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최초', 소외된 장애인 품는 첫 희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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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17 09:03 수정 : 2019.11.17 09:43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11월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열린 ‘장애인 활동 지원 희망약속 서명식’에 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다가 나중에 시행하면서 붙게 되는 ‘최초’라는 수식어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국 최초, 대한민국 최초로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을 위한 5개년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2019년부터 박 시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2023년까지다. 예상되는 비용은 총 604억원이다. 박 시장은 이 예산을 순차적으로 들여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비장애인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복지정책은 지금껏 계속 있었는데, 어떻게 여기에 ‘최초’라는 단어가 붙게 된 것일까. “지금껏 장애인에 대한 각종 복지정책이 있었지만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비어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시 전체 장애인 중 10.8%
중증중복뇌병변장애란 쉽게 말해 여러 장애가 복합적으로 중복된 장애를 가진 것을 말한다. 장애가 하나만 있어도 힘들다. 그런데 중증중복장애인들은 여러 장애를 한꺼번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뇌병변장애인은 뇌성마비나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등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일상생활 및 동작에 심한 제약을 받는 중추신경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언어나 지적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비롯해 손발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모든 장애가 수반된다. 한마디로 장애인 중에서도 삶을 온전히 누리기가 가장 어려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만을 위한 정책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만들거나 시행된 적이 없다.
“장애아 부모들끼리 이런 이야기도 해요. 중복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가장 생활하기 편한 장애인시설을 만들어놓으면, 다른 장애아이들은 얼마나 더 편하게 시설을 이용하겠냐고요. 우리 아이들을 기준으로 장애인시설을 만들면 모든 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죠. 우리 아이들이 가장 최악의 장애를 갖고 있으니까요.”(뇌병변 1급 장애인 ㄱ씨의 엄마 ㄴ씨)
그러나 중증중복뇌병변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은 매번 장애인 정책 수립이나 법률 제정 과정에서 소외돼 왔다. 이유는 너무 단순하다. 중증중복뇌병변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의 수가 여타 장애인의 수보다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돈을 들여 정책을 만들어도 수혜자가 적으니 소위 말하는 ‘돈 들인 티’가 날 리가 없다. 법은 넓은 범위를 포섭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제외해왔다.
<주간경향>이 단독으로 입수한 ‘서울시 뇌병변장애인 중장기 지원계획 수립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서울시 전체 장애인 수는 39만1753명으로, 이 가운데 뇌병변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10.8%인 4만2287명에 불과하다. 고령에 따른 뇌병변장애인(65세 이상)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태어날 때부터 평생을 뇌병변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 장애인의 숫자는 고령으로 인한 뇌병변장애인을 제외하면 더 적어진다. 2017년 말 기준 0세부터 19세 사이 서울시 거주 뇌병변장애인은 2041명, 20세부터 49세까지 뇌병변장애인은 5526명이 전부다.
이 보고서는 서울시복지재단이 서울시의 용역을 받아 지난해 11월 최종 보고한 273쪽 분량의 연구자료다. 보고서는 이들이 소외된 이유를 보다 명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정부는 각종 법적·제도적 정비와 장애인 복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장애인의 생활안정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왔으나, 뇌병변장애인은 장애인 정책에서 이중적 소외를 받아왔다. 뇌병변장애의 세부 장애 유형에 해당하는 뇌성마비장애인의 경우 지적장애를 동반하거나, 통상적인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14년 5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결과적으로 발달장애 범주를 지적·자폐성 장애로 한정하면서 관련 제도 및 서비스의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604억원이라는 예산(5년간 순차적으로 배정)을 들여 뇌병변장애인 지원 마스터플랜을 지난 9월 발표했다. 그동안 장애인 정책 중에서도 가장 ‘나중에’로 밀려 있던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가장 먼저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들만을 위한 돌봄센터(종합복지관)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은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부터 사회로부터 격리된다. 그나마 학교에 다닐 때는 낮시간에 갈 곳이 있었지만 졸업과 동시에 갈 곳이 사라지는 것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 10월 16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최중증·중복장애인 인권침해 및 장애차별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부모연대
뇌병변장애인 전용 복지관 8곳 설립
성인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장애인복지관은 서울시 내에서 단 두 곳밖에 없다. 2018년 1월 말 기준 서울시에는 48개의 장애인복지관이 있지만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은 노원구의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과 강서구의 강서뇌성마비복지관이 전부다. 모든 종류의 장애인들을 수용하는 종합장애인복지관이 서울시 내 30곳이 있지만 뇌병변장애인들은 사실상 이곳을 이용할 수 없다. 가래흡인(석션) 등의 의료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섭식지원 인력도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복지관은 이에 대처할 인력이 없다.
또 대형 휠체어가 회전하고,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야 하고, 간간이 누워 있을 침대가 있어야 하는 등 여타 장애인에 비해 차지하는 공간이 많아 수용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장애인복지관은 처음부터 중증뇌병변장애인의 입소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소 격한 행동을 하는 장애인들과 한곳에 머물 경우 예기치 못한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뇌병변장애인들 스스로 종합복지관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서울시 전체 뇌병변장애인 4만2287명 가운데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9641명(22.8%)에 불과하다. 나머지 3만2646명(78.2%)은 복지관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낮시간 동안 돌봄을 하는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역시 서울 시내에 121개 소가 있지만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시설은 단 6곳뿐이고 이용자는 74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뇌병변장애인의 주간보호시설 이용률은 4.8%에 그친다. 결국 장애인복지시설 및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소수의 뇌병변장애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는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중증뇌병변장애인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고, 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 안에 머무는 가족들을 위해 2023년까지 서울 시내 8곳에 114억원(예상)을 들여 중증뇌병변장애인들을 위한 종합복지관 ‘비전센터(가칭)’를 건립할 계획이다.
학교 졸업과 동시에 갈 곳 없는 성인 중증중복장애인들에게 가장 절실했던 영역을 일부나마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강병호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아직까지 명확한 복지관 형태나 위치, 중증뇌병변장애인 1인당 간호사 수 등 세부적인 계획은 뇌병변장애인 가족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면서 “중증뇌병변장애인들은 화장실의 크기나 휠체어가 공간 안에서 이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등 여러 가지 고려할 것이 많아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로 설계해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각종 TF회의를 중증뇌병변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 또는 가족들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세부적인 내용을 가족들에게 직접 물어 정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나온 정책이 ‘기저귀 구입비 지원 대상 연령 확대’다. 그동안 만 5세부터 만 34세까지만 지원해왔던 대·소변흡수용품(기저귀) 구입비 지원을 2023년까지 64세로 순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증뇌병변장애인들은 평생 기저귀를 차고 용변을 해결한다. 구입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중증중복장애인 가정은 통상 한 달에 적게는 5만~10만원, 많게는 20만원 이상을 기저귀 구입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3년까지 현재 월 5만원 한도로 구입비용의 50%를 보전해주던 일회용품 구입 지원비를 7만원으로 늘리고, 만 64세까지 대상연령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성장기에 있는 중증뇌병변장애 아동과 청소년들의 보조기기 교체비용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증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더라도 모든 아동·청소년들은 키와 몸무게가 여타 비장애인들처럼 늘어난다. 그런데 이들의 신체를 지지하는 보조기기는 아동·청소년의 성장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많은 중증뇌병변장애 가족들이 적절한 시기에 보조기기를 교체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각 가정당 보조기기 연평균 지출비용은 1314만원으로, 장애인 보조기구를 제때 교체하지 못하는 가정의 74.7%가 ‘교체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보조기구를 맞춰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보조기기는 임대사업을 통해 많은 장애인이 임대로 이용하고 있지만 수요가 높은 특정 보조기기는 대기기간만 평균 2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8세 이하 뇌병변장애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보조기기 구입비 지원을 늘려, 더 많은 뇌병변장애 아동·청소년이 보조기구를 쉽게 임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2023년까지 만 18세 미만 장애인 300명을 대상으로 휠체어, 자세보조용구 등 맞춤형 보조기기 제작 및 수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국으로 확대 가능할 것인가
물론 이 모든 계획을 모두 해나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박원순 시장의 의지만으로 불가능한 영역도 존재한다. 재화는 한정돼 있고, 그 재화를 필요로 하는 수요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시민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한 해 예산은 약 35조원이다. 중증뇌병변장애인 지원계획에 5년간 소요되는 예산 총액은 604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977만6000여 서울시민의 0.4%밖에 되지 않는 중증뇌병변장애인만을 위해 이 같은 예산을 지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각종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시행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일부 보건복지위 소속 상임위원과 서울시 의원 중 일부가 뇌병변장애인들을 위한 서울시 정책예산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의 민원처리를 위해 또다시 중증뇌병변장애인 정책을 ‘나중으로’ 돌리려 한다는 이야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러나 “기존에 계획한 목표는 그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의회 의원 및 보건복지위 상임위원 모두 장애인 영역에 대한 예산배정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고, 서울시 역시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기 때문에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7일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 중증뇌병변장애인 부모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재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뇌병변장애아의 부모라고 밝힌 그는 A4용지 3장 분량의 편지에서 “(서울시의 중증뇌병변장애인 계획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우리 딸이 혼자서 밥을 못 먹는다 해서 외면받지 않고, 혼자서 못 걷는다 해서 홀로 방에 갇혀 있지 않고, 건강하지 못하다 해서 거부당하지 않는, 당당한 존재로 함께할 수 있는 서울시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다음은 전국으로의 확대다. 아직까지 서울시와 같은 형태의 중증뇌병변장애인 지원책을 내놓는 시·도는 없다. 서울시의 지원책도 2023년까지 모두 추진된다고 해도 일부 지역 중증뇌병변장애인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다(서울 시내 8개 구에만 비전센터 설치). 때문에 2023년 이후도 중요하다. 아무리 소수라도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나중에…’라며 밀리면 곤란하다.
“나 젊었을 때는!” 꼰대 향기 물씬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의 노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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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라는 게임 회사 창업자이자 2017년 9월부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이끈 장병규 위원장이 최근 『중앙일보』 및 『조선일보』와 잇따라 인터뷰를 가졌다. 요지는 “현 정부의 기업 정책이 형편없다”는 쓴소리였다.
1일자 『중앙일보』와 인터뷰 제목은 ‘내일 당장 망할지 모르는데 벤처가 어떻게 52시간 지키나-고양이 목에 방울 단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었고, 9일자 『조선일보』와 인터뷰 제목은 ‘친기업·반기업 아닌 문정부는 無기업’이었다.
정부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어도 정부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심지어 이런 비판은 바람직하기도 하다. 그런데 비판 내용이 실로 한심해서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장 위원장의 비판은 주 52시간제에 집중됐다. 그런데 장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20대 때 2년 동안 주 100시간씩 일했다.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 내 인생을 위해서 한 거다. 스타트업에는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 이런 스타트업에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가가 나서서 개인의 권리를 뺏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와, 이런 꼰대를 보겠나?

꼰대 역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논하기 전에 “나 젊었을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짓의 전범(典範)을 먼저 소개한다. 요즘 자유한국당 근처에서 기웃거리며 보수 경제학의 맏형을 자처하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2017년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다. 이 글은 대한민국 꼰대 역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이다. 매우 긴 글인데 지면 사정상 3분의 1로 발췌했다.
이 땅을 헬조선이라고 할 때 한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하라. 초등학교부터 오뉴월 태양 아래 학교 갔다 오자마자 책가방 팽개치고 밭으로 가서 김을 매고…, 저녁이면 쇠먹이를 거두려고 강가로 가고, 겨울이면 땔감을 마련하려고 산으로 갔던 그런 분들을 쳐다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라.
대기업이 착취를 한다고요?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서 대학을 나오고도 독일의 광산 광부로 갔고 간호사로 갔던, 그래서 국제미아가 되었던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이야기를 물어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하라.
나는 부모 모두 무학으로 농부의 아들이고, 그 것도 땅 한 평 없던 소작농의 아들로 자랐다. 중학교 때까지 등잔과 호롱불로 공부했다. 나는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로 내 생활비를 마련하며 다녔고, 때로는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면서 다녔다.
그렇게 야근하는 날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삼겹살인줄 알고 살았다. 그렇게 살아 왔기에, 무책임한 노조가 망가뜨리는 회사를 보아왔기에, 우리보다 잘 사는 것으로 알았던 많은 나라들이 꼬꾸라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잘 사는 사회인지 보았기 때문에, 나는 당신들처럼 아프다고 못하고 힐링해야 한다고 응석을 부리지 못한다.
어떤가?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오지 않나? 꼰대 능력을 토익(TOEIC)처럼 테스트한다면 이병태 교수는 900점을 훌쩍 넘길 실력자임이 분명하다.
“나는 어렸을 때 불우했어요”라는 심리
도대체 이들은 왜 “나 어렸을 때는 말이야” 이러면서 꼰대짓을 할까?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에서는 이를 불우한 어린 시절 효과(Hard-knock life effect)라고 부른다. 2015년 『실험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소개된 스탠퍼드 대학교 테일러 필립스(Taylor Phillips) 경영학과 교수의 실험을 살펴보자.
필립스는 백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그들에게 얼마나 어렵게 살아왔는지를 묻는 취지의 다섯 문장을 제시했다.
①:내 인생은 어려움으로 가득 찼어요(My life has been full of hardships).
②:나는 수많은 고난을 겪었어요(There have been many struggles I have suffered).
③:내 인생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었어요(My life has had many obstacles).
④:내 인생은 매우 쉬웠어요(My life has been easy).
⑤:내 인생에는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이 있었어요(I have had many difficulties in life that I could not overcome).
응답자는 각 문장에 1~7점 사이의 점수를 매겼다. 예를 들어 “내 인생은 어려움으로 가득 찼어요”라는 문장에 완전히 동의하면 7점, 전혀 동의하지 않으면 1점을 주는 식이다. 단 ④번 문장은 다른 문장들과 반대로 “내 인생은 매우 쉬웠어요”였기 때문에, 집계할 때 이 문항에 대한 점수만 거꾸로 계산했다. 이 말은 다섯 항목 모두 점수가 높을수록 응답자가 스스로의 삶을 고단했다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집계 결과 백인들의 고난 수치는 중간쯤인 3.8점이 나왔다. 백인들은 자기의 삶을 평범하게 생각했다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새로운 백인들에게 똑같은 다섯 문장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점수를 매기기 전에 한 문단을 소리 내서 읽도록 지시했다. 그들이 읽은 문단의 내용은 이랬다.
“최근 반세기 동안 인종차별 문제에 관심이 매우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백인들이 여러 면에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주거, 의료, 구직, 학업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백인이 흑인보다 혜택을 더 많이 받는다고 조사됐습니다.”
이 한 문단을 읽은 백인들에게 아까와 마찬가지로 다섯 문장에 대한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이들의 고단함 숫자는 4.4점으로 집계됐다. 첫 팀의 평균 3.8점보다 수치가 훨씬 높아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사람들은 “어렸을 때 어렵게 살았어요?”라고 평범하게 물으면 그냥 솔직하게 대답을 한다. 그런데 “백인이 모든 면에서 흑인보다 훨씬 유리해”라는 문장을 읽으면, 백인들은 ‘사람들이 우리 백인들의 기득권을 공격하려 하는구나’라는 위협을 느낀다.
이때부터 백인들은 자기가 어렸을 때 얼마나 어렵게 살았는지를 과장하기 시작한다. “비록 내가 백인이고, 지금 꽤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있고, 집도 한 채 보유하고 있지만 그건 절대 백인의 기득권 덕분이 아니다. 다 내가 고생한 덕분이지”라는 말을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 얼마나 어렵게 살았냐면!”이라는 장황한 설명을 시작하는 것이다.
왜 그들은 꼰대짓을 할까?
이 연구를 한국 사회에 적용해보자. 이병태 교수의 꼰대짓은 이 연구에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 왜냐하면 이 교수가 “나 어렸을 때에는!”을 읊은 시기가 2017년 7월, 즉 정권교체가 막 이뤄진 직후였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이후 평생 기득권을 누리며 잘 살았는데 촛불 혁명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적폐청산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이러면 당연히 자신의 기득권이 위협을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어렸을 때 얼마나 어려웠냐면” 이런 꼰대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장병규 위원장도 비슷할 것이다. 자본가로 살면서 초과노동 착취로 잘 살아왔는데, 주 52시간제로 그 기득권이 위험해졌다. 그러니 “나 젊었을 때에는 주 100시간씩 일했어”라는 꼰대 소리가 등장한다. 결국 이런 꼰대짓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반항이라는 이야기다.
말이 나온 김에 장병규 위원장한테 한 마디만 더 하겠다. 지금 선진국의 노동 시간이 어떨 것 같은가? 프랑스의 법정 노동시간은 주 35시간, 최대 44시간이다. 독일은 주 5일 노동을 기준으로 40시간 노동에 연장 노동 8시간이 가능하다. 영국도 주 48시간 제도를 채택했다.
미국은 사무직에 한해 주 40시간을 넘겨 자유롭게 연장 노동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이는 연봉 13만 4004달러(약 1억 6000만 원) 이상을 받는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된다. 장병규 씨. 당신 회사에서 노동자들에게 연봉 1억 6000만 원씩은 당연히 주고 그런 말을 하는 거겠죠?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교수가 2018년 전경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주 52시간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크루그먼은 “한국 같은 선진국에서 노동자들이 아직도 주 52시간을 일한다고요?”라고 깜짝 놀랐다는 일화가 있었다. 당시 『머니투데이』의 기사 제목은 ‘선진국인데 주 52시간요?…韓 근로시간에 깜놀한 크루그먼’이었다.
장병규 씨, 크루그먼이 반(反)기업적 경제학자라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이 4차산업혁명에 관심이 없어서 저런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생각이 옳다고 고집할 수는 있는데, 그게 유일한 진리인 줄 알고 『중앙일보』나 『조선일보』에 대고 꼰대 소리를 하는 건 좀 많이 곤란하다.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이 속도가 너무 빨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기본소득을 도입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소득을 보장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선진적 논의가 진행되는 판에 한국의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노동시간 감축은커녕 “나 젊었을 때에는 주 100시간씩 일했어”라는 꼰대 소리나 하고 있다. 이런 젠장! 4차산업혁명위원장 생각이 2차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으니 그게 될 일이었겠나?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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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규탄대회 "미군 주둔비 6조 단 한푼도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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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결' MB·박근혜 때보다 국방비 더 올리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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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운동가의 2020년 국방예산 분석 ①] 무기도입 등에 대한 비용 증가... 삭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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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무보고하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
| ⓒ 연합뉴스 | |
지금 국회에서 2020년도 국방예산(안)을 심의 중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50조1527억 원(일반회계)으로 올해보다 7.4%(금액은 3조4556억 원)가 오른 금액으로 책정됐다. 2019년 8.2% 증가에 이어 2년 연속 대폭적인 증가다.
지난 10월 22일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우리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안보입니다. 지금 우리의 안보 중점은 대북억지력이지만, 언젠가 통일이 된다 해도 열강 속에서 당당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선 강한 안보능력을 갖춰야 합니다"라면서 내년 국방예산 대폭 증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한 군사력에 대한 대통령의 잘못된 신념
한반도에서 핵 대결이 2018년 봄 극적으로 멈춘 것은 남한의 강한 군사력에 북한이 굴복한 결과가 아니라 대화의 힘 때문이었다. 즉 억제론을 버리고 북한의 체제안보를 인정하고 북한과 대화로 선회하였기 때문에 비로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남북이, 북미가 합의할 수 있었다.
군사력이 아닌 대화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다름 아닌 문 대통령의 말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6월 13일 스웨덴 의회에서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대북 억제를 위해서 국방비를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사고는 남과 북이 다시 힘 대 힘의 대결을 펼쳤던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것과 같다. 한국이 당당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강한 군사력이 아니다.
군사력으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에서 10대 군사대국이며 현재도 당당한 주권국가다. 어엿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국에게 양도된 전시작전통제권을 하루빨리 환수하는 것이다. 강한 군사능력을 갖춰야 당당한 주권국가가 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고는 세계가 기본적으로 군사력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현실인식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런 현실인식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군사강국에게 지배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약소국들에 대해 우리나라가 군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할 위험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6월 12일 오슬로 방문 때 "'평화란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평화는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통찰이 우리 모두에게 새겨지길 간절히 바랍니다"고 연설했다.
당당한 주권국가란 상대를 공격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군사력을 추구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의 문제를 군사력이 아닌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나라일 것이다. 상대를 위압하는 강한 군사력을 추구하는 나라는 패권국가는 될지언정 당당한 주권국가는 될 수 없다.
한반도 정세와 거꾸로 가는 내년 국방예산
남북 대결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 때의 국방비 평균증가율은 각각 5.2%와 4.1%다. 북과 종전 선언을 추진하고, 군사적 신뢰구축에 합의한 문재인 정부가 국방비를 남북대결이 극심했던 이전 정권보다 훨씬 높이, 7.4%나 올린다면 누가 이를 이해하겠는가. 국방비 증가의 내역을 보면 내년 국방비 증가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과의 신뢰구축을 위해 키리졸브연습이나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등을 중지하기로 했는데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작전상황연습(한미연합연습이 중심) 예산은 299억 원으로 올해 188억 원보다 크게 오른다. 무엇보다 2020년 무기도입비(방위력개선비)는 전년보다 무려 8.6%가 오른다. 무기도입비 중에서도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무기체계들인 핵·WMD 대응체계 예산(6조5608억 원)은 2019년보다 무려 29.4%(1조4917억 원)나 급등한다. 핵·WMD 대응체계란 3축체계(킬체인, 한국형 MD, 대량응징보복을 가리킴)의 바뀐 이름으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체계를 말한다.
내년 예산에 편성된 대표적인 타격전력으로는 F-35A 전투기 도입(1조7957억 원), F-X 2차(F35A 20대 추가도입) 2404억 원, KF-16성능개량 2805억 원, 3000톤급 잠수함 추가건조(장보고Ⅲ-BatchⅠ, 장보고 Ⅲ-BatchⅡ) 6596억 원, 신형이지스구축함(광개토Ⅲ-BatchⅡ)건조 5555억 원,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427억 원, 장거리공대지 유도탄 2차(연구개발) 212억 원, 장거리 공대지유도탄(타우러스) 601억 원, 함대지 유도탄(수직형) 244억 원, 함대지 유도탄(경사형) 9.2억 원, GPS유도폭탄(2000파운드급) 4차 1125억 원, 지대지유도무기(KTSSM) 630억 원, 현무 2차 성능개량(연구개발) 748억 원, 현무 2차 성능개량 2421억 원, 해성 2(함대지) 성능개량(연구개발) 873억 원 등이 있다.
핵·WMD 대응 등을 위한 대대적인 무기체계도입에 대해서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하고,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동북아 열강과의 군사갈등 요인 등 안보환경 불안에 따른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방력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뉴시스 2019년 8월 29일)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하다는 정세관은 군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남북 및 북미 정상 합의 자체를 불신하는 것과 다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합의 이후 한반도에서 핵대결이 멈추는 등 변화한 안보환경에도 맞지 않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하다는 인식은 군이 여전히 과거 냉전수구적인 위협관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 선제타격전력의 무분별한 도입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대북 선제타격용 무기들은 그 군사적 효용성도 큰 의문이지만 북한의 반발을 불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합의 이행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북한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는 남한 당국의 이중적 행태" 때문에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 및 군사분야합의서에 위배되고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통일을 규정한 우리 헌법에도 어긋나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무기도입은 중지되어야 하고 그 예산도 삭감되어야 한다.
'주변국과의 군사갈등 요인'이 국방비 대폭 증가 이유 될 수 없어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과의 군사갈등 요인을 빌미로 국방예산을 늘리는 것 또한 정당성이 없다. 군이 말하는 '군사갈등 요인'이 무엇인지 실체도 분명하지 않다. 중국이나 러시아와는 영토분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유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군사적 갈등'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 그리고 한국보다 경제규모(GDP)가 3∼8배나 큰 경제대국·군사강국들을 상대로 군비경쟁을 하겠다는 것도 무모한 발상이다.
지금 군이 천문학적 액수를 들여 도입하는 핵·WMD 대응무기체계들은 그 작전반경이나 공격능력으로 볼 때 한국 방어를 넘어서서 주변국에 대한 공격 작전도 가능한 무기체계들이다. F-35A 전투기, 장보고Ⅲ-BatchⅠ, 장보고 Ⅲ-BatchⅡ, 신형이지스구축함(광개토Ⅲ-BatchⅡ), 중항공모함인 대형수송함-Ⅱ,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등이 그렇다. 한반도 영역을 벗어나 주변국들을 공격하는 행위는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우리 헌법 또 무력사용 또는 사용 위협을 금지한 유엔헌장 2조를 위반하는 불법이다.
설사 주변국과 군사적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상대를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북아 다자 공동안보기구 등을 통해서 평화적 방식으로, 군사적 신뢰구축의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위에서 언급된 무기체계들은 그 작전능력으로 볼 때 미국의 중국견제 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이나 미국을 방어하는 작전에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경우 한국은 미국의 안보이익 때문에 중국과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중러의 한반도 부근에서의 연합훈련이나 최근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방공식별구역) 진입은 일본, 한국 등과 손잡고 중국과 러시아를 봉쇄하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견제 목적이 크다. 이 점에서 최첨단 무기를 팔아 한국을 대중국 견제세력으로 키우려는 미국의 전략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주변국과의 군사갈등'을 이유로 주변국을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각 군이 예산을 늘려 기득권을 확장하려는 것이고 한국군을 대중국 견제세력으로 키우려는 미국의 욕구에 부응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의 부담 능력을 벗어난 국방비의 증가
내년도 대폭적인 국방비 증가는 우리 경제적·재정적 능력에 비춰서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국방비가 정부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SIPRI(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이 12.4%로 일본 2.5%, 중국 5.5%, 대만 10.3%보다 높고 프랑스 4.1%, 독일 2.8%, 영국 4.6%, 터키 7.1%, 미국 9.0%보다 높으며 심지어 이스라엘 11.1%보다 높다. 이는 우리 국방비가 재정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서민복지와 교육, 경제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증거다.
또 GDP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6%로 일본 0.9%, 중국 1.9%, 대만 1.8%보다 매우 높다. 또 독일 1.2%, 프랑스 2.3%, 영국 1.8%, 이탈리아 1.3%, 터키 2.5%보다 높다. 이는 한국이 자신의 경제적 지불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국방비에 지출하고 있다는 증거다. 국민 1인당 국방비 부담 정도(SIPRI 자료, 2018년도 기준)를 보면 한국은 841.8 달러로 중국 176.7달러, 일본 366.5달러, 대만 452.2달러보다 월등히 많으며 독일 601.1달러, 영국 751.0달러, 터키 231.5달러보다 많다. 프랑스 978.0달러보다는 작은데 프랑스가 모병제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더 적다고 볼 수 없다.
최근 10년간(2010∼2019) 국방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한국은 5.1%로 일본 0.8%, 대만 2.2%, 미국 0.35%, 영국 1.1%, 독일(2010∼2018) 2.8%, 프랑스(2010∼2018) 2.2%보다 1.8∼14.6배나 높으며 다만 중국 9.0%보다 낮다. 중국을 제외하고 대만이나 일본, 미국, 독일 등 예를 든 나라들은 해당 기간 동안 국방비를 줄인 해도 여러 번이었지만 한국은 국방비를 줄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우리 국민의 국방비 부담이 큰 만큼 국방비를 삭감해 국민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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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미국이 이란·이라크와 전쟁을 벌인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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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출범과 영미석유협정의 무산에서 분명해진 것은 국제 석유시장의 운영과 통제는 전적으로 석유카르텔의 몫이라는 점이다. 즉 미국이나 영국 정부의 직접 통제는 허용될 수 없으며, 정부 역할은 석유카르텔의 시장 지배를 위한 정치군사적 지원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2차 대전 이후 미국 석유메이저와 정부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석유메이저는 첫째 석유를 미국 및 동맹국에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둘째 중동지역의 우방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의 통로 역할을 하며, 셋째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소련의 남진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석유메이저는 거대한 독점 이윤을 보장받으며 미 국내법에 의한 반독점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묵계, 또는 관행이 확립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이란의 석유 국유화다. 모사데크의 석유 국유화는 국제 석유카르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지만 이 도전을 막아내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카르텔의 위상과 역할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미국 정부가 마셜플랜을 통해 미 석유업계를 지원한 실상을 알아본다. 미국은 서유럽의 경제 부흥을 위해 1948년부터 4년간 160억 달러를 지원했는데 그중 10% 이상이 바로 미국 석유 구입이었다. 단일 지출 항목으로 최대였다.
미국은 당시까지 석탄 위주였던 유럽의 에너지 소비를 석유 위주로 바꾸려 했다.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값싼 석유의 소비처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강력한 단결력을 자랑해온 서유럽의 탄광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는 풀이도 있다. 어쨌든 미국은 마셜플랜 지원금의 10% 이상을 미국 석유 구매에 쓰도록 강제했으며 이에 따라 당시 서유럽 석유의 절반을 미국의 5대 석유 메이저가 공급했다.
전후 유럽 석유 시장을 지배한 미국 석유메이저는 1945년 배럴 당 1.05달러였던 석유 가격을 1948년 2.22달러로 2배 이상 올려 폭리를 취했다. 유럽 국가들은 귀중한 달러를 아끼기 위해 독자적인 정유공장을 설립하려 했으나 미국정부는 불허했다. 미국 석유업계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었다. 이처럼 미국 정부는 미 석유업계의 판촉 도우미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미국 내 반독점 정서의 부활과 독점 규제의 좌절
앞에서 본 것처럼 2차 대전 발발 이후 석유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미국 정부도 국제 석유시장에 대한 다양한 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특히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중반 사이 석유카르텔과 정부 간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집단으로서의 석유카르텔이 미영 정부보다도 강력해진 것이다. '반공'과 '안보'를 이유로 정부의 시장 규제를 저지한 것이 비결이었다.
2차 대전 직후 미국에서는 거대 기업, 특히 석유메이저들의 독점행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의회와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정부 기관에서 석유메이저의 담합과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형사 처벌까지 추진됐다. 19세기 말-20세기 초의 반독점운동이 재연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반독점 규제는 아이젠하워 행정부 초기인 1953년경 무산되고 만다. 한국전쟁과 이란의 석유 국유화가 빌미였다. 냉전의 승리를 위해서는 석유의 안정적 공급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석유메이저를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가 승리한 것이다.
1946년부터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서 기업 집중이 다시 일어났다. 1920년대에는 동종 업종 간의 인수 합병으로 10년간 약 1100개의 기업이 사라진 반면 2차 대전 이후에는 수평 합병이 특징이었다. 예컨대 진공청소기 회사가 살충제 회사를 흡수하는 식의 문어발식 확장이었다. 즉 자본력 있는 기업이 닥치는 대로 기업 사냥을 벌였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사라졌고 그만큼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은 높아졌다. 특히 대형 석유기업이 표적이었다.
석유기업은 전쟁 기간 떼돈을 벌었다. 군납 석유로 폭리를 취했는가 하면 제3국(스페인)을 통해 나치 독일에 석유를 공급했다. 뉴저지스탠다드는 독일 기업 I. G. 파르벤에 협력해 연합국의 합성고무 개발을 방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한마디로 적국에 부역한 것이다. 몰락한 중소기업과 진보주의자를 비롯해 노동조합, 여기에 중소 석유사업자들까지 가세해 석유메이저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밝혀내고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법무부 반독점국, 연방 공정거래위원회(FTC), 상원 중소기업위원회 등에서 각기 독점행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FTC가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The International Petroleum Cartel: 국제석유카르텔에 관한 공정위 보고서)가 가장 영향력이 컸다.
FTC는 1949년부터 미국 석유산업에 대해 조사했는데 자료 제출 명령 권한(수사권)이 있었기 때문에 석유산업의 깊은 내막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크나캐리 협정과 레드라인 협정이 체결된 1928년부터 1952년까지 오랜 기간 석유카르텔의 작동방식을 추적했다.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안보 이유로 삭제됐을 정도다.
한마디로 말해 오늘날 우리가 석유카르텔의 작동방식을 대략이라도 알게 된 것은 FTC 보고서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04년 아이다 타벨의 역작 '스탠다드석유회사의 역사'에 필적하는 탐사 보도의 기념비적 저작이었다. 타벨의 탐사 보도가 스탠다드 트러스트의 해체를 가져온 것처럼 FTC 보고서는 석유카르텔의 몰락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런 만큼 이 보고서는 석유메이저에게 대단히 위험한 보고서였다.
당시 트루먼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이 보고서의 공개를 원치 않았다. 석유카르텔의 담합을 묵인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상원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인 존 스파크먼 의원이 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하면서 철저 수사를 촉구했다. 대중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것이다. 보고서가 공개된 이상 독점행위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해 보였다.
트루먼 행정부는 둘로 갈라졌다. 국무부는 안보를 내세워 석유카르텔의 담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법무부는 공정을 앞세워 처벌을 주장했다. 결과는 국무부의 승리였다.
한국전쟁 이후 애치슨 국무장관은 미국의 카르텔 회원사들에게 국제 사회에 대한 석유의 안정적 공급을 요청했다. 한국전쟁으로 석유 수요가 늘어난 반면 이란의 석유 수출이 봉쇄됐으므로(1951년 7월-1953년 8월) 공급을 대폭 늘려야 유가가 안정될 터였다.
핵심 동맹국인 서유럽의 경제 부흥을 위해서는 유가 인상을 막아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애치슨의 행동은 미국 정부가 사실상 카르텔의 담합을 인정한 셈이다. 즉 반독점법 위반이다.
법무부는 이의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독점행위 조사를 통해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트루먼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석유카르텔의 담합 행위를 형사 기소하기 위한 대배심 구성에 착수한 터였다. 이에 대해 애치슨은 국방부와 CIA까지 동원해 국가 안보를 위해 반독점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공정 경제를 위한 독점 규제보다는 국가 안보를 위한 석유의 안정적 공급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논리였다.
결국 트루먼은 애치슨의 요구에 굴복했다. 이로써 이란이 영국의 금수조치를 뚫을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란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는 석유카르텔의 담합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담합이 유지되는 한 금수 조치도 계속됐다. 이란은 미국이 "등 뒤에서 비수를 꽂았다"며 분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란이 아무리 싼 값에 석유를 내놓아도 구매자가 없었다. 미 국무부는 카르텔 멤버가 아닌 미국 중소 석유기업의 이란 석유 매입도 금지했다. 1952년 2월 이탈리아가 구매한 이란 석유는 예멘 근해에서 영군 해군에게 압수됐다. 이란 경제에 대한 목조르기가 완벽하게 이뤄진 것이다.
트루먼 대통령은 퇴임 직전 석유카르텔에 대한 형사소송을 민사소송으로 전환시켰다. 형사 처벌을 포기한 것이다. 그는 국가안보회의(NSC) 결정이라고 변명했다. "안보적 이유 때문에 민사소송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오마 브래들리 합참 의장의 조언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 석유메이저는 이란 사태의 마무리에 나서는 조건으로 이후 자신들에 대한 정부 규제를 확실하게 원천 봉쇄했다. 모사데크 축출 이후 이란을 다시 국제 석유시장에 복귀시키려면 결국 카르텔이 나서야 했다. 이는 사실상 담합 행위다. 미국의 석유메이저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에 대해 자신들이 뒷수습에 나서는 대신 이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요구했다.
국방부와 CIA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긴 법무부는 마지못해 그러한 약속을 했으나 메이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확실한 약속을 요구했다. 결국 NSC는 석유산업의 소관 부서를 법무부가 아닌 국무부로 이관하는 결정을 내린다. 석유메이저의 완벽한 승리였다. '안보'의 이름으로 미국 석유메이저는 정부의 모든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이란 사태의 뒷마무리는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의 아들인 허버트 후버 2세가 맡았다. 비록 모사데크는 축출됐으나 이란 국민의 거센 반영 감정 때문에 영국이란석유회사(AIOC)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이란에 복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후버 2세는 1953년 10월부터 영국, 이란을 오가며 중재를 진행했다. 이란 석유는 석유메이저들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지분 구성은 AIOC가 40%, 로열더치가 14%, 미국의 5개 석유메이저가 각 8%, 프랑스의 CFP가 6%였다(5대 미국 기업은 각자 1%를 갹출해 미국의 9개 중소기업에 배분했다. 반독점 세력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의 독점적 영역이었던 이란에 미국과 영국이 40%씩 동등하게 진출한 것이다. 어부지리라고나 할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번' 격이다.
이로써 미국은 이라크 석유의 23.75%와 사우디 석유를 100% 독점한 데 이어 이란의 40%까지 갖게 됐다. 1960년이 되면 엑슨, 셰브론, 모빌, 걸프, 텍사코 등 5개 미국 석유메이저가 중동 석유(확정 매장량 1640억 배럴)의 60%를 장악한다. 특히 1944년 미국의 4분의 3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던 중동 석유의 확정 매장량은 1950년 130%, 1960년 4배까지 늘어났다.
반면 이란은 원유 수입의 50%만을 갖게 됐다. 당초 영국이 제안했던 것이다. 카르텔은 여기에 AIOC 총 이윤의 20% 배당까지 제안했었지만 모사데크 제거 이후 이는 없던 일이 됐다. 이란 석유 국유화 사태의 최대 승자는 미국, 최대 패자는 이란이 된 셈이다.
이란, 이라크의 자원민족주의
2차 대전을 고비로 세계 석유산업의 중심은 미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서반구에서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중동으로 넘어간다. 중동의 석유 매장량이 워낙 많은 데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있어 석유 운송에 최적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30년대 후반 석유 메이저들이 중동지역에 주목하게 된 또 다른 요인이 있었다. 바로 자원민족주의다.
1938년 멕시코가 자국의 석유산업을 국유화했고 베네수엘라에서도 국유화 논의가 끓어올랐다. 베네수엘라는 2차 대전 동안 석유 수요 증가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유화까지 나아가진 않았지만, 1949년 석유메이저와 원유 수입의 50 대 50 배분에 합의한다. 산유국 중 최초였고, 최대치의 양보를 이끌어낸 셈이다.
이처럼 산유국들의 권리 요구가 거세지자 석유 메이저들은 중동에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은 워낙 작은 나라인 데다 영국의 지배 아래 있었기 때문에 석유메이저들이 통제하기 쉬웠다. 또한 사우디는 미국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었기에 미국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 게다가 이들 국가는 왕정, 또는 토후국이었다. 민주국가가 아닌 탓에 국민 여론을 고려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사우디와 함께 중동의 3대 산유국인 이란, 이라크는 사정이 달랐다. 영국의 오랜 지배와 착취에 대한 반감이 매우 강했다. 바로 이 두 나라가 중동의 자원민족주의를 이끄는 주역이 된다. 모사데크의 석유 국유화가 그 시발점이다.
이란의 경우, 1932년 영국은 대공황을 이유로 AIOC의 로열티를 전 해의 4분의 1로 일방 감축했다. 레자 샤는 공개적으로 회계장부를 불태우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영국은 "상황에 따라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군사 위협으로 샤를 굴복시켰다. 자본주의 국가들 간에는 그토록 신성시 되는 '계약 이행의 의무'가 제3세계 국가에는 간단하게 무시되었던 것이다.
이라크는 1차 대전 이후 생겨난 신생 국가로 영국의 보호령이었다. 영국이 내세운 인물이 이라크 국왕이 됐다. 북부의 쿠르드족, 중부의 수니파, 남부 시아파 등으로 갈라진 이라크는 애당초 하나의 국가로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국은 철권통치로 다스리면서 이라크의 국부를 최대한 착취했다.
1921년 남부 시아파가 반란을 일으키자 영국은 공중 폭격으로 주민 저항을 분쇄했다. 국내 치안을 위한 공습은 이것이 세계 최초다. 이후에도 영국은 조세 징수관을 파견하기 전에 공중 폭격을 감행했다. 현지 주민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한 조치다. 반란의 소문만 돌아도 폭격기를 보내 경작지를 불태워 버렸다. 단 한 푼이라도 쥐어짜내기 위한 야만적 조치였다. 이러한 영국의 공습 정책에 대해 당시 이라크 주재 미국 영사는 "야만적"이라고 비판했고, 영국 의회에서도 문제가 될 정도였다.
결국 이라크에서는 1958년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 국왕이 살해됐고 영국은 축출된다. 이후 이라크는 소련과 협력해 석유산업 자립화 정책을 펼치며 196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설과 1973년 1차 석유파동 등 자원민족주의 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한편 1953년 8월 이후 미국의 맹방이었던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에 의해 반미로 180도 급선회한다. 그 여파는 이란-이라크전쟁(1980-1988년)을, 이란-이라크전쟁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1990년 8월), 이는 1차 이라크전쟁(1991년 2월)과 2차 이라크전쟁(2003년 3월)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석유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산유국 간의 투쟁이 대중동전쟁이라는 참화를 일으키는 도화선이 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의 시작에 모사데크의 석유 국유화와 미국 비밀공작에 의한 모사데크 제거가 있다. 비밀공작은 단기적으로는 이란을 친미국가로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훨씬 더 심각한 역작용을 초래했다. 비밀공작이 이란을 극단적 반미국가로 만드는 결정적 원인이 된 것이다. 이른바 '역풍(blowback)'이다. 다음 회에는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covert action)에 대해 알아본다.
북 외교력에 쩔쩔매는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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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교력에 쩔쩔매는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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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동군사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해 “미국은 자중하여 경솔한 행동을 삼가”하라는 북 국무위원회 대변인의 담화가 발표하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나서 군사훈련 조정을 언급했다. 이어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유의하겠다면서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리해하고 싶다”고 응수했다. 연말까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북한(조선)이 ‘대화를 하고 싶다’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보다 명백한 입장을 밝히라는 대미 압박으로 풀이된다. 결국 한차례 깨진 북미 실무협상 재개 여부는 12월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
한편 북한(조선)은 최근 국무위원회와 외무성 담화를 연이어 발표하며 북미 협상에 대한 입장을 더욱 분명히 밝혔다. 북한(조선)은 13일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담화를 통해 연말까지 미국이 준비할 ‘새로운 계산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김명길 대사는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사는 이날 담화에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했다. 종전선언으로 말하면, 미국이 지난해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약속했지만 회담 이후 미국 내 여론에 부딪혀 1년이 넘도록 이행하지 못한 사안이다.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문제는 공개도 되기 전에 회담 결렬로 사장되었다.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미국에 북한(조선)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대북제재 해제와 군사훈련 영구중단 및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한 것이다. 과연 미국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평상시 미국이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대선이 코 앞이고, 더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 몰려있다. 만약 북한(조선)이 연말 시안이 지나 부득불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던 유일한 치적은 사라지고, 대선은 참패할 수밖에 없다. 북한(조선)은 13일 발표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점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담화에서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의하여 미국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의 치적으로 꼽는 성과들이 마련될 수 있었던 것이다”면서, “우리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대통령이 자랑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나 우리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배신감 하나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딮스테이트(Deep State)로 알려진 미국 주류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북한(조선)에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날 에스퍼 장관이 다급하게 한미합동군사훈련 조정을 언급, 북한(조선) 눈치를 살피며 쩔쩔매는 데는 이처럼 복잡한 정치‧군사적 계산법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미, “외교 지원 위해” 공중연습 조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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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5 15: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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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전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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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사회,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전환 촉구 | ||||
| 기사입력: 2019/11/16 [06:2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북미간의 대립 수위가 높아지고, 남북관계가 퇴보한다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남측위),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조계종 민추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양심수후원회,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YMCA전국연맹 등 전국 492개 단체와 개인들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정책 전면 전환 촉구 각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의 위기는 새로운 관계 수립을 약속한 북미 싱가포르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에게 근본책임이 있다”면서도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한 데는 대북제재의 틀에 얽매여 정부가 결단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마저 주저한 정부의 대미의존 대북정책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국선언 참여자들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통절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드리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한다며 “남북관계는 민족이 함께 힘을 모으면 돌파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의 힘을 믿고 대북정책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책전환의 첫 단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즉각 선언하고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평화의 동력을 다시 살려야”하며 “‘DMZ 국제평화지대’를 말하기 전에 연합군사훈련과 막대한 무기도입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국선언 참여자들은 “무엇보다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다시 적극 나서야”한다고 호소하며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 <대북정책 전면 전환 촉구 각계 시국선언>
지금 한반도 평화는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꽉 막혀 있으며, 북미관계는 진전 없이 교착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들과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무르익었던 한반도 평화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북미 싱가포르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힌 ‘연합군사훈련 중단’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또다시 연합공중훈련을 단행하면서 대화를 단절시키고 한반도 위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이 지난 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먼저 정상화하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남북교류협력의 대표 상징인 금강산 협력사업은 종료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위기는 새로운 관계 수립을 약속한 북미 싱가포르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에게 근본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한 데는 대북제재의 틀에 얽매여 정부가 결단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마저 주저한 정부의 대미의존 대북정책에 큰 책임이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주춧돌이자 지렛대인 남북관계 발전의 모맨텀을 살리지 못하고, 가장 선행적으로 풀 수 있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마저 미국의 눈치를 보며 남북사이 논의와 진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남북 간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눈앞의 과제는 뒤로 한 채 ‘한반도 평화경제’니 ‘DMZ 국제평화지대’니 하는 장밋빛 미래만을 되뇌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통절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드리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민족이 함께 힘을 모으면 돌파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힘을 믿고 대북정책을 전면 전환해야 합니다.
정책전환의 첫 단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즉각 선언하고 남북이 머리를 , 맞대고 평화의 동력을 다시 살립시다.
‘한반도 평화경제’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눈앞에 있는 개성공단부터 여는 것이 평화경제로 가는 길목이라고 확신합니다. ‘DMZ 국제평화지대’를 말하기 전에 연합군사훈련과 막대한 무기도입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다시 적극 나섭시다.
오늘 우리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위기 상황에서 원로, 종단, 시민사회단체가 모여서 우리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우리는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며 대통령 면담을 요구합니다.
1. 정부는 남북관계의 시금석인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즉각 선언하라.
1. 정부는 대북제재의 틀에 얽매여 남북합의를 이행하지 못한 정책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기초해 대북정책을 전면 전환하라.
2019년 11월 15일 대북정책 전면 전환 촉구 시국선언 참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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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북 “금강산 개발에 남쪽 낄 자리 없어” 일방 철거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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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북 “금강산 개발에 남쪽 낄 자리 없어” 일방 철거 최후통첩
등록 :2019-11-15 08:35수정 :2019-11-15 10:10

북한이 지난 11일 남쪽에 금강산 시설 철거를 재차 요구하면서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15일 관영 매체를 통해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남쪽과의 합의에 따라 금강산 시설 철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방적 철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내어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며 “이에 대해 남조선당국은 오늘까지도 묵묵부답하고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기사에는 정부 기관이나 개인 등 발신 주체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앞에, 후대들앞에 우리가 주인이 되여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거기에 남조선이 끼여들 자리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 매체가 지적한 “남조선 당국의 부질없는 주장”은 지난 10월25일 북한이 금강산에서 남쪽 시설을 철거해갈 것을 통일부와 현대아산 쪽에 통지한 뒤 우리 정부가 보여온 입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매체가 논평에서 “남조선당국이 ‘창의적해법’이니, ‘실무회담제안’이니 하고 가을뻐꾸기같은 소리를 하기에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아 10월 29일과 11월 6일 우리의 확고한 의사를 거듭 명백하게 통지해주었다”며 “외래어도 아닌 우리 말로 명명백백하게 각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당국은 ’깊이있는 논의’니, ’공동점검단의 방문필요’니 하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지적한 데서도 그런 취지가 드러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다시 한 번 시설 철거를 강조하며 “지난 시기의 관계를 생각하여 비록 볼품없는 ’재산’들이나마 스스로 철거해가라고 마지막 아량을 베풀었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남조선 당국은 이마저 놓친다면 더는 어디가서 하소할데도 없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즉각 우리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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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17151.html?_fr=mt1#csidxa2a50363b30cc8a9492bb6ed4f3e741 
추위야 물렀거라~ ‘지소미아 연장 압박’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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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 서울겨레하나, 국방부·미대사관 향해 12시간 항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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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결정이다.” 15일 한미 국방장관 회의(51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 SCM)가 열린다. 오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지소미아 연장 압박에 나선 가운데, 진보시민단체들의 항의 행동도 계속되고 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날씨인 14일, 서울겨레하나는 SCM을 하루 앞두고 ‘12시간 행동’에 나섰다.
서울겨레하나는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일본 스가 장관이 정례회견에서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며 노골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국방장관과 미 합참의장 등이 15일 지소미아 재연장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 예상된다”면서 12시간 행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미국의 지소미아 연장 압박에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날 아침 8시 국방부 앞에서 한 글자 피켓 항의 행동을 벌인 서울겨레하나는 12시엔 미 대사관 앞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 오전과 오후 서대문역과 신촌역 인근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번복 말라’는 긴급 서명운동 벌인 후, 오후 5시부턴 일본대사관 앞에서 긴급 서명운동과 37차 목요행동을 이어간다. 이날 미 대사관 앞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미국 규탄’ 각계각층 1인 시위도 이어졌다. 1인 시위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탈원전’에 시비거는 언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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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원전’에 시비거는 언론들에게 | |
| 편집국 | 등록:2019-11-14 11:19: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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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없애면 의원 400명도 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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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6400억 국회예산, 고질적 예산낭비 잡으면 640억 절감"… 내년도 300억 증액 예정송창한 기자 승인 2019.11.14 15:2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내년도 국회 예산이 올해 6409억 원에서 300억 원 가량 증액된 6711억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회의원의 부당한 특권과 각종 낭비로 소요되는 예산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녹색당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고,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신지예)은 1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추진비, 주유비, 해외출장비 등 국회에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고질적 문제 10가지를 지적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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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신지예)은 1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추진비, 주유비, 해외출장비 등 국회에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고질적 문제 10가지를 지적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사진=미디어스) |
우선 지적된 건 삭감된 특수활동비 대신 증가한 업무추진비다. 올해부터 국회는 특수활동비 예산을 62억 7000만원에서 9억 8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삭감했다. 문제는 동시에 업무추진비 항목을 전년도 98억 7900만원에서 올해 123억 8900만원으로 증액했다는 것이다. 내년도에는 128억 4500만원으로 편성돼 있다. 사실상 업무추진비가 특활비를 상당부분 대체하는 '눈 가리고 아웅'식 예산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국회 사무총장, 사무차장, 부서장 정도이다. 각 교섭단체 정당 지원금 등의 집행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19년의 경우 입법 및 선거관리, 의정활동지원, 의정지원, 입법활동지원 등의 항목으로 총 41억 470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배정되어 있는데, 이 중 총·차장실에 배정된 금액은 281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 외에 교섭단체 정책위의장실 운영에 4억 5200만원, 교섭단체 정책지원 4억 5200만원, 교섭단체 운영지원 10억 3500만원, 교섭단체 활동지원 3억 4500만원, 비서실 업무협의비 1억 930만원, 국회의전행사지원 1억 3800만원, 국회운영협의 및 조정 1억 1800원 등의 큰 항목들이 있지만 사용내역은 확인할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유권자에게 발송하는 문자메시지도 국회예산에서 쓰인다. 국회 예산 중에는 '의원 사무실 공공요금'이라는 항목에 매월 의원 1인당 95만원이 쓰인다. 국회의원들은 이 돈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정책자료 발간 및 의원홍보물유인비', '정책자료 발송비' 항목이 있다. 녹색당은 "이 두 항목은 정책자료집을 발간·발송하는데에도 쓰이지만, 문자 발송료로도 쓰인다"면서 "국회의원이 보내는 문자가 정책자료인 셈이다. '지역구 예산 얼마 따왔다', '모 방송에 출연한다' 등의 문자가 과연 정책자료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의원은 모두 월 110만원의 주유비를 정액으로 지급받고 있다. 영수증 증빙처리가 필요 없는 사실상의 급여이다. 지역구가 먼 국회의원들의 경우 '의원 공무출장비 지원' 항목이 별도로 있다. 차량유지비에도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 차량 유지비는 월 35만원인데, 의원이 상임위원장일 경우에는 월 100만원의 차량유지비를 지급받는다.
국회의원은 1년에 2700만원의 입법·정책개발비를 지원받는데, 이 중 건당 5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렇게 발주되는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의 전체 규모는 연간 12억원 정도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 연구용역이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들의 조사 결과 수행하지도 않은 정책연구용역을 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미거나, 선거운동원이나 유령단체에 여러 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한 사례, 타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통째 표절한 사례 등이 다수 드러났다. 현재 11명의 국회의원이 사기,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2018년 이전 정책연구용역보고서 중 80% 가량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문제사례들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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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이 계산한 국회예산 삭감가능액 (표=녹색당) |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비는 외유성 논란 등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내년도에도 국회예산안에 76억 5200만원이 책정되어 있다. 국제회의 참석, 의장단 외교활동 등에 책정된 부분들도 있지만, 의원친선협회 외국방문 6억 6700만원 등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여전히 있다.
상임위원회 별 해외출장의 경우 그 내역과 목표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에를 들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우 구괴업무여비 2억 2200만원이 책정돼 있는데 그 내역은 의회예산회계제도 시찰, 재정제도 개선사업 현지출장 등으로 각각 10일~15일 가량의 해외출장 일정이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내역을 보면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관련 보고서는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모순적 예산도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직 국회의원들의 단체인 '대한민국 헌정회'에 지원되는 예산액은 64억 3500만원이다. 이 중 '연로회원 지원금'이 370명에게 매월 120만원씩, 총 53억 2800만원이 지원된다. 전직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변칙적 특혜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18대 국회 이전에 국회의원을 한 전직 의원들 중 370명에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를 포함한 1억 5000만원 수준의 국회의원 연봉은 법률에 정의된 금액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녹색당은 국회의원 연봉이 법대로라면 최저임금 수준이어야 한다며 의원연봉 삭감을 주장했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의원 연간 수당은 1216만원이다. 그 외 입법활동비는 월 120만원, 특별활동비는 월 30만원 수준으로 합쳐도 월 251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받을 연봉을 사실상 직접 책정하고 결정한다. 국회의원 연봉은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 국회 운영위와 예결위에서 의결한 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최종 결정된다. 이밖에도 과도한 개인보좌진의 수, 원내교섭단체 정책위원회 지원,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특정업무경비 등이 지적됐다.
하승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10가지 국회예산 문제들에 대해 각각 20%~50%의 예산삭감을 이루면 약 640억 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승수 위원장은 "국회 예산은 상당부분 거품이다. 특권을 줄이고 국회의원을 늘려 쓰자는 요구사항인데, 거대정당이 의원 수 확대를 반대하고, 특권 폐지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면서 "왜 국회의원 400명 쓸 수 있는 예산으로 300명을 써야 하는가"라고 국회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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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쓰러진 지 4년... 촛불정부가 이러면 안 된다"
본문
[현장]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창립... "문재인 정부, 농업포기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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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 ⓒ 유성호 | |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전국적으로 천만 촛불을 밝히는 불쏘시개가 돼 박근혜를 탄핵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씨 3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이사장 정현찬, 아래 기념사업회)가 14일 오후 5시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창립했다. 이날 창립식에는 백남기씨 유족 박경숙씨와 백도라지씨를 비롯해 농민·노동·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은 백남기씨가 박근혜 정권 당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정확히 4년째 되는 날이었다. 백씨는 지난 2015년 11월 14일 광화문 앞에서 열린 제1차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 살수차가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백씨는 당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317일 만인 이듬해 9월 25일 숨졌다. 향년 70세였다.
"백남기 농민 희생으로 1700만 촛불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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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서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제작한 추모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
| ⓒ 유성호 | |
| ▲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창립식 참석한 딸 백도라지씨 “조금씩 바꿔나가는 첫걸음 됐으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씨 3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가 14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창립했다. | |
| ⓒ 유성호 | |
가톨릭농민회에서 고인과 함께 활동했고 '백남기대책위(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백남기 농민이 재단에 바쳐져 1700만 촛불이 일어났다"면서 "1700만 명이 모여도 폭력집회가 아닌 평화로운 집회로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도 생명평화일꾼 백남기의 정신, 이 땅의 노동자와 농민의 힘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이사장은 "노동자, 농민의 삶이 박근혜 정권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는 농업을 포기하는 정책이다"라고 현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정 이사장은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보다는 농업 정책이 나아지리란 희망을 가졌는데 그 희망마저 분노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 기념사업회가 할 일이 백남기 정신, 이 땅의 농민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씨는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모여서 감사하다"면서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농민들이나 국민의 현실이 확연히 나아진 것은 없지 않나, 마음을 모아 하나씩 바꿔나가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백남기 농민의 거룩한 나라사랑, 농업·농촌사랑을 기념하고 그의 가치를 계승·기억할 수 있는 기념사업회 창립은 살아 있는 자들의 의무"라면서 "기념사업회는 농어민과 도시공동체 장학사업, 농어민 교육·문화사업, 귀농정착 사업, 우리밀 산업 활성화 사업, 노동자·빈민 연대사업, 현장체험 사업, 생명평화, 통일세상 구현 등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면서 백남기 농민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경찰 과잉진압으로 사망", 국무총리-경찰청장 사과, 책임자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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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노래 <농민가>를 부르고 있다. | |
| ⓒ 유성호 | |
지난 2015년 11월 24일엔 '백남기대책위'가 발족해, 박근혜 정부 폭력을 고발하는 농민대회, 시국미사 등 활동을 이어갔고, 2016년 9월 12일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백남기 농민 청문회가 열렸다. 백씨 사망 직후인 9월 29일에는 각계인사 3천 명이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10월 1일 대학로를 시작으로 매주 추모대회가 이어졌다.
백남기씨 추모 열기는 박근혜 퇴진 촛불로 이어졌다. 2016년 11월 5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영결식과 박근혜 퇴진 2차 촛불집회가 함께 열렸다. 백씨의 유해는 다음날인 11월 6일 보성군 생가와 광주 금남로 노제를 거쳐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지에 안장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인 2017년 6월 16일 경찰청장이 공식 사과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1주기를 앞둔 그해 9월 17일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도 지난해 8월 21일 백남기씨가 경찰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지었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7월 26일 피해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백남기씨 가족과 농민들은 당시 경찰 책임자들을 살인미수 혐의로 고발했는데, 법원은 지난 8월 9일 항소심에서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총경급 간부, 현장요원 등 4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관련기사 :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관한 항소심 판결의 의의 http://omn.kr/1koji )
서울대병원은 당시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잘못 적어 사회적 공분을 샀지만, 지난 2017년 6월에야 뒤늦게 '외인사'로 바로 잡았다. 또 법원은 지난 10월 서울대병원과 당시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가 백남기씨 유족에게 54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화해권고 결정을 해 서울대병원과 유가족은 수용했으나 백 교수는 불복했다.
[백남기의 삶] 박정희 독재에 맞섰던 '밀농사꾼', 박근혜 정권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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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백남기 농민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노래 <우리밀밭에서>를 부르고 있다. | |
| ⓒ 유성호 | |
백남기씨는 1947년 8월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광주서중과 광주고를 졸업했고 1968년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했으나 박정희 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벌이다 제적과 복교를 반복했다(중앙대는 지난 2017년 12월 6일 백남기씨에게 명예학사 학위를 수여했다). 지난 1980년 5월 17일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 조치로 계엄군에 체포돼 징역 2년 선고를 받고 이듬해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에는 고향 보성으로 돌아가 마지막까지 농민으로 살았다.
백씨는 지난 1986년부터 가톨릭농민회에서 활동하며 전남연합회장과 전국부회장을 지냈고, 우리밀살리기운동 광주전남본부 공동의장을 맡아 끝까지 우리밀밭을 지켰다. 가톨릭농민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등에서 백남기씨와 함께 활동했던 동지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준비 작업에 들어가 이날 발기인총회와 창립식에 이르렀다.
백남기 추모곡도 중앙대 후배들이 직접 만들고 불렀다. 중앙대 출신 작곡가인 김정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강사는 지난 5월 '우리밀밭에서'라는 노래를 만들어 백남기 3주기 추모제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날 노래도 중앙대 졸업생들이 지난 2월 만든 노래패 '어울소리'가 불렀다.
"송글송글 땀방울이 옷깃을 적실 때 밀 이삭은 노랗게 물들어 가는데, 사나운 비가 퍼붓던 날에 온몸으로 맞으시며 떠나가신 그대, 그 모습 아련히 우리밀밭에 떠오를 때 비 그친 언덕에 무지개 찬란하네, 황금물결 춤추는 우리 밀밭에서"(김정희 작사·작곡 '우리밀밭에서' 2절 가사)
[정현찬 이사장 인터뷰] "백남기 정신은 이 땅 농민들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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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기대책위(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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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과 가톨릭농민회 회장을 지냈고, 백남기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71)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백남기 정신은 이 땅 농민들의 정신"이라면서 "한국 농업과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활동, 아울러 백 농민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인권, 민주주의, 정의를 지키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가톨릭농민회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지켜 본 고인의 모습은 어땠나.
"평소 자기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지역 농민들과 함께한 모습이 기억에 남고, 현장 농민과 어울리는 마당, 논두렁 밭두렁에서 막걸리 한잔이라도 나누던 게 기억에 남는다. 백남기 농민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밀이 사라지고 있는데, 우리 농업이 벼랑 끝에 몰렸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밀을 살릴 수 있는가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 고인이 우리밀 농사에 애착이 컸다. 이유가 궁금했다.
"농촌 현장에서 손수 농사지으면서 우리밀을 살려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미국 밀을 98% 이상 갖다 먹는데 방부제나 살충제가 많이 섞여 있어 우리 국민 건강을 책임질 수 없다, 우리밀이라야 국민이 건강하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꼭 우리밀을 살려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 기념사업회를 통해 되살리려는 '백남기 정신'은 무엇인가.
"고인이 살아온 길을 더듬어보면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고 농촌에서도 정치하라는 말도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농민들 속에 들어가 농사를 지으면서 한국 농업과 먹거리 고민을 더 깊이 했다. 백남기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이 땅의 농업과 식량, 먹거리를 위해, 통일된 뒤 남북한 식량 문제까지 같이 고민했던 사람이다. 그게 백남기 정신이고 우리 일상생활 속에 그 정신이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우리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하면서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백남기 촛불이 꺼지지 않고 광화문 1700만 촛불로 이어져 박근혜 살인정권을 물러나게 하고 새 정권이 들어서 많이 농민들이 많이 기대했다. 촛불로 만들어진 정권은 농민, 노동자 생활에 관심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 농업을 포기한 걸로 본다. 개도국은 지금까지 WTO에서 관세나 보조금을 예우해줬다. 선진국에 맞서 농업이 경쟁력이 갖도록 하자는 게 개도국 지위다. 전체 경제가 아닌 농업만 놓고 보면 계속 개도국 지위를 받아 한국 농업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걸 포기한 것은 한국 농업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농민단체에서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 걸었던 기대에 상당히 어긋나고 실망스럽다."
- 백남기씨도 당시 한국 농업을 살리자고 투쟁했다.
"당시 민중총궐기는 노동자, 농민, 빈민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대회였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박근혜 정권에게 농민의 삶을 보장하고 식량을 안심하고 생산하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었는데 그 정신은 어디 가고 없고, 박 정부가 백남기 농민 사태를 수습하는 데 급급해 본래 정신을 잃었는데 지금 이 정부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제대로 장례 치르고 보상받고 끝내는 게 백남기 정신이 아니다."
- 그동안 공권력에 의한 사망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는데, 고인의 투쟁 목적이었던 농민 생존권 문제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건가.
"농민문제는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 백남기 정신을 살리려면 농업문제, 식량문제 다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급할 수 있는 식량이 20% 안팎인데, 기본 식량만이라도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고인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로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됐다. 기념사업회에게 남은 숙제는 무엇인가.
"백남기 정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땅 농민들의 정신이다. 이 땅의 농업을 지키기 위한, 농민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는데 새 정부에서도 그 정신이 온데 간데 없어졌다. 앞으로 기념사업회가 바로 할 일이 그런 백남기 정신, 이 땅의 농민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졌을 때 인권, 민주주의, 정의 문제가 다 사라졌다. 우리가 백남기 농민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박근혜 체제 때문 아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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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방위비 압박에 굴복한다면 나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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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9/11/14 11:27
- 수정일
- 2019/11/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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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하노이회담 이후 북미협상이 교착되면서 남북관계도 거의 단절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고, 북한이 미국에게 자신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를 제시하는 새로운 셈법을 요구한 연말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탄핵과 대선 국면에 들어선 트럼프 정부는 북미 협상의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한국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약 6조 원을 요구하는 등 동맹의 새로운 셈법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한국 정부의 외교통일 분야 전체 예산이 5조 1000억이었고 여성가족부 예산이 1조 700억 원 수준이었다.
상징적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위한 예산의 3배 이상을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으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트럼프의 미군 소요 플러스 50% 공식에 따르면 한국은 70조를 부담해야 될지도 모른다.
미국의 새로운 동맹 셈법은 단순히 비용의 문제를 넘어서 기존의 한미동맹 혹은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온 한국의 기대를 철저하게 붕괴시키는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가 미국 오바마 정부와 추진한 전략동맹의 기초는 안보와 경제 및 가치의 선순환적 관계였다. 그런데 트럼프의 미국은 민주주의의 전범도 아니고 자유무역 등 기존 국제규범의 수호자도 아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확대할 때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무역전쟁을 진행하는 것처럼 안보와 경제를 연계시키지만, 동맹의 안보적 기여를 이유로 동맹에게 경제적 특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시각에서 동맹은 미국 민중을 착취하며 공짜 안보를 누려왔으며 이제는 그에 대한 보상 혹은 부채를 갚아야 할 의무를 질뿐이다. 동맹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있다면, 그것은 자동차 수출에 대한 관세 부과 면제나 유예처럼 강압을 자제하는 부정적 혹은 소극적인 것이다.
동맹 딜레마로 보자면,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셈법은 주한미군의 철수라는 방기를 위협하면서 미군을 '용병'으로 쓰라는 요구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동참하여 미중 경쟁에 연루될 위험을 감수하며 (냉전시기의 베트남 파병과 비교하면) 자비를 쓰는 미국의 '용병'으로 참여하라는 요구를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화웨이 사용 금지의 압박은 한국의 미래 경제발전에 대한 통제이고, 유엔사 강화는 한국의 미래 주권에 대한 잠재적 개입이자 훼손이다.
일본의 식민지 역사 사죄 거부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일체 언급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협력의 공동이익을 강조하고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는 것 역시 일본의 식민통치와 관련된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과거)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민주주의의 현재)을 부정하는 동시에 한국의 경제적 발전권(미래)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다.
이러한 압박의 근거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라는 것이고 공유하는 가치의 근본은 민주주의인데,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나 한국의 민주주의는 가치의 공유가 갈등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음을 웅변한다. 적어도 선출된 권력이 (비록 미국 선거인단 제도의 특수성 때문에 표의 왜곡이 심하더라도) 민의를 대변하다고 보면, 기존의 글로벌리즘과 대립되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민주주의의 요구가 기존 동맹의 문법을 거부함을 의미한다.
한국 민주주의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예산에 대한 민주적 통제나 국익을 결정하는 주권적 권리에 우선할 수는 없다. 미국의 국익을 미국 자신의 (아무리 왜곡되었더라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하듯이 한국의 국익도 한국이 결정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두 나라의 민주주의 혹은 민중이 군부나 워싱턴-서울의 엘리트 네트워크를 우회해서 진정으로 민주주의 가치의 공유가 경제적, 안보적 이익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본적도 사실 없다. 예를 들어, 사드배치와 지소미아 등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한국의 정치적 위기 속에서 공개적, 민주적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진행된 것이었다.
오바마 임기 말기 대법관 임명 시도를 공화당 의회가 거부한 사례를 기준으로 보자면, 한미 양국의 동맹 관리자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우회 혹은 훼손한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이나 일본의 수출규제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주지는 못하면서, 더 나아가 한미 FTA 재개정이나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무차별적인 관세부과의 무역전쟁을 실시하면서, 동맹의 새로운 셈법을 압박해서는 기존의 한미 전략동맹은 물론 한미관계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압박에 굴복한다면 나라도 아니다. 동맹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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