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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김지하가 그랬던가,

새벽 2시는

참 어중간한 시간이라고.

 

잠들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고

일어나 서성거리기에도 겸연쩍고

무엇을 먹기에도 미안하고

중얼거리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그런 시간,

새벽 2시는, 이 시대다.

 

뭐, 그랬던 것 같다.

그런 시간에

갈 곳이 없어 사무실에 돌아왔다.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회의가 하나 있었는데,

처음엔 10:30 막 기차는 타겠지 했고

9시가 지나서는

12:00 마지막 고속버스는 타리라고 맘먹었고

11시가 지나서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택시를 타고 사무실에 돌아오고 나서야

아, 하이텍알시디 농성장에나 갈 걸 그랬나,

오늘이 우리 연맹 차례인데,

아까 노동안전보건국장에게 말만 해놓고서

그 사이에 내가 잊었구나.

 

지금 영등포로 가기에는 너무 늦고

너무 어중간하다.

미안하고 겸연쩍다.

 

이 시대,

새벽 2시 같은 이 시대,

내가 할 일을 제대로 찾아야지.

 

우선,

동지들의 인터뷰도 다시 들어보고

파업에 돌입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전화속으로 듣는다.

 

이름모를 동지들이

블로그에 올린 사연들에도 가슴 저민다.

 



= 회의하다가 말고 화장실 가는 길에

  같은 방향을 향해 몇 번 셔터를 눌렀다

  위는 저녁 7시 직전이었고, 아래는 밤 10시가 좀 지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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