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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용진 맞상대 조수진, 성범죄 가해자에 '강간통념 활용' 조언

'여성' 가점인데 성범죄자에 조언, 아동성착취 집유 판결문으로 블로그 홍보까지

서어리 기자/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4.03.18. 08:47:33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에서 맞붙게 된 조수진 변호사가 변호사 업무와 관련해 블로그에 쓴 글에서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가벼운 처벌을 받는 방법을 조언하는가 하면, 10세 아동에 대한 성착취 사건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끌어낸 이력을 홍보하며 해당 판결문과 주요 사건 내용을 동 블로그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 변호사는 특히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성범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 신고를 체념하게 하는 요인인 '강간통념'을 적극 활용하도록 조언한 정황도 드러났다. 조 변호사는 인권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현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조수진의 국민참여 형사법정'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성범죄 재판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특히 '성범죄, 국민참여재판이 유리하다?'는 글에서 성범죄 피의자를 대상으로 '강간통념'을 활용하라는 조언을 한다. 

 

조 변호사는 "강간통념이란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말한다"며 "성범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한 생각이기에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국참(국민참여재판)이 일부에서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있다"고 했다. '위험한 생각'이라며 강간통념이 잘못된 인식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그럼에도 "자신이 피의자의 입장이고 배심원의 판결을 통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증거 자료와 상황이 있다면 이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다"며 강간통념을 활용할 것을 권했다. 

 

ⓒ조수진 변호사 블로그 갈무리

 

대표적인 강간통념이 '여성이 남성과 단 둘이 술을 마신 것은 성폭행의 여지를 준 것이다' '성폭력은 노출 옷 때문에 일어난다'는 식의 사고다. (☞관련기사 : 성폭력은 '노출옷' 때문에 일어난다?…'강간문화'가 통계로 드러났다)

 

여성·법조계에서는 강간통념을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설령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검찰에 송치되거나 검찰 수사 이후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른 종류의 사건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도 강간통념의 영향 때문이라고 본다. (☞관련기사 : [여성신문] "'비동의강간죄' 새로운 것 아냐… 재판서 이미 '동의 여부' 판단 중") 

 

조 변호사 스스로 인정하듯 강간통념은 점점 우리 사회에서 '위험한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인권 변호사 단체인 민변의 사무총장까지 지냈던 조 변호사는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하는 활동을 통해 바로잡아야 할 그릇된 성 인식을 오히려 강화한 셈이다. 

 

조 변호사는 이와 함께 "성범죄 혐의로 공소장을 받았다면 7일 내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을 원한다는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기간만 잘 지키고 특별히 배제할 사유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국참 진행이 가능해진다"며 "국참으로 무죄가 난 것은 약 10.9%의 비율이라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성범죄의 무죄율은 20.1%로 확인이 됐다고 하는데, 언뜻 보기에는 낮은 수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일한 기간 동안 전체 형사재판의 무죄율은 3% 미만이었다는 점을 참고한다면 매우 높은 수치로 볼 수 있다. 아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열어두고 보아야 하는 만큼 유의깊게 기억해 두셔야 할 수치"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법원행정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참은 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에서는 유죄를 선고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성범죄에 한해서는 무죄 평결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애초에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일부 논문에서는 배심원들이 '사회일반에 통용되는 강간 통념'을 가지고 피해자다움을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일반 형사재판보다 국민참여재판이 가해자에게 유리한 이유가 바로 '강간 통념', '피해자다움'이라는 관념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또 '아청법 집행유예 선고사례' 제하 이 블로그 글에서, 10세 여성 아동에게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 판결을 끌어낸 사례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D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하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 친구를 하자고 글을 남겼다. 이후 만 10세의 여아 Q양이 연락을 해 왔고 이를 상대로 착취물을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Q양에게 생활 관리라고 하면서 가슴과 음부를 노출한 사진을 보내라고 한 후에 신상정보를 파악했다. 자신이 모든 정보와 신체가 노출된 사진이 있으니 복종하라고 말을 했고, Q양은 겁을 먹어 나체로 춤을 추는 영상을 촬영해 전송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거쳐 성적인 행위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이뿐만 아니라 Q양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해 학대 행위까지 일삼은 것"이라고 해당 사례를 설명했다.

 

ⓒ조수진 변호사 블로그 갈무리

 

조 변호사는 "저희가 확인한 결과 Q양을 상대로 주고받은 대화 내역과 제작한 영상 등의 증거 자료가 이미 확실하게 데이터로 입증된 이상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성착취물의 제작 및 협박, 학대 등의 행위로 경합 관계에 있어, 상당히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감형에 필요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결국 D는 무사히 감형받아 5년의 집행유예 처분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글에서 사회적 공분을 자아낸 n번방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몇 해 전에 세상을 놀라게 한 N번방 사건 이후로 일련의 디지털 성폭력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사 당국은 엄벌에 처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단순 가담 혹은 경미한 수준이라 하여도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며 "N번방 사건 이후로 모든 규정의 형벌이 상향 조정됐다. 게다가 상습범이라면 1/2까지 가중 처벌되므로, 자신이 아주 작은 실수라도 해당이 된다면 신속하게 관련 형사사건을 많이 해결한 변호사를 찾아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시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조 변호사는 17일 밤 블로그에서'아청법 집행유예 선고사례' 게시물을 삭제했다. 논란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변 회원인 A 변호사는 조 변호사의 블로그 홍보 글에 대해 "배심원들의 통념이라는 것이 피해자 여성의 감수성과 다를 수 있다는 얘기 같다"며 "피해자중심주의 접근이라는 사회적 변화가 있었는데 그와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A 변호사는 조 변호사가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로 나선 데 대해 "성범죄 사건 등을 수임하려 블로그에 홍보 글을 쓰거나 하는 것은 흔한 일이긴 하지만, (통상)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하지 않고 사건 수임도 조심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수 년 간 다수 성범죄 사건 변호를 맡은 바 있는 B 변호사는 "글의 취지가 '강간 통념을 이용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무죄를 받자'는 것으로 읽히는 면이 있다"며 "'강간통념'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 불필요한 표현으로 보이는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표현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법조 경력 10년차 안팎의 C 변호사도 "글의 맥락상, 피고인 입장에서는 이 글을 읽으면 '이런 통념을 이용해 나에게 유리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며 "('강간통념'이라는) 이런 말이 있는지 처음 들었다"고 했다. B 변호사는 "실제로 n번방 사건 이후로 모든 형벌이 상향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성범죄 처벌은 그 사건 이전부터 강화되는 추세였다"고 부연했다.

 

조 변호사는 이번 전략 경선에서 '여성·신인 가점'을 받았다. 경선 득표의 25%가 가산된다. 반면 조 변호사와 대결을 펼치는 박용진 의원은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돼 30% 감산 불이익을 받는다. 서울 강북을 민주당 총선후보 전략경선은 1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 비율로 진행되는 온라인 투표로 이뤄진다.

 

▲조수진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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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의 언어, 한반도 비핵화



 

 

비핵화는 여전히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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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찾아온 ‘한반도 평화의 봄’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마지막 기회였다. 그 해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 북(조선)-미국(이하 조미) 정상회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주요 의제였다. 그러나 그 협상은 결국 실패했다. 따라서 비핵화의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다. 한반도 비핵화는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한반도 비핵화는 이제 미련의 언어가 되었다.

 

2018년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의 위치와 정의

4.27 판문점 선언, 비핵화를 평화체제의 하위 카테고리에 배치

4.27 판문점 선언은 3번째 항목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3항의 네번째 절에 위치한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단히 의의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여기엔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첫째, 비핵화는 평화체제의 하위 카테고리에 존재한다. 비핵화보다 평화가 더 상위의 개념이고 상위의 목표이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비핵화 절차는 “핵없는 한반도”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데 복무한다. 한반도 비핵화가 조선의 일방적인 핵무기 포기(혹은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선 조미관계 정상화 후 비핵화 합의

6월 12일 조미 정상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아래와 같은 문장이 핵심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이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호상 신뢰구축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성명한다.

조미관계를 새롭게 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므로, 선 조미관계 후 한반도 평화를 의미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형성된 조미 신뢰가 비핵화를 추동한다고 했으니 비핵화는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다. 이를 정리하면 “새로운 조미관계 -> 한반도 평화 -> 한반도 비핵화”가 된다.

 

9.19 평양공동선언, 한반도 비핵화를 정의

9월 19일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은 5번째 항목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여기서는 한반도 비핵화가 정의되어 있다.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한반도”가 그것이다.

세 합의문에 담긴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와 위치는 다음과 같다.

1> 한반도 비핵화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한반도를 의미한다.

2> 한반도 비핵화는 조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의 뒤에 위치한다. 즉 조미관계 정상화가 되어야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며, 한반도 평화체제가 수립되어야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다.

 

2019년 하노이 회담의 실패 후 한미 동맹의 대조선 적대행위 재개

2019년 2월 하노이 조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회담이었다. 조선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미국은 민생 관련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조선의 영변 시설 폐기와 미국의 대조선제재 해제는 조미 관계 정상화에도, 한반도 평화에도, 비핵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의제 선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회담장에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 외에 추가적인 요구를 들고나왔다. 즉 ‘영변 + @‘를 제시한 것이다. 조선은 이를 부당한 요구이며 신뢰 파기 행위로 간주했다. 결국 하노이 회담은 결렬되었다. 미국의 ‘영변 + @‘ 요구가 회담을 파탄냈다.

그 후 2019년 3월과 8월 한미군사연습이 재개되었다. 특히 8월 한미군사연습은 ‘북한안정화작전’이 포함되어 있었다. ‘북한안정화작전’은 북의 영토를 점령하고, 잔당을 소탕하고, 대량살상무기를 회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누가 봐도 이는 명백한 정치적, 군사적 적대 행위였다.

 

날려버린 한반도 비핵화의 골든 타임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마지막 기회였던 2018년의 시도는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다. 다음 세 가지 점 때문에 2018년은 비핵화의 마지막 기회였다.

첫째, 2018년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골든 타임’이었다. 핵무기 보유는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를 거쳐 현실화된다. 1> 핵무기 개발 성공 2> 핵무기 다양화 3> 핵무기 운반 수단인 미사일 보유 4> 미사일의 다양화 5> 핵무기와 미사일의 대량생산이 그것이다.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서가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1단계에서 실현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 기회를 방치했다. 클린턴 정부는 ‘3.3.3 붕괴설’(조선은 3일, 3개월 늦어도 3년 안에 망한다는 미국의 사고)을 믿고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2단계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회 역시 미국은 방치했다. 오바마의 정부는 ‘전략적 인내’(조선이 붕괴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린다는 미국의 사고) 정책을 추진하느라 9.19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2018년 조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조선과 미국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할 때 조선의 핵보유는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국면이었다. 조선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미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4단계로 넘어가면 비핵화 협상은 더욱 어려워진다. 협상의 문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5단계로 넘어가면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선이 수많은 핵탄두와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을 상당량 보유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한반도 비핵화는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2018년이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조선은 2020년 정면돌파전을 선택한 후 4단계와 5단계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둘째, 조선은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하게 협상에 임했다. 이는 조선이 한반도 비핵화 의제를 남북 회담에서 논의한 데서 확인된다. 조선의 핵개발은 미국 적대정책의 산물이므로, “철두철미” 조선과 미국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 조선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고 합의문에 담겼다.

또한 조선이 비핵화를 위한 선조치를 취한 데서도 확인된다. 조선은 싱가포르 조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2018년 5월 24일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했다. 그 전까지 북은 ‘동시 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조선과 미국의 동시 행동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2018년의 풍계리 핵시험장 폭파는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어필하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하노이 회담에서도 조선의 유연한 협상 태도는 유지되었다. 미국의 핵전문가 헤커 박사도 당시 언급했던 것처럼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폐기하는 것은 민생 관련 대조선 제재를 해제하는 것과 동급이 아니었다. 영변은 조선 핵시설의 90% 이상이 모인 지역이다. 영변 핵시설이 폐기되면 조선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조선이 ‘핵무기 추가 생산 중단’을 의미한다. 당시 조선은 산술적으로, 정치적으로 손해보는 협상을 감내하려 했던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에도 조선의 유연한 행보는 계속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5월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제인 대통령을 만나 회담 국면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 후 조미 실무급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도 했다. 2019년에 이미 회담이 결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핵무력 증강 정책을 재개한 것은 2020년 이후였다.

셋째, 2018년과 2019년 과정을 통해 조미 사이의 신뢰는 완전하게 파괴되었다. 특히 조선은 미국이 선 비핵화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결론,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추진할 시간을 벌기 위해 대화를 이용하고 있다는 결론 그래서 미국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가 간 모든 협상의 기본은 신뢰이다. 특히 조미 싱가포르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것처럼 조미 신뢰구축은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한다(promote). 신뢰의 상실은 비핵화 협상의 추동력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조선과 미국처럼 적대관계에 있는 두 국가 관계에서 추동력이 사라지면 협상은 불가능하다.

마지막 협상의 기회가 사라진 한반도 비핵화는 철지난 레코드판이 되었다.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 역시 비핵화 무용론 역설

30년이 넘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역사에서 리비아 모델, 우크라이나 모델 등 다양한 사례들이 거론되었다. 그러나 성공한 비핵화 사례는 없다. 핵을 포기한 국가들은 치명적인 국가 이익 손실을 겪어야 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추구했던 사례는 리비아 모델이었다. 리비아는 미국이 강하게 비핵화를 요구하자 관계 개선과 경제 지원을 약속받고 핵무기 개발을 포기했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 지원도, 관계 개선도 추진하지 않았다.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은 결국 붕괴했다. 그 이후 조선은 ‘선 조미관계 개선, 후 비핵화’를 일관하게 요구해왔다.

우크라이나 모델 역시 한반도 비핵화에서 종종 거론되어 왔다. 소련 해체 이후 핵보유국이 된 우크라이나는 미국, 러시아와 비핵화를 합의했다. ‘부다페스트 협정’으로 알려져있는 이 합의는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도하다시피 미국은 자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대리전으로 내세웠고,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국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 조선을 적대국으로 명시하고 이 세 나라를 대상으로 신냉전 대결을 펼치고 있는 현 정세에서 조선에게 비핵화는 ‘투항’, ‘굴복’, ‘망국’의 언어로 각인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 역시 비핵화 무용론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 현실을 망각한 미련의 언어

1990년대 이후 한반도 비핵화는 대화와 협상, 평화로 가는 상징의 언어였다. 조미 관계에서건, 남북 관계에서건 모든 대화와 협상, 평화적 국면은 한반도 비핵화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우리들에게 한반도 비핵화는 희망의 언어였다. 비핵화의 진전은 한반도 적대체제, 분단체제, 정전체제를 극복하는 노력을 상징하는 언어였다.

그래서 비핵화가 물 건너간, 철지난 레코드판이 되어버린 현실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도 비핵화 협상이 가능해야 남북미 대화와 평화의 과정이 복원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미련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미련을 갖는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 하루빨리 미련을 털고 변화된 현실을 수용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끝났다는 현실을 인정했을 때 변화된 현실에 기반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비핵화라는 미련의 언어를 버려야 새로운 희망의 언어를 창조하거나 발견할 수 있다.

 

장창준 객원기자92jc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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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3주 앞, 조선일보 “대통령실이 정권 심판론 자초”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종섭 즉각 귀국, 황상무 자진 사퇴 촉구에도 대통령실 ‘침묵’

야당은 사당화 논란…“‘박용진 절대 안 된다’가 공천 원칙인가”

‘정정보도 청구 알림’ 딱지 네이버 정책 변경에 사설로 맞선 언론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3.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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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거 참여 어린이 야구교실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론 악화로 지지율 하락이 감지되자 ‘도피 출국’ 논란이 있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즉각 귀국과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보수신문도 이와 발맞춰 윤석열 대통령의 침묵과 계속되는 독선적 결단을 비판하는 칼럼·사설을 냈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각 소환 통보를 해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해서 국민들게 피로감 드릴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황상무 수석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수도권 출마자들 아우성에도… 말 없는 대통령”

신문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한 위원장 발언을 실은 데 이어 4면에 <輿 출마자들 아우성에도… 말 없는 대통령>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에서 우려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총선이 3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원인을 제공해 ‘정권 심판론’ 확산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 1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침묵을 지킬 뿐 인사 조치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종섭 대사는 17일 KBS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조사하겠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도록 하겠다”면서도 별도 사퇴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황상무 수석과 관련해 조선일보에 “발언이 부적절했지만 기자들과의 비공식 식사 자리”라며 “본인이 사과한 상황이라 현재로선 인사 조치까지 해야 하는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식 ‘1인 결단’ 시스템이 근본 문제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18일 논설실장 칼럼 <“부르면 귀국” 아니라 “당장 귀국”이 답이다>에서 “문제의 본질은 왜 야권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민감한 사건의 핵심 피의자를 서둘러 해외로 내보내려 한 건지, 일선 부처의 1급 실장 인사를 놓고도 한두 달씩 검증을 하는 판에 출금 여부조차 알아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 혹시라도 기소되면 외교적 망신의 뒷감당은 어찌하려 했는지 하는 점”이라고 했다.

▲ 18일자 동아일보 칼럼.

동아일보는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요소들이 하나둘이 아닌 것”이라며 “결국 ‘나는 옳다’는 신념에 찬 ‘1인’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근본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참모들이나 장관들이 그저 정해진 결정의 집행자나 들러리 역할밖엔 못 하는 것 아닌지”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회칼 테러’ 운운 황상무 수석, 자진 사퇴하라> 사설에서 이종섭·황상무에 대한 한동훈 장관의 요구를 놓고 “만시지탄이다. 총선과 무관하게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들”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말은 평소 의식의 소산인 만큼 이번 사건(황상무 수석)은 단순한 설화가 아니라 황 수석을 비롯한 권력 핵심들의 언론관이 어떤 수준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며 “이종섭 대사 역시 즉각 귀국해 수사 프로세스에 응하는 게 마땅하다. (중략) 누구보다 법치에 철저해야 할 정부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 신분인 그를 서둘러 대사에 임명하고 내보낸 점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커지는 민주당의 ‘박용진 찍어내기’ 비판… “이중 삼중 족쇄”

야당의 악재는 박용진 의원의 공천 배제다.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의 자리에 차점자인 박 의원이 공천되지 않고 조수진 변호사와 양자 경선을 하게 됐다. 박 의원은 ‘하위 10%’로 인한 30% 감산 룰이 적용되고 조 변호사는 ‘여성 정치 신인’으로 25% 가산을 받는다.

▲ 1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박 의원이 ‘족쇄’를 차고 있다는 평가다. 한겨레는 18일 1면에 <끝이 없는 ‘박용진 찍어내기’> 기사를 냈다. 한겨레는 “정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2위를 한 박 의원을 공천하지 않고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한 데 이어, 강성 친명(친이재명) 지지층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선 방식까지 채택하면서 박 의원은 이중·삼중의 족쇄 속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고 했다.

한겨레는 “‘비이재명계 박용진 찍어내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5일 심야 최고위 회의 끝에 16일 새벽 해당 선거구를 전략 선거구로 지정해 전략 경선을 하기로 의결했다”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에서 경선 부정이 확인된 손훈모 예비후보가 낙마하고, 차점자인 이재명 대표 특보인 김문수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은 것과 다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경향신문도 4면에 <공천 막판까지 ‘비명 찍어내기’ 논란… 박용진, ‘강북을’ 놓고 조수진과 경선> 기사를 내고 “대표는 박용진 의원이 그렇게 두렵나. 민주당을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의 당으로 만드는 게 이번 총선의 목표인가”라고 한 김상희 의원의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 글을 인용했다.

▲ 18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18일 사설 <‘박용진 절대 안 된다’가 이재명의 공천 원칙인가>에서 “민주당은 당내 ‘차점자 승계’ 요구를 거부하고 전략공천지역 결정에 이어 친명 후보에게 유리한 전당원투표를 도입했는데, 이는 대선 경선 등에서 이재명 대표에 맞섰던 박 의원을 배제하는 것과 다름없”며 “공천 막판까지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이 이어지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서울 강북을 후보 선출에 전당원투표를 적용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다. 청년 전략공천지역인 서울 서대문갑(전국 권리당원 70%+서대문갑 권리당원 30%) 방식과 같다지만, 당시에도 지역 유권자 및 본선 경쟁력과 관계없는 방식이란 지적이 많았다”며 “특히 서대문갑 3인 경선 중 한 후보가 중도탈락하면서 4위였던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후보가 합류해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공천장을 받았다. 서울 강북을 경선 방식도 특정인 배제를 위해 개딸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재명 사당’이란 의구심에 힘만 실어준 꼴”이라고 했다.

 

네이버 정책 변경에 동아일보 “월권이자 오만한 발상”

정정보도가 청구된 언론사 기사에 ‘정정보도 청구 중’이라는 알림을 띄우고, 해당 언론사에 ‘댓글창 일시 폐쇄’를 요청하기로 한 네이버 정책을 놓고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한겨레·한국일보가 비판 사설을 냈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정정보도 청구시 검색 결과에도 문구 표기 △반론보도와 추후보도 청구페이지 접근성 강화 및 절차 간소화 △정정보도 청구시 언론에 해당 기사 댓글창 일시 폐쇄 적극 요청 △기사별 내국인 외국인 비율 공개 △1인당 기사별 작성 가능한 답글 수 10개 제한 △선거법 위반 댓글 반복 작성자에 대한 댓글 작성중단 조치 등을 발표했다.

[관련 기사 : 네이버, 정정보도 청구 기사에 ‘댓글창 일시폐쇄’ 요청한다]

▲ 18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18일 사설 <정정보도 ‘온라인 청구’ 받아 ‘딱지’ 붙인다는 네이버의 월권>에서 “뉴스 제목에 이런 식으로 딱지를 붙이면 독자는 정확하고 올바른 기사까지 오류가 있거나 잘못된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며 “나아가 네이버는 해당 기사의 댓글 창까지 닫도록 언론사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인터넷 뉴스 유통업자에 불과한 네이버가 보도의 신뢰성과 개별 언론의 여론 형성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건 월권이자 오만한 발상”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네이버의 새 정책이 적용되면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이해 당사자 등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 보도가 나오는 즉시 간단한 온라인 신청만으로 기사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다”며 “보도를 부인할 근거가 전혀 없거나 언론중재위원회엔 조정을 신청하지 못해도 이 딱지는 얼마든지 붙일 수 있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 등이 기사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고 비판 여론의 확산을 막을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애당초 검색 결과만 서비스하면 되는 포털이 인링크로 사이트 내에서 기사를 유통하고, 뉴스 편집권까지 휘두르다 보니 그에 뒤따르는 논란이 두려운 것”이라며 “네이버가 뉴스로 트래픽을 올리는 일을 그만두고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아웃링크제를 전면 도입한다면 정정보도 청구에 얽매일 일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18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정치권 압박을 언급했다. 한겨레는 18일 사설 <기사에 ‘정정보도’ 딱지 달겠다는 네이버, 악용 우려된다>에서 “네이버의 개편 방안은 갈수록 노골화하는 정부의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 흐름과 떼어 놓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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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9월 ‘가짜뉴스 논란이 있는 보도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일 경우, 포털 사업자가 해당 기사에 ‘심의 중’임을 표시하거나 삭제·차단 등의 선제적 조치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언론 자유 침해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며 “네이버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SNU 팩트체크’ 서비스를 돌연 중단한 일도 있었는데, 그 배경에 이 서비스를 ‘좌편향’이라고 공격해온 여당의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악용’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절차를 간소화하고 댓글까지 차단하면 너도나도 가짜뉴스라며 정정보도를 청구할 것”이라며 “더구나 총선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기사에 재갈을 물리려고 할 것이다. 그래놓고 나중에 언론중재위에 중재 신청을 안 해도, 또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아도 그만이라고 한다. 심각한 언론 자유 침해 아닌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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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군 겨눈 핵타격훈련에 중국 전략핵폭격기 16대 참가

 

[개벽예감 578] 한미연합군 겨눈 핵타격훈련에 중국 전략핵폭격기 16대 참가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3/18 [07:44]
  •  
 

<차례> 

1. 항공모함 랴오닝호 비행갑판에서 식별된 뜻밖의 물체

2. 미 제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 기밀문서 

3. ‘리바’에 게시된 중국인민해방군 공습훈련 상황도

4. 조중동맹군 핵협공 위험에 직면한 한미연합군

 

 

1. 항공모함 랴오닝호 비행갑판에서 식별된 뜻밖의 물체

 

2024년 2월 29일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가 랴오둥(遼東)반도에 있는 다롄(大連)조선소에서 출항했다. 랴오닝호는 67,000톤급 항공모함이다. 랴오둥반도는 보하이만(渤海灣) 동남쪽에 있고, 항구도시 다롄은 랴오둥반도 끝자락에 있다.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2023년 2월 28일 다롄조선소에 들어간 때로부터 1년 만에 개조작업을 마치고 출항했다. 랴오닝호를 1년 동안 개조한 것은 그 항공모함을 전반적으로 개조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2024년 2월 29일 다롄조선소에서 출항한 랴오닝호 비행 갑판에서 뜻밖의 물체가 식별되었다. 그것은 젠(殲)-31 스텔스 전투기 실물 모형이다. 젠-31은 중국이 개발, 완성한 2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1년 동안 전반적인 개조작업을 마치고 출항한 랴오닝호 비행 갑판에 실린 젠-31 스텔스 전투기 실물 모형에 주목하는 까닭은 그 스텔스 전투기가 뛰어난 작전성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금으로부터 근 10년 전인 2014년 12월 7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중국항공공업 회장 린쭤밍(林左鳴)은 중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젠-31 스텔스 전투기가 미 제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제압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기라고 말했다.

 

2021년 11월 1일 중국의 영문 언론매체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는 젠-31 스텔스 전투기의 날개가 접이식 날개(folding wing)로 변형되었고, 그 전투기 기체에 사출기(catapult) 이함 장치가 달렸다고 보도했다. 접이식 날개와 사출기 이함 장치는 항공모함이 싣고 다니는 함재기의 구조적 특징이다. 그래서 미 제국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젠-31 스텔스 전투기를 함재기로 변형시켜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福建)호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6월 19일 진수된 항공모함 푸젠호는 현재 시운전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미 제국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1년간의 전반적 개조작업을 마치고 2024년 2월 29일 다롄조선소에서 출항한 항공모함 랴오닝호에 실린 젠-31 스텔스 전투기 실물 모형은, 랴오닝호에 젠-31 스텔스 전투기가 탑재된다는 것을 예고해준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중국이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1년 동안 전반적으로 개조한 목적은 젠-31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젠-31 스텔스 전투기 30대를 탑재하면, 작전반경은 800km에서 1,200km로 늘어난다. 세계 최강 전투기라는 젠-31 스텔스 전투기를 항공모함 랴오닝호에 탑재하는 것은 중국이 대만해방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항모타격단은 항공모함 1척, 핵추진잠수함 2척, 이지스 구축함 3척, 호위함 3척, 종합보급함 1척으로 편성된다.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중국 항모타격단은 중국인민해방군 북해함대에 배속되었다. 북해함대 사령부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산둥반도의 항구도시 칭다오(靑島)에 있다. 

 

항공모함 랴오닝호의 모항은 산둥성 칭다오인데, 랴오닝호에 탑재되는 함재기들은 칭다오에서 약 500km 북쪽에 있는 랴오닝성 싱청(興城)에 주둔하는 해군항공대 함항1연대에 배속되었다. 그러므로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함재기를 탑재하려면 칭다오에서 약 500km 떨어진 랴오닝성 싱청까지 가야 한다.

 

그런데 최근 중국인민해방군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북동쪽으로 약 55km 떨어진 곳에 시댜오자오(石島礁) 공군기지를 건설했다. 이것은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칭다오에서 약 500km 떨어진 싱청으로 가지 않고, 칭다오에서 약 55km 떨어진 시댜오자오 공군기지에 가서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로써 항공모함 랴오닝호의 출동 준비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시댜오자오 공군기지는 산둥성 각지에 있는 12개 공군기지 및 해군 항공 기지들 중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공군기지다. 

 

항공모함 랴오닝호의 동향에 주목하는 까닭은, 랴오닝호 항모타격단이 배치된 칭다오 해군기지가 전라북도 군산 공군기지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칭다오 해군기지는 서해를 사이에 두고 군산 공군기지와 약 560km 떨어져 있다. 전투기와 미사일이 초음속으로 날아다니는 현대전에서 560km는 가까운 거리다. 

 

군산 공군기지에는 미 제국 공군 제8전투비행대와 한국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가 함께 주둔한다. 제8전투비행대는 F-16 전투기 40대를 운용하고, 제38전투비행전대는 KF-16 전투기 20대를 운용한다. 

 

또한 칭다오 해군기지는 경기도 평택 해군기지와도 마주 보고 있는데, 서해를 사이에 두고 약 600km 떨어져 있다. 평택 해군기지에는 서해를 작전구역으로 하는 한국 해군 제2함대가 주둔한다. 

 

군산 공군기지와 평택 해군기지가 칭다오 해군기지를 마주 보고 있는 지리적 조건은, 유사시 칭다오 해군기지에서 출항한 랴오닝호 항모타격단이 군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한미연합군 전투기 편대들 그리고 평택 해군기지에서 출항한 한국 해군 해상전투단과 마주치게 될 것임을 예고해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군산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 제국 공군 제8전투비행대와 한국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 그리고 평택 해군기지에 주둔하는 한국 해군 해상전투단은 유사시 칭다오 해군기지에서 대만해협으로 출동한 랴오닝호 항모타격단을 서해에서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유사시 랴오닝호 항모타격단을 대만해협으로 출동시키기 전에 우선 한국군 기지들과 주한미군 기지들부터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2. 미 제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 기밀문서 

 

중국인민해방군이 한국군 기지들과 주한미군 기지들을 무력화하는 일차적인 타격 수단은 미사일이다. 중국인민해방군 전략로켓군(火箭軍) 제51부대 산하에 4개 미사일 여단(彈道旅)이 있는데,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에 주둔하는 제816여단, 산둥성 라이우(萊蕪)에 주둔하는 제822여단, 랴오닝성 다롄에 주둔하는 제810여단이 한국군 기지들과 주한미군 기지들을 겨눈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대거 배치해놓았다. 한국군 기지들과 주한미군 기지들을 겨누고 있는 중국인민해방군 전략로켓군 미사일들은 다음과 같다.

 

둥펑(東風)-11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 600~700km)

둥펑-16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 1,000km) 

창젠(長劍)-10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사거리 1,500km) 

둥펑-21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 1,800km) 

훙냐오(紅鳥)-3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사거리 2,000km) 

 

미 제국 국방부가 2019년 5월에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유사시 한미연합군을 공격하기 위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750발과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540발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것은 유사시 각종 미사일 1,200여 발이 한국군 기지들과 주한미군 기지들을 타격할 것임을 예고한다.

 

중국인민해방군의 전법은 기습-강압 전법이다. 그들이 말하는 기습전법은 미사일 발사대차에서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해 적의 지휘 통제체계와 반항공망을 제거하는 것이고, 그들이 말하는 강압 전법은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습으로 적을 섬멸하는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의 기습-강압 전법에 의하면,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이 각종 미사일 1,200여 발을 집중발사해 한미연합군의 지휘 통제체계와 반항공망을 제거하면, 전자 전기와 무인정찰기를 앞세운 전략폭격기들이 대규모 공습으로 한미연합군을 섬멸한다는 것이다. 이런 작전 씨나리오는 중국인민해방군이 운용하는 훙(轟)-6 전략폭격기의 동향에 시선을 집중시키게 한다.

  

중국인민해방군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시댜오자오 공군기지에 훙-6 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지금까지 랴오닝성 다롄 인근에 있는 투청즈(土城子)에 주둔하는 제2해군항공사단 제6항공단에 훙-6 전략폭격기를 배치했는데, 이제는 산둥성 시댜오자오 공군기지에도 훙-6 전략폭격기를 배치한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이 운용하는 훙-6 전략폭격기는 14종으로 분화되었는데, 그중에는 항공정찰에 사용되는 훙-6B 전략정찰기, 공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훙-6D 대함폭격기, 전자전을 수행하는 훙-6G 전자 전기,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훙-6H 전략폭격기, 핵폭탄을 투하하는 훙-6E 전략폭격기,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하는 훙-6N 전략폭격기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훙-6B 전략정찰기에 주목하는 까닭은 미 제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National Geospatial-Intelligence Agency) 기밀문서에 훙-6B 전략정찰기에 관한 정보가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18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국가지리공간정보국 기밀문서는 국가지리공간정보국이 2022년 8월 9일에 촬영한 위성 사진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그 기밀문서에 의하면,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에 있는 루안(六安) 공군기지에 초음속 고고도 스텔스 무인정찰기 우전(無偵)-8이 배치되었는데, 훙-6B 전략정찰기가 이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싣고 날아가다가 공중에서 발진시킨다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미 제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 기밀문서에 표시된 우전-8의 비행경로가 어디를 향했는가 하는 것이다. 그 기밀문서에 의하면, 훙-6B 전략정찰기는 중국 서부지역 상공(서해에 근접한 중국 동부 상공)을 날아가다가 공중에서 발진시킨 우전-8 스텔스 무인정찰기가 마하 3의 초음속으로, 고도 30.5km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면서 한국 영공에 침투해 정찰비행을 하고 중국으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행경로는 우전-8 스텔스 무인정찰기가 당연히 대만 상공에 침투해 대만군을 정찰할 것이라는 상식을 거부하고, 전혀 뜻밖에도 한국 영공에 침투해 한미연합군을 정찰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준다.

 

우전-8 스텔스 무인정찰기에는 합성개구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가 장착되어서 야간이나 구름 또는 안개 낀 날씨에도 지상을 정찰할 수 있고, 초음속 비행 능력과 고도도 비행 능력과 스텔스 기능을 골고루 갖추었으므로 한미연합군의 반항공 감시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가 정찰할 수 있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중국이 ‘비장의 무기’로 보유한 최첨단 스텔스 무인정찰기가 왜 대만 상공이 아닌 한국 영공에 침투하려는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간단명료하다. 중국인민해방군은 한미연합군을 주적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최첨단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한국 영공에 침투시켜 한미연합군을 정찰하려는 것이다. 

 

결전의 날이 오면, 중국인민해방군은 달빛도 없는 심야에 우전-8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한국 영공으로 침투시켜 한미연합군의 위치가 정확히 표시된 타격좌표를 실시간으로 파악한 다음, 정밀타격 능력을 가진 각종 미사일 1,200여 발을 집중발사해 한미연합군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3. ‘리바’에 게시된 중국인민해방군 공습훈련 상황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사회관계망 텔레그램(Telegram)에는 군사정보를 분석한 자료를 게시하는 ‘리바(RYBAR)’라는 이름의 군사 전문 계정이 있다. ‘리바’의 운영자는 로씨야 군사전문가 미하일 즈빈추크(Mikhail Zvinchuk)다. 그는 모스크바에 있는 수보로브 군사학교(Suvorov Military School)와 로씨야 국방부 부설 군사대학을 각각 졸업했고, 로씨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부대 스뻬쯔나즈(Spetsnaz)에서 군사복무를 했다. 지금 그는 로씨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소속되어 로씨야 국방부가 제공하는 군사정보를 분석한 자료를 ‘리바’에 게시한다. ‘리바’의 구독자는 110만 명이며, 매일 평균 600,000명이 ‘리바’에 게시된 자료를 읽는다.

  

그런데 2024년 3월 7일 ‘리바’에 게시된 정보자료가 충격적이다. 그날 게시된 정보자료는 「미국-대한민국 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응(China’s Reaction to the U.S.-Republic of Korea Armed Exercises)」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되었다. 이 정보자료에는 “미한연합군이 조선과 중국을 상대로 싸우기 위한 연합작전을 연습하고 있으므로, 그에 대응해 중국 훙-6 전략폭격기들이 최근 서해 상공에서 한국을 상대로 무력 시위를 했다”라는 내용의 해설과 함께 중국인민해방군의 공습훈련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들어있다. 공습훈련 상황도를 보면, 백령도에서 제주도 서쪽 해상까지 빗금을 친 해역이 공습훈련 상황도 중앙에 표시되었는데, 거기에 “3월 4일부터 14일 자유의 방패 훈련(Freedom Shield Exercise March 4~14)”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한미연합군이 ‘자유의 방패’라는 작전 명칭의 전쟁 연습을 시작한 날은 2024년 3월 4일이고, 중국인민해방군 공습훈련 상황도가 ‘리바’에 게시된 날은 2024년 3월 7일이다. 그러므로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습훈련을 실시한 날은 2024년 3월 5일인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중국인민해방군은 2024년 3월 5일 자기들이 실시한 공습훈련에 관한 정보를 3월 6일 로씨야 국방부에 통보했고, 로씨야 국방부의 어느 소식통은 미하일 즈빈추크에게 공습훈련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었고, 즈빈추크는 공습훈련상황도를 3월 7일 ‘리바’에 게시한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은 2024년 3월 5일 자기들이 실시한 대규모 공습훈련에 관한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3월 5일 공습훈련이 기존 관념을 깨뜨린 충격적인 훈련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의 3월 5일 공습훈련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중국 중남부 장시성(江西省)에 중국인민해방군 우공(武功) 공군기지가 있다. 우공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중국인민해방군 제36항공사단은 훙-6A 폭격기연대, 훙-6E 폭격기연대, 항공정찰연대로 편성되었다. 훙-6A와 훙-6E는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발사하는 전략핵폭격기들이다.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 의하면, 2024년 3월 5일 우공공 군기지에서 이륙한 훙-6 전략핵폭격기 2대가 서해 상공까지 약 1,400km를 날아가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다음 우공 공군기지로 복귀했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중국 동부 산둥성에 있는 르자오(日照)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훙-6 전략핵폭격기 2대가 서해 상공까지 약 400km를 날아가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다음 르자오 공군기지로 복귀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니까,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는 매우 긴 타원형 궤적을 따라 약 2,800km를 비행한 훙-6 전략핵폭격기 2대의 비행궤적이 나타났고, 긴 타원형 궤적 안에서 작은 타원형 궤적을 따라 약 800km를 비행한 훙-6 전략핵폭격기 2대의 비행궤적이 함께 나타났다.     

 

2) 중국 동부에 있는 안후이성에 있는 중국인민해방군 루안 공군기지에는 제10항공사단이 주둔한다. 제10항공사단은 훙-6E 전략핵폭격기 2개 연대와 전자 전기 1개 연대로 편성되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우전-8 초음속 고고도 스텔스 무인정찰기와 훙-6B 전략정찰기도 루안 공군기지에 배치되었다.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 의하면, 2024년 3월 5일 루안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훙-6E 전략핵폭격기 6대가 제주도 남서쪽 해상까지 약 800km를 날아가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다음 루안 공군기지로 복귀했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상하이(上海) 충밍(崇明)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78항공여단 소속 훙-6E 전략핵폭격기 6대가 제주도 남서쪽 해상까지 약 300km를 날아가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다음 충밍 공군기지로 복귀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니까,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는 긴 타원형 궤적을 따라 약 1,600km를 비행한 훙-6E 전략핵폭격기 6대의 비행궤적이 나타났고, 긴 타원형 궤적 안에서 작은 타원형 궤적을 따라 약 600km를 비행한 훙-6E 전략핵폭격기 6대의 비행궤적이 함께 나타났다.  

 

3)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2024년 3월 5일 훙-6 전략핵폭격기 16대를 서해 중부 상공과 제주도 서남쪽 상공에 각각 출동시켜 대규모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전략핵폭격기가 출동하면 전략핵폭격기들만 날아가는 게 아니라, 전자 전기와 무인전략정찰기가 앞서고, 전투기들이 좌우에서 호위하고, 공중급유기가 뒤에서 따라가는 편대 비행을 하게 된다.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는 전자 전기, 무인전략정찰기, 호위전투기, 공중급유기에 관한 서술은 생략되었지만, 그날 공습훈련에서 전자 전기, 무인전략정찰기, 호위전투기, 공중급유기가 전략핵폭격기와 함께 편대 비행을 한 것이 분명하다.   

 

4) 대만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을 계속하는 중국인민해방군은 2022년 12월 12일 훙-6 전략핵폭격기 18대를 동원한 대규모 공중핵타격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2024년 3월 5일에는 훙-6 전략핵폭격기 16대를 동원해 규모가 두 번째로 큰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 평소에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에 동원되는 훙-6 전략핵폭격기는 10대 미만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중국인민해방군이 2024년 3월 5일 공중 핵타격훈련에 훙-6 전략핵폭격기 16대를 동원한 것은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5) 2024년 3월 5일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 전략핵폭격기 16대를 서해 중부 상공과 제주도 서남쪽 상공에 각각 출동시킨 대규모 공습훈련은 한미연합군을 직접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이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에만 열중하는 줄 알았더니, 대만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보다 더 큰 규모로 한미연합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한미연합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군사 정세가 상식의 범위를 뛰어넘어 급속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6) 훙-6 전략핵폭격기의 작전반경은 3,500km이고, 그 폭격기에 탑재된 창젠-20A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2,000km다. 훙-6 전략핵폭격기에는 창젠-20A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이 4발씩 탑재된다. 훙-6 전략핵폭격기는 B-611 공중발사 탄도미사일도 2발씩 탑재할 수 있는데,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가 보여주는 것처럼, 2024년 3월 5일 훙-6 전략핵폭격기들이 서해 중부 상공과 제주도 서남쪽 상공에서 500km 이상 멀리 떨어진 한미연합군을 겨눈 공중 핵타격훈련을 하려면 사거리가 400km밖에 되지 않는 B-611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2024년 3월 5일 공중 핵타격훈련에 동원된 훙-6 전략핵폭격기에는 사거리가 매우 긴 창젠-20A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이 탑재된 것이 분명하다. 창젠-20A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해수면으로부터 100m 고도에서 초저공으로 비행한다. 이번 공중 핵타격훈련에 동원된 훙-6 전략핵폭격기 16대에 탑재된 창젠-20A 전술핵 순항미사일은 모두 64발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창젠-20A 전술핵 순항미사일 64발로 한미연합군을 겨눈 대규모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7) 중국인민해방군이 창젠-20A 전술핵 순항미사일 64발을 발사하는 것을 가상한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그들이 64개의 표적 목록과 64개의 타격좌표를 이미 확보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유사시 중국인민해방군이 전술핵 순항미사일로 공격하려는 64개의 표적은 무엇일까? 64개의 표적은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 표시되지 않았다. 원래 전술핵타격에 사용되는 표적 목록은 군사기밀이므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그 대신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는 6개의 표적만 간략하게 표시되었다. 굵은 글씨체로 표시된 2개 표적은 서울 용산과 부산이고, 가는 글씨체로 표시된 4개 표적은 오산공군기지(Osan Air Base),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s), 캠프 캐롤(Camp Caroll), 캠프 헨리(Camp Henry)다. 

 

서울 용산에는 대통령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있고, 부산에는 미 제국 항모타격단과 핵추진잠수함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해군작전기지가 있다. 그러므로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 서울 용산과 부산이 각각 표시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 전략핵폭격기에서 전술핵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그리고 부산 해군작전기지를 공격하는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산 공군기지에는 주한미군 제7공군사령부와 한미연합공군 지휘부가 있고, 평택 군사기지(캠프 험프리스)에는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주한미8군사령부가 있다. 그러므로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 오산 공군기지와 평택 군사기지가 각각 표시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 전략핵폭격기에서 전술핵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주한미군 제7공군사령부, 한미연합공군지휘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주한미8군사령부를 공격하는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왜관 병참기지(캠프 캐롤)에는 주한미군 물자지원사령부와 제501지원여단이 있고, 경상북도 대구에 있는 대구 지원기지(캠프 헨리)에는 주한미군 제19원정지원사령부, 제403야전지원여단, 제837수송대대가 있다. 그러므로 ‘리바’에 게시된 공습훈련 상황도에 왜관 병참기지와 대구 지원기지가 각각 표시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 전략핵폭격기에서 전술핵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주한미군 물자지원사령부, 제501지원여단, 제19원정지원사령부, 제403야전지원여단, 제837수송대대를 공격하는 공중 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4. 조중동맹군 핵협공 위험에 직면한 한미연합군

 

2024년 3월 한미연합군이 ‘자유의 방패’라는 작전 명칭을 내걸고 전쟁 연습을 감행하는 중에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은 한미연합군을 상대로 각각 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서로 조율하지 않은 독자적인 핵타격훈련이다. 비록 조선인민군이 자기의 핵타격훈련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어도 이번에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이 핵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에 핵타격훈련을 각자 실시한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이 군사동맹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군사동맹 관계는 1961년 7월 1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체결되었고, 같은 해 9월 10일 발효된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에 의해 법적으로 규정된다. 조중동맹조약 제2조는 다음과 같다. 

 

“체약 쌍방은 체약 쌍방 중 어느 일방에 대한 어떠한 국가로부터의 침략이라도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조치를 공동으로 취할 의무를 지닌다. 체약 일방이 어떠한 한 개의 국가 또는 몇 개 국가들의 련합으로부터 무력 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조중군사동맹조약은 20년에 한 차례씩 연장되는데, 1981년, 2001년, 2021년에 차례로 연장되었다. 조중군사동맹조약이 발효 중이므로,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은 사실상 동맹군이다. 조중동맹군은 합동군사훈련은 하지 않지만, 유사시 그들이 협공 작전을 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미연합군은 조중동맹군의 협공에 대처할 능력을 전혀 갖지 못했다. ‘자유의 방패’라는 작전 명칭을 내걸고 진행한 전쟁 연습 중에 2024년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한미연합군이 전투기 40대를 서해 상공에 출동시켜 진행한 실탄 사격훈련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날 실탄 사격훈련은 적이 발사한 것으로 가정한 순항미사일 역할을 하는 표적기를 한미연합군 전투기들이 공대공 미사일로 요격하고, 적이 대구경 장사정포를 발사한 것으로 가정하고 한미연합군 전투기들이 공대지 유도폭탄을 투하해 가상의 대구경 장사정포 진지를 공격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한미연합군이 가정한 적은 조중동맹군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이었다. 한미연합군은 조선인민군이 자기들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 전투훈련만 실시하고, 조중동맹군이 자기들을 협공할 것으로 예상한 전투훈련에는 무관심하다. 이런 전략적 무관심은 유사시 한미연합군에 대한 조중동맹군의 괴멸적 타격을 불러올 것이다. 왜냐하면 조중군사동맹조약이 체결된 1961년에 조선과 중국은 핵무기를 갖지 못했지만, 지금은 고도화된 핵무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고도화된 핵무력을 가진 조중동맹군이 유사시 각종 미사일 2,000여 발을 집중발사해 한미연합군의 지휘 통제체계와 반항공망을 제거한 다음, 동서남북 방향에서 전술핵 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면, 한미연합군은 괴멸되고, 대한민국은 세계 지도에서 사라질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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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기후위기 소송 청소년 "올해 나도 투표, 22대 국회 정말 중요"

[인터뷰] 청소년기후행동 상임활동가 윤현정씨가 말하는 '기후유권자의 생각'

24.03.16 19:07l최종 업데이트 24.03.16 19:07l
윤현정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가 11일 오후 서울 자하문로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윤현정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가 11일 오후 서울 자하문로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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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3일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새벽 일찍 회색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향한 곳은 학교가 아니었다. 울산역이었다. 3시간 뒤 그 학생은 서울 광화문의 한 빌딩 세미나실에 들어갔다. 연단 뒤에는 '모두의 권리를 위한 청소년기후소송'이라는 펼침막이 걸려있었다.

청소년 환경단체인 '청소년 기후행동' 회원 19명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정부의 미흡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담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과 그 시행령 일부 조항이 생존권, 평등권, 인간답게 살 권리,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 소송은 아시아 최초의 기후위기소송으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당시 고1 학생이었던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상임활동가는 이제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나이가 됐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자하문로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활기가 느껴졌던 사무실에는 한쪽 벽면에는 헌재 공개변론 준비를 위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최근 헌재는 4년의 침묵을 깨고 여러 기후위기소송을 묶어 오는 4월 23일 공개변론을 연다고 발표했다.

공개변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을 것 같다.

"정말 기뻤다.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난 다음 4년 만에 나온 헌재의 첫 응답이다. 지금까지는 헌재가 관심을 갖고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는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는데, 헌재가 이제 정말 다루는구나 싶어 기대를 많이 하게 된다."

사실 지난해부터 변화의 조짐이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8월 헌재에 청소년기후행동이 문제 삼은 조항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인권위는 "기후변화로 인해 침해되는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위반되고, 포괄 위임금지 원칙, 의회유보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강조했다.

- 인권위 결정에 기뻤겠다.

"작년에 직접 인권위 회의 방청을 다녀왔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한 인권위원이 우리 사건이 헌재에서 각하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출신인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많은 인권위원이 제 생각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있었다. 울컥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와 희망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윤씨는 "사실 기후위기를 다루다 보면, 나쁜 소식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지난 4년 동안 정부의 탄소중립 의지는 후퇴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4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량의 75%를 차기 정부로 떠넘기고 산업부문 감축량도 줄였다.

- 윤석열 정부 발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윤석열 정부 계획대로 간다면, 아마 우리는 최악의 기후위기 시나리오를 마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그 계획조차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어떤 뜻인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바 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서 그 목표를 못 지킬 것 같으니, 그 목표를 폐기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목표를 폐기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페널티도 없으니까."

윤씨는 "지난해 정부가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기후위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금 탄소를 배출하면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산업계'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면서 비판하기도 했다.

"기후유권자들, 투표할 정당 찾지 못했다"
 
큰사진보기지난 2020년 3월 13일 청소년기후행동 회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위기소송 제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지난 2020년 3월 13일 청소년기후행동 회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위기소송 제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청소년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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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제는 자연스럽게 총선으로 넘어갔다.

- 이번 총선에서 어떤 정당에 투표할지 정했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 아직은 이 정당을, 이 후보를 뽑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없었다."

- 이번 총선에서는 기후위기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각 정당은 기후위기 관련 인물들을 대대적으로 영입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 사회에서 지금 가장 크게 마주하고 있는 문제가 기후위기라는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여러 후보들이 기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윤씨는 2022년 대선 때를 떠올리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정책이나 후보들의 발언에 기후위기랑 관련된 게 있는지 없는지를 뒷조사하다시피 했다.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기후위기 정책이 있었다. 되레 신공항 건설 등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공약들이 더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당시 후보가 TV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모를 수는 있는데, 몰라도 되는 이슈처럼 취급한다거나 이를 정파적인 이슈로 해석해 반응했다"라고 꼬집었다.

- '기후유권자'라는 말도 나오는데, 주변 친구들은 이번 총선에 관심이 있나.

"주변 친구들은 정치적으로 무관심하지 않다. 하지만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는 것 같다. 왜냐고 물어보면, 그 어떤 정당도 기후위기를 포함해서 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투표할 정당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에게 양대 정당의 기후 공약 평가를 물었다. 여당은 기후위기 극복에 원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RE100을 모르면 어떤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씨는 "제가 살던 곳은 원전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몇 년 전 심하게 태풍이 불어 원전 가동이 멈춘 적이 있었다. 자연재해의 위험이 커지면 원전은 안전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원전은 기후위기 시대와 같이 갈 수 없는 존재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총선 영입인재 1호는 기후위기소송 대리인 박지혜 변호사였다. 박 변호사는 청소년기후행동의 대리인이기도 했다. 윤씨는 "민주당이 기후위기를 다루는 데 진심이라면, 그 영입은 잘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단순히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국회의원 몇 명 국회에 들어간다고 해서 기후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았고, 기후특위도 꾸려졌다. 하지만 기후특위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각 당에서 기후공약을 내고 기후위기를 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기후 유권자에게 한마디 해달라.

"만약 헌재에서 위헌 판결이 나오면, 국회가 후속 입법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뽑히는 22대 국회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탄소중립법에 반영해야 한다. 22대 국회가 정말 중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
 
 
태그:#기후위기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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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4.03.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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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3.17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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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2일 오후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4년 3월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2일 오후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4년 3월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조천현]

“10월 7일 이후에 5개월 동안 이스라엘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아동 숫자만 1만 3천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실종 아동도 5천 명이 넘고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을 계기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일방적 ‘집단학살’(genocide)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절박한 호소가 울려퍼졌다.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2일 오후 서울 전태일기념관 2층 공연장에서 열린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긴박한 팔레스타인 상황을 전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 활동가들은 본명을 가리고 활동가명을 쓰고 있다.

뎡야핑 활동가는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야핑 활동가는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 활동가는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아의 무기화가 너무 심각해서 실제로 사람이 굶어 죽고 있다”고 폭로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탈수랑 영양실조로 사람이 죽는데 원래 이게 모든 사람이 동시에 죽는 게 아니고 그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부터 죽지 않느냐. 그래서 신생아들이 먼저 죽기 시작했고, 장애 아동들이 죽기 시작하고, 노인들이 지금 죽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이 이스라엘 공격을 개시한 이후에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바로 “우리는 인간 동물과 싸우고 있다”면서 10월 8일부터 전기와 수도 그리고 물과 음식을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했고, 지금까지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는 지금의 상황을 “너무 전형적인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는 지금의 상황을 “너무 전형적인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전쟁 중이라도 민간인의 생존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은 보장돼야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마저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뎡 활동가는 지난 2월 29일 발생한 ‘밀가루 학살’ 사례를 들었다. 밀가루 등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에 달려드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폭도’라며 이스라엘 군이 총과 탱크로 공격해 117명을 학살하고선 “서로 밀치고 깔려서 죽었다”고 무마하려 한 사건이다.

뎡 활동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크게 6차례 침공을 해왔는데 그 전이랑 이번에는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며 “지금 이스라엘은 표적을 생성하는 속도가 폭격을 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고 한다”고 ‘인공지능을 사용한 학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나아가 10월 7일 이후에 첫째 주에 6천 톤의 폭탄을 쏟아부었다고 이스라엘이 공개한 사실을 예시하며,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의 “너무 전형적인 집단 학살(genocide)”이라는 규정을 소개했다.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가자지구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가자지구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사진 - 조천현]

뎡 활동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개괄하고 “지금 서안 지구는 분리 장벽이라고 불리는 이 거대한 8m 높이의 장벽으로 완전히 둘러싸여져 있다”며 “이 정착촌은 원래 그냥 존재 자체로도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전쟁 범죄”라고 짚고 “그냥 존재만 전쟁 범죄인 게 아니고 여기에 사는 정착민들이 실제로 전쟁 범죄를 매일 저지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측의 ‘무차별 체포’와 살해는 일상화됐지만 언론보도나 국제여론은 꿈쩍 않고 있고 이스라엘은 노골적으로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뎡 활동가는 “지금 가자지구에 국제 언론이 한 개도 들어갈 수가 없다”며 “이런 일들이 별로 국제 미디어에 보도가 안 된다. 나는 그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다”고 말하고 “이스라엘 군인들은 자기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숨길 생각이 없다. 다들 되게 신나게 노래를 하면서 춤을 춘다. 가자지구에 무고한 민간인은 없다고 가자지구를 우리가 다 쓸어버리러 왔다고...”라고 전했다.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1월 26일 이스라엘군의 집단학살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집단학살 관련 선동을 방지하고 처벌할 것, 집단학살 혐의의 증거를 보전할 것을 명령했다. 그나마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잠정처분이지만 이스라엘은 개의치 않고 있다.

뎡야핑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이 어떤 공격을 하든 그것은 점령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행위이지 절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이 어떤 공격을 하든 그것은 점령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행위이지 절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 - 조천현]

이번 충돌이 하마스측 공격으로 시작된데 대해 뎡 활동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역사를 개괄하고 “팔레스타인이 어떤 공격을 하든 그것은 점령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행위이지 절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식민지배를 위한, 원주민 인종청소를 위한 ‘자위권’은 국제법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뎡 활동가는 “미국이 지금 당장 무기 보내는 그 돈만 끊어도 이스라엘이 이런 식으로 전쟁을 할 수가 없다”며 “그냥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대리 행위자로 역할을 굉장히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이 저렇게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짚고 “미국은 정말 초당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민주당인지 공화당인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0년간(2019-2028) 380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기로 의결, 이를 집행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가자 전쟁의 즉각 휴전 결의안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뎡 활동가는 “서양 언론이랑 서양 정부들이 내가 20년 동안 이스라엘 편드는 걸 봐왔지만, 지금은 정말 전례가 없다. 정말 같은 팀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된다. 그러니까 ‘학살에 공모하고 있다’가 아니라 그냥 같이 계획을 해서 같이 학살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BDS 운동’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BDS 운동’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국내 기업으로는 ‘HD 현대’가 BDS 운동 대상에 포함돼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국내 기업으로는 ‘HD 현대’가 BDS 운동 대상에 포함돼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 활동가는 ‘BDS 운동’(불매 boycott, 투자철수 divestment, 제재 sanction) 동향을 전하며 “지금 맥도날드, 도미노피자, 피자헛, 버거킹, 파파존스 이런데들이 가자지구 가서 학살 잘 하라고 이스라엘 군대에 무료로 음식을 보냈다”며 “거기에 대해서 아무리 규탄을 해도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불매운동 대상으로 적시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HD 현대’가 BDS 운동 대상이라며 “현대 장비가 집을 부수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고 불법 전쟁 범죄에 상응하는 불법 정착촌을 짓는 데도 사용이 된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29일에 HD 현대의 주주총회가 있다. 그래서 그 앞에 가서 현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16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11차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사진 - 조천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16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11차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6일 11차 긴급행동에서 발언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6일 11차 긴급행동에서 발언했다. [사진 - 조천현]

뎡 활동가는 “팔레스타인 민족의 미래는 그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167개 단체가 긴급 행동을 꾸려서 격주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주말에 집회를 하고 있고 매일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팔레스타인의 해방 운동이 그냥 팔레스타인 민족 한테만 국한된 게 아니고 이 사람들이 성공하고 그리고 이 사람들한테 연대하는 우리가 성공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서 미국을 끌어내리는 그 전체적인 맥락이 같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하고 “요르단까지 합쳐서 더 큰 해방된 사회를 상상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발상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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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 요동친다…‘공천 파동’ 덮어버린 조국혁신당과 ‘도주 대사’

[한겨레S] 커버스토리 D-25 총선 전망
2월 ‘공천 내홍’ 땐 여당 압승 분위기…‘런종섭 사건’ 등 대형 악재
전문가 다수 “정권 심판론 복원, 여당 일방우세 국면 끝나” 입모아
“민주, 중도 확장 실패해 패배” 관측도…표심 좌우할 돌발변수 촉각

기자신승근
  • 수정 2024-03-17 09:51
  • 등록 2024-03-16 07:00

4·10 총선을 27일 앞둔 지난 14일, 여야는 격렬하게 요동쳤다. 후보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윤석열 정권 심판론’ 점화에 다걸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 사과’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후보(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의정 활동 하위 10%로 분류돼 득표에서 30%를 감산한 박용진 의원과 벌인 결선에서 정 후보가 승리한 지 사흘 만이다. 야권의 총선용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시민사회 몫으로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 4명 가운데 2명(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농민회장)의 과거 활동 등을 문제 삼아 교체한 데 이어,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 기피’로 규정해 공천을 취소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해온 민주당의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국민의힘도 돈봉투 수수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진 정우택 후보(충북 청주상당) 공천을 뒤늦게 취소한 데 이어,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 공천도 전격 철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재검토 요청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쪽 인사인 도 후보자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이틀 만에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격돌하는 여야 모두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며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선 것은 총선 승패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독 과반인 “151석 확보”를 언급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현실적 목표는 ‘원내 제1당’이다. 지난 총선에서 103석을 얻는 데 그친 국민의힘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을 위해선 제1당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1당, 더 나아가 단독 과반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열세로”

총선 현장에선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우선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의 한 후보는 “민주당은 공천 파동을 겪으며 맞을 매를 거의 다 맞았다. 이제 우리가 매를 맞을 차례인데 도태우 5·18 망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 임명 등 악재가 터지면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우세 국면이 열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김부겸 ·이해찬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기용을 간단하게 봐선 안 된다. 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이력에 문제가 있는 시민단체 쪽 후보자를 다 쳐내면서 그동안 공천 파동의 감점을 만회하고 있다. 오는 22일 여야 공천 대진표가 다 짜이고 본선 대결이 펼쳐지면 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모두 잊히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 후보의 인물 경쟁력과 지지층 결집, 그리고 중도층을 얼마나 더 우리 편으로 끌어오느냐로 승부가 갈린다”며 “윤(석열)-한(동훈) 대립 때처럼 한 비대위원장의 ‘한칼’(독자성)을 빨리 회복하지 않으면 수도권에선 힘겨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돈봉투를 받은 정우택 후보와 5·18 폄훼 도태우 후보 공천을 취소했지만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을 고리로 정권 심판론이 불붙을 것을 우려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후보가 지난 14일 이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국민의힘 안에서 “정무적 고려 없이 무턱대고 임명한 게 이해가 안 된다”(이상민 후보)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심상찮은 현장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엇갈린다. 서울 지역에서 공천받은 민주당 현역 의원은 “투표장에 안 가려던 지지자들이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투표장에 갈 요인은 생겼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지난 대선 때 30대 투표율이 낮아 이재명 대표가 아깝게 졌는데 지역구에서 마주친 30대의 반응은 정말 차갑다”며 “공천 갈등에 실망한 유권자, 특히 핵심 지지층인 호남 출신과 40~50대 유권자의 실망감도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제1당 목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반면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조금씩 지역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각 지역구 대진표가 다 짜이면 결국 후보 경쟁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북부 지역에 공천을 받은 중립 성향의 민주당 의원도 “현역 의원이 마구잡이로 나가떨어진 민주당 공천을 보면서 지지자들이 갈등과 분열을 우려하면서도 ‘고소하다’,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나에게도 ‘너는 안 잘리고 어떻게 살아남았냐’고 할 정도”라며 “국민의힘 ‘현역 불패 공천’과 비교되는 민주당의 공천 혁신론이 먹힐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기준 254개 지역구 가운데 243곳의 공천을 확정한 민주당에서 ‘비명계 학살 논란’이 일고 있지만, 현역 의원 63명을 신인으로 교체한 공천이 국민의힘의 ‘고인 물 공천’에 견줘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경쟁력을 갖췄다는 주장이다.

김부겸·이재명·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부터)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김부겸·이재명·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부터)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민주당 참패 흐름 확실히 꺾였다”

조국혁신당 돌풍, 여야 후보의 막말 파문, 선심 정책 남발 논란을 빚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 단체 대립 장기화 등 총선 결과를 좌우할 변수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여야가 사활을 건 ‘정권(윤석열과 국민의힘) 심판론’과 ‘야당(이재명과 민주당) 심판론’ 가운데 어느 쪽으로 민심이 기우냐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총선 승패는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박성민 민기획 대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등 정치 현실과 여론의 흐름을 분석해온 전문가 5명에게 총선 변수와 판세, 총선 결과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이들은 다양한 변수 가운데 “검찰 독재 조기 종식”을 선명하게 내건 조국혁신당 돌풍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이재명 대표 중심 단결론’ 등이 당장 총선 판세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는 정부와 의사 단체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여권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혁신당·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 후보는 지지율이 미미해 총선에서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정권 심판론에 공감하는 유권자의 투표장 참여 정도를 가늠할 투표율이 총선 결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수 진영 전문 정치평론가를 자임해온 장성철 소장은 “조국혁신당 출현과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 강행 이전과 이후로 총선 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이라면 야당 심판론이 힘을 받고 국민의힘 승리를 점치는 게 맞지만, 이젠 윤석열 심판론이 더 크게 작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2월까지는 민주당이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으며 분열한 데 견줘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은 윤-한 갈등 표출 등으로 정권 심판 대상인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분리 현상이 발생하고, 조용한 공천으로 국민의힘 우세 흐름을 유지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 돌풍, 이종섭 대사 임명과 출국으로 ‘런종섭’ ‘도주 대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어 국민의힘 일방 우세 국면은 끝났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민주당 공천 갈등 등에 따른 ‘일시적 착시효과’일 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윤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도 높아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하기는 힘들다”며 사실상 민주당 승리를 전망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지난 2월 말까지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독무대였지만 민주당 공천이 마무리되고 임종석 전 실장의 민주당 잔류로 정권 심판론이 희석되던 흐름이 일단 멈췄다. 중도 성향의 김부겸 전 총리가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정권 심판 캠페인을 본격화하면서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특히 “정권 심판을 원하지만 민주당이 마음에 안 들어 머뭇거리던 유권자들에게 윤 대통령, 한 비대위원장과 선명하게 각을 세운 조국혁신당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겨나면서 정권 심판론을 확실히 복원하고, 민주당에 실망해 투표장에 안 가려던 이들에게 ‘비례는 조국, 지역은 민주당’을 찍으러 투표장에 나갈 동기를 부여했다”며 “조국혁신당 돌풍이 민주당 비례대표엔 타격이 되겠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 탓에 단독으로 정권 심판론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그릇이 안 되는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데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율이 밀리지만 조국혁신당에 대한 6% 안팎의 배타적 정당 지지율을 합하면 국민의힘 지지율과 거의 비슷하다”며 “1~2% 차의 박빙 승부를 펼쳐야 하는 민주당 수도권 지역구 후보들에게 6%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옮겨 간다면 승패를 가를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내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비조지민’(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투표를 위해 투표장 간 김에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를 찍자)이 현실화하면 수도권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다만 “총선 승패를 지금 전망하긴 어렵다”며 “일단 2월 말까지 당연시했던 국민의힘 단독 과반, 민주당 참패 흐름은 확실히 꺾였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배경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배경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조국혁신당 때문에 중도층 이탈”

박성민 대표와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의 상황이 2월보다 호전됐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총선 결과에 대해선 더욱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넓게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 1당이 될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 다만 유권자들 기저에 정권 심판론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민주당의 1당 가능성이 좀 더 있다는 정도로 전망할 수 있다”면서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심판론을 완전히 불식하지 못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천 학살과 내분으로 정권 심판을 원하는 세력을 총결집하기엔 미흡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총선 결과에 대한 여야의 승패 판단은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신중하게 반응했다. 그는 다만 “정당 지지율은 총선 판세를 읽고 결과를 전망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현재 국민의힘이 우세한 정당 지지율로 총선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는 것을 경계하며 이렇게 말했다. “2016년 총선 한달 전 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39%, 더불어민주당 23%였다. 그런데 총선 결과 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을 이겼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34% 대 34%였다.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가 큰 표차로 졌다. 현재 서울 지역 일부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견줘 아주 높게 나타나는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과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건 서울의 여권 지지층이 다 결집했다는 지표일 뿐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0% 안팎인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50~60%, 정권 심판론도 50% 전후로 나온다. 민주당 지지율과 20% 안팎의 갭이 있는데, 이 안에 실제 정권 심판을 가능하게 할 유권자가 포진하고 있다.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 안 나올 때, 총선 투표율이 이상할 정도로 낮아 55% 밑으로 떨어져야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길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재명 대표의 공천 학살, 민주당 내분 때문에 정권 심판을 원하는 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최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심판론에 불을 지피고,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도 정권 심판론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

윤태곤 실장은 “지금 총선 결과를 구체적인 의석수로 가늠하는 건 무의미하다. 대선과 달리 지역구별로 상황이 다르고, 여야 후보의 개인 경쟁력 등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총선에서 2020년 총선 때 코로나19 방역 효과로 여당인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던 것처럼 확 쏠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말고 누가 총선 결과를 자신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른바 조국혁신당의 출현으로 정권 심판론이 불붙고, 야권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민주당 승리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양면성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조국혁신당은 지금 지지율이 천장이다. 야당을 지지하고 정권 심판을 원하는 왼쪽 표가 뭉쳐 투표장에 나올 명분을 찾은 건 맞지만, 거꾸로 그만큼 오른쪽이 국민의힘으로 움직이고 중도층이 빠지는 것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는 조국 대표가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 젊은 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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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 확장하는 쪽이 승리했다”

여전히 민주당 참패를 예견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12년 당원이자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인 최병천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으로 지역주의에 기반한 3김 정치가 사실상 종식된 뒤 2004년부터 치러진 5차례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승리한 건 2016년 단 한번뿐이고, 모두 여당이 승리했다. 2016년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승리도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감별사들이 유승민 원내대표 공천을 배제하고 김무성 대표가 이에 반발해 ‘옥새 파동’(공천장에 대표 직인을 찍어주지 않고 버틴 사건)을 일으킨 여당의 분열 때문이었다”며 “상황이 일부 호전된 건 사실이지만 4주 앞으로 닥친 총선 막판에 정권 심판론이 작동해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건 희망 사항에 가깝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160석 이상, 민주당 120석 미만’을 전망했던 그는 격차는 줄겠지만 국민의힘이 1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은 고수했다. 최 소장은 “1987년 이후 총선·대선 등 17번의 선거를 분석해보면 분열·반사이익·중도 확장, 즉 분열하지 않고 실책하지 않고, 스스로 혁신해서 중도를 확장하는 쪽이 승리했다. 특히 254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 강세 지역은 영남 65곳, 강원 8곳 등 73곳인데 민주당은 호남 28곳, 제주 3곳 등 31곳이라 민주당은 42석이 불리한 구도에서 출발한다”며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2004년·2020년 총선의 공통점은, 민주당이 통합을 지향하고 중도를 확장해 충청권과 수도권에서 각각 70% 이상을 득표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통합과 중도 확장의 길을 따르지 않고 ‘문-명(문재인계·이재명계) 갈등’을 유발하고, 2016년 ‘진박 감별’처럼 ‘수박 감별’을 하고 있어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정치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에서 비롯되는 전망적 투표보단 과거를 판단하는 회고적 투표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총선까지 시간은 아직 3주 넘게 남아 있다. 생각지도 못한 돌발 변수가 나타나 언제든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시간이다. 국민들은 누구를 심판할까.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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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황상무 씨의 '칼틀막 충성'에 지금 흡족하신지요?

[박세열 칼럼] 청산해야 할 검사 문화, 당장 황상무 씨 해임해야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3.16. 05:05:45

 

"오홍근을 끝내라"

 

결재 서류에 동그라미가 쳐 졌다. 서류에는 3가지 안이 있었다.

 

1안 "오홍근 일가를 몰살해라", 2안 "얘가 기잔데 저녁에 반드시 소주 한잔씩 하고 들어가더라. 술집에 가서 시비 걸어서 얘만 죽여라", 3안 "이놈 혼자만 가서 호되게 혼을 내라." 동그라미는 3안이었다.

 

곧바로 실행에 돌입했다. 1988년 8월 6일이다. 민주화의 공기를 마시면서 군인 출신 대통령이 들어섰다. 숱한 익명들의 묘한 죄책감이 세상을 짓누르고 있었다. 정보사 소속 군인 두 명은 '츄리닝'을 입고 민간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서울 청담동 삼익 아파트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타겟이 보이자 그들은 다가갔다. 

 

"당신이 오홍근이요?" 

 

군인은 다짜고짜 열굴에 주먹을 날렸다. 미리 준비한 칼로"호되게 혼을 내라"는 명령을 실행한 후 대기하고 있던 현대 포니투 승용차 등 차량 두 대를 나눠 타고 도주했다. 그리고 차량 일지를 조작했다. 정보사 군인들은 인체공학에 해박했다. 허벅지 바깥쪽에 칼을 쑤셔 박았다. 34센티미터를 찢었다. 깊이는 3~4센티미터. 허벅지 안쪽으로 칼날이 조금만 더 들어갔다면 동맥을 건드려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 

 

중앙일보 기자였던 오홍근은 당시 자매지 중앙경제신문 창간을 이틀 앞두고 창간준비를 위해 파견돼 있었다. 중앙일보 사회부 성회용 기자(후에 SBS 보도국장)가 경찰서에서 날밤을 새며 취재해 특종을 터트렸다. 이 사건은 이규홍 준장이 자신의 부하인 박철수 소령에게 지시했고, 박 소령은 네 명의 요원에게 '작전'을 맡겼으며, 정보사령관 이진백이 사건을 보고받고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의 원인이 된것은 월간중앙 8월호 '오홍근이 본 세상'이라는 꼭지에 게재된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그러나 범행을 저지른 군인들은 줄줄이 집행유예,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군판사 김광석은 "(범행) 동기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이기심에서가 아니라 군을 아끼고자 한 충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폭행당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참으로 무도한 세상이었다. 

 

오홍근은 생전에 이런 증언을 남겼다. 

 

▲ 1988년 8월6일 출근길에 정보사 군인들에게 테러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오홍근 당시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MBC와 인터뷰하는 오홍근 ⓒMBC 보도 화면 갈무리

 

세월이 흘렀다. 노인이 된 오홍근에게 한 남성이 불쑥 찾아왔다. 그는 과거 정보사에서 군복무를 했다고 말했다. '회칼 테러'를 자행한 바로 그 부대가 자신이 근무했던 부대라고 고백했다. 운전병이었던 그는 하필 비번이었을 때 일이 벌어졌다고 했고, 하마터면 그 테러에, 배차받은 포니차 운전수로 가담자가 될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평생 그 사건이 자신을 짓눌러왔다고 말했다. 그 남성은 영화 <도가니> 등을 제작한 삼거리픽처스의 엄용훈 대표다. 엄 대표는 현재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취재와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 제작 과정에서 투자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지만, 조만간 오홍근 회칼 테러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질 것으로 믿는다. 

 

여기에 또다른 정보사 출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있다. 황상무라는 사람이다. 14일 MBC 보도를 보면 황상무 씨는 기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KBS 기자 출신이라는데 기본 팩트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아니라 청담동 삼익아파트다. 그리고 경제신문 기자가 아니라 중앙일보에서 중앙경제신문 창간을 위해 파견된 상태였다. 발령을 받긴 했으나 중앙경제신문은 회칼 테러(1988년 8월 6일) 전엔 창간도 되지 않았다.(중앙경제신문은 1988년 8월 8일 창간된다. 1994년에 중앙일보에 흡수 통합된다.) 

 

그 시절 군 정보사 출신 이력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모르겠지만, 황상무 씨는 자신이 한때 군복무로 몸담았던 정보사가 자행한 끔찍한 언론인 테러를 무슨 무용담 늘어놓듯 다른 기자들 앞에서 떠벌렸다. 그래도 기자들은 이런 자를 데리고 정치를 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잘 들어. 1979년 현직 대통령이 부하의 총에..." 따위의 농담을 던지진 않는다. 그래도 기자들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고, 사리분별은 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군 정보사 출신의 엄용훈 대표는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을 양심의 가책에 시달렸다. 자신이 저지른 일도 아니면서 오홍근을 직접 찾아와 사죄를 했다. 군 정보사 출신의 황상무는 나랏일 하는 자리로 '출세'해 기자들을 앞에두고 헌법 정신을 유린한 끔찍한 사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밥자리 농담거리로 내뱉으며 협박했다. 오홍근은 병상에 누워 "언론인에 가해지는 마지막 테러이길 바란다"고 했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칼 두 방'을 운운하며 오홍근을 다시 테러하고 있다. 

 

언론인 오홍근은 작고하기 전 <펜의 자리, 칼의 자리>라는 책을 썼다. 탁월한 제목이다. 칼은 군인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검사를 상징하기도 한다. 칼은 칼집에 꽃혀 있어야 한다. 누군가의 허벅지에 꽃혀 있다면 이상한 일이다. 펜도 마찬가지다. 기자 출신 정치인이 기자들 앞에서 칼을 운운하고 있다면 그건 뭔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된 일이다. 검사의 자리, 언론인의 자리, 대통령의 자리, 참모의 자리가 있다. 그 자리를 이탈하면 그건 더 이상 펜도, 칼도 아니다.

 

군부정권 시절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군사 문화'를 비판하고 있던 언론인을 칼로 찌른 비극적 테러 사건을 시시껄렁한 농담거리로 소모하는 자들이 '운동권 청산론'을 운운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다.

 

오홍근 회칼 테러가 있은 후, 당시 민정당 중진들이 노태우 대통령과 다른 일로 만난 자리에서 '오 아무개 테러사건은 안 일어났어야 우리에게 좋은 사건이었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때 노태우는 "제가 대통령으로서도 어쩌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을 죽이려고 칼로 찔렀는데, 참으로 뻔뻔하고 무책임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래도 '미운 언론'에 '칼 두 방'을 운운한 황상무의 '대통령을 아끼고자 한 충성'을 보면서 즐기고 있진 않을 것이라 믿는다. 군인 대통령과 검사 대통령이 다른 점이 하나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니겠나. 조폭식 '의리'가 '검사 문화'는 아닐 것이다. 

 

언론 자유를 위협한 망언을 내뱉은 황상무 씨를 경질하는 것은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청산해야 할 검사 문화'를 유권자들이 청산해 줄 것이다. 

 

▲1988년 9월 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4가 종로성당에서 열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의장 문익환 목사) 주최 '군사문화 종식과 백색테러 추방을 위한 시민 공개 토론회'에 참석한 노무현 당시 통일민주당 국회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노무현사료관은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군사문화종식과 백색테러 추방을 위한 시민토론회를 갖고 오홍근 씨의 테러와 우리마당 피습사건의 진상규명, 군사문화 청산, 양심수의 전원석방 등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고 기록했다. ⓒ노무현사료관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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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15 마산항쟁과 윤석열의 민생토론회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2024/03/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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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15 마산항쟁 64주년이다.

 

60여 년 전 선거는 오늘날과 달랐다. 

 

농촌은 라디오는커녕 신문도 제대로 볼 수 있는 집들이 없었다. 그러나 대부분 한두 세 집 건너 이야기하면, 후보가 일제 강점하에서, 해방공간에서, 6.25전쟁 시기에 어떤 일을 하였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적어도 후보의 가문과 조부 이력, 특히 친일 반민족 전력이나 부정·비리 등 후보의 면면을 파악하기 쉬웠다.

 

자유당은 3월 15일, 제4대 대통령·제5대 부통령 선거에 무조건 이기기 위해 온갖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대통령이, 장관이, 공무원이 직접 선거에 나서서 관권 불법 부정선거 그리고 공갈 협박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다. 

 

물론 관권 불법 부정선거의 원흉은 이승만 대통령이다.

 

이승만의 탐욕(貪慾)과 여촌야도(與村野都)의 수수께끼

 

1960년, 이승만은 85세의 고령이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출마하는 바이든의 나이가 81세이다. ‘너무 늙었다’라고 미 대선의 최대 리스크로 부각 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의료 위생 환경 상태가 아닌 64년 전 당시로 생각하면, 85세인 이승만이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것은 노인의 권력 탐욕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황당무계(荒唐無稽)했다. 조선 이씨 왕조의 부활이자 이승만 자신을 우상화(偶像化)하려는 행위로 민중은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과 해방공간 그리고 6.25전쟁을 겪은 민중은 숨을 죽였다. 너무나 큰 홍역을 앓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농민들이 미군정으로부터 한국전쟁이 끝나는 분단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격렬한 정치투쟁을 겪으며 가지게 된 정치적 패배의 상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래서 한국의 농민들은 ‘우리가 나선다고 뭐가 되는 일이 있나’라는 식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효능(efficacy)에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김태일, 「농촌사회의 구조변화와 농민정치」, 『한국현대정치론 1』, 한배호 편, 오름, 2000.) 

 

농민은 그동안 치른 홍역 속에서, 국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차단당하고, 조직화는 아예 엄두를 못 냈다. 농민은 정치에서 아예 배제당했다.

 

농민 자신이 피해 대중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당한 처절한 탄압과 희생으로 인해 ‘더 이상의 피해나 당하지 말자’는,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 농촌을 지배했다. 

 

이것이 당시 선거에서 나타난 농촌 여당 승리, 도시 야당 승리라는 여촌야도(與村野都) 현상의 수수께끼였다.

 

함석헌은 『사상계』 58년 4월호에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 6.25 싸움이 주는 역사적 교훈」이라는 글을 썼다.

 

“우리가 일본에서는 해방이 됐다 할 수 있으나 참 해방은 조금도 된 것 없다. 도리어 전보다 참혹한 것은 전에 상전이 하나였던 대신 지금은 둘 셋이다. 남한은 북한을 쏘련 중공의 꼭두각시라 하고 북한은 남한을 미국의 꼭두각시라 하니 있는 것은 꼭두각시뿐이지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나라가 없는 백성이다. (중략) 민중의 시대에 민중이 살았어야 할 터인데 민중이 죽었으니 남의 꼭두각시밖에 될 것 없지 않은가. (중략) 선거를 한다면 노골적으로 내놓고 사고팔고 억지로 하고 내세우는 것은 북진통일의 구호뿐이요. 내 비위에 거슬리면 빨갱이니, 통일하는 것은 칼밖에 모르냐?”

 

기상천외한 3.15 부정선거 

 

이승만은 직접 1959년 3월 ‘최후에 써먹을 총알’이라는 43세의 최인규를, 선거 진두지휘하는 내무부장관에 지명한다. 

 

이미 윤석열과 한동훈 조합의 원조로, 64년 전에 등장한다.

 

최인규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불러 놓고 “어떠한 비합법적인 비상수단을 사용하여서라도 이승만 박사와 이기붕 선생이 꼭 당선되도록 하라. 세계 역사상 대통령 선거에 소송이 제기된 일이 있느냐? 법은 나중이니 우선 당선시켜 놓고 보아야 한다. 콩밥을 먹어도 내가 먹고 징역을 가도 내가 간다”라고 공무원 부정선거 개입을 직접 지시했다. 

 

이것이 바로 1960년 3월 15일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대하는 자유당의 선거운동이었다.

 

선거운동으로 4할 사전 투표, 3인조·5인조 공개 투표, 유권자 명부 조작, 완장 부대를 동원한 위협, 야당 참관인 축출, 투표함 바꿔치기, 개표 수 조작 등 온갖 기상천외한 선거 불법 부정 방법이 동원되었다. 또한 농촌에서는 막걸리 고무신 선심 선거가 판을 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야당 선거 판세는 너무도 암울했다. 조봉암은 사형을 당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병옥도 신병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운명했다.(1960년 2월 15일)

 

이런 호조건(?)에서 당선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상상을 초월한 불법 부정선거로 몰락의 길을 간 것은, 이승만의 고집과 추종자들의 권력욕 때문이었다. 

 

물론 뒤에는 세계의 냉전 반공 교두보로 이승만을 이용하려는 미국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참담한 불의를 두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마침내 끓어오르는 분노가 대구에서 폭발했다.

 

독재 권력은 야당인 민주당의 강연회가 있을 예정인 대구에서 시내 고등학생들을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강제 등교시켰다. 학생들의 강연회 참여를 원천 봉쇄하고자 한 야비한 술책에 학생들은 격분했다.

 

3.15 마산항쟁의 방아쇠, 2.28 대구 학생의거 

 

1960년 2월 28일, 일요일인 28일 “학원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북고 학생들이 먼저 시위에 나섰다. 불어난 시위대는 민주당의 강연회장에 가지 않고 시내 중심가로 진출했다. 학생들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보다 이승만 독재 권력에 저항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2.28 대구 학생의거이다.

 

그들은 일제 지배하에 신음하던 식민지 조국에서 태어났다. 

 

1945년 일제 패망 후의 해방공간에서는, 일제 식민지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사람만 바뀐 미 제국주의에 의한 제2의 신식민지임을 알았다. 

 

1948년 이승만과 반민족 세력에 의해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하고, 남쪽만 단독 정부가 수립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6.25전쟁을 전후하여 백만 민간인 학살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느끼며, 우리 앞 세대가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죽어 가는가를 보며 소년·소녀시기를 보낸 학생들이었다.

 

사실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반정부 데모였다. 

 

1990년대까지 이어진 학생운동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최초의 유혈 사태는 3월 15일 마산에서 발생했다. 선거 무효와 부정선거를 폭로하며 시위를 벌이던 민중에게 경찰이 발포했다. 이날 8명이 희생됐고, 80여 명이 다쳤으며, 200여 명이 연행되었다.

 

그런데 4월 11일 아침, 3월 15일 시위 때 눈에 최루탄을 맞고 죽은, 김주열 시체가 마산 앞바다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떠올라 2차 “마산항쟁”이 시작된다. 마산 민중 2만여 명은 “이승만 정권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산 경찰서와 시청에 난입하고 파출소를 습격했다. 이날 밤 경찰 발포로 2명이 또 희생된다.

 

다급해진 이승만은 “이 난동에는 뒤에 공산당이 있다는 혐의도 있어서 지금 조사 중”이라는 특별 담화를 발표했다. 이어 15일에도 공산당 선전에 속아서 “마산 폭동”이 일어났다는 특별 담화를 또 낸다.

 

민중봉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승만이 직접 나서, “마산항쟁”을 빨갱이가 조정한 것으로 몰고 간다. 한술 더 떠 부통령 후보였던 이기붕은 “총은 쏘라고 준 것이지 가지고 놀라고 준 것은 아니다”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3.15 마산항쟁으로 곪을 대로 곪은 자유당 정권의 환부가 드디어 폭발하고,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다.

 

단독 정부 수립으로 조국을 분단시킨 원흉인 이승만은, 마침내 1960년 4.19혁명으로 민중으로부터 단죄받아 쫓겨난다.

 

이승만의 죄과(罪過)

 

이승만이 일제 강점하에서 하였다는 독립운동은 독단적 행동으로 항일운동 세력의 분열만 일으켰다. 그는 분열주의자였다. 

 

또한 해방공간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해산시키고, 친일파들을 대거 등용한 친일파의 아버지이었다. 

 

특히 이승만의 미국에 대한 충성심은 1948년 9월 1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착취를 제도화해 주는 ‘한미 재정 및 재산 이양에 관한 협정’ 체결을 위한 발언에서 잘 드러나 있듯이, 이승만은 사대 숭미(崇米)주의자였다. 

 

“미국 측 제안대로 전부 동의하라. 미국의 힘으로 정부가 세워졌고 앞으로도 미국의 힘에 의하여 유지될 우리 정부가 미국 사람들의 비위를 거슬러 가면서 그들의 그만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 (한동혁 엮음, 「안재홍 유고집」, 『지배와 항거』, 힘, 1988.) 

 

그뿐만 아니라 이승만은 단독 정부 수립 이후 서북청년회 등 정치 깡패를 이용한 정적 탄압, 제주 4.3사건, 보도연맹 학살과 같은 민간인 학살 사건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민중을 죽인 학살 책임자였다. 

 

이승만은 1949년 제헌국회 내의 일부 소장파 국회의원들이 외국군 철수와 평화통일을 주장한다고 남조선노동당의 국회 내 프락치로 몰아 대거 구속하고, 무엇보다 민족통일 세력에 대한 영원한 전쟁을 선포한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반인권·반민주 범죄자였다.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주장하여 6.25전쟁을 유발하게 하였으며, 전쟁 전후 군경을 동원해 민간인 백만여 명을 학살한 범죄 집단 우두머리였다. 특히 한강 인도교 폭파, 국민방위군 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 부산정치파동 등 전쟁 중에도 책임회피만 한 보신주의자였다.

 

이후에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은 이승만의 독재 범죄 행위는 사사오입 개헌, 진보당 사건과 당수 조봉암 사법 살인, 3.15부정선거, 4.19혁명 당시 115명의 사망과 수천 명의 부상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윤석열의 기괴한 민생토론회를 빙자한 선거운동(?)

 

어제 14일, 4.10총선 25일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전라남도를 방문해 “영암에서 광주까지 47㎞ 구간에 약 2조 6천억 원을 투입해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은 지금까지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를 1월부터 평균 ‘주 2회’ 꼴로 계속하고 있다. 실제 토론회는 이루어지지 않고, 대통령 혼자 발언하는 기괴한 토론회(?)이다. 

 

그간 민생토론회란 구실로 윤석열은 경기도 8회, 영남 4회, 서울 3회, 충청 2회, 인천 1회, 강원도 1회, 전라도 1회를 열었다. 하나같이 4월 총선의 전략 지역으로, 실질적 선대 위원장(?) 노릇을 하며 정책 공약도 남발하고 있다. 

 

주요 정책 공약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2월 26일, 충남), ‘신공항 광역급행철도 건설’(3월 4일, 대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비(B) 노선 착공 기념식, 경인고속도로·경인철도 지하화’(3월 7일, 인천), ‘강원도 산악관광 활성화 계획’(3월 11일, 강원) 등이 있다. 

 

한겨레 15일자 사설의 일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는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총사업비가 약 900조 원에 이르는 개발 공약을 쏟아내면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거나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이미 착수한 사업을 포장만 달리해 우려먹는 등 총선용 공수표를 무책임하게 남발하고 있다.”

 

현재 세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민생토론회라고 하면서,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진짜 민생 문제인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달걀만한 귤 하나가 1,000원이고 사과 하나가 5,000원이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3.1% 올랐지만, 신선 과일은 무려 41.2%, 신선 채소는 12.3% 치솟았다. 

 

민주당은 윤석열의 민생토론회에 대해서 “불법 관권 선거”라며 공무원이 직무 또는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85조 1항을 위반한 혐의로 윤석열을 지난 7일 경찰에 고발했다. 사실상 ‘선거 개입’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민심의 총선 전망은 밝다

 

전망이 어두우면 현재 유리하더라도 경거망동하지 말고, 전망이 밝으면 지금 어렵더라도 싸우라 하였다.

 

이번 4.10 22대 총선은 대통령과 언론 그리고 공안 세력들이 총력으로 덤벼들고 있지만, 민심의 총선 전망은 밝다.

 

윤석열 정권의 폭주가 치닫고 있지만 이제 끝이 보인다.

 

현재 윤석열의 선거 패악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당사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도피극, 비판 언론에 ‘회칼 테러’ 언급하는 대통령실, 제재 남발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언론 ‘입틀막’ 등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악행을 숨 쉬듯 하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윤석열과 졸개들이다.

 

총선 패배는 곧 식물 대통령이라는 것을 윤석열도 잘 알고 있다. 

 

윤석열은 민생토론회를 구실로 총선 전략 지역을 돌면서, 포퓰리즘 정책 남발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국정원·검찰·경찰 등 휘하 공안 기관들을 총동원하고 거부권을 남발하고 있다. 

 

우리는 결코 윤석열 집권 2년의 저성장, 소득과 부의 양극화, 물가·금융 불안정 등 기존 ‘삼중고’에 더해 고금리, 전쟁 위기로 점철된 절망의 시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민중은 단 하루도 윤석열 정권과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민중은 나라가 망하고 있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역주행 반역의 시대, 분열 공작과 탄압을 반드시 민중의 힘으로 뚫어야 한다.

 

일제 말의 엄혹한 상황에서 해방을 내다보고 민족의 단결을 강조한 몽양 여운형 선생의 친필 신년 휘호이다.

 

分卽倒合必立(분즉도합필립)

분열하면 곧 쓰러지고 단결하면 반드시 일어난다.

 

역사는 저절로 전진하지 않는다! 

 

민중의 힘을 믿고, 4.10 22대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반제·자주·민주·평화애호 세력은 총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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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회칼 발언’에 “부적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3/16 09:21
  • 수정일
    2024/03/16 09: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 내는 한동훈, 이종섭 전 장관 출국 논란 “들어와서 절차에 응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광주시 남구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입주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3.15.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협박 발언 논란’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 같다”면서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한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광주 남구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에서 이루어진 입주업체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안에 대해 답했다. 그는 ‘황 수석의 회칼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황 수석은 지난 14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MBC를 겨냥해 1988년 언론인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황 수석은 이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먼저 MBC를 언급한 후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아파트 앞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라고 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회칼 사건은 1988년 8월 6일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가 정보사령부 소속 요원 3명으로부터 당한 회칼 테러를 가리킨다. 당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 요원은 “죽이지는 말고 혼만 내주라”는 상관의 명령을 받고 이 같은 테러를 일으켰다.

한 위원장은 “제가 발언 맥락이나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하는데”라면서도 해당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데도 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관련해 “언제라도 공수처가 수사가 필요해서 출국금지를 한다면, 공수처가 신속하게 (이 전 장관을) 소환하고, (이 전 장관) 본인도 당연히 응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본인이 책임감 있게 들어와서 절차에 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의 도태우 변호사 공천 취소에 대해서는 “도 후보가 5.18에 관한 과거 입장에 대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헌법전문 수록과 5.18 정신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그런 정도 반성이면 과거 특정한 시기에 잘못된 생각 갖고 있었더라도 우리 당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천관리위원회는 그 이후에 다른 사안에 대한 언급들이 나오게 되면 우리 당 입장에서는 공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새로 한 것 같다. 거기에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광주시 동구 충장로를 찾아 광주 동남을 박은식 후보와 함께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2024.03.15. ⓒ뉴시스

다만, 장예찬 후보의 각종 망언에 대해서는 “자세히 못 봤다”면서 “살펴보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간 언론에 보도된 과거 장 후보의 막말이 국민 눈높이에 맞다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발언이 나온 경위라던가 (발언 당시) 공직에 있었는지 등등을 종합적으로 봐야할 것 같다. 지금 거기에 대해서 판단하지는 않겠다”라고 답했다.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의 과거 5.18 폄훼 발언과 장예찬 후보의 각종 망언 등은 공개돼 있던 것들인데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문제 있는 것 아니냐’라는 취지의 CBS 기자 질문에는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그는 “그 평가를 민주당에 대해서도 해주지 그러냐”라며 “그런 문제제기, (민주당에 대해서는) CBS 안 하지 않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가 문제없다는 게 아니라, 공천 관리를 하다 보면 그런 문제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같은 기준을 민주당에 적용하라”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은 GCC 입주업체들과의 간담회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일정 이후 광주 충장로를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광주에 출마하는 후보들과 함께 “이재명, 조국, 통진당 잔당 같은 세력들이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는 것을 반드시 막겠다”라며 “우리를 응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러분의 사랑을 갈구한다. 사랑을 원한다. 그렇기에 정말 잘하겠다. 우리가 광주시민과 호남시민에게 잘하겠다”라고 외쳤다.

한 위원장의 거리유세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한동훈” 이름을 연호했지만, “한동훈 물러가라”라는 구호도 계속해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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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냥이 정치와 대한민국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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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네 살의 청년 정치인 전지혜 씨가 승냥이들에게 갈기갈기 물어뜯겼다. 그는 결국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청년 정치인의 꿈 앗아간 승냥이 정치

전지예 씨의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은 금융 정의를 실현하는데 오롯이 바쳐졌다.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이었던 그는 시사저널이 선정한 ‘2023 차세대리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제 권력을 감시하는 MZ 활동가라고 시사저널은 그를 소개했다.

그러나 승냥이들에겐 전지예 씨의 금융정의연대 활동 이력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에게 그는 오직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한 ‘반미활동가’였을 뿐이다. 한미 훈련 반대가 곧 반미인가, 한미 훈련을 반대하면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는가 하는 초보적이고 상식적인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렇게 조중동을 위시한 보수 언론이 물어뜯기 시작했고,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가세했다.

맘에 들지 않은 한 인물을 먹잇감 삼아 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 그래서 정치판에서 배제하려는, 이른바 승냥이 정치는 오랫동안 한국 정치를 지배해 왔다. 멀리 갈 것없이 21대 국회의 윤미향 의원은 승냥이 정치의 대표적 희생양이다.

승냥이 정치는 오늘도 계속되고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먹잇감이 발견되면 어떤 식으로든 ‘종북’, ‘반미’, ‘국가보안법’, ‘회계 부정’ 등의 시빗거리를 만들고,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평화와 통일을 외친 전지예 씨는 그렇게 승냥이의 먹잇감이 되었다.

 

승냥이에게 먹잇감 던져준 민주당

일부 승냥이들이 전지예 씨를 물어뜯으려 할 때, 민주당은 후보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상황실장 김민석 의원은 “비례후보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검증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운운했고, 비례연합정당 협의를 이끌었던 박홍근 의원은 “다른 분으로 추천을 요청”했다. 이재명 당대표 역시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합리적 의사 결정, 합리적 인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에서 후보 교체 메시지가 나오자, 승냥이들의 공격은 본격화되었다. 민주당의 후보 교체 요구는 승냥이들에게 공격 신호를 내린 결과가 되었다. 민주당의 이런 행위는 결코 ‘선거 전략’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민주당의 행위는 승냥이 정치에 투항한 것이며, 민주주의를 배신한 것이었다.

민주당의 배신으로 승냥이 정치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승냥이들은 전지예 씨만이 아닌 정영이 씨와 임태훈 씨에게도 달려들었다. 그렇게 전지예 씨와 정영이 씨는 사퇴를 했고, 임태훈 씨 역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임태훈 씨마저 사퇴하면? 승냥이는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돌진할 것이다.

 

1/300도 허용하지 않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정치할 자격을 갖는다는 신념에 기초한다. 한미 군사훈련이나 사드 배치를 찬성해도, 혹은 그것들을 반대해도 정치할 자격을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군복무를 마친 사람에게도, 양심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에게도 정치할 자격을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300명이다. 300명 중 금융 정의를 주장하고 한미 훈련을 반대하는 청년 정치인 한 명을 허용하지 않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300명 중에 한반도 평화와 주권을 위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여성 농민 정치인 한 명을 허용하지 않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300명 중에 종교, 윤리, 도덕, 철학 등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남성 국회의원 한 명을 허용하지 않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달려들어 물어뜯는 ‘승냥이정치’에 의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피해가 있을 것 같으면 승냥이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민주당 류의 정치에 의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질식 상태에 빠져 있다.

 

승냥이 정치를 청산해야 민주주의 가능

승냥이 정치가 기승을 부리면 민주주의는 파괴된다. 그런 점에서 전지예 씨 사례는 민주주의 파괴의 전조이다. 우리 정치사가 보여주듯이, 민주주의가 파괴되면 어김없이 독재 체제가 등장한다. 승냥이 정치는 친미 독재 체제를 지향한다.

해방 이후 자주독립국가 건설이 좌절된 후 이승만 친미 독재가 찾아왔다. 4.19 혁명 이후 민주주의가 실패하자 5.16 친미 반공 쿠데타가 시작되었다. 1980년 서울의 봄이 실패한 후 전두환 신군부 독재 체제가 등장했다. 촛불혁명의 실패 이후 또다시 윤석열 검찰 독재가 찾아오지 않았던가.

승냥이 정치를 청산해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승냥이 정치는 민주주의 적일 뿐이다.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 힘을 심판하는 것은 승냥이 정치 청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승냥이들에게 먹잇감을 내주는 비겁하고 나약한 정치 역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필요 없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단결하고 연대해서 승냥이에 맞서 싸우는 정치가 필요할 뿐이다. 기존의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정치는 바로 지금 시작되어야 한다. 승냥이들은 바로 지금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우리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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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에 꽂힌 여중생..세상 바꿀 최전선에 서다



[인플러스] 엄미경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엄미경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은 자신의 ‘반골기질’이 지금 자신을 있게 한 시작이었다고 웃었다.

부산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노동운동을 시작한 그는, 민주노총 통일국장으로 오래 활동하며 노동자 통일운동에 힘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국 각지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하고, 2015년 평양에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를 성사하는 과정에 그가 있었다.

그는 이제 “통일운동이 곧 전선운동”이라고 말한다. 통일운동의 교훈을 자양분으로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으로 ‘전선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다.

최근 ‘윤석열 퇴진 투쟁’에 앞장선 그는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 엄미경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한 중학생의 반골기질

‘노동운동’에 대해 알려주는 이 없었던 여중생 시절, 그는 ‘노동운동’에 꽂혔다.

‘우리 집은 왜 가난할까’라는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둘째언니가 놓고 간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을 보게 됐다. 그리고 ‘노동자가 되어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고등학교 때 길거리에 붙어있는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수배 전단지를 보고 화가 나서 찢다가 경찰서에 잡혀간 경험도 있다.

상업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부산 부두 컨테이너 관리보수 업체에 취업했다. 사무직이었지만 부두 현장에 나가 노동자들과 어울려 지냈다. 그곳 노동자들과 ‘노조를 만들자’는 얘기도 겁 없이 했고, “노조 만들면 감옥 가”’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정작 노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몰랐다.

 

온통 ‘노동운동’, 노조 만들 생각만

그때 ‘부산민주청년회’를 만났다. 1994년 6월경, 8.15범민족대회 참가단을 모집하는 포스터를 보고 나서다.

“‘데모’하는 사람 중에 노조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 사람이 어디 없을까 기웃거리던 때였어요. 그 포스터가 저에게는 ‘광명’이었어요. ‘여기랑 친해지면 되겠구나’ 생각해서 다짜고짜 청년회에 전화를 걸었죠.”

최루탄이 터지고, 대회장까지 침탈당했던 8.15대회(서울대)에 참가한 후 다시 부산에 내려와 청년회에 가입했다. 오로지 ‘노동운동’에만 관심이 쏠렸던 당시 ‘통일’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그였다.

청년회 활동을 하다가, 1998년 신발공장을 거쳐, 2001년 중소병원의 간호조무사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백의의 천사라는 별칭을 본떠 ‘천사동아리’ 활동을 하며 대중과 만났다. 엄 위원장 역시 3교대 근무를 하면서 노동조합을 일구기 위해 뛰었다. 당시 노조를 만들 수 없었던 개인병원 간호조무사들의 노동실태 조사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힘을 쏟기도 했다.

“간호사들을 어시스트하는 역할인 조무사들은 비정규직 차별, 막말, 굴욕감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간호과 부장의 면담 요청이 있어 찾아갔는데, ‘이회창 후보를 찍을 것’을 강요받았기도 했었죠.” 자본이 어떻게 노동자를 관리하는지 처음 경험한 순간이었다.

▲ 간호조무사 천사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맨 왼쪽이 엄미경 위원장이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우다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면 일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양말’의 존재를 모르기란 쉽지 않다. 민주노총 통일국장이던 엄미경 위원장은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양말을 판매하는 모금 사업을 제안했고, 전국 각지의 조합원들이 양말 2만 세트를 구매했다.

그가 ‘통일’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된 건 부산민주청년회를 하면서다. 그러나 당시엔 통일운동이 ‘나의 일, 내 일부가 될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는 “민족문제보다 노동해방에 꽂혀 20대를 보냈다”고 했다.

북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청년회 ‘통일반’에서 활동하며 ‘통일’을 접하면서, 노동자 통일사업을 담당하는 민주노총 통일국장으로 10여 년을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운동’이다.

2014년, 이명박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물밑 협상으로 국민적 분노가 일어나던 때, ‘반일운동’은 막연하기만 했다. 강제징용노동자들의 삶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역사기행을 시작하면서 무릎을 ‘탁’ 쳤던 때가 있었다.

“일본 강제징용 현장에 가보니, 말 그대로 충격이었어요. ‘민족문제’와 ‘계급문제’를 따로 해석할 필요도 없이 해명되더라고요. ‘노동자들이 나라를 잃으면 이렇게 살게 되는구나’ 알게 됐죠. 현장에서 보고 듣는 힘이 커요. 그래서 강제징용 기행을 확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1년 만인 2015년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우자’고 마음먹었다. ‘소녀상’을 세우는 것처럼, 노동자 대중의 힘을 발동해 ‘노동자상’을 세우는 것.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노동자의 민족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겠다는 결심이었다. 그 과정 자체가 ‘노동자 통일운동’이었다.

2015년 9월, 노동자상 건립 운동을 시작했고, 양말 세트를 판매해 종잣돈을 모았다.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16년 8월, 일본 단바 망간 광산에 1호 노동자상이 세워졌다. 그리고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노동자상을 세우기 위한 모금 활동이 활발히 펼쳐졌다. 2017년 서울 용산을 시작으로 인천, 부산, 경남, 울산, 전남, 충남, 대전, 제주에 노동자상이 세워져 있다.

그는 “노동자상을 세우는 운동은 노동자들의 ‘반일운동’이며, 노동자의 민족의식이 자주의식으로 이어지는 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 2018년 8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가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설립된 강제징용노동자상에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통일운동이 곧 전선운동”

10여 년 넘게 노동자 통일운동에 매진한 엄미경 위원장은 지금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을 하며 ‘전선운동’ 최전선에 있다.

그는 “통일운동이 곧 전선운동”이라고 말한다. “민중이 정치권력을 쟁취하는, ‘정치적 목표’를 뚜렷히 하고 민중의 힘을 모으는 투쟁이 바로 전선운동이예요. 노동자, 농민, 빈민 등 각계각층 민중들의 힘을 모아 광범한 투쟁을 성사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죠.”

그렇다면 ‘통일운동이 전선운동’이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분단사회를 끝내겠다’는 공동의 정치적 목표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각계각층의 힘을 묶어내는 것이고, ‘분단’은 그 힘이 모이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는 어려운 투쟁이기 때문”이라고 엄 위원장은 말했다.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노동계급이 이 정치적 목표에 복무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기에 곧 전선운동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한미FTA 투쟁과 광우병 투쟁

그가 한미FTA 투쟁,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투쟁을 떠올리며 전선투쟁을 돌아봤다.

“한미FTA 투쟁은 농민들로 시작해서 경제투쟁으로 이어졌어요. 여기에 노동자, 특히 자동차 관세 철폐 문제가 걸려있는 금속노동자 등이 기본 투쟁동력이 되었습니다. 주체들은 일찍이 이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사업, 조직사업과 현장순회사업 등에 큰 공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광우병 투쟁이 범국민 투쟁으로 되는 과정에서도 노동자들이 ‘징검다리’ 역할을 했어요. 민주노총이 냉동창고를 틀어막았고, 화물노동자들이 광우병 쇠고기 운송 거부 투쟁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죠. 광우병 쇠고기가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되는 곳에서 산발적 투쟁이 점화됐고, 이를 기점으로 정치적 쟁점화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법안에 대응한 투쟁이 심화되는 시기였다. “비정규 법안저지 전선이 형성되었지만, 광우병 의제는 민주노총 전체가 자기 의제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총노동전선’으로 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다.

더 큰 파괴력 갖는 광장투쟁이 형성되지 못한 것과 함께, 진보정치세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있긴 했지만, 분열과 곡절을 겪고 있던 때였어요.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대변자가 존재했더라면 광장투쟁의 정치적 요구와 지향이 국회로 이어졌을 테고, 광장투쟁은 정치투쟁으로 더 질적인 발전을 이루지 않았을까요… 민중의 정치권력은 결국은 정치세력에 의해 표현되잖아요. 그것이 바로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대변하는 진보정당이죠.”

ⓒ노동과세계

박근혜 퇴진 투쟁의 교훈

‘민중의 정치적 요구를 대변하는 당이 있었으면 전선운동도 달랐을 텐데…’ 하는 생각은 박근혜 퇴진 투쟁 이후 더 절실해졌다. 윤석열 정부 퇴진 투쟁의 앞자리에 서 있는 그가 한창 되새겨보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 당시, ‘정권 탄핵’이라는 가장 높은 수위의 정치투쟁이 벌어졌고, 아주 힘 있는 광장투쟁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광장에서 뿜어져 나온 요구를 대변할 당이 없었죠…. 민주당이 새로운 사회를 바라는 민중의 절박한 요구와 이해를 관철해 주길 바랐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때 진보적 노동자 민중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정치세력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거죠.”

‘윤석열 퇴진’이라는 정치적 목표 아래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투쟁이 박근혜 퇴진 투쟁 때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도 자명하다.

엄 위원장은 “2015년, 당시 퇴진 투쟁과 퇴진 이후 과제에 대해 전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퇴진운동본부’가 건설돼 있었다면 퇴진 이후 한국사회는 지금과는 또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박근혜 퇴진 투쟁 이후 상설적 공동투쟁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민중공동행동’이 출범했다. 그 후 더 큰 질적 발전을 지향하며 2022년 1월 ‘전국민중행동’이 출범한다. 전국민중행동은 각계각층 공동의 정치투쟁 거점이 되었고, 그 성과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 퇴진운동본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퇴진’이라는 정치적 목표 아래 노동자, 농민, 빈민 등 기본 계급계층이 완강한 투쟁의 주력으로 나서면서 전열을 정비했고, 퇴진 투쟁의 속도를 다그치고 있습니다.” 퇴진 요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사회를 향한 토론, 한국사회 체제 전환을 위한 고민도 활발해지고 있다.

▲ 지난해 8월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방조한 윤석열 정권 규탄 촛불집회 사회를 보는 엄미경 위원장 ⓒ노동과세계

윤석열 퇴진 투쟁과 ‘전선운동’의 상관관계

올해 윤석열 퇴진 투쟁은 ‘달라야 한다’는 게 엄 위원장의 고민이다. 그는 “지난해 퇴진운동본부 건설의 성과를 토대로 올해 퇴진 투쟁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퇴진 투쟁의 전략적 방향을 고민하고,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정권 퇴진, 정권 심판 투쟁을 ‘퇴진운동본부’로 묶어내는 역할이 그에게 주어졌다. 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의 역할이다.

그는 민주노총과 지역본부가 앞장서서 지역마다 퇴진운동본부를 건설하는 것을 그려본다. 퇴진 투쟁의 전선을 촘촘하게 꾸리고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민주노총 모든 투쟁의 정치적 목표가 ‘윤석열 퇴진’으로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노동자 통일운동을 해왔고, 전선운동에 나서 있는 그에게 한반도 정세와 윤석열 퇴진 투쟁의 상관관계를 물었다.

“지금의 반미투쟁과 통일투쟁은 ‘대정부’ 투쟁과 일치되어 있어요. 지금 미국의 신냉전 전략, 한반도 안에서의 전쟁 책동을 첨예화시키고 나아가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게 윤석열 대통령이잖아요. 윤석열 퇴진 투쟁은 결국은 반민생 정권이자 반평화 반통일 정권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이자, 동시에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교두보를 만드는 투쟁, 그리고 동시에 미국에 의한 전쟁 책동과 수구보수세력 재집권 전략을 파괴하는 정치적, 상징적인 투쟁입니다.”

그는 “퇴진운동본부가 ‘한국사회 체제 전환’이라는 지향을 명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퇴진 투쟁이 확대될수록, 각계각층 민중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투쟁인 ‘전선운동’ 역시 한 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난해 6월 27일, 37개 제시민사회단체가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과세계

“정세를 돌파하는 힘은 ‘준비’에 있다”

엄미경 위원장이 민주노총 활동을 시작한 초창기 남북관계는 엄혹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까지…. 남북노동자통일축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세였다.

남북 간 ‘통일축구’에 대한 합의도 없었던 때에, 민주노총은 전국 각지에서 예선전과 응원전을 펼쳤다. “엄혹한 정세의 본질을 폭로하는 것도 필요했고, 이런 정세일수록 대중이 주동적이고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놓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염원이 북에 전달되면서 통일축구 개최를 합의했다. 그는 “정세가 아무리 엄혹해도, 투쟁과 사업을 결심하고 기층과 주체의 힘을 강화하는 등 준비가 되었을 때, 자신감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했다.

전선운동에 나서 있는 그는 ‘올해는 달라야 할’ 윤석열 퇴진 투쟁을 앞두고, 노농빈을 비롯한 퇴진 투쟁의 주체, 대중의 힘을 어떻게 모으고 강화해 나갈지를 고심하고 있다.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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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방파제"라던 외화벌이 매춘사업, 일본은 뒤늦게 숨겼다

[재조명하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 ③

김영호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 저자  |  기사입력 2024.03.15. 05:03:23

 

일본은 태평양 전쟁 당시 동아시아의 식민지, 점령지에서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연행해 일본군의 성노예로 부렸다. 이른바 종군위안부다. 그것은 무수한 증언과 자료를 통해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 까닭에 일본은 1993년 관방성 장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하야양평)의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과했었다. 이른바 고노담화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는 일본의 태도가 돌변했다. 종군위안부의 강제연행을 부인하더니 이제는 종군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교과서에서도 '종군위안부'를 삭제하고 '위안부'로 기술하고 있다. 그것은 자발적 매춘행위라는 의미를 함축하는 까닭에 역사왜곡을 넘어선 역사날조다. 

 

그 문제의 심각성은 일본이 자라는 세대에게 학교교육을 통해 한국이 역사를 왜곡해서 일본, 일본인을 폄하한다는 허위인식을 주입시킨다는 사실이다. 그 같은 제도교육은 한국, 한국인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필연적으로 조장한다. 그것은 양국의 위정자들이 말하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역행하는 처사다. 

 

바람직한 관계정립은 역사적 진실을 토대로 하는 반성과 사과 위에서 이뤄진다. 그 점에서 언론인 김영호(<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 저자)가 아래와 같은 연재물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⑴ 포르투갈에 소녀들 팔아 조총 산 일본영주들 

⑵ 국가가 관리한 종군위안부 원조 '가라유키상' 

⑶ 외화벌이 매춘사업, 국치로 여겨 숨기는 일본 

종군 위안부의 역사 지으려는 일본의 안간힘 

 

일본의 유곽은 그 역사가 400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유곽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 매춘영업을 하던 건물이나 그 구역을 말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풍신수길)가 유곽을 처음 도입했으며 1585년 오사카(大阪-대판), 1586년 교토(京都-경도)에도 생겼다. 이어서 도쿠가와(德川-덕천) 막부 시대에는 유곽이 25개로 늘어났고 에도[江戶-강호)막부 들어서는 더욱 번창했다. 막부는 1192~1868년 일본을 실질적으로 통치한 군사 독재자인 쇼군의 세습정권을 뜻한다.

 

유곽은 에도시대에는 부유층이 주로 출입하며 유흥을 즐긴 장소여서 일본문학과 우키요에(浮世繪-부세화)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키요에는 일본판화를 말한다. 일본이 1868년 메이지(明治-명치)유신 이후에는 매춘부의 등록제도, 성병검진, 거주제한을 실시하는 공창제를 운영했다. 1930년에는 유곽이 511개로 늘어났고 5만여 명이 공창에 종사했었다.

 

19세기 후반 들어 일본이 침탈을 노리던 조선에도 일본의 유곽과 공창제가 들어왔다. 1876년 일본의 강압에 의해 개항된 부산, 원산, 인천에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일본식 매춘시설이 들어섰던 것이다. 이어 노-일전쟁이 일어나자 서울에도 일본인 유곽업자가 여자들을 데리고 나타나 장충단 부근에 유곽을 세우고 매춘영업을 개시했다.

 

그 유곽이 20세기 진입을 전후해 일본군의 진격 나팔소리에 발맞춰 일본 대동아공영권의 서유럽 국가의 식민지, 점령지, 조차지를 넘어서 호주, 미국까지 퍼져나갔다. 일본정부가 내세운 대리인들이 일본군이 가는 곳마다 일본에서 데려간 가라유키상들이 종사하는 공창을 운영했던 것이다. 거기에는 먼 나라로 원정에 나가 고생하는 일본군을 위안한다는 정부의 개입이 숨어있었다. 

 

그 시기에 그들이 몸을 팔아 번 외화를 부모들에게 송금했다. 제국주의의 기치를 높이 든 일본은 가라유키상을 서방열강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군인에 비유해 낭자군(娘子軍)이라는 말로 찬사를 보냈다. 또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라고 치켜세웠다. 실제 그 때 그들은 일본의 외화벌이 첨병이었다. 그들이 벌어들인 외화가 1910년경에는 일본의 전체 외화수입의 10%에 달했다는 소리도 있으니 말이다. 

 

▲ 1945~1946년 동안 운영된 요코스카의 주일미군을 위한 위안소. ⓒ위키미디어

 

 

 

 

 

 

그 일본이 있는 돈, 없는 돈을 박박 털어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에 군함을 발주해 무장하더니 일약 해양대국으로 도약하여 청나라와 러시아를 잇달아 격파했다. 한 순간에 서방열강과 자웅을 겨룰 만큼 국력이 신장한 일본은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자 세계 각지에 퍼져나간 가라유키상을 바라보는 일본사회의 시각이 차츰 싸늘해졌다. 국가적 수치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1910~1920년대에 걸쳐 일본관리들이 해외에서 일본유곽을 없애려고 분주하게 뛰었다. 1920년에는 매춘금지령이 내려졌다. 정부가 관리하던 많은 가라유키상들이 일본으로 돌아갔으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회적 멸시와 천대뿐이었다. 일본에 돌아가도 생활연고가 없는 이들은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았었다.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시베리아 등지에는 가라유키상이 묻힌 묘지가 아직도 더러 남아 있다. 가난이 죄가 되어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나이에 돈에 팔려나가 이국땅에서 몸을 팔다 다시는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이들의 무덤이다. 그나마 흔적이라도 남긴 이들은 낫다. 성병, 폐병이나 풍토병에 걸려 죽은 뒤 바다나 정글에 그냥 버려진 여인들의 시신이 부지기수였다. 

 

하와이 진주만 미국 해군기지와 동남아시아 영국식민지에 대한 일본의 기습공격을 시발로 태평양 전쟁(1942~1945년)이 발발했다. 일본의 애국주의가 1920년 금지했던 해외원정 성매매를 되살렸다. 그에 따라 종군위안부들이 일본군부가 관리하는 공창에 들어가거나 민간이 운영하던 사창에서 매춘행위를 했다. 일본군 점령지의 공창에서는 일본헌병이 성병검사를 실시했다. 그 때 조선에서는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연행해 종군위안부로 부렸던 것이다.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일본에는 미국 점령군을 상대로 하는 매춘부가 생겨났다. 일본정부가 점령군의 강간 등 성범죄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연합국사령부의 허가를 얻어 특수위안시설협회를 설립하고 기지촌 부근에 위안소를 설치했다. 일본정부는 그 단체를 내세워 신문광고를 통해 위안부를 모집했다. 

 

위안부 모집에는 도쿄에서만 응모자가 1360명이나 몰렸고 위안소도 30여 곳으로 늘어났다. 점령군을 상대로 하는 매춘사업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비판의 소리를 의식해서인지 일본정부는 강간 등 여성의 성적피해를 막는다는 취지를 유독 강조했다. 그 단체를 '육체의 방파제'라는 말로 비호하기도 했다. 

 

그 당시 연합군 주둔규모는 30만 명이었으며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에 종사했던 일본여성은 단체의 사무직을 포함해 5만5000명에 달했었다. 그들은 성범죄를 막는 효과도 있었지만 외화벌이의 목적이 컸었다. 1952년 그들이 벌어들인 달러가 1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는 추정도 있다. 그들이 가라유키상과 다른 점은 해외가 아닌 일본에서 매춘행위를 했다는 사실이다. 

 

성병이 크게 번지자 연합군 최고사령부가 1946년 위안소 허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일본인의 자발적 성매매에 대해서는 규제할 도리가 없어 연합군이 매춘지역을 접근금지구역(Off Limits)으로 지정하고 주둔군의 출입을 통제했다. 그러자 일본정부는 아카센(赤線-적선)구역이라고 해서 성매매가 가능한 지역을 지정하여 사실상 매춘영업을 보호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이 일본을 미국군의 전진-보급기지로 삼았다. 일본이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삽시간에 경제부흥을 이룩함으로써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패전의 상흔을 일거에 털어낸 일본이 한 때 일장기를 휘날리며 세계로 나갔던 가라유키상을 일본의 치부로 의식하기 시작했다. 1956년 일본정부가 마침내 매춘방지법을 제정하고 유곽을 공식적으로는 폐지했다. 

 

그 어두운 역사가 일본사회에서는 한 동안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1972년 야마자키 도모코가 펴낸 <산다칸 유곽 8번>(Sandakan Brothel No. 8)이라는 책이 일본사회가 잊고 싶어 하는 가라유키상의 뼈아픈 슬픈 기억을 다시 불러냈다. 그 책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의 칼리만탄 유곽의 속살을 속속들이 드러냈다.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그곳의 유곽에는 유럽인의 출입이 많았다. 몸값의 절반은 포주가 떼어 가고 남은 절반에서 출국할 때 진 빚을 갚고 화장품과 옷가지를 사고 나면 그들의 손에는 몇 푼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이 가라유키상의 일생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일본이 국치로 여겨 숨기는 종군위안부를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하니 역사왜곡을 통해 거짓말을 일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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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광주 가기 전날, ‘5.18 음모론’ 언급한 황상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MBC 잘 들어”라며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도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입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음모론을 언급했다고 MBC가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입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음모론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14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황 수석이 이날 MBC 기자를 포함한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황 수석은 “배후가 있다고 의심이 생길 순 있지”라며 사실상 북한 개입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다만 증거가 없으면 주장하면 안 된다”고 마무리했다고 MBC는 전했다.

그간 여권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이 반복적으로 나와 지탄을 받아왔다. 가장 최근에는 국민의힘이 대구 중·남구 후보로 공천했던 도태우 후보가 북한 개입설 등을 주장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날 밤 공천이 취소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하루 뒤인 15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를 포함한 호남을 방문한다.

황 수석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황 수석은 MBC를 겨냥하며, 과거 언론인 대상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고 MBC는 전했다.
MBC에 따르면,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8월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이 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를 칼로 찌른 사건이다. 수사 결과 당시 군인들은 군을 비판하는 오 기자의 칼럼에 불만을 품은 상관의 명령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 수석은 이 사건을 말하며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쓴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왜 MBC에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황 수석은 웃으며 농담이라고 말했다고 MBC는 전했다.

KBS 기자 출신인 황 수석은 지난해 11월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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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약속, 기막힙니다

 [진단] 진행 중 사업에 민간투자 등 포함해 부풀리기... 위협받는 '재정건전성'

24.03.15 07:27l최종 업데이트 24.03.15 07:27l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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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노믹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한 70여 개 국가에서 전국 단위 선거가 열리는 '슈퍼 선거의 해'다. 동시에 전세계가 '선거노믹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을 풀고 세금은 깎아주는 것이 주된 방식이다. '선거노믹스'(electionomics, 일렉셔노믹스)는 일단 올해 선거가 있는 국가 대부분에서 관측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올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업무보고를 대신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1월 4일부터 3월 14일 전남까지 현재 스무 번의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보통 연초 업무보고는 대통령실에서 받거나, 부서를 방문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전국을 순회하면서 진행하는 전국적 행사가 돼버렸다.

방문한 지역의 특징을 보면 스무 번 중 호남 1번, 대전·충청 2번, 강원 1번, 부산·울산·경남 3번, 대구 1번을 제외하면 열두 번이 수도권이다. 정치적 고려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다. 수도권도 경기북부와 남부 등 여당 지지도가 높은 곳은 없고, 서울(3번)과 서울과 가까운 지역들(인천, 광명, 하남, 성남 2번, 의정부, 수원, 고양, 용인)이다. 호남에선 14일 한 차례 민생토론회가 열렸지만, 개최 전까지만 해도 '구색 맞추기, 호남홀대론'이 제기됐다. 불리한 곳은 가지 않고 총선 격전지를 가는 것으로 본다면 야당이 관권선거라고 비판할 소지가 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부는 정치적 고려가 없는, 그야말로 민생토론회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지난 13일에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부처업무보고에 민생 목소리를 담아서 하나하나 해결해 주는 쪽으로 좀 바꿔보자"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통해 나온 약속 이행 재원이 '928조 원'이나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통령실은 "대부분 자발적인 민간 투자, 또는 민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고, 중앙 재정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 전체 투자 금액을 봤을 때는 중앙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10% 정도, 그 미만으로 보고 있다"(3월 7일 대통령실 관계자 브리핑)고 반박하고 있다. 

모순되는 정책 공약들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3월 7일 인천광역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 도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천'을 주제로 열린 열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3월 7일 인천광역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 도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천'을 주제로 열린 열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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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주요 정책은 세 가지다. 감세와 개발과 개혁 정책이다. 그런데 이 정책들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와 크게 어긋난다. 

우선 '감세'는 재정건전성 기조와 상반된 정책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의 경우에는 부자감세와 급조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미 이전에 진행된 5년간 85조 원 규모의 감세와 경기부진으로 2023년도에 56조 원이나 세수가 부족해진 데다 이를 메우려고 지난해와 올해 133조 원씩이나 국채를 발행했거나 할 예정이다. 

'개발'은 사회간접자본과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있다. 각 지역에 공항을 짓고 철도를 놓고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의 경우엔 과잉 건설로 경제성이 부족하기 떄문에 이후에 재정 부담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그린벨트 해제는 수도권 집중 강화와 환경 파괴라는 측면에서 매우 우려된다. 박정희 정권이 가장 잘한 정책이라고 찬양하는, 보수-진보 공히 동의하는 몇 안 되는 제도가 그린벨트인데, 이것이 이제 사실상 사문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많다.

'개혁'은 의대 정원 증원과 늘봄학교 등 정책이다.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기 때문에 진행되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들은 예산안 통과나 법적 규정 때문에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단 계획만 늘어놓고 있어 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입법을 통한 국정과제 실현은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900조원와 45조원의 행간... 진짜 걱정은 총선 이후
 
큰사진보기3월 14일 경향신문 1·3면에 실린 <대통령이 쏟아낸 '총 901조 사업‘ 재탕·민간투자 빼면 '45조' 규모> 기사.
▲  3월 14일 경향신문 1·3면에 실린 <대통령이 쏟아낸 '총 901조 사업‘ 재탕·민간투자 빼면 '45조' 규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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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있다. <경향신문>이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리한 '대통령 민생토론회 약속 이행관련예산'을 분석한 결과, 실제 증액 규모가 45조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마저 실제 집행 실적에 따라 재정 투입 규모가 결정되는 융자지원금 등을 포함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이보다 더 작아질 것이다. 

정부가 이미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에다가 증액, 신규사업 민간투자 등을 다 포함시켜 마치 새로 시작할 것처럼 부풀린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622조 원짜리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다(수원 민생토론회서 발표). 민간투자를 정부 사업인 것처럼 이야기한 것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이것이 정부의 생색내기인 점을 알면서도 퍼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 예산안은 신규 예산이 매년 1% 남짓이다. 정부 기획 능력의 부족도 있지만 사회구조가 고도화되고, 이미 대부분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방식을 변경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의 필요성이 적은 것이다. 

정부여당의 생색내기와 야당의 무능과 편승도 문제지만 진짜 심각한 것은 다른 데 있다.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1월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월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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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방 와중에 타당성 부족으로 시작도 안 한 사업이 문지방을 넘을 수 있다. 또한 이미 시작했더라도 불요불급, 즉 당장 필요하지 않아서 후순위로 밀린 사업들이 정치의 힘으로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야당도 자신들이 내세우는 감세-개발사업이 많다. 내로남불인 셈이다.

따라서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물론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매번 반복되기 때문이다.

걱정은 '위협받는 재정건전성'이다. 국가부채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래엔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부담이 줄어든다. 오히려 고금리 시대에는 현재에 부담을 준다. 올해 예상 국채발행이 1195조 원이다. 1000조 원이면 국고채 금리 3.5%시 35조 원이다. 올해 R&D 예산이 26조 원이고, 국방예산이 59조 원이다. 미래투자 재원보다도 많고 국가안보를 지키는 예산의 반이 넘는다.  

한 가지 교훈이 있다. 김대중 정부는 IMF외환위기 때 예비타당성 제도 도입으로 토건을 억제하고, 적극적 과학기술지원 정책으로 IT부흥을 이끌었다. 이명박 정부는 금융위기를 대규모의 재정투입으로 극복했지만, 4대강 등 토건사업 중심의 경기부양을 주로 하다가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개편시기를 놓쳤다. 그 결과, 지금의 구조적 위기가 온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하려는가. 이명박 정부의 '시즌2'인지, 아니면 그마저도 역행하려는지. 대규모 R&D 예산 삭감을 보면 우려가 더욱 커진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정창수씨는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입니다.

 
태그:#민생토론회#선거노믹스#예산#나라살림연구소#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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