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기고]
- 2015
-
- [펌] 노동자 시인 박영근 추모글
- 2014
-
- 11월
- 2013
-
- 10월의 끝
- 2013
-
- 시월
- 2013
37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 이 글은 무명씨님의 [비정규직 개악입법 정리버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한번만 읽고 가고 싶지는 않아서 트랙백합니다.
필요하거나 생각날 때 다시 와서 읽어 볼 수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지난 달에 <네트워커>에 기고한 것인데, 뒤늦게 여기에도 옮겨둔다.
--------------------------------------------------------------------------------
언젠가부터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 TV도 심야가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우니까 틈틈이 인터넷매체들을 뒤져서 그나마 관심있는 뉴스나 가십거리를 챙기곤 한다. 한때는 신문 은 출근하기 전에 두엇 섭렵하고 TV나 라디오 뉴스는 꼭 챙기는 편이었는데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을까? 거의 차별화되지 않는 기사와 뉴스들의 천편일률적인 구성에서 비롯된 식상함 때문이요, 언론 매체들의 끝 모를 선정성에 질린 까닭이요, 믿고 따를만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서인 듯하다. 심하게 말하면, 신문이나 티비에서 믿을만한 소식은 교통사고나 살인사건으로 누군가 다치거나 죽었다는 것 정도인데, 그것도 원인이나 동기 따위는 대체로 추리소설 수준에서 머문다.
기술이 갖는 위험성뿐만 아니라 인권침해의 문제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보도들도 누가 죽어야 기사가 되는 다른 소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CCTV를 무려 272대나 설치하고서 그것이 무용지물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던 것은 서울 강남경찰서나 그것을 찬성한 지역주민만은 아니었던지, CCTV 관제센터 개관 4일만에 절도용의자 한명을 검거하자 도하 언론은 쾌재를 부르며 보도했다. CCTV가 설치되어도 범죄 발생율이 줄어들지 않더라는 다른 나라 사례나 프라이버시와 인권 침해의 측면을 둘러싼 논쟁들이 잠시나마 실종되는 순간이다. 이제 강남구의 CCTV가 그 지역의 범죄를 다른 지역으로 쫓아내어 범죄없는 지역으로 만들든지, 가끔 영문도 모르는 좀도둑들이 걸려들어 경찰의 공을 세우든지,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게 생겼다.
한달전쯤 나라 안의 모든 지면과 공중파를 점령하다시피 했던 이른바 뇌졸중 감기약 파동. 명색이 약사면허를 가진 나도 처음엔 미국 FDA의 제조,판매 중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감기약 성분(PPA; Phenylpropanolamine)을 4년 가까이 더 생산,유통시킨 관계 당국에게 분노하고 손가락질했으니, 일반 국민들은 오죽했으랴. PPA가 소량으로는 콧물감기약(코 충혈제거제)으로 쓰이지만 더 많은 양으로는 여성들의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로 쓰이며, 제조,판매 중지의 근거가 되었던 예일대학교의 연구보고서에는 “PPA를 고용량인 식욕억제제로 사용할 때 여성에게 출혈성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 사실과 제조,판매 중지에 대하여 미국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는 것, 유럽의 몇 나라와 우리가 곧잘 뒤따르곤 하는 일본에서는 PPA에 대한 후속 조치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은 신문에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나중에 관련 자료들을 챙겨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잘못이 없단 말이냐? 천만에. 다만, 그것이 누구의 잘못이든 신문과 방송은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그저 언론이 수시로 제공하는 ‘쓰레기 만두’와 ‘중풍 감기약’을 각성제로 삼아 사람들이 떼지어 흥분하면 그만이다. 그러는 사이에, 신용불량자는 370만명을 웃돌고, 자살증가율은 OECD 최고를 자랑하며, 작년 한해만 해도 하루에 8명씩 산재로 죽어갔다. 내 스스로 과학기술노동자임을 자처해왔던 터, 다른 건 몰라도 노동의 문제와 과학기술의 문제만 갖고라도 언론과의 한판 전쟁을 치르고 싶다.
(2004. 8. 30)
가끔 내 영혼이
1980년대 초반의 어떤 시점에 묶여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영화를 보다가도
억눌려 있던 사람들이 떼지어 일어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내달릴 때
그 성패를 떠나서 무조건 눈물부터 흘리곤 한다.
때론 그것이 너무도 황당하여
주변의 모두가 와하하하 웃을 때조차도
나 혼자 뚝뚝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눈물조차 억압하던 시대가
내 젊은 시절에 있어서 그런가 보다.
언젠가 80년대를 젊음으로 지나온 사람들은
모두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거라고 쓴 적이 있었는데
나한테서 자주 그런 징후를 본다.
각설하고,
옛 자료들을 뒤적이다가
일일이 등사기로 밀고 제본까지 직접 했던
동아리 회지에 실린 내 편지글이 눈에 띄었다.
감히 복사라고는 엄두도 못내던 시절,
일일이 글씨를 쓰고 수천매를 등사기로 미는 것까지야
남들도 다 하는 일이었지만,
직접 제본까지 한 것은 돈을 좀 아껴보자는 심산이었던 것 같다.
검열이 엄격했던 그 때,
우연한 일이었던지
누군가 걱정되어 미리 검열을 받았는지
230쪽 두께의 그 회지 중에서
유독 내 글을 지목해서 문제가 있다고
당시로서는 위풍당당하던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이 그러더라고
몇 친구들이 걱정 반 장난 반 섞인 표정으로 얘기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졸업정원제를 비판했던 글을 단과대 회지에 기고했다가
책은 인쇄되어 나왔는데 내 글의 일부는 가위질되던 기억도 있다.
글을 다시 읽으니
내 병의 근원이 쬐금 보이는 듯하다.
치기, 감정의 과잉, 자발적 격리의 버릇...
참, 아래 글을 쓰던 때 나는
한 학기 자의반 타의반의 휴학을 하고 시골에 칩거 중이었다.
신이여, 이 약한 자를...
-ㅇㅇ 6대에게
1.
들국화가 지고 있다.
가을이 지나는 들판
찌푸린 하늘 밑으로
저녁 바람이 엉금엉금 기어오고
여기
어리석은 인간이 하나 있어
지평선 너머로
별빛처럼 한 점으로 비쳐오는
도시를 바라본다.
쫓을 수 없는 사랑이란
감정, 씻을 수 없는
죄의 느낌...
꿈도 현실도 아닌
이 차디찬 공간의 어슴프레한
모퉁이에서
아아,
나는 정녕 뉘우쳐야만 하는
못난 이.
샛노란 절망으로 치닫는
내 심장의 비통한 절규는
나의 입을 막아 벙어리가 되게 하고
나의 눈을 찔러 장님이 되게 하고
내 얼굴을 덮어 표정을 가린 채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나와 나의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있다.
목을 메는 간절한 기도로서도
한 나절을 흘리우는 참회의 눈물로도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없음을
지금 나는 알고 있지만
약한 자의 가슴을 얽어 맨
한 가닥 가냘픈 미련의 끈으로 하여
낮과 밤의 경계에서 무릎을 꿇고
다시 한번 친구들의 이름을 부른다.
용서해 다오
나의 친구들이여!
2.
손가락을 깨무니 피가 솟아난다.
맑은 적색의 아름다운 피가
내 손 끝으로 흐르고 그것은 이윽고
방울방울 나의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내 모든 친구들의
이름이 거기 하얀 종이 위에
쓰러져 있고 나는 피의 눈물에
젖고 있는 그들을 부르며 눈을 감는다.
(머리 속에는 아직 미운
도시의 그림자가 남아 있지만
이제 나의 사랑과 증오의 허황된 꿈들은
힘겨운 날개짓을 하며 사라져 가고 있음을 나는
느낄 수 있다. 피가 흐르고,
눈물이 흐르고, 돌이킬 수 없는
죄의 바다에서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나는 표류하고 있다)
잠시 동안의 침묵과 함께 나의
친구들은 선명한 미소로서 내
가슴으로 줄지어 들어서고 나의
감은 두 눈이 자그마한 경련을
일으키자, 우뢰와 같은 함성과 함께
하늘과 땅이 핏빛으로 하나가 된다.
-오오 신이여!
바라옵건대
나의 친구들의 아름다운 영혼이
보다 자유스럽고 진실하게
만날 수 있기를~
(1981년)
끝내고 싶지 않은 교섭 하나
현장 간부들의 성화에 밀려 마지못해 끝냈다.
잠정합의한 날에는
혼자서 다른 도시로 달아나서 밤새고,
끝내 조인을 한 날에는
그로 하여 울분이 가시지 않는
또다른 지부의 간부들에 둘러싸여 술을 푸고
내가 그 지부의 조합원인양 내 몫 이상 싸우겠노라고
약속 하나 내질렀다.
교섭이 막바지에 이르자
술만 마시면 취하는 지부장 앞에서
취할만큼 마시지 못하는
혹은 마셔도 취하지도 못하는
나는 비겁하다.
질긴 놈이 이기리라,
때론 끈덕지게 투쟁하는 것보다는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것도 승리를 가져다 주느니 했건만,
버텨 본 자들은 안다, 기약없이 버티는 것이
싸우다가 힘이 딸려 꿇는 것보다
더 억센 투지와 깡다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이지도 않는 가공의 적들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백골단의 폭력보다
더 크고 깊은 공포를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아무리 도리질해봐도
우리가 시나브로 그렇게 길들여져 왔다는 것을.
한국 자살증가율 OECD 가운데 최고 | |
[YTN뉴스] 2004-06-04 10:45 | |
특히 최근 10년간 연평균 자살 증가율에선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OECD 보건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10만명당 18.1명으로, 헝가리 24.3명, 핀란드 20.4명, 일본 20명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자살 증가율에서는 우리나라가 1%로 집계돼 자살율 급증 국가인 멕시코와 일본을 크게 앞섰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증가세를 보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 나라에 불과했습니다. |
(옮긴이 주) 산재자료는 보이는대로 업데이트할 계획으로 일단 기사 하나 퍼나릅니다.^^
문화일보 [문화일보 2004-04-24 11:40]
(::전년보다 12.2%나 늘어 경제손실 12조4090억원::) 지난해 각종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하루평균 8명 가량의 근로자가 숨졌으며, 그에 따른 경제손실액이 12조4000억원에 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00만6549개 사업장(근로자 1059만 9345명)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는 9만4924명(재해율 0.9%)으 로, 전년의 8만1911명(재해율 0.77%)에 비해 15.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업무상 사고자 수는 2002년 7만6494명에서 지난해 8만 5794명으로 12.2% 증가한 데 비해 업무상 질병자 수는 5417명에 서 9130명으로 68.5% 급증했다.
특히 사망자는 전년의 2605명에서 12.2% 증가한 2923명으로, 하 루 평균 8명가량이 산업재해로 숨진 셈이다.
산재에 따른 경제적 손실 추정액은 전년의 10조1017억원에서 22.
8% 늘어난 12조4090억원으로,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 2조49 72억원의 약 5배에 달했다.
지난해 산재발생 현황을 업종별로 보면 재해자는 제조업 4만201 명, 건설업 2만2680명, 운수·창고·통신업 5716명, 광업 1743명 이었다. 사망자는 건설업 762명, 제조업 739명, 광업 460명, 운 수·창고·통신업 212명 등의 순이다.
장재선기자
댓글 목록
kanjang_gongjang
관리 메뉴
본문
추석 잘 보내세요.. 저번 꼬마게시판에 쓰셨던 이성우 위원장님의 과기노조 비정규직 관련 글이 교차되어 생각납니다.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간장오타맨/추석 지나면 꼭 만납시다. 서울의 달을 보며 휴일 잘 보내시고!바다소녀/ 님이야말로 누구보다 부지런한 분이시지요.^^ 잘 보내셔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