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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로그라...
그동안 이용했던 꼬마게시판에 비해서
뭔가 현란하다, 그 현란함이 어색하다.
꼬마게시판은
어느 정도 나와 일상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었다면
블로그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들락거리면서
나를 흉보거나 내 삶을 비웃거나 할지도 모른다는
내 선입견 또는 편견이 그러하고...
텍스트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의 시청각 매체들을 동원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겠다는 생각과
그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좀 더 부지런해야겠다는 괜한 의지가
부질없을 수도 있다는 내 독선과 아집이 그러하고...
부대끼고 휩쓸리면서도
어차피 인생이 표류하는 세상,
한 사람 중심의 매체가
서로 어우러지면 어디까지 가겠느냐
내 꿈꾸던 원시의 공동체를 회복하겠느냐 하는
지레 짐작과 냉소가 그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기는 하지만 진보넷에도 블로그 세상이 열렸다지
하면서 부리나케 달려온
충동과 유혹에 편승해 온 내 어줍지도 않은 열정이 그러하고...
그렇다니까.
2.
어느 날 늦은 밤에
전화 속에서 울고 있는 동지,
술마시다가 막 헤어지는 시간에
뒷모습 넘치게 어깨를 들썩이는 동지,
더운 공기를 함께 숨쉬다가
사무실을 나서는 바로 그 순간
엉엉엉 울고 가는 동지,
차라리 나도 동지와 같이 펑펑 울기나 했으면 좋겠다.
미안하다는 말을 수백번 해도
여전히 미안하기만 한 동지들이 많이 있다.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미안한 까닭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못하는
내 습관, 나태는 더욱 미안한 일이다.
3.
깊은 밤에
전화를 받고 문자를 받는다.
소주와 맥주를 뒤섞어 마시고
가차없는 비판을 듣는다.
내 피와 살이다.
내 팔자요,
저항해야 할 내 존재 그 자체이다.
4.
블로그라...
내 마음이 닫혀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런 얘기가
나름대로의 반성과 성찰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내가 지금 취한 것에 불과하다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누구의 마음 하나 온전하게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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