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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A/S센터에서 1시간쯤 기다렸을까,
사람좋은 얼굴을 한 기술자가 나를 불렀다.
-부팅이 아예 안되니까 회로 전체를 갈아야 하는데
수리비는 12만원쯤 됩니다.
=예에? 그러면 차라리 새 것으로 바꾸어야지요.
-그게 낫겠지요?
=근데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타는 살릴 수 있을까요?
-공장에 보내봐야지 칩이 살아있는지 알수 있습니다.
혹시 칩이 온전하면 데이타는 복원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2만원이고, 일주일 이상 걸릴 겁니다.
=예, 데이타라도 살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휴대폰을 공장으로 보내기로 하고 빈손으로 나왔다.
당장에 전화받고 걸 일이 많은데 이를 어쩐담?
우선은 A/S센터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아내의 회사 앞으로 갔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서는 다짜고짜 전화기 들고 회사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전화받을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 아내는
자기한테 전화오는 거 있으면 잘 챙겨달라고만 하고
전화기를 내게 건네주었다.
아내의 전화기로 011-200-8282로 전화를 걸어서
리모콘 서비스에 접속했다.
내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착신전환을 선택해서는
아내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고장난 내 전화로 오는
모든 전화는 내가 갖고 있는 아내의 전화기로 곧장 연결된다.
(전화기를 어디다가 두고 왔거나 밧데리가 없을 때
이 서비스는 참 편리하다. 다만, 문자메시지는 착신전환이
되지 않고 원래의 전화기로 가서 보관된다)
다음, 전화기는 이제 어떡한다?
때마침 일전에 한 동지가 전화기를 바꾸었다고 하길래
쓸 때가 있겠다 싶어서 얻어둔 중고폰이 차에 있었다.
휴대폰 가게를 하고 있는 동생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 중고폰에다가 내 전화번호를 입력해달라고 했다.
문제는 이 중고폰은 몇 가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A/S를 받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기종이 모토로라이다.
114에 전화를 걸어서 모로로라 A/S점을 찾아갔다.
수리비 26,000원,
나는 밧데리 하나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니까 새 밧데리 29,700원,
그래서 55,700원의 돈을 치르고 중고 휴대폰이 하나 생겼다.
이렇게 해서 전화기가 고장나고 나서 3시간쯤 후에
수백명의 전화번호, 각종 메모 등등의 데이타를 빼고는
내 이동 통신수단은 정상화되었다.
진천에서 만나기로 했던 동지는 대전으로 불러 만났고,
1시쯤이면 진천청소년수련관에 가기로 했던 것은
6시가 지나서야 간신히 합류할 수 있었다.
휴대폰 하나 고장난 덕/탓에
금요일 오후 한나절을 비오는 거리구경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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