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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이 제재 완화 카드 던진 까닭은?

[정세현의 정세토크] 최선희-비건 실무협상 진행되지 않는 이유
2018.10.17 09:57:52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북한을 방문했지만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 간 실무협상은 여전히 날짜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북한을 굴복시킨 뒤에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앞으로 두어 달 내에 북미 정상회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그냥 단순한 전망이 아니다"라며 "백악관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선조치로 무엇인가를 내놓을 것인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인민들의 실제 삶을 나아지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미 회담으로 제재를 일부라도 풀어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해도 대통령의 지지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결국 더 급한 쪽은 북한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 조금만 더 버티면 북한이 스스로 무릎을 꿇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물론 북한에서도 미국의 입장을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을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비건-최선희 실무협상을 시작하면 미국은 이 협상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말했던 핵 탄두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의 일부 국외 반출 등의 세부적인 사항을 요구할 것이고, 그러면서도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회담에 나가서 뭐하냐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 전 장관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급해졌다. 유럽 순방 중 문 대통령은, 비핵화라는 전제가 따라붙긴 했지만, 북한에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북한 비핵화의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며 문 대통령이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가속시켜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남북관계가 한발 앞서가면서 북미 관계를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 사람이 걸음을 걷더라도 어느 한 발이 앞서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문 대통령이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대로 남북관계를 비핵화 촉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는 16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모멘텀은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 실무협상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북미 사이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정세현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이하 실무진들이 소위 말해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기존에 북한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관료들과 함께 일을 추진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선(先) 행동론'으로 기울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종전선언을 쉽게 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죠. 종전선언이 미군의 철수, 유엔사령부의 해체 등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말입니다. 

북한은 종전선언으로 시작해서 제재가 일부 해제된다면 이를 미국의 상응 조치라고 생각하고 영변 핵 시설 폐기 정도의 다른 비핵화 조치들도 계속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제재는 고사하고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는 것이죠.  

물론 북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이하가 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김영철 부장은 기본적으로 통일전선부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정찰총국장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는 아마 김정은에게 미국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데 우리가 멋모르고 나가서 당하면 곤란하다고 이야기할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릇된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발을 묶었"다고 이야기한 것은 괜한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즉 북미 양쪽의 지도자는 모두 과거와 다른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는데 실무 관료들은 관행대로만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앞으로 두어 달 내에 (in the next couple of months) 북미 정상회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건 그냥 단순한 전망이 아닙니다. 백악관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선조치로 무엇을 내놓을 것인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보다는 북한 입장이 좀 더 급할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인민들의 실제 삶을 나아지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미 회담으로 제재를 일부라도 풀어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해도 이게 대통령이나 정부의 지지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더 급한 쪽은 북한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 조금만 더 버티면 북한이 스스로 무릎을 꿇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북한이 이제 와서 되돌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미국 정부도 알고 있을 테고요. 

물론 북한에서도 미국의 입장을 보고 일단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15일에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핵 목록 신고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폼페이오 장관은 영변 핵 시설 폐기만으로는 종전선언에 응할 수 없고, 핵 탄두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의 일부 국외 반출 등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아마 미국에서는 북한에 종전선언을 받아내고 싶으면 핵 목록 신고도 하고 핵 탄두와 ICBM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신호를 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북한은 "미국 너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한테 '플러스 알파'만 이야기하면 어떡하냐" 라고 대응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이 끝난 이후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을 조금 늦춰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보기에 미국은 이 실무협상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것보다 더 세부적인 사항을 요구할거고, 그러면서도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회담에 나서서 뭐하냐는 생각을 할 겁니다.  

그리고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차피 중간선거 때문에 바빠서 그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어렵다고 단정적으로 말했기 때문에 기다려 보자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니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된다고 봤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어차피 정상회담이 늦어진다면 실무협상을 빨리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일 겁니다. 

또 북한이 아무리 경제 개선이 급하다고 해도 미국에 굽히고 나올 수만은 없는 국내적 사정도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도 다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급해졌습니다. 유럽 순방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문 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UN)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비핵화라는 전제가 따라붙긴 했지만, 이 말은 북한에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북한 비핵화의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논리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프랑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을 이용해 일단 프랑스부터 제재 문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갖도록 하고, 이것이 미국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폼페이오 장관의 7일 방북 이후에 문 대통령이 낸 메시지를 정리하면, 제재 완화에 대한 희망을 줘야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른바 '제재 완화 선행론'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물론 계속 '종전선언 선행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은 이 두 가지를 통해 비핵화에 속도를 내보려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남북관계가 한발 앞서가면서 북미 관계를 끌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걸음을 걷더라도 어느 한 발이 앞서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자전거, 자동차, 열차도 끌어주는 바퀴나 차량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이든 물체든 어느 한쪽이 앞서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동시에 간다? 강시가 아니라면 그렇게 걸을 수는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븍미 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면서 남북관계 선행론을 이야기해왔습니다.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남북관계를 조금 더 끌고 가야 합니다. 

프레시안 :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에 핵 신고나 관련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정세현 : 쉽지 않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간 선거에서 결과에 따라 트럼프에 힘이 실릴 수도, 또는 약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도 선거 끝나는 것을 보고 움직이려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비핵화 협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 신고에는 신뢰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당한 것이 많아서 미국에 대한 불신이 있습니다. 미국이 자진신고 하라고 압박해서 신고했더니, 이거보다 더 있는거 아니냐며 압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레시안 : 그래서 결국은 북한이 일정 부분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세현 : 북한이 이른바 '나쁜짓'을 했으니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가 있죠. 그런데 외교나 협상은 도덕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손익 계산대로 움직이게 돼있죠. 

프레시안 : 이런 와중에 교황의 방북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교황의 방북이 븍미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정세현 : 교황이 평양에 가면 북한이 기존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악마는 아니라는 이미지를 주는 효과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교황의 방북이 핵 문제나 븍미 관계에 급진전을 불러오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교황이 미국을 설득해서 쿠바와 수교도 하지 않았냐, 이번에도 교황이 나서면 북미 간 수교까지 갈 수도 있지 않겠냐고 관측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미국-쿠바와 미국-북한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쿠바와 미국이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쿠바가 대미 공격을 위한 소련의 미사일 전진기지가 될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련이 쿠바에서 철수한 이유는 유럽에서 미국이 터키에 배치한 미사일 기지를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면서 쿠바는 미국을 위협하는 공산권의 전진기지로서의 효용이 떨어졌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미국이 쿠바와 수교가 가능했던 겁니다. 교황이 중재 역할을 한 것보다는 국제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분석이라고 봅니다.  
 

▲ 지난 7일 북한에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폼페이오 트위터


남북, 이것저것 합의했지만…  

프레시안 : 남북은 어제(15일) 고위급회담을 통해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이행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동‧서해선의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현대화였는데요. 올해 말에 착공식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름의 진전이 있어 보이는데요. 

정세현 : 어제 회담을 보면서 미국이 한국의 대북 행보를 얼마나 견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회담 결과를 보면 이것저것 합의는 많이 했지만 정확히 날짜가 잡힌 사안이 거의 없습니다. 철도 착공식만 해도 11월 말에서 12월 초입니다. 이게 인공위성 발사처럼 기후를 보면서 때를 맞춰야 하는 일도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 일정을 잡았을까요. 남한이 남북관계를 치고 나가면 안된다는 신호를 미국이 줬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남북 간 협력 사업을 계속 진행하면, 그것으로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사인을 북한에 줄 수 있다는 것이죠.  

5.24조치가 문제가 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우리 승인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했죠? 참 슬픈 말이긴 하지만 이런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남북 간 철도 시범 운행을 했을 때 유엔사령부가 남북 간 통행 문제도 제동을 걸지 않았습니까? 정부는 이러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라고 잡아두고 미국을 설득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대중 정부 말기에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해 남북이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제거를 실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남쪽의 군사분계선(MDL)을 지나 DMZ로 들어가야 했는데 당시에도 유엔사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당시 유엔사는 지뢰 제거 업무와 관련해서는 일괄적으로 통행을 승인해줬습니다.  

그런데 지뢰 제거 작업을 마무리하고 상대방 지역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야 할 때는 건별로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게 번거로운 일인데, 정권 말기이기도 해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죠.  

이번에도 지뢰 제거 작업과 관련해 MDL을 넘어 북쪽 DMZ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 있을 텐데요. 이걸 실행하려면 유엔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정전협정이 아직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유엔사가 아무리 유엔 소속이라도 결국 미국 정부의 결정을 의식하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문제가 원만히 풀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이것도 작전지휘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미국의 승인이 없으면 공동위를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미국이 몽니를 부리면 이행하기 힘든 사업들인 셈입니다.  

프레시안 :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남북이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 수도 있겠네요?  

정세현 :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남북이 일단 좋은 합의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합의 사항을 이행하려면 미국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철도와 도로 공동조사에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가 하면 지난주 국정감사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도 제법 거론됐었는데요.  

정세현 :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보다는 지지결의안 정도로 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과거 사례를 봐도 그렇고 법리상 선언과 조약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됐을 때 정부에서는 이걸 신사협정이라고 규정하고 국회 비준 동의까지는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합의서를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했죠. 흡수통일을 막을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합의서였다고 생각한 김일성 입장에서는 이 합의서에 대한 구속력을 키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 판문점 선언에 국회 비준을 받으려는 이유도 이와 유사해 보입니다. 즉 이 선언에 대한 구속력을 키우려는 것이겠죠. 과거 정상 간 선언이 세월이 지나면서 사실상 무효화 됐기 때문에 국회 비준을 받으면 영속적인 생명력을 얻을 수 있지 않겠냐는 의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국회 비준을 받는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국회 구성이 바뀌면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식으로 나와버릴 수도 있고요. 그래서 비준을 받으려고 무리하는 것보다는 지지결의안 정도로 여야 합의를 하는 것이 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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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게 한국인은 영원한 ‘호갱’인가

삼성에게 한국인은 영원한 ‘호갱’인가
 
 
 
임병도 | 2018-10-17 09:11: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요새 유행하는 최신 스마트폰은 100만 원이 넘습니다. 고가의 스마트폰이라 단말기가 고장 나거나 액정이 파손되면 내야 하는 수리비도 비쌉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시청원구)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최근 6개월 이내 단말기 수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5%가 수리비가 비싸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말기 수리 원인을 보면 △액정 파손이 33.8%로 가장 많았으며, △배터리 문제 22.4%, △충전·이어폰 단자 등 하드웨어 문제 14.9%, △운영체제 등 내부소프트웨어 문제 14.5%, △통화품질 12.4% 등의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 파손액정 반납 정책’ 국내 소비자 차별 심각

단말기 수리 중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액정 파손으로 인한 수리비는 파손 액정을 A/S 센터에 반납하느냐에 따라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한국의 미국의 삼성 노트8과 9의 액정 교체비. 파손 액정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를 비교하면 국내 수리비가 7만 원 이상 비싸다.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국내에서 삼성 노트8 액정교체 시 파손액정 반납조건의 수리비용은 233,000원이며, 파손액정 반환을 요청할 경우에는 138,0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해 총 371,000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파손액정을 반납하든 하지 않든 동일한 수리비를 냅니다.

파손 액정을 반납하지 않는 미국의 수리 비용을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는 파손액정 수리비로 7만 원 이상을 더 내고 있는 셈입니다.

삼성전자가 유독 국내에서만 파손액정 반납 조건으로 수리비의 차이를 두는 이유는 액정을 재활용하거나 비정상적인 유통을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액정은 파손됐어도 약간의 수리만 하면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삼성서비스센터 수리기사들이 스마트폰 액정을 빼돌려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가 미국과 다른 액정 수비리를 내야 한다면 이는 오히려 차별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 알고 보니 세계 최고가?

▲ SBS는 정부가 발표한 휴대전화 단말기의 국가별 판매 가격보다 실제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고 보도했다. ⓒSBS 뉴스 화면 캡처

정부가 발표하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국가별 판매가격을 보면 삼성 갤럭시 S9은 미국 88만 원, 캐나다 93만 원, 중국 94만 원, 한국 95만 원입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저렴합니다.

그러나 실제 온라인 매장에서 파는 가격은 다릅니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파는 갤럭시 S9은 74만 원으로(661 달러.세금 포함) 거의 2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SBS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삼성 갤럭시 S9의 국내 판매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오픈마켓 판매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며 ‘SBS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9의 국내 가격이 싸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휴대전화 제조사별 국내외 평균 단말기 판매 가격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2017년에 나온 가트너 보고서를 봐도, 삼성전자의 국내 단말기 판매 가격은 평균 508달러로 해외 평균 232달러보다 2.3배 높았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해외 소비자보다 285달러를 더 비싸게 주고 삼성 휴대폰을 구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도 국내 단말기 판매 가격은 평균 361달러인 반면, 해외 판매 가격은 평균 176 달러로 국내 가격이 2.1배 높았습니다. 애플은 국내 판매 평균 가격은 758달러로 해외 평균 713달러에 비해 45불 비쌌습니다.


국내 점유율 60%가 넘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국내 단말기 평균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이유는 중저가폰이 아닌 프리미엄폰 시장 위주로 단말기를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프리미엄폰 시장 비중 32%,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 비중 87.9%)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 2017년 삼성은 휴대전화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2017년 한국 휴대전화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을 보면 삼성이 60%로 LG 14.8%와 애플 19.3%를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고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시장을 끌고 나가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광고와 언론 홍보비로 막대한 비용을 쏟아 내면서, 뉴스에서조차 삼성을 홍보하기에 소비자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관련기사: 방송 심의규정까지 위반하며 삼성 홍보하는 ‘종편’)

대한민국 통신 시장은 해외와 비교하면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삼성의 휴대전화 시장 독점과 프리미엄폰 시장 구조, 높은 통신비 요금 등의 원인 때문입니다.

저렴한 휴대폰 시장을 확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통신비로 가계 지출이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라도 언론은 삼성의 홍보성 기사나 단말기 가격의 단순 비교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집중해서 보도해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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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촉구 범국민행동 돌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10/17 11:10
  • 수정일
    2018/10/17 11: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시민사회,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촉구 범국민행동 돌입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0/17 [00:1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공동행동’이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 전교조)     © 편집국

 

박근혜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게 법외노조 통보를 한 지 5년째 되는 날인 10월 24일을 앞두고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37개로 구성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 법외노조취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보장을 촉구했다공동행동은 16일부터 24일까지를 법외노조 취소 촉구 범국민행동 주간으로 선포했다.

 

공동행동은 여전히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조치를 취소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신임 노동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은 노··정 협의를 통한 법 보완법령 개정만 반복하는 한심한 앵무새가 되어버린 현실에 답답함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공동행동은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된 전교조 조합원 34명과 공무원노조 조합원 136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속적 탄압과 국가기관의 폭력적 억압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해고자라며 해고된 교사와 공무원의 즉각적인 원상회복 조치를 요구했다.

 

<교육희망보도에 따르면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입시경쟁 체제에서 자신을 삶을 저당 잡힌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을 돌려주고 싶다노동3권을 박탈당한 채 거리로 내쫓긴 해고노동자들에게 삶터를일터를 되돌려주고 싶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향후 공동행동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위한 '20만 범국민 집중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17일 오후 4시부터 광화문사거리에서 집중서명 운동이 진행되며 이날 오후 6시부터 전교조 청와대 농성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함께 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전국교사결의대회에 참여하며, 24일엔 전교조공무원노조와 함께 하는 연대의 한마당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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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결사의 자유에 관한 국제인권조약, ILO 협약과 그에 따른 ILO 이사회 권고국가인권위원회 의견문재인 대통령이 제출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권고 등은 한결같이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것은 물론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조치가 천부당만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이에 더해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시기 국정원행정부 입법부사법부 등 국가권력이 총 동원되어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고결국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청와대와 사법거래가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관련 항소 이유서 대필로까지 이어진 것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하지만 여전히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조치를 취소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오히려 신임 노동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은 노··정 협의를 통한 법 보완법령 개정만 반복하는 한심한 앵무새가 되어버린 현실에 답답함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도대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조치를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가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고전교조 법외노조 조치를 당장 취소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3권은 온전히 보장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제출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으로 공무원의 노동3권은 원칙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하지만 이른바 노··정위원회의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위원회는 실현 가능한 사회적 합의를 내세워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3권을 제약하고 있는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은 그대로 둔 채조합원 자격 기준만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동안 교원과 공무원은 헌법과 일반노조법에 따른 노동자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특별법인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 규정에 따라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제약받아 왔다노동자의 권리를 이해 당사자 운운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교원과 공무원의 노조할 권리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며교원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폐지해야 마땅하고교원과 공무원의 노동3권은 제약없이 온전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해고된 교사와 공무원은 즉각 원상회복 조치해야 한다.

 

민주화 보상법은 민주화 운동을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헌법이 지향하는 이념 및 가치의 실현과 민주 헌정질서 확립에 기여하고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화 보상법에 비추어 볼 때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등 노조할 권리 요구 투쟁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기본권을 추구한 것으로 민주화 보상법이 정의한 민주화 운동으로 보아야 마땅하다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된 전교조 조합원 34명과 공무원노조 조합원 136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속적 탄압과 국가기관의 폭력적 억압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해고자이다따라서 해고된 교원과 공무원은 그 명예가 회복되어야 함은 물론해고 기간 피해 임금과 호봉직급나아가 연금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나아가 해고 노동자가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원상회복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범국민 집중 행동에 나설 것이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교원·공무원 노동3권 보장 공동행동은 지난 8월 21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을 당장 직권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또한 교원노조법공무원노조법을 폐기하고교사와 공무원의 온전한 노동3권을 보장함은 물론정권의 탄압으로 해고된 교사와 공무원에 대해 원상회복 조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아 전교조는 여전히 법외노조 상태이고노동조합 활동 관련 해고 교사와 공무원의 원상복직은 언제 이루어질지 요원할 뿐이다.

 

이에우리는 다시 한번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며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위한 ‘20만 범국민 집중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다아울러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5년째가 되는 10월 24일 법외노조 통보 취소공무원노조와 전교조 활동으로 해고된 조합원의 원상복직교원과 공무원의 노동3권 쟁취를 위해 전교조공무원노조와 함께하는 연대 한마당, 120여 일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는 농성투쟁 지지 활동과 청와대 앞 항의 집회 등 범국민 저항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2018년 10월 16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보장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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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치 러시아제 S-400의 타깃은 미군 F-35

미국이 작심하고 중국 군사굴기를 막고 있다.
 
윤석준  | 등록:2018-10-16 08:31:23 | 최종:2018-10-16 08:37: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미국이 작심하고 중국 군사굴기를 막고 있다.
  
지난 9월 20일 미국은 중국의 러시아 무기 구매를 이유로 중국에게 세컨드리 제재(secondary sanction)를 부과하였다. 이유는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Su-35 10대와 S-400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2기를 구입해 러시아가 작년 8월 2일에 미 의회 상·하원을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여 발효시킨 『제재를 통한 미국의 적에 대한 대응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를 위반하였다는 것이었다.

[출처:인민망]

CAATSA 법안은 미국 행정부가 이란, 북한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경제적 세컨드리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이며, 러시아의 경우 총 72개의 러시아 기업 명단이 공개되었다. 
  
최근 중국의 러시아 무기 도입
  
2015년에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20억 불에 총 24대의 Su-35 도입을 계약하여 2016년부터 2017년 동안 14대의 Su-35를 도입하였으며, 2015년에 러시아와 총 30억 불에 계약한 총 6기의 S-400 중 2기가 2018년 전반기에 도입하여 실전에 배치하였다. 
  
이에 미국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산하 장비개발부(EDD)와 장비개발부 부장 리상푸(李尙付) 상장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였으며, 이유는 CAATSA 제재 대상인 러시아 Rosoboronexprt사로부터 Su-35 전투기와 S-400 대공 방어체계를 도입해 미국의 국익을 저해하고 미국의 적(敵)인 러시아를 이롭게 했다는 것이다. 이외 미 상무부는 러시아와의 방산협력을 하는 중국 내 33개의 방산업체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우선 Su-35기 10대 도입은 현재 중국군이 개발하여 실전에 배치했다고 주장하는 J-20과 여전히 시험평가 중인 J-31 개발과 관련된 첨단 군사과학기술과 노하우를 러시아로부터 습득하기 위한 조치이다.

[출처:인민망]

최초 40대 수준의 도입과정부터 중국이 Su-35 항공기 엔진 관련 라이센스와 운용 및 관리 분야 노하우 제공 등의 조건들을 러시아에 제공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중국과 러시아 간 이견이 발생되어 한정된 대수만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군에게 Su-35 도입은 현재 별 진전을 보이지 않는 J-20/J-31 스텔스기를 개발을 위한 기술모방과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계기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러시아는 Su-35를 중국에 판매하면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러 간 전략적 파트너십 차원에서 스텔스 항공기 엔진 분야에 대한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Su-57(T-50/PAK-FA) 5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생산단계에 들어 가면서 Su-35에 탑재한 엔진을 개량하여 PAK-FA 스텔스 전투기에 탑재한 상황으로 이 보다 한 단계 낮은 단계의 엔진인 AL-41F를 중국에 제공하여 J-20/J-31의 완벽성을 이루어 미국을 견제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 군사전문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대공 방어체계로 평가하는 S-400의 중국군 도입은 미·중 간 경쟁하고 있는 “창과 방패” 간 기싸움에서 중국군이 미국의 아시아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유사한 지역 탄도 미사일 요역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하에서의 도입이었다. 그 동안 중국군은 창(槍)인 다양한 형태의 탄도 미사일에만 주력하였지, 미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방패(防牌)인 정교한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에는 다소 미흡하였다.

[출처:바이두백과]

특히 2017년 전반기에 한국에 배치한 사드(THAAD) 체계를 본 중국군 입장에서는 중국을 공격하는 미국 탄도 미사일의 한 종말 단계에서의 요격 수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다. 이에 중국은 S-400을 도입하여 한국과 인접된 산둥(山東)성과 대만과 인접된 푸젠(福建)성 인근 군사기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에 대한 중국의 해석

중국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첫째, 중국은 이번 제재를 중국의 군사굴기를 억제시키려는 미국의 아주 세밀한 계획중 하나로 보고 있다. 중국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이후 중국에 대한 무기금수(禁輸)조치에 직면하여 주로 러시아로부터 도입하고 있는 점을 미국이 역이용하여 러시아를 대(對)중국 무기금수조치 대상으로 만들어 이 참에 중국군 현대화 계획이 차질을 갖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군이 J-20/31 스텔스기 엔진 AL-31F와 독자형 WS-10이 출력 미흡으로 문제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Su-35 Saturn AL-41F1S 엔진을 탑재하거나 WS-15로 역설계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Irbis-E 레이더 기술도 필요로 한다. 
  
또한 지역 방어용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있어 탄도 미사일의 신호정보(SiGINT)를 탐지하는 기술적 방안을 얻기 위해 S-400를 도입하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에 대해 세컨드리 제재를 가해 중국군 현대화의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하려는 숨은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둘째, 중국이 미국과의 무리한 재래식 무기 군비경쟁에 몰입하도록 해 과거 구소련과 같이 중국 스스로가 경제적 몰락에 의한 붕괴하도록 유도한다는 숨은 의도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대만 독립 정서를 끌어들인 “대만 카드”를 중국에게 군사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중국이 미국과의 무리한 재래식 무기경쟁에 몰입하도록 해 “중국 힘빼기”에 주력한다는 추론이다. 
  
실제 미국은 지난 9월 24일에 대만에 대해 F-16 전투기를 비롯한 군사 장비 등 총 3억3천만 불의 무기판매를 승인하였으며, 판매 승인의 이유로 “동아시아에서의 기본적 군사력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는 것으로 달았다. 즉 중국이 국력(國力)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갖은 힘을 다(多) 소진(燒盡)하라는 함의가 있다는 추론이다.

[출처:셔터스톡]

실제 중국은 이번 세컨더리 제재로 향후 러시아로부터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를 도입할 경우에 기존 가격 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수출 조건도 이전 보다 더 많이 달리는 복잡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돈을 더 써야 한다. 
  
이는 과거 냉전시의 미국과 구소련 간 무리한 군비경쟁의 종국(終局)을 보면 다분히 일리(一理)가 있는 가정(假定)이다. 예를 들면 지금 미·중 간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에서도 중국군은 미군과의 군비경쟁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현재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 대한 중국 내부의 비판과 같이 “중국 경제가 어려운데 러시아로부터 장비 및 무기체계 구매에 돈을 물쓰듯이 써야 하나 하는가”하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미국의 중국에 대한 CAATAS 제재는 중국이 “국방군대개혁 2.0”과 “Made-in-China 2025” 계획 완성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추가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조치로 본다. 비록 러시아가 중국에게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를 수출하여 중국이 역설계를 무단으로 하는 “부메랑 효과(Boomearang effect)”를 우려해 최첨단이 아닌, 2류급 군사과학기술이 접목된 장비와 무기체계만을 제한적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미·중 간 무역전쟁을 유발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중 하나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배우거나 은밀히 빼돌리고, 모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과 같이 이 기회에 중국이 러시아로부터의 2류급 군사과학기술 조차도 도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매우 효과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주장과 중국의 대응

  
이러한 중국의 해석과 달리 미국은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닌, 러시아를 겨냥한 것임을 주장한다. 즉 러시아가 2015년 이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 대한 군사개입을 핑계로 각종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들을 시리아에 실험하여 해외수출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그 동안 러시아가 시리아와 특히 터키 등의 국가에 대한 전략적 무기 수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이를 존중하지 않고 있어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출처:셔터스톡]

이는 지난 9월 21일자 싱가포르 The Strait Times지가 “이번 미국의 중국에 대한 세컨드리 제재 조치가 2015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병합과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불만이 중국에게 확산된 것이다”라고 논평한 기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 9월 17일 시리아가 러시아 IL-20 일류신 전자전 정찰기와 혼재되었던 이스라엘 F-16기를 겨냥해 발사한 러시아 S-200 대공 미사일이 러시아 정찰기를 오인 격추시킨 사건 이후에 러시아가 시리아 요청에 따라 S-300 대공 방어체계를 시리아에 판매를 강행하여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미국의 대(對)중국 세컨드리 제재 결정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중 간 재래식 군비경쟁에서의 미국의 우위를 뒤집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아니기 때문에 동아시아 전진배치된 미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도 아직 아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19일자 영국 제인국방주간(Jane's Defence Weekly)은 “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Vostok 2-18과 같은 중국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은 심각한 위협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출처:중앙포토]

하지만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러시아 S-400 도입이 미국이 동아시아에 전진배치하기 시작한 F-35A 스텔스기의 작전을 제한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400 요격미사일의 사거리가 약 400km로서 미 해군이 중국의 제1도련 이내에서 해상작전하는 것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위협으로 보며, 중국이 미국을 제1도련 밖으로 밀어내는 정도의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만 갖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이번 세컨더리 제재에 따라 중국군이 러시아로부터 추가 첨단 장비 및 무기체계를 도입하는데 있어 심리적 위축감을 느낄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외교적 항의와 갈등 현장에서의 감정적 대응으로서 이는 향후 미국과 중국 간 군사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중국 외교부는 그 동안 시진핑 주석의 라오펑요우(老朋)으로 불리던 테리 브랜스타드(Terry Branstad)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였으며, 같은 날 중국 국방부는 이번 중국의 러시아 Su-35와 S-400 도입은 정상적이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중국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으로 이에 대해 “제3국이 개입해서는 아니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주권 국가로서는 100% 맞는 이야기이다.
  
다음으로 중국은 9월 18-21일 간 미 해군대학에서 개최된 전 세계 해군참모총장 회의인 제23차 국제해양력 심포지움에 참가하고 있던 중국 해군 사령원 선진룡(孫金龍) 상장의 워싱턴 펜타곤 방문을 전격적으로 취소하였으며, 홍콩에 기항할 것으로 예정된 미 해군 상륙동격함 워십(Wasp)함의 홍콩 방문을 불허하였으며, 금년말 예정된 중국 웨이펑허(魏風和) 국방부장의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9월 25일부터 27일간 예정되었던 미·중 간 합동참모 간 전략회의를 취소시켰다. 이에 대해 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중국과의 전략적 군사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향후 대화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미·중 간 갈등의 현장인 남중국해에서는 더욱 감정적 중국 해군의 대응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미 공군 B-52 전략 폭격기가 남중국해에 대한 상공 비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한 이후 9월 30일에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USS Decatur)함이 남중국해에 대한 항행의 자유 작전(FONOP)를 실시하자, 중국 해군 프리깃함이 디케이터함 41미터까지 접근하는 등의 감정적인 대응태세를 보인 것이 대표적 사례였다.
  
군사전문가들의 실질적 평가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제재에 대해 개의치 않는 입장인 바, 미국 내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에 대한 실효적인 효과 발생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낸다.
  
우선 CAATSA 자체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미국 국내 선거에 개입하였다는 정치적 이유에서 입안되었으나, 점차 군사적 목적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제 그 부작용이 중국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에도 영향을 주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점에서 향후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긴밀한 군사협력을 지향하여 미국에 공동대응하려 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대상인 Su-35와 S-400이 이미 도입되었으며, 향후 더욱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 관련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러시아는 중국에 장비 및 무기체계 판매에 대해 개의치 않을 것임을 선언하였으며, 이는 지난 9월 24일 러시아 크레믈린 디미트르 페스코프 대변인의 공식 발표에 의해 확인되었다. 
  
아울러 중국군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가 CAATSA 세컨더리 제재 대상이나, 실질적 효과는 전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재 대상이 중국군 군사조직이라서 개방된 공개 자료가 거의 없었으며, 주요 결정사항에 대한 언론 보도가 쉽게 노출되지 않는 점을 고려시 세컨드리 제재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군사전문가들 간에 향후 러시아 장비와 무기체계의 대(對)중국 수출에 결정적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즉 중국군 중앙군사위원회 예하 장비개발부가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을 주도한 부서이나 실제 이를 성사시킨 부서는 중국 국영 방산업체이라서 설사 제재가 되어도 중국군이 미국 내 금융기관과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실효적인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출처:바이두백과]

실제 지난 9월 20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처 부처장 황쉐핑(黃雪平)은 “중국과 러시아 간 향후 군사협력은 변함없이 발전될 것이다”라는 논평을 내었으며, 중국 해군 양이(楊易) 제독은 “양국 해군 협력에도 영향이 없다”고 논평하였다.
  
문제는 이번 제재로 향후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첨단 항공기 엔진, 함정 탑재장비, 탄도 미사일의 핵심 기술 등을 도입하는데 있어 어떤 영향이 나타날 것인가이다. 
  
불행히 대부분 군사전문가들은 거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평가한다. 우선 세컨드리 제재의 원인이 되었던 러시아 Su-35와 S-400은 러시아 Rosoboronexprt사에서 제작사의 위탁을 받아 정상적인 대외무기수출 업무로 수행하는 것으로서 Su-35와 S-400 제작 과정에서의 각기 다른 다양한 하드웨어 부품과 각종 소프트 웨어 세션들을 납품하는 업체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를 일일이 식별하여 제재할 여건은 아니며, 만일 러시아가 이를 회피하고자 다른 업체로 대항하는 경우 미국의 제재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러시아 Rosoboronexprt사와 Su-35 도입 협상시에 일부 부품을 중국제로 사용해 줄 것을 제시한 것으로 보도하면서 중국군이 이미 미국 CAATAS 제재를 고려하여 일부 제품의 “물타기” 수법을 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Su-35와 S-400을 동시에 도입하는 유일한 국가이라는 것을 고려시 이번 미국의 중국에 대한 CAATSA 세컨더리 제재 조치는 예외적인 사례는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미국이 동아시아에 F-35를 전진배치하고 동맹국과 뜻을 같이 하는 국가에게 F-35를 판매하면서 중국의 러시아 Su-35와 S-400 도입을 핑계로 중국을 세컨더리 제재 대상에 올리는 것은 가득 미국의 압박에 의해 고립된 중국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더욱 결속시키는 역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의 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2011년 12월31일 제대 이전까지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한국해군에 복무했으며, 252 편대장, 해본 정책분석과장, 원산함장, 해군본부 정책처장, 해본 교리발전처장 및 해군대학 해양전략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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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수의 편지…날마다 죽음이 다가왔다

등록 :2018-10-16 05:01수정 :2018-10-16 08:50
 
사형제, 폐지할 때 됐다 ②
가정폭력 아버지 살해한 김진태씨
24년째 가족걱정 등 변호사에 편지
“수인번호 불릴 때마다 죽음의 공포”
속죄의 의미로 장기기증 등 서약

무기수 감형 뒤 16년째 복역중
여러 자격증 따며 사회복귀 의지 

김진태씨 노모 장아무개씨
“아들이 잘못했지만 지난날 반성중
사형제 폐지 소식 빨리 들었으면”

 

<한겨레>는 1989년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를 만든 이상혁 변호사를 통해 사형수가 쓴 편지들을 입수했다. 1994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20여년 동안 이 변호사에게 날아온 63통의 편지, 200여쪽에는 죽음을 둘러싼 공포, 지은 죄에 대한 반성, 남겨진 가족에게 느끼는 미안함 등이 꾹꾹 눌러쓴 펜글씨로 남았다. 편지를 건넨 이 변호사는 “흉악범이라도 죄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와 편지를 주고받은 김진태(52) 씨를 통해 사형수의 삶을 따라가봤다.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김진태씨는 사형수였다. 2002년 마지막날 특별사면을 받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기 전까지, 그는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 동안 붉은 명찰을 가슴에 달고 매일 죽을 날을 기다렸다. 1992년,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이듬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27살 때의 일이다.

 

그의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폭력을 일삼았다. 열여덟살에 시집온 어머니는 30년 가까이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사건이 벌어진 날에도 아버지는 취해 있었다. 술 취한 아버지가 흉기로 어머니의 머리를 찍었고 어머니는 정신을 잃었다. 이를 본 김씨는 이성을 잃었다. 엽총으로 아버지를 쏘고, 아버지의 주검을 한강에 유기했다. 존속살인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사형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26년째 복역하고 있다. 20대 후반이던 그는 이제 50대다.

 

김씨는 구치소에서 ‘사형수’가 아니라 ‘최고수’라고 불렸다. ‘최고형을 받은 사람’이란 뜻으로 사형수와 같은 말이다. 구치소에서는 사형수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사형’이라는 단어는 공포를 극대화한다. 구치소에서는 사형수를 최고수로 부르는 게 관행이다.

 

물론 최고수라고 부른다고 해서 사형과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형수의 수감생활은 늘 죽음과 맞닿아 있다. 그들에게 하루는 언제나 인생의 마지막날이다. 일반 재소자는 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지만, 사형수는 하루가 지나면 죽음에 한발짝 더 가까이 갔다고 여긴다.

 

 

63통 참회 편지 “인간쓰레기입니다…하지만 재활용이라도”

 

 

1992년 존속살해 ‘4088번 김진태’
“뚜벅뚜벅 교도관 구두발 소리는
저승사자 오는 발소리 같습니다”
“시간 가면 징역사는 사람 가지만
우리는 죽음의 날 가까워집니다”

 

2002년 ‘모범수’ 무기징역 감형
“10년 동안 사형 집행 기다리다
은혜받아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옥중에서 자격증 8개 따며
“다시 쓰여지는 재활용 상상합니다”

 

편지 주고받은 사형폐지운동협
“종신형 두되 가석방 가능케 해야
희망 있기에 죄 진심으로 뉘우쳐”

 

김진태의 노모 장씨
“아들이 잘못했지만, 지난날 반성
사형제 폐지 소식 빨리 들렸으면”

 

 

“저희 사형수들은 사실 징역을 산다고 할 수가 없지요. 덤으로 산다고나 할까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징역 사는 사람들은 출소할 날이 가까워지지만 우리는 죽을 날이 가까워진다고 할까요. 사형수로 지낸 지 햇수로 어느덧 6년. 스물일곱에 들어와서 서른두살이 되었읍니다.”(97년 3월17일)

 

매일이 덤처럼 주어진 삶이니 언제 사형집행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형수의 삶은 불안함의 연속이다. 그들은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교도관의 발소리, 수인번호(수번)를 부르는 소리가 행여 집행장으로 이끄는 신호일까 봐 그들은 늘 마음을 졸인다.

 

2009년 김씨가 감방에서 사형수 시절을 떠올리며 쓴 글은 사형수가 느끼는 매일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글 제목은 ‘어느 찬 옥방에서 사형제도가 자살하길 고대하며’이다. “뚜벅뚜벅 복도를 울리며 다가오는 교도관의 구두발 소리, 그 소리는 마치 시한폭탄의 초침 소리 같았고 저승사자가 다가오는 발소리 같았다. 행여 면회나 교회, 의무과 연출 등으로 수번을 부를 때면 등허리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간담이 서늘하게 녹아내려 하루에도 몇번씩 죽음의 공포와 마주치곤 했다.”(09년 12월3일)

 

그에게도 죽음의 문턱 앞에 선 듯 눈에 선한 순간이 있었다. 복역 햇수로 6년째 되던 해인 1997년 12월30일, 그날 아침 김씨는 그 어느 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인간은 영적인 동물이기에 직감이 왔다.” 그는 유독 서늘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았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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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순간부터 ‘오늘이구나’라고 직감한 김씨는 이른 아침 찬물로 목욕을 했다고 한다. 쨍하게 맑아진 머리로 유서를 쓰고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기도하며 기다리길 얼마쯤, 교도관이 그의 수번을 불렀다. “4088 김진태, 면회.”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같은 방 ‘형제’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그는 성경책을 손에 든 채 문밖을 나섰다. 복도를 걸어가며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교도관은 그를 사형장 쪽이 아닌 접견장 쪽으로 안내했다. 접견장에는 당시 서울구치소 담임목사였던 문장식 목사가 서 있었다. 문 목사의 충혈된 눈을 보고서야 ‘나 아닌 누군가의 집행이 이뤄졌구나’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날 김영삼 정부는 ‘지존파’ 조직원 6명을 포함해 사형수 23명의 형을 집행했다. 한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마지막날이다. 그와 가깝게 지낸 ‘최고수 형제’ 가운데 한명도 그날 세상을 떠났다. 그와 함께 기독교 세례를 받은 이였다. 최고수 형제는 떠나면서 장기와 시신을 기증했다.

 

사형수들은 죽음이 오기 전 장기기증을 서약하는 경우가 많다. 바깥에서 죄를 짓고 이곳에 들어왔지만, 떠날 땐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겠다는 뜻이다. 김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형을 선고받고 2년이 지난 뒤인 1995년 장기기증과 시신을 의대 실험용으로 기증하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어떻게 하면 무의미하지 않게 죽을까’를 생각하다 내린 결론이었다. 장기를 기증하고, 의대에서 시신을 해부하고 난 뒤에는 자신을 화장해 아버지 무덤 위에 뿌려달라고 했다.

 

“필요한 장기와 몸은 기증하고 나머지는 화장해 저로 인해 비명에 돌아가신 아버님 무덤 잔듸에 거름이라도 되게 뿌려주십시오. 악한 사탄 마귀의 종이 되어 어머니를 구타하고 학대한다는 이유로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를 살해한 전대미문의 패륜아가 돌아가신 아버님께 조금이라도 속죄하고 또 남은 가족들에게도 속죄하는 뜻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쓰고 나머지는 아버님의 무덤 위에 잔듸 거름이라도 되고 싶읍니다.”(95년 3월27일)

 

장기기증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였다. 기증이나 기부 등은 이미 습관이 된 속죄의 한 방법이다. 김씨는 매년 영치금을 100만원쯤 모아 결식아동 구호단체 등에 기부한다. 가족이 없는 재소자에게 자신의 영치금을 쪼개 필요한 물건을 사서 건네기도 한다. 그는 “이곳에서라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모른다”(2000년 8월25일)고 적었다.

 

사형수 가운데에는 구치소에서 죄를 뉘우치는 일이 종종 있다. 수감생활을 하며 종교에 의지하게 되거나 교정위원, 자원봉사자 등과 대화를 나누면서 바깥에서 자신이 얼마나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깨닫는 경우다.

 

1987년 강도살인 혐의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서채택씨도 그런 사례다. 교도소에서 불교를 믿게 된 그는 죄를 진심으로 뉘우쳤고, 서씨 때문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아내는 ‘사형시키기보다 무기수로 속죄의 삶을 살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하지만 서씨는 1994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는 “유가족에게 죄송하다. 저를 마지막으로 두번 다시 사형집행이 없었으면 한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그 역시 몸을 기증하고 떠났다.

 

매일 엄습하는 죽음의 공포 탓에 일부 사형수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2015년 서울구치소에선 친척 5명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아무개씨가 목을 맨 상태로 발견돼 이틀 만에 숨진 일이 있었다.

 

2009년 사형수 정아무개씨도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형집행에 두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쓰던 공책에는 “현재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요즘 사형제도 문제가 다시…,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법무부는 당시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사형집행 여론이 들끓자 그로 인한 불안감으로 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는 추정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한 교도소 수용동 거실에서 재소자들이 앉아 생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한 교도소 수용동 거실에서 재소자들이 앉아 생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런 소식을 접한 김진태씨는 당시 이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10년 세월을 사형수로 지내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집행의 공포 속에서 마음을 졸여봤기에 그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고 했다. 그는 “소식을 접한 수용자 중에는 ‘매일 죽음의 공포 속에서 피가 마르느니 깨끗하게 자살을 택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고 썼다. 그는 “종교가 없었더라면 나 또한 무슨 일이 났어도 났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30년 넘게 사형제 폐지에 몰두한 이상혁 변호사는 “그동안 70~80명의 사형수를 만나봤는데 대부분 교화의 가능성을 보였다”며 “사형수가 개과천선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 용서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2002년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았다. 사형수 시절 그는 “지은 죄를 생각하니 엉뚱한 (생의) 미련을 가진 것 같아 깜짝 놀랐다” “사후 영원한 삶을 살겠다”(94년 3월8일) 등 목숨을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인 적도 있다. 하지만 2002년 감형된 뒤 그는 “10년 동안 가슴에 빨간 수번을 달고 집행 날만 기다리다 하나님의 은혜로 새 생명을 얻었다”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옥중에서 자동차정비사, 보일러기능사, 온수온돌자격증 등 8개의 자격증을 딴 그는 만약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된다면 새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살을 에는 듯한 한기를 피하기 위해 침낭 속에 들어갈 때마다 상상한 것이 있었는데, 이곳 교도소는 인간쓰레기 하치장이고 나는 쓰레기봉투에 들어 있는 쓰레기가 아닐까 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도 완전히 못 써 매립시키거나 소각시키는 것이 있고 다시 녹여 재활용하는 쓰레기가 있듯이 나도 지난날의 추하고 더러운 죄악을 용광로에 녹여 조금은 볼품없는 모습이더라도 다시 쓰여지는 재활용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06년 4월21일)

 

그는 사회로 다시 나가는 것과 함께 사형제 폐지를 꿈꾼다. 더는 사형수가 아니지만 자신을 “영원한 사형수”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사형제가 폐지되어 사형수들에게도 죄를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할 기회가 주어지길 원하고 있다. 김씨의 편지 곳곳에는 사형제 폐지에 대한 기대가 묻어났다.

 

“법무부에서 사형법을 재검토한다는 반갑고 기쁜 소식이 있었읍니다. 그 오랜 세월 애써오신 정성의 결실이 조금씩 맺혀지는 듯하여 너무 기쁘며 완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불미스러운 악재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빌며 조심히 기다립니다. (중략) 저희 같은 당사자들은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읍니다. 그저 여론과 정부의 처분만 기다릴밖에요.”(06년 4월1일)

 

신문을 보며 사형제와 관련한 기사를 스크랩해둔다는 김씨는 올해 편지에도 사형제 폐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얼마 전 신문에 올해 안에 대통령이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중지)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보고 드디어 바람과 기도가 이루어지는구나 했습니다.”(18년 7월3일)

 

사형수들과 수십년째 편지를 주고받는 이상혁 변호사는 “사형수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 사형보다는 종신형”이라며 “사형제를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상대적 종신형을 두되, 매우 엄격한 기준에 따라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바늘구멍만한 기회라고 하더라도 희망이 있기 때문에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게 된다. 흉악범이라고 교화의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범행으로 남편을 잃은 김씨의 어머니 장아무개(71)씨는 아들이 집에 돌아올 수 있기를 눈물로 탄원했다. 장씨는 “아들이 잘못했던 건 맞지만, 지난날을 반성하며 구치소에서 착실하게 생활하고 어려운 사람들도 돕고 있다. 꼭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26년째 아들의 옥바라지를 해온 장씨도 이제 일흔이 넘었다. 장씨는 자신을 지키느라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맏아들과 여생을 보내려고 작은 집을 마련했고, 그곳에서 지금 홀로 산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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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변양균 부인에 벤츠 차량 3320만원 깎아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0/16 03:15
  • 수정일
    2018/10/16 03: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감-정무위] 추혜선 의원 폭로, "재벌의 고위층인사, 관료 특별관리", 김상조 "충격적"

18.10.15 19:36l최종 업데이트 18.10.15 19:49l

 

 

 박 아무개씨가 받은 벤츠 할인 혜택
▲  박 아무개씨가 받은 벤츠 할인 혜택
ⓒ 추혜선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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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이렇게 권력층과 공정위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갑질 경제구조를 만드는 근본 원인입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장. 이날 오전 질의에 나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재벌 대기업들이 권력과 주변인사들을 관리하는 방법은 매우 은밀하다"면서, 효성그룹의 사례를 제시했다.

효성그룹 계열사인 더클래스 효성이 작년 1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배우자인 박 아무개씨의 차량 구입대금 가운데 무려 41%나 깎아줬다는 것이다. 7970만 원짜리 차량을 4650만 원에 판매했으며, 할인금액으로 따지면 3320만 원이나 달한다. 더클래스 효성은 메르스데스벤츠코리아의 주요 딜러사 가운데 하나다.

"더클래스 효성, 변양균 부인에게 7970만 원짜리 3320만 원 깎아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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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의원은 이날 더클래스 효성 내부자료를 공개하면서, "효성은 고위층인사, 공정위 직원을 특별대우해 왔다"고 폭로했다. 반면에 더클래스 효성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하자 보수가 있는 차량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신차인 것처럼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충격적인 이야기"라며 "관련 자료를 주시면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추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변 전 실장의 부인 박씨는 작년 1월 31일 더클래스 효성 강남센터에서 벤츠 이(E)300 신형 모델을 구입했다. 차량가격만 7970만 원짜리였다. 하지만 회사쪽은 박씨로부터 4650만 원만 받았다. 회사지원금으로 450만 원, 재구매지원금 72만4550원, 고객지원금으로 2797만 5450만 원을 깎아줬다. 할인율이 무려 41.6%에 이른다.

추 의원은 "이 제품의 회사 마진율 12%보다 훨씬 높은 41.6% 할인을 받은 것"이라며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사실상 효성이 차 값을 대납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회사쪽에선 이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 내부 문서까지 조작했다고 추 의원은 주장했다.

"일반소비자에겐 하자 있는 차 보수해 신차로 팔아", 김상조 "충격적"
 
질의하는 추혜선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추혜선 정의당 의원(자료 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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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의원이 공개한 내부 품의서를 보면, 최초 품의서에는 차량결함으로 부품교체 등 수리해서 특별할인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후에 "2014년부터 벤츠 희망 고객을 소개해 줘서, 발생이익을 감안해 배기영 대표 등에 보고 후 할인해 줬다"고 바꿨다는 것. 이밖에 회사에서 공정위 직원들이 포함된 별도의 브이아이피(VIP) 관리대상에 차량을 우선 배정하고, 일반 소비자는 차량 출고를 늦췄다고도 했다.

그는 또 "효성은 벤츠 차량 출고 전에 하자 보수를 해 놓고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새차 가격으로 판매했다"면서 "이런 사례로 알려진 사례만 무려 1300대나 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 5월 회사쪽에서 소비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을 공개하고, "올해 4월 내부 직원을 통해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뒤늦게 일부 직원의 실수인 것처럼 바우처를 제공하고 무마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행태는 현행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의 알 권리와 자동차관리법상의 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공정위 차원의 엄중한 조사와 처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김상조 위원장은 "충격적인 이야기다"고 답했다. 이어 "공정위 관련 법률이 불공정이나 비리가 있다고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제한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거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등은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하자 보수 차량 판매의 경우는 소비자 피해와 관련된 문제여서 한국소비자원과 피해구제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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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정권의 천안함폭침 못믿어, 설명이 먼저”

[인터뷰] 정동영 “조명균 장관 ‘폭침·사과’ 발언 부적절…합리적 의심 해소가 우선, 5.24조치 이미 무력화”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 이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이어 박한기 합참의장도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에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천안함 사건의 합리적 의심이 풀리지 않았는데 책임있는 당국자가 북한의 폭침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남북관계를 국내문제에 이용해온 이명박근혜 정권이 조사한 천안함 사건의 결론을 두고 정 대표는 100% 신뢰할 수 없다며 의심을 가진 국민들에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미 박근혜 정부 때부터 5.24조치가 무력화됐기에 계속 이를 고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아직 합리적 다 안풀렸다. 국제적 조사단이 조사했다고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몇가지 여러 의혹과 의심을 갖고 있다. 그것을 진실로 믿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석연치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내린 결론 자체가) 확실치 않다고 하는 상황에서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들이 이를 기정사실화해서 밀고 나가는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정 대표는 “이명박근혜 정부 행태를 보면, 남북관계를 끊임없이 국내정치에 악용하려고 해왔다. 그런 정부의 설명은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당시 합동조사단의 발표는 100%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부가 취해야 할 책임있는 자세는 합리적 의심에 설명하려는 노력이 먼저이지, ‘북쪽 소행’이니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에 북한이 백령도 넘어 수중 침투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천안함에 어뢰를 발사해 명중시켜 신출귀몰했다는 것이 과연 설득력이 있느냐. 이밖에도 여러 과학적 의심이 남아 있다. 당연히 응당 제기될 의심들”이라고 말했다.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5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민주평화당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5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민주평화당
 

5.24 조치를 놓고 정 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도 이미 실효성을 잃었다. 박근혜 정부 때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경우 5.24조치의 예외로 적용했다. 5.24 조치는 법률도 시행령도 아닌 정치적 선언이다. 의지만 있으면 해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방북을 하고 교류협력 약속을 하는 상황에서 이 조치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의 승인 없이 대북제재를 해제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정 대표는 “트럼프 발언의 맥락은 유엔제재의 문제인 것 같다”고 답했다.

▲ 서울고법 형사5부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경기도 평택 해군제2함대 사령부에 전시중인 천안함 선체(함미)를 현장검증했다. 사진은 함미 우현. 사진=이우림 기자
▲ 서울고법 형사5부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경기도 평택 해군제2함대 사령부에 전시중인 천안함 선체(함미)를 현장검증했다. 사진은 함미 우현.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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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르면 11월 말 철도.도로 현대화 착공

남북고위급회담, ‘9월 평양선언’ 이행 공동보도문 발표 (전문)
판문점=공동취재단/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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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5  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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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은 15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제5차 고위급회담을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이르면 11월 말 철도.도로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연다. 10월 22일 소나무 재선충 방제 등을 위한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 10월 중 남북보건의료회담, 남북체육회담, 11월 중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 등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등을 연이어 열기로 했다.

남북은 15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제5차 고위급회담을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총 7개 항목으로 구성된 공동보도문은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빠른 시일 내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토의, 11월 말~12월 초 철도.도로 현대화 착공식

우선,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인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등을 토의하기로 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지난 9월 군사분야합의서에 담겨있으며,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7년 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된 기구. △적대행위 중지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 평화수역 설정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남북은 11월 말~12월 초,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열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월 하순부터 경의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 11월 초부터 동해선 철도 현지조사 등을 진행하며, 동.서해선 도로 공동조사 일정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철도 현지조사는 열차를 이용해, 남북을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현지에서 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우리측 지역에서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철도차량이 올라가서 신의주까지 조사하고, 다시 그 차량이 동해쪽으로 넘어가서 아마 북측지역 내에서 이동해야 될 것 같다. 거기서부터 금강산부터 시작해서 함경북도까지 공동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도 현지조사의 경우, 유엔사가 승인하지 않아 중단됐다는 점에서, 조명균 장관은 이날 오후 현지에서 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유엔사와 협의하는 문제는 북측과 상의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유엔사와 협의할 문제인데, 그런 문제는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남북이 합의된 일정이 차질이 없도록 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22일 남북산림협력회담, 10월 내 남북보건의료회담, 남북체육회담, 11월 남북적십자회담

남북은 소나무 재선충 방제, 양묘장 현대화와 자연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오는 22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 7월 회담과 8월 금강산 공동점검 결과를 점검하고, 특히, 백두대간 생태자원 공동 복원 등 체계적, 중장기적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남북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방지를 위한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을 10월 하순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개최, “전염성 질병 공동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를 개시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남북보건의료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감으로써 ‘한반도 건강공동체’ 구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총 7개 항목에서 합의를 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2007년 10.4선언 이후 총리회담과 경제협력공동위원회 등에서 의료 소모품 공장, 감염병 통제, 실태조사 등의 보건협력사업에 합의했지만, 2008년 2월 이후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공동진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등을 위해 남북은 10월 말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체육회담이 열린다. “향후 체육협력의 분야를 확대.정례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남북이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취지이다.

남북은 지난 9월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구두 합의사항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 등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11월 중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금강산 지역 이산가족 면회소의 복구, △화상상봉 및 영상편지교환 등이 논의된다.

통일부는 이날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에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복구하고 시설을 개.보수하기 위해서는 북측의 몰수 조치 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남북은 추후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조명균 장관은 “이산가족상봉행사와 같은 경우, 우리가 유엔 제재위에 포괄적인 면제를 받아서 했다”며 “앞으로 조금 더 여러 가지 어떤 방식으로 개보수를 하느냐에 따라서 검토를 해봐야 할텐데, 유엔에 또 지난번처럼 제재위에 포괄적인 면제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중 열리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의 ‘가을이 왔다’ 남측 공연을 위한 실무협의도 빠른 시일 내에 열고, 공연 장소와 내용 등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남북국회회담, 대고려전, 서해경제.동해관광 공동특구 등도 논의

이 밖에도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국회회담과 대고려전, 서해경제.동해관광 공동특구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하지만 공동보도문에는 담기지 않았다.

통일부는 “북측은 우리 국회 차원에서 실무회담을 제의한다면, 북측 최고인민회의가 검토해서 답변을 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앞으로 국회가 여야 합의를 토대로 국회회담을 추진한다는 기본입장 하에 대북협의 등 제반사항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월 중 열리는 ‘대고려전’ 북측 유물 전시에 대해서는 “전시 일정이 촉박한 상황으로 조속한 시일 내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 사항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현지에서 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한반도신경제 구상 중 하나인 서해경제, 동해관광 공동특구 조성도 논의했다. “남북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남북 간 공동연구에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우리 측이 구체적인 일정을 북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연계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공동연구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통일부는 알렸다.

이번 남북고위급회담 결과를 두고, 통일부는 “평양공동선언이 본격 이행과정에 진입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과 국회에 회담 결과를 소상히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노력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5차 고위급회담에 남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조정실 심의관,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마주했다.

남북은 전체회의 2회, 수석대표 접촉 2회,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이 마주한 실무접촉 2회 등 총 6차례 회담을 가졌다.

   
▲ 남북 수석대표가 회담을 마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민족의 이익을 도모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데 뜻과 마음 힘과 실천을 합친다면 북과 남의 당국이 못해낼 일이 없고 또 많은 시간 필요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절감할 수 있었다”고 결과를 평가했다.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이행하는가에 따라서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의 전진속도가 많이 좌우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문제를 구체적으로 실천, 이행하는 데서 차질이 빚어지지 않게 북과 남, 남과 북의 당국에서 호상 관심하고 적극적으로 추동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우리가 우리 민족의 화해와 번영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시간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으면 빠르게 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합의내용 실천을 위한 의지에 있어서도 남과 북은 서로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추가, 17:10)

[전문]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이 10월 15일 판문점에서 진행되었다.

남과 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방안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판문점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에 따라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기 위한 문제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구성․운영문제를 토의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11월말~12월 초에 진행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경의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10월 하순부터, 동해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11월 초부터 착수하고 동․서해선 도로 공동조사 일정은 문서교환의 방법으로 확정하기로 하였다. 동․서해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 일정은 조사가 진행되는 데에 따라 연장하거나 필요한 경우 추가 조사 일정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소나무 재선충 방제, 양묘장 현대화와 자연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10월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방지를 위한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을 10월 하순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2020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체육회담을 10월 말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 이산가족 면회소의 복구와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을 위한 실무적 문제들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한데 따라 남북적십자회담을 11월 중에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이산가족 면회소 시설 개보수 공사 착수에 필요한 문제도 협의하기로 하였다.

7. 남과 북은 북측 예술단의 남측 지역 공연과 관련 실무적 문제들을 빠른 시일내에 협의, 추진하기로 하였다. 

2018년  10월  15일
판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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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비어천가’ 검증하려다 미담 기사 쓴 ‘월간조선’

기자에게 깨달음을 준 네팔 가이드
 
임병도 | 2018-10-15 09:36:5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월간조선 10월호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에 네팔을 방문했을 때 가이드였던 벅터 람 라미차네 씨의 단독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 기사를 주로 써왔던 조선일보의 자회사가 왜 생뚱맞게 문 대통령의 네팔 가이드를 인터뷰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어떤 의도인지 기사를 하나씩 따져 봤습니다.

월간조선은 조선일보가 84%의 지분을 소유한 ‘주식회사 조선뉴스프레스’가 발간하는 잡지이다. 보수 언론인 조갑제 씨가 1991년부터 2004년까지 편집장으로 재임하기도 했다.


문비어천가를 검증하기 위한 인터뷰

▲2016년 네팔을 방문했던 당시 문재인 전 대표를 가이드했던 람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2016년 문재인 전 대표가 네팔을 방문했을 당시 가이드였던 람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표가 네팔에 있는 동안 인간적이고 따뜻하고 겸손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매일 직접 손으로 빨래하시고, 포터나 가이드와 같은 밥상에서 밥 먹고, 지진 현장에선 아주 아파하셨다. 15일간 문 전 대표와 함께 다니며 느낀 것은 이렇게 유명한 정당의 전 대표님이 이 정도로 소탈하실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다음번 선거 때 어떤 분이 상대 후보로 나오신다 해도, 문 전 대표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실 것으로 믿는다. 이런 분이 대통령 되실 수 있게 한국의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 한국의 여러 가지 어려움이 해결되고 모두가 웃음과 행복을 되찾으실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는 람 씨의 글은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 전혀 손색이 없음을 보여줬습니다.

▲월간조선 10월호에 실린 네팔가이드 벅터 람 라미차네 씨의 인터뷰 기사 ⓒ월간조선 화면 캡처

기자는 기사 앞부분에서 람 씨의 글이 올라올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람 씨의 글이 연출이나 홍보 전략이었다는 보수 쪽의 주장을 그대로 담기도 했습니다.

기자는 ‘그는 왜 이런 글을 쓴 것일까. 2년이 넘은 일이지만 궁금했다’라며 인터뷰를 한 목적이 ‘문비어천가’라는 글의 검증을 위해서임을 스스로 밝혔습니다.


우문현답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

월간조선의 단독 인터뷰 기사를 보면, 기자의 질문이 굉장히 자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람 씨의 솔직한 대답은 오히려 기자의 질문을 부끄럽게 만들 지경이었습니다.

▲ 월간조선 10월호에 실린 네팔가이드 벅터 람 라미차네 씨의 인터뷰 기사 ⓒ월간조선 화면 캡처

기자는 람 씨가 한국에 온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식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무조건 돈 때문에 한국에 온 것으로 인식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람 씨는 돈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기자는 ‘한국 생활이 별로였나요’라는 질문을 통해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와의 갈등을 듣기 원했나 봅니다. 그러나 람 씨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며 오히려 자신이 네팔에서 해야 할 일을 잊을 것 같아 돌아왔다고 대답했습니다.

▲월간조선 10월호에 실린 네팔가이드 벅터 람 라미차네 씨의 인터뷰 기사 ⓒ월간조선 화면 캡처

기자는 트래킹 코스를 물어보면서 은근슬쩍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질문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그때보다는 지금 가짜뉴스로 더 많이 나옵니다.

굳이 꼭 필요했던 질문일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오히려 월간조선 기자가 건강 이상설의 가짜뉴스를 반박해준 셈이었습니다.

▲월간조선 10월호에 실린 네팔가이드 벅터 람 라미차네 씨의 인터뷰 기사 ⓒ월간조선 화면 캡처

기자는 마지막에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을 누가 시킨 거냐고 대놓고 물어봅니다. 그러나 람 씨는 ‘문 대통령을 보니 한국 사람들이 부럽기도 해서 자발적으로 글을 썼다’라고 답했습니다.


기자에게 깨달음을 준 네팔 가이드

▲월간조선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속보도하고 있는 ‘시민혁명과 언론’ 기사. 네팔을 취재한 기자들이 람 씨를 인터뷰했다. ⓒ월간조선 화면 캡처

월간조선의 단독 인터뷰는 의도적으로 네팔 가이드만 만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월간조선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속 보도하고 있는 ‘세계를 뒤흔든 21세기 시민혁명과 언론’ 시리즈에서 네팔 편을 취재하기 위한 목적으로 엿보입니다.

월간조선 기자는 국내 언론과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람 씨가 자신들과 인터뷰를 한 이유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람 씨는 자신과 함께 왕복 10 시간 거리에 있던 아루카르카 공립 중등학교를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간조선 10월호에 실린 네팔가이드 벅터 람 라미차네 씨의 인터뷰 기사 ⓒ월간조선 화면 캡처

람 씨를 찾아왔던 수많은 기자들은 그저 인터뷰만 원했습니다. 그러나 월간조선 기자는 진흙길로 변해버린 비포장 도로를 사륜구동 자동차로 겨우겨우 갔고, 산길을 걸어서 현장까지 다녀왔습니다. 또한 현지 르포 형식으로 관련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월간조선 기자는 어쩌면 자신들이 한국의 대형 언론사이기 때문에 인터뷰를 해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람 씨는 열심히 오지까지 가서 취재를 했던 기자라 인터뷰에 응했을 뿐입니다. 기자의 본질을 생각하게 해주는 답변이었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월간조선 기자는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으리라 생각됩니다. 동시에 람 씨의 인터뷰에 실패한 기자들은 왜 인터뷰를 하지 못했는지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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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정책대의원대회 쟁점을 알아본다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인터뷰

민주노총 정책대의원대회(이하 정책대대)가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2일간 강원도 영월 동강시스타에서 열린다. 불과 이틀을 앞두고 있다. 정책대대를 총괄하고 있는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을 지난 12일 민주노총 만나 정책대대 이모저모에 대해 물어보았다. 인터뷰는 민주노총 사무총장실에서 진행되었다.

인터뷰 및 정리 : 김장호 편집국장
사진 : 조혜정 기자

▲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

질문 : 정책대대 목표는?

백석근 총장 : 현 집행부가 2기 직선으로 당선되었는데, 전체 전략과제들을 밝힌 공약들이 있었다. 그런데 선거가 길어지고 사업계획이 늦어지면서 불가피하게 중앙위원회에서 사업계획을 통과시켰다. 때문에 공약에서 제기했던 전략과제들을 전체적으로 내놓기보다는 집행부를 추스르고 당시 현안이었던 두 가지 과제, 노동시간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개악문제, 최저임금 문제를 우선 과제로 상정했다. 그리고 하반기 9월이나 10월 정책대의원 대회에서 임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 가는 전략을 내놓고 조직적 합의를 보자는 구상이 있었다. 이런 취지로 정책대대는 처음부터 사업계획에 들어가 있었다.

지금 정책대대에서 다루고자 하는 사회적 교섭, 사회적 대화틀 중 한 부분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제가 부각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고 처음부터 전체적인 중층적 교섭틀을 전략과제로 제기한 것이다. 이 내용은 그전에는 투쟁과제 영역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투쟁과 교섭을 병행한다는 것으로 제기했기 때문에 새로운 하나의 주제로 제출된 것이다.

질문 : 1박 일정의 정책대대에서 토론하기에는 너무 주제가 방대하지 않은가요?

백석근 총장 : 이번 정책대대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원래 하나였다. 전체적으로 투쟁과 교섭, 사회연대전략-정치전략, 조직화전략-조직혁신전략으로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할 때는 200만 조직을 만들기 위한 시동을 걸고, 200만 민주노총시대를 열기 위한 조직화 전략이 중심이다.
여기에 기반해서 민주노총이 내셔날 센터로서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위한 교섭틀을 정식화하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투쟁과 교섭을 병행해 가면서 200만을 조직하자는 것이 핵심적인 큰 틀이다. 여기에서 200만 조직화과제를 실현하려면 이런 조직상태로는 안된다고 하는 조직혁신전략이 결합된 것이다. 또 사회대변혁을 외치는데, 사회대변혁도 200만 조직화를 위한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는 문제이다. 김명환집행부는 선거에서 3가지 혁명, 노동혁명, 현장혁명, 사회혁명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걸맞게 사회연대전략, 정치전략 역시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집행부는 200만을 조직화하고 민주노총 조직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하나의 통합된 과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투쟁전략에 교섭을 붙이고, 사회연대전략에 정치전략을 붙이고, 조직전략에 조직혁신전략을 붙여서 주제를 설정한 것이다.

▲ 민주노총 중집에 제출된 정책대의원대회 안건설명자료[출처 : 민주노총 19차 중앙집해윙원회 정책대의원대회 안건자료]

질문 : 이렇게 설명을 들어야 알아듣는 상황은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웃음)

백석근 총장 : 안 그래도 어제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에서 새로운 자료를 제출했다. 도표로 정리한 것이다. 크게 핵심목표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의제를 논란이 없도록 투쟁전략, 사회연대전략, 조직화 전략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그 하위의제로 투쟁과 교섭, 정치전략, 조직혁신전략 등을 담았다.

질문 : 정책대대 준비 경과를 좀 더 설명해 주시죠.

백석근 총장 : 정책대대는 총장 산하에 TF팀을 구성해서 진행해왔다. 200만 조직화는 미조직 전략실, 사회연대전략, 정치전략은 대협실, 투쟁과 교섭은 정책실, 조직실, 여기에 기획실이 붙고 정책연구원이 총괄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워낙 큰 팀들의 토론구조가 있다 보니 명료하게 정리하지 못한 점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정책대대에서 꼭 꼭지를 따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과정으로 놓고 보았다. 결의를 모아내기는 하되, 결의내용을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으로 가시화하는 것은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토론만 하자고 해서 대의원대회가 되겠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어 고민이 많았다.

원래 걱정했던 부분은 1차 정책대대처럼 정치세력화 의제로 또다시 좌초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서 정치세력화 의제를 빼려고도 했는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참가 건이 불거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애초 사업계획에 하반기 총파업문제는 없었는데 중간에 추가된 사항이다. 그래서 하반기초 정책대대를 총파업 결의의 장으로 만들면서 토론도 집약하는 병행방안을 설정했다. 그런데 8월 중집에서 정책대의원대회가 10월로 연기되고, 하반기 총파업 결의는 8월 22일 중앙위원회에서 이미 진행되고 나니, 지금은 경사노위 문제가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된 것 같다.

질문 : 경사노위 참가 건이 안건으로 상정되어 있던데요.

백석근 총장 : 이번에 경사노위 참가에 대한 안건상정은 불가피하다. 돌아보면 1월말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있었다. 당시에는 9월 정도면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기구에 대한 법적 문제, 각종 의제별 업종별 위원회 안착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통해서 새로운 사회적 대화틀의 상이 잡힐 것이라고 본 것이다. 때문에 쟁점과 갈등은 있겠지만 나름의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 점이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법 개악문제로 5월 21일 노사정대표자회의 불참선언을 하게 되어 3개월 동안 사업이 정지되었다. 8월 16일 복귀 결정 이후 두 달 만에 안건에 붙이는 상황이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안건을 상정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런데 이 시기가 지나면 다른 문제가 또 걸리게 된다. 총파업 이후 정기국회, 법제화 문제, 내년 ILO 협약 비준 문제 등이 앞에 핵심쟁점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제는 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교섭을 하고 있어야 한다. 총파업 7대 과제를 포함해서 노동기본권 문제나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문제 등에 대해서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확고하다. 투쟁과 교섭의 병행이라는 것은 투쟁의 요구안을 교섭자리에 제기하고 이 안에서 협상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합의가 되면 법제화하는 것이고, 합의가 안되더라도 우리는 요구조건을 내걸고 지속적으로 투쟁하겠다는 취지이다.

▲ 민주노총 사무총장실에서 대담 중인 김장호 민플러스 편집국장(왼쪽)과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오른쪽)

질문 : 누가 뭐라 해도 이번 정책대대에서는 경사노위 참가문제가 핵심쟁점이 될 것 같은데, 안건을 상정해서 통과시키겠다는 건가요?

백석근 총장 : 안건으로 올린 것은 의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경사노위라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틀은 우리가 요구해서 만들었고, 새로운 법제화, 새로운 요구조건을 다 받아들인 조건에서 안건사정을 안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아직 내용적으로 뭔가 명쾌하지 않다 보니까 쟁점이 되고 있다고 본다.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결정을 중집에서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개악의 경우 재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하게 되었고, 결정이후에 있었던 2월 6일 대의원대회에서 사업계획에 포함된 ‘사회적 대화를 포함한’이라는 표현을 삭제하자는 제안을 표결하는 과정에서 약 30%정도 반대가 있기는 하였다. 그럼에도 이후 추가 내용들이 확보되면 대의원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겠다는 타산도 있었다. 쟁점은 되겠지만 통과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본 것이다.
그런데, 최근 최저임금 관련 쟁점이 경사노위 참가에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게다가 최저임금을 계기로 나타난 문재인 정부의 대노동정책들이 신뢰가 안 가는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대화에 대해서 유보적이었던 대의원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질문 : 대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건가요?

백석근 총장 : 중층적 교섭틀을 짜자는 것은 민주노총의 전통적 교섭방침이다. 지금 민주노총이 교섭 테이블이 없다는 공백이 있고, 이것을 정식화해야하는 상황이다. 꼭 노사정 틀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노사, 노정, 노사정이라는 중층적 교섭틀을 짜자는 것이다. 이 틀을 짜는 것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한다.

지금 사회적 대화틀이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중층적 교섭틀을 완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총자본과 총노동의 실질적 교섭틀, 대정부, 노정간 실질적 교섭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민간파트에서 노사, 공공파트에서 노정 교섭틀을, 내셔널 센터가 노사정 교섭틀을 지렛대 삼아 정리하려고 하는 거다.

질문 : 교섭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백석근 총장 : 지금 사회적 교섭과 관련해서 두 가지 문제제기가 있다. 
첫째로는 교섭보다는 투쟁을 앞세우자는 주장이다. 투쟁을 배치하고 투쟁을 진행하다 보면 교섭이 열리는 거고, 그때 가서 교섭을 하자는 것이다. 교섭틀, 교섭내용을 투쟁을 통해서 마련해가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제기이다.
그런데 교섭내용이 투쟁의제를 통해 만들어지는 교섭틀이라면 그 말이 맞다. 현안중심의 무엇을 해결하자고 하면 그렇다는 거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상시적으로 정례화된 틀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사회적 대화틀에서 의제를 정리하게 된다. 그 의제를 누가 내놓는가. 우리가 내놓겠다는 거다. 사회적 교섭에 대한 주도성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영도 주도하고 의제도 주도하자는 취지이다.
여기서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들을 주요 의제로 제기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투쟁도 같이 준비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의 의제와 매우 밀접하게 되어있는 부분들, 예를 들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업들의 동력과 주체들을 모아서 싸움을 준비하고 이 안에서 쟁취해 들어가는 것, 이것을 연결해서 조직화도 해내는 것, 이런 흐름을 이 안에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제기는 3자 구도, 노사, 노정 어떤 교섭 구조든 양보없는 교섭이 어디 있냐는 거다. 우리가 내놓을 게 하나도 없는 교섭은 없기 때문에 결국 양보교섭을 해야 하고, 양보 안 하려면 시작하자마자 뛰쳐나와야 하는데, 이러다 보면 결국 내부 혼란만 커진다는 거다. 이런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들어가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는 문제제기이다.

그런데 사회적 대화는 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요구했고, 그래서 만들어졌고, 그러니 들어가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크게 얻을 것이 없다고 해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에 책임이 있는데 한 쪽에만 일방적으로 맡길 수 없고 현 정권이 ‘노동중심’정책을 하겠다는 공약도 있는 마당에 사회적 대화를 통한 현장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어차피 교섭이라는 틀안에서는 힘의 역관계에 의해서 정리될 것과 그렇지 않을 사안들이 있다고 판단한다. 힘이라는 것이 투쟁력이고, 모든 것이 투쟁이라고 보면 다 투쟁력이긴 하나 이와 별도로 교섭력도 필요한 것 아닌가. 지금 정세에서 3자의 틀이 그렇게 나쁜 구조만은 아니고, 매일 양보만 하거나 매번 노동이 휘둘릴만한 판은 아니라는 판단도 깔려있다.

질문 : 결국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하는 문제군요.

백석근 총장 : 내셔날 센터로서의 투쟁을 전개하다 별도로 협상이 필요하다면 결국 총자본과 총노동이고, 민주노총과 경총, 이런 틀이다.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그 정부가 비록 이명박·박근혜라 할지라도 대치국면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판이 커져서 뭔가 정치적 협상이 필요한 경우, 결국 그 정권과 민주노총의 틀이 요구되는 것 아닌가. 어차피 만들려고 했고, 만들었어야 했던 틀 아닌가. 이런 것을 이번에 노사정이라는 틀을 계기로 만들어 내지 못하면, 결국 못 만들게 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경총이 민주노총하고 협상이든 무엇이든 하려고 들까? 하는 의문이 든다. 민주노총이 경총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란 정부가 만들어 놓은 무슨 위원회 같은 데서 접촉하는 게 다다. 그러나 노사정 판이 짜지면 경총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 공간에서 정확히 대립각을 세우고 우리 실력 여부, 조직력 여부에 따라 하나의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플랫폼이라고 한 것이다. 노사정이라는 틀 속에서 노사, 노정이라는 틀로 분화할 수 있다.

공공영역을 보자. 전체를 민간영역, 공공영역으로 대별해 보면, 우리는 대리인들과 사용자, 공기업 사장, 공단공사 이사장 등을 만난다. 예산, 복지 이런 문제들은 결국 정부의 예산방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인데, 결국은 큰 틀에서 교섭틀은 노정간 예산을 만지고 있는 단위와 이야기해야 한다. 공무원,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노사정이라는 틀이지만 결국 노정틀이다.

민간 쪽의 경우에도 정부의 산업정책이 작동하는 공간이 있다. 금속의 경우, 산업구조조정이 더 걱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다. 경유차, 휘발유차에서 수소차, 전기차 이야기도 나오고, 부품이 1/10로 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4차산업혁명 관련해서 80kg의 인간을 태우기 위해 2만 개의 부속품이 작동하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시대에서 1/10, 1/100의 부속품만 들어가는 시대로 가고 있다. 그럼 자동차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는가. 이걸 업종위원회에서 다룰 수 있다. 여기서 현안문제를 다룰 경우 바로 깨진다. 다음 날 모두 뛰쳐나올 것이다. 그런데 산업정책적 문제를 노사정이 모여서 논의할 때 노동기본권을 어떻게 지켜내고, 예측될 수 있는 구조조정 문제들과 관련하여 어떻게 일자리와 노동권리를 지켜낼 지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건데, 그때 가서 하자는 식은 아닌 것 같다.

이런 노사정 틀에서 정부를 끼고 하는 게 사측을 잡고 가는 힘일 수 있다. 노동과 경총이 아무리 만나려고 해도 안 나오면 끝나는 것이고, 법적으로 강제할 수도 없다. 최소한 총파업을 해서 경총이 ‘앗 뜨거워’ 소리가 나와야 정리가 되는 건데. 현실적 조건이나 역량은 어려운 지점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문제이다. 그래서 노사, 노정, 노사정이라는 중층적 교섭틀을 짜자는 이야기이다.

질문 : 표결을 강행할 것인가?

백석근 총장 : 편집국장도 민주노총에 있어보아서 잘 알 것 아닌가.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가결, 부결, 무산. 당일 대의원대회에서 디테일한 판단이 필요하다. 서너 시간 토론을 해도 지켜낼 수 있는 의결정족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틀 전에 대의원 명단 확정되었다. 현재 대의원 숫자는 1,135명이나 된다. 만만치 않은 지형이다.

질문 : 민주노총이 노동기본권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백석근 총장 : 이번 총파업 컨셉이 적폐청산, 노조할 권리, 사회대개혁이다. ‘노동기본권’ 개념도 있는데, ‘노조할 권리’로 특화시켰다. 노동기본권의 집약점이 노조할 권리이기 때문이다. 교사, 공무원이 노조할 권리문제이고, 특수고용노동자(이하 특고)들이 아예 노조를 못하게 하는 문제가 바로 노조할 권리문제이다. 정규직 현안 문제가 타임오프인데, ILO에서는 다 노조할 권리를 제약하는 문제로 본다. 때문에 모든 문제의 귀결점은 ‘노조할 권리’를 핵심으로 하는 노동기본권 쟁취이다.
특히 특고문제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으로 노동권을 확대하는 현실적 필요와도 관련된다. 30인 미만 사업장 조직률이 0.1% 또는 0.2%밖에 안 되는 문제들도 사실 이 문제와 연결되어있다. 이번에 실업자, 해고자 문제는 노사정 대표자회의 의제에 들어가 있는데, 특고 문제가 빠져 있어서 다시 넣었다. 이 테이블 말고는 지금 다룰 데가 없다. 공익위원들이 공감한 덕이다. 특고문제는 사회체제의 변화에 대한 요구일 수 있다. 특고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그렇게 협상하고 투쟁도 했는데 결국 해결을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결단을 통한 법제화인데 노사정 합의가 있다면 해결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물론 주체들의 투쟁이 전제된다할 것이다.

총파업 준비와 관련해서는 지금 적폐청산-노동기본권쟁취 사업단이 메인 사업단이다. 또 고령화 시대, 건강보험문제, 노후연금문제, 연금 전반 문제를 다루는 사회안전망 사업단이 움직이고 있다. 공공비정규직 철폐사업단이 있는데 지금 40만 정도가 조직대상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의제화한 이후 ‘뭉쳐야 정규직이 된다’고 판단하고 각 정당들까지 붙어서 사업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원상회복 투쟁 역시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중요쟁점이다. 이미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포함한 8개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이번 국회에서 20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7~9월 사이 상정되면서 핵심쟁점으로 부상되었다. 대부분 야당들이 '중소영세사업장 다 죽어간다'는 명분으로 상정한 개악안 들이다. 때문에 최저임금 투쟁 역시 중요한 투쟁으로 되어 있다.

질문 : 이번 정책대대 의제에 ‘4.27판문점선언, 9월평양공동선언’ 의제가 없는데, 어떤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

백석근 총장 : 이번 통일축구대회를 치르면서 재정문제, 인적자원문제 등을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한 명, 통일국장 한 명, 8.15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봉단, 이런 식으로는 계속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번 축구대회 때 중통대가 없었으면 어떻게 행사를 치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민주노총이 이 평화번영통일의 시대를 맞이해서 어떻게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인가를 예산이든, 인력이든 내년 사업에 반영할 구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집행부 기조도 그렇고 평화협정체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을 준비해가는 것이 이번 정책대대 의제에는 없지만 내년 정기대대 사업계획으로 별도로 준비할 생각이다.

질문 : 이번 정책대대에 대한 대의원들간 소통, 조합원들 사이에 여론화하는 문제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대책들이 있나요?

백석근 총장 : 대의원들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중집에 제출된 경사노위 관련 자료를 더 광범위하게 전달할 생각이다. 내용이 설득력있게 준비되었다고 보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중집에서는 내용찬반 토론보다는 대의원대회 제출방식만 논의했다. 원천반대, 시기상조론의 분포를 그대로 기입하는 방식으로 대의원대회에 올라간다.

조합원들과 관련해서는 정책대대 이후 특별 홍보대책이 필요하다. 원래 정책대대의제는 이것으로 끝내려는 것이 아니다. 3단계 전략을 택했다. 정책대대 이후 내년 정기대의원대회까지가 조합원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상사업 속에서 민주노총의 흐름을 직접 좌우하는 각급 단위의 간부들과 활동가들의 소통이 기본이었고, 정책대대과정에서는 대의원들과 소통이 핵심이다. 아직까지도 대의원들 역시 처음 접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정책대대까지는 아무래도 민주노총 내 여론주도층 중심으로 논의할 수밖에 없다. 이후 전 조합원들과의 소통과 홍보를 강화할 생각이다. 민주노총을 조금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민주노총 정책대대를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

링크 : 민주노총 정책대대 토론안건
https://drive.google.com/file/d/1ufc7Z6QM-BJ9tGd7XX6Dni7GMLopm7uN/view?usp=sharing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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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원 담판, 압도적으로 우세한 조선의 협상력

[개벽예감 318] 백화원 담판, 압도적으로 우세한 조선의 협상력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10/15 [09: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교착상태를 넘어 담판이 성사되기까지

2. 취재기자가 이해하지 못한 이상한 모습

3. 난제는 어떻게 풀렸는가? 

4.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

 

 

1. 교착상태를 넘어 담판이 성사되기까지

 

2018년 10월 7일 평양 대성구역에 있는 풍치수려한 백화원영빈관에서 뜻깊은 오찬이 진행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을 네 번째로 방문한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미국 국무장관과 수행원들을 위해 오찬을 마련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팜페오 국무장관이 지난 7월 6일 평양을 방문했을 때 오찬은커녕 접견도 하지 않고 돌려보냈는데, 그로부터 3개월 뒤에 다시 찾아온 그를 위해 오찬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오찬 직전 2시간 동안 진행된 담판에서 매우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말해준다. 만일 그런 진전이 없었다면, 김영철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이 팜페오 국무장관과 오찬을 하였거나, 최악의 경우 팜페오 국무장관과 수행원들끼리 오찬을 하고 평양을 떠났을 것이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말쓰임새부터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2018년 10월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영빈관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담화한 것을 담판이라 한다. 조선에서는 접견과 담화라고 했고, 미국에서는 회담(meeting)이라고 했지만, 이 글에서는 담판이라고 한다. 담판이라는 말을 쓰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팜페오 국무장관이 대등한 지위로 만나 진행한 회담은 고위급회담이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팜페오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담화한 것은 대등한 지위로 만나 진행한 회담이 아니므로 고위급회담이라고 할 수 없다. 외교관례에 따르면, 국가수반이 다른 나라 고위관료를 만나는 것을 접견이라 하고, 고위관료가 다른 나라 국가수반을 예방하는 것을 의례방문이라 한다. 접견은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여 만난다는 뜻이고, 의례방문은 손님이 주인을 찾아가 만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접견 또는 의례방문에서는 중대한 의제를 다루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외교관례를 깨고 팜페오 국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매우 중대한 의제들을 논의하였다. 좀 더 정확한 용어를 쓰면, 논의가 아니라 담판이다. 논의라는 것은 어떤 문제를 놓고 토론한다는 뜻이고, 담판이라는 것은 상호대립관계에 있는 쌍방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회담한다는 뜻이다. 그런 말뜻에 따르면, 2018년 10월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영빈관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담화한 것은 일반적인 회담이 아니라 중요하고 특별한 담판이었다. <사진 1>  

 

▲ <사진 1> 2018년 10월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 대성구역에 있는 풍치수려한 백화원영빈관에서 마익 팜페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담화하였다. 3개월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협상 교착상태를 해소한 중대한 담판이었다. 위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담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팜페오 국무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담소하는 장면이다. 호탕하게 웃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에서 두 손을 마주잡은 팜페오 국무장관의 공손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아래쪽 사진은 백화원영빈관에서 진행된 담판 중에 팜페오 국무장관이 발언하는 장면이다. 왼쪽에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 코리아임무쎈터 총책임자가 앉았고, 오른쪽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가 앉았다. 팜페오 국무장관과 수행원들이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였을 때, 마중 나간 김영철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은 담판장에 3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미리 통보하였는데, 그런 조건에 따라 팜페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조선정책특별대표, 앤드루 김 코리아임무쎈터 총책임자만 담판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무릇 담판은 정치적 비중과 중요도에 따라 본담판과 예비담판으로 분류되는데, 현재 진행 중인 조미협상을 두고 말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과 상봉하고 진행한 정상회담은 본담판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팜페오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진행한 회담은 예비담판이다. 

 

무엇을 위한 담판인가? 본담판을 예비하기 위한 담판이다. 다시 말해서, 백화원 담판은 다가오는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합의할 중대사안들을 논의한 담판이었다.  

 

2018년 7월 6일과 7일 김영철 부위원장과 팜페오 국무장관은 평양에서 회담하였으나, 의견충돌이 너무 심하여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람에 조미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흘러도 교착상태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듯이, 조선은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주동적인 조치를 취했다. 2018년 8월 21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조미실무회담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주한미국대사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팜페오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공화국 창건 70주년이 되는 9월 9일 전에 평양을 방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초청의사를 받은 팜페오 국무장관은 평양방문을 급하게 서둘렀다. 그는 초청의사를 받은 날로부터 불과 4일 뒤인 2018년 8월 25일 평양을 방문하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4일 아침 백악관 대통령집무실로 헐레벌떡 달려온 팜페오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보여준 김영철 부위원장의 비밀편지를 읽어 보고 팜페오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을 출발 몇 시간 전에 전격적으로 취소시켰다. 그 비밀편지에는 미국이 조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팜페오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은 헛걸음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풀릴 듯이 보였던 교착상태는 여전히 지속되었다. 

 

좀처럼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던 교착상태는 2018년 9월 26일 리용호 조선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길에 팜페오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마침내 풀렸다. 리용호 외무상은 2018년 10월 중에 평양을 방문하면 좋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의사를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전했던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학수고대하던 팜페오 국무장관이 초청의사를 받았을 때, 한 편으로는 매우 반가웠고 다른 한 편으로는 매우 걱정스러웠다. 평양에 가서 진행할 담판에서 무슨 의제를 꺼내놓고 어떻게 담판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던 것이다. 지난 8월 하순에는 초청의사를 받은 날로부터 불과 4일 만에 평양에 급히 가려고 서둘렀던 팜페오 국무장관이 이번에는 초청의사를 받고 무려 12일 동안 시간을 끌었던 까닭은 미국의 대조선협상전략을 재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미국의 대조선협상전략을 재검토하였다는 말은 김영철-팜페오 회담의 전철을 밟지 않고 백화원 담판이 결렬되지 않도록 준비하였다는 뜻이다. 그런 준비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음을 물론이다. 

 

2018년 11월 6일 중간선거와 2020년 11월 3일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드센 도전을 물리치고 이겨야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팜페오 국무장관은 미국의 요구를 종전대로 계속 고집하여 조미협상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 자기들의 정치생명도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백화원 담판을 앞두고 팜페오 국무장관이 교착상태를 타개할 방도를 찾아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대조선협상전략을 재검토하였던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 2018년 7월 6일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조선에게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들”을 제기하여 회담을 결렬시키고 조미협상을 교착상태에 빠뜨린 미국은 이번에 대조선협상전략을 재검토하면서 백화원 담판에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들”을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미국의 대조선협상전략은 대폭 수정되었다. 이런 중대한 정보를 알아야, 조미협상 교착상태가 백화원 담판에서 어떻게 해소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2. 취재기자가 이해하지 못한 이상한 모습

 

팜페오 국무장관과 수행원들이 탄 전용기는 2018년 10월 7일 일요일 이른 아침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였다. 수행원들 가운데는 미국 <CBS> 텔레비전방송 소속 취재기자 카일리 앳우드(Kylie Atwood)도 있었다. 그녀는 이번에 팜페오 국무장관의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유일한 취재기자였는데, 그녀의 평양체험이 수록된 목격담은 자못 흥미롭다. 2018년 10월 11일 <CBS> 인터넷판에 실린 그녀의 목격담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이 팜페오 국무장관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국제비행장에 나왔다고 한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활주로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을 만나 인사를 나눈 직후, 그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는 조건을 통보했는데, 통역관과 경호원은 접견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팜페오 국무장관의 수행원들 가운데는 헤더 노어트(Heather A. Nauert) 국무부 대변인, 사진사, 앳우드 취재기자도 있었는데, 그들도 접견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렇게 되어 팜페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Stephen E. Biegun)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 코리아임무쎈터 책임자만 접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팜페오 국무장관의 통역관이 접견장에 들어가지 못했으므로, 우리말을 잘 하는 앤드루 김 코리아임무쎈터 책임자가 미국측 통역을 맡았다.      

 

그런데 김영철 부위원장은 왜 접견인원을 3명으로 제한하였던 것일까? 2018년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한 팜페오 국무장관을 접견하였는데, 그 때도 세 사람만 접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2018년 5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였을 때는 4명이 접견장에 들어갔고, 5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쎄르게이 라브로브(Sergey V. Lavrov) 러시아 외무상을 접견하였을 때는 7명이 접견장에 들어갔다. 

 

이런 선례를 살펴보면, 조선은 미국 국무장관에게만 까다로운 접견조건을 적용하여 접견인원을 3명으로 제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그렇게 하는 까닭은, 미국 국무부가 외교비밀을 유지하지 못하는 취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이 외교비밀을 미국 언론에 발설하여 혼란이 조성된 사례들이 있다. 그래서 조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몸소 참석하는 백화원 담판의 내막이 미국 언론에 유출되는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여야 하였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백화원 담판을 마친 직후 백화원에서 오찬을 시작하기 직전 팜페오 국무장관이 현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맞이하는 장면이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손을 앞에 모은 채 현관에 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착할 때까지 정중히 기다렸다. 그런 유다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당신은 마치 제단 앞에 서 있는 것 같군요"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자존심이 강하다고 소문난 미국 국무장관이 공손한 자세로 예를 갖추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기다린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담판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팜페오 국무장관의 기를 꺾어놓았고, 기가 꺾인 팜페오 국무장관은 공손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앳우드 취재기자는 담판장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담판 직후 백화원영빈관에 마련된 오찬장에서 뜻밖의 색다른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그녀의 목격담에 따르면, 팜페오 국무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해 백화원영빈관 현관에 나갔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두 손을 앞에 모은 채 (현관에) 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착할 때까지 정중히 기다렸다고 한다. 그런 유다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나워트 대변인은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당신은 마치 제단 앞에 서 있는 것 같군요”라고 말했는데, 팜페오 국무장관은 나워트 대변인에게 얼굴을 돌려 슬며시 미소만 지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제사회에서 자존심이 강하다고 소문난 미국 국무장관이 그처럼 공손한 자세로 예를 갖추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기다린 것은, 조미관계의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는 미국인 취재기자의 기존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장면이었다. 그래서 그 취재기자는 목격담에 이런 글을 남겼다.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제단 앞에 선 사람 같다고 말한 나워트 대변인의) 지적은 북조선이 팜페오 국무장관의 방문을 전적으로 통제하였음을 보여주는 힘의 역학(power dynamic)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 날 백화원 담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취재기자의 눈에는 팜페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에서 왜 그처럼 공손한 자세로 예를 갖추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화원 담판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팜페오 국무장관의 기를 꺾어놓았고, 기가 꺾인 팜페오 국무장관은 공손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3. 난제는 어떻게 풀렸는가? 

 

앳우드 취재기자의 흥미로운 목격담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팜페오 국무장관이 오찬석상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 “내가 전에 말한 바와 같이, 오늘은 두 나라의 훌륭한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입니다.” 

팜페오 국무장관 - “우리 일행의 오늘 아침 방문일정은 훌륭하고, 훌륭하였습니다. 저희들을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께서도 안부인사를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매우 성공적인 아침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저는 오찬을 나누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앳우드 취재기자의 목격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찬석상에서 팜페오 국무장관과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녀와 미국측 사진사는 잠깐 동안의 현장취재를 마치고 오찬장에서 나와 옆방에 별도로 마련된 다른 오찬장으로 가야 했다고 한다. 취재기자는 위와 같은 짧은 대화밖에 들을 수 없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은 매우 좋은 날이라고 대만족을 표시한 것은 백화원 담판에서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매우 생산적이고 훌륭한 담화를 진행하면서 서로의 립장을 충분히 리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며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한다. 백화원 담판을 마치고 평양에서 서울로 직행한 팜페오 국무장관도 취재진에게 백화원 담판에서 “중대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이 이루어졌다. 우리는 중대한 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백화원 담판을 마친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에서 마련한 오찬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왼쪽에 팜페오 국무장관이 앉았고, 미국측 통역관,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 앤드루 김 코리아임무쎈터 총책임자, 김영철 조선로동당 부위원장, 스티븐 비건 조선정책특별대표, 조선측 통역관이 자리를 잡았다. 팜페오 국무장관과 동행한 다른 수행원들은 옆방에 별도로 마련된 오찬장에서 조선측 인사들과 함께 오찬을 나누었다. 오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은 매우 좋은 날이라고 대만족을 표시하였는데, 이것은 백화원 담판에서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말해준다. 백화원 담판을 마치고 평양에서 서울로 직행한 팜페오 국무장관도 취재진에게 백화원 담판에서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백화원 담판에서 중대한 진전이 이루어졌다는 말은, 7월 6일에 진행되었던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심한 의견충돌을 불러왔던 난제들이 해결되었다는 뜻이다. 당시 쌍방이 심하게 의견충돌을 일으켰던 난제들은 비핵화 방안이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제기한 비핵화 방안과 팜페오 국무장관이 제기한 비핵화 방안이 격돌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그 난제를 풀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해결을 위한 방안들과 쌍방의 우려사항들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하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미국이 제기했던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조건들”을 철회시키게 하고, 그 대신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핵화 해법을 받아들이게 하였다는 뜻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이 없으면 그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이 철회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조건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미국이 받아들인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핵화 해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스티븐 멀(Stephen D. Mull)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보 대행은 2018년 7월 20일 국무부를 방문한 한국의 여야 5당 원내대표들에게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미국은 조선에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요구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1) “핵, 탄도미사일 소재지를 포함한 북한 핵프로그램 전체 리스트” 

(2) “비핵화시간표” 

(3)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사항의 이행”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요구사항들 가운데 조선으로부터 전면적인 배격을 받은 것은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다.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미국이 조선에게 요구한 핵신고서는 핵탄두 비밀저장소들의 위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지하기지들의 위치를 포함하는 조선의 국가핵무력에 관한 극비정보를 통째로 넘겨달라는 뜻이다. 또한 미국이 조선에게 요구한 비핵화시간표는 조선의 국가핵무력을 폐기하는 경로와 기한을 정하여 알려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는 철없는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말이 되지 않는 생억지다. 팜페오 국무장관은 지난 9월 26일 리용호 외무상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의사를 전달받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라 대조선협상전략을 재검토하고 수정함으로써 조선에게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를 달라고 하였던 생억지를 내려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조선에게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평양을 방문한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생억지가 왜 조선에게 통하지 않는지를 “상세히” 설명하였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8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고 한다. 팜페오 국무장관은 조선에게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평양을 방문한 터였으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런 설명에 공감을 표시하였다. 그렇게 되어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를 넘겨달라던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미국이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에 관한 요구를 철회한 것은, 자기들이 주장했던 일방적-일괄적 해법을 포기하고 조선이 제시한 동시적-단계적 해법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조선외무성은 2018년 7월 7일에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신뢰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 

 

조선이 제시한 동시적-단계적 해법에서 조선이 이행할 비핵화 해법은 단계적 핵동결이다. 단계적 핵동결이란 조선의 핵능력을 단계적으로 폐기한다는 뜻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풍계리 지하핵시험장 폐기→서해위성발사장 폐기→녕변핵시설단지 폐기를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완전한 비핵화는 조선이 자기의 핵능력을 완전히 폐기하는 핵동결을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뜻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담판 중에 발언하는 장면이다.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개월 동안 조미협상을 교착상태에 묶어두었던 난제를 풀었다.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7월 6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미국이 제기했던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조건들"을 철회시키게 하였고, 그 대신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핵화 해법을 받아들이게 하였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이 없으면 그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백화원 담판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이 핵신고서와 비핵화시간표를 요구하는 기존 의제를 관철시키지 않을까 하는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한국의 전문가들과 언론매체들은 자기들의 망상과는 정반대의 담판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였다. 그들은 백화원 담판결과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단계적 핵동결은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하고, 팜페오 국무장관이 받아들인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핵화 해법으로 구체화되었다. 조미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아사히신붕> 2018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사찰단이 지난 5월에 폭파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을 방문하여 검증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 사찰단의 현장방문 및 검증을 허용하는 것은,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길로 미국을 끌어당겨 되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주동적이고, 결정적인 조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불가역적인 이행의 길로 끌어들이는 것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아사히신붕> 보도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조선외무성이 2018년 7월 7일에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 따르면 당시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조선이 미국에게 제시한 비핵화 해법들 가운데는 “비핵화조치의 일환으로 ICBM의 생산중단을 물리적으로 확증하기 위하여 대출력발동기시험장을 페기하는 문제”도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화원 담판에서 그 해법을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제시했던 것이 확실하다. 백화원 담판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발동기시험장과 로케트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페기하기로 하였”다.

 

백화원 담판을 마치고 평양에서 서울로 직행한 팜페오 국무장관은 취재진에게 사찰단이 조선의 미사일엔진시험장과 풍계리 지하핵시험장을 사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두 곳에 대한 현장사찰을 허용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아사히신붕> 2018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평안북도 녕변군에 있는 녕변핵시설단지에서 가동되는 플루토늄생산시설만이 아니라 거기서 가동되는 우라늄농축시설까지 포함한 전체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백화원 담판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이 6.12 조미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녕변핵시설의 영구적 페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한 바 있다.  

 

나는 이전에 발표한 글에서 조선이 녕변핵시설단지에서 플루토늄생산시설만 폐기하고, 우라늄농축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일반사찰을 받으며 계속 가동할 것으로 예측한 적이 있는데, 그런 예측은 빗나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녕변핵시설단지 전체를 폐기하는 매우 파격적인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이런 사실만 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협상전략이 얼마나 원대하고 심오한지를 알 수 있다. 조선이 녕변핵시설단지 전체를 폐기하면, 미국은 그에 상응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4.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담판에서 제시한 파격적인 조치에 맞춰 팜페오 국무장관이 제시한 미국의 상응조치들은 무엇인가? <동아일보> 2018년 10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을 마치고 평양에서 서울로 직행한 팜페오 국무장관은 청와대를 예방하여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백화원 담판에서)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면서도 그 상응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비록 언론보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이 취해야 할 상응조치는 분명하다. 조선외무성이 2018년 7월 7일에 발표한 대변인담화는 미국이 취해야 할 상응조치를 다음과 같이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은 “조선반도 평화체제구축문제에 대하여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립장을 취하”였다. 이 인용구를 읽어보면, 조선은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종전선언문제만 합의하려고 하였던 것이 아니라 종전선언문제보다 더 중요한 평화체제구축문제 곧 평화협정문제도 합의하려고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팜페오 국무장관이 종전선언문제를 합의하려고 하지 않는 바람에 평화협정문제는 논의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화원 담판에서 종전선언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물론이고, 평화협정문제도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사히신붕> 2018년 7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은 팜페오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하지 않으면 비핵화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면서, “비핵화의 선결조건으로 종전선언을 요구했다”고 한다. 조선에게 있어서 종전선언은 조선이 비핵화를 실행하기 전에 먼저 해결되어야 할 선결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결문제(종전선언문제)만 해결하기로 합의하였을 리 없으며, 선결문제와 더불어 해결되어야 할 더 중요한 문제(평화협정문제)도 해결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평화협정문제는 본담판이 벌어질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조미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아사히신붕> 2018년 10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에서는 녕변핵시설 폐기에 상응하여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는 거점”을 설치하는 문제도 논의되었는데,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는 거점을 설치하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동아일보> 2018년 4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조미실무회담에서 평양과 워싱턴에 각각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문제가 논의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연락사무소문제는 이미 조미실무회담에서 논의되었으므로, 백화원 담판에서 그 문제를 다시 확인하면 되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백화원 담판에서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는 거점”을 설치하는 문제, 다시 말해서 이익대표부를 설치하는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문제도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백화원영빈관에서 진행된 담판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오른쪽에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이 앉았고, 왼쪽에는 조선측 통역관이 앉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담판에서 제시한 대미협상전략 곧 동시적-단계적 해법은 조선과 미국이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을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추진하는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해법이다. 다른 해법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미국도 그 해법을 받아들인 것이다. 백화원 담판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중이다. 우세한 협상력이 세상을 바꾼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종전선언→평화협정→주한미국군 철수로 이어지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총괄개념이 바로 단계적 평화체제구축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대미협상전략 곧 동시적-단계적 해법은 조선과 미국이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을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추진하는 해법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백화원 담판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중이다.    

 

백화원 담판에서 주목되는 것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사항을 논의한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석상에서는 제2차 조미수뇌회담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할 데 대하여 합의하고 그와 관련한 절차적 문제들과 방법들에 대하여서도 론의되였다”고 한다. 조선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개최되기를 바라고, 미국은 그 회담이 2018년 11월 6일 중간선거 직후에 개최되기를 바란다. 원래는 미국도 중간선거 이전에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바랐었는데, 생각을 바꿨다. 거기에 얽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백화원 담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들”을 철회하게 하고, 조선의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였는데, 그런 담판결과에 따라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자신의 외교치적으로 내세울 수 없게 될 것이고, 워싱턴에 포진한 트럼프 반대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조선외교에서 무능하다느니, 대조선협상에서 너무 양보하였다느니 뭐니 하면서 집중공세를 퍼부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간선거 직전에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여 공화당의 득표율을 되레 떨어뜨릴 것이다. 이런 점을 우려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직후에 개최하려고 하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협상의 추진동력을 잃어버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백화원 담판을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결속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2차 조미수뇌회담을 계기로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해결과 지난 회담에서 제시한 목표달성에서 반드시 큰 진전이 이룩될 것이라는 의지와 확신 표명하시였다”고 한다. 

 

백화원 담판을 압도적으로 우세한 협상력으로 결속하고 단계적 핵동결과 단계적 평화체제구축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는 11월에 개최될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룩하여 한반도 정세를 격변으로 이끌어갈 것이다. 우세한 협상력이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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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보다 못한 한미 방위비 협상

[주장] 정부, 미국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끌려다녀... 국회와 국민의 감시 절실

18.10.14 20:22l최종 업데이트 18.10.14 20:22l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미국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등이 회의를 하고 있다. 2018.6.26
▲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미국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등이 회의를 하고 있다. 2018.6.2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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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아래 SMA) 체결을 위한 8번째 한미 간 회의가 서울서 16~17일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현재 국회 국정감사(10월10일-29일)가 진행중입니다. 알다시피 SMA 협정은 협정 자체가 위법성(한미소파 위반)을 띠고 있고, 집행과정도 각종 불법으로 점철되어 있는 등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회의 감시‧감독이 절실한 것은 10차 SMA 협상이 미국의 도를 넘는 고압적 자세와 문재인 정부의 굴욕적일 정도의 저자세 속에서 진행되어 우리 국민에게 감당하기 힘든 재정적 부담을 지우게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국회는 우리의 주권과 국익(국민부담 경감, 한반도 평화 증진)이 지켜질 수 있게 사후적으로(비준동의권 행사)만이 아니라 사전적으로도 SMA협상을 감시‧감독해야 합니다.

미국의 터무니없는 방위비분담 대폭 증액 강요

 

이번 SMA협상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는 미국이 터무니없이 방위비분담금 총액의 대폭 증액을 우리 정부에 강요하고 있는 점입니다. 미국이 현 방위비분담금(2018년 현재 9,602억 원)의 1.5∼2배를 요구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습니다.

이런 증액요구는 2017년 12월 현재 9,830억 원의 방위비분담금 미집행금이 남아 있다는 점,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사실상 2018년 마무리되어 향후 군사건설비(방위비분담금의 주요 항목의 하나)의 대폭 감액사유가 발생한 점,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주한미군 주둔비에 대한 각종의 직간접지원(방위비분담금을 포함하여 6조3천억 원)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터무니없고 후안무치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미국이 대폭 증액 사유로 내세우는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 요구도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SMA협정이 대상으로 하는 방위비 분담금 지급범위가 주한미군이 고용하는 인력이나 보유하는 장비에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미 전략자산 전개는 한국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주한미군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미국의 세계 및 지역 군사전략에 따라 운용되는 전력입니다.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비용 분담 요구는 SMA협정 나아가 한미소파 및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한 불법 부당한 요구입니다.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은 "그 (평양공동선언) 정신과 분명히 안 맞는다"는 강경화 장관의 말처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남북 정상 및 북미 정상의 여러 합의에도 정면으로 어긋납니다.

미국의 '작전지원' 항목 신설 요구의 불법부당성

미국은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 요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작전지원' 항목의 신설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현행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작전지원 항목을 하나 더 추가하자는 요구입니다. 미국은 작전지원 세부항목으로 '전략자산전개 비용'과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 작전준비태세 비용'을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성 또는 지정된 고유 목적의 임무 또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부대, 함정 또는 무기체계 장비의 준비태세 및 인원 준비태세를 모두 포함한다"는 미 국방부의 작전지원에 대한 사전적 정의에서 보듯이 작전지원이란 그 범위와 경계가 거의 무제한적일 정도로 넓고 또 임의적입니다. 따라서 만약 작전지원을 방위비분담의 한 구성항목으로 용인하게 되면 미국에 백지수표를 쥐여주는 것이나 다를 바 없어 방위비분담금 지급은 앞으로 무제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단순히 한국방어 임무를 넘어 아시아 태평양 기동군으로서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견제하는 역할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만약 작전지원을 방위비분담의 한 항목으로 용인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재정적으로 미국의 동북아시아 패권 전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됨으로써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우리 스스로 해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작전지원 항목의 신설은 재정 부담이나 법적인 정당성(방위비분담 특별협정, 한미소파,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 어느 측면에서나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됩니다.

정부의 납득할 수 없는 굴욕적인 협상 태도

미국의 방위비 분담 총액 대폭 증액이나 작전지원 항목 신설 요구가 불법부당한데도 우리 정부는 지극히 수세적이고 굴욕적인 협상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국회에서 답변했습니다. 최소화란 상대적 개념이어서 100%인상 요구에 대해서 50%인상이 최소가 될 수도 있는 등 그 절대적 기준이 없습니다.

결국 인상률 최소화는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의 부당성을 정면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증액의 정당성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수세적 전략입니다. 이런 협상전략은 총액 삭감을 협상 목표로 제시했던 박근혜 정부 때보다도 못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은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군수지원비 항목에 포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이나 작전지원 항목 신설이 부당하다면 그에 대한 방위비 분담 지급은 어떤 형태로든 이뤄져서는 안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군수지원비 항목 속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은 우리 국민의 눈을 의식해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미국의 강요에 굴복하는 굴욕적 태도입니다.  

지난 9월 24일 한미 정상회담 때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논의되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하였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뒤 언론은  "총액, 유효기간, 연(年) 증가율, 제도개선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양측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기 위해 패키지 방안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2018.10.1)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압력에 밀려 우리 정부가 사실상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대신 제도개선에서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방위비 분담 총액문제와 제도개선 문제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SMA협상은 방위비 분담금 총액의 대폭 삭감을 바랐던 우리 국민의 요구를 무참히 저버린 협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8차 및 9차 SMA 체결 때 제도개선에 관한 교환각서를 채택하였지만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습니다.

밀실‧비밀 협상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우리 주권과 국익이 걸린 문제로 우리 정부가 국민 여론을 수렴하여 협상을 이끌 책임이 있습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와 달리 촛불민심으로 집권한 정부로서 힘을 바탕으로 협상전략을 구사하는 미국에 맞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름의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미 SMA 협상을 보면 이전 정부와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국민을 배제한 채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과 7차례 회의를 하였지만 방위비 분담금 총액, 유효기간, 제도개선,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금액 처리, 사드 운영비 지급 등에 관한 한국의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힌 적이 없습니다. 정부는 2014년 9차 SMA국회 비준 때 커뮤니티뱅크(CB)의 법적 지위를 파악해 정부기관이면 차기 협상 때 방위비 분담금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을 방위비 분담 총액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국민 비공개 태도는 협상전략과는 무관한 것이며 우리 국민을 대상화 하고 우리의 협상력을 스스로 제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대국민 비공개 태도를 보면 '군사건설비 현금 추가지원'에 관한 이면합의를 했던 박근혜 정부와 똑같이 문재인 정부 또한 우리 국민 몰래 또다른 이면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 우리 정부의 굴욕적 협상태도를 질타함과 동시에  SMA 협상의 실상을 밝혀내어 우리 주권과 국익을 지켜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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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과 통일의 갈림길, 그들은 조국과 겨레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

전남 백운산 한재에서 '통일애국열사 합동추모제' 열려
광양=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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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4  18: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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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오후 전남 광양시 백운산 한재에서 '통일애국열사 합동추모제'가 10여년만에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폭넓게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라남도 광양시 백운산 한재. 지난 13일 아침부터 들머리인 이곳에 광양과 구례, 하동 방향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산중에  '통일애국열사 합동추모제' 현수막이 내걸리고 향이 피어올랐다.

맑고 밝은 가을 하늘 아래 1948년 여순항쟁에서 시작하여 한국전쟁 당시 태백산, 오대산, 소백산, 덕유산, 신불산, 지리산, 운장산, 희문산, 백운산, 백아산, 무등산, 불갑산, 한라산 등 크고 작은 산에서 '빨치산투쟁'을 벌였던 당사자들과 사회단체 관계자 250여명이 모처럼 한데 모여 합동추모제를 지내게 된 것.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를 비롯해 안학섭, 양원진, 양희철, 박희성, 김영승, 김영식 선생 등과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노수희 부의장, 조순덕 민가협 회장 등을 포함, 서울에서 90여명, 부산·경남과 전남·북, 충북 등에서 총 25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지난 2003년 4월 28일 이곳에서 첫 출발을 뗀 백운산 합동추모제는 그동안 전국 산야를 돌고 돌아 조촐한 규모로 지내오다, 올해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등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10여년만에 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 참여해 규모도 훨씬 커지게 되었다.

   
▲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모제를 주관한 통일광장 권낙기 대표는 제례 절차에 따라 첫 술잔을 신위들에 올리는 초헌을 한 뒤 "십 수년전부터 전국을 돌면서 매년 행사를 해왔는데 오늘 와서 보니까 정세도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다. 통일광장 선생님들을 대신해서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그동안 이 행사를 하면서 사실 속앓이를 많이 했다. 하여튼 우리들의 이 행사가 다른 단체 내지는 정세에 누가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조심은 했다"고 하면서 "회문산에 참가했던 이가 구속되기도 하는 등 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전통을 이어와서 올해 4.27선언과 함께 좋은 가을에 좋은 결실을 기대하면서 맞이하게 된 오늘 참 좋다"고 소회를 밝혔다.

권 대표는 "과거는 해석하기에 따라 바뀌고 미래는 결정하기에 따라 바뀌며, 현실은 행동을 통해 바뀐다"면서 "그동안 빨치산에 대한 왜곡된 해석으로 인해 많은 오해도 있지만 이름없이 우리 곁을 떠나신 이름없는 영웅들을 잊지 않고 부디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잘 알고 다시 결의를 세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이날 추모제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 김영승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임방규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6살 나이에 입산해 소년빨치산으로 활동하던 중 1954년 3월 백운산 옥룡골 부근에서 총탄 3발을 맞고 체포되어 총 35년 9개월을 복역한 뒤 1989년 출소 후 지금까지 통일광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승 선생이 먼저 전남인민유격대를 대표해 추모사를 했다.

김영승 선생은 화순 백아산이 전남 빨치산의 사령기지라면 광양 백운산은 도당 최후 핵심기지이며, 한재에는 빨치산 4명의 유분이 뿌려져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설명하고는 "우리 모두는 열사들의 영령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애국전사가 되어야 한다. 무엇때문에, 누가 누구를 위해 치열한 싸움에서 한줌의 흙으로 산화하여 갔는가를 재삼 회고해 보면서 새로운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당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임방규 전 통일광장 대표는 "산속에 오니까 엄숙해 진다. 여기는 김선우(전남도당 부위원장) 동지가 요 밑에서 최후 결전을 하고 돌아가셨다. 위에는 정운찬 선생하고 손영심 선생님 묻혀 있는 곳으로 알고 있다"며 젊은 날의 선명한 기억을 담아 추모사를 시작했다. 그리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조국을 위해서, 겨레를 위해서, 그리고 민족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싸운 많은 우리 동지들이 빨치산과 같이 활동하다 돌아가셨다. 우리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그런 얼, 여러분들은 가슴에 간직하고 돌아가서 아이들에게도 많은 이야기 들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전 대표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민중의 뼈아픈 비판을 우리는 가슴에 새겨야 한다.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힘을 하나로 모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아무쪼록 자기 단체,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힘을 하나로 모아내는데 노력해 달라. 그것만 이루면 우리 승리할 수 있다. 그게 역사의 요구이고 민족의 바람이며, 한결같이 민중이 원하는 것 아니겠나. 아무쪼록 오늘 먼 길을 와서 선열들을 회상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추모제가 진행되는 동안 여기 저기선 살아남은 자의 아픔이 힘에 겨운 흐느낌으로 터져나오기도 했다.

   
▲ 허찬형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구연철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충북인민유격대를 대표하여 추모사를 한 허찬형 선생은 지팡이를 짚고 불편한 몸으로 나서 "광복 후 이 백운산은 분단과 통일의 갈림길에서 치열했던 역사적 현장이다. 조국통일의 과업을 짊어지고 청춘 남여가 비참히 숨져간 비극의 현장이다. 이 산 구석 구석에 맴도는 영혼들의 울음소리는 하릴없어 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활활 타오르는 단풍잎과 같이 임들이 한맺힌 울음짓는 소리이다. 수많은 동지들의 죽음이 돌무덤으로 쌓이고 동지들의 피눈물은 비가 되고 강이 되고 흘렀으며, 그 유골은 아직도 이 산과 벌판에 널리 흩어져 있다. 우리는 그 아픔이 너무 절절한 것이어서 감히 들여다볼 염두조차 낼 수 없는 준엄한 역사의 발자욱 위에 서 있다"고 여러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까마귀 울지말라. 울지를 말라. 이 산 저 산 70여년 돌고 돌아 눈물마저 말라버렸구나. 저 백운산 마루에 통일 깃발 꽂았다. 8천만 우리민족끼리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추모시를 힘겹게 낭독하고는 "나는 90년이나 통일 사업을 한다고 했으나 완수하지 못했다. 여기 있는 젊은 동지들이 그 임무를 틀림없이 완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연철 선생은 경남인민유격대를 대표하여 부산·경남 참가자들과 함께 추모사에 나서서 추모제 참가자들을 웃기고 또 울렸다. 

"녹음이 우거진 산야를 보면서 가슴이 너무 벅찼다. 여건만 되면 한번 더 빨치산을 하고 싶다"는 기개를 뽐내 박수갈채를 받는가 싶더니 "총탄에 쓰러져간 동지의 사늘하게 식어가는 시신을 붙들고 울분을 터뜨리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회상에 잠겨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구 선생은 "누구보다 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산에 올랐던 동지들은 오로지 나라와 인민을 위해 눈물의 강을 건너 피바다를 헤엄쳐 통일혁명의 큰길로 오롯이 헤쳐나왔다. 일신의 공명과 영달이라는 말은 몰랐다"고 열사들을 추모했다.

 

   
▲ 통일애국열사 합동추모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날 합동추모제에는 빨치산 투쟁 당사자들과 사회단체 회원 등 250여명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추모제는 경남과 전남의 청년들이 대표로 결의문을 낭독하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가는 주목나무를 골라 한재에 식수한 후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떠 온 물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청년들은 결의문에서 "해방되는 날 이 산천의 모든 꽃들에게 그대들의 이름을 덧붙이겠습니다. 태백산 산나리엔 선전일꾼 누구의 이름을, 대둔산 연산홍엔 소대장 누구의 이름을, 덕유산 상사화엔 문화일꾼 누구의 이름을, 신불산 구절초엔 조직부원 누구의 이름을, 지리산 진달래엔 이름도 없이 죽어갔던 수많은 무명전사들의 이름을 붙여 영생불멸의 전사로 남겨 후손들에게 그대들의 이름을 빛내이겠습니다"라고 열사들을 기렸다.

<추도시> (전문)

섬진강은 흐른다

나락 한도숙


조국은
아구사리 노랗게 핀 산하
다시 피는 날을 기약하지 못하고
강을 건넜다
저간의 일들은 기억하지 말자
흐르는 물소리 지저귀는 새소리도
혁명의 열정이던
지리산
총을 메고 건너던
차거운 물은 몸을 휘감고
살을 도려내는 고통쯤이야
견뎌 내리라
노여움으로 출렁이는 강
핏빛으로 울먹이는 강
마른 잎 하나에 침 삼키며
김장해야했던 저 물소리에
청천은 정열은
남루하지 않았다

강가의 별들은 무수히 떨어지고
혁명의 날개는 깃털을 잃어
아구사리 노란 단풍잎에 떨며 선 골짜기
조국은
서러운 별 하나 내게 허용하지 않았다
절망하고 절망하고서도
흐르는 저 강을 건너야 할 것
또 여기 총을 부여안고 선다 해도
결국 혁명의 뜨거움은
날리는 먼지 알갱이 하나도
용납하지 않을 것
별이 된 사람도 남은 사람도
뜨거운 숨소리로 숨죽이던 강
한방의 총소리로 새벽을 깨우던 강
피에 젖은 섬진강

 

   
▲ 임방규 선생과 '빨치산 투쟁'에 직접 나섰던 선생들이 오열하며, 머리 숙여 참배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구연철 선생이 부산 경남 사회단체 참가자들과 함께 추모의 절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도숙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추도시 '섬진강은 흐르는가?'를 낭송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순천  6.15통일합창단 지휘자인 박종열 테너는 가을 백운산에 울려퍼지는 맑고 기운찬 목소리로 '전사의 맹세'와 '백두산'을 불러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양기창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쏠테면 쏘아봐라'는 제목으로 추모시를 낭송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촛불가수 한주상 씨는 '전남빨치산의 노래'를 헌정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회단체 회원들과 함께 열린 통일애국열사 합동추모제는 10여년 만의 일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재 올라가는 길 '전남 유격대 연병장' 아래로 물 흐르는 계속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전남도당 비밀아지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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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대를 준비하는 노동자 자주통일운동

평화·번영·통일시대와 노동운동의 과제(3)

4.27판문점선언에서 9월평양공동선언에 이르는 역사적 전환은 한반도에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린다. 이에 그 배경과 동력, 각 선언의 내용과 의미, 이와 관련된 노동운동의 과제를 아래 순서로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은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9월 이슈페이퍼에 기고한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임을 미리 밝힌다.

1. 평화‧번영‧통일시대의 등장 : 그 배경과 동력
2.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의 내용과 의미
3. 4.27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노동운동의 노력과 과제

3. 4.27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노동운동의 노력과 과제

1) 4.27판문점 선언이행을 위한 노동운동의 노력

(1) 사업계획으로 본 민주노총 자주통일운동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2018년 크게 ‘6가지 사업기조 및 방향’을 잡았다.

○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비핵화와 전 세계의 핵무기 철폐(2013년 중집 결의안) 등의 정신에 의거 반전평화 투쟁 전개
○ 사드배치 철회, 한미합동군사훈련 저지, 한미일 군사동맹 폐기, 한반도 평화실현 투쟁.
○ ‘남북정상회담, 남북자주교류, 전민족대회 성사’로 제2의 6.15 10.4 시대 투쟁 강화.
○ 반전평화, 자주통일의 역량 확대 강화! (현장 실천단, 지역별 지통대, 중통대 등), 8.15전국노동자대회 및 자주통일 민중 총궐기 성사!
○ 반전평화, 자주통일 교육의 혁신과 강화! (강사단 육성, 교육체계 마련, 의무교육 강화)
○ 국가보안법 철폐, 공안탄압 분쇄, 제2의 북한알기의 대중운동 전개

원안에서 앞의 두 기조는 ○ ‘반미자주화’의 기치로 사드배치 철회, 한미합동군사훈련 저지, 한미일 군사동맹 폐기, 한반도 평화실현 투쟁을 강화하자!, ○ ‘우리민족끼리’ 정신으로 남북자주교류 성사, 남북관계 대전환, 제2의 6.15 10.4 투쟁 강화하자! 였는데, 평창올림픽, 판문점정상회담이 예고되는 정세를 반영하여 한미관계영역과 전민족적인 반전평화영역을 구별하여 기조를 수정하였다.

앞의 세 가지는 투쟁영역으로 전민족적인 평화협정체결과 관련된 투쟁, 이남에서의 한미동맹해체투쟁과 사드반대투쟁, 남북이 하나되는 자주교류와 민족대단결 투쟁 영역을 적절히 배치했다. 뒤의 세 가지는 주체역량강화를 위한 계획으로 현장실천단, 지통대, 중통대사업을 핵심으로 8.15전국노동자대회와 자주통일 민중총궐기를 성사시키자는 것이고, 통일간부양성을 위한 교육강화, 대중적인 북바로알기 등을 제출하고 있다.

민주노총 통일위원회가 2018년 제시한 사업구호는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전환적 국면을 열어내자!”, “반전평화, 자주통일 투쟁역량 확대 강화!”이다.
중요사업으로는 군사훈련 저지 투쟁, 연중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응 투쟁, 4.3항쟁 70주년 정신계승 투쟁, 강제징용노동자상 세우기 투쟁, 남북정상회담 성사 촉구와 남북노동자 자주교류 성사투쟁, 각계각층 전민족대회 추진 사업, 현장별 실천단, 지통대, 중통대 사업, 강사단 육성, 교육체계 마련, 의무교육 강화 등을 주요사업으로 설정하였다.
그간 진행된 사업 중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 8월 11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장면[사진 : 노동과 세계]

(2)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 주최로,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주관하여, 2018년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었다.
서울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는 매우 급박한 일정 속에서 조직되었다. 원래 민주노총, 한국노총은 북측 직총에 보낸 7월 3일자 팩스에서 8월 13일~16일 기간 동안 노동자 축구대회를 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런데 7월 5일 직총은 8월 3일~5일 2박3일간 일정으로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하자고 역제안이 온 것이다. 양노총은 난리가 났다. 8월 3일~5일은 여름휴가기간인데다가 통선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직전이었고, 전체 조합원의 동원도 장담할 수 없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남북간 급하게 팩스가 오고간 끝에 2018년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는 8월 10일~12일간 열리게 되었다.

8월 10일 서울을 방문한 65명의 북측 대표단은 양대노총을 방문하고 저녁에 환영만찬을 가졌다. 여기에는 북측 64명 양노총 200명의 인사가 참여했다.
8월 11일에는 직총, 민주노총, 한국노총 3단체 대표자회의가 진행되고, 곧이어 산별지역별 상봉모임이 이어졌다. 이후 북측 대표단은 중앙통일선봉대와 함께 용산 노동자상 참관하고, 오후 4시부터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진행되었다.
8월 12일 마석모란공원 참배를 마친 북측 대표단은 3단체 대표자, 실무자 사업협의회를 끝으로 도라산 CIQ를 통해 육로로 돌아갔다.

상암경기장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9,355명으로 집계되었고, 한국노총은 6,500명으로 보고했다.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직전에 광화문에서 개최된 자주통일대행진 행사에는 2,875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6.15 노동본부차원에서 진행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 대한 총평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우선 4.27판문점선언 발표 이후 최초의 대규모 민간교류사업을 성사시키면서, 각계 전반에 평화통일 여론을 크게 조성한 의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지속적으로 제안되고 있는 조건에서 노동부문이 그 첫 단추를 꿴 것은 남북연대교류사업 전반에서 노동의 선도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노력의 성과이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전반적 민간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민간연대교류 전반에서 노동계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높이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② 공동합의문 발표로 판문점 선언 이행에 대한 남북 노동자들의 조직적, 실천적 과제와 향후 사업 방향 제시했다는 점을 밝혔다.
남북노동자3단체는 공동합의문은 ▲ 10.4선언 발표일을 맞으며 각계각층이 함께하는 거족적인 민족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앞장에서 노력 ▲ 오는 8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실천기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실천 활동 ▲ 10.4선언 발표 11돌을 계기로 <제2차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를 개최하고 판문점선언을 강령화하기로 하였으며, 해마다 대표자회의를 정례화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3항에서 ‘남과 북의 노동자들은 6.15시대의 정신을 이어 새로운 판문점선언 시대를 앞장에서 열어나가기 위해 노동자 통일운동의 정치적, 대중적, 조직적 발전을 이루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양대노총은 남북노동자 합의문에 기초하여 10.4민족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앞장에서 노력할 것이며 아울러 ‘제2차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 성사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판문점 선언 이후 첫 민간자주교류를 실현한 노동자답게 향후 판문점 선언 시대의 남북 노동자 통일운동 강화와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들을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③ 몇 가지 개선과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6.15남측위원회와 소통을 통해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각계의 참여를 보장하고자 노력했으나, 6.15남측위와 6.15노동부문 간의 적절한 역할 분공을 구체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집행과정과 관련해서는 공동사무국 운영문제, 재정문제, 조직화 목표달성 문제, 축구대회가 전노대의 의의를 얼마나 살렸는지에 대한 문제, 사전교육의 필요성, 행사팀에 대한 개입력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④ 축구대회 직전 광화문에서 개최된 <판문점선언 실천, 8.15 자주통일 범국민대행진>과 연동해서 바라보아야 할 평가지점들도 있다.
이날 행사는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이 주관한 행사로서 8월 11일(토) 13시부터 14시30분까지 시청 앞에서 집회 후 광화문 미 대사관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6.15남측위는 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부문행사 수준으로 인식하지 않고 판문점 선언 이후 최초로 남측지역에 열리는 거족적인 민간공동행사의 높이에서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나, 실무적으로는 자주통일 대행진을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보장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고, 통선대, 평화통일박람회, 천북대행진, 4.27대합창 등 각 사업의 목표에 따라 실속있게 진행된 것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통일축구대회에서 통일선봉대, 서울시민서포터즈, 4.27대합창 등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8월 11일 평화통일대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통일선봉대[사진 : 노동과 세계]

(3) 통일선봉대

노동자 통선대는 역대 최대참가를 기록했다. 전일정 8.5~12일, 전반기 8.5~8일, 후반기 8.9~12일이었는데, 연인원 325명을 기록했다. 한국노총은 8월 9일부터 12일까지 50명이 참가했고, 민대협 8월 4일부터 11일가지 33명, 진보대학생넷 6월 6일부터 11일가지 30명, 대진연 8월 3일부터 12일까지 107명, 국민주권연대 아라리 5월 5일부터 12일까지 30명이 참가하는 등 총 575명의 통선대가 참가했다.

통선대는 8월 6일 부산 8부두에서 기지투쟁과 공동발대식을 시작하여,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촉구 통선대 결의대회”로 본격 일정을 시작했다. 8월 8일 통선대는 왜관을 거쳐 성주 사드기지로 총집결했다. 마을회관에서 ‘소성리수요집회 및 명예통선대 발대식’을 가졌고, 사드기지정문으로 달려가 학생통선대를 중심으로 기지 행동전에 돌입했다. 밤에 김천역에서는 김천촛불, 그리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명예통선대 발대식을 이어갔다. 8월 10일에는 평택에 집결했다. 앞서 기무사 해체투쟁에 다녀온 통선대원들은 평택에서 기지투어, 군기지 폐쇄 촉구 결의대회 및 명예통선대 발대식을 진행했다. 8월 11일 서울에 입성한 통선대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규탄집회를 하고, 미대사관 앞으로 이동하여 815자주통일대행진에 합류했다.

통선대 활동에 대한 내부 평가가 현재 진행 중이다. 몇 가지 초벌적으로 나온 이야기만 간단히 요약해서 옮겨본다.

2017년과 마찬가지로 통선대 ‘노학연대’ 활동이 가장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 선곡에 맞추어 공동율동도 만들고, 공동일정과 공동투쟁들을 함께 기하고 잦은 일정변경에도 불구하고 노동과 대학생은 함께 한다는 기조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다.

통선대 발언에서도 노동대원은 ‘대학생들과 함께 하니 좋다’ 는 내용의 발언이 많았고, 대학생대원은 ‘이후에도 계속 노학연대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발언이 많이 나왔다.

지역과 함께하는 미군기지 투쟁의 상을 세운 것, ‘명예통선대 발대식’ 등도 좋았다는 평이다. 통선대는 미군기지 투쟁을 이후 전면화한다는 결의와 지역에서 투쟁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통선대를 기조를 세우고, 부산, 왜관, 소성리(성주, 김천), 평택 미군기지 등에서 해당 지역과 사전 소통하며 집회를 만들고, 발언도 배치하는 등 지역과 함께 하는 통선대 투쟁모델을 만들어 내었다. 또한 소성리(성주, 김천), 평택에서는 지역에서 투쟁하는 13명의 대표들에게 명예통선대원 수여했다. 수여식을 진행하며 ‘일상이 투쟁이 되어버린 분들에게 우리 통선대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통선대의 마음을 드린다’ 고 할 때 많은 분들이 박수치며 감동했으며, 명예통선대원들은 ‘우리의 부대가 왔다’, ‘정말 고맙다’ 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감동적 풍경이 이어졌다.

▲ 8월 11일 상암경기장에서 응원하고 있는 노동자통일선봉대[사진 : 노동과 세계]

(4) 2018년 상반기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사업 총평

2018년 상반기 민주노총 통일위 사업에 대한 평가는 이른 감이 있지만, 내부의 간단한 총평은 있었다.
급박한 정세에 따라 통일위가 집행해야 할 사업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에 따른 인력과 재정 투입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컸다.
통일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로 떠올랐다. 통일위가 건설되어 있지 않은 가맹, 산하 지역본부에 통일위를 세우는 것이 우선적 과제로 제기되었다.
통일위는 연대사업이 많은 반면, 민주노총은 공문으로 집행이 처리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통일관련 연대단취에서 좀 더 빠른 집행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편 4.27 판문점 선언이후 정세에 대한 교육 요구는 많았으나 정세 교육자료들이 시의성이 떨어져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의 시의성, 도달성 등을 고려하여 일상적 교육활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기이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대중적 행동전이 결합되는 사업기획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판문점 선언에 군축에 대한 약속이 있으나 이를 위반하고 있는 사드에 대한 투쟁을 잘 하지 못한 점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미국전쟁반대노조협의회와 두 차례 교류를 통해 ‘남북 인민이 한반도 평화의 조건을 결정할 권리를 미국 노동자들이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부각되었던 점은 연대사업의 좋은 사례로 평가되었다.

▲ 8월 11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대회에서 응원하고 있는 서포터즈[사진 : 노동과 세계]

2)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의 과제

(1) 노동자 자주통일역량 강화

민주노총은 모든 사업에서 역량강화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과거 6.15시대에도 엄청난 남북노동자 교류 사업이 있었고, 통일위원회는 그 어느 위원회보다도 활성화되어 있었다. 통일선봉대 운동도 풍미했다. 2000년대에는 민주노총 조합원만으로도 1만여 명이 넘는 8.15노동자 대회 행사를 치르곤 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 노동자 자주통일역량이 얼마나 축적되고 강화되고 이어지고 있는지 평가해야할 대목이 많다. 수많은 사업과향사들이 진행되었지만 정작 노동자 자주통일역량은 얼마나 강화된 것인지 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살펴보아야 한다.
이제 막 열리고 있는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에 노동자가 주역으로 나서려면 단순히 행사와 이벤트를 치러내는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시대를 선도하는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의 부대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민주노총이 2015년 민중총궐기로 박근혜 정권의 몰락의 단초를 열었지만 정작 촛불혁명의 시기에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주도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앞으로 진행될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시대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운동은 노동자 자주통일역량강화를 모든 사업의 최우선의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2) 간부양성, 대중운동의 영역에서의 새로운 시도

자주통일정세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수록 일은 많고 일손은 부족하다는 호소가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데 “천일양병 일일용병”이라는 말이 있듯이 평소에 노동자 자주통일 간부를 키워놓지 못했으니,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라는 엄청난 정세변화 앞에서 간부와 일손이 부족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앞서 분석했듯이 평화‧번영‧통일의 새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무조건 노동자 자주통일간부를 키우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가맹산하조직, 큰 규모의 단위노동조합에서 통일위원회체계가 안 서 있는 문제부터 풀어야 할 것 같다. 노동자 자주통일사업에 대한 지도집행력, 전국적 네트워킹이 완성되어야 한다.

자주통일 교육사업, 강사진 구성, 양성사업에서 미진했다는 평가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결국 간부양성은 교육을 통해서 진행되는데, 사업을 많이 벌이는 것 보다 간부양성교육이 내실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대중운동 영역에서 2017년에 진행한 강제징용노동자상 같은 사업이 모범적이라고 평가 받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앙에서 큰 판을 짜고 구체적인 집행은 각 가맹산하 조직이 자신의 능력과 조건에 맞게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이런 유형의 사업들이 더욱 많이 펼쳐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4.3 노동자 대회도 몇 년간의 경험을 축적하여 2018년부터 가맹산하 조직에서 책임지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이런 발전 속에서 가맹산하 단위에서 4.3강사단, 안내원 요구가 높아지는 것을 수요에 맞게 예측력 있게 보장하는 역할이 중앙의 역할이라고 판단된다.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시대에 걸맞은 대중운동을 다양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올해는 때를 놓쳤지만 하반기에 잘 준비해서 2019년 단체협약에 4.27판문점 선언 이행조항을 새로 체결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회공헌기금에 4.27판문점 선언 이행항목을 포함시킬 수도 있다. 이런 큰 틀을 제시하면, 가맹산하 각 노동조합에서 매우 창발적이고 역동적인 임단협 체결운동, 4.27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현장운동의 모델이 창조될 것으로 믿는다.

(3) 촛불혁명 완성과 평화번영통일을 위한 노동계급의 역할

앞으로 노동운동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적 판단을 수반하는 상황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대상으로서의 자본자계급과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은 평화번영, 통일의 길에서 손을 잡아야 하는 복잡한 형국이 도래하고 있다.
노동존중, 노동기본권 보장에서 우유부단한 문재인 정권에 한편으로 저항하고 비판하면서도 평화번영, 통일의 길에서는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정황들이 많이 발생한다.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할 통일의 길에 정작 정권차원의 자주통일진영에 대한 배제가 진행되기도 한다.
앞으로 경제, 사회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전면화될 경우 여기에서 노동의 입지가 과연 더 보장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도 예견된다.

이런 문제들에게 대해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은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계급적, 계층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자주와 통일의 길에서 각계민중이 하나로 뭉치는 길, 진보와 보수가 하나로 뭉치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민주노총은 확고한 전략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민주노총이 이 땅 노동계급의 가장 주되는 착취자가 미 제국에 있다는 점을 확고하게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인식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과거와 달리 이 점에 대한 통일성은 높다. 97년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공황, 신자유주의 폐해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침략전쟁을 함께 목격하고 함께 저항했으며, 한반도 전쟁위험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노동기본권도, 경제주권과 경제민주화도, 항구적 평화체제와 자주통일도 결국 이 땅에서는 미 제국을 몰아내고 민족이 하나되는 길에 달려있다는 점만 분명하게 하면 나머지 문제에서 차이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인식상의 통일에 기반해서 이 땅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크게 단결시키고 더 큰 세상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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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올레길'부터 한반도 8대 광역권까지

[인터뷰] <서울...평양...스마트시티> 저자 민경태
2018.10.13 11:43:24
 

 

 

 

개성공단 같은 경제특구를 20여개 만드는 것이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의 최종 목표일까?

<서울...평양...스마트시티>(민경태 지음, 미래의 창 펴냄)의 저자 민경태 여시재 연구팀장(북한학 박사)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과거 개성공단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남북 경협을 제안한다.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남한의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방식의 개성공단 모델은 우수한 남북한 사례였다. 하지만 이런 협력방식은 초기 단계의 모델로 시대적 한계가 분명하다. 중국에서 벌써 스마트 팩토리(제조공정이 자동화, 지능화된 공장)가 도입되고 있는데, 북한의 임금 경쟁력에만 의존한 협력에서 한반도의 성장 동력을 찾을 수는 없다. 4차산업, 지식기반 네트워크 경제에 걸 맞는 새로운 방식의 협력이 필요하다." 

북한 스마트시티 건설이 효율적인 이유 5가지 
 

▲ 민경태 여시재 연구팀장 ⓒ프레시안(전홍기혜)

민경태 팀장은 북한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그는 북한에 첨단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이유를 5가지 들었다. 

"첫째, 첨단 인프라 구축의 효용 가치가 높다. 통신을 예로 들어 보면, 북한의 통신망은 현재 2G인데, 바로 5G로 갈 수 있다. 남한은 기술을 갖고 있지만, 4G에 투자한 것을 뽑아내야 하니까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 

둘째,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 북한에서는 첨단기술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시험해볼 수 있는 신도시 개발이 용이하다. 반면 남한의 신도시 개발에는 엄청난 비용과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셋째, 토지 보상이나 건설비용이 적게 든다. 북한에는 사유재산권이 없으므로 토지 수용 문제나 보상에 대한 부담이 남한에 비해 현저히 적거나 없다. 또 자연에서 채취하는 골재나 자원이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비용도 남한과 다르다. 

넷째, 이상적 도시 모델을 구현해 볼 수 있다. 남한은 비싼 값으로 토지를 수용했으니 개발이익을 환수하려면 고층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해야만 한다. 아무리 이상적인 기술이나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단기간 안에 사업성이 확보된다는 보장이 없으면 막대한 비용을 투자받기 어렵다.  

다섯째, 시장과 산업 기득권의 저항이 없다. 남한의 경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거나 서비스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기술과 경쟁을 거쳐야만 한다. 기존에 투자한 기업들이 일정기간 수익을 올리려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면서 신기술 도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시장과 산업 기득권의 저항이 아직은 미약하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북한이 스마트시티의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북한은 불가역적 경로로 들어섰다...'퍼주기'가 아닌 투자다 
 

▲ <서울...평양...스마트시티>, 민경태 저, 미래의창 펴냄

그는 북한 내부에 충분히 이런 파격적인 변화를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던 '김일성-김정일의 북한'과 스위스 유학파 출신인 '김정은의 북한'은 다르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진 사례에 대해 눈높이가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도약적 성장, 베트남이나 중국을 뛰어넘는 성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도 북한의 벤치마킹 모델로 싱가포르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싱가포르는 영미중심의 서구사회와 다르게 중앙집권적인 정치시스템을 유지한 채 경제적인 발전을 이룩한 국가다. 김 위원장은 원산항을 싱가포르처럼 만들려고 하고 있다."

민 팀장은 또 문재인 정부 들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정치적 협상 과정을 통해 북한이 불가역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능라도 경기장에서 평양시민 15만 명을 관중으로 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핵을 한반도에서 버리고 남북한이 평화공존체제로 가자고 했고, 관중들로부터 엄청난 박수를 받았다. 다시 회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그동안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핵개발을 시도했고, 이를 완성하면 경제발전을 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얘기해왔다. 그런데 김정은 체제 들어 핵무기 개발 완성을 선언했고, 이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얘기하는 상황이다. 북한 주민들은 이제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밖에 없고, 김정은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경제적으로 여전히 힘들면 그만큼 정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인 차원에서도 경제 발전에 대한 분명한 요구가 있다." 

북한의 경제개발에 남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경제 제재도 풀리고 북한이 개방됐을 때 해외자본이 몰려들 수도 있는데, 그때 남한 정부가 경제개발정책을 좌우하는 콘트롤 타워로서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남한이 해외자본과 경쟁하는 '원 오브 뎀'이 될 경우, 자칫 경험이 부족한 북한이 해외자본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항만, 공항, 철도, 통신 등 기간산업을 투기성 성격이 강한 해외자본에 넘기거나 무분별한 난개발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남한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남북간의 '거버넌스'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남북 화해.협력 기조를 남한 쪽에서 정권의 성격과 무관하게 유지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과거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퍼주기'가 아니라 남한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남북한의 연결이 아니다. 단절됐던 유라시아 대륙과 남한이 연결되는 것이다. 남북한이 철도로 연결되면 섬나라 같았던 남한이 드디어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접점, 교두보로 탈바꿈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와 일본이 목포와 부산으로 들어와 서울, 평양을 거쳐 북경, 모스크바까지 갈 수 있다. 우리가 유라시아 대륙경제에 접속되는 지리경제학적 대전환이다. 

남한은 이대로 가면 열강에 끼어 있는 분단된 작은 나라로 경제성장의 정점을 찍고 퇴보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경제성장률도 저하되고 있고 새로운 대안을 못 찾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라는 파트너가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한반도를 8대의 광역경제권으로 묶는 개발을 제안한다. 

"단일 대도시가 무한정 확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도시는 산업혁명으로 태어난 시스템이다. 하지만 도시가 무한정 확대되다 보니, 과밀화로 인한 환경오염, 교통, 주택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중소도시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생각이다. 경제개발과 소유, 그에 따른 이익 창출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소유가 이익을 만들고 가져가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꼭 소유하지 않아도 소통, 공유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래서 경제적인 개발과 협력의 개념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또 한반도는 앞서 말한 것처럼 대륙과 해안을 연결하는 거점이다. 그런 점에서 광역 경제권은 해안이나 강변을 따라 벨트 형태로 설계하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메가 수도권과 그중에서도 서울-인천-해주-개성의 삼각벨트는 남북한 경제협력의 핵심 지역이 될 것이다. 지금은 군사적 대치 지역이지만, 강화도, 교동도, 한강하구의 철조망을 걷어내고 이 지역을 다리로 연결하고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상상해보자. 중국의 홍콩, 심천, 광저우, 마카오를 아우르는 국제자율경제권역이 발전하는 것처럼 이 지역도 동북아시아의 핵심적인 경제권역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지 않을까."

 

 

▲ 한반도 8대 광역경제권 구상 ⓒ민경태


한반도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이익을 공유하는 장이 될 수도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경제적 협력이 곧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가져올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키를 쥐고 있는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며, 일부 정치세력들이 단기적인 이익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특사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산 카지노 개발을 요청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카지노 재벌이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만나는 접점으로서 한반도가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맞물려서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지리적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상호 이익을 위해 유지되어야 하는 문제가 된다. 

지금 가장 희망적인 무드가 펼쳐지고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전쟁의 위험이 실제로 있었고, 평화체제로 전환은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에서 잘하고 있지만, 정말 절박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 기회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전쟁의 위험이 실제로 존재했기 때문에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 내부에서 목소리가 통일될 필요가 있다.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민족 공동체를 위한 길이 무엇인가 고민했으면 한다."

 

 

민 팀장은 마지막으로 이 책을 김정은 위원장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평양을 첨단산업과 동시에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로 재개발하자고 제안한다. 사회주의 역사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도시로 재개발해 '평양 올레길'을 만들면 그 자체가 중요한 교육이자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다. 그는 또 하나 개인적인 바람으로 이런 평양의 재개발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기대를 밝혔다.   

 

▲ 민경태 팀장이 구상한 평양 올레길 ⓒ민경태

 

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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