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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노량진 구수산시장 상인의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위원장
  • 승인 2019.12.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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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9년 12월 4일 동작구청의 행정대집행은 불법이었다

2019년 동작구청에서는 전철역 앞에서 좌판을 펼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인을 상대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였다. 강제철거는 수협에 맞서서 싸웠던 상인들에게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동작구청이 상인들에게 한겨울 얼음물을 뿌리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행정대집행법’은 1954년 제정된 이후, 65년간 인권침해의 대명사가 되어 왔으며 무엇보다 강제집행수단을 동원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상생’은 바로 이런 때 사용하는 단어지만 실제 현장과 멀리 떨어진 단어가 되었다. 한때 서울시는 용산참사의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2017년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를 개정해 한겨울 “강제퇴거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비사업 강제철거 예방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구태의 정치와 행정에서 벗어나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에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웠다. 2018년 겨울 마포구 아현동에서는 젊은 청년 박준경이 철거와 재개발지역에서 유명을 달리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강제철거 예방 대책은 주거지역에만 적용될 문제가 아니다.

2019년 12월 4일 동틀 무렵, 동작구청에서 고용한 용역반들은 신분을 확인할 수 없는 복장으로 나타나 나이 든 상인들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폭행을 일삼고 심지어 칼을 꺼내 천막을 찢고 훼손하며 난동을 부렸다. 현장을 지휘·감독할 관계 공무원인 구청 직원과 경찰은 직무를 유기했다.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지침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경비용역 신고를 생략했고, 일출 전 집행금지조항을 어겼으며, 집행개시선언과 집행책임자 증표제시도 모두 생략한 채 강제철거를 진행했다. 동작구청의 불법 집행으로 인해 현장의 매대 다수가 파손되고 물품이 훼손되었으며 상인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으로 인해 부상자도 발생했다.

동작구청이 관련 법률을 무시하는 불법 집행을 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10월 이수역 노점 강제철거과정에서 행정대집행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어 기관 ‘주의’ 조치 및 관련 공무원 대상 교육을 명받고, 서울시 옴부즈만위원회로부터 강제적 방식 동원의 자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

2. ‘주민참여기본조례’에 따른 시민청구 공청회를 거부한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참여와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서울특별시 주민참여 기본조례’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차로 2016년 12월 서울시의회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고 서울시도 문제를 시인하고 ‘관리업무를 담당할 별도의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후속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9년 노량진 구수산시장 상인은 또다시 서울시민 5천 명의 서명을 일일이 받아 ‘서울특별시 주민참여 기본조례’에서 보장하고 있는 2차 시민청구 공청회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한 법적 절차가 진행되었고, 공청회의 주제가 서울시 중요 정책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공청회 개최를 불가피하게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 시민청구 공청회 거부의 쟁점과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함께살자 노량진구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 활동 중). “조례에 따른 공청회의 요청은 감사청구 등과 같이 구체적인 행정력의 동원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행 ‘서울특별시 주민참여 기본조례’ 에 따르면 시민청구 공청회에 대해 5,000명의 청구요건에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시민청구 공청회는 행정의 판단이 아니라 ‘공론장’ 개최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서울시가 노량진수산시장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은 서울시의 행정적 판단이자 공론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서울시는 근거 없이 조례에서 정한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에 따르면, 행정청은 처분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26조에 따르면, 행정청이 처분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처분에 관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그 밖에 불복을 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 절차 및 청구 기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고 되어 있다. 즉 서울시는 해당 조례에 의해 청구된 공청회에 대해 행정처분을 하면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누락하였다. 즉 서울시가 노량진수산시장 시민공청회에 대해 반려의 사유로 제기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은 설득력을 갖지 못하며 무엇보다 ‘행정절차법’에서 정하고 있는 행정처분의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불법적인 처분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동일 사안을 놓고, 2016년 9월 27일 정책토론회는 노량진 구수산시장이 서울시의 정책사업 대상이 되고, 2019년에는 갑자기 정책사업 대상이 되지 않으면서, 서울시민 6,021명이 연서명 해 청구한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정책공청회’를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거부하였다.

3. 노량진 구수산시장은 농안법상 서울시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

 

▲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서울시 관리·감독에 있어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17조 4항’에 따라 서울시는 업무 규정과 운영관리계획서를 작성하여야 하며, 중앙도매시장의 업무 규정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노량진수산시장을 포함한 전국의 11개 중앙도매시장은 모두 농안법 규정에 따라 광역지자체가 개설하고 관리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의 담당 부서인 도시농업과는 “서울시는 형식적 개설자일 뿐이고, 실질적 개설자는 수협이기에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주도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서울시가 개설한 또 다른 중앙도매시장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서울시 자회사인 서울시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시장관리자로서 관리 업무를 맡은 점과 분명히 비교되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서민의 주요 먹거리인 농수산물 시장가를 결정하는 중앙도매시장의 모든 운영과 관리를 수협과 같은 생산자협동조합이 진행하게 되면 소비자보다는 생산자 위주로 접근할 수밖에 없거나 가격안정은 기대할 수 없고 현대화사업 과정에서 공공장소를 둘러싼 이윤 추구 자체가 목적으로 변질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농수산물 가격안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중앙도매시장의 개설자이며 관리책임자로서 서울시의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4. 노량진 구수산시장 부분존치를 통해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량진 구수산시장 공동대표 윤헌주 씨는 이렇게 전한다. “수십 년 동안 시장을 살리고 유지했던 상인들이기에 이곳의 ‘점유권’을 인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상징적인 건물을 중심으로 ‘부분존치’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현재 구시장 부지의 부분존치를 주장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인은 총 80여 명으로 이들 평균나이는 60세 내외이며, 평균 장사 기간은 30년에서 40년입니다. 대부분 한평생 노량진 구수산시장에서 장사하면서 생계를 이어왔고, 상권 형성에도 이바지했다는 것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인들의 실질적인 ‘점유권’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할 대목이다.

특히 구수산시장은 서울시 ‘문화유산’이란 점에서 부지의 일부 존치는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 문화유산의 구체적인 장소라 할 수 있는 사적지 ‘월파정’ 주변은 전체 1만 8천 평 면적의 약 1.3%인 240여 평으로 역사적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공간이다. 또, 멀리 전철역에서 노량진 구수산시장을 바라볼 때 우뚝 솟아있는 굴뚝은 수산시장 인접지역 자리임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 주는 곳이다. 이곳은 시민들의 과거와 기억이 녹아 있는 곳으로 최근 옛것을 찾고자 하는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관광 명소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또, 신시장과 구시장 부지 양방향 모두 가까워 방문객의 편의성이 높아 양쪽을 연결하는 데 매우 적합한 공간이며, 현대식 신시장과 오래된 구시장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모두가 공존상생하는 시장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노량진 구수산시장 공동대표 한상범씨는 또 이렇게 전한다. “저희도 2016년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비를 들여 일본의 도쿄에 있는 츠키지 시장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1935년 니혼바시의 어시장과 쿄바시의 청과물시장이 현재의 장소로 이전하여 개장한 이 시장은, 넓이 약 7만 평으로 일본 도매시장 가운데 취급물량이 가장 큰 오랜 전통 시장입니다. 여러모로 노량진수산시장과 닮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1980년대 초부터 정비와 이전 계획이 나와 지금껏 논의를 거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하루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스페인의 보케리아 시장은 재생사업과 현대화 사업의 성공사례로 잘 알려 있습니다. 두 시장 모두 기존의 구성원이 고통받지 않고, 전통을 살리는 방법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노량진 구수산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시장을 중도매인시설인 경매장과 소비자 부대시설로 활용하고, 구시장도 오랜 세월 판매상인이 입점해 영업해온 공간이기에 부분 존치하라는 것입니다.”

서울지역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인 노량진 구수산시장의 갈등은 이제 상생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논의기구로 서울시, 수협중앙회, 노량진 수산시장 구시장 상인으로 구성된 ‘3자 협의기구’를 구성하여 노량진 구수산시장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공영도매시장의 기능을 되살리고 상인들의 생존권이 보장되며, 경제적 가치 증대는 물론 서울시민의 공익에 부합하도록 재활성화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겨울 육교 위에서 떨고 있는 상인들을 방치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위원장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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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법과 원칙'과 임은정의 소신

[게릴라칼럼]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

19.12.18 08:27l최종 업데이트 19.12.18 08:27l

 

 

 15일 KBS 뉴스의 한 장면
▲  15일 KBS 뉴스의 한 장면
ⓒ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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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이 쓰는 은어 중에 '3초 사건'이란 말이 있습니다. 기소를 할지 말지 정하지 못한 채 ​'3개월을 초과한 미제사건'을 의미한다는데,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사건이 딱 '3초 사건'이 됐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자신 있게 말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일선 검사들이 총장을 무시하고 있는 걸까요." (15일 KBS <뉴스9>, '조금 있으면 드러난다더니… '패스트트랙 수사' 미제사건 분류?' 앵커 멘트 중에서)


KBS가 물었다. 경찰 수사 기간까지 합치면 고발 이후 7개월이 넘게 지난 국민적 관심 사안을 검찰이 왜 수사하지 않느냐고. 수사를 하지 않는 일선 검사들이 윤 총장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두 달 전 국정감사장에서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엄정하게 수사하고 법에 따라서 드러난 대로 결론을 내겠다"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책임론을 꽤나 신선하게 제기한 앵커 멘트가 아닐 수 없었다.

 

헌데 이런 '선택적 법과 원칙'이 어디 패스트트랙 사건 뿐인가.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시민단체에 7차례 고발당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고발당했고,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 작성자들은?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고발한 공문서 위조 검사는?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 조국 전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밑줄 그어가며 대규모 압수수색에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까지 벌였던, 조 전 장관 일가를 탈탈 털었던 '윤석열 검찰'의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는 왜 '선택적'인가. 이에 대해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의 '조국 일가족 수사'에 대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그런 식의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는 사법 정의를 왜곡시킨다. 검찰총장이 사건 접수된 걸 파서 죽여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면 수사하고, 사건을 덮으려고 결심하면 수사 안 해서 증거가 없다고 불기소하는 사건이 얼마나 많겠나." (관련기사 : "검찰 없어져도 할 말 없어" 국감 압도한 임은정 검사)

조국 가족 수사는 언제 끝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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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검사의 충언(?)이 나온 지도 두 달이 넘었다. 상황은 더 명확해졌다. '조국 일가족' 수사는 '유재수 사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 수사로 확장됐다. 일각에서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8월 27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입시, 웅동학원, 사모펀드 의혹에 착수했고 부인과 5촌 조카 등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이 다 돼가고, 조 전 장관을 3차례 조사했지만, 아직 조 전 장관에 본인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조 전 장관 본인의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감찰중단 사건 등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16일 MBC <뉴스데스크> '조국 가족수사 언제 끝나나…'유죄' 나올 때까지?' 보도 중에서)


KBS에 이어 MBC도 검찰의 선택적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넉 달 넘게 조 전 장관을 기소조차 못한 채 '감찰 무마', '하명 수사' 의혹을 지핀 검찰을 두고 "시간 끌기"라거나 법조계 관측을 전하면서 이런 비판도 덧붙였다.

"수사가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장기화 될 경우,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오히려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비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 수사를 비판해온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검토하고 나섰다. 16일 민주당 검찰 공정수사 촉구특위 설훈 위원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사건과 전 청와대 특감반원 사망 사건 등에 대해 특검으로 진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송영길 의원 중심으로 이른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 특검 추진 소위를 구성, 오는 20일 최고위원회에서 특검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이해찬 대표 역시 "검찰의 단독수사는 선택적 수사, 정치적 의도를 가진 수사"라며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 의혹을 말끔히 털기 어려운 처지"라며 특검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윤석열 검찰의 선택적 수사
 
법원 도착하는 정경심 교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법원 도착하는 정경심 교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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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검사들은 자신들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합니까?"

'정경심 재판부'의 검찰을 향한 일침은 따끔했다. 지난 10일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사건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송인권 부장판사는 검찰을 강도 높게 질타하며 1, 2차 공소장 병합 보류를 결정했다. 법조계에서 입을 모아 이례적이라 평하는 '보석 검토' 발언까지 나왔다. (관련 기사: 정경심 재판부 "검사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 안 하나?")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 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석 달이 넘게 흐른 지금, 이 소환 조사 없었던 기소가 검찰개혁을 천명한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염두에 둔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혐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대대적으로 확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한 수사는 어떠한가. 지난해 3월 검찰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불기소 처리하면서 99페이지에 달하는 이례적인 불기소 결정문을 남겼다. 그러자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지난해 6.13 지방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울산 경찰이 정치적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99페이지 짜리 불기소 결정문 자체가 검찰의 언론 플레이였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더군다나 지난해 3월은 정부와 법무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만지작거리던 시기였고, 결국 석 달이 지난 6월 21일에 합의안이 발표됐다. 경찰의 '정치 수사'를 의심했던 검찰 역시 고래고기 환부 사건을 둘러싼 조직 감싸기와 검경 수사권을 의식한 정치적 불기소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둔 경찰 수사가 '정치 수사'라는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총선 전까지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청와대 수사는 '정치 수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윤석열 검찰'의 '법과 원칙'은 중립적이고, 경찰 수사는 '정치 수사'라는 검찰의 주장을 국민들이 믿어야 할 근거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거악
 
현직 부장검사, 경찰청 국감 출석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현직 부장검사, 경찰청 국감 출석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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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수사로 돌아가 보자. 검찰개혁법이 상정된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한 지 수개월 만에 다시 꺼내 올린 '하명 수사 의혹' 수사는 검경수사권 조정을 염두에 둔 '정치적 수사'라는 시각 역시 적지 않다.

"우리 검찰은 검찰 이외의 거악을 척결해 왔기에, 불행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악이 된 조직이다. 선별 수사와 자의적 처리로 선악을 왜곡하고 정의를 비트는 검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사법정의는 결코 바로 세워질 수 없을 것이다."

16일 '제19회 투명사회상 시상식'에서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된 임은정 검사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적은 소감이다. 조국 사태 이후 5개월, 과연 국민들은 이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는 윤석열의 법과 원칙과 '거악이 된 검찰을 고발' 중인 임은정의 소신 중 누구를 더 신뢰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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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밖으로 나간 황교안, 도대체 왜?

국회가 출입을 통제하자, 퍼포먼스를 벌인 자유한국당
 
임병도 | 2019-12-18 08:33:1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7일 오전 국회는 들어가기조차 힘들 정도로 대부분의 출입구가 폐쇄됐습니다. 기자가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국회둔치주차장에서 국회 본청 주 출입구로 가는 국회5문도 폐쇄돼 300미터 넘게 돌아가야 했습니다.

국회 주변 도로는 경찰 버스들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었고, 출입구마다 경찰들이 삼엄하게 출입증을 검사했습니다. 전날 있었던 자유한국당 집회의 여파였습니다.

국회사무처는 16일 12시부터 국회 출입을 국회의원 및 본관 상근 근무자와 출입기자로 제한했습니다. 평소 신분증만 제시하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던 방문객들도 정문에서부터 제지를 당했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17일 오후 2시에 똑같은 집회를 본청 앞 계단에서 다시 열겠다고 했던 탓에 국회 출입문마다 경찰들이 막고 출입증을 확인한 후에야 통과시켰습니다. 일부 자유한국당 당원이나 지지자들은 국회도서관에 간다고 우회(?) 전략을 구사했지만, 장기열람증이 없으면 이마저도 불가능했습니다.

국회가 출입을 통제하자, 퍼포먼스를 벌인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본청 앞 계단에 당원들이 서 있지 못하도록 했다. 국회 출입 통제에 시민들이 모이지 않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서다.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가 예정된 2시가 가까워지자 본청 앞 계단에는 취재를 위해 기자들과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속속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현수막 주변에 서 있던 당원들에게 양 옆으로 나가라고 지시합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국회사무처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해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론 사진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원총회를 마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내려올 때까지 본청 앞 계단 중앙에는 현수막만 서 있었고, 당원들은 사진에 나오지 않도록 양옆에 서 있었습니다. 당원들은 나중에서야 의원들과 함께 계단 중앙에 섰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등장하자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다가가 약식으로 집회를 하고 밖으로 나간다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황 대표는 황 대표는 “여기 오신 분들은 500명이지만, 못 들어온 분은 100배가 넘는다”며 “5만 명이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합니다.

▲국회 잔디밭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향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황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현수막을 들고 국회 잔디밭을 가로질러 정문 쪽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몇 번이나 멈추고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즈를 취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국회가 출입을 통제해 어쩔 수 없이 광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정당성을 사진 등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현수막을 든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은 기사와 함께 여러 언론사에서 보도됐습니다.

의회가 아닌 광장 정치만 선호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은 국회 밖에 준비된 무대에서 집회를 이어 나갔다. 참석자와 깃발을 보면 대부분 극우단체 집회에서 자주 보던 풍경이다.

황교안 대표가 국회 밖으로 나간 것은 의사당 내부가 아닌 광장정치가 무조건 해법이라고 믿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리더십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장외집회, 삭발, 단식 등의 과격한 방식으로 해결해왔습니다. 이 방식은 의외로 극우세력을 결집해 황 대표의 지지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밖에서 정치를 하는 동안 국회에서는 대화나 협상을 통한 정치는 사라졌습니다. 합의를 해놓고도 파기되는 일이 수차례 되풀이됐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의회정치보다는 광장정치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내부의 갈등이나 부족함을 외부의 세력을 영입해 해결하는 맛에 빠져 있습니다.

광장정치를 국회 내부로 끌고 와야 하는 정치인의 임무를 망각하는 행동이자, 국회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최악의 방식입니다.

황교안 대표가 국회 밖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정치인 황교안의 입지는 높아지겠지만, 자유한국당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질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 국회 밖으로 나간 황교안, 왜?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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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협상장 시민사회단체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방위비 협상장 시민사회단체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9/12/17 [12: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41개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오전 10시, 한미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5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면서 ‘굴욕적인 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박한균 기자

 

▲ 시민사회단체가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5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을 규탄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5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한국국방연구원 앞을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9시 56분께 협상단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TOP! SMA”를 외치면서 강력한 항의 행동을 벌였다. 경찰들과 충돌이 있었지만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 박한균 기자

 

▲ 참가자들이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미군은 나가라!”,“동맹이냐, 날강도냐”,“굴욕적인 협상 중단하라”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STOP! SMA”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미군은 나가라!”

“동맹이냐, 날강도냐”

“굴욕적인 협상 중단하라”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41개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오전 10시, 한미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5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면서 ‘굴욕적인 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 389억 원)의 6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6조 원)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한미군 인건비, 군무원 및 가족 지원 비용, 전략자산 전개 비용, 한미 연합훈련 비용, 사드 등 MD 체계 운영비용, 미군 순환배치 비용, 한반도 역외 부담 비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고 명분도 없는 미국의 불법 부당한 요구에 맞서 즉각 방위비분담 협상 중단과 협정 폐기를 선언해야 한다”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표가 협상 판을 뒤엎으면서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고 일갈하면 한국 대표는 이런저런 대안을 준비했다고 납작 엎드린다. 우리 측에서는 미국산 무기도입, 반환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 비용 부담, 한국군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의 이익과 주권을 팔아넘기는 행위이자 국민의 일치된 의사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면서 “미국은 현재 주한미군뿐 아니라 해외 미군까지, 주둔경비를 넘어 인건비, 작전비, 심지어 호르무즈와 남중국해 작전 비용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 본질은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 비용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것이다. 50억 달러를 주게 되면 기왕에 우리가 부담하던 직간접 비용까지 합쳐 11조 원이 된다. 이것은 최저임금 일자리 약 5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이것은 협정이 아니라 늑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국민 96.3%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반대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협정 폐지는 우리 정부가 결심하면 바로 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방위비 분담금을 줄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에 대한 주둔비를 받아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진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 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은 “방위비의 시작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것을 토대로 한 SOFA 협정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5조에 보면 ‘대한민국은 주한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기지를 제공하고 주둔에 관한 모든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미국이 돈이 없어지니 불법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1천억 원에서 시작해 지금 1조 원까지 열 배가 늘어났다. 50억 달러를 요구하는 모든 근거는 SOFA 협정의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적인 요구”라면서 “한국 협상 대표들이 국민을 대표한다면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협상 대표단들은 미국에 그 요구가 불법적인 것을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라”라고 외쳤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미국의 공격용 무기를 사고 미국이 태평양과 동북아시아에서 지금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패권 공격전략을 수행하는 데 한국이 함께 그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쪽의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제발 북한 좀 협상 테이블에 나와 달라고 애걸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앞뒤를 못 가리고 있다. 북한과 진정으로 평화회담을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방위비 분담금 인상 협상을 중단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해서 한반도를 평화 번영지대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방위비 협상장 앞에 모여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규탄 행동을 진행했다. 또 9시 56분께 협상단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TOP! SMA”를 외치면서 강력한 항의 행동을 벌였다. 경찰들과 충돌이 있었지만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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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북, ‘새로운 길’ 될 수 있어”

<대담> 윤종일.이계환, ‘한반도 화해프로세스’ 제안
양평=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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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7  16: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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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연말 시한을 코앞에 두고 북미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적한 가톨릭 수도원에서 한반도 평화 실현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대담을 갖고 남북 정부와 지도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초청 등을 제안했다.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하고 교황은 그에 응하면 약속이 실현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 약속의 제안자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교황청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하고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고 물었고,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화답한 바 있다.

이계환 대표는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황의 방북으로 북측과 교황청은 핵 없는 세상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세계의 비핵화를 위해 좋은 전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고 “이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핵무기 감축에 좋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윤종일 신부도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모여서 교황과 함께 한반도 평화미사를 거행하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고 싶다. 이어서 대량살상무기 감축을 위한 군비축소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광경을 또 한번 상상해 보고 싶다”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나아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환호할 것이고 북측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할 것이다. 북측이 더 이상 미국이 규정한 대로 악의 축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동반자임을 확인시켜줄 것이다”며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함께 북측이 연말에 개최될 노동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비로운 힘을 받아 내년 신년사에서 군사압박이 아니라 평화공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를 하면 참 좋겠다”고 제안하고 “평창올림픽에서와 같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젖힐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 신부는 “이러한 새로운 길은 북측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동반자를 얻게 할 것”이라며 “이것은 대북제재의 틀을 뛰어넘어 발전권을 실현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계환 대표는 “평화라는 가치는 인류의 보편가치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목표”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화해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비핵화를 달성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시각을 비판했다.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라는 목표만을 추구함으로써 남측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의 과정에 소홀하게 된다”는 것. 모든 문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으로 귀결됨으로써 “북미 간의 관계개선만을 바라고 있었지, 남측이 선제적이고 또 주동적인 화해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윤 신부는 “북미 간의 대결구도에서도 남측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70년간 적대관계였던 남과 북이 화해할 수 있는 정책 프로그램을 통일부가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5월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안한 남북 화해프로세스를 다시 한번 제기했다. △한반도 미세먼지를 남과 북이 함께 정화시켜 나가고, △ 백두산 화산과 지진을 함께 연구하고,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통일방안을 함께 연구하고,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이를 위한 장소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다음은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진행된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의 대담 내용이다.

“핵무기는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 실현 위한 필수조건”

□ 통일뉴스 : 오늘은 고적한 양평의 한 수도원에서 복잡한 한반도 정세를 논하게 됐습니다. 윤종일 신부님을 모시고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께서 대담을 나누겠습니다. 보통 연말이면 결산도 하고 한가로운 게 일반적인데요, 올해는 한반도의 정세가 격화돼 있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빠졌고 볼 수 있는데, 먼저 신부님께서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 윤종일 신부는 북한에 대한 ‘역지사지’를 당부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윤종일 신부 : 우리말에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가 처한 상황을 헤아리라는 말이죠. 우리가 이 말을 현실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내재적 방법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화상대의 입장과 상황을 그와의 관계 속에 들어가 분석하고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대화상대를 잘 이해하게 되고 건설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북측과 대화할 때도 이런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남측과 미국의 관점이 아니라 북측의 관점에서 그 사회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클린턴 정부의 국방장관이며 북핵조정관이었던 페리는 그의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북측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 네, 방금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내재적 관점에서 우리가 북측 사회의 발전관계를 한번 살펴봤으면 합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백두산과 만주일대에서 항일빨치산투쟁을 벌인 사회주의계열에 속한 사람들에 의해 창건되었습니다. 그래서 와다 하루키와 같은 학자는 북측을 빨치산 국가, 유격대 국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북측 공화국의 창건자들은 일본이 패망하는 과정에서 원자폭탄의 위력을 보았습니다. 원자폭탄 두 발에 일본이 무참히 무너지는 것을 본 것이죠. 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참상을 보며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력을 체험한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국전쟁 중에 핵폭탄의 공포를 또 느껴야 했습니다. 중국군의 참전과 이에 따른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라는 공포를 절실히 계속 경험한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과 그리고 최근 한미군사훈련으로 인한 핵공포는 상시적으로 북측 사회를 지배하였습니다. 이에 북측은 핵전쟁을 대비하여 병영국가를 건설하여 이른바 ‘4대 군사노선’, 즉 전인민의 무장화, 전군의 간부화, 전군의 현대화, 전지역의 요새화로 무장했습니다. 핵전쟁을 대비해 전국토를 요새화하면서 모든 무기체계를 지하에 설치합니다. 그리고 전군의 현대화 과정에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마침내 북측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뚫고 또,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며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로써, 북측은 핵탄두를 보유한 전략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줄인 자주권과 생존권을 확보하였습니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발전권을 통해 부국강병의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며 정상국가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들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적대정책 철회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윤종일 : 이 대표께서 말씀한 내재적 관점에서 북측의 입장을 볼 때, 그들의 전략핵무기는 자신들의 자주권과 생존권과 발전권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고 존재기반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북측의 세 가지 권리들이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충족되지 않을 때는 북핵문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핵전략국가들끼리 전쟁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만일 핵전쟁이 일어나면 전쟁당사국은 물론이고 이웃 국가들까지도 공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측과 미국은 북측이 정상국가로서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방법은 북핵문제를 동시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강요나 제재보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남측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 사회자 : 두 분께서 기본적인 내재적 시각과 어떤 방향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될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저희들이 기대하기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빨리 진전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지난해에는 그런 기대를 오히려 뛰어넘어서 급격한 변화를 보였지만 올해는 멈춰 서 있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 우리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 말씀해주십시오.

   
▲ 이계환 대표는 ‘화해프로세스’를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이계환 :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에 비하면 대단히 훌륭한 한반도 정책이고 통일 정책입니다. 이 정책으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아주 좋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많은 아쉬운 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정책에서 실현하려는 평화라는 가치는 인류의 보편가치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목표입니다.

실제생활에 있어서 우리는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적대적인 상대를 만나서 대화와 교류를 하고 이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용서와 화해를 하게 됩니다. 이런 화해의 결과가 곧 평화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화해의 과정을 거쳐 최종목표인 평화에 도달하게 됩니다. 과정으로서의 화해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화해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70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하며 대결과 반목을 하여 왔습니다. 이런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와 이해와 용서와 화해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라는 목표를 설정하여 그것을 달성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은 북미간의 핵문제 해결로 규정됩니다. 이로써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는 평화’라는 목표만을 추구하는 정책이 되어버립니다. 이로써 이 정책의 주체인 남측의 역할은 제한되어 버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손발을 묶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나아가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라는 목표만을 추구함으로써 남측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의 과정에 소홀하게 됩니다. 최근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남측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미 간의 관계개선만을 바라고 있었지, 남측이 선제적이고 또 주동적인 화해노력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려는 평화프로세스 정책의 한계이며 맹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윤종일 : 저는 이 대표님의 이런 지적을 기초로 삼아서, 이런 이유 때문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끊임없이 민족화해 프로세스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간의 대결구도에서도 남측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저는 통일부가 이런 민족화해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0년간 적대관계였던 남과 북이 화해할 수 있는 정책 프로그램을 통일부가 반드시 개발해야 합니다.

여기서 저는 지난번 인터뷰에서 강조한 네 가지 프로그램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세먼지를 정화시키기 위해서 남북이 함께 대책을 세우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백두산 지진과 화산폭발에 대비하기 위해 남북이 함께 연구를 하면 참 좋겠습니다. 셋째,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남과 북의 통일방안의 공통점을 함께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통일이 없이는 완성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넷째, 남과 북은 이 세 가지 화해프로그램을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에서 함께 연구하고 실행하면 참 좋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남과 북이 지속적으로 하는 공동작업입니다. 이 작업으로 남과 북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또 공동의 이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마련한 통일방안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우리를 인도하는 지도와 나침판, 그러니까 GPS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통일방안이 없으면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계속 혼란과 교착상태를 겪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번 강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직속으로 ‘통일방안연구위원회’ 설치를 제안하였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으로 항상 새롭게 담금질을 해야 완성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유익할 것”

   
▲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대표는 교황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사회자 :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귀한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현안은 북미 간의 군사적 대결, 긴장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 긴장과 대결상황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씀해주십시오.

■ 윤종일 : 불교의 <유마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힘을 다하여 양쪽의 힘을 대등하게 한 다음 분쟁을 화해로 이끌어라”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북측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핵무력을 완성시켜나가면서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핵무력의 강화를 통해 한반도의 전략적 핵전쟁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핵탄두의 다양화, 소형화, 개량화를 끊임없이 시도하였고 드디어 국가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였습니다.

저는 힘의 균형과 전략적 핵전쟁억지력을 갖추었다고 주장하는 북측에게 <유마경>의 말씀을 빌려 요구하고 싶습니다. “이제부터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랍니다”라고 요구하고 싶습니다. 평창올림픽 때처럼 선제적이고 주동적인 조치로 평화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저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하나 제시하고 싶습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에페소서 2장 14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성경 말씀에 따라 몇 해 전에 미국과 쿠바를 중재하여 국교를 정상화시켰습니다. 이로써 많은 사람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화의 중재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 이계환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난 11월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방문하였습니다. 여기서 교황께서 두 도시의 핵 참상을 상기시키면서 전 세계의 핵무기를 폐기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지난날 언론보도에 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을 방문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의 방북초청을 제안하였고 이에 김 위원장은 수락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하였고 교황은 그것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하고 교황은 그에 응하면 약속이 실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 약속의 제안자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황의 방북으로 북측과 교황청은 핵 없는 세상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세계의 비핵화를 위해 좋은 전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핵무기 감축에 좋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 윤종일 : 저는 이 대표님 말씀을 들으면서,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모여서 교황과 함께 한반도 평화미사를 거행하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고 싶습니다. 이어서 대량살상무기 감축을 위한 군비축소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광경을 또 한번 상상해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되면,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환호할 것이고 북측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할 것입니다. 북측이 더 이상 미국이 규정한 대로 악의 축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동반자임을 확인시켜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함께 북측이 연말에 개최될 노동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비로운 힘을 받아 내년 신년사에서 군사압박이 아니라 평화공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를 하면 참 좋겠습니다. 평창올림픽에서와 같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젖힐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길은 북측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동반자를 얻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북제재의 틀을 뛰어넘어 발전권을 실현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사회자 : 모두가 지금 북측의 새로운 길이 무엇일까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데, 역시 신부님께서 제시하신 새로운 길은 평화의 길, 한반도 문제를 단순한 분쟁의 해결을 넘어서는 평화의 담론을 새롭게 제시하고 남과 북이 세계 속에서 평화의 선도자로서 나설 수 있는 새로운 길 같습니다.

오늘 조용한 수도원 좋은 자리 마련해주시고 귀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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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국회 백색테러 극우세력에 황교안 “여러분이 승리했다” 격려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임병도 | 2019-12-17 09:11: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2월 16일 국회는 마치 좀비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국회 본청 주변으로 자유한국당 지지자와 태극기부대 등 극우세력 수천 명이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본청 출입구마다 셔터를 내려 막았고, 유리문마다 나무 막대기로 문이 열리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경찰 수백 명이 출입구를 경계하고 있었지만, 극우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 주변을 맴돌면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국회 본청에 있던 국회의원과 보좌관은 물론 기자들도 쉽게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취재하는 도중에도 카메라를 향해 “어느 언론사냐? 취재하지 마라”며 취조하듯 물었고, 빨갱이, 간첩이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했습니다.

12월 16일 국회의 모습은 과연 대한민국 입법기관인지, 가급 경비 시설이자 집회가 금지된 곳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혼란스러웠습니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h5GKujF1omI&feature=youtu.be

16일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환노위 회의를 마치고 극우 지지자들 때문에 정문이 아니라 후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설 의원이 차량에 탑승하려는 순간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 10여명이 달려들었습니다. 이들은 태극기 깃대 등 각목을 휘두르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가했습니다.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은 “설훈 최고위원은 안경이 깨지고, 몸에 상처를 입고 충격을 받아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국회 본청 앞에 있는 정의당 농성장에서도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들에 의한 폭행이 벌어졌습니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한 청년 당원은 따귀를 맞았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붙잡혔다. 이들은 당원들에게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원회관으로 가려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들 때문에 도저히 걸어갈 수 없어 경찰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걸어가는 홍 의원을 향해 욕설을 했고, 듣고 있던 홍 의원은 “욕 말고는 말 못하나”라며 한 마디 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국회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하고 다른 의원들은 운신하지 못할 정도로 위험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시위대가 물러난 8시 이후에 국회 본청을 빠져나갔습니다.

황교안 대표, 극우 지지자를 향해 “여러분이 승리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바라본 국회 본청 정문.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세력이 문 앞을 점령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지지자들이 몰려들자 “여러분의 분노가 국회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러분이 승리했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는 “애국시민 여러분을 보니 우리가 이겼다. 이 싸움은 오늘 끝날 싸움이 아니다. 이 정부의 굴복을 받아낼 때까지 싸워야 한다”라며 오히려 국회 불법 난입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주최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가 끝나고도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지지자들은 국회 본청 앞을 떠나지 않고, 저녁까지 집회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동안 황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원들과 웃으며 간식 등을 먹었습니다.

7시가 넘어서도 이들이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병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과 연행을 시도하려고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시위자들에게 “집으로 돌아갑시다”라며 귀가를 종용했고, 이들을 국회 정문까지 배웅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정치테러는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사실 사주한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도 “오늘 이런 상황을 일으킨데 가장 큰 책임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은 12월 17일에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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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북한의 중대조치와 내년 이후 북미, 남북관계는?

<기고> 고승우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
고승우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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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18: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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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이후의 남북, 북미관계는 어떻게 될까? 북한이 예고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세계의 눈이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미국 쪽에서 서울 방문이 줄을 잇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쏟아내지만 북한은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십여 차례의 미사일, 방사포 발사와 중대 실험 등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측은 남측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대한 막말 공세, 남북 정부간 대화 중단, 민간 교류 차단,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발표 등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 ‘한미공조’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많은 고위 관계자들을 통해 연말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윤곽은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비핵화 협상은 당분간 없다는 것이며 자체적인 핵 자위력을 강화했다는 것 등이다. 그러면서 핵심적인 북한의 결단이 무엇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치 않고 있다. 북한이 곧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카드는 우선 북한의 대화 상대였던 미국의 탄핵과 대선 정국과 어울려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창구로 남아 있는 관광 사업과 따로 떼어 생각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 탄핵 문제로 집권이후 최악의 궁지에 몰려 있다. 금년 말 이전에 끝날 하원 표결은 탄핵 가결이 확실하지만 내년 2-3월 실시될 상원의 탄핵 심리는 부결 가능성이 높다. 상원의원 1백 명 가운데 공화당 의원이 53명이기 때문이다. 미 공화당은 벌써부터 상원 부결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트럼프의 대외정책, 특히 한반도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상원 표결이전에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제재 해제와 같은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간단치는 않다. 미 민주당이나 공화당은 정치적 원칙, 윤리 도덕보다 선거 승리를 최우선시 하는 체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 민주당은 지난 2017년 러시아 스캔들 당시부터 트럼프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다가 내년 대선에서의 역풍을 우려하면서 그것을 접어왔다.

그러던 미 민주당이 지난 9월 전격적으로 트럼프 탄핵안을 제출한 것은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미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트럼프 탄핵은 어렵지만 탄핵 절차를 통해 득이 실보다 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 상원에서 자신의 탄핵안이 부결된다 해도 살얼음 걷는 식의 재선 캠페인을 해야 한다. 트럼프가 선거용으로 비핵화를 위한 대폭 양보조치를 취하려 해도 미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분명한 것은 내년 미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기는 곤란한 일이다. 설령 트럼프와 어떤 합의에 이른다 해도 트럼프가 낙선할 경우 그 합의는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 내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하면 북한 입장에서 내년 대선 때까지 비핵화 협상을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과거 역대 미국 정부와 이런저런 합의를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 백지화되는 일이 잦았고 미국의 대외정책 역사 자체가 약속을 지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례가 적지 않다. 어떤 핑계나 구실을 만들어 원래의 합의를 뒤집어버리는 짓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협상 시한으로 연말을 언급한 바 있고, 북한 유엔주재 대사가 지난 8일 외신 성명을 통해 “비핵화 이슈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라고 밝힌 것은 이런 미국의 부정적인 체질을 고려해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미 대선에 북한이 직접적인 변수로 등장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미 대선에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선 결과가 어떻든 그 이후 후폭풍이 거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외교정책에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비핵화 협상을 자랑해 왔던 터라 북한의 비핵화 협상 중단 조치에 대해 초강수를 두기는 어려운 처지이고 내심 다행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이상과 같은 미국의 국내 사정을 볼 때 북한이 선택할 연말의 조치의 한 부분은 좁혀진다.

그러면 다른 고려사항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북한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로 대외교역의 90% 이상이 중단된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는 말로는 북한 입장에 동조하지만 유엔안보리의 결정사항은 이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구조 속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는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내세우는 것은 관광산업이다. 금강산 관광특구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통보한 명분도 관광시설의 현대화였다.

북한이 내년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관광 산업 활성화를 계속 추진하려 시도할 경우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고조된다거나 미국의 대북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지장을 받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연말에 취할 고강도 조치에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이 지난 7일과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이어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은 북한의 자위력을 강화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미 ICBM 기술의 사거리, 대기권재진입 기술, 정확도, 핵무기소형화 요건을 모두 갖췄거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미국의 소리방송 12.16).

그러나 북한이 연말을 시한부로 해서 최근 상당기간 대외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조치들을 연이어 취해왔다는 점에서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은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킬 비중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자위력 강화를 강조한다 해도 군사적인 측면만이 드러나 국제적 비난이 가중될 그런 조치를 취할 확률은 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평화를 강조하면서 충격을 주는 것으로 좁혀진다. 그것은 아마도 인공위성 발사 정도가 아닐까 추정된다.

위성 발사 기술은 군사적 목적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요건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위성을 통한 우주 개발은 차세대 국가의 먹거리 산업의 하나로 일컫는다. 위성 발사가 탄도미사일이나 유사한 발사체를 사용한다 해도 이를 제재를 유발할 항목에 집어넣은 것은 어떤 면에서 북한의 미래 생존권을 봉쇄한다는 측면이 강했다. 이런 점에 눈을 감고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결의안에 동조한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이상에서와 같은 추정이 현실화 될 경우 북한에 대한 미국이나 유엔 등의 비판과 공세가 생략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어떤 대안보다 북한이 취할 것이 더 많다는 점은 부인키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반발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내년 한 해 동안 북한이 그동안 경색시킨 남북관계를 활성화할 가능성 또한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관련 대화를 중단한 상태에서 남북관계 개선 시도는 그에 대한 명분 등으로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지나치게 대미 의존적이어서 한반도 문제에서 남측만의 자주적 공간을 만드는데 실패했고 그 결과 좋았던 남북관계도 얼어붙었는데 만약 심기일전한다면 내년에 긍정적인 남북관계가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이상과 같은 추정이 빗나갈 수 있다. 세상일이란 다인다과(多因多果)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 다 상대가 있어서 혼자서 정한 방향으로 가는 일은 흔히 않다. 하지만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 남북관계는 국제 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지는 공개적인, 생사가 걸린 줄다리기인 측면도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 평화통일이라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진인사 대천명 할 일이다.

사족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최근 문정인 교수가 북측이 핵보유국이 되고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한국이 중국의 핵우산 제공을 받느냐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는 내년 이후 한반도 정세가 대단히 가변적인데 그에 대해 국내 정치, 학계, 시민사회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태도를 보고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문 교수의 문제제기는 국가보안법 때문에 한반도 미래에 대한 상상력 발휘가 억제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남북의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면 국보법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동시에 남측이 불평등한 한미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한 미국의 군사적 종속을 면키 어렵다는 점에서 새해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설령 그 유지가 불가피하다면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협정 식으로 정상화 시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새해에는 모두 힘껏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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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비서실장이 '청 고위공직자 아파트 팔라'고 한 이유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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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9/12/17 09:37
  • 수정일
    2019/12/17 09: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동산 문제 쟁점화 부담에 선제적 조치... 대상은 11명 될 듯

19.12.16 19:01l최종 업데이트 19.12.16 19:01l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전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전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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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라고는 했지만 거의 '지시'에 가까웠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난 이후 '이례적인 내용'을 권고했다.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라는 내용이었다. 그 대상은 "대통령 비서실과 안보실의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다.

노영민 실장은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라고 권고사항의 실행을 독려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지시가 아닌 비서실장의 권고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채만 남기고 집을 처분하라'는 것이 형식은 '권고'였지만 내용은 '지시'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이러한 권고사항을 향후 인사에 적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법적인 강제기준은 아니지만 향후 (청와대 인사를) 임용하는 데에서 하나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대통령 참모들이 솔선수범해야만 정책 실효성이 있을 것"

 

그런데 노영민 실장은 왜 갑자기 '지시에 가까운 권고'를 내린 것일까?

그 이유와 관련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노영민 실장이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에게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마침 이날 정부 합동으로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6.19대책, 8.2대책(이상 2017년), 9.13대책(2018년)에 이은 네 번째다. 분양가 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의 강력한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깜짝 발표에 나선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11월 19일,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서)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발표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안정 대책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마당에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대통령의 참모들이 솔선수범해야만 이 정책이 좀 더 설득력 있고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런 결정을 내렸고, 권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서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에 동참한다면, 다른 부처 고위공직자에게도 영향이나 파급이 미치지 않을까, 그런 정도의 판단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네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에 맞춘 청와대의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특히 '1급 이상 청와대 전·현직 고위공직자 65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약 3년 간 평균 3억2000만 원 증가했다'는 지난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발표 내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도 "경실련에서 지적한 부분을 일부 수용했다"라고 인정했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부동산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수 있고, 최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경제활력 회복에 나선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도 적극 헤아린 것으로 보인다.

"투기·투기과열지구에 2채 이상 보유 청와대 인사는 11명"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오른다. 또한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부터 시세변동률을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하고 특히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먼저 높인다고 밝혔다
▲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오른다. 또한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부터 시세변동률을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하고 특히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먼저 높인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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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실장의 권고사항은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처분해야 하는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이 누군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수도권이 대부분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 해당되기 때문에 '수도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라며 "공직자 재산신고를 기준으로 봤을 때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 두 채 이상을 보유한 청와대 인사는 11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인사들에게 사전에 권고사항을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11일 경실련이 발표한 '아파트·오피스텔 재산 상위 10위'에는 김조원 민정수석과 박종규 재정기획관, 박진규 통상비서관, 여연호 국정홍보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 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이 관계자는 "전직 청와대 인사는 각자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고, 저희가 그 분들에게 따로 권고하지 않겠다, 발표를 보고 판단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영민 실장이나 김조원 수석 등은 각자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라며 "다만 노영민 실장이 집을 두 채 가지고 있다고 이미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저희가 설정한 기준에는 특별히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강남 3구를 포함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의 집값 상승이 전체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큰 요인이라고 판단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라며 "이것이 사람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투기지역이라는) 큰 기준에 의해 만들어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적인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지역이라면 다 해당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법률적 강제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것이 법률적인 부분과 관계없이 자기 책임 하에 이뤄지는 일들이고, 고위공직자라면 그런 부분을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꼭 법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진다는 정도로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가피한 사유'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할 것"

노영민 실장의 권고사항에는 "불가피한 사유"라고 적시된 대목이 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개인별로 또는 사안별로 다를 수 있다고 본다"라며 "본인들이 소명하게 될 텐데, 그 소명이 과연 납득할 만하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명의 판단기준은 일반적인 국민들의 눈높이, 상식적인 기준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서 부부가 따로 살 경우 작은 집을 따로 하나 샀다든지 등의 편의성 여부, 또는 거주하는 기간이 오래 됐는지 등 투기와의 관련성 여부 등 투기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소명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확히 말하기 어려우나 저희가 내부회의에서 판단한 기준으로 보자면, 상식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면 소명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라며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상식 선에서 소명의 판단기준이 설정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경실련 등에서 부동산문제를 제기한 이후 내부에서 몇 차례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관계자도 "논의가 몇 차례 있었다"라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이나 내부 회의 진행상황은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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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이 서울아파트 1채 소유자보다 못하다"

[기고] 대기업 임원 25% 이상 세금, 시세차익 15억원 세금은?
2019.12.17 00:45:44
 

 

 

 
지난 주 대기업 임원인 후배와 저녁식사를 했다. 서울집값 이야기를 하던 중 그는 다소 충격적인 말을 했다. 
 
"대기업 임원이 서울아파트 한 채 가진 사람보다 못하다."
 
대학졸업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준비해서 가려는 곳이 대기업이다. 그 대기업에 취업하기가 바늘구멍인데, 그 바늘구멍을 통과하더라도 임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아닌가.
 
그런데 그 임원이 대단하지 않다는 말에 적잖이 당황했는데, 그의 이야기를 들은 후엔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기업 임원이면 연봉이 2억원이 넘는데, 돈 써야 할 곳이 많다 보니 5천만원 모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5년 임원을 한 이 후배는 알뜰살뜰 모은 돈이 2억5천만원이 채 안 된다고 했다.
 
"대기업 임원 5년 모은 돈이 서울아파트 1채 시세차익보다 적어"
 
그런데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2017년 4월 5억6천만원 하던 서울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2019년 1월에는 8억1천만원으로 올랐다. 서울아파트 1채 소유한 사람이 2년도 안 되어 2억5천만원을 벌었으니, 대기업 임원 5년 모은 돈보다 더 번 것이다.
    
얼마 전에는 강남 아크로리버파크 84㎡ 아파트가 2017년 5월 19억원이었는데, 올 10월에는 34억원으로 올랐다는 기사를 읽었다. 문재인정부 들어 15억원 올라서 상승률이 무려 79%에 달했다.
 
대기업 임원 6명이 5년간 모은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아파트 한 채 소유해서 번 것이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일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보다 더 비정상적인 일도 있다. 대기업 임원이 2억원 연봉에 대해 내는 세금은 25%가 넘는다.
 
불로소득이 분명한 15억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얼마나 낼까? 과연 정부가 양도세를 제대로 걷고 있을지 강한 의구심이 생겼다. 그래서 직접 계산을 해보았다.
 
대기업 임원 25% 이상 세금 내는데 시세차익 15억원에 대한 세금은?
 
1주택자라도 매도금액이 9억원을 초과하면 그 초과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2017년 5월 매입하여 3년 보유한 후 2020년 5월 매도할 경우 양도세는 약 3억원이다.
 
그런데 10년 보유한 후 2027년 5월 매도하면 양도차익이 15억원일 경우 양도세가 약 64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그 이유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2017년 '8.2부동산종합대책'에서 양도세를 강화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고 양도세를 중과했다. 다주택자의 주택 투기를 막으려는 합당한 조치였다.
 
2주택자는 최고세율을 50%로, 3주택자 이상은 60%로 올렸다. 15억 양도차익이 생길 경우 2주택자는 양도세가 약 7억원, 3주택자 이상은 약 8.5억원 부과된다.
 
'8.2대책'의 '양도세 중과'를 무력화시켰다
 
과연 이 금액을 양도세로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전 글에서 여러 번 밝혔듯이 문재인정부는 '8.2 대책'의 '양도세 중과'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을 같은 해 시행했다.
 
2017년 12월 13일 발표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은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더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발표문서의 6쪽에는 "준공공임대로 등록하여 8년 이상 임대시에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15억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1억5천만으로 대폭 줄어든다. 그뿐 아니다. 10년 이상 임대시에는 양도세를 전액 면제한다.
 
다주택자들, 양도세 8.5억 낼까 임대사업자로 등록할까?
 
아크로리버파크 1,612세대 중 다주택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하지 않으나,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엄청난 세금혜택을 제공한 것은 곧 "돈 있는 분들은 주택을 여러 채 사세요"라고 권유하는 정책이 아닌가. 
 
그 다주택자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양도세를 7억 또는 8억5천만원 내던지, 아니면 입대사업자로 등록하던지.
 
임대사업자 등록요건은 매우 단순하다. 84㎡ 이하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주택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등록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등록만 하면 양도세가 1억5천만원 혹은 전액면제를 받을 수 있는데도 양도세를 7억 혹은 8억5천만원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세계 가장 강력한 규제" "집주인 팔지 않고 버틸 것"
 
정부가 '8.2대책'을 발표했을 때 '양도세 중과'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였다. 집값폭락론자들은 "양도차익에 대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다"고 평가했다. 이 규제로 투기는 끝났다며, 서울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곧 이어 발표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의 내용을 몰랐기 때문에 나온 단견이었다.
 
또 다른 반응은 보수언론에서 나왔다. "정권이 바뀌어 양도세 중과 조치가 폐지될 때까지 집주인들이 보유주택을 팔지 않고 버틸 것이다"며, 매물부족으로 인해 집값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정부의 "공정성"주장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그 후 서울집값이 폭등했다. 그렇다고 보수언론의 전망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문재인정부가 스스로 '양도세 중과' 조치를 무력화시킨 결과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더 매입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줄곧 "공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다. 그러나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혜택을 베풀면서 "공정성" 운운하는 것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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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국민의 대표선수다” 방위비분담금 인상 1박2일 항의행동

민중공동행동, ‘굴욕협상 중단’ 국민 항의행동 선포… 민주노총 ‘미국반대 실천단’ 꾸려

한미 방위비분담금 5차 협상을 위해 입국한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협상대표가 어제(15일)도 “드하트 나가라(GET OUT)”, “국민혈세 6조 절대 못 줘” 등 강력한 항의를 받으며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협상을 앞둔 16일, 그리고 협상을 시작하는 17일에도 항의는 계속될 예정이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50여 개 진보민중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17~18일 양일간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리는 5차 협상을 ‘더 이상 주권국가 간 정상적인 협상이 아닌,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주권·혈세 강탈의 장’으로 규정하고, ‘미국규탄’과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한 항의행동을 선포했다. 1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박 2일간 서울 전역에서 항의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민중공동행동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비롯해 200여 명의 ‘1박 2일 국민 항의행동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미대사관과 미대사관저 등 미국 협상대표단을 그림자처럼 쫓으며 규탄하는 투쟁을 벌인다.

민중공동행동은 16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 ‘1박2일 국민 항의행동단’ 선포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가 미국의 강요에 한 치도 물러서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 주권과 혈세, 그리고 평화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만에 하나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야합을 추진하면 한국정부 또한 감당할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밝혔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한미동맹이 아니라 ‘날강도’에 다름없다는 것이 팩트”라고 외쳤다. 한 상임대표는 “4.27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고 함께 가자 선언했다. 6.12싱가포르 선언에서 북미 간에도 관계 정상화, 평화로 가자고 선언했다”고 상기시키곤 “미국은 남북관계를 사사건건 방해하고, 급기야 한반도에 평화통일이 아니라 대결과 전쟁을 몰고 오면서 그들의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며 500% 증액을 말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 상임대표는 이어 “한국이 미국의 꽁무니만 쫓아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미국이 날강도 증액 요구를 계속 주장한다면 지금 당장 자기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의 저항을 모아 미국을 이 땅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항의행동단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미대사관 앞에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대사관저 앞까지 항의행진을 벌인 후 관저 앞에서 1박2일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저녁 7시엔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

협상 당일인 17일 아침(8시)엔 1천여 명이 참가해 협상장(한국국방연구원)을 에워싸고 ‘굴욕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강력한 항의행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이날 저녁 6시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가 참여하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강요 규탄 범국민 촛불’을 연다.

국민 항의행동단은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강요에 반대하는 90%의 국민을 대표하는 ‘대표선수’라는 각오로 열심히 싸우겠다”는 결의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1박2일 항의행동전을 위해 ‘미국반대 실천단’까지 꾸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앞서 열린 민중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한국사회에서 교섭·협상 가장 많이 하는 조직”이라며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 “이런 협상은 있을 수 없다. 협상이 아닌 협박”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내 미군의 작전비용 외에 새로운 항목이라며 한반도 밖에서의 작전비용, 미군 순환배치 비용, 미군 인건비까지 달라고 하는 것은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한국국민이 내라는 것”이라며 “협상장 걷어차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민중들의 분노를 모아 협상을 중단시키는데 민주노총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실천단은 국민 항의행동단의 1박2일 행동에 함께 하는 것은 물론, 협상이 열릴 17일엔 범국민 촛불에 앞서 ‘방위비 협상 중단하라! 미군은 나가라! 민주노총 미국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광화문광장 미대사관 앞에 1박2일 농성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천막 여섯동을 설치하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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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얼지 않는다

<칼럼> 이태옥 원불교환경연대 사업단장
이태옥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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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0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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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일

   
▲ 999일 밤, 30여 명의 기도인들이 성주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철회 평화 1,000배를 올린다.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그만할까?”
“아니 열배만 더 해보자.”

내 앞자리 성주 주민 조은학 선생님과 그 곁의 여성 참가자가 한 배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몸을 낮춰 평화의 절을 올린다. 앞사람의 절이 마치 응원이라도 되는 듯 멈출 수 없다.

1,000일의 적공 piece & peace가 ‘천일의 평화조각이 모여 사드철회’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12월 4~5일 성주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열렸다.

999일 밤, 30여 명의 기도인들이 성주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철회 평화 1,000배를 올린다.

2017년 2월말 롯데 골프장 땅을 바꿔치기 하자마자 국방부는 철조망 울타리를 치고 천여 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해 진밭교 너머 통행을 막았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을 텔레비전으로 보던 소성리 주민들은 한쪽 팔만 올린 반쪽짜리 만세를 불렀다. 정권이 바뀌어도 사드배치 결정을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 이란 소성리 주민들의 판단은 정확했다.

다음날 3월 11일, 주민들과 평화연대자들은 진밭교에 올라 경찰에게 철조망을 걷고 길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이 농사 짓고, 산소 돌보러 드나들던 길이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17세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산종사가 스승을 찾아 길을 떠났던 구도길이었다. 모두의 길이 하루아침에 막혀버린 것이다.

경찰이 길을 터주지 않자 대열 앞줄에 섰던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교당 김선명 교무와 제주도에서 올라온 강은도 교무가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진밭교의 기온은 저녁이 되자 뚝뚝 떨어졌다. 3월초 진밭은 겨울날보다 추웠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그대로 몸으로 받아 안았다. 추위에 떨며 염불과 좌선에 매진할 때 “아이고, 교무님들 얼어 죽것네”라며 소성리 어르신들이 급히 비닐을 둘러쳐준다. 비닐 안이 그렇게 따뜻할 줄 몰랐다. 그렇게 밤이 왔고, 날이 밝았다.

“주민들의 통행길을 열어라, 스승님의 구도길을 열어라”는 요구와 함께 두 교무가 주저앉은 그 길은 그렇게 1,000일 동안 평화의 진입로가 되었다.

12월 초 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중국안보를 위협하는 사드철회’에 한국정부가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핵을 막는다며 주민들과 종교인들을 짓밟고 들어간 사드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하려는 패권경쟁의 산물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전략에 소성리는 희생양이었다.

서너 사람이 빠지고 새로운 사람이 자리를 채웠을 뿐 여전히 몸을 낮춘 간절한 절이 이어진다. 백배를 넘기며 숫자세기는 포기했다. 그저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 원불교 사은헌배송에 맞춰 몸을 일으키고 엎드리기를 반복할 뿐이다.

   
▲ 전 세계 800여개 미군기지중 유일하게 미군이 육로로 다닐 수 없는 곳이 이곳 소성리다.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아침부터 컨테이너를 매달은 헬기가 임시 사드기지를 들락거린다. 전 세계 800여개 미군기지중 유일하게 미군이 육로로 다닐 수 없는 곳이 이곳 소성리다.

매일 새벽 5시 원불교기도와 7시 평화기도회, 8시 임시기지앞 평화행동, 11시 마을회관앞 평화 100배, 오후 3시 임시기지앞 평화행동, 오후4시와 8시 원불교기도가 쉼 없이 이어진다. 오전·오후 임시기지앞 피켓시위가 2시간씩 이어지고, 저녁식사를 마친 소성리 어르신들은 마을회관 앞 난롯불에 의지해 밤10시까지 소성리 길목을 지킨다.

매주 수·토요일 소성리집회, 수·일요일 김천집회 또한 진행된다. 매주 1~3회 달마산을 넘어 미군숙소와 가장 가까운곳에 올라 ‘미군은 사드 갖고 이땅을 떠나라”고 외쳐댄다.

소성리에서는 물샐틈없이 평화행동이 이어진다.

중간에 빠져나간 서너 명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절을 멈추지 않는다. 이 절의 공덕으로 사드가 꼭 빠져 나갈 것 이라 믿는 것이 분명했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오후 2시 진밭교에서 열린 ‘평화기도회’ 노래공연에 나선 소성리 할매들의 눈물이 아른거린다. 사회자도 연설자도 ‘평화기도 1000일’이라는 단어에 목이 메인다.

1000배에 맞춰 제작된 2시간 30분짜리 사은헌배송이 뒤로 갈수록 느려지는 듯하다. 느려질 리 없는데 말이다. 절이 절로 되는 것을 보니 몸이 적응했나보다.

김천 수요집회를 마친 사람들이 올라오는 소리로 주위가 수선스럽다. 밤 9시가 넘었나보다. 1000배가 끝나간다는 신호다.

한호흡 한호흡 간절해 진다. 이토록 간절한 평화가 있을까?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전략영향평가는 지난 1년 동안 시작도 못했다. 필요성검토, 성능검토, 입지검토, 최종배치결정 순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불법으로 임시로 사드를 전개해 버린 탓에 꿰어맞추기식 전략영향평가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2001년 이명박 정부시절, 미국이 백령도에 사드레이더 배치를 요청했으나 중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거부한 바 있다. 2013년 미의회조사국과 국방부도 한국은 북한과 너무 가까워 사드미사일 효용성이 낮아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드는 ‘북핵방어’의 자리에 ‘미국방어’라는 단어를 들이대면 문제가 풀린다. 북핵방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2017년 4월 26일, 9월 7~8일 각각 8,000여 명의 경찰병력을 앞세워 주민과 종교인들을 짓밟고 ‘불법적’으로 사드가 ‘임시배치’되었다. 절차는 전무했다.

맨앞줄 김선명, 강현욱 교무님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다. 문규현 신부님의 절도 멈출 줄 모른다. 소성리 신입 청년주민 짱똘과 정진석 가수도 마지막 1000배를 향해 쉼 없다. 마지막 1,000배는 ‘다 놓아버리니’ 시나브로 온다. 사드도 1000배처럼 끝이 있겠지.

화장실을 가려니 그제사 다리가 꺽이고 몸은 생각과 다르게 움직인다.

1000배를 한 이, 김천집회를 다녀온 이, 평화점등식을 보러 온 이들이 모여 밤10시 "사드가고 평화오라"는 함성을 지른다. 스위치를 누르니 ‘평화는 얼지 않는다’가 활짝 켜진다.

1000일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날이 밝았다. 새벽 5시 1000일을 여는 기도와 목탁소리가 진밭교와 달마산에 퍼진다. 999일밤 불을 당긴 ‘평화는 얼지 않는다’ 네온사인이 진밭교 겨울바람을 따스이 감싼다.

오전 7시 평화기도회에서 백창욱 목사님의 격정적 설교가 이어진다. 진밭교에는 목사님이 일원상 앞에서 손을 모으고, 교무님이 십자가를 품에 안는다. 1000일째 임시 사드기지앞 평화행동은 더욱 힘차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골짜기까지 찾아오셔서 기도해주시니 고맙습니다”며 연신 고개를 조아리시는 87세의 장경순 어르신 덕에 또다시 진밭은 울음바다가 됐다.

매일 하던 평화 100배를 진밭교에서 올렸다. 오전 11시가 되면 마을회관앞 마당을 쓸고 100배 준비를 하고, 의자에 앉아 땅끝까지 100배를 하시는 86세 이호기, 87세 장경순 어르신이 진밭교로 올라오셨다. 그렇게 간절한 기도와 절을 본 적이 없다.

“사드 나가기 전에는 못 죽는다”던 어르신들이 4년의 세월동안 네 분이나 돌아가셨다. 소성리 어르신들의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사드빼고 평화심는 것이다.

‘사무여한’ ‘원불교평화행동’ 깃발이 힘차게 펄럭인다. 마치 지난 1000일 동안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평화했는가?’고 묻는 듯하다. 너댓 번 바꿔달은 깃발 가장자리는 헤지고 닿아졌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삼시세끼를 고통 받는 현장에 달려가는 ‘십시일반 밥묵차’가 감당해주었다. 사드임시기지 공사한다고 한바탕씩 밀고 당기는 난리가 날 때마다 밥으로 연대해주고, 밥 푸던 주걱 집어던지고 어느새 옆에서 경찰과 밀고 당기던 분들이다. 이분들 덕에 평화는 더욱 당겨지리라.

점심을 먹고 전국으로 흩어지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달마산행팀을 따라나선다.
999일 100배와 1000배, 1000일 100배를 꼬박하고 달마산행까지 내달려본다.

주민과 연대자들은 매주 1~3회 미군숙소와 가장 가까운 달마산 정상부근까지 오른다. 겨울산에 낙엽이 잔뜩 내려앉아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 소리가 울린다.

헉헉대며 오르다 보니, 바스락 낙엽들과 이질적인 철조망을 마주한다. 철조망 위에는 미군의 눈이 된 CCTV가 우리들을 훑어 내린다. CCTV에는 나부끼는 ‘US TROOPS Out Now, NO THAAD’ 현수막도 함께 잡힌다.

내전이 빈발하는 화약고 같은 중앙아메리카 인구 5백만의 코스타리카는 1948년 12월 1일 군사령부 요새의 벽을 가격하는 망치소리와 함께 군대를 버렸다. 커다란 망치를 휘두른 사람은 호세 피게레스라는 혁명가였다. 군사령부 요새는 국방부에서 교육부로 넘겨지고 박물관으로 재탄생되었다.

당시 행사에 참가했던 피게레스의 부인 헨리에타 보그스의 기록에 의하면 각료, 외교단, 기업계대표단 등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헨리에타는 ‘군대가 없는 나라라니’ 다들 휘둥그레한 상황에서 가장 따뜻한 박수가 터져 나온 곳은 성직자들이었다고 기억한다.

내전에 지친 코스타리카 국민들은 뒤늦게 열렬히 환호했다. 그러나 국경을 맞댄 니카라과의 내전과 미국의 개입 등으로 위기의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때마다 ‘무장해제한 중립국’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세워 더욱 적극적인 평화를 지켜낼 수 있었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함께 달마산을 올랐던 8명이 돌아가면서 알고 있는 영어를 총동원해 미군들에게 소리쳤다. “NO THAAD, JUST PEACE!”

발밑의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올랐던 길을 지팡이에 의지해 내려온다. 낙엽으로 뒤덮인 달마산의 평화를 가슴에 주워 담는다.

코스타리카가 군대를 버린 날 군사령부 요새를 넘겨받은 교육부장관의 연설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우리는 지구촌이 다른 나라들이 하나 둘씩 우리 코스타리타의 예를 따라 군대를 없애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걷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직 그의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미국은 동맹국에 자국의 안보를 위해 엄청난 돈을 내라고 위협중이다.

다시 1001일, 진밭교에서 ‘군대를 버린 한반도 중립국’ 꿈을 품어본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이태옥 (원불교환경연대 나이만큼나무를심자 사업단장)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자연도 인간도, 우주도...

한낱 인간의 욕망이 지구를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꿈꾼다.

에코아나키스트가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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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개벽예감 374]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12/16 [08: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위치식별장치 켜놓고 비행하는 미국군 정찰기들

2.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개건증축공사가 완료되다

3.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만들어낸 조선국방과학원

4.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일까?

5.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1. 위치식별장치 켜놓고 비행하는 미국군 정찰기들

 

미국 통신사 <블룸벅 뉴스> 2019년 12월 10일 분석기사에서 국제투자자문기관 올브라잇 스톤브리지 그룹의 선임 국장 에번스 리비어는 “우리 모두는 북조선이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는 말은 긴장감을 느끼며 조선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는 뜻이다. 지금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모두 그런 분위기 속에 잠겨있다. 그들은 올해 2019년 12월을 여느 해 연말처럼 즐겁게 보내지 못할 것이다. 요즈음 미국 국방부가 거의 매일 같이 다종다양한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키고 있는 것도 긴장감을 느끼며 조선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비상행동이다. 미국 국방부가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에 동원하는 기종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지상감시정찰기 E-8C 

통신감청정찰기 RC-135W 

통신감청정찰기 EP-3E 

레이더파감시정찰기 RC-135U 

전자신호감청정찰기 RC-135C 

해상초계기 P-3C 

고고도유인정찰기 U-2S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미국 국방부가 계속하고 있는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정찰위성도 증강하였다. <동아일보> 2019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을 평소보다 더 증강하여 조선을 밤낮으로 24시간 감시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이 운용하는 거의 모든 공중정찰자산들을 대조선감시활동에 집중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미국 정찰위성이 로씨야 동부씨비리 상공을 날아가는 장면이다. 요즈음 미국 국방부는 거의 매일 같이 다종다양한 정찰기들과 정찰위성을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조선감시활동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이 보유한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조선에 감시를 집중하더라도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들이 공중정찰을 계속하고 있으니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말아달라는 다급한 신호를 조선에게 보내려는 의도에서 위치식별장치를 커놓은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거의 매일 같이 출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일보> 2019년 1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대조선감시활동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한다고 한다. 원래 정찰기는 자기 항적이 정찰대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게 하려고 위치식별장치를 꺼놓고 비행하는 게 정상인데, 요즈음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이상하게도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군 정찰기들이 그처럼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진행하는 공중정찰은 하나마나한 짓이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한반도 상공으로 접근하는 미국군 정찰기의 위치를 식별하자마자 곧바로 공중정찰을 따돌리기 위한 대응행동을 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군 정찰기들이 그처럼 하나마나한 공중정찰을 계속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더라도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공중정찰을 계속하고 있으니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말아달라는 다급한 신호를 조선에게 보내려는 의도에서 위치식별장치를 켜놓은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거의 매일 같이 출동시키는 것이다. 

 

2019년 12월 12일 윌리엄 번 미국군 합동참모본부 부참모장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취재진에게 조선이 장거리미사일시험발사를 중단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하면서, “우리는 (최근 조선측의) 발언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의 동반자들과 그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방어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국방부는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12월 13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뉴욕에서 진행된 강연회에서 발언하는 중에 조선은 “이미 핵무기를 가졌고, 지금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미국을 지칭함-옮긴이)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고 말했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는 미국 국방부에만 퍼져있는 게 아니다. 지금 워싱턴에서 누구보다도 심각한 우려를 느끼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9년 1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올해 여름부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가 전국 각지에 수십개소 증설되었다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과 각료들이 어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개건증축공사가 완료되다

 

2019년 6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을 만났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의원연맹 대표단은 2019년 12월 3일에 발표한 방미보고서에서 미국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의원연맹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를 방문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지난 6월인데, 당시에는 조미관계가 지금처럼 긴장 속에 빠져들기 전이었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을 만큼 대화분위기가 살아있었다. 그런데 왜 미국은 2019년 6월에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 2019년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안에 큰 건물이 새로 완공되었고, 다른 건물들이 증축되고 있다고 한다.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는 평양 북쪽 룡성구역 산음동에 있다. 여기서 증축이라는 말은 건물 몇 동을 세운다는 뜻만이 아니라, 현대적인 시설로 개건한다는 뜻도 포함하는 말이다. 이런 정황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서 미사일생산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의 민간군사문제연구기관 <글로벌 씨큐리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는 미국 공군의 최신 시설이나 미국 항공우주국의 최신 시설과 “똑같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구, 개발, 생산하는 대규모 단지다. 거기에서는 조선 각지에 있는 비밀공장들에서 생산된 미사일추진체, 로켓엔진, 미사일항법장치 등 주요부품들이 최종적으로 조립된다. 탄도미사일 1기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10만 개나 되므로, 어느 한 공장에서 그 많은 부품을 모두 생산할 수 없다. <중앙일보> 2016년 7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 각지에 있는 미사일부품공장 100여 개소에서 각종 미사일부품들이 계렬생산된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 2019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을 평소보다 더 증강하여 산음동 일대를 밤낮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산음동 일대는 최근 개건증축공사를 완료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뜻한다. 

 

주목되는 것은, 탄도미사일 주요부품들을 최종적으로 조립하는 조선의 미사일조립시설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들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다고 해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징후를 미리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은 미국의 공중정찰자산들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 감시를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다른 지역에 있는 비밀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최종조립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평양 북쪽 룡성구역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개발단지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미국은 그 미사일개발단지가 있는 산음동의 이름을 따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라고 부른다. 그런데 2019년 6월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안에 큰 건물이 새로 완공되었고, 다른 건물들이 증축되고 있었다. 증축이라는 말은 현대적인 시설로 개건, 증축한다는 뜻이므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가 올해 개건, 증축되어 미사일생산능력이 고도화된 것이다. 따라서 2020년부터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미국이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면서 조미협상을 난관에 빠뜨린 사이에 조선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     

 

어쨌든 조선은 이처럼 방대한 미사일생산시설을 전국 각지에서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간 200기씩 만들어내는 고도화된 생산능력을 가질 수 있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강국으로 될 수 있었다.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현대화하는 개건증축공사가 올해 완료되었으니, 2020년부터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 확실하다. 돌이켜보면, 올해 봄부터 조선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신형 잠대지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신형 장거리대구경방사포 시험발사를 5월에 2차례, 7월에 2차례, 8월에 5차례, 9월에 한 차례, 10월에 2차례, 11월에 두 차례 등 총 14차례나 연이어 진행한 것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개건, 증축함으로써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이 2019년 12월 14일 담화에서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하였다”고 말한 것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미국이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면서 조미협상을 난관에 빠뜨린 사이에 조선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오판하여 2019년 말까지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어물어물할 것이고, 조선은 고도화된 미사일생산능력을 총동원하여 이미 예고한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이다. 돌이켜보면, 조미핵대결이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7년에 조선이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미국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2017년에 조선이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5월 14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1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7월 4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1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7월 28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8월 29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발사 (정상각발사, 일본렬도 넘어 북태평양 탄착)

9월 15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3차 시험발사 (정상각발사, 일본렬도 넘어 북태평양 탄착) 

11월 29일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3.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만들어낸 조선국방과학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 발표를 읽어보면,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이 서해위성발사장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2019년 12월 7일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엔진이 아니라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하지만 그런 추정은 빗나간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조선국방과학원은 2017년 3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분사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험에서의 성공은 로케트공업부문에 남아있던 교조주의, 보수주의, 형식주의와 다른 나라의 기술을 답습하던 의존성을 완전히 뿌리뽑고 명실공히 개발창조형 공업으로 확고히 전변된 주체적인 로케트공업의 새로운 탄생을 선포한 력사적 의의를 가지는 대사변”이라고 격찬하면서, “로케트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 <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력사적인 날이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2017년 3월 1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분사시험에서 성공한 신형 액체로켓엔진이 ‘완성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2017년 9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화성-12형 북태평양으로 날려보낸 2017년형 백두산로켓엔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 신형 액체로켓엔진의 추력을 100톤-포스(ton-force)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2017년 3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 형의 대출력 발동기가 개발완성됨으로써 우주개발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위성운반능력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과학기술적 토대가 더욱 튼튼히 마련되게 되였다”고 언명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100톤-포스급 액체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만이 아니라 위성운반추진체에도 장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국방과학원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운반추진체에 모두 장착되는 100톤-포스급 액체로켓엔진을 2017년 3월에 완성하였으므로, 또 다른 액체로켓엔진을 개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2) 이전에 조선국방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17호 공장 경내에 있는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진행하였었다. 17호 공장은 함경남도 흥남에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 경내에 있는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는 액체연료로켓분사시험을 진행해지만,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은 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아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도 이전처럼 액체연료로켓분사시험일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국방과학원이 처음 진행한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는 장면이다.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것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지상분출시험은 우리 식대로 새로 설계제작한 발동기의 구조안정성과 추진력을 평가하고 이와 함께 열분리체계 및 타추종체계의 동작특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고 하였다.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은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     

 

그러나 조선이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을 이전과 똑같이 이번에도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진행할 필요는 없다. 만일 조선이 이번에도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더라면, 미국의 정찰감시자산들이 17호 공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였을 것이다. 요즈음처럼 민감한 시기에 조선국방과학원은 미국의 24시간 정찰감시가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17호 공장에 집중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17호 공장에서 만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세상에 널리 알려진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운반하여 그곳에서 분사시험을 진행했던 것이다.   

 

(3)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12월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2월 7일에 이어 두 번째로 로켓엔진분사시험을 진행하였다.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두 차례 연이어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들에서 얻은 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이튿날인 12월 14일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에서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에 두 차례 분사시험을 통과한 신형 로켓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미 2016년에 신형 액체연료로켓엔진을 개발하여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였으므로, 이번에 또 다른 신형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만들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하여 분사시험을 진행한 신형 로켓엔진은 액체연료로켓엔진이 아니라 고체연료로켓엔진인 것이 분명하다.  

 

 

4.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일까?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제2차 신형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오후 10시 41분부터 48분까지 7분 동안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액체연료추진체나 고체연료추진체를 불문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를 7분(420초) 동안 연소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예컨대, 미국의 거대군수기업 노드롭 그루먼이 2019년 10월 10일 유타주에 있는 로켓엔진분사시험장에서 신형 고체연료엔진 GEM 63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는데, 길이가 20m이고 지름이 1.6m인 1단 추진체가 연소한 시간은 약 100초였다. 

 

더욱이 요즈음 미사일강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가 상승비행을 하는 중에 적국이 발사한 요격미사일에 격추당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을 단축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이 발표문에서 언급한 7분은 고체연료추진체가 연소된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국방과학원이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장면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분사시험에 들어가기 직전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몸소 손으로 쓸어보면서 이것은 자력자강의 산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12월 13일에도 2016년 3월 23일에 그러했던 것처럼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 2019년 12월 1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분리시험을 진행한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는 조선국방과학원이 2016년 3월 23일에 진행한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날 진행된 분사시험은 제1차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이었으므로, 이번에 두 차례 연이어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은 제2차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6년 3월 2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서 성공”하였다고 대서특필한 바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의 경우 분사시험과 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언급한 시험시간 7분은 1단 고체연료추진체가 연소한 시간만이 아니라, 추진체들이 순차적으로 분리되는 분리시험시간까지 모두 합한 시간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2017년 11월 29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연료추진체는 2단형이었는데, 2019년 12월 13일 분리시험을 진행한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을 비롯한 미사일강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연료추진체를 2단형으로 만들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추진체를 3단형으로 만든다. 이를테면, 로씨야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RS-24 야르스와 중국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41이 3단형 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다.  

 

 

5.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 행진에 처음 보는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였다.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8축16륜 발사대차와 그보다 조금 작은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7축14륜 발사대차가 각각 등장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당시 조선은 그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을 세상에 알려주지 않고, 실물만 보여주었다.   

 

2018년 2월 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지 않았는데,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었다. 2017년 11월 29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5은 액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기 때문에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되지 않지만, 2017년 4월 15일에 공개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기 때문에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고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2016년에 만들어놓고, 그것을 시험발사할 적절한 기회를 기다려왔음을 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조선국방과학원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개건, 증축하였고, 이번에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만들어 두 차례 분사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므로 조선은 이미 3년 전에 만들어놓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존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이번에 개발한 신형으로 교체하여 시험발사를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3년 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기존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이번에 만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간단히 끝낼 수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제7기 제5차 정치국 전원회의를 소집하게 될 2019년 12월 하순 이전에 그 교체작업은 끝날 것이다. 

 

2019년 7월 11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펴낸 ‘주한미국군 2019 전략요람’에 따르면, 액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4와 화성-15의 사거리는 각각 10,058km, 12,874km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조선이 2019년 12월 안에 고체연료로켓엔진 교체작업을 끝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1,000km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12월 하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소집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유예조치를 철회하는 결정을 내리면,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교체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정치적 준비까지 완료되는 것이다. 

 

상황을 오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평화협정체결요구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끝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1월 1일에 발표할 신년사에서 조미협상이 끝났다고 선언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첫 수소탄기폭시험을 2016년 1월 6일에 진행했던 것처럼,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020년 1월 8일 직전에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견된다. 

 

2019년 12월 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저들은 때없이 대륙간탄도미싸일을 쏘아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켜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라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질타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2020년 1월 중에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발언으로 들린다.

 

만일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 시험발사할 것인가 하고 속을 태우며 걱정만 하던 미국은 국가안보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이룩한 최고의 외교업적이라고 자랑해오던 조미협상이 파탄되는 것으로 하여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낙선의 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9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 뉴욕에서 접촉하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한 조선과 미국은 2019년 12월 중에 판문점에서 최종담판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정하는 중인데, 2019년 12월 15일 서울에 나타난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이 판문점 최종담판에 미국측 대표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조선과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중이라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최종담판에 기대를 걸고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였지만, 판문점 최종담판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조선외무성은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미협상에서 조선에게 내놓을 해결방안을 갖지 못한 미국이 조선에게 협상을 재개하자고 간청하는 것은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시간이나 끌어보려는 수작으로 보일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12월 15일 조선이 정한 연말시한을 앞둔 긴장된 시점에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나타난 비건은 19일까지 머물면서 판문점에서 조선외무성 협상대표를 만나 최종담판을 벌일 것으로 예견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최종담판에 기대를 걸고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였지만, 판문점 최종담판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조선외무성은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비건은 조선외무성으로부터 조롱이나 받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다행일 것이다.     

 

미국이 조미협상에서 조선에게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조선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자유한국당 당시 원내대표 나경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주둔비를 엄청나게 증액하려는 것에 대한 우려, 그리고 주한미국군 철수에 관한 우려를 미국 연방의회와 행정부에 전하기 위해 2019년 11월 2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워싱턴 체류일정 둘째 날인 11월 21일 미국 국무부 지명자 비건을 면담하였다. 그들은 면담 직후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건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한미동맹이 6.25전쟁 이후 60년 넘게 지났지만, 왜 한반도에는 평화가 없고 극단적인 대치상황이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있다. 한미동맹의 갱신(renewal)이 필요하다.” 비건이 꺼내놓은 이 발언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란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정전체제 위에 세워진 한미동맹체제를 갱신하는 게 아니라 그 낡은 체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포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이 한국을 보호해준다는 구실로 한국을 자기 발밑에 두고 지배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며, 미국이 한국과 함께 조선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적대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며, 조선의 핵무력 완성과 중국의 핵무력 강화로 존재가치를 완전히 상실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미동맹체제는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이것은 타협적 공존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양자택일의 문제다. 

 

그런데 이처럼 명백한 사실도 알지 못하고, 한국의 3당 원내대표들에게 한미동맹의 갱신이니 뭐니 하는 허튼 소리를 늘어놓은 비건이 판문점 최종담판을 하고 싶다며 서울에 불쑥 나타났으니, 조선외무성으로부터 조롱이나 받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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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수록 가난해지는, 여기는 '헬조선'입니다

[리뷰] 오늘의 여성노동자들에게 위로 전하는 작품, 영화 <위로 공단>

19.12.15 18:04최종업데이트19.12.15 18:04
 영화 <위로공단> 포스터

▲영화 <위로공단> 포스터ⓒ (주)엣나인필름

 
생각지도 않은 사람에게 상처받을 때가 있다. 상처 준 사람은 전혀 의도치 않았기에 상처 준 사실을 모른다. 딱히 그의 잘못이라 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혼자 상처받고 아프곤 한다.
 
독서 모임을 같이 하던 A를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저런 화제로 옮아가던 중, 대화가 옛 직장으로 흘러갔다. A는 반도체 회사를 다녔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해 결혼 전까지 다녔다. A의 아이들의 나이로 추정해보면 대략 20여 년 전 일일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어린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입사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동생뻘인 노동자들과 친하게 지냈다.
 
A가 본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은 딱했다. 독극물(그때는 명확히 몰랐겠지만)을 맨손으로 만지며 일하는 그들이 위태롭게 보였다. 이들을 그는 "불쌍하다"고 말했다. 나는 "불쌍하다"는 말에 상처받았다. 그들은 불쌍한 걸까? '불쌍한' 노동자로 명명되는 그들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하나?
 
A가 만난 노동자들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공장에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그들이 가여웠던 A는, 이렇게 살지 말고 대학에 진학하라고 권유했다. A는 그들이 꿈을 포기하고 사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 중 몇은 그의 권유로 진학했고 그 이후 가끔 소식을 전했다. 대학 졸업 후 그들은 어떤 노동환경에서 일하게 되었을까? 대학 진학으로 그 공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아직도 그곳에서 일했을 다수의 노동자 친구들을 종종 기억하곤 했을까? 공장을 벗어난 이들은 공장의 그들을 '불쌍하다'고 여기게 되었을까?
 
'공순이'로 불리던 그녀들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화장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다른 약삭 빠른 인심처럼, 부르는 자의 편의에 따라 여성 노동자들은 '산업 역군' 혹은 '공순이'로 불렸다. 이들의 기억을 재해석해 담은 다큐멘터리 <위로 공단>을 보았다. '위로' 공단? '구로' 공단이라면 모를까 '위로' 공단이라니 의아했다. 그 까닭을 영화 말미에 이해할 수 있었다.

<위로 공단>이 지난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까닭도 영화를 보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화는 아름답고 슬프다. 영화가 아름다운 건 슬픔이 짙기 때문이다.
 
"울고불고 해봐야 누가 봐주나, 한 푼이라도 버는 수밖에..."

체념으로 읊조리는 낮은 노래로 시작한 영화는 구로공단 50주년 '수출의 여인상'이 제막되는 현장을 비춘다. 한 손에 횃불을 치켜들고 한 손에 지구의를 든 젊은 여인상. 상의는 어쩌고 탈의되어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이 모습이 수출의 여인상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기이하다. 헐벗고 굶주렸을 많아봐야 열대여섯이 태반이었을 소녀 노동자들이 어째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장에 뛰어든 잔다르크의 형상을 하고 있을까?
 
약자 중 약자였을 소녀 노동자들이 얼마나 담대하게 노동 운동 집회장을 누볐는지 영화는 차분히 보고한다. <해방공간, 일상을 바꾼 여성들의 역사>를 쓴 이임하 교수는 노동자 정체성을 확인한 이 여성들의 역사를 "정말 대단하다"고 추앙했다. 1970년대 동일방직과 YH무역, 1980년대 구로공단의 효성물산 대우 어패럴 등 동맹 파업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은 그 시절로 돌아가자, 차마 그 설움을 잊지 못했다.

울음을 삼킨 채 증언을 이어나갔다. 태생이 용감해서가 아니었다. 하나둘씩 굶주림으로, 병으로, 성폭행으로 사라지는 동료들이 곧 도래할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끝까지 임금 감하를 취소치 않으면 나는 근로 대중을 대표하여 죽음을 명예로 알뿐"이라며 을밀대에 홀로 오른 최초의 고공 농성자 강주룡의 '결기'를, 이들은 이렇게 투쟁의 역사로 잇고 있었다.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전태일 열사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김경숙 열사를 아는 이는 많지 않을 듯하다. 김경숙 열사는 YH무역 노동자였다. 일명 'YH사건'이라 불리는 노동 파업 현장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했다. YH무역 노동자들이 시위 현장에서 내건 구호를 들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지금도 노동집회 현장의 구호 역시 여전히 '타는 목마름'이지만, 당시 구호는 지금보다 서럽다.

"배고파서 못 살겠다 먹을 것을 달라."

구로 공단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했는지를 신경숙은 소설 <외딴 방>에서 그려냈다. 마지막 수단으로 '누드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이 똥물까지 뒤집어쓰고, 마침내 진압대로부터 모진 구타를 받는 장면이 <외딴 방>에 아프게 남아있다. 영화 <위로 공단>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담히 담아내, 지금 여기의 노동자로 그들을 소환한다.

강주룡보다 더 높이 오른 용접공 김진숙. 한진중공업 노동자로 타워 크레인에 올라 투쟁을 감행했던 그가 증언하는 모습은 바짝 마른 잎사귀같이 버석해 보인다. 노동권을 외쳤을 뿐인데 대공분실까지 잡혀가 고초를 겪었다. 온통 붉은 칠이었던 그곳의 벽에 누군가 피눈물로 새겼을 여섯 글자, "살아서 나가자." 그는 이 여섯 글자를 "우주만큼 무겁게" 가슴에 새기고, 그 힘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돌아간 곳은 고공의 타워 크레인.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하늘의 뜻과 멀어지는 역설을 대면하고도,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증언 한마디 한마디를 그는 새기듯 꾹꾹 눌러 박았다.
 
지인 A가 불쌍해했던 반도체 공장의 노동자들은 환자가 되어 증언을 이어간다. 모두 암 발병으로 투병 중이었다. 이들은 투병의 고통에 인지부조화까지 겪고 있었다. "나를 버렸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애인처럼", 이들은 삼성이라는 회사를 쉬이 잊지 못했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말에 얼마나 매료되었으면, 가슴에 얼음송곳이 되어 박힌 저주를 아직도 뽑아내지 못하는 걸까. 삼성과 같이 보낸 청춘이 허망하고 허망하다.
 
영화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를 스쳐간다. 지난해 11년 만에 삼성으로부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한 마디를 얻어내고자 풍찬노숙했을 아버지. 그는 딸과 한 약속, 억울한 죽음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겨우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어지는 또다른 딸들의 죽음이 베트남 삼성 현지 공장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목도했다.
 
삼성뿐 아니라 값싼 노동력을 찾아 캄보디아로 이전한 의류업체들의 여성 노동자들을 카메라는 쫓는다. 노동으로 번 임금 대부분을 가족에게 보내고 있는 소녀 가장들의 현실이 가난한 어느 나라라고 다를까. 그들이 한 달 빡세게 일해 받는 급여는 고작 110 달러. 이중 30 달러를 한 달 방세로 내고 거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하는 여성들의 하루는 어떻게 유지되는 걸까. '고작 110 달러'를 받기 위해 이들은 2014년 목숨을 건 시위를 벌인다. 당시 한 달에 겨우 90 달러 받던 노동자들. 잘 살겠다는 게 아니라 최소한 인간답게는 살게 해달라며 임금 인상을 요구했던 노동자들의 평화 시위는 공수부대가 투입되어 무참히 진압됐다.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과거 '공순이'가 있었다면 지금은 '콜순이'가 있다는 콜센터 노동자의 잠긴 목소리. 과거에도 지금도, 열심히 살면 살수록 가난해지는 '헬조선'의 현실은 한순간도 여성들의 삶에서 빗겨난 적이 없었다. 과거에는 '공순이', 지금은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는 형태만 달리할 뿐, 최저임금 노동자 계급이라는 질곡에서 단 한 번도 해방된 적이 없다. 여성으로 채워진 노동 판은 어김없이 저임금 노동의 현장이다.
 
생계비를 벌러 나왔음에도 반찬값이나 벌러 나왔다는 조롱을 당하는 마트 여성 노동자들, 병원 요양원에서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느라 병을 얻는 여성 노동자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때론 갖은 욕을 먹으면서도 언제나 상냥하게 응대해야 하는 콜센터 노동자들, 하루 종일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입하고도 이제 곧 없어질 일자리라는 냉소를 받는 톨게이트 노동자들. 이 노동자들의 불편에 기대 우리의 하루는 편안하지만, 이들의 비가시화된 노동의 대가를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봉제공장 노동자로 살아온 나의 어머니와 삶과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살아오신 많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바칩니다."

<위로 공단> 엔딩 크레디트 자막이다. 더없이 공감한다. 이들이 살고 싸웠던 역사 현장을 탐방로로 개발했다고 한다. 일명 '언니Ro'. 그곳에 언니들이 있었다.

역경 속에서도 노동 역사의 수레바퀴를 쉬지 않고 굴렸던 여성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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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형제·측근 비리 수사’는 어쩌다 ‘청와대 하명수사’로 바뀌었나

불법정치자금사건, 김기현 동생사건, 비서실장 직권남용 등 김기현 측근 비리 의혹·사건 총정리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9-12-15 16:12:53
수정 2019-12-15 16: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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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회화관 앞에서 문재인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12.1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회화관 앞에서 문재인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12.14ⓒ김철수 기자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자유한국당이 연일 문재인 정부가 ‘선거농단’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검찰수사를 주문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3·15 부정선거보다 더한 6·13 부정선거”라며, 공세를 높였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김기현 후보의 낙선 이유가 경찰수사 때문이고, 이 수사가 청와대 명령으로 실시된 ‘하명수사’라는 주장이다. 또 이 건이 1960년 3월 정·부통령선거에서 이승만이 장기집권을 위해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러 정권붕괴를 야기한 일보다 더욱 심각한 ‘농단’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편승해, 검찰은 청와대까지 압수수색하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진짜 하명수사일 수도 있다’는 식의 ‘검찰 발’ 언론보도도 등장한다. 울산지검에서 1년 8개월 동안 잠자고 있던 이 사건을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시국사건으로 키워 서울중앙지검에 재배당하고, ‘정통공안’으로 알려진 울산지검 공안부장과 휘하 수사관들까지 대거 투입하는 등 불안을 극대화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수사를 받던 백 모 검찰수사관(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있었던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역대 급 선거농단이라도 벌인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 평소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검찰개혁에 반하는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일부 법조인이나 경찰 관계자는 “반란·쿠데타처럼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다. 

도대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전 울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이토록 시끄러울까?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진실은 알기 위해선, 우선 울산에 파다했던 ‘여러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사건’과 ‘이 중 일부가 청와대에 접수되고 경찰청·울산청에 이첩되는 과정’을 시간순서대로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시간 순으로 살펴보면 첩보에 의한 수사인지, 수사를 할 만한 배경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이 사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 ‘경찰의 표적수사’인지, 아니면 ‘검찰의 봐주기 수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사건 정리
울산 사건 정리ⓒ민중의소리

※ 이른바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사건은 크게 ① 불법정치자금사건 ② 김기현 동생사건 ③ 비서실장 직권남용사건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빚은 사건은 ‘비서실장 직권남용사건’이다.

① 
기업 청탁받고 재판 중인 ‘불법정치자금사건’ 
자해소동까지 불러, 검찰도 두말없이 기소 
경찰 “쪼개기 후원, 이 사건이 다가 아냐”
 

가장 먼저 발생한 사건은 김기현 울산시장 아내의 이종사촌과 김기현의 회계 담당자 등이 연루된 ‘불법정치자금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2년 2~4월경에 발생했다. 김기현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던 시절 일이다. 당시 울산의 A기업은 신축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전기공급과 관련해 행정절차 문제가 발생하자, 김기현 아내의 이종사촌 ㄱ 씨(중개업자)를 통해 김기현 측에 접근했다. 그리고 수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A기업 관계자는 행정절차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기현 측에 정치자금을 건넸다. 정치자금은 개인이 줄 수 있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은 한도를 피하고자 가족과 지인 명의를 빌려 수백만원씩 쪼개 후원했다. 

‘불법정치자금 사건’ 소문이 퍼진 시기는 2017년 5월쯤이다. 불법 정치자금 중개역할을 했던 ㄱ 씨가 “중개해줬는데 내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며 A기업 본사 앞에서 자해소동을 벌인 것이다.

울산경찰은 그해 10월 1일 내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 7월경 정식수사에 착수한 뒤, 2018년 12월 3일 A기업 관계자, 아내의 이종사촌 ㄱ 씨, 김기현의 회계담당자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워낙 증거가 명백했기에, 검찰도 이에 대해선 제동을 걸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현재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외에도 ‘불법 정치자금사건’ 관련해선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편의를 봐준 대가로 레미콘 업체 관계자에게서 같은 방식의 쪼개기 후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2018년 3월 울산 시내에 걸린 “김기현의 도망간 친동생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
2018년 3월 울산 시내에 걸린 “김기현의 도망간 친동생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민중의소리

② 
‘김기현 형제’ 건설사업 따주기 
“사업 따주면 30억 줄게”
 

두 번째 사건은 울산지역 건설업자에게 아파트 건설사업 시행권을 따주는 대신 30억을 받기로 한 김기현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이하, ‘김기현 동생 30억 계약사건’)이다.

2014년, 김기현의 동생 김삼현은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수주 사업에 관여했다. ‘제6회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그해 3월 울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 김흥태 씨는 김삼현과 ‘30억짜리 용역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엔 아파트 신축사업 관리를 위임하는 대가로 30억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었지만, 사실상 ‘아파트 시행권을 따주면 30억원을 주겠다’는 계약이었다.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김삼현의 형 김기현이 뒤에서 힘을 써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약은 한 달 만에 파기됐다. 사업권이 경쟁업체에 돌아갔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경쟁업체는 김기현의 형이 도와주고 있었다고 한다. 김기현의 동생뿐만 아니라 형까지 이 아파트 사업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 난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2016년경부터 담당 공무원을 수차례 고발했다. 김기현의 형과 김기현 동생의 압력을 받아 경쟁업체에 유리하도록 일 처리 했다는 혐의였다. 또, 김흥태 씨는 다른 김기현 측근 비리사건들이 논란이 될 때인 2018년 1월초쯤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생 김삼현을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1월 5일 김삼현에 대해 정식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경찰은 김삼현을 기소의견으로 그해 12월 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봤을 때 김삼현은 무직이고, 용역계약을 이행할 능력도 없었다. 게다가 참고인 진술 등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시행권을 따주면 30억을 주겠다는 식의 이면계약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문제는 검찰이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참고인들의 진술이 검찰단계에서 모두 바뀐 것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참고인 진술이 번복됐기에 이면계약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이와 관련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최근 발행한 자신의 책에서 “검찰의 힘은 처벌할 때보다 봐줄 때 더 돋보인다. 검찰은 자주 그런 요술방망이를 휘둘러왔다”며 “검찰권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했다”고 말했다.

박기성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지난 2018년 3월 26일 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실장은 울산경찰의 김기현 시장 측근 수사와 관련해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황운하 청장이 정치적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성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지난 2018년 3월 26일 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실장은 울산경찰의 김기현 시장 측근 수사와 관련해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황운하 청장이 정치적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뉴스1

③ 
논란의 중심 ‘비서실장 직권남용 의혹’ 
압색영장 검찰이 청구하고 법원도 발부 
첩보 아니어도, 경찰수사 필요했던 사건
 

각종 비리의혹 중 가장 나중에 벌어진 일이자, 가장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건은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의혹(이하,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이다. 이 사건은 압수수색 집행 날짜와 자유한국당 공천날짜가 맞물리면서, 논란의 발단이 됐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김기현 측근 비리의혹 첩보를 듣고 내용을 정리해 경찰청에 이첩한 문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내용이기도 하다. 이를 근거로 자유한국당은 표적수사, 선거개입, 하명수사, 선거농단 등의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은 당시 울산시장 김기현의 비서실장 등이 울산시 소재 A레미콘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비서실장 박기성 씨는 B업체 대표에게서 민원을 받은 뒤, 2017년 4~5월경 두 차례에 걸쳐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C시공사 현장소장을 불러, B업체 레미콘 공급을 받도록 강요했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다. 실제로 B레미콘업체는 시공사와 계약을 맺었고, 계약조건도 좋았다고 한다. 이 대가로 비서실장 박기성 씨 등은 수십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반면, 비서실장 박기성 씨는 “지역 업체 활성화를 위한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 자재 사용을 권장했을 뿐 납품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도 이런 박기성 씨의 주장과 ‘비서실장이 A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는 일부 진술 등의 근거를 들어, 이 사건을 무혐의 불기소처분 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C시공사 소장을 불러 민원을 처리하는 절차 자체도 부적절한 데다, 당시 배석자 일부 진술에 ‘박기성 씨 등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비서실장 박기성 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곤 하지만, 비서실장이 얘기하는 업체가 사실상 B레미콘업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업체명만 얘기 안 했지, 실질적으로 그 업체를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를) 권장할 것이면, 울산시 소재의 다른 레미콘업체도 다 같이 권장을 했어야지 (왜 이 업체만을 가리켰나)”라며 “울산에 공사하는 업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B레미콘업체 경쟁업체들이 곳곳에 투서, 고소고발을 하면서 알려졌다. 전해지는 바로는 청와대와 대검, 공정위 등에 투서와 고소고발이 있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경찰이 알았다면 충분히 인지수사를 하고도 남았을 사건이었다.

울산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시기는 2018년 1월 4일이다. 경찰청으로부터 관련 첩보가 내려온 뒤로부터 약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이다. 정식수사로 전환된 시점은 3월 초로 압수수색이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날짜는 3월 15일. 

검찰과 법원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압수수색 영장 발부 다음 날인 16일 울산경찰은 오후 2시가 넘어서 “오후 3시에 압수수색을 실시한다”고 경찰청에 보고했다. 그런데 하필 이날은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자유한국당은 경찰이 공천 발표날짜에 맞춰서 의도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압수수색은 시간을 두고 벌일 수 있는 공무집행이 아니다. 언제 어떤 경로로 압수수색 정보가 새어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법원에서 발부가 되면 최대한 곧바로 집행해야만 한다. 게다가 검사가 언제 영장을 청구할지, 또 법원이 언제 발부할지 모르기 때문에 당일이 공천이 확정되는 날이었어도 집행은 해야 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뉴시스

‘하명’을 한 달 묵히다가 전달? 
“하명 같았으면 모조리 수사했을 것”
 

이처럼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은 이미 울산지역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이중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거나, 사건 관계자나 경쟁업체의 투서 및 고소고발로 알려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던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자신이 평소 알기 지내온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스마트폰 SNS를 통해 관련 의혹을 제보했다. 

청와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0월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은 송병기로부터 김기현 측근 비리의혹을 제보받고 문건으로 정리했다. 이 첩보는 업무 계통을 거쳐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됐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이를 기억하진 못하나, 제보 문건이 비리의혹에 관한 것이기에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을 통해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신이 첩보문건을 작성했다’ 등의 온갖 의혹이 있었으나, 첩보문건을 작성한 행정관은 경찰 출신도 아니고 특감반원도 아닌 그냥 행정관이었다. 

첩보문건에 경찰을 질책하는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는 ‘검찰 발’ 언론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문건 사본을 확보했다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문건을 봤다는 경찰관 등에 따르면, 해당 문건엔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식의 질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첩보문건은 총 4페이지 분량으로 △ 지역 토착 업체와 유착의혹 △ 김기현 형제의 비리의혹 △ 비서실장 직권남용 의혹 등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 경찰이 모르고 있는 사건도 있었으나,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 또는 수사에 착수했던 건이었고, 대부분은 울산에 소문이 퍼졌거나 알려지고 있던 의혹이었다. 

지역 상황을 잘 모르는 경찰청은 다른 일 때문에, 잠시 첩보문건을 묵혀두다가 1달여 뒤쯤 경찰청에서 수사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원본 형태로 울산청에 전달했다. 울산청은 해당 문건에서 아직 수사에 나서지 않은 사안 중 문건에서 가장 자세히 다루고 있던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만 내사에 착수했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br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뉴시스

황운하 당시 울산청장을 비롯해 울산경찰들은 일관되게 경찰청에서 내려온 첩보가 청와대에서 전달된 것인지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해당 봉투에도 출처가 ‘기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일상적인 첩보문건 다루듯이 내용을 검토하고, 수사할 사안인지 아닌지만 판단했다는 것이다. 울산청 관계자는 “청와대 하명 같았으면 경찰청에서 한 달이나 있다가 보내줄 이유도 없고, 문건에 담긴 여러 건의 의혹 중 한 건만 골라서 수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도 할 말은 정말 많은데 시간 지나면 다 답이 나오는 거라서 해명을 안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측근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대부분 청와대 첩보가 있기 전에 이미 내사가 착수됐거나, 이미 지역에 소문이 돌던 사건이어서 인지수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사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이 사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경찰의 표적수사’에 앞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는 없었는지’를 검토해볼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일부 사건에 대해선 경찰보다 검찰이 먼저 수사를 했다가 사건을 마무리 짓지 않았던 사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부분도, 검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에 대한 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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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진보정당 역사를 보면, 한국 정치가 보인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12/16 06:21
  • 수정일
    2019/12/16 06: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프레시안books] 장석준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
2019.12.15 16:36:47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진보정당의 꿈은 의회에 진입하면 퇴색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개혁과 혁명 혹은 당면 과제와 장기적 목표 사이에서 진보정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가운데 나오는 위와 같은 질문은 진보정치의 오랜 난제다. 선거제 개혁이 논의되고 있는 요즘 이 난제는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정해진 답은 없다. 정립된 이론도 없다. 정치는 사람의 이해가 부딪치는 일이고, 상대가 있는 일이다. 매뉴얼을 기대하기 어렵다.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앞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참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석준의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서해문집 펴냄)는 요긴한 책이다. 저자는 역사를 네 시기로 나눠 각 시기의 주요 진보정당을 설명한다. 1부는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까지다. 2부는 전간기를 다룬다. 3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20세기다. 4부에서는 21세기의 실험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가 타국의 진보정당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책만은 아니다. 저자는 16개로 이뤄진 각 장의 앞머리를 왜 이 진보정당을 소개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한다. 미국 사회당을 다룰 때는 '왜 미국에 사회주의정당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옌데 시기 칠레의 진보정당을 다룰 때는 '그들의 창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꽤 자주 반복되는 문제의식이자 책 전체를 꿰뚫는 문제의식이 하나 있다. 바로 개혁과 혁명의 관계다.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또, 이는 꼭 진보정당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흔히 고민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 책의 보다 보편적인 효용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개혁이냐 혁명이냐, 진보정당의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논쟁들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는 세계 최초의 진보정당인 독일 사회민주당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혁과 혁명에 대해 아마도 가장 유명한 논쟁을 벌인 에두아르드 베른슈타인과 로자 룩셈부르크가 해당 장의 주인공이다. 

베른슈타인은 이 논쟁에서 개혁 편에 섰다. 그렇다고 베른슈타인이 자본주의 극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의 목표 역시 사회주의였다. 다만, 자본주의의 붕괴와 그에 따른 혁명을 통해 사회주의로 나아간다는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개혁적 조치를 쌓아가는 것뿐이다. 베른슈타인은 진보정당의 입법활동, 노동조합의 단체협상, 협동조합의 집단적 소비 확산 같은 운동이 곧 사회주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로자는 다르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그가 개혁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로자는 개혁만이 사회주의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른슈타인과는 방점이 달랐다. 로자에게는 개혁 자체보다 어떤 개혁 투쟁이냐가 중요했다. 노동조합 투쟁이나 개혁 투쟁은 대중에게 경험을 제공해 혁명적 주체를 탄생시킬 때 의미가 있다. 로자가 굳이 혁명을 이야기한 것은 자본주의가 붕괴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붕괴하는 시기에 혁명적 주체가 없다면 우리는 야만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를 보다 익숙한 이야기로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한 해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죽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그 과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늘려나갈 때 의미가 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싸움 역시 이를 통해 비정규직 철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늘려갈 때 의미가 있다. 꼭 자본주의 붕괴나 혁명이 아니더라도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전히 귀기울여볼 만한 제언이다.

베른슈타인과 로자의 논쟁은 이후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변주된다. 저자가 첫손에 꼽는 진보정치인인 프랑스 사회당의 장 조레스는 '혁명적 개혁주의'라는 명칭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식화하며 로자와 가까운 편에 섰다. 지구상에서 가장 모범적인 복지국가를 만든 주역 중 한 명인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에른스트 비그포르스는 "'당면 개혁정책'과 '대안사회 건설' 사이에 만리장성을 긋는 전통적 개혁론에 끊임없이 비판하고 도전"했다.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개혁과 혁명에 대한 진보정당의 고민은 또다시 목격된다. 당장의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개혁과 혁명에 대한 역사적 논변을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결론에서 "한국에서 진보정당운동에 어떤한 모색이나 도전이 필요할지 생각해보거나 토론하려는 분들을 염두에" 뒀다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한 시대에 좌파정당은, 9할은 베른슈타인주의, 즉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 그러나 개혁노선의 틀 안에서만 마냥 머무르면 막상 개혁조차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다. 좁은 의회정치 문법에 갇히면 일상의 세력균형을 바꾸는 실질적 힘인 대중행동과 유리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혁명만 부르짖는다고 하여 대안이 될 수는 없다. … 21세기 진보정당운동은 이 두 함정, 즉 '작은' 개혁들만 좇는 개혁정당과 '큰' 혁명만을 꿈꾸는 혁명정당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역설적으로, '큰' 개혁들과 '작은' 혁명들에 익숙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 자신이 진보신당 부대표,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는 등 진보정당 운동에 깊게 관여해 온 저자의 삶과 어울리는 저술 태도다.

"진보정당은 대기업과 관료기구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

이외에도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에는 어떤 정당이 진보정당인가에 대한 저자의 정의, 진보정당의 흥망성쇠와 그에 대한 분석, 진보정당과 노동조합의 바람직한 관계, 진보정당의 대중 기반을 확충하는 문제 등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저자의 의견이 수놓아져 있다.

역사를 크고 작은 명확한 문제의식에 따라 정리하되 기본적인 정보를 빠뜨리지 않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독일 사회민주노동당을 다루면서는 역사적 배경은 물론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진보정치인 베벨의 행보를 빼먹지 않고 기술한다. 그러면서 이론가를 중심으로 역사를 볼 때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놓치기 쉬움을 경계한다. 프랑스 사회당을 다루면서는 장 조레스의 정치적 성장 과정은 물론 당시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진보정치인이 보수 정부에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문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적었다.

끝으로, 일생을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고, 이제 세계 진보정당의 역사를 다루는 책까지 쓴 저자의 진보정당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논쟁적인 문장을 소개한다.

"민중이 스스로 결정(자기 통치)하는 삶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대기업과 관료기구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데 좌파정당만 한 무기는 아직 없다." 

진보정당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는 저자의 의견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이 때문에도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는 꼭 진보정당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일독할 만하다. 

 

 

▲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2019, 장석준 지음, 서해문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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