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린 대법원 판례, 윤석열을 구하지 못했다
이날 판결 선고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윤석열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2020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재명 지사 혐의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이었다.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한 다른 후보의 질문을 받고는 강제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빼고 답변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라는 게 검찰 공소사실이었다.
1심 판단은 무죄였는데, 항소심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벌금 300만 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명의 대법관 가운데 '무죄 취지 파기 환송' 다수의견 7명, '상고 기각·항소심 판결 확정' 소수의견 5명으로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수의견 대법관 가운데 단 1명만 소수의견을 냈다면, 경기도지사 당선무효와 5년 간의 피선거권 상실로 귀결됐을 것이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내 목은 단두대에 올려졌다"라고 밝혔는데, 그는 끝내 살아 돌아온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하여 질문·답변하거나 주장·반론하는 것은, 그것이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윤석열씨 측이 재판 과정에서 내놓은 방어 수단이 바로 이 대법원 판결 법리였다. 윤씨 발언은 이 대법원 판결이 보호하는 사례에 해당하므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대법원 판결 법리를 두고 "후보자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됨으로써 그 표현의 명확성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관련 발언은 피고인만이 후보자로 초청되고 언론인으로 구성된 패널들 질문에 피고인이 답변하는 형식이었으며, 전성배 관련 발언이 이뤄진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애초에 상대 후보자와의 공방 구도를 전제 하는 후보자 토론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윤석열 측 항소한다... "국힘 선거보전비용 반환 가능성, 매우 안타깝게 생각"
윤석열씨 법률대리인단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을 내고 "오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실인정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의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추후 항소심 재판부가 기존 대법원 판례와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따라 이 사건을 종합적·객관적으로 심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루어진 정치적 발언은 당시의 질문 내용,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 사회적 맥락 및 일반 유권자가 받아들이는 전체적인 의미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러한 기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왜곡하여 이 사건에 끼워맞추기 식으로 곡해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판결로 인해 국민의힘이 약 400억 원에 이르는 선거보전비용 반환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까지 있게 된 점 역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러한 막대한 법적 효과는 더욱 엄격한 사실인정과 신중한 법리 판단을 전제로 하여야 하며, 발언의 일부 표현만을 독립적으로 해석하여 도출될 결과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무죄 → 유죄 → 무죄... 이재명, 살아돌아오다(2020. 7. 16) https://omn.kr/1ob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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