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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기댄 건, 이재명 살린 대법원 판결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가 27일 오후 윤씨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사건 1심 판결 선고를 진행하는 가운데, 윤석열씨가 피고인석에 앉아 판결 내용을 듣고 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석열이 마지막으로 기댄 건, 이재명을 살린 대법원 판결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을 담고 있는 이 대법원 판결은 윤씨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2시 윤씨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사건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①번(변호사 관련 발언) 혐의와 ②번(전성배 관련 발언)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공소사실은 윤씨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①과거 윤대진 검사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있음에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말하고(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 ②김건희씨로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받고 김건희씨와 여러 차례 함께 만난 사실이 있음에도 당 관계자로부터 전씨를 소개받고 김건희씨와 함께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발언했다(2022년 1월 17일 취재진과의 질의응답)는 것이다.

유죄 이유 살펴보니...

재판부는 ①번 혐의와 관련해 윤씨가 2012년 한상진 기자와의 전화통화,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우진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연결해 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면서 대선을 앞두고 이를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②번 혐의를 두고 윤씨가 이 재판 법정에서 전성배와의 관계를 인정한 점 등을 유죄 근거로 삼았다.

"피고인이 2013년 12월경부터 배우자 김건희를 통하여 전성배를 알게 되어 자신의 검찰 내 징계 및 좌천 상황에 관한 조언을 받았고 김건희는 2016년 말 윤석열의 특검 파견 무렵과 2020년 추미애와의 갈등 국면에서도 전성배로부터 관련 언급을 들어온 점, 피고인은 배우자 김건희와 함께 전성배가 운영하는 법당에 가거나 피고인 주거지에서 전성배를 만난 사실을 피고인 스스로도 이 법정에서 인정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재판부는 전성배씨가 일반 불교 승려와 구분된다고 했다. 점술적 조언을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전성배의 법당은 일반인이 통상 생각하는 정식 사찰의 모습이 아니고 단독주택 2층에 있고 ▲전성배에게는 배우자가 있고 ▲ 부처님 상이 아닌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님 상이 있는 방에서 방문객으로부터 돈을 받고 점을 봐줬다는 것이다.

양형 이유에서 "(당시 전성배 관련 의혹은) 후보자가 국정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서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던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써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각 범행 이후 실시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됐다. 물론 선거의 결과가 이 사건 각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우나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는 법익인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침해됐다고 보기에는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생중계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2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텔레비젼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 이정민

이재명 살린 대법원 판례, 윤석열을 구하지 못했다

이날 판결 선고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윤석열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2020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재명 지사 혐의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이었다.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한 다른 후보의 질문을 받고는 강제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빼고 답변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라는 게 검찰 공소사실이었다.

1심 판단은 무죄였는데, 항소심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벌금 300만 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명의 대법관 가운데 '무죄 취지 파기 환송' 다수의견 7명, '상고 기각·항소심 판결 확정' 소수의견 5명으로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수의견 대법관 가운데 단 1명만 소수의견을 냈다면, 경기도지사 당선무효와 5년 간의 피선거권 상실로 귀결됐을 것이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내 목은 단두대에 올려졌다"라고 밝혔는데, 그는 끝내 살아 돌아온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하여 질문·답변하거나 주장·반론하는 것은, 그것이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윤석열씨 측이 재판 과정에서 내놓은 방어 수단이 바로 이 대법원 판결 법리였다. 윤씨 발언은 이 대법원 판결이 보호하는 사례에 해당하므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대법원 판결 법리를 두고 "후보자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됨으로써 그 표현의 명확성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관련 발언은 피고인만이 후보자로 초청되고 언론인으로 구성된 패널들 질문에 피고인이 답변하는 형식이었으며, 전성배 관련 발언이 이뤄진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애초에 상대 후보자와의 공방 구도를 전제 하는 후보자 토론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윤석열 측 항소한다... "국힘 선거보전비용 반환 가능성, 매우 안타깝게 생각"

윤석열씨 법률대리인단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을 내고 "오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실인정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의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추후 항소심 재판부가 기존 대법원 판례와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따라 이 사건을 종합적·객관적으로 심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루어진 정치적 발언은 당시의 질문 내용,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 사회적 맥락 및 일반 유권자가 받아들이는 전체적인 의미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러한 기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왜곡하여 이 사건에 끼워맞추기 식으로 곡해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판결로 인해 국민의힘이 약 400억 원에 이르는 선거보전비용 반환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까지 있게 된 점 역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러한 막대한 법적 효과는 더욱 엄격한 사실인정과 신중한 법리 판단을 전제로 하여야 하며, 발언의 일부 표현만을 독립적으로 해석하여 도출될 결과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무죄 → 유죄 → 무죄... 이재명, 살아돌아오다(2020. 7. 16) https://omn.kr/1obuv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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