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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헛된 희망…'대통령의 거부권'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동그라미시사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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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마지막 '딴죽 걸기'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이제 논쟁의 초점은 ‘개혁을 되돌릴 것인가’가 아니라 ‘새로운 제도를 어떻게 보완하고 안착시킬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국민의힘을 주축으로 한 일부 보수언론과 검찰 출신 단체들은 연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수사 공백과 국민 불편을 우려한다고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검찰 중심의 형사사법 체계를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기득권적 발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권한 분산이 아니라, 검찰 권한의 축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은 모든 논란을 되돌릴 수 있는 ‘만능키’가 아니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부여한 것은 입법부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헌법적 문제나 중대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견제 장치이지, 국회의 입법 결정을 상시적으로 뒤집으라고 마련된 권한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검찰개혁은 현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핵심 국정과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그 약속을 국회의 충분한 논의와 입법 절차를 거쳐 구체화한 결과물이다. 이제 쟁점은 개혁의 방향 자체를 되돌릴 것인가가 아니라, 변화된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어떻게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맞춰져야 할 때다.

거부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크지만, 정작 그것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이번에도 ‘거부권을 요구했다’는 정치적 기록을 남기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듯 하다. 훗날 제도 시행 이후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경고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번 검찰개혁은 특정 정파의 정치적 계산에서 출발한 일회성 정책이 아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검찰 권한의 분산은 오랜 기간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논쟁해 온 형사사법 개혁의 방향이었다. 여러 차례의 입법 과정과 사회적 숙의를 거쳐 마침내 제도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제 논쟁의 초점은 ‘개혁을 되돌릴 것인가’가 아니라 ‘새로운 제도를 어떻게 보완하고 안착시킬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만에 하나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법률 하나를 되돌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대선 공약을 스스로 뒤집는 일이자, 국민의 선택으로 구성된 국회의 입법 의사를 부정하는 것이며, 그동안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정당성에도 스스로 균열을 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치적 책임은 물론 국정 운영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도 감당해야 할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

어떤 제도도 출발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변화 자체를 거부하고 과거의 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시작된 제도의 변화를 인정하고,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완하며 부족한 부분을 고쳐 나가는 일이다. 지금부터 국회가 해야 할 것은 경찰과 검찰이 새로운 역할과 책임 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노력이다.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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