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일본 도쿄도 조치대학에서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의 진실과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사진-조천현]
26일 오후 일본 도쿄도 조치대학에서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의 진실과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사진-조천현]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은 ‘동양평화론’의 위대한 비전을 오늘날 동아시아 다자간 평화체제로 온전히 승화시키는 시대적 사명이다.”

26일 오후 일본 도쿄도 조치대학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은 ‘동양평화론’을 실현하는 사명이라는 점이 중점적으로 강조됐다.

이날 학술회의는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의 진실과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주제로 한국 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강덕상사료연구원, 일본 측 조치대학 글로벌·컨선연구소가 주최했다.

참가자들은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탐사 도쿄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조천현]
참가자들은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탐사 도쿄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조천현]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 참가자들은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탐사 도쿄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16주년을 되새기며,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은 단순히 과거 영웅의 물리적 흔적을 쫓는 추모사업이 결코 아니”며,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심판의 실현”이자 “‘동양평화론’의 위대한 비전을 오늘날의 불안정한 동아시아 다자간 평화체제로 온전히 승화시키는 중대하고 시급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08년 남북공동유해발굴사업, 중국단독발굴사업 등의 실패를 언급, 지난 3월 확인된 1910년 9월 10일자 일본 <오사카마이니치신문> 고마츠 모토고(小松元吾) 기자의 기고 내용이 유해발굴의 실증적 단서임을 강조했다. (통일뉴스 2026.3.26.자 참고)

“1910년 당시 르포기사가 기적적으로 새롭게 발굴되며 우리의 유해찾기 여정은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고 “‘인간좌표’와 ‘심층매장’ 정보는 지리적 물리적 한계를 최신 첨단과학기술로 단숨에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남북 정부를 향해 ‘한국과 조선 민간 공동실무협의체’를 제안했으며, 일본 정부에는 유해 매장 관련 정보 전면 공개, 중국 정부에는 전폭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게는 “허울뿐인 수사적 약속과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능동적이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사형수 동시 매장설’ 오류” “정확한 역사적 사료 중요”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에 역사적 사료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한국 내에 인식되고 있는 ‘사형수 동시 매장설’이 오류이고, 중국 정부의 협조를 위해서는 정확한 사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규수 ‘강덕상사료연구원’ 원장은 지난 3월 공개한 1910년 9월 <오사카마이니치신문>의 고마츠 모코토 기자의 기사에 이어 이번에는 1910년 6월 <만주일일신문>기사를 공개하며 안중근 의사와 일반 사형수 동시 매장설을 반박했다.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가 다른 사형수인 혼다 오토마쓰, 위안광가오가 같은 날 사형됐으며, 동시 매장되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 안 의사는 1910년 3월 26일, 다른 사형수는 같은 해 6월 9일에 각각 사형됐기 때문에, 동시 매장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는 2008년 발굴사업 실패의 원인이라고 이규수 원장은 지적했다.

이 원장은 “기존 학계와 대중 언론이 역사적 상상력에 기대어 범해 온 ‘사형수 동시 매장설’이라는 사료 오독의 메커니즘을 문헌학적으로 낱낱이 밝혀내어 사건의 정확한 타임라인을 복원했다”며 1910년 9월자 기사를 중심으로 유해발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용 원광대학교 교수는 중국 정부의 협조를 위해서는 정확한 역사적 사료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1985년 재미학자 박한식 교수의 조사, 2008년 남북공동발굴조사 등에 중국 측이 협조하고, 2008년 10월에는 중국 측이 단독 발굴조사에 나선 만큼 안 의사 유해발굴에 중국 측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

김주용 교수는 “중국은 협조는 하되 정확한 역사적 자료에 근거하지 않은 발굴은 무의미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중근 유해 발굴,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의 첫걸음”

이날 국제학술회의는 한국 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강덕상사료연구원, 일본 측 조치대학 글로벌컨선연구소가 주최했으며, 가 후원했다. 학계 및 시민 50여 명이 참가했다. [사진-조천현]
이날 국제학술회의는 한국 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강덕상사료연구원, 일본 측 조치대학 글로벌컨선연구소가 주최했으며, 가 후원했다. 학계 및 시민 50여 명이 참가했다. [사진-조천현]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이 동아시아 평화체제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의미가 강조됐다.

기조강연에 나선 강성은 조선대학교 조선문제연구센터 연구고문은 “안중근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자국 중심주의적인 역사관을 극복하고 동아시아 공통의 역사 인식을 획득함으로써 동아시아 국가들과 국민이 화해로 나아가 갈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안중근 유해의 남북 코리아, 일본, 중국 공동발굴은 그 큰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현 [통일뉴스] 편집국장은 “남과 북 민족 전체가 공유하는 역사적 인물로 안중근 의사를 인정하고 있다”며 “유해 발굴 및 고국 봉환 문제 등에서 남북이 함께 사상을 되살려야 할 상징적 위인”이라고 말했다.

AI 등 기술을 활용한 유해 매장지 예비조사를 실시한 김경식 메타메모리 대표는 “유해 위치를 찾는 일은 과거를 붙잡는 일이 아니”라며 “아직 검증되지 못한 역사의 공백을 사료와 지도로 다시 묻고 과학적 절차를 통해 공동의 진실에 접근하려는 작업”으로 “한 개인의 탐문을 넘어 동아시아 역사갈등을 공동 진실 탐사의 장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행사에 앞서 김삼열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다시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새롭게 밝혀지는 안중근 유해의 진실을 바탕으로 남북이 다시 만나고 일본, 중국과 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환 [통일뉴스] 민족과통일연구소 이사장도 “유해를 찾는 일은 안중근의 정신과 사상을 찾는 여정이고 나아가 동양평화론에 입각해 한국, 조선, 중국, 일본과의 평화를 공유하고 특히, 남과 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약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권향숙 조치대학 글로벌·컨선연구소 소장은 “유해 탐색과 진상 규명은 한 역사적 인물의 귀환을 실현한다는 인도적 과제인 동시에 식민 지배와 전쟁의 역사에 직면하여 동아시아 내 공유된 역사 인식과 화해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제학술회의는 [통일뉴스]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한국과 일본의 학계, 시민 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다음은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탐사 도쿄 선언문'이다.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탐사 도쿄 선언문] (전문)

 

올해로 안중근 의사께서 조국의 자주독립과 억압받는 동양 민중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제국주의의 상징이었던 중국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차디찬 이슬로 순국하신 지 116주기를 맞이하였다. “내 뼈를 하얼빈 공원에 묻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달라”는 의사의 피 끓는 마지막 유언은 한 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못한 채, 통한의 세월 속에서 분단이라는 이념의 장벽과 일본의 철저하고도 악의적인 역사의 은폐 속에 깊이 갇혀 있다.

그동안 한국과 조선은 각자의 위치에서 민족의 영웅인 의사의 유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여러 차례 발굴을 시도했으나, 급격한 지형 변화라는 물리적 한계와 관련국들의 비협조적 태도로 인해 오랜 기간 뼈아픈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특히 조선은 과거 둥산포 묘지 일대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후 '지형 변화로 인한 발굴 불가' 입장을 굳혀왔고, 한국 역시 2008년 가장 유력한 매장지로 지목되었던 위안바오산 발굴이 참담한 실패로 돌아가며 깊은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그러나 최근 1910년 당시 일본 언론인 고마쓰 도시무네(필명 방외생)가 남긴 미발굴 르포 기사 「안중근의 묘」가 기적적으로 새롭게 발굴되며 우리의 유해 찾기 여정은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뤼순 감옥 동쪽 마잉푸(馬營浦) 인근 산 중턱, 일본인 사형수 모토야마와 야마무라의 묘 사이를 정확히 짚어낸 ‘인간 좌표’와, 표면 지형의 훼손을 우회할 수 있는 지하 2.1m 깊이라는 구체적인 ‘심층 매장’ 정보는 그간 한국과 조선이 겪었던 지리적, 물리적 한계를 최신 첨단 과학 기술로 단숨에 돌파할 수 있는 결정적이고 실증적인 단서가 아닐 수 없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은 단순히 과거 영웅의 물리적 흔적을 쫓는 추모 사업이 결코 아니다. 이는 뼈아픈 식민 지배의 폭력적인 진실을 낱낱이 인양하여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심판의 실현이며, 나아가 의사께서 차디찬 감방에서 목숨을 걸고 주창하신 ‘동양평화론’의 위대한 비전을 오늘날의 불안정한 동아시아 다자간 평화 체제로 온전히 승화시키는 중대하고도 시급한 시대적 사명이다.

이에 제국주의의 심장부였던 이곳 도쿄에 모인 한국·조선·일본의 깨어있는 지성과 양심적인 민간단체, 그리고 동아시아의 진정한 평화를 열망하는 모든 참석자는 안 의사의 유해를 하루빨리 온전하게 고국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 관련 4개국의 즉각적이고 책임 있는 외교적·실무적 행동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하나, 한국과 조선은 이념과 체제의 소모적인 차이를 과감히 뛰어넘어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발굴'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무 협력에 즉각 나서라.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은 분단된 조국이 반드시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할 지상 최대의 민족사적 과제이다. 우리는 새롭게 확인된 객관적 사료를 강력한 매개로 삼아 굳게 닫히고 경색된 한국과 조선 관계의 물꼬를 트고, 민간이 주도하는 ‘한국과 조선 민간 공동 실무협의체’를 신속히 구성하여 과거의 지상 훼손론을 과학적으로 극복할 실질적이고 굳건한 연대를 추진할 것을 천명한다.

하나, 일본 정부는 과거 제국주의 침략의 뼈아픈 역사적 책임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과 관련된 모든 공식 행정 기록과 그동안 의도적으로 은폐해 온 사료를 조건 없이 투명하게 전면 공개하라.

일본은 안 의사의 묘역이 한민족 독립운동의 거룩한 성지로 부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철저하고 치밀하게 매장 기록을 감추고 왜곡했다. 진정한 동아시아의 평화와 미래 지향적 관계는 과거의 어두운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일본은 결자해지의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관련 자료 공개와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만 할 것이다.

하나, 중국 정부는 새롭게 발굴된 사료와 더불어 첨단 과학 기술을 적극 활용한 뤼순 현지 유해 탐사 및 본격적인 발굴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력하라.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핀포인트 좌표가 특정된 만큼, 마잉푸 일대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기술 도입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 위치 추정 탐사는 유해 발굴의 성패를 가를 필수적인 과정이다. 중국 당국은 동아시아 항일 투쟁과 평화의 상징인 안 의사의 유해 발굴 조사가 그 어떤 정치적 장벽 없이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현지에서의 외교적, 행정적, 물리적 지원을 절대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나, 한국 정부는 허울뿐인 수사적 약속과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대(對) 조선·중국·일본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능동적이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라.

이토록 구체적인 새로운 사료와 과학적 방법론 앞에서도 주저하고 방관하는 것은 국민주권을 위임받은 정부의 명백한 직무 유기이자 역사적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다. 한국 정부는 즉각 조선 측에 조건 없는 공동 발굴을 제안하고, 중국과 일본 양국 정부를 상대로 한 강력하고 집요한 외교적 교섭을 통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타임라인과 로드맵을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오랜 타향살이를 끝내고 마침내 고국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오는 그 역사적인 날까지, 한국과 조선의 굳건한 연대와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국경을 초월한 협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 제국주의의 심장부였던 도쿄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우리의 엄숙한 선언이 안 의사의 숭고한 평화 정신을 잇고, 분단된 조선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전체의 굳건하고 영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가장 위대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임을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6년 7월 25일

안중근 학술대회 참가자 및 주최·후원 기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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