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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손배소 승소 배상금 후속 조치에 “한일 갈등 불씨”될까 우려한 신문은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11.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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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엇갈렸던 판결 통일돼 배상 촉구 토대 마련’

일본군 위반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24일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1면에 다루며 판결 근거가 된 국제관습법 관행에 주목했다. 다수 다수 국가 판결을 볼 때 일본이 당시 국내에서 저지를 불법행위에 대해선 국가면제를 부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일부 보수신문은 이를 ‘한일 갈등의 불씨’로 규정하는 보도를 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33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 이용수씨, 고 곽예남·김복동씨 유족 등 총 16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 법원의 각하 판단을 취소하고 청구 금액 전부를 인정했다. 이용수씨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은 2016년 12월 “1인당 2억원을 배상하라”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4일 세계일보

▲24일 경향신문

▲24일 아침신문

1·2심 판단을 가른 건 ‘국가면제’ 법리 인정 여부였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재판부는 “(최근) 국제관습법에 따르면 일본의 행위는 한국 영토에서 한국 국민에 대해 자행된 불법행위로 일본의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한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인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유엔·유럽 국가면제협약 및 미국·영국·일본 국내법, 브라질 최고재판소·우크라이나 대법원 판결 등을 제시했다.

국민일보는 “국가면제 규정은 주권 국가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국제법상 원칙이다. 1심은 이에 따라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며 “2심은 ‘국가 영토 내에서 그 나라 국민에게 발생한 다른 나라의 불법행위에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국제관습법이 존재한다’며 판결을 뒤집었다”고 했다.

▲24일 세계일보

▲24일 한국일보

▲24일 한겨레

세계일보는 “재판부는 ‘절대적 면제’가 적용되던 과거와 달리 행위에 따라 예외를 허용하는 ‘제한적 면제’로 법리가 변경돼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법정지국 영토 내 인신상 사망이나 상해를 야기하는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미국·영국·일본 등 다수 국가의 입법 및 판결에 담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과 달리) 일본군이 당시 국내에서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해선 국가면제가 부정돼야 한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1심 재판부의 각하는 같은 해 1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배상책임을 인정한 다른 재판의 판결과 엇갈린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날 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이 모두 승소로 종결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매일 수십 명의 일본 군인들로부터 원치 않는 성행위를 강요당해 무수한 상해를 입거나 임신·죽음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으며, 종전 이후에도 정상적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제국 공무원들은 일본의 옛 형법에서 금지하는 ‘국외 이송 목적 약취·유인·매매’ 행위를 했는데,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조장하거나 방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경향신문

이용수 활동가는 항소심 선고가 끝난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와 민변, 많은 분이 함께해준 덕에 오늘 (판결이) 있었다”면서 “제 소원은 피해자들이 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을 때, 피해자가 눈을 감기 전에,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판결에 따라 법적 배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엇갈렸던 판결이 통일됐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 사과와 책임 있는 배상을 촉구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신문들은 일제히 판결 현장에서 이용수 활동가 등 피해자들과 유족이 감격을 표하는 법정 분위기를 전달했다.

▲24일 한겨레

▲24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판사가 승소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5)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났다. 두 손을 모으고 재판장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렸다”며 “2016년 말 처음 소송을 제기할 때 함께한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11명이었지만 이제는 이 할머니 한 명만 남았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법정에선 '헉' 하는 반응과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며 “이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에서 피해 사실을 처음 알리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든 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한국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 오카노 마사타카 사무차관은 윤덕민 주일대사를 초치해 “극히 유감”이며 “일본 정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일본 외무성은 23일 저녁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명의로 “극히 유감”이라는 담화를 냈다. 외무성은 담화문에서 “이 판결은 2021년 1월8일 (1차) 판결과 같이 국제법 및 일·한 양국 간의 합의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세계일보는 “판결이 확정돼도 일본의 무대응으로 실제 일본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과거가 관련 재판에 대해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은 채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징용 피해자를 포함한 일련의 역사 문제가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 등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이에 배치되는 한국 법원의 판단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번 소송에 대한 참여도 일절 거부해왔다”고 했다.

▲24일 세계일보

한국일보는 “다만 판결과 별도로 실제 배상금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2021년 1월 '배춘희 할머니(별세) 등 위안부 피해자 11명에게 1명당 1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받고도 지금껏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은 배상금을 받기 위한 강제집행 절차에 돌입했지만 일본 정부는 관련 서류를 송달받지 않는 등 전혀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자산 압류를 통한 배상 강제도 어렵다. 한국일보는 “국내에 있는 일본 정부의 외교공관 등은 외교관계 관련 국제법인 비엔나 협약에 따라 매각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법원은 유사 소송에서 ‘재판에 이겼어도 일본 상대 강제집행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취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2021년 1월 이옥선 활동가 등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를 확정 받았지만, 재판장이 바뀐 후 그해 3월 강제집행 절차에서는 법원이 국가면제를 인정하면서 ‘소송비용을 일본으로부터 받아낼 수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승소한 원고들은 반환청구권 압류 대신 일본 정부에 직접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을 이끈 권태윤 변호사는 “오늘 판결 전까지는 승소·각하로 판결이 엇갈려 진상규명 운동을 하거나 일본 정부에 배상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제는 장애가 해소됐고, 법원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확인됐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직접 사과와 책임 있는 배상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1면 촌평에서 이번 판결을 가리켜 ‘한일 갈등의 불씨’로 규정했다. “‘없다’에서 ‘있다’로 바뀐 항소심 판결. 한일 관계에 새 갈등의 불씨 남겨”라고 했다. 기사에선 배상을 위한 후속 조치가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법조인들 인터뷰를 익명으로 인용보도했다.

▲24일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한 법조인은 ‘일본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국내에 있는 일본 정부 자산을 압류해 매각한 뒤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고 했다. “한 국제법 전문가는 ‘사법부 판단 범위를 넘어선 판결’이라며 ‘국가 간 조약으로 해결할 문제에 사법적 판단을 하는 게 국제법적으로 정당한지가 의문’이라고 했다”고 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관련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위안부’ 소송에서도 일관된 사법부 견해가 확립된 셈”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대일 저자세 외교 속에 사법부 판단마저 왜곡하며 ‘과거사 덮기’에 급급하다.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제3자 변제라는 양보안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판결 취지에 맞게 역사적 정의 실현과 국민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전향적 판결을 환영한다”며 “시대적 흐름은 개인의 재판청구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제 과거 불법 행위의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법적 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에 통일부 “아직은 파기 아냐, 무효화”

북한이 23일 남한의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에 맞서 9·19 남북 군사합의 완전 무효화를 선언했다. 군사분계선 일대 모든 군사조치를 회복한다며 무력과 군사장비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침신문은 우발적 군사 충돌을 우려하며 위기관리를 주문한 신문과 즉각 대응 태세 강화를 강조한 신문으로 나뉘었다.

북한 국방성은 이날 성명에서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군대는 9·19 북남군사분야합의서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남군사분야합의에 따라 중지하였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라 밝혔다. 국방성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했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구체적 방법까지 밝혔다. 북한은 국방성 성명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도 게재했다.

경향신문은 “북한은 남한을 또다시 ‘대한민국’으로 호칭하며 불신을 드러냈다”며 “국방성은 ‘상대에 대한 초보적 신의도, 내외에 공언한 확약도 서슴없이 내던지는 대한민국 것들과의 그 어떤 합의도 인정할 수 없으며 상종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다시금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24일 동아일보

▲24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군사분계선 주변 육해공에서 충돌을 막는 완충구역을 두는 내용의 9·19 군사합의(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계기에 체결)를 전면 무력화하고, 그 일대에 5년 전보다 더 강력한 군사적 조처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성공했다며 다음달부터 정찰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22일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 정지로 맞대응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4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로 그해 9월 체결됐다. 지상과 해상, 공중 모든 공간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금지하고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한국 정부는 ‘북 도발 시 강력한 응징’ 방침을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빌미로 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장관은 “이미 전개된 미국 항모강습단 전력을 활용해 한-미 연합훈련 시행 등 동맹의 대응 능력을 현시하겠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에 23일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휴전선 최전방 지역의 K-9 자주포 등의 화력 대기태세를 격상하며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며 “군사분계선에서 북한의 자주포, 고사포 사격 가능성 등 다양한 국지 도발 시나리오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이 분야별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해당 합의 효력을 정리해 맞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했다.

▲24일 조선일보

신문들에 따르면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그동안 중단해온 군사훈련을 재개하며 무력시위에 나서고, 9.19 군사합의 이전처럼 비무장지대에 경계진지를 다시 설치할 수 있다. 한국 정부 또한 충돌이 찾았던 연평도와 백령도 해상 사격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

한국일보는 이를 두고 “남북이 지난 이틀간 서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며 기싸움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북한의 엄포는 예상된 수순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고가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접경지역에서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24일 한국일보

경향신문은 “우발적 충돌에 따른 확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실질적인 긴장 완화 방안은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남북 당국이 긴장 완화를 모색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남한은 북한에 대화를 촉구해왔지만 ‘힘에 의한 평화’ 기조 아래 북한을 압도·억제하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9·19 군사합의를 벼랑으로 내몬 주체가 누구냐를 두고 남과 북은 날 선 ‘말의 전쟁’을 벌였다”고 했다. 통일부는 “‘대한민국’ 것들의 고의적이고 도발적인 책동으로 하여 9·19 북남군사분야합의서는 이미 사문화돼 빈 껍데기로 된 지 오래”라는 북한 국방성 성명에 입장문을 내고 “적반하장식 억지 주장”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다만 통일부는 합의 파기에 동의한 적이 없기에 ‘파기’가 아닌 ‘사실상 무효화 선언’이라고 전했다.

▲24일 한겨레

한겨레는 “남북의 군사적 대응 태세는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완충구역이 사라진 가운데 접경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남북의 우발적 충돌”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군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정찰 활동을 복원하도록 9·19 합의 일부 사항을 일시 효력 정지하자, 이를 비난하며 하루 만에 전면 파기 선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일부 효력정지한 것을 두고 “북한의 지속적인 합의 위반에 대한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미국 정부가 한국에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유지할 것을 비공개로 요구해왔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분석가로 일한 브루스 클링너를 인터뷰한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그가 “9·19 남북군사합의는 위험 감소와 상호 신뢰 구축이라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좋은 합의”라면서도 “이후 추가 조치가 지연되면서 연합 감시 및 군사 훈련만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줄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미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에 9·19 남북군사합의를 유지하라고 비공개로 촉구해왔다”고 전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북 9·19 합의 ‘무효화’, 강대강 멈추고 위기관리 나서야>에서 “북한이 그동안 합의를 거듭 위반해왔고 전술핵 개발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남북이 9·19 합의라는 안전판도 없애버린 채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서로 강경책을 쏟아내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미 접경 지대의 주민들은 국지적 도발 가능성에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전쟁을 막는 유엔의 기능이 무력화되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2개의 전선’이 펼쳐진 상황에서, 만에 하나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면 한반도 안보 정세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며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도 최근 정상회담에서 군사 대화를 복원했다. 남북도 책임질 수 없는 비극을 막기 위해, 군사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24일 한겨레

한국일보는 “북한이 오히려 합의가 깨지는 걸 막기 위해 인내해 온 남한에 충돌과 파기 책임을 떠넘기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면서도 “남북 모두 선을 넘는 맞대응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존폐 기로에 섰지만 9·19 합의 이후 남북 충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측면이 없잖다”고 했다.

▲24일 한국일보

동아일보는 “한미동맹의 핵 억제력이 작동하고 있고 재래식 전력에선 우리가 훨씬 뛰어난 만큼 함부로 도발을 감행하긴 어렵다”며 “우리 군은 단호하고 결연한 대응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다만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높은 만큼 즉응 태세를 갖추는 한편으로 자칫 확전되지 않도록 절제하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균형 잡힌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y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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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여론조작 실사판’ 이재명 조폭연루설의 전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달 초 법원은 폭력조직 ‘국제마피아’ 행동대원 박철민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거액의 돈다발을 전달했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인정해 박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일이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 박 씨는 진실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일 근거가 없는 것은 물론, 박 씨가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고도 이를 악의적으로 유포해 이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가 박 씨의 행위로 인해 대선 과정에서 여론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판시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데 극도로 중요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돈다발 사진과 같은 자극적인 수단을 이용해 전파 가능성이 매우 큰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뇌물을 수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유권자 표심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항일뿐더러 그와 같은 사실의 공표 적시로 이재명이 자칫 형사 처벌 위험에 놓일 수 있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이 대표는 수년간 이른바 ‘조폭 연루설’ 족쇄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판결은 그 족쇄를 일부 벗겨줬다. 이 대표를 끈질기게 괴롭혀온 조폭연루설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사법 절차, 거짓 확인 등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이 대표로선 이골이 날만도 하다.

이 대표를 둘러싼 조폭 연루설의 출발은 은수미 전 성남시장과 관련된 의혹에서 발단이 됐다. 2018년 4월 지방선거에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은 전 시장은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출신이자 무역회사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준석 씨로부터 운전기사 급여를 대납받았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와 관련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2020년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었다.
이 의혹은 갑자기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의혹으로 확산됐다. 당시 허성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수석부대변인의 논평이 발단이었다. 허 수석부대변인은 “은수미 후보가 조폭 출신 사업가 이모 씨 측으로부터 1년 동안 운전기사와 차량을 무상으로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전 성남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역시 이 씨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SNS를 통해 감사를 표할 정도의 사이라는 것이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이 대표가 2015년 10월 28일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트위터에 ‘성남시-코마트레이드 복지시설 환경개선 업무협약 체결’과 관련한 글을 올리며, “이준석 대표님, 성남 100만 시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썼었다.

해당 게시물 외에 이 대표와 조폭 출신 이 씨와의 관련성을 유추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이 대표 측은 당시 해당 의혹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이 씨와 개인적 친분이 없다. 이 씨가 주먹 출신이라는 사실은 알지도 못했고, 알 수도 없다. K사(코마트레이드)는 성남 소재 기업으로 성남시와 다양한 공개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한 것 뿐이다. 지역에 도움을 주는 기업에 감사 표시를 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표의 조폭 연루설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분 ⓒSBS

이 대표 측의 반박을 뒤집을 만한 내용이 더이상 나오지 않음에 따라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SBS 탐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같은 해 7월 이 대표의 조폭 연루설을 방송에 내보내면서 의혹은 전국민적으로 확산됐다.

방송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 성남지역에서 활동한 폭력 조직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2명을 변호했고, 해당 조직 출신 이준석 씨가 설립한 업체를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다.

방송 제목은 ‘조폭과 권력-파타야 살인사건, 그후 1년’이었다. 국제마피아파가 연루된 파타야 살인사건 내용에 상당 비중을 할애하고,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서술하는 부분은 비교적 취약했다. 제작진이 과거 내보냈던 방영분 인터뷰 화면을 짜깁기해서 화면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년 전 다른 사건을 다룬 방송에서 나온 제보자 인터뷰 화면과 동일한 화면을 이 대표 의혹 방송에 그대로 사용했다는 의혹이었다. ‘그알’ 측은 “제보자 신변 보호 차원이었다”고 석연찮은 해명을 내놓았다.

이 대표 측은 살인사건 연루 조직원을 변호한 데 대해 “조폭이 아닌데 억울하게 구속됐다며 무죄 변론을 요청해 김모 변호사와 사무장이 상담해 300만원 씩을 받고 수임했다. 20년 간 수천 건 수임 사건 중 하나일 뿐인데 소액인 점을 무시하고 오로지 ‘인권변호사가 조폭 사건을 수임했다’는 점만 부각했다”고 반박했다.

‘그알’ 화면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왜곡에 이어 화면조작까지, 이 정도면 프로그램 폐지, 방송사 공개사과 해야죠”라고 말했다.

'그알' 방송은 황정민, 정우성 주연의 ‘아수라’(2016년 개봉) 내용과 겹쳐 겉잡을 수 없는 음모론으로 확산됐다.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이 영화 설정과 유사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가상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한 범죄물인데 극중 안남시장(황정민)은 권력 유지를 위해 폭력 조직과 결탁하고, 경찰 등 지방 권력기관을 장악하면서 비호를 받는 인물로 그려졌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일련의 음모론에 “거대 기득권 세력과 반이재명 세력이 결탁해 만든 합작품”이라고 비판했다.

‘그알’이 제기한 조폭 연루설과 연관된 사안은 박근혜 정부 때 경찰이 내사했다가 혐의점이 없어서 내사 단계에서 종료된 것이었다. 또한 ‘그알’ 방송 이후 이 대표와 코마트레이드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한 고발이 난무했으나, 정작 수사 단계에서는 제대로 다뤄지지 못할 정도로 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 결국 경기도지사 당선 이후 각종 고발 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결과 조폭 연루설과 관련된 사안은 기소 단계에서 배제됐다.

그러다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또다시 이 대표의 조폭 연루설이 불거졌는데, 그게 바로 최근 국제마피아 조직 박철민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에 관한 것이었다.

박 씨는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지난 2021년 10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에게 이 대표와의 유착 관계가 있다는 취지의 제보를 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이 제보를 토대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박 씨로부터 전달받은 현금이라며, 5천만 원 현금 뭉치 사진을 공개했다.

또한 김 의원은 박 씨가 썼다는 사실확인서와 진술서를 공개했는데, 여기엔 “이재명 지사가 2007년 이전부터 국제마피아파 원로 선배분들과 변호사 시절부터 유착관계가 있었다. 국제마피아파 측근들에게 용역 등 시에서 나오는 사업 특혜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불법사이트 자금을 이 지사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20억 원 가까이 지원했고, 현금으로 돈을 맞춰줄 때도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 씨의 진술을 토대로 나온 김 의원 주장은 곧바로 허위로 판명됐다. 김 의원이 공개한 돈다발 사진은 박 씨가 2018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업 목적의 홍보성 게시물에 쓰여진 사진과 같은 사진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 씨는 해당 게시물에 “1년 전 정장 한 벌 사서 한 분 한 분 뵙고 조언 얻어 광고회사 창업. 렌트카 동업. 라운지bar 창업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제는 이래저래 업체에서 월 2000만원의 고정수익을 창출할수 있게 되었다. 자리잡을수 있게 도와주신 멘토분 들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김용판 의원이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사진(좌)과 박OO가 2018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우).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는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야당 의원이) 노력은 많이 한 것 같다”며 헛웃음을 쳤다.

결국 법정에서 박 씨의 진술은 허위로 판명됐다. 박 씨와 김 의원을 중간에서 연결해준 장영하 변호사도 고발돼 경찰 수사 단계에서 체포까지 됐으나, 검찰은 장 변호사가 허위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장 변호사에 대해서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도 반려했다. 그러나 법원은 작년 9월 고발인 측인 민주당 측 재정 신청을 받아들여 검찰에 정식 재판 청구를 명령했다. 이 대표 조폭 연루설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어가는 과정이다. 

이 대표 조폭 연루설과 관련한 사법부의 판단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제기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여론조작 목적의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사한 프레임의 사건에 관해 나왔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두 사건은 명확히 다른 점이 있다.

윤 대통령 관련 의혹의 경우 가짜뉴스 여부를 입증하려면 검찰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는데, 이는 검찰만이 틀어쥐고 있는 제한된 정보들이다. 따라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자의적으로 선별한 증거가 활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받기 어렵다.

반면, 위에서 언급한 이재명 대표에 관한 가짜뉴스 사건의 경우 현직 대통령의 측근들이 장악하고 있던 검찰이 핵심 피의자 구속영장을 반려하면서까지 제동을 거는 등, 우여곡절 끝에 사법부 판단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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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좋은 정치인인가? 한국정치의 미래인가?

[정희준의 어퍼컷] 이준석은 왜 정치를 하나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3.11.23. 05:03:51

 

괴력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맞서 신당 창당에 나선 이준석 전 대표(이하 직함 생략) 말이다. 내년 총선 태풍의 눈은 이준석이다. 공직 한 번 해본 적 없고 국회의원 선거에 세 번 떨어졌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당 대표 자리에선 성추문으로 쫓겨난 사람이다. 그럼에도 언론이 연일 이준석의 행보를 쫓으며 그의 말을 받아쓰기하는 모습을 보면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좋은 정치인'일까? 한국 정치의 미래를 그에게 맡기면 따사로운 봄날처럼 감미로운 정치가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

 

불안과 소외감을 집요하게 파고든 정치인 

 

그러나 그가 이제까지 보여준 정치 행태는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혐오와 배제와 갈라치기의 반복이다. 게다가 기득권 타파와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그도 결국 여의도 원내 입성이 급해진 지금은 자신의 오랜 지역구였던 노원병을 버리고 대구를 기웃거리고 있다.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정치는 한국 정치의 나쁜 것들은 대충 다 담고 있다.

 

이준석은 특히 2030 남성들에게 축적된 불안, 박탈감, 소외감, 분노, 피해의식, 억울함, 콤플렉스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여기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최대한 드높였다. 대선기간 광주에 가서 '언제까지 민주당한테 끌려다닐 거야, 너희는 쇼핑몰도 없잖아' 식의 메시지로 지역민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래를 이야기했던 이제까지의 정치지도자들과는 달리 그는 과거 지향, 네거티브 기반 언술에 특화된 정치인이다. 

 

그는 자신이 나이가 적어서 '싸가지 없다'는 등 태도 관련 비판을 과도하게 받는다고 억울해하는 듯하다. 억울해할 것 없다. 그에게서 공동체 생활의 소양과 자질이 보이지 않는다. 그와 안철수 의원과의 악연은 유명한데 그렇다고 다른 의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한 것도 아니다. 지난 대선기간 당대표였던 그는 점잖기로 유명한 권영세 선대본부장의 경고도, 김태흠 의원이 "제발 자중하시라"는 읍소도 들은 척만 척 자기 고집대로 행동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당 대표를 탄핵하겠다고 나서는 초유의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갈등의 정치인 

 

특히 당대표였음에도 대선기간 두 번의 가출(?)을 감행한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후보 중심의 선대위 체제에 들어갔음에도 당대표 패싱, 자신의 역할에 대한 불만족 등 온갖 시비를 걸며 당무 거부에 나서며 잠적했고 당은 '대표 찾아 삼만리'에 나서야 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때마다 '울산 회동,' '의원총회 포옹'의 형태로 끌어 안았지만 '내가 정치는 선배'라며 곧바로 이어지는 훈수에 "더 이상은 이 자식과 안 되겠다"는 다짐을 새겼다고 한다. 온 우주가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독선이자 오만이다. 

 

그는 당대표 시절 자당 의원들과 100대 1의 싸움도 불사했고 자당의 대선 후보에게는 비단주머니 운운하고 연습문제를 내주며 어린아이 취급을 하기도 했다. '넌 몰라,' '내가 맞아' 하며 초지일관 가르치려 드는 그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고집불통 '꼰대'의 모습이다. 대선기간 온갖 갈등과 분란의 당사자였고 또 캠프가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중에 '양두구육'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윤석열을 위해 선거운동을 한 자신을 자책한다는 모습을 볼 때면 저 정치인의 언행은 정신분석의 대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참을 수 없는 승부욕'에 더해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과시욕이다. 얼마 전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이준석이 던진 영어 훈계(?)가 세간의 화제였다. 많은 이들이 이를 '인종 차별'이라 설명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의 '참을 수 없는 과시욕'이 발동한 것이다. '너 한국말 잘해? 나도 영어 잘해" 그냥 그것이다. '파란 눈 미국인' 앞에서(인요한은 한국인이다) 자신의 영어 실력을 뽐낼 기회를 이준석은 놓칠 리 없다. 당시 발언은 한국어였더라도 먼 길을 찾아온 인요한에겐 충분히 모욕적이었다. 

 

여기에서 이준석의 '말장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그것이 인종 차별도 조롱도 아니라면서 "정치나 외교 영역에 있어서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래서 영어로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했다는 "이준석과 밀실에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발언을 뭔가 대단한 문제인 양 알리바이로 삼았다. 토크콘서트 하는데 무슨 '외교 영역의 정확한 뉘앙스'가 필요한가. 인 위원장의 말이 '이준석과 둘이 조용히 이야기하고 싶다'는 '뉘앙스'인 걸 이준석만 모르나? 

 

그 해프닝은 그냥 이준석의 앞뒤 가리지 못하는 자기 자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십 년 가까이 살며 강의도 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인요한의 한국말이 이준석의 영어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훌륭하다. 뉘앙많은 사람들이 이준석의 남녀 갈라치기, 여성혐오, 장애혐오를 지적한다. 이에 이준석은 자신은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한다. 그러나 그의 여성과 장애 관련 혐오 내지 무시 발언은 곳곳에 있다.

시위하는 장애인에게 방송국 가서 토론하자는 당대표

 

지난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당시 당대표였던 그는 이들의 시위가 '비문명적'이라며 "그게 더 나은 해법인지 아니면 방송사에 가서 토론하는 게 옳은 방식인지" 따지자고 했다. 하버드대의 학식과 당대표의 정보력을 가진 사람이 시위하는 장애인들에게 '방송국 가서 토론하자'는 수준이라면 그건 약자들의 처지나 그들이 왜 이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해력이 빵점이거나 몰상식이다. 정치할 자격이 없다. 

 

많은 이들이 그의 화법에 감탄한다. 나 역시 그렇다. 온갖 수치와 사례로 무장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자기 모순이 많고 특히 극단적인 사례를 내세우며 그 위에 자신의 주장을 살짝 얹는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한다. 미국의 비평가 로렌스 그로스버그는 아무리 황당한 주장이라 할지라도 이를 보강할 증거는 사방에 널려있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몇 개의 파편화된 사례를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하여 페미니스트 진영이 "여자라서 죽었다"며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간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그는 인터넷 기사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볼 법한 극단적 표현들을 내세우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여성문제를 폄하한다. 또 그는 여성계가 "택시기사와 같은 어려운 직군에서는 남녀 성비를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고위직은 할당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문제시한다. 나는 여성계가 실제로 '택시기사 성비는 맞출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준석의 말대로라면 식당 홀서빙 인력도 성비를 살펴야 하나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정부가 정책으로 대응할 문제와 시장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뒤섞어 마구 던진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이준석이 한 인터뷰에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읽고 기겁을 했다고 한 사실이다. "사실상 사람으로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정적인 사례들의 합집합을 모아놓고 '넌 불쌍하지 않니'라고 묻는 것"이라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를 보고 기겁을 했다. 그게 소설 아닌가?

 

문학작품을 가지고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는 평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소설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거나 공감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이다. 참 희한한 정치인이다. 그는 여성의 삶을 살아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해 그랬을 것이라 짐작은 하지만 그렇다고 소설을 읽고 '기겁'을 하나. 

 

그래서 그가 내놓은 여성문제의 해법은 뭘까? 정치의 경우 정당이 개방형 당직을 여는 것이라며 "능력 있는 여성이라면 토론 배틀이나 정책공모전 같은 건설적 경쟁을 통해 바로 정치에 진입"할 수 있다고 한다. 12년 동안 정치 헛 했다. 토론 배틀 나가는 게 여성에게 '건설적 경쟁'인가? 

 

이준석은 '좋은 정치인'인가? 한국정치의 미래인가? 

 

이준석은 그가 비판해온 윤 대통령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인물이다. 두 사람 다 모르는 게 없다. 한 사람은 59분간 혼자 이야기하는 신공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가르치려 드는 것도 모자라 다른 당 공천 전략까지 훈수를 둔다. 정작 우리가 이준석에게서 궁금한 것은, 그가 무엇을 혐오하고 누구를 싫어하는지는 알겠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갈라치기와 배제의 세상? 집권당 대표가 장애인과 방송국에서 TV토론해서 기어이 승부를 가르고야 마는 세상?

 

한국 정치가 워낙 후진적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이준석 같은 청년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지만 저런 정치인과 일생을 걸고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준석의 부상은 한국정치의 낙후성, 그리고 단군 이래 최초로 부모보다 못살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한 가지. 많은 이들이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위해 윤 대통령이 이준석을 결국 끌어안을 가능성을 점친다. 대선 때 이미 두 번 그랬다. 집권 후 내쳤지만 과연 다시 한 번 끌어안을 것인가. 여기에서 쟁점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 된 이준석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총선 끝나면 본격 레임덕의 시작인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동대구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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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공영방송 손아귀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11.22 07:54
  •  
  •  수정 2023.11.22 13:11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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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로 동결

    보유세 감소로 무주택 서민들 복지 축소 우려한 경향신문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윤석열 정부가 지난 21일 내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69%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올려 공시가격을 시세에 준하게 만들려던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아침신문들은 현실화 로드맵의 폐기를 전망했다.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 22일 주요 아침신문 갈무리.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67가지 행정제도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문 정부는 ‘공시가격을 최장 2035년까지 시세 대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현실화율을 매년 상향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공시가격이 시세와 괴리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경향신문은 보유세 세수가 감소하는 만큼 정부의 재정 여력이 줄어 무주택 서민들이 장기적으로 복지 축소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강남 부자 ‘세금 감소’ 웃고…서민들 ‘복지 축소’ 울 수도>에서 “현실화율이 올해와 같은 69%로 고정되면서 집값이 오른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혜택을 보게 됐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공시가 하락은 복지 수혜 대상을 늘리기 때문에 민원이 안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수 감소로 정부의 복지 확대 여력을 줄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기사 <내년 공시가율 69% 동결…정부, 현실화 로드맵까지 지우나>에서 “현행 공시가격의 최대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유형 간 균형성은 기존 계획에 견줘 더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투기적 목적의 부동산 소유를 억제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해온 ‘보유세 강화’ 제도를 모두 무력화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법률 개정을 거치지 않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인하로 과세표준을 낮춰 보유세를 대폭 깎아주는 것도 조세법률주의 원칙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 폭락 시 매우 드물게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핑계로 투기 억제와 세수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축소·폐기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표 모으기를 위한 감세에만 매달리는 것도, 야당이 표를 잃을까 봐 침묵하는 것도 모두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보수언론은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에도 집값이 뛴 수도권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는 오른다며 해당 사실을 강조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실제 신한은행의 모의 계산 결과,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수백만원 늘어나는 사례도 나왔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가 583만원으로 올해 451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과 마포구 아파트의 사례도 덧붙였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 ‘무리한 文정책’ 폐기 수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를 소유한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1078만원에서 내년 1117만원으로 39만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를 가진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452만원에서 내년 579만원으로 약 31%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강남 래대팰 1주택자 보유세, 올해 771만원 → 내년 846만원>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시세 29억5000만 원)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약 846만 원”이라며 “올해(771만 원) 대비 9.7%가량 오르지만 기존 현실화 계획이 적용됐던 2022년(1372만 원)과 비교하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북한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

    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했다. 북한은 국제기구에 22일 0시 이후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식 통보했지만 1시간여 일찍인 21일 오후 10시43분 발사 버튼을 눌렀다. 정부는 긴급 NSC 상임위원회에서 9·19 군사합의 1조 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22일 신문들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부와 군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예고된 발사 기간 동안 철저한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그렇다고 당장 군사합의 파기처럼 불필요한 대응을 함으로써,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정부의 위협 평가와 대응 사이에 비약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는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군은 1·2차 발사 때 수거한 잔해물 분석 등을 통해 북한의 정찰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며 “정부가 1·2차 발사 때에는 군사합의 파기를 강하게 걸지 않다가 이번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은 결국 총선 국면에 북한의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보수층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어제 경고한 취지대로 9·19 군사합의의 즉각적인 효력 정지를 선언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9·19 합의 사항인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효력부터 바로 정지하고 대북 정찰·감시 활동에 나서야 한다. 9·19 합의 때문에 그동안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도서에 배치한 K9 자주포 등 주요 화기를 화물선·바지선에 싣고 경북 포항까지 왕복 1200㎞의 원정을 떠나 훈련해야 했던 비정상 상황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기사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에선 “북한은 그간 남북 간의 각종 합의를 판판이 깨면서도 9·19 합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9·19 합의가 그만큼 북한에 군사적인 이점이 컸다는 방증”이라며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9·19 합의를 통해 누리고 있는 군사적 이점을 포기하더라도 숙원사업 중 하나인 군사정찰위성을 보유해 핵 능력 완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고 했다.

    아울러 “연말 결산 기간을 앞두고 내세울만한 성과가 절실한 김 위원장 입장에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골몰해온 핵·미사일 개발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내부 결속까지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북한 김정은은 최근 대남 핵 선제 타격 방침을 헌법에 못 박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체결한 9·19 합의를 우리 군만 지키는 것은 방위 태세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실제로 우리 군은 이 합의에 따라 지난 5년간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비궁 등 주요 화기를 현장에서 사격 훈련조차 할 수 없었다”며 “2010년 천안함 폭침 때와 같은 북한의 해상 도발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한 우리 해군의 해상 기동 훈련도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방문진과 MBC측은 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 해임의 시도라고 비판하며 권익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룬 한겨레는 “경찰 수사를 빌미로 야권 이사들을 해임하겠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며 “기어이 양대 공영방송을 자기 손아귀에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해당 소식을 기사 한 꼭지로 다루고 “권 이사장과 김기중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 처분이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자 권익위가 수사를 요구하며 방문진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권익위는 남영진 전 KBS 이사장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며 지난 8월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권익위의 조사는 보수 성향인 KBS노동조합의 신고로 시작됐다. 한겨레는 “경영진 교체를 원하는 보수 성향 노조와 국가기관이 방송 장악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 서울 상암동 MBC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한겨레는 “여야 3 대 6인 방문진 이사회 구도를 5 대 4로 뒤집은 뒤 문화방송 사장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법원에서 막히자 권익위가 ‘해결사’로 나선 모양새”라며 “‘친윤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뒤 한국방송에선 갑작스러운 시사프로그램 폐지 등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벌써 ‘땡윤 뉴스’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송 독립성이 무참히 훼손된 이명박 정부 시절과 견줘도 도가 지나치다. 한국방송 한 곳으로는 부족한가”라고 했다.

     

    윤유경 기자602@mediatoday.co.kr

    #아침신문 솎아보기#국민권익위원회#MBC#방문진#북한#군사정찰위성#발사#9·19 군사합의#윤석열#공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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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결정...“대북 정찰·감시 즉각 재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11/23 09:57
  • 수정일
    2023/11/23 09:5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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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정부는 22일 군사분계선 상공에서의 쌍방 정찰·감시 활동을 제한한 9.19 군사합의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북한이 이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한 데 대한 대응 조치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임시 국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의 일부를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의결안을 보고받고 곧바로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이에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정부는 9.19 군사합의 제1조 제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고, 과거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활동을 복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9.19 군사합의 제1조 제3항은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민간 여객기 및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기종들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조항이다.

한 총리는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 위반이자,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직접적 도발”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의 일부를 정지하고자 한다”며 “과거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 활동이 즉각 재개돼 대북 위협 표적 식별 능력과 대응 태세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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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건 책임자' 투스타가 대학 연수? 속 터지는 사정

  • [김형남의 갑을,병정] 거꾸로 늘어나는 장성 편제, 병력 감축에 맞춰 계속 감축해야

     

    23.11.23 05:46최종 업데이트 23.11.23 05:46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 고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 7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추모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 연합뉴스

     

    지난 11월 6일 있었던 장군 인사에서 고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책임자로 거론되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정책연수생으로 발령받았다.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원래 해병대 장교가 맡을 수 있는 소장 보직은 부사령관, 1사단장, 2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장 네 개로, 해병대에는 소장이 네 명 뿐이다. 그런데 임 사단장이 느닷없이 정책연수를 감에 따라 소장 자리 하나가 비게 되었다. 결국 부사령관은 준장이 대리하게 되었다.

     

    당초 임 전 사단장은 전비태세검열실장으로 발령받을 예정이었으나 국방부에 따르면 본인이 고사하고 외곽에서 해병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보직과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세상 어디에서도 고위공무원이 자기가 맡아야 할 보직이 엄연히 존재하는 마당에 공부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보직을 고사하고 연수를 떠났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실제로는 채 상병 사망 책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새 보직을 받게 되면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수사에 집중하기도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임 전 사단장은 국민 세금으로 다달이 장성 월급을 받으면서 서울 모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향후 수사에도 대비할 예정이다.

     

    '별'자리 만드는 꼼수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 사진공동취재단

     

    장성급 지휘관의 인력 운영이 국방부 맘대로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2024년도 국방부 소관 예산안 검토보고'중 장교 인건비 예산과 관련한 문제 지적에 따르면 국방부 국방정책실은 산하에 '한미동맹70주년회담준비TF', '전시작전권전환TF', '전략사령부창설지원TF'를 두고 있다. 해당 TF들은 국방부 직제에 반영되지 않는 임시 조직이다. <국방조직 및 정원 관리 훈령>에 따르면 임시 조직은 담당 사업을 소관하는 부서가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세 TF는 사실상 '상설기구'처럼 운영되고 있다. 한미동맹TF와 전시작전권TF는 2007년부터, 전략사령부TF는 2018년부터 TF 명칭만 시기별 사업에 맞춰 바꿔가며 조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세 TF가 맡은 임무는 원래 국방정책실 상설 조직에서 이미 나누어 맡아 보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미 정식 조직에서 하고 있는 일을 15년 가까이 임시 조직에 중첩해서 맡기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세 TF장은 대대로 모두 육군 준장이 맡고 있다. 그런데 부서 내에서는 이들의 직함을 각 TF장이 아니라 각각 국제정책관, 방위정책관, 정책기획관의 차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종합하면 국방부는 국방정책실에 TF장이라는 껍데기를 씌워 꼼수로 상설 조직의 정식 직제에 없는 차장 자리를 세 개 만들고, 육군 장성 별자리로 운영해 온 것이다.

     

    2013·2018·2019년에 감사원이, 2013·2016년에 행정안전부가, 2021년에 국회가 반복적으로 국방정책실 차장직을 없애거나 정식 편제로 예산안에 넣어 국회의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지적하였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2018년 기준 우리 군의 장군 수는 427명이었다. 육군이 그 중 70% 가까이를 점했다. 2018년 정부는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군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병력을 60만 명 수준에서 50만 명으로 감축하면서 장성 수를 100여 명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육군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 반발에 밀린 정부는 감축 규모를 76명 수준으로 줄였다. 우여곡절 끝에 장성 수는 2022년에 이르러 목표치인 360명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는 인건비가 책정된 예산안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실제 장성 수는 370명이었다. 10명이나 되는 장성 보직을 비편제로 운영한 것이다. 그러더니 정권이 바뀐 뒤인 2023년에는 아예 장성 편제를 370명으로 늘려서 비편제 장성 10명을 정식으로 편제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근 20년 사이 장성 수가 늘어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장군이 많으면 나라가 지켜지나

     

    우스갯소리로 우리 군의 장성들을 휴전선에 일렬로 세우면 1km에 한 명씩 배치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50만 병력을 장군 수 370명으로 나누면 1351명이다. 장군마다 계급과 맡은 일이 다르고 모두 야전 지휘관은 아니니 이런 계산이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병력 대비 장군 수가 많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군의 상부 구조 개편은 쉽지 않아 보인다. 병력은 줄어들고, 부대 수도 줄어드는데 아무도 지휘관 수는 줄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책 부서에 이런저런 장군 자리를 만들고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임무를 쪼개서 새 사령부를 창설하고 장군 보직을 늘리는 식이다.

     

    올해 예산안에서도 고위 장교들의 밥그릇 지키기가 천태만상이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던 일들을 뒤엎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지만 장군 수를 도로 늘리고, 감축 계획도 보이지 않고, 수년간 지적된 비편제 장군 보직을 버젓이 운영하는 윤석열 정부의 인력 운영 방침은 납득하기 어렵다. 장군이 많으면 나라가 지켜진단 말인가.

    #장군 #임성근 #해병대 #장성사회
  • 김형남(khn8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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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국방성 성명,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 즉시 회복할 것"

'합의파기 책임' 南 겨냥 '혹독한 대가' 경고...9.19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11.23 08:15
  •  
  •  수정 2023.11.23 08:45
  •  
  •  댓글 0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이유로 9.19군사분야 합의서 일부 효력정지를 발표한 한국정부를 겨냥해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즉시 회복하겠다며 '9.19군사분야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사진은 21일 정찰위성 발사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이유로 9.19군사분야 합의서 일부 효력정지를 발표한 한국정부를 겨냥해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즉시 회복하겠다며 '9.19군사분야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사진은 21일 정찰위성 발사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이유로 9.19군사분야합의서 일부 효력 정지를 발표한 한국정부를 겨냥해 그동안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즉시 회복하겠다고 발표했다.

9.19군사분야합의 전면 파기 선언이다.

북한 국방성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군대는 9.19북남군사분야합의서에 구속되지 않을 것 △북남군사분야합의에 따라 중지하였던 모든 군사적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 △북남사이에 돌이킬수 없는 충돌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전적으로 《대한민국》것들이 책임지게 될 것 등 3개항의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상대에 대한 초보적인 신의도, 내외에 공언한 확약도 서슴없이 내던지는 《대한민국》것들과의 그 어떤 합의도 인정할수 없으며 상종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다시금 내린 결론"이라고 하면서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였던 군사적조치들을 철회하고 군사분계선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장비들을 전진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한 책임은 먼저 합의 파기를 선언한 남측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첨예한 군사적대치상태가 지속되고있으며 사소한 우발적요인에 의해서도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수 있는 가장 위험한 군사분계선지역의 정세는 《대한민국》 정치군사깡패무리들이 범한 돌이킬수 없는 실책으로 하여 오늘날 수습할 수 없는 통제불능에 놓이게 되였다"는 것.

"군사분계선에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채택한 합의서정신에 전면도전하여 각종 군사적도발을 전방위적으로, 립체적으로, 계단식으로 확대해온 주범은 명백히 《대한민국》족속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로 인해 9.19군사합의는 이미 사문화된지 오래지만 이번 북의 정찰위성 발사를 이유로 합의 일부 효력정지를 발표한 것은 "우리 국가(북)에 대한 적대감의 숨김없는 표현이고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협에 대한 불안초조한 심리의 반영"이라고 짚었다.

북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서는 "날로 우려스러워지는 조선반도 주변에서의 적들의 각이한 군사적행동들을 엄밀히 감시하고 그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자위권에 해당한 조치이며 합법적이며 정당한 주권행사"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11월 21일 저녁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하여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영국을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 주관 아래 21일(현지시각)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9.19 군사합의의 제1조 제3항에 대한 효력 정지' 입장을 밝히고 이어 22일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임시 국무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법 제23조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9.19 군사합의 효력 일부 정지'를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북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우리(韓)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ICBM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으며,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고 인식했으나, 북측은 한국이 '북의 종심에 대한 감시능력을 제고하고 유사시 선제타격을 가할 목적'으로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서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성명 (전문)

《대한민국》것들은 북남군사분야합의서를 파기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수 없으며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어야 한다

우리의 정찰위성발사는 날로 우려스러워지는 조선반도주변에서의 적들의 각이한 군사적행동들을 엄밀히 감시하고 그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자위권에 해당한 조치이며 합법적이며 정당한 주권행사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군사깡패무리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합법적권리에 대하여 유엔《결의》위반,《불법행위》라고 선창해대면서 극단한 대결광기를 부리고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와 《국무회의》를 련이어 벌려놓은 역도들은 명분도 서지 않는 비론리적인 억지로 우리의 정찰위성발사를 북남군사분야합의서의 《위반》이라고 고아대면서 구실이 없어 기다린듯 꺼리낌없이 합의서의 일부 조항효력정지를 발표해치웠다.

군사분계선에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채택한 합의서정신에 전면도전하여 각종 군사적도발을 전방위적으로,립체적으로,계단식으로 확대해온 주범은 명백히 《대한민국》족속들이다.

《대한민국》것들의 고의적이고 도발적인 책동으로 하여 9.19북남군사분야합의서는 이미 사문화되여 빈껍데기로 된지 오래다.

적들이 우리의 이번 정찰위성발사를 놓고 난데없이 군사분야합의서의 조항따위를 흔들어보는 망동을 부린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감의 숨김없는 표현이고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협에 대한 불안초조한 심리의 반영이다.

《대한민국》것들은 현정세를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몰아간 저들의 무책임하고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어야 한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은 벌어지고있는 사태에 대처하여 다음과 같은 원칙적립장을 천명한다.

1.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군대는 9.19북남군사분야합의서에 구속되지 않을것이다.

상대에 대한 초보적인 신의도,내외에 공언한 확약도 서슴없이 내던지는 《대한민국》것들과의 그 어떤 합의도 인정할수 없으며 상종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것이 다시금 내린 결론이다.

2. 북남군사분야합의에 따라 중지하였던 모든 군사적조치들을 즉시 회복할것이다.

지상과 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였던 군사적조치들을 철회하고 군사분계선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장비들을 전진배치할것이다.

3. 북남사이에 돌이킬수 없는 충돌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전적으로 《대한민국》것들이 책임지게 될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첨예한 군사적대치상태가 지속되고있으며 사소한 우발적요인에 의해서도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수 있는 가장 위험한 군사분계선지역의 정세는 《대한민국》 정치군사깡패무리들이 범한 돌이킬수 없는 실책으로 하여 오늘날 수습할수 없는 통제불능에 놓이게 되였다.

도를 넘은 적들의 반공화국대결광기로 하여 조성된 군사적긴장상태는 우리가 만사를 제치고 강행하고있는 핵전쟁억제력강화와 무력현대화사업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더욱 뚜렷이 립증해주고있다.

공화국무력은 항상 압도적이며 공세적인 태세를 견지하고 적들의 대결광기를 주시할것이다.

 

주체112(2023)년 11월 23일

평 양
 

(출처-[조선중앙통신]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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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깃발 사용도, 군사분계선 통과도...‘유엔사’의 권한 아니다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3.11.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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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엔사’는 애초에 없었다 ③

    최근 ‘유엔사’ 재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유엔사에 편입시키고, ‘유엔사’를 전투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재활성화의 목표이다. 재활성화가 완성되면 사실상 아시아판 나토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아시아판 나토는 북·중·러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유엔사’의 법적 지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체가 없는 ‘유령사령부’인 셈이다. 따라서 ‘유엔사’ 재활성화는 애당초 성립되지 않는다. 미국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유엔사’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해 왔던 이시우 사진작가가 지난 11월 9일 “한-유엔사 참전국 국방장관회의에 즈음한 토론회 『‘유엔사’ 재활성화와 역학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발표한 글을 요약·재구성하여 세 번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① 맥아더는 ‘유엔사령관’이 아니다

    ②법적 근거 없는 ‘유엔사’ 후방 기지

    ③유엔 깃발 사용도, 군사분계선 통과도..... ‘유엔사’의 권한 아니다

    ▲ 부산 유엔기념공원의 유엔 깃발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 불법이다

    1950년 7월 7일 안보리는 유엔기를 사용할 수 있는 통합사령부의 재량권을 승인한다고 결의했다. ‘유엔사’가 유엔기를 사용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통합사령부’라는 명칭이건, ‘유엔사’라는 명칭이건, 유엔기를 이용하면 그것이 바로 ‘유엔사령부’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93년 12월 남과 북을 동시에 방문했던 유엔사무총장 부트로스 갈리(Boutros B. Ghali)는 “자신은 유엔사에 유엔기를 게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사’의 유엔기 게양을 탈법 행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은 즉각 이에 반박했다. 안보리 결의 84호가 통과되었을 때,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유엔대사에게 유엔 깃발을 보냈고, 이것을 전달받은 미 육군참모총장이 1950년 7월 14일 맥아더에게 이 깃발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가 유엔 깃발을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반박이다.

    그러나 유엔깃발법에 따르면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을 가진 기구는 오직 유엔 사무총장뿐이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 84의 결정 주체는 안보리였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 84에 따른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은 잘못된 결정이었고, 불법이다.

    게다가 안보리 결의 84가 채택될 당시 유엔깃발법에는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 조항 자체가 없었다. 유엔 사무총장은 7월 28일에 가서야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 항목을 추가하여 유엔깃발법을 개정했다. 사후 입법인 것이다.

    1966년부터 유엔총회에서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이 논란이 되어 왔고, 그 결과 1975년 미국은 유엔기 사용의 제한을 포함하여 ”유엔사령부“의 노출을 줄이려는 조처를 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서한을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다. 또한 판문점에 위치한 군사정전위 등 정전협정 이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시설을 제외하고 한국 내 모든 미군기지에서 유엔기가 내려졌다.

    2020년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깃발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했다.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에 관해 ’유엔기 게양으로 유엔과 협력관계가 있다는 것을 암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특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깃발은 여러 곳에 게양되어 있다.

     

    군사분계선 통과 권한, "유엔사"는 갖고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유엔사 패싱’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끊임없이 문제 삼는 것 중에 하나다.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북측과 직접 해결했다는 주장이다. 2019년 북측 어민을 북으로 송환할 때 ‘유엔사’의 반대를 묵살했다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유엔사의 승인’ 자체가 갖는 문제점은 지적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얘기하자면,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통과에 대한 권한이 없다.

    군사분계선 통과의 허가는 정전협정에 명시되어 있듯이, 군사정전위원회의 권한이다. 군사정전위원회는 ‘유엔사’와 ‘중국지원사령부’, ‘조선인민군사령부’의 대표로 구성된다. 그런데 군사정전위는 1994년 해체되었다.

    이와 관련한 ‘유엔사’의 권한은 민사 행정 집행을 위한 인원수를 결정하는 것뿐이다. 정작 민사행정을 감독하는 민사 행정 경찰은 군사정전위가 결정한다. 따라서 북측 어민 송환문제는 ‘유엔사’의 민사 행정 업무가 아니다. 군사정전위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는 남북 당국 간 업무라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2019년 당시 북측 어민을 북송할 때 유엔사의 승인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었다.

     

    정전협정 대안인 9.19 남북 군사합의

    정전협정은 한국이 서명하지 않았고 당연히 비준되지 않았기에 한국법률이 된 적이 없다. 국내법이 아니기에 그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

    남북 사이에 정전협정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것이 9.19 군사합의이다. 이 합의는 두 가지 점에서 획기적 성격을 갖는다.

    첫째, 9.19 군사합의서는 ‘정전협정에 따라’라는 문구가 없다. 1990년 남북기본합의서, 10.4선언은 모두 '정전협정에 따라'라는 문구가 있다. 그러므로 9.19 군사합의 이전 합의들에 대해 ‘유엔사’는 개입할 명분을 갖고 있었다. 9.19 군사합의는 ‘정전협정’에 따른 것이 아니었으므로, 유엔사와 무관한 합의이다. 이런 이유로 9.19 군사합의 직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상의 없이 군사합의를 체결했다며 강경화 외교장관에 항의 전화를 했다.

    둘째, 다른 남북합의서들과 달리 9.19 남북군사합의서는 비준·동의되어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공포됨으로써, 국내 법령으로 발효되었다.

    따라서 유엔사와 9.19 군사합의는 충돌한다. 지금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는 유엔사를 부활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려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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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영방송 손아귀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

  • 기자명 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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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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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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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로 동결

    보유세 감소로 무주택 서민들 복지 축소 우려한 경향신문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윤석열 정부가 지난 21일 내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69%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올려 공시가격을 시세에 준하게 만들려던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아침신문들은 현실화 로드맵의 폐기를 전망했다.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 22일 주요 아침신문 갈무리.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67가지 행정제도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문 정부는 ‘공시가격을 최장 2035년까지 시세 대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현실화율을 매년 상향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공시가격이 시세와 괴리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경향신문은 보유세 세수가 감소하는 만큼 정부의 재정 여력이 줄어 무주택 서민들이 장기적으로 복지 축소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강남 부자 ‘세금 감소’ 웃고…서민들 ‘복지 축소’ 울 수도>에서 “현실화율이 올해와 같은 69%로 고정되면서 집값이 오른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혜택을 보게 됐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공시가 하락은 복지 수혜 대상을 늘리기 때문에 민원이 안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수 감소로 정부의 복지 확대 여력을 줄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기사 <내년 공시가율 69% 동결…정부, 현실화 로드맵까지 지우나>에서 “현행 공시가격의 최대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유형 간 균형성은 기존 계획에 견줘 더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투기적 목적의 부동산 소유를 억제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해온 ‘보유세 강화’ 제도를 모두 무력화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법률 개정을 거치지 않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인하로 과세표준을 낮춰 보유세를 대폭 깎아주는 것도 조세법률주의 원칙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 폭락 시 매우 드물게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핑계로 투기 억제와 세수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축소·폐기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표 모으기를 위한 감세에만 매달리는 것도, 야당이 표를 잃을까 봐 침묵하는 것도 모두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보수언론은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에도 집값이 뛴 수도권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는 오른다며 해당 사실을 강조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실제 신한은행의 모의 계산 결과,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수백만원 늘어나는 사례도 나왔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가 583만원으로 올해 451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과 마포구 아파트의 사례도 덧붙였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 ‘무리한 文정책’ 폐기 수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를 소유한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1078만원에서 내년 1117만원으로 39만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를 가진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452만원에서 내년 579만원으로 약 31%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강남 래대팰 1주택자 보유세, 올해 771만원 → 내년 846만원>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시세 29억5000만 원)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약 846만 원”이라며 “올해(771만 원) 대비 9.7%가량 오르지만 기존 현실화 계획이 적용됐던 2022년(1372만 원)과 비교하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북한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

    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했다. 북한은 국제기구에 22일 0시 이후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식 통보했지만 1시간여 일찍인 21일 오후 10시43분 발사 버튼을 눌렀다. 정부는 긴급 NSC 상임위원회에서 9·19 군사합의 1조 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22일 신문들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부와 군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예고된 발사 기간 동안 철저한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그렇다고 당장 군사합의 파기처럼 불필요한 대응을 함으로써,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정부의 위협 평가와 대응 사이에 비약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는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군은 1·2차 발사 때 수거한 잔해물 분석 등을 통해 북한의 정찰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며 “정부가 1·2차 발사 때에는 군사합의 파기를 강하게 걸지 않다가 이번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은 결국 총선 국면에 북한의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보수층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어제 경고한 취지대로 9·19 군사합의의 즉각적인 효력 정지를 선언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9·19 합의 사항인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효력부터 바로 정지하고 대북 정찰·감시 활동에 나서야 한다. 9·19 합의 때문에 그동안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도서에 배치한 K9 자주포 등 주요 화기를 화물선·바지선에 싣고 경북 포항까지 왕복 1200㎞의 원정을 떠나 훈련해야 했던 비정상 상황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기사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에선 “북한은 그간 남북 간의 각종 합의를 판판이 깨면서도 9·19 합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9·19 합의가 그만큼 북한에 군사적인 이점이 컸다는 방증”이라며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9·19 합의를 통해 누리고 있는 군사적 이점을 포기하더라도 숙원사업 중 하나인 군사정찰위성을 보유해 핵 능력 완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고 했다.

    아울러 “연말 결산 기간을 앞두고 내세울만한 성과가 절실한 김 위원장 입장에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골몰해온 핵·미사일 개발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내부 결속까지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북한 김정은은 최근 대남 핵 선제 타격 방침을 헌법에 못 박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체결한 9·19 합의를 우리 군만 지키는 것은 방위 태세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실제로 우리 군은 이 합의에 따라 지난 5년간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비궁 등 주요 화기를 현장에서 사격 훈련조차 할 수 없었다”며 “2010년 천안함 폭침 때와 같은 북한의 해상 도발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한 우리 해군의 해상 기동 훈련도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방문진과 MBC측은 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 해임의 시도라고 비판하며 권익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룬 한겨레는 “경찰 수사를 빌미로 야권 이사들을 해임하겠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며 “기어이 양대 공영방송을 자기 손아귀에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해당 소식을 기사 한 꼭지로 다루고 “권 이사장과 김기중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 처분이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자 권익위가 수사를 요구하며 방문진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권익위는 남영진 전 KBS 이사장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며 지난 8월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권익위의 조사는 보수 성향인 KBS노동조합의 신고로 시작됐다. 한겨레는 “경영진 교체를 원하는 보수 성향 노조와 국가기관이 방송 장악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여야 3 대 6인 방문진 이사회 구도를 5 대 4로 뒤집은 뒤 문화방송 사장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법원에서 막히자 권익위가 ‘해결사’로 나선 모양새”라며 “‘친윤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뒤 한국방송에선 갑작스러운 시사프로그램 폐지 등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벌써 ‘땡윤 뉴스’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송 독립성이 무참히 훼손된 이명박 정부 시절과 견줘도 도가 지나치다. 한국방송 한 곳으로는 부족한가”라고 했다.

     

    윤유경 기자602@mediatoday.co.kr

    #아침신문 솎아보기#국민권익위원회#MBC#방문진#북한#군사정찰위성#발사#9·19 군사합의#윤석열#공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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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계도기간 뭐하다…정부 ‘일회용품 규제 포기’에 반발 확산

공동 대응 나선 287개 환경단체 “텀블러·장바구니 적응 중인데 웬 찬물”

1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 규탄 전국공동행동 환경단체 회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상징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1.21 ⓒ민중의소리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포기하는 조치에 나서자 곳곳에서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과태료 부과 등의 방식으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대신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일회용품을 줄여가겠다는 방침인데,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환경부의 직무 유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을 비롯한 전국 287개 환경·시민사회단체는 21일 ‘일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 규탄 전국공동행동’ 구성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전국 18개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된 일회용품 규제를 제대로 시행하라”고 촉구하며, 범국민 서명운동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9년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시행했다. 그해 대형매장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이후 2022년 11월 24일부터는 중소형 매장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했고,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규제 대상에 추가하는 등 관련 규제를 확대·강화해 왔다. 다만, 정부는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년간 계도기간을 두며 관련 조치를 어기더라도 법으로 규정한 과태료(300만원)를 부과하지 않았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1년의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11월 24일부터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정책이 전면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그런데 계도기간 종료 2주가량을 앞둔 11월 7일, 정부는 갑작스럽게 ‘과태료 부과’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다며 정책을 번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가 밝힌 이유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 방침에 따르면, 비닐봉투 사용에 대해선 단속을 통한 과태료 부과가 아닌 “대체품 사용 문화 정착”으로 크게 후퇴했다. 종이컵은 일회용품 규제 대상 품목에서 아예 제외됐다. 플라스틱 빨대 역시 계도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시기에 대해선 “국제동향, 대체품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결정”한다며 사실상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임에도 정부가 앞장서 무산시킨 데 대해 분노를 표했다. 여성환경연대 김양희 사무처장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환경부가 직접 여론조사한 결과 97.7%의 시민들이 일회용품 감축이 필요하다고 했고, 87.3% 시민들이 일회용품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9월만 해도 환경부가 전국을 돌며 일회용품 사용 감축에 대한 지역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갑자기 철회라니 무슨 말인가”라며 “정부는 소상공인 부담을 변명으로 얘기하지만, 1년의 계도기간이 있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가 포기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활동처장도 “시민들 누구나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린이들도 학교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배우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실천하고 있다”며 “오히려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려는 시민들의 행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 서식지 보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생명다양성재단 성민규 연구원은 “환경부는 생명과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 아닌 죽이는 길을 선택했다”며 “환경부는 이름만 환경부지 환경파괴부라는 오명은 이미 우스갯소리가 된 지 오래다. 반환경적인 행보를 멈추고 일회용품 규제를 원안대로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청년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연주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도 “우리는 텀블러와 장바구니에 적응해 가고 있었고, 아주 작지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환경부는 왜 후퇴의 길을 고집하는 것인가”라며 “쓰레기를 줄이는 구조를 생각하지 못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부추기는 것은 환경부의 게으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정책 대비했는데 직격탄 맞은 업체들
“수억원 들여 준비했는데 엄청난 피해, 직원도 떠났다”

 
종이빨대 제조업체 대표가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플라스틱 빨대 규제 무기한 연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 힘겨운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23.11.13. ⓒ뉴시스

환경단체만의 반발은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비해 종이 빨대나 다회용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11개 종이 빨대 제조업체들은 ‘종이 빨대 생존 대책 협의회(협의회)’를 구성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의회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 등이 주최한 ‘친환경 제품 생산 소상공인 피해 경청 간담회’에 참석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협의회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협의회 회원사가 정부의 규제 시행 일정에 맞춰 생산한 종이 빨대 재고 물량은 약 1억 4천만개다. 협의회에 속하지 않은 업체들의 재고 물량까지 포함하면 약 2억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환경부 규제가 일정대로 진행됐다면 우리 직원들은 열심히 제품을 생산하며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은 지금 휴직하거나 퇴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환경부 발표 이후 기존에 다회용 컵 등 물품을 납품해 오던 업체들이 발주를 철회하는 실정”이라며 “환경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온 생산업체나 납품업체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의 관계자도 “환경부의 정책을 믿고 종이 빨대 사업을 하기 위해 기계를 20대나 발주를 하고, 수억원을 들여 준비를 해왔는데 이해도 안 되는 정책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반발 여론을 달래고자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우선 일회용품 사용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 대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환경부가 다회용품 사용 우수매장을 지정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정책자금상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등 금융 지원을 연계하는 식이다. 다회용기 보급 지원사업으로 다회용기와 식기세척기 지원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종이 빨대 업체와 같이 정부의 정책 철회로 피해를 보게 된 업체들에 대해서는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경영애로자금’을 지원하는 대책을 제시했다.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주 내에 구체적인 계도기간 종료 시점을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종이 빨대 업체들은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호소문을 통해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경쟁상품이 아니라 대체 상품이다. 대체 상품의 시장은 규제하는 상품의 사용이 금지돼야 비로소 정착된다”며 “견딜 만큼의 저리 대출은 결국 업체의 빚만 늘리는 것이기에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에 원안대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시행하고, 실질적인 보상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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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자의 임금분포는 '최저임금'에 갇혀버렸다

[오민규의 인사이드경제] 통계조작? 원본 데이터 다 까고 제대로 논쟁하자

 

 

 

 

 

가끔 일이 풀리지 않으면 미친 짓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굴려봤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무턱대고 통계청과 고용노동부가 임금, 고용, 일자리 관련해 발표해온 지난 10년치 자료를 닥치는 대로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 문구를 발견했다.

 

"전년 대비 16.4%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위 임금구간에 속한 노동자가 대거 우측으로 이동"

 

눈이 번쩍 뜨였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6월 기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 자료였다. 더 반가운 것은 그래프였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임금구간별 노동자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인데, 지난 10년치 다른 자료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유일한 그래프다. 

 

10년 사이 딱 한 번 등장한 그래프 

 

이 그래프가 왜 하필 그때 등장했을까?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2018년은 지난 10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16.4%)이 있었던 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전년의 변화가 보여주는 것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임금분포곡선 전체가 오른쪽으로 평행이동 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에 붙여놓은 설명처럼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폭이 상당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노동정책 담당자라면 한국 노동자 임금분포의 이러한 변화를 어찌 자랑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인사이드경제>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2019년 이후로는 이 자랑스러운 임금분포곡선을 구경할 수 없게 된 걸까?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면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보여주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된다. 

 

한국 노동자 임금분포곡선 그리기 

 

국회의 도움을 청해보기로 했다. 환노위 윤건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지난 6년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통해 확보된 '임금구간별 상용근로자수 및 비중'을 고용노동부에 요구해 자료를 받았다. 이게 바로 2018년에 노동부가 공개한 그래프,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함께 그려볼 임금분포곡선을 그릴 때 사용할 원본 데이터이다. (아래 표)

 

 

그런데 이걸로 임금분포곡선을 그리려면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자료의 임금구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월 임금총액 200만원까지는 구간의 크기가 10만원이었는데(80~90만원, 90~100만원, ……) 200~300만원까지는 구간의 크기가 20만원, 300~500만원까지는 50만원 등으로 크기가 늘어났다. 

 

그래서 표에 나오는 (a~b) 구간의 노동자 수가 c 일 경우를 만족하는 가장 단순한 함수인 상수함수를 구해 그래프를 그려보기로 했다. 간단히 말해 2017년의 경우 월 200~220만원 구간 노동자 수가 672천 명인데, 이 경우 200~210만원과 210~220만원 구간 모두 336천 명인 것으로 단순화해 그래프를 그린다는 얘기다. 

 

상대적 고임금층은 안정적 정규분포 

 

이런 방식으로 그래프를 그려보면 2018년에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것과 유사한 그림이 나오게 된다. 우선 임금 수준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매우 안정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눈에 들어오게 된다.

 

 

2017~2022년까지 최저임금 인상율은 낮을 때는 1.5% 높을 때는 16.4%로 완전히 널뛰기를 했는데, 상대적 고임금층에서는 이렇다할 큰 변화를 확인하긴 어렵다. 임금분포곡선의 변화를 보면 매우 '정규적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저임금 구간이라 할 수 있는 그래프 왼쪽에서는 곡선이 겹치기도 하고 접점도 생기는 등 변화무쌍한 부분들이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변화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월 급여 270만원까지로 그래프를 Zoom In 해보기로 했다.(아래 그래프)

 

그래프의 왼쪽을 살펴보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된 2018년만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두자릿수 인상이 이뤄진 2019년에도 임금분포곡선이 오른쪽으로 평행이동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율이 1.5~5.0% 사이로 매우 낮게 떨어졌던 2020~2022년의 경우 임금분포곡선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지면서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최저임금 구간에 갇혀버린 저임금 노동자층 

 

왜 저렇게 정신없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을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2018년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이 이뤄졌고 2019년부터 법 시행이 되었고 개악의 효과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 다음 글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오히려 이번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뤄야 할 내용은 따로 있다.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건 소폭 오르건 상대적 고임금층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20~2022년에 벌어진 최저임금 소폭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6년치의 그래프 말고 좀 더 단순화시킨 곡선을 추출해야 한다. 6년 기간의 첫해인 2017년, 그리고 마지막해인 2022년 곡선 2개만 따로 떼고, 각 연도의 법정 최저임금 액수가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를 그래프로 표현해 보았다. (아래 그림) 

 

 

우선 2017년 그래프를 먼저 살펴보자. 임금구간 중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린 곳은 최저임금의 120% 수준이며, 최저임금의 140%~160% 구간에도 상당히 많이 몰려 있다. 그래프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크게 치우침 없이 비교적 표준정규분포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2022년 그래프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린 구간은 압도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저임금층이 대규모로 우측 평행이동을 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였지만, 문제는 2017년까지만 해도 최저임금의 120~140% 사이에 위치했던 노동자들까지도 최저임금 수준에 몰려버린 것이다.

 

원본 데이터 다 까고 논쟁하자 

 

2018년과 2019년에는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전반적인 우측 평행이동을 한 반면, 최저임금이 소폭 올랐던 2020~2022년에는 최저임금보다 약간 상회하던 노동자들의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말았다. 아니, 저임금층과 상대적 고임금층 모두 다 임금이 오르거나 고른 성장을 보였는데 왜 차상위계층(최저임금의 120~140%)만 제자리걸음을 걸었을까? 

 

그건 다음 글에서 <인사이드경제>가 입증할 내용인데, 비밀은 바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있다. 여하튼 저임금층은 우측으로, 차상위층은 제자리에 서다 보니 최저임금 수준에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리며 임금분포곡선은 왼편으로 완전히 치우쳐 최저임금 부분만 우뚝 솟은 그림이 되고 말았다. 

 

자, 이제 논쟁의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나는 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통계적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통계에 사용한 원본 데이터를 모두 공개했다. 즉, 저 데이터에서 내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 잘못 해석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며 누구라도 이 원본 데이터를 활용해 내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사실 통계조작 논란이 벌어지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해당 통계분석의 원본 데이터를 누군가 독점하거나 숨기기 때문에 발생한다. 통계자료 자체가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해당 원본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집권세력은 항상 누군가로부터 비판받고 반박받는 게 싫어서 자신들의 해석이 도전받을지도 모를 '원본 데이터 공개'를 끝까지 거부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집권세력은 원본 데이터 없이 자신들의 해석만을 믿으라고 강요한다. 반대세력이 집권하면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했다'는 점만 핀셋처럼 집어내 통계조작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원본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니 도대체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차라리 이걸 공개해버리면 통계조작 논란 따위는 벌어질 일이 없다. 각자 주장을 펼치고 논쟁을 하는 수준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자료를 활용하고 주장을 펼치고 다른 이의 이론을 반박할 수 있는 평평한 땅을 만들자는 것. 그래서 오늘 <인사이드경제>의 작은 결론은 이거다. 

 

원본 데이터 공개하지 않으면 그 누구의 말도 믿지 마시라!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입니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글을 써 오고 있습니다. 주로 자동차산업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다뤘습니다. 지금은 [인사이드경제]로 정부 통계와 기업 회계자료의 숨은 디테일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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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원조였던 일자리 400개... 내년이면 모두 사라진다

[르포]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예산 전액삭감 현실화... 중증장애인이 말하는 '일해야 하는 이유'

23.11.22 05:50l최종 업데이트 23.11.22 05:50l

글: 복건우(geonwoo20)

사진: 권우성(kws21)

 

17일 오후 마포구 이행성극장에서 중증 발달장애인 다섯 명과 비장애인 조력자 네 명이 ‘민들레 씨앗의 여정’을 표현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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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승연입니다! 이제 공연하니까 잘 보세요!"

 

중증발달장애인 승연이 관객들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이따가 손 내밀면 같이 춤춰주세요!"

 

승연을 돕는 신재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승연은 (손으로 팔을 쓸어내리며) 쓰윽, 쓰윽."

"신재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후우우."

 

지난 17일 오후 캄캄한 서울 마포구의 이행성극장 한가운데 하얀 조명이 켜졌다. 중증발달장애인 다섯 명(승연, 재형, 지용, 승미, 주희)과 비장애인 조력자 네 명(신재, 창현, 소희, 권금)이 공연 시작 전 소리와 몸짓을 체크했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이날은 '배우'가 되어 조력자와 짝을 맞춰 몸을 흔들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공연의 주제는 '민들레 씨앗의 여정'. 모두가 각자의 리듬과 호흡에 맞춰 저마다의 민들레 꽃을 표현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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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은 (박수를 치며) 짝짝짝."

"창현은 (손으로 허벅지를 치며) 팡팡."

 

공연이 시작되자 "짝짝짝"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재형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팡팡" 쳤다. 창현을 부르는 몸짓이었다. 두 사람은 둥글게 둘러앉은 배우들의 손바닥을 치며 무대를 빙글빙글 돌았다. 이날 무대는 객석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재형과 창현은 무대 가운데 의자에 앉아있다가도 객석에 있는 관객들을 무대로 초대해 춤과 공연을 함께 만들어 나갔다.

 

"쓰윽, 쓰윽. 후우우."

 

승연은 양손을 얼굴 쪽으로 오므렸다가 앞으로 쭉 뻗으며 민들레 홀씨를 표현했다. 꽃봉오리에서 씨앗이 떨어지는 듯한 몸짓이었다. 그 모습을 본 신재가 승연에게 손깍지를 끼고 팔 대신 손가락 사이를 "쓰윽, 쓰윽" 문질렀다. 두 사람은 플롯과 젬배 소리에 맞춰 민들레 홀씨처럼 이리저리 모이고 흩어지길 반복했다.

 

낯설지만 필요한 '일자리'가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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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배우를 맡은 발달장애인들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야학 학생들이다. 야학 수업 도중 음악이 나오면 몸을 흔들며 춤추고 노래하다가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승연과 승미는 장애인 거주시설에 살면서 야학에 다닌다. 재형과 지용과 주희는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있는 지원주택(임대주택과 복지서비스를 결합한 주거 형태)에 산다. 거주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다섯 명 모두 노들야학의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 속해 있다. 현재 노들야학 학생 80여 명 중 30명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로 일하고 있다.

 

이름부터 생소하다. '일자리' 앞에 '권리'와 '공공'이 붙었다. 그러나 단어 자체에 힌트가 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장애를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되는 중증장애인들이 1년 계약직으로 일주일에 15~20시간씩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예술', '장애 인식개선', '장애 권익옹호' 세 가지 직무로 설명되지만, 쉽게 말하면 춤추고 노래하고 캠페인·강연을 하며 장애인 권리를 알리는 '노동'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만들었고, 2020년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제도화했다. 이후로 경기도와 전남 등에서도 같은 취지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일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어떻게 일을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국가와 지자체가 인권의 담지자로서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인식 제고 캠페인을 벌일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은 캠페인을 통해 저상버스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공공기관에서 장애인 권리 강연을 하며, 문화예술을 매개로 장애인 '노동권'을 알린다. 얼핏 보면 급진적 상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중증장애인들은 무대에서, 거리에서, 연단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공연 1시간 전 리허설 때 승연에게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의미를 물었다. 승연은 "월급을 통장에 넣어두는 게 좋아서", "열심히 모은 돈으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나와 혼자 살고 싶어서" 일을 한다고 했다. 승연을 조력하는 창현은 '일하는 중증장애인'의 삶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떠올렸다. "중증장애인이 일하고 돈을 벌어 자립하고 스스로 미래 계획을 세워나가는" 모습은 누구나 바라는 삶이자 일상이었다.

 

우리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니

 

'이것도 노동이다!'가 적힌 조끼를 입은 중증 발당장애인 성숙씨가 스케치북 더미에서 자기가 그린 그림을 찾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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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운영 3년째인 올해 들어 적잖은 곡절이 있었다. 지난 6월 중증장애인들에게 첫 번째 '해고 위기'가 들이닥쳤다. 당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불법 시위에 서울시 보조금을 활용한 전장연을 수사 의뢰하고 보조금 환수 및 지급 중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서울시는 7월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권익옹호' 직무를 삭제했다. 집회·시위는 헌법상 권리이자 장애인들에게 그 자체로 권익옹호 활동이 되지만, 서울시는 해당 직무를 일자리에서 끝내 제외시켰다.

 

권익옹호 활동을 하던 중증장애인들은 '문화예술' 혹은 '접근권 모니터링'으로 직무를 변경했다. 그마저도 내년엔 전부 사라질 위기다. 최근 서울시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예산(2023년 기준 58억원, 400개 일자리)을 내년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하면서, 중증장애인 400명은 두 번째 해고 위기를 맞았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 12월 16일임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해고 통보다. 서울시는 사무보조, 보육도우미, 식사도우미 같은 공공일자리 예산을 확대했다고 해명했으나, 중증장애인은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장애 유형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예산이었다.

 

중증 발당장애인 성숙씨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그린 그림을 조력자 민경씨와 함께 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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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만난 중증 발달장애인 성숙은 일주일에 나흘씩 노들야학으로 출퇴근한다. 발달장애인 동료들과 함께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데, 그림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 하루에 5시간씩 주 20시간을 일해서 받는 월급은 약 100만 원. 성숙이 그린 그림은 야학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와 공연에 사용된다.

 

"일하면 마음이 편해요. 일 안 하면 스트레스 받아요. 앞으로도 일하고 싶은데..."

 

성숙이 말끝을 흐리자 그를 조력하는 민경이 물었다.

 

"왜 일하고 싶어요?"

"휴대폰 위약금 남아 있는 것도 갚아야 하고, 떡볶이랑 순대도 사먹어야 하고 또..."

 

성숙은 3년간 일하면서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어느덧 5천만 원을 채웠다. 오빠와 함께 사는 집에서 나와 자립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엔 모아둔 돈으로 강원도 속초와 양양에 여행을 다녀왔다. 내년에 일자리가 사라지면 이런 일상을 누리기 어렵다. "남들과 똑같이 출퇴근하며 돈 버는 것의 의미"(민경)를 그는 잃어버리게 된다.

 

3년 전부터 장애 인식개선 일을 하고 있는 뇌병변장애인 홍기씨.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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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휠체어를 이용하는 뇌병변장애인 홍기씨는 3년 전부터 장애 인식개선 일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인권 교육을 하고, 대학로 식당과 가게의 출입구 문턱을 조사한 내용을 서울시와 종로구에 전달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나흘씩 주 15시간을 일해서 월급 75만 원을 받는다. 이번 서울시의 예산삭감으로 그도 내년부터는 실업자가 될 처지가 됐다.

 

"순천."

 

말하기가 힘든 홍기씨가 손가락으로 책상 위에 단어 하나를 썼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로 일하면서 휴가를 내고 다녀온 전라남도 순천을 생각해냈다. "일하면서는 여행을 많이 갈 수 있었는데, 일자리가 없어지면 피해가 참 많다"는 그가 다시 단어 하나를 적었다.

 

"자립."

 

홍기씨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만 25년을 살다가 탈(脫)시설해 2012년부터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그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그런데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일을 못하게 되면 활동지원 시간에도 변동이 생긴다. 일하는 장애인에게는 활동지원 90시간(서울시 30시간, 보건복지부 60시간)이 주어지는데 그걸 못 받게 되면 한 달에 나흘은 활동지원사 없이 혼자서 밤을 보내야 한다. 얼마 전 신장 수술을 한 홍기씨는 "자는 도중 아프거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 크다.

 

뇌병변장애인 홍기씨.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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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왜 계속 일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두 글자가 돌아왔다. "사람이면 일을 해야지, 다 똑같은 사람이잖아." 30초가 넘게 걸려 간신히 내뱉은 문장을 듣고도 기자는 그에게 일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한 번 더 물었다.

 

"행복."

 

손가락으로 다시 돌아온 대답은 짧지만 강했다. 그는 기자에게 역으로 질문했다. "직장에서 잘리면 당신은 어떻겠어." 하지만 서울시가 예산을 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저 '장애 유형별 특성에 맞게 일자리 참여 기회를 지원하겠다', 이 말만 반복할 뿐이다. 이날 인터뷰 말미 승연도, 성숙도, 홍기도 입을 모아 말했다.

 

"우리는 계속 일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쭉 일하고 싶어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그:#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들장애인야학, #중증장애인,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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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 재정긴축'이 부른 최악 세수결손, 결과는 '피크코리아'

[나원준의 좌회전 경제] 尹 긴축 재정으로 내년 명목 GDP, 성장 경로서 30조 부족

나원준 경북대 교수  |  기사입력 2023.11.21. 05:03:29 최종수정 2023.11.21. 08:04:12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이 꺼져간다. 추세 성장률은 2000년~2006년 기간에 5%였다가 2010년대 들어 3%로 하락했다. 최근에는 약 2%까지 떨어졌다. 다음 세대는 성장이 실질적으로 멈춘 경제를 마주하게 될 수 있다. 물론 성장 자체가 지상 가치는 아니다. 지속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추구하는 규범적 판단이 더욱 중시되어야 옳다. 다만 성장의 문제는 시장경제에서는 일자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늘날과 같은 대전환기에 경제사회의 전환에 수반되는 다양한 사회 갈등을 성장 결실의 재분배로 조정할 수 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끌어올려 '플러스 섬(plus-sum, 누군가의 희생 없이 모두 이득을 누릴 수 있음)'을 창출하는 노력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방향 잃은 한국경제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추세 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노동 인구 감소다. 향후 중장기 경제정책의 핵심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것은 성장을 위해서도 초저출산으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복합적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제 성장 정책은 사회 정책과 만나야 한다. 정부로서는 경제발전의 달라진 상(像)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 정책에는 그와 같은 한국경제의 장기 과제에 대한 제대로 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지난 정부와 정말로 차별화하려면 미래 과제들을 공론의 장에 올려 다시 답을 찾는 숙의의 사회적 과정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노력은 이 정부 들어 찾아보기 어렵다.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향후 노동 인구 감소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효과를 보완하는 정책조합도 그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부자 감세와 재정 긴축의 결과는 피크코리아가 될 것 

 

오늘 세계 각국은 국가의 전략적 역할을 강조하며 능동적으로 재정 확충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첨단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을 시작했다. 유럽 주요국도 '차세대 유럽연합 기금' 등을 활용해 대전환기에 필요한 공공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에너지 보조금이나 교통비 명목으로 가계소득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각국은 소요되는 재정을 부자 증세로 확보하는 중이기도 하다. 미국은 기존 법인세 과세 제도를 정비하고 대기업에 15%의 최저실효세율을 부과한 데 이어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및 '슈퍼리치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코로나19 기간에 초과이윤을 벌어들인 업종을 중심으로 이미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같이 큰 정부와 증세는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대세가 되었다. 기후변화와 사회 양극화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절박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만은 그와 같은 변화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정권의 지지층을 위한 선물 공세로 '정치 감세'인 부자 감세, 재벌 감세를 고집한다. 그러니 사상 최악의 세수 결손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더 나쁜 것은 그 감세가 긴축과 결합된 탓이다. 감세를 밀어붙이면서도 재정건전성 타령을 늘어놓는다. 감세가 재정건전성과 모순된다는 자명한 사실은 이 정권한테 아무 의미도 없다. 이제 힘들더라도 허리띠 졸라매고 재정을 아끼겠다고 한다. 부자에게는 감세를! 서민에게는 긴축을! 이보다 더 노골적으로 부자만을 위하는 포퓰리즘 정권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부자 감세와 재정 긴축으로는 경제도, 민생도, 재정도 모두 쪼그라드는 축소균형의 늪을 벗어나기 어렵다. 잘못된 재정정책은 '피크코리아'(한국경제가 정점을 찍고 추락하고 있다는 진단)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점점 더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 민족에게 남은 얼마 안 되는 기회의 창마저 이렇게 닫히고 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안 될 수 없는 것이다.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책 실기(失期), 그리고 무너지는 지표

 

경제정책에서는 단기적인 경제운영도 중요하다. 그간에 정부의 경기 대응은 어땠나. 코로나19 기간부터 최근까지 정부의 성장 기여도를 비교하면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경제침체를 방어했던 시기는 2020년이었다. 감염 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는 정부 없이는 성장률이 –4.0%였지만 정부 재정지출 덕에 –2.6%로 막아낼 수 있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상반기는 민간부문이 점차 정상 복구되는 과정이었기에 정부의 성장 기여도 하락에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2022년 4분기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년 동기(2021년 4분기) 대비 성장률이 추세를 밑도는 1.4%까지 떨어졌고 계절조정 기준 직전 분기(2022년 3분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 값으로 나왔으니 말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경제가 재침체로 빠져들지 않도록 정부 조치가 나왔어야 했다. 당시 경기 판단이 어렵지도 않았다. 경기종합지수를 보면 선행지수는 순환변동치가 2021년 6월에 정점을 찍은 뒤로 쭉 내리막길을 달려 2022년 하반기에는 1년 넘게 하락하는 중이었다. 동행지수도 순환변동치가 2022년 11월에 급락했고 12월에는 기준치 100을 하회하며 확실한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선제적 대응의 기회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경제상황 인식에 실패했고 경기 방어에 실기했다.

추경은 절대 안 된다는 몽니

 

정부는 적어도 2022년 말에는 정책 전환에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눈앞에서 경제가 가라앉고 있는데도 사실상 손 놓고 있었다. 작년 말 확정된 2023년 지출예산은 2022년 682.4조 원보다 줄어든 638.7조 원에 그쳤다. '살포재정'이라는 근거 없는 신조어로 지난 정부를 헐뜯었을 뿐이고 유일한 돌파구인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은 경제상황이 어떻든 절대 안 된다며 몽니를 부렸을 뿐이다. 그 덕에 경제 지표는 무너져 내렸다. 2023년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요행수만 바라던 상저하고도 공염불에 그쳤다. 부자들, 재벌들 세금 깎아주면 경제가 자동 활성화될 것인 양 우겼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어불성설의 '무당 경제학'이었을 뿐이다. 2022년 4분기 이후의 경기침체는 정책 실패의 영향이 컸던 것이다. 

 

최근 개정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은 한국의 2023년과 2024년은 2022년보다 사정이 나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다시 2024년 예산안을 긴축예산 656.9조 원으로 편성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제전망에서 2024년 명목성장률이 4.2%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총지출 증가율이 2.8%에 그친 2024년 예산안은 재정총량 기준으로 명백히 긴축적이다. 2.8%면 올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이대로는 내년에도 정부가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된다.

 

관건은 재정정책의 기조 전환에 있다 

 

그렇다면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 분명한 사실은 현재와 같은 무리한 긴축재정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다. 관건은 재정정책의 기조 전환에 있다. 내년도 지출예산을 재편성하고 지출 추경으로 재정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 2022년에 우리 경제가 추세선인 '잠재 성장 경로'(양호한 고용 수준이 유지되는 추세적인 성장 궤적) 상에 있었다고 전제하고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가 잠재 성장 경로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을지 시험적으로 계산해보면, 올해는 대략 20조 원 넘게, 그리고 내년에는 대략 30조 원 정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 단 이들 수치는 국회예산정책처의 2023년 및 2024년 성장률과 GDP 디플레이터(GDP 산정 시 적용하는 물가지수) 전망치, 그리고 최근 추세 성장률을 적용한 결과이며 여러 가정에 기초한 일종의 단순 시산이므로 전망치나 가정이 달라지면 결과 값도 달라진다.

 

▲[그림 1] 수요 갭의 시산. 원자료: 한국은행 ECOS, 국회예산정책처. ⓒ나원준

 

시산 결과는, 만약 올해 경기침체 없이 기존 추세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지하려고 했다면, '재정 승수'(재정지출 1원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국내총생산의 크기)를 1로 가정할 때, 20조 원 넘는 추경이 필요했음을 의미한다. 올해 추경을 하지 못한다고 보고 내년에 기존 추세로 복귀하려면, 재정 승수에 대한 동일한 가정 하에서는, 필요한 추경 금액이 약 30조 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30조 원을 꼭 내년 한 해에 모두 추가 지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금액만큼은 부족한 수요가 보충되어야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기존 추세와의 차이를 메울 수 있다는 뜻이다. 재정 승수 값이 크다면 필요한 추경 금액도 줄어들 것이다. 어쨌든 최근 정부 긴축정책의 실패가 초래한 소득 상실이 규모 면에서 결코 작지 않았던 셈이다.

 

지출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 

 

지출을 어떻게 확대할지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물가 압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감안한다면 현 상황에서 추경의 재원은 기존 감세 조치를 되돌리고 증세로 확보하는 방안이 최선이다. 자산 과세를 정상화하고 사회연대 목적세를 법인세와 소득세 상위 구간에 부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수 확보 전까지는 한시적으로 국채의 신축적 활용 가능성도 배제할 이유가 없다. 고금리로 명목이자율은 올랐다고 해도 성장률이 세후국채실질금리(국채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분과 이자소득세 부분을 차감)를 추세적으로 상회해 적자국채의 경제적 이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때문이다([그림 2]).

 

▲[그림 2] 국채 활용 가능성. 원자료: 한국은행 ECOS. ⓒ나원준

 

정부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특히 카르텔로 '찍힌' 연구개발(R&D) 예산, 재생에너지 예산, 의무지출 아닌 복지예산 등이 삭감의 칼날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법정 상한마저 무시한 과도한 국세감면 탓에 지방재정이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기도 했다. 향후 추경에서 지출의 분야별 배분은 지방교부세 회복을 비롯해 본예산에서 확대 편성이 요구되었던 부분부터 증액하는 방식이 순리다. 

 

아울러 경기 대응과 성장의 마중물 확보를 위한 지출 확대도 이번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소상공인의 공공요금 및 채무 부담 경감, 전세사기 피해자를 포함한 주거 취약계층 지원, 저소득 가구의 소득 보전은 필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제1야당이 제안한 25조 원 민생 예산 증액 계획이 논의의 한 출발점은 될 수 있을 법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잘못된 긴축의 망령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에 당장 시급한 정책 과제들을 한시라도 빨리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를 바란다.

나원준

나원준 경북대학교 교수는 거시경제학과 화폐금융론 등을 가르치며 진보적인 관점의 경제발전 모형과 대안적 경제정책 체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경제학>, <MMT 논쟁> 등 저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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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22일부터 내달 1일 사이 위성 발사 통보” [NHK]

“북, 22일부터 내달 1일 사이 위성 발사 통보” [NHK]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11.21 08:32
  •  
  •  수정 2023.11.21 08:50
  •  
  •  댓글 0
 
NHK 영상 갈무리.
NHK 영상 갈무리.

북한이 ‘내일(22일) 0시부터 다음달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에 통보했다고 [NHK]가 21일 보도했다. 

3차 위성 발사에 따른 1단 로켓, 페어링(위성 덮개), 2단 로켓 낙하 예상지점은 각각 서해, 제주도 서남쪽 해상, 필리핀 동쪽 해상 3곳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해당 지역에 항행경보를 내렸다.

국제해사기구(IMO) 지침에 따르면, 회원국이 항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훈련 등을 할 경우 미리 통보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동아시아 서태평양 지역 조정국이 일본이므로, 북한이 일본 측에 통보한 것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21일 항행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21일 항행경보를 발령했다.

북한은 올해 5월 31일, 8월 24일 두 차례에 걸쳐 신형운반로켓으로 정찰위성을 발사했으나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10월 중 3차 발사를 예고했으나 11월 하순으로 연기된 셈이다. 

이에 앞서, 윤석열정부는 20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정찰위성 발사 준비 동향을 점검했으며,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별도 성명을 통해 발사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요한 조치’로는 윤석열정부가 그간 공언해온 ‘9.19 남북군사합의서 효력정지’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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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조 퍼주고, 1.5조 투자유치가 자랑거리인가?

72조 퍼주고, 1.5조 투자유치가 자랑거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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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미국 방문을 계기로 1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신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도운 대변인은 1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미국 4개 기업으로부터 11억 6천만 달러, 약 1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신고가 이뤄졌다”며 “윤 대통령은 외교도 경제, 민생이고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순방 예산을 쓰고 있다는 야권 지적에 “그동안 순방을 통해서 54억 달러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반박하며, “거기에 순방 비용이 조금 든다고 해서 이런 투자유치 활동을 멈추게 된다면 오히려 국가적 손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지난 16일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모두 2천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했는데, 그중 한국 기업이 1/4을 넘는 555억 달러(약 72조 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텍사스 반도체 공장에 170억 달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위해 120억 달러, CS윈드가 콜로라도 푸에블로에 2억 달러, 한화 큐셀이 조지아주에 25억 달러, LG화학이 테네시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32억 달러, LG 에너지 솔루션이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에 56억 달러, SK 하이닉스가 150억 달러를 투자했다. 모두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하면서 체결된 것들이다.

결국, 윤 대통령이 3차례 방미에서 555억 달러를 퍼주는 동안 해외 순방에서 겨우 54억 달러를 유치한 셈이다. 이처럼 10배 넘게 밑지는 장사를 해놓고 해외 순방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영국과 프랑스 순방길에 올랐다.

 

강호석 기자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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