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수억원 들여 설치해도 안 쓴다”···현실 고려 못한 ‘의무화’에 애물단지 전락한 연료전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8/03 07:37
  • 수정일
    2026/08/03 07: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제공

​

경기도 신·증축 학교에 수백억원을 들여 연료전지 설비를 설치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료전지는 각 학교에서 비용과 관리 등의 문제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일 경기도교육청에 현행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신축·증축·개축하는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경기도 학교들도 태양광, 연료전지 설비 등을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

​

문제는 학교에서 연료전지 설비를 제대로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연료전지는 도시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 다음, 이 수소를 활용해 전기와 열에너지(온수)를 생산한다. 탄소 배출은 낮추고 에너지 효율은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연료전지를 장시간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꾸준히 보존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

등하교, 휴일, 방학 등으로 가동 시간이 정해져 있는 학교처럼 공백기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효율을 내지 못할 수 있다. 경기지역 A학교 관계자는 “발전 전기보다 가스비가 더 나오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사용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경기도 내 신·증축 학교 중 연료전지 설비를 설치한 학교는 총 107곳이다.

​

사후 관리 문제점도 있다. B학교 관계자는 “연료전지 설치 업체가 영세해 설치 이후 폐업했다”며 “다른 업체에 수리를 맡겨보려고 했지만, 회사가 다르다고 난색을 보였고 결국 쓰지도 못한 채 방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

이는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광주시교육청(현 전남광주시교육청)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일선 학교 3곳과 산하기관 1곳 등 4곳에 14억원을 들여 연료전지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관에선 연료전지를 단 한 번도 가동하지 않거나 설치 이후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몇 차례 시험 가동한 것에 그쳤다.

​

의무화 비율을 맞추기 위해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있지만, 학교시설이라는 현실에 맞지 않아 애꿎은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연료전지 설비 설치비는 1곳당 적게는 1억원대에서 많게는 10억원 수준이다.

​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연료전지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그간 주로 사용해 온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방식은 화재 등으로 안전성 지적을 받다 보니 적극적인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의무화 비율을 맞추기 위해 연료전지를 설치할 수밖에 없다”며 “연료전지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온수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연료전지 가동률을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

김태희 기자

전국사회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