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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네이버·다음에서도 뉴스를 안 본다

  •  정철운 기자 
  •  
  •  입력 2023.09.29 08:51
  •  
  •  댓글 0
  •  
  • 2023년 2분기 ‘모바일 인터넷 뉴스 이용 트래픽 분석 리포트’ 결과

    주요 언론사 방문자·페이지뷰·체류시간 모두 전년 대비 감소세 뚜렷

    네이버·다음 포털에 의존하던 상당수 언론사, 수익모델 위기 현실로

    ▲Gettyimages.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 이용이 급감하고 있다.

    테크미디어기업 퍼플리시의 퍼블리시뉴스와기술연구소가 마켓링크의 뉴스인덱스 서비스 트래픽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1일 발표한 ‘한국 모바일 인터넷 뉴스 이용 트래픽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의 2023년 2분기(4~6월) 모바일 뉴스 이용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22년 2분기 대비 네이버 뉴스섹션 모바일 순 방문자 감소 폭은 중앙일보(-24.6%), 채널A(-24.4%), 조선일보(-23.0%), 한겨레(-21.6%), 경향신문(-21.6%), YTN(-21.3%), 한국경제(-20.9%), SBS(-20.8%), TV조선(-19.3%), KBS(-17.2%), 한국일보(-16.7%), 뉴시스(-14.8%), 뉴스1(-14.5%), 연합뉴스TV(-13.9%), 매일경제(-13.4%), JTBC(-12.6%), 동아일보(-9.5%), 연합뉴스(-9.2%), MBC(-6.0%), MBN(-5.1%) 순이었다.

    2022년 2분기 대비 네이버 뉴스섹션 페이지뷰 감소 폭은 TV조선(-49.0%), 연합뉴스TV(-47.8%), 경향신문(-46.2%), 중앙일보(-45.0%), 한겨레(-43.8%), 조선일보(-41.2%), JTBC(-35.8%), 뉴시스(-34.5%), MBN(-31.3%), 한국경제(-30.4%), 채널A(-28.9%), SBS(-28.3%), 뉴스1(-20.7%), 한국일보(-20.2%), 매일경제(-19.5%), 동아일보(-19.1%), KBS(-6.7%) 순이었다.

    체류시간도 줄었다. 전년 같은 분기 대비 감소 폭은 TV조선(-54.7%), 경향신문(-47.2%), 한겨레(-46.8%), 연합뉴스TV(-45.3%), JTBC(-40.7%), 중앙일보(-39.6%), MBN(-37.1%), SBS(-35.3%), 뉴시스(-34.8%), 조선일보(-34.1%), 한국경제(-32.3%), 한국일보(-28.8%), YTN(-18.4%), 뉴스1(-17.8%), 매일경제(-17.3%), 동아일보(-16.4%), MBC(-14.4%), 채널A(-12.2%), KBS(-8.4%) 순이었다.

    다음도 네이버와 유사하다. 올해 2분기 다음 뉴스섹션 모바일 순 방문자 감소 폭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한국일보(-29.1%), KBS(-29.0%), JTBC(-28.0%), YTN(-27.7%), 연합뉴스(-27.6%), 뉴시스(-26.9%), 중앙일보(-26.7%), 한겨레(-25.4%), 경향신문(-24.6%), SBS(-21.6%), 조선일보(-21.1%), 채널A(-20.5%), 동아일보(-20.0%), 뉴스1(-19.7%), MBC(-13.6%) 순이었다.

    페이지뷰 감소 폭도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연합뉴스(-75.9%), 중앙일보(-70.0%), 뉴시스(-69.2%), 한국일보(-69.1%), 경향신문(-54.9%), 뉴스1(-52.4%), KBS(-52.3%), JTBC(-51.9%), 한겨레(-49.0%), 조선일보(-45.9%), YTN(-39.9%), 동아일보(-38.3%), SBS(-31.9%), 채널A(-23.3%)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분기 체류시간 감소 폭은 중앙일보(-84.4%), 연합뉴스(-80.0%), 뉴시스(-75.3%), 한국일보(-75.2%), 조선일보(-63.4%), 경향신문(-62.5%), JTBC(-58.5%), 뉴스1(-58.2%), KBS(-55.1%), 한겨레(-54.1%), YTN(-50.4%), 동아일보(-47.8%), 채널A(-41.1%), SBS(-38.9%), MBC(-21.3%), 연합뉴스TV(-16.0%) 순이었다

     

    극적인 감소세는 포털 사이트에서 그치지 않는다. 언론사 웹사이트 모바일 이용 순 방문자 감소 폭은 전년 같은 분기(2022년 2분기) 대비 JTBC(-51.3%), 뉴시스(-37.1%), KBS(-33.7%), 조선일보(-28.1%), 뉴스1(-26.5%), 중앙일보(-24.0%), MBC(-21.6%), 경향신문(-17.5%), 연합뉴스(-17.5%), 한국일보(-15.3%), MBN(-14.6%), SBS(-13.6%), TV조선(-13.5%), 채널A(-12.7%) 순이었다.

    페이지뷰 감소 폭은 JTBC(-79.6%), 한국일보(-47.6%), 뉴시스(-35.9%), 한겨레(-27.6%), 뉴스1(-27.0%), 연합뉴스(-26.3%), MBC(-22.0%), MBN(-21.3%), 중앙일보(-18.9%), 조선일보(-17.0%), 경향신문(-17.0%), SBS(-9.2%), KBS(-4.2%) 순이었다. 체류시간 감소 폭은 JTBC(-78.4%), 한국일보(-56.9%), 뉴시스(-52.4%), 뉴스1(-29.9%), SBS(-24.8%), 한겨레(-24.7%), 연합뉴스(-24.4%), 중앙일보(-19.6%), 경향신문(-8.8%), 조선일보(-8.2%) 순이었다. 특히 웹사이트에선 JTBC의 하락 폭이 컸다.

    모바일 트래픽은 포털사이트의 뉴스 관련 정책 및 서비스 변경, 언론사의 유료화 정책, 동영상 플랫폼 활용, 애플리케이션 운용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감소 폭을 두고 OTT와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 익숙해진 미디어 이용 습관, 포털 사이트의 검색점유율 하락, 뉴스 신뢰도 하락 또는 뉴스 기피 현상 등이 반영된 결과란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 포털의 하락세가 뉴스이용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네이버 이용자는 전년 대비 18% 감소했으며, 네이버 검색 점유율도 2017년 80%대에서 2023년 56.5%(5월 기준)로 줄어든 상황이다. 네이버에 의존하던 국내 언론의 수익모델이 더는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전망도 가능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은 늘어나고 있지만 다수 언론은 유튜브에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주요 언론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KBS, MBC, SBS, TV조선, JTBC, 채널A, MBN, YTN, 연합뉴스TV 등 20곳이었다. 조사에 활용된 마켓링크 뉴스인덱스는 20세~69세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2000명을 표본으로 한 통계적 추정치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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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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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잡겠다는 윤석열 정부, 왜 팩트체크 선제타격하나

[取중眞담] 여당 압박에 네이버 SNU팩트체크 서비스 중단... 정부주도 팩트체크는 '불가능'

23.09.28 19:26l최종 업데이트 23.09.28 19:26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방송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방송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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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잡는다면서 팩트체크는 왜 압박해?"(네이버 뉴스 댓글 slaw****)
"가짜뉴스 척결한다더니 팩트체크 서비스는 없애버리네."(네이버 뉴스 댓글 iame****)

네이버가 6년 만에 'SNU 팩트체크'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소식에 네이버 뉴스 이용자들 반응은 한결 같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가짜뉴스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가짜뉴스 근절'을 외치고 있는데, 왜 네이버가 그동안 허위정보 차단에 앞장서온 'SNU 팩트체크' 서비스를 중단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죠.(관련 기사 : 네이버, SNU팩트체크 서비스 중단... 여당 '외압' 논란 https://omn.kr/25sb2)

SNU 팩트체크는 네이버와 한국언론학회, 서울대, 언론사의 '산·학·언' 협력으로 어렵게 자리잡은 국내 유일의 민간 팩트체크 플랫폼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부터 팩트체크 보도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억 원을 한국언론학회와 서울대를 통해 SNU팩트체크에 기부했습니다. SNU팩트체크는 지난 6년간 각종 팩트체크 보도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32개 제휴 언론사에서 자발적으로 올린 4700여 건의 팩트체크 콘텐츠를 모아 네이버에도 올렸습니다.

특히 이같은 활동은 지난 2017년 대선과 2022년 대선 등 주요 선거 국면에서 후보들의 발언을 검증해 허위정보 확산을 막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간 플랫폼을 고사시키고 행정기관을 앞세워 직접 '가짜뉴스'를 척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문패만 남은 '네이버 팩트체크', 정부여당은 책임 없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월 3일 SNU팩트체크센터의 최근 1년간(2022.1.1.~12.24) 팩트체크 검증 결과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검증 건수가 162건인 반면,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81건으로 절반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월 3일 SNU팩트체크센터의 최근 1년간(2022.1.1.~12.24) 팩트체크 검증 결과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검증 건수가 162건인 반면,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81건으로 절반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 박성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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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3일 정부여당 주장에 대한 '거짓' 판정 비율이 80%에 이른다는 이유로 SNU팩트체크를 '좌편향'으로 규정하고 네이버의 재정 지원을 문제 삼았습니다. 하지만 SNU팩트체크 제휴사 32개 가운데 <조선> <중앙> 등 보수 언론 비중이 훨씬 높은 걸 감안하면, 그만큼 정부여당에서 '허위정보'를 더 많이 퍼트렸다는 의미입니다.(관련기사 : 팩트체크 공격 박성중의 자폭? '정부여당 부정비율 79%' 공개 https://omn.kr/22903) 

그런데도 박 의원은 지난 7월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을 보수 언론에 불리하게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네이버 압박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방통위가 지난 25일 네이버의 실정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다음날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 개편을 통해 'SNU 팩트체크'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SNU 팩트체크 자체 홈페이지(https://factcheck.snu.ac.kr)만으로는, 포털이나 SNS로 급속히 확산되는 허위 정보를 막기 어렵습니다.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팩트체크' 코너를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 언론사에서 전송한 팩트체크 기사들을 시간순으로 모아놓았을 뿐 차별적인 콘텐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SNU 팩트체크의 경우 검증 대상과 검증 방법, 근거 자료 출처 등 팩트체크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같은 언론사가 포털에 올린 기사보다 더 충실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언론사에서 포털에 보낸 '팩트체크' 기사에는 판정 등급을 넣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SNU 팩트체크에 올리는 콘텐츠에는 '전혀 사실 아님(거짓)', '대체로 사실 아님', '절반의 사실', '대체로 사실', '사실' 같은 판정 등급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누가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명확하게 가려 허위정보 확산을 막자는 팩트체크 취지지만, '거짓' 판정을 많이 받은 정치인이나 정당에게는 그만큼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의 '거짓' 판정 비율이 다른 후보보다 높게 나오자, 네이버와 서울대를 허위사실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더구나 19대 대선 팩트체크에 참여한 12개 언론사도 대부분 조선일보, 중앙일보, SBS 같은 보수 성향 매체였습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의 압박은 더 거셌습니다. 박성중 의원은 지난해 12월 네이버의 SNU 팩트체크 재정 지원을 문제 삼으면서 "좌파 생태계 유지를 위해 쓰이고 보수진영을 공격하는 자금"이라고 매도했습니다. 결국 네이버는 재계약 시점인 지난 8월 말 석연치 않은 이유로 SNU팩트체크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글로벌 팩트체크 행사까지 치른 SNU팩트체크가 좌편향이라고?

민간 팩트체크 플랫폼을 무력화한 다음 수순은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가짜뉴스 팩트체크'인 듯 합니다.

방통위가 지난 6일 언론사 퇴출까지 시킬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조치를 포함한 '가짜뉴스 근절 TF' 구성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26일부터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본격 가동했습니다. 기존 방송사뿐 아니라 인터넷언론 동영상 등 온라인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가짜뉴스' 신고를 받아 직접 심의까지 하겠다고 합니다. 네이버 등 포털사업자로 하여금, 심의중인 콘텐츠에 '심의중'이라고 표시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현 정부에서 뿌리 뽑겠다는 '가짜뉴스'가 진짜 '허위조작정보'를 말하는 것인지, 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말하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어느 쪽이든 정부가 '팩트체크 주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6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팩트10' 첫날 한국 팩트체크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와 SNU팩트체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75개 국에서 550여 명의 팩트체커와 언론인, 학자 등이 참여했다.
▲  6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팩트10' 첫날 한국 팩트체크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와 SNU팩트체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75개 국에서 550여 명의 팩트체커와 언론인, 학자 등이 참여했다.
ⓒ IF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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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20여 개 팩트체크 매체가 속한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에서 정한 첫 번째 팩트체크 원칙이 바로 '불편부당성'과 '비당파성'입니다. SNU 팩트체크도 "팩트체크를 하는 주체는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다룸에 있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면서 "팩트체크 주체들은 정당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의 구성원이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SNU팩트체크는 지난 6월 서울에서 IFCN와 함께 세계 최대 팩트체크 컨퍼런스인 '글로벌팩트10' 행사도 훌륭히 치렀습니다. 이런 민간 팩트체크 기관마저 '좌편향'으로 규정했던 정부여당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 보도의 진위 여부를 불편부당하게 가릴 자격을 갖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팩트체커들은 숱한 정치적 오해와 공격을 버텨내며 저널리즘의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보수를 지향하지도, 진보를 지향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팩트를 지향한다. 진실에 복무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우리는 그렇게 하겠다. 네이버가 답해야 할 차례다."(9월 25일 SNU 팩트체크 제휴사 팩트체커 일동 '네이버 <팩트체크> 종료에 대한 입장' 가운데)

'가짜뉴스'를 잡겠다면서 왜 '팩트체크'부터 없애려 하는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먼저 답해야 합니다.
 

태그:#네이버, #가짜뉴스근절TF, #방통위, #SNU팩트체크,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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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 부르짖지만...기업 ‘쪼인트 까는’ 윤석열 정부 구시대 모순

식품기업 불러 ‘가격인상 자제’ 압박...“시장에만 맡길 수 없다고 인정한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채소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8.11. ⓒ뉴시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식품·외식 기업을 여러번 불러 가격인상 자제를 압박하고 있다. 입만 열면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더 큰 문제는 효과다. 철저한 원인 분석에 기반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 쪼인트만 까다 보니 가격 안정화 효과가 일부 제품에만 한정되고, 다른 제품 가격이 오히려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윤석열 정부의 기업에 대한 가격인상 자제 압박은 연초부터 나타났다. 올해 2월 맥주에 대한 세율이 1ℓ당 30.5원, 탁주 세율이 1.5원 오르면서 업계가 주류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주 또한 물류비와 재료비 상승분 등이 반영돼 출고가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이에 서민들이 주로 찾는 소주·맥주의 식당 판매 가격이 6,000원을 넘길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그러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추 부총리는 당시 "소주 등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그런 품목(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업계에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이후 기재부는 주류에 대한 인상 요인을 집중 점검했고, 주무 관청인 국세청까지 나서 주류업체들과 비공개로 접촉하는 등 전방위로 압박을 가했다.

결국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는 추 부총리가 공개적으로 가격인상 자제를 언급한 지 일주일여 만에 소주, 맥주 등 가격을 당분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타깃은 라면이었다. 지난 6월 18일 추 부총리가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값이) 많이 인상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약 50% 내려갔다. 기업들이 밀 가격 하락에 맞춰 적정하게 판매가를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공개적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덕수 국무총리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가능성을 더 열심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정부는 기업들을 불러 모아 직접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 부총리의 '라면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여만인 지난 6월 26일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등 한국제분협회 회원사 7곳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밀가루 가격 조정을 요청했다.

정부의 압박에 결국 라면 업계는 '백기'를 들었다.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 6월 27일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삼양식품 역시 삼양라면 등 12개 대표 상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의 '라면 발언'이 나온 지 열흘이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이에 제분업계도 역으로 압박을 받는 모양새가 되면서 밀가루 가격을 인하했다. 라면업계의 가격인하 발표 뒤 대한제분은 밀가루 주요 제품에 대해 가격을 평균 6.4% 내린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도 농심 등과의 거래에서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밀가루 인하에 해당하는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원윳값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이번에는 우유업체들을 불러모았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7월 29일 흰우유 등 음용유용 원유의 기본 가격를 ℓ당 88원 오른 1,084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2013년(106원 인상)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인상 폭으로 오르면서 흰우유 1ℓ 제품의 가격이 3천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원윳값 인상이 결정되기 전날 우유업계를 모아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 서울우유는 오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서울우유 '나100%우유' 1ℓ 제품의 출고가 인상률을 3% 수준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가격은 2,900원 후반대로 겨우 3천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원윳값이 ℓ당 49원 올랐을 때 우유업계가 흰우유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던 것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서울우유와 비슷한 수준으로 흰우유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달에는 외식업계를 불러 모았다. 지난 4월 주요 외식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5개월여 만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8일 식품·외식업체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20여개 식품업계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구체적으로 가격 부담 완화에 동참해 줄 수 있는지 물었고, 기업들도 최대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간담회에 참석한 교촌, BBQ, bhc 등 치킨프랜차이즈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기업에 대해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 자체가 이전 정부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 윤석열 정부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2월 주류업계로 시작해 6월 라면·제분업계, 7월 우유업계, 9월 식품·외식업계 등 거의 분기별로 기업들을 직접 만나 가격인상 자제를 직접적으로 요청하는 모습이다.

식품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요청에 대체로 응하는 모습이지만, 이 같은 요청에 계속 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국제 유가도 오르고 있어서 원가 상승 압박이 전과 다름없거나, 더 심해지고 있어서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맥주들 ⓒ뉴시스

"윤석열 정부의 시장 개입...시장에만 맡길 수 없다는 걸 인정한 것"


정부의 요청으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일부 제품의 가격이 동결되거나 인하됐지만, 나머지 제품의 가격은 더 크게 오르는 '풍선효과'가 발견되기도 한다.

맥주의 경우, 국내 주류업체가 유통하는 수입맥주의 가격 인상은 막지 못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말 자사가 수입·유통하는 기린이치방, 크로넨버그 1664 시리즈, 써머스비 등 맥주의 편의점 가격을 평균 9.6% 인상했다. 오비맥주도 지난 3월 자사 수입 맥주인 버드와이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코로나 등 맥주의 출고가를 평균 9.1% 인상했다.

라면 업계에서도 신라면, 삼양라면 등 주요제품은 인하됐지만, 신제품들의 가격이 기존 제품에 비해 높게 정해졌다. 농심이 지난달 한정 판매한 '신라면 더 레드'의 가격은 1,500원으로 기존 신라면(950원)보다 57.9%나 비싸다. 비슷한 시기 오뚜기가 내놓은 '마열라면' 역시 1,500원으로, 기존 열라면(950원)보다 57.9% 오른 가격이다. 삼양식품의 신제품 '맵탱'의 가격은 1,300원으로, 기존 삼양라면 매운맛(910원)보다 42.9% 가격이 상승했다.

우유제품도 흰우유의 대형마트 가격은 3천원대를 넘기지 않았지만, 다른 유통라인이나 가공유, 유가공제품 등 다른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서울우유는 편의점에 출고되는 흰우유 1ℓ 제품 가격을 종전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올릴 예정이다.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약 3% 인상한 것보다 인상 폭이 크다. 특히 요거트 제품인 '비요뜨'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기존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인상한다. '꼼수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서울우유는 비요뜨에 대한 인상 폭을 300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의 사정도 비슷하다. 두 곳 모두 흰우유 1ℓ 제품의 인상 폭은 4%대로 정했지만, 가공유, 유가공제품의 인상 폭은 더 크게 잡았다. 매일유업은 가공유 제품은 5∼6%, 발효유·치즈 제품 가격은 6∼9%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다른 유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 인상할 계획이다.
 
편의점에 진열된 우유 제품(자료사진) ⓒ뉴시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압박이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식으로 정부가 시장의 개입하는 것은 왜곡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정부가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일부에만 개입하는 방식은 기업들이 가격은 낮추면서도 양을 줄인다든가, 납품업체의 팔을 비튼다든가 다른 쪽으로 부작용을 만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에 대한 규제 철폐를 추진하면서도 한편에서는 가격인상 자제를 압박하며 시장에 개입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엇박자'에 대한 지적은 여권 내에서도 나온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은 지난달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대통령은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자유를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데 내각은 규제를 더 강화하는 걸 내놓는다"며 "(경제부처는) 라면값을 내리라고 하고, 금리를 제한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정부가 규제 완화를 외치면서도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식으로 시장 개입하는 것은 모순되는 모습"이라며 "결국 윤석열 정부도 시장에만 맡기면 (기업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다는 걸 인정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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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상 최대 정부 부채와 달러 패권의 약화

  •  김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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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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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 국채 발행으로 천문학적 부채 누적

    2. 국채 가격 하락과 은행 위기

    3. 미국 재정 적자와 부채 누적의 종착지

    1. 미국 국채 발행으로 천문학적 부채 누적

    2023년 9월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는 33조 달러(4경 4,550억 원)에 이르러 GDP 대비 129%를 기록했는데, 재정 부족으로 하반기 다시 1조 달러의 국채 발행이 예고된다.

    ▲미국 정부 부채 추이 (단위 : 달러) 자료 : 미국 재무성

    의회예산국은 부채 이자 증가와 사회안전망 프로그램 지출로 10년 이내 미국 정부 부채가 5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부채인 국채의 증가는 이자 비용을 높이고 인플레이션과 차입 비용 상승의 악순환을 불러와 경제성장을 저하하고 재정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정부 부채 급증은 무역수지 적자와 국방비, 노인 의료비 등의 급증으로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이용하여 거대한 재정 적자를 종잇조각으로 메워 왔다. 중국·일본·한국 등 미국에 수출해 달러를 번 나라들은 그 달러로 미국 국채를 매입한다. 따라서 미국은 달러를 찍어 해외 상품을 마음대로 사고, 국채를 발행하여 다시 그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번 나라들이 미국에 다시 돈을 빌려주는 구조는, 과거 소국이 대국에 조공을 바치는 것과 비슷하다. 소국이 미국에 달러를 빌려주고 달러 채권을 보유하면 자국 통화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한다. 소국은 이로써 외환시장 안정과 저가 수출이 용이하고, 이렇게 풀린 달러는 전 세계에 유통되어 미국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김원장 KBS뉴스 2023.5.8.)

    그러나 한국이 미국처럼 과도한 국채를 발행하면, 이는 전 세계에 유통되지 못하므로 매입자가 없다. 결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폭등하여 통화가치 하락으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작년에 영국이 감세안을 추진하면서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기로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파운드화를 매도하여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총리가 45일 만에 사임한 바 있다.

    따라서 기축통화 국가인 미국만이 달러와 국채를 무한대로 발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도 정부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커지면서 달러 패권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 것인지가 우려되고 있다.

     

    2. 국채 가격 하락과 은행 위기

    2022년부터 공급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서, 연준은 2023년 7월 기준금리를 5.5%까지 인상하여 15년 만에 금리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채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에 연준은 다양한 조치로 국채 가격 하락을 예방하고 있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단기국채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지만 중장기국채는 국제 채권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5.5%로 고착된 이후 단기국채 금리는 변하지 않고 있으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7월 이후에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비중이 큰 미국 중장기국채의 가격이 폭락하면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다. 재정 적자가 지속되는 미국은,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므로 국채 가격 폭락을 막아야 한다. 이에 연준은 역레포(연준은 국채를 시장에 공급하고 돈을 회수)를 중단하고, 국채에 투자하던 시중의 유동성이 MMF(단기 금융펀드)에 투자되도록 유도했다.

    다음으로 국채 가격 하락으로 실리콘밸리와 시그니처은행 등이 파산하면서 시스템 위기가 우려되었다. 은행은 단기(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 장기(높은 이자)로 빌려주면서 금리 차이로 이익을 얻는다. 그래서 미국 은행들은 고객 예금으로 이자가 높은 장기국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었는데, 장기국채 가격 하락과 장단기 금리 역전 등으로 커다란 손실을 보았다. 은행 대차대조표가 단기로는 부채, 장기로는 자산으로 구성되는데, 국채 가격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부채보다 작아졌다. 은행은 장기국채 매도 또는 보유한 국채의 미실현 손실로 인해 뱅크런이 발생하였다. 연준은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금 전액에 대한 지급보장을 선언하여 유동성 지원프로그램(BTPF)으로 국채 액면가 기준으로 대출하여 장기국채 매각을 예방하였다.

    또한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면서 해외국가들의 미국 국채 보유가 감소하고 있다. IMF에 의하면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2000년 70%에서 2022년 58%로 하락하여 20년 동안 10%p 이상 하락하였다. 미국 국채 해외 보유는 그동안 계속 증가하였는데 2022년에는 중국, 일본, 한국 등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여 해외 보유 증가율이 최초로 –5.8%를 기록하였다. 최근 연준도 긴축으로 전환하여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 위해 보유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

     

    3. 미국 재정 적자와 부채 누적의 종착지

    해외국가들이 종잇조각인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부채를 갚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 정부의 조세권과 경제력에 대한 신뢰로 금으로 담보되지 않는 달러가 국채(정부 보증)를 담보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없다면 달러 패권이 무너질 수 있다.

    첫째 세금보다 지출이 훨씬 많은 미국의 재정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고,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미국의 경상수지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재정 적자와 부채 누적이 미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을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둘째 미국 우선주의에 반발하여 탈달러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데, 최근 브릭스를 위시로 국제 무역에서 달러 대신 지역통화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미국의 경제력이 저하되고 있는데, 세계 GDP에서 미국의 비중이 2001년 31.3%에서 2022년 25.4%로 하락하였는데, 동기간 중국은 3.9%에서 18.3%로 증가하였다. 다음으로 2001~2022년 사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미국이 1.9%인데 중국은 8.4%를 기록하였다. 또한 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는 2001년 54.5%에서 2022년 129%로 증가하였다.

    넷째 미국은 지난 1년간 2조 달러 수준의 국채 발행에 이어, 올해 하반기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시 1조 달러의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과잉 공급과 수요 부족으로 국채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국 정부는 수요공급의 영향을 받는 중장기채보다 기준금리 영향을 받는 단기채를 많이 발행할 예정이나, 중장기 금리 역전으로 단기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증가하므로 위기 발생은 미래로 연기될 뿐이다. 특히 고금리로 인해 정부 부채에 대해 1년에 1조 달러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는데, 정부 부채의 천문학적 증가는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김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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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년, 블랙리스트의 '밑그림'은 이렇게 그려졌다

[블랙리스트의 밑그림] 尹 정부 문화계 '검열' 움직임 타임라인

조아영, 주보배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  기사입력 2023.09.29. 05:12:30 최종수정 2023.09.29. 05:13:58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에 블랙리스트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문화예술계에는 검열 등 '표현의 자유' 탄압 논란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런 와중에 최근 국민의힘 김승수 국회의원(대구 북구을)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작가들만 겨냥해 정부 지원금 내역을 뒤져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김 의원은 한국만화진흥원에 <2023 굿바이전 in 서울>(이하 굿바이전) 참여 작가들의 정부 지원금 내역 자료를 요구했다. <굿바이전>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풍자한 것으로 논란이 된 전시다.

 

김 의원은 진흥원 측에 <굿바이전> 참여 작가들이 그동안 정부 지원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상세히 물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로 활동 중인 김 의원의 '표적 자료 요구'다. 해당 기관 임직원도 아닌 '민간인'인 작가들을 특정해 자료를 요구했다. 단순한 '확인' 차원으로 보기엔 부적절하다. (관련기사 ☞ 국민의힘, '윤석열 풍자' 작가들만 콕 집어 지원금 내역 뒤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인 작가 혹은 집단의 작품 활동 및 사회 활동을 조사해 이를 목록화한 문건을 제작했다. 두 정권은 문화예술인들을 사찰·감시·검열해 입맛에 맞지 않는 예술인들을 여러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고, 작품 활동을 사전에 검열했다.

이번 김승수 의원실의 자료 요구도 '특정 작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랙리스트 피해 법률 대응을 맡아온 강신하 변호사는 "특정 전시에 참여한 특정 작가를 콕 집어 자료를 요구한 건 블랙리스트 색채가 굉장히 짙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는 건 비단 이 사건 하나 때문만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화예술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블랙리스트 부활'에 대한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만화계가 그 불안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데는 지난 1년간 이어져온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셜록>은 윤 정부 출범 이후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블랙리스트 부활의 맥락'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2022~2023 윤석열 정부 문화예술계 논란' 인포그래픽 ⓒ셜록

 

[2022. 9. ~ 10.] 부천국제만화축제 '윤석열차' 전시 논란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된 '윤석열차'는 그해 7 ~ 8월 한국만화진흥원이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을 거머쥔 작품이다. 작품 속 달리는 열차 정면에는 윤 대통령 얼굴이 그려졌다. 열차 첫 칸에는 김건희 여사, 나머지 칸에는 검사복을 입은 남성 4명이 칼을 들고 열차에 타고 있다.

 

당시 '윤석열차' 작품이 논란이 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주최 측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2022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 작품 사진 ⓒ이정헌 작가 제공

 

 

[2023. 1.] 국회사무처, 윤석열 대통령 풍자 전시 '강제 철거' 

 

<굿바이전>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10·29 이태원 참사 등을 풍자한 작품 80여 점으로 기획됐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 등이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이 공동 주관한 전시로, 국회사무처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해당 전시는 지난 1월 9일부터 닷새간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는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라고 판단해 돌연 허가 결정을 번복했다. 

 

전시를 주관한 의원들이 취소 공문을 받아들이지 않자 국회사무처는 전시 당일 새벽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 설치된 작품들을 기습 철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을 풍자한 '굿바이전'은 본래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당초 지난 1월 9일에 공개될 예정이었던 전시는 국회사무처에 의해 그날 새벽 기습 철거됐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

 

[2023. 4.] 국회사무처, 전시 작품 '사전 검열' 조항 신설 

 

국회사무처는 이후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 사용규정을 강화했다. 사무처가 신설한 조항에는 '전시회 개최를 위해 로비 사용 신청을 할 때 국회 시설물 예약시스템에 전시할 작품의 사진을 2달 전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행사명과 행사 목적, 주최·주관 등의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자유롭게 로비를 사용할 수 있었다.

 

국회 사무처는 전시회 허가를 위한 미술 및 법률전문가 위주의 별도 자문위원회(9명)를 구성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이제 국회 사무총장이 전시회를 위한 로비 사용신청 허가의 객관성·공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자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자문위를 구성할 수 있다.

[2023. 7.] 문체부·경기도교육청, '윤석열차' 나온 공모전 후원 불허

 

'윤석열차' 논란이 있고 1년 뒤,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이 다시 열렸다. 올해는 문체부와 경기도교육청이 공모전 후원 명칭 사용을 불허했다. 

 

한국만화진흥원이 개최하는 이 공모전에 문체부와 경기도교육청은 후원단체에 이름을 올리고 상 수여자 역할을 해왔다. 대상 수여자는 문체부 장관, 금상 수여자는 경기도교육청이었다. 올해 문체부와 경기도교육청은 나란히 공모전 후원단체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면서 대상 수여자는 경기도지사, 금상 수여자는 부천시장으로 변경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특보 ⓒ대통령실

 

[2023. 7.] 윤석열 대통령,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을 특보로 임명 

 

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사업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유인촌 전 장관이 돌아왔다. 이명박 정권 시절 3년 동안 문체부 장관을 지낸 그를, 윤석열 대통령이 문화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2023. 9.] 윤석열 대통령,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지명 

 

유인촌 특보는 문화특보 발령 두 달 만에 새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유인촌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5일 열린다. 

 

유 후보자는 지난달 2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속칭 좌파 예술인들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 예산을 요구해선 안 된다, 나랏돈으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작가회의 등 문화예술인 단체들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인촌 장관 지명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블랙리스트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얻었나, 오히려 그 시대 이전으로 퇴보하려는 현실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일부터는 유인촌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23. 9.] 문체부, 내년 한국만화진흥원 국고보조금 48% 삭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내년 국고보조금 예산이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내년 문체부의 만화 관련 국고보조금 예산은 60억 3000만 원이다. 올해 예산 116억 4000만 원과 비교해 48% 감액됐다. 진흥원의 17개 예산 항목 중 7개 항목은 전액 삭감됐다. 

 

▲2017년 박근혜 정부 당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대응 집단소송 제안 원고모집' 기자회견 ⓒ연합뉴스

 

모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최근 1년간 만화계가 겪은 일이다. '윤석열차'를 향한 문체부의 "엄중 경고"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예산 삭감으로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이명박 정권의 블랙리스트 사건 당시 문체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을 다시 불러들였다. 

 

이런 '맥락' 속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김승수 의원은 <굿바이전> 참여 작가들의 정부 지원금 내역을 들췄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에 두 차례 이름을 올린 김신 작가는 김승수 의원실의 이런 행동이 문화예술계를 '위축'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 블랙리스트를 경험했음에도 다시 노골적으로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건 작가들이 위축된다는 거다. 정부와 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그런 현상들을 보면서 (다른 작가들도) 자기검열을 하게 되지 않느냐. 그런 사회는 결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김신 작가 

 

<굿바이전>에 참여한 백영욱 작가는 "내가 정부 예산으로 떳떳하지 못한 활동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안하다, 내 이름을 알아다가 나한테 어떤 불이익을 줄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나를 괴롭히려고 하지는 않을까"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윤석열 정권 1년. 대통령 풍자 만화를 중심으로 논란이 된 사건들 외에도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검열은 일어났다. 문화예술계 전반에 뻗친 '블랙리스트 부활'의 그림자는 더 이상 단순한 우려가 아닐지도 모른다.

 

※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블랙리스트 이후 윤석열 정부 1년 검열일지' ⓒ블랙리스트 이후

 조아영, 주보배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최근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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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관들은 지금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取중眞담] 불이익 감수하며 '채 상병 사건' 진실 찾으려노력… 외로운 싸움 되지 않길

23.09.27 19:58l최종 업데이트 23.09.27 19:58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 상병 영결식에서 한 해병대원이 슬픔을 이기지 못해 주저앉아 있다. 채 상병은 지난 7월 19일 오전 9시께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 상병 영결식에서 한 해병대원이 슬픔을 이기지 못해 주저앉아 있다. 채 상병은 지난 7월 19일 오전 9시께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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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지역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순직한 고 채 상병 사건을 조사했던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 8월 2일 오전 임성근 해병1사단장, 박상현 해병7여단장 등 8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한 900쪽 분량의 수사자료를 경북경찰청(경북청)에 정식으로 이첩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검찰단은 같은 날 저녁 이 자료를 도로 가져가 버렸습니다.

'채 상병 사건 기록'이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항명 행위를 뒷받침할 증거 자료'로 둔갑해 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8월 3일, 경북경찰청 팀장급 경찰관이 해병대 수사단 수사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는 군 검찰이 사건서류를 되찾아 간 것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해병대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 같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해병대 수사관은 강하게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왜 자신들이 규정과 절차대로 경찰로 넘긴 사건서류를 군 검찰이 가져가도록 내버려두었냐는 원망입니다. '진실을 밝힌 게 잘못됐느냐? 근데 왜 우리가 압수수색 받고 이렇게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죠.

무엇보다 수사관은 무고한 해병대원이 죽었고, 병사의 부모님 앞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맹세했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이야기는 바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지난 8월 11일 국방부 검찰단 소환조사를 거부하면서 기자들 앞에서 한 말입니다.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청 팀장 사이에 통화가 이루어진 시점이 이보다 앞선 8월 3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책임자를 밝히겠다'는 의지는 박 대령뿐만 아니라 다른 해병대 수사관들도 마찬가지였던 걸로 보입니다.

'불이익' 감수하며 진실 찾으려 노력한 해병대 수사단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9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9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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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조사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는 인식 역시 해병대 수사단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관련 내용은 박정훈 대령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에도 언급돼 있습니다.

박정훈 대령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 내용 중에는 "특히 1광역수사대 수사관 OO OOO은 '사령관으로부터 VIP에서 국방부장관에게 말하여 피혐의자에서 1사단장을 빼라고 지시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피혐의자에서 1사단장(임성근)을 제외하지 못하도록 이첩 보류 지시가 있었던 2023. 7. 31 이후인 2023. 8. 1에 사단장의 혐의와 관련된 내용들을 100페이지 이상 보강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부당한 외압이라고 판단했던 해병대 수사관들은 오히려 추가 조사에 나서 수사내용을 100페이지에 걸쳐 보강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이 수사한 내용들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해병대 수사단의 기록이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되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해병대 수사관들의 목소리는 군 검찰의 구속영장청구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사에 대해서는 지휘관도 관여할 수 없다", "사건 인계는 자신(해병대 수사단)들의 명의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령관의 결심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 "군사경찰 조사는 초동수사에 불과하므로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혐의사실로 통보해야 한다"는 등은 모두 해병대 수사관들의 진술입니다.

특히 경북경찰청으로 직접 사건기록을 넘긴 해병대 수사단 O광역수사대장은 군 검찰에서 "만약 수사단장(박 대령)이 피혐의자(임성근 1해병사단장)를 제외하기 전까지 사건인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저는 부당한 지시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경찰에) 인계했을 것입니다"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4일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해병대 수사단 중앙수사대장(중수대장) 사이의 전화 통화 녹취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통화가 이루어진 시점은 이미 군 검찰이 경찰로부터 관련 기록을 회수해 간 다음이지만, 두 사람은 아직 이런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 사령관이 중수대장에게 묻습니다. "국방부 법무관리관하고 얘네(해병대 수사관)들 통화한 거 다 있을 거 아니야? 기록들 있지?"라는 질문에 중수대장은 "기록도 있고, 그 통화할 때 저하고 이렇게 (수사)지도관하고 다 회의하던 중간에 법무관리관이 막 전화 오고 이래가지고"라고 답변합니다. 

이어 중수대장은 "그때 옆에서 또 다 들었다. 다 듣고 할 때도 이게 '너무 이렇게 외압이고, 위법한 지시를 하고 있다'라고 다들 이렇게 느끼면서"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이첩 대상자 8명을 변경하라', '아예 특정하지 말고 넘기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박정훈 대령의 주장이 사실이었음을 뒷받침합니다. 또 중수대장은 군 검찰의 사건기록 회수 시도에 대해서도 "(국방부 검찰단이 경찰로부터) 기록을 (도로) 가져가는 순간 자기들 다 발목 잡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해병대사령부는 김계환 사령관이 중수대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박정훈 대령이 보직해임 된 후) 동요하던 수사단을 안정시키기 위한 차원의 통화"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박 대령이 정말 항명을 했고, 잘못된 처신을 했다면 해병대 수사관들은 왜 동요했을까요?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동요할 만하니까 동요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박정훈) 수사단장이 잘못했다면 수사단이 동요할 이유가 없고, 결국은 수사단이 모두 밤을 새워가면서 열심히 했던 일에 대해서 오히려 범죄자로 몰릴 위험성이 있다 보니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병대 수사관들의 싸움이 헛되지 않도록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9월 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오른쪽)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9월 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오른쪽)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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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이 최초 박정훈 대령을 군 형법상 '집단 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하려 했던 이유도 박 대령뿐만 아니라 다른 해병대 수사관들까지 '항명' 혐의를 씌워 처벌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요?

기자가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강한 인상을 받은 건 해병대 군사경찰 수사관들이 자신의 직업윤리에 투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상명하복이 중시되는 군대의 특성상 지휘부의 목소리와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용기 있게 나서서 사실을 그대로 밝히는 일은 해병대 수사관들에게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겁니다.

다시 지난 8월 3일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청 팀장 사이에 전화 통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해병대 수사관은 통화를 마치면서 경북청 팀장에게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다시 사건기록이 경북청으로 넘어가게 되면 꼭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는 당부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앞으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압력이 있었고, 외압의 진원지로 용산 대통령실이 지목된 마당에 경찰이 상부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여기에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신원식 의원은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손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안타까운 죽음을 했다. 그런데 이게 8명이나 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처리할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고 말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 박정훈 대령에 대해선 "군인이 아닌 저질 삼류 정치인이나 할 법한 망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한다면 박정훈 대령과 해병대 수사단 수사관들은 점점 더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듭니다.

그래도 해병대 수사관들은 지금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걸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싸움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그들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태그:#박정훈 대령, #해병대 수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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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아침신문 “이재명 기사회생” “무리한 검찰 수사” “야권 수사 제동”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9.27 07:56
  •  
  •  수정 2023.09.27 16:17
  •  
  •  댓글 9
  • 

     

    다수 신문 구속영장심사 공방 다뤄

    국보법 합헌 “미국 국무부도 국보법 비판하는데”

    박근혜 인터뷰 자평기사 낸 중앙

    검찰이 백현동 개발 비리·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됐다. 대부분 전날을 기점으로 지면을 낸 아침신문들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출석 장면과 법정 공방을 주로 다뤘고, 법원의 기각 결정을 반영한 일부 신문은 ‘기사회생’이라고 평했다.

    이적단체에 찬양·고무·동조하거나 이적표현물을 제작·소지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국가보안법 조항이 헌법재판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이적표현물 소지를 처벌하는 조항엔 위헌 의견이 더 많았지만 정족수에 미달했다. 국가보안법이 일부 개정된 1991년 이후 8번째 판단이다. 한겨레는 사설을 내 “민주화를 통해 시민의 자유와 안보가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님을 입증해왔다. 헌재의 눈에는 이런 시대적 변화가 보이지 않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평했다.

    ▲27일 아침신문 1면

     

    서울신문 “이재명 기사회생”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새벽 2시26분께 백현동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교사 혐의와 대북송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다고 판단했지만, 백현동 개발사업과 대북송금 혐의는 피의자 방어권을 배척할 정도에 이르지 않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또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와 이 대표가 정당 현직 대표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속을 피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새벽 4시께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는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27일 경향신문

    ▲27일 한국일보

    ▲27일 국민일보

    아침신문은 이 대표가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세계일보 외 8개 신문이 이 대표가 구속영장 심사를 받은 소식을 1면 보도했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법정 공방을 주로 다뤘다. 대다수가 구속영장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전날 밤 기점으로 지면을 냈다. 서울신문은 구속영장심사 결과가 나온 뒤를 기점으로 지면을 냈다.

    국민일보는 1면 <이재명 “세상의 공적이 돼 버린 것 같다”>에서 “방탄이 벗겨진 이재명 대표는 26일 보통의 피의자처럼 자신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법정에 섰다”며 “현직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는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3면에서 “검찰은 위증교사 혐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의 회유 의혹 등을 중심으로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법원에 출석할 때는 침묵했던 이 대표도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앞에서는 ‘혼신의 항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27일 국민일보

    ▲27일 국민일보

    동아일보는 <9시간 16분 영장심사, ‘증거인멸 우려’ 공방> 기사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10시간 5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영장심사였다”며 검찰과 이 대표 변호인단이 “총력전을 펼쳤다”고 했다. 검찰은 A4용지 약 16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변호인단은 약 3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방어했다고 했다.

    ▲27일 동아일보

    ▲27일 동아일보

    검찰은 이 대표가 이른바 ‘검사 사칭’ 재판에서 위증 교사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재판부에 제출하며 증거인멸 염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옥중서신을 요구하는 녹취록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다는 이미 관련 재판이 상당부분 진행됐고 법정 증언들이 나온 만큼 증거 인멸의 우려는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3면 <검찰, 녹음 틀며 “증거인멸 염려”…이재명, 검사에 따지며 직접 변론>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이 대표 측 변호인단으로 고검장과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3명 등 6명이 출석했다며 “수사 때와 달리 실질심사에선 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보강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심문 중 직접 자신의 혐의 사실에 대해 반박하거나 판사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등 적극 심문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때로는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한다”고 했다.

    ▲27일 조선일보

    ▲27일 조선일보

    같은 면에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는 기사와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이 대표 영장 심사와 관련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는 기사를 배치했다.

    서울신문은 1면 머리기사 <이재명 기사회생>에서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던 이 대표는 기사회생했고, 당 대표 기간 내내 불거진 ‘사법리스크’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반면 검찰은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에 나서며 2년간 지속한 수사가 무리한 것 아니었느냐는 거센 역풍에 휘말릴 전망”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단식 회복 치료를 받던 서울 녹색병원으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27일 서울신문

     

    한겨레는 3면 머리기사 <2년 전 대장동이 ‘신호탄’…윤 대통령 취임 뒤 ‘전방위 수사’>에서 이 대표가 받아온 수사 주요 장면을 정리했다. 한겨레는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된 건 2021년 9월29일이다. 검찰은 검사 17명을 배치한 수사팀을 꾸리며 ‘대장동 수사’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 수사 흐름은 바뀌었다”고 했다.

    한겨레는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8월 ‘위례신도시 특혜 의혹’으로 대장동 일당 등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하며 새 수사를 시작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대표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 수원지검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통합수사팀을 꾸렸다”며 “3개 청이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이라고 했다.

    ▲27일 한겨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관련 일당이 지난해 10월부터 이 대표를 겨냥한 진술을 내놓았고, 검찰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같은 시기 긴급체포했고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최측근도 구속기소했다고 했다. 검찰이 지난 1~2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 나섰고, 이 대표가 지난해 9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한겨레는 “두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관측이 나오던 8월 말, 이 대표는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위증교사 혐의까지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이 대표는 돌연 ‘체포동의안 부결 촉구’ 입장문을 냈다”고 했다.

    한편 구속영장 심사 결과가 나온 뒤 경향신문은 온라인 보도에서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적이자 현직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먼지털이식 수사를 벌이고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며 “잔여 의혹 수사는 물론 야권을 겨냥한 다른 수사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헌재 못 넘은 국가보안법, 한겨레 “시대 변화가 무색”

    헌재는 26일 국가보안법 2조 1항과 7조 1·3·5항에 대해 합헌 및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반국가단체’의 정의를 규정한 2조 1항과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단체에 가입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7조 3항에 전원일치로 각하를 결정했다. 반국가단체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7조 1항)나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문서·그림을 제작·소지·운반·반포 또는 취득한 자(7조 5항)를 처벌하는 조항은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7조1항(찬양·고무)과 5항(찬양·고무 등 목적 표현물 제작)을 한헌 결정했다. 북한과 관계가 본질적으로 변화한 것이 없어 합헌 결정을 변경할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과도한 처벌이라는 지적에는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실질 해악을 미칠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해 적용되도록 국가보안법 범위가 최소한으로 축소”됐다고 했다.

    김기형·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이적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표현·양심·사상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소수의견을 냈다. 경향신문은 세 재판관이 “이적행위 조항은 대다수 시민의 정당한 의사표현이나 그 전제가 되는 양심과 사상의 형성을 위축시키고 제한한다”며 “헌법 근본 이념인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27일 경향신문

    이적표현물을 소지하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해 위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된 7조 5항은 재판관 4대 5 의견으로 합헌이 유지됐다. 위헌 의견이 더 많았지만 정족수인 재판관 6명 동의에 달하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위헌 의견을 낸 5인 중 유남석·정정미 재판관이 “이적표현물을 소지·취득하는 행위는 지식정보를 습득·보관하는 행위로 외부로 표현되거나 실현되지 않은 단계에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항과 5항 모두에 위헌 의견을 낸 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헌법 핵심 가치인 인간 존엄과 가치 보장에 필수적’이라며 해당 조항이 이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전했다”고 했다.

    ▲27일 동아일보

    한겨레는 기사에서 “국가보안법 가운데서도 7조는 그 내용이 모호한 탓에 ‘공안몰이’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A씨는 2014년 온라인 사이트에 북한 또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찬양하는 글을 총 26차례 게시하고 김일성 회고록을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 청구인 측은 이들 조항이 이적행위나 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해 국가의 형벌권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양심·사상·학문의 자유 등도 침해한다고 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체제 순응적인 헌재가 극히 보수적인 현실을 옹호하는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국가보안법 위헌소송 대리인단 단장인 최병모 변호사(전 민변 회장)는 “국가보안법 7조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 폐지 합의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신민정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국제인권기준에 맞게 보안법을 근본 개정하거나 완전 폐지해야 한다”며 “합헌 결정에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27일 한겨레

    한겨레는 <아직도 ‘이적표현물 소지’ 이유로 처벌받아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헌재의 합헌 논리를 놓고 “북한과의 대치 상황을 핑계로 정부 비판을 탄압하고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과거 독재정권의 논리였다. 그러나 민주화를 통해 시민의 권리는 계속 확장돼왔다. 시민의 자유와 안보가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님을 입증해온 것”이라며 “헌재의 눈에는 이런 시대적 변화가 보이지 않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어 “국제인권기구뿐 아니라 한반도 상황을 잘 알고 북한과 적대하고 있는 미국조차 국가보안법의 반인권성을 꾸준히 비판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국가보안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남용한다는 점을 해마다 지적하고 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국가보안법의 단계적 폐지와 7조의 즉시 개정을 촉구해왔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국가보안법 7조 1항과 5항은 의견의 표현, 나아가 시민들의 생각 자체를 통제하려는 발상에서 나왔다”며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한겨레

    한편 조선일보는 사회(12)면에서 합헌 소식을 다루며 일부 조항에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에 대해 ‘출신’을 언급했다. <국가보안법 7조5항 이적표현물 조항 가까스로 합헌>에서 “(이적표현물 소지 처벌 조항에) 위헌 의견을 낸 5명 중 정정미 재판관을 제외한 4명은 진보 성향 법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됐다. 정 재판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했고 지난 4월 임명됐다”고 했다. 1면 머리기사에선 헌재의 대북 전단 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위헌 결정을 다뤘다. 헌재는 같은 날 대북전단 금지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27일 조선일보

    중앙 “박근혜 인터뷰, 국민 마음 열지 않을까” 자평 기사

    중앙일보는 자사의 박근혜씨 인터뷰 보도를 자평하는 기사를 3면 머리에 올렸다. <“박 전 대통령 진솔한 사과 국민도 다시 마음 열지 않을까”> 제하 기사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이후 첫 중앙일보와의 언론 인터뷰가 26일 보도되자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 발언 하나하나에 큰 관심과 반응을 보이는 등 인터뷰 내용이 화제를 모았다”고 했다.

    ▲27일 중앙일보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등에 대해 진솔한 마음을 담아 사과한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국민도 그런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조금씩 다시 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인터뷰를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의 활동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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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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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호남 푸대접', 누가 시키고 있나?

[박해성의 여의대교] 민주당의 호남 공천 시스템, 이대로 괜찮나

 

 

 

칼럼을 쓴다고 해서 공당(公黨)의 운영을 두고 어떻게 하라 마라 할 일은 아니지만, '좋은 정치'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제도와 호남 정치입니다.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광역시, 전라북도, 전라남도 등 호남권 3개 광역시·도의 당선자는 모두 스물여덟 명입니다. 이중 광주 8석, 전북 9석, 전남 10석 등 27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했습니다. 전북의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에서만 국민의당 출신인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당선됐는데, 민주당에 복당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만 이듬해 국민의힘에 입당해 지금은 여당 국회의원입니다.

 

민주당은 전국정당입니다. 우리나라의 정당법은 제3조에서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광역시·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한다'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어 제17조에서는 '정당은 5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 지역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의 창당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만 영·호남을 중심으로 특정 정당 몰표 선거가 반복되는 등 지역주의가 현상적으로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여기에는 과거 정치적 목적으로 조성된 영남과 호남의 지역 차별과 갈등이 표심을 통해 반복적으로 표출되고, 결국 극단적 진영으로 나뉘어 고착화한 역사적 과정이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와 지역감정의 완화를 기대하게 만든 선거 결과도 있었습니다만, 여전히 영·호남 지역의 보편적 투표 기준이 후보자의 소속 정당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전국정당이 일부 공고한 지역 기반을 갖는 건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만 보아도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워싱턴 등 매번 민주당이 승리하는 주,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아이다호, 몬태나, 노스다코타 등 매번 공화당이 승리하는 주가 있습니다. 일관된 지지 경향이 없는 주들은 경합 주(swing states)라고 부릅니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미국의 정치비평가나 학자, 언론인들은 이른바 '파란 주(민주당)', '빨간 주(공화당)'들의 존재에 대해 몇 가지 우려를 표합니다. '선거 때 정당의 관심이 늘 경합 주에 집중되므로 파란·빨간 주 유권자의 관심사와 문제는 캠페인에서 소외된다', '경쟁이 없어 지방정부의 질이 저하되고 공직자가 좋은 성과를 낼 동기가 줄어든다', '혁신이 저해되고 정치가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게으르게 만든다' 이런 것들입니다. 어떤가요? 우리 정치에 바로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죠?

 

호남 시민들의 정치의식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지나온 선거 결과들을 살펴보면 좋은 정치를 갖기 위한 유권자들의 노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보다 투표의 정치적 부담이 덜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무소속을 후보자를 선택함으로써 민주당에 경고를 보내는 일이 흔한 편입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국의 기초단체장 중 무소속은 17명이었는데, 이 중 10명이 호남권에서 나왔습니다. 2018년에는 무소속 17명 중 7명이 호남이었고, 2012년에는 29명 중 15명이었습니다. 

 

한편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진보 성향의 제3당이 선택지가 됩니다. 2016년 국민의당 녹색 돌풍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2020년 총선에서는 그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한 거물급 중진 의원들이 참패했습니다. 광주의 장병완·박주선·천정배·김동철, 전북의 정동영·조배숙·유성엽, 전남의 박지원 전 의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민생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치인들의 운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수진영 바른미래당 계열과의 합종연횡, 끊임없는 계파 갈등으로 호남 시민들의 기대를 짓밟은 호남 기반 제3정당을 심판한 것이죠. 

 

 

 

 

 

 

어느덧 21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불과 8개월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호남은 '경선 승리 = 당선'의 공식이 통하는 곳이니만큼 현역 의원이나 도전자나 경선에 사활을 겁니다. 그런데 그 준비라는 게 말입니다, 결국에는 하나로 귀결됩니다. 권리당원의 모집, 조직관리, 동원입니다.

민주당은 당헌 제98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의 경선 방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권리당원의 투표·조사결과는 100분의 50 이하, 권리당원이 아닌 유권자의 투표·조사결과는 100분의 50 이상으로 반영한다'라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이 비율을 5:5로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당원과 일반 유권자의 의견을 반반씩 반영해 후보자를 선출한다니, 일견 합리적인 방식으로 느껴집니다. 

 

여기서 몇 가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일단 권리당원 외 50%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유권자는 세부규칙상 '민주당 지지층 또는 무당층'으로 자격이 제한됩니다. 무당층의 참여는 드문 일이라 핵심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경선이라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반 유권자 경선은 일반적 여론조사가 아니라 투표입니다. 정해진 규모의 안심번호를 추출('안심번호 선거인단'이라고 부릅니다)해 ARS를 몇 차례 발송하고, 참여하는 모든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에 투표권을 주는 방식입니다.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놀랄 정도로 응답률이 높습니다. 거의 모든 후보자가 조직을 동원해 전화 대기를 시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경쟁이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 과열된다는 점입니다. 경선이 본선과 다름없는 호남 정치인들의 관심사는 A부터 Z까지 권리당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역의원들이 노심초사하는 국회의원 평가에도 권리당원의 여론조사가 포함되죠. 다른 데 신경 쓸 여력도, 필요도 없습니다. 권리당원 조직을 장악한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공천을 무기로 후보자들을 줄 세우거나 경선에 개입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한번 상상해 봅시다. 만약 내가 사는 지역의 국회의원을 뽑는데 정당의 당원과 핵심 지지자들의 투표로만 결정한다면, 정치인들이 나 같은 일반 시민들의 삶에 일말의 관심이나 가질까요? 

 

네, 그래서 피해는 고스란히 호남 유권자의 몫이 됩니다. 주민의 삶을 개선한다거나 일자리를 만든다거나 서민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 같은 지역 정치 본연의 일들이 후 순위로 밀리니까요. 정책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일 필요도 없겠죠. '호남 푸대접'이 박정희 정부에서 시작되었을지언정, 정작 지금 호남을 정치적으로 소외시키는 건 민주당 경선제도의 왜곡과 조직선거에 온전히 기대는 낡은 정치 행태가 아닐까요. 

 

과거 민주당은 몇 가지 정치 실험의 경험이 있습니다. 배심원제 경선이라든지 공론조사를 통한 야권후보 단일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권자들에게 인물을 충분히 알린 후 판단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공정성을 장담할 수 없다거나 후보자들이 승복하기 어렵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사라지고 말았죠. 관리의 부담을 피하고 보다 간편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유권자를 위한 최선의 후보자를 공천해야 한다는 정당의 본질적 역할론을 압도하고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닐 겁니다만, 적어도 호남의 특수성을 고려한 공천 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호남 정치인들이 시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면 좋겠습니다. 그게 바로 민생을 챙기고,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돌보며, 좋은 정치를 만들겠다는 민주당의 초심과도 일치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 대로 인근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선거, 빅데이터, 공공정책 분야의 컨설턴트입니다. 2019년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지역산업·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비판적 시민으로서의 감수성과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감각을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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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무력정책 헌법에 명시...김정은, '핵보유국 지위 절대 변경안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9/28 10:47
  • 수정일
    2023/09/28 10: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최고인민회의 개최...국가우주개발국은 총국으로 격상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9.28 09:46
  •  
  •  수정 2023.09.28 10:19
  •  
  •  댓글 0
 
북한이 26~2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핵무력 정책'을 '사회주의헌법'에 규정하는 헌법 수정보충안을 채택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26~2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핵무력 정책'을 '사회주의헌법'에 규정하는 헌법 수정보충안을 채택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핵무력 정책'을 '사회주의헌법'에 규정하는 헌법 수정보충안을 채택했다.

1년전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핵무력정책 법령'을 발포한데 이어 그간 성과와 변화를 반영하여 기본법인 헌법에 명시한 것.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의 일부 내용을 수정보충함에 대하여》가 참가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찬동속에 채택되였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회의는 9월 26일부터 27일까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

헌법에 반영된 수정보충안의 주요 내용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나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핵무기발전을 고도화한다는 내용과 공화국무장력의 사명이 국가주권과 령토완정, 인민의 권익을 옹호하며 모든 위협으로부터 사회주의제도와 혁명의 전취물을 사수하고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강력한 군력으로 담보하는데 있다"는 것.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수정보충안에 대해 이같이 보고하고 "국가방위에서 차지하는 핵무력의 지위와 핵무력건설에 관한 국가활동원칙을 공화국의 기본법이며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위대한 정치헌장인 사회주의헌법에 규제하기 위하여 헌법수정보충안을 심의채택하게 된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통신은 "공화국의 핵무력정책을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에서 법적으로 고착시킨데 이어 국가의 기본법으로 공식화하는 중대의정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은 핵무력을 포함한 국가방위력을 비상히 강화하고 그에 의거한 안전담보와 국익수호의 제도적, 법률적기반을 튼튼히 다지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강위력한 정치적무기를 마련한 력사적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법령은 △전문 △1. 핵무력의 사명 △2. 핵무력의 구성 △3. 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 △4. 핵무기사용결정의 집행 △5. 핵무기의 사용원칙 △6. 핵무기의 사용조건 △7. 핵무력의 정상적인 동원테세 △8. 핵무기의 안전한 유지관리 및 보호 △9. 핵무력의 질양적강화와 개선 △10. 전파방지 △11. 기타로 구성돼 있으며, 핵무력 정책의 모든 영역을 포괄해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변경시키지 않고 오히려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당과 정부가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변경시키지 않고 오히려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당과 정부가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바로 1년전 전체 조선 인민의 총의에 따라 국가핵무력정책을 엄숙히 법화한 이 의사당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제4장 58조에 핵무기발전을 고도화하여 나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한다는 내용을 명기할데 대하여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매우 심원하고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면서 "이로써 우리 인민의 성스러운 투쟁을 통하여 이룩한 성과와 국가핵무력정책을 공화국 최고법으로 담보하는 필수불가결한 력사적, 정치적과제가 빛나게 달성되였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은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주권, 자주적발전을 담보하는 법적기초이며 혁명과 건설의 승리적 전진방향을 밝힌 정치헌장"이라며, "사회주의조선과 더불어 영존할 국가최고법에 핵무력강화정책기조를 명명백백히 규제한 것은 현시대의 당면한 요구는 물론 사회주의국가건설의 합법칙성과 전망적요구에 철저히 부합되는 가장 정당하고 적절한 중대조치로 된다"고 강조했다.

당면 정세에 대해서는 "(미국은) 우리(북)의 《정권종말》을 실현하기 위한 침략전쟁각본을 부단히 개악하면서 《대한민국》과의 공모밑에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사용을 목적으로 한 《핵협의그루빠》를 가동시킨데 기초하여 침략적성격이 명백한 대규모핵전쟁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조선반도지역에 핵전략자산들을 상시배치수준에서 끌어들임으로써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전쟁위협을 사상최악의 수준에로 극대화하고 있다"고 하면서 "뿐만아니라 일본, 《대한민국》과의 3각군사동맹체계수립을 본격화함으로써 전쟁과 침략의 근원적기초인 《아시아판 나토》가 끝내 자기 흉체를 드러내게 되였으며 이것은 그 무슨 수사적위협이나 표상적인 실체가 아닌 실제적인 최대의 위협"이라고 인식했다.

그렇다고 하여 악화되는 정세때문에 '핵무력강화정책의 헌법화'라는 중대의제를 최고인민회의에 상정시킨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 공화국이 사회주의국가로 존재하는 한, 자주와 사회주의를 말살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폭제의 핵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핵보유국의 현 지위를 절대로 변경시켜서도, 양보하여서도 안되며 오히려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과 정부가 내린 엄정한 전략적판단"이라고 못박았다.

북은 '조선반도와 지역을 비핵지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왔으나 미국은 단지 사상과 제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북의 평화애호적 제안을 모두 무시하고 핵위협을 지속해 왔다고 하면서, 이를 통해 "적대세력의 핵위협에는 반드시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철리와 함께 일단 보유한 핵은 세월이 흐르고 대가 바뀌여도 국가의 영원한 전략자산으로 보존강화하고 누구도, 어떤 경우에도 이를 훼손할수 없게 해야 할 필연성을 절감하게 하였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수행의 새로운 고조기, 격변기를 맞이하고있는 우리 혁명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올해에 이룩된 자랑찬 성과들을 총화하고 앞으로의 투쟁방향과 정책적 과업들을 언명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년말까지 완강하고도 실속있는 투쟁으로써 2023년을 자랑찬 승리로 결속"하자고 호소했다.

회의에서는 △사회주의헌법 일부 내용 수정보충과 함께 △장애자권리보장법 심의채택 △관개법 심의채택 △공무원법 심의채택 △금융부문 법집행정형총화 △국가우주개발국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으로 변경 △조직문제 등이 의안으로 다뤄졌다.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장애자권리보장법과 관개법, 공무원법에 대한 보고를 한 뒤 사회주의헌법 제95조에 따라 각 법안 초안이 최고인민회의 심의에 제기되고 이에 대한 토론을 진행이 진행되었으며, 이를 반영해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장애자권리보장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개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무원법을 채택함에 대하여》"가 채택되었다.

금융부문 법집행총화에 대해서는 박정근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이 보고를 통해 "국가금융체계를 현실발전의 요구에 부응한 과학적인 토대우(위)에 올려세우는 사업의 중요성에 립각하여 금융부문 법집행에서의 성과와 경험, 편향과 교훈을 분석총화하였으며 국가의 통일적인 금융관리체계를 보완하여 국가경제발전을 실속있게 추동해나가는데서 절실한 실천적 문제들을 언급하였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으로 변경하는 의안도 전원찬성으로 채택되었다.

맨 왼쪽부터 △ 안경근 기계공업상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 △전철수 국토환경보호상 △김광진 수매량정상 △백민관 중앙은행 총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맨 왼쪽부터 △ 안경근 기계공업상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 △전철수 국토환경보호상 △김광진 수매량정상 △백민관 중앙은행 총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회의에서는 또 △안경근 기계공업상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 △전철수 국토환경보호상 △김광진 수매량정상 △백민관 중앙은행 총재 등 내각 성원들을 새로 임명하는 인사 결정이 이루어졌다.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 위원들을 소환, 보선했으며, 최근영, 박창호, 리영철 등을 법제위원회 위원으로 보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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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도 못 받았던 택시노동자의 분신, 회사는 문 걸어 잠갔다

노조가 면담 요구하자, 경찰은 ‘퇴거불응죄’로 4명 현행범 체포

택시노동자의 분신 이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노동당이 27일 회사 대표와의 면담을 촉구하려 했지만 사무실 문이 닫혀 있었다. ⓒ민중의소리
택시 완전월급제와 임금체불 해결 등을 요구하며 싸우던 택시노동자가 추석을 앞두고 분신했다. 분신 직후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전신 60%에 3도 화상을 입어 매우 위중한 상태로 전해진다. 노조 조합원들은 사측에 항의 면담을 요구했다가 퇴거 불응죄로 현행범 체포됐다. “불법을 저지른 건 회사인데 왜 노동자를 잡아가느냐”는 절규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노동당은 27일 서울 양천구 해성운수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성운수가 택시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몰았다”고 규탄했다. 이어 “해성운수의 불법행태를 눈감아주는 서울시와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체불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고용노동부 역시 이 사태의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분신한 택시노동자는 방영환 해성운수분회장이다. 방 분회장은 완전월급제와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하며 227일째 회사 앞에서 1인 시위와 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었다.

방 분회장은 현재 폐지된 사납금제에 근거한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며 회사와 싸워왔다. 사납금제는 법인 택시노동자가 매일 회사에 일정 금액을 내고 나머지 수입을 갖는 제도로, 택시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폐지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21년 1월 1일부터 매일 회사에 운행 수입을 입금하는 대신 고정급을 받는 형식의 월급제를 도입했지만, 택시 회사는 여전히 변형된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김종현 지부장은 민중의소리와 만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에선 일정 금액의 운송 수입금 기준액을 정해서 수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택시 회사들은 (과거 사납금처럼 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기준금을 400~500만원으로 정해두고 운영하고 있다. 이 기준금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공제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또한 “회사에서는 손님을 태운 시간만 근로 시간으로 인정해 주고, 손님을 태우기 위해 배회하거나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근로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방 분회장은 복직 후 1년 반 정도를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월 100만원 가량만 받았다. 매달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은 금액이 체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을 고용노동부에 찾아가도 처벌하지 않고, (택시 사업자를) 관리·감독을 해야 할 서울시는 월급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는다. ‘회사가 망하지 않느냐’는 말만 하는데 적어도 최저임금은 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은 방 분회장의 글에도 잘 드러나 있다. 방 분회장은 “사납금 및 기준금을 정해놓고 불법 경영을 하고 있는데 관할 관청과 노동청, 서울시청 어느 한 곳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업주를 비호하는 말만 한다”고 개탄했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과 노동당 관계자 20여명은 기자회견 후 회사 건물로 이동해 항의 면담을 하려 했지만, 사측은 나무 막대기로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다. 오랜 시도 끝에 문이 열렸지만 사무실 문 역시 굳게 닫혀 있었다. 대신 나온 사측 관계자들은 “대표는 지금 지방에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노조 조합원은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대표가 병원에도 안 오고 어디 간 것이냐”고 울부짖었다.

‘대표를 만나야겠다’는 이들과 ‘건물에서 나가라’는 사측 사이 대치가 1시간가량 이어지자, 경찰은 노조에 퇴거 명령을 했다. 이에 항의하던 노조 조합원 3명과 노동당 관계자 1명이 퇴거불응죄로 현행범 체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후 노사는 면담 일정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공공운수노조는 이후 성명을 내고 “경찰이 잡아넣을 것은 해성운수 사업주다. 그리고 해성운수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주는 서울시와 체불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고용노동부”라며 “공공운수노조는 해성운수와 서울시 그리고 고용노동부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택시노동자의 분신 이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노동당이 27일 회사 대표와의 면담을 촉구하려 했지만 회사 건물 문이 닫혀 있었다. ⓒ민중의소리

택시노동자의 분신 이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노동당이 27일 회사 대표와의 면담을 촉구하려 했지만 회사 건물 문이 닫혀 있었다. ⓒ민중의소리
경찰이 회사 대표 면담을 촉구하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경찰이 회사 대표 면담을 촉구하는 노동당 관계자를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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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협 지속" 헌재, 91년 이후 8번째 국보법 7조 합헌 결정

헌재 "북한과의 관계 본질적으로 변화 없어"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3.09.27. 08:07:39

 

표현·양심·사상 등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가보안법 제7조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단을 받았다. 지난 1991년 법이 일부 개정된 이래 8번째 합헌 결정이다.

 

헌재는 이적행위 찬양·고무를 금지하는 국보법 7조 1항과 이적표현물의 소지·유포 등을 금지하는 동법 7조 5항에 대해 26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적행위를 찬양하거나 행위에 동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7조 1항은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나왔다.

 

합헌 의견을 낸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등 재판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북한으로 인한 대한민국 체제 존립의 위협 역시 지속되고 있다"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아 온 국가보안법의 전통적 입장을 변경해야 할 만큼 북한과의 관계가 본질적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 행위자를 처벌하는 7조 5항의 경우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판단이 엇갈렸다. 

 

이적 표현물을 '제작·운반·반포한 자'를 처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6대 3으로 합헌 결정을 받았지만, 표현물을 '소지·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4대 5로 위헌의견이 더 많았다. 다만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는 6명이기에 해당 부분 또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5항에 대한 합헌 의견으로 합헌 측 재판관들은 "전자매체 형태의 표현물은 소지·취득과 전파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거의 없고 전파 범위나 대상이 어디까지 이를지도 예측할 수 없다"라며 "(표현물) 금지의 필요성이 종전보다 더욱 커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기영·문영배·이미선 등 1항과 5항 모두에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인간 존엄과 가치 보장에 필수적"이라며 "이적행위 조항(7조 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를 처벌 대상에 포함시켜 대다수 시민의 정당한 의사 표현 내지 그 전제가 되는 양심과 사상의 형성을 위축시키고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5항 중 '소지·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에 대해서만 위헌 의견을 낸 유남석·정정미 재판관의 경우 "소지·취득 행위는 내심의 영역에서 양심을 형성하고 양심상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지식정보를 습득하거나 보관하는 행위"라며 "양심형성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위헌 의견의 취지를 밝혔다. 

 

'이적표현물의 유포·전파를 금지'하는 동 조항의 규정만으로도 국가안보 등의 입법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이들은 표현물 등을 소지·취득하는 이들까지 처벌하는 5항의 내용은 "(권리)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국보법의 해당 조항들은 △국보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돼 처벌 대상이 부당하게 확대될 수 있으며 △개인의 양심 및 사상 등을 국가가 재단해 처벌하는 일은 부적절하다는 지적 속에서 위헌 논란을 낳아왔다. 

 

특히 노동계 등지에선 "노동현장에서 자주·민주·통일·노동해방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선전물을 제작 배포하는 것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기도 한다"(민주노총)고 지적하는 등 해당 법령이 노동·시민운동을 압박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지속돼왔다.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앞서 지난 15일 열린 국보법 관련 헌법소원 공개변론 자리에서 "국가보안법은 말과 글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작품, 개인 소셜미디어(SNS) 활동까지도 이분법적인 잣대로 규율하고 있다"라며 "국가보안법이 실정법으로 존재하는 한 자기검열에 따른 표현행위의 위축과 민주주의 사회의 기초인 공론의 장이 왜곡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들은 같은 자리에서 "이적행위로 야기된 명백한 위험은 현재 시점에 당장 현실화한 것은 아닐지라도 언제든지 국가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위험이 현존하는 단계가 되면 막대한 피해가 초래돼 공권력의 개입이 무의미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헌재의 선고는 2017년 수원지법, 2019년 대전지법이 각각 낸 위헌법률심판제청과 개인 헌법소원 등 총 11건을 병합해 이루어졌다. 

 

헌재는 '반국가단체'를 규정하고 있는 동법 2조와 이적단체 가입을 처벌하는 7조 3항에 대한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법률상 청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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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북러정상회담의 의의와 전망, 주목점 ②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9/26 [18:43]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2~18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북러정상회담을 포함해 방러 일정 전반을 봤을 때 국제 정세에 심각하고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특집을 6편으로 준비하였다. 

 

(이어서)

 

2) 분야별 협력 전망

 

가) 군사 분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러정상회담에서 북러 군사 협력도 논의하느냐는 언론 질문에 “모든 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회담 후 인터뷰에서는 대북 제재 틀 안에서도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과 전쟁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북한 역시 미국과 전쟁 상태이며 직접 군사적 대치를 하고 있다. 따라서 북러 군사 협력은 세계 반미 전선에서 커다란 파급력을 가질 것이다.

 

● 북러가 바라보는 ‘국제 정의’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러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인류의 자주성과 진보, 평화로운 삶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짓부수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긴밀히 하고 강력히 지지·연대하면서 힘을 합쳐 국가의 주권과 발전 이익,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해 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과 당면한 협조 사항들을 허심탄회하게 토의”하였으며 “만족한 합의와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현재 북러가 바라보는 국제 정세와 북러의 협력 방향을 알 수 있다. 

 

먼저 북러는 현 국제 정세를 “인류의 자주성과 진보,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국가와 이를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대결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제국주의 나라가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하기에 자주·진보·평화를 추구하는 국가가 이를 “짓부수기” 위해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국주의 나라는 미국과 유럽(나토), 일본을 가리키며 나머지 대다수 나라는 자주·진보·평화를 추구하는 나라로 보는 듯하다. 

 

이런 정세관 아래 북러는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긴밀히 하고 강력히 지지·연대하면서 힘을 합쳐” 나가기로 하였는데 그 목적은 “국가의 주권과 발전 이익,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는 것이다. 

 

여기서 북러가 보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 정의 수호’란 무엇인지 좀 더 살펴보자. 

 

미국의 시각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평화를 깨뜨렸고,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해서 한반도 전쟁 위기가 발생한다. 한국도 이런 미국의 시각을 철저히 따른다. 

 

하지만 북러 양국의 시각은 정반대다. 미국을 비롯한 나토가 동진해 우크라이나를 포섭하는 바람에 이 지역의 평화가 깨졌으며,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거느리고 북한에 핵전쟁 위협을 가하기 때문에 한반도 전쟁 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인류의 자주·진보·평화를 침탈하려는 제국주의’가 있다는 게 북러의 시각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대하는 자세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상대의 주권을 존중하고 서로 협력해서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내 뜻대로 상대를 바꾸려고 해서도 안 되고, 내 이익을 위해 상대가 손해를 보게 해도 안 된다. 다른 하나는 상대의 주권을 무시하고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약탈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제국주의다. 여기서 상대는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저항할 것이므로 제국주의 국가는 반드시 군사력을 동원하게 되어 있다. 

 

이처럼 제국주의 국가가 군사력을 동원해 약소국을 약탈하기 때문에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깨진다는 게 북러의 시각이다. 또한 북러는 제국주의 국가가 힘으로 약소국을 약탈하는 것을 막고 서로 주권을 존중하며 상대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질서를 세우는 것이 바로 ‘국제 정의’라고 여긴다. 

 

인류 역사를 보면 항상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고 약소국은 강대국에 빼앗기며 살아왔다. 일제강점기만 보더라도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일제의 위협에 무릎 꿇은 대한제국 통치자들이 나라를 통째로 일제에 넘기면서 우리 민족은 일제의 노예가 되었고 수많은 재산과 자원을 빼앗겼다. 당시 일제가 저지른 만행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불의를 막는 것이 곧 ‘국제 정의’다. 

 

● 북러 군사 협력의 파급력

 

그런데 국제 정의는 말로 지킬 수 없다. 대한제국이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등을 밀사로 보내 을사늑약의 불법성과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 일제는 청일전쟁(1894), 러일전쟁(1904)에 연달아 승리한 신흥 강국이었다. 어느 나라도 대한제국을 위해 일제와 맞서려 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제사회는 힘이 있어야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군사력이 최우선적이며 결정적 요인임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북러 군사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양국이 모두 세계적 군사강국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흔히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군사강국으로 꼽힌다.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 군사력을 깎아내리는 데 습관이 되어 있지만 이들도 핵무기, 전략무기의 경우 질적, 양적으로 미국을 능가한다는 것을 대체로 인정한다. 

 

북한군 역시 강군으로 평가받는데 지난 7.27 ‘전승절’ 때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북한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라고 꼽은 게 인상적이다. 물론 축하하려고 방문한 나라의 군대를 추어올리며 칭찬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세계적인 강력한 군대’ 정도로만 표현해도 되는 걸 굳이 ‘세계 최강’이라고까지 극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면 자국 군대를 ‘세계 최강’으로 생각할 텐데 북한군을 ‘세계 최강’이라고 했다면 이것은 상당 부분 본심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 같은 최첨단 무기도 있지만 북한군만의 강점이라고 하면 정신력을 꼽을 수 있다. 사상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북한은 군대에도 ‘사상강군’을 강조하며 군인의 정신력을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북한군의 정신력은 다른 나라와 질적으로 다르며 타의 추종과 모방을 불허한다고 한다. 

 

이런 북한과 러시아가 전면적인 군사 협력을 한다면 나토나 한·미·일 삼각동맹을 넘어 세계 최강이 되리라 스스로 여기는 듯하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단독으로 미국을 포함한 나토를 능가한다. 한반도에서도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에 북한이 단독으로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북한 스스로 평가한다. 따라서 북러의 군사 협력은 나토와 한·미·일 삼각동맹 등 미국이 구축했거나 하고 있는 모든 군사동맹을 능가할 수 있다. 

 

최근 아프리카 니제르에 쿠데타가 발생했다. 니제르는 원래 프랑스를 위시한 서방이 강한 영향을 미치던 나라였는데 군부가 친서방 정부를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했다. 여기에 많은 국민이 쿠데타를 환영하며 대규모 시위를 하였다. 

 

그런데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를 보면 반서방 내용과 더불어 ‘러시아 만세’, ‘푸틴 만세’ 같은 친러시아 내용이 들어있었다. 또 브릭스 국가 깃발을 내걸기도 했다. 그동안 니제르를 사실상 지배해 온 서방을 배척하면서 그 대척점에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브릭스에 기대를 거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용병 기업인 바그너 그룹을 통해 쿠데타를 지지했다. 

 

서방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는 쿠데타를 반대하며 군사 개입을 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이들은 경고한 시한이 지나도 아무런 군사행동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러시아의 군사 개입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부 시위대가 브릭스 국가 국기들 사이에서 북한 국기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8월 27일 터키 통신사 아나돌루 에이전시(A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니제르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프랑스를 규탄하며 시위했는데 브릭스 국가 국기와 함께 북한 국기 2개가 등장했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 서비스 X(구 트위터)에 2천 회나 공유될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현재 니제르에 체류하는 북한 국적자가 없다고 하니 아마도 니제르인 가운데 누군가가 서방을 배척하는 의미에서 북한 국기를 들고나온 듯하다. 제삼세계 국민들 시각에는 미국과 서방에 맞서는 대표적인 나라로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북한도 있음을 알 수 있다. 

 

▲ 니제르 시위대.     © AA

 

냉전 해체 후 미국은 더 이상 자신의 적수가 없다며 세계를 상대로 온갖 전횡을 누려왔다. 특히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세계 곳곳에서 군사력을 휘두르며 일극 체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일극 체제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일극 체제 붕괴의 중심에는 미국의 군사력이 꺾여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있다. 

 

1991년 딕 체니 당시 국방부 장관과 콜린 파월 당시 합참의장은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러도 이길 수 있다는 ‘윈-윈 전략’ 혹은 ‘2개 전쟁 전략’을 제안했다. 미국은 이 군사 전략을 1993년 정식 채택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10년쯤 후인 2012년 ‘윈 홀드 윈’ 혹은 ‘원 플러스(1+) 전략’으로 수정되었다. 2개 전쟁을 동시에 치를 수 없으니 1개 전쟁에서 승리하는 동안 다른 1개 지역에서는 전쟁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그만큼 미국의 군사력이 약해졌음을 뜻한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보면 ‘원 플러스 전략’도 맞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쫓겨 야반도주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패퇴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도, 대만에서도 힘에서 밀리고 있다. 이제는 아프리카의 반서방 쿠데타 세력에도 밀리고 있다. ‘원 플러스 전략’이 아니라 ‘원 마이너스(1-) 전략’이 더 적합해 보인다. 

 

● 전면적 군사 협력의 내용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 기간에 ‘유리 가가린’ 명칭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비행기 공장, 블라디보스토크의 크네비치 공군 비행장, 태평양함대 기지 등 여러 군사 시설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향후 북러 군사 협력의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비행기 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 다목적 전투기인 Su-57에 직접 올라 비행사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노동신문도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비행기 공장을 소개하면서 5세대 전투기 Su-57을 생산한다고 콕 집어 설명했다. 북한이 Su-57에 상당한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Su-57은 2020년에 첫 실전배치를 한 최신예 전투기로 러시아는 Su-57이 미국이 자랑하는 전투기인 F-22 랩터를 능가한다고 평가한다. 아직 생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국에 판매된 적은 없지만 만에 하나 북한이 이 전투기를 도입한다면 한반도 군사 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이다. 

 

북한에는 4세대 전투기인 MiG-29 이후에 개발된 전투기가 없다. 북한은 15년 전부터 4.5세대 전투기인 러시아의 Su-35, 중국의 J-10 등을 구입하려고 시도했으며 최근에는 MiG-35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북한이 4.5세대 전투기만 도입해도 공군 전력에 질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의 전투기 개발이나 면허 생산(설계나 부품을 제공받아서 북한이 직접 전투기를 생산하는 방식)과 관련한 협력도 가능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행기 공장 방문에 동행한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는 “항공기 제작을 비롯한 산업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크네비치 공군 비행장을 방문해서도 전략폭격기, 다목적 전투기, 요격기 등 다양한 군용기를 돌아보면서 각 군용기의 전술·기술적 제원에 관한 해설을 듣고 전투 성능과 무장 장비도 파악하였다. 

 

북한은 최근 해군 강화를 강조하면서 해군 함정에 전술핵무기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이 육군에 기반하고 있음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북한은 공군도 핵무장하는 단계를 밟아 육·해·공군 모두를 핵무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3대 핵투발 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잠수함과 함께 전략폭격기를 운용하고 있으니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공군 비행장에서 전략폭격기를 돌아본 것이 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태평양함대 기지에서 마샬 샤포시니코프함에 승선해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이 배는 원래 대잠수함 작전을 하는 구축함이었으나 대지·대함·대잠 미사일을 장착한 다목적 함정으로 개량되었다. 지난 8월 27일 북한의 해군절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사령부를 현지지도하면서 해군을 강화할 구상을 밝힌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러시아의 태평양함대가 한반도를 작전 구역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북러 전략·전술적 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 해군에서 북극해를 무대로 하는 북방함대 다음으로 강한 전력을 갖춘 함대가 태평양함대다. 전략핵잠수함(SSBN)만 3척이 있고 항공모함 전단을 겨냥한 순항미사일 핵잠수함(SSGN)도 6척이나 있다. 러시아가 보유한 SSGN은 모두 태평양함대에 있는데 이는 미국 태평양함대를 겨냥한 것이다.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움직일 수도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태평양함대 방문 목적을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한편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가 연해주에서 생산한 드론, 방탄복, 무인전차 등을 전시한 전시관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일부 제품을 선물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 연해주의 한 전시관에서 방탄복을 살펴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 올레그 코제먀코

 

이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의 여러 군사 시설을 둘러보았기 때문에 주로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군사적 협력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반대로 파병이나 무기 기술 제공 등 북한이 러시아 측에 제공할 수 있는 군사적 협력도 예상해 볼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침햇살265] 북중, 북러 관계의 변화와 우리의 과제 ④」(문경환, 주권연구소, 2023.9.6.)를 참조할 수 있다.

 

● 북한 무기 지원설

 

미국과 서방은 북러정상회담 전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가 바닥났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다’라는 주장을 해왔다. 그리고 북러정상회담이 열리자 본격적으로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을 위한 회담’으로 몰아가고 있다. 무기가 떨어져 다급한 러시아가 북한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식이다. 

 

그런데 미국과 서방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엄청난 양의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나라 내에서도 ‘이길 수 없는 게 분명한 전쟁에 무기를 계속 제공하는 건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을 죽음에 내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건 무슨 대단히 심각한 문제인 양 이야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게다가 여러 정황을 봤을 때 ‘북러 무기 거래설’은 신빙성이 없다. 일단 미국과 서방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지원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무기 부족에 시달리지도 않는다. 9월 13일 자 뉴욕타임스 기사 「러시아, 제재 극복하고 미사일 생산 확대(Russia Overcomes Sanctions to Expand Missile Production, Officials Say)」에 따르면 러시아의 탄약 생산 규모가 미국과 서방 전체를 합친 것보다 7배 더 많다고 한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9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미국은) 처음 소위 ‘무기 거래설’을 퍼뜨리면서 북한이 구소련제 포탄 등을 ‘수백만 발’ 가지고 있다고 했다. …중략… 러(시아)는 하루에 최대 6만 발을 쏜다. 한 달이면 2백만에 육박한다. 이거 때문에 북러정상회담을 한다고?”라고 반문하며 ‘무기 거래설’이 낭설이라 주장했다. 미국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이 가진 포탄을 전량 러시아에 제공해도 반년을 못 가는데 그것 때문에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할 리도 없고, 북한 역시 한·미·일과 군사적 대치를 하는데 포탄을 대량으로 반출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진짜 걱정해야 할 것은 러시아로 넘어갈 북한 포탄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날아갈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일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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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중동에만 광고 주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하더라"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9.27 00:14
  •  
  •  댓글 0



 

 

“일본 정부에 유감, 우리 수산물 활성화” 성명 광고

오염수 광고’ 특정 일간지 ‘몰아주기’ 왜?

보수일간지 1면 하단에…수협 ‘정부 입김 의혹’ 부인

수산인협동조합(수협)이 일본의 오염수 방출 직후 일부 일간지 1면에 낸 성명 광고를 두고 신문광고업계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출을 용인한 가운데 여기에 비교적 찬성 논조를 보였거나 이른바 보수신문으로 분류되는 신문에 광고를 ‘몰아준’ 배경에 대한 질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4일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 해양 방출을 시작했다. 이튿날인 25일 아침, 종합일간지 가운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1면 하단에 ‘수산인 성명서’ 광고가 실렸다.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한국 수산물 활성화 대책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는 내용이다.

수산인협동조합은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의 협동조직으로, 수협법에 따라 회원조합에 대한 생산과 판매 지원을 맡는다. 수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 기능도 일부 대행하면서 주요 사업에 정부 보조금을 받기도 한다.

수산인들은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먼저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 국민 대다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우리 정부의 과학적 검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25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조선일보 1면 하단 광고. 전날인 24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 방출을 개시했다.

수산인들은 “‘오염수’와 ‘처리수’ 사이 소모적 정치 논쟁과 괴담 수준의 불확실한 정보 확산 속에 이미 멍게, 우럭, 전복, 해삼 등 해산물의 소비는 오염수 방류 전부터 급감해버렸다”며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로 수산물 소비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수산업은 존립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가 방사능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수산물 소비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것 △정치권과 언론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수산물 소비에 앞장설 것 △일본 정부는 안전하고 국제법과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1면 광고엔 수협이 포함된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명의가 달렸고, 중앙일보엔 같은 내용의 광고이지만 수협 명의가 달렸다. 이날 같은 광고가 경제지 가운데 한국경제와 매일경제, 서울경제에 실렸고, 석간에선 문화일보에도 실렸다. 중앙일보의 경우 7면 전면에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낸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우리 수산물 안전호소문’ 광고를 추가로 실었다.

▲지난 8월25일 중앙일보 7면 전면광고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에 유감을 표하고 한국 수산업 위축을 우려하는 내용에 미뤄 특정 논조와만 일치한다고 볼 수 없는 내용의 광고임에도 수협이 일부 매체에만 발주한 데에 그 기준을 두고 의문이 나왔다.

조중동 외 종합일간지보다 부수가 낮은 일부 신문에 광고를 준 것이 대국민 호소 성명이라는 취지에 걸맞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부수 기준 상위 5개 일간지에 해당하나 서울경제와 문화일보는 유료부수 기준 한겨레보다 순위가 낮고, 광고 지표로 활용되는 열독률 기준으로는 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보다 낮다. 결과적으로 특정 논조의 매체만 선별해 광고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일각에선 이번 선별적 발주가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결과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A 종합일간지 광고국 직원은 수협 측이 일부 매체에만 광고를 발주한 이유로 ‘정부 영향’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우리 매체 담당자가 (수협 쪽에) 왜 동아와 조선, 중앙에만 광고를 주느냐고 물었더니 수협 측이 ‘아시지 않느냐’며 ‘정부에서 조중동만 찍어서 해주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B 종합일간지 광고국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알려왔다. C 일간지 광고국 직원은 “우리 매체도 종합일간지이다 보니 종합지 조간 위주로 체크하는데 이른바 ‘조중동’만 받은 것을 확인했다”며 “담당자가 뉘앙스로는 (수협으로부터) 해양수산부를 통해 일단 조중동만 (광고를) 진행하라고 했다는 듯한 느낌을 가졌다고 한다”고 했다. 이 직원은 “수협 자체가 광고가 많이 없는 기관이다 보니 자체적으로 정해서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위에서 내려오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수협중앙회 로고

수협 측은 광고가 “메이저 기준”이라며 정부 입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수협중앙회 홍보담당 팀장은 “우리가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부수 기준”이라며 “거기에 더해 광고가 나가야 할 날짜가 (수협 요청에 따라) 협의 가능한지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문 부수나 일정 협의 여부를 기준으로 봐도 수협이 일부 경제지와 종합지에 광고를 발주한 까닭은 풀리지 않는다. 수협 측은 관련 질의에 “컨택(접촉)을 먼저한 식으로 예산을 소진했다. 급하게 하느라 (모든 매체에) 확인 못했다”고 했다.

정부 뜻에 따라 선별적으로 발주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일간지 측이) 왜곡된 내용을 전달해 오해하는 것 같다”며 “정부가 (보통) 그렇게 발주하니까 오해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광고가 나간 뒤 다음 번에 이런 사례가 생기면 예산을 기집행한 매체는 제외하고 배분하겠다고 (다른 일간지 측에) 양해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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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리 기자ykim@mediatoday.co.kr

 

#일본#후쿠시마핵사고#오염수#방출#해양투기#수산인협동조합#어업인#조중동#해양수산부#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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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관련자, 보석 석방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9/27 07:39
  • 수정일
    2023/09/27 07: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제주대책위·변호인단, ‘전자팔찌 거부투쟁 승리보고대회 및 헌법소원청구 기자회견’ 개최

  • 기자명 제주=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3.09.26 19:58
  •  
  •  댓글 0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제주대책위와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변호인단이 ‘위헌적 전자팔찌부착 보석조건 거부투쟁 승리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제주대책위와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변호인단이 ‘위헌적 전자팔찌부착 보석조건 거부투쟁 승리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제주대책위와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변호인단은 26일 오후 2시 제주검찰청 앞에서 ‘위헌적 전자팔찌부착 보석조건 거부투쟁 승리 보고대회’를 개최하였다.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은 지난 2월 21일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과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이 간첩혐의가 있다고 하여 구속당했다.

이들은 10월 4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을 앞두고 있었는데, 재판부가 지난 9월 19일, 전자팔찌 부착조건으로 보석결정을 내렸다.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과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이 석방 환영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과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이 석방 환영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에 제주 각계 시민사회단체는 다음날 20일 보석조건 규탄기자회견을 개최하였고, 당사자들의 강력한 거부의사와 변호인단이 부당한 보석조건 삭제변경신청을 내어 25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9월 21일에는 양심수에게도 성폭력 범죄자와 마찬가지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는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 제31조의2(보석과 전자장치 부착) 제1항에 대하여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평등권과 신체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에서 도출되는 명예권을 침해하는 위헌조항이라는 이유로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었다.

장경욱 변호사가 보석조건 변경 과정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장경욱 변호사가 보석조건 변경 과정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결국 재판부는 2023년 9월 25일 국가보안법사건 양심수들에 대한 위헌적 전자장치 부착 보석 조건을 삭제하는 보석허가결정의 보석조건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날 김은정 진보당 제주도당 노동자당위원장의 사회로 장경욱 변호사의 보석조건 변경 과정 경과보고와 고부건 변호사, 박현우 위원장, 고창건 사무총장 등의 승리자 발언이 진행되었다.

고부건 변호사가 제주 간첩단 사건 무죄를 쟁취하기 위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고부건 변호사가 제주 간첩단 사건 무죄를 쟁취하기 위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에 앞서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제주대책위와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변호인단은 같은 날 오후 1시 30분 제주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기관의 불법적 출석요구강요미수를 강력히 규탄하고 헌법소원 청구를 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하여 “사전에 시간차를 두어 각 다른 조사장소에서 변호인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하였지만, 김동기 제주경찰청 안보수사1대 소속 사법경찰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자 고을선, 강정연에 대한 2023. 9. 14. 및 9. 15.자 출석요구에서 일방적으로 2023. 9. 26. 10:00에 위 고을선에 대한 피의자 신문은 제주경찰청 안보수사과 진술녹화실에서, 위 강정연에 대한 피의자 신문은 국가정보원 제주지부 조사실에서 실시할 것”이라면서 “만약 선임된 변호인 중 서로 다른 변호인의 참여 하에 피의자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전하였다. 

이는 명백히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고, 불법적 출석요구 강요미수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김동기 제주경찰청 안보수사1대 팀장 사법경찰관을 고발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헌법 제37조 과잉금지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피의자인 청구인들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 청구를 하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은정 진보당 제주도당 노동자당위원장의 사회로 고광성 공안탄압저지 제주대책위원장의 모두발언, 고부건 변호사의 고발 및 헌법소원 청구 경위 경과보고, 고을선 전국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장, 강정연 공안탄압저지 제주대책위 집행위원장의 피해자 발언 등이 있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1. 오늘(26일) 우리는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 사건의 무죄를 쟁취하기 위한 그날까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민주적 사법질서의 수호를 위한 인권투쟁의 경과를 상세히 보고하고자 한다.

2. 제주경찰청 안보수사1대 팀장 사법경찰관 김동기에 대한 강요미수 고발 및 헌법 제12조 제4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의 제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고발의 요지
피고발인 김동기는 제주경찰청 안보수사1대 소속 사법경찰관으로, 피고발인은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자 고을선, 강정연의 변호인과 2023. 9. 26. 위 피의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실시하되, 시간차를 두어 각 다른 조사장소에서 위 변호인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하였다가, 위 협의에도 불구하고 2023. 9. 14. 및 9. 15.자 출석요구에서 일방적으로 2023. 9. 26. 10:00에 위 고을선에 대한 피의자신문은 제주경찰청 안보수사과 진술녹화실에서, 위 강정연에 대한 피의자신문은 국가정보원 제주지부 조사실에서 실시할 것이고, 만약 선임된 변호인 중 서로 다른 변호인의 참여 하에 피의자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해악을 고지하였다.
이로써 피고발인은 고을선, 강정연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행사를 방해하려 하였다.

나.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요지
피청구인 김동기는 변호인과 같은 날 시차를 두고(2023. 9. 26. 오전, 오후) 청구인 강정연, 고을선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애초 협의한대로 같은 날 시차를 두고 청구인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실시하여 이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며 수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2023. 9. 15.자 출석요구서를 통하여 동시에 각자 다른 변호인을 참여시켜 피의자신문을 받으라고 출석을 강요한 행위는 헌법 제37조 과잉금지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피의자인 청구인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3. 위헌적 전장장치 부착 보석 조건의 삭제에 이른 경위는 다음과 같다.
국가보안법 양심수 고창건, 박현우에 대한 2023. 9. 19.자 보석허가결정은 전자장치 부착 및 실시간 위치추적이라는 제한을 가한 것은 부당한 신체의 자유 침해행위이었다.
이에 고창건, 박현우는 24시간 감시가 가능한 “또 다른 형태의 구속” 에 해당하고 양심수들을 성폭력범죄자와 동일시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는 전장자치 부착을 단호히 거부하며 2023. 9. 20. 재판부에 부당한 보석조건을 취소를 요청하였다.

또한 2023. 9. 21.에는 양심수에게도 성폭력범죄자와 마찬가지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는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 제31조의2(보석과 전자장치 부착) 제1항에 대하여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평등권과 신체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에서 도출되는 명예권을 침해하는 위헌조항이라는 이유로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결국 재판부는 2023. 9. 25. 국가보안법 양심수들에 대한 위헌적 전장장치 부착 보석 조건을 삭제하는 보석허가결정의 보석조건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4. 국가보안법 피해자 및 양심수들은 야만적 국가보안법에 맞서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갖은 탄압 속에서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피의자 및 피고인으로서의 권리를 당당히 행사함으로써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적 형사사법 질서를 수호하는 모범을 만들어 내었다. 향후에도 국가보안법에 맞선 피의자 및 피고인들의 인권투쟁은 쉼없이 전개될 것이고 머지 않은 시점에 이들의 정당성은 인정될 것이고 역사의 발전과 함께 반드시 승리자로 기억될 것이다.

5. 우리들은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 사건의 피해자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철폐의 그날까지 종북몰이 공안탄압에 맞서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이에 우리들은 다음과 같이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 국가정보원과 제주경찰청은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출석요구 지금 당장 중단하라!
-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라!
- 피의자도 인간이다.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출석요구 인권침해 중단하라!
- 양심수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중단하고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라!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조작이다. 국가보안법 철폐하라!

2023년 9월 26일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 사건 변호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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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사유·필요성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백현동 "직접 증거 부족"-대북 송금 "다툼의 여지"... 이 대표 "상대 죽여 없애는 전쟁 그만"

23.09.27 02:37l최종 업데이트 23.09.27 05:34l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3.9.27 [공동취재]
▲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3.9.27 [공동취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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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최종 보강 : 27일 오전 4시 47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궁지에 몰렸던 이 대표는 오뚜기처럼 살아나 국회로 돌아가게 됐다. 약 2년간 이 대표 수사에 몰두해온 검찰은 무리한 정치적 수사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법원은 구속영장청구서에 기재된 3가지 혐의 가운데 두 가지 큰 줄기인 백현동 개발사업과 대북송금 혐의를 두고 "직접 증거 부족",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재명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검찰권 남용"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2시 24분께 검찰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9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전날(26일) 오후 7시 50분에 끝난 지 6시간 30분 만에 나온 것이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중이던 이 대표는 영장 기각 약 1시간30분이 지난 새벽 4시경 밖으로 나왔다. 그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①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특경법 위반(배임) ②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위증교사 ③불법 대북 송금 관련 특가법 위반(뇌물)·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청구서에서 "피의자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범죄가 중대하며 피의자에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충분한 만큼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밝혔다. 또한 "피의자에게는 11년 이상 36.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창훈 부장판사의 결론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하여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왜?... 이례적으로 긴 기각 사유 "증거인멸 염려 있다고 보기 어렵다"

유 부장판사는 이례적으로 장문의 기각 사유를 밝혔다. 우선 3가지 혐의의 소명 여부를 밝혔는데,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유 부장판사는 대북송금 관련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검찰이 강하게 주장한 증거인멸에 대한 판단도 내렸는데, 결론은 "증거인멸 염려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대북 송금 혐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북송금의 경우,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새벽 4시에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이재명 "이제 상대 죽여 없애는 전쟁 그만"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3.9.27 [공동취재]
▲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3.9.27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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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시 비가 내리는 속에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이 대표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이 늦은 시간에 함께해주신 많은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여러분 먼저 감사드립니다.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들이 하는 겁니다.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이면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정부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이제 모레면 즐거움이 마땅한 추석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 현황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리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사법부에 다시한번 깊이 감사 드립니다."


여기까지 발언한 이 대표는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했다.

앞서 오전 2시 24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수백 명의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안았다. 현장에 모인 민주당 의원들도 구치소에서 나올 이 대표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출입문을 앞에 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다시 지팡이를 짚고 서울구치소 정문을 통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기각 소식이 전해진 뒤 정확히 1시간 26분이 지난 3시 50분께였다.

교도관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나오던 이 대표는 구치소 정문 30m를 앞두고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걸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인솔해준 교도관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지지자들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자신의 차량에 탑승해 이동했다. 하지만 채 100m를 가지 못했다. 7시간 이상 구치소 앞에서 비를 맞으며 기다린 지지자들이 보이자 차에서 내렸다. 이 대표는 인사를 건넨 뒤 위와 같이 연설을 했다.

궁지 몰린 검찰 "납득 어렵고 매우 유감... 증거인멸 염려 없다는 건 모순"

검찰은 궁지에 몰렸다. 두차례 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번엔 국회에 막혔고(대장동, 성남FC 건 등), 이번엔 법원에 막힌 상황이다.

이날 새벽 검찰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를 수사하고 영장을 청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었다고 인정하고 백현동 개발비리에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하면서도, 대북송금 관련 피의자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한 판단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었다는 것은 증거인멸을 현실적으로 했다는 것임에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 판단하고, 주변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을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모순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보강수사를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실체진실을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전을 위한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다시 거쳐야 하는데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경우처럼 국회 비회기 기간을 골라 다시 청구할 수도 있지만, 검찰의 부담이 너무 크다. 수사의 동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구속영장 발부를 이끌어낼 결정적 증거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정기국회 회기는 아직 60일 이상 남아있고, 곧 총선이 다가온다.

결국 검찰은 대장동과 성남FC 사건처럼 이 대표에 대해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체포 동의안 통과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향하던 후폭풍이, 이제 영장 기각으로 검찰과 여권으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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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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