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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는 재앙의 시작…"낙동강은 영원히 사라졌다"

주기재 교수 "국토교통부 해체 없이 낙동강 복원 불가능"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27 오전 8:13:21

 

'녹조 라떼'라 불리는 낙동강 중류의 녹조 현상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주기재 부산대학교 교수(생명과학과)는 오는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전남대학교에서 열리는 한국환경생물학회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와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기재 교수가 이끄는 부산대학교 담수생태학연구실은 1993년 이후 낙동강 하류 물금(경상남도 양산) 등 본류 6곳과 왜관(경상북도 칠곡) 등 지류 9곳에서 1~2주일 간격으로 수질 검사를 20년째 진행하고 있다. 주 교수는 "담수생태학연구실에서 축적한 검사 결과는 4대강 사업 전후에 낙동강의 수질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녹조 현상, '이명박 대운하' 탓이다

담수생태학연구실의 자료를 보면, 2008년까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특히 갈수기에 수질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던 하류와는 달리 왜관 이북 중·상류의 수질은 양호했다. 주기재 교수는 "하구둑으로부터 200~260킬로미터 구간인 중·상류는 수심 1~2미터 정도로 모래톱이 발달된 맑은 하천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낙동강의 수질은 2009년부터 2011년 8개의 보가 설치되면서 급격하게 변했다. 주 교수는 "16년 동안 단 한 번도 남조류 등이 번식하지 않았던 구미, 칠곡에서 녹조 현상이 확인됐다"며 "보로 인한 강물의 체류 시간 증가로 2012년에 이어서 올해도 똑같은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최근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구미, 칠곡의 녹조 현상이 보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병원에서 시티(CT) 촬영을 통해서 병의 진원지를 찾듯이 이제 그 원인을 구간별로 찾아서 오염을 줄이고, 보 내의 물질이 어떻게 순환하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 교수는 "낙동강 수질의 최대 관심 지역이었던 하류 물금의 경우에는 예전보다 수질 상태가 상대적으로 개선되었다"며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하류의 평균 수질은 지난 15년간의 평균보다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하류의 수질이 나아진 것은) 남조류 번식의 원인이 되는 오염 물질(인)이 중류에 머물면서 생긴 현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환경부 밑으로 국토교통부 통합해야"

주기재 교수는 "낙동강 중·하류 250킬로미터 구간에 8개의 보가 설치되면서 낙동강은 인위적으로 유량이 유지되는 '강-호수 복합체'가 되었다"며 "과거의 낙동강과는 전혀 다른 강이 탄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이번 녹조 현상은 앞으로 낙동강에서 일어날 여러 문제의 시작을 알리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 교수는 "'수질', '수량' 관리가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 나뉘어 있는 현재의 하천 관리 체계로는 낙동강의 건강을 회복하는 일은 영원히 어렵다"고 경고했다.

주 교수는 "수질은 환경부, 수량은 국토교통부가 담당하는 현실에서 수자원 관리가 원활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국토교통부의 강력한 이기주의와 생태에 대한 무관심이 4대강 공사 당시 수질과 생태를 담당하는 환경부를 왜소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량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일부 기능이 환경부로 편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6년 "수질과 수량 부분으로 이원화돼 있는 물 관리 정책 기능의 통합"을 강력히 권고했으며, 이를 접한 노무현 대통령도 환경부와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의 통합 검토를 지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안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토해양부(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대규모 토건 공사를 밀어붙이면서 흐지부지됐다.

"낙동강 모래톱도 사라져…서식처 복원이라도!"

이밖에도 주기재 교수는 "보 건설 공사로 이제 낙동강에서는 모래톱과 같은 경관을 볼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수달이 대규모로 서식했던 경북 예천 일대의 낙동강 본류의 경우에는 최소한 서식처 복원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서식처 복원은 4대강 사업 당시 부실한 사전 조사로 수많은 생명체의 서식처를 영원히 사라지게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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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규탄 미주집회 주도한 '미주 희망연대' 장호준 의장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8/28 06:53
  • 수정일
    2013/08/28 06: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미주 동포들 분노 크다... 박근혜 결단해야"

[나는 분노한다 25] 대선개입 규탄 미주집회 주도한 '미주 희망연대' 장호준 의장

13.08.27 17:50l최종 업데이트 13.08.27 18:02l

 

 


해외 언론들이 한국의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시위 상황을 국내 언론보다 더 상세하게 보도한다. 미국 < CNBC>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밖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로이터통신>, <글로벌포스트>, <르몽드> 등 세계 주요언론들이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과 촛불시위를 보도했다.

이러한 해외 언론들의 보도는 인터넷 언론들을 통해 기사화 되었고, 이 기사를 본 누리꾼들이 재빠르게 SNS를 통해 전파하면서 일부에서는 "촛불 소식은 해외 언론을 통해 본다"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해외 언론의 관심을 이끈 중심에는 해외 동포들이 있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해외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두 달 넘게 계속 진행하고 있는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이고, 또 하나는 해외 언론에 국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집회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매주 릴레이식으로 워싱턴 DC, LA, 시카고, 시애틀, 필라델피아, 댈러스, 애틀랜타, 보스턴, 산호세 등 12개가 넘는 한인 거주 대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호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시위가 진행 중이다.

미주 동포들이 국정원 규탄 시위를 벌이는 이유

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 희망연대'(미주 희망연대) 의장 장호준 목사와 25일 이메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해외 동포들의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진상규명 요구'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호준 목사는 고 장준하 선생의 3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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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희망연대' 장호준 의장. 장호준 의장은 고 장준하 선생의 3남이다.
ⓒ 박승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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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동포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해외 동포들은 지난 대선 이후부터 일관되게 이 사건을 국기문란과 국민의 주권을 찬탈한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은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생각하는 해외 동포들이 당연히 분노 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특히 지난 총선부터 해외 동포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자신들이 선택한 결과가 왜곡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더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 해외 동포들은 검찰 수사발표 이전부터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선거 개입 과정에 대한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대선 전후로 나타났고, 이를 알게 된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동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러한 문제제기들은 수개표를 통한 재검표 요구로 이어졌고,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불순한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박근혜 정부 때문에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고 봅니다."

- '미주 희망연대'가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은 무엇인가요?
"지난 5월 25일 발족한 '미주 희망연대'는,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깨어있는 동포들이 만든 시민단체들의 모임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입각한 협의연대로 운영되며, 소속된 개인 또는 단체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모임입니다. 올바른 역사 교육을 통해 재미 동포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을 고취하고, 균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통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합니다. 현재 비영리단체 (NPO)등록과 정관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연대단체도 15개 지역 18개 단체로 늘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미주 희망연대 외에도 '정의와상식을추구하는시민 네트워크'라는 페이스북 그룹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문제가 외신에 소개될 수 있도록, 진보 언론에 보도된 한국 상황을 영어로 번역해 해외 언론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어떻게 집회를 기획하게 됐습니까?
"사실 누가 주도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의문이 불신을 낳고, 불신이 분노로 번지면서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섰다고 봅니다. 시국선언과 국정원 사태에 대한 성명서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대통령의 책임 있는 발언이나 행동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광장정치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 성명서를 비롯해 구체적으로 미주지역에서 어떤 행동이 이루어졌습니까?
"6월 16일에는 미주 희망연대에서 '국정원 개입 부정불법선거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고, 6월 20일에는 1018명의 미주동포들과 함께 '국정원 개입 부정불법 선거에 대한 미주 동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6월 22일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워싱턴DC, LA, 시카고, 필라델피아, 시애틀, 뉴욕, 댈러스, 애틀랜타, 보스턴, 산타 클라라 등의 지역과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워싱턴의 백악관 앞과 보스턴의 하버드대학 앞에서 '국정원 개입 부정불법 선거 규탄 시위'를 주도하고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에 국정원이란 도둑이 들어 민주주의를 훔쳐간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조국의 촛불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지난 7월 25일부터 8월10일까지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규탄 촛불시위 지지를 위한 후원금' 모금을 미주동포들과 미주희망연대 각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총 8671.31달러가 모금되어 8월 6일에 1차로 '서울시국회의'에 4000달러 (수수료 제외)를 전달했고, 나머지 4581.30달러 (수수료 제외)를 '부산 시국회의'에 전달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역은 미주희망연대 홈페이지 (http://www.sasaseusa.org/xe/notice/96382)에 가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해외 지식인들의 의견 표명이나 성명서를 조직하는 운동도 준비 중입니다.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큽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기 위해 해외 지식인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메일을 보낼 예정입니다."

"동포들의 분노가 결국 집회 참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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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총영사관 앞에서 지난 6월 29일 진행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시위 모습.
ⓒ 로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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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지난 7월 20일 진행된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범뉴욕동포' 집회 장면.
ⓒ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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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포들이 이렇게 집회에 적극적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의문을 넘어 분노로, 분노를 넘어 현 정부에 대한 불신임 요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의 원칙이 대통령 직속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에 의해 유린당하고 사건의 진실이 경찰에 의해 왜곡되는 참담한 상황이 동포들을 나서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워낙에 분노가 크고, 이번에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는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절박합니다."

- 국정원 규탄 시위를 바라보는 동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집회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내용이 시위를 통해 꽤 널리 알려졌다고 봅니다. 특히 정치나 시민운동에 한 번도 참여해 본적 없는 사람들도 "아~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도 움직이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참여의식이나 주인의식을 고양시키는 면에서도 이번 시위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피켓을 훼손하는 사람도 있었고, 애틀랜타에서는 재향군인회가 시위 방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헌법 작업에 관여한 김기춘씨를 비서실장에 기용하고, 국정원에는 셀프개혁을 주문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박정희는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한 그해 유신헌법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15 기념사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면서 남북간 화해 분위기를 만들고 일본에 대해서는 신뢰회복을 주문했습니다. 공안정국의 주범을 비서실장에 앉히면서 남북화해를 이야기 하고, 일본에 대한 신뢰를 외치면서 한일군사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표리부동한 아버지의 정치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지 않은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 지난 17일 LA에서 고 장준하 선생 38주기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장준하 선생의 삶과 죽음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아버지는 민족의 자유와 민권을 지키기 위해 이승만 정권과 싸웠고,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박정희 정권과 싸웠습니다. 박정희의 7·4 남북 공동성명은 어쨌거나 찢어진 민족을 외세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이였기 때문에 아버지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그러나 유신헌법과는 목숨을 건 싸움을 했습니다. 유신헌법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민족의 영구적 분단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장준하 선생은 1973년 유신헌법을 반대하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앞장섰다가 결국 살해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은 명백한 타살입니다. 박정희 정권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대를 이어 유신 세력과 싸우는 것은 비극입니다."

- 국회 국정조사 끝났습니다. 국정조사를 본 소감은?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100점 만점에 30점을 주고 싶습니다. 일단 새누리당 국조위원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코미디같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을 풀어주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하는 국정조사의 최소한의 의무조차도 저버렸습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그러한 예상된 행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데 역부족이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국민들에게 국정조사가 실상을 알리는 데 다소 도움은 주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요구 수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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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미국 워싱턴 인근 에난데일 버지니아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미주동포 촛불시위
ⓒ 신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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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나는 관계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들의 최소한의 요구는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 입니다. 일단 이 요구에 청와대는 대답해야 합니다. 그래야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그나마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검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피흘려 세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들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 요구됩니다. 그 결단의 시작은 이번 국정원과 경찰의 불법 선거 개입에 대해 실체를 밝히고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 이후는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합니다."

- 국내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는 촛불시민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는 없으신지요?
"해외 동포들은 촛불 시민의 분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맡겨서는 결코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기 힘듭니다.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면 그 주권을 구체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물론 어려움이 있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어쩌란 말이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국정원과 경찰의 선거개입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본과 나라의 기강을 뿌리째 뒤흔든 사건입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지치지 말고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끝까지 가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불순한 세력은 시민들이 지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해외 동포들도 지치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사실을 믿으며 후세들의 미래를 위해 질기게 그래서 끝내 이기는 촛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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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표현은 '증오와 선동의 정치'일뿐'

종북담론의 실체를 밝힌다' 토론회 개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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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7 19: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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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운동사랑방 등이 주최한 토론회 '종북담론의 실체를 밝힌다'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종북'이라는 용어는 이미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표현 자체가 상대에 대한 증오와 선동일 뿐이다."

'종북담론'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종북'이라는 표현에 담긴 '악마성'을 성토하고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소멸시키자"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이 제안하고 인권운동사랑방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이 주최한 토론회 '종북담론의 실체를 밝힌다'가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당초 토론회를 제안한 공권력감시대응팀은 사전 배포한 자료에서 종북 매카시즘의 역사성에 주목해야 할 필요를 제기하고 종북담론을 둘러싼 지배권력 통치의 특성과 사회운동의 대응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자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안전담론'을 둘러싼 배제와 혐오의 정치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에게 광범위한 공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혐오정서의 대중화는 한국사회 전반을 극단적으로 분리, 해체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지배권력은 북을 오로지 물리쳐야 할 적이자 금기의 대상으로 묶어놓고 정보를 차단한 채 국가정보원같은 정보기관만 정보를 독식하는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통치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종북담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 "종북이라는 용어는 이미 기의(記意)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상대편에 대한 증오와 선동일 뿐이다" 왼쪽부터 발제자인 한성훈 연세대 교수와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성훈 연세대 연구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는 정치세력 및 진영 사이에 찬반만 존재할 뿐 합리적 주장에 대한 지적 동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파국적 균형 상태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종북'이라는 표현에 담겨있는 증오의 정치가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성훈 교수는 "'종북'은 예전의 간첩, 빨갱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분단의 특수성을 반영한 속어"이며, "우리사회의 갈등과 편가르기 수준을 정치역영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다른 하위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구실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교수는 "국방부가 국방정신교육원을 부활해서 실시하고 있는 정훈교육은, 과거 80년대 일부 운동권 학생들을 상대로 불법적으로 자행했던 정치교육을 일반 병사에게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라며, "헌법 위반 가능성과 인권침해 등을 국회에서 검토하는 방안과 함께 민주적인 시민교육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문에서 '종북'개념이 지난 2001년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사이의 통합논쟁때 처음 나왔으며, 이후 2006년 민주노동당내에서 '일심회'사건에 연루된 당원 제명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호중 교수에 따르면 "처음에 사용된 '종북'은 '북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라는 의미"였지만 "지금은 종북개념의 외연이 극단적으로 확장되고 있고 있다."

이 교수는 "과거에도 국가보안법은 정치적인 반대세력을 배제하는 법 적용으로 작동됐으나 시민사회에서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전제하고 "현재 건재하게 작동하는 국가보안법과 함께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종북'이라는 표현은 시민사회 운동의 역사성과 상호연계성, 주체성을 말살하고 '뇌'가 없는 운동으로 폄훼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종북담론의 확장이 시도되는 배경에는 '북의 지령 한마디로 운동의 방향과 목표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최근 국회 국정조사와 법정에서, "현행법에 의하더라도 명백히 위법한 대선 댓글 공작따위를 '대북심리전'이라고 한결같이 주장하는 '확신'의 배경에도 이같은 인식이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가보안법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정치세력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정치적 절충도 이뤄지고 적용 대상을 분명히 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과거의 암묵적 합의같은 것도 와해되고 적용대상은 은밀히 확대되고 있으며, 급기야 '종북담론'이 시민들에게도 일부 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이 교수는 "더 폭넓게 해석하면, 신자유주의 시대에 만연한 안보, 범죄 불안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법을 활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즉, 과거에 행위를 중심으로 규제했다면 최근엔 행위자인 사람을 규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 선과 악을 대비시켜 한 일방을 낙인하고 배척하는 배제의 논리가 동원되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처럼 '종북담론'이 활용되고 있다. 또 인터넷 감시에 방통위가 나서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법권력을 대신해 일상적인 행정권력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변화가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종북담론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적 개혁과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정정훈 수유너머N 연구원과 이도흠 한양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어서 발제에 나선 정정훈 수유너머N 연구원은 "현재의 상태는 기득권연합의 힘이 대중의 민주적 힘을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불안한 가운데 우위에 있는 상황"이며 "이 상태를 안정적이고 영구적인 우위로 전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영구집권체제를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정정훈 연구원은 "종북공세, 애국주의 , 안전담론의 의미는 이런 맥락과 상황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대중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불안을 고취시키며, 그 공포와 불안의 요인이 기득권연합의 지배때문이 아니라 위험한 인물들과 세력(북한, 종북좌파, 범죄자 등)때문이라고 바꿔치기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마지막 발제자인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종북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진보의 집권은 요원하다"며 냉전의 잔재와 대중의 내면화된 레드컴플레스, 신자유주의 체제의 모순 등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하고 대안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대항 담론 투쟁의 강화, 진보의 재구성 등을 역설했다.

토론자로 나선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이광철 변호사는 "종북개념은 진보진영내에서 먼저 제기된 것이며, 이로 인해 종북세력은 '반민주세력', '패권세력', '진보진영으로부터도 외면받는 세력'으로 부정적인 낙인이 찍혔다"고 지적하고 "종북프레임의 극복은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통해서 내용적으로 완성될 수 있으며, 그 폐지는 국민들의 지지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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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부대 '월 삼백만원' 받아, '불법'이라 자백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에 의해 국정원 심리전단, 속칭 댓글부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8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그동안 수사한 심리전단의 활동을 상세히 밝혔는데, 그 자료를 토대로 국정원 심리전단의 규모와 활동내역을 정리해봤습니다.

● 국정원 심리전단 규모

국정원 심리전단은 민병주 단장을 주축으로 총 4개팀이 있습니다. 1팀은 총괄,기획을 2팀은 대형포털 (다음,네이버,네이트)을 3팀은 중소포털(오늘의 유머,일간베스트,보배드림,뽐뿌,SLR클럽,82쿡 등)을 담당했습니다. 5팀은 SNS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 등)를 담당했습니다.

1개팀에는 4~7명으로 구성된 1개 파트가 총 4개가 존재하며, 전체적으로 12개 파트가 대형포털은 물론이고 오늘의 유머,일간베스트 등의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매뉴얼에 따른 심리전단 활동절차

국정원 심리전단은 '사이버 이슈 선점 및 대응 절차'라는 매뉴얼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 매뉴얼의 기초는 원세훈 원장의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이었고, 그것을 기초로 사이트별로 어떤 이슈를 주제로 글을 올릴지가 결정됐습니다.


 

 

 


팀별로 그날의 이슈 대응 및 논리가 하달되면, 각 파트장들은 사이트별 게시글 샘플을 작성하여 블로그 등에 올려놓고, 이 글을 팀원들이 복사하여 올리거나 변형하여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팀원들은 그날 사이트에서 작업하다가 수집한 사이트 특이 동향 및 성향, 주요 이슈를 파트장에게 보고했으며, 파트장들은 이런 정보를 수집하여 다시 팀장에게 보고했습니다.

● 국정원 심리전단 댓글 규모

심리전단은 각 파트별로 4~7명의 팀원이 있는데, 그 팀원들은 보통 하루에 3~4개의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해서 올렸습니다. (찬반 클릭은 포함하지 않음) 파트별로 20여개의 게시글이 올라가고 팀당 하루 60~80개의 게시글이나 댓글이 게시됐습니다.

1개팀당 하루 60~80개 글을 올리면 한 달이면 1200~1600개가 되고, 1년이면 대략 17만 개 이상의 글이 올라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찬반 클릭 등을 통한 여론조작을 제외하고라도 댓글 몇 개 달았다는 축소 주장이 무색해지는 엄청난 댓글 공작의 규모입니다.

● 국정원의 월 삼백만 원짜리 댓글 알바

검찰은 이번에 '외부조력자 활용 사안'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외부조력자들에게 매월 200~45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했는데, 평균 매달 3백만원 정도입니다.

국정원 직원 김하영과 일했던 이모씨의 경우 자신의 시티은행 계좌로 직접 입금한 금액이 4,925만원었고, 정모씨의 계좌에서 이씨의 우리은행 계좌로 4,309만원이 계좌이체됐습니다.

시티은행 계좌의 돈은 이씨가 다른 외부조력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받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뒤 보낸 것으로 추측되며, 이씨의 우리은행 계좌로 이체된 돈은 이씨의 활동비가 아닌가 의심됩니다.

'국정원 직원의 자백, '댓글 작업은 불법이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작업을 계속해서 국정원 고유의 업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변호인은 공판에서 "(국정원의 댓글작업) 북한 및 종북세력에 대응한 사이버 활동은 국정원 고유 업무"라며 검찰이 주장한 국내 정치 개입 국정원법 위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원세훈 측 이동명 변호사의 공소사실 부인과 다르게 검찰 조사를 받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은 "국정원이 인터넷 댓글 등의 작업을 한 것은 잘못이다"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리전단 직원은 누가 봐도 명백히 국내 정치에 개입한 국정원법 위반이었기에 이에 대한 자백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세훈 원장의 주장대로 MB정권의 정책을 홍보하려 했다면 굳이 국정원 직원이 스마트폰으로(원래 국정원 직원은 스마트폰사용이 금지되어 있음) 노트북과 테더링으로 연결하여 아이피를 변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각 정부부처에 파견 나간 직원들이 정부 컴퓨터로 국정을 홍보하면 됩니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이 국정을 홍보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 것처럼 종북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려고 했다는 변명은 궤변에 불과합니다.

' 정보기관의 진짜 사이버 대응은 이렇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확대 개편한 심리전단은 한 마디로 국정원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는 존재할 필요가 없는 집단입니다. 그것은 심리전을 하는 이유는 국내가 아닌 국외, 즉 북한을 대상으로 해야 하지 국내 포털 사이트와 게시판, 뉴스 댓글로는 효용성이 없습니다.

이는 진짜 적이 북한이 아니라 한국 국민이라는 대한민국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보기관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논리에서 시작된,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입니다.


사이버보안을 운운하는 부분도 어이가 없습니다. 미국이 인권침해 소지가 우려되는 활동을 하면서도 그 배경에 있는 사이버보안 대비책을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사이버보안의 가장 1순위는 바로 주요국가시설의 보호입니다. 미국은 에너지,금융,교통,통신, 의료 등 주요 국가 기반시설 등이 디도스와 해킹 등의 테러에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매번 농협해킹조차 막지 못하는 한국에서 원전이 해킹당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국정원 사이버보안팀이 해야 할 일은 이처럼 대한민국의 주요 국가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취약점을 수집하는 임무입니다.

미국은 외국의 정보획득을 위해 외국정부 또는 외국정부 첩보요원을 대상으로 전자적 감청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국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미국은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수시로 재입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은 그조차 잡지 못하고 탈북자가 북한에 다시 돌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본연의 대북 관련 정보수집 업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잡으라는 디도스나 해커는 못 잡고 댓글이나 다는 국정원의 사례를 외국 정보기관 세미나에서 정보기관 업무라고 발표하면, 아마 무슨 독재국가의 친위대로 알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8월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작금에는 부정선거까지 언급하는데 저는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로 출국합니다. 과연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정원의 심리전단이 수만 개의 댓글 작업을 한 것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그것이 정당한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의 임무였다고"

국정원 댓글 부대는 블로거조차 싫어하는 인터넷 마케팅 업체가 했던 짓을 똑같이 했습니다. 여러분이 맛집이 좋다는 블로그 글과 댓글을 보고 갔는데, 알고 보니 그 글과 댓글이 돈을 받고 올린 글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한 손으로 햇빛은 가릴 순 있어도 하늘은 가릴 수 없습니다.
국민은 민주주의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폭염에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데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유체화법을 대통령이 청와대에 앉아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국정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전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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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6개월', 경제민주화 보다 성장?

재벌과의 긴장 모드 끝낸 대통령, 경제 정책 여야 충돌예고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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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6 11:14:01

박근혜 정부 6개월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과 취임 초기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내건 것에 비해 이후 정부 정책이 성장 지향적으로 변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나 이를 둘러싼 평가가 다양한 관점에서 제기되고 있다.

 

   
   
▲ 국가미래연구원이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보도한 경향신문의 26일자 기사.

 

<경향신문>은 26일자 1면과 2면 보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25일 내놓은 ‘기획재정부 업무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미래연구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내외의 경제상황을 안일하게 인식했고 공약 실현 재원 조달계획을 담은 ‘공약가계부’는 실현가능성이 낮으며 최근 정부가 내놓은 세법개정안도 사실상 숫자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이 소속된 바 있어서 정부와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이번 보고서가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경향신문>의 지적이다. 특히 현오석 부총리가 최근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바 있고 야심차게 내놓은 세제개편안마저 일부 원점재검토 지시를 받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오석 경제팀이 이 보고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보수언론의 보도는 <경향신문>의 이러한 지적과는 전혀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경제 정책 성과 6개월을 평가하며 현 정부 정책에 대해 우호적인 국민여론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복지정책에 대한 여론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조선일보의 26일자 기사.

 

<조선일보>는 같은 날 1면 보도를 통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복지보다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부가 복지 정책을 앞으로 어떻게 추진하는 게 좋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당분간 복지 확대보다는 경제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응답이 43.4%로 가장 높았고 '현재 세금 수준에서만 복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23.2%로 뒤를 이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진단은 현오석 경제팀이 경제민주화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현 정부 경제정책에 긍정적인 평가흘 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조선일보>는 19대 국회에서 기업 규제 법안이 하루에 1건 꼴로 쏟아졌다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조성돼왔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역시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과거 '경제민주화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 보도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 인사들이 오찬을 함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재계와 대통령 사이의 관계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본 동아일보의 26일자 보도.

 

박근혜-10대 그룹 총수 오찬…재계에 긴장모드 끝? 재계 정부 민원 창구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10대 그룹 총수들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주목해볼 수 있는 행보이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가 ‘긴장모드’를 끝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때만 해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강조되는 등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정부와 재계 간의 긴장 관계가 조성됐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친기업적 발언 등으로 볼 때 이번 오찬을 기점으로 대통령과 재계 간의 ‘훈풍’이 불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겨레신문>은 같은 날 사설을 통해 현 시점에서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회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야권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고 재계가 정부의 민원 해결만 챙기고 일자리 창출 및 투자 확대 등의 약속은 지키지 않게 될 공산이 크다는 사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 오찬회동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한겨레신문의 26일자 사설.

 

그동안 민주당은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과의 만남에 대해 지속적인 불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23일 “10대 그룹 총수들과 회동은 하고 제1야당 대표와의 회동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서 우려를 표한다”며 반발한 바 있다. 또 25일에는 “우리 경제의 위기는 재벌총수와의 간담회 수준의 단순처방이 아니라 구조적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으로, 박근혜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러한 시각을 종합해보면 박근혜 정부가 취임 후 6개월 간 성장지향적인 정책 전환을 이뤘다는 점에 대해서도 정부와 여당, 야권이 충돌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적으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취임 6개월 평가가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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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불복인가?” “그건 아니다” 바보들의 행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8/27 06:03
  • 수정일
    2013/08/27 06: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의혹 해소되지 못한 상태의 불복 논쟁 의미없어
 
정주식 | 2013-08-26 14:40:0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새누리당 : 대선불복인가?

1) 그렇다. 하야하라.

2) 진상규명이 먼저다.

3) 그건 아니다.

1)번은 호기로운 열정가의 답, 2)번은 합리적 지성인의 답, 3번)은 겁많은 멍청이의 답이다. 민주당의 불행은 여기서 시작됐다.

<수차례 “대선불복은 아니다”라고 밝힌 민주당 김한길 대표>

한편의 코메디같았던 국정조사는 끝이 났지만, 여야의 대치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어제 국정조사 특위 야당 소속 위원들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 서한은 청와대의 제지로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못했지만 새누리당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새누리당은 이 서한의 내용에 즉각 발끈하며 역공에 나섰다. 공개서한 중 문제가 된 부분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은 바로 공정한 선거에 있다. 3.15 부정선거가 시사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이 서한에 대해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비유하는 것은 국민들의 수준을 60년대 수준으로 보는 것이고,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자 국민들을 모독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간담회을 열고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 선택을 왜곡하고 현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사과 등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의도된 ‘발끈’

국정원게이트의 꼬리가 밟힌 뒤 지난 8개월간 국내외 수많은 언론들이 국정원게이트를 워터게이트에 비유한 바 있다. 그것들에 대해 잠자코 있던 새누리당이 3.15부정선거 언급에 갑자기 발끈한 까닭은 무엇일까?

새누리당이 야권의 장외투쟁에 대한 필승카드로 여기고 있는 것이 이른바 ‘대선불복 프레임’이다. 새누리당은 장외투쟁 초기부터 이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이번처럼 작심하고 꺼내들기는 처음이다. 때를 기다린 것이다. 새누리당이 기다렸던 '타이밍'은 문재인 의원의 장외투쟁 참가였다. 하지만 이것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여론은 계속 악화되기만 했다. 때마침 민주당이 강경한 발언으로 빌미를 제공하자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이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문제삼은 3.15부정선거 발언은 그저 촉발원인이자 구실일 뿐이다.

국민들이 정치권의 이런 정략적인 몸놀림까지 알 필요는 없다. 국민들이 진짜 알아야 할 것은 이것이 ‘누구에게 유∙불리한가’가 아닌, ‘무엇이 옳고 그른가’이다.

새누리당의 “대선불복인가?”라는 질문은 그 자체로 난센스다. 저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과정이 공정했는가?”

이것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승복 or 불복을 논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 이는 온건-과격의 문제가 아닌, 기본적인 사리분별에 관한 이야기다. 합리적 선후관계를 따지는 것에 ‘온건파’, ‘과격파’ 따위의 정치적 성향을 갖다 붙이는 건 어리석은 태도다.

<결과승복의 조건은 ‘공정선거’다>

의혹 해소되지 못한 상태의 불복 논쟁 의미없어

검·경의 수사결과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이 밝혀진 이상 대선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결과를 뒤집기에 충분한가’라는 물음에는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 사건의 전모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정선거를 바로잡는 것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이 있다.

1) 과정이 불공정했음으로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시각

2) 선거부정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바로 잡아야 한다는 시각

나는 1)번 시각에도 동의하지만 반대입장 역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고지순한 원칙만을 따져 결과를 뒤엎을 만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1)번 만으로 결과를 뒤집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불공정’(최고권력자-후보캠프의 개입사실)이 드러나야 한다. 2)번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관계가 입증된다면 여기에는 반박할 명분이 없다.

분명한 것은 둘 중 어떤 것이라도 관철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작성한 댓글 수가 몇 개인지, 공작에 몇 명이 참여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들이 있다. 국정원사건 진상규명의 핵심은 전임 대통령의 지시 여부, 박근혜 후보 측의 사전 교감 여부 같은 것들이다. 국정원장이 단독으로 이런 엄청난 일을 벌였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아니다. 대표적인 ‘MB맨’인 원세훈 원장이 매주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장기나 두다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합리적의심을 해소하지 않고 승복-불복을 논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것들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했다. 장장 6개월간 이루어진 검경의 수사과정에서는 온갖 외압과 은폐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했던 국정조사는 한편의 코메디로 마무리됐다.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원세훈 원장의 구속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던 말도 안 되는 수사가 끝났을 뿐이다. 결국 검경의 수사와 국정조사는 사건의 핵심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국정원과 전정권, 현 정권의 책임범위가 서로 어디까지인지도 파악되지 못한 상태에서 승복-불복을 논하는 건 가당치도 않다. 지금 해야 할 일은 공허한 불복타령이 아닌,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다. 그 수단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거리투쟁이든 목표는 다르지 않아야 한다.

<이런 한심한 논쟁에 참여말아야. 출처: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대선불복’이란 표현은 이미 지난 선거가 공정했음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대선불복인가?”라는 질문을 정확히 풀이하면 이렇게 된다.

“(과정이 공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결과에 불복할텐가?”

민주당은 수차례 이렇게 답했다.

“그건 아니다”

“대선불복인가”라는 질문은 ‘승복’ or ‘불복’의 양자택일을 유도하는 객관식 질문이다. 민주당은 최악의 오답을 선택하며 스스로 저들의 프레임에 갇혀버렸다. 우문우답(愚問愚答)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으니 반복되는 공세에 휘청거리는 것이 당연하다.

민주당은 이 간단한 답을 말하지 못해 곤경에 빠졌다. 상대가 잘못된 전제로 질문을 해 올 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정답이다.

“질문이 틀렸다”

☞관련글 - 장외투쟁, ‘국정원 개혁’이라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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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원세훈, 신종 매카시즘 행태…무차별 종북 딱지"

'원세훈 재판' 첫 공판…검찰, "대북 심리전" 원세훈 주장 일축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26 오후 12:25:45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관여 및 정치 개입 혐의 등과 관련해 '신종 매카시즘'이라고 규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오전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근거 없이 무차별적으로 종북(從北) 딱지를 붙이는 신종 매카시즘의 행태를 보였다"고 했다.

검찰은 이어 원 전 원장이 야권을 종북으로 지목했던 발언 등을 인용한 뒤 "피고인은 그릇된 종북관을 갖고 적이 아닌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 심리전을 벌였다"며 "이는 국정원의 존재 이유에 반할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원 전 원장은)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이 바로 국가 안보라는 인식에 따라 사이버 여론을 조작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소중한 안보 자원을 사유화했다"고 강조했다.

원세훈 전 원장이 청문회를 통해 "북한이 우리나라 인터넷 등을 해방구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데 대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대북 심리전'의 일환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던 것을 검찰이 일축한 것이다. 검찰이 사용한 '매카시즘'이라는 표현에는 원 전 원장이 국내 정치권의 특정 정파를 위해 이른바 '반공' 이슈를 이용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 16일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프레시안(최형락)


검찰의 수사와 국회의 국정원 국정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데 따르면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내부에 심리전단 산하 4개 팀을 약 70여 명으로 구성해 '오늘의 유머'처럼 '야권 지지자'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를 비롯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이른바 '댓글 공작'을 수행했다. 지휘 체계는 국정원장-국정원3차장-심리전단장-각 팀으로 이뤄져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부서장 회의에서 "인터넷이 종북 좌파 세력에 점령당하다시피 했다. 전 직원이 청소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70여 명의 직원들은 민간 인사들을 사실상 '고용'하는 행태까지 동원하며 댓글 작업을 수행했으며, 3개월에 한 번씩 활동한 댓글 내역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70명 이상이 수개월 동안 수천 개의 댓글을 달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원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하달'한 내용을 보면 상당히 노골적이다. 민주당 등이 국정조사 청문회 등에서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11년 5월 20일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지사에 당선되었고"라고 말했고, 2011년 11월 28일에는 "비한나라당 후보가 시장이 됐는데 그쪽에서 내놓은 게 문제예요"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종북 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서 다시 정권을 잡으려 하는데 금년에 확실히 대응을 안 하면 국정원이 없어진다(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2월 17일)", "싸우기는 5개, 6개 당으로 해 가지고 하면서 일반 국민이 보면 다수가 반대를 하고 어떤 정책에 대해서 한나라당만 찬성하는 것처럼 이렇게 돼 있잖아(6.2지방선거를 앞둔 2010년 4월 16일)", "8월 24일 주민투표와 관련해서 현재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일이 허용되는 것은 매우 잘못이다('무상 급식 주민투표'를 앞둔 2011년 8월 22일)", "우리의 경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연말 대선도 예정되어 있어서 적과 종북 세력들이 남남 갈등 조장은 물론 주요 국정 성과 폄하를 위해 준동하고 있는 상황임(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1월 6일)" 등 원 전 원장의 노골적인 발언이 국정조사 과정에서 공개돼 충격을 줬다.

원 전 원장은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나와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나, 원 전 원장의 '말 뒤집기' 등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어 이번 '원세훈 재판'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원 전 원장은 댓글 활동을 정치 및 선거 개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자신이 지시했는지, 또 지시와 활동 간에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위법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등이 불확실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내달 2일 열리며, 재판부는 오는 10월 6일까지 매주 한 차례씩 집중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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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개발구, 중앙특구지도기관이 최저임금 결정

<단독입수> 북 경제개발구법, ‘국제중재에 의한 분쟁해결’ 명문화 <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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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6 1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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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이 재가동 수순을 밟고 있고 남북이 이산상봉에 합의함으로써 남북 관계가 점차적으로 풀려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북한의 경제개발구법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제개발구법」(이하 경제개발구법)은 지난 5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3192호로 채택됐으며, 6월 5일 <조선중앙통신>이 주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경제개발구법은 “경제개발구는 국가가 특별히 정한 법규에 따라 경제활동에 특혜가 보장되는 특수경제지대”로 “지방급경제개발구와 중앙급경제개발구로 구분하여 관리하도록 한다”는 내용 등이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전문(全文)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통일뉴스>가 입수한 경제개발구법에 따르면 “경제개발구의 창설과 관련한 실무사업은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이 통일적으로 맡아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국가는 경제개발구의 창설과 관련하여 대내외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을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에 집중시켜 처리하도록 한다”고 규정했다.(제4조)

경제개발구는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이 총괄

 

   
▲ <황해남도 강령군 경제특구 계획 요강> 에 나오는 강령군 경제개발구의 ‘장밋빛 청사진’. 해주특구와 맞물려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된 강령개발구는 '주민지역과 일정하게 떨어진 지역'이자 '대외경제협력과 교류에 유리한 지역'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아직 북한이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의 공식 출범을 보도하지 않아 명칭이나 책임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국가경제개발총국’ 같은 기구 창설을 발표하고 원로그룹이 아닌 합영투자위원회 등에서 경험을 쌓은 새로운 세대의 간부를 책임자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은 △경제개발구와 관련한 국가의 발전전략안 작성, △경제개발구와 관련한 다른 나라 정부들과의 협조 및 투자유치 △경제개발구와 관련한 위원회, 성, 중앙기관들과의 사업연계 △관리기관의 사업방조 △경제개발구기업창설심의기중의 검토승인 △경제개발구의 세무관리 △이밖에 국가가 위임한 사업을 담당한다.(제33조)

또한 개발구법은 “경제개발구의 창설승인은 비상설국가심의위원회가 한다”고 규정했으며,(제17조) “경제개발구를 내오는 국가의 결정을 공포하는 사업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한다”고 밝혔다.(제18조)

경제개발구 지역선정원칙으로는 △대외경제협력과 교류에 유리한 지역, △나라의 경제 및 과학기술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지역, △주민지역과 일정하게 떨어진 지역, △국가가 정한 보호구역을 침해하지 않는 지역을 제시해 주목된다.(제11조)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기존 주거지역이나 시가지 주변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함으로써 개성공단과 마찬가지로 경제특구와 주민들을 분리함으로써 경제특구가 주민들에게 미치는 정치, 사회적 영향을 최소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경제개발구법에서 중앙특수경제기대기지도기관과 함께 새로이 확인된 것은 경제개발구를 개발하는 ‘개발기업’에 관한 사항들이다.

경제개발구의 개발에 대해 이 법은 “다른 나라 투자가는 승인을 받아 경제개발구를 단독 또는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0조). 물론 북한의 기관, 기업소도 승인을 받아 경제개발구를 개발할 수 있다.

‘개발기업’과 ‘경제개발구관리기관’

이같은 경제개발구 개발의 주체는 ‘개발기업’이며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이 승인하고 개발사업권 승인증서를 발급한다. 특히 개발기업은 해당 국토관리기관과 토지임대차계약을 맺어야 하며, “경제개발구의 토지임대기간은 최고 50년까지”이며 “필요에 따라 계약을 다시 맺고 임대받았던 토지를 계속 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5조)

또한 “기업은 토지리용권과 건물소유권을 매매, 재임대, 증여, 상속하거나 저당할 수 있”고, “개발한 토지의 리용권과 건물의 매매, 재임대가격은 개발기업이 정한다”고 명시해 개발기업의 재산권을 포괄적으로 인정했다.(제29조)

경제개발구의 관리는 ‘경제개발구관리기관’이 하며, “관리기관은 해당 경제개발구의 실정에 맞게 관리위원회, 관리사무소 같은 명칭으로 조직할 수 있다”.(제31조) 책임자는 관리위원회 위원장 또는 관리사무소 소장이며, △투자환경의 조성과 투자유치 △기업의 창설승인과 등록, 영업허가 △대상건설허가와 준공검사 등 실질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제36조)

노동자 채용에 관해서는 “우리 나라 로력을 우선적으로 채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제41조) “경제개발구종업원의 월로임최저기준은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이 정한다”고 못박았다.(제42조)

최저임금을 중앙특구경제지대지도기관이 정할 경우 기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과 대비가 가능해져 향후 개성공단 ‘국제화’ 추진과정에서 임금문제를 다투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 이미 설계되어 있는 신의주-대계도 경제개발지구 위치도. 신의주는 대규모 항구로 대계도 국제항을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의주-대계도 특구는 기존 특구와 달리 경제개발구법에 의거한 경제개발지구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이 법 부칙에는 이 법이 채택한 날(5.29)부터 시행한다는 점과(부칙 제1조)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는 이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부칙 제1조)

정통한 한 대북소식통은 “북측이 추진하고 있는 신의주-대계도 특구의 경우는 개성이나 라선특구와는 달리 중앙급 경제개발구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해, 향후 대부분의 특구들이 경제개발구법에 의거한 경제개발구 방식으로 개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화 유통, 생산품 북한내 거래 가능

이 법에는 북한의 기존 특구정책과는 다른 진전된 내용들도 포함돼 있다.

먼저 “경제개발구에서 류통화폐와 결제화폐는 조선원 또는 정해진 화폐로 한다”고 규정해 (제46조) 북한의 원 외에도 달러나 유로화가 공식 유통화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개발구에서는 기업들사이에 거래되는 상품가격, 봉사가격, 경제개발구안의 기업과 개발구밖의 우리 나라 기관, 기업소, 단체사이에 거래되는 상품가격은 국제시장가격에 따라 당사자들이 협의하여 정한다”고 명시해(제43조) 경제개발구에서 생산된 상품이 북한 내부에서 거래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외화를 결제 화폐뿐만 아니라 통용화폐로 쓸 수 있도록 한 대목과 개성공단 생산품은 국내 거래가 안 되는데 가격협상을 해서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대목이 눈에 띈다”며 “이같은 조치가 미칠 파장에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법에는 기업소득세율은 결산이윤의 14%로, 장려부문은 10%로 정하고 있으며, “경제개발구에서 10년이상 운영하는 기업에 대하여서는 기업소득세를 덜어주거나 면제하여준다”고 규정했다.

이정철 교수는 “기존에는 이윤을 내기 시작하면 2년 동안 세금을 안받고 3년 동안 50% 감면 혜택을 주는 ‘2면 3감’ 정책을 폈지만 5년간 해택만 받아먹고 나가는 기업들이 있어, 아예 계약기간을 10년 이상으로 권장하고 10년 이상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법 제58조 ‘통신보장’에는 “경제개발구에서는 우편, 전화, 팍스 같은 통신수단리용에서 편의를 제공한다”고 명기했지만 인터넷 사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국제중재’ 명문화는 ‘글로벌 스탠다드’ 의지

장명봉 북한법연구회 회장은 ‘제8장 신소 및 분쟁해결’ 분야를 주목했다. 기존 북한 법률에서 볼 수 없는 ‘조정에 의한 분쟁해결’과 ‘국제중재에 의한 분쟁해결’, ‘재판에 의한 분쟁해결’이 제60조, 제61조, 제62조로 나뉘어 상세히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법에는 “경제개발구에서 당사자들은 조정의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제60조) 특히 “분쟁당사자들은 중재합의에 따라 우리 나라 또는 다른 나라 국제중재기관에 중재를 제기하여 분쟁을 해결할수 있다”며 “중재절차는 해당 국제중재위원회의 중재규칙에 따른다”고 돼 있다.(제61조)

장명봉 교수는 “이전에는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분쟁 해결을 시도하고 그래도 안 되면 북한이 정한 중재와 재판절차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했지만, 2011년 11~12월 외국인투자관계법을 재정비하면서 처음으로 분쟁해결제도로서 ‘조정제도’를 도입했고 이 법에도 그대로 나타난다”며 “조정제도를 새로이 분쟁해결 제도로 정착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또한 “국제중재에 의한 분쟁해결은 이른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서 분쟁해결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며 “분쟁해결 방법도 상세하게 보다 진전된 방법을 명문화하고 있음을 볼 때 북한이 대외경제협력을 통한 경제발전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심을 끄는 신변안전 보장과 관련해 개발구법은 “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구속, 체포하지 않으며 거주장소를 수색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경제개발구에서 개인의 신변안전은 북한 법에 따라 보호하되 “우리 나라와 해당 나라사이에 체결된 조약이 있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조)

정창현 겸임교수는 “북한의 경제개발구는 중국 훈춘, 도문, 연변 등 동북지방에 설치되고 있는 ‘경제개방구’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개방모델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실제로 각 지역에 경제개발구가 창설되기 시작하면 각 도.시.군별, 각 기업별 경쟁이 활발해지고, 각 지방 및 기업의 예상운용 및 운영상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정철 교수는 “지방인민위원회와 당위원회가 중소규모의 다양한 특구를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것이니까 훨씬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가.

장명복 교수는 “외국인투자 관계법들을 대폭 정비한데 이어 경제개발구법을 새로이 제정함으로써 대외경제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발전 의지를 뚜렷이 하고 있고, 그것을 통해 인민생활을 향상코자하는 정책의지를 읽어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제개발구법 <전문>
(주체102(2013)년 5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3192호로 채택됨)


제1장 경제개발구법의 기본

제1조(경제개발구법의 사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제개발구법은 경제개발구의 창설과 개발, 관리에서 제도와 질서를 바로 세우고 대외경제협력과 교류를 발전시켜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생활을 높이는데 이바지한다.

제2조(경제개발구의 정의와 류형)
경제개발구는 국가가 특별히 정한 법규에 따라 경제활동에 특혜가 보장되는 특수경제지대이다.
경제개발구에는 공업개발구, 농업개발구, 관광개발구, 수출가공구, 첨단기술개발구 같은 경제 및 과학기술분야의 개발구들이 속한다.

제3조(관리소속에 따르는 경제개발구의 구분)
국가는 경제개발구를 관리소속에 따라 지방급경제개발구와 중앙급경제개발구로 구분하여 관리하도록 한다.
경제개발구의 명칭과 소속을 정하는 사업은 비상설국가심의위원회가 한다.

제4조(경제개발구의 창설사업주관기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경제개발구의 창설과 관련한 실무사업은 중앙특수경제 지대지도기관이 통일적으로 맡아한다.
국가는 경제개발구의 창설과 관련하여 대내외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을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에 집중시켜 처리하도록 한다.

제5조(투자가에 대한 특혜)
다른 나라의 법인, 개인과 경제조직, 해외동포는 경제개발구에 투자할수 있으며 기업, 지사, 사무소 같은것을 설립하고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수 있다.
국가는 투자가에게 토지리용, 로력채용, 세금납부 같은 분야에서 특혜적인 경제활동조건을 보장하도록 한다.

제6조(투자장려 및 금지, 제한부문)
국가는 경제개발구에서 하부구조건설부문과 첨단과학기술부문,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부문의 투자를 특별히 장려한다.
나라의 안전과 주민들의 건강, 건전한 사회도덕생활, 환경보호에 저해를 주거나 경제기술적으로 뒤떨어진 대상의 투자와 경제활동은 금지 또는 제한한다.

제7조(투자가의 권리와 리익보호)
경제개발구에서 투자가에게 부여된 권리, 투자재산과 합법적인 소득은 법적보호를 받는다.
국가는 투자가의 재산을 국유화하거나 거두어들이지 않으며 사회공공의 리익과 관련하여 부득이하게 투자가의 재산을 거두어 들이거나 일시 리용하려 할 경우에는 사전에 통지하며 그 가치를 제때에 충분히 보상하도록한다.

제8조(신변안전의 보장)
경제개발구에서 개인의 신변안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에 따라 보호된다.
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구속, 체포하지 않으며 거주장소를 수색하지 않는다.
신변안전과 관련하여 우리 나라와 해당 나라사이에 체결된 조약이 있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제9조(적용법규)
경제개발구의 개발과 관리, 기업운영같은 경제활동에는 이 법과 이 법에 따르는 시행규정, 세칙을 적용한다.


제2장 경제개발구의 창설

제10조(경제개발구의 창설근거)
경제개발구의 창설은 국가의 경제발전전략에 따라 한다.

제11조(경제개발구의 지역선정원칙)
경제개발구의 지역선정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대외경제협력과 교류에 유리한 지역
2. 나라의 경제 및 과학기술발전에 이바지할수 있는 지역
3. 주민지역과 일정하게 떨어진 지역
4. 국가가 정한 보호구역을 침해하지 않는 지역

제12조(경제개발구와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의 처리)
기관, 기업소, 단체는 다른 나라 투자가로부터 경제개발구의 창설, 개발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받았을 경우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에 제기된 내용을 문건으로 넘겨주어야 한다.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은 제기받은 문건을 구체적으로 검토, 확인하고 처리하여야 한다.

제13조(해당 나라 정부의 승인과 그 정형통지)
다른 나라 투자가는 경제개발구에 투자하려 할 경우 자기 나라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으며 그 정형을 우리 나라 해당 기관에 문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자기 나라의 법에 따라 정부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경우에는 승인통지를 하지 않는다.

제14조(지방급경제개발구의 창설신청문건제출)
지방급경제개발구의 창설신청문건은 해당 도(직할시)인민위원회가 중앙특수경제 지대지도기관에 낸다. 이 경우 도(직할시)안의 해당 기관들과 합의한 문건을 함께 낸다.

제15조(중앙급경제개발구의 창설신청문건제출)
중앙급경제개발구의 창설신청문건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당 기관이 작성하여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에 낸다. 이 경우 해당 기관들과 합의한 문건을 함께 낸다.

제16조(련관기관들과의 합의)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은 경제개발구의 창설심의문건을 비상설국가심의 위원회에 제기하기전에 련관중앙기관들과 충분히 합의하여야 한다.

제17조(경제개발구의 창설승인)
경제개발구의 창설승인은 비상설국가심의위원회가 한다.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은 창설심의문건을 비상설국가심의위원회에 제기할 경우 련관중앙기관들과 합의한 문건을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제18조(경제개발구의 창설공포 )
경제개발구를 내오는 국가의 결정을 공포하는 사업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한다.


제3장 경제개발구의 개발

제19조(경제개발구의 개발원칙)
경제개발구의 개발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계획에 따라 단계별로 개발하는 원칙
2. 투자유치를 다각화하는 원칙
3. 경제개발구와 그 주변의 자연생태환경을 보호하는 원칙
4. 토지와 자원을 합리적으로 리용하는 원칙
5. 생산과 봉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원칙
6. 경제활동의 편의와 사회공공의 리익을 다같이 보장하는 원칙
7. 해당 경제개발구의 지속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보장하는 원칙

제20조(개발당사자)
다른 나라 투자가는 승인을 받아 경제개발구를 단독 또는 공동으로 개발할수 있다.
우리 나라의 기관, 기업소도 승인을 받아 경제개발구를 개발할수 있다.

제21조(개발기업에 대한 승인)
개발기업에 대한 승인은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이 한다.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은 개발기업을 등록하고 개발사업권 승인증서를 발급하여야 한다.

제22조(개발계획의 작성과 승인)
경제개발구의 개발총계획과 세부계획은 지역국토건설총계획에 기초하여 해당 기관 또는 개발기업이 작성한다.
개발총계획의 승인은 내각이 하며 세부계획의 승인은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 기관이 한다.
개발계획의 변경승인은 해당 계획을 승인한 기관이 한다.

제23조(개발방식)
경제개발구의 개발방식은 해당 경제개발구의 특성과 개발조건에 맞으며 나라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할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정할수 있다.

제24조(토지임대차계약)
개발기업은 토지를 임대하려는 경우 해당 국토관리기관과 토지임대차계약을 맺어야 한다.
토지임대차계약에서는 임대기간, 면적과 구획, 용도, 임대료의 지불기간과 지불방법, 그밖의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해당 국토관리기관은 토지임대차계약에 따라 토지임대료를 지불한 기업에 토지리용증을 발급하여야 한다.

제25조(토지임대기간 및 임대기간연장)
경제개발구의 토지임대기간은 최고 50년까지로 하며 토지임대기간은 해당 기업에 토지리용증을 발급한 날부터 계산한다.
토지임대기간이 끝난 기업은 필요에 따라 계약을 다시 맺고 임대받았던 토지를 계속 리용할수 있다.

제26조(토지리용권의 출자)
기관, 기업소, 단체는 다른 나라 투자가와 함께 개발기업을 설립하는 경우 정해진데 따라 토지리용권을 출자할수 있다.

제27조(건물, 부착물의 철거와 이설비용부담)
경제개발구에서 개발구역안에 있는 건물과 부착물의 철거, 이설과 주민이주에 드는 비용은 개발기업이 부담한다.

제28조(하부구조 및 공공시설건설)
경제개발구의 하부구조와 공공시설건설은 개발기업이 한다.
개발기업은 정해진데 따라 하부구조, 공공시설건설을 다른 기업을 인입하여 할수 있다.

제29조(토지리용권과 건물의 매매, 재임대가격)
기업은 토지리용권과 건물소유권을 매매, 재임대, 증여, 상속하거나 저당할수 있다.
개발한 토지의 리용권과 건물의 매매, 재임대가격은 개발기업이 정한다.

제30조(토지리용권, 건물소유권의 등록)
기업은 토지리용권 또는 건물소유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관리기관에 등록하고 해당 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토지리용권, 건물소유권이 변경되였을 경우에는 변경등록을 하고 해당 증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제4장 경제개발구의 관리

제31조(경제개발구관리기관)
경제개발구의 관리는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과 해당 도(직할시)인민위원회의 지도방조밑에 경제개발구관리기관이 한다.
관리기관은 해당 경제개발구의 실정에 맞게 관리위원회, 관리사무소 같은 명칭으로 조직할수 있다.

제32조(경제개발구의 관리원칙)
경제개발구의 관리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법규의 엄격한 준수와 집행
2. 기업의 독자성보장
3. 경제활동에 대한 특혜제공
4. 국제관례의 참고

제33조(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의 사업내용)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은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한다.
1. 경제개발구와 관련한 국가의 발전전략안작성
2. 경제개발구와 관련한 다른 나라 정부들과의 협조 및 투자유치
3. 경제개발구와 관련한 위원회, 성, 중앙기관들과의 사업련계
4. 관리기관의 사업방조
5. 경제개발구기업창설심의기준의 검토승인
6. 경제개발구의 세무관리
7. 이밖에 국가가 위임한 사업

제34조(도(직할시)인민위원회의 사업내용)
도(직할시)인민위원회는 자기 소속의 경제개발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한다.
1. 관리기관의 조직
2. 경제개발구법규의 시행세칙같은 경제개발구사업과 관련한 국가관리 문건의 작성 및 시달
3. 관리기관의 사업방조
4. 경제개발구의 관리와 기업에 필요한 로력보장
5. 이밖에 국가가 위임한 사업

제35조(관리기관의 구성과 책임자)
관리기관은 해당 경제개발구의 실정과 실리에 맞게 필요한 성원들로 구성하며 책임자는 관리위원회 위원장 또는 관리사무소 소장이다.
책임자는 관리기관을 대표하며 관리기관사업을 주관한다.

제36조(관리기관의 사업내용)
관리기관은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한다.
1. 경제개발구의 개발, 관리에 필요한 준칙작성
2. 투자환경의 조성과 투자유치
3. 기업의 창설승인과 등록, 영업허가
4. 대상건설허가와 준공검사
5. 대상건설설계문건의 보관
6. 토지리용권, 건물소유권의 등록
7. 기업의 경영활동협조
8. 하부구조와 공공시설의 건설, 경영에 대한 감독 및 협조
9. 환경보호와 소방대책
10. 관리기관의 규약작성
11. 이밖에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과 도(직할시)인민위원회가 위임하는 사업

제37조(관리기관의 예산편성과 집행)
관리기관은 자체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정해진데 따라 예산편성 및 집행정형과 관련한 문건을 해당 인민위원회 또는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에 낸다.


제5장 경제개발구에서의 경제활동

제38조(기업의 창설신청)
경제개발구에 기업을 창설하려는 투자가는 관리기관에 기업창설신청문건을 내야 한다.
관리기관은 기업창설신청문건을 받은 날부터 10일안으로 기업창설을 승인하거나 부결하며 그 결과를 신청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제39조(수속절차의 간소화)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과 해당 도(직할시)인민위원회, 관리기관은 기업창설과 관련한 신청, 심의, 승인, 등록같은 수속절차를 간소화하여야 한다.

제40조(기업등록과 법인자격)
기업창설승인을 받은 기업은 정해진 기일안에 창설등록, 주소등록, 세관등록, 세무등록을 하여야 한다.
기업은 관리기관에 창설등록을 한 날부터 우리 나라 법인으로 된다. 그러나 다른 나라 기업의 지사, 사무소는 우리 나라 법인으로 되지 않는다.

제41조(로력의 채용)
경제개발구의 기업은 우리 나라 로력을 우선적으로 채용하여야 한다. 이 경우 해당 로동행정기관에 로력채용신청문건을 내고 로력을 보장받아야 한다.
필요에 따라 다른 나라 로력을 채용하려 할 경우에는 관리기관과 합의하여야 한다.

제42조(종업원 월로임최저기준의 제정)
경제개발구종업원의 월로임최저기준은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이 정한다. 이 경우 관리기관 또는 해당 도(직할시)인민위원회와 협의한다.

제43조(상품, 봉사의 가격)
경제개발구에서는 기업들사이에 거래되는 상품가격, 봉사가격, 경제개발 구안의 기업과 개발구밖의 우리 나라 기관, 기업소, 단체사이에 거래되는 상품가격은 국제시장가격에 따라 당사자들이 협의하여 정한다.

제44조(기업의 회계)
경제개발구에서 기업의 회계계산과 결산은 경제개발구에 적용하는 재정회계관련법규에 준하여 한다.
재정회계관련법규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관습에 따른다.

제45조(기업소득세률)
경제개발구에서 기업소득세률은 결산리윤의 14%로, 장려하는 부문의 기업소득세률은 결산리윤의 10%로 한다.

제46조(류통화페와 결제화페)
경제개발구에서 류통화페와 결제화페는 조선원 또는 정해진 화페로 한다.

제47조(외화, 리윤, 재산의 반출입)
경제개발구에서는 외화를 자유롭게 반출입할수 있으며 합법적인 리윤과 기타 소득을 제한없이 경제개발구밖으로 송금할수 있다.
경제개발구에 들여왔던 재산과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은 경제개발구밖으로 내갈수 있다.

제48조(지적소유권의 보호)
경제개발구에서 지적소유권은 법적보호를 받는다.
지적소유권의 등록, 리용, 보호와 관련한 질서는 해당 법규에 따른다.

제49조(관광업)
경제개발구에서는 해당 지역의 자연풍치와 환경, 특성에 맞는 관광자원을 개발하여 국제관광을 발전시키도록 한다.
투자가는 정해진데 따라 관광업을 할수 있다.

제50조(인원, 운수수단의 출입과 물자의 반출입조건보장)
통행검사, 세관, 검역기관과 해당 기관은 경제개발구의 개발과 관리, 투자가의 경제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인원, 운수수단의 출입과 물자의 반출입을 보장하여야 한다.

제51조(유가증권거래)
경제개발구에서 외국인투자기업과 외국인은 정해진데 따라 유가증권을 거래할수 있다.


제6장 장려 및 특혜

제52조(토지리용과 관련한 특혜)
경제개발구에서 기업용토지는 실지수요에 따라 먼저 제공되며 토지의 사용분야와 용도에 따라 임대기간, 임대료, 납부방법에서 서로 다른 특혜를 준다.
하부구조시설과 공공시설, 장려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하여서는 토지위치의 선택에서 우선권을 주며 정해진 기간에 해당한 토지사용료를 면제하여 줄수 있다.

제53조(기업소득세의 감면)
경제개발구에서10년이상 운영하는 기업에 대하여서는 기업소득세를 덜어주거나 면제하여 준다.
기업소득세의 감면기간, 감세률과 감면기간의 계산시점은 규정으로 정한다.

제54조(재투자분에 해당한 소득세반환특혜)
투자가가 리윤을 재투자하여 등록자본을 늘이거나 새로운 기업을 창설하여 5년이상 운영할 경우에는 재투자분에 해당한 기업소득세액의 50%를 돌려준다.
하부구조건설부문에 재투자할 경우에는 납부한 재투자분에 해당한 기업소득세액의 전부를 돌려준다.

제55조(개발기업에 대한 특혜)
경제개발구에서 개발기업은 관광업, 호텔업 같은 대상의  경영권취득에서 우선권을 가진다.
개발기업의 재산과 하부구조시설, 공공시설운영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제56조(특혜관세제도와 관세면제대상)
경제개발구에서는 특혜관세제도를 실시한다.
경제개발구건설용물자와 가공무역, 중계무역, 보상무역을 목적으로 들여오는 물자, 기업의 생산 또는 경영용물자와 생산한 수출상품, 투자가가 쓸 생활용품, 그밖에 국가가 정한 물자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제57조(물자의 반출입신고제)
경제개발구에서 물자의 반출입은 신고제로 한다.
물자를 반출입하려 할 경우에는 물자반출입신고서를 작성하여 해당 세관에 낸다.

제58조(통신보장)
경제개발구에서는 우편, 전화, 팍스 같은 통신수단리용에서 편의를 제공한다.


제7장 신소 및 분쟁해결

제59조(신소와 그 처리)
경제개발구에서 개인 또는 기업은 관리기관, 중앙특수경제지대지도기관, 해당 기관에 신소할수 있다.
신소를 받은 기관은 30일안에 료해처리하고 그 결과를 신소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제60조(조정에 의한 분쟁해결)
경제개발구에서 당사자들은 조정의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할수 있다.
조정안은 분쟁당사자들의 의사에 기초하여 작성하며 분쟁당사자들이 수표하여야 효력을 가진다.

제61조(국제중재에 의한 분쟁해결)
분쟁당사자들은 중재합의에 따라 우리 나라 또는 다른 나라 국제중재기관에 중재를 제기하여 분쟁을 해결할수 있다.
중재절차는 해당 국제중재위원회의 중재규칙에 따른다.

제62조(재판에 의한 분쟁해결)
분쟁당사자들은 해당 경제개발구를 관할하는 도(직할시)재판소 또는 최고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여 분쟁을 해결할수 있다.


부   칙

제1조(법의 시행일)
이 법은 채택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적용제한)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국제관광 특구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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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6일 만의 합의... "이젠 재능 선생님으로"

오수영·여민희씨, 고공농성 202일 만에 내려와... 재능교육 노사 타결

13.08.26 08:58l최종 업데이트 13.08.26 21:50l

 

 

[최종신 : 26일 오후 5시 50분]
2076일 만에 합의..."이젠 재능 선생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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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 조합원 "무사히 내려와 축하해"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칙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최종 합의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 위에서 202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왼쪽), 오수영 조합원이 종탑에서 내려오자, 조합원과 지지자들이 케익을 선물하며 축하해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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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 노사, 2076일 만에 합의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칙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최종 합의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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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3시 5분 경, 오수영(40), 여민희(41) 두 사람이 25m 높이 혜화동 성당 종탑에서 첫 발을 뗐다. 지난 2월 6일 이후 202일 만이다. 두툼한 점퍼를 입고 올랐던 그들은 반팔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의 두 발에는 새하얀 운동화가 신겨졌다. 운동화는 고동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가 준 선물이다.

땅 위에서 그들을 기다린 것은 카메라 셔터였다. 사진과 카메라 등 50여 명의 취재진이 그들을 기다렸다. 눈부신 셔터를 받은 두 사람은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무처장과 고동민씨가 준 꽃다발을 안았다. 그들 뒤 성당 벽에는 요한복음 14장 6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로다'가 새겨져 있었다.

"일단 씻고 싶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심경 밝힌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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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 집행위원장 "무사히 내려와 감사해"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칙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최종 합의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 위에서 202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이 종탑에서 내려오자, 유득규 재능교육지부 집행위원장이 두 조합원을 포옹하며 축하해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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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숫자 '202'가 적힌 아이스크림 케이크 받았다. 3개의 초를 '후~'하고 분 뒤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운을 뗀 오수영씨는 "2076일 동안 힘들었던 것 다 넘기고 오늘이 왔다"며 "(이제부터) 현장에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여민희씨는 "일단 씻고 싶다"며 "웃으며 내려 올 수 있게 돼서 고맙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일지
- 2007년 12월 21일, 재능교육 노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 천막농성 돌입
- 2008년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 노조에 '방해금지가처분' 결정
- 2008년 10월 31일, 사측 단체협약 일방해지
- 2010년 11월 노조, 서울 중구 소공동 환구단 앞 농성 천막 설치
- 2012년 1월,이지현 조합원 암 투병 중 사망
- 2013년 2월 6일 오수영 조합원, 여민희 조합원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혜화동 성당 종탑 고공농성 돌입
- 2013년 8월 19~23일 집중교섭 및 잠정합의안 도출
- 2013년 8월 25일 재능교육지부 조합원총회 개최 및 잠정합의안 가결
- 2013년 8월 26일 종탑 농성 202일, 거리 농성 2076일 만에 농성 해제 및 노사 '협력과 상생을 위한 2013년 합의문' 조인식
오씨와 여씨는 성당 길 건너 재능교육 본사 앞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전원복직", "우리가 승리했다", "끈질기게 싸웠다, 그리고 이겼다"는 구호를 외쳤다.

재능교육 노조와 연대해온 이들이 두 사람에게 축사를 남겼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내려온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재능지부의 소중한 성과가 학습지 노조에 국한된 게 아니고 250만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희망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오늘 철야 당번이었는데, 내려와서 기쁘다"고 말한 김희연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는 "현장으로 돌아가서 더 무겁고 긴 싸움을 해야 할 텐데 끝까지 지지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병원에서 두 사람 몸이 괜찮다고 한다면, 맥주 한 잔 사겠다"며 "말을 이을 수 없을 정도로 반갑다"고 말했다.

"2076일 뚜벅뚜벅 걸어왔듯이 현장에서도 깃발 날릴 것"

이어 마이크를 잡은 두 사람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소감을 말하는 동안 울먹였다.

"위에서는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누군가가 올려주는 밥을 먹고 누군가가 찾아와야지만 만날 수 있고, 그렇게 202일을 보냈다. 오늘 아침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이제 내가 현장으로 돌아가는구나. 해고자가 아니라 이제 재능 선생님의 이름으로 돌아가는구나 설레면서도 기뻤다. 나에게 주어진 과제들이 책임으로 느껴졌다."(여민희)

"이번 합의문은 2076일간 하루하루 쌓아올린 상처와 분노, 연대와 투쟁의 결과물이다. 202일간 일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비난과 수모를 감수하면서 단 한마디의 변명도 하지 않고 참고 버틴 결과다. 희망의 문을 열겠다고 종탑에 오르면서 쉽사리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그때마다 힘을 주신 동지들의 연대 잊지 않겠다. 정말 고맙다. 앞으로의 시간도 뚜벅뚜벅 걸어왔듯이 현장에서 깃발 날릴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 (오수영)

두 사람은 기자회견 후 재능본사 회의실로 올라가 양병무 재능교육 대표이사와의 조인식에 참가했다.

재능교육은 이날 양 대표 이름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제 회사는 장기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인식을 떨쳐 버리고 미래지향적이 협력, 상생에 기반한 선진 노사관계의 새 장을 열고자 한다"며 "장기농성으로 야기된 노사간의 앙금을 털어내고 불신의 골을 메우는 신뢰 회복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합의가 특수고용직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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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 2076일 만에 노사합의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칙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최종 합의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능교육 본사 회의실에서 양병무 재능교육 대표이사와 황창훈 학습지산업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이 해고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사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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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26일 오전 8시 58분]
재능교육 노사, 해고자 원직복직 등 합의

역대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직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26일 최종 합의한다. 거리 투쟁 2076일, 종탑 농성 202일만이다.

전국 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이하 재능교육지부)는 25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사측과 도출한 잠정 합의안을 찬반 투표를 거쳐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3일 노사는 집중 교섭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관련 기사: 종탑 농성 199일 만에... 재능교육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2008년 해지된 단체협약을 원상 회복하고 2014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단체협약은 바뀐 회사 제도와 상황에 맞게 새롭게 체결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사망한 고(故) 이지현 조합원을 포함해 해고자 12명이 모두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노사간의 고소·고발 취하하기로 하고 노조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 명목으로 2억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농성자 "승리 약속 지켜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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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농성 200일 앞둔 재능교육 노동자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고자 원직복직' '단체협약 원상회복'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종탑 고공농성은 오는 24일로 200일을 맞이한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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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합의에 따라 202일째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오수영(40)·여민희(41) 조합원은 이날 오후 3시께 종탑에서 내려온다. 이후 3시 30분,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사측과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오수영 조합원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7년, 투쟁을 시작하면서 이 투쟁의 끝이 있을까 생각했고 종탑에 올라갈 때는 이겨서 내려오자고 다짐했다"며 "땅 위의 동지들에게도 반드시 승리해서 내려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재능교육지부는 지난 2007년 12월 21일을 시작으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여왔다. 기륭전자의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기록을 지난 2월 27일 갱신하면서 가장 긴 비정규직 사업장 농성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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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 덮인 손바닥 보이며 "깨끗한 마실 물이 없어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8/26 10:30
  • 수정일
    2013/08/26 10: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종기 덮인 손바닥 보이며 "깨끗한 마실 물이 없어요"

 
박정민 2013. 08. 26
조회수 120추천수 0
 

에코파이어니어, 환경 현장에서 배운다 ① 방글라데시 비소 오염

유니세프가 수인성 질병 막기 위해 파준 지하수가 고농도 비소 포함

영양 부족에 사회적 차별까지…3000만~5000만명이 오염 노출, 국제적 관심 필요

 

Naseer Siddique_UNICEF.jpg » 어린이들을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지키려고 깊은 관정을 판 것이 비소 오염 사태의 시작이었다. 사진=나시르 시디크, 유니세프  
 
나와 비소의 인연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주던 중,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지하수 오염으로 고생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였다. 내가 마주한 첫 충격적 모습은 더할 수 없이 맑은 눈을 가졌지만 종기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손을 가진 사진 속 여성이었다.
 

놀란 마음으로 인터넷을 뒤져보니, 방글라데시 지하수가 비소로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것이었다. 토양에 자연적으로 함유되어 있다가 물에 녹아 나오는 비소는 사약으로 쓰일 만큼 독성이 강한 중금속이다. 비소가 함유된 물을 오래 마시면 피부에 검은 종기가 돋아나고 딱딱한 살이 생길 뿐만 아니라 암으로 죽을 수도 있다.
 

patient_UNICEF.jpg » 비소 오염 때문에 생긴 손바닥과 다리의 피부병. 사진=다카 커뮤니티 병원(왼쪽), 쉬자드 누라니, 유니세프

 

비소 문제 해결책을 찾다가, 비록 고등학생이지만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방학을 이용해서 비소를 처리하는 실험을 직접 해 보고 논문도 작성했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선 충분치 않아서 방글라데시 현지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글라데시 다카대학교 화학과의 샤피쿨 알람 교수에게 연락을 취해 현지 실험실을 방문하고 비소 중독 환자를 만나기로 했다
 
ba1.jpg » 다카의 거리. 낯선 모습이다. 사진=박정민

 

다카 공항을 나서는 순간 내 앞에는 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졌다. 차에 매달려 구걸을 하는 벌거벗은 어린아이들, 그러나 신경도 쓰지 않는 차와 릭샤라고 부르는 수많은 인력거, 그런 도로 옆으로 매캐한 공기와 더불어 처음 보는 열대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먼저 다카대학교 화학과로 향했다. 캠퍼스는 한국의 대학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잔디밭에 앉아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 수업에 늦었는지 건물로 달려가는 학생들,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학생까지 활기를 띠었다. 인력거를 타고 도착한 화학과 건물은 군데군데 페인트 칠이 벗겨져 허름한 모습이었다.
 

ba4.jpg » 다카대학교 화학과의 실험실. 이곳에서 비소 오염도를 측정하는 법을 배웠다. 사진=박정민

 

비소 관련 연구를 해온 알람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며 전통 밀크차인 짜를 주었다. 라마단 기간인데도 외국인인 나를 배려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알람 교수와 오후 내내 한국에서 했던 지하수 속 비소 제거 실험 결과와 다카대학 연구실의 비소 관련 연구활동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고, 오염 지역 중 하나인 소나르간 지역 방문을 계획했다. 실험실에서 물의 비소 농도를 쉽게 알 수 있는 실험 과정을 배우고, 소나르간에 가서 비소 중독이 된 사람들을 만난 뒤, 그들의 관정에서 물 샘플을 구해 와서 비소 농도를 측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의 최고 명문 대학인 다카 대학의 실험실 환경은 충격적이었다. 비소와 같은 중금속을 주로 다루면서도 배기장치는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작동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고,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작은 방에서 학생들은 몇 년째 실험을 하고 있었다.

 

실험을 위해 비소 수용액을 만들 때도 학생들은 스포이트를 입으로 빨며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교수에게 부탁하여 배기장치를 고치고 안전수칙을 지킬 것을 요청했지만, 기분은 여전히 찜찜했다.
 
ba2.jpg » 비소 오염지역인 소나르간의 관정 모습. 사진=박정민


며칠 간 비소 농도 측정 실험을 배우고, 드디어 오염지역으로 향했다. 수도인 다카에서 차로 2시간을 달려 찾아간 소나르간은 비소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아니지만, 많은 환자들이 여전히 심한 피부병과 두통, 복통 등을 호소하고 있었다.

 

딱딱한 검은색 종기가 손바닥을 덮고 있었고 발은 검은색 슬리퍼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쉴새 없이 몸을 긁으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옆에서 그런 엄마 아빠를 보며 울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비소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
 
ba5.jpg » 비소 오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필자.  


손과 발이 까맣게 변한 모하메드 불불 부얀 (40)은 네 살 때부터 약 30년 동안 비소로 오염된 물을 마셨고, 현재도 공식적으로 수질 확인이 되지 않은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의 몸에는 2003년에 처음 염증이 생겼고, 2006년부터 세계보건기구 (WHO)의 지원을 받아 셀레늄 관련 약을 복용해 왔다.

 

그러나 7년 간의 노력에도 증세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매일 두통에 시달릴 뿐 아니라, 면역체계가 약해져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었다. 햇볕 아래서 더 심한 고통을 느끼지만, 생계를 위해 건축 관련 하청업을 하고 있어 고통을 줄일 수가 없다고 한다. 구호 단체가 보장해 준 기간이 끝나면 지원받던 약도 끊기겠지만 현재 상황으론 달리 방법이 없어 보였다.
 
브루나이에 있던 8년을 제외하면 평생 비소로 오염된 물을 마셨다는 모하메드 라탄 (38)은 가족 중 세 명을 비소 중독으로 잃었다. 그의 아버지와 사촌 동생은 몇 년 전 온 몸에 염증이 난 채로 두통을 호소하며 세상을 떴다.

 

여동생도 불과 열 여섯 살의 나이에 배를 움켜쥐고 숨을 거뒀다. 당시에는 가족들의 사인을 몰랐지만, 최근 그에게 나타난 비슷한 증상이 비소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염증은 몸 속의 비소 농도가 높아서 생겼고 복통과 두통은 비소중독증이 유발한 암으로 추정된다.
 

증상을 해결하려면 깨끗한 물을 계속 마셔야 하지만, 생계 유지를 위해 인력거 운전과 건설 관련 노동을 하며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그의 사정상 이는 불가능하다. 종합 비타민을 5년 동안 복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했다.

 

SOS-arsenic.net.jpg » 비소 오염의 다양한 증상들. 피부병은 시작이고 점점 심해지면 암으로 이어진다. 사진=SOS-arsenic.net
 

손은 온통 종기로 덮여 있고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진 아미나 베굼 (35)은, 한눈에 봐도 심각한 환자였다. 그는 비소 중독 때문에 시집에서 쫓겨나 홀로 움집에 살고 있었다. 방글라데시에서 비소에 중독된 여자들은 대부분 추방당해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비소 관련 연구원 모하메드 시디크 (43) 박사는 “임신한 상태의 여자가 비소로 오염된 물을 마셨다고 해도 태아는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임신한 여자들마저 추방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정확한 의학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비소중독이 전염성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들도 직장을 잃고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ba3.jpg » 병원의 모습. 비소 오염은 가난의 다른 표현이다.

 
무거운 마음을 뒤로하고 실험실로 돌아왔다. 아홉 명의 환자 가정을 방문해 최근 예전보다 좀 더 깊게 새로 판 관정에서 담아 온 지하수의 비소 농도를 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샘플 9개 중 6개는 안전한 수치가 나왔으나 나머지 3개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방글라데시의 비소 농도 기준치인 50ppb (ppb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우리나라 수질기준은 10ppb)에 육박하는 오염도였다. 어쨌든 비소 농도 수치상으로 환자들이 비교적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 물을 수 년간 마시고 있음에도 피부병이 낫지 않는 현실이 더욱 염려스럽다. 재정적인 부담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탓이라는 것이 시디크 박사의 의견이다.

 

호수2.jpg » 방글라데시의 남부 지역은 풍부한 습지와 비옥한 삼각주가 있는 곳이지만 비소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이기도 하다. 사진=박정민

 

이 재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72년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은행이 오염된 지표수를 마시고 설사로 고생하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을 위해 무상으로 지원해준 지하수 관정이 문제를 불렀다.

 

깊은 땅속의 맑은 물을 퍼올려 비위생적인 수처리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층에서 녹아든 비소가 새로운 문제를 불러온 것이다. 1970년대에 인도의 서벵골 지역에서 이미 비소 오염 문제가 대두 되었으나 같은 잘못이 방글라데시에서 되풀이됐다. 1993년 방글라데시의 지하수가 비소로 오염됐음이 분명해졌지만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전국적인 검사를 실시하였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는 방글라데시 환경 기자 포럼의 노력이 컸다. 기자들은 비소 오염 관련 책을 발간하고 매체를 통해 비소오염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정부도 지하수 비소 오염 문제를 “국가적 난제”로 규정하고 ‘국가 비소 위원회’를 소집했다. 이어 2000년대에 유엔아동기금의 도움을 받아 전체 관정의 절반에 대해 수질을 조사하고 그 중 오염된 곳에 빨간색으로 표시를 함으로써 문제를 일단락 지었다고 발표하였다.

 

비소 오염을 검사한 관정은 전체의 55%인 475만 곳인데, 이 가운데 '안전' 판정을 받은 곳은 39%인 330만 곳에 지나지 않았고 '안전하지 않다'는 빨간색 판정을 받은 곳은 16%인 140만 곳이었다. 방글라데시 국민 가운데 이 나라 기준치 이상의 물을 마시는 인구는 약 3000만 명, 더 엄격한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를 적용하면 약 5000만 명이 비소 오염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하천의 오염을 막아 지표수를 안심하고 쓸 수 있어야 위험한 지하수 사용을 막을 수 있다. 그런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bangladesh1-small.jpg » 방글라데시의 지하 150m 이하 관정 비소 오염도. 붉은색이 짙을수록 오염이 심한 곳이다. 그림=영국 켐브리지대 지리학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비소가 아이들과 청소년의 지적 저하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긴급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다고 다카 지역 병원의 의사인 카지 캄루자만은 꼬집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소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하수나 지표수를 정수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방글라데시의 연구소나 실험실은 재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매우 열악하다. 지하수 비소 관련 연구로 유명한 알람 교수 연구실의 연구 환경이 그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외국의 몇몇 기업들은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상황을 이용하여 사전 검증이 되지 않은 의약품을 비소 중독 환자에게 투여하여 실험에 이용하기도 한다. 내가 만난 환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람잔 알리(32)도 미국 제약회사에서 무료로 약을 받고 그들이 원하는 설문조사와 테스트를 했지만, 획기적인 병세의 호전은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도움 아닌 도움들은 방글라데시의 비소 중독 환자들에게 오히려 더 위험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말에 있을 선거와 정치싸움으로 뒤얽힌 이 곳에서 비소 문제는 뒤켠으로 밀려 있었고, 고통 받는 환자들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비소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본적인 의약품을 공급하는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범세계적인 재정 및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 우리나라의 정부나 기업에서 방글라데시의 대학들과 협력하여 물 환경 연구소를 설립하여 체계적인 연구와 적용을 도모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 중 하나로 보인다. 또한, 구호단체 등에서 방글라데시 전역에 깊은 관정을 설치해 비소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물을 공급하는 방법도 있다. 깨끗한 물은 인간이 누려야 할 소중한 기본 권리인 만큼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이 꼭 필요하다.
 
방글라데시 다카, 소나르간/ 박정민 민족사관고등학교 1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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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고 또 까도 나오는 부패, MB 개인 탓인가?

[서리풀 논평] 부정부패를 막으려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26 오전 9:32:52

 

 

부정부패를 막으려면

강제 절전은 뜨거운 여름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냉방은커녕 조명까지 끄고 일하는 공기관 직원의 모습은 애처롭다 못해 한편의 소극이었다. 더위도 더위지만, 다른 대책 없이 몇 년 째 절전만 내세우는 정부라니.

게다가 핵발전소를 둘러싼 비리가 짜증을 보태는 데에 크게 한 몫을 했다. 말마따나 무슨 양파 껍질 까기도 아니고 파면 팔수록 그동안 숨겨진 실상이 참 볼만하다. 이제 지난 정부의 권력 핵심까지 얽혀 있다니, 해도 너무 한다 싶다.

어디 핵발전소만 그런가, 4대강 사업도 꼭 같다. 그 사이에 모든 국민이 경험으로 갈고 닦은(?) 상식의 범위 안에 있다. 대형 국책 사업에 뒤따르는 부정과 비리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또 다른 예를 찾는 것도 쉽다. 지난 정부가 자원 외교에 2조 원을 낭비했다는 보도 같은 것. 용감하게 미리 예상하자면, 머잖아 부정과 협잡을 수사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래저래 보통 사람들은 마음 공부나 더 해야 하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가 예정하고 있다는 후반기의 '고강도 사정'을 응원할 생각은 없다. 핵발전소와 4대강 사업, 자원 외교가 다 마찬가지지만, 큰 비리와 부정은 꼭 그 다음 정부에서야 드러난다. 반대는 더구나 아니지만, 흔쾌하게 칭찬하기도 어렵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과 감사원이 모두 한 통속이다. 약속이나 한 듯 뒤늦게 '비리 척결'에 나선다. 권력 기관이 생명을 부지하는 타고난 기술이라는 비아냥거림을 어찌 가볍게 들을 수 있을까. 뉴스거리가 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덩치 큰 부패는 이처럼 현실 정치다.

관심이 달라서 그렇지 거창한 것만 있을 턱이 없다. 부정과 부패는 범위가 넓고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기왕에 정치로서의 부패를 말했으니, 무엇을 부정과 부패로 볼 것인지는 잠시 미루어 두자. 원인부터 먼저 따지면 무엇이 부정이고 부패인지 혼란스럽긴 하지만.

흔히 말하는 부패의 그 다음 원인은 제도로, 인허가를 둘러싼 문제가 가장 자주 거론된다. 규제 완화와 시장 친화적 정책을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바로 그 항목이다. 공무원이 대부분 주인공 노릇을 한다.

그 다음이 이른바 '개인적' 이유. 무엇이 되었든 개인이 비윤리적이고 나빠서 벌어진 일이라는 소리다. 같은 제도와 구조 속에서도 어떤 이는 그렇고 다른 이는 그렇지 않다고, 결국 개인이 문제라고 논박하는 것을 많이 본다.

이제 무엇을 부패로 볼 것인지로 돌아가자. 흔히 말하는 부패는 대부분 돈 문제, 특히 뇌물이라고 부르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만큼 중요한 것이 없을 테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파악이다.
 

ⓒ프레시안(손문상)

그러나 이런 기준은 실제 유용하긴 하지만, 너무 좁은 것이 탈이다. 돈이 걸려 있지 않은 무형의 이익도 많다. 예를 들어 사람을 뽑을 권한을 가진 사람이 친구나 상사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뇌물 없이도 부패로 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국제투명성기구(☞바로 가기)는 개인(또는 개별 집단)의 이익을 위해 주어진 힘(권력)을 잘못 쓰는(오용하는) 모든 행위를 부패라고 한다. 부패의 뜻이 한결 넓어진다. 그저 관행이나 도리, 인정이라고 하는 것을 다시 살펴볼 일이다.

부패의 뜻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새로운 시각을 갖는다는 것,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그보다, 뜻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달라진다.

할 수 있는 권한이나 힘을 이용해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것, 전부가 부정이고 부패다. 꼭 핵발전소나 4대강 사업 정도가 아니어도, 그리고 인허가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입학생 선발이 아니어도 그렇다.

이런 부정부패의 한국적 상황이 어떤지는 자세히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떤 잣대나 표현을 동원해도 한심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비교적 좁은 뜻으로 봐도 그러니, 체감하는 부패의 정도는 훨씬 더 심할 것이다.

그래도 대표적인 지표로 자주 거론되는 것 하나만 소개한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가 그것이다. 한국은 2012년 조사에서 전체 45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4개국 중에서는 27위 수준을 차지했다(☞바로 가기). 이 수준이 한심하다는 것은 대통령도 입에 올릴 정도니 아마도 맞을 것이다.

이제 보건의료 차례다. 그 사이 그리 많은 논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보건과 의료는 세계적으로도 부패를 따지는 핵심 영역 가운데 하나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보건과 건강 발전을 저해하는 핵심 이유의 하나가 부패라는 시각이 많다.

부패가 그냥 기분 나쁘고 분한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주목하자. 2006년에 출간된 모린 루이스의 보고서(☞바로 가기)를 참고하면, 한 나라의 부패 수준은 영아 사망, 낮은 예방 접종률, 저체중아 출산 등과 무관하지 않다(여기서는 주로 개발도상국 얘기다).

한국에서 보건의료 부패 문제의 핵심은 단연 국민건강보험이 차지한다. 그 가운데서도 관심은 진료 비용을 둘러싼 것이다. 특징적으로 이 문제는 보는 시각이 판이하게 갈라져 있다. 문제의 정의와 문제의 크기(양과 질 모두), 원인, 해결책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렇다.

여기서 건강보험을 둘러싼 구체적인 부패의 양상은 다루지 않는다. 다만, 이런 시각의 차이 때문에 해결 방법도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만 지적해 둔다. 정부와 국민건강보험 당국은 주로 개인을 탓하는 것에 비해, 의료인과 의료 기관은 제도에 초점을 맞춘다.

국민건강보험, 그 중에서도 진료비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돈 문제인데다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분명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하면 부패 문제는 건강 보험 진료비의 영역을 훌쩍 넘는다.

근래에는 약의 리베이트가 주목을 끌었지만, 그것만도 또 아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말하는 '힘'과 '이익'을 넓게 해석하면 생각하기 쉽다. 의사 결정의 모든 층위, 대부분의 활동 영역, 결정과 행동에 관계되는 대부분 참여자가 부패의 주체가 될 수도 그리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괜한 일로 문제를 키운다? 굳이 없는 문제를 키우자는 것이 아니다. 귀한 자원과 노력, 많은 사람들의 선의가 부패 때문에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보험료와 세금을 더 내도 다 나은 의료와 건강 보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사사로운 이득을 채우느라 헛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를 삼는 가장 중요한 동기다.

이런 부패를 줄이는 것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모든 부패에는 삶의 '경제'와 '생활양식'이 한 몸처럼 붙어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로 불거지는 것은 그나마 쉬운 면이 있다. 사회적 삶의 체계에 '뿌리박은' 것이 훨씬 어렵다.

개념적 차원의 차이를 무시하고 말하면, 지금까지 시도한,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해결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제도를 바꾸는 것, 기술로 막는 것 그리고 개인을 처벌하는 것이다. 국제기구도 개별 정부도, 시민운동도 주로 이것을 말해 왔다.

일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모든 층위에서 민주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는 제도와 기술이 없어서 핵발전소 비리, 4대강 사업 비리가 생겼을까. 잊을 만하면 다시 나오는 떡값과 스폰서는 더 어떤가. 다시 말하지만, 모든 층위에서 다 강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다시 앞에서 말한 세 가지 방법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보완하는 잠재력을 가졌다. 한 걸음 더 나가자. 제도, 기술, 처벌은 서로 다른 것 같아도, 사실 넓은 의미의 '제도 모형'이다.

제도만으로는 모자란다. 가치와 사람이 빠져 있고, 그것을 작동하게 하는 동력이 허술하다.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

형식화된 제도를 넘는 것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적 참여 모델이다. 주민과 시민의 참여와 민주적 의사 결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민주적 체계가 부패를 방지하는 독립적 효과를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뿌리박힌' 삶의 양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

 

<프레시안>은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 매주 한 차례 발표하는 '서리풀 논평'을 동시 게재합니다. (사)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건강과 보건의료 분야의 싱크탱크이자 진보적 연구자와 활동가를 배출하는 연구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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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종탑 농성자들, 오후 3시 땅 밟는다

고공농성 202일 만에 재능교육 노사 타결

13.08.26 08:58l최종 업데이트 13.08.26 09:02l

강민수(cominsoo)

 

 

기사 관련 사진
▲ 종탑농성 200일 앞둔 재능교육 노동자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고자 원직복직' '단체협약 원상회복'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종탑 고공농성은 오는 24일로 200일을 맞이한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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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직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26일 최종 합의한다. 거리 투쟁 2076일, 종탑 농성 202일만이다.

전국 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이하 재능교육지부)는 25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사측과 도출한 잠정 합의안을 찬반 투표를 거쳐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3일 노사는 집중 교섭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관련 기사:

종탑 농성 199일 만에... 재능교육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2008년 해지된 단체협약을 원상 회복하고 2014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단체협약은 바뀐 회사 제도와 상황에 맞게 새롭게 체결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사망한 고(故) 이지현 조합원을 포함해 해고자 12명이 모두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노사간의 고소·고발 취하하기로 하고 노조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 명목으로 2억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농성자 "승리 약속 지켜서 기쁘다"

이날 합의에 따라 202일째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오수영(40)·여민희(41) 조합원은 이날 오후 3시께 종탑에서 내려온다. 이후 3시 30분,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사측과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오수영 조합원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7년, 투쟁을 시작하면서 이 투쟁의 끝이 있을까 생각했고 종탑에 올라갈 때는 이겨서 내려오자고 다짐했다"며 "땅 위의 동지들에게도 반드시 승리해서 내려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재능교육지부는 지난 2007년 12월 21일을 시작으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여왔다. 기륭전자의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기록을 지난 2월 27일 갱신하면서 가장 긴 비정규직 사업장 농성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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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친 대통령, 사기당한 '국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이했습니다. 보통 취임 6개월이면 어느 정도 그 정권의 성격과 방향을 알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취임 6개월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취임 6개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도대체 무엇을 했고, 그녀가 지금 어떤 일을 벌이고 있으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 했던 약속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 박근혜 취임 6개월, 그녀는 무엇을 했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6개월 동안 많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6개월간 했던 일들을 보면, 과히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 나홀로 인사, 코드 인사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박근혜 정부를 움직일 인물 등용에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그녀가 임명한 인물들이 하나같이 청문회와 여론 검증에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 때문에 많은 인물들이 박근혜 정권의 요직에 임명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같이 투기,탈세,병역,불법 등에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학의 차관 같은 인물은 별장에서 성상납을 받았던 인물이고,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방미 중에 여성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 중에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를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나 홀로 인사'입니다. 그녀는 절대로 자신의 인사권을 남과 상의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황우여 새누리당 당대표조차 그녀의 인사 명단을 발표 하루 전에 받기 일쑤였습니다.

취임 6개월 동안 엉터리 인물만 잔뜩 자신의 주위에 모아 놓은 그녀를 보면, 그녀 곁에 정말 사람이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 경제가 문제,하지만 오히려 재정파탄

새누리당과 같은 보수 집단이 내세우는 것이 경제이고, 많은 유권자들이 집권 여당이나 보수 대통령이 집권하면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유권자의 착각을 교묘하게 선거에 이용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그녀의 취임 6개월간의 경제 지표를 보면 별로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전월세 대란은 물론이고 경제 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일자리 문제 등 산적해 있는 어려움은 많습니다. 여기에 돈이 없어 올해 4월 12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세입보전 추경을 했음에도 상반기 세금은 10조원이나 덜 걷혔습니다.

 

 

 

올해 1/4분기 재정적자만 무려 23.2조원 (2013년 예산 전체적자에 맞먹는 금액)에 달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계속해서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경제낙관론'만 줄기차게 외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안과 민간부문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꼬여만 가는 경제 문제를 박근혜 정부는 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선 싱크탱크 미래연의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비판 자료>

 


특히, 앞으로 5년간의 경제를 위한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지만,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더 살기 어려운 시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한 국민 대통합

박근혜 후보는 '국민 대통합'을 운운하며 과거를 묻고 이제 새롭게 나아가자고 외쳤습니다. 그런나 그녀는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하다못해 대국민담화에 나와서는 무서운 표정으로 국민에게 손가락질하고, 자신이 임명한 인물들의 인사청문회를 비난하며 모든 것이 국민의 잘못이라고 뻔뻔한 변명을 계속 일삼고 있습니다.

국정원 개혁과 대선개입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에는 절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범죄자 집단을 옹호하기 바쁩니다.

취임 6개월, 도대체 그녀가 잘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녀의 청와대 6개월은 우왕좌왕, 오만과 독선이라는 단어만 떠오를 뿐입니다.

' 청와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가 이렇게도 다를까?'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 "지킬 것만 공약으로 내놨다","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외쳤고 새누리당은 매일 박근혜 후보의 장점으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 강조하기 위해서 대선자금 펀드의 이름조차 '약속펀드'라고 했으며, ' 국민과의 약속을 하늘같이 알고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이랬던 그녀가 청와대에 들어가자, 어떻게 변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 전략은 '슬그머니 말 바꾸기, 아무도 모를 것이야, 내가 언제 그랬어?' 입니다. 일단 무슨 화두처럼 계속 내던졌던 '경제민주화'는 재벌들이 반발하자 개념 자체를 제외했습니다.

기초연금 월 20만원과 4대 중증질환 의료비 100%국가 부담과 같은 경우는 슬그머니 축소,제외해버렸고, 해수부 부산 지역 유치, 무상보육.대학 행복 기숙사와 같은 공약은 어디로 갔는지조차 모릅니다. 전작권 전환과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은 국민들 모르게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무슨 청와대가 화장실도 아니고, 청와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가 이렇게도 뻔뻔하게 다른 대통령은 아마 박정희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정희는 '민정이양을 반드시 지키겠다'. '3선 개헌은 없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를 대선 때마다 외쳤지만, 결국 유신헌법으로 영구 대통령을 노렸다가 사망했다.)

' 사기꾼은 물론 바람잡이까지 잡아야 한다'

공약을 파기하고 국민 모르게 숨기고 은폐하는 박근혜 대통령이지만, 취임 6개월을 맞이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히려 공약을 아주 잘 지키고 있는 대통령으로 둔갑했습니다.

 

 

 


방송 3사는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 지지 관련 여론조사를 발표했습니다. KBS는 64.3%, MBC는 65.8%, SBS는 70.4%의 응답자가 국정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60.3%의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TV를 켜고 이런 방송을 본 국민들은 '그래, 박근혜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사람이 많으니 잘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제대로 된 생각일까요?

 

 

 

 


SBS 뉴스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70.4%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는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조사했고, 응답률은 12,1%였습니다.

단지 12.1%의 응답률을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70.4%라고 밝힌 것입니다. 응답률이 여론조사 전부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응답률을 가지고 진짜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기는 무리가 따릅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적 복지를 야 지지층의 50%이상이 찬성한다고 했는데, 중요한 응답률은 아예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KBS,MBC도 응답률은 아예 명시하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는 대선 기간 많은 변신을 보여줬습니다. 오죽하면 '박근혜 후보 국민면접'이라는 '박근혜쇼'인지 선거방송인지 모를 이상한 방송을 통해 예능인의 면모까지 보여줬습니다. 또한 과거사를 통한 대국민통합을 약속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과 전태일 동상을 방문했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 정치생명을 걸고 싸웠다"는 박근혜 후보의 말은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의사표시였습니다. 그러나 취임 6개월 만에 줄줄이 파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을 속여 착오에 빠지고, 그 결과로서 한 의사표시를 하게 만든 '사기'와 같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유권자가 되겠습니다. 선거기간에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을 단죄하여, 다시는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나긴 싸움이라도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보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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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전투기 선정 과정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한호석의 개벽예감 <76> 이해할 수 없는 전투기 선정 과정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
기사입력: 2013/08/25 [17:16] 최종편집: ⓒ 자주민보
 
 
▲ F-15SE, 시험 기종 외엔 아직 실전배치 되지 않은 기종이어서 보잉에서 만든 소개 동영상도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 영상이다. © 자주민보


특정전투기에 집착하는 방위사업청


남측 정부당국이 추진해오는 차기전투기도입사업은 외국산 전투기 60대를 8조3,000억 원(74억 달러)를 주고 구입하는 대형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그 동안 차기전투기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해왔는데, 2013년 8월 13일과 14일에 진행한 입찰은 총사업비 74억 달러 이내로 입찰가를 써낸 입찰기업이 하나도 없어서 유찰되었다.

그런데 2013년 8월 16일에 진행한 입찰에서는 방위사업청이 요구한 입찰가를 써낸 입찰기업이 드디어 나타났다. 그 날 방위사업청 백윤형 대변인은 “16일 차기전투기구입사업 3개 후보기종에 대한 가격입찰을 마감한 결과, 총사업비 8조3,000억 원 이내로 진입한 기종이 있어 이후 기종선정을 위한 다음절차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총사업비 74억 달러 이내로 진입한 기종이 어느 기종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미국과 남측의 언론매체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 보잉의 전투기 F-15SE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이 총사업비 이내로 진입한 양대 기종이라고 일제히 지적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2013년 9월 중순에 열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SE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가운데 어느 하나가 최종적으로 선택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그런 예상을 뒤집어버린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2013년 8월 18일 방위사업청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이 조건을 임의로 축소, 완화하여 입찰가를 써냈다고 지적하면서 그처럼 합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것은 남측 정부당국이 기종선정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사실상 배제하였음을 뜻한다. 같은 날 남측 언론매체들은 방위사업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보잉의 전투기 F-15SE가 2013년 9월 중순에 열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차기전투기 단독후보로서 최종평가를 받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은 과연 막판에 합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탈락을 자초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방위사업청의 주장에 따르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은 2명이 탑승하는 복좌기 판매대수를 15대에서 6대로 줄이는 등 조건을 임의로 변경하여 입찰가격을 맞추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3년 8월 19일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 해외사업본부장은 자기들이 방위사업청과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방안을 방위사업청에 제시한 것이므로, 계약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방위사업청이 8월 19일과 8월 20일에 자기들과 다시 협의하자고 해놓고 갑자기 8월 18일에 ‘계약위반설’을 들고 나왔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런 해명과 불평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 기업으로부터 2개의 제안서를 받아 검토할 수 없으므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이 이전에 제시한 조건을 입찰가격에 맞춰 변경한 최종제안서는 무효이며 그 이전에 제출한 제안서만 인정된다고 하면서, 그 이전에 제출한 제안서에 나온 입찰가격은 총사업비를 초과한 것이므로 결국 입찰가격초과로 사실상 탈락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의 그런 주장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보잉도 입찰과정에서 F-15SE의 꼬리날개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나중에 제출하였는데, 방위사업청이 그런 보잉의 변경은 관대하게 눈감아주고,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변경에 대해서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 것이다. 방위사업청의 그런 행동은 보잉에게 치우친 편파적 행동으로 보인다.

둘째, 2013년 4월 25일과 29일 국군기무사령부 수사관들이 서울에 있는 어느 무기중개업체 사무실을 급습하여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 무기중개업체가 방위사업청의 차기전투기도입사업에 관련된 비밀문서를 빼냈다는 정황을 포착한 기무사가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다. <세계일보> 2013년 4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무기중개업체가 빼낸 군사비밀문서들 가운데는 2012년에 한국공군평가단이 차기전투기 후보기종들에 대한 운용적합성을 평가한 내용과 시험평가점수가 수록된 문서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무기중개업체는 보잉이 F-15K를 남측에 판매하였던 2002년에 보잉의 무기중개 업무를 맡아보았던 기업체다.

이런 정황을 보면, 군사비밀문서를 빼낸 무기중개업체와 보잉의 내밀한 관계를 당연히 수사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수사는커녕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다. 만일 이번에 기무사가 군사기밀유출사건을 수사하였더라면, 보잉의 F-15SE는 후보기종에서 탈락하였을 것이다.

2002년에 있었던 차기전투기 입찰과정 중에 기무사는 당시 전투기 라팔(Rafale)을 유력한 후보기종으로 내놓았던 프랑스의 전투기생산기업 다쏘(Dassault)가 서울에서 진행한 라팔 홍보행사를 수사하였고, 그 수사가 벌어지자 결국 라팔은 후보기종에서 탈락하였고, 라팔에게 밀렸던 보잉의 F-15K가 후보기종으로 선정되는 이변이 일어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홍보행사가 아니라 군사기밀유출이라는 더 엄청난 사건이 터졌는데도, 기무사가 흐지부지 넘어가는 이변 중의 이변이 일어났다. 기무사가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방위사업청이 검찰에 고소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들도 잠잠하였다.

위에 서술한 두 가지 정보는 차기전투기 도입사업을 책임진 방위사업청이 보잉의 F-15SE에 대해 얼마나 집착하는지를 말해준다.



후보기종선택에서 드러난 방위사업청의 이상한 행동

전투기성능을 비교하면 최신예 전투기 F-35의 성능은 F-15SE의 성능이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성능보다 더 우수하다. <방위소식(Defense News)> 2010년 7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공군은 예산부족 때문에 F-15SE 구입계획을 중단하였지만 현재 운용 중인 F-15와 F-16이 수명주기를 넘겨 퇴역한 이후 F-35를 실전배치할 때까지 중간공백기를 메워줄 기종으로 F-15SE를 배치하려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이것은 성능 면에서 F-15SE가 F-35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는 점을 말해준다.

보잉은 이전에 남측에 판매한 F-15K를 개량하여 F-15SE를 만들려는 것이므로, 두 전투기의 부품은 85%가 서로 똑같다. 성능을 개량하였다고 하지만, F-15SE가 차세대전투기가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은 F-15SE를 차기전투기 선정대상에 아예 올려놓지도 않았다. 일본은 F-35 구입결정을 2011년 12월 20일에 내렸는데, 그들의 선정대상에는 F-35 이외에 FA-18E/F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올려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측 정부당국은 F-15SE에 집착하면서 F-15SE의 가격이 총사업비에 적합하다고 말하였다. 그에 따라 세간에는 F-35가 F-15SE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항공주간(Aviation Week)> 2013년 7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이 최근 합의한 해외수출용 F-35의 대당 가격은 F-35A의 경우 1억910만∼1억1,310만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이고, F-35B의 경우 1억3,850만∼1억4,280만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 일본이 구입하는 F-35 대당 가격은 1억3,400만 달러인데, 그 가격에는 전투기기체를 구입하는 비용만이 아니라 각종 부대비용들도 포함된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F-35의 가격이 고정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공군보도국(Air Force News Agency) 2013년 6월 20일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 19일 연방 상원 예산배정위원회 국방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국방부의 조달, 기술, 병참담당 부장관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은 개발 중인 F-35의 설계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가격도 조정해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이것은 F-35의 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임을 암시한 발언이다.

미국 법에 따르면, 미국산 전투기는 전투기생산기업이 남측에 직접 판매할 수 없고 미국 정부가 남측 정부에게 판매하는데, 이것을 대외군사판매(FMS)라 한다. 대외군사판매를 통해 전투기를 구입해온 남측 정부당국의 과거경험을 보면, 원래 제시된 가격보다 더 싸게 구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CBS노컷뉴스> 2013년 6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F-35 대남판촉활동을 담당한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은, 전투기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가격도 떨어지게 되므로 F-35는 대당 가격이 8,5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들이 말한 8,500만 달러는 F-35기체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므로, 기타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그보다 더 늘어날 것이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F-35 해외수출가격은 대당 1억1,000만 달러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면 F-35보다 싸다는 소문이 난 F-15SE의 가격은 얼마일까? <내일신문> 2012년 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은 연구보고서에서 2010년 당시 1달러를 1,050원으로 환산할 때 F-35 가격은 1,040억 원(9,904만 달러), F-15SE 가격은 1,100억 원(1억476만 달러)이고, 전투기기체 60대의 가격만 따져보면 F-35 가격은 66억200만 달러, F-15SE 가격은 79억5,40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산하였다. 이처럼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F-35가 F-15SE보다 더 비쌀 것이라는 소문을 뒤집고 되레 F-15SE가 더 비쌀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제인정보집단(Jane's Information Group)>은 2009년 3월 18일에 발표한 자료에서 F-15SE 가격을 대당 1억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는 F-15SE 가격은 각종 부대비용까지 포함하여 1억3,670만 달러다.

그런데 F-15SE 구입자는 전 세계에서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밖에 없으므로, 보잉이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려고 생산하는 F-15SE는 총215대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남측이 F-15SE를 구입한 뒤 40년 동안 그 전투기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드는 차후비용은 끝없이 오르게 될 것이다. 전투기의 경우, 구입비 대 유지보수비는 1:3의 비율로 계산되므로, 유지보수비가 구입비보다 3배나 더 많다. 215대밖에 만들지 않는 소량생산기종인 F-15SE의 유지보수비에 비해 3,000대나 만드는 대량생산산기종인 F-35의 유지보수비가 훨씬 더 적을 것이다.

위에 서술한 정보를 종합하면, 남측 정부당국은 최신예 전투기 F-35를 1억1,000만 달러 선에 구입할 수 있는데도, 그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개량형 전투기 F-15SE를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최신예 전투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개량형 전투기를 되레 더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다니, 그런 바보짓이 또 어디에 있을까.

차기전투기구입사업에서 방위사업청이 보여준 F-15SE에 대한 비이성적인 집착은 아래의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방위소식> 2013년 6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남측이 F-35를 구입하는 경우, 남측에게 군사통신위성을 개발하여 발사해주고, 공군조종사를 위한 실전급 모의훈련체계를 제공하겠다는 특혜조건을 제시하였다. 록히드마틴의 국제통신부문 책임자 에릭 쉬네이블(Eric Schnaible)은 록히드마틴이 남측에 제시한 특혜는 “고도의 기술(high technology)”을 남측 군부에게 이전해주는 “전략적 동반사업(strategic partnership program)”이라고 자평하였다.

<아전스 프랑스 프레스(AFP)> 2013년 7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은 남측이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구입하는 경우, 남측의 F-16급 전투기개발사업(KFX사업)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판매하려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60대 가운데 53대를 남측에서 면허생산하게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특혜조건을 제시하였다. 외국산 전투기 면허생산은 전투기생산기술을 상당부분 전수받게 된다는 뜻이므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면허생산제안은 그야말로 특혜 중의 특혜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보잉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전투기부품을 구입해주고, 공군조종사를 위한 실전급 모의훈련체계를 제공하고, 2,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경상북도 영천에 항공전자부품 유지보수개조센터를 건설해주겠다는 특혜조건을 제시하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12억 달러의 전투기부품이란 F-15K와 F-15SE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위에 열거한 특혜조건들을 비교해보면, 남측이 F-15SE를 구입하는 것보다 F-35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방위사업청은 F-15SE에만 비이성적으로 집착하였다. 그런 비이성적인 집착에는 반드시 어떤 원인이 있는 법인데,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원인을 파헤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다급해진 보잉의 F-15SE 해외판촉활동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항공기전시회인 파리항공전시회(Paris Air Show)가 2013년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었는데, 그 전시회에서 미국산 전투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산 전투기가 전시회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국제무기시장의 지배자로 자처하는 미국이 국제무기시장 판매품목 가운데 제1순위에 오르는 최고가 품목인 전투기를 국제항공기전시회에 한 대도 출품하지 못했다니, 선뜻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일이다.

국제무기시장의 지배자로 자처하는 미국은 올해에 왜 국제항공기전시회에 자국산 전투기를 출품하지 못하였을까? 그 까닭은 미국의 전투기생산기업들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충격파에 밀려 신형전투기를 개발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파리항공전시회의 전투기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상을 펼쳐 보인 것은, 국제전투기시장에서 미국산 전투기 F-35와 경쟁해온 러시아산 전투기 수호이(SU)-35S였다.

미국은 ‘제국의 체면’을 지켜야하기에 그냥 쉬쉬하고 넘어갔지만,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으로 손발이 묶인 미국의 전투기생산기업들은 국제항공기전시회에 신형전투기를 출품하지 못할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밀려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라는 표현은 과장어법이 아니다. 예컨대, 미국의회연구소(CRS)가 2013년 5월 1일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를 입은 미국공군은 수명주기가 끝나가는 B-52, B-1, B-2 같은 전략폭격기들을 대체할 신형전략폭격기를 개발할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B-52와 B-1의 작전수명을 2040년까지 연장하고, B-2의 작전수명을 2058년까지 연장하는 궁여지책에 의존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공군보도국 2013년 8월 15일 자료에 따르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로 미국공군 우주사령부의 우주정찰작전이 2013년 9월 30일부터 무기한 중단된다. 우주정찰작전이란 지구궤도를 도는 세계 각국 인공위성들과 지구궤도에 출현하는 각종 비행물체를 발견하고 감시하는 군사활동이다. 또한 <국제비행(Flight International)> 2013년 7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로 미국공군은 전술비행대대 5개와 C-130수송기비행대 1개를 해체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이런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이처럼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이라는 치명적인 ‘돈맥경화증’에 걸린 미국의 내상(內傷)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하다. <방위담화(Defense Talk> 2012년 10월 3일 보도에 따르면, 2012년부터 10년 동안 국제전투기시장은 전투기생산국들의 재정적자와 연속적인 가격변동 때문에 거래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 동안 국제전투기시장을 쥐락펴락해온 미국의 양대 전투기생산기업들인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와 국제전투기시장의 거래부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몇 해 동안 전투기생산부문의 동향을 보면, 록히드마틴보다 보잉이 더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져들었다. 왜냐하면, 록히드마틴은 ‘세계 최강 전투기’라는 F-35를 개발하는 사업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지만, 보잉은 F-35와 경쟁할 신형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을 아직 시작하지도 못해 탈출구마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시장에서는 경쟁에서 뒤지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수밖에 없다. 다급해진 보잉에게는 기존 F-15를 개량하여 판매하는 비상자구책을 취하는 것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09년 6월 3일 보잉의 군용기생산부 경영자인 크리스 채드윅(Chris Chadwick)이 언론대담을 통해 F-15개량사업에 동참할 다른 나라 전투기생산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밝힌 것은 보잉의 다급한 내부사정을 배경으로 한 발언이었다.

그런데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로 전투기구입예산을 마련하지 못한 미국공군은 F-15SE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전투기 최대구입자인 미국공군이 F-15SE를 구입해주리라고 믿었던 보잉은 미국공군이 그 전투기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궁지에 몰린 보잉에게는 F-15SE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해외판로를 뚫는 것밖에 살아남을 길이 없게 되었다. 2009년 6월 14일 파리항공전시회에 나타난 보잉의 통합방위체계(Integrated Defense Systems)최고경영자 짐 앨버그(Jim Albaugh)는 해외판매를 위해 F-15SE를 개발하겠다고 공식선언하였다.

보잉의 시각에서 보면, F-15SE 해외판로는 이전에 F-15를 수입하여 운용해오는 대상들로 좁혀지는데, 남측, 일본, 이스라엘,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런 대상들이다. <국제비행> 2009년 6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기존 F-15를 운용하고 있는 남측, 일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대상으로 F-15SE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이스라엘, 싱가포르가 구입하는 차기전투기는 보잉의 F-15SE가 아니라 록히드마틴의 F-35다. 영국, 호주, 캐나다도 F-35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되자 보잉의 F-15SE 해외판로는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로 대폭 축소되고 말았다. 보잉이 F-15SE를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에게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 보잉의 전투기생산설비는 도태되어 고철로 팔릴 폐쇄위기에 내몰릴 판이었으므로, 보잉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F-15SE 해외판촉활동에 달라붙었다.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조준한 보잉의 F-15SE 해외판촉활동이 2009년부터 공세적으로 전개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보잉은 2010년 초에 미국정부에게 F-15SE 해외수출허가를 신청하였고, 미국정부는 2010년 7월 8일에 F-15SE 해외수출허가를 내주었는데, 보잉은 사정이 얼마나 다급했던지 해외수출허가를 받기도 전에 해외판촉활동부터 벌여놓았다.



차기전투기 입찰경쟁은 촌극이다

2012년 9월 3일 경상북도도청 제1회의실에서 김관용 도지사, 김영석 영천시장, 조셉 송 보잉 아태지역사업개발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가 체결되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보잉은 F-15K항공전자부품을 공급할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를 도내 경제자유구역인 경상북도 영천에 건설한다는 것이다. 양해각서가 체결된 때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2013년 5월 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제임스 맥너니(W. James McNerney) 보잉최고경영자가 영천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 설립투자서에 서명하였다. 보잉은 2,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를 설립하려는 것인데, 2013년 10월에 착공하여 1년 뒤에 완공될 예정이다.

보잉이 한국공군의 차기전투기입찰을 눈앞에 둔 시기에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를 설립해주는 것은, 차기전투기입찰경쟁에서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었는지를 말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을 추적하면 아래의 사실이 드러난다.

2010년 6월 25일 <국제비행>은 ‘F-15SE를 남측에 수출하려는 보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그 기사에서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Brad Jones)는 남측을 “서열 제1순위(the first in queue)”라고 지칭하였다.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은 앞으로 6년 뒤 전투기 약 100대가 부족하게 될 한국공군의 다급한 사정을 뒤흔들며 그야말로 공세적으로 전개되었다. 2011년 4월 7일 공군본부 전력소요처장 송택환 대령이 토론회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한국공군은 전투기 400대를 유지해야 하는데, 2019년에는 전투기 약 100대가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방위소식> 2010년 7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와 대변인 대미언 밀스(Damien Mills)는 보잉이 남측을 F-15SE 판매대상으로 일찌감치 점찍어놓고 2009년부터 남측 정부당국과 판매협의를 진행해왔으며, F-15SE 관련정보를 보내달라는 남측 정부당국의 요청을 2009년 말에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2009년 3월에 F-15SE의 실물축소모형을 처음 세상에 공개한 보잉은 시제기도 아닌 실물축소모형을 앞에 놓고 남측 정부당국과 판매를 협의한 것이다.

<항공주간> 2009년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는 2010년 중반부터 2011년 사이 어느 시점에 남측 정부당국으로부터 F-15SE를 구입하겠다는 요청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F-15SE 대남판촉활동에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드러낸 발언이다. 그가 그처럼 자신만만한 까닭은, 미국공군이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에 가세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2010년 9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공군 관계자들이 9월 16일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한국군 3군통합기지에 가서 한국공군 관계자들에게 F-15SE의 성능을 해설해주고, 9월 17일에는 방위사업청에 가서 같은 내용을 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잉은 F-15SE의 시험비행기로 제작한 F-15E1을 2010년 7월에 처음으로 하늘에 띄웠는데, 아직 시제기도 만들지 못한 그들은 시험비행기의 첫 비행을 마치자마자 한국공군과 방위사업청을 찾아가 실물로 존재하지도 않는 F-15SE의 성능을 설명하는 촌극을 공연한 것이다.

보잉과 미국공군이 남측에서 ‘합동작전’으로 전개한 공세적인 대남판촉활동의 결과는 즉각 나타났다. 2010년 11월 3일 보잉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기술된 것처럼, 보잉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F-15SE의 내부무기탑재실(internal weapon carriage)을 공동으로 “설계-개발-제작하기 위한 합의각서(Memorandum of Agreement)”를 2010년 11월 3일에 체결한 것이다. 보잉이 생산한 AH-64D아파치(Apache) 공격헬기와 피스아이(Peace Eye)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구입하는 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에 그처럼 쉽게 끌려들어간 원인들 가운데 하나다. 보잉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F-15개량사업에서 핵심과제로 제기된 내부무기탑재실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각서를 체결한 것은, 방위사업청이 추진해오던 차기전투기구입사업의 향방이 이미 2010년 11월 3일에 F-15SE를 구입하는 쪽으로 정리되었음을 말해준다.

<공군기술(Air Force Technology)> 2013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방위안보협력국(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은 총16억1,600만 달러에 이르는 각종 공대공미사일, 각종 고성능폭탄, 각종 훈련탄 및 관련 장비를 남측에 판매하는 수출허가신청을 연방의회에 제출하였는데, 이 무기들과 장비들은 모두 F-15SE에 탑재되거나 설치되는 것들이다. 만일 남측 정부당국의 F-15SE 구입여부가 사실상 정리되지 않았다면, 미국방위안보협력국이 그 전투기에 탑재 또는 설치될 각종 무기와 장비들을 그처럼 남측에 수출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를 종합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보잉을 각각 앞에 내세운 남측의 방위사업청과 미국의 방위안보협력국은 F-15SE를 팔고 사기로 사실상 합의해놓고서도 그 동안 차기전투기 입찰경쟁을 벌이는 척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차기전투기 수입사업의 내막이 그러하였으니, 록히드마틴과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이 제아무리 좋은 조건을 각각 제시해도 남측 정부당국이 F-35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차기전투기로 선택할 리 만무하다. 입찰경쟁은 연출가의 극본에 따라 펼쳐진 촌극이었던 것이다.

 
▲ f-15se의 장점으로 내세운 점이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무기를 내부에 숨긴다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연료통이 작아져 항속거리가 1/3로 줄었다. 일본은 커녕 대구 기지에서 독도도 왕복하기 어렵다고 한다. © 자주민보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보잉이 과대포장 해놓은 F-15SE의 특징적 성능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보잉은 F-15SE에 내부무기탑재실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보잉이 2010년 7월 9일과 7월 20일에 각각 발표한 보도자료들에 따르면, 보잉은 내부무기탑재실을 설치한 시험비행기(F-15E1)를 제작하고, 2010년 7월 8일에 시험비행을 마친 다음, 내부무기탑재실에 탑재한 중거리공대공미사일(AIM-120 암람)을 비행 중에 발사하는 실험을 2010년 7월 14일에 실시하였다. 보잉이 풍동실험(wind tunnel test)을 통해 F-15E1 내부무기탑재실의 항공역학적 설계에 대한 최종적인 기술확증을 얻은 때는 2012년 6월이다.

내부무기탑재실을 설치하는 목적은, 미사일과 폭탄을 기체 외부에 장착하지 않게 하여 레이더반사면적(radar cross section)을 그만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무기탑재실을 기체 안에 들여놓는 바람에 항공연료저장공간이 그 만큼 줄어들어 F-15SE의 작전반경이 대폭 축소되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게 되었다. 보잉이 발표한 F-15K의 작전반경은 1,800km인데, <중앙일보> 2013년 8월 24일 보도기사에서 지적한 F-15SE의 작전반경은 600km다. 성능을 개량했다고 하면서 작전반경은 되레 3분의 1로 줄어드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작전반경이 600km밖에 되지 않는 F-15SE는 대구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독도상공까지 날아가 작전하지 못한다.

둘째, 수직으로 서 있는 기존 F-15 꼬리날개의 직립각을 밖으로 15도 기울여 설계함으로써 방공레이더에 노출되는 레이더반사면적을 줄이고, F-15SE의 비행거리를 138∼185km 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행거리를 그렇게 늘였다고 해도 작전반경이 600km밖에 되지 않으므로, 꼬리날개 설계변경은 무의미하게 보인다.

셋째, 기존 F-15기체 앞부분에 전파흡수도료(RAM)를 칠하여 방공레이더에 노출되는 레이더반사면적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체 앞부분에만 전파흡수도료를 칠한 전투기는 스텔스기종이 아니다. 스텔스전투기를 만들려면, 기존 전투기기체를 전면적으로 새로 설계해야 한다.

넷째, F-15SE조종석에는 헬멧장착현시장치, 사격통제장치, 적외선탐지추적장치, 목표식별자동추적장치, 전천후야간항법장치, 능동전자주사배열(AESA)레이더를 비롯한 신형전자장비들이 갖춰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측 정부당국이 구입하려는 F-15SE에는 위에 열거한 신형장비들이 모두 설치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문제를 파악하려면, 남측과 마찬가지로 F-15SE를 구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구입방식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국제비행> 2012년 3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는 F-15SE 가격은 부대비용까지 포함하여 대당 1억3,670만 달러다. 그런데 남측 정부당국이 F-15SE 60대 구입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74억 달러이므로, 미국이 남측에 판매하는 F-15SE 가격은 부대비용까지 포함하여 대당 1억2,330만 달러가 될 것이다. 똑같은 기종을 구입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왜 남측보다 대당 1,340만 달러나 더 주고 비싸게 구입하는 것일까? 얼핏 보아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보잉의 F-15SE 해외판매전략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방위소식> 2010년 7월 7일 보도기사에서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는 구매자가 전투기에 들어갈 어떤 장비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F-15SE 판매가격이 정해질 것이라고 하면서, 신형항공장비들은 구매자의 선택에 따라 선별적으로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F-15SE에 어떤 신형항공장비가 설치되느냐 하는 문제는 구매자의 지불능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하는 F-15SE에는 보잉이 그 전투기에 설치해주는 모든 종류의 신형장비가 구비되기 때문에 대당 판매가격이 1억3,670만 달러로 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석유수출수익금(oil money)을 챙기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투기구입에 그처럼 막대한 예산을 지출할 재정능력이 있지만, 재정적자압박에 시달리는 남측은 그보다 1,340만 달러나 싼 값으로 F-15SE를 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서, 비록 겉모습은 똑같이 생긴 F-15SE이지만, 남측이 구입하게 될 F-15SE의 성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하는 F-15SE의 성능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일보> 2012년 1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보잉이 기존 F-15의 성능을 “약간 업그레이드해 (남측에) 납품할 수밖에 없을 거라 주장했다”는데, 이것은 기존 F-15K와 성능에서 대동소이한 F-15SE를 개량형전투기라는 명목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는 남측 정부당국의 처지를 지적한 말로 들린다.

F-15SE를 남측에 판매하기 위해 미국방위안보협력국과 보잉은 남측의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을 판촉활동에 끌어들였고, 거기에 끌려들어간 방위사업청은 K-15K와 비교하여 별반 개량되지도 않을 F-15SE를 F-35보다 비싸게 구입하면서도 신형전투기를 구입하는 것처럼 연막을 쳤다. 미국방위안보협력국이 제작을 맡고, 보잉이 총연출을 맡고, 방위사업청이 주연배우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조연배우로 각각 출연하고, 청와대가 관객으로 관람한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미국이 남측에서 걷어갈 흥행수익은 막대할 것이다. 저임금과 중노동에 시달리는 남측 노동자들이 땀 흘려 창출한 재부는 전체 근로대중의 민생안정에 쓰여야 마땅한데,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그 재부가 미국의 먹잇감으로 고스란히 넘어가는 참담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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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떠난 일심단결이란 있을 수 없다”

 

 

<연재> 정창현의 ‘김정은시대 북한읽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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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6 07: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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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6일 당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당중앙위원회 비서 및 부장급 간부)들과 만나 담화를 나눴다. 김정은 부위원장을 당 제1비서로 추대하는 당대표자회를 5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민심을 떠난 일심단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라며 “민심을 소홀히 하거나 외면하는 현상들과 강한 투쟁을 벌려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심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선언이자 ‘인민을 위하지 않는 일꾼(간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4월 15일 김일성광장에서 한 첫 공개연설에서도 그는 간부들이 “신발창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것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꾼과 인민’ 관계 전환 모색

 

   
▲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5월 초 만경대유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보도블록 사이에 난 잡초를 직접 뽑고 있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의 관리일꾼들의 복무자세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자료사진 - 민족21]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구도경고로 끝나지 않았다. 5월 초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의 놀이공원인 만경대유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작심한 듯 관리일꾼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5월 9일 <로동신문> 등 북한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직접 보도블록 사이에 난 잡초를 뽑은 후 “만경대유희장은 인민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이렇게 방심해 두고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가슴 아파하지 않는 일꾼, 인민들을 귀하게 여길 줄 모르는 일꾼들이 천만명이 있은들 무슨 필요가 있는가”라고 질타한 후 “이 기회에 (일꾼들의) 인민들에 대한 복무정신을 똑바로 간직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날 화난 표정으로 발언하는 김 제1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그의 발언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대단히 이례적일 일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김 위원장의 질책내용을 공개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이같은 발언과 행보는 고질화된 간부의 부정부패, 관료화․귀족화된 간부들의 행태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모든 간부들이 “일군(일꾼)을 위하여 인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위하여 일군(일꾼)이 있다”는 사상관점을 가지고 “낡은 사상관점과 뒤떨어진 사업기풍, 일본새(작업태도)와 단호히 결별”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도 사설을 통해 “만경대유희장에 대한 현지지도는 우리 일꾼들 속에 남아있는 낡은 사상관점, 낡은 일본새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일꾼들이 인민의 복무자로서의 숭고한 사명과 본분을 훌륭히 수행해나가도록 하는데서 전환적 계기로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간부들이 ‘특전과 특혜’를 바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목표를 내걸어도 간부가 대중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집단의 동력은 상실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간부의 ‘귀족주의’‘형식주의’, ‘책상주의’ 비판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6월 2일 <로동신문>은 정론을 통해 “지금은 밖에서 밀려오는 적이 무서운 게 아니라 사회주의 요람 속에서 성장한 일꾼(간부)의 관료화.귀족화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형식주의자’, ‘책상주의자’, ‘기술실무주의자’ 등도 주요 비판의 대상으로 거론됐다. 간부들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민심과 관리들의 기장 확립을 강조하는 김 제1위원장의 발언들은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졌다. 한 사례로 북한은 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는 연령을 50세에서 40세로 낮췄고, 주민들에게 관행적으로 부과되던 각종 세외부담금을 대폭 없앴다.

올해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혁명무력 건설 병진노선’이 채택된 후에는 더욱 간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새로운 병진로선을 높이 받들고 나라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전환을 일으키자면 책임일군들이 발이 닳도록 뛰여야 한다”는 점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또한 고위간부들이 먼저 경제현장을 직접 찾아 솔선수범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주로 평양에 집중했던 현지지도에서 벗어나 각 지방을 돌며 경제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박봉주 내각 총리와 군을 대표하는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공장과 기업소, 협동농장을 부지런히 ‘현지요해’(시찰)를 다니고 있다. 과거 주로 대외활동에만 주력해온 85세의 김영남 상임위원장까지 경제현장을 단독으로 방문하기 시작했다. 북한 지도부의 공식서열 1~4위가 모두 단독으로 현장 시찰에 나선 셈이다.

본보기가 될만한 간부들의 활동 사례도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소개되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박태덕 황해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모내기철에 협동농장을 자주 찾았다고 칭찬하는 등 간부들이 ‘농업전선’에서 활약한 사례가 소개됐다. 간부가 현장에서 솔선수범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근로 의지를 유도해 경제적 성과를 내고 주민과 접촉을 강화함으로써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중간간부들 중에서는 황해북도 연탄군당 리항걸 책임비서의 사례가 <근로자>와 <로동신문> 등에 소개됐다. 지난 5월 15일 <로동신문>은 “당의 의도대로 책임일군들이 발이 닳도록 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리항걸 책임비서의 활동을 모범사례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소개했다.

리항걸 책임비서를 모범사례로 소개

이 기사에 따르면 7년 전 연탄군당 책임비서에 임명된 리항걸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일꾼들의 인민에 대한 관점’이었다. 그는 “인민들이 생활상 불편을 느끼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가책도 받지 않는 무관심성, 무엇을 새롭게 하자고 하면 ‘경험’을 꺼들며 새것을 보지 못하는 경직된 관념, 애써 노력하면 제힘으로 할 수 있는 일조차도 애당초 해보려고 하지 않고 주저앉는 패배주의,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무엇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발이 닳도록 뛰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두 가지 문제를 중시했다고 한다. 하나는 책임비서 자신이 “생눈길을 헤치며 대오의 앞장에서 발이 닳도록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일군이 발이 닳도록 뛰면 아래일꾼들도 자연히 발이 닳도록 뛰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하나는 목표가 뚜렷하고 일감이 많아야 누구나 발이 닳도록 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자세로 그는 군당위원회의 다른 간부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식료공장.종이공장.화학일용품공장.버섯공장.가구생산협동조합의 낡고 실리에 맞지 않는 건물들과 생산공정들을 통 채로 들어내고 개건하는 사업을 비롯해 인민생활과 관련된 50여 개 대상건설을 한꺼번에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해 불과 6개월 남짓한 기간에 모두 끝냈다.

간부가 먼저 뛰어야 인민성도 높아지고, 스스로 실력 있는 간부가 될 수 있으며, 대중 속을 뛰어 다녀야 필요한 인재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기사의 결론이다. 재정과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패배주의’와 ‘책상주의’에 물들지 않고 간부가 솔선수범하면 대중이 따르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자력갱생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리항걸 책임비서의 실천사례를 통해 ‘제힘으로 할 수 있는 일조차도 애당초 해보려고 하지 않고 주저앉는’ 패배주의와 ‘입이 닳도록 말하기를 즐기는’ 책상주의자를 비판하며 ‘대중과 함께 실천하는 간부’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역으로 리항걸 책임비서의 사례는 그만큼 북한의 간부들 사이에 ‘패배주의’와 ‘책상주의’가 만연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2013년 6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강은 강계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이 공장이 혁명사적관을 잘 만들어 교양사업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며칠 전에 돌아보며 비판한 공장(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지칭)과는 완전히 대조된다”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 민족21]
이것은 지난 6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강도에 있는 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간부를 질책한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공장을 방문한 김 제1위원장은 공장일꾼들이 ‘기술실무주의’에 빠져 ‘노동자들의 정신력을 발동’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생산을 늘리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고 질책하며 간부들의 사업방식과 사업태도의 혁신을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은 먼저 “혁명사적 교양실이 아직도 구내에 골조만 서 있는 건물로 남은 채 2년이 넘도록 건설을 끝내지 못한” 것을 두고 “어렵고 방대한 공사도 아닌 2층짜리 건물을 2년 동안이나 완공하지 못하고 있는 이 공장 일꾼들의 심장에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영도업적을 고수하고 빛내이려는 자각이 바로 서있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이 “혁명사적 교양실 건설현장에 들러 여기저기 쌓여있는 골재더미와 블럭들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한심하다고,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는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당에서는 생산에 앞서 생산자 대중의 열의를 높여주기 위한 사상교양 사업을 첫 자리에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 공장 당위원회에서는 당의 방침을 사상적으로 접수하지 않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당연히 현지지도 후에 이 공장의 주요 당간부들은 인사조치 됐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지난 시기 나라의 기계제작 공업발전에 적극 이바지해 온 역사가 있는” 이 공장의 간부들조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현지지도하면서 과업으로 지시한 ‘혁명사적교양실’을 2년 동안이나 완공하지 못했고, 생산계획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공식 취임한 후 “수령님식, 장군님식 인민관을 지니고 인민을 위하여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며 낡은 사고방식과 틀에서 벗어나 모든 사업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대중을 불러일으켜 대오의 진격로를 열어나가는 일군이 바로 오늘 우리 당이 요구하는 참된 일군”이라며 김정은시대의 ‘간부상(像)’을 제시하며 여러 차례 질책도 했지만 간부들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와 사회주의권의 붕괴, 최악의 경제난을 겪은 ‘고난의 행군’, 제대로 생활비를 보장하지 못하는 재정난, 비공식적인 시장영역의 확대 등은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구조화시켰고, 간부들의 관료화 및 귀족화와 패배주의를 만연시켰다. 이러한 근본적인 조건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간부 혁신’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정부패 차단, 세대교체 단행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간부 혁신’을 위해 여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첫째, 간부들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과 인사조치를 실시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권력 변동 및 교체기에 대대적인 검열을 단행한 바 있는데, 김정은 후계자 등장이후에도 강도 높은 검열이 이뤄졌다”며 “해외 파견 간부의 경우 해외체류 전 기간의 활동내역에 대해 검열이 진행됐고, 각 부서 간부의 경우 재직기간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검열이 이뤄져 상식선을 벗어난 횡령과 부정부패가 적발된 간부는 모두 인사조치됐다”라고 말했다.

둘째, 2010년 9월 당대표자회 개최를 전후해 노동당과 내각, 군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이동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노동당의 경우 당중앙위원들이 새롭게 선출됐고, 각 도 및 직할시당 책임비서가 전면 교체됐다. 이후 중앙 및 지방의 중하급 간부를 전면적으로 교체해 젊은 30~40대를 등용하는 등 간부 세대교체도 동시에 진행됐다. 군부의 경우 군단장들이 40대의 젊은층으로 교체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공식취임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은 현지지도 때 50대 전후의 비교적 젊은 당과 군 간부들을 주로 대동하고 있다.


   
▲ 조선무역은행이 발행하는 ‘나래’카드 설명서. 북한은 주요 간부들의 외화사용 투명성을 높이고, 개인 및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흡수하기 위해 ‘나래’카드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료사진 - 민족21]
셋째, 구조적 또는 관행적으로 부정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조치들을 도입하고 있다. 당과 군의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무역회사들을 내각으로 이관해 국가 재정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각 부서나 개인이 관리하고 있던 외화를 반드시 은행계좌에 입금해 사용하도록 해 개인 유용 가능성을 차단했으며, 당과 정부 및 군의 고위간부들의 공금사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 사용(‘나래’ 카드 지급)을 권장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만 김정은체제가 안정화되면 될수록 향후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조하는 ‘지식경제시대’에 맞고, ‘세계적 추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젊은 간부층이 부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97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확정된 후 ‘혁명2세대’에 속하는 리길송 당시 함경남도 당책임비서는 <근로자>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일시대의 간부상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날 항일혁명투쟁시기에는 총을 잘 쏘고 적들과의 싸움에서 용감한 사람이 혁명에 충실한 사람으로 되었다면 우리 당이 정권을 잡고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높은 정치실무적 자질을 가지고 대중의 앞장에 서서 그들을 능숙하게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위대한 수령님과 영광스러운 당에 끝없이 충직한 주체형의 혁명가로 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국제환경 속에서 3~4세대가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른 김정은시대는 1970년대와는 달리 내부 체제개선과 대외개방에 적극적이고, 국제적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간부를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발창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것을 체질화해야 한다”라며 지난해부터 간부혁신을 화두로 내세운 북한이 지난해 20년 간 간부층에 고질화된 ‘관료주의’, ‘귀족주의’, ‘패배주의’, ‘형식주의’, ‘책상주의’를 어느 정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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