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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내가 본 여행기에는 둘이서 60원에 그것도 한달 정도 전에 묵었다고 되어있는데 이게 국경절 특수란 말인가 슬슬 걱정이 된다. 나가서 삐기 아줌마에게 못이기는 척 방값을 물어보는데 가격을 말해주지도 않고 대뜸 전화다. 좀 있으니 웬 청년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다. 방이 얼마냐니까 80원이란다. 저거 잘못타고 갔다가 방 맘에 안들면 다시 데려다 줄 턱도 없고 배낭 메고 돌아올 일이 꿈만 같다. 노우를 외치는데 어라 잡지도 않는다. 삐기 아줌마 얼마를 원하냐길래 50원이라고 어리버리 대답하니 이번엔 따라 오라며 앞서 걷는다. 그러더니 다리건너 들판지나 웬 농가주택에 데려다 주신다. 여기 낮에는 전원주택이라 치고 밤엔 어쩌란 말이냐.. 안 그래도 안 잘 판인데 집주인 60원 아니면 안된다길래 얼씨구하며 돌아 나온다. 정말 이러다 다시 양수오에 가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도 나고 괜시리 우울해진다.
배낭메고 다녀 본 주변 방들 가격도 만만치 않아 고민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운 삐끼 아줌마가 등장하시어 또 다른 아줌마에게 넘겨주신다. 강을 등 뒤로 하고 버스 내렸던 곳으로 하염없이 걸어가니 뭐 그저그런 숙소가 등장한다. 방이 의외로 넓고 환해서 40원에 이틀이요.. 했더니 안된단다. 40원에 잘 거면.. 하더니 1층 구석의 창고 같은 방에다 시트를 새로 깔고 부산을 떤다. 그냥 50원에 묵기로 하고 방에 들어오니 맘이 편해진다, 20일 만에 혼자 써 보는 방이다. 동네도 조용하고 정말 뒹굴뒹굴이 가능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게다가 인터넷은 시간당 2원이라는 감동적인 가격이다. 대체적으로 대도시에선 10원, 소도시에선 5원, 상해에서는 무려 20원이나 했었는데 이건 거의 횡재 수준이다.
50원짜리 숙소 동방 빈관, TV도 나온다. 중국어로 더빙된 대장금도 봤다^^^^
담날은 미뤄뒀던 배를 타기로 한다. 계림에서 양수오까지 오는 배가 외국인에게는 대략 450원 정도를 받는다는데 그 구간 중 가장 절경이라는 양디-싱핑 구간만 배를 타기로 맘을 먹는다. 숙소를 나서니 이번에는 어린 여자애가 배타라고 잡는다. 그래, 어차피 매표소도 안보이더만 가격이나 알아보자 싶다. 싱핑에서 양디가는 구간을 물어보니 거기까지는 안가고 중간쯤까지 가는데 200원이란다. 어차피 깍일 가격이라 막 부른다 이거지.. 그래 니맘대로 불러라 나야 안 타면 그만이지 하고 여유를 부리는데 자꾸 얼마면 가겠냐고 묻는다. 이게 거의 중국인들의 공통적인 흥정 방법인데 먼저 되도 안하는 금액을 부른 뒤 난색을 표하면 얼마면 사겠냐고 되묻는 식이다. 그래 얼마가 문제가 아니라 나는 양디까지 왕복을 원한다고 했더니 이번엔 300원이란다. 헉 꼬마가 간도 크지.. 양수오에서 숙소가 20원이었대니.. 참나.. 그냥 노땡큐 했더니 200원, 150원까지 내려간다. 100원에 양디까지 가자고 했더니 다시 처음에 말했던 그 중간 지점을 들먹인다. 됐다.. 다른 데 가서 알아보지 하고 있는데 이 꼬마 근 한시간을 내 옆을 떠나지 않는다. 게다가 삐끼 세상에도 의리는 있어 다른 삐기가 붙어 있으면 일단 접근을 안하는 것 같은 것이 어제만 해도 그 많던 삐끼님들이 얼씬도 안해주신다.
어영부영 얘를 어떻게 떼내나 하고 있는데 이 꼬마 드디어 포기했다는 표정으로 100원에 양디까지 가겠다는데 분위기 아무래도 찜찜하다. 양디까지 왕복이 맞느냐고 재차 확인해도 그렇다는데 도리가 있나.. 돈은 갔다 와서 주겠다고 할까 싶었는데 보아하니 배주인에게 팔아넘겨지는 분위기니 것도 쉽지 않고 설마 흥정이 어렵지.. 내용을 속이겠냐 싶기도 하고, 그래도 어린앤데 싶기도 해 찜찜한 채로 100원을 주고 그냥 배를 탄다. 아니나 다를까 이 배 한시간쯤 가더니 처음 꼬마가 말한 지점에서 정확히 회선해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즉 원래 약속한 지점의 반정도만 갔다가 되돌아오는 배였던 것이다. 헉 이렇게도 속는구나 싶은 게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 니가 생각하는 딱 100원어치만 태워준거로군 싶다. 그래도 두시간은 배를 탔고 한 삼사십원쯤 바가지를 쓰긴 했지만 굳이 한시간쯤 더 가고 싶은 마음도 그리 크지 않아 그러려니 하기로 한다. 뭐 나도 중국정부를 상대로 입장료 100원이나 사기치지 않았냐 말이다.^^ 배에서 내려 살짝 흘겨줄려고 했더니 요 좁은 동네에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 꼬마는 통 뵈질 않는다. 오늘 일당은 다 채운 것일까? 14살에 이름이 제니-웬 제니?-라는 영어도 곧잘 하던 그 꼬마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뭐 험한 세상 최소한 나보다는 잘살지 싶다.
배에서 본 풍경. 날이 잔뜩 흐리더니 내릴 무렵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배를 타고 나도 시간이 한참 남는다. 시간당 2원짜리 인터넷은 노트북 연결이 안된다. 안되는 실력에 IP랑 DNS값까지 넣어봐도 그저 연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나오고 일하는 애한테 물어봐도 지는 아무것두 몰라유 하는 표정이다. 컴퓨터에다 한글을 깔아볼까 하다가 에라 내 한계를 넘어서는 짓은 하지 말자 싶어 그냥 웹서핑이나 하다 나온다. 뒹굴뒹굴은 머릿속에선 황홀한데 현실에선 꼭 그렇지도 않다. 무지 심심하다. 내일은 또 뭘 하지? 마침 장날이라니 장이나 구경하고 다시 양수오로 나가야 하나.. 국경절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좀이 쑤신다. 기차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움직일 방법을 찾아야 겠다.
싱핑의 3일장. 야채도 팔고
국수도 팔고
고기도 판다.
그러다 어제 그 꼬마 여자애를 만난다. 살짝 흘겨줬더니 천연덕스럽게 웃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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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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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들어왔어요.저는 이곳을 못찾고 있었어요 ㅠ.ㅠ 그래서 한메일로 주소 불러달라는 바보같은 메일이라 써대고....
마지막 사진 좋은데요.
그리고, 찬찬히 읽어봐야 겠지만, 아직 이렇다할만한 분!을 만나지는 못하신건가요? 이거 벌써 10월인데.... 이러면 곤란한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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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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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끼라길래 태국여행때 동굴데려다 준 꼬마애같은 분위기인줄 알았는데 예쁘네~ 근데 숙소에 조리시설은 없나? 저 푸른 야채와 싱싱한 고기를 보니 뭘 해먹어도 해먹겠구먼. 정육점 천정에 고기 매달린거 보니 생각난다. 예전엔 양산박 가는 길에 인육도 걸렸다던데.. 고기앞에서 장초 문 아저씨와 런닝샤쓰 아저씨가 인상적이네^^ 저런 사진 많이 부탁해~부가 정보
일산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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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부산의 pc방 산과 들을 지나 이제 사람속으로 들어오셨군 그래^^ 와! 흥정의 기술이 대단한데... 그정도 사기야 뭐,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는거 같은데. 이제 지겨운 부산영화제가 시작이야^-^ 감기 조심하구...부가 정보
x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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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날씨 죽였음. 선선한 가을 바람 불고, 하늘은 점점 높아지고. 어제 과음(자랑자랑)했는데도 슬쩍 일산반상회가 생각나던걸...이제 슬슬 언니 글도 맘 맞는 여행자를 만나 과음하는 단계로 접어들 것 같은 분위기야. 힘내! 과음고지가 눈앞이닷!!부가 정보
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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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날씨가 죽였다구?..내가 본 하늘은 어디 하늘인거야..그러면..쩝...언제 이렇게 포스트가 많이 걸렸어..이거.....이바바..당신 얼굴 박힌 사진 좀 올려바바...뭔가 싱거워.....안숙 너 놀리는 거지...정말 지겨워???부가 정보
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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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삐끼 귀엽네....부가 정보
ko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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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어린이 삐끼들이 번성하누만. 근데 50원이믄 울 돈으로 얼마래?(여전히 숙소에 관심많은.^^)부가 정보
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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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돈 100원이 울나라돈 15,000원정도 이니까.50원이믄 7,500원 정도 하는거네요...
그러니까...1원은 150원, 10원은 1,500원....^^...
그러고보니 100원내고 배탈 정도라면 그동네 돈 많이 벌겠구만.
한달에 2000원~3000원이 일반 노동자 월급이라고 하는데..
갸덜은 하루에 300원짜리 한명만 태워도 장난 아니겠는걸...
그러니 삐끼까지 두고 저러는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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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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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이에이치> a는 어따 흘리고 다니냐? 글구 바이러스랑 싸웠냐 걔한테 불어보면 금방 찾을 것을.. 수고했다. 이렇다 저렇다 하는 분은 커녕 한국사람 콧배기 보기도 힘들다 정말 이러면 곤란한데ㅋㅋㅋ부가 정보
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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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역시 삐끼 세계에서도 미모는 중요한 법, 나의 사기당함보다 삐끼아가씨의 미모에 더 관심들이 많구랴.. 쩝.. 아직 조리시설있는 숙소는 못 봤고 음식이 워낙 입에 맞아서 내가 만든 음식은 먹고 싶지 않음.<일산주민> 글쎄.. 부산영화제 쵤영하는 사람이야 지겹겠지만 나는 여기서도 어 오늘이 개막이네.. 해운대에서 술들 마시겠군 하면서 부러워하고 있는 중이네
<조커> 이제 과음할 수만 있다면 남녀불문이네.. 근데 언어의 문제로 아직 국적불문이 안되네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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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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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 내 얼굴이 보고싶은게야? 그런게야?? 정녕???<쿠> 투덜이 답을 쓰긴 했는데 요즘 원화가 강세라 그런지 100원에 13000원도 되네요. 뭐 ATM수수료랑 하면 좀 더 들긴 하지만 대략 그렇구요.. 그러니 저방은 우리돈으로 6500원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태국돈으로 200밧 좀 넘는거네요. 핫샤워가능하구요.. 팬룸입니다^^
<투덜>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고.. 국경절 특수까지 겹친 것으로 보임.. 그리고 그냥 부르는 거지, 누가 300원 내고 타겠어? 내국인은 훨씬 싸게 타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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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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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밥먹다가 불연듯 왜 메일로 블로그 주소 안불러주시지? 이랬더니 경악하던 바이러스양과 채은양.... 엇 몰랐어? 얘기안했던가? 역시 우리들의 치매에 가까운 안쓰러운 기억력들이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