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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찍이의 임신

  • 등록일
    2009/04/06 10:05
  • 수정일
    2009/04/06 10:05

우리 햄스터 찍찍이의 배가 요 며칠 사이에 묵직해졌다.

집에서 꺼내 뒤집어보니 배 양쪽으로 젖들이 빨갖게 돋아나 있다.

아, 임신을 했구나.

그 얌전해 보이던 볼탱이가 어느새 앙앙홍홍을 했단 말인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임신한 햄스터에게는 단백질과 칼슘을 섭취시켜야 한단다.

그래서 멸치와 삶은 달걀을 먹이고 채소를 듬뿍 주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찍찍이는 참 낙천적인 아이다.

나에게 번번히 발라당 뒤집힘을 당하고도

내 손이 집으로 들어가면 먹이주는 줄 알고 막 들러붙는다.

애도 쑴풍쑴풍 잘 날것 같다.

한편 볼탱이는 한번 뒤집어주면 그 후로 완전 삐져서

내 손만 들어가면 음침한 데로 숨는다.

이 쬐그만 포유류에게도 나름대로 개성이 있다니

그게 참 신기하다.

 

햄스터를 키우면서 그동안 참 모르던 감수성을 알아가는 중이다.

살아있다는 것, 생명이라는 것, 그 하나 하나의 몸짓과 표정에 대해서,

그리고 생명을 키우고 있다는 책임이라는 뿌듯한 감정이란... 허

밥을 잘 안 먹으면 아픈 건가 걱정되고,

너무 많이 먹으면 비만 햄스터가 될까 걱정되고,

내가 주는 먹이 잘 먹고 잘 뛰어 놀면 그저 기쁘고,

 

손에 들면 묵직하고 따뜻하고 두근두근하고 포곤한 느낌에

자꾸 만지고 싶은데,

이러면 안되지, 얘들이 얼마나 귀찮겠어

힘없고 작은 동물이라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고, 필요할 때 챙겨주고, 귀찮아할땐 그냥 내버려두는 법도

배우고 있는 중.

(하지만 계속 만지고 싶다...)

 

참, 이참에

찍찍이 애들나면 분양해가실 분!

몇 마리를 낳을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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