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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총선 지각변동

[신상철TV] 4월총선 지각변동
 
개혁신당 · 조국신당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신상철 | 2024-02-14 09:12: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https://www.youtube.com/watch?v=xKW4Zg_rzM8 (풀영상)

[신상철TV] 4월총선 지각변동
개혁신당 · 조국신당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Point of View

https://www.youtube.com/watch?v=B9ndILK-Imw (13분30초)

4월총선 지각변동 1
개혁신당에 바란다
정쟁 속에 묻어 놓았던 진실에 눈 떠라!

https://www.youtube.com/watch?v=iGKB1zOtdt4 (12분05초)

4월총선 지각변동 2
조국, 신당 창당 선언
검찰 독재정치 종식 · 무능 정권 심판

https://www.youtube.com/watch?v=4ha58N85UDs (21분02초)

시사이슈
윤석열 착시효과
헝가리 대통령 사임, 우리는?

https://www.youtube.com/watch?v=UZvrvnMb2lQ (7분23초)

이스라엘 - 하마스
갈팡질팡 바이든 멘붕
라파 대량학살 우려 외면할 것인가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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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만난 가족·친구 모두 윤 대통령 부부를 이렇게 말했다

[이게 이슈] 대통령과 여당, 설 연휴 '진짜' 민심의 소리를 들었는가

24.02.13 18:16최종 업데이트 24.02.13 18:16

▲ 지난 1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동영상을 틀어놓은 채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온 가족이 모인 설 연휴 밥상에 오른 민심의 소리는 단연 '민생'이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설 연휴 마지막 날 낸 짤막한 논평이다. 기실 하나 마나 한 이야기다. 지금껏 서민 경제가 어렵지 않았던 때는 없었고,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은 명절 때마다 오간 레퍼토리다. 그는 애써 모르는 척하고 있지만, '민생'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진짜 '민심의 소리'다.

'민생'이라는 두 글자로 퉁치고 있지만, 그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을 것이다. 정권을 향한 국민의 들끓는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라 욕조차 아깝다는 반응이 태반이라는 사실을. 국민의 삶을 돌보아야 할 대통령이 도리어 국민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많은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인 게 창피하다고 했다. 이번 연휴 동안 가족과 친지, 친구와 선후배 등을 취재하듯 두루 만났다. 택시를 탔을 땐 부러 기사가 귀찮아할 정도로 말을 걸었다. 말 그대로, 밑바닥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모두 "불경기에 힘드시죠?"라는 의례적인 인사말에 하나같이 '대통령 뒷담화'로 대꾸했다. '불경기'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으로 인해 더 힘들다는 거다.
"역대 정권을 통틀어 이토록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대통령이 있었나 싶어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번 연휴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민심의 소리'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덜컥 대통령이 됐고, 취임 이후에도 국정에 대한 학습에 소홀했을 뿐 아니라 비판의 목소리에 겸허히 귀 기울이는 마음가짐조차 없는, 민주화 이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단언했다. 어떻게든 3년여 세월을 견뎌내야 한다고 서로를 다독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당선된 대통령에게 불공정하고 몰상식하다는 평가는 치명적이다. 차라리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라면 덜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대표적 공약과도 같은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이율배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디올백과 KBS의 대통령 신년 대담
 

▲ 지난해 12월 11일 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디 이뿐이랴마는, 이번 연휴 때 만난 사람마다 현 정부의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행태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의혹'과 'KBS의 몰락', 이 두 가지를 꼽았다. 특히 연휴 직전 녹화 방송된 대통령의 신년 대담은 혹을 떼려다 되레 붙인 꼴이 됐다면서, 분노하는 민심에 더욱 불을 질렀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부분 아니함만 못한 기획이었다며 혀를 끌끌 찼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영부인이 아니었다면, 정확하게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이 아니었다면, 누구라도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세상에 이보다 더 불공정한 일이 또 있을까요?"

사람들은 이를 '유권무죄, 무권유죄'라고 한껏 조롱했다. 두루뭉수리 '권력'으로 눙칠 게 아니라, 대신 '김건희'라는 이름을 넣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논문과 경력을 위조하고 주가 조작 혐의를 받아도 수사를 받지 않고, 이번처럼 현행법을 대놓고 위반해도 '몰카 공작' 운운하며 '방귀 낀 놈이 성내는' 모습이 참담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 놓고도 대통령은 "매정하게 좀 끊지 못한 것이 어떤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행법을 위반한 영부인을 짐짓 두둔하는 듯한 태도다. 대통령에게 '춘풍추상(春風秋霜 :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자신에게는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대한다는 뜻)'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질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선 학교조차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청렴 연수'가 의무화되어 있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모름지기 미래세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라면 청렴을 비롯한 도덕성은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다. 하물며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과 가족들에겐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학부모가 상담하러 학교를 방문할 때 들고 온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도 손에 들려 돌려보내는 게 모든 교사의 불문율이다. 이른바 '김영란법'의 허용 액수를 일일이 따져보는 건, 법 제정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생각에 애초 받지 않는 것이다. 요즘 동료 교사 중에는 찾아오는 학부모에게 외려 커피를 미리 준비해 대접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영부인이 고가의 '디올백'을 받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과거처럼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촌지를 받는다고 해도 처벌할 명분이 없다. '영부인은 되고, 장삼이사는 안 된다'라면, 그걸 더는 법이라고 할 수 없다. 특정 개인에게 '치외법권'이 허용되기 시작하면, 추상 같은 법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만다. 영부인과 대통령의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만신창이가 된 공영방송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KBS를 '개비에스'로 부르던 이명박 정부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죠. 공영방송을 제 손안의 공깃돌처럼 여기는 대통령의 몰상식함에 두손 두발 다 들었네요."

사람들은 KBS 뉴스를 더는 눈 뜨고 보질 못하겠다고 아우성쳤다. 누구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대통령의 방송'이라고 비아냥거렸고, '또 하나의 극우 종편의 탄생'으로 규정지었다. KBS의 'K'가 '김건희'의 영문 이니셜 앞 글자 아니었냐며 키득거리기도 했다. '국민의 방송' KBS가 불과 몇 달 만에 '땡윤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뉴스를 보노라면, 혹여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볼까 싶어 민망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느 때라면 가십거리도 안 되는 대통령 찬양 보도를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고 소개하는 앵커의 천연덕스러움에 닭살이 돋을 지경이라고 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망각하고 사회의 공기로서 언론의 사명을 저버린 행태라며 저마다 분을 삭였다.

몰상식한 권력에 부역한 자들이 득세한 KBS의 몰락은 이미 예견된 바다. 압권은 대통령의 신년 대담이었다. 대통령을 광고 모델 삼은 낯 뜨거운 정권 홍보물을 제작해 버젓이 방송하는 모습에서 누구라도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앵커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가 아니라 대통령실의 충직한 대변인을 자임한 모양새였다.

만신창이가 된 지금 KBS의 모습은 강제 민영화한 뉴스 보도 채널 YTN의 미래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정권으로부터 치도곤당하고, 인터넷 언론 <뉴스토마토>가 대통령실 출입을 제한당하는 현실을 통해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절망의 목소리도 들린다. 하나 남은 공영방송 MBC를 사수하자는 시민들의 결연한 의지 또한 드높다.

만난 사람마다 공영방송 지키기를 상식과 몰상식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이 역대 정권에서 해오던 신년 기자회견을 거부하고 대담 형식의 녹화 방송을 요구했다면, 단호히 거절했어야 옳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만약 KBS가 먼저 대통령실에 그렇게 하자고 요구했다면, 더는 공영방송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했다.

공영방송의 신뢰 추락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유튜브가 활개를 치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정치 성향의 양극화를 부추기며 가짜뉴스까지 퍼트리는 유튜브가 방송의 역할을 대신하는 우스꽝스러운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이젠 극우 유튜버가 버젓이 언론인 행세를 하고 고위 공직까지 진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 사회 전체가 몰상식의 늪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어 "국민께서는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민생의 행복한 변화를 원하셨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진짜 궁금해서 묻는다. 지난 2년 가까운 임기 동안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불공정과 몰상식의 대명사로 낙인찍힌 대통령이 과연 '민생의 행복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지.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그도 잘 알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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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극즉반(物極必反):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이 생긴다.

물극즉반(物極必反):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이 생긴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박한표  | 등록:2024-02-13 08:03:22 | 최종:2024-02-13 09:03:21

설 연후로, 많은 사람들이 한가한 데, 이번 4월에 나올 총선 후보들만 분주하다. 그들만 새해 인사를 보낸다. 대부분 서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니 막연하게 ‘구세주’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지 말고, 이번 총선에서 누구를 국민의 대표로 뽑을 것인가 고민을 하여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국민 대표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기석 목사의 글을 보고 정리하였다.

▪ 인문적 교양을 갖춘 사람: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실상을 깊이 통찰하고, 주변화된 이들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역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진 사람
▪ 우리 시대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를 직시하고 그 위기를 헤쳐 나갈 실천적 지혜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
▪ 사고가 유연해야 하고, 인간 존중이 그의 심성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사람.
▪ 자신이 제공하려는 것에 비해 세상이 너무나 어리석고 비열하게 보일지라도 이에 좌절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

그렇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자기 존립 근거를 삼으려는 사람들, 버럭버럭 피새(급하고 날카로워 화를 잘 내는 성질)를 부려 다른 이들의 입을 막아버리는 사람들은 뽑히지 않아야 한다. 정치는 어지럽고 경제는 어렵고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다. 기후위기는 이제 징후를 넘어 일상적 현실이 되었다.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 내어도 난마처럼 얽힌 현실의 실타래를 풀기 어렵다. 오만하고 무지하고 무정하고 남의 소리를 겸허하게 들을 생각이 없는 이들에게 우리 주권을 맡기는 것은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일과 다를 바 없다. 두려운 일이다.

지난 연말 한 인터뷰를 보고 적어 두었던 거다.  “30%의 국민 마음만 얻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크다. 다수의 국민들은 등진 채 지지층 표심만 얻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극한 대결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면서, 우리 정치에 “3치”가 사라졌다고 한탄했다. 지금 한국 정치는 “협치와 자치, 가치”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거다. 어서 ‘3치’를 회복해야 한다. 그건 유권자인 우리 국민들이 정신을 차려야 회복된다.

그 인터뷰는 ‘21대 국회’를 한마디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21대 국회는 ‘3치’가 고장 난 시간이었다. 대화하고 타협하는 ‘협치’, 삼권분립이 바로 서는 ‘자치’, 민생 우선의 ‘가치’. 진정한 정치가 실종된 국회로 평가받을 거라는 걱정이 크다.” 또한 “30%의 정치가 문제다. 현실에서 국민 중 40%가 투표를 안 한다 치면, 전체 국민 중 30%의 마음만 얻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결국 70%의 국민은 안중에 없는 ‘셈법’ 정치가 한국 정치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50% 이상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시스템 개선은 물론 정치문화나 여야관계 개선 노력이 필요하고, 그런 역할을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없다.

왜 “3치”가 실종되었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3치’의 실종은 ‘어리숙한데, 아집만 가득한’ 굥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왜 대통령이 원내 1당 대표를 안 만나나? 백 번 양보해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어차피 정부를 안 도와 준다’는 게 일국의 최고 지도자가 가져야 할 생각인가? 대통령 참모들이 이를 설득해야 한다. 집권여당도 실력과 포용성을 갖고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전 정권 지우기, 야당 때려잡기에만 너무 많은 힘을 쏟았고 쏟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 수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그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누적되어 가고 있다. 시급하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급하다.
▪ 기후위기
▪ 초 저출생,
▪ 심해지는 사회의 양극화,
▪ 지방소멸 문제

대전환기이다. 이젠 진보냐 보수냐를 따질 게 아니다. 그러나 <<주역>>을 읽기 시작하면서, 덜 걱정을 한다. 나는 거기서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말을 배웠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이 생긴다’는 거다. 나는 원래 ‘물극필반’이란 말을 믿는 사람이었다. 모든 것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돌아온다. 사물이나 형세는 고정 불변인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반복하게 마련이다. 진실 되게 살면, 때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난 세상에 정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정점에 달하면 스스로 드러난다고 믿지만, 지금은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그래도 나는 어두움은 빛을 이기지 못하듯이, 거짓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믿고 기다릴 뿐이다. 아래로 떨어지는 공도 바닥까지 완전히 닿아야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 “민들레가 엉엉 울며 시멘트 조각을 밀어내는” 것처럼, 우리는 “솟구쳐” 올라야 한다.

솟구쳐 오르기 2 / 김승희

상처의 용수철
그것이 우리를 날게 하지 않으면
상처의 용수철
그것이 우리를 솟구쳐 오르게 하지 않으면

파란 싹이 검은 땅에서 솟아오르는 것이나
무섭도록 붉은 황토밭 속에서 파아란 보리가
씩씩하게 솟아올라 봄바람에 출렁출렁 흔들리는 것이나
힘없는 개구리가 바위 밑에서
자그만 폭약처럼 튀어나가는 것이나
빨간 넝쿨장미가 아파아파 가시를 딛고
불타는 듯이 담벼락을 기어 올라가는 것이나

민들레가 엉엉 울며 시멘트 조각을 밀어내는
것이나
검은 나뭇가지 어느새 봄이 와
그렁그렁 눈물 같은 녹색의 바다를 일으키는 것이나

상처의 용수철이 없다면
삶은 무게에 짓뭉그러진 나비알
상처의 용수철이 없다면
존재는
무서운 사과 한 알의 원죄의 감금일 뿐
죄와 벌의 화농일 뿐

오늘은  <<주역>> 독법에 중요한 개념인 ‘중(中)’과 ‘정(正)’ 이야기를 이어간다. 대성괘(大成卦)를 구성하고 있는 6효는 하괘와 상괘로 나뉜다. 하괘는 내괘(內卦)라고도 하고, 상괘는 외괘(外卦)라고도 한다. 하괘(내괘)의 정중앙은 二고, 상괘(외괘)의 정 중앙은 五다. 그래 제2효와 제5효를 ‘중(中)’이라 한다. <<주역>>에서는 가운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三과 上은 二와 五보다 높은 자리이지만, 二와 五의 ’중(中)’에 미치지 못한다.

제일 위에 있거나 제일 앞에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쟁사회의 원리와는 사뭇 다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처럼,  우리는 중간을 무난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아마 “뒤로 돌아 갓”을 할 경우에도 별로 지장이 없다. 내내 똑 같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역사에는 뒤로 돌아가라는 구령이 떨어지는 경우도 없다. 그래서 세파를 많이 겪은 노인들은 모나지 않고 나서지 않고 그저 중간만 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중간과 가운데를 선호하는 정서는 매우 오래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 신영복 교수가 중(中)을 선호하는 이유는 앞과 뒤에 많은 사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인간관계가 가장 풍부한 자리이다. 중간은 그물코처럼 앞뒤로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자리이다. 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고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의 선망의 적이 되고 있는 선두(先頭)는 스타의 자리이고,  최고의 자리이다. 그 자리는 모든 영광이 머리 위에 쏟아질 것 같이 생각되지만 사실은 매우 힘든 자리이다.  경쟁으로 인한 긴장이 가장 첨예하게 걸리는 곳이 선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두가 전체 국면을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선두는 겨우 자기 한 몸의 간수에 여력이 있을 수 없는 고단(孤單)한 처지(處地)이다.  그와 반대로 맨 꼴찌는 마음 편한 자리인 것만은 틀림없다. 아마 가장 철학적인 자리인지도 모른다. 기를 쓰고 달려가야 할 곳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역>>에서는 중간을 매우 좋은 자리로 규정한다. 그리고 가장 힘있는 자리로 친다. 

유가(儒家) 사상을 꿰뚫는 “중용(중용)”의 사상이 이 <<주역>>의 중 사상과 궤를 같이 한다. <<중용> 제1장을 공유한다.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이요 :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고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요 : 성에 따름을 <도>라 하고
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니라 : <도>를 닦는 것을 <교>라고 한다.
道也者(도야자)는 : <도>라고 하는 것은
不可須臾離也(불가수유이야)니 : 잠시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可離(가리)면 : 떠날 수 있으면
非道也(비도야)라 : <도>가 아닌 것이다.
是故(시고)로 : 이러하므로
君子(군자)는 : 군자는
戒愼乎其所不睹(계신호기소불도)하며 : 그가 보여지지 않는 곳을 조심하며
恐懼乎其所不聞(공구호기소불문)이니라 : 그가 들리지 않는 바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莫見乎隱(막견호은)이며 : 숨기는 곳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莫顯乎微(막현호미)니 : 미세한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故(고)로 : 그러므로
君子(군자)는 : 군자는
愼其獨也(신기독야)니라 : 그가 홀로 있음을 삼가는 것이다.
喜怒哀樂之未發(희노애락지미발)을 : 희로애락이 나타나지 않은 것
謂之中(위지중)이요 : 이것을 <중>이라 하고
發而皆中節(발이개중절)을 : 나타나 모두 절도에 맞은 것을
謂之和(위지화)니 : 이것을 <화>라고 한다.
中也者(중야자)는 : <중>이라는 것은
天下之大本也(천하지대본야)요 : 천하의 큰 근본이고
和也者(화야자)는 : <화>라고 하는 것은
天下之達道也(천하지달도야)니라 : 천하가 도에 달한 것이다.
致中和(치중화)면 : <중>과 <화>에 이르면
天地位焉(천지위언)하며 : 천지가 여기에 자리잡고
萬物育焉(만물육언)이니라 : 만물이 여기서 자라나는 것이다.

맨 마지막 문장 “치중화면, 천지위언하며, 만물육언이니라”가 <<주역>의 정신과 괘를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 기뻐하고 성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감정이 일어나지 않아서 편벽되거나 치우치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중(中)이라고 하고, 감정이 일어나서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이에 중은 천하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기본이 되고, 화는 천하의 모든 일을 처리하는 데 공통된 ‘도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中)과 ‘화(和)를 지극히 하면 천지가 제자리에 서고 만물이 제대로 육성된다고 하였다. ‘중’과 ‘화’에 이르면, 천지가 여기에 자리잡고(位), 만물이 여기서(位) 자라나는 것이다. 내가 있는 자리(位)가 중요하다.

다음으로 <<주역>> 독법에 필요한 도구가 ‘정(正)’이다. 6효 중에 홀수는 양에 속하고, 짝수는 음에 속한다. 그래서 홀수의 자리, 즉 初, 三, 五에는 양효가 와야 하고, 짝수의 자리, 즉 二, 四, 上에는 음효가 와야 한다. 그래서 음효가 음의 자리에 양효가 양의 자리에 있는 것을 ‘정(正)’이라 한다. 혹은 ‘득정(得正)’ 또는 ‘당위(當位)’라 한다. 반대로 음에 양효가 오고, 양효에 음효가 오면, ‘부정(不正)’, 부당위(不當位) 혹은 실정(失正)이라 말한다.

고 하면서도 가운데 효가 즉 ‘중(中)’이 득위하였는가 득위하지 못하였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음(陰) 2효와 양(陽) 5효는 ‘중(中)’이면서 득위(得位)하였기 때문에 이를 ‘중정(中正)’이라 한다. ‘중정(中正)’은 매우 높은 덕목으로 친다. 같은 ‘중정(中正)’이지만 양5효를 더욱 중요하게 본다. 음2효가 하괘를 주도(主導)하는 효임에 비하여 양5효는 괘 전체의 성격을 주도하는 효이기 때문에 그렇다.

흥미로운 것은 63번 <수화(水火) 기제(旣濟)> 괘는 전효가 ‘득정(得正)’이다. 그러나 <<주역>>의 마지막 괘인 64번 <화수(火水) 미제(未濟)> 괘는 전효가 ‘실정(失正)’이다. 63번 <수화 기제 괘>는 조하를 이루며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완벽한 체계를 가진 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여 사람들은 그 상황에 안주하기 쉽다. 그러나 세상사가 어찌 좋을 수만 있을까? 처음에는 완벽하여 좋지만 그 상태에안주하면 결국 끝에는 좋지 않게 되는 일이 수없이 많다. 그래 <<주역>>은 그 다음에 <화수 미제>괘를 기다리게 하였다. 목표를 완성한 것은 현재이니, 성공했으면 항상 조심하고, 안주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화수 미제 괘>는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을 말하며, ‘기제’로 완성의 끝이 있으면, ‘미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하늘의 운행이라는 것을 <<주역>>에서는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박한표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장을 하다가 와인을 공부하였습니다. 경희대 관광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또한 와인 및 글로벌 매너에 관심을 갖고 전국 여러 기관에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인문운동가를 꿈꿉니다. 그리고 NGO단체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인문운동에 매진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마을 활동가로 변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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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사회, 선거연합 추진 합의...녹색정의당 동참 호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용 새진보연합 공동선대위원장, 송영주 진보당 총괄선대본부장, 윤희숙 진보당 대표, 용혜인 새진보연합 대표, 박 단장, 조성우, 박석운, 진영종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 정치협상책임자. 2024.02.13.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 야3당과 시민사회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정치개혁과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시민회의’(이하 연합정치시민회의)는 13일 오는 4월 총선에서 “호혜적인 민주개혁진보 선거대연합 구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야3당과 연합정치시민회의 대표단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을 위한 1차 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이들은 “녹색정의당의 조속한 동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합의 사항은 ▲민주개혁진보 선거대연합은 지속적인 정치개혁과 정책연합, 비례대표 추천에서의 연합, 지역구에서의 연합 등을 포함해 통합적으로 추진 ▲지역구에서의 연합과 비례대표추천에서의 연합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각 정당 간 정치협상을 신속하게 진행 ▲정책연합의 경우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주관하는 ‘2024 총선 개혁정책과제 야4당 초청 토론회’와 별도로 통합적 정책연합 협상을 적절한 방식으로 추진 ▲제2차 연석회의는 정치협상과 정책연합 협상의 결과를 놓고 최대한 조속히 개최 등이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당내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진 녹색정의당은 참석하지 않았다. 현재 녹색정의당은 야3당과의 총선 연합 참여 여부와 관련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며 금주 중으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석회의에 참여한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녹색정의당의 참여 시한과 관련해 “선거가 목전에 있고 비례연합정당 창당을 준비하는 데 물리적인 시한이 있어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정치시민회의와 세 개 정당은 녹색정의당의 동참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요청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조속히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세부 협상 방향과 관련해서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각 당 간 협상이 비공개로 추진되고, 협상 결과를 통해 실제 비례 추천 및 지역구 문제가 어떻게 될지 그 결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주도 신당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합정치를 성사하기 위해서는 조국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일축했다. 새진보연합 용혜인 의원도 “이 테이블에서 논의한 바 없고, 그에 대한 입장을 논의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정치시민회의 역할 및 참여 범위와 관련해 박석운 공동대표는 “기본적으로 시민회의는 연합정치를 촉진하고 각 정치세력 간 여러 가지 연합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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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련 남측본부, 17일 해산총회 및 '반제자주운동연합체' 결의대회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2.13 11:18
  •  
  •  수정 2024.02.13 11:29
  •  
  •  댓글 2
 
범민련 남측본부 해산총회 및 새 조직건설 결의대회 [출처-범민련 남측본부]
범민련 남측본부 해산총회 및 새 조직건설 결의대회 [출처-범민련 남측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해산총회와 새로운 조직건설을 위한 결의대회를 함께 개최한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오는 17일(토) 낮 12시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해산총회 및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 건설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북측이 '대남정책전환'에 이은 대남 대적부문 기구 폐지 및 정리 방침에 따라 지난 1월 13일 대적부문 일꾼들의 궐기모임 보도를 통해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련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 관련 단체의 '정리'를 발표한 후 남측 연대 단체가 해산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측본부는 초청글에서 "범민련은 1990년 11월 출범 이래 민족자주와 대단결의 깃발을 들고 민족자주통일을 위해 매진해 왔던 거족적인 통일운동연합체"라고 하면서 "대미·대남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 범민련 북측본부가 정리됨으로써 범민련 남측본부도 해산에 이르게 되었다"고 해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민생도, 민주도, 평화도, 한국 사회가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도 반미가 아니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를 위하여 민족자주와 대단결의 한길에서 함께 투쟁해왔던 모든 단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말했다.

[초청글] (전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해산총회와 새 조직 건설 결의대회에 정중히 초청합니다.

분단과 예속으로 점철된 낡은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자주권을 쟁취하는 새로운 격변기에 들어섰습니다.

조선과 중국, 러시아를 정점으로 하는 국제반제자주진영과 미국을 위시한 제국주의 침략동맹간에 벌어지고 있는 싸움은 자주화와 다극체제의 승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미·대남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 범민련 북측본부가 정리됨으로써 범민련 남측본부도 해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범민련은 1990년 11월 출범 이래 민족자주와 대단결의 깃발을 들고 민족자주통일을 위해 매진해 왔던 거족적인 통일운동연합체였습니다.

범민련은 연방제통일을 보다 빨리, 용이하게 이루기 위한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등의 자주통일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언제나 민족공동의 반미투쟁을 호소하며 투쟁에 앞장서 왔습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의 핵위협에 맞서 조선은 핵보유 전략국의 지위에 올라섰고, 조미관계는 핵담판이라는 최종대결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급기야 미국은 일본까지 끌어들여 아시아판 나토 창설과 다국적 연합전쟁기구인 유엔사령부를 확대부활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한반도 핵전쟁연습을 감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과 윤석열정권의 대북적대정책은 북 정권종말과 체제흡수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름이 모이면 비가 오고, 대결이 격화되면 충돌이 일어나는 게 순리입니다.

당면하여 군사적 대치와 대결을 넘어 마침내 충돌과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정세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반제자주를 과제로 하는 운동역량의 단결과 반미투쟁을 시급하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민생도, 민주도, 평화도, 한국 사회가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도 반미가 아니면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정권퇴진투쟁도 한미일전쟁연습중단, 미군철수, 전쟁 몰고오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중단과 평화협정체결이 결합되지 못하면 또다시 항쟁의 성과를 어부지리로 빼앗기는 오류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하여 민족자주와 대단결의 한길에서 함께 투쟁해왔던 모든 단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범민련과 함께 자주통일의 한 길에서 동고동락해왔던 모든 애국인사들과 동지들의 투쟁을 긍지높게 기억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어깨를 굳게 걸고 반제자주항전의 기상과 기세를 유감없이 발휘해 나갑시다.

 

2024년 2월 5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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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뛰어든 조국에 중앙일보 “국회가 범죄자 도망가는 곳인가”



[아침신문 솎아보기] ‘무능 검찰독재 종식’ 조국 전 장관 신당 창당 선언

경향 “1·2심 유죄 판정 가볍지 않아” 한겨레 “먼저 용서 구하는 게 도리”

‘건국전쟁’, 중앙 “진실 일부분이지만 불편하기보단 반가워”

의대증원 반대 의사 비판한 의대 교수 “모든 지표가 의사 부족하다는데”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2.14 07:38

  • 수정 2024.02.14 07:40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 주요 9개 아침신문 중 세계일보와 조선일보를 제외한 7개 신문이 비판 사설을 냈다. 경향신문은 “총선이 한 개인의 명예회복 무대가 되기엔 소모적 공방이 크고 길 것”이라고 했고 한겨레는 “2심까지 유죄 선고를 받은 상황에서 총선에 뛰어드는 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거부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했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8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2심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장은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14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한겨레 “조 전 장관 심경, 인간적으로 이해되는 측면 없진 않지만… ”

진보언론조차 비판하는 모습이다. 경향신문은 14일자 사설 <사법 리스크 품고 ‘조국신당’ 강행, 바람직하지 않다>에서 “유죄로 판결받은 위법행위에 대해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며 “대법원 판결 후 사법 리스크가 엄존하는 시점에 정계 진출부터 강행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조국신당은 소수의 강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독자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먼지털이식 표적 수사와 기소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창당 명분이 될 수는 없다. 1·2심의 유죄 판정이 결코 가볍지 않고, 총선이 한 개인의 명예회복 무대가 되기엔 소모적 공방 또한 크고 길 것”이라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사설 <‘2심 유죄’ 조국 총선 참여, 국민이 납득하겠나>에서 “조 전 장관의 행위가 본인의 표현처럼 ‘멸문지화’를 당할 정도인가라는 조 전 장관의 심경도 인간적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없진 않다”면서도 “어쨌든 수사·재판 과정에서 자신과 일가족의 불법 사례가 드러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이어 한겨레는 “조 전 장관에 대한 대중적 명성이 높았던 만큼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도 컸다”며 “유죄 선고를 받은 상황에서 총선에 뛰어드는 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거부하는 것으로 비친다. 특히 형법학자로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평소 가치와도 맞지 않다. 설령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그것이 사법적 판단을 무효화하거나, 조 전 장관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조국신당도 가능?’ 민주당 준연동형 비례제 허점 주장한 신문들

▲ 14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조국 전 장관이 창당을 선언하자 “조씨는 우리가 주장하는 병립형 (비례대표) 제도에선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지만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야합으로 관철하려 하는 준연동형 제도하에선 틈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수신문도 이에 맞춰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이 선거제의 허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1면 <천안함·광우병 괴담 세력에… 국회 길 터주는 민주당> 기사에 이어 3면 <이런 선거제… 1·2심 유죄 받은 조국도 신당 창당한다> 기사를 냈다. 이하원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14일자 칼럼 <‘식민지 정당’ 환영하는 한국좌파>에서 ‘주도적으로 책임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민주당에 “‘맏형론’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민주당이 기획·총괄·운영하는 식민지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 임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하원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위성정당 비례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배제하고 강행 처리한 선거법이 모체다. 이 때문에 4년 전 의원 꿔주기, 떴다방 정당 등으로 한바탕 광풍이 분 것을 유권자들은 잊지 않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지적했듯이 총선이 끝나면 사라질 떴다방 정당에 표를 찍으라는 것은 우리 국민의 높아진 의식에도 맞지 않고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바닷가의 모래성 같은 1회용 가설(假設) 정당은 어떤 명분을 들이대도 용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 14일자 중앙일보 사설.

‘범죄자’, ‘사법 우롱’ 등 조 전 장관에 대한 강한 표현도 나왔다. 중앙일보는 14일자 사설 <조국 신당, 가당치 않다>에서 “국회가 무슨 범죄자가 도망가는 곳인가. 맨 앞에서 싸울 게 아니라 제일 뒤에서 고개 숙이고 자성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이라며 “무슨 정치범 코스프레할 상황이 아니다. 극소수 지지자는 고개를 끄덕일지 모르나 이미 대다수 국민은 그 뻔뻔함과 모순을 꿰뚫어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조국 신당, 국민·사법 우롱이다>에서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나 신당 창당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심각하게 사법 체계를 우롱하는 일”이라며 “사법의 단죄를 정치적으로 희석하려는 한풀이 용도로 총선을 이용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고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의대 증원 반대? 몸값 높이려는 의사들의 지대추구”

▲ 14일자 서울경제 칼럼.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대립하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가 집단 휴진 등 파업 가능성을 검토한 의사들을 비판하는 칼럼을 냈다. 13일 기준 대전협은 즉각적인 집단 행동에 나서지 않고 비상대책위 전환만을 결정한 상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서울경제 ‘시론’ <의대 증원에 실패하면 벌어질 일들>에서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 진료 대란, 가파르게 치솟는 의사 연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절반을 조금 넘는 인구당 의사 수. 이 모든 지표가 우리나라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데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우긴다”고 했다.

공익이 아닌 개인 이익을 위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것은 자신들이 대부분의 의료 행위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공급을 억제해야 몸값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독점권을 이용해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경제적 가치에 비해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는 전형적인 지대 추구(rent seeking)”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020년처럼 의사 파업에 굴복해 의대 정원에 실패하면 더 높은 의사 연봉 부담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OECD 통계에 의하면 2021년 우리나라 의사 연봉은 OECD 평균 대비 1.7배 높았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우리 국민이 의사 연봉으로 매년 10조 원을 더 부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1년 평균 연봉 2억 원이었던 전문의 연봉이 최근 3억~4억 원 수준으로 높아졌으니 지금은 20조 원을 더 부담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이승만 일대기 다룬 ‘건국전쟁’… 중앙일보 “불편하기보단 반가워”

▲ 14일자 중앙일보 칼럼.

중앙일보가 논설위원 칼럼에서 영화 ‘건국전쟁’을 놓고 “다큐는 진실의 일부분을 보여줄 뿐”이라면서도 “그렇더라도 불편하기보단 반가웠다”고 평가했다.

고정애 중앙SUNDAY 편집국장대리는 중앙일보 칼럼 ‘시시각각’ <‘건국전쟁’이 말하지 않은 것>에서 “‘건국전쟁’이 다큐멘터리라,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엄밀하게 보면 취사선택한 사실의 나열이다. 상당 부분 맥락이 소거된 채다. 덕분에 이 전 대통령의 공은 크게 증폭됐고 과는 크게 축소됐다. 이승만 정권은 놀라운 성취 못지않게 재난적 말로를 보였다. 다큐는 진실의 일부분을 보여줄 뿐”이라고 했다.

고정애 편집국장대리는 “그렇더라도 불편하기보단 반가웠다. ‘(영화판에) 좌파가 99.9%’란 김덕영 감독의 말이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동안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 대해 자학하는 내용의 콘텐트만 양산됐기 때문”이라며 “지금 현대사는 진영전의 무기다. 이 전 대통령의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정당이 원내 1당이다. (중략) 이승만 정권이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기라도 한 모양이다. 역사는 선 또는 악 사이 택일이 아니다. 그사이 어디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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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관 그레고리 헨더슨도 인용했다. ‘소용돌이의 한국정치’에서 헨더슨은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반면 이승만은 방향감각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에 대한 후세 사람들의 평가가 어떠하든지 간에, 또 민주주의 수행에 그가 과연 진실성을 갖고 있었는지 의심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리고 그의 경제적 지식 결여에도 불구하고 그는 뛰어난 지도자였다. 당시 혼란했던 정세 아래서 철수를 단행한 미국으로선 이러한 인물을 발견한 것이 행운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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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도둑질하는 장면

[문인 백건우 세상을 보는 창] 가난을 도둑질하는 장면
 
‘홍보’를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
 
임두만 | 2024-02-12 19:48:0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의 한 달동네에서 연탄배달 자원봉사를 했다. 이 행사에는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물론 청년당원 50명이 함께 했다.

이날 한 위원장이 직접 연탄배달에 나선 동네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중계동 백사마을이다 현재 이곳 또한 재개발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한 가운데 아직 남은 사람들은 난방 연료로 연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이날 이곳에서 연탄배달 손수레를 직접 끌며 배달에 나선 한 위원장은 토시, 목장갑 등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한 시간가량 마을 곳곳을 오가며 연탄 2천장을 배달했다.

따라서 당연하게 이런 한 위원장의 얼굴에 연탄이 묻은 채 손수레를 직접 끌고 있는 모습은 언론사 카메라 기자들에게 좋은 뉴스원이었으며 이렇게 찍힌 사진들은 거의 대다수 언론에 주요 화보로 사용되어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이런 한 위원장에 대해 소설가이자 만화평론가인 백건우 문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난을 도둑질하는 장면”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현재 강남의 최급주택가인 ‘타워팰리스’에 거주하고 있기도 하지만 강남 8학군 출신으로 평생 강남을 벗어나본 적이 없어 실제 가난이란 ‘명제’에 어떠한 ‘감흥’도 없으면서 ‘홍보’를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평생 검사밖에 한 일이 없는데 서울에서 가장 비싼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고 재산도 나보다 40억원이나 더 많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이날 백건우 문인이 비판한 ‘가난 도둑질’은 한 위원장이 깊이 새겨봐야 할 비판이다. 이에 신문고뉴스는 백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을 게재한다. 아래는 <가난을 도둑질하는 장면>이란 제목으로 올려진 글 전문이다. (신문고뉴스 편집자 註)

▲ 백건우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갈무리    

박완서의 소설 ‘도둑 맞은 가난’은 진짜 가난한 주인공과 가난을 경험하러 온 부잣집 청년의 이야기다.

주인공의 부모는 지독하게 가난한 삶을 비관해 자살했고, 주인공은 공장에 다니며 근근히 노동자이자 빈민의 삶을 살아간다. 주인공은 자취비용을 아끼려고 남자와 동거를 하는데, 그 남자는 알고보니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아버지의 명령으로 가난을 체험하러 왔다.

사진 속 산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평생 부지런히 살았어도 산동네를 벗어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죄를 저지르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피땀을 흘리며 살았어도 산동네 단칸방, 셋방, 낡은 집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타워팰리스에 사는 한동훈 같은 인간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불우이웃돕기’라는 이름으로 가난을 도둑질하고 있다.

연탄을 실은 리어카를 끌면서 웃을 수 있는 저 여유는, 이 행사가 끝나면 넓고 깨끗하며, 안전하고 아늑한 타워팰리스의 부유한 저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경험하는 ‘가난’은 자신이 얼마나 잘난 인간인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좋은 순간이 된다.

한동훈은 이런 가난 경험을 통해 부유하고 엘리트로 살아가는 자신이 더욱 자랑스럽고 대단해 보이겠지만, 거의 평생을 산동네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더 깊은 모멸감과 수치, 참담함을 느끼며 사진 찍히는 도구, 대상으로 전락한 자신에게 자괴감을 갖게 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을 소외시키면서, 가난을 훔쳐 권력을 차지하려는 야비하고 추악한 정치모리배들이 뻔뻔한 낯짝을 내미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은 망하는 게 맞다.

글쓴이. 문인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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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가 돈 안내면 ‘원하는 건 다 하라’고 러시아 독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 저격’에 미·유럽 ‘발칵’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4.02.12 15:11
  •  
  •  수정 2024.02.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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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을 대표해 등판할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일(아래 현지시각) 발언이 미국 정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라들을 발칵 뒤집어놨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재임 중 만난 ‘큰 나라의 대통령’이 ‘우리가 돈을 내지 않는다 해도 여전히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 ‘러시아가 우리를 침공한다면 돈을 내지 않아도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니, 난 당신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대통령에게 대답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사실 나는 그들(주-러시아)에게 원하는 건 다 하라고 독려하고 싶다”면서 “당신은 돈을 내야 한다. 법안(Bills)에 맞춰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하는 ‘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나토는 ‘GDP의 2% 국방비 지출’ 목표를 세웠으나, 19개국(2023년 기준 총 30개국)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목표는 구속력 있는 합의가 아닌 지침에 불과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우리 나토 동맹국들을 버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비난했다.      

“푸틴에게 더 많은 전쟁과 폭력에 대한 청신호를 보내고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공격을 계속하게 하며 폴란드와 발트 국민들에게 공격을 확대하도록 트럼프가 승인한 것은 끔찍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단합되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동맹들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어떠한 암시도 미국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하고 미국과 유럽 병사들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발끈했다. 

샤를 미셸 유럽평의회 의장은 “무모하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관련 발언을 비난했다. “푸틴의 이익에만 봉사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X(트위터)를 통해 “‘one for all, all for one’이란 나토의 모토는 구체적인 것”이라며 “동맹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나토 전체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도 X(트위터)에 글을 올려 “어떠한 선거운동도 동맹의 안보를 가지고 노는데 대한 핑계가 되지 못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1일 [CNN]에 출연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재임시절 일화를 들어 나토 회원국들에게 “그들의 몫을 내라”고 압박하기 위해 “지렛대”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11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방보다 적국을 편들면서 국제 질서를 뒤집겠다고 위협한다”며 “그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세계 질서에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역사는 이런 상황이 전쟁을 줄이기보다 더 부추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1950년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국을 제외한 극동방위선 ‘애치슨라인’을 발표한지 5개월 뒤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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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정당 각오로 독자노선? 정의당의 고민

 
정의당의 고민이 깊다. 선거를 6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뉴스의 초점에서도 한참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운동권 청산, 민주당은 야권 연합을 통한 윤석열 정권 심판, 제3지대 4개 그룹이 통합한 개혁신당은 양당체제 극복을 내세우며 설날 연휴 프레임 전쟁을 시작했다.

정의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3%를 조금 넘기는 득표를 할 경우 2석이 배정된다. 1석은 선거연합을 꾸린 녹색당에 양보하기 때문에 남은 의석은 1석이다. 정의당은 여성인 노동후보를 공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고, 특정후보 하마평도 꽤 오래 전부터 나돌고 있다. 의석을 하나도 얻지 못하는 낮은 지지율을 나타낸 여론조사도 있어 당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가령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40.9%, 민주당 41.8%,  녹색정의당은 2.2%, 진보당은 1.6%를 기록했다. (응답률은 3.8%,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06. ⓒ뉴스1

오르지 않는 지지율, 상당수의 이탈, 만만치 않은 지역구 상황

정의당은 최근 ‘의미있는 정치실험’이라며 비례대표를 2년씩 나눠서 하기로 했다. 이 방안은 진보정당 초창기인 민주노동당 시절 여러 각도로 진지하게 검토됐으나 위헌 논란부터 실무 문제까지 많아 폐기된 바 있다. 당 밖에서는 지지율 하락의 대책이라는 시각이 많고, 당 안에서도 ‘나눠먹기’ 논란이 나왔다.

정의당은 최근 세 그룹이 탈당했는데, 이 역시 지지율 하락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류호정 전 의원 등 세번째권력과 박원석 전 의원 그룹은 각기 중간경유지를 거쳐 개혁신당에서 만나게 됐다. 이른바 참여당 세력을 주축으로 한 그룹은 탈당 후 새진보연합에 합류했다. 구심력 대신 원심력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역구 상황도 만만치 않다. 인천 남동을 배진교 의원, 경기 고양갑 심상정 의원이 있으나 독자적으로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의 지역구 후보가 적기도 하고, 두 의원 외에는 당선권으로 평가받는 후보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최악의 경우 지역구 0석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실존한다.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노란불’이 켜졌으나 정의당에 ‘빨간불’이 들어온 시점은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당초 녹색당과 연합공천을 추진했으나 이뤄지지 못하고 권수정 후보가 완주했다. 지역에 기반도 있고 시의원 출신으로 정의당으로선 서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고 당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1.83% 득표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 이정미 지도부를 이어 김준우 비대위가 출범했다. 정의당은 활로를 모색하며 녹색정의당이라는 선거연합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총선까지 반전을 모색할 수단을 찾기도 어렵다.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권수정 정의당 강서구청장 후보 출마 기자회견. 2023.08.16. ⓒ정의당

재정난도 정의당을 위협하는 핵심 사안이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 당시 교섭단체 수준 의석을 예상하며 후보 출마를 독려하며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위성정당 사태 등을 거치며 지역구 1석, 비례 5석에 그쳤다. 아직도 상당한 부채가 남아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은 관계자들도 공공연히 인정한다. 선거연합 논의에서 주요 대상인 진보당이 정의당 플랫폼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신설합당 방식의 ’최대진보연합‘을 주장했으나 정의당은 녹색당과만 선거연합을 했다. 그 이유 중 하나도 정의당 명의의 득표율과 의석에 따른 국고보조금 등이 절실했다는 분석도 있다. (녹색정의당의 득표율과 의석은 정의당에 귀속된다.) 

이재명 제안 야당 연석회의 13일 첫 회의, 깊어지는 고심

지난 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준연동형 유지를 선언하며 다른 야당에 비례연합과 지역구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각 당을 접촉하며 연합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가장 중요한 대상인 정의당과도 몇 차례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정치시민회의 측도 정의당과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당내 유력 인사가 접촉에 나섰고, 소통 내용은 주요 인사들과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표의 제안 역시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의 선거연합이 가능하다는 나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대표의 제안 이후 녹색당, 정의당내 좌파그룹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진보정당의 독자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주장과 2020년 총선 및 이후 꾸준히 제기돼온 민주당 비판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은 13일 연석회의를 제안했는데 여기에 정의당이 참석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12일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회의에 정식 참석을 할지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할지 불참할지 등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선거연합 참가 여부도 설날 연휴에 이은 주중에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선거연합정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어떤 단위에서 논의나 의결을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의 ‘창업주’이자 간판이라 할 심상정 의원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05. ⓒ뉴시스

다만 정의당이 녹색당과 선거연합을 하면서 민주당이 제안한 연합을 위성정당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대중적 시각으로는 설득력 낮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관해 불출마를 불사하며 준연동형을 관철한 이탄희 의원은 “위장정당과 연합정당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이재명 대표는 비례연합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준위성정당’이라며 여러 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대신 불가피하게 민주당도 정당방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호소했다.

상당한 몸집을 가진 개혁신당의 출현으로 민주당이 비례 의석을 포기해도 그 과실을 정의당 대신 개혁신당이 가져가게 된 점도 지난 총선과 달라진 구조다. 제3지대 정당들은 민주당의 병립형 회귀 움직임에 정치개혁 위배라고 반발했지만, 사실 준연동형에서 비례 의석수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많았다.

민주당의 제안은 던져졌고, 13일 첫 회의 일정이 잡혔다. 빠듯한 총선 시간표 때문에 협상은 단시간에 이뤄질 전망이다. 정의당이 원외 또는 초미니정당을 각오하고 녹색정의당으로 총선을 완주할지, 민주당 등과 선거연합을 이룰지 주목된다. 제3지대 ‘빅텐트’가 합의됨에 따라 정의당의 선택이 총선 구도를 결정할 최종적 키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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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칼럼 “디올백 사건, 정권에 타격 줄 만큼 큰 사건인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2/13 09:16
  • 수정일
    2024/02/13 09:1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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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대통령 대담 재방송까지 한 KBS, ‘국영’ 방송 민낯”

동아 “의사 파업 초읽기, 국민 건강 최우선 두고 극단 충돌 피하길”

경향 ‘내몸잘’ 마지막 편 ‘규정을 거부하며 존재하는, 트랜스젠더의 몸’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4.02.13 07:47

  • 수정 2024.02.13 07:50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설 연휴가 끝난 13일 아침신문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KBS 녹화 대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아침신문에선 연휴 기간 대통령 대담을 재방송한 KBS에 대한 비판, 논란이 진행 중임에도 대담에서 언급되지 않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 등 당사자 인터뷰가 담겼다.

▲ 지난 4일 녹화해 지난 7일 방영한 윤석열 대통령 대담 방송. 사진=KBS 갈무리

KBS는 지난 7일 내보낸 윤석열 대통령 신년 특별대담을 설날인 10일 재방송했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사설에서 “녹화 대담이 방영된 뒤 ‘땡윤방송’ ‘용산 조공방송’ 등의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담은 방송을 다시 한번 전파에 태운 것”이라며 “공영방송이 공공 자산인 전파를 낭비해가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대통령 ‘심기 경호’에 나서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방송은 ‘국민의 방송’인가, ‘대통령의 방송’인가”라고 물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한국방송은 녹화 대담 방영 다음날인 8일 ‘특별대담이 최고 시청률 9.9%를 찍으며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며 자화자찬성 보도자료를 내더니, 설날 당일인 10일 오전에는 녹화 대담을 재방송했다”며 “대통령의 변명과 해명을 어떻게든 많은 국민에게 들려주려 안간힘 쓰는 모습에서 정치권력에 순치된 ‘국영’ 방송의 민낯을 봤다고 하면 지나칠까”라고 했다.

김영희 한겨레 편집인은 ‘김영희 칼럼’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서 “집권 1년9개월 된 대통령의 대담이 맞나 싶을 정도로 국정에 대한 의욕은 읽기 힘들었다. 백번 양보해 다수 언론사가 참여하는 신년 회견에서 김 여사 문제에 질문이 집중될까 우려했다면, 여러 비판을 뿌리치고 강행한 녹화 대담에서 국정의 방향이라도 제대로 보여줬어야 한다”며 “잦은 거부권 행사 같은 논쟁적 사안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모습은 없었다. 늘봄학교, 대출금리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사안에 대한 언급은 그동안 나온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칼럼 갈무리.

김 편집인은 이어 “이번 대담으로 윤 대통령은 이제 김건희 리스크를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 ‘수렁’에 빠졌음이 분명해졌다.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김 여사 문제는 계속 호출될 것”이라며 “‘김건희 악재’를 딛고 여당이 이긴다면 당은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더 가속할 것이고, 야당이 이긴다면 두말할 나위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녹화 대담에서 언급조차 되지 못해 답답한 심정으로 설 연휴를 보낸 당사자들을 인터뷰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정민씨는 경향신문에 “이태원뿐만 아니라 오송 참사 유족, 채 상병 유족, 서천 화재로 피해를 본 상인들은 여전히 힘들어하는데 정치적 판단을 떠나 대통령이면 국민의 고통에 공감해야 하지 않나”라며 “KBS라도 관련 질문을 해야 했다”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해병대 사관 81기 김태성씨도 경향신문에 “대담에서 채 상병과 박정훈 대령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어 아쉽다”며 “설을 맞아 해병대 장병들을 격려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진상규명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히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독려는 순직한 해병에게 모욕적”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칼럼 “보수 언론이 보수 정권 더 비판해야 하나?”

김대중 조선일보 칼럼니스트가 <보수언론이 보수정권 더 비판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김대중 칼럼’을 내놨다. 지난 1월 <권력 비판에 성역 없어…보수 언론이 보수 정권 더 날카롭게 비판해야>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기사와 관련한 칼럼이다.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돌이켜 보면 역사적 고비마다 정권, 특히 보수 정권을 퇴진시키는 데 크게 작동한 것은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보수·우파 언론이었다. 4·19(그때는 좌·우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때도 그랬고 5·18 때도 그랬다. 박근혜 정권의 퇴진에도 조중동은 순기능했다”며 “2000년대 들어서 보수 언론이 주류(?)인 상황에서도 보수 정권의 대통령은 줄줄이 옥살이를 했고 문재인 정권이 태동했으며 지금도 압도적 의석을 가진 좌파 정당의 전횡과 그 수장의 건재를 목도하고 있다. 보수 언론이 보수 정권을 비판해서 결국 좌파 정권의 득세를 도와준 모양새일 뿐”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김 칼럼니스트는 “(좌파 언론은) 보수·우파 정권을 공격하는 데는 때로 ‘가짜 뉴스’를 동원할 정도로 매몰차고 공격적이었으면서 좌파 권력을 비판하는 데도 그렇게 엄중하게 임했는가?”라고 물으며 “비평자들도 보수 정권에 대한 보수 언론의 태도는 비판하고 나서면서 좌파 언론의 편파적 보도에는 입을 닫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 정권은 ‘동네북’인 셈이다. 좌파 언론에서 무차별한 공격과 선동성 비판을 당하면서 보수 언론의 협공도 받아야 하고 게다가 비평자 또는 관전자들의 비판까지 감수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칼럼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으로 이어진다. 김 칼럼니스트는 “이것이 과연 집권 2년 차 윤 정권에 타격을 줄 만큼의 큰 정치적 사건인가?”라고 물으며 “(4·10 총선거에서) 판단 준거는 대통령의 중요한 정책적 결정, 안보·국방의 방향 설정이고 국민의 경제적 삶이지 대통령 부인의 ‘백’ 수수여서는 우리 수준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일부에선 대통령이 ‘사과’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고 하는데 몰래카메라로 찍고 1년을 기다려 총선 전에 드러낼 정도로 치밀하고 계획적인 좌파가 과연 ‘사과’로 넘어갈 것 같은가? 이 사건은 사과하면서부터 제2막으로 넘어갈 것이 뻔하다”고 했다.

이어 “보수를 비판하는 것이 보수 언론이 좌파 언론과 다른 장점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현실론에서 보수 언론이 대통령의 잘못도 아니고 그 부인의 경솔함에 집착하는 것은 가치 전도적”이라고 했다.

 

의사 집단행동 예고에…국민 건강권 침해 우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예고했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12일 밤 임시대의원회총회를 열어 집단행동 여부를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은 돌이킬 수 없다”며 의사들의 반발과 집단 휴진 움직임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집단 휴진 사태가 현실화되면 2020년 파업보다 규모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동아일보는 2면 기사 <의사들 “정부, 우릴 못이겨” 정부 “법 개정따라 의사면허 박탈 가능”>에서 “당시 정부가 예고한 의대 증원 규모는 연간 400명이었는데, 이번에는 2000명으로 5배나 되기 때문이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라 의사들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안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전공의 상당수는 2020년 의대 증원 등에 반대하며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해 결국 정부 방침을 좌절시킨 걸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의대생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도 기사 <의료계 파업 땐 대형병원 수술 줄줄이 연기>에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연차를 쓰거나 사직서를 내는 방식 등으로 파업에 나설 경우 당장 대형 병원에선 환자들의 진료·수술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며 “신규 치료·입원은 어려워지고, 응급실·중환자실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정부는 의사들의 파업 움직임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파업 참여 의사에 대해 의사 면허를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의사들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할 경우 의료법에 의해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업무 개시 명령을 위반하면 면허 취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신문들은 정부와 의사들의 대치로 발생할 국민의 건강권 침해를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의대 증원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 행위가 늘어 국민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도 일리는 있으나 환자를 볼모로 한 파업을 정당화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며 “명분 약한 파업 대신 대폭 증원된 의대생들을 제대로 된 의사로 키워내는 데 전문성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정부도 교육의 질 하락을 방지할 대책으로 의사들을 설득하고, 의대 증원 정책이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의대 쏠림 완화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의료인력이 부족한 데다 과중한 업무와 낮은 보상까지 겹치면서 외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체계는 기피현상이 만성화됐고, 지방 인구 감소와 맞물려 지역의료체계는 공동화에 빠졌다. 의사를 찾아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현장을 뻔히 아는 의사들이 파업에 나선다면 직역이기주의라는 지탄을 면할 수 없다”며 “사태 흐름을 잘못 읽고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명분도 실익도 못 챙길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내몸잘’ 마지막 편 ‘규정을 거부하며 존재하는, 트랜스젠더의 몸’

경향신문이 기획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서 트랜스젠더의 몸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 기획은 ‘좋은 몸’이라는 단일한 기준에서 벗어난 여러 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해 시간이 새겨진 나이든 몸, 크고 아름다운 살찐 몸, 다름을 알려준 장애가 있는 몸, 이대로도 괜찮은 아픈 몸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고, 이번 마지막 편에선 규정을 거부하며 존재하는 몸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MTF 트랜스젠더(출생 시 남성으로 지정됐지만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 여성), FTM 트랜스젠더(출생 시 여성으로 지정됐지만 남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 남성), 논바이너리(한쪽 성에 속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규정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몸들은 젠더 스펙트럼을 부유한다”며 “국가와 사회가 정한 단일한 몸의 기준에 담기지 않는다. 이들은 규정되기를 거부함으로써 획일적인 성별의 상에 고정되지 않고 좀 더 나답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에게 넓혀준다”고 설명했다.

태어날 때 여성으로 지정됐지만 남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 남성 성희씨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제 자신과 신체를 각각의 신발이라고 했을 때 한쪽 신발을 다른 쪽과 어울리게 그리고 색을 칠해서 신고 돌아다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짝짝이 아니야?’ ‘안 맞는 거 아니야?’ 하면 ‘뭐 어때요? 멋있죠?’ 이렇게 답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성희씨에게 트랜지션(출생 시 지정된 성별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춰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은 ‘수선’이 아니라 ‘색칠’”이라며 “몸은 이리저리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편안함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도화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 1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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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외친 윤석열 정부, 미 반도체 전쟁에 자동 동참?

[경제뉴스N시선] 윤석열 '가치외교'의 경제적 대가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  |  기사입력 2024.02.13. 05:02:17

 

장면 1. 지난해 12월,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네덜란드 정부의 대중국 수출통제 발효를 몇 주 앞두고 합법적으로 수출할 예정이었던 장비 3대의 선적이 중단되었다. 블룸버그, CNBC, 영국 가디언 등의 언론에 따르면 선적 중단의 배경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압력이 있었다. ASML이 수출하려던 장비는 최신 장비가 아닌 심자외선(DUV) 장비였지만, 화웨이의 7나노 칩 생산에 ASML의 DUV 장비가 이용되었다고 알려지면서 미국이 수출을 갑자기 막았다는 후문이다.

 

장면 2. 지난해 10월, 미국은 중국에 기존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도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 기존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과 일정한 성능 이상의 인공지능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수출만 금지하고 있었다. 미 행정부가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도 금지하자 타격을 입은 기업은 미국의 엔비디아였다. 결국 엔비디아는 다시 미 행정부의 규제에 맞춰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저사양 AI칩인 H20을 내놓았지만, 중국 현지에서 반응이 썩 좋지는 않다. 

 

장면 3.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미국반도체협회(SIA)가 지난달 17일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동맹국들도 수출 통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SIA는 "일국의 통제보다 다국적 통제가 효과적이며 다국적 통제를 해야 미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 기업들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지만 일본, 한국,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의 외국 경쟁업체들은 품목별 수출금지 목록에 올라 있지 않은 장비라면 중국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다급하다.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전쟁’을 벌이면서 네덜란드를 최전선에 내세웠다. 그 과정에서 ASML이라는 기업의 이익은 물론이고 네덜란드의 국익도 훼손당했지만 그런 것은 미국의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심지어 엔비디아 같은 자국 기업들이 중국 매출 감소로 피해를 입더라도 미국은 반도체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

 

조만간 한국도 반도체 전쟁의 한복판에 끌려 들어갈 조짐이 보인다. 최근 미국 상무부 고위 관리가 "새로운 다자 수출 통제 체제"를 언급하면서 한국도 참여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수출 통제로 한국 기업들이 입게 될 피해는? 20개월 만에 겨우 플러스로 돌아선 한국의 대중 수출은? 당연히 미국의 고려 사항이 아니다. 

 

한국은 네덜란드와도 처지가 다르다. 장비 기업들은 중국 수출이 줄어들어 손해가 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새로 건설되는 공장에 장비를 판매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중국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해놓은 상태로, 중국 시장에 반도체를 못 팔게 되거나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를 못 하게 되면 직격탄을 맞는다. 게다가 한국은 수출 의존도와 반도체 의존도가 큰 나라다. 혹시라도 미국의 반도체 기술 전쟁에 끌려다니며 중국 시장을 잃게 된다면 한국의 경제지표는 급속도로 나빠질 것이다. 

 

'탈중국' 외쳤던 윤석열 정부 

 

탈중국 하면 되고 수출 다변화하면 된다고?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에 편입되어 장사를 잘하면 된다고? 그게 윤석열 정부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2022년 6월, 최상목 당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은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 발언을 '탈중국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발언의 당사자인 최상목은 지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되어 있다. 

 

탈중국은 말이 쉽지, 현실에서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제조업 중심이고 한국 반도체 업계에 최대의 시장이다. 2020년 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중 수출의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한다. 지난해 7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중국이란 큰 시장을 포기하면 우리에겐 회복력이 없다"는 발언은 그런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디커플링'이라는 표현을 '디리스킹'으로 바꾼 것도 탈중국이 실현 불가능한 구호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국, 대중국 수출액 변화(2021~2023). 자료: 무역협회. ⓒ안진이

 

한국 경제에 중국 시장이 어떤 의미인지는 <조선일보>에 물어봐도 답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물품 가운데 한국산이 6.3%"로 한중 수교 이듬해인 1993년 이후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그 근본 원인은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자동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서 한중이 경쟁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설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바뀌고 있다지만 여전히 중국은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고 우리나라 수출의 22%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교역국"이라면서 "5% 안팎으로 성장하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국과 경쟁할 것은 경쟁하더라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자는 입장인 듯하다. 지난해 4월 13일, 시진핑 주석이 중국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했다. 시 주석이 중국 내 외국 기업의 공장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한국을 향해,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에 동참하지 말고 경제적 협력을 계속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다. 그러나 며칠 후인 19일, 윤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건드렸으니 그 후로 한중 관계는 냉각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023년 말까지 계속 저조했다. 얼마 전 현대차의 충칭 공장 매각과 철수는 중국에서 한국 제조업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적극적으로 탈중국 행보를 보였다. ⓒ연합뉴스

 

미국에 공장 지으면 될까? 

 

미국이 벌이는 대중 무역전쟁의 한 축이 대중 수출 통제라면 다른 한 축은 리쇼어링(프렌드쇼어링 포함)이다. 과거 보호무역 시대에 보조금이 수입을 줄이고 자국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용된 데 반해, 최근 주요국 정부들이 지급하는 보조금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한 수단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리쇼어링은 자국의 제조업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고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인위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수단이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해서 가동하는 것과 관련해서 최소한 세 가지 질문을 추가로 던져볼 수 있다. 첫째,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식 방법으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막을 수 있을까? 그런 식의 ‘전쟁’에 동참하는 것이 한국에 과연 유리할까? 지난해 6월 싱하이밍 중국 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의 발언에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 경제와 산업의 미래에 대한 냉정한 판단도 필요하다. 둘째, 미국과 유럽과 일본이 모두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 년 후 반도체 과잉생산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 공장들이 생산하는 반도체를 모두 어디에 판매할 것인가? 중국 시장을 배제하고서 충분한 수요가 확보될 수 있는가? 윤석열 정부가 한국에 만들겠다고 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셋째, 한국 반도체 기업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수령할 때 붙는 조건들이 과도하지 않은가? 미국에서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는 이익을 올리면 초과이윤을 환수당하고, 반도체 생산시설과 영업비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접근을 허용해야 하며, 향후 10년간 중국 등 몇몇 국가에 투자를 할 수 없다.
 
▲지난달 23일, 블룸버그는 '미-중 경쟁에 발목 잡힌 90억 달러짜리 반도체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공장에 관해 보도했다. ⓒBloomberg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중 중국 투자 제한 항목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유예를 받아냈다. 그런데 외신에 따르면 그 유예 조치마저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업체의 장비 반입 규제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블룸버그>는 '미-중 경쟁에 발목 잡힌 90억 달러짜리 반도체 공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띄웠다. 90억 달러짜리 반도체 공장이란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중국 다롄의 낸드플래시 공장을 가리킨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선 결과와 그 이후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곤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 경제의 반도체산업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베이징이 핵심 반도체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워싱턴의 움직임에 한국이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비슷한 예상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IMF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는 '프렌드쇼어링'(중국과 OECD 회원국들이 두 블록으로 분리)과 '리쇼어링'(주요국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서 각국의 경제를 전망했다. 프렌드쇼어링 시나리오에서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1.8% 감소하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의 GDP는 1%대 감소하는 반면, 한국은 GDP가 4%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리쇼어링 시나리오는 더 암담하다. IMF는 리쇼어링이 이뤄질 경우 한국의 GDP는 10.2%나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 무역전쟁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외국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거나 피해 갈 수도 있어야 한다. <블룸버그> 기사에서 미국 소재 한국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한국은 미국, 중국과의 관계 균형을 맞추는 까다로운 줄타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전쟁, 쉽게 끝나지 않는다 

 

사실 미국의 반도체 전쟁은 경제적으로는 미국에도 손해가 되는 일이다. 2020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는 대중 수출통제의 역효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수출통제를 계속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자국 기업들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지난해 6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 외교협회(CFR)와의 대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을 두고 "결승선은 없다"고 언급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기술 전쟁을 쉽게 끝내지 않고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2020년 3월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보고서의 일부. 보고서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표를 보면 '시나리오 1: 현상 유지'의 경우 미국이 세계 시장의 리더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시나리오 2: 기술 디커플링'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은 밀려나고 중국과 한국이 세계 시장의 리더가 된다. ⓒBCG

 

올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아닌 트럼프가 당선된다 해도 대중 정책의 기본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그뿐 아니라 미국의 무역장벽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트럼프는 중국 외에 모든 나라와의 무역에 관세 10%를 보편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는 날에는 지금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앞날이 불투명해진다. 얼마 전 트럼프는 "모든 종류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생산되기를 바란다"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관세 등의 수단으로 "이곳에 공장을 세우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자동차업계에서 미국의 테슬라가 중국의 BYD에 추월당한 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초조한 심정에 호소한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초조해질수록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많은 요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중 봉쇄를 미국만 하면 효과가 없으니 한국도 같이 동참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에 이런저런 제품을 수출하지 않기로 했으니 한국도 수출하지 마라, 생각이 비슷한 나라들끼리 프렌드 쇼어링을 해야 하니 한국의 제조업을 미국으로 이전하라… 이런 요구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동맹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요구들을 계속 들어주는 것은 한국의 경제주권을 스스로 놓아버리는 길이다. 

 

지정학적 대전환의 시기에는 변화를 잘 읽어내야 한다. 앞으로는 첨단기술의 뒷받침 없이 단순히 노동자 임금을 낮게 유지해서 경쟁력을 키우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원자재와 식량, 에너지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각국 정부의 외교적 행보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의 교역과 물류 흐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처럼 거대한 변화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려면 무엇보다 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처럼 미국, 일본을 이념적으로 짝사랑하면서 온갖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는 대신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은 노조 때려잡기와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도입으로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최악의 노선이다. 

 

<참고> 

 

ASML halts hi-tech chip-making exports to China reportedly after US request (24.01.02 The Guardian)

The $9 Billion Chip Plant Stuck in Limbo of US-China Rivalry (24.01.24 Bloomberg)

Washington shores up friends in the global chip war (24.02.06 Politico) 

H20으로 돌파구 마련한 엔비디아, 화웨이와의 경쟁 '불가피' (24.02.02 HelloT) 

[사설]30년 전으로 쪼그라든 중국 시장 속 '메이드 인 코리아' (24.01.29 조선일보) 

IMF "美-中 디리스킹, 최대 피해자는 한국… 최악땐 GDP 10% 감소" (23.10.23 동아일보)

안진이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는 더불어삶 회원들과 함께 해고노동자 지원, 인터뷰, 강연 기획 등 노동 현장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모순을 파악하고 공론화하는 일에도 기여하고 싶어서 경제 뉴스와 각종 문헌을 뚫어져라 들여다본다. <김헌동의 부동산 대폭로>, <톡 까놓고 이야기하는 노동>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더불어삶 뉴스레터 구독 링크 https://bit.ly/livewithall-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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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74] 용산의 비극, 최후의 대피 시간은 없다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2/12 [09:06]

 

<차례>

 

1. 제3유형의 혁명전쟁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2. 독창적인 핵전략이 수행될 혁명적 정벌전쟁

3. 혁명적 정벌전쟁 3단계 작전, 72시간 만에 결속된다

4. 화성-11가형과 페이트리엇의 운명적 대결, 어느 쪽이 이겼나?

5. 용산의 비극, 최후의 대피 시간은 없다

 

 

1. 제3유형의 혁명전쟁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1월 15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새로운 전쟁개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령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개정 헌법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원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전쟁개념을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시정연설 중에 짤막한 문장으로, 하지만 명료하게 새로운 전쟁개념을 제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네 가지 전쟁개념은 점령, 평정, 수복, 편입이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전쟁은 조선이 한국을 점령, 평정, 수복, 편입하는 전쟁인 것이다.

 

그런데 조선이 한국을 점령, 평정, 수복, 편입하는 전쟁은, 조선에서 말하는 두 유형의 혁명전쟁인 민족해방전쟁이나 계급해방전쟁에 해당되지 않는다. 김정은 총비서는 민족해방전쟁도 아니고 계급해방전쟁도 아닌 제3유형의 혁명전쟁을 예견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조선의 민족해방전쟁론에 의하면, 민족해방전쟁은 제1주적인 미 제국을 상대로 반미대결전을 벌여 미 제국의 ‘남조선 식민 통치’를 뒤집어엎고 ‘남조선’을 해방하는 혁명전쟁이라고 한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미 제국이 아니라 한국을 제1주적으로 규정하였으므로,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전쟁은 조선이 미 제국의 ‘남조선 식민 통치’를 뒤집어엎는 반미대결전이 아니라, 조선이 한국을 점령, 평정, 수복, 편입하는 전쟁이다. 이런 사정은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전쟁을 민족해방전쟁론으로 해명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조선의 계급해방전쟁론에 의하면, 계급해방전쟁은 피착취계급이 무력 항쟁에 궐기하여 착취계급의 반인민적 통치를 뒤집어엎는 혁명전쟁이라고 한다. 계급해방전쟁은 적대국가와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내전형 혁명전쟁이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였으므로,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전쟁은 피착취계급이 착취계급의 반인민적 통치를 뒤집어엎는 내전이 아니라, 조선이 한국을 점령, 평정, 수복, 편입하는 전쟁이다. 이런 사정은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전쟁을 계급해방전쟁론으로 해명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조선이 한국을 점령, 평정, 수복, 편입하는 전쟁은 어떤 전쟁인가?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자신이 개념 형태로 언급한 제3유형의 전쟁을 어떤 명칭으로 부를 것인지 언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김정은 총비서가 개념 형태로 언급한 제3유형의 전쟁을 혁명적 정벌전쟁이라고 부른다. 그런 명칭을 사용하는 까닭은, 점령, 평정, 수복, 편입이 정벌전쟁의 4대 특성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나라가 적대적인 이웃 나라를 점령, 평정, 수복, 편입하는 전쟁을 일컬어 정벌전쟁이라고 했다. 예컨대, 세종대왕은 여진족이 북쪽 국경을 계속 침범하자 1434년부터 10년 동안 정벌전쟁을 벌여 여진족의 변란을 점령, 평정하고, 그들의 통치영역을 조선국 영토로 수복, 편입시켰다. 여진족 정벌전쟁은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대한민국 족속”을 정벌하는 전쟁도 정벌전쟁이지만 세종대왕이 여진족을 정벌한 전쟁과는 다르다. “대한민국 족속”을 정벌하는 전쟁은 혁명전쟁의 범주에 들지만, 여진족을 정벌한 전쟁은 그 범주에 들지 않는다.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정벌전쟁은 세종대왕의 정벌전쟁과 다른 혁명적 정벌전쟁이다.

 

 

2. 독창적인 핵전략이 수행될 혁명적 정벌전쟁

 

동서고금의 모든 전쟁은 군사전략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것은 전쟁사의 일관된 법칙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혁명적 정벌전쟁도 독창적인 군사전략에 의해 수행된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이 무엇인지 알아야 혁명적 정벌전쟁을 예측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혁명적 정벌전쟁은 독창적인 핵전략을 수행하는 전쟁이다. 만일 독창적인 핵전략이 없다면, 혁명적 정벌전쟁이라는 개념도 성립될 수 없다. 김정은 총비서의 독창적인 핵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1) 반미대결전에서는 전략핵무기가 사용되고, 혁명적 정벌전쟁에서는 전술핵무기가 사용된다. 전쟁수단이 다르다.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혁명적 정벌전쟁의 주요 특징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김정은 총비서는 유사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여러 차례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12월 27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1월 8일부터 9일까지 중요 군수 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면서 “수중의 모든 수단과 력량을 총동원하여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물리적 수단과 력량을 동원한다”라는 말은 전술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모두 사용한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기가 포함되는 자기 수중의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원수들을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6주년 국방성 축하방문 연설에서 “우리 수중의 모든 초강력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적들을 끝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의 핵전략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여 혁명적 정벌전쟁을 수행하는 전략임을 알 수 있다.

 

2)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의 군종들에 핵전투 상비군을 배속시켰다. 유사시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을 단행할 여단급 핵전투 상비군이 조선인민군에 군종별로 배속된 것이다. 2022년 11월 29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육군(포병부대와 기계화부대), 해군, 공군에 각각 전술핵무력을 배치하는 전략에 의거하여 전투조직표가 수정되었고, 전군에서 인원 조동, 부대 신설, 부대 통폐합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여단급 핵전투 상비군을 전술핵 운용부대라고 불렀는데, 나는 전술핵전투여단이라고 부른다. 다른 핵강국들의 전술핵무력은 보병, 포병, 공병 같은 병종으로 편제되었지만, 조선의 전술핵무력은 전술핵전투여단으로 편제되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의 핵전략은 전술핵무력을 육군, 해군, 공군을 비롯한 모든 군종에 핵심 전투역량으로 배속시킨 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미 제국, 중국, 로씨야의 핵전략은 유사시 재래식 무기를 선제타격에 사용하다가, 적의 저항이 격렬해지고 아군의 전세가 불리해지면 최종적으로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전세를 뒤집는 것이다.

 

예컨대, 로씨야군은 우크라이나전쟁을 개전할 때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전쟁은 신속히 결속되지 못했고 장기화되고 말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인명 손실과 시설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로씨야는 로씨야군 사상자가 얼마나 많은지 밝히지 않았지만, 상당한 인명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만일 로씨야가 전술핵무기를 선제타격에 사용했더라면, 우크라이나전쟁은 불과 며칠 사이에 신속하게 결속되고 인명 손실과 시설피해가 최소화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로씨야의 핵전략은 전술핵무기를 선제타격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가 불리해졌을 때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와 달리,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혁명적 정벌전쟁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압도적인 선제기습타격으로 개전하는 전쟁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의 핵전략은 전술핵무기를 선제기습타격에 사용하는 독창적인 핵전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혁명적 정벌전쟁 3단계 작전, 72시간 만에 결속된다

 

미 제국의 전쟁사 연구자인 트레버 두푸이(Trevor H. Dupuis)는 어떤 나라가 유사시 선제타격에 성공하면 개전 72시간 만에 적의 전투력을 36% 제거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선제타격에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고전적 발상이다. 유사시 조선인민군이 압도적인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으로 전쟁을 개시하면, 개전 시각으로부터 72시간 만에 한미연합군을 제압하고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사시 조선인민군이 혁명적 정벌전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72시간이다. 2023년 8월 28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3년 8월 21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전군에 하달한 작전명령서에 적을 “압도적으로 타격해 단숨에 완전히 끝장을 볼 것”이라고 명기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숨에’라는 표현은 72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023년 8월 31일 로동신문 보도에 의하면, 2023년 8월 29일 김정은 총비서는 총참모부 훈련지휘소에서 총참모장으로부터 “전쟁 발생시 시간별, 단계별 정황에 따르는 적군과 아군의 예상 행동 기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시간별, 단계별로 아주 세밀하게 작성된 작전 계획에 의거하여 전군 작전지휘훈련을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자료들을 종합, 분석하면, 혁명적 정벌전쟁 72시간 작전은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수행될 것으로 보인다.

 

혁명적 정벌전쟁 72시간 작전 제1단계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으로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를 3분 만에 제거하는 단계를 말한다. 이것은 내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2022년 7월 1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2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용산 대통령실을 초토화하기 위한 ‘03분 타격작전’을 논의하였다”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03분 타격작전’이란 전술핵전투여단들이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으로 3분 만에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를 제거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분이라는 시간은, 핵전투원들이 화산-31형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전술핵 미사일을 4축8륜 발사대차에 탑재하고 24시간 발사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공격 명령이 내리는 순간 그 발사대차를 갱도 진지 밖으로 몰고 나와 발사 단추를 누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혁명적 정벌전쟁 72시간 작전 제2단계

소탕전, 전선공격전, 배후교란전을 배합한 연속공격과 집중 타격으로 한미연합군의 전쟁능력을 30시간 만에 제거하는 단계를 말한다. 이것은 내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 8월 31일 로동신문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총참모부 훈련지휘소에서 국방상, 총참모장, 정찰총국장에게 “다양한 타격 수단에 의한 부단한 소탕전과 전선공격작전, 적후에서의 배후교란작전을 복합적으로, 유기적으로 배합, 적용”하는 전술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한다.

 

위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유사시 조선인민군이 전선공격전과 배후교란전을 유기적으로 배합하는 것은 전후방을 구분하지 않고 전역에서 싸운다는 뜻이다. 교전 쌍방이 전선을 사이에 두고 1~2년 동안 격렬한 공방전을 계속하는 것은 6.25전쟁에서 경험한 20세기식 전투 양상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예견하는 혁명적 정벌전쟁은 전선공격전과 배후교란전을 유기적으로 배합하여 72시간 만에 결속하는 초단기 속결전이다.

 

또한 소탕전이라는 전쟁개념은 전후방을 구분하지 않고 전역에서 적을 죄다 없애 버린다는 뜻이다. 유사시 조선인민군이 전후방을 구분하지 않는, 전선공격전과 배후교란전, 그리고 전역 소탕전을 동시에 벌이면, 혁명적 정벌전쟁 제2단계 작전은 30시간 만에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혁명적 정벌전쟁 72시간 작전 제3단계

대한민국 전역을 42시간 만에 완전히 점령하는 단계를 말한다. 이것은 내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 8월 3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데 총적 목표를 둔” 작전 계획에 의거하여 전군 작전지휘훈련을 진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연합사 작전계획과장을 역임한 김기호 교수는 신동아 2023년 4월호에 실린 글에서 조선인민군이 개전 3분 만에 수도권 및 지휘부를 무력화하고, 개전 3일 만에 한국군 핵심전력을 무력화하는 작전계획을 수립했다고 지적했다.

 

 

4. 화성-11가형과 페이트리엇의 운명적 대결, 어느 쪽이 이겼나?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여단이 보유한 각종 전술핵무기들 중에서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화성-11가형 미사일이다.

 

조선 국방성 병기국은 이미 몇 차례 진행된 화성-11가형 미사일 시험 사격에서 그 미사일의 탁월한 성능지표들을 100% 검증했고, 이미 몇 차례 진행된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그 미사일이 미 제국의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Patriot Missile Defense System)을 뚫고 들어간다는 시험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시험 사격이나 컴퓨터 모의시험은 어디까지나 시험(test)이므로, 시험이 아닌 실전에서 최종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시험 사격과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화성-11가형 미사일의 작전 성능을 100% 검증했어도, 적의 미사일방어망과 대결하는 실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뜻밖의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사시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여단이 화성-11가형 미사일을 발사해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을 단행하였을 때, 만일 한미연합군의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이 그 미사일을 요격하면, 조선인민군이 준비한 03분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은 실패할 것이다. 03분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이 실패하면, 3단계 혁명적 정벌전쟁을 72시간 만에 결속하려는 작전계획도 수행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조선 국방성 병기국이 화성-11가형 미사일이 실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하려고 해도, 조선에 페이트리엇 반항공미사일이 없으므로, 그 미사일이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을 실제로 뚫을 수 있는지 없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화성-11가형 미사일이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실전에서 검증할 좋은 기회가 불현듯 찾아왔다. 그 흥미진진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2024년 1월 22일 미 제국 블룸벅통신(Bloomberg News)은 워싱턴 D.C.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해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 6월 로씨야군이 이스깐제르 미사일(Iskander Missile)과 킨잘 미사일(Kinzhal Missile) 34발을 집중 발사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했다고 한다.

 

킨잘 미사일은 지상 발사대차에서 쏘아올리는 이스깐제르 미사일을 전투기에서 쏘아 내리는 공중발사 미사일로 개조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깐제르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은 발사방식만 다를 뿐, 작전성능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스깐제르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은 모두 변칙궤도비행 미사일이므로, 누구나 우크라이나군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갈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외곽에 배치된 미 제국산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을 가동해 로씨야군이 발사한 이스깐제르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 34발을 모두 요격했다. 그 두 종의 미사일 34발을 모두 요격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발표이므로, 실제로 모두 요격했는지 아니면 그중에 몇 발만 요격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이 요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이스깐제르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이 다만 몇 발이라도 요격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스깐제르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이 요격당하는 바람에 난감한 처지에 빠진 로씨야군은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그런데 모스크바 국방성에서 대책을 논의해야 할 쎄르게이 쇼이구(Sergei K. Shoigu) 로씨야 국방상이 평양에 나타났다. 2023년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절 7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평양을 방문한 쇼이구 국방상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참관하였다. 쇼이구 국방상은 전시회장에 가득 찬 조선의 첨단 무장 장비들을 목격하고 놀라움과 흥분을 느꼈다. 전시회장을 돌아보던 그는 어느 무장 장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굽혀 해설판을 유심히 살펴봤다. 바로 그 특이한 장면이 조선의 언론 보도사진에 나타났는데, 그가 유심히 살펴본 첨단 무장장비가 바로 화성-11가형 미사일이다. 쇼이구 국방상은 겉모양을 보면 화성-11가형 미사일과 이스깐제르 미사일이 흡사하지만, 화성-11가형 미사일의 작전성능이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그 미사일 실물 앞에서 자기 육안으로 확인했다. 그 순간 쇼이구 국방상의 머릿속에는 2개월 전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에 요격당한 이스깐제르 미사일의 영상이 떠올랐을지 모른다.

 

쇼이구 국방상은 김정은 총비서에게 화성-11가형 미사일을 도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김정은 총비서는 그 요청을 수락하고 화성-11가형 미사일과 4축8륜 발사대차를 로씨야에 보내주었다.

 

화성-11가형 미사일과 4축8륜 발사대차를 인수한 로씨야군은 2024년 1월 2일 그 미사일을 처음 발사했다. 그날 로씨야군은 화성-11가형 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의 제2도시 하르끼우(Kharkiv, 하리꼬브)를 공격했다. 그것은 세계 최첨단 미사일인 화성-11가형과 세계 최첨단 미사일방어망인 페이트리엇이 사상 처음 맞붙은 불꽃 튀는 대결이었다.

 

그 운명적인 대결에서 승자는 어느 쪽이고, 패자는 어느 쪽인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불꽃 튀는 양자 대결이 과연 어떻게 끝났는지 긴장된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Reuters)가 운명적인 양자 대결의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그날 로씨야군이 하르끼우를 향해 발사한 화성-11가형 미사일은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어느 건물을 크게 파손시켰다고 한다. 로이터즈 웹싸이트에는 대파된 건물의 잔해를 보여주는 현장 사진이 실렸다. 놀랍게도, 화성-11가형과 페이트리엇의 운명적인 양자 대결에서 화성-11가형이 완승을 거두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2024년 2월 8일 하르끼우 경찰 당국은 로씨야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타격 대상을 직격하는 순간 폭발하면서 산산이 부서진 미사일 탄두 금속 파편들을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 사진은 약 10cm 안팎의 길이로 잘게 부서진 금속 파편 27개를 보여준다. 하르끼우 경찰당국 발표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들은 2월 7일 밤 로씨야군이 하르끼우를 공격할 때 사용한 미사일 5발 중에서 2발이 화성-11가형 미사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2024년 2월 6일 유엔 주재 미 제국 차석대사 로벗 우드(Robert A. Wood)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현재까지 로씨야는 조선에서 제공 받은 탄도미사일(화성-11가형 미사일을 뜻함-옮긴이)을 최소 아홉 차례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라고 말했다. 로씨야군이 화성-11가형 미사일을 한 번에 2발씩 발사했다고 보면, 이제까지 18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시 말해서, 미 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은 조선이 로씨야에 제공한 화성-11가형 미사일 18발을 단 한 발도 요격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까지 미 제국과 동맹국들이 “세계 최고”라는 현란한 찬사를 덧붙여가면서 하늘 높이 쌓아 올린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의 신화는 화성-11가형 미사일의 예리한 첨입능력 앞에서 여지없이 와르르 무너졌다.

 

 

5. 용산의 비극, 최후의 대피 시간은 없다

 

로씨야군이 최근 우크라이나전쟁에서 화성-11가형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조선이 그 미사일의 5대 작전성능인 고도억제 수평비행, 변칙궤도비행, 목표 명중, 전투부 폭발위력, 미사일방어망 첨입을 실전에서 충분히 검증한 것으로 된다. 그리하여 조선인민군은 혁명적 정벌전쟁 개전 시각에 단행할 전술핵 선제 기습타격을 100%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검증된 것처럼, 마하 7(초속 2.4km)의 극초음속(supersonic speed)으로 날아가는 화성-11가형 미사일은 한국군이 서울 외곽에 배치한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간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여단이 이 미사일을 개성 송악산 북쪽 경사 지대에 있는 어느 갱도 진지에 배치하면,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까지 타격거리는 67km로 줄어든다. 유사시 공격 명령을 받은 조선인민군 핵전투원들이 송악산 북쪽 경사지대에 있는 갱도 진지에서 발사대차를 밖으로 몰고 나와 화성-11가형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미사일은 30초 만에 서울 용산구에 있는 타격 대상 건물을 강타할 것이다. 이런 숨 막히는 정황을 예상하면, 유사시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에 주어질 최후의 대피 시간은 불과 30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이것은 한국군이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를 보위하기 위해 철석같이 믿어온 마지막 방어력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제국 우주사령부가 운용하는 조기경보위성(early warning satellite)은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미 제국 조기경보위성이 송악산 북쪽 경사 지대 갱도 진지 인근에서 발사된 화성-11가형 미사일을 탐지하면, 미 제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우주사령부는 위성영상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는다. 미 제국 우주사령부가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 위성영상자료를 판독하고, 미사일이 발사되었음을 확인하면, 하와이에 있는 미 제국 인태사령부에 즉각 통보해준다. 그러면 인·태 사령부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에 긴급 대피 통보를 전한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그 누구도 위와 같은 행동 절차가 30초 안에 끝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빠른 속도로 진척시켜도 5분 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유사시 지하 방호시설 안으로 뛰어 들어갈 최후의 대피 시간이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미 제국이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를 보호해주기 위해 마련한 마지막 대피 시간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수뇌부는 자기들의 목숨이 어느 순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날들을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비상 자구책을 강구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절망적 상황에서 자포자기의 심정에 빠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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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 잡음 본격화...‘양지 꿰찬 윤석열 키즈 vs 친박’ 신경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2/12 09:19
  • 수정일
    2024/02/12 09: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대구 달서구갑...친윤 홍석준 vs 친박 유영하

경북 경산...친윤 조지연 vs 친박 최경환

군위·의성·청송·영덕군...친윤 김태한 vs 친박 김재원

고령·성주·칠곡군...물마신 친박 이완영, 친윤 단수공천 가능성 커져

22대 총선이 5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남(대구·경북·부산·경남)지역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 이전투구가 격화하고 있다. 영남지역은 보수세가 강한 양지인 만큼 기싸움이 치열한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친윤석열(친윤)·용산 대통령실 출신 후보와 친박근혜(친박) 후보의 격돌이다.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대통령실 참모 출신 38명 중 17명이 서울 강남과 영남지역에 줄을 섰다. 이에 정치권에서 ‘일방적인 윤심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더불어 국정농단 사건 이후 잠잠했던 친박계 인사들도 영남 일대에 출사표를 던지며 정치적 재기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공천이 금배지로 직결되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노림으로써 용산 출신 인사들과 상당한 잡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울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현재 TK 지역에 출마한 친박 인사들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완영 전 국회의원, 유영하 변호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대구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어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친윤과 친박이 맞붙는 지역은 경북 경산, 대구 달서구갑, 군위·의성·청송·영덕군, 고령·성주·칠곡군 등 4곳이다.

 

대구 달서구갑...친윤 홍석준 vs 친박 유영하

대구 달서구갑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앞장서 윤석열 지지를 선언한 ‘친윤’ 홍석준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대선 당시 대구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개국공신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가 달서구갑에 출마를 선언하며 그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 변호사는 최근 대구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며 본인이 ‘박심 후보’임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은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의뢰한 2월 첫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달서구갑 선거구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는 유 변호사가 32.1%로, 지역구 현역으로서 28.9%를 받은 홍 의원을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기간: 2월 3-4일. 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 조사대상: 달서구갑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2명. 응답률: 7.2%.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 조사방법: 무선가상번호 활용한 ARS).

 

경북 경산...친윤 조지연 vs 친박 최경환

경북 경산의 친윤 후보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관리했던 인연을 강조하며 초선을 노리고 있다.

한편 친박 실세로 알려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경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조 전 행정관과 각을 뜰 예정이다.

본래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려 했으나, 복당이 무산되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 이에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민심을 외면하며 경선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복당이 무산된 실제 이유는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예산증액을 돕는 대가로 국정원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복역한 전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은 친박으로 시작해 현재 친윤으로 분류되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이기에 그도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친박 실세와 용산 출신 윤석열 키즈를 동시 상대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군위·의성·청송·영덕군...친윤 김태한 vs 친박 김재원

군위·의성·청송·영덕군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용산 출신 인물로는 김태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있다. 그는 2021년 국민의힘 인재로 영입된 인물로, 새 인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세에 임하고 있다.

같은 지역구에 친박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 예비후보는 2023년 초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의 예배에 참석하여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4·3 사건 추념일은 격이 낮다고 주장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는 관련 발언으로 올해 5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됐으나 지난해 말 징계가 취소되어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고령·성주·칠곡군...물마신 친박 이완영, 친윤 단수공천 가능성 커져

김재원 후보와 같이 복권된 친박이 있는가 하면, 고배를 마신 친박도 있다.

고령·성주·칠곡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국민의힘 이완영 전 의원은 지난 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무고 혐의 등 대법원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500만원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반발하며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친윤계 정희용 후보에 밀려날 모양새다.

고령·성주·칠곡군에서 초선을 지낸 정희용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첫발을 들인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한 뒤 지난 1월부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할 만큼 친윤의 숨은 실세다.

이에 국민의힘 공관위가 친박계 대항마 이 전 의원에 부적격 판정을 내림으로써 정희용 의원의 단수공천을 위한 포석을 깔아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부적격 판정으로 공천 심사에서 배제된 이들은 이 전 의원을 비롯, 29명에 달한다. 이에 부적격 대상자들은 일제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공관위를 장악한 결과’라며 성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부적격 판정 결과에 대해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의 입맛대로 설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을 겨냥해 "추악한 완장질 했다고 솔직한 양심고백이나 하라"고 비판했다.

공천 잡음이 가시화되며 국민의힘 내 알력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연 친박의 복귀를 용산이 두고 볼지 관심이 쏠린다.

 

정강산 기자wjdrkdtks9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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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정은은 보수만이 아닌 '민주' 정권까지 디스했을까?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7) : 달라진 북한, 무력 흡수통일 실익 있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2.12. 04:24:30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태로운 한반도 평화를 재설정하려면,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미래를 향해서만은 안 된다. 과거를 제대로 복기할 수 있어야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말에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 정권이 10여차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왔다"며 흡수통일을 시도한 것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진단은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의 인식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김정은이 남한의 보수 정권뿐만 아니라 민주(진보) 정권까지 싸잡아서 비난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저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북한이 온다>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고, 앞선 글들에서도 간략히 언급한 바 있다. 본 글에서는 보수든 민주(진보)든 남한의 역대 정권이 흡수통일을 추구해왔다는 김정은의 진단이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일단 남북대화가 본격화적으로 시작된 1990년 이래 한국의 역대 정부가 흡수통일을 공식적으로 표방하지는 않았다. 다만 보수 정권으로 분류되는 김영삼·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내심으론 흡수통일을 도모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반면 진보 정권으로 일컬어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의 핵심적인 기조로 '흡수통일 배제'를 내세웠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민주' 정권도 흡수통일을 도모했다는 김정은의 주장은 지나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다. 30여년의 역사를 복기해보면 매우 주목할 만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남북한은 한편으로는 19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 관계'로 합의하고는 점진적·단계적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분단 이후 최초로 열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선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이후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기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미동맹의 작전계획과 이를 연습하는 한미연합훈련에 유사시 무력 흡수통일 방안도 포함되기 시작한 것이다. 

 

▲ 12월 3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에서 올해 각 부문 사업을 총화하고 내년 당 및 국가사업의 발전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로동신문=뉴스1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과 연합훈련 

 

당초 한국전쟁 직후에 마련된 작전계획은 북한의 남침시 북한을 38선 이북으로 되돌리는 방어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후 미국은 1973년 '전진 방어(Forward Defense)' 전략을 채택해 유사시 북한의 개성까지 점령하는 방향으로 작전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그리고 1992년에 개정한 작계 5027에는 유사시 한미 해병대가 원산 상륙작전을 펼쳐 휴전선을 돌파해 북진에 나선 한미 보병과 함께 평양을 포위하는 개념이 포함되었다. 

 

또 1994년 2월초 북미 간 핵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한반도 유사시 단시간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북한을 군사적으로 통일한다는 '작전계획 5027-94'가 언론에 공개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1단계로 신속전개가 가능한 억제력을 강화하고, 2단계로 북한의 서울 이북 남침을 저지하는 것과 함께 북한의 후방을 파괴하며, 3단계로 북한의 주요 전력을 격멸시키고 원산 등에서 대규모 상륙작전을 전개한 이후, 4단계로 평양을 고립시키고 점령지역에서 군사통치를 실시하고, 마지막 5단계로 한반도를 한미동맹의 주도하에 통일한다는 것이었다. 

 

작계 5027상의 또 한 번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점은 1998년이다. 이 개정판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전의 작계가 주로 북한의 남침을 상정한 것이라면, 5027-98에서는 '선제공격 전략'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즉, 북한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확고한 증거'가 포착될 경우 북한의 포병 부대와 미사일, 공군기지 등을 선제공격을 통해 파괴시킨다는 계획이 포함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4년 개정판에는 '한반도 우발 상황'에 대한 새로운 개념 규정이 포함되었다. 이전까지 5027이 적용되는 '우발(contingency) 상황'은 북한이 남침을 하거나 확고한 남침 징후가 포착되었을 때를 의미했다. 그러나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미국이 북폭을 단행하고 이에 대해 북한이 보복 공격에 나서는 상황도 우발 상황에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해 이준 당시 국방장관의 2003년 1월 16일 국회 국방위 증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북한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이 안 돼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우리 군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그친 게 아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우발 상황'에 북한급변사태론도 포함됐다. 2008년 8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뇌관련 질환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이 그 계기였다. 한미연합사가 범주화한 북한급변사태에는 대량살상무기 유출, 쿠데타 발생, 대규모 민중 봉기뿐만 아니라 김정일의 유고도 포함됐다.

 

그리고 한미동맹은 이러한 북한 내 급변사태 발생시 한미연합군을 투입해 북한을 안정화하고 통일을 달성한다는 작계를 수립했고, 이를 언론에 공공연히 흘리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 포착시 명령권자인 북한 지도자를 제거한다는 '참수작전'이 거론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게 보수정권이나 과거의 일만은 아니다. 앞서 소개한 작전계획 및 연합훈련의 공세적인 변천은 진보·보수 정권과 관계없이 이뤄졌었다. 세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문재인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군사적 능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구비되기 시작했다.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여단'은 2017년 12월 1일 창설됐다. 북한 지도부 참수작전 및 북핵 선제타격의 핵심 전력으로 거론되었던 F-35 40대 도입도 박근혜 정부 때 결정되었지만 도입 및 전력화는 문재인 정부 들어 본격화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8월에 실시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에는 '수복지역에 대한 치안·질서 유지'와 '안정화 작전'까지 포함되었는데, 이는 사실상 유사시 북한 점령 훈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이에 필요한 개념 및 전력도 크게 증강시켰다. 미래합동작전개념과 입체기동부대 창설이 바로 그것이다. 

 

입체기동부대는 공중에서 투입되는 공정사단, 지상에서 진격하는 기동군단, 해상에서 투입되는 해병대로 구성됐다. 유사시 이들을 동시에 투입해 평양을 신속히 점령한다는 것이 미래합동작전의 요체인 것이다.

 

이를 주도한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인 송영무는 이러한 능력 및 개념 마련이 자신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참고로 그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의 서명 당사자였다. 

 

이러한 조치들의 시기도 큰 문제였다. 혹자들은 비핵화의 전망이 불투명했던 만큼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2019년 국방예산을 8.8%나 올리기로 한 시점은 2018년에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단계적 군축"을 추진키로 합의한 직후였다. 

 

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대규모 전력 증강에 기반을 둔 '국방개혁 2.0'을 재가한 시점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2019년 1월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단을 약속했던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한 것도 '하노이 노딜' 3주 후였고, 2019년 판문점 번개팅에서 트럼프가 중단을 거듭 약속했던 연합훈련이 8월에 또 강행됐다.

 

이 사이에 김정은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만나서는 평화의 악수를 나누고 돌아서서는 미국과 연합훈련을 하고 첨단무기를 도입하는 이상한 행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연합훈련은 세계 최대 규모로 실시되고 있고, 군비증강의 고삐도 더욱 당겨지고 있다. 그 결과 2024년 한국의 군사력은 역대 최고 순위인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또 북한의 핵사용 징후시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고, 북한의 핵사용시 "북한 정권 종말"도 공언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 방안도 수립하겠다고 한다.

 

성찰의 지점들 

 

이렇듯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과 군사전략을 포함한 국방정책 사이의 엇박자는 너무나도 컸다. 특히 진보정권 때 그러했다. 그리고 이러한 엇박자는 한미동맹의 비정상적인 구조, 특히 한미연합사의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갖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전작권을 가진 미국은 작계 수립과 개정, 그리고 이와 연동된 연합훈련 주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전작권 전환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전작권을 가져야 한편으로는 자주국방에 다가서고, 다른 한편으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보수 진영의 정략적인 선택이 발목을 잡고 만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 4월에 돌려받기로 한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5년으로 미뤘다. 뒤이어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을 뒤집고 또 다시 전작권 환수를 연기했다. 이번에는 시기도 정하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자고 미국에 제안해 이를 관철시켰다. 왜 그랬을까? 

 

다양한 원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보수 진영이 전작권 문제를 '반(反) 노무현'의 관점에서 바라봤던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다고 하지만, 만약 한미가 합의했던 대로 2012년이나 2015년에 전작권을 환수했다면 한반도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9년에 남북관계가 돌아오기 힘든 다리를 건넌 데에는 북한과 단계적 군축 추진에 합의했던 문재인 정부가 역대급 군비증강에 나서고 트럼프가 중단을 거듭 약속했던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한 것이 주효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전작권 환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크게 작용했다. 

 

하여 중장기 대책의 핵심은 30여 년 간 노정되어온 대북정책과 국방정책 사이의 커다란 엇박자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작전계획과 연합훈련에 유사시 무력으로 북한을 흡수통일하겠다는 내용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요한다. 

 

이는 전작권 전환과 관계없이 한미가 머리를 맞대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작계와 연합훈련에 포함된 선제공격론과 무력 흡수통일론은 '과거의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이다. '고난의 행군'으로 상징되는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이 북한 붕괴로 이어질 수 있고, 또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선제공격과 무력통일을 통해 핵개발의 역량과 주체를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북한은 '가난에서 탈피하는 핵보유국'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의 병력을 투입해 한국군과 함께 북한 점령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이렇듯 북한과 미국은 크게 달라졌는데, 한국이 무력 흡수통일론을 고수하는 것이 어떤 실익이 있을까?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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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딸 대신 내는 소리... 10년 하니 이제 배짱이 생겼어요"

[세월호참사, 10년의 사람들 20] 4.16합창단 안명미 단원

24.02.11 18:51최종 업데이트 24.02.11 18:51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가 났던 날을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함께 울었고, 분노했고, 행동했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날 뒤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10년의 시간 동안 여전히 기억의 장소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도 긴 시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기억 속의 그 장소들을 가보고, 그곳을 지켜온 이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견뎌온 이야기들도 풀어냅니다. 이 이야기들이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로 이어지길 바랍니다.[기자말]
말을 꺼내기 어렵다. 오늘따라 들고 간 가방은 노란 리본 하나 없이 밋밋하다. 뭐라도 면피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자주 잊고 살았다.

"많은 분이 그래요. 조심스러워들 하시는데,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러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서. 조심스러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그냥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최선을 다해서 말씀드리려고요." 안명미씨가 이야기를 연다. 2014년 4월 16일 딸 지성이 떠난 후, 그는 이런 배려를 자주 해왔을 테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랜 시간을 보낸 지 10년. 지난해 12월, 그는 4.16합창단 단원으로 인터뷰 자리에 왔다. 

"내가 무슨 노래를..."
 

▲ 연습 때도 목이 쉴 정도로 노래를 했다는 안명미씨. 지금은 이토록 애쓰는 일을 내려놓았다고 하지만, 애를 썼기에 노래로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 안명미

 
"초반에 저는 회의에 좀 가거나 리본이나 만들러 가는 정도였는데, 남편은 대책위 활동을 열심히 했거든요.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합창단이 있는데 가볼래?'라고... 제가 오래전부터 교회에서 성가대를 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노래할 마음이 없을 때라 '내가 무슨 노래를 해'라고 했죠. 별로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어요."

우울이 깊던 시기였다. 그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떠다니면서 걷는 느낌"이던 시기. 그런 때 노래라니. 하지만 그는 곧 생각을 바꿔 합창단에 들어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도와보자, 이런 마음을 먹었던 거죠. 처음엔 3쌍으로 시작했어요."

처음 모인 사람들의 마음은 다 비슷했다.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우리가 문화제를 열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분(문화활동가)들이 있잖아요. 그중 한 분이 노래가 오래 간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노래는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다. 그래서 합창단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집한 거죠."

6명이라는 작은 수로 공연을 시작했다. 첫 공연은 2014년 11월, 황지현 학생이 합동분향소로 오는 날이었다.

그는 날이 추웠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200일을 맞아 안산에서 가족 추모식이 열렸고, 197일 만에 시신이 수습된 황지현 학생의 영정이 합동분향소에 왔다. 그 자리에서 노래했다. 첫 공연은 무섭고, 떨리고, 슬펐다.

"합창단 안에서도 유가족이잖아요"
 

▲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있다. 117차 수원매탄촛불에 함께한 4.16합창단. 이날도 많은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 ⓒ 4.16합창단

 
합창단 초반에는 인원도 적고 연습량도 적어 사람들에게 우리 노래가 들리기나 할까, 걱정부터 앞섰다. 세월호라는 이름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애를 썼어요. 연습할 때도 끝나고 나면 목이 쉴 정도로."

지금은 세월호 가족뿐 아니라 시민들까지 함께해 50여 명 규모의 합창단이 됐다.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강당에 모여 연습을 하는데, 서울에서도 오고 부천에서도 온다. 9년째 계속되는 일이다. 안명미씨도 거의 빠지는 날 없이 참석했다. 그러다 지난, 2022년 합창단 활동을 쉬기로 했다.

"딱 1년만 쉬겠다고 했어요. 사실 그전부터 너무 지쳤는데, 코로나 때문에 말을 못 했던 거죠. 임원직을 내려놓겠다는 말을. 1년을 쉬고 왔는데,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가던지."

지난 9년간 합창단의 공연 횟수만 300회가 넘는다. 지칠만 하지만 그를 지치게 한 것은 잦은 일정이 아니었다.

"그전에는 의무감이 컸어요. 나는 유가족이니까. 합창단 안에서도 유가족이잖아요. 그러니까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빠지면 안 되고, 농땡이를 부려서는 안 되고. 누가 알아주건 아니건 그런 마음이 강했어요."

늘 어깨가 빳빳하게 굳어 있었다. "내가 나를 옥죈 거죠. 그게 나를 지치게 했던 것 같아요." 쉬고 싶다는 말을 입 밖에 내면서 책무감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돌아와 다시 노래를 하니, 합창이 뭔지 알겠더란다.

"합창이라는 게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서로 튀지 않게 둥글게 화음을 내는 거더라고요. 옆 사람과 조화를 맞추면 그걸로 충분한 거. 합창단을 오랜 세월 했는데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목소리를 막 크게 내려고도 하지 말고, 너무 열심히도 말자. 내 자리를 지키는 걸로 충분하다. 지금은 묻어가듯 스며드는 느낌으로 노래해요."

노래를 좋아했으나 가수를 꿈꾸지 않았다. 안명미는 혼자 튀는 것보다 함께 부르기를 택하는 사람이었다. 주부로 살며 성가대 활동 말고는 '집 밖'을 잘 몰랐다고 했다. 외부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다.

"우리 지성이한테 맨날 그랬어요. '튀지 마'라고요. 아이가 좀 튀었거든요. 그래서 '튀면 사람들이 너 쳐다봐'라고 했어요. 예전에는 우리가 생활하던 대로 아이들도 그렇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성이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저 아이는 남이 못 보는 걸 보는 아이구나. 남이 못 가진 거를 가진 아이인데, 다른 사람하고 똑같이 콩나물 키우듯이 키우려 했구나."

그런 딸이 떠나자 자신이 소리를 내야 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합창을 해도 예전처럼 부를 수 없었다. 한때는 이 노래가 제대로 전해질지를 염려하며 목청을 키우는 사람이었고, 지금은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자신을 다독이는 사람이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10년 세월 동안 깨우친 것은, 노래는 말이라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고운 목소리로 음정을 정확하게 부르면 노래를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르죠. 노래라는 게 음을 달아서 말을 하는 거더라고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던진다는, 그러한 마음을 다해 불러요."

합창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는 말에서, 그의 인생이 전해야만 하는 메시지로 채워지는 과정을 본다.

4.16합창단을 청중으로 만날 때가 있다. 이들이 무대에 서면,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했다. 저이들 속에 있을 유가족의 얼굴을 바라보기가 어려웠다. 돌이켜보니 나는 이들의 청자가 아니었다.

"메시지를 던지면 신기한 게 관중들이 그걸 받아요. 우리가 지금 부르는 이 노래가 저 사람들의 마음과 만나는구나, 느껴질 때가 있어요. 최근에 수원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날 진짜 추웠거든요. 그런데도 막 느껴지는 거예요. 관중이 우리의 마음을 맞이하더라고요. 서로 고양되어서 앵콜까지 나오고. 우리 마음을 알아주니 고맙죠."

그날 공연을 하고 감기에 걸렸다. 한겨울 한기를 받아들이며 소리를 낸다. 전해야 할 말이 있으니까. 내가 고개를 비스듬히 돌릴 때, 이들과 눈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귀를 기울이고 응답했다. 합창은 조화를 이루고 스며 들어가는 일이라 들었는데, 그건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나 보다. 듣는 이들 또한 스며 들어갔다.

합창단 동료들도 그런 사람들이었다.

"같이 지내면요, 우리의 마음을 알아가더라고요. 지금 세월호 진상규명도 안 되고 4.16생명안전공원도 착공되지 않은 상태라, 그런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들이 그냥 스며든다고나 할까요. 우리가 이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들이 닮아가더라고요."

세월호 합창단원들의 이야기를 모아낸 책의 제목처럼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그 마음을 듣는 이도, 노래하는 이도 그 바람을 함께한다.

"서쪽 하늘에 있나. 어느 별이 되었을까. 내 어깨에 내려앉은 이 별빛 네 손길인가. ... 그날부터 비로소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그 웃음, 어둔 바다 깊은 하늘에 지울 수 없는 눈망울." ('어느 별이 되었을까', 작사 이건범·작곡 이현관)

믿는 구석
 

▲ 4.16생명안전공원에서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예배가 열린다. 이때 단상에 안명미씨가 만든 꽃바구니가 올라간다. ⓒ 안명미

 
2014년 4월 16일 그날로부터 무엇이 바뀌었나. 그 질문을 안명미씨에게 돌렸다. "뭔가 배짱이 생겼달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상규명 문제도, 합창단 공연도 그랬다.
 
"처음에는 떨리고 그랬는데, 배짱이 생겼어요. 못 해도 돼. 그런 마음이 생겨요. 가사가 잘 안 외워지면 더 열심히 듣고 외우면 되지. 조금 내려놨달까.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잘할 테니까. 합창이잖아요. 여러 사람이 하니까."


믿는 구석이 생긴 걸까.

"진실도 어느 날엔가 밝혀지겠지. 그런 마음을 조금씩 먹어요."

참사가 터진 직후에는 단식을 하고 행진을 해도 어디로 가는 줄 몰랐다. 게다가 충격을 받아 몸을 더 바삐 움직이는 건 배우자 쪽이었다. 그의 남편 문종택씨는 세월호의 진실을 기록하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도 세월호 유가족 방송인 '4.16TV'를 운영하고 있다.

"남편이 밖에 있으니까,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처음에는 옆에서 활동을 돕기도 했는데,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집을 지켰어요. 우리 집이 애가 다섯이라, 저녁이면 왁자지껄한 집이었는데 둘째 결혼하고, 다른 아이는 기숙사 가고, 지성이는 없고. 빈집이 되더라고요. 우울감에 빠져서 너무 힘들었어요."

집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머물렀는데, 빈집이었다. 안명미씨는 그때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언지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어요."

우선 운전을 배웠다. 자신을 오며 가며 태워주던 남편에게 의존할 수는 없었다. 세월호 가족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찾아 듣고 배웠다. 꽃꽂이를 배웠고, 그림을 그렸고,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다.

"누가 나를 대신해 내 마음을 알아줄 순 없다, 싶더라고요. 내 마음은 스스로 찾아야겠다. 상담도 직접 찾아갔어요. 계속 갔어요. 그렇게 나를 찾아가기 시작했죠."

그렇게 수년이 흘러 그는 함께 그림을 배운 세월호 가족들과 전시를 열었다. 지성씨의 소지품이 화폭에 담겼다. 그가 만든 꽃바구니는 매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예배 단상에 올라간다.

"남편은 처음에는 자기가 너무 바빠 나를 쳐다볼 수 없었지만, 요새는 좀 보이나 봐요. 자꾸 (사무실로) 놀러 와. 그러면 저는 나 바빠라고 하죠."

그렇게 달라졌다. 그는 "내가 해온 일들로 내가 구성돼 온 거예요"라고 부연했다. 그러니까 그의 믿는 구석은 자기 자신이었다.

"저는 우리 지성이 보내고 난 뒤에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많이 나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했고, 내가 어딘가에 쓰임 받기를 원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을 찾아와야 해요. 나를 깨워야 하고 움츠려 있던 나를 깨야 해요. 지금껏 그런 시간을 보내온 것 같아요."
 

지성씨는 반짝거리던 딸이라 했는데, 그 자신이 딸을 닮아가고 있었다.

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
 

▲ 전시를 연 날, 안명미씨는 딸 지성씨의 소지품을 그린 작품 앞에 섰다. ⓒ 안명미

 
지성씨가 416단원고약전(<짧은, 그리고 영원한>, 2016)에 담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원고 약전이란,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짧은 생을 복원한 책이다. 100여 명의 작가가 모여 200여 명의 학생과 교사들의 이야기를 썼다. 그는 딸의 반짝이던 생애가 책에 담기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땐 너무 많은 판단을 해야 했고, 그때 놓친 선택 중 하나가 약전이었다.

"그 뒤로 뭐든 빠지지 않고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인터뷰를 그가 외면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딸 지성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물었다. 글 마지막에 지성씨를 소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너무 예쁜 아이였어요. 그림이 실물을 표현해내지 못하더라고요.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느낌의 아이였어요. 앞만 아니라 옆도 볼 수 있는, 다른 사람이 못 보는 면을 볼 수 있는 아이구나. 그 애로 인해서 많이 웃었어요.

옷도 남들이 안 입는 거. 양말도 신발도 초록색으로 신고 간다든지. 남들은 소화 못 해도 나는 할 수 있어. 자신감이 넘쳤어요. 친구들이 남기고 간 편지를 보니까, 친구들이 너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니? 할 정도로. 친구들 카운슬러도 많이 해줬더라고요. 예뻐서 연기자 해보자는 사람도 많았어요. 길거리 캐스팅도 되고. 그런데 자기는 그런 거 안 할 거라고. 승무원이 되고 싶다고, 패션 디자이너랑 아나운서도 하고 싶다고 했어요.

자신감이 넘쳤는데. 못 해준 게 미안하죠. 우리가 식구가 많고 살림이 넉넉지 못해서 많이 밀어주질 못했어요. 우리 집 보물 같은 아이였는데. 반짝거려서 너무 자랑하고 싶었는데, 아이가 교만해지고 저밖에 모를까 봐 칭찬도 잘 안 했거든요. 그게 무슨 미덕이라고... 애가 가고 나니까 엄마가 우리 딸 자랑을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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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기록노동자로 <베테랑의 몸>, <일할 자격>, <노동자, 쓰러지다>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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