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선호 출처로 추가
조정식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통령 연임' 발언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여권 전반에 적잖은 손실을 끼쳤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여야 개헌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돌아올 거라는 분석입니다.
후보들 간에 치열하게 전개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판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정무특보 출신으로 친명 색채가 강한 조 의장이 지지층을 의식해 안이한 발언을 했다는 시각이 강하지만 다른 정무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조 의장 발언이 부적절한 것은 대통령 임기연장을 위한 헌법 개정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는데도 이를 명확히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됩니다. 조 의장은 이날 임기연장 개헌안 처리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이라고 말해 대통령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현행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험천만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 의장은 파장이 커지자 이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 연임은 개헌 대상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헌 가능성 희박하게 만든 조 의장 발언
조 의장 발언이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우려는 개헌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점입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미래를 위해 개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는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논의를 회피해왔습니다. 지난 4월 여야 6개정당이 권력구조 등 민감한 사안을 제외하고,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등을 담은 개헌안을 냈지만,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왜곡'이라는 궤변으로 국회 투표를 무산시켰습니다. 이런 마당에 조 의장의 발언은 국민의힘에 개헌에 반대할 명분을 제공한 셈입니다.
조 의장은 취임 후부터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제헌절 경축사에서 2027년 개헌을 목표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 자문위원회를 발족해 개헌 로드맵과 의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도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임기연장 발언으로 조 의장의 개헌 촉구 의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조 의장이 의도했든 안 했든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셈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조 의장 발언으로 여야 개헌 논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의 입장도 난처해졌습니다. 가뜩이나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에선 최근 이 대통령의 임기연장 개헌을 기정사실화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간담회에서 "중임·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걸 국민에게 선제적으로 선언할 것"을 공개 요구했고, 보수언론에서도 칼럼 등을 통해 임기연장 개헌 가능성에 군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밑도 끝도 없는 궤변으로 간주됐으나 조 의장의 발언으로 이제 억지로만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연장 개헌 여부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대선 후보 때는 "우리 헌법상 개헌은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이 없다는 게 현 헌법 부칙에 명시돼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대통령이 돼서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지난 4월 청와대 여야정협의체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에서도 (중임·연임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의장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자칫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국정 수행의 동력을 떨어뜨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발언 파장 줄일 수 있는 건 진솔한 사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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