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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다

여기다가 쓰고 싶은 얘기도 많고

술 마시면서 듣고 싶고 하고 싶은 얘기들도 많고

그러면서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지만-

 

하루하루가

그냥 정신없이 간다.

 

생각해 보니

12년째 쉼없이 달려오기만 했던 것 같다고

내게도 안식년같은 날들이 열흘쯤만 사치스럽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어제 어떤 자리에서 잠깐 넋두리를 했었다.

 

오래 전에 감옥에 있던 어떤 동지가 그랬지.

이성우는 여기라도 와야 푹 쉴 수 있을 거라고,

한 번 오시라고.

 

나보다 훨씬 더 잘 살고

더 치열하게 열심히 사는 이들 많은데

그러면서 날마다 살아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정도로

사람과 세상에 대한 감수성을 지니고 사는 동지들 많은데

 

제대로 하는 일도 없으면서

가끔 내가 그려보는 현재의 자화상,

이렇게, 그냥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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