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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촛불국민의 혁명 일지가 책으로 나오다

 

[책소개] 촛불국민의 혁명 일지가 책으로 나오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12/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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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을여는책


1년 6개월여에 걸쳐 윤석열 퇴진 투쟁을 펼치는 촛불국민을 담은 사진집 『촛불 그리고 사람들』(내일을여는책)이 발간됐다.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자타공인 ‘촛불 전속’ 이호 작가가 매주 토요일 열리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을 기록한 사진집이다.

 

이호 작가는 2022년 3월 26일 늦은 저녁, 당시 윤석열 당선인 사무실이 있던 경복궁역 인근에서 ‘선제탄핵’을 외치던 촛불국민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인연이 있던 김민웅 현 촛불행동 상임대표의 연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촛불 전속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올해 초 본지와 서면 대담에서 이호 작가는 당시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꾸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 내일을여는책

 

그날 이후로 이호 작가는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매주 토요일, 카메라 가방을 메고 숭례문으로 간다. 그리고 매번 수백 번에 이르는 셔터를 누르면서 촛불국민의 모습을, 뜨거운 촛불의 바다를 카메라에 담았다. 

 

수십만 장이 넘는 사진을 고스란히 자료화했고, 그중에서 수백 장을 추려서 이번에 사진집으로 발간했다.

 

이호 작가는 사진집의 주인공이자 저자는 바로 촛불국민이라고 말한다. 

 

“이 사진집은 모두의 것이다. 광장에서 ‘자주 대한’의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는 모두가 책의 저자다.”

 

“더 높은 곳도, 더 낮은 곳도 없는 곳이 광장이다. 그곳에서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는 역사의 퇴행을 막으려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즐거운 발버둥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니까. (중략) 사진작가도, 모델도, 글을 쓰는 사람도 모두 우리이기에, 이 책은 오롯이 여러분에게 바침이 마땅하다. 함께한 18개월의 시간을 다 담아낼 수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향기로 남아 늘 광장을 기억할 것이다.” 

 

  © 내일을여는책

 

그래서일까?

 

사진집을 펼쳐 본 촛불국민들은 자신의 SNS에 책을 올리면서 자기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다.

 

사진집을 출간한 내일을여는책도 “『촛불 그리고 사람들』에는 촛불국민들의 공동창작물이라 할 집회와 행진의 면면이 생생하게 포착되어 있다”라며 “수백 장의 사진이 촛불국민들의 역동과 에너지를 드러내며 폭발하는 민심을 생생하게 증언한다”라고 책을 소개하고 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추천사에서 “이 사진첩은 혁명일지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봐도 그날의 뜨거운 함성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는 투쟁의 의지가 초전도체처럼 전해져 온다”라며 “어리석고 무도한 자들이 이끄는 검찰 파시즘을 청산하고 우리가 갈망하는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축제가 여기에 담겨 있다. 때로 울고 때로 웃었고 언제나 우렁찼다. 그 소리까지 사진집 고스란히 스며있다”라고 적었다.

 

윤석열 탄핵을 위해 매주 토요일 거리에 서는 촛불국민의 혁명 일지를 담은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전국의 주요 서점에서 살 수 있다. 

 

  © 내일을여는책

 

  © 내일을여는책

 

  © 내일을여는책

 

  © 내일을여는책

 

  © 내일을여는책

 

  © 내일을여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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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꼼수 부리려다 폭 망한다

[정희준의 어퍼컷] 병립형 선거제의 유혹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3.12.06. 05:02:14

 

한국정치 볼 만하다. 품격은 내다 버린지 오래고,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민주당이 입법독주를 이어가면 대통령은 연이어 거부권을 날리고 국민의힘은 좋다고 박수를 친다. 국민의힘이 법안을 만들면 이번엔 민주당이 걷어찬다. '국정 올스톱'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는 '극한 대치,' '국회 파행'은 '국민 불행'이다. 국민은 내년 총선에서 양 당을 심판하고 싶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게 1995년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기업은 '글로벌 1류'가 됐다. 정치는 몇 류인가. 국회의원들을 선거가 아닌 제비뽑기로 뽑아도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핵심은 의사 결정 과정: 거대 양당 구조를 탄핵해야 

 

한국정치의 후진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어왔지만 복잡할 것 없이 하나만 놓고 보자. 우리나라는 경제가 정치보다 훨씬 발달했다. 이 둘을 가르는 핵심은 의사 결정 과정이다. 

 

기업은 이사회가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데 상법에 따르면 이사가 두 명이면 이사회가 성립할 수 없다. 만약 3인 이사회에서 1인이 그만두면 이사회 권한은 주주총회로 넘어간다. 그런데 지금 한국정치는 '두 이사의 피 터지는 싸움' 때문에 멈춰버린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정치엔 '주주총회'가 없다. 두 당 중 한 당이 거부하면 상임위는 열리지 않는다.

 

지금의 극단적 대립과 국회 파행은 국민의 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적대적 공생'을 즐기고 있는 기득권 거대 양당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2인 이사회'를 용인하며 이 시스템에 의지해온 국민들에겐 엄청난 피해다. 이게 다 비용이다. 맨날 파행인데 월급은 다 받아간다. 국민은 더 힘들어지고. 

 

우리 국민은 참 불쌍하다. 두 전임 대통령이 구속되는 충격을 감내해야 했고 문재인,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연이은 실망감도 삼켜야 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마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길 거부한다. 야당인 민주당 책임도 매우 크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하겠다던 개혁은 모조리 실패했다. 정권 뺏기고 나서야 꼼수탈당까지 감행하며 검수완박 밀어붙인 후부터 국회 파행은 일상이 됐다. 

 

지금 국회를 점거하고 있는 두 정치집단의 횡포를 끝내려면 제3당이든 제3지대든 다당제든 저 두 당의 횡포를 멈춰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국회가 정상화된다. 국민의 힘이 고집하는 병립형 비례 선거제는 지역구도 먹고 비례도 먹겠다는 심보 외엔 다른 어떤 선의도 없다. 지금의 극한 대치와 파행을 바로잡을 생각이 1도 없다는 것이다.

국민이냐, 권력이냐

민주당 내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병립형 비례제가 맞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과거 대선 후보 때, 전당대회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연이어 약속했음에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이를 번복할 명분을 찾는 듯하다. 간단하다. 연동형과 병립형의 대치는 '국회 정상화'파와 '권력을 내 손아귀에'파의 대결이다. 단언컨대 권력만 쫓는 자들의 머릿속에 국민과 민생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양 당 구조에선 한쪽이 파행을 작심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또 다수 의석이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그 후과가 너무 크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밀어붙인 이후 국회는 엉망이 돼버렸다. 현재의 300석 구조에서 20석 넘는 3당이 생기거나 소수 정당들이 30석 이상 차지하면 한 당이 과반을 차지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기존 양 당도 연합하고 양보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국회가 돌아간다. 그들이 국민을 우선한다면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과거 신민주공화당, 자민련, 국민의당 등 3당 또는 4당 체제였을 때 지금보다 입법이 훨씬 순조로웠고 협상과 양보가 있었다. 기존 양 당의 독과점체제가 굳어진 지금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비례정당의 원내 진입이 필수다.

 

국민은 누구를 심판할까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연동형 비례제로 가면 20~30석을 잃을 것이기 때문에 병립형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람들은 '20년 집권,' '50년 집권'을 떠들던 자신들이 왜 국민으로부터 연이어 세 번이나 버림받았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자들이다. 국민은 무능한 기득권 집단일 뿐 아니라 스스로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내던지듯 하는 민주당을 심판한 것이다. 

 

국민이 180석이라는 어마어마한 권력을 줬더니 개혁에 모조리 실패했을 뿐 아니라 어처구니 없게도 자신이 고용한 칼잡이에게 권력을 빼앗긴 자들이다. 개혁도 꼼수로 하는 집단이다. 그런데 다음 총선에서 또 자신의 손아귀에 권력을 쥐어야겠다고 저러고 있다. 권력 쥐어줬더니 있던 권력도 빼앗겼는데 다음에 또 이기면 없는 살림에 뭘 또 빼앗길지 궁금하지 아니할 수 없다. 

 

간단하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만들든지 말든지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위성정당 안 만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대신 국민에게 "우리가 국회정상화 위해 비례 양보할 테니 지역구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면 된다. 수도권은 2~3% 차이로 결정 나는 지역구가 부지기수다. 또다시 약속을 깨고 꼼수로 정치를 하면 그런 지역구들에서 민주당은 심판 당한다. "원칙 있는 패배를 합시다"던 노무현이 기어이 대통령에 올랐다. 

 

민주당은 국민 보고 정치를 했으면 한다. 한동훈 장관, 김건희 여사 꽁무니 쫓아다니지 말고. 그리고 탄핵 떠들 시간에 민생을 살폈으면 한다. 탄핵은 국민이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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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대북 정책... 윤 대통령 '검사의 언어'로 북한 자극만"

[인터뷰]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 "남북 갈등, 한국 얻을 것 없어"

23.12.05 18:34l최종 업데이트 23.12.05 18:34l
큰사진보기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23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시민들이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23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시민들이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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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한 후 한반도 안보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1월 21일 밤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한 직후 정부는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11월 22일 15시부터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 중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했다. 이에 반발한 북한은 즉각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더욱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한 것에 대해 "1조 원의 이익이 있다면 그로 인해 초래되는 손실은 1원"이라고 주장했다. 신 장관은 또 "이런 손실을 염두에 둘 만큼 세상은 한가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는 매우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남북 군사 합의를 무력화하는 것이 과연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될까?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이런 질문에 남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자강도 희천시가 고향인 김 소장은 지난 1993년 19살에 북한을 탈출해 중국, 베트남, 홍콩을 거쳐 이듬해 한국에 들어왔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탈북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다. 이제는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지만, 그는 여전히 북한에 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1년에 5~6회씩 조·중 국경 일대를 돌아보며 북한의 변화상을 읽어내려 노력한다.

김 소장은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조치는 다분히 감정적 측면이 강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는 허상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상대방의 대응 조치를 불러와 결과적으로는 내 안보를 더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를 강화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낳는 '안보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역대 한국 정부는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어느 정부나 북한에 대한 힘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채택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를 계승한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모두 강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 평화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진보 정부가 안보를 경시했다는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꼬집은 그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감정적이고 거칠다"고 비판했다.

"북한 군사 정찰위성에 호들갑 떨 필요 없어"
 
큰사진보기북한군이 9·19 남북군사합의로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군 당국은 27일 밝혔다. 감시소를 설치 중인 북한군 병력.
▲ 북, 군사합의로 파괴한 GP에 병력·장비 투입 북한군이 9·19 남북군사합의로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군 당국은 27일 밝혔다. 감시소를 설치 중인 북한군 병력.
ⓒ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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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그 이유를 윤 대통령의 이력에서 찾았다.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에만 있었던 윤 대통령이 국제 정치나 외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다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착각"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정치나 외교에 대한 몰이해"라고 지적했다.

평생 검사만 하고 검사의 최고 직책인 검찰총장에 올랐다가 대통령에 당선된 윤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모든 분야에서 관철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보이는데, 국가 간 이익에 따라 첨예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국제 정치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몇십 년 동안 살아온 삶의 이력과 현재의 행동과는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북한을 마치 범죄자 길들이듯이 다루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를 주도하는 오너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직된 북한 체제의 취약성 때문에 북한이 먼저 전향적 태도로 나오길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대북정책에 있어서 겉으로만 그럴듯한 제안을 하고 북한이 호응해 나오길 기대했던 역대 정부의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 자체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억지로 해결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나는 대북 제재를 풀자고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어 대북 제재를 강화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북 제재를 풀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냉철하게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치 외교'를 주창하면서 미국·일본과는 밀착하고 중국·러시아와는 거리를 두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가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밀착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최근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도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잘 관리했을 때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얻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북·러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을 자극해 갈등 국면으로 갔을 때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2% 내외의 저성장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연이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북한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 한국이 잃을 것이 훨씬 더 많다고 김 소장은 우려했다. 대외 경제 의존도가 극히 낮은 북한과 그와는 정반대 상황인 한국을 놓고 볼 때, 남북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 전개되면 앞으로 한국이 감당해야할 안보 비용은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고 상상하면 끔찍하다면서 "싸움을 벌인 상대방을 죽이고, 내가 팔이나 다리 한쪽을 잃었다고 해서 과연 내가 이겼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큰사진보기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는 허상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상대방의 대응 조치를 불러와 결과적으로는 내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는 허상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상대방의 대응 조치를 불러와 결과적으로는 내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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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소장은 최근 북한이 발사에 성공해 우주 궤도에 진입시킨 군사 정찰위성의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군사 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앞으로도 4~5기의 위성을 더 쏴 올려야 하는데 여기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북한이 위성 정찰 체계를 완성하는 데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만리경 1'호 발사가 다분히 북한 체제 내부를 향한 선전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 소장은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남북 군사분야 합의 일부 효력정지로 맞받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서도 "실효적 대응 측면보다는 차기 총선을 겨냥한 보수층 결집용 카드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주 촌스럽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대외적으로 통일을 외치지만 북한 지배계층은 흡수통일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 윤 대통령은 '검사적 언어'로 대북 메시지를 내서 북한을 자극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국방은 호들갑 떨지 않고 조용하면서 내실 있게 강화해 나가면 된다"면서 "북한을 자극해서 한국이 현실적으로 얻을 게 없는데 왜 무익한 일을 벌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그:#김형덕, #919군사합의, #군사정찰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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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 수수와 거침없는 국정 언급, 눈물의 반성은 ‘쇼’였나 저장 문서]

 

  • 발행 2023-12-05 16:24:27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받는 장면 ⓒ서울의소리 유튜브 화면 캡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4개월 후인 작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 브랜드 디올 가방을 선물받고, 국정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은 취재 방식과 관련한 논란과 별개로 대선 당시부터 문제시됐던 김 여사의 도덕성 논란, 선거개입 논란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영부인 폐지’를 언급한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언도 무색케 한다.

김 여사는 대선 시기에 논문 표절, 주가조작, 허위경력 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는 말과 달리 김 여사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대화에서 선거 캠프 업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공공연히 드러났다.

각종 논란에 침묵하던 김 여사는 대선 경쟁이 한창이던 2021년 12월 26일 등떠밀려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김 여사는 “일과 학업을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했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말도 했다. 물론 각종 문제시됐던 사안 하나하나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모습. 2021.12.26. ⓒ뉴시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부인 폐지’라는 수를 꺼내 들어 김 여사의 비위 문제를 무마하려고 했고, 대통령 배우자를 담당하는 2부속실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영부인’이라는 공식직함이나 제도는 애초에 없었지만 ‘대통령 배우자’라는 자리는 지근에서 대통령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국민통합에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무게감을 감안해 실질으로는 지위를 인정받아왔다. 물론 국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월권을 배제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윤 대통령도 작년 2월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 김 여사의 ‘미투 운동’ 폄훼 발언 지적에 “공인의 아내도 공적인 위치에 있으니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장면, 최 목사와의 대화 내용은 위와 같은 윤 대통령-김 여사 부부가 과거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줬던 사과와 자숙 의지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김 여사는 최 목사의 명품 선물을 주저 없이 받았다. 만남 전 최 목사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 명품 사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이 미팅 약속을 잡았고, 최 목사가 직접 선물을 건네자 “이런 거 사오고 그러지 말라”며 인사치레를 했을 뿐이었다. 도덕성 문제로 질타를 받다가 대국민 사과를 한 사람이 민간인의 명품 선물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는 것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 목사가 카메라에 담은 장면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 위치에 있던 김 여사의 이해하기 어려운 처신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무리 사적 관계라는 점을 전제하더라도 1인칭 시점에서 “대통령이 되어보니”라는 식의 언사나 국정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놓는 등 절제되지 않은 모습은 보는 이들을 혼란케 했다.

최 목사의 촬영 영상에서 김 여사는 “제가 이 자리에 있어보니까 객관적으로 정치는 다 나쁘다고 생각해요. 막상 대통령이 되면 좌우 그런 것보다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게끔 돼 있어요. 이 자리가 그렇게 만들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렇게까지 무슨 OO 대표는 아닌데 대통령 자리에 올라가니까”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남북 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이에요. 정말로. 그래야 되고 남북 통일을 해야 되고, 이런 문제를 해야 돼서”라고 말했다. 국정 개입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이는 2021년 12월 공개된 이명수 기자와의 대화에서 “캠프에 와서 블랙조직으로 좀 뛰어보라”,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관리해야 될 애들 명단을 주면, 내가 빨리 보내서 관리하라고 그러겠다” 등 선거개입을 암시하는 말을 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보여준 강경일변도의 대북관을 우려해 김 여사에게 자신이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오고 통일운동을 했다는 점을 어필하며 대북정책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접근해 김 여사와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한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서도 국정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매우 납득이 어렵다. 최 목사와의 관계가 대북정책을 포함한 국정 현안과 관련한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을 전제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면, 매우 위험한 문제다. 나아가 최 목사와의 관계 외에도 다른 사인들과도 국정을 매개로 관계를 맺어왔다거나, 대북정책뿐 아니라 각종 국정 현안에도 관여해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최 목사가 대북정책 조언을 명목으로 김 여사와 연락하기 시작한 건 작년 1월이었다고 한다. 이는 김 여사가 허위경력 등 논란으로 눈물 흘리며 대국민 사과를 한지 겨우 한 달 지난 시점이었다.

관저 입주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스로 직을 내려놓은 사설 업체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방문객들을 접견하는 모습, 수많은 방문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김 여사를 접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파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11.23 ⓒ뉴시스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서도 ‘월권’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수차례 나왔다. 작년 8월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별도로 비공개 간담회를 한 것, 지난 4월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의 오찬에서 “개식용을 정부 임기 내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저의 본분”이라고 하고, 같은 날 납북자·억류자 가족들과 만나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게 그랬다.

납북자 관련 발언을 두고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반도 외교 안보 문제에 대해서 민감한 얘기인데 대통령 부인이 이런 말을 하는 주체로서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영부인 폐지를 암시하고 제2부속실 폐지를 공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 때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한 것과도 분명 거리가 멀다. 대통령실은 이 부분에 대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 여사의 명품 수수 및 권한 밖 대화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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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이 이준석 신당 띄우기에 나선 이유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12.04 19:48
  •  
  •  댓글 0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토크콘서트 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를 향한 보수언론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30일 조선일보는 “이준석을 집단 린치로 내모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힘은 청년을, 개혁세력을, 소수자를 저런 식으로 대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각인됐다”며 이 전 대표를 품지 못한 국민의힘 기득권 세력을 비판했다.

4일, 월간조선 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는 조갑제 역시 이 전 대표를 두고 “반공 보수가 수명이 거의 다한 상황에서 보수의 새로운 미래상을 이야기한다”며 지지입장을 밝히는 칼럼을 냈다.

이는 지난 21일 조선일보 주필 김대중의 칼럼과 겹치면 더욱 의미심장하다. 당시 김대중은 내년 총선에 우려를 나타내며 “국힘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는 것만이 참담함을 면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당에서 “내부총질이나 한다”며 비난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이 같은 보수언론의 태세전환에는 30퍼센트 초반을 오가는 윤 대통령의 처참한 국정운영 평가에 이어,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패배가 크게 작용했다.

달리 말해, 보수세력은 이준석을 리스크로 보던 데서 벗어나 보수확장의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만으로는 총선에서 과반을 얻어낼 수 없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10명 중 2명이 이준석 신당을 지지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이어, 정권 심판론으로 기우는 총선 지형도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여야 초접전 지역에서 이준석 신당이 야권 표를 더 많이 가져 간다는 조사결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신당은 ‘제3지대’로서 거대 양당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게 되고, 그 결과 상당한 중도층이 보수 정당에서 이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이 이준석 신당을 띄우는 것은 신당을 통해 범여권 벨트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신당 창당 시 지지 응답이 민주당 32%, 국민의힘 31%, 신당 16%로 계측된 것을 보면, 이준석 신당은 결과적으로 정권 심판론을 희미하게 하여 국민의힘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이에 조갑제는 “국민의힘 의석과 이준석 신당 의석을 합쳐 과반이 된다면 그것도 침몰하는 보수의 구명정 역할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노골적으로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침몰하는 배의 구명정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배다.

이준석 신당이 무늬만 다른 ‘국민의힘 2.0’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선 ‘제3지대’로서 갖춰야 할 지향 자체가 불분명하다.

당초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나선 명분은 ‘반윤’이었음에도 불구, 정작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윤석열 연대’를 제안하자 지난 3일 “반윤연대는 안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언제든 국민의힘 당권파와 협력·연대·통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 전 대표는 한국 수구 보수세력의 핵심 가치인 반공주의, 엘리트주의, 능력주의, 반 페미니즘 등에서 국민의힘 수구보수 세력과 완전히 결을 같이한다. 당장 이 전 대표 본인이 당대표시절 킹메이커로서 윤 대통령을 세우고 윤핵관의 당내 집권을 도왔다.

이는 이준석 신당이 수구 보수세력 내 권력 투쟁에서 밀려났다는 것 외에 어떤 구별되는 가치 지향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이준석 신당은 양당제에 대한 환멸로 착시를 일으켜 보수의 파이를 키우는 교란 요인일 뿐이다. 그러니 현명한 시민들은 국민의힘 아류 정당에 현혹되기보다는 진정한 제3지대를 찾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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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방통위원장에 검사 선배 김홍일?” 방송장악 논란 재점화 전망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12.05 07:47
  •  
  •  수정 2023.12.05 07:49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공백 메우기 급급”-‘여성·전문성’ 강조한 조선

한겨레 “방송 전문성 전무한 검사 출신, 방송장악 의지”

중대재해처벌법 ‘또 2년 유예’ 시도… 실형 단 1건

5일 아침신문의 주된 관심은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용 내각’이었다. 윤 대통령은 어제 6개 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신문들이 논조를 막론하고 이를 ‘총선용 내각’으로 이름 지은 가운데 다수가 인사에서 국정 쇄신 의지를 읽기 어렵다고 평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원희룡(국토교통부), 박민식(보훈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물러나고 이 자리를 각각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오영주 외교부 2차관으로 채웠다. 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을 해양수산부 장관,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5일 아침신문 1면

▲5일 한국일보

▲5일 경향신문

▲5일 경향신문

 

신문들은 이번 선거용 개각을 두고 경제 부처 중심 내각이자 ‘편중 인사’에 변화를 주려고 꾀했다고 평했다. 동아일보는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한 이번 1차 개각은 총선을 앞두고 경제 안정화에 방점이 찍혔다”며 “지명된 장관 후보 6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앞서 발표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남성임에 따라 서오남(서울대, 오십대, 남성) 중심 국정 운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내각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등 신문들도 이같이 풀이했다.

정부는 해당 분야 전문성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신문들 풀이는 달랐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외교 관료를 중기부 장관에 기용하는 건 어떤 전문성이 있어서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다수 신문은 정치인 출신들이 있던 장관 자리를 관료와 학자로 채우는 데에 ‘안정감’ 또는 ‘정부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라고 봤다.

▲5일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관료와 전문가 중심이다. 내각을 재정비해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일색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직 정권 초반인 시점에 관료그룹을 전진 배치해 국정 쇄신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개각의 초점이 총선 출마자 배려에 맞춰지면서 ‘국정 쇄신이나 인적 쇄신’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새 장관 후보자들의 대부분은 ‘관료·학계 출신’이다. 이들이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직언이나 조언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5일 한겨레

윤 대통령이 공약한 ‘책임 장관제’도 멀어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부처 장관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지도록 하는 분권형 책임 장관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며 “(지난 6월) 중앙부처 차관 임명자 12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명을 용산 대통령실 출신 비서관들로 임명해, 대통령의 직접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차관 정치’라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5일 한겨레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여성 3명이 후보자로 기용된 게 눈에 띄지만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발탁했는지도 평가가 엇갈린다. 국정 기조 변화보다는 청문회 등을 의식한 무난한 인사 기용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닌가”라고 했다.

▲5일 동아일보

보수 신문들 사이 논조 차가 눈에 띈다.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대통령실 설명에 따라 ‘여성·전문성’을 강조한 보도를 냈다. 특히 조선일보는 이어지는 3면 기사 제목에서 윤 대통령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어도 좋다”며 인적 쇄신을 꾀했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신문

▲5일 조선일보

▲5일 조선일보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내 편, 네 편 가리지 않는 과감한 인재 등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듯 고장 난 국정 시스템을 바로잡는 인적 쇄신, 이를 통한 국정 쇄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다. “그러나 6개 부처에 그친 개각의 폭이나 지명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장관들의 총선 출마에 따른 내각 공백을 메우는 데 급급했던 것 아닌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전문가와 관료 편중 때문에 인사를 통한 변화의 메시지보다는 국정 기조의 안정과 연속성에 지나치게 무게가 쏠렸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방통위원장에 검사선배 김홍일?”

이날 개각 명단에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이름은 없었다.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로는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직속상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유력하다. 판사 출신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동아일보는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던 그는 애초 법무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다가 이 전 위원장 사퇴 이후 방통위원장 후보군으로 갑자기 바뀌었다”고 했다.

▲5일 동아일보

▲5일 한겨레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이 전 위원장 사퇴 직후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자 주말 동안 하루 상간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이 고사하는 점도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만약 김 위원장이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다면, 권익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5개월 만의 자리 이동”이라며 “방송 전문성이 전무한 검사 출신을,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자리를 이동시켜가며 방통위원장에 지명한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강력한 방송 장악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일경제는 “충남 예산이 고향인 김 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재임할 당시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했고 윤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고 했다.

▲5일 매일경제

이어 “서울고검장 출신인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도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며 “김 변호사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대검 시절 같이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방통위 파견 법률자문관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과 외교부장관 인선도 서두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임은 추가 개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들이 전했다.

 

‘실형 1건’ 중대재해법, “또 2년 유예” 비판

정부와 여당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또다시 ‘2년 유예’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 1월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3년 전부터 예고된 사안을 또다시 미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지난 3일 고위협의회를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을 유예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83만여곳에 이르는 확대 시행 대상인 50인 미만 사업장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야당까지 유예 여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정 논의 전제조선으로 정부 사과 등을 내걸면서 유예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5일 한겨레

▲5일 한겨레

중대재해처벌법은 2021년 제정된 뒤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5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은 추가로 2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현행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장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기업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규정한다.

신문들에 따르면 지난해 644명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60%가 5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난 사고다. 한편 올해 6월까지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392명이다. 이 중 80%인 312명이 중대재해법 시행이 유예된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이었다.

▲5일 경향신문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시행 2년 동안 기업이 받는 처벌 수준은 오히려 낮았다는 평가를 전했다. 법 시행 뒤 450건 이상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지만 대표 등이 기소된 사건은 30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4일까지 11건의 법원 선고가 이뤄졌는데 1건(한국제강)을 빼고 모두 집행유예였다. 신문들은 민주노총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이같이 전했다.

세계일보 6면 보도에 따르면 실형이 선고된 1건은 지난해 3월 경남 함안군에서 60대 노동자가 보수작업 중 크레인에서 떨어진 1.2t 무게의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건이다. 법원은 “수년간에 걸쳐 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실이 여러 차례 적발되고 산업재해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일보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은 사업주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충실한 업무를 하도록 시행령 4조5호 규정 의무를 준수했는지를 주로 살폈다고 했다.

▲5일 세계일보

경향신문은 노동부가 법 적용 유예를 연장하며 제시하는 대책도 비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2만 6500곳에 안전보건 컨설팅을 하겠다고 했는데, 약 83만개에 달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1회라도 컨설팅을 완료하려면 25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는 총 3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뭘 했기에 시행 날짜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지금 또 시행 유예를 꺼내 드는 것인지 무책임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준비 부족을 이유로 드는 것은 정부의 의지 부족을 드러낼 뿐”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서둘러 지원에 힘을 쏟는 것”이라고 했다. 유예 합의 여지를 밝힌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더불어민주당도 정부 사과 등 3개 조건을 걸며 법 유예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야당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겨레는 “4일치 한 조간신문(경향신문) 1면에 ‘중대재해 처벌법, 이렇게 준비하세요!’라는 제목의 정부 광고가 실렸다. 내년 1월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을 앞두고 해당 사업주들에게 준비사항을 안내하는 내용으로, 서울시·환경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명의 광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정부·여당은 바로 전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2년 유예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얼마나 졸속으로 다루고 있는지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했다.

▲5일 한겨레

▲5일 세계일보

반면 보수 신문과 경제지는 외려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 협조’를 요구하는 사설을 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영세기업들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면 폐업과 일자리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사업주를 처벌하는 것이 옳은지를 놓고서는 여전히 논란”이라고 했다. 세계일보가 6면에서 ‘법원이 사업주의 시행령 준수 위반을 문제 삼았다’고 판례를 분석한 것과 어긋나는 주장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1년 간 산재사고 사망자가 248명에서 256명으로 오히려 늘었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김예리 기자y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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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의 '황당한' 유서, 국민은 크게 놀랐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12/05 09:49
  • 수정일
    2023/12/05 09: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고] 사찰 전각 개인 것으로 생각, 억 단위 돈 예사롭지 않게 여겨... 종단 고위급 승려들의 민낯

23.12.04 18:02l최종 업데이트 23.12.04 18:02l


자승 스님이 11월 29일 안성 칠장사에서 죽은 이후로 조계종단은 자승 스님을 미화하는 게 불교를 위하는 일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그런 종단의 비불교적인 미화 작업에 대해 종단 안팎으로 비판이 뜨겁다. 사찰의 건물을 불태우면서 숨어서 죽는 것이 무슨 소신공양이냐는 것이다.


종단은 자승의 여러 개 유서 중에서 상좌들에게 지시하는 특이한 유서를 공개했다. "탄묵,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 25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는 유서였다.

각자 2억씩 내라는 스승의 모습
 
큰사진보기자승 스님의 유서
▲  자승 스님의 유서
ⓒ 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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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내용이 적힌 유서는 제외하고서 공개해야 할 만한 것을 선택해서 공개한 것이다. 종단이 공개한 유서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이 유서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이 유서를 보고 여러 번 크게 놀란다. 그 이유는, 

첫째, 이미 자승이 사찰의 전각을 태우려고 결심한 것이 유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사찰의 전각을 새로 건립해 주면 전각을 태워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칠장사는 삼국시대 자장 율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국보 괘불 탱화가 있고, 보물로는 대웅전, 혜소국사비, 석조여래입상, 삼불회괘불탱화 등이 있어서 사찰 일원이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이렇게 도량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사찰의 전각을 승려가 태웠다는 것에서 국민들은 크게 놀란다. 또한 사찰의 전각은 수행자들이 머물러 수행하는 승가공동체의 재산이다. 사찰의 전각을 개인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승단의 스님들도 크게 놀랐다. 

둘째, 2억 원이나 3억 원을 마치 20만 원이나 30만 원쯤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자승의 금전 감각에 국민은 크게 놀란다. 상식적으로 한 사람에게 2억 원을 보시하라고 하면 적어도 그 사람이 십억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자승의 상좌들은 모두 십억 대 이상의 부자라는 것이 합당한 추측이다.

어떻게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지 않는 수행자들이 그렇게 부자일 수 있는지 국민들은 비애감을 느낀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전 총무원장과 그 상좌들이 이러한 수준이라면 그동안 자승을 따라다녔던 여러 승려들도 그렇지 않겠는가? 통장에 몇십억 원씩 가지고 있는 스님들이 어찌 수행에 관심을 갖겠으며 가난한 불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큰사진보기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3.12.3
▲  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3.1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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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자승의 유서가 공개 됨으로써 자승의 삶이 드러났다. 생선을 싼 포장지에서 비린 냄새가 나듯이 유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냄새가 있었다. 불태운 전각을 다시 지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문화재로 가득한 칠장사의 전각을 태우려는 승려, 제자들에게 각각 2억 원씩 총 8억 원을 요구하는 스승의 모습, 각자 십억 원 정도의 돈을 소유하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종단 고위급 승려들이 유서를 자랑스럽게 공개하였기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이 유서를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종단 고위급 승려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다시 절망을 느낀다. 유서에 나타난 심각한 문제를 문제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적어도 그들도 그렇게 살고 싶거나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넷째, 자승의 유서 마지막 문장에는 "전법합시다"('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자'는 뜻)라는 글이 보였다. 자승은 인도에 걷기 순례를 다녀와서 이제는 "성불합시다"라는 말 대신에 "전법합시다"라고 인사하자고 제안했다. 자승의 뜻을 받들어 영결식장에서도 "전법합시다"라고 대중이 합창했고, 다비를 위해 쌓아놓은 장 장작더미 위에도 '전법합시다'라는 현수막이 빛나게 걸려있었다.
 
자승은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만들어 150억 원 상당의 전법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유서에서 보여주는 자승의 사고방식을 보면 그의 전법이라는 것은 우리 편 많이 만들어서 국가보조금 많이 타고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면 '우리는 이렇게 많은 표를 가진 집단이다'라고 어깨에 힘주고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전법은 전법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들러리 모집하기, 전법 기금이라는 거룩한 이름의 자금으로 사람 포섭하기 아닌가? 자승은 종단 내에서 돈으로 승려들을 모으고 관리해 왔듯이 대학생들도 돈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단 실세들의 적나라한 실체
 
큰사진보기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분향소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되어 있다.
▲  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분향소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되어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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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의 유서에는 51년 동안 승려로서 살아온 그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종단이 자승을 옹호하고 미화함으로써 자승의 실체뿐만이니라 종단 실세들의 적나라한 실체도 까발려졌다.

종단이 자승의 죽음을 미화하는 작업이 요란하게 진행되자 도정 스님, 진우 스님을 비롯한 몇몇 스님들이 종단자정센터와 함께 전국의 스님들께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자승 스님의 죽음을 소신공양이라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93.1%의 스님들이 '소신공양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 93.8%의 스님들이 '자승은 끝없는 정치적 욕망과 명예를 추구한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 자승에 대한 종단장에 반대하고(87.3%) 향후 자승이 만든 상월결사의 재산은 종단 등으로 귀속하고 해체해야 한다(89.8%)고 스님들은 응답했다(관련기사: 자승 스님이 '소신공양'? 스님들에게 물었더니... https://omn.kr/26m5s).

불교계 신문·방송들이 자승을 위한 홍보 전단처럼 활약하고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스님들은 자승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 유튜브 '명진TV'등에서 자승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이 종단이 개혁되리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까지 여러 번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종단은 그때마다 무시하고 외면하면서 대중의 뜻과 반대되는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자승의 죽음을 소신공양이 아니라고 질타한 양심 있는 스님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앞으로 제2의 자승이 나와서 활개 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될 것이라는 위안도 함께. 대중 스님들이시여, 종단은 그들이 운영해도 역사는 우리가 씁니다.

* 필자 소개: 비구 허정은 대한불교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자승 스님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종단으로부터 세 번의 고소·고발을 당하였고 한 번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 아직도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못하신 분은 종단자정센타(010-7670-4024 )로 전화주세요.

 

태그:#자승, #유서, #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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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서 원전 외치는 윤석열 정부…‘엑스포 유치 참사’ 재현 우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12/05 09:23
  • 수정일
    2023/12/05 09:2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재생에너지 3배로 확대’ 의제인 COP28서 원전 확대 호소…‘기업 경쟁력 약화’ 지적

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참석한 각국 정상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3.12.01. ⓒAP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원전 확대’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양자 회담뿐 아니라 다자 회의에서도 원전 확대를 호소한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주요 의제로 잡힌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회의에서도 원전을 외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엑스포 유치 참패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전 확대는 공감대를 얻기 어렵고, 오히려 한국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 추진에 혼란을 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국제연합(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진행된다.

이번 총회는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협정 목표에 대해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 결과가 발표된다. GST는 올해부터 5년 주기로 진행된다. 각국이 설정한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 수준을 검토해, 목표 수준을 상향하거나 이행을 촉진한다는 목적이다. 딜로이트는 “올해 전 세계는 2015년 채택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가 2030년까지 달성될 수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는 중간 시점에 와 있으며, 파리협약이 발효된 지 7년이 지났음에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고 짚었다.

이번 총회에는 198개 당사국을 포함해 약 7만 명이 참석한다. 한국 정부대표단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필두로 관계 부처 공무원과 전문가가 참여한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김상협 위원장을 비롯해,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의 관계자들이 두바이로 향했다.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한국형 RE100’을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RE100(재생에너지 100%)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CF100(무탄소 100%)은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도 포괄한다. 한 장관은 9~10일 진행될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CF연합 결성”을 소개하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환경부는 전했다. 김 위원장도 오는 5일 무탄소에너지 홍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의 원전 홍보 행보를 두고 국제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총회의 주요 의제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꼽힌다. 이번 총회 의장국인 UAE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의 3배인 1만 1천GW로 확대하는 협약을 제안했는데, 현재까지 118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와 멕시코 등 북미 국가, 유럽연합(EU) 회원국, 일본·인도·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가 참여했다. 한국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약속했다. 참여국이 200개국을 넘으면 총회의 최종 합의문에 협약이 명시된다. 참여국은 총회 기간 지속적으로 추가될 전망이다.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로, 이번 총회 의장을 맡은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는 “협약을 통해, 좀처럼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는 석탄으로부터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협약 초안에는 신규 화력발전소에 대한 자금 조달을 멈추는 등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부 국가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 배출 저감에 한계가 있다며, 원자력 발전 확대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고, 2050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2010년 대비 3배로 늘리기 위해 국가 간 협력하자는 선언문에 22개국이 서명했다. 재생에너지 협약에 비해 참여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원전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이 참여했다. 대표적인 원전 건설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빠졌다. 한국에서는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이 지지 연설을 했다.

국제사회에서 무탄소에너지 전환의 중심은 재생에너지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 규모는 4,950억 달러(약 645조원)를 기록했다. 전력 공급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원전은 각각 310억 달러(40조원), 9.2%에 그쳤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30년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 규모를 1조 8,640억 달러(2,433조원)로 관측했다.

기후환경 단체인 플랜 1.5의 박지혜 변호사는 “정부의 CF연합이 국제사회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총회 최대 의제가 재생에너지 확대이기도 하고, 원자력은 확대할 여력·계획이 있는 국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는 세계적으로 확대 추세에 있지만, 원전은 막대한 투자 위험 탓에 유럽과 미국 전력 시장에서 퇴출됐으며, 중국과 러시아 등 특정국 위주로 신규 투자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정부가 주창하는 CF연합은 이번 총회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3배로 늘리자는 ‘트리플 플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원전 확대에는 동유럽과 일부 아랍 국가가 참여하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의 CF연합은 공조를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제2의 엑스포’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전면적인 엑스포 유치전에 나섰으나, 1차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치며 사우디 리야드에 90표나 뒤졌다. 사우디가 3분의 2 이상 득표하지 못하도록 저지해 2차 투표에서 역전하겠다는 정부 희망은 철저하게 어긋났다. 처참한 결과에 대해 정부의 객관성 결여가 지적되는데, CF연합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자력 발전소 3, 4호기 부지에서 원전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2.29 ⓒ뉴스1

CF100 확산 가능성 미미하고, 기업 재생에너지 전환에 혼란 야기

정부는 CF연합 출범 이후 한 달여간 각국을 상대로 지지 호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이 UN 총회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 결성을 제안했고,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CF연합이 10월 출범했다. 이회성 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회장을 맡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회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총회에 앞서 지난달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정부는 CF연합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 주력했다. 방문규 장관은 지난달 11일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차관과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공동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 정계와 재계를 향해 CF연합 지지를 요청했다. 당시 미국 측에서 참여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UN과 함께 국제사회의 무탄소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주창하는 ‘24/7 CFE 이니셔티브’는 정부의 CFE 이니셔티브와 큰 차이가 있다. 24시간 내내 무탄소에너지로 전력을 조달하자는 취지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려 전력 조달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정부의 CF100은 RE100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24/7 CFE 이니셔티브는 RE100을 보완하는 최고 난이도의 표준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2017년부터 매년 RE100을 충족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온실가스 감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글로벌 넷제로 커넥션 인 코리아’ 행사에서도 CF연합 동참을 호소했는데, 당시 행사에 참석한 10개국 가운데 이번 COP 총회의 원전 확대 선언에 참여한 국가는 가나 한 곳뿐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협약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4개국이 참여했다. 이후에도 정부는 싱가포르와 태국, 체코 등 국가와 통상 장관급 회의를 가질 때마다 CF연합을 소개했다.

정부의 CF연합 확산 시도는 성과를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부가 원전을 국제 표준으로 내세우면서 기업의 RE100 달성 노력에 혼란을 야기해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100이 민간 차원의 자율 규제임에도 영향력을 갖는 건 세계 시장의 주요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서다. 가령 애플과 BMW 등 고객사가 협력사에 RE100 달성을 요구하면서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일종의 수주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CF100이 RE100을 대체하려면 주요 기업의 전향적인 기조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RE100을 달성한 기업이 구태여 원전을 수용하도록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RE100이 의미를 갖는 건 고객사 요구로 우리 기업도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라며 “CF100으로 우리 기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RE100을 채택한 고객사가 CF100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CF연합에 가입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우리 기업이 RE100을 하든 CF100을 하든 세계 시장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RE100은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한국 정부가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전 확대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추세에 발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제언이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위축시키고 있다. 내년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은 6,054억원으로, 올해보다 42% 이상 삭감됐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목표는 기존 30.6%에서 21.6%로 대폭 하향됐다. 반면, 원전은 23.9%에서 32.4%로 크게 늘었다. 재생에너지를 원전으로 대신하는 방향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전제로 하되, 과도기에는 석탄 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자는 일부 국가의 원전 옹호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정부는 CF연합이 국제적인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COP의 재생에너지 3배 확대 합의를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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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달 뛰고 유치한 서울올림픽, 5500억 날린 부산엑스포

[정희준의 어퍼컷] 2030엑스포, 생각 없이 열심히 뛰어다닌 국가 프로젝트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3.12.05. 05:01:56

 

1979년 12·12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세력은 곧이어 광주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후 민심 수습에 나서게 된다. 국민의 눈을 군부독재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고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프로젝트로 올림픽을 선택한다. IOC에 1988년 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게 마감 직전이었던 1980년 12월 2일. 상대는 이미 4년을 준비해온 나고야. 차기 개최지를 결정지을 1981년 9월 30일 IOC총회까지 채 열 달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국제사회에서 존재감도 없던 개발도상국 한국이 5년을 준비한 경제대국 일본을 누르고 올림픽을 유치한다는 것은 사실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IOC총회에서 서울은 52대27이라는 의외의 압승을 거둔다. 유치활동 기간이 채 열 달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후 지금 정부와 여당이 내놓는 '유치 경쟁에 늦게 뛰어들어서,' '전 정부 탓' 같은 변명은 스스로의 무능함만 드러낼 뿐이다.

 

당시 몇 가지 승인으로 수십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두 가지로 축약된다. 우선 외적 요인. 88올림픽 유치전은 한국과 일본 간 경쟁이었지만 일본의 유치를 경계하는 독일 스포츠자본, 즉 '아디다스'와 '푸마'의 불안감이 크게 도움이 됐다. 당시 일본의 '아식스 타이거,' '미즈노'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이들 입장에서 올림픽이 일본에서 개최될 경우 주도권을 일본에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막후 거래가 이루어졌다. 서울올림픽 유치단은 당시에는 개념도 희미하던 스포츠마케팅 권한을 아디다스에게 주기로 합의한다. 아디다스와 푸마의 설립자는 형제였고 전통적으로 유럽의 귀족과 엘리트들의 놀이터였던 IOC의 가장 큰 후원자는 이들 기업이었다. 아디다스가 서울 지지로 돌아서면서 유럽은 물론 아디다스와 푸마의 스포츠 지원사업의 혜택을 누려오던 아프리카의 몰표를 가져올 수 있었다. 투표는 철저하게 실리를 놓고 이루어진다.

 

내적 요인은 국내 재벌사들의 총력전이었다. 사실 당시 남덕우 총리 등 경제관료는 물론 서울시도 회의적이었다. "도대체 그 돈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정주영, 동아의 최원석 등 재벌 회장들이 해외 지사까지 총동원한 덕에 나고야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재벌들이 총력전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건설업으로 성장한 재벌들이 유난히 열심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으로 떼돈을 벌던 건설업체들은 중동 경기가 쇠퇴하자 난관에 봉착한다. 중동 건설 붐 때 사들였던 중장비들과 고용했던 인력이 놀고 있는 상황이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실제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이들 재벌들은 올림픽 특수로 다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올림픽 경기장 건설, 도로 건설, 한강 개발뿐 아니라 재개발과 아파트 건설 등 올림픽 특수의 알맹이가 고스란히 이들에게 떨어졌다. 

 

올림픽 유치의 1등 공신이라 할 정주영은 왜 모든 것을 걸다시피 유치전에 뛰어들었을까? 당시 삼성과 현대는 박정희가 사라진 '새 시대'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루고 있었다. 그런데 12·12 군사반란 이후 신군부가 국가권력을 장악하자 삼성의 이병철은 신군부가 '사부'로 모시던 'TK계의 대부' 신현확 전 총리와의 친분을 이용해 신군부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고, 이에 몸이 달았던 정주영은 올림픽을 반격의 카드로 선택한 것이다. 결국 5공 출범 초기 삼성에 유리하게 돌아갔던 재계 판도는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현대에 유리한 국면으로 다시 바뀌게 된다. 결국 재벌들이 그토록 열심히 유치활동에 매진한 이유도 결국 실리였다. 

 

 

 

 

이번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의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사실상 유치를 포기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이탈리아 로마가 17표를 얻었는데 5500억 원을 썼다는 부산이 어떻게 고작 29표를 얻었는가?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지난 수년 간 엄청난 국가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사실은 '엉뚱한 짓'만 골라가며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선 외부 요인. 투표 결과를 분석해 보면 아프리카는 감비아를 제외하면 모든 국가가 사우디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이고 미주 지역도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제외하면 20개국 이상의 압도적 사우디 지지였다. 심지어 아시아에서도 일본,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모두 사우디 쪽에 선 것으로 보인다. 전 정부 시절 남방외교의 주요 대상국이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도 사우디 편에 선 것으로 나타난 점이 뼈아프다. 대통령 등 정부 인사들이 유치를 위해 '지구를 243바퀴 돌만큼 어마어마한 거리'를 다녔다는데 도대체 뭘 하고 다닌 것인지, 그 결과도 참 어마어마하다.

이번 결과를 놓고 보면 글로벌 외교무대에서 제3세계 국가들에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과 척을 진 상태에서 이런 메가이벤트 유치경쟁에 나서는 것 자체가 몰상식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세계는 이념 경쟁이 사라진 시장 경쟁 시대다. 최근 사우디는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중국은 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 군사원조는 물론 대규모 경제지원도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다. 아프리카 몰표는 그에 대한 보답이다. 지금 중국이 바로 그때의 아디다스다. 오직 실리가 표를 보장한다 

 

다음은 내적 요인. 마지막 PT를 놓고 말이 많다. 나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K팝 스타를 신처럼 떠받드는 사람들이 만들었나 싶은데 선거판 홍보영상으로 착각한 것인지 수없이 '1'을 강조하고 'Your Choice'가 반복되는 화면은 표 구걸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도대체 '미래'나 '세계'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압권(?)은 반기문(79), 한덕수(74), 박형준(63), 최태원(63)으로 구성된 고령, 남성 위주의 발표자 라인업이다. 

 

2020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관광도시' 공모사업에서 부산은 치열한 경합 끝에 선정된 바 있다. 당시 국제관광도시가 인천으로 넘어가는 듯한 분위기였고 그래서 부산시는 최종 PT에 사활을 걸었다. 발표자는 30대 남녀 주무관들이었다. 결과가 발표되고 청와대로부터 나왔던 반응도 "부산이 PT를 잘했다면서요"였다. 

 

개표 결과를 보면 최종 PT가 대세에 영향을 미쳤을 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황망한 수준의 최종 PT를 보면 이번 엑스포 활동의 전반적 수준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외적 요인 그러니까 외교적 사안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전략을 짠 것이고 내적으로도 대통령부터 고위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비행기 타고 악수만 하고 다녔지 한 마디로 '영혼 없는 유치전'을 펼친 것이다. 전략도, 분석도 없었던, 5500억짜리 영혼 없는 프로젝트였다.

 

정부는 그렇다 치고, 재벌 총수들은 이미 판세를 읽었을 텐데 왜들 그렇게 열심히 다녔을까? 사실 별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 그냥 열심히 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모두들 별 생각은 없었지만 참 열심히 다닌 국가사업이었다. 한 편의 블랙 코미디를 본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불발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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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4%, 무당(無黨)층 29%

尹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긍정 32% 부정 60%...3주째 내림세
 
임두만 | 2023-12-04 08:23:46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4%, 무당(無黨)층 29%

정기국회가 막바지로 가고 차기 총선이 한발 가까이 오면서 여야 각 정당은 총선을 향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안팍으로 여당과 야당 모두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았던 지난주여서 국민들은 어느 당도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음이 여론조사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4%, 무당(無黨)층 29%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23년 11월 다섯째 주(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9명을 대상으로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4%, 정의당 3%, 기타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9%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지난주 우리 정치권은 상당한 진폭이 있었다.

우선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무감사위에서 46개 당협위원장을 컷오프할 것을 권고하는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이들 하위 20% 당협위원장의 면면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발표될 경우 반발한 현역 의원이나 위원장 등이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대표 세력으로 편입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이준석 부모’ ‘패드립’ 논란 후 사과가 나왔으며, 그럼에도 인 위원장은 혁신안 발표 후 자신에게 공관위원장을 맡겨달라고 요구했다가 김기현 대표의 ‘단칼 거절’이라는 대꾸에 머쓱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타가 공인하는 표밭인 부산엑스포 유치가 무산되므로 부산시민들의 큰 실망감을 불러 일으킨 때문에 대통령의 사과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여권의 악재에 반사이익을 받아야 할 더불어민주당도 권리당원 표 비중을 강화하면서 ‘친명’과 ‘비명’의 대립이 노골화 되고 있으며, 이에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이 퍼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치자금법과 뇌물죄 유죄를 받아 징역 5년이 선고되는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민주당은 총선 1호 공약인 ‘간병비 급여화’ 추진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검사 2인 탄핵안 처리에 나서는 등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므로 이번주 정당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민주당이 1%p내린 34%, 국민의힘은 지난주와 동일한 33%를 보여, 국민들은 어느 정당에도 힘을 몰아주지 않고 있음을 알게 한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하지만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 서울지역 지지율에서 지난주 민주당 34% 국민의힘 32%였던 것이 이번주 민주당 31% 국민의힘 34%로 다시 국민의힘이 역전한 것이 보이며, 부산/울산/경남은 지난주 38%에서 이번주 42%로 민주당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33%임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도리어 오른 점이 특이점이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8%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6%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4%, 더불어민주당 32%,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주 중도층의 국민의힘 22% 민주당 32%와 비교했을 시 국민의힘에서 미세하게 지지율이 빠진 수치다.

한편 이 같은 정당 지지도에 대해 갤럽은 “3월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양대 정당 비등한 구도가 지속되어 왔다”며 “주간 단위로 보면 진폭이 커 보일 수도 있으나, 양당 격차나 추세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최대 6%포인트) 내에서의 변동이다. 8월 말 그 범위를 살짝(1%포인트) 벗어나기도 했지만, 이내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작년 6월 이후 정당 지지도 변동은 주로 성향 중도층에서 비롯하는데, 대통령 직무 평가나 여러 현안 여론을 기준으로 볼 때 이들의 생각은 여당보다 야당에 가깝다”면서 중도층의 이동에 차기 총선의 승패가 갈리게 될 것임을 예측했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23년 11월 28~30일(사흘간)까지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 12.4%,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더 자세한 내용은 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에 있다.

 


 

尹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긍정 32% 부정 60%...3주째 내림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했다. 이는 엑스포 유치의 실패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나, 3주째 연속 지지율이 내리면서 지지율 30%선을 압박하고 있는 등 여론의 흐름이 ’하락세’라는 점이 돋보인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32%, ‘잘못하고 있다’ 60%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23년 11월 다섯째 주(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2%가 긍정 평가했고 60%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6%)”고 밝혔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이는 지난주보다 긍정평가 1%p 하락과 부정평가 1%p상승으로 전체적 지지율이 2%가 내려 앉은 것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 층은 지난 10월 3주 후 60%대를 다시 돌파했으며 긍정평가도 10월 3주 30%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월 15일에서 1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0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뒤 하루만에 다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그런 다음  다시 프랑스 파리를 들러 2030엑스포 부산유치 지원활동을 하고 귀국하는 등 한 달 동안만 그 반 이상을 국외에서 보냈다.

그러나 부산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으며 그 또한 119 : 29표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부산시민들은 실망했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자 윤 대통령은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었다”며 취임 후 최초로 사과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래선지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는 국민의힘 지지자(79%), 70대 이상(63%) 등에서 여전히 많지만 서울에서 지지율이 35%로 전주 38%에 비해 내려갔으며, 부산/울산/경남도 긍정평가가 40% 부정평가가 52%로 부정평가 수치가 오차범위 밖에서 긍정평가 수치를 능가하고 있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대통령이 잘한다고 응답한 324명에게 자유응답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는 그러나 ‘외교’(42%)가 압도적이다. 따라서 외교실패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추후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즉 외교 외 긍정평가 이유가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6%), ‘전반적으로 잘한다’(5%), ‘국방/안보’(4%), ‘경제/민생’, ‘공정/정의/원칙’(이상 3%) 순으로 나타난 것에서 보듯 특별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95%), 30·40대(70%대) 등에서 압도적이다. 또 전국평균과 비교, 긍/부정이 나쁘게 나온 계층을 보면 연령별로 18세 이상 20대가 긍정 16% 부정 65%, 30대는 긍정 21% 부정 72%, 40대 긍정 16% 부정 77%, 50대는 긍정 30% 부정 66%로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의 평가가 나쁘다.

그리고 이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 600명의 자유응답에 의한 부정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21%), ‘외교’(14%) 등이 두자리수로 꼽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소통 미흡’, ‘독단적/일방적’(이상 5%), ‘서민 정책/복지’,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상 4%), ‘인사(人事)’, ‘통합·협치 부족’(이상 3%) 등을 이유로 들었고, 그 외 소수 응답 중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가 새로이 포함됐다.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에서 59%, 중도층 23%, 진보층 10%다. 이를 반대로 보면 중도층 67% 진보층 88% 보수층 33%가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23년 11월 28~30일(사흘간)까지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 12.4%,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더 자세한 내용은 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에 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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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방통위원장에 조선일보는 이상인, 중앙일보는 김홍일

  • 기자명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12.04 08:1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뉴욕타임스, '한국은 사라지고 있나' 칼럼 실어

한국이 세계적인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2050년부터 역성장이 시작될 거라는 우려가 4일 주요 신문 지면을 채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로스 다우서트가 ‘한국은 사라지고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흑사병 창궐 이후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빠르게 한국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 대목이 다수 기사의 제목으로 인용됐다.

[관련기사: NYT “Is South Korea Disappearing?”]

저출생에 따른 경제 역성장 우려의 근거는 지난 3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행한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 : 극단적 인구 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 보고서에서 인용된 내용들이다. 보고서는 저출산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없다면 한국의 추세성장률이 2050년대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은 68%라고 밝혔다. 추세성장률이 0% 이하를 나타낼 가능성은 2050년 50.4%에서 2059년 79.0%, 2060년 이후에는 80%가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

▲12월4일 주요신문 1면모음

한국에서 여성 1인이 가임기(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즉 ‘합계출산율’은 지난 3분기 역대 최저치인 0.7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가 유지되면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 2046년 OECD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70년엔 인구 감소율이 연 1% 이상을 기록할 거라 전망된다.

보고서는 “초저출산 문제는 결국 ‘청년’들이 체감하는 높은 ‘경쟁압력’과 ‘불안’(고용, 주거, 양육에 대한 불안)과 관련 있으며 이것이 결혼과 출산의 연기와 포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경쟁이 심화되고 소득 여건이 악화되며, 경쟁압력 체감도가 높은 그룹일수록 평균 희망자녀수가 낮고, 취업 여부나 고용안정성도 결혼의향을 통해 출산율(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등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과제로는 수도권 집중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하향 안정화,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등”이 제시됐다. 경향신문은 “도시인구집중도, 청년(15~39세) 고용률, 혼외출산 비중, 육아휴직 실이용기간, 가족관련 정부 지출, 실질 주택가격지수 등 6개 지표를 모두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면 합계 출산율을 최대 0.845명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을 0.2명 높이면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에 0.1%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바로가기: 한국은행 보고서]

중앙일보 사설(‘나라 소멸’ 세계의 걱정거리 된 한국 저출산)은 “(보고서는) 경쟁 압력을 낮추기 위한 제대로 된 지원책을 내놓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높은 주택 가격과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혁을 동시에 한다면 출산율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부모와 법률혼 중심의 정상 가정을 전제로 하는 지원체계를 넘어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 중심의 지원 체계로 나아갈 것을 권유했다”며 “하루 빨리 지속 가능한 구조개혁에 나서는 동시에 혼외자 차별 같은 고루한 인식을 바꿔야 나라가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도시 집중 낮추고 다양한 가족형태 수용땐 초저출생 극복”> 기사는 보고서가 ‘신생아 특별 공급’ 등 아이중심의 지원 체계, 다양한 가정 형태 수용, 노동시장 이중구조개선, 주택가격 하향 안정화, 가족 관련 지원 예산 확대, 육아휴직 이용률 제고 등을 들었다고 짚었다. 이런 요소들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면 합계 출생률은 0.272명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남성과 중소기업 근로자 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여야 한다며 직장 문화의 변화를 촉구했다.

세계일보는 이날 <내년 초등 입학 첫 30만명대 ‘초저출생 쇼크’ 교실 덮친다> 기사에서 “교육당국이 이달 20일까지 2024학년도 초등학교 취학 통지서를 송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교 1학년생이 사상 처음 30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7년 이후 가속화한 저출생· 고령화 여파로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학령인구 절벽’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출산율 南 0.7 vs 北 1.8 … 안보까지 흔들린다> 기사는 NYT 칼럼 일부를 들어 안보 위기를 제기했다. “(로스 다우서트 칼럼에 따르면) ‘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서 남침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는 대목이다. 이 신문은 “인구 감소와 줄어든 복무 기간(18개월)을 변수로 넣으면 우리 병력은 2033년 45만 9000명, 2043년엔 33만 5000명까지 떨어진다. 반면 북한군은 120만명에 달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총선 앞둔 중폭 개각 임박

▲12월4일 한겨레 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에 나선다. 이번 인사에선 많게는 10여곳의 부처 장관이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신문 <이르면 오늘 개각… 총선 출마자 빈자리 관료·전문가로 채울 듯> 기사는 “개각 대상으로는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장관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국가보훈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전에 7개 안팎 부처에서 개각이 이뤄지고, 순방 복귀 후 추가 개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홍상표·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이, 법률가 출신으로는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고 덧붙였다.

또다시 다양성 없는 인사가 반복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한겨레 <이르면 오늘 ‘총선용 개각’ … 또다시 ‘서오남’으로 채우나> 기사는 “대통령실은 이번 개각을 앞두고 꾸준히 ‘40대 여성’ 등 다양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서오남’(서울대 · 50대 · 남성) 중심의 인사들이 주로 발탁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인사청문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관료형을 선호하면서 ‘다양성’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이와 관련해 “여성가족부나 농식품부 장관 등에서 50대 여성 발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면서도 “기존의 검증된 인사 관료 중심 인사를 펴온 윤 대통령 스타일상 파격 쇄신 인사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고 내다봤다.

동아일보 윤완준 정치부장은 <尹, 왜 투표 날까지 엑스포 대패 몰랐나> 칼럼에서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관련 “근본적인 문제는 국정원이나 외교부 등 실무 부처에서 진작 열세라는 정보와 판단이 있었는데도 이런 보고들이 대통령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실상 대신 ‘장밋빛 보고’가 반복되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해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은 새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한 쇄신보다 내년 4월 총선에 장관과 참모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이뤄진 총선용이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며 근본적 인 적쇄신을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비정상 체제 유지되나

 

▲12월 4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사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본인에 대한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사임하면서 후임 인사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조선일보는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이상인 현 부위원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동관 전 위원장 사퇴로 공석이 된 방송통신위원장에는 판사 출신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방통위원)이 유력 검토되며 이번 개각 때 발표될 수 있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일보, 중앙일보 등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에 대해 “충남 예산 출신의 김 위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재임 당시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했으며 지난 7월권익위원장에 취임했다”며 “강직한 성품으로 당초 법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방송 정상화라는 현 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방통위원장 자리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5인 합의제 기구로 운영되어야 할 방통위는 그간 이동관 위원장, 이상인 부위원장 2인체제로 운영되다 부위원장 1인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 <윤 대통령 독단·꼼수가 ‘방통위 불능화’ 1인체제 불렀다> 기사는 “방통위가 사실상 불능화 단계에 접어든 직접적 원인은 이 전 위원장의 ‘탄핵 전 사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를 대통령 몫의 상임위원 2인 체제로 운영해 온 윤석열 대통령 한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언론계 안팎에서 나온다”며 “이 전 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심판까지 길게는 180일이 걸리는 국회의 탄핵을 앞두고 자진 사퇴라는 형식을 취해 물러난 만큼, 후임이 언제 누구로 임명되느냐에 따라 방통위 발 언론 장악 논란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을 전했다.

 

노지민 기자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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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5개월, '교사보호는 없고 학생인권만 폐지'?

교육부 '학교구성원 조례'에 시민단체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서이초 대책?" 반발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3.12.03. 18:30:37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부가 교사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두고 "학생인권만 후퇴시키고 교사 인권에도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청소년 인권 운동 연대체 '청소년-시민전국행동'은 2일 성명을 내고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내놓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 관한 조례' 예시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전국의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하는 시도"라는 평을 내놨다.

 

이들은 특히 해당 예시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구성원에 대한 세밀한 고려도, 인권의 보장도 없는 책임만 가득하다"며 교육부를 겨냥 "(교사 문제에 있어) 개인적 차원의 책임만 논하면서 학교구성원들의 고통을 만들어내고 방치한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교육 당국은 진짜 책임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달 29일 ‘상호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 3주체의 권리와 책임을 규정’한다는 취지로 학생, 교원, 보호자의 권리·의무와 학생(보호자)-교원 간 민원·갈등 발생 시의 처리·중재 절차 등을 담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발표했다. 

 

예시안엔 지난 7월 서이초 사태 이후 논란이 됐던 △공식적인 창구 이외의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민원 응대 △근무시간 외·업무범위 외 부당한 간섭이나 지시 등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교사에게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학생들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휴식을 취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 등 지역 학생인권조례들이 명시하고 있는 학생인권 관련 사안은 내용에 들어있지 않은데다, 교육부는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해 다른 조례와 이 규정이 충돌할 경우, 조례 예시안을 우선 적용한다’고 밝혀 사실상 학생인권조례 무력화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육부는 서이초 사태 이후 이어진 교권보호 관련 공청회 및 토론회 등에서 '현행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해 교권 침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지난 9월 대정부질문 당시 '서이초 사태'로 촉발된 교사 인권 문제를 두고 "학생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교권이 보호되지 못했다"고 문제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로 꼽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8월 10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권 회복 및 보호를 위한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등 단체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앞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전국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제4조를 보면 이미 자기 자신을 존중할 책임,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을 책임, 정당한 학교 규범을 존중할 책임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지역의 조례도 마찬가지"라고 교육부 등의 학생인권조례 관련 기조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책임조례 예시안의 내용을 두고 "협력과 존중이라는 자발적 책임의 언어를 금지와 준수라는 명령의 언어로 바꾸고, 기계적으로 각 구성원에게 6개의 권리와 6개의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며 "책임조례안과 교육부야말로 인권이 말하는 책임을 가장 경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학생인권조례안 속 내용들이 해당 예시안엔 명시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학생이 학교에서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의 자유, 개성을 실현할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같은 최소한의 권리마저도 삭제한 이 조례안이 어떻게 학교구성원의 권리를 균형적으로 담았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학생, 교원, 보호자 간의 균형적 권리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교육감, 학교장, 교원이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할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단체는 또 "현재 경기도와 전라북도는 기존의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거나 별도의 조례를 통해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고, 서울과 충청남도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교육부의 '책임조례안' 발표가 후퇴의 명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까지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예시안의 목적이 지역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서이초 사태 이후 보수교육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학생인권 강화로인한 교권약화' 주장 자체에 대해서는 "사회적 지위가 다른 구성원들을 기계적으로 묶어 실재하는 권력 차이로부터 비롯되는 불평등을 가리고 있을 뿐"이라며 "(이번 예시안과) 유사한 조례들이 학생인권만 후퇴시키고 교사 인권에도 실익이 없다는 점은 이미 인천, 전북의 사례에서 입증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인천, 전북 등 지역은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교권침해 사례가 오히려 감소한 지역이다.

 

한편 교육부의 예시안 발표에 모든 지역의 교육계가 동감을 표하고 있지는 않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예시안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정될 학생인권조례에는) 권리조항과 책무성 조항이 있다. 그 중 권리 조항을 후퇴시키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책무성은 저희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개정안에서) 상당 부분 보완했는데, 교육부 안에도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8월 10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권 회복 및 보호를 위한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왼쪽) 및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등 단체가 학생인권조례 폐지와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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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경-1호 정찰위성과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개벽예감 564] 만리경-1호 정찰위성과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12/0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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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조선

2. 위성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방향 전환 

3.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조선의 노력

4. 만리경-1호는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

5. 정찰위성운용실,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전술핵전투단

 

 

1.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조선

 

2023년 11월 21일 밤 10시 42분 28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을 발사하였다. 천리마-1형이 대지를 박차고 우주로 날아오른 발사 시각으로부터 11분 45초 뒤, 만리경-1호는 예정된 궤도에 정확히 진입, 안착하였다. 

 

2023년 8월 24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만리경-1호 정찰위성이 두 번째로 발사되었을 때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하였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 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하여 실패하였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비상 폭발체계는 위성운반로켓 3단계 추진체에서 분리된 위성 탑재부에서 정찰위성을 분리시키기 위해 소형 폭약을 사용하는 폭발체계를 뜻한다. 위성 탑재부와 정찰위성을 분리시키는 폭발체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정찰위성이 궤도에 정확히 진입할 수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만리경-1호 정찰위성 발사가 두 번째 실패하였을 때, 국가우주개발국(당시 명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표내용을 보면, 조선로동당 창건 78주년이 되는 2023년 10월 10일 직전에 정찰위성이 발사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러나 10월 10일이 지나고 11월도 거의 다 지나도록 정찰위성은 발사되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데일리 NK 2023년 11월 27일 보도에 의하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제3차 정찰위성 발사 이전에 위성 발사에 관한 컴퓨터 모의시험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는데,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오차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발사 시기가 뒤로 늦춰졌다고 한다. 그 보도에 의하면,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발생한 오차는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 촬영기가 장착된 위성체 상단부가 지구 쪽을 향해 정확히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그런 정확한 자세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정찰위성이 들어있는 위성 탑재부는 지표면으로부터 약 500km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초당 약 7.6km(마하 22.15)에 이르는, 상상을 초월한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날아간다. 그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위성 탑재부에서 정해진 시각에 위성체를 분리시켜 0.1mm의 미세한 편차도 없이 궤도에 정확히 올려놓는 궤도진입기술은 자세조종기술 중에서도 실로 묘기에 가까운 고난도 기술이다. 

 

위성 발사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미 제국도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킬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미 제국은 위성체를 일단 궤도에 진입시킨 뒤에 자세조종장치를 가동시켜 촬영기가 장착된 위성체 상단부를 지구 쪽을 향해 돌려놓는다. 그래서 미 제국이 발사한 위성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기까지 4~6개월이 걸린다. 

 

2023년 8월 24일 정찰위성 발사에서 두 번째 실패를 경험한 이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컴퓨터 모의시험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정찰위성의 궤도 진입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마침내 찾아냈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그 원인을 바로잡고,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 위성체가 지구를 향한 방향으로 정확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였다. 

 

 

2023년 11월 22일에 발사된 만리경-1호 정찰위성은 12월 2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 미 제국이 발사한 정찰위성은 4~6개월 동안 운용 시험 기간을 거쳐야 정상 운용을 시작할 수 있는데, 조선은 만리경-1호 운용시험을 단 10일 만에 끝내버렸다. 조선은 세상이 놀랄 만한 경이로운 기술력을 과시하였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첩보위성(spy satellite)이나 지구관측위성(earth observation satellite)을 쏘아 올리는 나라들이 꽤 있지만, 정찰위성(reconnaissance satellite)을 자력으로 쏘아 올리는 위성 강국은 6개국밖에 없다. 미 제국, 로씨야, 중국,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이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은 만리경-1호 정찰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림으로써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정찰위성을 자체로 만들었어도 위성 발사 기술을 갖지 못하면, 미 제국이나 중국이나 로씨야의 위성운반로켓에 자기의 정찰위성을 실어 쏘아 올리는 고육책을 쓰는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2023년 12월 2일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는 미 제국의 위성운반로켓 팰콘(Falcon)-9에 실려 캘리포니아주 쌘타 바바라(Santa Barbara)에 있는 밴든벅 우주군기지(Vandenberg Space Force Base)에서 발사되었다. 그런데 팰콘-9 위성운반로켓에 정찰위성을 위탁해 발사하는 비용은 상승고도 1km당 평균 20,000달러다. 한국이 정찰위성 1호기를 500km 고도에 있는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주머니에 넣어주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에 한국이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위탁한 민간기업 스페이스 엑스(Space X)의 소유주다. 

 

 

2. 위성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방향 전환 

 

조선의 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통과하면서 1시간 34분 40초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만리경-1호는 지구를 북극 쪽에서 남극 쪽으로 하루에 15번씩 계속 돌고 있는 것이다. 

 

만리경-1호는 이처럼 지구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15번 도는데,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 번 자전한다. 만리경-1호의 회전주기와 지구의 자전주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만리경-1호가 지상의 어느 특정 지역을 촬영하는 횟수와 촬영 시각은 일정하지 않고 가변적이다. 이를테면, 만리경-1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면서 지상을 촬영한 횟수는 2023년 11월 24일에 3회, 11월 25일에 2회, 11월 26일에 3회, 11월 27일에 4회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만리경-1호가 지상의 어느 특정 지역을 하루에 2~4회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리경-1호의 1일 촬영 주기는 6시간 또는 8시간 또는 12시간인데, 앞으로 조선이 정찰위성을 4기 더 쏘아 올려 모두 5기를 운용하게 되면, 1일 촬영 주기를 2~3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촬영 주기가 2~3시간으로 단축되면, 지상의 감시대상을 더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다. 만일 조선이 정찰위성 10기를 운용하게 되면, 지상의 감시대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식별할 수 있다.

  

조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였다. 그 기간에 이룩한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광명성 계열의 지구관측위성을 두 차례 저지구궤도(Low Earth Orbit)에 진입시켰다.

2) 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되는 대출력 로켓엔진 백두산-1을 개발, 완성하였다.

3) 정지궤도통신위성(geo-synchronous communication satellite)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조선이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한 것은, 정지궤도통신위성을 보유하는 것이 김정일 총비서의 소원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당시 명칭) 혁명사적 교양실에는 김정일 총비서의 말씀이 적힌 명제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정지위성을 쏘아 올려 통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의 소원입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2015년 9월 1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국가우주개발국이 “위성 개발의 새로운 높은 단계인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사업에서도 커다란 진전을 이룩하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9월 20일 조선은 정지궤도통신위성을 탑재할 신형 위성운반로켓 엔진 분사 시험을 실시하였다. 2017년 11월 19일 로씨야 언론인 흐루스탈레브 울라지미르(Khrustalev Vladimir)는 평양을 방문하여 국가우주개발국 소속 우주과학자들인 김정오, 김철과 대담하였는데, 당시 국가우주개발국은 무게가 1,000kg 이상인 정지궤도통신위성을 제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은 2018년에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중지하고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의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은 2018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에서 군사정찰위성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된다.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17년 말,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 체계를 보유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제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초강력한 전쟁 억제 수단이다.

 

그런데 미 제국이 다른 나라를 침공할 때는 반드시 항모타격단을 동원해야 하므로, 조선이 미 제국의 전쟁 도발 야욕을 억제하려면, 미 제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전략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함께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동향을 감시할 전략 정찰 수단도 보유해야 한다. 조선은 2018년에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면서,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동향을 감시할 전략 정찰 수단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그래서 조선은 2018년에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중지하고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2016년부터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해온 조선은 2018년에 정찰위성 개발을 새로운 목표로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집중하였다. 데일리 NK 2021년 12월 2일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최고 수준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인입시킬 데 대한 지시를 직접 내렸고, 당자금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였다고 한다. 

 

 

3.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조선의 노력

 

2018년에 시작된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은 빠른 속도로 진척되었다. 그리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해 정찰 정보 수집 능력을 확보하겠다”라고 언명하였다. 

 

2022년 2월 27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1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7시 52분경 평양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1차 시험에서는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하여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라고 한다.

 

 

2022년 3월 5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2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8시 48분경 평양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2차 시험에서는 “위성 자료 송수신 및 조종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위성관제체계들”의 동작 정확성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2022년 12월 18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3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11시 13분경, 오후 12시 5분경에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각각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3차 시험에서는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동작 정확성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조선은 시험용 정찰위성을 쏘아 올려 성능을 확증하기 전에 정찰위성 종합심사를 먼저 진행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1년 11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국방과학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국방성 병기심사국에서 각각 파견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정찰위성 종합심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그날 합동종합심사위원회는 “촬영기 품질”부터 먼저 심사하였다고 한다. 정찰위성의 성능은 촬영기(camera)의 성능에 의해 결정된다. 정찰위성에 고성능 촬영기를 장착해야 고해상도(high resolution)를 가진 선명한 영상자료를 촬영할 수 있다. 조선에서는 해상도라는 용어 대신에 분해능이라는 용어를 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조선은 2022년 2월 27일에 진행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1차 시험에서 “고분해능 촬영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라고 한다. 이것은 분해능이 1m 이하인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분해능 촬영기가 정찰위성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해능이 1m 이상인 영상을 흐릿한 화질의 영상을 촬영하는 위성은 군사정찰위성이 아니라 지구관측위성이다. 2021년 11월 22일에 진행된 합동종합심사에서 정찰위성 촬영기가 합격점을 받은 것은 분해능이 1m 이하인 고분해능 촬영기가 정찰위성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그날 합동종합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최신형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송수신 방식”을 “집중적으로” 심사하였다고 한다. 그 소식을 데일리 NK에 전해준 조선 내부의 소식통은 정찰위성에 관한 기본상식을 몰라서 ‘탐지’라는 어색한 용어를 썼지만, 정찰위성은 지상을 탐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을 촬영한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구를 적확한 용어로 다시 서술하면, 정찰위성에 장착된 최신형 레이더가 영상을 촬영하여 지상관제소로 보내는 자료전송체계(data-transmission system)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었고, 정찰위성에 장착된 적외선 촬영기가 영상을 촬영하여 지상관제소로 보내는 자료전송체계에 대한 심사가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정찰위성에는 전자광학 촬영기(electro-optical camera)와 적외선 촬영기(infra-red camera)가 함께 장착된다. 그래서 전자광학-적외선(EO/IR) 정찰위성이라고 부른다. 2023년 12월 2일 미 제국의 위성운반로켓 팰콘-9에 실려 발사된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가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이다. 

 

전자광학 촬영기는 낮에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지상을 촬영하고, 적외선 촬영기는 가시광선이 비치지 않는 밤에 적외선을 이용하여 지상을 촬영한다. 그런데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는 구름이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지상을 촬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구름이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정찰위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합성개구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21년 11월 22일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심사한 “최신형 레이더”가 바로 합성개구레이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합성개구레이더를 장착한 정찰위성이 신호전파를 지상으로 쏘면, 신호전파가 지상의 굴곡면에 반사되어 위성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면 정찰위성에 설치된, 오목거울처럼 생긴 포물면 안테나(parabolic antenna)는 반사되어 되돌아온 신호전파를 수신하고, 미세한 반사 시간 차를 계측해 지상의 물체를 숫자식 영상(digital image)으로 형상한다. 이처럼 합성개구레이더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을 사용하지 않고 레이더파를 사용하므로, 낮이나 밤이나,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이나 그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한다. 하지만 합성개구레이더가 형상한 영상은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로 촬영한 영상에 비해 분해능이 약간 떨어진다. 

 

 

4. 만리경-1호는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

 

그렇다면, 조선이 2023년 11월 22일에 쏘아 올린 만리경-1호는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인가 아니면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인가? 

 

2023년 11월 23일 평양에 있는 국가연회장 목란관에서 만리경-1호 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성대한 연회가 진행되었다. 그 소식을 보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연회석 상에서 류상훈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장으로부터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고받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그 보도사진을 확대하면, 보고서의 제목은 “《만리경-1》호 (식별할 수 없음) 사진 자료”라고 되어 있고, “- 보고 내역”이라고 쓴 소제목 아래 “2023년 11월 22일 ?시 ?분”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연회석 상에서 받아본 보고서는 만리경-1호가 2023년 11월 22일에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보고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보고서에는 촬영 시각이 몇 시, 몇 분까지 기록되었으나, 보도사진을 확대해도 몇 시, 몇 분에 해당한 숫자는 너무 흐려서 식별되지 않는다.

 

 

2023년 11월 21일 밤 10시 42분에 발사된 만리경-1호는 11월 22일 오전 9시 21분부터 12분 동안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을 촬영하였다. 일반적으로,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은 전자광학 촬영기를 작동시키고 렌즈의 초점을 맞춘 뒤에야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준비공정을 마치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그런데 만리경-1호는 궤도에 진입한 시각으로부터 불과 10시간 39분 만에 괌의 군사 기지들을 촬영하였다. 합성개구레이더가 아니면,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직후 그처럼 곧바로 촬영을 시작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만리경-1호에 합성개구레이더가 장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11월 22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만리경-1호가 시험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보고서를 받아보고 정찰위성 시험 운용 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하였다고 한다. 당시 만리경-1호가 시험적으로 촬영한 영상은 다음과 같다. 

 

11월 22일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을 촬영한 영상

 

11월 24일 

서울, 평택, 오산, 군산, 목포 등을 촬영한 영상 

 

11월 25일 

부산, 진해,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들을 촬영한 영상 

하와이주 진주항에 있는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에 있는 히컴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이딸리아 수도 로마를 촬영한 영상

 

11월 27일

백악관을 촬영한 영상

미 제국 국방부 청사를 촬영한 영상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커네티컷주 뉴포트 뉴스 조선소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본토 동부지역 공군 기지들을 촬영한 영상

 

11월 29일 

미 제국 캘리포니아주 쌘디에고 해군 기지를 촬영한 영상

일본 오끼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에짚트 수에즈운하를 촬영한 영상

 

위의 보고내역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만리경-1호가 2023년 11월 24일 오전 10시 15분부터 12분 동안 서울, 오산, 평택, 군산, 목포를 촬영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2023년 11월 24일 오전 서울에서부터 목포에 이르는 지역의 날씨는 다음과 같았다.

 

서울 – 맑음

오산 – 약한 구름

평택 – 약한 구름

군산 – 흐림

목포 – 흐림

 

위에 열거한 날씨를 보면, 만리경-1호가 지나갈 때 오산, 평택, 군산, 목포 상공에는 구름이 끼어 있어서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로는 그 도시들을 촬영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구름이 낀 오산, 평택, 군산, 목포를 촬영한 영상자료를 받아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였다.” 이런 사정은 기상조건에 구애되지 않고 지상을 촬영하는 합성개구레이더가 만리경-1호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5. 정찰위성운용실,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전술핵전투단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어느 정도인가?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은 군사기밀이므로 그것을 외부에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 조선도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방증을 가지고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1) 2023년 5월 17일 조선은 언론보도를 통해 만리경-1호 실물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보도사진에 나타난 만리경-1호의 외형은 육각형이며, 위성체 상단에 태양빛 전지판 4개가 달렸다. 도이췰란드의 항공우주공학 전문가 마커스 쉴러(Markus Schiller)는 2023년 5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기사에서 조선이 2023년 5월 17일 보도사진을 통해 세상에 공개한 정찰위성의 형태와 크기를 보면, 서브미터(sub-meter)급 고해상도(1m 이하의 고해상도를 뜻함-옮긴이)로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촬영기가 장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 제국의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쎈터(Harvard & 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에서 근무하는 천체물리학자 조너던 맥도웰(Jonathan C. McDowell)은 2023년 11월 28일 미국의소리(VOA) 보도기사에서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미 제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의 화질(분해능이라는 뜻-옮긴이)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제국 맥사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가 운용하는 상업위성의 분해능은 46cm이고, 플래닛(Planet)이 운용하는 상업위성의 분해능은 50~80cm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50~80cm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리경-1호 정찰위성이 2023년 12월 2일부터 정상 운용을 시작했다는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1)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평양종합관제소로 명칭을 바꿨다. 위성관제소의 명칭에 ‘평양종합’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것을 보면, 평양에 종합관제소가 있고,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도 지상관제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만리경-1호가 유럽 상공을 지나면서 촬영한 영상은 평양종합관제소로 직접 보낼 수 없다. 유럽 상공에서 만리경-1호가 발신하는 전파는 지구 곡면에 가려져 평양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평양종합관제소는 만리경-1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영상을 내려받아야 한다. 이것은 위성 정찰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정찰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하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제국은 자기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친미 동맹국들의 영토에 지상관제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 지상관제소마저 정찰위성의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는 외진 지역에는 중계 위성을 띄워 놓고 전파를 중계한다. 하지만 조선은 자기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 영토에 지상관제소를 설치할 형편이 아니고, 중계 위성을 쏘아 올릴 형편도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로씨야가 유럽대륙에서 시작하여 북미대륙 인근까지 곳곳에서 운용하는 지상관제소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조선은 위성 정찰 시간을 지체시키지 않을 수 있다. 조선과 로씨야의 항공우주 분야 상호협력은 지상관제소 공동 운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2) 평양종합관제소 산하에 정찰위성운용실이 설치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정찰위성운용실을 “독립적인 군사 정보 조직”이라고 했다. 독립적인 조직이라는 말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의 지시를 받지 않고,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를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 정찰위성운용실은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을 정밀 분석하여 정찰보고서를 작성한다. 만리경-1호는 매일 같이 엄청난 양의 영상을 촬영하여 평양종합관제소로 계속 보내준다. 정찰위성운용실에서 근무하는 영상분석전문가들이 그처럼 엄청난 양의 영상을 육안으로 일일이 검토하고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찰위성운용실이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하여 영상 분석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정찰위성운용실에서 분석한 정찰보고서를 상시적으로 받아보는 상설집행부서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조직되었다. 상설집행부서의 공식 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익명의 상설집행부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정은 총비서의 직속 부서인 것으로 생각된다.

 

5)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찰위성운용실이 당중앙군사위원회 상설집행부서로 상신한 정찰보고서는 “지시에 따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와 조선인민군 정찰총국에 제공된다”라고 한다. 이 인용구에 나오는 “지시에 따라”라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상설집행부서는 정찰보고서 중에서 긴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정찰보고서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들과 정찰총국에 각각 보내주는 것이다. 이 인용구에 나오는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는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이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상설집행부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긴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정찰보고서를 전술핵전투단들에 보내줄 것이다. 그러면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은 한미연합군 타격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부터 먼저 타격할 것인지를 파악하여 타격 순차를 정할 것이고, 전술핵 타격을 단행할 타격 시각도 택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이 만리경-1호의 정상 운용으로 극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정찰위성체계를 운용하는 목적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2023년 12월 조선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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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항명죄’ 재판, 채상병 사망과 수사외압 진실 왜곡할 우려

국방부 검찰단에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뉴시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과정에서 윗선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가 도리어 항명죄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의 첫 재판이 오는 7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진행된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10월 6일 박 대령을 항명죄 및 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박 대령 항명 사건과 연관된 사건은 두 개가 더 있다. 경찰로 넘어간 채 상병 사망 사건, 아직 수사 착수조차 되지 않은 수사외압 사건이다. 이들 사건 중 박 대령 항명죄 사건의 사법 판단이 가장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령의 항명 혐의가 유죄 판단을 받는다면, 나머지 사건들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왜곡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애초에 박 대령은 지난 7월 말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를 벌여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장성급 고위간부들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을 경찰에 이첩하기 직전 윗선으로부터 임 사단장을 포함한 장성급 간부들을 혐의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초동조사 내용이 대통령실(국가안보실)에도 보고됐다는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이 처벌받으면 누가 사단장을 하느냐”며 국방부 장관에게 불만을 표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수사 진행 경과’ 문건까지 공개됐다. 박 대령과 함께 초동조사를 했던 수사단원들도 “혐의자와 죄명을 빼라”는 윗선의 압력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진술했다. 국방부 주장과 다르게 국방장관의 군사보좌관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해병대에 ‘지휘책임자는 수사의뢰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사실이 물증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 사이에 이들 사안의 본류 격인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권한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어갔고, 애초에 박 대령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던 임 사단장 등 장성급들이 혐의 대상에서 제외된 채 사건이 경찰로 이첩됐다.

이러한 흐름에 비춰본다면, 가장 사안의 본질과 동떨어진 박 대령의 항명 사건만이 재판 절차에 들어갔다는 건 매우 모순적이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항명 사건과 외압 사건이 파생했고, 이제 이들 세 사건은 하나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묶여버렸다. 개별 사건 결론이 서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 결과 박 대령의 항명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사단장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는 정당성을 잃게 되고, 경찰은 사단장 책임이 없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여전히 의혹에 대한 수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윗선 외압도 없었던 것이 된다.

외압 사건 실체 규명의 계기가 될 수 있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탄핵 추진도 무산됐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이 전 장관의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탄핵 절차가 진행됐다면, 피청구인인 이 전 장관뿐 아니라 외압 의혹의 최윗선으로 지목되는 용산 대통령실(국가안보실) 사람들, 박 대령의 수사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국방부 차관 및 법무관리관, 윗선의 구명 대상으로 지목된 임성근 전 사단장도 증인으로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소환될 수 있었다. 특히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받으면 누가 사단장을 하려고 하겠느냐”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외압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헌재 재판정에서 다뤄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채 상병 사망 사건이 외압 파문 속에서 경찰로 넘어가고, 이 전 장관 탄핵소추가 무산됐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외압 사건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이런 가운데, 박 대령만 항명죄로 재판을 받는 상황이 됐다. 군 지휘관의 통제를 받는 군사법원은 민간법원에 비해 독립성과 공정성이 비교적 취약하다.

박 대령 측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재판부 태도가 중요하다. 박 대령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부담스러울 것이고, 그렇다고 심리를 원칙대로 다 하자면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모두 부르고, 대통령실 일정표 같은 것도 다 받아봐야 할텐데,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다만 지휘관 통제력 범위에 관해서는 “군 검찰과는 조금 다르다. 박 대령 구속영장을 기각할 때도 봤듯이 군검찰은 장관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어있다고 봐야 하고, 군사법원은 그래도 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했다.

결국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이 통과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특검 수사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장도 바뀌면 윤 대통령 쪽 사람이 온다는 건 굳어진 정설인데, 결국 진상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특검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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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살해 사회의 ‘각자도생’론

[나원준의 경제비평] 자아살해 사회의 ‘각자도생’론

침강하는 한국경제, 이륙의 조건을 묻다 ①

 

편집자주

최근 들어 한국경제의 정체와 둔화 가능성을 두고 우려와 관심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이대로 가라앉고 말까요. 아니면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이륙할 수 있을까요. 혹시 시공간을 달리하는 다른 사회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면 혹시 새로운 이륙의 조건에 대해 작은 암시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2023년 연말을 맞아 경북대 나원준 교수가 풀어놓는 성장 문명의 역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 문제를 고민해보겠습니다.

 

한국경제가 가라앉고 있다. 성장률 지표를 보면 징후가 여실하다. 국책연구원들은 앞다투어 미래 성장세의 하락을 예측한다. 지금으로부터 한 세대 정도가 지나면 성장률이 0.5% 근방을 못 벗어난다는 전망은 썩 반갑지 않다. 성장의 멈춤 자체에 바람직한 측면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 멈춤이 초래된 배경을 짚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서 그렇다.

한국경제의 정체는 21세기 들어 첫 10년간 중국의 등 위에 올라 전성기를 구가해온 주력 제조업의 위기와도 연동된다. 중미 갈등과 기술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세계경제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영향받을 한국 제조업에는 그 모든 변화가 막상 운명처럼 주어질 뿐이다. 제국에 예속된 민족은 변화를 타율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노예를 먹여 살리던 산업과 일자리가 태평양 너머로 떠나도 한때나마 누리던 자유는 본래 그들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 담은 리어카 끌고 이동하는 길에 은행나무 낙엽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김철수 기자

자아살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성장률을 벗어나 사회의 맨살을 보면 침강이 더 뚜렷하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 0.7이라는 숫자 뒤로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고 경고하는 이 사회의 아픔을 마주한다. 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사회, 그러나 그 속의 사람들은 살고 싶다. 그러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사회안전망이 가장 열악한 축에 드는 이 나라는 공적 복지의 빈자리를 각자도생으로 채워낸다.

 

한국의 역대 정부는 재정 부담이 제일 적은 소위 ‘자산 기반 사적 복지’를 조장해 왔다. 때로 정책을 바꿔 집값만 부추기면 되는 길이었다. 작은 정부의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수십 년을 견뎠다. 그 결과, 이젠 아파트 없이는 자산 형성도 안 되고 노후도 없다. 그래서 다들 빚을 낸다. 그래도 의대만 가면 해결된다. 그래서 강남과 사교육은 불패다. 그러나 원한다고 누구나 의대를, 강남을, 아파트를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은 정부에게 제일 쉬웠던 그 길은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가계부채만 천정부지로 늘려온 사회 소멸의 길이었다.

각자도생의 자산 기반 복지는 사회 소멸의 길이었다

한국경제는 이대로 가라앉고 말까. 아니면 자아살해를 그치고 다시 생명의 힘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우리가 시공간을 달리하는 다른 사회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혹시 이륙의 조건에 대한 암시를 얻을 수 있을까.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 연재는 성장 문명의 역사, 그 한 단면의 이야기다. 먼 옛날 먼 땅인 산업혁명기 영국의 경험을 간략히 반추함으로써 오늘 한국사회를 사는 사람들을 고민하는 시론적인 논의다.

 

“ 나원준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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