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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 아니 괜찮아, 하면서 어느새 한 해의 열달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남은 두 달은 어떻게 보내야 하지? 새로 시작하게 될 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하지?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는 상념에 빠져 집에만 처막혀 있다가
해거름에 불쑥 집을 나섰다.
바람 불고 잎이 지는 가로수 아래를 걷고,
청둥오리와 흰새떼들이 바지런하게 먹이를 찾는 강가를 지나고,
인적드문 다리와 인공의 징검다리를 번갈아 건너고,
망각의 세월에 묻혀간 내 기억들을 하나씩 반추하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과
서로 부대끼며 웃고 웃어야 할 모든 존재들에 대해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만난 억새풀밭에서 초승달을 올려다 보며 나는 속삭였다.
-이제 또 시작하는 거야.
=맨날 시작만 하면 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글쎄, 시작한다는 건 뭔가 끝났다는 거 아닐까?
=이런, 이게 끝이야 하고 끝내는 걸 한번이라도 보면 좋겠어.
-나한테 매사 끝이 있기나 했니? 내 인생이 끝나는 날 한꺼번에 끝내 주지 뭐.
=웃겨...
이틀간 참 많이 걸었다.
연일 비가 온다
마른 장마가 달구었던 대지는 촉촉하고 쿨하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우두커니 창 밖을 내다보다가
혼자서 다시 뜨거워진다.
댓글 목록
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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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슨 일로 끙끙 앓도록..ㅠㅠ지울 만한 것들은 지우고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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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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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가실래요? 우하하하하하하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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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 헤...남들한테는 사소한 일일 수도 있는..그리고 지우려고 하면 원래 잘 지워지지도 않잖아요..ㅎㅎ춘>> 교회는 20대 무렵에 졸업했는디요...재입학하라굽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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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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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살다보면 어쩔수 없는 일 아닐까요?..ㅠ.ㅜ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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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 일 때문에 힘든 적은 별로 없는데 사람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는 건 언제나 어렵더라구요. 한번 알게 되면 평생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고갯마루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고, 손잡고 같이 가는 거겠죠. 친구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다 엇비슷한 곡절과 경로를 거치는 듯...부가 정보
연부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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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님도 이런 고민을 하시는구나.....^^;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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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부>> 저는 이런 고민을 풍성하게 먹으면서 자랐어요...ㅎㅎ부가 정보
ha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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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가슴앓이는 괜찮아지셨겠죠?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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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 저는 금세 괜찮아진답니다. 바쁜 동지는 언제나 보게 되나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