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대 앞 바다
2008/06/17 23:19 생활감상문
들여다보고 있는 내게 S군이 연극조로 말을 건넨다. "뛰어들고 싶어요."
무관심하게 답했다. "그러세요."
2008년 5월 14일 의상대 앞 바다, 핸드폰 사진을 뽀샵질
의상대의 파도는 전과 같이 깨끗하게 부서지면서 사람을 홀렸다. 한없이 한없이 들여다보고만 싶었다. 하루 종일이건 몇 날이건 볼 수 있을 것처럼. 천년도 전에 의상대사가 20일간 거기서 수행을 했다 한들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을 것이다.
S군은 참 상투적인 농담을 던진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 보니... 낙산사가 불타기 전인 4년 전 찾았을 때 나도 같은 생각을 한 듯싶다. 저 영원함에 몸을 던지고 싶다는.
수백년 된 나무들이 불탄 자리엔 등걸만 남아 있었다. 사람 마음을 착하게 하던 낙산사의 산책로를 이젠 다시 못 본다는 생각에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지만 내가 남들만큼 산다면, 새로 지은 절도 늙어가고, 나도 늙어가는 모습을 가끔씩 다시 확인해 갈 수는 있겠지. 어차피 내게 낙산사의 본질은 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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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2008/06/18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음.. 나도 요즘엔 어디든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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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2008/06/19 0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또, 또... 비관적인 생각은 줄이라 했지! 그럴 땐 차라리 냉담한 편이 낫다오. 굳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