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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주 김제시장, 뇌물 8300만원·성형비 2천만원 대납 의혹

30년 측근 김동신씨 실명 제보에도 민주당은 재공천

수의계약 대가 3천만원·5300만원 시장 측 전달 실명 증언

사업가 현금 2천만원 성형외과 선결제…시장 몫 637만원 잔액

민주당 윤리심판원 제보에도 공천…시장은 경찰 불송치

2026-10-05 06:14:33
 

정성주 김제시장에게 뇌물을 직접 건넸다는 실명 증언이 나왔다. 증언자는 김제시청 청원경찰로 30년 넘게 일한 김동신씨다. 김씨는 이종사촌 간판업체의 수의계약 대가로 시장 측에 8300만원을 줬다고 말했다. 한 사업가가 시장 일가의 성형외과 시술비를 현금으로 미리 맡겨 둔 사실도 드러났다. 정 시장 이름으로 남은 637만원은 지금도 그 병원 장부에 그대로 있다.

 

김씨는 1989년 군청 청원경찰로 들어갔다. 이듬해부터 정 시장과 축구를 함께하며 20년 넘게 가까이 지냈다. 선거 때는 발로 뛰며 정 시장을 도왔다.

 

그런 그가 등을 돌린 데는 정 시장의 말 한마디가 컸다. 퇴직 뒤 그가 시의원 출마를 고민할 때였다. 정 시장이 "청원경찰이 무슨 시의원을 나가려고 하냐"고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일도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국밥집 앞에서 건넨 쇼핑백 3천만원

 

첫 돈은 지난 2022년 12월에 오갔다. 이종사촌 업체가 3억~4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김씨는 계약액의 10%쯤인 3천만원을 받아 들었다. 정 시장에게 전화하자 다음 날 검산동사무소 뒤 콩나물국밥집에서 보자는 답이 왔다.

 

김씨는 식사 뒤 정 시장을 아파트 앞에 내려주며 골프 브랜드 쇼핑백에 담은 현금을 건넸다. 김씨는 정 시장이 "고맙습니다. 이렇게 신세만 져서 어떻게 합니까"라며 받아 갔다고 기억했다. 같은 종류의 쇼핑백은 경찰에 증거로 냈다.

 

두 번째는 지난 2023년 현수막 지정게시대 교체 사업이다. 이종사촌 업체는 그해 7월 9억3600여만원짜리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번에는 시청 실세로 알려진 강모 국장이 나섰다. 김씨의 중학교 동창인 그는 시장에게 이미 얘기해 뒀으니 자기에게 달라고 했다. 김씨는 3900만원을 먼저, 1400만원을 나중에 건넸다.

 

8월 29일 홈플러스 김제점 옆 차 안에서 찍은 돈 봉투 사진도 있다. 사진 파일에는 날짜와 위치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다. 강 국장은 사무실 경비 등 돈 들어갈 데가 많다며 돈을 요구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돈 얘기 나오면 평생 일 못 준다"

 

김씨가 공개한 녹취에는 이 돈을 둘러싼 대화가 담겼다. 김씨는 5300만원을 정확히 전달했다며 배달 사고를 의심했다. 정 시장은 돈 얘기를 하지 말라고 막았다. 정 시장은 돈이 오갔다는 말이 밖으로 나오면 평생 일을 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내가 알면 돼"라고 했다. 부하 직원이 거액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도 감사를 지시하지 않은 것이다.

 

강 국장과 나눈 대화도 녹음돼 있다. 둘은 5300만원과 3천만원을 차례로 언급했다. 통상 계약액의 7~8%를 주는데 처음에는 10%를 줬다는 말도 오갔다. 김씨는 마진이 큰 품목일수록 건네는 비율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성형외과에 맡겨 둔 2천만원

 

뇌물은 현금 봉투로만 오가지 않았다. 지난 2023년 초 술자리에서 사업가 김모씨가 정 시장 이마의 패인 자국을 보고 성형 시술을 권했다. 김씨가 전주의 한 피부과를 알아봤고, 정 시장 부부와 함께 가서 견적을 받았다. 세 사람 몫을 합쳐 2천만원이었다. 정 시장 몫만 930만원이었다.

 

며칠 뒤 사업가 김씨가 검은 비닐봉지에 현금 2천만원을 담아 건넸다. 김씨는 그 돈을 피부과에 맡겼다. 정 시장은 보톡스 등으로 230만원을 썼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정 시장 부인과 처제가 정 시장 몫에서 63만원을 썼다. 김씨가 병원 접수대 화면을 촬영한 사진에는 정 시장 이름 옆에 잔액 637만원이 찍혀 있다. 병원 직원과 나눈 대화 녹음에서도 같은 숫자가 확인된다.

 

사업가 김씨는 정 시장과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다. 김제시는 김씨 땅으로 이어지는 순동 일대 80m 구간 도로를 확포장해 줬다. 주변 큰길은 3년째 공사 중인데 이 구간만 먼저 길이 났다. 김씨는 그 땅에 폐건전지 관련 공장을 세우려고 인허가를 밟다가 지난해 언론 보도 뒤 반려됐다. 지난 2023년 12월 말에는 세 가족 17명가량이 2박3일 제주 여행을 함께 갔다. 풀빌라와 16인승 승합차 비용을 사업가 김씨가 냈다고 김씨는 말했다.

 

대질신문서 "밥 먹는 사이 아니다"

 

경찰 대질신문에서 정 시장은 김씨와 밥도 같이 먹지 않는 사이라고 했다. 김씨가 피부과 기록과 제주 여행 사진을 낸 것은 이 말을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여행 당시 식당 사진에는 정 시장 부부와 김씨, 사업가 김씨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있다. 김씨는 이날 식비 170만2000원 중 100만원을 현금으로, 나머지를 카드로 냈다. 김씨는 수사관에게서 "김동신씨 말이 100% 다 맞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엇갈렸다. 전북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돈을 받았다는 정 시장을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돈을 건넨 김씨만 올해 초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네 차례 조사를 받았다.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건은 다시 전북경찰청으로 내려간 상태다.

 

현장에서 만난 정 시장은 피부과 시술비에 대해 "안 받았다"고 했다. 칼은 대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제 증빙을 묻자 행사 중이라며 자리를 피했다. 도로 공사는 주민들이 2021년부터 민원을 냈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심판원 제보에도 재선

 

김씨는 올해 3월 24일 민주당 윤리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뇌물 수수, 피부과 시술비 대납, 제주 여행 경비 대납을 증거와 함께 냈다. 당 통합검증센터에도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돌아온 연락은 한 번도 없었다. 경선에서 정 시장이 받은 감점은 과거 폭력 전과에 따른 20%뿐이었다.

 

김씨는 당시 전북도당위원장이던 이원택 의원을 전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뇌물 사건을 직접 설명했다. 이 의원은 듣기만 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후임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아직 수사 중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공천 심사를 앞둔 2월 16일 정 시장은 정청래 대표, 이원택 의원과 김제 금산사를 찾았다. 그 사진은 정 시장 SNS에 올라왔다. 그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노모는 그에게 밤길을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어버이날 딸들이 선물한 것은 집 앞 CCTV였다. 1년 2개월째 조사만 받고 있는 그는 "단 하나라도 거짓말이 있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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