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번주 사건들(1) - 교통사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그날 그날 잠깐이라도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

 

<3월 28일, 월요일>

 

1월에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

숱한 회의와 토론과 수련회가 있었지만

임원 8명이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신 적이 없어서

벼르고 별러 28일 저녁에 시간을 갖기로 했는데,

이모 부위원장이 몸살로 결국 합류하지 못하고

일곱명이서 삼겹살에 소주, 2차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죽암휴게소노조 이위원장에게서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목소리가 어째 수상쩍다.

 

그렇게 해서 기막힌 사고 소식을 들었다.

 

죽암휴게소노동조합 김주랑 동지,

28일 아침에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신탄진의 붐비는 네거리에서 

횡단보도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는 덤프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27살의 젊고 아름다운 노동자, 고 김주랑,

2001년과 2002년,

죽암휴게소노조가 오래도록 투쟁하던 때에

나는 연맹의 지역본부장으로 그 투쟁을 함께 했었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조합원 모두가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김주랑 동지는

그 중에서도 가장 명랑하고 활달하고 씩씩하고 당차게

선봉에 섰던 동지였다.

교선부장이었지 아마.

 

임원들과의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사무처의 민동지와 조동지와 함께 대전으로 달렸다.

신탄진 보훈병원에 가족과 조합원들이 모여

고인을 추억하고 있었다.

그 틈에 끼여서 나도

본부장님, 본부장님, 하고 부르면서

서글서글한 웃음을 아낌없이 나에게 보냈던

동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새벽이 깊도록 소주를 들이켰다.

 

고 김주랑 동지의 명복을 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