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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7월 초에
청담동에 있는 직업능력개발원지부에서
단체협약 해지를 규탄하는 점심시간 집회가 있어서
강남구청역에서 내려서 청담동의 주택가를 걷다가 만난 펼침막이다.
낯설더라.
소똥이며, 개똥이며, 염소똥 따위
날마다 밟고 놀고 그 위에 엎어지기도 했던 내 어릴 적 추억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서울하고도 강남의 등굣길에 아무리 강아지똥이 질펀하게 널렸다고 한들
그것쯤이야 피하지 못할 아이들도 아닐테고
냄새가 천지사방으로 진동하는 것도 아닐텐데
아마 이 지역의 초등학교 어린이회에서는
이런 것 말고는 신경쓸 일이 전혀 없을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는 아닐까?
내가 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 누가 가르쳐 다오.
혹시라도 그런 거라면
어린이회에도 미안하고 아이들에게도 참 미안한 일이 되겠네...미안~~
지난 3월에 연구소에서 식물을 전공하는 한 선배가
겨우내 비닐하우스에서 잘 가꾼 백합 구근을 주면서
한번 심어보라고 했다.
몇년만이냐, 내 손으로 뭔가를 심는다는 게,
마땅히 심을 땅이 없으니 동지들에게도 좀 나눠주고 나서
몇 뿌리만 우리 아파트(우리집은 1층이다) 앞뜰에 살짝 심어두고
드나드는 길에 틈틈이 관찰했다.
심자마자 곧 영하의 꽃샘추위가 몰아쳐서 걱정했는데
4월 중순이 되자 이렇게 싹이 텄고
일주일쯤 더 지나고 보니 제법 자세가 나온다.
죽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오래동안 잊고 살다가 어느날 퇴근길에 둘러보았다.
몇 송이 꽃이 피었다가 지고 한 송이가 남아 있더라.
줄기를 보니 돌보지 않은 태가 난다.
사람이든 꽃이든 동무를 잘 만나야 한다니까!
백합이여, 미안하다...
(그래도 척박한 야생의 조건에서 살도록 한 건
너에게 복이었다고 내 멋대로 믿어도 되지?^.~)
7월 초에 에너지정치센터에 갔다가
옥상에 할짝 핀 백합을 보고는 더 그런 생각을 했다.
줄기도, 잎도, 꽃도,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란 것 같은....ㅎㅎ
비오는 날, 사무실에서,
유성천 가득 넘쳐흐르는 황톳물을 내려다 보다가
내가 심은 백합은 오늘 어쩌고 있을까 싶어서
몇 장 찍어두었던 거 올려봤다.
일요일 낮 12시 10분쯤,
연행된 동지들 면회하러 대덕경찰서에 갔는데
경찰들이 정문을 틀어막고 먼저 온 동지들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더라.
어차피 경찰서 안에 주차하기는 글렀구나 싶어서
경찰서 담벼락을 따라서 스르르르 굴러가고 있는데
어랍쇼, 전경들이 우르르 담장을 넘어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 광경....
그 당시 대덕경찰서 정문에서는....
바빠, 아니 괜찮아, 하면서 어느새 한 해의 열달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남은 두 달은 어떻게 보내야 하지? 새로 시작하게 될 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하지?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는 상념에 빠져 집에만 처막혀 있다가
해거름에 불쑥 집을 나섰다.
바람 불고 잎이 지는 가로수 아래를 걷고,
청둥오리와 흰새떼들이 바지런하게 먹이를 찾는 강가를 지나고,
인적드문 다리와 인공의 징검다리를 번갈아 건너고,
망각의 세월에 묻혀간 내 기억들을 하나씩 반추하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과
서로 부대끼며 웃고 웃어야 할 모든 존재들에 대해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만난 억새풀밭에서 초승달을 올려다 보며 나는 속삭였다.
-이제 또 시작하는 거야.
=맨날 시작만 하면 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글쎄, 시작한다는 건 뭔가 끝났다는 거 아닐까?
=이런, 이게 끝이야 하고 끝내는 걸 한번이라도 보면 좋겠어.
-나한테 매사 끝이 있기나 했니? 내 인생이 끝나는 날 한꺼번에 끝내 주지 뭐.
=웃겨...
이틀간 참 많이 걸었다.
어제 낮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생명공학연구원 후문에 이르는
1킬로미터쯤 되는 길 양쪽에는
끝자리가 짝수로 끝나는 승용차들이 빼곡하게 줄지어 주차해 있었습니다.
홀짝제가 시행된 지 어언 석달,
국제유가는 140달러에서 거의 절반으로 내려앉았지만
그 놈의 환율 때문에 국내 석유값은 내릴 수가 없다는 얄궂고도 궁색한 변명이라니...
쓸데없는 전시행정은 이만 거두고
저 승용차들이 당당하게 연구소의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한바탕 푸닥거리라도 해야 할 때인 듯 싶습니다.
오늘 아침, KAIST 정문의 육중한 돌기둥 꼭대기에 매미가 날아와서 맴-맴-매앰~~ 하고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자동차 소리보다 더 크고 (오늘은 틀지 않았지만) CD카세트의 최대 볼륨보다도 더 크게 울었습니다.
우는 매미는 수컷입니다. 매미가 우는 이유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더 우렁차고 더 크게 울수록 암컷이 많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도시의 매미는 소음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골에 사는 같은 종의 매미보다 더 강한 소리로 웁니다.
나무 그늘도 없는 뜨거운 돌기둥 위에서 매미가 짝짓기에 성공하나 보려고 되풀이해서 올려다봅니다. 매미는 한자리에서 5분 이상 울지 않습니다. 2-3분 정도 울다가 암컷이 오지 않으면 자리를 바꾸어 다시 웁니다. 이런 행동은 짝짓기를 할 때까지 되풀이된다고 합니다.
매일같이 출근투쟁을 하다가 보면 모든 사물과 사건이 투쟁과 결부되어 보입니다. 이 시간에 하필이면 매미가 저 뜨거운 돌기둥 위에 와서 울고 있을까, 하고 갸우뚱하다가, 그렇구나, 매미도 출근투쟁에 같이 하고 싶은 것이야, 하고 혼자 싱긋 웃으면서 독백처럼 내뱉습니다.
연구소 정문과 후문에서 시작하여, 중앙과학관 앞 4거리와 장대동 하이마트 앞 4거리를 옮겨 다니다가, KAIST 앞에서 출근투쟁을 고정적으로 해온 것이 6월 23일부터였습니다. 교과부 앞 1인 시위를 포함해서 우리도 매미(의 짝짓기)처럼 (강제통합 중단이라는) 결말이 날 때까지 옮겨 다니면서 우는(투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 우는 것과 투쟁하는 것을 나란히 써놓으니 ‘투쟁’이 ‘투정’으로 읽히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절대로 아니라는 것, 아시지요?!!)
매미는 성충으로서의 수명은 짧지만 생각보다 훨씬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곤충입니다. 산이나 들과 같이 공기 좋은 곳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매연까지 견디며 살 수 있습니다. 특히 유충의 경우엔 땅 속에 오염물질이 스며들어도 웬만하면 죽지 않고 오랜 시간을 버티면서 성충으로 우화하는 때를 기다리며 성장합니다.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17년까지 세상의 빛을 보기 위해 땅 속에서 기다리는 매미의 생존과 짝짓기를 위한 투쟁은, 모든 자연이 그러하듯이, 인간을 경건하고 겸허하게 합니다. 오래도록 쉴새없이 이어지는 투쟁의 과정에서 가끔은 뜬금없는 상상력이 발동하고 장난스런 얘기가 오가더라도, 출근투쟁을 통해서 쑥쑥 성장하는 내 영혼의 소리를 듣습니다.
구름 사이로 뜨거운 햇살이 눈부셨던 아침에, 오현우, 김형렬, 이성우, 정선경, 박미진, 이재상, 김건래, 김은아, 김두영, 전국체, 김정아, 김정희, 이종우, 박두상, 성주희, 한영칠, 이강현, 조정숙, 김지훈, 이문수, 김세동(KAIST노조), 정상철("), 이경진(본부) 동지들이 매미의 울음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강제통합 저지투쟁의 승리를 염원하며 출근투쟁에 함께 했습니다.
오늘은 동지들이 우뚝 딛고 있는 그 발 모습들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2008. 7. 30)
아침부터 쨍쨍한 뙤약볕입니다. “조합원들이 쓰러지면 어쩌지요?” 하고 KAIST 김세동 위원장이 아침인사를 합니다. 폭염 속에 국토대장정을 강행하다가 6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여대생 1명이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하는 말입니다.
시판되는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의 효과가 미미하거나 도리어 피부에 해롭다는, 미국의 비영리 환경연구단체가 시행한 연구결과가 전해진 것도 하필이면 오늘입니다. 대부분의 선크림이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키고 주름을 유발하는 UVA(파장 350nm 이상)’의 차단 기능이 부족하고, ‘피부에 화상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UVB(파장 350nm 이하)’와 UVA를 모두 차단하면서 화학물질이 최소한으로 들어간 제품은 조사대상 중 1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를 어쩐답니까?-.-
아침 시간이라서 그래도 좀 낫겠거니 하면서 KAIST 정문 앞에 오늘도 플랭카드를 펼칩니다. 평소에는 선캡을 잘 쓰지 않던 사람들도 오늘은 꼼짝없이 선캡을 집어 들어 금세 바닥이 났습니다. 선캡을 쓰고서도 목덜미로 파고드는 따가운 햇살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어떤 조합원은 모자를 벗어들고 부채질을 하느라 여념이 없고, 어떤 조합원은 출근투쟁할 때마다 꿋꿋이 입고 버티었던 실험복을 벗어서 내려놓았고, 어떤 조합원은 모자 대신에 피켓으로 얼굴과 머리를 모두 가리고, 어떤 조합원은 찌는 더위에 땀과 큰 숨을 번갈아 내밀며 옷깃을 적시고, 아침부터 모두들 더위와 전쟁을 치렀습니다. 아직 출근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파랗기만 한 7월의 하늘 아래 함께 열기를 이겨낸 오현우, 정원중, 김지훈, 이종우, 김정희, 배경숙, 조인묵, 한영칠, 김은아, 정선경, 배종옥, 김기철, 전미희, 이성우, 조혜선, 박용권, 김미선, 고애숙, 이정희, 민성란, 박미진, 이재상, 김대겸, 손덕, 민태규, 김현순, 신기선, 이문수, 이시원, 이문재, 김세동(KAIST노조), 이봉기(〃), 정상철(〃), 반헌호(선급지부장) 동지들, 고맙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투쟁 물품으로 삿갓이나 양산이라도 준비해야 할 듯합니다.
어제, 토요일 낮,
심심풀이로 연구소까지 걸으면서
평소에 눈으로만 보고 느끼던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30분쯤 걸리던 거리,
그렇게 산책삼아 걸으니까 1시간이 더 걸리더군.
그 길 위에서
집에서 나가서 연구소에 이르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내가 만난 풍경들을 간추려 본다.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네 식구가 함께 장보러 가는 길에 충남대에 들렀다.
목련과 개나리는 한바탕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고 있었고
길 가로 늘어선 벚나무들은
울창한 아치형의 꽃길을 만들어 사람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헐벗은 나뭇가지에서
연두빛 바탕에 보라색이 은은히 감도는 새순이 움트는 것을 보고는
그냥 사진 몇 장 찍었는데,
그것이 라일락이라는 걸 풀소리 덕에 오늘에야 알았다.
'라일락 꽃피는 봄이면 둘이 손을 잡고 걸었네.
꽃 한송이 잎에 물면은 우린 서로 행복했었네'
이런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교정에서 늦도록 막걸리를 마시던 때도 있었는데,
라일락 대신에 수수꽃다리라는 우리말로 부르면서
이것저것 아는 체 한 적도 있었는데,
대충 살다보니
라일락도 어느새 꽃내음만 기억하는 추상명사가 되어버렸구나.
오늘, 우리 아파트 앞마당에서
변종이나 개량종이 아니라 토종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수수꽃다리속의 나무 한 그루 찾아서 사진 몇장 더 찍었다.
내 가까운 곳에 늘 있으면서도
나한테 잊혀지는 존재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아프게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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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부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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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동네 강아지들이 담합해서 그 초등학교 앞에서만 볼일을 보는 게 아닐까요?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 현수막을 붙일 정도로 심할 까닭이 없을거 같은데요.ㅎㅎㅎ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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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오랜만이어요. 어머님 간호에 여념이 없으시죠? 쾌차하시길 바랍니다.부가 정보
은하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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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하루정도는 아파트단지내 중학교 운동장 트랙을 걷곤하는데요, 개를 데리고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사람들 많은데서 개 목줄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개가 사람들한테 막 달려들잖아요" "개가 트랙 위에 똥을 샀으면서 치우셔야죠"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가끔 보았음. 언북초등학교에서도 유사상황?
개들이 싼 응가는 주인이 치워주는게 예의다, 그러니 개하고 산책할 때는 비닐봉지를 갖고 나와서 주인이 개응가를 직접 치워라 뭐 그런 얘길 어디선가 읽은 기억도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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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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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쯤의 양식은 갖고 있다고 믿는데...ㅎㅎ부가 정보
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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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소똥 밟는건 그러려니 했는데,도시에서 개똥 밟는건 증말 기분 드럽더라구요...
도시에서, 아파트에서 개 안키웠으면 좋겠어요.
털날리고, 짓고, 가끔은 달라 들고...
개똥보다 중요한게 많이 있기도 하겠지만, 개똥 밟는거 싫다는 거에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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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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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도시에서는 개똥을 밟아본 적이 없어서리...ㅋ부가 정보
fes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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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매듭이 풀린 신발끈을 밟고 넘어져 개똥에 얼굴을 처박은 기억이 나네요..그 여파(?)로 주변 사람들의 신발끈 매듭이 풀려 있으면 항상 이야기해준답니다.
매듭풀린 신발끈이 부를 수 있는 재앙과 함께 말이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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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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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대단한 추억이!...오랜 만이어요...하는 일은 잘 되는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