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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 해진다.

박한표  | 등록:2024-05-23 07:59:10 | 최종:2024-05-23 14:41: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 해진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5월 21일)

어제에 이어 죽음에 관한 화두를 이어간다.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삶이 진짜 귀중하다는 가치를 깨우쳐 주는 것이다. 삶은 우리에게 ‘드물게’ 누릴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더욱 더 다정한 언어로 채워야 하는 귀한 시간이다. 죽음의 자연스러움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얻는 가장 큰 의미는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는 없다는 깨달음일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가? 멍청한 일에 기웃거리고, 세상이 주입한 생각에 휩쓸리면서 말이다. 죽음을 대면하는 일은 지금 나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정말로 나의 유한한 시간을 쓸 만한 일인가를 스스로 묻게 한다.

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 해진다. 죽음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날 수 있는 거다. 몇 백 년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살 만큼 살았으면 교체되어야 한다. 어제에 이어 웰 다잉(Well-dying) 이야기를 이어간다. 웰 다잉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영웅 헤라클레스의 ’맞이하는’ 죽음이 소환된다. 그가 죽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라네이나는 트라키스에 도착하는 즉시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자락을 잘라 청동 솥에다 보관해 두었다. “의심이 마음의 젤로스(질투)를 튀겨낸다”는 말이 있다. 반면, 헤라클레스는 활쏘기 시합의 상으로 내걸렸던 아름다운 이올레를 잊지 못하고, 오이칼리아를 쳐들어가 활쏘기 시합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자의 상품으로 내걸렸던 이올레 넘겨주기를 거절한 에우리토스를 격파하고, 전리품으로 공주 이올레를 데리고 오다 가, 제우스 신전에 들러 제사를 올리게 된다. 그 때 헤라클레스는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자신의 예복을 부탁한다. 사자 가죽을 걸치고 제사를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라클레스의 아내는 이올레를 질투하여,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 조각을 헤라클레스의 예복 안에 꿰매어 넣었다.

헤라클레스는 아내가 보낸 그 예복을 입자마자, 정체모를 고통을 느꼈다. 고통이 어찌나 격심한지 난생처음으로 신전 바닥에 쓰러지기까지 했다. 제우스 신관들은 이 영웅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 그를 배에 태워 트라키스로 모셨다. 헤라클레스가 트라키스로 돌아오자, 아내 데이아네이라는 자신이 오해를 하여 남편을 죽게 한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그냥 죽음을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웰-다잉(Well-dying)의 모습을 보여준다. 헤라클레스는 장작더미에 올라 불타 죽는 것으로 ‘떠밀리는’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죽음을 준비한다. 즉, 산 채로 자신을 화장시키는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장작을 쌓게 하고는 몸소 직접 그 위로 올라가서 이렇게 말한다. “이 장작 더미 밑에는 내가 쌓아놓은 불쏘시개가 있다. 그러나 내가 그대들에게 불질러줄 것을 청하여도, 그대들은 불을 지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나를 모르는 사람이 이곳을 지나게 되면, 내가 쓰던 이 활을 주고, 그 대가로 불을 질러달라고 부탁해라.” 아들 힐라스에게는 이올레를 아내로 삼으라고 유언했다. 한 이방인이 나타나자, 신관들이 헤라클레스의 뜻을 전하자, 헤라클레스가 누구인지 모르니까, 별 어려움 없이 불방망이를 장작더미 밑에 던지고, 헤라클레스의 활을 받아가지고 사라졌다.

올림포스 신들은 헤라클레스가 땅 위의 삶을 마감하는 광경을 슬프게 내려보고 있었다. 그 때,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올림포스로 불러들인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반드시 죽어야 하는 인간의 몸에서 태어났지만, 죽지 않는 신이 되어 올림포스로 올라 간 영웅이 된다. 그리고 헤라와도 화해하고, 헤라의 딸 헤베와 결혼을 허락한다. 독일 시인 쉴러의 시 한 대목을 인용한다.

(..)
지상에서 어둡고 무거운 고통을 죽음에다 버리고,
천상의 빛을 향하여 비상했다.
(...)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은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이다.
-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순간
- 육체가 실제로 소멸하는 순간
-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우리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순간

세 번째 경험하는 죽음을 위해 최근에 ‘e-죽음 산업’이 생겨났다. 고인이 인간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막기 위해, 고인의 개인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가 사라진 뒤에 그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만든다. ‘e-죽음 산업’의 등장은 인간의 데이터를 실리콘 속에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인간성의 일부를 구해낼 방법을 찾고 있다. ‘특이점’ 신봉자들은 인류 모두가 나중에 클라우드 속에서 살 것이라고 민든다. ‘특이점’ 이야기는  레이 커즈와일이 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터덜터덜 걸어가면서 거의 조금도 발전하지 못하는 동안 컴퓨터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한다는 거다. 그런 성장은 거의 틀림없이 ‘특이점’을 요구한다. 즉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을 말고 당기면서 더 높은 존재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까운 장래의 어느 시점 말이다. 그 ‘특이점’이 오면, 그러니까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든 거대한 고립인 죽음이 살해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들이 가진 고인에 대한 기억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소위 추억이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컴퓨터는 기억 능력이 전혀 없다. 그것이 할 수 있는 것은 불러오는 것뿐이다. 실제 우리의 뇌가 하는 기억은 나뉘고 변형된다. 우리는 지금 알고 있는 것에 비추어 과거를 편집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바꾸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은 정지된 파일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그들 자체의 모습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 방식으로 그들을 기억한다. 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박찬일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죽음에 대한 한 연구 / 박찬일

죽은 지 1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2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3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4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5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6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지 7년이 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죽은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불행의 원인, 일상의 쾌락이 아닌 불쾌함의 원인인 두려움과 허영 그리고 무절제한 욕망이란 병을 고치기 위한  네가지 치료법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신을 두려워 하지 마라
▪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 선한 것은 얻기 쉬운 것이다.
▪ 최악의 상황은 견딜 만하다.

이 중 두 번째 치료법인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사실 살아 있지 않은 상태인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만일 우리가 죽는다면,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더 이상 없어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1인칭 죽음, 2인칭 죽음 그리고 3인칭 죽음으로 나누어 볼 때, 1인칭 죽음은 죽은 후에는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죽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아파하는 것은 2인칭 죽음이다. 사랑하는 2인칭의 죽음으로, 그의 부재(不在)가 주는 슬픔 때문이다. 3인칭으로 죽은 그(그녀의) 죽음은 나, 1인칭에게 직접적인 슬픔을 안겨주지 않는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귀한 쾌락을 즐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음 그 자체를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기라고 했다. 죽음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거다. 살아있는 동안 죽음을 고민하는 행위 자체를 하지 말라는 거다.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면 우린 존재하지 않으니까.

에피쿠로스는 사후 세계를 믿지 않았다. 그에 의하면, 죽음이 인간에게 가장 악한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고민과 집착이 인간 삶의 질과 행복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은 죽은 후에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을 인용한다. “인간의 모든 형태가 파괴되면, 영혼은 흩어지고 이전에 소유했던 능력을 상실한다.” 당시 대부분의 아테네인들은 영혼불멸설을 믿었다.

그는 사후에 영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죽음을 걱정하지 않았다.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특징은 ‘자기보존 능력’이 있다. 생물은 시간이라는 우주의 최후 심판자 앞에서 ‘있음(有)’에서 ‘없음(無)’의 상태로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 우리는 그 ‘없음’을 의식하며 ‘지금-여기의 있음’을  만끽하여야 한다. 죽음이 없다면, 살아있음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죽음은 내가 ‘지금-여기’에 살아 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필요조건이다. 만약 우리가 영원히 안 죽고 산다면, 지금-여기에 살아있음이 중요하겠는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제3막 1장에서 햄릿이 하는 독백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이 독백은 삶과 죽음 가운데서 갈팡질팡했던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인간 답게 살 수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인 인간이라면, 우리에게 붙잡아야 할 지푸라기는 ‘지금 살아 있는’ 이 시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물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삶을 살아낼 방식을 구하기 위해, 잘 살아야 하는 근거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 문제는 미국 예일대학에서 17년간 연속 최고의 명강의로 꼽히는 셸리 케이건의 <<죽음 수업(Death)>>이 잘 말해준다. 사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죽는다. 이 사실이 우리 삶을 어떻게 흔드는지 질문하면서, 이 책은 노화를 몸으로 자각하고 시간의 흐름을 서서히 인지하면서 짓눌리게 되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해준다. 죽음의 상태를 규정하는 자세가 살아 있는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물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삶을 살아낼 방식을 구하기 위해, 잘 살아야 하는 근거를 얻기 위해서이다. 죽으면 끝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이 시간을 잘 누리면 된다. 마음껏 사는 거다.

박한표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장을 하다가 와인을 공부하였습니다. 경희대 관광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또한 와인 및 글로벌 매너에 관심을 갖고 전국 여러 기관에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인문운동가를 꿈꿉니다. 그리고 NGO단체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인문운동에 매진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마을 활동가로 변신중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5573&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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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확전? 미, 우크라 지원 무기로 러 본토 공격 허용 검토

블링컨 "우크라이나 필요할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러시아 "극도록 위험하고 무모한 것" 반발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5.24. 05:00:53

전황이 불리해진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허용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 우크라이나까지 전쟁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미국의 정세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22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해 준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지 여부와 관련, 우크라이나와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보복 타격을 해도 괜찮다는 더 명확한 신호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필요할 때, 언제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우리는 항상 파트너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지 끊임없이 살펴봐야 한다"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대화에 항상 열려 있으며, 그들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1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문제에 대해 "우크라이나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와 관련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 문제에 대해 백악관 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데 미국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현재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이 제공해 준 무기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자국 무기로 러시아에 대응하다보니 효과적인 공격과 방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자국의 무인기를 통해 러시아 선박을 비롯해 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 시설을 공격해왔는데, 러시아의 방공망에 요격당하면서 점점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어낼 수 있는 서방의 첨단 무기로 공격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 준 영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타격하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으나,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불리해지자 이러한 조건을 철회했다. 이같은 영국의 태도도 미국의 입장 변화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무기까지 러시아 본토 공격에 활용된다면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은 그간 "세계 3차 대전을 피하기 위해" 무기 사용 범위에 제한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철회할 경우 러시아의 반발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를 넘어서는 전쟁으로 확전될 여지도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의 러시아 대사관 채널에 올린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을 러시아와 정면 충돌에 끌어들이기 위한 도발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미국 무기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해야한다는 미국 정치인들의 성명에 대해 "그런 도발적인 성명은 극도로 위험하고 무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서 우리의 성공에 대한 히스테리적인 반응 수준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날마다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의) 정치인들과 국회의원들은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토 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을 자극해 경솔한 행동을 일으키게 하고 러시아와 유럽연합(EU) 회원국들 간 정면충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미 하원의 양당 의원들이 미국 정부가 미국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특정 상황에서 러시아 영토 내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할 것을 요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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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이란 대통령 사망... '비선실세'에 쏠린 눈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신정국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복잡해진 후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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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테헤란에서 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장례 행렬을 위해 수많은 이란 국민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 거리에 몰려들었다. ⓒ 연합뉴스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그 일행을 위한 장례가 22일 치러졌다. 이란 대통령의 사망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이 중동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보다 이번 사건은 이란의 정치체제를 둘러싼 내부적 논란 가능성을 야기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었고 하메네이를 이을 차기 최고지도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사라짐에 따라 이란의 차기 권력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권력 공백이 생기면 반드시 신발 끈을 고쳐 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바로 사건의 잠재적 수혜자들이다. 사건과 수혜자 간 인과관계는 흔히 음모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이란은 공식 국호인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서 알 수 있듯 공화제 원리와 종교 원리가 복합된 국가체제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처럼 이란 역시 선거로 결정하는 세속주의가 국가를 운영하지만, 국가는 최종적으로 신정 질서의 감독을 받는 구조다.

 

이는 마치 공산주의를 통치 이념으로 삼는 국가들의 권력구조와 비견될 수 있다. 북한, 중국, 베트남 등은 국가를 운영하는 행정부를 두고 있지만 그렇게 운영되는 국가는 공산당의 영도를 받도록 돼 있다. 이란에서는 당(黨)의 위치에 신(神)이 있을 뿐이다.

 

이란과 같은 신정 공화국은 중국의 공산당처럼 국가 구조와 별도로 상위의 종교 체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국가 엘리트들은 두 체제의 요직을 겸하거나 상호 인사이동을 하기도 한다. 공화국 체제와 이슬람 체제로 이원화된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란의 공화국 체제 안에는 대통령과 국회, 사법기관 그리고 군조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비례해 이슬람 체제 역시 최고지도자와 전문가의회 및 헌법수호위원회, 종교법정 그리고 혁명수비대로 구성돼 있다.

 

대통령의 결정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국회의 입법 활동은 전문가의회와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최종 공포될 수 있다. 사법 영역에서도 교리를 바탕으로 집행하는 종교법정이 최종적 판단 기관이다.

 

복잡해진 이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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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든 조문객들이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운구 행렬을 따르고 있다. ⓒ 연합뉴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지도자는 이란어로 '라흐바르'라 부른다. 흔히 자주 등장하는 '아야톨라'라는 명칭은 고위 종교 지도자를 의미하며 라흐바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적으로 아야톨라가 돼야 한다. 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

 

대통령은 국민 직선제로 선출되지만 최고지도자는 이슬람법학자들로 구성된 전문가의회가 선출한다. 수니파 이슬람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과는 종신직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라흐바르는 세습이 아닌 선출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권력 이양이 생물학적 친족관계를 따르는 반면 이란의 라흐바르는 신학적, 정치적 맥락에서 결정된다. 이점에서는 바티칸의 교황에 비견된다. 종신직이다 보니 1979년 현행 헌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라흐바르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989년 전임 호메이니의 사망으로 권력을 이양 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메네이는 호메이니의 신학 제자로서, 신학적 수제자가 정치적 후계자 자리를 이어받는 신정국가 이란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19일 사망한 라이시 전 대통령도 하메네이의 수제자 출신이다.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도 하메네이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국민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라이시의 대통령 후보 결정을 강행했고, 당시 대선 투표율은 혁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음 달 4일이면 85세가 되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자리는 누구보다 라이시 대통령으로 좁혀지고 있었다. 그런 맥락을 이해한다면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이 갖는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메네이의 복잡해진 후계 구도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내놓을 공식 직함이 없는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비선 실세 역할을 해왔다.

 

신학자인 모즈타바 역시 권력욕이 없는 인물이 아니다. 다만 세습 권력 타파를 부르짖으며 혁명을 한 현 체제에서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권력의 핵심에 들어선다는 것은 명분상 용인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유력한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던 라이시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그리고 다음 달 28일에는 대통령 유고에 따른 대선이 치러진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입장에서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구조 둘러싼 내홍 벌어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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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5월 31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운데)가 테헤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고지도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 출마가 피해 갈 수 없는 최선의 길이자 어쩌면 유일한 길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나이가 85세이기 때문이다. 이후 대선은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차기 최고지도자는 그보다 먼저 결정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란의 혁명 정신에 담긴 세습 권력 타파 의지다. 왕을 내몰고 신학자를 최고권력자로 내세운 지 반세기도 안 돼 다시 세습 권력으로 회귀한다면 고립된 국제관계에서 그나마 국내 지지기반까지 잃게 될 수도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예기치 않은 자신의 후계 구도 변수에 고민이 클 것이다. 확실해 보이는 것은 자신의 후계자로 아들 모즈타바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들이 대통령 또는 최고지도자를 꿈꿀 때 벌어질 전방위적 비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생각이 다르다. 생각지 않게 신발 끈을 고쳐 매게 된 그는 라이시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해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머지않은 시간 안에 대통령 선거 후보가 결정될 것이다. 모든 대선 입후보 희망자는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12명의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가운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임명하는 위원은 절반인 6명이다. 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 뒤 이어 대통령으로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향후 이란의 대이스라엘, 대서구 교섭 라인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이란의 권력구조를 둘러싼 내홍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에브라힘라이시 #세예드알리호세이니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하메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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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엄수...봉하마을 모인 여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5/24 07:14
  • 수정일
    2024/05/24 07:1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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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재명·조국·김경수 환담...“현 시국의 어려움, 걱정, 우려 함께 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5.23. ⓒ뉴시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인 23일,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 여야 정치인들이 집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의 퇴행’과 ‘노무현 정신’을 상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화환을 보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과 인근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엄수됐다.

이번 추도식의 주제는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이다.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12월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 초청 강연을 하며 언급한 구절 중 하나다. 노무현 재단은 “시대와 세대를 넘어 민주 시민 모두에게 필요한 실천적 가치”를 담은 이 구절을 주제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 씨, 딸 정연 씨, 사위 곽상언 국회의원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도 자리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정의당 김준우 대표,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이, 정부를 대표해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등 단체장들도 함께했다.

노란색 종이 모자를 쓴 수천 명의 시민들도 장내를 채웠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추도식을 찾은 추모객의 수를 약 5천 명으로 추산했다.

노 전 대통령의 멘토 송기인 신부는 추도사에서 “세상은 한 걸음씩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삶은 나아져야 하는데, 당신이 가신 뒤 오히려 세상은 더 각박해지고, 거칠어졌다”며 “당신이 자식처럼 사랑하고, 어버이처럼 모신 이 땅의 민중들은 지금 힘겨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권력을 가진 자들은 괴물이 돼 무한 탐욕을 드러내고 으르렁댄다. 독단, 독선, 오만으로 소통이 막히고 정치가 실종됐다”며 “저잣거리의 무뢰배보다 못한 정치인들이 좋은 삶을 무너뜨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신부는 “이제 긴 어둠의 터널을 나와 편견, 악의, 탐욕을 벗고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 사람 사는 세상, 대동의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당신의 뜨거운 절규를 오늘 이 자리에서 가슴에 아로새기며 소아를 벗고 대아의 길로 성큼성큼 나아가겠다. 다시 당신 앞에 서는 날 떳떳할 수 있게 온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세균 이사장은 감사 인사말을 통해 “내일의 역사를 위해서는 지금 우리의 실천이 필요하다. 통합과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 원칙과 상식이 승리하는 세상을 위해 함께 힘을 보태 달라”며 “우리에게는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기다. 누가 이 역사의 소명을 받들 것인지, 깨어 있는 시민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대표들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5.23. ⓒ뉴시스


한편 추도식 전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조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환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추도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점심은 권 여사, 문 전 대통령, 김 여사, 김 의장, 조 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과 함께했다”며 “권 여사는 이번 총선에서 많은 성과를 거둠으로써 국민이 승리한 점에 대해 축하의 말을 해줬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김 전 지사 그리고 조 대표와 제가 상당히 긴 시간 환담을 했다”며 “여러 가지 말이 있었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가 나아가야 할 길, 현 시국의 어려움, 걱정, 우려를 함께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도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 초청으로 노 전 대통령 사무실, 서재에서 이 대표와 저, 김 전 지사 네 사람이 환담을 나눴다. 총선 민심을 받들어 이 대표는 물론, 저는 저대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어떻게 총선 민심을 받들어 정치 활동, 국회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문 전 대통령 당부의 말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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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해병대 사령관이 대질신문 거부한 진짜 이유

[이슈+] 5월 23일 놓친 뉴스

-"나도 VIP 격노 발언 들었다"…공수처, 추가 진술 확보

-국힘, ‘채해병 특검’ 반대 당론…“그 따위 당론은 따를 수 없다” 반발

-'김여사 명품백' 구입한 서울의소리 기자, 검찰 소환

-조국 "노무현 15주기, 검찰·언론에 조리돌림…어떤 것인지 나는 안다“

-“RE100이 뭐죠?”…다시 부각된 RE100 논쟁

-중국, 대만총통 취임 3일만 '대만 포위훈련'…“분리 세력 응징”

-미국, 중국 전기차 관세 100% Vs 중국, 미국 군수기업 자산 동결

이슈+ 해병대 사령관이 대질신문 거부한 진짜 이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1일 공수처에 나와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공수처에 출석해 있었다.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을 둘러싸고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이 상반된 주장을 해 온 만큼 공수처는 두 사람의 대질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김 사령관의 거부로 대질조사는 끝내 진행하지 못했다.

김 사령관은 “지휘관과 부하가 대면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를 줘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대질조사를 거부했다.

박 전 단장의 변호인은 “저희로서는 대질을 원했으나, 김 사령관이 강력하게 대질을 거부해서 불발됐다”라며 “사령관으로서 진실을 말하는 게 군을 보호하고 해병대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대로 진술하지도 못하면서 지휘권을 걱정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계환 사령관에게 VIP 격노설을 들었다는 또 다른 해병대 간부의 진술을 공수처가 확보했다.

최근 해병대의 한 간부는 공수처 조사에서 “작년 8월 1일 오전 회의에서 김계환 사령관으로부터 VIP 격노 관련 언급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1일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 격노설을 들었다고 주장한 바로 다음 날이다.

박 전 단장은 언론 브리핑이 돌연 취소된 7월 31일 김 사령관이 자신에게 ‘VIP가 격노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했고, 김 사령관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해왔다.

김 사령관 집무실에서 둘만 있을 때 이뤄진 대화라 지금까지 진실 규명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추가 진술이 나오면서 박 전 단장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은 작년 7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실제로 VIP 격노가 있었는지, 이 내용이 어떤 식으로 전파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격노’가 사실이고,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서 수사외압을 느꼈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형법 제123조)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6조) ▲특가법상 공무원범죄 가중처벌(특가법 제5조의2) 등의 범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불소추 특권이 있어 재직 중에는 기소되지 않는다. 이 경우 국회는 헌법 제65조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 탄핵이 인용되어 대통령이 파면되면, 불소추 특권은 상실되며, 이후 형사소추가 가능하다.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의 형사소추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담당한 바 있다.

결국, 김계환 사령관이 박 전 단장과의 대질신문을 극구 피한 까닭도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놓친 뉴스]

국힘, ‘채해병 특검’ 반대 당론…“그 따위 당론은 따를 수 없다” 반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8일 ‘채해병 특검법’이 재의결된다. 여당에서 17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 113명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탈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힘이 되어야지 국민에게 힘자랑해서야 되겠나”라며 “그 따위 당론은 따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까지 여당에서 공개적으로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이는 안철수·유의동·김웅 의원 3명뿐이지만 22대 총선 낙선자 58명이 본회의에 얼마나 참석할지도 관건이다. 이들중 25명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재의결에서 2/3를 넘길 수 있다.

'김여사 명품백' 구입한 서울의소리 기자, 검찰 소환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소환 통보했다. 이 기자가 김 여사에게 건넨 디올백을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검찰은 디올백을 건낸 최재형 목사, 이를 보도한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김 여사 책을 주운 이웃 주민을 소환 조사했다.

이에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뇌물을 줬다는 사람, 증거를 공개한 사람, 심지어 버려진 책을 주운 사람도 조사를 받지만, 정작 김건희 여사는 단 한 번도 검찰 문턱을 넘지 않았다”라며 “껍데기만 김건희 명품백 수사이지 김 여사는 쏙 빠져 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김건희 여사 수사에는 김건희 여사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노무현 15주기, 검찰·언론에 조리돌림…어떤 것인지 나는 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라는 주제로 추도식이 엄수되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검찰과 언론에 의해 조리돌리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은 안다”며 “대통령을 윽박지르던 검사들, 당시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고 찬양하던 검사들,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하고 있냐”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배우자 방탄' 인사를 하는데도 검찰 게시판은 조용하고 사표 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라고 개탄했다.

“RE100이 뭐죠?”…다시 부각된 RE100 논쟁

유럽연합(EU)은 최근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로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을 도입했다. EU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에 대해 가격을 매기는 새로운 표준이 자리를 잡아 간다. 하지만 국내 수출중소기업 중 탄소중립 달성에 노력 중인 기업은 1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글로벌은 탄소감축과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생존으로 여기고 있는데 국내는 아직 그렇게 급해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며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출이 어려운 시기가 곧 올 텐데 중소기업들이 느끼기에는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RE100 대응 방안을 묻자, 윤석열 후보는 “RE100이 뭐죠?”라고 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선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기후위기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서 “RE100 알면 어떻고 모르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중국, 대만총통 취임 3일만 '대만 포위훈련'…“분리 세력 응징”

중국 인민해방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이 진행된 지 사흘 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중국군 대변인은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대만의 주권을 언급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한편 중국 외교부은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데 항의해 주중 한국대사관 공사를 초치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지지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중국 전기차 관세 100% Vs 중국, 미국 군수기업 자산 동결

미국이 오는 8월부터 전기차 100% 등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엔 러시아 방위산업을 지원했다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중국 기업을 제재하기도 했다.

중국도 록히드 마틴 등 미국 군수 기업 12곳의 중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전쟁 위기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미중 양국은 이제 '눈에는 눈' '제재에는 제재'로 맞붙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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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모교에 붙은 대자보 "이런 대통령 어떻게 믿고 군대 가나"



경북대 학생들 규탄 목소리... "억울한 죽음 외면"·"295명 국회의원에 재의결 찬성 요구할 것"

24.05.22 16:51l최종 업데이트 24.05.22 16:51l

조정훈(tghome)

 

22일 경북대 복지관에 채상병 특검을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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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이른바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대학 후배들이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오는 25일 상경해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단장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돼 군사재판을 받고 있다.

 

22일 경북대학교 동아리 '오버더블랭크(Over The [ ])'는 22일 경북대 복지관 등 15곳에 '국군 장병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은폐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합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가 부당한 지시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21살의 청년을 외면했다"며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대통령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무시·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채 상병 사망사건은 '대한민국 군대'라는 곳이 우리를 강제 징병했음에도 우리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부조리하고 후진적인 곳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사건"이라며 "지금도 억울하게 사람이 죽고 그 죽음이 은폐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 권력인 대통령도 '일개 장병의 죽음으로 사단장이 날아가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는 무책임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채 상병 사망사건은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으로 마무리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은 "채 상병 사건이 이대로 유야무야된다면 군 장병의 안타까운 죽음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대학생·청년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진영 논리나 정쟁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하면서 밝힌 이유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기 때문에 특검법을 거부했다고 하지만 대한변협에서 4명을 추천하고 야당이 2명을 추리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임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공수처와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공수처 수사가 미진하면 그때 특검을 하자라는 주장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달 뒤면 수사의 핵심인 '대통령실 통신 기록'이 사라지는데 그때까지 수사가 끝나고 공소가 될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이 지명한 공수처장이 들어와 수사가 왜곡되고 방해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특검 통해 진실 밝혀야"

 

학생들은 "수사 대상자인 대통령이 경찰, 검찰, 공수처장까지 임명하고 인사권을 행사하는데 이게 공정이냐"며 "대통령의 거부권을 우리가 다시 거부하고 295명의 국회의원들에게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서 '찬성' 표결을 요구하자"고 말했다.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는 김상천 학생은 "채 상병 특검만큼은 반드시 수용할 것이라고 믿었는데 거부권을 행사해 많은 좌절과 절망감을 느꼈다"며 "이런 대통령을 어떻게 믿고 군대에 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신상헌 학생은 "대통령 본인이 관련된 의혹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부에서 수사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특검을 대통령이 수용할거냐 안 할 거냐가 아니라 무조건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채 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모집해 오는 25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해병대원 특검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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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채상병특검법, #윤석열, #경북대, #대자보,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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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 “그 따위 당론, 따를 수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 채 상병 특검 반대 당론 채택 시사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08. ⓒ뉴시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오는 28일 국회에서 재표결 절차를 거친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채 상병 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려 하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그 따위 당론,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웅 의원은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당론이란 것은 힘없고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당의 운명을 걸고 세워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힘’이 되어야지 국민에게 힘자랑해서야 되겠나”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섭리가 우리를 이끌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당 지도부가 당론으로 110여명의 자당 의원을 통제하려 해도, 모든 의원을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로 보인다. 실제 김웅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에서 안철수·유의동 의원 등은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채 상병 특검법 찬성 입장에 변화는 없다”면서 “이탈표가 아닌 소신투표”라고 말했고, 유의동 의원은 SBS 유튜브 채널 ‘스토브리그’에서 “특검법을 받지 못할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면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쪽에 생각이 많다”고 답했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중진 의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원이 당론으로 이 부분에 관해 우리의 의사를 관철시키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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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특검이 무섭다”...거부권 진짜 이유와 재의결 가능성은? [막전막후]

성한용X송채경화의 정치 막전막후 총선편 편집본 24

기자이규호,정주용

수정 2024-05-23 08:13등록 2024-05-22 21:00

21일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법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특검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2016년 윤 대통령이 특검팀 수사 팀장을 맡았던 ‘박근혜-최서원 국정농단 특검법’도 검찰 수사 진행 중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28일엔 본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을 표결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7당은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하며, 오는 28일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예고했습니다. 국민의힘에 1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 가결되는 상황.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탈표 단속’에 나섰는데요. 좀 더 깊은 이야기는 〈성한용x송채경화의 정치 막전막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풀버전 보러가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41473.html◀

총괄 프로듀서 : 이경주

기술 : 박성영

연출 : 이규호 pd295@hani.co.kr 정주용 j2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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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고물상·입시학원…'사채왕'은 이렇게 진화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5/23 09:08
  • 수정일
    2024/05/23 09:0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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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왕과 새마을금고] 1500만 지인사기부터 1500억 불법대출까지

박상규·김보경·김연정·조아영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 기사입력 2024.05.23. 05:01:16

앉은 자리에서 몇 마디 말로 타인의 주머니에서 수억 원을 빼내는 유혹의 기술은 타고나는 걸까,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30대 시절 1500만 원 사기로 시작해, 50대에 1500억 원대 불법대출로 금융기관 하나를 문 닫게 한 '사채왕' 김상욱(52)의 화려한 범죄이력을 보면서 떠오른 의문이다. 그의 과거 판결문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목포오거리파 조직폭력배로 자신을 소개한 김상욱. 다섯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30대 때 전남 목포시에서 입시학원도 운영했다. 그는 이 학원을 범죄의 도구로 이용했고, 사기 피해자를 영업사원처럼 조종해 다른 먹잇감을 물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현직 여교사가 김상욱에게 약 2억 원을 뜯기고도, 다시 김상욱을 위해 자기 남편과 동생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도 있었다. 김상욱은 혼인과 사실혼 관계를 동시에 유지했는데, 아내와 내연녀는 김상욱과 함께 사기를 쳤다. 아내가 체포돼 구속됐을 때, 김상욱은 혼자 도망쳐 내연녀와 또 사기를 쳤다.

김상욱은 2002년부터 신용불량자여서 은행 거래도 제대로 못했지만, 사기 행각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는 타인을 속여 얻어낸 신용카드를 펑펑 긁고 다녔다. 그의 ‘말발’은 불량한 신용을 넘는 도구였다.

목포에서 고물상과 입시학원을 하던 김상욱은 어떻게 서울 청구동새마을금고를 집어 삼켰을까? 김상욱 일당의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게 아니다. 김상욱은 거리의 폐지와 빈병을 모으듯이, 2000년대 후반부터 범죄 이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사진1. ‘사채왕’ 김상욱의 사기 스케일은 20년 만에 1000배로 커졌다. ⓒ셜록

청소년 시절, 김상욱은 교회에 다녔다. 교회 친구 A(여성)는 훗날 목포에서 교사가 됐고, 김상욱은 선대의 사업을 물려받아 고물상을 운영했다. 김상욱이 2009년 6월 A에게 말했다.

"거래처에서 돈이 안 들어와서 자금 회전이 어려운데, 1500만 원 빌려주면 바로 갚을게."

시작은 1500만 원이었다. 신용이 불량해 통장 거래도 할 수 없던 김상욱은 아내 전○○의 계좌로 돈을 받았다. 교회 친구 김상욱에 속은 A는 이때부터 6회에 걸쳐 약 2억 원을 빌려줬고,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다.

김상욱은 아내와 함께 2011년 1월부터 목포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했다. 이미 약 2억 원을 빚진 A에게 김상욱이 말했다.

"네 남편 몰래 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그 돈으로 학원을 잘 운영하면 대출금 바로 갚을 수 있고, 너한테 빌린 돈 2억 원도 돌려줄 수 있는데."

A는 남편 몰래 남편 이름으로 휴대폰 하나를 개통했다. 이 전화기와 남편 신분증, 통장 계좌번호, 인적사항 등을 김상욱에게 건넸다.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제품 하나를 여러 방면으로 활용한다는 이 비즈니스 용어는 김상욱의 사기 행각에 딱 들어맞는다. 친구 남편의 휴대폰과 개인정보를 쥔 김상욱은 허기진 모기처럼 '피'를 쪽쪽 빨아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고, 카드론을 신청해 편취했으며, 마지막엔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빌렸다. A의 남편에겐 빚이 1억 4000만 원이 생겼다. A는 친동생도 속였다.

"김상욱이 운영하는 학원에 강사로 등록해 경력을 쌓게 해줄 테니, 형식적으로 급여통장으로 사용할 은행계좌를 만들자."

A는 동생 이름으로 된 휴대폰과 개인정보를 다시 김상욱에게 넘겼다. 김상욱은 이걸 활용해 대부업체에서 400만 원을 대출받아 편취했다. '교회 친구' 김상욱과 A의 범행은 점점 더 대담해졌다. 다시 김상욱이 A에게 말했다.

"너한테 빌린 돈 갚으려면, 다른 사람 명의로 대출받아서 학원을 잘 운영해야 하는데…"

▲사진2. '사채왕' 김상욱 일당이 아지트처럼 쓰고 있는 서울 신설동의 한 카페. 김상욱의 20대 아들이 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셜록

2011년 여름. A는 같은 학교 동료 교사 B(남성)를 먹잇감으로 삼았다. B는 1급 시각장애인이었다. A는 B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해, 교직원공제회에서 500만 원을 대출받게 했다. 이 과정에서 A는 B의 주민등록증과 통장을 손에 넣었고, 이걸 '역시나' 김상욱에게 넘겼다.

김상욱과 아내 전○○은 B 명의로 휴대폰부터 개통했다. 김상욱이 타인 명의 휴대폰을 쥐는 순간, 그야말로 게임 끝이다. 이때부터 김상욱의 '원소스 멀티유즈' 플레이가 시작된다.

김상욱과 아내는 어렵지 않게 여러 은행에서 B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했다. 공인인증서도 발급받았다. 사기 대출은 캐피탈업체에서부터 시작했다. 금방 4298만 원이 입금됐다.

김상욱은 이어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고, 카드사에 카드론도 신청했다. 뿐만 아니라 김상욱은 공인인증서만으로 사학 교원 대출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B 명의로 1770만 원을 대출 받았다. 순식간에 B 앞으로 빚이 약 1억 3000만 원 생겼다.

이 과정에서 김상욱과 A는 영화 같은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한 저축은행이 대출을 실행할 때의 일이다. 저축은행은 B가 정말 해당 학교에 근무하는지 확인하려 교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이를 미리 알고 있던 김상욱은 학교 교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저축은행의 전화를 받아서 B 행세를 했다.

A는 한 걸음 더 들어갔다. 그는 B가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가방을 뒤져 B의 신용카드 정보를 알아내 김상욱에게 넘겼다. 며칠 뒤 A는 아예 B의 신용카드 하나를 훔쳐 김상욱에게 건넸다. 김상욱은 이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 210만 원을 받고, 22회에 걸쳐 약 1200만 원을 마음대로 결제하고 다녔다.

B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을 때, 김상욱은 사건 조작을 도모했다. 2012년 봄, 그는 경찰 출석을 앞둔 A에게 지시했다.

"모든 대출사기는 나와 아무 상관 없는 거야. 경찰에서 그렇게 진술해. 알았지? B 이름으로 받은 대출은 어떻게 하냐고? 그건 'B가 당신을 새벽에 불러 성관계를 요구했고, 성관계 대가로 대출받도록 허락해줬다' 이렇게 진술해."

A는 김상욱의 지시대로 진술했다. 이 거짓말 때문에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는 사이, 김상욱은 수사망을 피해 도주했다.

A는 2012년 11월 27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으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에 앞서 4월에는 학교에서 파면됐다. A교사는 항소했지만, 2심에서 원심보다 높은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김상욱의 아내 전○○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다섯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점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사진3. 대출사기 피해자의 계좌에 남아 있는 김상욱 일당의 흔적. 김상욱 아내 전○○ 명의의 계좌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돈이 송금됐다. ⓒ셜록

자기 아내와 교회 친구가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김상욱은 쉬지 않았다. 도주 중이던 그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C와 함께 2012년 10월부터 부동산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김상욱은 목포를 떠나 서울로 진출했다. 그는 서울의 한 카페에 지인을 앉혀놓고 다시 '말발'을 풀기 시작했다.

"누님, 제가 서울 근교에 아파트 수십 채를 사놓은 게 있어요. 이 아파트를 최근에 팔았는데, 주민들이 싸게 팔았다고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법적인 문제가 좀 생겼어요. 그걸로 돈줄이 막혔는데, 사업자금 좀 빌려주세요. 두세 달 내에 아파트 처분해 갚겠습니다!"

지인은 돈이 없다고 거절했다. 김상욱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누님이 차량을 할부로 구입하세요. 그 다음 차를 매각해 그 돈을 빌려주면, 사업을 잘 일으켜서 차 할부금은 우리가 다 갚을게요. 어때요?"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 김상욱은 아파트를 한 채도 소유한 적이 없다. 그는 재산이 하나도 없었고, 내연녀 C 역시 재산은커녕 은행 채무만 3700만 원이었다.

그럼에도 카페의 '누님'은 김상욱에게 속았다. 그는 자신과 아들 명의로 제네시스 차량 두 대를 할부로 구입해 담보로 제공하거나 팔아서 김상욱에게 7300만 원을 건넸다. 물론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김상욱의 혀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차량 운전석에 앉아서도 사기를 쳤다. 김상욱은 2012년 11월, 지인을 차에 태워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앞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말했다.

"이 카페가 매물로 나왔어요. (인수하면) 월 500만~600만 원 수익을 볼 수 있는데, 3억 원만 있으면 제가 가져올 수 있습니다. 돈 좀 빌려주세요."

지인은 돈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김상욱이 아니었다.

"정말 좋은 기회예요! 서울 성북구에 아파트 한 채 있죠? 내가 아는 사채업자가 있는데, 이자는 내가 부담할 테니 아파트 담보로 사채 좀 끌어다 씁시다. 저 카페, 우리가 삽시다!"

역시 모든 게 다 거짓말이었다. 그럼에도 지인은 정말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3900만 원을 빌렸다. 그는 이 돈 포함 총 7960만 원을 김상욱에게 건넸다.

김상욱이 사기에 이용한 부동산은 아파트, 카페만이 아니다. 그는 자기 돈 한 푼 없이 경기 화성시의 미분양 오피스텔 13채를 매입하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오피스텔 한 채를 구입해 전세를 놓고 여기에 은행대출까지 일으켜 연쇄적으로 다른 오피스텔을 구입한다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상욱은 다시 지인을 앉혀놓고 '썰'을 풀었다.

"동탄에 28평형 미분양 집이 몇 채 있는데, 남들보다 싸게 살 수 있어요. 누님 명의로 융자 끼고 구입한 후 월세를 받으면 크게 수익이 납니다. 우리가 대신 구입할 테니, 돈을 좀…."

이 '누님'도 김상욱에게 속아, 자기 소유의 경기 포천시 임야를 담보로 약 1억 원을 대출받았다. 물론 이 돈은 김상욱 주머니로 들어갔다. 김상욱은 이렇게 부인이 수사와 재판을 받을 땐 내연녀와 함께 사기 행각을 이어갔고, 그가 편취한 돈은 총 11억 원이 넘는다.

▲사진4.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서울 이태원의 한 고급빌라. 이 빌라를 담보로 받은 약 200억 원의 대출금 중 약 150억 원이 김상욱의 처제 '전○○' 한 사람 앞으로 나왔다. ⓒ셜록

도주 행각을 이어간 김상욱은 2015년에게 체포됐다. 그는 사기, 사문서위조,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등 13개 혐의로 2016년 서울고법으로부터 징역 6년, 벌금 12억 원을 선고받았다.

여기에는 고물상을 통한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에 따른 40억 원대 탈세 혐의도 포함됐다. 김상욱이 자신의 고물상을 일명 '자료상', 즉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수취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고물상마저 '원소스 멀티유즈'로 이용한 셈이다.

김상욱의 사기 수법은 일관적이다. 타인 명의로 대출을 일으켜 편취하거나, 허위 사업을 내세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는 방식. 특히 타인 명의 대출은 청구동새마을금고 불법대출 사례에서 보듯이 규모와 내용 면에서 크게 '진화'했다. (☞ 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입시학원 운영 시절, 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상욱의 아내 전○○ 역시 청구동새마을금고 불법대출에 일부 연루돼 있다. 처음 교회 친구 A를 속여서 받아낸 1500만 원을 아내 명의 통장으로 받았듯, 김상욱은 최근까지도 아내 명의 통장을 통해 돈을 주고받았다.

"2억만 우리 와이프 계좌로 넣어줘. 전○○이 5억 7000만 원 돼 있지, 투자협약서? 거기서 3억 7000(만 원)은 그쪽으로 넣고, 2억은 와이프 넣어주고."

-2023. 7. 21. 김상욱 통화녹음

김상욱 일당에게 대출사기를 당한 한 피해자의 통장내역에도, 김상욱 아 전○○ 계좌로 돈이 인출된 흔적이 남아 있다. 물론 피해자는 그 돈이 왜 빠져나갔는지 알지 못한다. (☞ 관련기사 : 유흥주점 텐트에서 잠드는 아이… "사채왕이 망친 삶")

아내뿐 아니라 처제도 등장한다. 서울 이태원 고급빌라 '○○하우스' 사건. 이 빌라를 담보로 받은 약 200억 원의 대출금 중 약 150억 원이 처제 전○○ 한 사람 앞으로 나왔다. (☞ 관련기사 : 대출금이 사채왕 처제에게 … 이태원 고급빌라 '텅텅')

그리고 김상욱 일당이 아지트처럼 사용하는 서울 신설동 하타○○ 카페는 그의 20대 아들이 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과거 탈세 혐의로 처벌받은 고물상 운영에는 김상욱의 동생과 사촌동생도 가담돼 있었다. 그들 역시 김상욱과 함께 처벌받았다. '가족 범죄'는 김상욱의 오래된 특징이다.

사실혼 관계의 내연녀와 부동산 사기를 쳤을 때, 김상욱은 자신이 한 일을 두고 "부동산 컨설팅"이라고 수사기관에 주장했다. 청구동새마을금고 불법대출로 구속된 지금, 그의 변호인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김상욱은 새마을금고에 대출 건설팅을 했고, 그 대가로 수수료 일부를 받았을 뿐입니다."

이 지독한 일관성은 단련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아니면 타고난 걸까.

김상욱은 지난달 16일 <셜록>과 한 전화 통화에서 "나도 피해자다, 불법대출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여러 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문자메시지로 재차 취재 협조를 요청하자 김상욱은 "관련자들의 허위주장과 모함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그리고 만약 취재진이 자신을 찾아온다면 "건조물 침입 등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바 있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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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남발, 윤석열 탄핵 요건 충족?

거부권 남발, 탄핵 가능성 있나

입법조사처, "거부권 한계 있어"

공수처 수사, 검찰이 기소 판단

대한민국 헌법 제46조 2항

11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거부권 거부 대회' ⓒ 김준 기자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은 헌법 정신에 위배될 수 있다. 특히 사익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명백한 탄핵의 명분이 된다. 헌법학자와 정치학자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빈번해지면서 권력 남용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일 ‘대통령 법률안 재의요구권의 헌법적 한계’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짚었다.

거부권 남발, 탄핵 가능성 있나

입법조사처는 ‘법률안 재의요구권의 요건과 절차 외에 헌법 내재적인 한계로는 우선 “이해충돌금지의 한계”를 들 수 있다’며 ‘실질적 입헌주의와 법치주의 원리상 자유재량권이라고 하는 국가기관의 권한에도 당연히 헌법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은 가장 대표적인 공익의 대표자로서 권한의 행사 시에 사익을 우선하는 권한 행사를 할 수 없음은 물론’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대통령의 사적인 이해와 충동한다는 이유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상 용인되기 어렵다는 거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에게 법안 거부권을 부여하지만, 그 목적은 국가의 이익과 공공의 복리 증진을 위함이다.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고 명시한다.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국민 전체의 봉사자가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한 것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사유 중 하나는 최순실 등 비선실세와 공모를 통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와 같은 혐의가 밝혀진다면 탄핵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판단은 헌법재판소가 심사한다.

채 해병 특검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정부의 ‘수사외압 의혹’이 이는 가운데, 대통령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수사, 검찰이 기소 판단

정부·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이니 특검은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덧붙여 특검 추천 권한이 야당에만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당함을 역설한다.

그러나 공수처의 수사는 우선 기소부터 한계가 드러난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고위공직자를 수사 및 기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외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수사만 가능할 뿐, 기소 권한은 없다.

만약 공수처 수사가 끝나면 관계 서류와 증거물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송부된다. 이후 검찰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데,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그의 측근으로 대변인을 맡았던 이창수 전 전주지검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창수 지검장이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순순히 수긍하고 기소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공수처와 검찰은 보완 수사와 기소에 관해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야당만 특검 추천 권한을 가져 부당하다는 주장도 과거 전례를 살펴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갔던 최순실 특검이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특검 모두 여당은 배제된 채 야당 추천 몫만 배정됐다.

대한민국 헌법 46조 2항

결론적으로 채 해병 특검의 수사 결과와 그에 따른 증거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나 불법 행위를 입증할 수 있다면,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는 국민의 여론도 크게 작용한다.

오는 27일이나 28일, 국회에서 채 해병 특검 재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여당은 이탈표 단속에 나서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 헌법 46조 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명시했다. 당심과 민심 사이에서 여당 의원들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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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달러와 브릭스 유닛의 새로운 화폐전쟁

디지털 달러 3년~5년 내 도입

브릭스 통화 유닛 2025년 도입 논의

가상화폐가 만들어 가는 화폐혁명

미국의 디지털 달러 전략

디지털 달러가 원화에 미치는 영향

브릭스 통화 유닛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달러 3년~5년 내 도입

브릭스 통화 유닛 2025년 도입 논의

디지털 달러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미국이 디지털 달러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책임 있는 디지털 자산 혁신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잠재적인 미국 CBDC에 관한 연구 및 개발 노력’을 가장 긴급한 과제로 꼽았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뜻한다.

금융투자전문가 유신익 박사는 최근 자신의 저서 <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한다>에서 미국이 달러패권 방어를 위해 3년에서 5년안에 디지털 달러를 전면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브릭스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로 추진해 온 유닛(UNIT)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닛 개발은 올 6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 중요 장관회의의 의제 목록에 올라 있다. 6월 회의를 거쳐 10월 카잔 정상회의에서 유닛이 새로운 기축통화 시스템으로 합의되면 2025년초 공식 채택할 예정이다.

달러패권을 유지하는가, 새로운 기축통화가 힘을 발휘하는가 하는 새로운 화폐전쟁이 디지털 화폐형태로 벌어지고 있다.

가상화폐가 만들어 가는 화폐혁명

가상화폐는 디지털 형식으로 존재하는 화폐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암호화폐 (Cryptocurrency)는 중앙은행과 관계없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며(탈중앙화),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투명성),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여 거래의 안전성을 보장한다(보안성).

암호화폐는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 (Ethereum, ETH)이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으로 개발된 최초의 암호화폐로,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가치 저장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채택되고 있으며, 엘살바도르와 같은 국가에서는 법정 화폐로 사용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2015년,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등이 개발한 암호화폐로서, 개인 거래 시 스마트 계약 기능을 제공하고, 다양한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s) 개발할 수 있다. 주로 DeFi(Decentralized Finance)와 NFT(Non-Fungible Token) 생태계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DeFi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인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정부나 은행 같은 중앙기관 개입 없이 이뤄지는 탈중앙화된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NFT는 대체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고유한 콘텐츠의 소유권 또는 진위 증명을 나타내는 디지털 자산의 유형이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법정 화폐나 기타 자산에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가격 안정성)하고, 가치가 안정적이어서 결제 및 거래에 적합(사용 편의성)한 가상화폐이다.

스테이블코인에는 대표적으로 테더(Tether, USDT)와 USD 코인(USD Coin, USDC)이 있다.

테더(Tether, USDT)는 2014년, 달러와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출시되었다. 1 USDT는 1 USD로 고정되어 있어 변동성이 적기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의 기본 단위로 사용된다.

USD 코인(USD Coin, USDC)은 2018년, Circle과 Coinbase가 공동 개발했는데, 역시 미국 달러에 1:1로 연동시킨 스테이블 코인이다. 정기적인 회계 감사로 투명성 보장하고, DeFi(탈중앙 금융서비스)와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중앙화)하는 법정 화폐로 현금형 국가 법정 화폐와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 기존의 현금 및 디지털 결제 시스템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거래(거래 효율성)를 제공한다.

CBDC는 세계 100여개국이 개발하거나 사용 중인데, 중국 디지털 위안화(Digital Yuan, e-CNY)가 선두에 서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5개 도시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국제적 사용을 시험하였다. 앞으로는 홍콩을 포함한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유럽 중앙은행(ECB)도 디지털 유로(Digital Euro)를 2020년부터 개발했다. 유로존 국가들 간의 통합 디지털 화폐로, 유럽 내 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목표로 한다. 2021년 7월 파일럿 프로젝트 발표하고 올해 정식 발행할 예정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23년부터 디지털 루블 파일럿을 시작했고, 인도 역시 디지털 루피 발행을 준비 중이다.

CBDC는 가치가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하기 때문에 민간화폐가 아니라 법정화폐이다. CBDC가 도입되면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결제와 송금을 할 때 은행을 거칠 필요가 없다.

기존 화폐시스템는 중앙은행이 발행해 시중은행에 공급하고, 은행 계좌를 통해 개인에 전달되는 방식인데, CBDC로 보유하는 돈은 모바일 전자지갑을 통해 개인이 중앙은행에 직접 예치한다. 결제 및 송금 과정이 단순해지고 거래 비용이 절감돼 금융 효율이 높다. CBDC는 휴대폰을 서로 부딪치기만 해도 결제와 송금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터넷망이 가설되어 있지 않은 낙후된 개발도상국에서 사용 가능하다.

바하마(700개의 섬으로 된 나라)는 2020년 세계 최초로 CBDC인 ‘샌드달러’를 상용화해 은행 계좌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모바일 전자지갑 앱을 통해 예금과 거래를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세금징수, 재정운영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다. 국제 송금 시간도 단축하고,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다.

다만 분산화된 비트코인과 달리 중앙정부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개인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각국 정부는 일정 금액 이하는 익명 거래가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본유출에 대한 통제도 용이해지기 때문에 불법거래는 주로 비트코인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처럼 가상화폐는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로 구분되며, 각기 다른 목적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탈중앙화된 자산으로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테더와 USD 코인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하여 실생활에서의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 위안화와 디지털 유로 같은 CBDC는 국가 주도의 디지털 화폐로, 기존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고 혁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전통 통화,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 CBDC이 서로 경쟁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새로운 화폐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다.

디지털 화폐는 현재의 화폐 시스템을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빠르고 정확한 송금과 비용절감으로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이 증대된다. 전통 상업 은행들의 예금 기능이 약화되고 은행역할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미국의 디지털 달러 전략

미국은 달러패권을 방어하기 위하여 디지털 달러를 본격 개발하고 있다.

첫째로 달러패권을 위협하는 미국 부채문제를 해결하는데 유리하다. 현재 미국 정부부채는 약 34조 달러이고, 전체 부채는 100조 달러 이상에 달한다. 디지털 달러를 도입할 경우 부채위기를 완화하고 금융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 그 방법은 국제금융거래에서 디지털 달러 사용 비중을 강제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금융거래에서 10%는 디지털 달러를 쓰라고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과거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였던 시절에 영국이 썼던 방법이다. 당시 영국은 파운드 기축통화사용권을 스털링 블록으로 묶고, 이들 나라에 영국 파운드를 준비금으로 보유할 것을 강제했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브레튼우즈 체제(금-달러본위제), 페트로 달러, 외환보유고에서 미 국채 매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달러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이 연장선상에서 디지털 달러 사용을 강제해야 디지털 달러가 확산될 수 있다.

미국은 부채위기를 완화하고 달러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 달러를 디지털 달러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가는 전략을 사용하려 한다. 이렇게 하면, 점차로 현금 달러를 디지털 달러로 전환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1:1이었던 현금 달러 대비 디지털 달러의 가치가 점차 오르게 되면서 부채도 줄이고, 금융 수지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유신희 박사식으로 예를 들자면, 한창 파티를 하고 난 방에 잔뜩 쌓인 쓰레기를 조금씩 몇 달간 옆방으로 옮기고, 쓰레기를 다 옮긴 다음에 다시 원래 방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현금 달러를 디지털 달러로 옮겨타면서 미국 달러패권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필자가 보기에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중간에 달러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한창 달리는 말에서 갈아타다 넘어지면 충격이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디지털 화폐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미 브릭스 등에서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고 있어 암호화폐를 방치하면 금융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자체에서도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이 최근 몇 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며, 성인 미국인 중 약 16% (약 4천만 명)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거나 거래에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은 디지털 화폐개발에서 주도권도 되찾고, 국내 인플레이션 통제나 자금흐름의 관리에서도 디지털 달러가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뒤늦게 본격개발에 나섰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2020년부터 보스턴 연준과 MIT 디지털 통화 연구소가 협력하여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기술적 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2022년에는 뉴욕 연준이 일부 상업 은행과 협력하여 디지털 달러의 실험적 거래를 테스트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기술문제보다는 정치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할 것이다.

디지털 달러가 원화에 미치는 영향

미국이 디지털 달러를 개발할 경우, 한국의 원화를 포함한 비기축통화에는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지털 달러는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디지털 달러의 도입은 기존의 달러화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미국 달러의 글로벌통화로서의 지위를 더욱 강화한다.

그 결과 달러화의 유동성을 높이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달러의 사용을 더욱 촉진한다. 이렇게 되면 원화와 같은 비기축통화는 상대적 약세에 빠지게 된다. 달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기축통화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심각한 환율 변동성을 증가시킨다. 특히 디지털 달러로 전환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새로운 디지털 통화 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과 시장의 적응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매우 커지게 된다. 원화 약세나 불안정성은 결국 무역 및 투자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켜 환율 관리비용이 막대하게 증가하게 된다.

디지털 달러의 도입은 한국은행과 같은 비기축통화 국가의 중앙은행이 독립적인 통화 정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주어 통화주권을 더욱 약화시킨다. 게다가 디지털 달러의 높은 접근성과 편리성은 비기축통화 국가에서 자본 유출을 촉진하게 된다. 특히 경제 불안정 시기에 외환 보유고의 감소와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2023 브릭스 개막식@뉴시스

브릭스 통화 유닛(UNIT)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달러가 달러패권 유지를 목표로 하는데 반해, 브릭스 유닛은 브릭스 국가들 간의 무역과 금융 거래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다자간 결제 시스템이다. 달러가 한 나라의 민족화폐를 전세계가 모두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브릭스 유닛은 각국의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공통의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1944년 전세계에 달러 사용을 강요했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할 때, 케인즈는 한 나라의 민족화폐를 세계화폐로 강요하는 것은 반드시 환율전쟁을 불러오고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명철하게 예언한 바 있다.

결국 달러패권이 종식된 이후의 기축통화는 한 나라의 민족화폐가 아니라 각국의 통화주권이 존중되는 가운데 공동의 결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기술발전을 반영한 디지털 화폐 시스템이어야 한다.

브릭스 유닛은 그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는가. “금 40%와 신청국가들을 포함한 BRICS+ 통화 60%를 기반으로 하는 신개념 국제통화”로서 가능해진다.

브릭스는 신개발은행 (NDB)을 설립하고, 약 4조 달러의 공통 통화 보유고를 통해 새로운 국제통화의 안정성을 담보한다. 유닛은 온통 투기적 화폐수요로만 거래되는 암호화폐도, 달러와 정확히 태환되는 스테이블코인도 아니다.

달러패권을 연장하기 위한 디지털 달러와도 완전히 다르다. 특정 국가의 이익을 위해 나머지 모든 나라가 희생하도록 설계된 미국 달러 단일 기축통화 시스템을 원천 차단한 기축통화의 ‘게임 체인저’로 준비되고 있다.

브릭스의 디지털 화폐 개발 현황은 어떠한가.

지난 5월 15일 스퓨트니크는 '미국이 달러로 국제통화 및 금융시스템 기능을 왜곡시키고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동적 탈달러(De-dollarization)를 넘어 브릭스(BRICS) 통화 신설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닛은 의외로 유엔 기구에서 개발하였다. 유엔(UN)은 1976년 이리아스(IRIAS)를 설립하였는데, 기후위기, 지속가능한 발전 등 국제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연구하는 국제기구이다.

국제통화금융 전문가들은 ▲투기적 거품 ▲정치적 동기의 경제제재 ▲2차 제재(secondary boycott) ▲국제은행간결제시스템(SWIFT)과 같은 결제 인프라 남용 ▲보호주의 ▲공정한 중재 부족 등이 80년 전 브레튼우즈 시스템에서 시행된 중앙통제 통화체계의 고질적 결함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국제통화에 대한 연구는 2010년대부터 본격화되었고, 2015년경 유닛의 프로토타입이 개발되었다.

2018년부터는 다양한 국가와 국제 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유닛의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였고, 2020년대 초반, 일부 국가와 금융 기관이 유닛의 시범 적용을 시작함으로써 실제 경제 시스템에서 유닛의 작동 방식을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유닛(UNIT)’은 탈중앙 분산방식으로 발행해 개별 국가들 차원에서 인정하고 규제할 수 있는 신개념 국제통화로서의 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닛의 등장은 달러패권, 무기화된 달러결제망 SWIFT의 횡포로부터 벗어나 비서방 남반구(Global South)와 브릭스 회원국들의 금융 안정과 주권보장에 매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닛은 전통적 은행 업무는 물론 최신 형태의 디지털뱅킹에도 적합하다.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낙후한 지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정하고 효율적인 새 ‘유라시아상업거래소’가 설립되면, 무역 흐름과 자본을 연결하는 새로운 통화로 거래와 결제가 이루어지고, 상품 거래에서 불공정한 가격 책정을 뒤집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으로 11개 회원국이 됐고, 20여개 국가가 회원국 신청 중인 ‘범 브릭스(BRICS+)’의 회계와 결산에 유닛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닛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러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이 회원국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지불수단이자 기준환율로 작동한다. 심지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기축통화로 사용될 수 있다.

유닛의 근본 장점은 다른 국가의 통화에 대한 직접적 의존성을 제거한다는 것, 무역과 투자를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금융수단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유닛이 달러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유닛은 디지털 달러가 추구하듯이 가상화폐세계의 기축통화로서 또 다시 달러패권을 유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구촌 모두가 ‘금융주권’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기축통화로 유닛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유닛을 공평한 규칙에 따라 공인하고, 다른 모든 국가 통화와 마찬가지로 미국 달러도 하나의 민족통화로서 함께 유통되도록 한다는 것이 유닛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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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채상병 특검 거부, 조선일보 “법리만 앞세우면 의구심 커져”



[아침신문 솎아보기] 尹 10번째 거부권 행사 바라본 언론의 시선

조선 “다수 국민 특검 찬성” 중앙 “공수처 수사 기다려야”

28일 본회의 재표결 가능성… 국민의힘 17명 ‘이탈표’ 나올까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5.2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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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AI 서울 정상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의 10번째 거부권 행사(법안 기준)다. 야권은 탄핵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도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고 한 반면 중앙일보는 “지금은 일단 공수처 수사를 지켜볼 때”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며 “이번 특검법안은 의결 과정이나 특별 검사의 추천 방식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비서실장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이미 수사를 지켜보고 봐주기 의혹이 있거나 납득이 안 될 경우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113명 의원 중 17명의 ‘반란표’가 나오면 재의결 요건을 갖춘다. 더불어민주당은 재표결 부결 시 22대 국회에서 특검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며 22대 국회에선 8명의 국민의힘 의원만 이탈해도 특검법이 통과된다.

 

홀로 거부권 행사 1면 하단 배치한 조선일보

조선일보를 제외한 22일 주요 아침신문이 모두 1면 상단에 대통령의 10번째 거부권 행사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1면 하단에 보도했다.

▲ 22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22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경향신문의 1면 톱 제목은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거부권>이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 채상병 특검 민심 ‘끝내 거부’>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尹대통령,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 행사>라는 중립적 제목을 썼다.

 

서울신문은 <거부권 vs 탄핵론 ‘채상병 특검’ 충돌>, 중앙일보는 <용산, 특검 거부권 야당은 탄핵 시사>로 1면 톱에서 탄핵을 언급했다.

 

동아 “격노설엔 입 다문 尹, 특검 거부 이해 바랄 수 없어”

보수언론끼리도 논조가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22일자 사설 <민주당 특검안 법리 안 맞지만, 국민이 의문 가진 것도 사실>에서 “특검은 여야가 함께 추천하거나 대한변협 등 제3자가 하는 것이 관례였다”면서도 “그럼에도 다수 국민은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고 했다.

▲ 22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고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정부 여당도 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국민의힘 일부 의원도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 법리만 앞세워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민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건 처리 과정을 직접 투명하게 설명한다면 국민들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병대 자체 조사 결과가 경찰에서 회수된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아쉬움을 내비친 조선일보와 달리 중앙일보는 사설 <채 상병 사건, 일단 공수처 수사부터 지켜봐야>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 22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특별검사라는 제도는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는 비판을 받거나, 애초부터 수사의 독립·공정성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에 도입하는 게 원칙”이라며 “그런데 채 상병 사건은 이미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때마침 어제 오동운 공수처장 임명안을 윤 대통령이 재가하면서 공수처 리더십 공백 사태도 해결됐다. 이런 상태라면 일단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보는 게 옳다”면서 “특검 도입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엄밀하게 평가한 뒤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보수신문 중에선 동아일보가 강한 어조로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격노설’엔 입 꾹 다문 채 ‘특검 거부’ 이해 바랄 순 없다> 사설에서 “4·10총선 참패 이후 민심에 부응하는 국정 운영을 다짐한 윤 대통령 처지에서 채 상병 사건 처리에 의혹의 눈초리를 던지는 국민을 설득하거나 야당과의 타협점을 찾으려는 별다른 노력도 없이 여야 간 강경 대결을 초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공수처 수사 역량의 한계 때문에 언제 수사가 끝날지 알 수 없고, 마무리된다 해도 그 결과를 둘러싼 거센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처럼 높은 특검 찬성론은 윤 대통령과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해병대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두고 이해하기 어려운 번복과 항명 논란이 벌어졌고, 수사 대상인 국방장관을 대사로 임명해 도피성 출국 의혹마저 낳았다. 특히 그 핵심에는 윤 대통령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국방장관을 크게 질책했다는 ‘VIP 격노설’이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 참패 후 첫 거부권… 경향 “국민과 맞선 책임 져야”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윤 정부가 국민 뜻을 거스른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 채 상병 특검 거부, 국민과 맞서는 권력사유화다> 사설에서 “특히 채 상병 특검법은 여권이 완패한 총선 민심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맞서고 싸우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 22일자 동아일보 1면 사진기사.

△여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것과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 부여해 불공정하다는 특검법 거부 이유에 경향신문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회를 통과한 14건의 특검법 중에 대북송금(2003년)·BBK(2007년)·세월호(2020년) 특검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특검수사에 참여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법’은 특검의 공정성을 위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특검 추천권을 배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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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중대 사안이다. 공수처가 수사 중이지만 인력·역량 모두 부족하고, 이 사건의 통신자료 증거인멸 시효(7월)도 목전에 와 있다”며 “70%에 이르는 국민들이 특검법을 지지하는 것도, 살아 있는 권력의 의혹을 낱낱이 속도 있게 밝히려면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 결국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국민 두렵지 않나>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신뢰를 잃어 특검으로 가는 것인데, 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는 건 무슨 논리인가”라며 “헌법이 명시하는 대통령의 우선적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진상 규명에 힘을 쏟았어야 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여야는 신속히 채 상병 특검법을 재의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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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 국무회의 의결,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수순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21. ⓒ뉴시스


정부가 21일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 취임 후 10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특검법안은 의결 과정이나 특별검사의 추천 방식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이번 특검법안은 절차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내용적으로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과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의 추가 수사가 개시되기도 전에 특별검사를 도입해,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수사 대상을 고발한 야당이 수사 기관·대상·범위를 스스로 정하도록 규정한 대목도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특별검사가 실시간으로 언론브리핑을 할 수 있다는 점 ▲수사 대상에 비해 과도한 수사 인력이 편성되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채 상병 특검법’은 채 상병 순직사건과 이를 둘러싼 수사외압을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직후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해 왔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며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참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오는 28일 재의결에 나설 계획이다. 부결될 경우에는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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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왕 수족이 된 신탁사 대리…'젊은 사기꾼'의 탄생



[사채왕과 새마을금고] 무궁화신탁사 직원이 불법대출 '모집책' 활동

김연정·김보경·박상규·조아영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 기사입력 2024.05.22. 04:06:06

 

 

"피고인 김재민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김재민 전 무궁화신탁 대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벌금형의 유죄 판결이 떨어졌지만 이번에도 구속은 면했다. 고개를 떨군 그는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 변호사와 함께 법정 문을 나섰다. 곧장 쫓아나갔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김재민에게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문서를 위조했고, 이를 공인중개사에 제출해 위조한 문서를 행사한 사실이 인정됐다.

▲경찰에 출석하는 김재민 전 무궁화신탁 대리 ⓒ셜록

애석하게도 그가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 1500억 원에 이르는 불법대출로 청구동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불러일으킨 '사채왕' 김상욱 일당. 신탁사 직원이었던 김재민은 김상욱의 손발처럼 일하며 그의 범죄행각을 도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상욱 불법대출 사건의 피의자 중 하나로 김재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사문서위조 사건 외에도, 또 다른 위조와 횡령 등 사건으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무고·위증 혐의로 고소도 당한 상태다.

 

김재민은 김상욱의 지시를 받아 △불법대출이 가능한 금융기관과 그곳의 담당자를 섭외하고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직접 만들거나 위조하기도 했다. △대출 명의자를 사칭해 금융기관을 속이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대출 명의자들을 찾기도 했다.

▲김재민은 매일 밤 9시 그날 진행한 ‘작업’을 김상욱에게 보고했다. ⓒ셜록

"칵, 진짜 니 죽여불라니까는. 야, 내가 쫓아가? 왜 보고는 안 하지, 새끼야?"

-2023. 8. 1. 김상욱 통화녹음

 

당시 무궁화신탁 대리로 일하던 김재민은 '회장님'의 전화로 하루를 시작하고, '회장님'께 그날 일을 보고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여기서 '회장님'은 무궁화신탁의 회장을 말하는 게 아니다. 바로 사채왕 김상욱. 사람들은 그를 '회장님'이라 불렀다.

 

이르면 오전 5시 30분부터, 늦게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통화. 두 사람은 하루에 최대 44통이나 통화를 주고받으며 은밀한 대화를 계속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성실한 통화 덕분에 사채왕의 덜미가 잡혔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김상욱과 김재민 간 통화녹음 파일 900여 개를 비롯해, 모두 2000여 개의 녹음파일을 통해 김상욱 일당의 불법대출과 사기 행각을 확인했다.

 

김재민과의 통화 속에서 처음에는 '회장님'으로 불리던 김상욱은, 이후 '삼촌', '작은아버지'로 호칭이 바뀌었다. 김재민은 이렇게 김상욱의 '식구'가 됐다.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의 핵심 공범 전종남 전 청구동새마을금고 상무. 대출금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해 나가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김재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금융기관을 섭외하는 일이었다. 김상욱 일당이 1500억 원의 불법대출을 일으킨 청구동새마을금고처럼 '작업'을 할 만한 금융기관을 찾아야 했다.

 

김상욱 : "회장님(김상욱 본인) 밑에서 청구(동새마을금고)처럼 일할 수 있는 데 한번 찾아볼랑가?"

 

김재민 : "그런 데가 있어요. 일단 ○○○(금융기관 이름)도 괜찮습니다. 공격적으로 PF대출도 많이 하구요. 담보 대출도 많이 합니다."

 

김상욱 : "청구(동새마을금고)처럼 따라올 수 있을 만한 업체가 있으면 충청권에나 몇 군데 잡아주든지."

 

-2023. 4. 25. 통화녹음

사채왕의 지시에 김재민은 움직였다.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할 것 없이 '작업'에 나설 금융기관을 전국적으로 물색했다.

 

"내가 (금융기관 직원에게) 줄게. 한 3000만 원 줘보고."

-2023. 7. 25. 김상욱 통화녹음

 

마땅한 금융기관을 찾으면 두 사람은 "돈 좋아하는 놈"에게 챙겨줄 '용돈'을 책정했다. "쇼핑백에 돈 3000만 원을 담아서" 매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김재민이 금융기관 직원과 만날 때 ‘용돈’을 챙겨 가지 못하면, 김상욱은 "용돈 좀 챙겨주지" 하며 타박하기도 했다.

 

김재민은 대출 명의자를 사칭해 금융기관을 속이기도 했다.

 

김상욱 : "○○(금융기관 이름)에도 니가 안○○(명의자 이름)이라고 전화하고."

김재민 : "○○○○(금융기관 이름)은 제가 직접 전화했습니다. 안○○(명의자 이름) 대표인 척하고. 신탁(대출) 잘 몰라서 전화했다고 전화했거든요."

-2023. 8. 2. 통화녹음

▲김재민이 대출 모집책이 되어 측근들의 명의를 활용한 고급빌라 ○○하우스 ⓒ셜록

김재민은 대출 명의자 행세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모집책이 되기도 했다.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고급빌라 '○○하우스'의 대출 명의자들을 찾으라는 김상욱의 지시.

 

김상욱 : "누구 두 사람만 더 하면 되겠다."

김재민 : "두 사람이요? 제가 찾아볼게요."

김상욱 : "조용히 (진행)해야 돼. 이거 소문나버리면 안 되니까."

 

-2023. 7. 12. 통화녹음

대출에 필요한 서류들을 갖추거나, 때로는 위조하는 일도 김재민의 몫이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심사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등 자료를 요구하자, 김재민은 없는 자료를 직접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상욱 : "우리가 뭐 한다고 하면 있잖아. 그래프로… 재민이 니가 만들면 안 되냐?"

 

-2023. 7. 28. 통화녹음

김재민이 가지고 있던 서울 이태원 고급빌라 ○○하우스 관련 자료 중에는, 당사자들 모르게 작성된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매매계약서도 있었다. 셜록이 계약서상 명의자들에게 직접 연락한 결과, 11명 중 4명에게서 "○○하우스 매매계약서를 직접 작성한 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관련기사 : 대출금이 사채왕 처제에게… 이태원 고급빌라 '텅텅')

▲김재민의 '양덕동 리스트'에 올라 있는 KC월드카프라자 상가들은 대부분 공실이었다. ⓒ셜록

김재민은 김상욱 일당이 경남 창원시 양덕동 KC월드카프라자(이하 KC월드카)'에서 무슨 짓을 벌였는지도 모두 알고 있었다. 김상욱 일당 최고의 ‘성공작’인 KC월드카. 그들은 이 한 곳에서만 약 800억 원의 불법대출을 일으켰다.

 

김재민은 KC월드카 '문제 물건' 80여 건을 따로 정리해뒀다. 이른바 양덕동 리스트다. <셜록>이 신탁원부 등 관련 서류와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결과, 김재민의 양덕동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상가들은 정말 압류나 공실 등으로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 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니(김재민 지칭) 작은아버지(김상욱 본인)랑 있으면 돈 벌어, 이 자식아."

-2023. 7. 25. 김상욱 통화녹음

 

"그러면 (김재민을) 팀장이 아니고 본부장을 시켜야 되겠다."

 

-2023. 6. 19. 김상욱 통화녹음

 

김상욱은 본인에게 충성한 인물들은 "끈이 떨어져도" 잘 챙겨준다며 재력과 권력을 과시했다. 3억 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을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사람, 신탁사의 인사에 관여할 만큼 '파워'를 가졌고,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김재민의 여자친구를 '꽂아주는' 것 역시 대수롭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 그게 김상욱의 자기소개였다.

"니(김재민 지칭) 자식아, 회장님(김상욱 본인)이 이렇게 해주면 니는 어떻게 해야 되겠냐?"

 

-2023. 6. 21. 김상욱 통화녹음

 

김상욱의 '식구' 챙기기는 곧, 의리를 다해 '작업'을 이어가라는 압박이었다. 신뢰를 저버린 자에게는 혹독한 응징이 뒤따랐다. '배신자'를 "매달고 혼내니 오줌 질질 싸고 똥까지 쌌다"는 이야기는, 그가 '목포오거리파' 출신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내(김상욱 본인)가 니(김재민 지칭)를 조카로 생각하니까 이렇게 하고 있는 거지. 다른 사람 같았으면 매달아버렸다, 재민아. 삼촌 진짜 무서운 사람이야."

-2023. 8. 17. 김상욱 통화녹음

▲[사진 6]사채왕은 몰랐다. 자신이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는 걸. ⓒ셜록

달콤한 제안과 살벌한 협박 속에서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던 두 사람. 하지만 김상욱은 몰랐다. 늙은 사기꾼 밑에서 자란 젊은 사기꾼이 딴마음을 품었다는 걸. 김재민은 2023년 봄부터 김상욱과 한 모든 통화를 녹음하고, 불법대출의 증거가 될 자료를 백업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김재민은 김상욱도 모르는 사이 독자적인 범죄를 감행했다. 무궁화신탁이 김재민의 횡령 사실을 알아차린 게 2023년 여름. 무궁화신탁은 곧장 감사에 착수했다.

 

"그거(감사) 내가 막는다니까, 씨X. 니(김재민 지칭)는 다른 걱정 하지 말고 이것(김상욱 불법대출 관련 일)만 해."

 

-2023. 7. 27. 김상욱 통화녹음

김상욱은 김재민의 범죄를 수습해주겠다며 자신의 지시에만 충실히 따를 것을 강요했다.

 

"내가 정리할게. 당장 (감사) 멈추라고 할게. (횡령한 게) 있다고 해도 선 그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우리 일이나 해."

 

-2023. 6. 29. 김상욱 통화녹음

 

김상욱은 자신의 불법대출과 관련된 일을 "우리 일"이라 표현했다. 김재민은 엄연히 신탁사 직원이지만, 김상욱은 그를 마치 자신의 직원이나 수하처럼 여겼다.

김상욱과 김재민의 통화녹음에 등장하는 부동산 물건지는 전국 곳곳(△서울 이태원 △평택 △파주 △안성 △화성 △양평 △용인 △대전 △계룡 △금산 △영암 △전주 △담양 △태안 △삼척 △포항 △부산 △창원 등)에 분포돼 있다. 지역마다 진행하는 사업(△중고차 매매상가 △골프장 △모텔 △예식장 △오피스텔 △카트장 △한식당 △펜션 등) 역시 다양했다.

▲김상욱 일당이 '작업'하던 태안에 위치한 펜션. 이러한 '작업 물건'은 전국에 분포돼 있다. ⓒ셜록

하지만 김상욱과 김재민은 "우리 일"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김재민은 지난해 8월 대기발령 처분을, 12월에는 면직 처분을 받았다. 김재민이 녹음한 통화 파일 900여 건과 불법대출 증거물들은 또 다른 제보자에 의해 <셜록>에게 전해져, 결국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무궁화신탁은 김재민의 횡령과 위조, 불법대출 연루 등에 대해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무궁화신탁과 김상욱 일당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

 

"진짜 마음먹고 범죄 저지르는 사람 하나 잡는 게, 조직원 100명을 동원해도 못 잡습니다. (…) 서류를 도장까지 다 위조해서 올리는데, 저희가 무슨 재주로 그걸 적발해냅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개인 일탈인 거죠."

 

-무궁화신탁 임원급 관계자 2024. 4. 12.

 

이들은 이어 "저희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김재민의 범죄를) 못 잡아낸 게 잘못은 맞지만 중대한 과실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 (김재민에게) 청구하고, 면직 처분을 내리는 것 외에는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궁화신탁은 현재 김재민에 대해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민 대리는 <셜록>의 취재 연락을 받지 않다가, 보도가 시작된 후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이후 기자가 그를 찾아갔을 때도 "김상욱을 잘 모른다"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말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김상욱은 지난달 16일 <셜록>과 한 전화 통화에서 "나도 피해자다, 불법대출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여러 번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문자메시지로 재차 취재 협조를 요청하자 김상욱은 "관련자들의 허위주장과 모함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그리고 만약 취재진이 자신을 찾아온다면 "건조물 침입 등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바 있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 김연정·김보경·박상규·조아영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최근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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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 보호무역주의에 거리를 둬야 하는 이유

 

반도체

전기자동차

태양광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한국 경제의 악영향

한국의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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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전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한국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강력한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한국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협력하고 있으나,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칩(Chip)4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이 동맹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맹은 한국 경제에 큰 리스크를 부과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 위해 중국에서의 생산능력 확장을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받아들였다. 가드레일 최종안의 핵심은 ‘미국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10년간 5%를 초과 증설하지 못한다’는 것.

달리 말해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시설을 확장해야 할 때조차 1년에 0.5% 이상으로 공장시설을 늘릴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 정부는 투자 상한선을 ‘10%’로 늘려달라고 지속적으로 미국 정부에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게 만들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기자동차

미국은 전기자동차와 관련하여 중국산 부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3사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로써 값싼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고, 생산 비용이 상승하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태양광

태양광 산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한화큐셀은 최근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해왔지만, 이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미국의 세이프가드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보호무역주의에 편승한 시장 점유는 미국에 과잉의존한다는 점에서 취약할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로 하여금 글로벌 시장에서의 유연성을 잃게 만들고, 공급망 다변화에 실패할 위험을 가중한다.

일례로 최근 한화큐셀이 중국 기업과 아르곤 가스 공급계약을 맺자, 존 바라소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달 초 성명을 내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고 있는 한화큐셀이 중국 기업과 계약하면 IRA 혜택이 중국으로 흘러간다”고 여론을 몰았다.

여기 더해 애슐리 샤피틀 미 재무부 대변인 역시 최근 성명을 통해 “IRA는 과도한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 전체 태양광 공급망을 온쇼어링(자국 내 기업 설립) 하는 것을 장려한다”며 압박하고 나선만큼, 미국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한화큐셀의 현지 입지는 불안하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한국 경제의 악영향

종합하자면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야기한다.

첫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깊이 연루될수록 한국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게 된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주요 시장으로,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가 강화되면,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잃고, 이는 곧 수출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지속되면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 경제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정책을 변경하여 자국 내 생산을 더욱 강화하거나 보호무역주의를 더욱 강화하면 한국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셋째, 미국의 경제블록에 깊이 연루됨으로써 한국은 독자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워진다. 한국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산업 다변화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어야 하지만, 반도체 동맹 등은 이러한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

 

한국의 대응 전략

이에 맞서 한국은 아래와 같은 방향에서 미국의 경제정책에 일정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로 합의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한국은 반도체 산업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유럽,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시장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수출망을 다변화하여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여 안정성을 도모해야함을 의미한다.

보호무역주의 블록으로 세계 시장 불안정성이 증대한 시기, 수출망 다변화와 내수진작에 집중하는 것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예기치 않은 외부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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