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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가세요...

사무실에서 밤늦게 퇴근하는 길에 동지들에게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장난스레 인사를 던진 적은 더러 있지만

오늘 아침 아내의 인사는 그 여운이 지금껏 남아 있다.

 

어젯밤에

몸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지만

일요일에 사서 해감시켜둔 조개를 그냥 두면 죽어버릴 것 같아서

밤늦게 꺼내어 국도 끓이고,

지난 주에 해둔 멸치볶음도 어느새 다 먹어치웠길래

고추장양념으로 멸치를 볶아냈다.

 

그리고 아침이다.

혼자서 식은 밥을 데워서 조개국이랑 밑반찬이랑 해서 먹고

새로 쌀을 씻어 밥솥에 앉히고 나오려다 보니,

아내가 오늘 따라 일찍 일어나서 씻고 있길래

(다른 날에는 내가 출근할 때 모두들 자고 있다)

화장실 문을 빼곡 열고 뒷모습만 보면서 말을 건넸다.

 

=저기, 조개국  끓여놨고, 멸치볶음도 새로 했거든요..

-네에, 고맙습니다. (뒷모습 그대로, 볼멘 목소리...)

=챙겨 먹고 애들도 먹이고 하셔요. 다녀 올께요.

-네에,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아내의 얼굴도 못보고 그냥 나왔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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