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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세수펑크 내고도 반도체 세액공제 연장한다는 윤 정부

‘대기업 퍼주기’ 지적에 윤 대통령 “거짓 선동”…전문가들 “주장 아닌 근거 제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1.15. ⓒ뉴시스
정부가 당초 올해 종료되는 반도체 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고율의 반도체 세액공제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된 대표적인 대기업 감세 정책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대기업 감세로 정부의 재정 역할이 위축된다는 비판에 대해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 방침을 밝혔다. 그는 “올해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가 만료되지만,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투자 세액공제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에는 고율의 투자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지난해 3월, 이른바 ‘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가 대기업 기준 기존 8%에서 15%로 상향됐다.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대기업 기준 최대 40%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 기한은 오는 12월 31일까지다.

K칩스법에는 임시투자세액공제도 포함된다. 최근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대해서는 10%p를 추가 공제한다. 당초 지난해 종료됐으나, 정부는 1년 더 연장할 방침이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는 기업 투자를 유인한다는 취지다. 재투자를 통해 기업이 성장하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가 늘어나고 일자리도 생긴다는 게 정부와 재계의 논리다.

현실은 다르다. 대기업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 기업 투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수가 줄어들자, 정부는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할 저성장 국면에서도 긴축재정을 고수하고 있다.

세액공제 효과 낙제점인데, “거짓 선동”이라며 우격다짐

윤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세액공제를 둘러싼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대기업 퍼주기다’ 이런 얘기들이 있지만, 이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세제 지원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세액공제로 반도체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가 엄청 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정부 집계를 통해 확인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규모 총 1조 9,468억원 가운데 1조 9,410억원(99.7%)이 대기업에 돌아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규모는 각각 40억원(0.2%), 18억원(0.09%)에 그쳤다. 시설투자는 7,500억원 중 7,483억원, 연구개발은 1조 1,968억원 중 1억 1,927억원이 대기업 몫이다.

세제 지원에 따른 세수 감소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은 “기획재정부도 사업하는 곳”이라며 “세액공제 해줘서 세수 감소하는 것을 그냥 볼 국가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금을 면제해 주고 보조금을 지급했을 때 더 많은 세금과 재정 수입이 이루어질 것을 보고 정부도 사업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에 퍼주기 해가지고 재정이 부족하면 국민 복지를 위한 비용들을 어떻게 쓸 거냐’, ‘결국은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 힘들게 만드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들은 거짓 선동에 불과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주장한 ‘세제 지원-투자 확대-세수 증가’의 선순환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9%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까지 평균 설비투자지수는 119.5로 전년 126.7에서 크게 하락했다.

정부 세수도 대폭 축소됐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세수를 400조 5천억원으로 잡았으나, 지난해 9월 재추계를 통해 59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세수가 더 쪼그라든다. 정부는 올해 세수를 367조 4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지난해보다 33조 1천억원(8.3%) 줄어든 규모다. 법인세 감소분이 27조 3천억원에 달한다.

올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한 데 따른 세수 감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법인세는 통상 3월에 신고·납부가 이뤄지고, 이때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율 상향과 임투세 도입으로 올해 세수가 2조 9,991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 예산은 총지출 규모가 656조 6천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증가율이 3%에 그친다. 역대 최저치다. 지출을 줄이지만, 적자폭은 커진다. 올해 예산안에 기반한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4조 4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3조 1천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지난해 58조 2천억원에서 올해 91조 6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정부가 투자 유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은 대기업 감세를 고수하면서, 재정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재정건전성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기업 감세를 추진하는 데 있어 근거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세액공제를 해주면 앉아서 이득을 보는 것이니까 좋지만, 정부는 세제 정책으로 투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상황 등 투자 결정에 주효한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액공제는 기업들이 기존에 진행하려던 투자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는 것에 불과해 경제적인 이득은 없다”며 “세액공제에 따른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은 대통령의 믿음이지, 근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 ⓒ뉴스1

RE100 확산하는데 “탈원전 하면 반도체 포기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

정부는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묶은 개념이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3월 제시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현재 생산 팹 19개와 연구 팹 2개가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16개의 팹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2030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용인에 360조원을 투입해 파운드리 팹을 세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팹에 122조원을 투자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평택 고덕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 기흥 반도체 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정부는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총 346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생기고 650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력 공급 방안으로 원전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심이 되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에는 총 10GW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정부는 초기 수요 3GW는 산단 내 LNG 발전소를 건설해 충당하고, 후기 수요 7GW는 전력망을 구축해 동해안 원전·석탄화력발전, 호남 태양광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파운드리 라인 하나 까는데 1.3GW 원전 1기가 필요하다. 인구 140만명의 대전이나 광주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쓴다”며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원전은 이제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산업을 포기해야 한다”며 “민생을 살찌우기 위해서라도 원전 산업은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원전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애플을 비롯한 반도체 수요 기업은 협력사에도 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을 요구하고 있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RE100을 안 하면 반도체를 못 파는 상황이 됐다”며 “원전을 강조하면서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망을 갖추지 않은 채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E100 대응이 빠진 클러스터 조성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며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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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與 약세 지역서 정책 보따리 푸는 尹 총선 지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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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4.01.16 07:51

  • 수정 2024.01.1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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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16일 아침신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수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주재한 ‘민생토론회’를 1면에 올렸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투자 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22조원을 투자하고, 정부가 세제 혜택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등을 총력 지원한다는 내용의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16일 한겨레

▲16일 아침신문

윤 대통령은 올해 만료되는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며 “대기업 퍼주기 이런 이야기들이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자 “거짓 선동”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25%까지 확대한 데 이어, 올해 반도체 지원 예산(1조3000억원)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렸다. 경향신문은 “최근 기업 일반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방침과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연일 감세 기조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했다.

다수 신문이 1면에 윤 대통령이 홍보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효과를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다. 국민일보는 <2047년까지 622조 투자 세계 최대 ‘K반도체’ 건설> 기사를 냈고 조선일보는 <622조 투입 ‘반도체 패권’ 잡는다> 제목으로 머리기사를 냈다. 세계일보는 1면 머리에, 중앙일보는 1면 상단에 관련 기사를 냈다. 서울신문도 1면에 기사를 냈다.

▲16일 국민일보

▲16일 조선일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산업이라는 건 포기해야 된다”고도 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가 있는 대만이 2016년 약 20%이던 원자력발전 비중을 지난해 8%대로 낮췄다고 반박했다. 현장에서 TSMC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산자부 반도체과 사무관이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구축하는 TSMC의 경우 ‘불 꺼지지 않는 공사장’으로 불리는데 반도체과도 ‘불 꺼지지 않는 정부’가 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크게 박수를 쳤다고 전했다.

▲16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따져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며 “반도체산업은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높지만 취업유발계수는 매우 낮은 편이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직간접적으로 늘어나는 취업자가 2.1명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를 대입하면 622조원을 투자해도 일자리는 130만명 늘어나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 변동성이 강한 반도체 부문에 대한 국민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21일 마지막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이후로는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권위주의 국가가 되어간다는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신년회견은 생략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의 발걸음이 닿는 지역이 용인과 고양, 수원 등 여당 약세지역이라는 점에서,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간접 지원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세 차례 민생토론회 모두 국민의힘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에서 열린 것을 두고는 4월 총선 앞두고 경기 지역 표심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고 했다. 한겨레도 <‘업무보고’ 내세워, 총선 앞 접전지 경기도 훑는 윤 대통령>에서 같은 지적을 했다.

▲16일 한국일보

“중대 비위의혹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잡아들이겠다는 경찰”

아침 신문들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내부 제보자 색출을 위한 압수수색에 나선 데에 ‘본말이 완전 뒤집혔다’는 평을 사설에 내놨다.

한겨레는 사설 <‘청부 민원’보다 ‘제보자 색출’ 우선한 방심위 압수수색>에서 “청부 민원이라는 중대한 비위 의혹은 놓아둔 채 이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잡아들이겠다고 수사기관까지 나선 것이다. 본말이 완전히 뒤집혔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이) 사실이라면 심의기관의 책임자가 심의의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한 심각한 비위”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날 1면 사진으로 경찰이 방통심의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김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 지부장이 항의하는 현장 모습을 전했다.

▲16일 한겨레

한겨레는 “청부 민원 의혹은 류 위원장과 민원인들의 관계가 핵심 내용인 만큼 민원인들의 신상을 드러내지 않고는 의혹 제기가 성립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런 경우까지 개인정보 유출로 처벌한다면 공직자의 가족·지인이 연루된 비위 의혹은 내부 제보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색출 겁박 자체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한겨레는 류 위원장이 해명 없이 이 문제를 다루려는 방통심의위 회의를 거듭 무산시키고 문제 제기하는 야당 추천 위원들의 해촉 건의안을 의결한 점도 지적했다. “이렇게 막무가내 행태를 보이는 방심위가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16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순서부터 잘못된 것은 물론이고, 법으로 보호해야 할 공익제보자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납득 못할 행태”라며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류 위원장의 이런 몰염치한 행태를 편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정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할 대상은 공익제보자가 아니라 류희림 위원장 체제의 방심위”라고 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을 심의해달라고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한 뒤 이를 빌미로 신속 심의를 벌여 KBS 등 4개 방송사에 총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보도에 방통심의위는 ‘민원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안이라며 자체 감찰하고 수사의뢰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방통심의위를 압수수색했다. 류 위원장은 민원 사주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 5일 고발당해 이해충돌방지법 혐의로 서울 양천경찰서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경찰이 내부 제보자를 알린 강제수사에 먼저 나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는 성명을 내고 “류희림 위원장의 비위를 덮으려는 적반하장 압수수색 중단하라”며 “방심위 직원들은 법과 원칙을 악용하여 위원회를 겁박하는 위원장의 행태에 모멸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법률로 보호받는 공익신고자에 해당할 수 있는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공권력이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도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신고자를 강력하게 보호한다. 경찰은 권익위 신고를 문제삼을 수 없다”고 했다.

▲1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는 “방심위는 컴퓨터 인터넷주소(IP주소) 추적 등 자체 감찰을 토대로 유출 용의자를 2, 3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이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유출자에 대한 강제수사 착수 여부에 대해 ‘(압수수색) 다음 단계에 생각할 문제’라고 답했다. 또 유출자가 공익신고자에 해당해 면책될 수 있다는 일부 의견에는 ‘그런 부분이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16일 동아일보

참사 발생 1년 3개월 만에 ‘기소’ 권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길 것을 권고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참사 발생 1년 3개월 만에 김 청장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들은 1면 또는 사회면 상단에 이 소식을 다뤘다.

▲16일 한국일보

▲16일 경향신문

15일 대검 수사심의위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8시간 동안 15차 위원회를 진행한 결과 피의자 김광호 청장에는 공소제기 의견, 피의자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에는 불기소 의견을 권고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주임검사는 대검 규정에 따라 수사심의위 권고를 ‘존중’해야 한다. 한겨레는 검찰총장이 “외부 의견을 듣겠다”며 직권소집한 회의인 만큼 존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김 청장과 최 전 서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김 청장은 안전사고 대비 필요성이 담긴 보고서를 3건 보고 받았음에도 대책 없이 참사 당일 경찰력을 집회 대응과 마약 수사에 투입했고, 참사 1시간 전엔 인파 밀집을 보고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6일 국민일보

서울신문은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 김 청장과 최 전 서장 등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서부지검 전 수사팀은 김 청장에 대한 구속 기소 의견을 제시했다가 대검에서 반려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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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는 “이태원 참사로 지금까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13명, 해밀톤호텔을 운영한 해밀톤관광 등 법인 2곳이 기소됐다. 이 중 해밀톤호텔 관련 사건의 1심 선고만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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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표심 노린 탈당파, 연합정당 창당할 수 있을까?

  • 김준 기자
  •  
  •  승인 2024.01.15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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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간 차지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정치"

정의당 녹색당, 연대 '녹색정의당' 잠정합의

진보당 "민주노총과 최대 연합 성사시켜야"

최근까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기득권을 쥔 채 모든 의제와 민생에서 서로 양립하는 주장과 정책을 제시했다. 고착화된 두 세력은 ‘반대를 위한 반대’,‘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정치가 민생에서 멀어졌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민생은 이데올로기가 됐고 정치는 싸움이 됐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 정작 살펴야 할 민생이 집권을 위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무당층을 포섭하기 위한 제3지대 움직임이 분주하다. 거대 정당은 잇따라 분열하고, 우후죽순 신당이 창당되고 있다. 하지만, 지향점과 색이 명료하지 못한 잡탕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90일 앞둔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행정안전부 공명선거지원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선거지원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여야의 중간을 차지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정치”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흔들린다. 험지 출마까지 받아들이겠다며 개혁을 요구했던 원칙과상식에 이어 공직선거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세력도 공천을 받기 위해 줄줄이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15일에는 최근 공직선거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과 최성·장덕천·이근규 전 시장이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과의 합류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최근 공선거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음주운전, 공직사칭, 성추행, 돈 봉투 사건 연루 등 부끄러운 중범죄자에게는 자격을 부여하면서, 단 한 건의 범죄경력도 없는 재선 고양시장인 자신에게는 공직후보 자격을 벌써 세 번째 박탈했다”고 반발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원칙과상식 등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친문계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부장관을 지낸 김상곤 전 장관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총리의 신당(가칭 새로운미래)에 힘이 실리면서도 지지 성향이나 지향점이 다른 인물이 인지도만으로 뭉쳐 여야의 중간을 차지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정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민국 개혁의 시계 앞당기자”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 호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에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정치가 아니라, 반대로 민주진보진영을 개혁으로, 국민 곁으로 견인해내 한 걸음 더 개혁적인, 더 진보적인 국회를 실현해내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당 차원은 아니지만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용 의원은 “이준석·이낙연 전직 당대표들의 빅텐트는 정당과 사람만 바뀌고, 해낸 일은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잘해봐야 제2의 안철수식 중도정치로 끝날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의당은 녹색당과의 ‘가치중심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승인했다. 새 당명은 ‘녹색정의당’으로 잠정합의됐고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받았던 류호정 의원은 탈당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진보당은 정의당에게 ‘노동자 플랫폼’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정의당과 녹색당만 참여하는 ‘소수 연합’으로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진보적 국회를 만들 수 없다”며 “민주노총, 시민사회, 진보정당이 결집하는 ‘최대 진보연합’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계속해서 분열을 거듭하는 거대 양당과 소수정당의 연대가 성사될지 22대 총선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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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두 국가" 밝힌 북한, 체제 결속 위한 것? 틀리진 않지만…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3) : '가난을 탈피하는 핵보유국' 북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1.16. 05:02:28

 

'북한이 왜 이러는 걸까요?'

요즘 공적인 자리든, 사적인 자리든 많이 듣는 질문이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 글에선 '체제 결속'이라는 관점에서 풀이해보려 한다.

'북한 정권이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고 일부러 위기를 조장한다'는 해석은 넘쳐난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정부 주요 인사들이 앞장서서 이러한 주장을 펴고 있다.

필자 역시 북한의 최근 도발적인 언행과 "적대적인 두 국가"를 천명한 주된 동기가 체제 결속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근거에 대해서는 완전히 생각을 달리한다. 후술하겠지만, 북한은 최근 식량 생산과 경제성장에 있어서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2023년 12월 3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에서 올해 각 부문 사업을 총화하고 내년 당 및 국가사업의 발전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로동신문=뉴스1

이중 정체성에서 국가 정체성 확립으로

그래서 체제 결속을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 정체성의 변화이다. 여러 변화는 근본적이고 다양하며 고도로 연결되어 있다. 우선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는 관점에서 완전히 탈피해 "불가역적인 핵보유국"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정당화하는 방식이 바로 대남·대미 노선의 근본적인 재정립이다.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에서 '교전 중이고 적대적인 두 국가'로 탈바꿈시키려고 한다.

대미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친미를 간절히 원한' 반미 국가였던 북한은 친미를 포기하고 반미 연대를 주도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호시탐탐 북침을 노리는 한미동맹에 맞서 전쟁을 억제하고 억제에 실패해 전쟁이 일어나면 승전을 도모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수적이라고 선전한다.

이렇게 북한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포기하면 인민생활과 경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과거의 북한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중시한 데에는 경제적인 고려도 컸다. 대북 지원과 남북경제협력은 극도의 식량·경제난에 시달린 북한에 하나의 탈출구였다.

북미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미국이 주도한 대북 제재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을 불가능하다고 봤었다. 그래서 예전의 북한 매체에선 '조미관계가 좋아지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식의 북한 주민의 발언도 종종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대북 제재를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정면돌파하자'는 경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가 체제 결속에 도움이 될까? 김정은 정권은 그렇다고 믿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이중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우리식 사회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체제 유지와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중 정체성이란 이런 것이다. 통일을 국시로 내세우면서도 흡수통일을 걱정했던 이중성, 비핵화가 유훈이라면서 핵무장의 필요성을 떨쳐버리지 못한 이중성, 반미이면서도 친미가 되기를 원했던 이중성, 제재를 유발하는 행동을 하면서 제재가 해결되길 원했던 이중성 등.

이러한 이중성의 혼란이 정점에 달했던 때가 바로 2019년이었다. 2018년에 문재인-트럼프-김정은이 주도한 역사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시작되면서 북한 정권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기대치도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결실의 해가 될 것으로 믿었던 2019년은 좌절의 해로 둔갑하고 말았다. '조선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줄 알았는데, 미국은 북한의 무장해제에 가까운 일방적인 비핵화를 요구했다. 기대했던 제대는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었다. 트럼프가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한미연합훈련도 재개됐다. "단계적 군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던 문재인 정부는 역대급 군비증강에 나섰다.

이를 경험한 김정은은 2019년 8월 초에 자신의 심정을 구구절절 담은 친서를 트럼프에게 보냈다. 자신을 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바보 취급하자 말라"고 썼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바보라고 칭했다. 특히 "저와 제 인민들은 당신과 남한 당국의 결정과 행동을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며 본인과 주민들이 겪은 혼란스러운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리곤 이중 정체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결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대적인 대북관을 분명히 하는 윤석열 정부가 등장하자 김정은 정권은 정체성의 정치를 강화할 기회가 왔다고 간주했다. 올해 1월 2일에 나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조롱어린 어투로 도배된 담화의 요지는 '언행불일치'로 자신들을 헷갈리게 한 문재인 정부에는 '배신감'을, '언행일치'로 대북 적대를 분명히 해 자신들의 대적관을 확립해준 윤석열 정부에는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핵보유국, 반미반한과 친중친러, 전략국가 등의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해도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인민생활과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체제 결속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이들 분야에서도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1999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36명의 피실험자들에게 영상 속에서 흰 옷을 입은 3명과 검정 옷을 입은 3명이 서로 농구공을 주고받은 횟수를 맞춰보라고 했다. 화면에 집중한 피실험자들은 대부분 답을 맞혔다.

그런데 질문이 또 있었다. "영상에서 5초 동안 가슴을 두드리며 무대 위를 지나간 고릴라 분장을 한 사람을 봤나요?" 놀랍게도 절반가량이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대개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확증 편향 현상을 입증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Invisible gorilla)'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어떨까? 외부에 익숙한 북한은 주로 '가난하고 굶주리며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데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는 존재'로 소비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의 피실험자들이 농구공이 오간 횟수를 정확히 맞춘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만 만들고 미사일만 쏘는 것은 아니다. 인민생활과 경제발전, 그리고 외교적 환경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외부에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만 주의를 기울인 나머지 달라진 북한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식량과 경제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대표적이다.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거나 "경제난이 심각해져 체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식의 진단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과거의 북한이 이러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식량난과 경제난은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했고,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그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외부에선 이를 잘 모르거나 믿지 않거나 모른 척한다. 때때로 자신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대북 정보를 취사선택하거나 왜곡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9차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선 글에서 다룬 것처럼, 2023년에 목표로 삼았던 알곡 생산(목표치보다 3% 초과)을 비롯한 '12 가지 고지'를 초과달성했다고 말했고, 특히 2021∽2023년 국내총생산액이 2020년에 비해 "1.4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12%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는 뜻이다.

외부에서 이를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김정은 정권이 국내외에 '가짜 뉴스'를 유포했을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참고로 필자가 작년 12월 하순에 만난 중국의 대북소식통으로부터도 '북한의 식량 사정과 경제 사정에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북한은 '가난한 핵보유국'에서 '가난을 탈피하는 핵보유국'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한미일의 대북정책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북한에겐 경제발전과 핵보유국 지위 추구가 양자택일의 성격이 강했었다. 2013년 3월에 선포하고 2018년 4월에 종결을 선언했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은 과도기적 성격이 짙은 것이었다. 하지만 2019년을 거치면서 북한은 이 둘을 양자택일의 관점보다는 병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확연히 돌아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판단이 가져오고 있는 득실관계이다. 김정은 정권의 이러한 선택으로 인해 식량난과 경제난이 심해졌다면, 대북 지원이나 제재가 변수로 재등장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과 정보를 종합해보면 '병진노선 2.0'이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을 지원이나 제재의 대상으로 바라봐온 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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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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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만점에 20점... 경제학 교수의 윤 대통령 채점표

[전강수의 경세제민] '국민이 바라는 주택' 민생토론회를 주관식 시험 답안지로 평가하면

24.01.16 07:15최종 업데이트 24.01.16 07:15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바라는 주택' 민생토론회에서 주택 문제를 빠르고 확실하게 풀어내고 튼튼한 주거 희망 사다리를 구축하겠다고 하면서, 실로 파격적인 부동산 정책을 약속했다. 두 가지가 중심인데, 하나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철폐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이명박 정부 이래 보수 정치세력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자리 잡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훨씬 "빠르고 확실하게" 추진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마침 같은 날 정부에서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 방안'(1.10 대책)을 발표했는데, 대통령의 발언과 기조가 같다. 1.10 대책과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비판 논평을 발표했고,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등 전문가들의 비판 칼럼도 이어졌다. 필자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비판에 대체로 동의한다. 
대학에서 38년간 경제학을 가르치고 연구했으니, 필자가 감히 '경제학 선생'을 자처해도 욕을 먹지는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학 전공자로 오랫동안 검사 생활을 하며 수사와 기소에 전념했으니 그 방면의 전문가인지는 모르겠으나, 경제에 관한 한 초보자라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윤 대통령을 경제학을 배우는 '학생'으로, 그의 발언을 주관식 시험의 '답안지'로 여기고 한번 채점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 대통령은 과연 100점 만점에 몇 점을 받을까. 시험 문제는 '한국의 부동산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냉정한 교수라고 할지라도 주관식 시험에 0점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필자는 먼저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 중에 점수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정치를 처음 하겠다고 결심을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바로 부동산 문제"였다고 하는 부분은 정치인으로서 바람직한 마음가짐으로 보아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그 외에 세금을 부과하면 조세 전가가 일어난다든지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후생이 감소한다든지 하는 일반론을 잠시 언급했으니, 거기에도 억지로 약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머지 내용에서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대통령의 시험 점수는 기껏해야 20점을 넘을 수 없다. 아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왜 점수를 받을 수 없는지 대표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따져보기로 하자. 만일 필자의 평가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대통령은 자신에게 이런 내용을 주입한 참모나 관료를 즉각 교체하는 것이 마땅하다.

부동산 문제의 본질을 파악 못 한 대통령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부동산 가격과 투기·불로소득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을 괴롭혔던 것은 부동산 투기 광풍과 부동산 가격 폭등이 아닌가. '영끌투자', '이생망', '갓물주' 등의 신조어가 출연했던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국민의 다수가 주택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고가주택에 대한 중과세나 재건축 규제 때문이 아니라, 지나치게 올라간 집값과 전셋값 때문이 아닌가. 주택 문제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겠다는 마당에, 가격 문제와 투기·불로소득 문제를 철저히 외면한 것은 한국 부동산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물론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역전되어 가격 폭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한정 없이 높아진 부동산값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부동산으로 인해 이미 악화할 대로 악화한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장 상황의 변화로 윤 대통령을 변호하기에는 남은 문제가 너무나도 심각하다.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그는 주로 보유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부동산 부자에게 엄청난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으로 중산층과 서민, 그리고 임차인이 혜택을 입는다고 하다니, 도무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부동산 부자에 대한 중과세가 철폐되면 부동산 부자들은 즉각 세금 부담이 줄어들고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해서(보유세를 완화하면 보유 비용이 줄어들어 부동산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는다), 확실한 이익을 얻게 된다. 장차 다시 투기가 발발하기라도 하면, 지난 몇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길 수 있다. 그러니 이 정책의 실체는 부자 감세요, 부동산 부자 지원책이라고 규정해야 마땅하다.

부동산 부자들에게 중과세를 하면 조세가 전가되어 그 피해를 임차인들이 고스란히 보는 것이 명백하다고 대통령은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조세가 임차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내용은 경제학 교과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조세 전가는 조세 부과로 공급이 감소할 때 일어난다. 그러나 부동산은 공급이 비탄력적이어서(즉 가격이 변하더라도 공급량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보유세를 부과하더라도 임차인에게 전가되기가 어렵고 집주인이 고스란히 조세를 부담한다. 그러니 조세 전가 때문에 부동산 부자에 대한 중과세의 피해를 임차인이 고스란히 본다는 말은 틀렸다. 

부동산 부자에 대한 중과세를 폐지할 때 확실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부동산 부자들이라는 사실을 은폐했고,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보유세가 임차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에, 여기에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사실 아닌 내용으로 자신의 주장 뒷받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은 한 대에 72억 원짜리 벤틀리 차를 예로 들면서, 고가의 차량이나 주택에 보유세를 중과하면 그런 물건을 잘 안 만들게 되고, 그 결과 많은 중산층과 서민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므로, 결국 그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그런데 주택에 대한 보유세는 기존 주택에 부과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발언도 근거가 약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존 주택에 대한 보유세는 일자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으니 말이다. 

또 설사 보유세가 신규 고가주택의 공급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투입되던 생산요소가 다른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에 투입된다면, 일자리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

벤틀리 발언 직후에 대통령은 보유세가 돈 있는 사람한테는 절체절명 한 게 아니라고 해서, 앞서 말한 내용을 스스로 부정했다. 보유세 때문에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뜻이고, 그러니 공급이 줄어들어 일자리가 감소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세금은 대부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그런 효과가 작은 세금을 좋은 세금의 한 조건으로 꼽는다. 세금이 일자리를 줄인다고 말하려면, 여러 세금 중에서 그 세금이 일자리를 줄이는 효과가 유독 크다는 사실을 밝혀야 할 텐데,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따져봐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 같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중산층과 서민은 왜 꼭 부자들이 사용하는 주택이나 차량에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가.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어서 말하면, 중산층과 서민이 걱정 없이 살려면, 부자들이 마음껏 사치품 소비를 하고 투기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이 발언도 점수를 얻기는 어렵다. 오히려 감점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의 보유세 사례를 언급했다. 미국의 기초자치단체에서 고가주택에 대해 보유세를 좀 많이 부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면서 그것은 좋은 집에 관리비가 많이 드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유세가 고가주택 위주인 것처럼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부동산 보유세는 국가가 부동산 소유자에게 주는 혜택에 상응하여 내는 대가라는 성격을 가지므로 미국의 사례를 들어 한국의 보유세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미국의 사례로는 보유세가 한국의 6~7배로, 그렇게 무거운 보유세가 부과되는데도 소유권을 부정한다든지 시장경제를 해친다든지 하는 주장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했으니 이 또한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철폐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대통령 발언의 다른 한 축, 즉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는 내용은 한마디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다. 얼마 전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겠다고 해서 주민들의 탐심을 자극했던 것과 비슷한 성격이다. 부동산을 이용해 '탐욕의 정치'를 펼쳤던 이명박 정부가 한국 사회에 어떤 폐해를 초래했는지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수는 있다. 하지만 30년만 넘어가면 아예 안전진단도 없이 바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정책이다. 거기다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상향하겠다는 내용까지 덧붙였다. 이는 공공적 성격이 매우 강한 공중 공간을 현재의 부동산 소유자에게 무상으로 주겠다는 것이므로 심각한 내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정책이 시행될 때, 누가 가장 큰 혜택을 보겠는가. 재건축 시기가 넘어서 주택 노후화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혜택을 입겠지만 그런 경우는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오히려 투기 목적으로 여러 채를 사놓고 시장이 호전되어 불로소득 취득 기회가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과다보유자들이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사실 주택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개별적인 조사를 거쳐서 재건축을 허용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음에도, 이처럼 무분별하고 극단적인 규제 철폐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니 이 부분도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10일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을 주관식 시험 답안지로 간주해서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최대 20점밖에 줄 수가 없었다. 그 20점도 주관식 시험에서 0점을 주기는 어려워 점수 줄 부분을 억지로 찾아내 부여한 점수다. 이런 엉터리 답안을 가지고 부동산 문제를 정치와 이념에서 해방시키고 경제 원리에 따라, 시장 원리에 따라 작동되게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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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총선까지 '땜빵식' 워크아웃‥ 갈 길은 첩첩산중

  • 김장호 기자
  •  
  •  승인 2024.01.14 10:01
  •  
  •  댓글 0

일단 총선만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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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대개혁 필요

빚내서 집 한 채 더 사라

부도위기에 처했던 태영건설이 논란 끝에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계기로 우려했던 ‘부동산PF 위기’ 가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반응이다.

50년 역사의 태영건설은 국내 도급순위 16위 업체로서 ‘데시앙’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방송국 ‘SBS’도 태영건설 소유다. 이런 대형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개시한 의미와 파장에 대해 알아본다.

일단 총선만 넘기자

‘워크아웃’이란 채권단의 관리하에서 기업회생을 도모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와 달리 ‘법정관리’는 법원의 주관하에 기업회생을 도모하는 것이다. 워크아웃에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도 실패하면 사실상 파산수순을 밟게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채권단 구성이 복잡한 건설업체 워크아웃은 합의하기 매우 어렵다. 그런데 태영건설은 96.1%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워크아웃 절차에 동의하였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앞세운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다음 수순은 4월 11일까지 즉, 한달동안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하고 여기에 합의해야 한다. 따라서 진짜 워크아웃절차는 4월 11일 기업개선계획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가 확정되어야 본격 개시된다. 공교롭게도 4월 11일은 총선 다음날이다. 워크아웃플랜 법정마감시한은 한달 후인 5월 11일이다. 이 기간 동안 채권단은 채권행사를 유예하게 된다. 4월 11일전까지는 잡음이 있겠지만 큰 일은 일단 틀어막은 셈이다.

태영의 꼼수

애초에 태영이 내놓은 워크아웃 자구안은 4가지였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 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이었다.

그런데 태영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을 전부 태영건설에 집어넣지 않고, 890억원을 지주회사인 TY홀딩스의 빚을 갚는데 썼다. 채권단에서는 난리가 났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깍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급기야 대통령실까지 나섰다.

원래 태영의 지주회사는 태영건설이었다. 그런데 태영건설과 TY홀딩스로 인적분할하고 TY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변경하면서 태영건설이 지고있던 부동산PF부채를 TY홀딩스도 자동으로 연대보증을 서게되었다. 이 연대보증을 털기 위해 태영이 TY홀딩스 빚을 먼저 갚은 것이다. 태영은 사실상 태영건설을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정부와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아 워크아웃은 한때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태영은 TY홀딩스 차원에서 484억원 규모의 사주 일가 사재출연을 포함하여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다시 지원하였다. 나아가 ▲필요시 TY홀딩스·SBS 지분 담보 제공 ▲공사현장 노무비 최우선 해결·상거래 채권 변제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음으로써 겨우 워크아웃 절차에 동의를 얻게 되었다.

에코비트와 KKR

자구안 에코비트 매각과 관련해서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의 문제가 있다.

TY홀딩스는 KKR에 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에코비트는 TY홀딩스와 KKR이 각 절반씩 지분을 가진 폐기물 처리업체이다. 지난 해 매출 6천427억원에 영업이익이 1천209억을 기록하여 3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가진 알짜회사이다. 그런데 TY홀딩스가 KKR에 회사채를 발행할 때 맺은 특약에는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로 했을 뿐만 아니라 TY홀딩스에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할 시 KKR이 담보를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태영건설 연대보증문제로 TY홀딩스에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1조5천억원에 해당하는 에코비트 지분이 그대로 KKR에 넘어갈 위험이 있었다. 당연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으로 TY홀딩스 빚을 먼저 갚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서 에코비트 매각문제가 변수로 떠오른다. KKR이 에코비트의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매각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급해진 TY홀딩스가 낮은 가격에 에코비트 지분을 KKR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부동산PF라는 난리통 속에서도 미국투기자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SBS는 어떻게 되나

태영 자구안에는 ‘필요시 TY홀딩스·SBS 지분 담보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필요시’라는 전제조건은 태영이 태영건설은 버리더라도 TY홀딩스와 SBS는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태영은 TY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세우면서 태영건설 밑으로는 리스크가 높은 계열사를 집중배치하고, SBS, 에코비트, 싸이로 등 알짜기업은 TY홀딩스 밑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레저와 골프장 업체인 블루윈은 딸에게 상속한 것으로 현금덩어리이다.

이런 조건에서 태영건설은 스스로 일어서기 위하여 부동산PF에 올인하였다. 원래 군부대건설, 지역관급건설, 역세권 개발 등으로 탄탄한 기반을 쌓아오던 태영건설은 투자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도 부동산 경기의 상승세를 믿고 공격적 투자를 펼쳤다.

태영 건설은 현재 60개 현장에 공사가 진행 중이고, 22개 현장에서 19800세대의 아파트를 짓고 있다. 워크아웃의 계기점은 성수동 단지 개발사업이었다. 태영건설은 5천만원 짜리 땅을 1억 5천만원에 매입할 정도로 위험도가 큰 투자를 하였다. 성수동에서 일으킨 브릿지론은 480억이었는데, 12월 28일 돌아오는 432억원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하였다. 김해대동첨단산업단지 개발사업도 분양율이 70%정도에 불과하다.

태영건설은 35위내 주요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480%로 가장 높았다. 특히 시행사와 시공사를 겸하는 자기공사가 많고, 타건설사에 비해 PF 비중도 매우 높았다.

태영건설은 전체 22조원의 채무 가운데 대출채무가 1조3000억원, PF보증채무가 9조 5000억원에 달하고, 우발채무 2조 5000억원, 위험채무는 1조원 정도나 된다. 우발채무란 현재 채무는 아니지만 사업상 문제로 장차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잠재채무를 말한다. 이중 브릿지론이 1조 2000억원, 분양율이 75%이하로 예측되는 채무가 1조 3000억원이다. 제2금융권 위험노출액도 증권사 9229억원, 캐피탈 6552억원, 저축은행 128억원, 부동산신탁 911억원 등 1조 6천억 규모이다.

결국 앞으로 한달 동안 워크아웃 실사과정에서 추가로 채무와 부실규모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태영의 자구책도 순조롭지 않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요시’에 내놓겠다던 TY홀딩스·SBS 지분 담보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태영은 다시 SBS를 지켜야 할 지 포기해야할 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애초부터 태영은 '태영건설은 포기하고 SBS 등 알짜기업은 지킨다'는 입장에서 정부에 ‘배째라’는 식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도 지금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채권단은 회생이 어려운 기업에 워크아웃이라는 이름으로 추가투자를 부담하여 손해가 날 경우 배임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럼에도 일단 총선까지는 가야한다. 금감원이 ‘비조치 의견서’까지 내주면서 강력하게 워크아웃을 밀고 있기 때문이다. 비조치 의견서란 정부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을 지원하여 발생하는 손해나 ‘배임’소지 등의 법적 문제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일종의 면책권을 발행한 셈이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으로 3개월이라는 시간을 벌었지만 가는 길은 첩첩산중이다. 당장 정리해야할 브릿지론 규모는 3조원이나 된다. 반드시 지급해야 할 상거래채무와 관련된 하도급업체가 450여 곳이나 되고 공사규모도 3조원에 달한다. 3개월 유예된 채무도 만기가 돌아오면 다 갚아야 한다. 4월 이후 과연 태영건설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PF부실 71조원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그 동안 계속 위험성이 경고된 부동산PF위기의 첫 사례이다. 그렇다면 태영 이후에는 괜찮은가?

지난해말 기준 부동산PF규모는 133조원이고, 이중 71조원이 부실로 드러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30조원 가운데 브릿지론이 30조원, 본PF가 10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만기연장비율이다. 그런데 브릿지론은 70%, 본PF는 50% 가량이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브릿지론은 21조원, 본PF는 50조원이 부실이라는 소리이다.

결국 대출상환 청구가 본격화될 경우 다수의 건설사가 부도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주요 해당 금융기관은 보험회사, 증권사, 카드사, 새마을금고같은 제2금융권이다. 만기연장을 통한 ‘부실연장’, ‘폭탄돌리기’의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부채주도 부동산 개발방식을 투자중심, 공공 개발방식으로 대개혁해야

우리나라 부동산 개발의 역사는 부채를 통한 개발역사였다. 건설사가 책임질 때는 ‘선분양’제도를 통해 수분양자의 빚을 땡겨 부동산을 개발하였다. 97년 IMF 이후에는 건설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행사와 시공사를 분리하고, 시행사가 부채를 일으키고 시공사인 건설사는 지급보증을 하는 제도로 바뀌었다. 2008년 금융공황 이후에는 건설사는 채무보증과 책임준공을 하고, 신용은 증권사들을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도 선분양제도는 그대로 남아있었고, 청약제도, 보증제도로 이어졌다.

주기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될 때마다 이같은 변화를 주었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10% 이하의 초기자금을 가지고 90%이상의 부채를 일으켜 부동산 개발을 한다는 것.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주택보급율과 건설시장의 포화도에 비추어 보면 부채주도 방식의 개발에서 자기자본금이 30%를 넘는 투자중심의 부동산 개발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연금 등 투자주도 자본도 축적된 편이다. 보다 중요하게는 서민주거권을 강화하는 공공개발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 때마다 요동치는 건설사 부도사태, 금융위기 사태를 완화시키려면 투기성 부채주도 개발방식에서 투자중심, 공공개발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빚내서 집 한 채 더 사라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금투세 폐지에 이어 핵폭탄급 재개발 정책을 발표했다. 재건축사업에서 안전진단 절차를 사실상 없애고, 용적율을 250%에서 500%까지 올려주며, 개발 초기자금을 50억원까지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다주택자에게는 중과세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제2금융권 대신 정부가 브릿지론을 담당하겠다는 선언이며, “빚내서 집한 채 더 사라”라는 이야기이다. 서울은 다시 한번 투기장으로 만들고 지방을 완전히 죽이겠다는 이야기이다. 지금도 남양주 진주아파트단지는 공사가 중단되어 있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하강기에 들어서 있고 거품을 더 빼야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개발 실패의 최종 부담은 결국 지역주민에게 들씌워진다. 아무리 총선용이라고 해도 너무나 무분별하고 맹동적인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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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친미·반중’ 총통 당선, 한국 신문들의 평가는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만 총통에 친미·반중 성향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 당선

한국 정부 위기관리 능력 중요해진 가운데 소위 보수성향 언론들 관점차 주목

한겨레, ‘도파민 인류’ 기획에서 SNS, OTT 등 ‘중독’ 조장 애플리케이션 문제 다뤄

기자명노지민 기자

  • 입력 2024.01.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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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의 모습. ⓒMBC 보도화면 갈무리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현 집권당인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우려 속에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국내 주요 종합일간지(조간)는 1면 등에서 관련 소식의 의미와 전망을 다뤘다.

경향신문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친미성향의 라이칭더 민주 진보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계기로 대만을 둘러싼 미 중 신경전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이는 고스란히 한국의 외교적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미국 · 일본에 밀착해 ‘가치외교’를 기치로 내걸며 한-중 관계 관리엔 상대적으로 소홀해온 한국 정부가 더 큰 외교적 부담을 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전문가들은 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라이 후보 당선으로 역내 질서가‘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진영 간 대결 구도로 심화할 경우, 북한을 등진 한국의 외교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1월15일 주요신문 1면

동아일보는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대만 기업들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며 “다만 한국 기업도 미중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고, 한국 기업들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 기업의 존재감이 작아 한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만 선거 결과를 둘러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시각차가 눈에 띈다. 이날 조선일보의 경우 <대만은 “전쟁할 거냐”는 중국 위협에 굴복하지 않았다> 제목의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중국의 압박 속에 “대만인은 ‘주권이 없는 평화는 홍콩과 같은 거짓 평화’라고 외친 라이칭더 후보를 선택했다”고 전하더니 “석 달도 남지 않은 4· 10 총선에 개입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실시된 지방선거처럼 ‘전쟁이냐 평화냐’ 가 총선의 주요 의제가 되도록 몰아가고 있다. 이런 북한의 협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고 화답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강 대 강’ 일변도로만 한반도 비핵 평화 가능한가>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보복한다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단호한 입장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부는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국민의 불안감에 유념한 상황 관리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며 “지금처럼 대통령실을 비롯해 모든 관련 부처가 국방장관처럼 ‘강 대 강’ 목소리만 낸다면 국지 충돌이나 분쟁 가능성 역시 높아져 갈 뿐”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극단의 언어’는 가장 비 외교적”이라며 “침묵의 외교부는 비핵· 평화를 위한 창의적 정책 유연성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저출생 사회 우려와 단면들

출생아가 급감하면서 최근 4년간 해마다 2000곳씩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경향신문은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전국 어린이 집은 총 2만 8954곳으로 2022년 12월(3만 923곳)보다 1969곳 줄었다”며 “4년간 어린이집 6398곳이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 집을 찾기 어려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보육수요와 공급 등 지역의 특수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올해 총 540곳의 국공립 어린이 집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의 비율은 2020년 20.3%에서 매해 늘어 지난해 28.3%로 올랐고, 최근 0~2세 영아반 원아 모집난에 민간 가정 어린이집이 영아반 폐지 또는 폐원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안용현 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은 <[태평로] 월나라 구천이 쓸개 핥으며 고민한 ‘저출생’>에서 “세계 최악인 저 출생 원인은 모두가 안다. 과도한 주거비와 사교육비가 대표적이다. 지금 부산 신공항을 짓는 데 14조원을 쓴다. 대구~ 광주를 잇는 ‘달빛 철도’ 건설엔 9조원이 든다. 지난해 다 못 쓴 교육재정교부금만 7조 5000억원이다. 이것만 더 해도 30조원”이라며 “작년 출생 신고 건수가 증가한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중 충북이 유일했는데, 출생아 1인당 1000만원을 5년간 나눠준다는 ‘현금 정책’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많다”고 했다.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는 <[양성희의 시시각각] 극저출생, 초고령화 시대>에서 “ ‘극저출생 초고령화’라는 전대미문의 길이 우리 앞에 열린 상황이다. 인구 1억 2200만 명, 합계 출산율 1.26명(2022년)인 일본도 비상한 위기 의식 속에 인구 8000만 명 사수를 목표로 국가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며 “아이를 낳으면 사회가 함께 길러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아이가 살아갈 만한 사회를 만드는 것. 고령화를 버티는 사회 디자인을 새로 짜는 것. 범국가적 총력전을 펼쳐도 모자랄 판에, 우리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치의 계절이라지만 눈앞의 정치 싸움뿐 이쪽 저쪽 답이 요원해 보인다”고 했다.

중독 조장하는 빅테크 기업, 사회적 책임은

한겨레가 지난 한 달간 스마트폰 중독을 주제로 인터뷰한 90명 중 39명이 쇼츠 등 영상 시청을 중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겨레는 1, 8, 9면 등에 이어진 ‘도파민 인류’ 기획에서 SNS, OTT, 게임, 은행까지 ‘중독’을 조장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의 게임화 문제를 다뤘다. 중독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한 책 ‘호모 아딕투스’ 저자 김병규 연세대 경영학 교수는 한겨레에 “스타트업들이 투자받기 위해 기업설명회를 할 때 ‘중독’이라는 표현을 노골적으로 쓰는 분도 있다”며 “중독성이 곧 사업성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1월15일 한겨레 기사

이어진 기사에서 한겨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독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되는 등 관련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41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해 10월24일 캘리포니아 지방법원과 연방법원에 메타 플랫폼스를 고소하며, 무한 스크롤 기능와 ‘좋아요’ 기능 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시애틀 교육구의 경우 메타 플랫폼스를 포함한 구글 모회사 알파,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스냅 등 소셜미디어가 미성년자들을 중독시켜 정신 건강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12월 디지털 플랫폼 중독성을 줄이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채택했고 이를 입법화할 계획이다.

방통심의위, MBC ‘바이든-날리면’ 판결 등 우려

경향신문이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 정책 기구의 운영, 언론자유 탄압 우려 등을 조명했다.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지난 12일 야권 추천인 김유진, 옥시찬 위원 해촉안을 의결하면서 당분간 압도적 여권 우위 상태에서 운영될 전망이다. 방통심의위원회는 대통령 3인,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의원 협의 3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3인 등 추천으로 구성되며, 2008년 이후 여야 6대3 구도가 유지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해임된 야권 위원의 빈 자리는 윤 대통령이 위촉하지 않아 공석으로 남아 있다.

고민수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이 신문에 “(국회의장이) 헌법재판소에 권한 쟁의 심판 청구를 통해 부작위에 의한 권한 침해를 다투어(위원 공백) 사태를 빨리 종료할 방법이 있는데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문엔 야권 위원들 인터뷰 기사가 함께 게재됐다.

경향신문이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보도를 정정해야 한다는 12일 1심 판결에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적대적 언론관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크다”고 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재판부는 ‘바이든은’ 인지 ‘날리면’ 인지에 대해서는 감정인이 판독 불가 라고 하는 등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제했다”며 “백번 양보해 대통령실의 주장을 실어주는 반론보도 라면 모를까 MBC에 정정보도를 주문한 것은 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날리면으로 시작된 윤 정부의 적대적 언론관이 언론사에 대한 형사고발, 검찰의 언론인 대상 강제수사 등으로 일상화하고 있는 것은 극히 유감스럽다”며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문제 발언의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비속어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신뢰회복의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1월15일 경향신문 기사

윤석열 대통령, 신년 회견 또 안 하나

한국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여부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이후 1년 5개월간 중단된 상태다. 연말부터 가능성이 부쩍 거론됐지만, 벌써 1월 중순인데도 대통령실은 아직 저울질이 한창”이라며 “정부·여당이 머뭇대는 건 신년 기자회견이 김 여사 관련 의혹에 집중된 분위기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김 여사에 대한 입장만을 별도 담화 형식으로 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일방통행식’ 소통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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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민 기자구독

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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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김건희 리스크 넘어 ‘김건희 국정농단’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김건희 여사는 2021년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 ⓒ뉴시스
1월 12일 김용남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 ‘국민도 속았고, 나도 속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사실 필자도 속았다. 2021년 12월 26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였던 김건희 여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약속한 것이다.

 

 

 

국민 기만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약속


당시에는 이 말을 100% 믿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조심하는 모습이라도 보일 줄 알았다. 아마도 많은 국민이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약속은 김건희 여사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할까 말까 망설이던 사람들에게는 더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김건희 여사는 활발한 대외활동을 했다. 공개된 활동 외에 비공개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포착됐다. 취임 초기에 필자가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에서 ‘여사님’이라는 단어로 검색하자, 경찰이 김건희 여사 경호를 위해 동원된 흔적들이 나왔다. 그중에는 공개되지 않은 단독일정도 있었다. 그 일정을 위해 경찰이 동원됐던 것이었다.

이런 문제가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되자, 그다음부터는 문서를 생산할 때 제목에서 ‘여사님’이라는 단어를 뺐는지 검색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선 당시의 약속과는 달리 활발한 외부일정을 이어갔다. 그 와중에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터졌고,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깊숙이 관련됐다는 새로운 증거들도 공개됐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강상면으로 두는 세 방안. ⓒ제작 : 신지현 그래픽디자이너

논란이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 김건희 여사 일가가 다수의 토지를 소유한 쪽으로 고속도로 노선이 변경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에 ‘계좌만 맡겼던 것이고 수천만원 손해를 봤다’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에 깊숙이 관련되었고 큰 이익을 올렸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양평 의혹과 주가조작에 비선 의혹에


여기까지만 해도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국책사업인 고속도로 노선이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김건희 여사 일가가 토지를 소유한 쪽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은 국가의 의사결정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또한, 고위 검사 - 검찰총장 - 대통령 후보 - 대통령이라는 유력한 자리를 거치고 있는 사람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주가조작이라는 중대한 불법 의혹이 있음에도 제대로 수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도 민주공화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뿐만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가 국정 운영 내지 정치적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는 얘기가 무성했고, 최근에는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으면서 보인 행태는 이미 영상을 통해 공개되어 있다. 그 영상을 보면, 김건희 여사는 마치 본인을 대통령처럼 생각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곳에서 보인 언행이지만, 오히려 그런 자리에서 보인 언행이기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자리에 있어 보니까’, ‘남북문제에 직접 나서겠다’, ‘자신과 함께 큰일을 하자’는 얘기는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얘기이다.

또한,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현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도 중요한 얘기를 했다. 이준석 위원장은 유투브 방송인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서 지방선거 당시 공천과정에 이해할 수 없는 힘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고 얘기했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 공천을 바꾸려는 것과 관련해서 ‘아크로비스타의 의중’이라는 얘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준석 위원장이 명확하게 얘기를 하지 않아서, 그 자체만으로 사안의 진상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얘기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비교한다면?


‘국정농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당연히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최순실 씨와 김건희 여사는 다르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족이 아니었고,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의 배우자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받는 장면 ⓒ서울의소리 유튜브 화면 캡처

그러나 다른 한편 김건희 여사가 가진 특수성도 있다. 일반적인 배우자와는 달리, 대선 당시에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히 일체의 국정 운영이나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기도 하고, 영부인으로서의 역할도 일정 정도 접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외교 등의 사정상 영부인으로서 의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것에 그쳤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드러나고 있는 정황을 보면, 김건희 여사로 인해 국정 운영이나 정치가 왜곡되거나 파행적으로 이뤄졌다고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최순실 씨든 김건희 여사든 간에, 국민이 선출해서 권력을 위임한 대통령이 아닌 사람은 국정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정치에 관여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너그럽게 이해해서 ‘조언’은 할 수 있다고 쳐도, 그 이상 개입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이상이 되면 ‘국정농단’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에 대해 ‘김건희 국정농단’이라는 단어를 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건희 리스크’를 넘어서서 ‘김건희 국정농단’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문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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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텐트 '미래대연합' 출범…이낙연·이준석과 3각 회동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1/15 08:01
  • 수정일
    2024/01/15 08:0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금태섭·양향자 등 제3지대 주요세력 총출동…"미래대연합이 플랫폼"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4.01.14. 16:34:49

 

4.10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미래대연합(가칭) 신당이 14일 공식 창당준비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미래대연합 측은 발대식을 전후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티타임 형식의 별도 회동을 갖고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미래대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 발기인대회와 창준위 발대식을 연이어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미래대연합은 민주당 비주류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정치혁신포럼 '당신과 함께'의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함께 모여 만든 신당이다.

미래대연합은 이들 5인이 공동 창준위원장을 맡기로 했으며, 법적 대표 역할은 조 의원이, 원내대표 역할은 김 의원이, 사무총장 역할은 이 의원이 맡아 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수석대변인으로 공보분야를 총괄하고, 정 전 의원은 정책과 비전 분야를 담당하기로 했다.

미래대연합은 창당 발기문에서 "양당 독식 기득권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정치는 권력을 다투는 데 열심이었으나 국민 삶을 바꾸는 데는 무능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인사말에서 "양당 기득권 정치 때문에 한국 정치에서 경쟁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위기 극복과 미래를 위해 대연정을 해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그 중심에 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은 20일 창당하고, 이낙연 전 총리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는 16일 창준위가 발족하는 등 각 당의 창당 절차는 개별적으로 마치게 될 것"이라며 "그 이후 본격적으로 빅텐트·통합·연대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희 쪽에서 조만간 가치·비전의 통합을위한 공개된 일정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외부인사 축사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낙연 전 총리는 축사에서 "오늘 여러분이 출발시킨 미래대연합에 모두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저 또한 미래대연합의 길에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전 총리는 오는 16일 이른바 이낙연 신당으로 불리는 '새로운미래(가)'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신당 창당과 동시에 이들과 제3지대 빅텐트라는 방향성 속에서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전 총리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앞으로 미래대연합이 플랫폼 기능을 하겠다고 했으니까 거기를 중심으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3지대 빅텐트 개념에 대해서도 "그것은 무슨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발대식 전 김종민 의원, 이준석 전 대표와 국회 인근 카페에서 별도 회동을 갖기도 했다. 김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행사장은 번잡하니 창당을 왜 했는지 간단히 설명드리려 모신 자리"라며 "기득권 정치 타파를 요구하는 민심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함께 공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창준위가 공식 발족되면 본격적 대화·협의를 해보자는 정도까지만 말씀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축사에서 "텐트보다는 비도 막고 바람도 막을, 멋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 전 총리와 대담을 해보니 타협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선명한 차이도 발견됐다"거나 "큰집에 참여하려는 정파는 적어도 다음 대선까지는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하는 정파만 함께해야 한다. 떳다방 같은 결사체에는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금태섭 대표는 "정태근·박원석 (전) 의원과는 함께 일도 하고 존경하는 분들이고, 특히 민주당에 같이 있었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는 진짜 지난 시절에 고민도 많이 하고 어려움을 같이 겪어서 기억이 새롭다"고 인연을 강조했다. 지난해 6월까지 금태섭·정태근·박원석 3자간 대안신당 논의가 진행돼온 일을 상기시킨다. 양향자 대표는 "반명과 반윤을 뛰어넘어야 한다. 양당의 폐해를 없애 달라는 국민적 열망에 답해야 한다"고 축사를 했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종민, 박원석, 조응천, 이원욱, 정태근 공동추진위원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박원석,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조응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원욱,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정태근, 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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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4.01.14 16:43
  •  
  •  수정 2024.01.14 22:31
  •  
  •  댓글 0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해 12월 18일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발사 이후 27일만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군은 오늘(1.14) 14:55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하였다”면서 “북한의 미사일은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하였다”고 알렸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0~5,500km인 탄도미사일을 지칭한다. 한국 내 표적들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미국령인 괌 기지나 일본 내 미군 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하여 추적·감시하였으며, 미·일 측과 북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였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간에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북한 탄도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미사일 발사 시점이나 비행 궤적, 예상 탄착지점 등이 공유 대상이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실험. [사진 갈무리-노동신문]
북한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실험. [사진 갈무리-노동신문]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15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새형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을 개발하여 1, 2단계 엔진 첫 지상분출실험을 11일과 14일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 1월 14일 북한은 신형 고체연료 엔진이 달린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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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강·끝 윤석열 탄핵!”…73차 촛불대행진 열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1/14 10:51
  • 수정일
    2024/01/14 10: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1/13 [19:42]
  •  
 

73차 촛불대행진 본대회

 

‘정치테러 은폐축소 전쟁극우 윤석열 탄핵’을 부제로 내건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73차 촛불대행진’이 13일 오후 3시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주최 측 추산 연인원 6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 이인선 기자


이날 참가자들의 손에는 ‘즉시, 강력히, 끝까지 탄핵’이라는 글이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만든 ‘북한 도발에 즉시, 강력히, 끝까지(즉·강·끝) 응징한다’는 구호를 본뜬 것이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즉시, 강력히, 끝까지 윤석열을 탄핵하라!”, “즉시, 강력히, 끝까지 김건희를 처벌하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다. 

 

지난 1월 6일 대통령실에 면담 요청하며 찾아갔다가 연행되었던 대학생들이 무대에 올라갔다. 

 

이들을 대표해 발언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박민채 회원은 “국민 70%가 찬성한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러나 윤석열은 단 하루 만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것은 국민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하며 “윤석열에게 정말 묻고 싶었다. 당신에게 국민이란 무엇인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던 당신이 범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인지,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가족의 범죄를 덮어주려는 게 과연 대통령의 자세가 맞는지 묻고 싶었다”라고 대통령실 방문 의도를 설명했다. 

 

또 10명의 대학생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지만 “우리 국민은 대학생들이 아니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이야기하며 3일 만에 1만 9천 명에 달하는 탄원서를 모아주었다. 그리고 용산경찰서 앞으로 달려와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대학생 석방 기자회견에 참가해 주었다”라며 그 힘으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 가운데 발언하는 이가 박민채 회원.  © 이인선 기자


김진향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1월 5일 북측의 서해 포사격 훈련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일주일간 한미가 진행한 연합 전투 사격훈련 리벳 조인트 훈련의 대응 훈련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북 일상적·일방적 도발론’의 근거가 될 수 없다”라며 “김건희 특검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5일 두 차례의 연평도 주민 대피령 발동과 뉴스 속보 소동, 그것은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적 긴장 고조였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합참은 지상과 동·서 해상에 적대행위 중지구역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훈련이라는 형식의 적대적 전쟁 행위다”라며 “이 전쟁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태평양의 모든 나라들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는 21세기 인류 최대의 비극이 될 것”이기에 윤석열 탄핵으로 평화를 지키자고 호소했다. 

 

민주당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테러 사건을 두고 “정치적인 의도로, 살해할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자행한 암살 미수 중대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며 “그러나 테러 사건 발생 이후에 정치적인 의도로 이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고 진상을 왜곡 은폐하여 테러의 파장을 차단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직후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상황실 발 문자로 축소 왜곡 의도가 명백히 담긴 허위 내용을 발송 ▲수사당국이 진상 규명에 꼭 필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비공개 ▲본질을 왜곡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가짜 뉴스 전파 ▲수사당국의 증거 인멸과 부실한 수사, 축소 수사 등 여러 문제를 열거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촛불행동 총선 계획 회원 총투표’ 보고를 하였다. 

 

권 공동대표는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투표율 84.1%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며 “촛불행동 정회원 숫자는 총투표 시작 전 2천여 명에서 최종 3,434명으로 늘어났다”라며 “경이적인 일”, “촛불행동의 조직적 발전에 중대한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대면 토론회 간담회와 온라인 토론회가 대략 33회, 온·오프 참여자가 총 6천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지역 지부들의 토론까지 합하면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많았고, 그 열기도 매우 뜨거웠다”라며 “촛불민주주의가 가져다주는 역동적인 의식의 성장과 진화”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표로 결정된 총선 지지·낙선운동에 관해 “윤석열·김건희 정권 탄핵에 적극적인 후보를 지지하고, 윤석열·김건희를 지키는 자들을 낙선 대상으로 삼겠다”라고 발표했다. 

 

▲ 왼쪽부터 김진향 공동대표, 전현희 위원장, 권오혁 공동대표.  © 이인선 기자


사회자가 이날 중심 구호를 연속으로 외쳤다. 

 

“김건희 방탄정권 윤석열을 탄핵하자!”

“조작 전문 특급범죄자 김건희를 특검하라!”

“살인미수 정치테러의 진상을 규명하라!”

“이재명 대표 살인미수범 배후를 수사하라!”

“정치테러 은폐수사 경찰당국 규탄한다!”

“정치테러 선동하는 윤석열 정권 몰아내자!”

“정권 위기 탈출용 전쟁 위기 조장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이 평화다, 전쟁을 부르는 윤석열을 탄핵하자!”

 

집회 마지막 순서로 ‘김건희 방탄 윤석열’, ‘전쟁 극우 윤석열’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는 상징 행동을 하고 행진을 시작했다.

 

  © 이인선 기자

 

 

행진과 중간·정리집회

 

날이 풀려 행진하기 좋은 가운데 이날 행진은 시청역에서 출발해 경찰청을 거쳐 서울시의회까지 진행되었다. 

 

촛불행동은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 은폐 의혹과 대통령실 면담을 요청한 대학생 불법, 폭력 연행 등을 항의하기 위해 특별히 경찰청을 행진 경로에 넣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 정리집회에서 김성일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오늘의 전쟁 위기는) 핵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무기를 수시로 전개하고 미국으로 모자라 일본까지 끌어들여 전쟁 훈련을 연중 지속해서 벌여 긴장을 고조시킨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참패가 불 보듯 뻔한 윤석열이 전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하는 이 상황에서 총선 준비보다 더 시급한 것이 전쟁을 벌이려는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진짜 전쟁하려는 거냐, 전쟁 조장이 총선 돌파를 위한 것이냐, 전쟁 조장에 앞장서는 김영호(통일부장관)와 신원식(국방부장관)을 그대로 둘 것이냐, 이 세 가지 내용의 공개 질의를 통해 윤석열에게 우리 국민의 경고를 보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행진 중간에 경찰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진행했다. 

 

▲ 경찰청 현판을 ‘윤석열견찰청’으로 바꾸는 현판식을 진행했다.   © 이인선 기자


서울 마포·은평·서대문 촛불행동 회원인 오성규 더민주서울혁신회의 상임대표는 “한동훈이 습격을 당해도 이렇게 수사를 했을까? 모르긴 해도 압수수색을 한 100번쯤 했을 거고, 관련 혐의자 한 100명쯤 색출해서 수사하기 바빴을 거다. 그 수사에 경찰, 검사 수백 명을 투입했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경찰 조사는 신뢰를 잃었다. 총선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축소·은폐·왜곡·공작 수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는 한 점 의혹 없도록 재수사해야 한다. 재수사하지 않으면 국정조사, 특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밝혀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시민 발언자로 나온 김옥순 씨는 경찰을 향해 “몸은 여기에 있지만 마음은 우리 촛불행동 시민과 함께 할 거라고 저는 굳게 믿는다”라며 “위에서 나쁜 일을 시키는 사람이 누군가?”라고 물었다. 

 

▲ 왼쪽부터 오성규 상임대표, 김옥순 씨, 김성일 사무국장.  © 이인선 기자

 

행진 중간에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시민 인터뷰를 하였는데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도 등장했다. 

 

김경문 민주당 예비후보(서울 양천을)는 “윤석열 정부가 더 이상 계속되면 안 된다, 빨리 끝장내야 된다, 그런 심정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라면서 윤석열 탄핵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김혜민 민주당 예비후보(경기 광명을)는 “윤석열 탄핵을 위해 출마하게 됐다. 검찰 정권 퇴진만이 민생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할 국회의원을 3명 모았다. 7명을 더 찾는다”라고 하였다. 

 

▲ 김혜민 예비후보.  © 이호 작가


서로 팔짱을 끼고 행진하던 73, 74세 할머니 두 명은 촛불집회에서 만나 친해졌다며 행진 끝나면 같이 밥도 먹고 좋다고 하였다. 

 

환경운동을 한다는 중·고등학생들은 “윤석열은 오염수 방류부터 시작해서 말이 안 된다”라며 “주변에서도 수능 문제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평판이 안 좋다”라고 하였다. 

 

촛불행동은 다음 주 토요일에는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을 한다고 예고했다.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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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싸웠던 전인권, 그가 장발을 고집한 이유

[가수 강인원의 짜투리 평전] 완벽을 추구했던 진정한 보컬리스트

전인권은 1년 365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집게 손가락으로 박자를 세어가며 연습하는 연습 벌레라고도 할 수 있다. 천재는 1%의 천재성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그는 어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소리 연습으로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고독이나 외로움은 사실 1%의 미완성에서 느껴지는 완벽으로부터의 소외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늘 완전함을 꿈꾸며 그렇지 못한 0.1%의 미완성에 열등감을 느껴 불안에 떨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불안이 그를 국내 최고의 록 보컬리스트로 만들었나 보다.
 
전인권 고통을 감추고 있는 듯한 선글라스 안의 눈빛이 궁금해지는 전인권을 아이패드로 그린 것

▲ 전인권 고통을 감추고 있는 듯한 선글라스 안의 눈빛이 궁금해지는 전인권을 아이패드로 그린 것 ⓒ 강인원

   
전인권의 목소리에 서려있는 슬픔이나 고통이 그의 노래를 환호받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환호 속에 숨어있는 그의 과거, 외로움은 생각보다 훨씬 더 처절했을 수도 있다. 노래하는 사람이 무대 위에서 자신을 불태울 수 있는 몰입을 터득하기란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수 천명의 가수 중에서 3%도 안될 만큼 완전몰입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 대열에 우뚝 선, 몇 안 되는 진정한 보컬리스트라고 생각된다. 그의 포효를 들을 때면 그가 보여주는 초능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20대 초반, 나는 처음으로 오디션을 보고 종로 2가의 '3월4월'이란 이름의 통기타 살롱(그 당시엔 그렇게 불렀다)에서 고정출연 가수로 일하기로 했다. 당시 월급은 한달에 3만 원이었다. 그때 이미 고정 출연 가수로 노래하고 있던 그를 처음 만났다. 1주일 정도 내가 그의 노래를 듣고, 또 그가 내 노래를 듣고 판이한 노래 스타일과 소리에 서로 호감을 가지고 친해지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 만난 전인권은 긴 장발을 하고 있었다. 자유롭게 흐트러진 그의 긴 생머리는 짧고 단정한 내 생머리와 묘한 대조를 이뤘다. 그의 자유로움에 난 약간의 위축감을 느꼈다. 하드 록 그룹 레드 제플린의 리드싱어 로버트 플랜트 같은 그의 긴 생머리가 사실은 가발이었다. 머리카락이 벗겨진 사람들이 썼던 가발의 의미가 아니라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그의 언어였다.

당시는 남성이 장발로 거리를 걷다가경찰관에게 적발되면 그 자리에서 사정없이 가위로 싹둑싹둑 잘리던 시대였다. 그는 비록 가발일지라도 장발 수호를 위해서라면 거리의 경찰관에 대담하게 맞서나가며 이 골목 저 골목 필사의 도주를 서슴지 않았다.
 
기성세대의 고착된 관념에 대항하는 용기

자유란 참으로 소중한 주제다. 그의 가슴 속에는 응어리진 자유가 웅크리고 있었을 것 같다. 전인권에게는 장발을 통하여, 어떤 이에게는 반항을 통하여, 또 다른 이에게는 방랑을 통하여 각기 나타내는 부위가 다를 뿐, 음악인에게 있어 자유란 의식의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날개인 것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수록된 들국화의 첫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그의 노래가 좋다는 소문은 이미 입에서 입으로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그 소문을 들은 TV 방송국 관계자가 전인권에게 출연 요청을 한 적이 있다. 그가 방송국에 가서 리허설을 하던 중, AD(조연출)가 "전인권씨 머리 좀 자르고 나오면 어떨까요?" 하니까 옆에 있던 PD(연출자)가 조심스레 "아니, 그러지 말고 뒤쪽으로 묶어볼까? 단정하게만 보이면 되니까" 라고 눈치껏 수정 제안을 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아뇨, 안 되겠는데요"라고 단호히 거절하며 홀가분하게 돌아서 방송국을 나온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는 애초부터 음악 활동 영역에 방송 활동을 끼워넣지 않았다. 전인권과 대중들과의 유일한 만남의 무대는 콘서트일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그가 갖고 있던 콘서트에 대한 집념과 애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어떤 장소에서건, 사람들만 모여준다면 그는 거침없이 노래를 불러댔다.
 
클럽의 5~6명 앞에서도, 소극장의 20~30명 앞에서도, 대학교 강당의 몇 천명 그리고 잠실 운동장의 2~3만 명 앞에서 그는 긴 장발을 휘날리며 젊음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수많은 콘서트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자유와 진실의 응어리들을 발산하고 또 그걸 거침없이 흡입하며 열광하는 집단이 한데 어우러져 기성세대의 고착된 관념에 대항하는 용기를 전염시켰던 것이다. 그의 원초적인 괴성으로부터 뻗어오르던 울림은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청춘, 의식의 견고함과 더불어 가난의 로맨틱과 함께 미래의 희망, 용기 등으로 전이되기 시작됐다.
 
포효하는 전인권  늘 슬픔과 고통이 서려있는 듯한 포효하는 전인권의 노래하는 모습을 아이패드로 그린 것

▲ 포효하는 전인권 늘 슬픔과 고통이 서려있는 듯한 포효하는 전인권의 노래하는 모습을 아이패드로 그린 것 ⓒ 강인원

 
1978년~1979년의 따로 또 같이 시절, 그와 난 두 살의 나이 차이에도 서로를 강 박사, 전 박사로 호칭하며 친구도 아니고 형 동생 관계도 아닌 일종의 존중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와 난 노래 연습하다 지칠 때 종종 크레파스와 색 연필로 누가 더 그림 잘 그리나 내기를 하곤 했다. 

나보다 조금 더 그림을 잘 그리는 그는 가끔 이렇게 말했다.

"노래하는 게 잘 안 풀리면 난 만화를 그릴거야, 기발나게 재미난 그림을 그릴 자신이 있어. 강 박사는 내 조수로 써줄게."

그의 동화같은 꿈은 항시 넘실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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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15북측위·범민련북측본부·민화협 등 정리

(추가)남측 민간 연대단체 중심...통전부·조평통 등 당·정 통일기구 향방 주목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1.13 09:45
  •  
  •  수정 2024.01.13 11:17
  •  
  •  댓글 4
 
2005년 3월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결성 [통일뉴스 자료사진]
2005년 3월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결성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연말 당전원회의 보도를 통해 예고했던 '대남사업부문 기구의 정리, 개편'의 일부 구체적 내용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전날(12일) 열린 당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대적부문 일꾼들의 궐기모임'에서 "지난 시기 북남관계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련대기구로 내왔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련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 우리 관련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대남정책전환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대적부문 일꾼들의 궐기모임'에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9차 당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남정책전환방침을 받들어 당의 존엄사수, 국위제고, 국익수호의 원칙에서 강국의 지위에 맞게 북의 대적투쟁사를 써나가는 문제 △북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만 추구해 온 '괴뢰족속'들은 완전 소멸해야 할 북의 주적이라는 '확고한 관점'에서 통일정책을 새롭게 정립하며 대남부문 투쟁원칙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문제 △남반부의 전 영토를 평정하려는 북 군대의 강력한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추어 대사변 준비를 예견성있게 추진하는 문제들이 강조되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북남관계가 더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중에 있는 두 교전국관계로 완전히 고착된 현실'을 거듭 확인하면서 이날 궐기모임에서 "괴뢰역적패당의 무모한 반공화국대결책동을 단호히 짓뭉개버릴 드높은 열의와 철석의 의지가 힘있게 분출되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최선희 외무상이 리선권 당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대남관계 부문 간부들과 '대남 대적부문 기구 폐지 및 정리' 등을 위한 협의회를 진행했다는 보도 이후 구체적인 기구개편 내용은 처음 확인 된 것이다.

이번 정리대상은 모두 남측 민간과 함께 교류협력 및 통일 관련 활동을 해 온 이른바 외곽단체들이다.  

당 중앙위원회 전문부서인 통일전선부와 2019년 10월 최고인민회의 결정을 통해 국가기구로 승격, 개편했다 이듬해 리선권 위원장이 외무상에 임명된 이후 사실상 활동 정지상태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당·정 기구에 대한 정리 절차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1일 대남사업 부문 기구 '폐지 및 정리'로 표현이 바뀌면서 통전부와 조평통 폐지수순이 점쳐졌으나 우선 단체들부터 정리하는 방식으로 9차 당전원회의의 대남정책 근본적 전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며 근본적으로 투쟁원칙과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을 보도한 바 있다.

북이 정리하기로 한 단체들 중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는 남측위원회, 해외측위원회와 함께 남북해외를 아우르는 민족공동위원회(2005년 3월) 결성 주체이며,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1991년 1월 25일 결성)는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이전부터 남측본부(1995년 결성), 일본 및 유럽 본부 등과 함께 남·북·해외를 망라한 통일단체로 활동해 왔다.

민족화해협의회(1998년)과 단군민족통일협의회(1997년)는 각각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단국민족평화통일협의회를 상대로 한 북측 단체들이다. 약칭은 남북 모두 민화협, 단통협으로 쓰고 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2면에 [조선중앙통신]발로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 (전문)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전원회의에서 제시된 대남정책전환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대적부문 일군들의 궐기모임 진행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력사적인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전원회의에서 제시하신 대남정책전환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대적부문 일군들의 궐기모임이 12일에 진행되였다.

궐기모임에서는 보고와 토론이 진행되고 결의문이 채택되였다.

보고와 토론들에서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력사적인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전원회의에서 천명하신 대남정책전환방침을 높이 받들고 당의 존엄사수,국위제고,국익수호의 원칙에서 강국의 지위에 맞게 공화국의 대적투쟁사를 써나갈데 대한 문제,우리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만을 추구해온 괴뢰족속들은 완전히 소멸해야 할 우리의 주적이라는 확고한 관점에서 통일정책을 새롭게 정립하며 대남부문의 투쟁원칙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할데 대한 문제,남반부의 전 령토를 평정하려는 우리 군대의 강력한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추어 대사변준비를 예견성있게 추진해나갈데 대한 문제들이 강조되였다.

궐기모임에서는 북남관계가 더이상 동족관계,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전쟁중에 있는 두 교전국관계로 완전히 고착된 현실로부터 지난 시기 북남관계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련대기구로 내왔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조국통일범민족련합 북측본부,민족화해협의회,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 우리 관련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하였다.

대적부문 일군들의 궐기모임에서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대적투쟁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여 괴뢰역적패당의 무모한 반공화국대결책동을 단호히 짓뭉개버릴 드높은 열의와 철석의 의지가 힘있게 분출되였다. (끝)

(출처-[조선중앙통신] 202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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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라크전에서 리비아 침공까지...미 패권 쇠퇴의 증거들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4.01.12 17:53
  •  
  •  댓글 0
 

 

미 패권 몰락의 첫 신호탄, 이라크전

제국의 무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완패

실패의 화룡정점, 리비아 침공

자유무역을 부르짖으며 신자유주의를 앞세워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이 돌연 보호무역을 선언한지 5년이 지났다. 미국이 금과옥조로 여기던 자유시장 국제주의를 기초로 하는 ‘규칙기반 질서’는 그로써 스스로 무너졌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어느새 자국을 제치고 무역 세계 1위를 차지한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2018년 중국에 대한 미국의 보복관세로 시작된 거대한 분쟁은, 미일한 삼각 군사동맹과 더불어 중국을 배제한 미-일-한-대만의 반도체 카르텔을 만드는 것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같은 과도한 견제는 명백히 미국 패권 약화를 의미하는바, 세계질서가 다극 체제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하나의 증상이다. 이것을 비관하든 낙관하든, 미국의 유일 패권을 축으로 하던 질서는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미국주도 일극 체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쇠퇴하게 되었을까?

중국의 굴기, 브릭스(BRICS) 국가의 성장 등 여러 요인을 꼽아볼 수 있겠으나, 전쟁에 의존한 미국 경제 자체의 내적 모순 역시 중요한 계기이다.

노엄 촘스키와 비자이 프라샤드가 공저한 <물러나다: 촘스키, 다극세계의 길목에서 미국의 실패한 전쟁을 돌아보다>는 이에 대한 풍부한 설명을 제공한다.

요컨대 이 책은 근과거에 미국이 벌여온 전쟁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으며, 그 각 순간이 미국의 하향곡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음을 시사한다.

▲노엄 촘스키, 비자이 프라샤드 지음. 『물러나다: 촘스키, 다극세계의 길목에서 미국의 실패한 전쟁을 돌아보다』, 앤절라 데이비스 서문, 유강은 옮김. 시대의창, 2023.

미 패권 몰락의 첫 신호탄, 이라크전

이라크전은 미국 패권 몰락의 첫 신호탄이었다.

2001년, 미국은 911테러를 빌미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데 이어, 이라크에도 눈독을 들였다. 석유 채굴권과 더불어 중동 일대에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이라크가 석유 대금을 유로화로 받겠다고 선언하며 ‘오일머니’로서의 달러 위상을 흔들려 했던 것 역시 고려되었다.

9월 11일 사건 발생 직후, 미 국방부 장관 럼즈펠드는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라크를 공격할 계획을 검토했다.

“이렇게 좋은 구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테러와)관련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한꺼번에 휩쓸어버릴 단기적인 표적이 필요하다. 신속히 최선의 정보를 입수하여 오사마 빈라덴뿐만 아니라 사담 후세인을 동시에 타격하는 게 좋을지 판단해야 한다.”(97쪽)

곧이어 미국은 이라크가 알카에다의 뒤를 봐주고 있고,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2003년 3월 침공을 개시했지만 거기에는 어떤 물증도 뒷받침되지 않았다.

유엔 조사단이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하자, 미국은 ‘후세인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이라크에 민주주의와 자유를 안겨주겠다’며 용비어천가를 불러댔다.

그러나 2007년 이라크 내 미군의 주둔군 지위협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 미국의 속셈은 자국 에너지 대기업들에 이라크 자원을 추출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하고 이라크에 영구적인 미군기지를 설치하는 조항을 강요하는 데 있었다.(109쪽)

그러나 이 전쟁은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은 후세인 제거와 정권교체에는 성공했으나 저항세력과 근본주의 세력이 창궐하며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111쪽)

당초 부시 정권은 침공이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종전을 선언했지만, 전쟁은 2011년 미군의 완전 철군이 이뤄질 때까지 약 8년간 지속됐다.

그리하여 미국이 이라크전에 쏟아부은 돈은 2013년경에만 2조 달러(약 2천219조원)가 넘었고 이자 비용을 감안하면 6조 달러 넘게까지 불어나는 수준이었다(브라운대 왓슨연구소).

2002년 당시 미 경제수석보좌관 로런스 린제이가 이라크전 비용을 최고 1천억-2천억 달러로 보면서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면 경제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전 당시의 예상 전비 최고치의 수십 배를 초과한 셈.

아프가니스탄전까지 합하면 그 비용은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불어난다.

보스턴대 왓슨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9.11 테러 공격 이후 미국이 벌인 16년간의 전쟁 비용은 총 4조3천억 달러(4천670조 원)에 이른다. 당 해까지 갚은 이자만 5천340억 달러.

아프간·이라크전 전비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일찍이 2008년을 기점으로 베트남전 전비를 추월했다. 애당초 석유와 중동 지배를 위해 시작한 전쟁이었지만, 외려 중동이라는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혹자는 전쟁으로 얻게 된 석유 이권보다 막대한 전비지출을 보고 오히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석유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벌어질 만큼, 이로써 미국은 크나큰 손해를 입었다.

 

제국의 무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완패

미국의 실패는 이라크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반복되었다. 2021년, 미국은 20년에 걸친 전쟁에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철수했다. 사실상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

2001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괴뢰정권을 세우는 데는 불과 2달이 걸렸지만, 마찬가지로 괴뢰정권의 무능과 부패, 탈레반 게릴라들의 거센 저항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역시 그 손해는 천문학적인 수준이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손해는 장기간에 걸쳐 상당히 상쇄될 수 있었을 것이다.

2010년 미군 보고서가 노골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듯, 아프가니스탄에는 최소 1조 달러에 달하는 귀금속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프가니스탄 장악은 중앙아시아 전역에 중국 기업이 출자한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일대일로’를 저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힐러리는 중국의 동서 상업 발전에 제동을 걸고자 아프가니스탄 점령 시기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90쪽)

또한 비자이 프라샤드가 지적하듯,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군사기지를 마음껏 운용할 수 있었다면 이란 동부 몇몇 주에서 소요와 테러공작을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이라크전을 병행하면서, 미국은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의 화룡정점, 리비아 침공

미국의 리비아 개입도 마찬가지다.

‘아랍의 봄’ 대중시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며 리비아 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발하자, 카다피 정부의 석유 국유화 정책과 반미ꞏ반서방 기조로 이권을 잃어 불만을 품고 있었던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인권’을 명분으로 삼아 무력으로 리비아를 침공했다.

미국의 경우 OPEC의 석유 대금 전체를 유로화로 결제하자고 제안한 카다피에게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그 외 서방국가들은 석유 채굴권과 중동ꞏ아프리카 일대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노렸다.

특히 이들은 내전 발발 후 채 한 달 만에 안보리 결의를 통과시켜, 미국과 프랑스 주도의 나토군을 리비아에 보내 마음껏 폭격할 수 있게 했다.(143쪽)

이는 서방 세계가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에는 어떤 실질적 개입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이와 달리 아프리카연합은 대화로 내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개입했고 리비아의 모든 세력이 전투를 멈추고 리비아 정치개혁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으나 이는 서방국가들의 묵살로 진행될 수 없었다.

뒤늦게 아프리카연합의 대표단이 카다피와 만나 상의하여 아프리카연합 측의 평화로드맵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지만, 나토군의 공중엄호를 등에 업은 반군 지도부는 아프리카연합 측의 휴전안을 거부했다.(145쪽)

나토군의 폭격은 어마어마한 민간인 희생자와 더불어, 도로와 수도, 전기 등 기반 시설과 병원, 학교, 관공서 등 모든 국가기관을 날려버렸다.

결국 카다피는 신속히 제거되고 리비아에는 친서방 반카다피 외에는 내세울 게 없는 허수아비 정부가 들어섰지만, 초토화된 사회적 환경 위에서 여러 군벌이 각축하면서 어마어마한 혼란 속에 내전은 더욱 확대되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집단서방의 리비아 무력개입으로 말미암아 리비아 내전은 2020년까지 총 9년간 지속했다.

식민통치를 통해 수백 년간 중동과 아프리카인들의 인권을 짓밟아 온 서방국가들이, 이제는 인권을 지켜주겠다며 ‘국제사회의 숙의’를 거쳐 리비아를 짓이겨버린 것이다.

그 참혹한 아비규환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최악의 실수가 뭐냐는 질문에 ‘리비아 내전’이라고 답할 정도였다.

앞선 전쟁들과 마찬가지로 이는 오히려 자가당착적인 결과를 가져왔는데, 내전이 연장되며 이어진 끝없는 폭격 탓에 리비아의 원유기반시설 전체와 원유 소유권의 법적 토대가 붕괴되어 서방국가들이 리비아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153쪽)

중동 일대에서 벌인 전쟁들이 연이어 무위로 끝나면서 미국은 국제적 영향력을 급속도로 상실하게 되었다.

그렇게 막대한 전비와 이자를 메꾸기 위해 미국이 천문학적인 빚에 시달리는 사이, 중국은 그 틈을 타 추격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이 마치 궁지에 몰린 듯 대중 견제에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실패로 돌아간 전쟁들이 있는 셈이다.

책의 말미에서 비자이 프라샤드는 “유럽은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숨는 쪽을 선택한 반면, 나머지 세계는 이 새로운 상황을 비동맹과 다극화의 새로운 단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로 보는 거 같다”고 진단한다.(169쪽)

물론 부자가 망해도 3년 가듯, 미국의 완전한 몰락 역시 다소 먼 미래의 일이다. 그러나 <물러나다>는 미국주도 일극 패권구조에 균열이 생겨온 과정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결국 전쟁으로 흥한 국가는 전쟁으로 쇠락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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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폭발로 날아간 철판 맞아 20대 하청 노동자 숨져

고용노동부,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검토 예정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1.13. 07:43:20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폭발 사고로 20대 하청 노동자 숨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 19분께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선박 방향타 제작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그라인더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A씨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금속노조는 "가스 폭발로 날아간 철판에 맞아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송 당시 의식이 없었다가, 오후 4시 8분께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 발생 후 곧바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안타깝게 사망하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회사는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화오션은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현장 조사를 진행해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한화오션 제공)

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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