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과학자 이동현
미생물학 박사 출신의 농부
서울대 석사 거쳐 규슈대 유학
귀국 3년 만에 곡성서 농사 시작
벼 품종 연구와 발아현미 사업도
“먹거리 생산과정 잊지 않으려
귀한 시간 들여서 직접 농사”
“농부의 삶 감사히 받아들여서
국민 식량창고 끝까지 지킬 것”












재계는 법안 저지 총공세... 학계·시민사회 "불공정 개선할 최소한의 장치, 입법 서둘러야"
![]() |
|
|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 | |
| ⓒ 공동취재사진 | |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마저 이 법안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재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재계와 이들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 일부 언론들은 공정경제 3법이 '기업 옥죄기'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용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22일 국회를 찾아 "기업들이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는데 기업 옥죄는 법안이 자꾸 늘고 있어 걱정"이라며 법안 통과를 재고해달라 읍소했습니다.
지난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한국상장회사협의회(회장 정구용), 코스닥협회(회장 정재송), 한국중견기업연합회(회장 강호갑)도 '상법·공정거래법에 대한 경제계 공동성명'을 내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법안이길래 이토록 시끄러운 걸까요. 하나씩 따져보았습니다.
[상법] 감사를 따로 뽑는 이유
![]() |
|
| ▲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 “재계-경영계, 공정경제3법과 유통산업발전법 저지 시도 중단하라”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ㅏ총연합회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경제3법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가로막는 재계와 경영계를 규탄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 |
| ⓒ 유성호 | |
![]() |
|
| ▲ 금융소비자원은 동양그룹의 회사채,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당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다. 온라인을 포함해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청자는 4500명으로 신청건수는 7500건이다. | |
| ⓒ 김지혜 | |
입력 : 2020.09.27 07:57
5개월 사이 재산 껑충은 ‘착시’… 비상장주식 평가방식 변경이 재산폭증 원인
경제정의실천연합은 9월 1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에서 21대 국회의원들의 선관위 신고 때와 당선 후 재산 신고액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호욱 선임기자
신규등록자, 즉 초선이거나 다시 국회에 돌아와 재등록대상이 된 의원을 포함한 숫자다.
자료는 인터넷에 공개된 ‘국회공보’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지만, 전체 815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재산공개내역에서 추려야 한다.
국회의원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부동산이나 상장주식을 보유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사적 재산이다.
그런데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처럼 증권사나 시장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아니다.
회사와 개인 사이의 계약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증권자산이다.
취재는 간단치 않았다.
의원실을 통한 문의에 상당수 의원은 “보유 시점이 기억나지 않는다”,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의 권유로 보유한 주식”과 같은 식으로 해명했다.
이른바 ‘재테크’와 무관한 주식이라는 해명도 대부분의 의원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해명이기도 했다.
실제 현재는 비상장주식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한때 상장이 되었다가 폐지되면서 매도하지 못하게 된 주식도 상당수였다.
“증권시장에 나와 있는 주식이라면 누군가에게 팔릴 수도 있지만, 상폐되면서 처분 못 하고 들고 있게 된 주식”이라는 하소연도 들려왔다.
서류상 남은 흔적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주식 매수 시점에도 과연 그러했을까.
공개 자료에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와 평가가액만 나와 있다.
주식을 보유한 경위나 시점 등은 공개되어 있지 않다.
기자가 32명의 의원에게 비상장주식 보유 경위 등을 취재한 이유다.
신고한 비상장주식이 석연찮은 경우도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신고한 재산신고 내역 중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다는 ‘벨 마레’라는 비상장회사 주식 1만주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공보에 따르면 1만주의 평가액은 9731만원.
지난해 10월 설립된 이 회사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지난해 11월 등기된 이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는 2만주다. 그러니까 박 의원의 배우자는 현재까지 발행주식의 50%를 가지고 있는 지배주주다. 그런데 대표이사는 다른 사람이 맡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점 모집 및 운영업, 제조업 및 판매업’ 등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 회사의 본점으로 명기되어 있는 두 주소(울산광역시 북구 당사동 307-3, 322-8번지)를 확인해보면 인접해 있다.
현재 지목은 임야와 답이다. 해안가 언덕 위로 나 있는 도로 옆의 땅들이다.
다시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박 의원의 배우자가 322-8번지 땅 595㎡ 중 297.6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되어 있다.
이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박 의원의 배우자와 벨 마레의 대표이사가 2분의 1씩 지분을 공유하고 있다.
307-3번지의 소유자는? 벨 마레다.
두 필지는 경남은행의 채권최고액 13억2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다. 벨 마레가 돈을 빌린 채무자로 설정되어 있다.
매입 시점은 둘 다 지난해 11월이다.
■ 석연찮은 배우자 소유 비상장주식
“대출이자가 3%만 하더라도 월 300만원인데 수익이 없는 벨 마레의 이자는 누가 대는지 모르겠다.”
안영호 울산 중구 의원의 말이다. 안 의원은 322-8번지 땅 중 절반만 소유한 것도 농지법 위반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두 필지를 합치면 주말농장 운영 등으로 농촌에 거주하지 않은 도시민이 구입할 수 있는 1000㎡가 넘는데, 그것을 피해가기 위해 307-3번지는 비상장 법인 벨 마레가, 322-8번지는 개인이 나누는 식으로 쪼개기 구입을 했을 것이라는 것.
이번에 공개된 재산공개 내역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박성민 의원 측은 “논란이 된 비상장주식은 9월 25일 백지신탁 등록하려고 한다”며 “의원 배우자가 샀다는 땅도 농지법 제10조를 보면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그 이전에 처분하면 법 위반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송재호 민주당 의원이 가지고 있던 제주 유리의성 비상장주식 1만6200주는 지난 총선 때부터 논란이 제기됐다.
송 의원은 과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이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았고, 이후엔 송 의원의 부인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선거 당시 제주 지역언론이 분석한 이 회사의 재무제표상 현금배당액에서 과거 송 의원에게 지급된 금액은 단순 추산해봐도 2억원이 넘는다는 것.
“송 의원에 이어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부인급여를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당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국회 재산공개는 7월 14일 기준이었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백지신탁 권고에 따라 7월 30일 국회의원회관 농협거래지점을 통해 매각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비상장주식 유앤지아이티와 지오씨엔아이 주식은 지난 2016년부터 설립 때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과 지자체 등에서 벤처지원금을 받아 회사를 세웠지만, 실제 운영은 가족기업 형태로 해왔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후보자 시절 선관위에 비상장주식으로는 지오씨엔아이 주식만 신고했다. 당시 신고가액은 액면가 기준으로 4억9000만원.
그러나 이번 신고에서는 지오씨엔아이와 더불어 자신과 배우자가 있는 유앤지아이티 비상장주식도 포함됐다. 각각 9만주와 1만주다. 신고금액은 조 의원이 46억5469억원, 배우자가 6468만원이다.
액수만 보면 선관위 때보다 아홉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조 의원 측은 “국가와 지자체 지원을 받아 만든 벤처를 가족기업으로 운영했다”는 과거 보도가 과장됐다는 반응이다.
조 의원 측의 말이다.
“가족기업이라고 하지만 본인이 퇴직금을 투자해서 만든 것이다. 현재 대표를 맡은 사람은 조 의원 가족과 관련이 없다. 과거 대표를 맡은 딸이나 감사를 맡았던 장남도 모두 그만두고 현재는 독립생계를 하고 있다. (가족들이 여전히 등기부상 임원을 맡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담보도 잡혀 있고 본인이 투자한 회사도 아닌데 직원 중에 선뜻 나서서 임원을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가족들에게 부탁한 것이다. 사실 이런 작은 회사에서 임원을 맡는다고 해서 얻는 건 별로 없다. 그런 이유로 과한 지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 의원님 소유 비상장주식 주목받는 까닭은
이번 재산 신고 때 재등록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보유한 것으로 신고한 스탠드다그래핀 2000주도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탠드다그래핀은 실리콘과 탄소나노튜브를 넘어서서 ‘꿈의 나노물질’이라는 평가를 받는 신소재다.
주목받는 것은 이 회사의 이정훈 대표다.
이 대표는 참여정부 시기인 2003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구체적으로 2003년 9월부터 홍보기획비서관실과 해외언론비서관실에서 일하다 2007년 1월 대통령비서실장 수행과장을 맡아 퇴임 직전까지 일했다. 참여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이 의원과 프로필이 겹친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국 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하루 25만5000갤런 규모의 수처리 시스템을 개발해왔고, 시스템 개발과정에서 우리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며 “시스템은 7~8월경 완성될 것이며 이후 제품 공급, 매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이 가진 이 회사 주식 2000주는 액면가 기준으로 주당 500원에 신고, 100만원 평가가액으로 신고되어 있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대박’이 예고된 셈이다. 이 의원의 주식보유는 이 의원의 의지와 무관하게 장외주식시장에서 회사의 뒷배경으로 거론될 수 있다.
9월 22일 통화에서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이 정확한 시점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4~5년 전에 오래 알던 지인이었던 이 대표로부터 주식을 산 것은 맞다”라며 “원외에 있을 때 지인(이정훈 대표)이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고, 미래가치 신소재 사업 도전을 격려해준 기억이 있다고 이 의원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의정활동과 이해충돌 가능성 여부에 대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문의해둔 상태”라며 “조만간 백지신탁이나 매매 권고가 나오면 그대로 따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비상장주식이기 때문에 백지신탁을 하더라도 팔릴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점.
이 의원측은 “그렇지 않아도 매매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장외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시세를 알아보니 주당 3천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라며 “애초 돈을 벌기 위한 투자가 아니었던 만큼 매매가 가능하다면 그전이라도 처분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공개자료를 바탕으로 당선 5개월 만에 평균 10억원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주장의 근거는 지난 21대 총선에 입후보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내역과 이번에 발표한 국회재산공개(2020년 5월 30일 기준)의 평가액 차이였다. 후보 당시와 당선 후 재산 신고액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이는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선관위에 신고한 전 의원의 재산은 48억원. 그런데 국회 신고액수는 914억원이었다. 당선 5개월 만에 무려 866억원이 늘어난 것이다(경실련은 전 의원 소유의 부동산 값 계산에서 계산착오가 있다고 밝혔다. 즉 “분양권 잔금납부, 공시가 상승 등으로 부동산 재산이 12.3억 증가했다고 애초 기자회견에서는 밝혔으나 실재 증가분은 2.3억원으로 계산착오가 있었다고 당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정정했다).
전봉민 의원의 재산공개 자료를 보면 비상장주식으로 주식회사 이진주택 1만주와 주식회사 동수토건 5만8300주를 가지고 있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이 두 비상장주식의 평가액이 858억7313만6000원으로 전 의원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실련이 확보한 전 의원이 출마 당시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신고사항’을 보면 이진주택 주식이 1억원, 동수토건 주식이 약 17억으로 평가되어 있다.
전 의원은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의 아들로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비상장된 두 회사는 이진종합건설의 자회사로, 전 의원 지분은 이진주택이 33.3%, 동수토건은 37.51%다.
“다스의 실소유자 MB가 장남 시형씨에게 했듯 알짜배기 자회사를 통한 우회상속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과 같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전 의원 측은 “돈이 많다며 금수저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은데 실제로 아버님 사업이 망하면서 고가 밑에서 살았고 초등학교 때 이모집에 살며 버스 타고 학교를 다녔던 것은 지역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며 “건설업을 하시던 부친이 ‘은행빚’의 무서움을 알고 무차입경영을 하다보니 회사가치가 확 뛰게 되면서 비상장주식 가치가 올라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충돌 여부에 대해서는 “부산에서 시의원할 때부터 이런 문제로 오해를 받는 것을 싫어해서 교육이나 복지 쪽으로 전문성을 쌓았고, 현재도 국토위 등 건설업과 연관 상임위는 본인 스스로 피하고 있다”라며 “결국 주식부자 금수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지만 팔 수 있는 주식도 아니고 본인이 감당해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주식부자 금수저 별명 억울하다”
‘5개월 만에 떡상’이라는 것은 선관위 등록 당시와 국회 공직자재산신고 신고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진 ‘착시’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가르는 핵심기준은 비상장주식이다.
선관위 신고 때는 액면가 기준이었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신고에서는 지난 6월 1일부터 실거래가나 1주당 당기순이익 가치의 60%에 1주당 순자산 가치 40%를 더해 기재하는 식으로 ‘현실화’되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에 밝힌 비상장 주식 ㈜대지 6189주의 평가액은 18억9946만5천원이다. 입후보 당시 신고한 ㈜대지 6189주의 신고액은 6189만원. 주당 1만원씩 액면가로 신고한 액수와 현실가를 반영한 신고액 상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윤의원 측은 “광고회사 대지 주식은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며 윤 의원 본인도 근무했던 회사”라며 “현재 영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식소유로 인한 추가적인 소득은 없다”라고 밝혔다.
비상장주식을 가진 모든 의원이 적극 소명에 나선 것은 아니다.
“저는 임차인이자 임대인입니다” 5분 자유발언으로 유명세를 얻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KG그룹 계열사인 케이지에듀원 3340주(평가액 486만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다.
경실련이 입수한 선관위 신고자료에는 ‘케이지패스원’ 주식을 3340주(신고액 1670만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국회신고 후 오히려 평가액이 더 떨어진 특이한 케이스다.
KDI 교수를 역임한 윤 의원이 해당 주식을 갖게 된 ‘경위’가 궁금하지만 윤 의원 측은 “직접적으로 아는 분이 아니고, 건너서 아는 분을 통해 2012년도에 산 것으로 아는데 공개되어 있는 자료 이외에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측은 “적법 절차에 맞춰 신고를 했고, 선고한 내용을 넘어서 설명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취재를 사실상 거절했다.
반면 신고 제도미비로 의혹을 사게 되었다며 적극 호소하고 나선 의원들도 있다. 유성티에스아이, ㈜넥솔론, 인젠 등의 비상장주식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는 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취득한 지 10년도 넘은 회사이며 현재 대부분 상장폐지된 회사”라며 “사실상 액면가가 0원에 해당하는 회사들이기 때문에 다음번 신고 때는 신고할 필요가 없다는 안내를 들었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비상장회사 ㈜이썸테크 주식 2000주를 가진 것으로 신고한 정태호 의원은 2018년 청와대에 있을 때나 지난 총선 출마 당시는 이 주식의 가치를 액면가로 1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이번 공직자윤리위 신고에서 평가금액은 1억642만4000원이다. ‘주식값어치가 16배 뛰었다’고 부풀리기 쉬운 소재다. 9월 23일 통화에서 정 의원은 “20년 전에 집사람이 직장동료들과 함께 만들었던 회사이며, 회사가 옮기고 주인도 바뀌고 감자하면서 남은 주식이 액면가 5000원으로 계산한 2000주”라며 “그때부터 계속 1000만원어치 주식으로 신고하다가 이번에 계산방식이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과거에는 EDI라고 전자문서 교환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썸테크는 “국내 금융권 외환/외신 및 리스크 사업분야의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 “공직자 재산공개 지금보다 더 투명해야”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설령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되더라도 정치권 주변 인사가 비상장주식을 사고 보유하는 것은 결국 과거 낡은 정치권력을 이용한 사적 취득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국회에 들어간 초선의원들의 경우 의원 되기 전 취득한 주식이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비상장주식은 근본적으로 취득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기 힘든 주식”이라며 “설령 이해충돌 가능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각 당 차원에서 의원들은 모두 처분 정리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상집위원을 맡고 있는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주식회사 제도의 본래 취지는 투명하게 공시하면서 회사가 개인의 소유가 아닌 사회가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인데, 이게 오히려 재산을 은닉하고 편법으로 승계하는 식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
승인 2020.09.27 08:58:48
|
|
|
|||||||||||||||||||||||||||||||||||||||||||||||||
|
|||||||
|
[용산공원을 상상하다 ④]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20.09.25 16:57최종 업데이트 20.09.25 16:57이다예(greenkorea)
| 용산은 오랫동안 군사기지였던 탓에 ‘금단의 땅’으로 여겨졌습니다. 작년 12월, 용산기지 반환 협상이 시작되면서 오래도록 미뤄졌던 용산기지 공원화에 대한 논의가 이제 막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세기 넘게 군사기지였던 땅이 생태역사공원으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새롭게 들어서는 공원에 우리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깨진 유리조각 맞추듯 오랫동안 용산이라는 공간에 천착한 사람들을 만나 담장 너머 펼쳐질 공간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역사, 생태, 예술, 환경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를 만나 용산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편집자말] |
천만 관객 흥행에 성공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 <괴물>은 어두컴컴한 미8군 영안실에서 군무원이 시체 방부 처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싱크대에 붓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장면이 2000년 실제 일어난 미군 한강 독극물 무단방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8군 영안실에서 부소장 맥팔랜드의 지시로 포름알데히드 475ml 480병을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한강으로 내보낸 이 사건은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화제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군의 공식 사과와 함께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부속서 형태로 환경 관련 조항이 신설되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이후 현실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 |
|
| ▲ 용산 미군기지에서의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은 영화 괴물의 모티프가 된다 | |
| ⓒ 청어람 | |
영화 속에서도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미군의 무법적 행동과 한국 정부의 무능함은 지금도 여전하다. 아직도 녹사평역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수백 배가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미군은 제대로 된 오염정화를 하기는커녕 한국 정부가 정화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용산기지의 괴물은 아직 진행형이다.
용산기지 공원화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지만, 오염 문제 해결 없이 용산기지의 반환과 공원화는 요원하다. 대부분의 기지 반환은 미군과 오염 정화 책임을 따지는 과정에서 수년씩 지연된다. 반환된 기지의 오염을 정화하는 데도 수년이 소요된다. 용산공원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말이다.
기지 반환 협상의 핵심이자 공원 조성의 장벽인 오염문제, 어떤 원칙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야 할까? 환경단체 녹색연합에서 18년간 몸담아온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만나 용산기지 반환을 둘러싼 쟁점을 살펴보고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았다.
"미군의 책임 불분명, SOFA 및 부속서 조항 개정 필요"
![]() |
|
| ▲ 인터뷰 중인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 |
| ⓒ 녹색연합 | |
- 녹색연합이 2000년 폭로한 미군의 한강 독극물 무단방류사건은 영화 <괴물>의 모티프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언제부터 군기지 환경문제에 대응해왔으며, 주요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
"녹색연합은 1992년 만들어진 환경단체다. 군기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고 꽤 오랫동안 중심의제로 다뤄왔다. 군사기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문제, 특히 토양 지하수 오염 문제를 많이 다뤄왔고, 군공항, 군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진동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 제기를 시작했던 초기, 20년 전만 해도 주한미군은 감히 우리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었다. 국가안보에 관한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주한미군기지에서 발생하는 오염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도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는 주한미군의 역할과는 별개로 오염 문제는 주민의 건강권과 생명권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당연한 권리를 찾는 것에 많은 사람이 지지해주고 있다."
![]() |
|
| ▲ FOIA 자료를 바탕으로 한 용산 오염 지도 | |
| ⓒ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 |
![]() |
|
| ▲ 미군기지 반환절차 | |
| ⓒ 국방부 제공 | |
![]() |
|
| ▲ 동두천 미군기지 주변, 기름에 오염된 흙 | |
| ⓒ 녹색연합 | |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녹색연합 홈페이지(www.greenkorea.org)에도 게재됩니다.
|
|
승인 2020.09.25 15:12:10
|
|
|
|||||||

차별금지법은 이름 그대로 금지되는 차별이 무엇인지 규정한 법이다. 고용·교육 등의 영역(차별금지영역)에서 성별 등을 이유(차별금지사유)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가 바로 이 법이 금지하는 차별이다. 그런데 형식상 여기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해서 무조건 다 차별인 것은 아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우대나 구별하는 행위가 허용될 수 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차별 개념은 일종의 ‘경고등’이다. 차별금지영역에서 차별금지사유로 사람을 구분하려고 하면 일단 경고가 울리는 것이다. “꼭 그렇게 구분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재고해봐라.” 경고등이 울렸으니 일단 멈추고 검토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구분을 중지해야 한다. 이때 분리·구분의 정당성은 그렇게 하고자 하는 사람이 스스로 검토하고 입증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이렇게 시민들에게 고민거리를 하나 던져주는 법이다.
실제로 차별금지법안의 차별 개념에는 “합리적 이유 없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거꾸로 얘기하면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차별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에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 두 가지를 별도의 조문으로 규정해놓았다. 하나는 ‘진정직업자격’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 평등화 조치’다. 진정직업자격에 대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에는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그 핵심적인 부분을 특정 집단의 모든 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행할 수 없고, 그러한 요건을 적용하지 않으면 사업의 본질적인 기능이 위태롭게 된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 다만, 과도한 부담 없이 수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다소 복잡하게 적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평등법 예시 법안에는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라고 간명하게 규정되어 있다. 예컨대, 사람을 채용할 때 특정한 성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성별에 한정해서 뽑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영업을 할 때 특정한 집단에 속하는 손님의 출입을 제한해야만 그 음식점의 영업이 가능하다면 손님을 가려 받아도 괜찮다는 뜻이다. 그런데 ‘불가피하다’는 이유가 자의적으로 확장 해석되어 남용되면 차별금지의 원칙이 무력화될 수 있다. 그래서 평등법안에는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차별금지법안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본질적인 기능이 위태롭게 된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규정해놓았다. 예외가 적용되는 문턱을 최대한 높여서 남용을 막으려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를 생각해보자. 타워크레인 기사를 모집할 때 여성을 배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을까? 당연히 차별이다. 여성에겐 부적합하다든가 남성다운 일이라는 따위의 이유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다. 여성 기사가 타워크레인 사업의 ‘본질적인 기능’을 위태롭게 할 리도 없다. 경찰 채용 시 남녀 분리 모집은 어떨까? 경찰의 업무 특성상 일정한 육체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정한 체력검사를 실시하여 적격자가 아닌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은 정당한 분리·구분에 해당한다. 그런데 여기서 남녀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남성도 일정한 체력이 안 되면 탈락시키고, 여성이 일정한 체력이 되면 합격시키면 될 뿐 애초에 성별을 따질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경찰은 결국 남녀 분리 모집 폐지라는 결단을 내렸다.

연령 차별 문제는 좀 더 복잡하다. 예전에는 공무원 시험 응시연령 제한이 있었다. 5급은 20~32세, 6·7급은 20~35세, 8·9급은 18~28세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불가피한 연령 제한일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임용했을 때 직업공무원 양성에 심각한 어려움이 생기고, 직업공무원 제도가 와해된다면 연령 상한선을 두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나이를 제한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09년부터 공무원 연령 상한선은 없어졌다. 여전히 40~50대 신입 공무원이 업무 적응력이 떨어진다거나 조직 내 상하관계가 혼선을 빚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용된 지 얼마 안 되어 퇴직하는 사람이 늘면 공무원 선발·교육에 드는 비용이 커진다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이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일 뿐, 일정한 연령대의 사람을 무조건 배제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라고 보긴 어렵다.
소방관이나 경찰관의 경우 30세 이하만 응시할 수 있었다. 인권위가 응시연령 제한이 차별이라며 개선을 권고했지만, 소방방재청과 경찰청은 완강하게 버텼다. 40~50대 신입 경찰·소방관이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다면, 경찰이나 소방관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응시연령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공무원 직군보다는 연령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좀 더 설득력이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일본이나 프랑스에는 연령 상한이 있지만, 미국은 없다. 쉽지 않은 문제라는 얘기다. 결국 2012년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경찰청과 소방청은 응시연령 제한을 40세로 10년 상향 조정했다. 40세 상한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일정한 체력 요건이 요구되는 이상 어차피 40세 이상이 합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 않을까? 50세, 60세에도 일정한 체력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률적으로 응시연령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차별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이에 따른 일률적인 제한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경찰·소방관 직무수행에 적합한 자질이나 체력 기준을 정교하게 마련하여 엄격히 집행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한 놀이공원에서 시각장애인의 롤러코스터 탑승을 거부했다. 위급상황 시 탈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언뜻 정당해 보이지만, 정말 그러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 사안은 법원으로 갔다. 재판부가 직접 현장으로 가 롤러코스터를 타보고 시각장애인이 탈출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지 꼼꼼히 살폈지만 특별한 위험은 발견되지 않았다. 차별금지법은 이렇게 막연한 생각으로 누적되어온 수많은 차별적 관행이 정말 불가피한 것인지 다시 한번 따져보게 하는 의미가 있다.
차별금지법의 또 다른 예외규정은 흔히 ‘적극적 평등화 조치(affirmative action)’라고 불리는 조항이다. 평등법안과 차별금지법안에는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 목적이 ‘차별 해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장애인 의무고용제, 공기업 지역인재 채용제도, 시각장애인 안마사 자격 부여, 여성할당제 같은 조치가 대표적이다. 차별을 없애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차별금지정책의 기본이지만, 거꾸로 차별받는 집단을 우대하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어디까지나 형식적 기회 균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고질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임시 조치여야 한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은 이것이 ‘잠정적’ 조치라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종종 적극적 평등화 조치에 대해 ‘역차별’이라는 혐의를 씌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동성애자의 입학이나 채용을 기관이 거부할 수 없게 돼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말의 의미를 투명하게 비춰보면 결국 “동성애자를 차별할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것에 불과하다. 현존하는 차별의 해소를 위한 조치는 당연히 역차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통시민 중 차별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물론 어떤 집단에 대한 잠정적 우대가 불필요한 상황이 되었는데도 계속 우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 그때 가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그동안 익숙했던 관행들을 하나하나 되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차별금지법이 만드는 세상이 편하고 쉬운 것이라며 속이고 싶진 않다. 인사행정의 효율성이나 단기적인 이익 창출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면 한 명 한 명의 개별적인 특성을 따지기보다는 성별로, 나이로, 장애 여부로 사람을 일률적으로 분리·배제·구분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일지 모른다. 잠정적 우대 조치를 어떻게 할지 궁리하기보다는 형식적 기회균등만 제공하고 손을 놓아버리는 쪽이 속 편한 일일 수도 있다.
몇 년 전 문제가 되었던 노키즈존만 해도 그렇다. 식당에서 조용히 식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로 인해 이런저런 번잡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식당 주인에게 가장 쉬운 선택지는 특정 연령대의 아이 출입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과 함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면서도 안전하고 조용한 장소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의 보호자가 신경을 쓰고 협조해야 하며, 식당 주인도 필요한 설비나 환경을 갖춰야 하고, 다른 손님들도 어느 정도 양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어렵고 힘들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차별금지법은 조금 힘들고 신경 쓰이고 비용이 들더라도 차별하지 않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요청한다. 우리 사회가 손쉽게 차별과 배제와 분리의 길을 택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각자 존엄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서로의 견해와 처지를 배려해가며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각자가 더 행복하고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배제보다는 포용을, 차별보다는 연대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그것이 차별금지법의 비용과 부담이라면, 우리 사회는 기꺼이 그 비용을 치르고 마땅히 그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또 '대선 불복' 시사... "대법원 판결 나와야 결과 승복"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대선 불복'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 의원(이하 직함 생략)은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 참여했다가 두번 모두 2등을 차지한 의원이다. 그는 민주당 내 진보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사이기도 하다. 샌더스는 이번 경선에서 사퇴한 뒤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 운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고 일찌감치 주장해온 그는 '트럼프 재선'은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지난 5월부터 꾸준히 '대선 불복' 시사..."대법원 판결 나면 승복하겠다. 갈길이 멀다"
샌더스의 이런 주장은 지난 5월부터 계속된 트럼프의 '대선 불복' 발언을 통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듯 하다. 트럼프는 지난 5월부터 "우편투표 사기론"을 주장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실제로 우편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자신의 후원자 출신인 루이스 드조이를 우체국장으로 임명했다. 드조이는 취임 후 초과 근무 수당을 없애고 우편물 분류기계 600여 대를 처분하는 등 실제 우편물 수송에 차질을 빚을 조치를 연달아 시행해 의회에서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또 트럼프는 지난 8월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뒤 일성으로 "내가 진다면 이번 선거는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선거 유세를 다니면서 우편투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우편투표와 현장투표 모두 참여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두번 투표하라"며 '부정 선거'를 조장하는 발언을 하고 나서자 각 주의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두번 투표하는 것은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반박 성명을 냈다.
트럼프는 이어 23일 '투표를 둘러싼 소송의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에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이것은 결국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이 패배할 경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할 것이기 때문에 대선 전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로 인한 공석을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채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계산이다. 긴즈버그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되면 대법원 구성은 '보수 6 대 진보 3'으로 확실한 보수 우위가 된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트럼프에게 유리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가 결국 대선 불복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해석하며 대선일(11월 3일) 이후 벌어질 혼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24일에도 <폭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승리로 결정하면 바이든이 이기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을 받자 "동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거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 투표용지들은 공포스러운 쇼"라고 주장했다.
샌더스 "트럼프 발언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샌더스는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트럼프 발언들에 대해 "(협박이나 과장이 아닌) 사실로 듣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있으며, 시간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매우 구체적인 변화를 보이기 때문이다. 선거 전략으로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샌더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득 불평등 문제와 의료 불평등, 또 미국 서부지역이 산불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기후위기 등 자신이 집중해온 정치 의제들이 당장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가 됐지만 "오늘은 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며 "대신 내가 결코 토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가장 엉뚱하고 꿈 같은 일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트럼프의 선거 불복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문제에 대해 집중해서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 패배해도 백악관에 남겠다는 전략은 복잡하지 않다. 그는 자신이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대규모 유권자 탄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유권자들에게 "모든 투표용지가 빨리 집계될수록 혼란과 음모론에 대한 창구가 줄어든다"며 조기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또 주 의회에서 선거일 이전에 우편투표의 개표나 처리를 허용할 것으로 촉구했다.
샌더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우편투표가 늘어날 것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선거 당일 승자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리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이 가짜뉴스의 양산과 확산의 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도 선거일 후 일어난 만일의 사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 민주당, 무소속 등 미국의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모든 표가 개표될 수 있도록, 개표가 완료되기 전까지 누구도 당선자라고 선언하지 않도록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샌더스는 트럼프를 겨냥해 "지금 이 중대한 순간에 미국의 민주주의를 옹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국민들에게 미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하지 말아달라"며 "위선을 집어치워라"고 요구했다.
힌편, 민주당 지도부도 트럼프의 선거 불복 시사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여기는 북한도, 터키도 아니다"라면서 "여긴 미국이고 민주주의다. 한순간이라도 헌법에 대한 취임 선서를 존중할 수 없나"라고 비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에 대해 "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
|||||||
|
청와대, 늑장 대응 비판엔 “첩보 검증 시간 소요”...대통령 유엔 연설 적절성 논란엔 “사건 전에 녹화해 발송”
|
|
승인 2020.09.24 11:31:12
|
|
|
||||||||||||
[창비 주간 논평] "북핵, 트럼프·바이든에게 풀 수 있는 과제로 인식시켜야"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승리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인가? 차기 대통령의 대(對)한반도 정책은 어떻게 펼쳐질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누가 당선되는 것이 유리할까?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미 대선 결과의 전망?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사기구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 바이든이 우위를 놓친 적은 없으며 코로나19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등으로 10% 가까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가 꾸준히 그 격차를 줄여 지난 16일 보수 성향 여론조사기구 라스무센의 조사에서는 오히려 1% 앞서기도 했다. 물론 이는 오차범위 내이고, 거의 모든 다른 조사에서는 바이든의 우세가 여전하다.
미국 대선의 특성상 전국적 여론보다는 각 주의 여론을 분석해서 누가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더 신뢰할 만한 지수다. 이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현재 바이든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표밭인 캘리포니아와 뉴욕뿐만 아니라 콜로라도와 버지니아에서도 우위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어 선거인단 212~90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켄터키와 아이오와 같은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선거인단 수가 많은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125~204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현재 경합우세로 평가되는 주는 물론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같은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해야 하고, 민주당 경합우세로 평가되는 주들도 몇 개는 빼앗아야 한다.
물론 여러 변수 때문에 여론조사만을 믿을 수는 없다. 첫째, 선거까지 남은 40여 일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특히 최근 트럼프의 추격세가 두드러지는 반면 바이든의 지지세는 주춤거린다. 전국에 생중계될 대선후보 간 토론이 지지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이미 지난 대선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예측은 참패를 경험했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했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번과 다르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양 후보의 입장을 분석하며 트럼프가 승리할 시나리오와 바이든이 승리할 시나리오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하겠다.
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의 미래
트럼프 대통령은 신현실주의·신중상주의 외교노선을 추구해왔다. 중국을 현 국제질서를 바꾸려는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중국의 국력이 더이상 강해지기 전에 제지하겠다는 신현실주의가 다면적인 중국과의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또 국가의 힘을 이용해 미국의 경제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중상주의가 동맹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의 관계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는 재선 이후에도 이러한 기본적인 노선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한다. 지난 선거에서의 공약들을 잘 이행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으므로 재선되면 '미국을 위대하게 유지'하겠다는 슬로건이 이를 잘 드러낸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에의 의존 종식'을 통해 중국과의 분리를 심화하고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끊임없는 전쟁을 종식"하고 해외에 파견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하면서도 군사력은 확장하겠다고 공약한다. 또 동맹국들에 '공정한 분담'을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도 견지한다.
트럼프의 공약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관점에서는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북한에 최대의 압박'을 가한 것을 성과로 제시하면서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비핵화 조치'에서 논의한 것을 구체적 업적으로 내세운다. 이번에 다시 당선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정상외교를 통해 이러한 성과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끊임없는 전쟁의 종식'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방위부담을 줄이려 하는 기본적인 방침과 맞물려 한국전쟁의 종식이 트럼프 2기의 어젠다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전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향이다. 반면, 미 재무부와 유엔의 제재 조치들을 '최대의 압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러한 자세를 바꾸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북과의 협상에서 당장 첫 단추조차 풀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존 볼턴의 회고록이나 밥 우드워드의 신간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그 이전에 정부 간 정책을 조율하지 않을뿐더러, 그 이후에도 정상 합의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더라도 '쇼'에 그칠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바이든은 미국의 전통적 외교노선이라고 할 현실주의적 국제주의로 되돌아가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근시안적인 국가 이익을 추구하느라 오히려 미국의 이익을 손상시켰다는 비판에서 출발한다. 동맹국들에 비현실적 방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독일에서 한 것처럼 일방적으로 미군을 감축해 미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는 뜻이다. 또 이란과의 핵합의나 파리조약에서 탈퇴한 것처럼 외교와 다자주의 국제기구를 무시한 것도 미국에는 손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미국의 군사력 및 장기적 국익에 근간한 현실주의를 견지하되 국제기구 및 동맹과의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민주당의 '브랜드'인 인권과 민주주의의 깃발을 내세우는 가치의 외교를 복원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관점에서는 이 또한 양날의 칼인데, 우선 구체적으로 언급된 두 가지 긍정적 사항에 대해 짚어보자.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등 미국의 전통적 동반자 관계를 회복하고 갱신하겠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북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위해 "미국의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동맹국 및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지속적이고도 조율된 캠페인을 시작하겠다"며 협상 및 다자적 접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교의 위상을 제고하고 '영구적 전쟁들'을 종식하겠다는 것은 한국전쟁의 평화적 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한다. 반면 한국전쟁 종전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동맹 강화'를 공약한 것은 현 정전체제를 강화할 위험성을 내포한다. 협상의 목적도 "비핵화된 북한"으로서 '한반도 비핵화'와는 거리가 있다. 1990년대부터 6자회담은 물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에서 공통으로 구축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적에서 후퇴해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또한 한국전쟁의 종식 및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 조율되지 않은 채 비핵화만 실현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무엇을 할 것인가?
결국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존 바이든 후보는 모두 한반도 평화에 기회와 한계를 동시에 부여하는 셈이다. 한국은 당연히 기회를 살리고 한계를 넘어설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특히 주목할 점은 우선 양 후보 모두 '북핵 문제'를 공약에 포함할 정도로 중요시한다는 사실이다. 누가 당선되든 이는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미국의 중요한 안보 사안이다. '북핵'을 풀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 풀 수 있는 과제로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여기에서도 양 후보는 공통적인 기회의 창을 열고 있다. 모두 '끊임없는 전쟁' 또는 '영구적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전쟁에 미국이 끌려 들어가 있다는 미 국민의 염증을 반영한 것인데 이를 한국전쟁의 종식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한국의 몫이다. 한국전쟁 종식으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이와 조율된 조치들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음을 설득하는 것도 한국의 몫이다. 이 과정에서 동맹을 혁신하여 미국과 한반도의 관계를 21세기에 맞도록 발전시키자는 참신한 비전도 나와야 할 것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미국에서 민주당 정부와 공화당 정부가 '북핵 문제'를 다루며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이 있다.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다. 클린턴 정부도 트럼프 정부도 '외과적 타격' '코피 전술' '핵 타격' 등을 고려했지만 현실성 없음만 확인했을 뿐이다. 경제제재도 '역대 최강'을 되풀이해서 '최대의 압박'까지 강화됐지만 북의 핵군사력은 오히려 강해졌다. 그나마 협상을 하는 동안 북의 핵능력 동결이라도 가능했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이제는 협상을 구체화하고 그 결과를 하나씩 실행하기 위해 준비해야 더이상 바보 노릇을 거듭하지 않을 수 있다. 구체화된 평화적 해결책을 만들고, 정부 각 부처가 이를 이행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청와대만 움직여서는 되지 않는다. 통일부를 포함해서 국방부와 외교부 등 모든 부처가 겉으로 보이는 변화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 정책들을 추진해야 한다. 여러 연구기관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미국의 싱크탱크 및 시민사회와 더 깊고 넓게 대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촉구한 것이 차기 미국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비핵화를 추진할 새로운 전략적 포석의 일환이기를 바란다.
준비한 자만이 승리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하라, 지금부터.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