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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수)] 하바로프스크로 향하는 비행기
■ 롤러코스터, 그리고 박수 갈채
아래의 사진은 우리 일행이 탔던 비행기 사진이다. 아시아나의 저 비행기는 하바로프스크 공항에 내려 앉자마자 박수갈채를 받았다.
@ 06-06-28 15:01 | NIKON D200 | Nikkor 24-50mm F/3.3-4.5D | 35.0mm | 1/250s | f/5.6 | ISO 100
@ 인천-하바로프스크를 운행하는 아시아나 항공기. 하바로프스크 공항에서.
무사히 비행기에 들어앉았지만 일행에게는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다. 이르쿠츠크와 울란바타르는 숙박 및 교통편을 예약해 두았지만, 하바로프스크에서는 숙박이고 뭐고 예약해 둔 게 없었다. 무작정 가서 보자는 식이었다. 문제는 하바로프스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의 열차편이었다. 여름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열차표를 쉽게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었으니 불안감이 컸다. 러시아에서는 영어를 잘 해도 바보라는데... 무슨 수로 필요한 걸 얻을 수 있을까.
그래도 여행객에게 훌륭한 정보를 제공하는 Lonly Planet을 열심히 뒤지며 호텔 몇 개는 찾아볼 수 있었다. 여행 내내 그러했지만 이런 작업은 '진'이 무척 잘 했다. 끝까지 여행지 정보를 브리핑해 주었다. 셋 중 하나가 공부해서 나누어 주기란... 좋은 일이다.
갑자기 불안함에 불안함을 더한 일이 생겼다.
머릿 속에 '열차표 열차표'를 외치는 도중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안전띠 매란다. 아직 식사 중인데... 밥을 먹는데 비행기가 요동을 쳤다. 처음에는 살짝쿵. 식사가 끝나고 자리 정리까지 마치자 더욱 심하게 요동을 쳤다. 20분 정도만 날아가면 하바로프스크인데 기장이 방송을 했다. 승객여러분, 하바로프스크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결론은 좀 가보다가 여의치 않으면 블라디보스톡 공항으로 가겠단다.
헉. 블라디보스톡에서 여행을 시작할까 했지만 열차를 너무 오래 타야 하고 등등. 그래서 여행 일정에서 뺀 곳이다. 큰 항구도시인만큼 거칠고 분위기 험하다는 얘기까지 들어서 쫄았던 동네.
비행기는 위아래 좌우로 심하게 요동을 치는 가운데 '진'은 잠을 자고 있었다. 비행기만 타면 잠을 잘 잔단다. 깨워서 함께 고민한다고 해결될 건 아니고... '각'과 함께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며 '롤러코스터'를 즐길 수밖에서. 얼마나 심하게 요동을 쳤는지 왠만한 롤러코스터보다 재미는 있었다.
결국엔 하바로프스크 공항에 착륙했다. 뒷바퀴가 활주로에 닿자 승객의 절반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다들 하바로프스크에 사연이 있어 왔을 터인데 안도한 듯했다. 박수 갈채를 치고서도 재미 있었던지 다들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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