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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삼성A/S센터에서 1시간쯤 기다렸을까,
사람좋은 얼굴을 한 기술자가 나를 불렀다.
-부팅이 아예 안되니까 회로 전체를 갈아야 하는데
수리비는 12만원쯤 됩니다.
=예에? 그러면 차라리 새 것으로 바꾸어야지요.
-그게 낫겠지요?
=근데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타는 살릴 수 있을까요?
-공장에 보내봐야지 칩이 살아있는지 알수 있습니다.
혹시 칩이 온전하면 데이타는 복원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2만원이고, 일주일 이상 걸릴 겁니다.
=예, 데이타라도 살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휴대폰을 공장으로 보내기로 하고 빈손으로 나왔다.
당장에 전화받고 걸 일이 많은데 이를 어쩐담?
우선은 A/S센터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아내의 회사 앞으로 갔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서는 다짜고짜 전화기 들고 회사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전화받을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 아내는
자기한테 전화오는 거 있으면 잘 챙겨달라고만 하고
전화기를 내게 건네주었다.
아내의 전화기로 011-200-8282로 전화를 걸어서
리모콘 서비스에 접속했다.
내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착신전환을 선택해서는
아내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고장난 내 전화로 오는
모든 전화는 내가 갖고 있는 아내의 전화기로 곧장 연결된다.
(전화기를 어디다가 두고 왔거나 밧데리가 없을 때
이 서비스는 참 편리하다. 다만, 문자메시지는 착신전환이
되지 않고 원래의 전화기로 가서 보관된다)
다음, 전화기는 이제 어떡한다?
때마침 일전에 한 동지가 전화기를 바꾸었다고 하길래
쓸 때가 있겠다 싶어서 얻어둔 중고폰이 차에 있었다.
휴대폰 가게를 하고 있는 동생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 중고폰에다가 내 전화번호를 입력해달라고 했다.
문제는 이 중고폰은 몇 가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A/S를 받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기종이 모토로라이다.
114에 전화를 걸어서 모로로라 A/S점을 찾아갔다.
수리비 26,000원,
나는 밧데리 하나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니까 새 밧데리 29,700원,
그래서 55,700원의 돈을 치르고 중고 휴대폰이 하나 생겼다.
이렇게 해서 전화기가 고장나고 나서 3시간쯤 후에
수백명의 전화번호, 각종 메모 등등의 데이타를 빼고는
내 이동 통신수단은 정상화되었다.
진천에서 만나기로 했던 동지는 대전으로 불러 만났고,
1시쯤이면 진천청소년수련관에 가기로 했던 것은
6시가 지나서야 간신히 합류할 수 있었다.
휴대폰 하나 고장난 덕/탓에
금요일 오후 한나절을 비오는 거리구경 잘했다.
내 휴대폰이 워낙 혹사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고장날 것이라는 예감을 하긴 했었다.
진천으로 수련회가는 중인데
오전까지 잘 되던 휴대폰이 고장난 것을 알았다.
아예 부팅이 안된다.
평소같으면 그냥 가버려도 될 것 같은데
휴대폰에만 저장된 전화번호 하나가
오늘 꼭 필요하기도 하고
(오후에 통화해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는데
전화번호만 저장해 놓았고,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나를 둘러싼 상황이 또한 만만치 않은지라
지금, 하염없이 A/S센터에서 기다리고 있다.
4시간은 걸린다는 것을 1시간안에 끝내달라고 졸라대면서-
* 전반적인 태도
상당히 방어적임. 성격적, 역기능적 방어태도가 구축되어 있음.
자신은 심리적으로 매우 온전한(intact) 사람이라고 여기는 마음이 매우 강한 편으로, 문제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자신의 요인을 고려해보는 태도가 빈약하겠음. 자기정당화에 많은 시간을 쓰는 편이겠음.
주변사람들과 진정으로 깊이있게 심리적으로 교류하기 힘들어 보임. 자신이 원하는 심리적 안정의 상태가 상당히 중요한 사람으로, 문제상황과 갈등,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에 서서 정보를 차단하거나 무시하는(neglect) 태도를 보일 소지가 큼.
친밀감과 공격성에 대한 뿌리깊은 공포를 지니고 있음.
* 현재 정서상태 및 증상들
위험수위에 다다르는 현격한 증상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은 사람임. 그러나 워낙에 경직된 방어적 태세가 굳은 사람으로, 친밀관계에서 갈등과 마찰이 많겠고, 적절한 감정반응이 부족하기 쉬움.
경미하게 경조증적(hypomanic)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unstable) 경향을 보임.
"현실부인"과 방어
감정적 미분화(undifferenciation)가 뚜렷함. 일상생활에서 사안에 맞게 적절하고 생생한 정서반응을 하는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음. 대부분의 경우, 경미하게 경조증적인(mildly hypomanic) 대응으로 일관하기 쉬움.
내면에 강하게 억압된 우울감이 시사됨.
(이하 생략)
(굵은 글씨체는 내가 표시한 것임)
오래 전에,
아내가 나의 삶과 활동 전반에 대한 스트레스가 무척 심해서,
함께 부부심리검사를 받아보자고 하여 돈내고 성격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보고서의 내용 일부이다.
친밀감에 대한 뿌리깊은 공포,
즉, 관계가 일정 수준 이상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는 것으로
가까워질수록 도리어 먼 사람처럼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면에 강하게 억압된 우울감,
외형적으로는 아내가 우울의 정도가 나보다 더 크다고 나왔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내면 깊숙히 잠재된 우울을
스스로 강하게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면 이런 모습이구나,
묘한 느낌이 들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살아오면서
내 스스로의 깨달음과 남들의 지적을 통해 내 성격의 결점들을 알아채고
뜯어고치거나 개선하기 위해서 애썼던 것들도 많은데
그게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는 감추어져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이런저런 사건들도 겪고 사람들의 얘기도 들으면서
내가 나한테 더욱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불쑥 들어서
처박아두었던 "결혼만족도 및 성격특성 평가보고서"를 꺼내보았다.
늘 나부터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평가하자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참, 보고서의 앞 면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 본 보고서는 내담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현재 심리상태를 기술하고 성격특성을 살펴보는 기초자료입니다. 아래 기술된 내용들은 고객님 스스로 자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목적이지, 부부간 갈등에서 누가 잘잘못인지, 누가 갈등의 원인제공자인지 등을 판명하는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본 보고서에 기술된 내용을 '맞다', 혹은 '틀리다'의 이분법적인 잣대를 가지고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생각해보고 돌아보는 새로운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래 기술된 내용들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에 대한 변화불가능한 판단/평가가 아니라 나의 마음, 심리구조에 대한 과학적 가설들이며 '이해의 틀'입니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동지들은
위에 소개된 일부 내용들만 가지고
나를 성급하게 재단하지는 말아 주세요, 네?!
(특히 나와 일면식도 없는 분들은 더욱 더-^.^)
잠은 아늑하고 편안하여 나를 끊임없이 유혹했지만
그만큼 잠은 멀리 해야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몸이 지쳐서 스스로 잠들기 전에
일부러 잠을 청하는 것은 사치라고 여기며 살았다.
하지만 깨어 있었던 수많은 세월동안에
내가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길가에 밟히는 낙엽 하나 줏어담지 않고
몸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정도의 노동,
마음 내키는 만큼 혹은 그 이상의 술과 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툭툭 던져지는 참 편안한 느낌과
때로 넘어서기 힘든 갈등, 느닷없이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 술동무들의 해프닝, 그 틈새를 헤집으며
살고, 미친듯 헤매고, 싸우고, 상처를 주고 받고,
성패와 아랑곳없이, 후회할 새도 없이
내 인생의 시간표들은 차곡차곡 채워졌다.
엊저녁 회의 하나,
막차를 탈 수 없는 시간에 끝이 났고,
혼자서 사무실에서 서성거리다가 새벽길 걸어서 찜질방에 갔다.
걸으면서 곰곰 생각해 보니
세상에서 허송세월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요즘의 우리네 회의인 듯하다.
어디 요즘 뿐이었나,
1월 20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시작으로 해서
허구헌 날 이어졌던 회의회의회의, 그 중의 압권은
민주노총 중집위원회인 것 같아.
격렬한 토론은 밤새 이어지고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데
끝나고 보면 언제나 원안이 턱 하니 통과되어 있는 것이야.
안건이 무엇이든 원안에만 손드는 중집위원들이 과반수이니까,
웬만하면 소수파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해 가면서
결과가 아니라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가는 회의같은 거
민주노총이 모범을 보이면 안되나?
출근 시간에 한 토막, 점심 시간에 한토막,
그냥 생각나는 대로 혼자 중얼거리며 이렇게 쓰고 있는데
지금 보니 민주노총이 오전에 또 한건 하셨구나.
이른바, 노조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이라,
강승규가 위원장을 맡았던 혁신위원회에서
탁상공론에다가 수박겉핥기로 급조했던 혁신안을
9월 23일 수안보 대의원대회에서는
각급 회의단위에서 좀더 충실하게 논의하자고 유보했는데,
강승규에 대한 책임조차 지지 못하는 집행부가
오늘도 책임책임책임, 입으로만 말로만 외치는구나.
비리근절을 위한 대책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어줍잖은 혁신위원으로서 줄곧 반대토론을 했던 것이라서
점심시간을 넘겨서라도 한마디 쓰고 싶은데
그건 일정부터 챙겨보고 행하기로 하고,
오늘 아침 내게 내뱉었던 그 말을
우선 민주노총 집행부한테 보내주어야겠다.
-제발, 허송세월하지 맙시다!
5년 전에
초등학교 동기생 38명 중에서 32명인가가
전국에서 김천 직지사로 달려와 만난 적이 있었다.
졸업한 지 무려 26년 만이었고,
그 사이에 한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시골학교에서 나서
주로 경부선을 따라서 남북으로 뿔뿔이 흩어져서
그 동안 특별히 만날 기회도 없이 세월이 흘렀는데
이 모임이 어떻게 성황리에 가능했냐 하면
파출소에 근무하는 동기생 한명이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주민등록 검색을 했던 것이었다.
어젯밤에
동네 골목길에 차를 세웠다가 낭패를 당했다.
잠깐 볼일을 보고 나왔더니
내 뒤에 차가 턱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전화하면 되겠지 했는데 이런, 그 차에는 연락처가 하나도 없다.
그냥 내 차를 두고 갈까 했더니
내 앞에 놓인 차들이 내 차 때문에 곤란을 겪게 생겼다.
고심하다가
어쩔 수 없겠다 싶어서 동네 파출소로 전화를 했다.
여차저차하여 내 뒷차의 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싶은데 방법이 있겠냐,
전화를 참 친절하게도 받더구만,
예, 금세 연락드릴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서 경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으로는 연락은 되었으니까 아마 곧 운전자에게 연락이 갈 것이라고.
그래서
경찰에 연락하고 나서 10분도 지나지 않아 간단히 해결했다.
어, 경찰도 한번쯤 쓸모가 있네, 하고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CCTV, 몰래카메라, 도청, 감청...
언제 어디서든지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경찰이잖아!
진보네에서 강승규를 검색한 목록을 보고는 구글에 갔다가
장난삼아 내 이름을 넣어 보았다.
워낙 흔한 이름이라서
나에 관한 내용을 만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첫 페이지에서 옛날의 내 흔적을 발견했다.
http://www.joungul.co.kr/admonition/admonition3/%EC%8B%A4%ED%99%94_18306.asp
에고에고...........얼굴부터 화끈거린다.
사실 내 얘기라기보다는
나와 함께 했던 많은 동지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때 나를 후보로 내세우고
고생했던 동지들의 열정과 헌신은 다시 만나기 어려울 듯하다.
민주노총도, 당도, 5년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망가졌고,
나도 남들이 등떠민다고 해서
그 때처럼 겁없이 총선에 출마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나도 잊고있던 이런 기사를 다른데도 아니고
"훈화" 게시판에서 만나니 참 야릇한 느낌이 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고 보자는 선거풍토는 사라질 때가 됐습니다. ˝
대전 유성에 출마해 아쉽게 떨어진 이성우(李成雨.39.민주노동당) 후보. 어느 선거보다 과열.혼탁선거가 판을 친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친 그의 ´페어플레이 정신´ 이 돋보인다.
전국과학기술노조 위원장으로 노조원들의 추대로 출마한 李후보는 지난달 28일 후보등록을 하면서 기자회견장에서 유권자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
▶선거비용의 10% 실업기금 기탁▶금품살포 및 지역감정 조장 중단▶선거비용 공개 등이 그가 한 약속. 사실 현 선거풍토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약속들이었지만 그는 하나도 어기지 않았다.
李후보는 한 사람의 손이라도 아쉬운 판에 선거기간 중 매일 자신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의 10%(5~6명) 를 할애, 경로당 등 불우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도록 했다.
그는 또 각종 유세나 TV연설 등에서 끝까지 상대후보를 비방하지 않아 유권자들로부터 ´별난 후보´ 로 인식될 정도였다.
사실 당선이 유력시되던 송석찬(宋錫贊.민주당) 후보가 구청장직을 중도에 그만둔데다 여러차례 토론회에 불참하는 등 비방거리가 많았었다.
그는 돈을 퍼부어 선거운동원을 동원하는 선거풍토와도 거리가 멀다.
李후보가 16일의 선거기간 중 쓴 돈은 법정 선거자금 한도(8천2백만원) 의 65%에 불과했다. 선관위 공탁금 2천만원을 포함해 총 5천3백43만원이 쓴 자금의 전부. 그가 돈을 거의 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선거운동원(연인원 1천여명) 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들이 일당 5만원 정도를 줘가며 유세장에 대규모로 청중을 동원한 점을 감안할 때 인건비로만 5천여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李후보는 지난 12일까지 총 8백50만원을 실업기금으로 유성구청에 기탁했다.
목요일 밤에는 연맹 중집 전국순회에 하룻밤이라도 함께 하려고 광주에 갔었다.
밤 10시가 좀 못되어서,
연맹 사업에 대한 위원장과의 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전화가 왔다.
아내= 지금 어디에요? 큰일 났어요?
나- 왜요?
= 집에 개구리가 들어왔데. 아이들이 무서워서 컴퓨터방에 들어가 있다네. 어쩜 좋아?
- 경비 아저씨 불러서 같이 들어가면 되지요.
= 자기가 빨리 오면 안돼?
- 나 지금 못가.
= 그럼 어떡해?
- 일단 가 보고 얘기해요.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왔다.
= (엉엉엉 울면서) 어떡해 어떡해? 개구리가 엉.엉.엉.
- 울지 말고 얘기해 봐. 뭐가 어떻게 됐는데?
= 개구리가, 개구리가 팔짝팔짝 뛰어.
- 뭘 어떻게 했길래?
= 거실 한 구석에 개구리가 있길래 파리약을 뿌렸어. 죽으라고.
- 개구리가 파리약에 죽냐? 개구리는 개구리약을 뿌려야지!(^^)
= 그래서 어떡하냐고?
- 경비 아저씨 부르라고 했잖아요.
= 경비 아저씨도 순찰 갔는지 없어. 엉.엉.엉.
- 그럼 119에 전화걸어.
= 이런 걸 갖고 119를 어떻게 부르냐?
- 경비아저씨 없으면 112동 경비아저씨한테라도 가봐.(작년초까지 우리가 112동 살았다)
= 몰라몰라, 빨리 와요.
- 나 못간다니까! (언성이 좀 높아졌다)
= 왜 화를 내고 그래?!! 끊어!! (전화가 끊어졌다)
조금 있다가 전화를 했더니 집도, 아내의 휴대폰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디 피난이라도 갔나 보지, 하고 생각했다.
곧 전화가 다시 왔다.
= 경비 아저씨가 와서 개구리 꺼내 갔어요.
- 진작에 그럴 것이지.
= 아까는 경비 아저씨 없었다니까요.
- 아이들은?
= 책 산다고 해서 서점에 보냈어.
- 그런데 개구리가 왜 들어왔을까?
= 어디 개구멍이라고 있나 보지 뭐.
- 얼마 전에 애들한테 깊은 산 구멍 속에 개구리 노래 가르쳐 줬더니 개구리가 그 노래를 듣고 왔나?
= 내 참, 이게 다 당신이 일찍 안 다녀서 그런거야.
- 개구리가 들어온 거 하고 내가 늦게 다니는 거 하고 무슨 상관이야?
= 맨날 제 시간에 퇴근하면 개구리가 들어온다고 무슨 문제겠어? 경비아저씨도 그러더라, 아저씨는 어디 가셨냐고?
- 알았네요. 잘 계셔!
일층에 사니까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은데, 이런 일도 있구나.
아내는,
대학 다닐 때 생쥐로 실험하는 것은 곧잘 하면서도,
탈출한 생쥐가 실험실 바닥에 슬금슬금 기어나오면
의자 위에 올라가서 비명만 지르고 아예 내려오지를 않았지.
지금 막 참세상에 보낸 글이다.
형편없다고,
참세상에서는 퇴짜를 놓을지 모르는데,
여기다가 덜렁 올려놓아도 되나...............?^.^
글에서도 썼지만
책임지고 내가 먼저 사퇴를 하든지
그만큼의 내용있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나도 세월이 갈수록 강승규와 똑같은 놈으로 수렴하지 않을까.
이미 그런가-^^
오늘도 여러 동지들을 만났다. 지난 며칠간, 만남은 어김없이 술을 동반했다. 술잔이 오갈 때마다 서글픔과 분노와 허탈함이 서로 뒤섞인 감정들이 눈물이 되기도 하고 실없는 웃음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강승규가 긴급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필이면 나는 술자리에 있었다. 백기완 선생께서 새로 낸 책을 거저 주는 자리였다. 백 선생께서는 책에 일일이 서명을 하셔서 오래 정들었거나 믿어왔던 동지들과 선생을 존경해온 사람들에게 직접 나눠 주셨다. 그렇게 즐겁고 기꺼운 자리가 민주노총의 참담하고 절망적인 신세를 타령하는 자리로 바뀐 것은 아주 짧은 시간으로 충분했다. 그 날, 나는 그것을 핑계삼아 퍽 많이 취했다.
처음엔 강승규에게만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강승규가 누구던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다. 기아자동차노조에서 노조 간부가 취업비리를 저질렀을 때 그는 진상조사단장이었다. 체포되던 당시까지 민주노총 혁신위원장이었고, 민주노총 대전본부 임원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면서 지역본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았었다. 혁신이란 말을 한자로 풀어보면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가죽을 벗기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조직혁신 제대로 한번 해봅시다, 하고 혁신위원들 앞에서 연설하던 그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언제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세상을 살아온 듯 그는 위풍당당하게 간부나 조합원 대중들에게 훈화 수준의 말을 하곤 했다. 89년 여름 전노협 건설을 위한 몽산포 여름캠프에서 나는 그를 처음 보았는데, 밤새 모닥불 옆에 앉아, 고려운수 위원장으로서 그가 겪었던 택시노조 민주화투쟁의 지난한 역정을 우리는 감동에 겨워하면서 들었다. 그의 어떠한 말과 행동에서도 독직이나 배임수재의 혐의를 발견한 적이 없었다. 10월 5일에 그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하여 예의 당당한 모습으로 절대로 문제될 일이 없다고 호언하였는데 불과 이틀만에 그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의 찬란한 경력과 언행만으로도 우리들의 원망과 비난과 야유는 그 근거가 충분했다.
이 사건이 강승규에 대한 성토와 단죄만으로 끝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호재를 만난 언론 매체들 덕에 15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까지 금세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 머시기가 돈 받았다고 잡혀가는 거 나오던데 당신들은 뭐 받은 거 없어? 강승규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내조차 내게 핀잔을 던졌다. 한 노조 간부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돈은 받지 말라고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동지들은 식당에서, 티비 앞에 모여 민주노총 간부들을 한꺼번에 싸잡아 뇌물받은 정치인 수준으로 매도하는 시민들을 보고는, 간담이 서늘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의 조합원들의 분노가 강승규라는 한 개인이 아니라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에게 쏟아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그 현상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읽었어야 했다. 이번 사건이 민주노총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잘못 대처하면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평생을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많은 동지들이 믿어왔고 기대왔던 삶과 운동의 근거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빼앗기는 일대 사건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했다. 대의원대회의 잇따른 파행과 단위노조의 비리사건으로 인하여 크게 훼손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민주노총이 가장 믿을만한 조직이라는 것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끔 원칙과 기풍을 분명히 세워야 했다. 그래서 이 사건을 저마다의 입장과 의견의 차이를 떠나서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우리 모두가 환골탈태하는 시금석으로 삼아야 했다.
지역본부에서 일하는 한 동지는 일부 언론의 추측 보도를 곧이곧대로 믿고 집행부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고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현장 간부들과의 간담회가 있어서 보란 듯이 큰소리를 쳤다. 민주노총은 이래서 다르다, 봐라, 즉각적으로 집행부가 책임지고 총사퇴를 한다고 하지 않느냐? 간담회가 끝나자마자 그 동지의 믿음과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지만, 대체로 현장의 조합원들은 상식의 선에서 그 동지의 얘기에 공감한다. 거리에 나가서 물어보라,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집행부의 대응은 처음부터 무책임하고 안이했다. 조합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변명부터 흘리더니, 하나씩 사실이 드러나자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비리로만 규정했다. (설혹 개인의 비리라고 하더라도 그 사건 속에 담긴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부하고 그것을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다만,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위원장은 스스로 직무를 정지하고 일체의 대외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집행부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총사퇴의 문제를 중앙집행위원회의 안건으로 떠넘겨 즉각적인 수습과 대처보다는 총사퇴를 둘러싼 찬반논란을 부추겼다.
새로 지명한 수석부위원장에게 밤샘회의를 맡겼던 이수호 위원장은(지난 2월 대의원대회가 파행으로 끝났을 때에도 그는 이렇게 책임을 떠넘긴 적이 있다), 다음 날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말한다. 비리혐의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지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위원장으로서 도의적(!) 책임과 대중적 책임을 분명히 질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하반기 투쟁에 책임을 다하고 나서 조기 선거를 실시할 것이며, 자신은 이후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구차하고, 구구하다. 책임이란 낱말을 되풀이해서 구사하지만, 정작 책임을 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신속하고 결단력있는 조치를 통해서 민주노총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앞으로 제2의 강승규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기대와 요구는 철저히 무시당하고 외면당했다.
한 조합원이 얘기한다. 1월이 되면 06년 투쟁계획을 세우기 위해, 6월이 되면 상반기 투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또 내년 연말이 되면 하반기 투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변명은 얼마든지 많죠. 투쟁도, 책임도, 제발 늑대소년처럼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진정 책임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요? 이 얘기에 이수호 위원장은 무어라고 답할까. 책임을 지겠다면서 당장에 책임질 일을 뒤로 미루고, (사실상의 사퇴선언이라고 언론은 덧칠을 했지만) 뜬금없는 불출마선언으로 혼란을 자초하는, 이 모순과 불일치를 누가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조바심과 충격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이수호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느꼈다는 민주노총 상근 활동가의 사직의 변이 차라리 훨씬 알기 쉽고 내 가슴에 절절하게 와 닿는다.
민주노총과 연맹 간부들의 말과 행동이 조합원들과 일반 국민들에게 강승규의 그것과 똑같이 회자되고 있을 오늘, 나를 포함해서 많은 동지들이 혼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집행부의 행보를 보면 흔들림없이 의연하고 당당하다. 마치 체포되기 전까지의 강승규를 보는 듯하다. 혁신에 실패한 집행부가 아직도 혁신을 되뇌고, 정부의 노동운동 탄압과 일방적인 노동관계법 개악처리 기도를 방패막이로 내세운다. 그들의 관성이 놀랍고 무섭다. 진지한 반성일지라도 관성이 되면 더 이상 뉘우침과 성찰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다시 경악한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이지러진 모습 속에서 돌연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들에게 향했던 연민과 안타까움, 분노와 실망을 지나, 나에게 드리워지고 있는 막막하고 캄캄한 느낌이 나를 압도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들은 옳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궤도를 벗어나 질주하는 저들의 독선을 어찌할 수 없다면, 나도 관성의 늪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리라는 아득한 절망감이다. 거대한 불감증과 관성의 수구적 행태를 깨뜨리지 못한다면,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이 세상을 살맛나게 바꾸는데 작은 힘 보태겠다며 살아온 것이 헛소리나 개수작에 지나지 않으리라는 뼈아픈 예감이다. 내 인생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치더라도, 나 자신부터 단호하게 백의종군의 길로 나서든가, 그에 상응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이 어찌, 지금 나만의 고민이겠는가. (2005. 10. 13)
우리 연맹 중집위가
오늘 오전 10시부터 대구지하철노조에서 있었다.
민주노총의 상황에 대한 토론이 있었고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나온 성명서가 아래 첨부하는 거다.
공공연맹은 10월 12일 제23차 중앙집행위원회(2차 투본회의)를 개최해 최근 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주노총 결정이 민주노조운동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이 민주노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민주노총마저...’ 라며 따가운 눈초리와 비난을 조직 안팎에서 쏟아 붓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민주노총의 뼈아픈 반성의 목소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 지도부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집행부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사퇴냐 아니냐를 높고 갑론을박하며 분열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이수호 위원장은 직무정지를 선언하고 나서 중앙집행위원회가 끝나자마자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하반기 투쟁에 대한 책임을 다하여 투쟁을 끝내는 즉시 조기선거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발표함으로서, 당면한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사실상 유보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공공연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민주노총 집행부의 안일한 대응에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98년 정리해고법 합의 때, 그리고 02년 발전소 매각 저지 총파업을 철회했을 때 민주노총 집행부는 조직에 준 혼란을 책임지고 총사퇴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으로 대안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대안이 투쟁이면 투쟁을 조직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면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것은 집행부의 책임 있는 결단과 조합원의 결의를 모아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것이 곧 민주노조운동이 부여잡고 있는 민주성이며, 자주성이며, 단결이었습니다.
이번 민주노총 핵심집행부의 비리문제는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앞서 얘기했던 것보다 그 정도가 덜하다 할 수 없습니다. 또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기아자동차 취업비리 진상조사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그 업무를 대신해 왔습니다.
비리를 저지른 개인에 대한 징계를 넘어 민주노총 집행부로써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실을 바로 바라봐야 합니다. 지금은 집행부의 결단만이 조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돌파할 수 있습니다.
이번 비리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민주노총 집행부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각 조직별 입장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집행부의 결단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정리해야 할 순간에 집행부는 문제를 안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그 순간 이미 조직은 또 다른 혼란과 분열로 휩싸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급기야 ‘다수의 의견’이라는 외피를 쓰고 민주노총 집행부는 결단이 아닌 중집위 결정으로 이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거듭나려는 노력보다 투쟁을 이유로 그 노력을 유예시킨 민주노총을 보수언론은 때를 만난 듯 비난하고 있습니다. 함께 해온 동지들이 안일하게 대응하는 민주노총을 등지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민주노총마저...’ 라는 소리에 부끄러움과 지도부에 대한 배신감으로,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무엇으로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겠다는 것입니까? 이런 상황마저도 정파적 구조를 얘기하며, 그래도 현 지도부를 지지하는 조합원과 대의원이 더 많으니 상관없다 하겠습니까? 그것으로 민주노총 전체가 극복해야할 갈등과 위기가 극복될 것이라고 정말로 믿는 것입니까?
하반기 민주노총은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등 중요한 투쟁의 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비리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책임 있는 자세만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조합원들이 투쟁의 정당성마저 외면하지 않도록 현장을 조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공연맹은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을 담아 민주노총 집행부가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을 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더불어 공공연맹은 모든 조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와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민주적 재편을 위한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05년 10월 12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내가(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선주 동지가 민주노총에 사직서를 냈다.
한선주 동지뿐만 아니라 총연맹 상근자들이 우르르 사직서를 냈고
내일 아침이면 기자회견까지 한다고 했다.
총연맹 집행부의 납득할 수 없는 기막힌 행태에 안팎의 비판이 끓어오르고 있는데
정작 문제의 핵심 당사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권력(무슨 권력?)이나 찬탈하려는 노림수라고
진정으로 민주노조운동에 몸 바쳐 왔던 동지들을 매도하고 비난한다.
나야말로
관성에 젖어 헤매지 말고
한선주 동지와 현장에서 말없이 온몸으로 헌신하고 있는
동지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민주노총 사무총국 활동가들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전원 사퇴를 다짐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한선주 조직국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한국일보 최흥수 기자)
민주노총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민주노총 조직국장으로 일해 온 한선주입니다,
만 5년 열흘을 몸담아 왔던 민주노총을 떠나며 동지들께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동안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성실히 노동운동에 복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상급단체 상근활동이 길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 배는 관성화에 스스로 채찍질하고 반성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많은 동지들이 그렇게 노동운동 일선에 임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7일, 민주노총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금품수수 사건은 민주노조 안에서는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사건으로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 주었습니다.
조바심과 충격으로 며칠을 보냈는데 결국 11일 오전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느꼈고,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며 저의 심경을 올립니다.
첫째, 민주노총 지도부의 안이하고 주관적인 태도 속에서 민주노총이 더 이상 민주노조 운동을 책임 질 조직이 될 수 없음을 가슴 아프게 느낍니다.
강 수석은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 위원장이었으며, 기아자동차 취업비리를 비롯한 각종 사건의 진상조사 위원장을 맡아 조직안팎에서 핵심적인 활동을 진두지휘해 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까지 금품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민주노총과 조합원, 그리고 투쟁을 팔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와 함께 했던 지도부들이 또다시 하반기 투쟁을 책임지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지도력으로 비정규투쟁을 책임지고 노사관계 로드맵 등 하반기 중차대한 사업들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둘째, 조직에 치명적인 부도덕함을 대하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태도가 절망스럽습니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금품수수 사실에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은 조합원동지들과 민주노총에 애정을 갖고 있는 민주시민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민주노총 지도부는 신속한 입장과 대국민 사과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뼈아프더라도 민주노총답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였어야 합니다. 즉 대중조직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대하는 원칙과 기풍을 확고히 세움으로 제2, 제3의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고 조직의 건강성을 회복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퇴냐 아니냐를 놓고 밤새 논란하면서 권력에 연연해하는 전형적인 관료들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위원장은 업무중지 사흘만에 복귀하고, 조기선거로 이 충격의 파장을 가라 앉히려 하고 있습니다.
셋째, 민주노조운동의 생명인 자주성, 민주성이 민주노총에서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굳이 민주노조를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자주성과 민주성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단위노조에서 물의를 일으킨 지도부들이 책임지고 총사퇴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아왔습니다. 그것은 시퍼렇게 살아 있는 조합원 대중이 노동조합의 주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나돌던 흉흉한 소문도 두려웠지만 더욱 충격스러운 것은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팔아 먹은 온상이 민주노총 심장부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상태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만 합니다.
넷째, 저의 짧은 생각을 백번 양보해 지도부의 고뇌와 고충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현장에서는 자주성과 민주성을 지키려고 바둥거리고, 또 다른 현장은 곪아 터지고 있다는 한숨이 나오는데 민주노총 지도부는 어떠한 원칙으로 이러한 조직을 이끌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 사태를 진정으로 책임지고자 하다면 백마디 말보다 평조합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며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지애 어린 격려와 채찍으로 함께 해야 할 일이 있고, 엄중히 벌해야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이번 강 수석 문제는 조합원의 이름으로 벌을 하고, 그와 함께 한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문제입니다. 앞으로 현장에 이와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면 남은 사업들을 책임지기 위해 두세달 있다가 물러나라고 지도할 수 있겠습니까?
며칠 사이 벌어진 일들 속에서 저 역시 애정을 갖고 몸담아 왔던 조직을 갑자기 떠나려니 아쉬움과 서러움이 복받칩니다. 이런게 바로 기득권인가 봅니다.
힘은 없지만 저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이후 지금까지 민주노총 사무총국 성원의 한 사람으로 공식적인 토론이나 상황공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돌면서 많은 회한을 느꼈습니다.
이제 투쟁현장에서 동지들을 다시 만나고자 합니다.
2005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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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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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A/S센터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만행(?)을 저지르셨군요. ㅋㅋ 전화기는 고치셨나요? 월요일 인터뷰시간을 알려주세요~~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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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일정이 넘쳐서 시간을 확정을 못하고 있는데, 죄송하지만, 전화번호 좀 제 휴대폰에 남겨 주세요. 고장난 전화기 안에 해미동지 전화번호가 있거든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