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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01
    마지막 영화
    hongsili
  2. 2005/12/03
    헐리우드 배우들..(3)
    hongsili
  3. 2005/12/02
    짧은 독후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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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11/26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hongsili
  5. 2005/11/20
    the dispossessed
    hongsili
  6. 2005/11/15
    코스모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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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10/23
    그로밋~~~(4)
    hongsili
  8. 2005/10/03
    chocolat
    hongsili
  9. 2005/09/27
    저항은 어디에나..(5)
    hongsili
  10. 2005/08/16
    원작 훼손..(8)
    hongsili

마지막 영화

올해 본 마지막 영화.....

 

Paradise Now

 

워너 독립 영화 제작 : http://wip.warnerbros.com/paradisenow/



 

아무런 배경 음악도 없이 엔딩 크레딧이 하염 없이 올라가는 동안....

우울함 때문에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는 줄 알았다.

 

어찌 그리 담담하게,

어찌 그리 깊숙하게 영화를 만들었더란 말이냐....

그 담담함과 조용조용함에 .............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점령의 가장 나쁜 점은,

인간의 약점을 착취하고 존엄성을 손상시키는 것... (exploit the weakness and humiliate the human dignity)

죽음으로밖에 동등해질 수 없다는 이들의 선택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압제자이면서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떠들어대는 점령자들 앞에서, 우리 스스로 희생자가 되는 수밖에 없어요."

 

 

인간은, 다른 인간을 모욕할 권리가 없다.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이스라엘,

우주가 소멸될 때까지 지워지지 않을 악행의 낙인을 찍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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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배우들..

임박한 일들 때문에 긴장이 증가하면 포스팅의 숫자가 늘어난다.

아주 기이한 현상...

 

지지난주에 영화 "Good Night and Good Luck"을 보고 들었던 생각을....

이제서야 (하필 이 시점에) 기록에 남기려 하다니...

 

이 영화가 매카시 열풍에 대한 언론인들 (당시 CBS의 피디수첩 같은 ㅎㅎ)의 맞대응을 다루는 작품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보구 싶지 않았다.

뭐 그래봤자, 미국 자정능력 있다.  언론인들의 기개 드높았다....

이 정도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근데, 지난 번에 레벤스타인 할배 인터뷰할 때 그래도 괜찮은 영화니까 보라고 권하길래 인심 써줘 봐준 것!

영화를 보고나서 기대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미국 언론인들 참 훌륭해... ㅎㅎㅎ

근데, 그 파르르 떨리는, 터질 것 같은 긴장감.... 그리고 기자들이 느꼈던 성취감 이런게 어찌나 잘 표현이 되었는지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막 감동이 되려고 했다. 특히 주연배우의 연기가 아주.....  (사실 그 시대상황의 세세한 내막을 잘 모르는지라 사람 이름 마구 나오면서 서로 공격하고 반박하는 장면들을 다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천추의 한이지...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 이제 감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에 그가 등장했을 때 (아마도 ER? 한 번도 제대로 본 적 없다만) 어찌나 느끼하게 생겼는지 속이 다 울렁거렸는데, 코앤 형제의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를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했더랬다. 특히나 이번 영화를 보러 가서 예고편으로 Syriana 를 해주었는데, 거기 주연이 역시 조지 클루니였던 게다. 어쨌든 미국식 휴머니즘이겠지만. 그래도 왜 자살폭탄 테러를 하게 되었는지 ("왜"라는 질문은 미국 뉴스에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진짜 추악한 본질이 무언지를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한 영화인 것이다. 심지어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시각이 편향되어 있다고 비판한다면 그건 우리가 감수하겠다고 뽀대나는 멘트까지 날려댔으니....

 

원래 헐리우드가 리버럴한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민감한 연예인들을 보면 (그것이 혹시 좌익 상업주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해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 봤던 하워드 진의 다큐 나레이션은 배우 Matt Damon 이 맡아서 했다. 그의 영화를 본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그저 애려니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나보다도 나이가 많더라. 허거덕.... 근데 내가 이 배우한테 놀랐던 것은, 몇 년 전에 하버드에서 직원들 (특히 잡역부)의 임금인상 투쟁이 벌어졌을 때 직접 와서 지지 발언을 했던 사실이다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에 나온 이야기 ^^). 알고보니 헐리우드 진출하기 전에 하버드에 다니고 있었다는군. 이 때, Ben Affleck도 같이 왔었는데, 이 양반의 경우 본인이 이 학교 출신인게 아니라 부모님이 여기 노동자로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해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단다. 

 

아놀드나 레이건 같은 인물도 있지만,

모름지기 진짜 딴따라 라면, 최소 이 정도는 리버럴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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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독후감

홍실이님의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에 관련된 글.

까먹기 전에 좀 기록을 해둬야...

책에 감동 받아 엊그제는 동명의 DVD도 빌려봤다. 근데 사실, 다큐는 그리 훌륭하지 못했는데... 책을 안 읽거나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서술...

 

Howard Zinn -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할배, 젊어서보다는 머리가 희끗해진게 훨씬 인상이 온화해보인다. 젊었을 적... 오.. 한 성격하게 생겼더군)

 

하워드 진 할배의 중요한 일정과 사건들이야 FBI가 친절하게 기록을 남겨두었기에 할배가 자서전도 쓸 수 있었던 거지만 (심지어 한 고등학교에서 했던 연설 때 FBI 가 현장에 안 나와 연설 내용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할배 투덜거리고 있다 ㅜ.ㅜ) 나야 그렇게 해줄 사람 혹은 기관이 없으니 스스로라도 기록을 남겨야지...

 

훌륭한 책을 많이 쓴 지식인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나에 대해서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게 부끄러울 지경...

 

1.

할배는 타고난 싸움꾼....

 

일찍이 부두 노동자로 일할 때부터, 대학에 다니면서 야간 하역 노동자로 일할 때에도 노조를 조직했고, 보스턴 대학에 자리를 잡고 나서도 교수 노조의 대변인 역할을 맡았더랬다.

 

2.

지식인의 사회 참여 방식...

 

남부의 흑인민권 운동 현장에 함께 있었고 (매맞고, 갇히고, 노숙하고, 모욕당하고..)

반전 시위 때도 현장에 있었다.

출판사에서 미국 NAACP 운동의 역사에 관한 책을 써달라고 부탁받았을 때, 지금 현재진행형인 SNCC 가 더 중요하다고 남부로 달려갔었다. 흔히들... 현재 진행형인 사건은 "학문"의 대상이 아니거나, "후세의 평가" 운운하며 한발짝 물러서려고 하는 것과는 아주아주 다른 방식..

공습 당하는 하노이 시내에서 방공호에 숨어 자신이 폭격했던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가 강의를 하곤 했다. (Tufts 대학의 베트남 전 관련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강연료 300불을 받고 깜짝 놀랐는데, 나중에 상대편 보수 인사는 3천불을 받았다는 걸 알고 열 받았단다 ㅎㅎㅎ)

현장과는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충실한 연구성과로 사회진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3.

선생의 모습....

 

도무지 선생으로서의 정체성과 의무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나에게 정말 큰 자극이 아닐 수 없었다. Spelman 대학에서, Boston 대학에서 진심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현장의 가르침을 주려고 했던 모습은 감동 그 자체... 

대학에서 해고당할 때 제자였던 앨리스 워커 아줌씨의 편지는 진짜 가슴 절절하고, 다큐에 직접 출연하여 "선생님 어쩌구" 하면서 이야기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대학 사회라는게 웃기지도 않게 '선생'보다는 '교수"로 부르고, 또 불리워지길 바라는 데 비해 (대학에서 제일 웃긴 일 중 하나가 교수들끼리 서로 교수라고 부르는 것. 왜 교사들은 서로 교사라고 안 부를까?) 스스로 teacher 라 부르고 다른 사람들도 그를 teacher 라고 하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특히, 보스턴 대학에서 총장의 만행에 저항하여 교직원/교수들의 파업이 벌어지고, 교수들만 선별적으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 수업에 복귀하게 되었을 때, 일반 직원들의 파업 피켓 라인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학생들을 이끌고 Commonwealth Avenue 에서 야외 수업을 한 이야기와 퇴임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는 학생들을 데리고 학내에서 벌어지는 간호대의 시위에 지지 방문을 벌인 이야기에는 진짜 감동 먹었다.

대학이라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간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기는 쉬워도 (꼭 쉽다고야 말 못하지만) 실제 삶의 공간에서는 그렇게 원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학교가 딱히 무서워서라기보다, 그냥 귀찮게 시달리는 것이 싫어서 학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는 (뒤에서 욕만 하고) 그냥 무시하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할배는 계속해서 "요즘 애들은~~" 어쩌구 하면서 학생들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상당히 머쓱했다.

사실,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혈압이 오르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한번은, 지역사회의학 실습 시간에 장애인 이동권 연대의 "버스를 타자" 비디오를 보고 사회적 건강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왜 꼭 버스를 타려고 하죠?"  "... ㅠ.ㅠ "     

"저렇게 사람들마다 다 자기 요구만 주장하면 사회 질서가 어떻게 유지되겠어요?" (이건 60대 경찰서장 아저씨나 할 법한 이야기다)

선생도 사람인데..........  나를 시험에 들게 하다니 너무들 하잖나....

 

그래도.... 

책을 덮으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훌륭한 선생이 되려고 노력해야지... 굳은 결심을 했더랬다. (그래서 실제로 훌륭한 선생이 되는 거는 다른 문제)

학생이야 모르니까 배우러 온 거 아닌가...

 

* 사족

요즘은..

왜 이리 할매 할배들의 글이 가슴을 후벼파는지 모르겠다.

카렌 메싱 할매의 글을 읽다보니 오... 이 할매의 카리스마도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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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어렸을 때부터, 울 엄마가 경고했었다.

이바구 너무 좋아하면 패가망신한다고...

주로 밤새서 만화책 보거나 소설책 보구 있을 때 하셨던 말씀....

 

그래서, 전공 외 교양(?) 책들은 가급적 등하교, 출퇴근 길에만 보구 집에서는 보지 말아야지 생각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다.

하워드 진 할배의 자서전 격인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을 읽는데, 너무 흥미진진한 거다. ㅜ.ㅜ  벌써 반도 넘게 읽어버렸다.

 

할배, 어쩜 그리 이야기를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풀어놓는지....

투쟁에 대해서는 한 없이 진지하고 감동적이게 썼지만, 막상 자신의 이야기는 툭툭 던지듯이 무심하게..

할배가 Spelman 대학에서 해고당하자 사람들이 몰려와서 같이 분노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회상 장면에서...   이런 이야기를 문득 꺼낸다.

사람이 죽는 거랑, 해고되는게 비슷한 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덕담을 늘어놓는 거란다.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정녕 그를 못 잊을 거라든지....

근데, 해고의 장점은, 죽는 것과 다르게 이 모든 덕담을 본인 스스로 들을 수 있다는 거란다 ㅎㅎㅎ

 

부인과 결혼하게 된 이야기도 웃긴데..

군대에 가있는 소심한 친구가 그녀를 짝사랑했고, 할배한테 편지를 대신 전해달라고 했는데 그 편지 전해주러 갔다가 그만 눈이 맞은 거다. 이 양반, 당시 자기는 친구를 배신한게 아니라고 확신했단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그 친구가 없었다나?....  

 

그리고 군에 가서 여친(지금의 부인)의 편지 기다리던 이야기... 배달된 편지를 이름 순서대로 나눠주는데, 자기는 성이 Z이라서 항상 기다리다 죽을 뻔 했단다 ...

 

어제 읽은 부분, 흑인 민권운동, 그 격변의 현장에 있었던 할배의 삶,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민중들의 '직접 비폭력 행동'은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할배가 엄혹한 시기에도 자꾸 "낙관"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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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possessed

일전에 네오님이 추천해주신 The Dispossessed 를 오가는 셔틀버스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드뎌 어제 끝이 났다.  LeGuin 의 빛나는 명성이야 익히 들어왔지만 사실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

 

상반된 두 세계- Urras와 Anarres 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면서 들었던 몇 가지 짧은 단상.

 

- 자본주의.... 참 낯설구나.

한 사회 안에서 넘치는 부를 향유하는 계층과 다음의 끼니조차 걱정하는 계층이 함께 산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인가. 서비스를 받는 계층과 서비스를 이를 제공하기만 하는 계층. 집이건, 장신구건, 음식이건, 옷이건.. 심지어(!) 지식이건 돈으로 환산되고 거래되는 사회... 다른 계층 간에는 서로 소통의 기회조차 없거나, 혹은 소통하지 않으려 하거나, 소통한다 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회...

그리고 이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회....

 

- 아나키스트로 살아가기, 모든 권력에 저항하기.... 참 힘들구나.

그 어떤 권위나 억압적 지배기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이루어 살아가려 해도 사회라해도, 삶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존중', '자발성' 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조율하는 기구가 존재하기 마련. 때로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지나친 도덕적 강박, 내적으로 강제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기도 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또다른 권력으로 성장하면서 아나키스트의 '혁명성'을 거세시키기도 하더라.

 

- 사실, Urras 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았다. 다만 당연함을 낯설게 여기는 스스로에게 당황했다고나 할까?

그 곳에서 벌어진 the dispossessed의 저항과 Dr.Shevek의 가슴을 울리는 연설도 그리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었다.

그러나... Anarres 사람들이 그 척박한 땅 (이 곳은 Urras의 달)에서 오로지 연대의 정신, 인간에 대한 믿음만으로 '버텨나가는' ... 그리고 물질 세계에서, 정신 세계에서 좌절하는 모습들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주었다. 흑.........

 

누가 the dispossessed (빼앗긴 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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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실, 임박한 몇 가지 과제들이 있는데... 지난 주말에 빌려온 Cosmos 시리즈가 궁금하여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으니...

오늘 2-3부를 보고 말았다.

저녁 먹구 잠깐 앉아서 본다는게 어영부영하다보니 벌써 10시 반일세... ㅜ.ㅜ

 

몇 가지 놀라운 사실...

 

필름에서 나레이션하는 촌스러운 아저씨가 진짜 칼 세이건이더라는....

2부에서 생명 기원의 최초 물질이 DNA 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10년 후의 서플멘트 (DNA가 아니고 RNA라는)가 달려있고, 정확하게 10년쯤 늙어보이는 그 해설자가 또  나오길래 설마.. 했는데 구글 이미지 검색을 찾아보니 정말 칼 세이건이었다........ 놀라워라..

 

요하네스 케플러 이야기..

오랫동안 우주의 신비를 기하학으로 풀고자 했던 캐플러 (이미 코페르니쿠스의 발견을 알고 있었다)가 카톨릭의 편집증적 광신을 피해 타이코 브라헤한테 몸을 의탁했었단다. 당시 캐플러는 최고의 이론가, 타이코는 최고의 관찰가....

근데, 청교도적인 캐플러와 달리 타이코는 먹고 마시는 거 좋아하는 귀족 양반... 두 라이벌 사이는 별로 좋지 못했고, 둘 다 서로의 자료와 이론을 절실히 필요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를 하지 못하다가..... 결국 타이코 사후에야 캐플러가 그 가족들을 졸라서 행성 운동에 관한 관찰자료를 얻었단다. 그리고는 그 엄밀한 관찰자료 (망원경도 발명되기 전 시대에 그토록 정밀한!)를 이용하여 그동안 오랜 미스테리로 남아 있던, 왜 화성이 루프 형태의 기묘한 운동을 보이는지 원리를 밝혀내기에 이른다고...

그 이후에도 캐플러의 삶은 그다지 평탄하지 못했는데, 30년 전쟁이 벌어지고 마녀사냥의 광풍이 휩쓸고 가면서 그의 어머니가 마녀로 처형되는 일이 벌어졌다. 근데 캐플러는 자기가 어머니 체포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자책했으니.......

 

뭐냐 하면...

캐플러가 그 당시 공상과학 소설 - "꿈"을 썼고, 그 소설에서 인간이 달에 살고 있는 모습을 그렸단다... 멀리 지평선 너머로 지구가 떠오르는..............

 

오호... 나는 전율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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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밋~~~

어제 Wallace & Gromit 관람....

 

 

밤에 잠자리에 누워 생각했다.

 

램프의 요정이 나타나서 세 가지 소원을 묻는다면,

첫 번째로 Gromit 과 같이 살게 해달라구 해야지....

 

 

세상에 어찌 그런 완벽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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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lat

긴급 상황을 하나 해결하고 나니 피곤이 몰려와 빈둥빈둥거리다가 영화를 한 편...

 

Chocolat 은 개봉한지 꽤 된 영화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지라 제목을 Chocolate 가 아닌 쇼꼴라 로 한 듯...

 

조니뎁이 마치 주연인것처럼 포스터를 그려놨지만 그건 사기더군.

영화는 나름 아기자기하고 재밌었는데... 

주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Pleasant Ville 과 유사한 것이 눈에 걸렸음

그래도 배우들, 풍광, 음악, 극의 전개... 다 괜찮은 편.

 

줄리엣 비노쉬는 평소의 우아한 자태 그대로였고,

케이트 앤 모스는 트리니티의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 몰입에 방해가 되었는데 나의 오바일까? 가죽 바지에 기관총 들고 있어야 할 트리니티가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다소곳하게 걸어다니는 모습이라니 원.....

 

허나, 나를 가장 불편하게 했던 것은 조니뎁의 그 느끼함................

그건 당신 전문 분야가 아니잖아.....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왜 그리 평범하고 진부한 거냐구......

 

아무리 봐도 조니뎁과 초콜렛은 윌리웡카 공장에서 더 잘 어울리는 듯.

 

 

 

 

근데, 북풍과 함께 영원히 떠돌 운명을 타고난 비앵이 정주해버리는 것은 웬지 서글프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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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어디에나..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며 지지부진하게 읽어나가던 하워드 진 할배의 [미국 민중사]를 드뎌 다 읽었다.

한국에서 번역본을 읽었으면 좀더 쉽게 (ㅜ.ㅜ) 끝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마 이러저러한 우선순위들에 밀려 절대로 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사실 남의 나라 역사책까지 읽어줄 여유야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언젠가 김규항 씨 글에 보니까 요새 대학생들은 "수구꼴통, 조중동"이라는 단어만 알면 의식화가 다 된 것으로 생각한다는데...  한편으로 나 자신도 "미국 나쁜 놈, 원래 그런 애들" 이라는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거 같다. 자본주의 백기 투항자들이라는 그럴싸한 딱지를 붙여놓구 이 사회는 진보 운동이 있기나 한거야 빈정거리면서.... 

 

허나, 어디엔들...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 저항과 투쟁이 없으랴.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베트남 전 반대시위에 분신한 미국인이 있었다거나, 심지어 90년대 초 걸프전 때도 반전 시위가 격렬하게 일었고 그 당시에도 분신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 충격이었다. 헨리 키신저가 졸업식 축하 연설을 하러 갔을 때 교수들과 학생들이 퇴장해버렸다거나, 걸프전 당시 모두들 애국주의에 들떠 CNN 미사일 쇼나 감상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반전 시위로 수 천명이 체포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고.... 

그리고 이러한 대부분의 소식들은 주류 미디어에 전혀 보도되지 않았고,

그리고 주류 미디어를 혐오하면서도 의심없이 그에 근거하여  "미국에 진보 운동이 있기나 한가?" 방약무인한 태도를 보였던 나.... ㅜ.ㅜ 부끄...

 

진 할배는 책의 말미에 따로 한 장을 할애하여 ("The coming revolt of guards") 다른 장과 달리 온전히 본인의 의견을 적었다. 소수의 자본과 권력 계층이 다수의 민중을 가두고 있는 감옥과 같은 미국 사회에서, 이들에게 고용되어 죄수들 (민중들)을 감시하고 갈등을 잠재우며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완충제 혹은 간수의 역할을 중간 계급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힘이 결합되지 않고서는, 그리고 이들이 스스로의 위치 (지배 계층에 포섭되어 그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를 자각할 때만이 진정 미국 사회의 변혁이 성공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투쟁과 좌절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그리고 놀랍게도 사회주의를 이야기기하고 있다. 물론 "사회주의"를 사칭한 독재 말고....

 

진 할배, 낙관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낙관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싸워야 된다고 공공연히 선동하고 있다.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ㅡ.ㅡ) 를 읽으면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검정교과서는 당근이고) [미국 민중사]에서 느낀 것은 그 투쟁의 역사가 유달리 치열해서만은 아닐게다. 구체적인 사실들이야,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좀만 지나면 또 까먹고 말겠지만 갈피마다 자리한 슬픔과 분노, 저항의 드라마는 어디 잊을 수 있겠나...

  

 

* 사족

아직도 사회주의냐....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근데 "진짜" 사회주의는 과연 뭘까?

지난달 Monthly Review 가 사회주의 특집이었는데... 이어서 그거나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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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훼손..

엊그제 I, Robot 을 DVD 로 보았다.

영화 보다 혈압 올라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그 제목을 쓰지 말던가....

그 신성한 이름을 가지고 어찌 그런 허접한 영화를 만들었더란 말이냐.

(원 혁명이라니... ㅡ.ㅡ 터미네이터랑 착각한거 아녀?)

 

로봇 3원칙을 넘어서는 Zero  법칙 (개별 인간이 아닌 인류의 구원과 복리를 최고의 가치에 둠)은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거의 마지막편 Empire & Robot 에 가면 구체화된다. 물론 Daniel R. Oliver 라는 특출한 로봇이 그 로직에 이르기까지는 기나긴 "역사"가 존재한다.

원래 I, Robot은 로봇 발전의 역사를 지켜본 Dr. Susan Calvin 의 회고담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말하자면 로봇 시리즈와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전사 아니던가.

 

근데, 이걸 이렇게 지 맘대로 막 그려도 되냐구.

지하에 묻힌 아시모프가 벌떡 일어날 일 아녀...

 

헐리우드는 진짜 마이다스의 손.

철학적 성찰도, 복잡한 갈등 구조도, 그 손길만 한 번 스치면 생명력 없는 번쩍이는 금덩어리도 바뀌고 마니...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진짜 불쾌.

 

다른 것도 아니고, 내가 젤 좋아하는 로봇 시리즈를 ...............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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