축산물 할인과 수입확대 정책은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생산기반 축소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냉해 예방 정부예산은 20억원에 불과한데, 농산물 가격을 잡겠다고 납품단가 지원과 할인지원 예산 등에는 1500억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산물 수입으로 농산물 가격을 잡으려는 정부정책이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윤석열정부는 가격이 오를 기미만 보여도 수입농산물을 들여오고 있다. 물가를 핑계로 들여오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 마늘·양파 역시 농민들이 자식 같이 키운 농산물을 갈아엎게 만드는 이유다. 우리 농업이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원흉은 바로 수입농산물인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이란, 일정량의 수입농산물에는 저율의 관세를 매기고, 그 정해진 양이 초과하면 고율 관세를 매겨 국내농산물을 보호한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그런데 오히려 윤석열 정부는 물가를 잡는다며 저율관세할당물량을 계속 늘려서 국내 농산물 생산기반을 파괴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3월 7일 기자회견에서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지난 2022년 마늘 가격이 오르자마자 정부는 TRQ 수입을 강행했다. 농가 손에서 5,000원에 떠난 마늘이 소비자 손에 건네질 땐 1만5,000원이 되는 기막힌 현실을 타개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질 않은 채 당장 손쉬운 TRQ 수입으로 소비자 물가만 낮추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TRQ 수입으로도 정부는 소비자 물가조차 낮추지 못했고 이때 도입된 TRQ 마늘이 재고로 남은 탓에 지난해 마늘 가격이 40% 가까이 폭락해 TRQ가 농민을 죽이는 하나의 사례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이 지난 3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무차별 농산물 수입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 중심 농산물 수급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정권 심판을 예고했다.@한국농정신문

농민은 외면하고 유통자본의 배만 불리는 정부지원 정책

농식품부는 지난 2월 농산물 수입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마트)에 할당관세 수입·판매 자격을 부여했다. 할당관세 수입 물량은 보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실수요자 배정 방식으로 유통되는데, 이 경우에는 수입·유통업체를 거쳐 대형마트 등으로 할당관세 물량이 흘러들어 간다. 그런데 할당관세 수입·판매 자격을 대형마트에 직접 부여하면 대형마트가 수요자 배정에 직접 참여하여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수입 과일의 마트 판매가격을 낮추고 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수입 과일 판매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정책의 촛점이 국산 농산물 생산의 안정화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수입농산물 가격 경쟁력 제고와 판매 활성화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가락동을 비롯한 전국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농민들은 피멍이 들고 독점 도매 법인들만 배를 불리는 왜곡된 농산물 유통구조가 문제된 게 하루이틀이 아니다. 여기에 농산물 수입판매권한마저 대형마트에 넘기면 유통자본만 살찌게 된다.

권혁정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은 “국내 과일 생산량이 부족해 가격이 비쌀 경우 수입 과일을, 그것도 단가를 낮춰 대체품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인 것 같다. 이게 일시적인 대책이 될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과수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수입산이 국내 과수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 정책실장은 “3~4월이면 사과 등의 과수가 냉해 또는 동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방지해 수정과 결실이 잘되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냉해 방지 시설 관련 농식품부 예산이 20억원 밖에 안 되는데 사실 택도 없다. 지난해와 올해 과일값 폭등했다고 할인쿠폰 지원 등으로 쓴 예산이 500억~600억원은 족히 될 것 같은데 그중 100억원, 200억원만 생산기반 조성에 써도 공급이 안정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비해 국내 공급망 안정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 눈을 계속 외국으로 돌려선 안 된다. 국내 생산기반시설은 지원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수입으로 농산물 수급을 안정시키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농식품부의 이번 대형마트 수입과일 직수입·판매 허용 조치가 추후 과수 이외 다른 품목으로도 확대 적용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농민들은 “사실 정부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냥 막 나가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라며 “이번 대형마트 과일 직수입·판매 허용 조치가 고질적인 수급·수입 문제를 겪고 있는 마늘·양파 등의 채소 품목으로도 확대될까 걱정이 크다. 정부가 앞장서 대형마트 등 대기업의 농산물 수입 물꼬를 터버린 것인데, 이 경우 더욱 싼 가격에 수입농산물이 국내로 반입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생산기반은 무너질 게 뻔하다. 농산물 전체의 문제로 번질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수입농산물은 정말 싼가. 그렇지도 않다.

지난 2월 29일 사과 소매가격은 10개당 2만9,467원으로 전월 대비 8.45% 상승했다. 그런데 사과 가격이 높다고 수입한 오렌지 가격은 10개에 1만7,082원으로 전년 1만5,320원 대비 11.5%나 올랐다. 수입 통해 국산 과일 가격 낮춰 물가 잡겠다고 하더니 수입 오렌지값 상승률이 사과값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결국 정부가 수입 유통업체만 살찌우고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국민을 멍들게 한다는 주장이 입증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파’로 분출되는 정권 심판론, 밑바닥엔 경제실정 분노

대통령 부정평가 상승...‘경제·물가’ 이유 가장 많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등 채소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2024.03.18.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손에 들어 보였던 '대파 875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세보다 크게 할인된 대파 가격만을 두고 '합리적'이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이 물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심의 '대파 분노'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반감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 판매대 앞에서 "나도 시장을 많이 가 봐서 그래도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대파 한단(1kg)에 875원이란 가격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할인가였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대파를 현재 가격의 3배 넘는 가격에 판매했다. 해당 매장은 지난 11~13일 할인 행사를 통해 대파를 한단에 2,760원에 팔았다. 당시 매장은 농식품부 지원 20% 할인 가격이라고 광고했다. 이후 1,250원에서 250원을 할인한 1,000원에 판매하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지난 18일부터는 대파 한단 가격을 875원까지 낮췄다. 이마저도 20일까지, 하루 1,000단에 한정해 판매됐다.

하나로마트 측은 농림축산식품부의 30% 할인 지원에 자체 할인까지 더해져 875원이라는 가격이 나왔다고 설명한다. 농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업체 특성이나, 정부 할인 지원을 받은 것을 고려해도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낮은 가격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875원짜리 대파를 보고 "다른 데는 그렇게 싸게 사기 어려울 거 아니냐"라고 묻자 옆에 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관료들은 "5대 대형마트 다 (할인)을 한다", "재래시장까지 정부 할인쿠폰을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875원의 대파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대형마트도 정부 할인을 적용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대형마트와 시장의 대파 한단의 가격은 2배가 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대파 한단의 주요 시장·대형마트의 평균 소매가격은 3,018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경동시장은 4,500원, 복조리시장은 3,660원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들은 대부분 1,980원에서 3,690원 사이의 가격을 보였다. 최고가는 7,300원으로,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가격보다 무려 7배를 넘었다. 최저가격인 875원이 실재하기는 했으나, 800원대 가격은 'B유통' 한 곳이 유일했다.

'대파 한단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이 물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서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오른 신선식품 가격으로 무거워진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채소류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소류 물가는 지난해 10월(5.9%)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파는 지난 2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가격이 50.1% 급등했다. 파 물가상승률은 작년 10월(24.7%)부터 11월(39.7%), 12월(45.6%), 올해 1월(60.8%)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이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대파 한단이 875원이라니 시장에 가면 말이 안 되는 가격인데 대통령이 합리적이라고 하니 사실은 물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을 소비자들이 느끼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다."라고 말한지 5일이 지난 22일 서울 한 마트에서 쪽파가 4,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4.03.22 ⓒ민중의소리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상승...'경제·민생·물가' 이유 가장 많아


윤 대통령의 물가 점검 자리에서 물가 현실 파악보다는 정부의 성과 치적을 내세우는 모습에 민심은 반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이 나온 후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1%P(포인트) 올라, 58%를 기록했다. 3주째 상승세다. 긍정 평가는 2%P 내린 34%로, 2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부정 평가 이유에는 '경제/민생/물가'가 2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전주 대비 6%P 오른 수준이다. 채소, 과일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추석 이후 '경제/민생/물가' 항목은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계속 꼽히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그동안 내세웠던 '운동권 척결' 총선 기조를 '민생'으로 돌렸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3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유일호 전 의원과 추경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했다. 그러나 야당이 '875원 대파'를 기점으로 강조하고 있는 '경제 심판론'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각 대형마트에서 대파 한단 가격의 사진을 찍어 '875원 대파'를 꼬집는 동안, 국민의힘 민생경제특위에서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거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을 내놓았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2년 동안보인 경제 실책에 대한 분노가 이번 '875원 대파'를 통해 분출됐다고 보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 교수는 "이번 정부의 경제 정책이라는 게 사실 감세 말고는 없다"면서 "그러니까 집권 2년이 되면서 제대로된 경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책임이 이번 정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2년 차인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도 1%대 성장률을 보인다면 1954년 경제성장률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저성장의 대표격인 일본(2.0%)의 경제성장률보다도 낮다.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것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로는 처음이다.

경제성장률 저조에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패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가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정권 초기부터 미국의 대중국 견제 외교에 적극 동참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가장 큰 수출대상국인 중국과 갈등을 빚었다. 한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1,248억달러로 전년(2022년) 대비 20% 감소해 사상 최대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내수는 축소되고 있다. KOSIS의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음식점 등 중소상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이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6%로, 미국(3.4%)과 일본(2.8%)에 비해 높았다. 두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경제는 더 나빴고, 물가는 더 오른 상황이다.

정부는 세계적인 불황에 따른 영향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 정부 대응은 미비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등 재정 역할을 축소했다. 더구나 공격적인 부자감세로 세수가 부족해지면서 복지 등 써야할 분야에 돈을 쓰지 않아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

박상인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인 건 맞지만, 그럼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 정책 없이 감세만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백겸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김여정 “일본측과 그 어떤 접촉도 거부할 것”

“조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

  • 기자명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4.03.26 23:44
  •  
  •  수정 2024.03.26 23:51
  •  
  •  댓글 0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담화를 통해 “일본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담화를 통해 “일본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일본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이같이 밝히고는 “조일(북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꾸짖었다.

김 부부장은 구체적으로 일본 하야시 관방장관이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 문제를 거론한 하루 전인 25일 기자회견을 문제 삼으며 “해결될래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 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 부부장은 “최근에 여러차 주위의 이목을 끈 기시다 수상의 조일 수뇌회담 관련발언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비난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이용 당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하고는 “‘전제조건 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측이며 다만 우리는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 출발을 할 자세가 되어있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를 다시 한 번 명백히 파악하였”다고 확인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25일 담화를 통해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밝혀, 북일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3/27 08:08
  • 수정일
    2024/03/27 08:0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분석] 언론사 대표 '휴대전화 정보' 위법 보관 의혹, 대법원 판례 정반대로 해석해 공개

24.03.27 07:10l최종 업데이트 24.03.27 07:10l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전자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대검은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하며 법원의 판례를 제시했지만, 전체 판결문은 대검의 해명 취지와 달랐다. 사진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사 모습이다.
▲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전자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대검은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하며 법원의 판례를 제시했지만, 전체 판결문은 대검의 해명 취지와 달랐다. 사진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사 모습이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검찰이 급했던 걸까?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검찰이 수년간 내부 예규를 통해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관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검찰청은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하며 법원의 판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판례는 대검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검찰의 위법 수사를 질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의 폭로 이후, 검찰이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위법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앞다퉈 검찰 관계자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한편, 국정조사도 예고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대검의 디넷(D-NET) 서버에 저장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과 무결성, 진정성 등을 법정에서 다툴 경우를 대비한 적법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특히 검찰은 대법원이 이런 목적을 위한 보관을 인정했다고 해명하면서 관련 판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판결문 전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검찰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검찰이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무단으로 보관하고 있었고, 여기에 더해 별건 사건의 증거로 사용한 것이 재판부에 의해 제지된 판결이었다.

"법원도 이 방식 인정하고 있다"며 대검이 제시한 판례
 

큰사진보기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촬영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목록에 없는 전자정보에 대한 지휘> 공문.
▲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촬영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목록에 없는 전자정보에 대한 지휘> 공문.
ⓒ <뉴스버스>

관련사진보기

 
대검은 25일 4페이지짜리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대검의 전자정보 이미지 보관은 법률과 판례에 따른 적법한 형사 절차"라면서 "사건당사자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대검의 해명을 정리하면 ①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임의 보관하다가 별건 증거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② 대법원이 전자정보의 전체 보관을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검은 2022년 선고된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례(이후 대법원에서 확정)를 제시했다. 대검이 직접인용한 판결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볼드체 강조는 대검).
 

수사기관이 동일성, 무결성 입증 및 공소사실과 직접적으로 관련성 있는 전자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해당 재판의 확정 전에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체 전자정보에 대한 이미지 파일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압수목록이나 전자정보 상세목록에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 부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위와 같이 파일 전체를 보관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부기하며, 위 상세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무관정보는 '본래 압수수색 영장의 취지에 따라 삭제·폐기되어야 하지만 유관정보의 증거가치 유지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보관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무관정보에 대하여 새롭게 압수·수색하지 않는 등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 판결 내용 전체를 살펴보면, 검찰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이어진다.

제시한 판례 전체를 찾아보니

이 판결문에서 따지고 있는 수사는 2020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사건관계인 A씨의 휴대전화 전자정보(이미징 파일) 전체가 이미 대검 디지털 포렌식 서버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다시 압수했다. 검찰이 과거 다른 사건(별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놓고도 전체 전자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압수 대상과 무관한 전자정보는 삭제·폐기 또는 반환하고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는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에 반한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재압수한 휴대폰 전자정보에서 추출한 증거를 법정에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한 피고인이 이를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1심의 판단은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인천지법 2020고합628). 하지만 2심에서 뒤집혔다(서울고법 2022노594). 검찰이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대법원 2022도10452). 대검이 이번에 제시한 판례는 이중 2심 판결이다.

재판부는 우선 검찰이 과거사건에서 압수한 증거를 보관한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별건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그와 관련이 없는 나머지 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한 것은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라고 판시했다.

물론 이 판결문엔 검찰이 위에서 제시한 문구도 나온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재판부가 검찰의 위법을 강조하기 위해 적시했다는 점이다. 검찰이 부득이하게 범죄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보관하더라도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즉, 이 판결의 핵심은 검찰이 강조한 부분이 아니라 강조하지 않은 부분이다. 이는 판결문에서 대검이 인용했던 부분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아래 내용으로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런데 별건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A에게 압수한 전자정보 상세목록을 교부하였다거나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는 정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등 조치를 취하였다는 자료가 없다. 오히려 A는 이 사건 압수수색절차와 같은 날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별건 사건의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된 후 압수된 전자정보 동일성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재판 종결시까지 위 전자정보가 대검찰청 디지털 서버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에 대한 삭제·폐기·반환의무를 강조하며 검찰의 위법행위를 질타했다.
 
휴대전화 전자정보의 경우 하나의 파일에서 피의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전자정보만을 분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휴대전화 대신 이미 보관 중인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것이 압수당사자의 사생활 보장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사정을 들어 위와 같은 절차로 취득한 증거 및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면, 이는 범죄혐의와 관련 있는 압수 정보에 대한 상세목록 작성·교부의무와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정보에 대한 삭제·폐기·반환의무를 사실상 형해화하는 결과가 되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절차 조항을 마련한 취지에도 반한다.

판례가 진짜 말하는 것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
▲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
ⓒ 김종철

관련사진보기


따라서 대검이 '적법한 과정이었다'고 주장하며 제시한 판례의 전체 판결문을 검토하면, 오히려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첫째, 이 판결문에 적시된 2020년에도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물 수집이 완료된 후에도 사건 관계자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대검 서버에 보관했다. 즉, 이런 행태는 최소한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째, 이 판례를 이번 이진동 대표 사건에 적용하면 검찰의 행위는 위법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압수수색 절차가 끝난 후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D-NET에 업로드 하면서 이 대표에게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는 정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정보 전부를 삭제-폐기했다는 '삭제-폐기 확인서'를 교부했다. 이번 사례는 그런 확인서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보관하려다가 현장에서 걸린 경우다.

셋째, 대검이 제시한 판례에 따르더라도, 최소한 2020년에 이미 법원에 의해 인정되지 않는 방식을 2024년에도 관례 또는 예규라는 명목으로 계속 하고 있다.
  
[관련기사]
검찰, 언론사 대표 휴대전화 정보 통째로 서버에 저장 (https://omn.kr/27x8c)
조국 "검찰 서버에 '디넷' 등록, 민간인 불법사찰...국정조사 필요" (https://omn.kr/27yiq)
 
태그:#범죄혐의무관전자정보무단보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부울경 1:1 구도 효과?…야당 박빙 우세 12곳

부산 연제, (진)노정현47.6% (국)김희정38.3%

부산 북구갑, (민)전재수54% (국)서병수40%

부산 북구을, (민)정명희44.1% (국)박성훈45.6%

부산 강서, (민)변성완44.4% (국)김도읍48.7%

부산 사하갑, (민)최인호51.3% (국)이성권40.8%

부산 사상, (민)배재정46% (국)김대식46.3%

울산 북, (진)윤종오 32.7% (국)박대동 37.3%

경남 양산을, (민)김두관47.2% (국)김태호40.9%

경남 김해갑, (민)민홍철35% (국)박성호36%

경남 김해을, (민)김정호37% (국)조해진32%

경남 창원 성산, (민)허성무34% (국)강기윤30% (녹)여영국7%

경남 창원 진해, (민)황기철37% (국)이종욱 30%

보수 텃밭 PK(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 PK 지역 상당 부분이 여야 박빙이거나 야당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던 도태우 변호사의 ‘5·18 북한 개입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핵심 공모자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주호주대사 임명 등 윤석열 정부의 거듭된 실정이 있었다.

이에 수도권을 시작으로 일어난 ‘정권 심판론’이 PK 지역에도 상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10 총선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반도체·낙동강 벨트'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곳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과 지원론의 판가름이 날 가능성이 높다. ©뉴시스 안지혜 기자

부산 연제, (진)노정현47.6% (국)김희정38.3%

민심 이반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부산 연제 선거구다.

부산일보·부산MBC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보당 노정현 후보는 47.6% 지지율을 기록하며 38.3%에 그친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추월했다(의뢰기관: 부산일보·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3월 18-19일. 조사대상: 연제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3명. 조사방법: 무선ARS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이 같은 결과는 정권심판론에 더해, 야권 단일화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진보당의 오랜 지역 기반 활동 역시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노정현 후보는 최근 경선을 통해 민주당 이성문 후보를 제치고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부산 북구갑, (민)전재수54% (국)서병수40%

부산 연제의 야권 돌풍에 비견될만한 지역으로는 부산 북갑 선거구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3일 MBN·매일경제신문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54% 지지율을 기록해 40%에 그친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를 14% 차이로 눌렀다(의뢰기관: MBN·매일경제신문. 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 조사기간: 3월 18일-19일. 조사대상: 북갑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2명. 조사 방법: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서 후보가 북구 현역이자 5선 중진 의원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압도적인 격차는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기조가 이미 전국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 북구을, (민)정명희44.1% (국)박성훈45.6%

한편 선거구 조정으로 신설된 북을 지역은 여야 초박빙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산일보·부산MBC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정명희 후보가 44.1%,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가 45.6%를 기록하여 초접전 상태다(의뢰기관: 부산일보·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3월 18-19일. 조사대상: 북을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ARS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부산 강서, (민)변성완44.4% (국)김도읍48.7%

강서구 역시 여야 접전 지역이다. 민주당 변성완 후보가 44.4%, 국민의힘 김도읍 후보가 48.7% 지지율을 보이며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의뢰기관: 부산일보·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3월 18-19일. 조사대상: 강서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ARS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부산 사하갑, (민)최인호51.3% (국)이성권40.8%

사하갑은 북구갑과 마찬가지로 야당이 압도적인 기세다. 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51.3%로, 40.8%를 기록한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한참 추월했다(의뢰기관: 부산일보·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3월 18-19일. 조사대상: 사하갑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ARS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부산 사상, (민)배재정46% (국)김대식46.3%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한 사상도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지역이다. 민주당 배재정 후보가 46.0%, 국민의힘 김대식 후보가 46.3%로 양 후보간 차이는 0.3%p에 불과했다(의뢰기관: 부산일보·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3월 18-19일. 조사대상: 사상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ARS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지난 두 차례의 총선에서 장제원 의원을 당선시킨 전례가 무색하게도, 이번 22대 총선에서 사상은 수십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울산 북, (진)윤종오 32.7% (국)박대동 37.3%

한편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26-27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진보당 윤종오 후보는 32.7%를 기록하며 37.3%를 기록한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바 있다(조사기관: 여론조사꽃. 조사기간: 2월 26-27일. 조사대상: 북구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6명. 조사방법: 무선 가상 번호 활용 전화 면접. 표본오차: ±4.4%p에 신뢰수준 95%).

그러나 이는 경선 없는 단일화에 불복한 이상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민주당 표심이 온전히 윤종오 후보에게 규합되지 않은 결과였다.

결국 이상헌 전 의원과 윤종오 후보는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결정했고, 지난 24일 윤 후보가 경선에서 이 전 의원을 눌러 야권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단일화의 효과가 더해져 추후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국힘 박 후보를 누르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 양산을, (민)김두관47.2% (국)김태호40.9%

25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산을 역시 야당 우세지역이다.

동아일보 의뢰로 리서치앤리서치가 수행한 여론조사는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47.2%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는 4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의뢰기관: 동아일보. 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조사기간: 3월 21-22일. 조사대상: 양산을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양 후보간 지지율 격차 6.3%는 오차범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수준이기에, 조만간 김두관 후보가 김태호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남 김해갑, (민)민홍철35% (국)박성호36%

한편 최근 KBS창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김해갑도 초접전 지역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민홍철 후보가 35%로, 36%를 기록한 박성호 후보와 1%p 차이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의뢰기관: KBS창원방송총국.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조사일시: 3월 15-17일. 조사대상: 김해 갑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면접.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경남 김해을, (민)김정호37% (국)조해진32%

여당의 고전은 김해을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해을에서는 3선 의원인 조해진 후보가 전략 공천을 받았음에도 32% 지지율에 그쳐, 37%를 기록한 민주당 김정호 후보에 뒤쳐졌다(의뢰기관: KBS창원방송총국.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조사일시: 3월 15-17일. 조사대상: 김해 을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면접.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경남 창원 성산, (민)허성무34% (국)강기윤30% (녹)여영국7%

최근 실시된 동부 경남 격전지 여론조사는 낙동강 벨트 외 지역에서도 야당의 우세를 보여주고 있다. 창원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KBS 경남이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창원 성산에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는 34%를 기록해 30% 지지율에 그친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에게 앞섰다. 이는 7%를 기록한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더한다(의뢰기관: KBS 경남.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조사기간: 3월 15-17일. 조사대상: 성산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가상번호 활용 CATI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4.4%p에 신뢰수준 95%).

경남 창원 진해, (민)황기철37% (국)이종욱 30%

진해에서 정권심판론은 더욱 거세다.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KBS 경남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황기철 후보가 37%를 기록하여 30%에 그친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를 가볍게 앞섰다(의뢰기관: KBS 경남.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조사기간: 3월 15-17일. 조사대상: 진해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 조사방법: 무선가상번호 활용 CATI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4.4%p에 신뢰수준 95%).

양 후보 간 7%의 격차는 오차범위에 근소하게 걸쳐 있는 수치이지만 정권심판론이 확산함에 따라 오차범위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상기한 여론조사의 상세한 개요에 대해서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선일보 “尹, 여론이 험악해진 뒤에야 어쩔 수 없이 물러서”



[아침신문 솎아보기] 25일 의대 교수 집단 사직서 제출, 조선 “정부, 의대 증원 규모 신축적 태도로 나와야”

“이종섭 귀국용 급조 회의”, “졸속 방탄 회의” 비판 이어져

경향 칼럼 “조국혁신당 현상, 극한 진영 정치 궁극적 증상”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4.03.26 07:48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예고한 대로 25일 집단 사직서를 냈다. 정부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유예’를 제의하며 대화에 나섰지만, 의료계는 ‘2000명 의대 증원’ 철회가 먼저라며 맞섰다. ‘2000명 증원’을 사이에 두고 좁혀지지 않는 갈등에 신문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유연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2000명’에 갇힌 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의대교수비대위는 2000명 증원 철회와 함께 전공의 처벌 철회 및 명예회복, 의료계 협의체 구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정책 수립을 ‘대화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25일 정부는 의대 증원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 관건은 ‘2000명 증원’이다. 일부 신문들은 정부가 ‘2000명 증원안’을 재고해야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전문가들도 로드맵과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며 “갈등의 요체가 ‘2000명’ 증원 규모인데, 이 숫자는 빗장을 걸고 무슨 대화 물꼬가 열리겠는가”라고 물었다. 경향신문은 “실효적인 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정부는 더 유연해지고, 의료계는 보다 책임 있게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음에도 갈등을 해소할 근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 정책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삼는 의사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알맹이 없는 중재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리 없다”며 “총선에서 여당이 전시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총선용 기획’(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의구심만 키울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 교수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대화 기구를 꾸린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갈등을 촉발시킨 증원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지에 대해선 밑그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2천명이라는 수에 대한 찬반만 달아올랐을 뿐 필수의료 패키지 의제는 주목받지도 못하고 있다. 의료개혁의 목적은 필수·지역의료 확충에 있다. 부족한 곳에 의사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이 더 나와야 ‘2천명’에 갇힌 논의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의사들이) 정부가 절차를 거쳐 대학에 정원 배정까지 마친 정책에 대해 완전 백지화까지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지나치다”면서 “정부도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면서도 2000명 증원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2000명 증원을 양보할 수 없다면 무엇으로 대화하겠다는 건가. 양측 다 겉으로는 대화하자고 하지만 ‘2000명 증원 불변’과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서로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니 대화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부안은 ‘2000명 5년 증원’이지만 ‘1000명 10년 증원’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먼저 2000명 증원으로 시작하고 다음 해에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자는 제안도 나왔다”며 “교수들은 환자와 국민을 위협하는 사표 제출을 철회하고 정부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신축적 태도로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의료계가) 오로지 증원 철회만을 요구하는 것은 의정 협상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정부도 ‘0명이 아니다’는 교수와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집해, 의정 양쪽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정원 규모 조정이 가능한지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尹 ‘내각은 소통 강화해야’ 대통령 먼저 실천을”

조선일보가 윤 대통령이 25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먼저 실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소통 강화 지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총선 여론조사에서의) 여당의 고전은 여당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윤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앞선 논란들을 열거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을 요청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KBS 대담은 사과보다는 해명 위주였다”며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출국시켰다.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황상무 전 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도 한동안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과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문제들을 이렇게 키운 것은 윤 대통령의 소통 부족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이 험악해진 뒤에야 어쩔 수 없이 물러서는 일들이 되풀이됐다”며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을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 지도자로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늦게나마 소통을 강조한 것은 다행”이라며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경향·한겨레 “이종섭 귀국용 급조 회의” 비판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일시 귀국 명목인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25일 시작됐지만 ‘졸속 방탄 회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6개국 공관장과 유관 부처 등이 모두 참석하는 합동회의는 이번주 후반에나 열리기 때문이다. 공관장들이 유관 부처 기관장들을 ‘릴레이’로 개별 면담하는 등 이례적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도 문제가 제기된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회의는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데 방산협력을 주제로 일부 공관장들만 따로 불러 회의를 연 전례가 없다. 세부 일정도 불투명하고, 전체 참석자들이 모이는 합동회의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 주호주대사가 호주 개최로 조율되고 있는 외교·국방 2+2 장관회의 준비를 국내에서 하는 것도 통상 관행과 배치된다.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이 대사 국내 체류 명분을 쌓기 위한 핑계라는 비난이 커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이러니 이 대사의 귀국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전례 없는 회의를 급조했다는 의혹이 이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으며 “이 대사 때문에 다른 5개 공관장을 들러리로 불러 모으고, 체류 일정 역시 억지로 늘리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대사는 새달 총선까지 국내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이 대사는 귀국 직후 ‘하루빨리 조사해달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공개 압박하기도 했다”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희석하고, 총선에서 여당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경향 칼럼 “조국혁신당 현상, 극한 진영 정치 궁극적 증상”

양권모 경향신문 칼럼니스트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조국혁신당 관련 칼럼을 내놨다. “크게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강한 분노 민심, 적게는 대안세력으로서 미덥지 않은 이재명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현상’을 만들었다는 결론이다.

▲ 경향신문 칼럼 갈무리.

양권모 칼럼니스트는 <조국 사태와 조국혁신당 사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조국혁신당 현상’은 악성으로 진화해온 극한 진영 정치의 궁극적 증상으로 읽힌다”며 “조국혁신당을 추동하는 일차 동력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응축된 분노와 적대다. 윤석열 검찰로부터 “가장 핍박받은”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이 가장 선명한 대여 투쟁을 할 거란 바람이 조국혁신당 지지로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의 파죽지세는 ‘윤석열이 너무 싫은’ 강성 야당 지지층의 지지만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정권심판만 바란다면 제1야당인 ‘이재명 민주당’을 선택해도 된다”며 “공천 파동 등으로 ‘이재명 민주당’에 실망해 돌아선 야권 지지층, ‘정권에 비판적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에서 동시에 조국혁신당 지지가 늘어났다”고 했다.

양 칼럼니스트는 “공정을 기치로 집권해놓고 막상 너무도 공정하지 않은 윤석열 정권이 조국이 돌아올 다리를 놓았다”며 “‘조국 사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면, ‘조국(혁신당) 현상’을 일으킨 건 불공정한 윤석열 정권”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 한동훈 “환자 떠나는 의사 타협 안돼”→“대화 최선” 바뀐 이유

  •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신문 “尹 ‘의사·정부 중재’ 한동훈 띄우기”

 

반면, 조선일보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에도 20대의 반응은 싸늘하다며 20대들의 코멘트를 담은 기사를 내놨다. 윤정혜(27)씨는 조선일보 <조국 당 돌풍에…20대 “어이 없다, 남미 얘기인 줄”> 기사에서 “범죄자가 유력 정치인이 되는 현실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며 “남미 같은 데서 벌어지는 일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오창민(23)씨는 “대학생들은 ‘극단’ 자체를 싫어한다”며 “우리끼린 국민의힘 지지한다는 얘기도 쉽게 못 하는데 조국 지지는 상상도 못 한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조국 대표가 당을 만들었다는 사실조차 관심 없는 20대도 적잖았다”며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상당수 20대는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조 대표 자녀의 장학금 특혜, 증명서 위조, 대리 시험 논란에 경악을 넘어 정치 자체에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 2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 해시태그

 

윤유경 기자구독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가족의 영광⑨] 최은순 "수백만 원 주고 만들어...그 후 돈 아  끼려 김건희 지인에게 부탁"

24.03.26 07:11l최종 업데이트 24.03.26 07:11l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매우 영광스러운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영광스러운 자리의 배경에 김 여사 가족의 부 축적과 관련 숱한 의혹이 존재한다. 2023년 11월 16일 대법원은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 대해 징역1년을 확정했다. 2013년 성남 도촌동 땅을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4회에 걸쳐 총 350억 가량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김건희 일가의 부 축적 과정을 최대한 기록에 근거해 살펴봤다. 부동산등기부 328부, 법인등기부 88부, 김 여사 일가와 법적 공방 중인 정대택씨가 수집한 진술서, 판결문, 공소장 등 3105페이지 분량의 관련 기록을 분석했다. 김 여사 어머니 최은순씨를 중심으로 그 가족의 과거를 들여다본다.[편집자말]
* 가족의 영광⑧ '최은순 잔고위조 공범은 말했다 "김건희는 멘토"'(https://omn.kr/27u6d)에서 이어집니다.

성남 도촌동 땅 차명 매입 당시 잔고증명 위조·행사로 복역중인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또 다른 은행 명의의 100억 원짜리 잔고증명을 한 차례 더 위조한 내용을 법정에서 시인했던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공판 녹취록(2020고합283)에 따르면, 최씨는 "100억 짜리 잔고증명을 부동산 사무실에 수수료 몇 백 만원 주고 만들었다"며 이와 같은 위조가 이뤄진 시기는 신안상호저축은행 명의의 위조 잔고증명이 만들어지기 전이라고 밝혔다.

이제까지 알려진 최씨의 잔고증명 위조는 2013년 4월 1일(100억 18만 5470원), 같은 해 6월 24일(71억 8510만 5470원), 8월 2일(38억 8510만 5470원), 10월 11일(138억 8510만 5470원) 등 네 차례로 모두 신안상호저축은행 명의로 이뤄진 것이다. 이는 최씨의 요구로 김건희 여사 지인인 김아무개씨가 위조했다. 최씨의 '공범' 김씨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항소를 포기했다. 

결국 최씨는 문제가 된 것 이외에 위조 잔고증명을 김씨가 아닌 부동산 사무실을 통해 만들었다고 법정에서 자백한 셈이다. 도촌동 땅 차명 매입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씨의 증언에 대해 "최은순씨가 김씨에게 잔고증명 위조를 부탁했던 건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법정 증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는 <오마이뉴스> 요청에 최씨 측은 응하지 않았다.

"100억짜리 잔고증명이요? 제가 100억이 어디있습니까"
 
큰사진보기2023년 7월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  2023년 7월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최씨의 이와 같은 진술은 위조 공범으로 지목된 안○○씨 공판(2021년 11월 5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돼 수락연설을 했던 날이다. 

"안OO이 처음에 잔고증명을 해달라고 해서요, 100억짜리를. 제가 100억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지인한테 물어보니 돈을 얼마를 주고 하는 데가 있대요. 꽤, 돈이, 몇 백 만원 들어요, 그래서 그걸 떼서 갖다줬어요, 안OO이를요."

검찰 측 신문 과정에서 나온 최씨 진술에 대해 당시 안씨 측 변호인은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 : "그런데 아까 증인께서 말씀하실 때, 검사님 질문에 답변하실 때 잔고증명서 만들 때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거 만들 때 몇 백이 또 들어갔다, 이렇게 증언하셨는데요."

최은순 : "그럼요."

변호인 : "그런데 잔고증명서 만들 때, 왜 돈이 들어가나요."

최은순 : "제가 그 100억 짜리 하나 할 때 돈이, 잔고가, 돈이 없으니까, 부동산 사무실에 이야기하니까, 우리 지인한테 그 사정을 얘기하니까, '그거 부동산 사무실에 가면 돈 수수료 얼마 주면 해준다'고 그래서, 돈 몇 백 만원 들여서 한 번 해줬습니다." 


최씨는 안씨 변호인측의 거듭된 질문에 몇 백 만원을 들여 거짓 잔고증명을 만들었다고 실토했던 셈이다. 실제 시중은행 잔고증명 발급 수수료 비용은 천 원 남짓에 불과하다.

집요한 추궁에... "경비 아끼려고 김씨한테 부탁"
     
큰사진보기2021년 11월 5일, 최은순씨는 잔고증명서 위조 공범으로 지목된 안OO씨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또 다른 잔고증명 위조 사실을 진술했다.
▲  2021년 11월 5일, 최은순씨는 잔고증명서 위조 공범으로 지목된 안OO씨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또 다른 잔고증명 위조 사실을 진술했다.
ⓒ 이주연

관련사진보기

 
당시 공판에서 최씨는 안씨 측 변호인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지자 자신의 계좌였는지 여부나 어느 은행 명의였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면서도, 잔고증명 위조 당사자가 '방 회장'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 : "다시 여쭤볼게요. 100억짜리는 증인이 증인 계좌에 없는 돈인데 부동산에 가셔서 수수료를 주시고 만드신 건가요."

최은순 : "예."

변호인 : "그러면 ○○은행 것이 누구 통장에 있는 100억인지도 잘 모르셨겠네요."

최은순 : "몰라요. 은행도 어딘 건 몰라요. '잔고증명이라더라' 잔고증명 하나 해달라고 하니까 제 지인이 부동산 사무실을 하는데 수수료 내면 해준다고 해서 해다가 그냥 갖다줬습니다. 난 그거 모르겠습니다."

변호인 : "그 지인이 혹시 방 회장이신가요."

최은순 : "예?"

변호인 : "방 회장."

최은순 : "예, 방 회장이요."

변호인 : "방 회장님한테 이 잔고증명서 하느라 돈이 엄청 많이 들으셨던 건 맞나요."

최은순 : "예, 맞습니다."


그러면서 최씨는 신안상호저축은행 명의 위조 잔고증명을 김씨에게 요청한 정황에 대해 "제가 돈도 없는데 해 주려면 경비가 들어야 되지 않느냐"면서 "김씨한테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위조 잔고증명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수수료를 아끼려고 김씨한테 부탁했다는 설명으로, 앞서 소개한 도촌동 땅 차명 매입 관계자가 밝힌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최은순 출석 필요하다는 안○○ 측... 재판부는 '거부'
 
큰사진보기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2021년 12월 23일 오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통장 잔고증명 위조' 관련 1심 선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2021년 12월 23일 오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통장 잔고증명 위조' 관련 1심 선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당시 공판에서 최씨는 진술과정 내내 "안OO이 잔고증명서를 달라고 해서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씨 측 변호인은 "안씨가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활용하여 얻은 경제적 이익 자체가 전혀 없다"며 "안씨가 잔고증명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최씨가 안씨에게 잔고증명서를 주며 돈을 빌려오라고 시켰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최씨가 이 사건 이전에도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온"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행 명의의 100억짜리 잔고증명 위조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안씨 재판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지만, 해당 위조 잔고증명서는 현재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따라서 안씨 측 변호인은 최씨의 증인 출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과 관계된 잔고증명서 외에 최은순이 또 다른 잔고증명서를 이미 위조한 내역이 있습니다. 최은순이 자기 필요에 따라 계속 위조하다가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려야해서 최은순이 안OO에게 잔고증명서를 주면서 돈을 빌려오게 한 것이라는 게 저희 생각입니다. 최은순 증인 신청을 재고해주십시오." (2024년 1월 25일, 안씨 2심 공판 중)

이 같은 요청에도 재판부는 "최씨는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이를 번복하지 않았다.

안씨 공판은 28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 가족의 영광⑩ 이어집니다. 
 
태그:#최은순#잔고증명위조#김건희#100억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여정 “기시다, 김정은과 직접 만남 의향 전해”

“납치문제에 골몰한다면 인기끌기에 불과” 선긋기도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4.03.25 13:06
  •  
  •  수정 2024.03.25 14:53
  •  
  •  댓글 1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사진갈무리-노동신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사진갈무리-노동신문]

“최근에도 기시다수상은 또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

25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전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이날 담화를 통해 “지난달 나는 일본 기시다수상이 국회에서 조일수뇌회담문제에 의욕을 표시한데 대해 개인적 소견을 밝힌 바 있다”면서 이같이 토로했다.

다만 “조일관계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가는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며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권리 행사에 간섭하려들고 더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랍치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은 “명백한것은 일본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한사코 적대시하며 주권적 권리를 침해할 때에는 우리의 적으로 간주되여 과녁에 들어오게 되여있지 결코 벗으로는 될 수 없다”면서 “자국의 전반 리익에 부합되는 전략적 선택을 할 정치적 용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리의 주권적권리와 안전리익을 존중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위력강화는 그 어떤 경우에도 일본에 안보위협으로 되지 않을 것”이나 “자기가 원한다고 하여, 결심을 하였다고 하여 우리 국가의 지도부를 만날 수 있고 또 만나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상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15일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하여 부당하게 걸고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랍치문제를 량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리유가 없을 것이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북일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최근 북일 간에 많은 문제에서 의견이 접근했다고 들었다”면서 “‘북일 스톡홀름합의 10주년’(5.29) 즈음하여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HK]에 따르면, 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도 “납치 문제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내 직속으로 북조선에 대해 여러 일을 하고 있는 건 종래 말씀드린 대로”라고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언급한 ‘또다른 경로’가 ‘기시다 총리 직속 채널’이라고 확인한 셈이다. 과거 북한과 일본은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는 양국 대사관 사이에 개설된 채널을 통해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총선 전 간첩사건 조작하나” 국정원 불법 사찰 피해자들, 경찰에 고발

촛불행동 구성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국정원의 무차별적인 불법 민간인 사찰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발장 접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3.25 ⓒ뉴스1


최근 국정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한 피해자들이 25일 국정원 직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확보한 국정원 직원의 휴대전화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미행하고 사찰한 증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는데, 여기엔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의 모습이나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하는 모습, 심지어는 화장실 가는 모습까지 사진으로 남아 있었다. 이들은 휴대전화 속에서 확인된 사찰 기간에 총선 기간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북풍몰이 정치공작’을 기획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하 촛불행동)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을 미행하다 적발된 국정원 직원 이 모 씨를 포함해 국정원 간부, 불법 사찰에 가담한 경찰·검찰 관계자 등 9명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명예훼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22일 대진연 회원들이 자신들을 미행, 사찰하던 국정원 직원을 발견하고 그가 소유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휴대전화 속 앨범에는 사찰 대상자들의 동선을 미행하면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이 저장돼 있었고, 국정원 직원과 경찰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사찰 대상자들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촛불행동 측에 따르면, 국정원은 40대 여성 A씨를 집중 사찰하고 있었으며 이 외에도 대진연과 촛불행동 관계자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노동·농민단체 회원 등을 포함해 20여명을 함께 사찰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국정원은 불법 사찰 정황이 드러나자 ‘북한 문화교류국과 연계 혐의가 의심되는 A씨에 대해 국정원법 제4조에 따라 안보침해 범죄행위를 추적해 왔다’고 해명했다.

실제 국정원 직원들은 A씨와 후배들이 한 카페에서 만나 대화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뒤 “사상학습일 수 있겠습니다”, “공개 장소에서 대놓고 하네”라는 대화를 나누고, “그런 식으로 보고서를 써도 모양이 나올 듯합니다.ㅋㅋ.”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는 촛불행동이 국정원의 간첩 사건 조작을 의심하는 증거 자료 중 하나다. 촛불행동은 “암 수술 후 치유에 집중하고 있는 선배가 후배들과 만나는 사진을 모두 ‘회합’, ‘학습’으로 지칭하고 해당 사진을 일부러 찾아 구색을 맞추려 했다”며 “A씨뿐 아니라, 만남을 갖는 후배들에게도 영장 없이 광범위하고 임의적인 사찰이 자행됐다”고 지적했다.

촛불행동 권오혁 공동대표는 “국정원 직원의 휴대전화 속 사찰 자료를 볼 때, 대학생의 활동과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북한과 연계시킬 목적으로 방향을 설정해 놓고 그에 맞게 그림을 맞춰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또한 (국정원 직원들이 정해 둔) 사찰의 기간은 총선이 포함된 4월 중순까지였다. 사찰 미행 사건이 여기에서 파악되지 않았다면 총선 전에 윤석열 정부는 반드시 북풍몰이 간첩조작 사건을 기획하고 공표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찰 피해자인 대진연 회원 윤민 씨는 “선배들이나 후배들과 만나서 얘기하는 자리까지 국정원 직원들이 쫓아다니고 화장실 가는 것까지 사진으로 찍어서 보고하고 누군가 계속 내 생활을 찍고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무섭고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윤 씨는 “학생들과 촛불행동, 많은 시민단체들을 불법 사찰한 이유가 무엇이겠나. 총선 전에 간첩 사건을 조작해 정권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선거 때문에 간첩 사건을 조작하려고 했다면, 심각한 국가안보 위해다. 당신들이 그렇게도 중요하게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심각하게 뒤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의 법률대리인인 백민 변호사는 경찰 역시 불법 사찰에 가담한 정황이 있는 만큼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 변호사는 “국정원과 경찰, 검찰까지 가담돼 있는 진상을 모두 밝히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필요하다”며 “이 수사를 통해서 불법 사찰에 가담한 사찰 요원들의 인원수가 어느 정도인지, 그 조직 규모가 어떠한지, 피해자들의 규모가 어떠한지 소상하게 밝혀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선명조국’ 지지자들 “윤 정부와 가장 잘 싸워…민주당은 답답”

조국혁신당 지지 이유 물어보니

  • 수정 2024-03-25 09:18
  • 등록 2024-03-25 05:00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맨 오른쪽)가 24일 대전에서 열린 대전시당 창당행사에 참석해 정권 심판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맨 오른쪽)가 24일 대전에서 열린 대전시당 창당행사에 참석해 정권 심판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에 마음이 확 쏠렸다. 조국혁신당이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윤석열 정부 견제에 제대로 물꼬를 터줄 것 같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주아무개씨는 4·10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투표에 나서기로 최근 마음을 먹었다.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내리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는 주씨는 2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금의 민주당은 답답하다. 조국혁신당 창당 소식에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은 살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돌풍이 매섭다. 조국혁신당은 창당한 지 채 20일도 되지 않아 여러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서 20% 안팎의 지지를 기록하며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위협하고 있다. 의석수 10석을 전망하나, 상승세를 유지하면 15석까지 기대해볼 만하다.

한겨레는 17일 뒤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13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그 배경을 짚어봤다. 이들은 2019년을 전후한 ‘조국 대전’ 당시의 정치적 입장을 넘어, “지금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부와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정당이기 때문에 지지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정부와 싸울 ‘쇄빙선’ 기대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분노’라는 감정을 공유한다. ‘지민비조’ 하겠다는 기아무개(서울·40대)씨는 “윤 대통령의 행태가 너무도 비상식적”이라며 “피의자를 대사로 보낸다든지(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 배우자가 명품 가방을 받는다든지, 받아도 아무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게 상식이냐”고 말했다.

이런 분노는 야당 지지층 전반에 퍼져 있다. 그럼에도 조국혁신당을 통해 이를 표출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이 못해서”다. 주로 민주당에 투표해온 강아무개(대전·30대)씨는 “민주당은 표만 의식해 제1야당으로서 기능을 못 하니 이번엔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 패배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는 이정우(광주·50대)씨는 “지금은 윤석열 정부와 싸움을 누가 가장 잘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민주당은 180석을 가진 뒤에 생산성이 가장 낮았다”며 “민주당이 80, 제3당이 20을 가져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확신에 찬 전략적 지지’인 셈이다.

이들의 공통된 요구는 “더 강력한 야당”이다.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이나 “쇄빙선으로 앞장서겠다”는 메시지, 당선 뒤 1호 입법으로 공약한 ‘한동훈 특검법’ 등 조국혁신당의 선명한 노선이 이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내 긁어주고 있다는 얘기다.

조국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브리핑에서도 “불꽃이 가장 뜨거워졌을 때 붉은색을 넘어 파란색을 띤다는 데 착안해, 선대위 명칭을 ‘파란 불꽃 선대위’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과 충북 청주를 찾아 “4월10일은 윤석열 정권 ‘대파산일’이 될 것”이라며 “이 정권의 위험한 역주행에 브레이크를 걸겠다. 제가 맨 앞에서, 그리고 가장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호소했다.

다른 곳에서 같은 곳 바라보는 지지층

흥미로운 대목은, 조국혁신당 지지층 안에서도 민주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근거가 충돌하고, 그에 따라 투표 의향도 다르다는 점이다. 최미선(전남·42)씨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야당답게 싸워야 하는데, 자기들 정치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겠지만,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으려고 한다. 희생이 조금 따르겠지만, 민주당이 더 긴장하고 정권 심판을 잘하려면 조국혁신당이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서울의 40대 직장인 송아무개씨는 “민주당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재명 대표의 비민주적인 공천 방식에 크게 실망했다”며 “조국혁신당에 비례 투표를 할 거지만,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국 대표의 ‘내로남불’에 실망했고 여전히 그에게 죄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번 총선의 판단 기준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며 “지금은 윤 대통령의 대척점에 조국이 서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60대 권아무개씨는 오랜 민주당원이었다가 최근 조국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대선을 치른 건 민주당이고 실패도 민주당이 했는데, 모든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물으니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권씨는 “투표는 하겠지만 지역구보다 비례대표가 우선”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투표 포기를 고민하던 이들의 발길도 일부 돌려세우고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분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도 마음을 줄 수 없던 야권 지지층에 제3의 선택지를 준 것이다. 남아무개(경남 양산·40대)씨는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에 도움이 안 되고 소통도 안 된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도 여러 의혹의 중심에 있어 마음에 안 든다”며 “차라리 조국혁신당에 표를 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 있어 ‘일시적 냉담자’인 이들은 조국혁신당에 표를 던지려고 투표장에 나선 김에 지역구에선 민주당을 찍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 대표 대법원 판결 등 변수는 여전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 행위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비례대표 후보들이 결정됐으니, 여당과 보수 언론에서 본격적으로 후보들의 과거 행적이나 발언 등을 두고 공세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과의 관계도 리스크 중 하나다. “선거 막판 민주당·조국혁신당 사이에 신경전이 과열돼 야권의 전선에 균열이 생길 경우 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선거 전엔 기회, 선거 뒤엔 시험대가 될 걸로 보인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조국혁신당에선 “조 대표의 사법 문제는 지지층의 측은지심과 분노를 유발해 결집시키는 면이 있다”(신장식 수석대변인)고 보고 있다. 지지층에게 조 대표 거취 문제가 일종의 ‘배수진’이나 ‘희생양 서사’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지자들은 “조 대표가 검찰에 희생당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투표로 민심을 드러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선거 이후다. 대법원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다면 조 대표는 이 대표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능성은 적다. 반대로 형이 확정되면 당의 구심점이자 상징인 조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과거 열린민주당처럼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두 당은 총선 뒤 통합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