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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 아니 괜찮아, 하면서 어느새 한 해의 열달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남은 두 달은 어떻게 보내야 하지? 새로 시작하게 될 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하지?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는 상념에 빠져 집에만 처막혀 있다가
해거름에 불쑥 집을 나섰다.
바람 불고 잎이 지는 가로수 아래를 걷고,
청둥오리와 흰새떼들이 바지런하게 먹이를 찾는 강가를 지나고,
인적드문 다리와 인공의 징검다리를 번갈아 건너고,
망각의 세월에 묻혀간 내 기억들을 하나씩 반추하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과
서로 부대끼며 웃고 웃어야 할 모든 존재들에 대해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만난 억새풀밭에서 초승달을 올려다 보며 나는 속삭였다.
-이제 또 시작하는 거야.
=맨날 시작만 하면 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글쎄, 시작한다는 건 뭔가 끝났다는 거 아닐까?
=이런, 이게 끝이야 하고 끝내는 걸 한번이라도 보면 좋겠어.
-나한테 매사 끝이 있기나 했니? 내 인생이 끝나는 날 한꺼번에 끝내 주지 뭐.
=웃겨...
이틀간 참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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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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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독백같은 대화(?)가 재미 있네여...꼭 시인 같아요.^^ 사진도 멋있구...ㅎ부가 정보
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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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곧 시작?ㅎㅎ부가 정보
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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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달을 한참 찾았어요~ 저기 있었네~ 노을이 멋져요~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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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걷다가 보면 혼자서 썰렁한 대화를 많이 하지요..ㅎㅎ산오리>> Life is start?!!ㅋㅋㅋㅋ...집회에서 연설하는 동지들이 '동지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연설자는 한번 말하지만 투쟁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듣는 얘기거든요. 그런 생각도 잠시 했어요~~
선경>> 그래서 사진을 좀 크게 만들어 봤어요.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이 펼쳐지고, 손톱달도 살짝 웃으며 떠오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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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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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님지난주에 청도 가지산 등산 가는 길에 느티마을이 있더라구요. 사진을 찍어 두었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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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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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상>> 북쪽으로도 등산 좀 오셔요. 같이 가게요. 본지 오래 되었네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