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를 만나다.

2008/03/12 00:08 생활감상문

한번도 그런 만남을 꿈꿔 본 적은 없었다.

 

<슈퍼맨>에 나오는 클라크의 이미지랄까. 반듯하고 친절한 청년.

말 못할 가정사 같은 건 없었을 듯한 사람.

외동으로 곱게 자라, 테니스 같은 걸 배우며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

학교 졸업하고 곧바로 취직해 별 문제 없이 직장 생활을 해온 사람...

퇴근하고, 저녁 먹고, 운동하고, 가볍게 TV를 보고, 11시면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라니...

술은 좋아하지도 않고, 먹으면 배가 아픈 음식은 삼가할 줄 알고....

시작한 운동은 몇 년째 꾸준히....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의사의 칭찬을 받을 정도로 올라갔단다.

 

퇴근 후 일거리를 들고 간 내게(마무리를 못해 어쩔 수 없었다고나 할까)

일을 무지 좋아하시나 봐요...라더군. 내가 일 중독자라도 되는가?

(역시 이 직업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있다면 프리랜서들 정도?)

 

이런 사람하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이상하게 꼬인 문제 같은 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람.

특별하게 아픈 경험이 없는지, 살아 온 이야기도 그리...

딱히 좋아하는 음악/취미는 없지만...

음악도, 책도, 운동도, 좋은 음식도, 친구도.... 부족함 없이 접하고 있단다.

 

첫 인상만으로 한 사람을 규정짓는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진짜... 신문에서 정형화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다.

무언가 오염된 게 있으면 거기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정제된 백설탕의 순수랄까?

 

낯설고 어색한데... 흠잡을 데가 없다니... 난감한 경우였다.

떠들고 질문하기도 이제 쉽지 않더군. 나이가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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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2 00:08 2008/03/1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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