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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를 봤다.
진부한 접근법
영웅 만들기
낭만적 과거화
혁명적 페티쉬
체게바라 열풍과도 비슷한
엄청난 관객 점유율
소비되는 광주항쟁
제일 진부한건,
명예로워야 할 군인 운운하며
시민군의 선봉에 선 퇴역 장교
하지만 한편,
어렸을적 쉬쉬하며 광주얘기를 하던 친구들을 떠올리며,
탱크가 사람들을 깔아뭉겠다는 말이 거짓이라고 믿으며,
그의 입에서 나온 "폭도"라는 말을 떠올리며,
월남전을 떠올리며,
몇 명의 적을 죽였느니, 몇 명의 부하를 구했느니 하는 말을 떠올리며,
그 옛날 사진들을 떠올리며,
주민들이 코코넛을 그에게 대접하는 사진을 떠올리며,
그저 그뒤로 맑은 이국의 풍경을 떠올리며,
이데올로기적 떼에 곱게 물든 천진한 내 어린 나날들을 떠올리며,
그가 일하던 군부대 개울을 따라 놀던 때를 떠올리며
함께 도라지 캐러갔던 당번 군인아저씨를 떠올리며,
가끔 매케한 연기를 옷에 품고 들어온 오빠를 떠올리며,
오빠를 기다리며 밤을 지새던 엄마를 떠올리며,
민간인 통제 구역의 그 투명한 동해바닷가를 떠올리며
그 해변으로 새까맣게 몰려오던 멸치떼를 떠올리며
사랑하면서도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잔인함.
그 진부한 퇴역장교가 진부해지지 않는 순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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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서도 용서할 수 없는,글 읽으면서 마음이 짠-해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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