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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술을 마신다.
술 마신다는 사실이 어찌 중요하겠는가,
술을 사이에 둔 숱한 관계들을
나는 술이 취해서도 소홀히 할 수가 없더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오늘,
초저녁에 회의 하나 마치고
회의 성원 중의 한 동지가 결혼한 짝도 만나고,
밤늦게 약속했던 동지랑 장례식장에도 가고,
그 장례식장에 넘치게 모였던 오늘/옛 동지들도 드디어 가고,
하루 종일 빼놓은 일정은 하나도 없지만.
맨날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이, 기실
맨날 사람들이 웃통 벗어제끼고 한 바탕 하는 것,
맨날 명동 한가운데서 버럭버럭 차력하는 사내들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
따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
을 알면서도 나는
오늘도 연구소에 들어가서
곧 짤려나갈 동료의 해고사유가 말도 안된다는 것,
그 사유가 곧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훨씬 더 멋드러진(괜찮은) 성과를
그가 낼 것이라고, 그걸 믿게 하자고,
역설했다.
내일 다시 나는
어떤 누군가에게 사정하게 될 것이다.
살게 하라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당신들이 권력을 쬐금 가졌다고는 하지만
무엇 하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권한을 가지지 않았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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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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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중요해요...제대로 사는건 더 중요하구요....ㅎ부가 정보
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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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이렇게 쉽게 읽어도 될런지 하는 마음이 들만큼...^^
감비님, 술 조심하세요...뵌지도 좀 되어가고 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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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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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이런 무거운 포스팅 하면서도 어찌 오타 하나 없냐...진짜 대단한 사람이야...결코 만만치 않은 사람...무서버....ㅡㅡ;;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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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 제가 정작 중요한 걸 잘 못챙긴다는...ㅎㅎ샤♡>> 조합원이 해고될 상황이면 노조가 개입할 제도가 정해져 있는데, 비조합원이라서 간절한 마음을 갖고 개입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일 듯해요...상황이 정리되면 좀 더 자세히 올리도록 할께요. 고맙습니다. 근데 샤♡님 블로그 가끔 가는데, 누구더라 언제 봤더라 하는 생각만...죄송.
스머프>> 철자에는 오타가 없을지 모르지만 내용은 오타투성이라는 걸 모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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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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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가슴이 저려옵니다.큰 짐을 벗은 동안만이라도 건강 챙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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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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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소리>> 어, 답이 늦었습니다. 외국에서 온지 5년 되는 젊은 박사 한 사람이 잘리게 생겼어요. 우리 실정을 잘 몰랐던 탓이지요. 사정을 듣다 보면 가슴이 저립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 봐야지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