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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의 시 두편

  • 등록일
    2005/11/30 09:51
  • 수정일
    2005/11/30 09:51

풀꽃세상에서 퍼온 반칠환의 시 두편...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 반칠환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바퀴  - 속도에 대한 명상5



우리는 너 나 없이 세상을 굴러먹고 다닌다
아버님, 오늘은 어디서 굴러먹다 오셨나요
아들아, 너는 어디서 굴러먹다 이리 늦었느냐
여보, 요즘은 굴러먹기도 예전 같지 않아요
이거, 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다귀야

바퀴를 타자 우리 모두 후레자식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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