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개월 前 일입니다. 유명방송국 PD가 제 블로그를 방문하여 글을 남겨놨더라고요.
폐지를 줍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의 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혹시 무조건 집에다 뭔가 주어다 놓는 그런 사람을 아느냐? 연락 좀 해 달라 이런 글이었습니다.
제가 쪽지를 보냈지요. 블로그에 올라 있는 사진은 이상한 수집벽이 있어서 물건을 줍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생계형 폐품 수집을 하는 분들의 사진이니 PD 님이 찾는 유형의 사람들과는 관계가 없을 것 같다고 답장을 해줬지요.
지금 보시는 2장의 사진은 진즉부터 카메라에 담으려고 노리고 있던 곳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중에서는 집과 집 사이에 이런 공간이 있으면 지붕을 가리고 막아서 폐품을 수집해 다가 쌓아 놓는 창고 겸 작업 공간으로 쓰는 분들이 많은데 여기가 그런 곳이지요. 이곳은 그분들의 보물창고이자 수익을 내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며 하루를 소일하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항상 트럭이 가로막고 있어서 그 안을 들여가 볼 수 가 없었어요. 그래서 늘 부지런히 수집하는 노부부의 이 작업장 모습을 찍을 기회가 안 나는 거예요.
세탁소에 가면서 보니 이곳을 늘 가리고 있던 하얀 트럭이 어쩐 일로 안 보이는 거예요. 할머니가 작업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튼 전에 지나갈 때는 큰 카메라를 들이밀면서까지 찍기도 그렇고, 그냥 패스해버리고 말았지요.
근데 볼일 다 보고 돌아가면서 보니까 할머니께서 멀찍이 편의점 의자에 앉아 계시는 거예요. 폰카로 한번 찍어 볼까? 하지만 오늘은 폐품이 그리 많지 않네요. 창살 형 문이라 안이 들여다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문을 열어놓은 것만큼은 시원스럽게 잘 보이지는 않네요.
화. 목 1주일에 두 번은 저의 운동 날입니다. 목이 하도 뻣뻣하니까 웬만하면 1주일에 두 번 정도라도 꼭 운동을 해주려고 맘먹고 노력하고 있지요. 운동을 하니까 좋은 일이 많더군요. 오며 가며 보는 것도 많고 걸으면서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요. 바로 위 사진도 운동 다녀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차! 길을 건너고 나니까 눈에 띄더라고요. 아니었으면 좀 다 가까이서 찍을 수 있었는데 하는 수 없이 조금 멀리서 잡은 것입니다.
그런데 나이 드신 분들이 제일 많이 창업하는 직업 아세요?
바로 폐품수집이랍니다.
여기도 주민센터로 운동가면서 발견한 장소였는데요. 이곳을 블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무당횡단 해야 갈 수 있는 길이거든요. 정식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나면 그냥 직선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이분들의 수집창고 쪽 하고는 거리가 있어서 일부러 갈 필요는 없는 곳이라 서요. 폐품이 늘 많이 쌓여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근데 이 분들은 작업을 할 때 문을 활짝 열지는 않아요. 그래서 내부가 일부 밖에 안 보이고요. 다른 노부부들의 공간과 비슷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출입문 입구를 조화와 화분으로 장식해 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