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주화 열사와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주화 열사와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주화 열사와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수의 유가협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첫 오찬 간담회에서 △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조속한 제정 △136명의 민주화운동 희생 열사 중 국가의 훈·포장 미수여자에 대한 일괄 수여 △국정원, 경찰청, 방첩사 등 기관의 국가폭력 관련 자료 공개 △민주화운동공원에 부모 함께 안장 등 유가족들의 요청을 듣고 "다시는 유가협 회원 여러분이 거리를 헤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국회 앞 텐트도 철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찬 간담회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역대 정부에서 일부 운영진을 청와대에 초청한 사례는 있었지만, 오늘과 같이 다수의 회원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유가협 회원들에게 "어머님, 아버님들을 거리에서 뵈었는데 이렇게 청와대에서 다시 뵙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인사하고는 "많은 분들의 치열한 투쟁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민주주의를 되찾고 정상화되고 있다. 여러분의 노고와 민주화 열사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민주유공자법의 조속한 제정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136명의 열사 중 아직 국가로부터 훈·포장을 받지 못한 백여 명에게 일괄적으로 훈·포장을 수여해주기를 요청했다.

오찬 이후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유가협 회원들이 자유롭게 소감과 건의사항을 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입대해 1987년 군에서 의문사한 고 최우혁 열사의 형인 최종순 씨는 "40여 년 동안 아버지와 함께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에 전력을 다해왔지만 가해 기관의 자료 제출 거부로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그간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방첩사 해체와 함께 그간의 핵심 자료가 폐기되거나 은폐되는 것이 아닌지 유가족들의 걱정이 크다"며 국정원, 경찰청, 방첩사 등 기관에서 국가폭력에 관련된 자료를 반드시 공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1991년 노태우 정권을 반대하는 학생운동 과정에서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고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인 강민조 씨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화 열사들에 대한 훈장 수여가 결정됐으나, 그중 일부는 윤석열 정부 명의로 전달되어 많은 유가족들이 훈장을 거부했다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 명의로 전달된 훈장을 회수하고 이재명 대통령 명의로 다시 수여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자식들이 묻혀있는 민주화운동공원에 부모들도 함께 안장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호소했다.

1988년 5.18 광주항쟁의 진상규명 등을 외치며 교내에서 분신 산화한 고 박래전 열사의 형인 박래군 민주유공자법 시민사회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한을 품은 채 세상을 떠나는 부모님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민주유공자법의 조속한 제정과 더불어 시행령 정비 및 법 집행 과정에서도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국회 앞에서 6년째 피켓을 들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텐트를 하루빨리 철거하고 싶다"며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간절한 마음을 함께 전했다.

경기도 성남의 덕진양행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파업농성 중 사측과의 협상결렬 후 분신한 고 김윤기 열사의 어머니인 정정원 씨는 "아들이 1989년 성남에서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해 운구를 들어줬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특별한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유가협 참석자들은 이밖에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군 의문사 사건에 대한 국가의 항소 취하 등 여러 의견과 건의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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