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태어난 베스트셀러
전쟁이 끝나자 게오르규는 서방으로 망명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엔 미군에게 붙잡혀 2년간 수용소 생활을 한다. 나치 부역 혐의를 받는 동유럽인이었기 때문이다. 이 감옥 체험과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증언이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1949년 프랑스에서 발표한 소설 『25시』는 순식간에 세계적 화제작이 되었다. 주인공 요한 모리츠는 죄 없는 농부인데, 유대인으로 몰리고, 헝가리 부역자로 몰리고, 나치 친위대 선전 모델로 이용되고, 종전 후엔 전범으로 몰린다. 국적도, 신념도, 얼굴도 상관없다. 서류와 제도라는 거대한 기계가 한 인간을 갈아 넣는 이야기다.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숫자와 서류로만 존재하는 시대, 하루 스물네 시간이 다 지나도 구원의 아침이 오지 않는 절망의 시간, 그것이 '25시'다.
이 소설로 그는 일약 세계적 작가가 됐고, 1963년 정교회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1971년에는 프랑스 내 루마니아 정교회 최고위 성직자 자리에까지 올랐다. 도살장을 목격한 청년이, 부역 혐의로 옥살이를 한 망명객이, 마침내 신부복을 입고 세계의 양심으로 추앙받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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