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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곳

광주 무등산 가을이 빚어낸 천상의 경관... 100여 개의 돌기둥 광석대도 장관

19.11.04 09:55l최종 업데이트 19.11.04 09:55l

 

 2018년 11월 대한민국 명승 제114호로 지정된 무등산 광석대와 규봉암. 규봉암 뒤쪽에 지공너덜이 ‘돌의 강’을 이루고 있다
▲  2018년 11월 대한민국 명승 제114호로 지정된 무등산 광석대와 규봉암. 규봉암 뒤쪽에 지공너덜이 ‘돌의 강’을 이루고 있다
ⓒ 무등산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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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화순, 담양에 걸쳐있는 호남의 명산, 무등산은 시대에 따라 그 이름과 의미를 달리 했다. 백제 때는 무진악(武珍岳), 통일 신라 때는 무악(武岳) 또는 무돌이라 불렀다. 무돌은 '무지개를 뿜는 돌'이란 뜻이다. 고려 시대에 들어와서 서석산(瑞石山)이란 이름과 함께 무등산이라 불렀다.

이밖에도 무당산, 무덤산, 무정산 등 여러 가지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광주사람들은 '비할 데 없이 높은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이 평등한 산'이란 의미가 담겨 있는 '무등산(無等山)'이라는 이름을 제일 좋아한다. 무등식당, 무등일보, 무등카센터, 무등시장, 무등산아파트, 무등산막걸리, 등등. 무등은 곧 빛고을 광주의 또 다른 이름이다.

광주의 진산, 무등산은 국내는 물론이며 세계적으로도 그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1000m 이상 고산지대에 위치한 주상절리대, 입석대와 서석대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되어 국가문화재로 보호를 받고 있다.
 
 규봉암 가는 길, 무등산 원효사 입구에도 단풍이 곱게 내려앉았다
▲  규봉암 가는 길, 무등산 원효사 입구에도 단풍이 곱게 내려앉았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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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유네스코는 무등산의 지리적 경관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하였다. 제주도 한라산과 청송의 주왕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전 세계가 인정한 산이 되었다.

낙엽도, 인생도... 가을이란 떨어지는 계절

2018년 11월에는 서석대, 입석대와 더불어 무등산의 3대 주상절리대(柱狀節理帶)중의 한 곳인 '광석대와 지공 너덜'이 대한민국 명승 제114호로 지정됐다. 광석대는 무등산 삼대 석경(三大石景)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돌기둥이다. 8천만 년 전, 자연의 신이 만들어낸 돌기둥 아래에 무등산에서 가장 높은 하늘 끝 암자, 규봉암(圭峰庵)이 포근히 안겨 있다.

예로부터 "규봉암을 보지 않고 무등산에 올랐다 말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절경 중의 한 곳이다. 광석대와 규봉암은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특히 무등산에 단풍이 드는 10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룬다. 규봉암으로 향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원효 계곡에도 단풍이 곱게 내려 앉았다
▲  원효 계곡에도 단풍이 곱게 내려 앉았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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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봉암으로 가는 길은 크게 3개의 코스가 있다. 화순군 이서면 영평리에서 오르는 탐방로와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증심사 코스, 증심사 반대편에 있는 원효사 지구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화순에서 가는 길이 가장 짧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이용객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세 코스 중 늦가을의 단풍이 아름다운 원효사 코스를 추천한다. 정상 부근에 있는 입석대와 서석대와는 달리 반대편에 있는 광석대와 규봉암을 가려면 무등산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 무등산을 일주하는 코스라서 6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원효사에서 규봉암까지의 거리는 약 6km 남짓이다. 원효 계곡을 지나 1960~1970년대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았던 옛 산장 호텔에 이른다. 19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인사들이 비밀 회동을 했던 곳이다. 엄혹했던 시절, 광주 민주화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낙엽을 수북이 뒤집어쓰고 있는 옛 호텔은 길손들에게 '폐허의 쓸쓸함'을 온몸으로 설하고 있다.
 
 규봉암 가는 길의 초입에 60~70년대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았던 옛 산장 호텔이 폐허의 쓸쓸함을 설하고 있다
▲  규봉암 가는 길의 초입에 60~70년대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았던 옛 산장 호텔이 폐허의 쓸쓸함을 설하고 있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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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어 있는 폐허의 옛 터. 처연하게 물들어 가는 단풍과 발밑에 떨어져 바스락 거리며 뒹구는 낙엽에게서 초라해진 나를 반추해 본다. 문득, 꽉 차 있는 줄 알았지만 텅 비어 있는 나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란다. 세월무상, 인생무상이다. 혹자는 말한다. 가을이란 그렇게 떨어지는(fall) 계절이라고. 낙엽도 인생도.

갓 돋아난 새싹처럼 파릇파릇했던 청춘시절, 불면의 가을밤에 흐릿한 백열전등 아래서 암송했던 이양하의 수필, <페이터의 산문> 한 구절이 떠오른다.
 
잎, 잎, 조그만 잎. 너의 어린애도, 너의 아유자도, 너의 원수도, 너를 저주하여 지옥에 떨어뜨리려 하는 자나, 이 세상에 있어 너를 헐고 비웃는 자나, 또는 사후에 큰 이름을 남긴 자나, 모두가 다 한 가지로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

세 무지개가 뜨는 '시무지기 폭포'

상념일랑 잠시 접어 두고 어여 가자. 갈 길이 멀다. 길은 다시 '꼬막재'로 이어진다. 한때 이 길은 등산객들로 붐볐지만 서석대로 직행하는 '무등산 옛길 2구간'이 개통되고 나서는 한산해졌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길보다는 온전하게 만추의 서정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길이다.
 
 옛 선조들이 나들이할 때 지름길로 이용했던 꼬막재. 꼬막재는 말 그대로 꼬막처럼 처럼 밋밋하고 완만하게 엎드린 고개다
▲  옛 선조들이 나들이할 때 지름길로 이용했던 꼬막재. 꼬막재는 말 그대로 꼬막처럼 처럼 밋밋하고 완만하게 엎드린 고개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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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내내 푸르름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편백 나무숲과 조릿대길 지나 꼬막재에 이른다. 꼬막재는 말 그대로 꼬막처럼 밋밋하고 완만하게 엎드린 고개다. 옛 선조들이 나들이할 때 지름길로 이용했던 길목으로 보부상들도 이 고개를 이용했다고 한다.

고개를 넘어서자 옛 보부상들이 목을 축였을 샘터가 나온다. 이쯤 해서 나그네들도 '무등산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인다. 무등산에서 먹는 무등산 막걸리의 맛은 극대 만족이다. 이제부터 규봉암까지는 오르막이 없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멍석이 깔린 푹신하고 편안한 가을길이 무등을 감싸고 휘돌아 나간다.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이어진다. 우리 가는 인생길이 이 길만 같다면 오죽 좋겠는가. 억새가 아름다운 신선대 억새 평전을 지나자 '시무지기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 가는 인생길이 이 길만 같다면 오죽 좋겠는가.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이어진다
▲  우리 가는 인생길이 이 길만 같다면 오죽 좋겠는가.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이어진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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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규봉암 까지는 온화한 사람들이 사는 곳, 화순(和順)의 땅이다 . 규봉암이 멀지 않았다. 갈림길에서 약 600m 정도 내려가면 시무지기 폭포를 볼 수 있다. '시무지기'라는 말은 전라도 방언으로 세 무지개라는 뜻이다. '시'는 세 개를 뜻하고 '무지기'는 무지개를 말한다. 비가 그치고 물보라가 햇살에 비추면 세 개의 무지개가 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약 70여미터의 물줄기가 세 갈래로 완만하게 내려오다가 하단 약 10m 지점에 이르러서 급전직하 수직으로 낙하하며 장관을 이룬다. 무등산 심마니들이 드나들던 길로 원시림 속에 숨겨진 비경 중의 한 곳이다.
 
 규봉암 가는 길에 있는 시무지기 폭포. ‘시무지기’라는 말은 전라도 방언으로 세 무지개라는 뜻이다
▲  규봉암 가는 길에 있는 시무지기 폭포. ‘시무지기’라는 말은 전라도 방언으로 세 무지개라는 뜻이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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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의 가을이 빚어낸 천상의 경관

내려왔으면 올라가야 하는 게 세상사 이치다. 다시 시무지기 갈림길로 원점 회귀다. 여기서 규봉암까지 남은 거리는 1.5km 남짓이다. 이 거리는 평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1.5km로 기억될 것이다. 무등산이 품고 있는 길에는 가을 나무들이 토해내는 색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무등산이 품고 있는 길에는 가을 나무들이 토해내는 색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  무등산이 품고 있는 길에는 가을 나무들이 토해내는 색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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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다 못해 검붉어진 나무들의 가슴앓이. 노랗고 붉은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투명한 가을 햇살. 눈이 부시게 파란 쪽빛 하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소나무의 푸르름이 환상적인 그라데이션을 이룬다. 무등산 규봉암 가는 길의 가을 풍경은 한 동안 액자처럼 뇌리에 박혀 긴 여운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지상의 속세(俗世)에서 천상의 선계(仙界)로 들어온 느낌이다. 규봉암이 가까이 있음이다. 눈을 돌려 오른쪽 가파른 돌계단을 올려다보니 계단 끝에 극락의 문이 걸려 있다. 규봉암 일주문이다. 바로 옆에 거대한 규봉 사이에 바위돌 하나가 위태롭게 걸쳐 있다. 삼존석(三尊石)이라고 부르는 돌기둥이다. 옛날에 이곳을 다녀 갔던 인사들의 관등성명이 새겨져 있다.
 
 규봉으로 둘러친 돌병풍 아래에 소박한 암자, 규봉암 관음전이 양반집 규수처럼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  규봉으로 둘러친 돌병풍 아래에 소박한 암자, 규봉암 관음전이 양반집 규수처럼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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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봉암은 송광사의 말사로 창건 연대는 정확하게 문헌에 기록된 것은 없으나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625~702년)가 창건했으며, 798년 당나라에서 귀국한 순응대사가 중창했다고 알려져 있다
▲  규봉암은 송광사의 말사로 창건 연대는 정확하게 문헌에 기록된 것은 없으나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625~702년)가 창건했으며, 798년 당나라에서 귀국한 순응대사가 중창했다고 알려져 있다
ⓒ 임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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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로 들어서는 순간, 동공이 저절로 확대되고 벌어진 입은 다물어지지 않는다. 100여 개의 돌기둥이 깎아지른 듯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질 듯 하늘 끝에 아찔하게 매달려 있다. 규봉으로 둘러친 돌병풍 아래에 소박한 암자, 규봉암 관음전이 양반집 규수처럼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고봉 기대승, 삼연 김창흡 등 옛 시인 묵객들도 규봉암의 아름다움을 읊었다. 고려 말 문신, 김극기(1379~1463)는 그의 시에서 "저 기괴한 돌들을 무어라 이름 붙이기 어렵더니, 올라와 보니 만상이 공평하구나. 돌 모양은 비단으로 말아낸 듯하고 봉우리 형세는 옥을 다듬어 이룬 듯하다···"라고 노래했다.
 
 비단을 잘라 세운 듯... 저 기괴한 돌을 무어라 이름하리
▲  비단을 잘라 세운 듯... 저 기괴한 돌을 무어라 이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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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산의 가을이 빚어낸 천상의 경관, ‘광석대'
▲  무등산의 가을이 빚어낸 천상의 경관, ‘광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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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봉암은 송광사의 말사로 창건 연대는 정확하게 문헌에 기록된 것은 없으나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625~702년)가 창건했으며, 798년 당나라에서 귀국한 순응대사가 중창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6· 25 동란으로 불탔고, 1957년에 관음전과 요사채를 복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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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 위기, 남북관계 되살릴 전기가 돼야

[기고] 남북 모두에 이로운 실리적 방안 마련위해 중지 모아야
2019.11.04 08:26:38
 
 
 

1998년 11월 18일 저마다의 그리움과 한, 설렘을 안은 826명의 관광객이 금강호를 타고 북한 장전항을 향해 출항했다. 남북관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금강산관광의 시작이다.

반세기 만에 이루어진 민간인의 관광 목적 방북이라는 점에서 금강산관광은 대내외의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단절된 북한을 개방의 길로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언젠가는 분단된 한반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으로 금강산관광은 남북관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 육로관광이 시작되면서 더욱 활기를 띄기 시작한 금강산관광은 2005년에 이르러서는 총 관광객 100만 명 돌파, 연간 30만 명에 육박하는 관광객 수를 기록하며 남북경협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되었다. 비록 고(故)박왕자 씨 사망 사건으로 중단되기는 했으나, 남과 북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북한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 철거를 통보하고 독자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북측의 태도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인 분석과 접근이다.
 

▲ 금강산 관광지구 전경 ⓒ연합뉴스


북한은 경제성과 창출을 위한 돌파구로 삼지연군,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등 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조건 없는 재개'를 언급하며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남북협력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으로서는 중요한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와 낡아진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가 부담이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필자가 2015년 가을에 찾은 금강산은 단풍은 화려했으나, 시설들은 이미 심하게 퇴락해 있었다.

최근 공개된 금강산 시설들의 사진을 보면, 북한이 표현한 '남루하고 너절하다'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오래 전부터 철거를 결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동안 금강산관광에 대한 기대감과 금강산에 투자한 우리 기업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버텨온 인내심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래 인민 생활 향상, 경제성과를 줄곧 강조해왔다. 내년은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마무리되는 해로 김 위원장으로서는 다양한 경제 활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제재 회피 차원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이유다.

명시적인 대북 제재 사항이 아닌 금강산관광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 차원에서 허용할 수 없다는 논리는 공평하지 않은 일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불허 주장이 우리 정부 대북정책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금강산은 우리 민족의 정기가 서린 영산(靈山)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의 얼을 대표했다. 분단 이후에는 이산가족 만남의 공간으로, 다양한 사회문화교류의 장으로, 2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다녀간 화합의 장소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당면한 금강산 문제는 단지 '관광' 차원이 아니라 금강산이 지닌 역사성과 함의를 고려한 보다 넓은 차원의 접근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우리에게는 남북관계의 숱한 부침을 겪어 온 경험과 지혜가 있다. 남북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오히려 답답한 남북관계 현 상황이 일거에 해소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낡았다'라고 지적한 것이 비단 금강산 건물만은 아닐 것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낡은 패러다임을 걷어내고 관계를 새롭게 쇄신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소모적인 비난보다는 남북 모두에 이로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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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의 '사이다'가 쏟아졌다 "검찰, 욕먹어도 싸"

[현장] 노개런티 무대... 12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등장 "국민 하찮게 여기는 검찰"

19.11.02 21:06l최종 업데이트 19.11.03 00:26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가수 이승환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가수 이승환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검찰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국민을 하찮게 여기고,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수사해야 할 것들을 (검찰이) 하지 않거나, 무혐의로 덮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셨습니까? 욕 먹어도 싸지 않습니까? 그러니 욕 좀 먹읍시다."
 
2일 오후 '제12차 여의도 촛불문화제'에서 특별공연을 펼친 가수 이승환씨의 말이다. 이날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아래 시민연대)'가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개최한 문화제에서 이씨가 거침 없는 '사이다' 발언을 내놓자 참석자들은 크게 호응했다. 그는 이번 문화제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그는 "저희 아버지는 늘 '살면서 검찰·경찰·의사 1명씩은 꼭 알고 지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중 가장 힘 센 자는 검찰이고, 그들은 웬만하면 '사바사바(뒷거래의 속된 말)'가 가능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50대 중반이 되도록 검찰·경찰·의사 단 1명도 모르고, 방송과도 안 친하고, 언론과도 안 친한, 가요계의 아웃사이더 가수가 됐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검찰, 신뢰할 수 없는 집단... 국민은 검찰개혁 원해"  
 
가수 이승환이 2일 오후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거침 없는 '사이다' 발언을 내놓자 참석자들은 크게 호응했다. ⓒ 유성호
 가수 이승환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가수 이승환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의 말씀 때문이었는지, 영화·소설에서 흔히 묘사하는 검찰의 이미지 때문이었는진 몰라도 저는 검찰을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생각해왔다"며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오랜 세월 이렇게 인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기회에 검사들이 이미지를 바꿔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하면서 "표적수사, 선택적 수사가 아닌, 공정한 수사, 검찰개혁을 이뤄내는 이미지로 변신하는 것을 국민들은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이날 문화제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여의도공원 앞 교차로를 중심으로 금융감독원 쪽부터 마포대교 방면 도로까지 촛불을 든 시민들이 가득했다. 
 
앞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를 계기로 만들어진 인터넷카페 '개싸움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모인 시민연대는 지난 9월 여러 차례 집회를 열었고, 이는 점차 대규모 집회로 발전했다. 이후 휴지기를 가진 시민연대는 지난 10월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본격 논의되면서 다시 집회를 열었다.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검찰개혁 완수하자", "공수처를 설치하라", "국회는 응답하라", "조국을 잊지 말자" 등 구호를 외쳤다.

공수처를 둘러싼 야당의 과거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앞서 문화제 무대에 오른 유튜버 '아이엠피터' 임병도씨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가 필요 없다 했다"며 "그런데 오 대표는 지난 2017년 (그와 유사한) 고위공직자부패방지처 법안을 발의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 당시 새누리당도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고, 2017·2018년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했었다"며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의 공수처는 괜찮고, 문재인 정부의 공수처는 안 되나"라고 말했다.
 
이어 임씨는 "검찰개혁은 대한민국 개혁의 가장 기초에 불과하다"며 "(한국당 등은) 이것을 막고 있다, 검찰개혁이 이뤄지는 순간 그들의 기득권이 모두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개혁이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대한민국 개혁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과 같다"며 "(문화제에 참석한) 여러분 정말 고맙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역시 마이크를 잡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자녀입시 관련 등) 비리가 너무나 심각하다, 이를 수사하지 않는 검찰은 (나 대표 쪽과) 내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검찰을 비판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에 대해선 득달 같이 수사했다"며 "그런데 왜 나경원, 황교안 (한국당 대표)과 조선일보 방씨 일가의 비리들은 수사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한국당과 조선일보, 친일파가 저지르는 짓을 보면 우리나라를 아예 소수 기득권의 나라, 친일파의 나라로 만들려 작정한 것 같다"며 "그들이 조선일보, 토착왜구 잔당에 대한 우리들의 투쟁을 억누르기 위해 조국 대란을 일으켰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국회에는 현재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살리는 좋은 법안들이 제출돼 있다, 노인 복지를 확대하는 법안도 있다"며 "이 모든 것을 한국당이 방해하고 있다, 좋은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한국당을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엄령 문건, 언론은 왜 보도 안 하나' 지적도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검찰에 대한 비판은 무대에서 계속 이어졌다.

김남국 변호사는 "며칠 전 세부적인 실천계획이 담긴 (과거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에 대한)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문건이 공개됐다"며 "(문건은)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를 해산하려 했고, 국회의원들을 가택연금하고, 심지어 탱크까지 동원해 평화적인 촛불을 군홧발로 짓밟으려 했다"며 "이런 문건을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은 계엄령 문건은 이처럼 허술하게 기소 중지해놓고, (조 전 장관 관련) 표창장 수사는 수십 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이 잡듯 수사하고 있다"며 "나 대표에 대한 고발이 4번이나 있었음에도 검찰은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약자를 보호하고, 인권을 보장하겠다던 검찰의 선언은 허무에 불과하고, 자신들의 특권을 보장하는 검찰만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민주화 운동 이후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검찰-언론-재벌 카르텔이 국민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독재를 청산하는 일은 제2의 민주화 운동이고, 제2의 독립운동이다, 완전 독립을 위한 마지막 여정"이라며 "우리가 포기하면 우리 아이들은 또다시 인권과 정의가 유린되는 지옥에서 살아가야 한다, 위대한 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진군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난번 군인권센터가 추가 공개했던 (계엄령 관련) 문건에는 언론과 관련해 매우 의미심장한 내용이 들어있다"며 "(당시 정부가) 원하는 것만 보도하게 하고, 말 잘 드는 보수언론만 살려 선전도구로 이용하고 다른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건에는) 당시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보도하던 대부분의 언론을 편파언론으로 명시하고, (앞으로) 보수언론은 집회의 폭력성을 보도하게 하겠다고 적혀있다"며 "계엄 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언론의 성향을 파악해 중도와 보수로 나누겠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사무처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썼던 방식의 보도지침과 같다, 반헌법적 문건이지만 언론에선 이를 제대로 보도해주지 않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눈 부릅뜨고 언론을 감시하고, 언론인들에게 주었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라고 독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3시간 넘게 진행된 문화제가 마무리된 이후 참석자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을 지나 국회의사당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국회 앞을 지나며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국회 앞을 지나며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국회 앞을 지나며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국회 앞을 지나며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자유한국당사 앞에 모여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자유한국당사 앞에 모여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자유한국당사 앞에 모여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2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자유한국당사 앞에 모여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담은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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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보낸 스파이? 부조리극 주인공 된 ‘헌재 파견 판사’

대법원이 보낸 스파이? 부조리극 주인공 된 ‘헌재 파견 판사’

등록 :2019-11-02 15:43수정 :2019-11-02 16:20

 

 

[토요판] 법정에 선 양승태 사법부
14. 헌재 파견 판사의 숨은 임무

“인사 평정권자는 법원행정처
민감·중요한 헌재 정보 넘겨라”
대법원 요구에 최희준 파견 판사
대통령 탄핵 자료 등 325건 유출

두 기관 정보 교류 창구 없어
파견 판사가 소통 담당했다?
“용기 내 거절했더라면 후회”
2015년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들에게 민감하고 중요한 헌재 정보를 대법원에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진 당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2018년 8월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2015년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들에게 민감하고 중요한 헌재 정보를 대법원에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진 당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2018년 8월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제가) 부조리극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불안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안 할 수는 없는데, 양쪽 기관에서도 사실은 저를 다 이용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중략) 제가 중간에 끼어 있었던 셈입니다.”

 

부조리극은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연극 장르다. 지난 18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희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을 부조리극 주인공에 빗댔다. 최 부장판사는 헌법재판소(헌재) 파견 근무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 지시를 받아 헌재 내부 자료와 정보를 대법원에 전달한 인물이다. 그는 대법원과 헌재 사이 ‘소통창구’ 역할을 맡아 헌재 쪽에서는 ‘법원 스파이’로 불린 ‘애매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최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3년 동안 헌재 부장연구관으로 파견근무를 했다. 대법원장은 다른 기관으로부터 판사 파견 요청을 받으면 기간을 정해 보낼 수 있다. 헌재에 파견된 판사들의 주 업무는 사건 연구지만 최 부장판사에게는 특명이 하나 더 주어졌다. 헌재 내부 기밀을 대법원 쪽에 전달하는 일이었다.

 

 

“친정 위해 노력해야”

 

2015년 3월 말 혹은 4월 초 어느 점심.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의 한 식당에서 최 부장판사는 당시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을 만났다. 다른 헌재 파견 판사들도 동석했다. 최 부장판사는 “당황할 정도로 혼이 났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강 차장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급한 일이 있다고 자리를 뜨자, 이 상임위원이 헌재 파견 판사들에게 말했다.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가 있으면 최희준 부장에게 바로 전달하세요. (인사)평정권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입니다. 잊지 마세요.”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최 부장판사는 이 상임위원의 당부를 법원행정처 차원의 요구로 받아들였다. 앞서 그는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에게 인사를 갔다가 예상치 못한 쓴소리도 들었다.

 

“법원 판사라는 것을 잊지 말고 헌재에 가서도 헌재 논리에 경도돼선 안 된다.”(양승태)

 

“검사들은 친정인 법무부나 대검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하는데, 헌재 파견 판사들이 헌재에 동조해 한정위헌(법원의 법률 해석이 헌법에 어긋날 경우 헌재가 제동을 거는 결정으로 대법원은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대법원 위상을 떨어뜨린다고 우려) 의견을 (위에) 보고한다더라. 잘못된 것이다.”(박병대)

 

헌재의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라는 이 상임위원의 지시가 개인이 아니라 법원행정처 차원의 요구였다는 게 최 부장판사의 생각이었다. 실제로 박 전 처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관련 지시가 대법원 내부 문건과 이 상임위원 수첩에 남아 있다. 이 상임위원이 2015년 2월27일 작성한 ‘헌법관련 업무보고 문건’에는 “파견 법관을 활용하되 보안에 유의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융통성 있는 법관을 활용해야 한다”는 박 전 처장의 지시사항이 적혀 있다. 비슷한 시기(2월25일) 이 상임위원의 업무수첩에는 양 전 대법원장 지시사항을 기록한 ‘大(대법원장), 연구관들, 완충역할, 정보역할’이라는 대목도 나온다. 헌재 정보를 파견 판사로부터 잘 입수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법원은 최고 법원의 위상을 두고 경쟁관계에 있는 헌재를 지속적으로 감시·견제했다.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려 법률 해석의 권한을 넘보고, 법원 판결을 헌재의 헌법소원 청구 대상에 포함시키는 재판소원으로 대법원의 위상을 흔들까 우려했다.

 

최 부장판사는 이 상임위원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자신의 활동을 최적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처음엔 조심스럽게 (요구)하셨는데, 자꾸 (정보를) 달라고 하시니까 점점 예삿일이 돼버렸다”고 했다. 헌재 부장연구관은 접근 가능한 정보의 폭이 넓은데다 최 부장판사는 재판관들과 식사 중 나눈 이야기까지도 정리해 보고했다. 헌재 헌법연구관 보고서뿐만 아니라 재판관 평의 내용, 헌재 주요 정책에 관한 헌재 소장 및 재판관 의견 등이 이메일을 통해 대법원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서 유죄 판결을 했던 현대차 비정규노조 업무방해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2년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파업에 적용된 업무방해죄에 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2015년 4월 최 부장판사는 헌재 재판관들의 평의가 한정위헌으로 기울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이 상임위원 쪽에 전달했다. 이 밖에도 헌재 사건 10여건이 보고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록도 고스란히 넘어갔다. 정치 상황이 엄중한 만큼 도청 방지 장치까지 설치해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려 애쓰던 차였다. 기록 주요 부분, 의견서, 준비서면, 고영태씨 녹취록 등 중요 자료까지 최 부장판사의 손을 거쳐 이 상임위원에게 파일 형태로 전달됐다. 이런 방식으로 대법원에 건너간 정보가 헌재 내부 정보자료 194건, 사건 동향 정보 131건 등이다.

 

이 상임위원은 최 부장판사한테 건네받은 정보의 사용처는 말하지 않았고, “법원도 알고는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이 정보를 토대로 헌재 대응 논리 및 실행 방안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부장판사도 이를 짐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부장판사는 헌재 내부 정보를 이 상임위원에게 이메일로 보낼 때 ‘보안 유지’ ‘헌재 압박용’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양 전 대법원장 쪽은 ‘정보 유출’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다. 이 상임위원은 헌재 파견 판사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인사 평정 관련 언급을 한 기억이 없다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의 지시는 인정하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했다.

 

 

국회 재판 청탁 통로로까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은 판사 파견 제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법원은 올해 1월 판사 출신 전문위원(일반임기제 2급)을 국회에 보내지 않기로 했고, 헌재 파견 판사도 최근 12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국회·헌재·감사원 등에 파견된 판사는 현재 16명이다.

 

판사 파견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지 파견 제도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들이 대법원과 헌재 판단을 일치시키는 구실을 맡으면 소송 당사자인 국민의 혼란을 줄일 수 있고,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여전해 판사 파견 제도는 위태로운 경계선에 놓여 있다는 반론도 많다.

 

최 부장판사는 재판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두 기관은 관행적으로 정보를 교류해왔으며 공식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파견 판사가 그 일을 담당해왔다는 항변이다. 그는 “후회된다”고 말했다. “글쎄요, 지시같이 생각하고 하긴 했는데요. 물론 그때 거절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도 됩니다. 용기를 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순간 관성이 생겨서, 또 많이 요구도 하셔서 보고를 하게 됐습니다.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서 안 한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5534.html?_fr=mt1#csidxdc3331aedd11596a07036767c509b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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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자유한국당, 조선일보, 정치 검찰, 3대 적폐 청산하자”

촛불문화제 “자유한국당, 조선일보, 정치 검찰, 3대 적폐 청산하자”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9/11/03 [00: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5,000여 명이 시민들이 2일 저녁 6시 30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대회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토착왜구 청산! 친일언론 폐간!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세월호참사 진상 규명!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     ©김영란 기자

 

▲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검찰 개혁하고 공수처를 설치하라" 외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토착왜구 청산, 친일언론 폐간하라!" 구호를 외치는 촛불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의 '촛불하나' 노래 공연에 맞춰 촛불과 핸드폰 불빛을 흔들며 호응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문화제에서 "토착왜구 청산, 친일런론 폐간',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선전물을 들고 있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한 시민이 레이저 손전등으로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비추고 있다.     ©박한균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세월호 전면 재수사 요구 선전물 시민이 들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황교안 구속, 토착왜구 자한당 해체' 선전물을 들고 참여한 시민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 내내 선전물을 들고 있는 시민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THIS 황교안’이란 노래로 황 대표의 여러 행각을 폭로하는 대학생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율동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토착왜구 섬멸하고 적폐 청산할 때까지 지지치 말고 끝까지 싸워 이기자 

 

5,000여 명이 시민들이 2일 저녁 6시 30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대회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토착왜구 청산친일언론 폐간검찰개혁공수처 설치세월호참사 진상 규명범국민 촛불문화제(이하 촛불문화제)’에서 외친 함성이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부산대구광주울산부천수원춘천 등 각 지역에서 온 시민들이 함께 했다.

 

대구에서 온 남준현 학생은 친일 적폐 언론 청산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남준현 학생은 일제강점기 일본제국주의 편에서 대동아공영 실현을 외쳤던 친일언론강제징용 노동자들에게 징공이라고 부르는 신문일본의 경제보복이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는 조선일보는 도대체 어느 나라 신문인가조선일보의 조선이라는 이름이 한없이 부끄럽다창간 100주년이 되기 전에 조선일보는 당장 언론사 간판을 내려놓고 문 닫아야 한다뿌리는 친일에 두고 거짓 뉴스 만들어 내는 매국노들적폐 언론사들을 더 이상 가만히 놔둘 수 없다언론 같지도 않은 언론들은 이제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심판하자라고 호소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장진숙 울산 적폐 청산 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무대에 올라 검찰 개혁에 대해 연설을 했다. 

 

장 상임대표는 세월호 사고가 왜 났는지 5년이 지났지만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심지어 구조를 학생을 구조했는데 해경의 간부가 헬기를 타는 바람에 그 학생이 숨졌다는 사실이 5년이 지난 이제야 밝혀졌다 이게 말이 되는가이것만 보더라도 검찰을 개혁해야 하는 이유이다검찰이 공정한 관심공정한 수사공정한 기소를 했다면 며칠 전에 그 일을 우리는 5년 전에 알았을 것이다라며 검찰의 부실 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장 상임대표는 국민들은 말한다검찰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하라검찰이 왜 독립을 안 하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가검찰이 지금 보이는 모습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해 안달 하고 있다검찰에 누가 기득권을 줬는가바로 국민이 아닌가국민들이 준 기득권을 이제 내놓으라고 하는데 왜 안 내놓는가심지어 해야 할 일들도 못 하면서 왜 기득권을 안 내놓는가검찰 조국 전 장관처럼 세월호 참사도 제대로 수사하라왜 안 하는가검찰은 국민들이 관심이 있는 것을 제대로 수사하라검찰은 황교안나경원도 수사하라누구에게나 같은 잣대를 대라고 국민들이 검찰에게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는 권미화(왼쪽, 세월호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오영석군 어머니)씨와 장진숙 울산 적폐 청산 시민연대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세월호참사 관련한 연설을 눈물을 머금고 듣고 있는 세월호 가족협의회 회원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노래공연을 하는 안헤경(왼쪽)씨와 윤광호 목사     © 김영란 기자

 

세월호 가족협의회 권미화(단원고 2학년 오영석 군 어머니씨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가족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세월호참사 전면 재수사로 진상을 규명할 수 있게 국민들이 함께 해 달라그리고 박근혜를 끌어내린 민주주의 상징이자 세월호의 아픔이 있는 광화문 광장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내자세월호 참사를 은폐한 황교안과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라고 호소했다.

 

춘천에서 온 노규연 대학생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규탄 발언을 했다.

 

노규연 학생은 만약 계엄령이 현실로 되었으면 광화문 일대가 피로 물들었을 것이며 정부에 의한 폭력살인이 자행되었을 것이다라며 황교안 대표가 2016년 촛불항쟁 당시 계엄령 문건에 관여한 정황에 대해 언급했다.

 

계속해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와 손을 잡고 국정을 농단하고세월호 7시간을 봉인하고사드를 반입하고김학의 동영상을 은폐한 것도 모자라 무고한 촛불 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계획을 세웠다계엄령 모의는 내란음모이다황교안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촛불문화제에서 노래와 율동 그리고 영상 등 다양한 공연들이 무대에 올라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열기를 북돋웠다.

 

대학생들은 불태우자’, ‘검찰 개혁가’, ‘떠나라’, ‘나베에게’, ‘THIS 황교안’ 등의 공연으로 촛불 시민들의 적폐 청산 의지를 표현했다그리고 촛불하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공연으로 적폐 세력의 준동에 맞서 끝까지 싸워 이기자고 호소했다.

 

또한 광주에서 온 안혜경 씨와 평화를 노래하는 윤광호 목사가 촛불 시민의 힘을 노래로 표현했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다양한 구호와 선전물을 들고 조선일보사 앞까지 행진을 했다조선일보사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친일 적폐 언론 조선일보 폐간하라!”, “가짜 뉴스의 온상조선일보 폐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선일보사 앞에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무리했다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의 노래 공연 '불태우자'에 호응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이 노래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 가장 앞장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     © 김영란 기자

 

 

▲ 2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공연을 하는 대학생들     © 김영란 기자

 

▲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조선일보사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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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국회 필요없다” 탄력근로·노동법 개악에 ‘노조혐오’까지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범위 놓고 싸우는 여야... 자유한국당은 이참에 ‘노조혐오’까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놓고,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자’는 더불어민주당과 ‘탄력근로제는 1년으로 확대, 그리고 선택근로·재량근로제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의 팽팽한 줄다리기.

그 줄다리기에 경영계의 요구는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말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법 개악 시 총파업까지 상정하며 국회 앞에서 투쟁을 벌였다. 여야의 의견충돌로 10월 노동법 개악안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11월에도 10월에 이은 긴장은 마찬가지다. 오는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 지난 10월31일 서울 여의도,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 [사진 : 뉴시스]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을 무색하게 만드는 탄력근로제 확대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불러온다는 노동계의 반발. 그러나 이런 노동계의 목소리는 여야 할 것 없이 지나친 지 오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국무회의에서 50인 이상 기업의 주 최대 52시간제 적용에 대한 경제계 우려를 전하며, 국회에서의 조속한 탄력근로제 통과와 더불어 정부의 선행조치 모색을 재차 지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좁혀지지 않은 여야 의견, 이에 대한 여야의 합의만 남아있는 형국이다.

환노위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국회에 탄력근로제 보완입법(확대법안) 마련과 정부엔 보완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늦게나마 우리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며 개악에 앞장서고 있음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참에 탄력근로제에 선택근로·재량근로제 확대까지 밀어붙일 공산이다. 총체적인 ‘노동유연화’를 시도하겠다는 것.

며칠 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여야는 탄력근로제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고 겨냥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대표연설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등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지만, 국회는 아직도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탄력근로제 확대법안 처리의 시급함을 주장했다.

“탄력근로제 확대법안 처리가 시급하다”, “확대에 플러스알파(+α)까지 처리해야 한다”며 각각 공세를 펼치는 여야의 모습 안에 도드라지는 것은 또 있다. 자유한국당의 ‘노조 혐오’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대표연설에서 탄력근로제 확대에 ‘노조 혐오’발언까지 한술 더 떴다. “10%에 불과한 기득권의 이해관계에만 함몰돼 절대 다수의 근로자의 권익을 외면하고 있다”고 하면서 민주노총을 ‘헌법 파괴세력’으로 낙인까지 찍었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뿐만 아니라, 노조 할 권리 보장을 위한 ‘ILO핵심협약 비준’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나 원내대표는 7월 대표연설에 담았던 ‘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연동시켰다. “노조법 개정 등을 통해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도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노조 혐오’ 여론 조성 안에 깔린 의도는, 노동조합이 마치 자신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고, 나아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것은 복수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말대로 “기업을 옥죄는 것”, “기업 할 사람이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민주노총을 기업과 경제성장을 옥죄는 존재로, 혐오스러운 존재로 만들고 있다.

노조 조직율이 10% 밖에 안되는 한국사회를 깎아내리고 노동조합을 깎아내리고 그러면서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위한 ILO핵심협약 비준을 반대하는 심보는 무슨 심보란 말인가.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투쟁에 나선 노동자와 민주노총을 ‘혐오’하며, 반대로 자유한국당이 하고 싶었던 말은 곧 “기업을 자유를 풀어주는 것”,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 이것이 아닌지 짐작케 한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대표 [사진 : 뉴시스]

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대표연설을 하는 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당이 개최한 ‘특권·귀족노조 불법행위 및 법 경시 대책 마련 세미나’에서 같은 말 잔치를 했다.

“기반이 든든해야 투자도 이뤄진다.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 강성 귀족노조”라느니, “특권 귀족노조는 우리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느니 노동조합에 혐오를 씌우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고 기업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위해 “특권·귀족 노조의 불법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이 활기찰 수 있는 기반이 든든해야 한다면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과 같은 뜻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대체근로 허용과 불법 직장점거 금지 등 ILO 핵심협약 비준에 반대했던 경영계의 요구를 그대로 읊으며 제도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노동법 개악에 나선 민주당과 이참에 탄력근로제 대폭 확대는 물론 “혐오스러운 노조 하기 좋은 나라 말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환노위에 포진해 있다.

11월에도 노동자들의 투쟁 시계는 바삐 돌아간다. 환노위가 예정된 7일까지 국회 앞 농성을 벌이고, 9일 전국노동자대회엔 10만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노동법 개악 저지’,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에 나선다. 이를 위해 총파업까지 결심한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가 여의도 국회를 향하고 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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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삽질' 끝난 후 줄줄이 드러난 기막힌 진상

[이 영화를 보라!] 11월 14일 개봉하는 '4대강 사업' 다큐 영화 <삽질>

 
 영화<삽질> 포스터

영화<삽질> 포스터ⓒ 엣나인필름

 
1. 오랜만에 돌아온 본격 탐사보도 다큐멘터리

11월 14일 개봉을 준비하는 한 편의 4대강 관련 다큐멘터리가 있다. '아직도 4 대 강? 열받지만 다 끝나버린 사건 아닌가?' 의아한 질문을 던질지 모를, 그 4대강을 주제로 만들었다. '삽질', 제목도 참 간단하다. 

그러나 이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과 세월은 간단하지 않다. 13년 걸렸다고 한다. 영화 <삽질>은 어떤 영화일까?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정비 사업'으로 변신했고, 22조 2천억(토지수용 및 기타 추가 비용 때문에 30~34조로 보기도 한다)이 투입되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 과정과 결과가 이 작품엔 시간을 압축한 듯 고스란히 들어차 있다.

영화 <삽질>은 국가적 규모의 환경 정비(라 쓰고 파괴라 읽는) 사업에 대해서만 다루지 않는다. <삽질>에는 '4대강 독립군'이 등장한다. 국가 권력을 장악한 자들이 강과 자연을 식민화하려는 시도에 대항해 '강'의 독립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붙여진 명칭이다.

'금강 요정'이라는 별명의 김종술 기자와 환경운동가 정수근 기자 등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분투는, 정책 강행을 이롭게 하는 말과 글로 지난 정부에서 영화를 누린 이들의 행적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관객에게 다가온다.

국가적 규모의 사업과 그에 따른 사회적 논란의 13년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연상될 만큼 방대한 규모의 인명록으로 완결된다. 누군가는 강을 지키려, 다른 누군가는 장밋빛 효과를 확신하거나 강이 파괴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계산된 희생이라 판단하며 이 '대전'에 참전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오마이뉴스 제작 첫 영화가 된 <삽질>은 증명하려 한다.

이 작품을 데뷔작으로 연출한 김병기 감독은 본작 <삽질>의 제작 의도에 대해 명확히 정의한다. 4대강 사업은 끝난 게 아니라고. 여전히 환경 파괴는 확대되고 있으며, 공사 진행을 위해 강 유역 지역사회를 갈라치기 한 결과는 공동체의 파괴와 분열이라는 부정적 갈등을 불러왔음을. 그리고 지금도 매년 수천억에서 1조를 훌쩍 넘는 유지관리비가 세금으로 투입되는 현실들을 보라고. 

역사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간 4대강 사업을 무덤에서 끄집어내려는 듯한 감독의 시선은 지금까지 선보인 4대강 관련 영화들과 다른 지점에 주목한다. 공사가 이뤄지면 이전으로 쉽게 돌이킬 수 없는 공공정책을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관료와 정치인, 전문가들의 사회적 책임을 조명하는 데 집중한다. 사업의 결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상실의 아픔 또한 -주로 '4 대 강 독립군'의 행적을 통해- 보여주려 애쓴다. 그렇게 <삽질>은 2019년 11월 14일부터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려고 한다. 

2. 4대강 사업 관련 복습해야 할 작품 일람   여기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4대강 관련 영화 중 일부에 불과하며, 해당 작품을 분류해 소개하는 기준은 다양하게 변용 가능함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이 글에선 시간순 연대기 형식으로 소개한다.

<강, 원래 프로젝트 River, the Origin>(2011)는 대중적으로 4대강 사업을 접할 수 있게 된 거의 최초의 '영화' 기획일 것이다. 본작은 4대강 사업의 여러 구간을 다수의 감독이 단편으로 제작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기획했다. 

이동렬, 박명순, 박배일, 김준호, 박채은, 김성만, 엄태화 감독에 의해 각각 <강길>, <강에서......>, <농민>, <비엔호와>,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죽지 않았다>, <신봉리 우리 집: 흔한 이야기> 등의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이한 배경과 주제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연계와 협력을 거쳐 조율된 이 단편 다큐멘터리 연작은 감독들 각각의 시선과 배경, 파괴되기 전의 공간과 사람들, 그리고 곧 사라져갈 존재들에 대한 인상을 영상으로 보존하는 아카이브 역할을 비감 어린 정서로 담아낸다.

그저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아이의 시선, 건설노동자의 입장, 죽어가는 생물군 등 다양한 초점의 단편 옴니버스 기획은 '기록'으로서 다큐멘터리의 역할에 충실하다. 현재도 네이버 영화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서비스되고 있다.

<村, 금가이 The Village of Silk River>(2012)는 장편 다큐멘터리로 한국 독립다큐의 명가, '푸른영상'에서 활동하는 강세진 감독이 연출했다.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의 영주댐 공사로 인해 수몰 예정인 집성촌, 금가이 마을을 배경으로, 이주계획을 짜는 대다수의 마을 주민들과 서울에서 귀향해 공사에 맞서는 장진수씨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장진수씨의 고독한 싸움과 마음가짐, 오래된 마을이 사라져가는 풍경의 애잔함, 그리고 이주 과정에서 옛 공동체가 해체되어 가면서도 유지해 보려는 노력이 펼쳐진다.
 
<모래가 흐르는 강 Following Sand River>(2013)은 여기에서 소개되는 작품 중 아마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영화이리라. 내성천이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모래강을 다루는 작품이다. 2013년 봄에 극장에서 개봉해 관객 수 1만 명이 넘는, 독립다큐로서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 영화는 지율 스님이 4대강 반대 활동의 하나로 카메라를 들고 손수 촬영해 완성했다. 지율 스님은 강의 복원력을 믿지만, 국가와 거대 건설기업의 어마어마한 댐과 보 건설 계획에 전율하고 좌절한다. 아름다운 모래강의 풍광과 이를 잡초투성이 황무지로 순식간에 변형시켜버리는 인간의 탐욕이 대비되며 이제는 사라져버린 모래강의 정취를 애잔하게 볼 수 있는 기록으로 남은 작품. 

<두물머리 Dumulmeori>(2013)는 한강 유역의 양평과 팔당, 남양주 주변 속칭 '두물머리' 공간을 다룬다. 서동일 감독은 서울에서 경기 양평으로 이주해 살면서 영상작업을 하던 중 팔당유기농단지 농민들의 요청으로 4대강 사업에 관한 기록 작업에 나선다.

팔당유기농단지는 유기농 농업의 대명사로 불리며 지자체의 칭송을 받아왔는데, 4대강 사업 구간에 선정되면서 순식간에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돌변한다. 30년간 강변 농지를 국가에서 임대 받아 친환경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은 국가가 땅을 거둬들이려는 시도에 맞선다. 유기농의 자존심을 지키고,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분투를 거듭하며, 이후 일정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영화 속에 상세히 담겨 있다. '공사 대신 농사'라는 절절한 외침이 깊은 울림이 있는 작품.

<팔당사람들 Paldang>(2013)은 서동일 감독의 <두물머리>와 거의 같은 배경을 담은 작품이다. 고은진 감독 역시 팔당 지역 농민들이 4대강 사업을 위한 토지수용에 맞서는 투쟁과 현실적 이주대책 속에서 고뇌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데 집중했다.
 
 영화 <기프실>의 한 장면.

영화 <기프실>의 한 장면.ⓒ 오지필름


<기프실 Gipeusil>(2018)은 몇 년간의 공백을 지나 <삽질>과 함께 근래에 도착한 4대강 관련 작품이다. 부산에 기반을 둔 독립다큐 창작집단 '오지필름'의 문창현 감독은 할머니 댁이 있는 기프실 마을이 영주댐 공사로 수몰 예정임을 알고, 6년여에 걸쳐 그곳의 공간과 사람을 담기 시작한다.

주민들은 체념과 순응 속에 이주를 준비하지만, 상실감과 공허함은 작품 내내 화면을 떠돌며 회한으로 다가온다. 4대강 사업의 파괴적 영향력 아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연민이 영화의 전반적인 정서로 기능한다. 감독의 가족사, 특히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기억과 함께 촬영 과정에서 만나는 다른 할머니를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관객에게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post 4대강 영화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
 
3. 4대강 관련 영화 season2를 선언하는 <삽질>

한국 사회는 압축성장의 결과인지 유독 속도에 중독되어 있다. 절체절명의 과제처럼 비극적 사건이나 사회적 참사가 터지면 온 나라가 들끓다가도 심한 경우 며칠만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곤 한다. 

4대강 관련 영화들도 상당수 그런 운명을 맞이했다. 아무래도 경제성장 중심의 이명박 정부에서 좀 더 정치적 의미의 보수로 회귀한 박근혜 정부는 4대강 사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고, 이미 공사의 수혜를 입은 이들은 결과를 즐기는 양상으로 전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국 사회는 다른 대사건들이 닥쳐오자 한반도 대운하에서 4대강 정비 사업으로 명칭만 바뀐 이 거대한 과정을 쉽게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약간의 수정 작업이 진행되었다. 4대강 보 허물기에 대한 극명한 반발이 그 사업을 추진했던 과거 정부 관련 정치인과 이득을 본 지역 기득권층을 통해 터지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영화 <삽질>의 한 장면.

다큐멘터리영화 <삽질>의 한 장면.ⓒ 엣나인필름

  
 다큐멘터리영화 <삽질>의 한 장면.

다큐멘터리영화 <삽질>의 한 장면.ⓒ 엣나인필름

 
이러한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삽질>이라는, 유행이 지난 주제를 다루는 영화가 완성된 것인지 모른다. 아직 역사의 올바른 서술이 이뤄지지 못했음에도, 대중의 기억이 휘발되는 순간 벌어지는 사실 왜곡에 대한 분노에서 기인한 작업인 것이다.

<삽질>은 아마 가장 우리의 기억 속에 각인되었을 '녹조 라떼'를 스크린으로 호출하며 시작된다. 아마 4대강 사업을 상징하는 가장 강렬한 시각적 효과일 것이다. '녹색 성장'을 그렇게도 강조하던 과거 정부의 '녹색'이 갖는 본질을 그 어떤 픽션 장치보다 강력하게 증명하는 논픽션의 힘. 오랜 시간 동안 4대강 사업의 과정과 해악을 증명해온 '4대강 독립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강의 운명에 아파하고 힘겨워하며 점점 강과 일체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 시작부터 후반부까지 감독은 저널리스트의 입장으로, 초대형 국책사업을 결정하고 지지하던 우리 사회 기득권 엘리트들을 추격한다. 추적 저널리즘의 완벽한 시각화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추격하는 자와 얼굴을 가리며 도주하는 자들의 진풍경은 이 영화 속에서 어떤 액션 영화 못지않은 스펙터클로 다가온다. 

4대강 사업의 전모와 진행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이런 추격 장면은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할 것이다. '좀 무례하지 않은가?', '취재윤리에 어긋나지 않는가?' 싶은, 느닷없이 마이크를 들이밀고 대답을 요구하는 장면들. 그러나 툭 던져지는 질문들은 수차례, 길게는 1년여에 걸쳐 취재를 요청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어느덧 관객들은 도주자들을 쫓기 시작한다. 도주자들은 사회적 명성과 지위를 누리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백이면 백 피하기 바쁘다. 

지금까지 4대강 의제를 다룬 작품들이 파괴되는 환경과, 이를 안타까워하며 맞서는 선한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면, 영화 <삽질>은 그 사달을 낸 이들의 현재를 조명한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라는 발상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추적한다. 그 도중에 숱하게 튀어나오는 기막힌 진상들은 마치 고구마 줄기 엮이듯 우리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 연결고리를 조명해낸다. 

다른 영화들이 개별 공간에 대한 조명 혹은 과거 정부 시절 언론 길들이기 과정에서 제대로 보도되지 못한 '뉴스' 기능에 집중한 것과는 또 다른 시도이다. 기본적으로 본 작품은 13년간 오마이뉴스와 시민기자들이 공중파 방송과 주류 언론매체가 다루기를 포기한 거대한 사건을 추적한 결과물의 '총집편'에 근접한다. 

그래서 관련 주제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등장하는 영상들이 익숙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별 영상을 단절적으로 봤을 때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독일 대운하 시찰부터 현재의 보 허물기 반대 운동까지의 시간을 감독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보는 것은 매우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4. 천년을 십 년으로 단축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 : <삽질>과 <기프실>

근래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대사건들은 많은 독립영화인, 특히 다큐멘터리 작가들에게 흥미와 고통을 동시에 안겨주는 풍성한 주제를 제공했다. 여기에는 일정한 패턴이 관측된다. 언론매체에 버림받은 사회적 약자를 조명하는 '속보'로서의 언론 기능에 충실한 '초반부'와 일정 부분 작가들의 관심사와 경향이 반영되는 '중반부', 사건 종결 전후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초점의 재조명과 평가의 '후반부'다. 

4대강 정비 사업이 종결된 후, 현 정부가 아주 최소한의 조치만 취해도 그 사업에 깊숙이 참여해 이익을 취한 이들의 극렬한 반항이 거듭되었다. 그 가운데 두 편의 영화가 '후반부'의 서막을 알리며 등장했다. 2018년에 나온 <기프실>과 올해의 <삽질>이다.

두 작품을 거칠게 비교하자면, <삽질>은 스트레이트하게 '팩폭'('팩트 폭격'의 줄임말)한다. 외면하고 싶어 했던 4대강의 역사와 진상이 낱낱이 등장한다. 관객은 하나 둘 드러나는 사실을 목격하고 피로감 혹은 분노에 빠질 것이다. 그러한 충격요법으로 새롭게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기와 검증의 부흥회를 목표로 한다. 

<기프실>은 4대강 사업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들을 애도하고 회상한다. 지극히 감성적이지만 감독의 시선은 수시로 예리하게, 단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너머 그에 영합하는 지역사회의 단면을 포착해낸다. 

과거 정부와 우리들 욕망의 유산을 재정비하는 데 필요한 이성과 감성의 마음가짐을 위해서도 두 작품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자신 있게 추천하는 바이다.

작품정보
제목: <삽질> Rivercide: The Secret Six
감독: 김병기, 한국|다큐멘터리|2018
2019.11.14 (개봉 예정)|94분|12세 관람가
20회 전주국제영화제(2019) 다큐멘터리상
16회 서울환경영화제(2019) 특별상영 초청
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9) 초청(DMZ- POV)
덧붙이는 글글쓴이는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입니다. 이 글은 뉴스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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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사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이 나타난 이유

서울겨레하나, 강제동원 배상판결 1년 맞아 다양한 실천
강혜진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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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2  08: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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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0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과 함께 1인 시위 중인 서울노동자겨레하나 회원.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10월 30일 일제 강제동원 배상판결 1년이 되는 날. 일본대사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이 나타났다. 여전히 판결이행은 커녕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10월 1일부터 서울겨레하나 노동자 회원들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강제동원 사죄배상을 촉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고, 30일은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직접 들고 나왔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보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일행에게 설명해주는 등 징용자상을 보며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겨레하나는 10월 1일 노동자들의 일본대사관 앞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대학생, 청년, 청소년, 통일교육 강사단, 지역지부 회원들이 함께 강제동원 사죄배상 실천을 집중적으로 벌여나갔다.

또한 대학생 회원들은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해’라는 문구로 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에 항의하며 매장 앞 사죄촉구 1인 시위를 이어갔다.

   
▲ 10월 30일 대학교 학내 기림일 행사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 피해자 분들의 증언을 종이팔찌로 만들어 나눠줬다.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이들은 10월 30일, 서울대, 서울여대, 항공대, 상명대에서 동시다발 학내 실천을 벌였다. ‘강제동원 기억부스’를 운영하며 피해자들의 증언이 담긴 종이 팔찌를 나눠주고, 이 분들께 전하는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대법원 배상판결 1년을 앞둔 29일에는 서대문, 종로, 노원, 마포 일대와 일본대사관,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함과 동시에 15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인증샷찍기 운동이 진행됐다.

이 날 진행한 인증샷 사진들은 모아서 현수막으로 제작해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이춘식 어르신께 전달됐다. 피해자는 ‘강제동원 사죄배상하라’, ‘친일적폐 청산하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서울겨레하나 회원들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을 보며 “시민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 서울겨레하나 회원들의 인증샷 사진을 현수막으로 만들어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님께 전달한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 29일 하루동안 150여명의 서울겨레하나 회원들이 강제동원 사죄배상을 촉구하며 인증샷찍기 운동을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서울겨레하나는 10월 21일부터 10월 31일을 ‘강제동원 사죄배상을 위한 서울겨레하나 집중실천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실천활동을 전개했다.

10월 31일 목요일에는 매주 진행되고 있는 일본대사관 앞 목요행동이, 11월 2일에는 청소년 회원들이 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 ‘일본은 강제동원 침략지배 사죄하라!’는 주제로 탑골공원에서 인사동을 지나 일본대사관 앞으로 행진을 하며 ‘청소년역사정의행동’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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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전쟁 국면을 몰아오는 군사적 움직임

이윤섭 기자 | 기사입력 2019/11/02 [05:55]
 

 

대결 국면을 몰아오는 군사적 움직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2일 논평을 통해 남한의 군 당국이 미국으로부터 전쟁 물쟈를 반입하고 북침 전쟁연습을 벌리고 있다며 비판하는 논평을 실었다지금은 남북이 적대시 정책이나 대결나아가 전쟁이 필요헌 것이 아니라 민족 공조로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논평을 전면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자주일보

 

최근 남조선군부호전광들이 우리를 자극하는 군사적대결책동에 계속 매달리고있어 온 민족의 커다란 우려와 격분을 자아내고있다.

 

알려진데 의하면 남조선군부는 올해안에 미국으로부터 10여대의 스텔스전투기 F-35A를 끌어들여 실전배비하고 전력화행사까지 진행하려고 획책하는데 이어 앞으로 스텔스전투기들에 탑재할 신형중거리공중대공중미싸일암람(AIM-120C-7/C-8) 140여기를 끌어들이려 하고있다고 한다.

 

한편 얼마전에는 서울일대에서 그 누구의 위협에 대비하고 지역주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인다는 미명하에 민경 8만 5 000여명이 참가하는 2019년 화랑훈련이 벌어졌다.

 

이것은 우리에 대한 로골적인 적대행위로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북남관계의 파국을 촉진시키는 위험한 군사적망동이라고밖에 달리 볼수 없다.

 

지금 온 겨레는 북남사이의 불신과 대립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조선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절실히 바라고있다.

 

온 겨레의 이러한 지향과 요구에 맞게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에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자면 무엇보다 중요한것이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것이다.

 

온 겨레와 세계앞에 엄숙히 확약한 북남선언들과 군사분야합의서에도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고 조선반도에 더이상 전쟁이 없는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어나갈데 대한 내용들이 명백히 제시되여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북남선언들과 군사분야합의를 란폭하게 위반하는 남조선군부호전광들의 대결망동이야말로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과 요구에 대한 용납 못할 도전이다.

 

사실 남조선군부의 머리속에는 북남관계개선과 평화는 안중에도 없으며 오직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과 무력으로 우리를 타고앉을 흉심만이 꽉 차있다고 볼수 있다.

 

이것은 지금껏 정세를 의도적으로 긴장시키면서 남조선군부가 놀아댄 짓거리들이 잘 말해준다.

 

올해만 보더라도 남조선군부호전광들은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야합하여 북안정화작전을 포함한 후반기 <>미련합지휘소훈련, 24차에 달하는 케이멥훈련을 비롯하여 합동군사연습에 광란적으로 매달렸다또한 핵동력잠수함의 개발과 6 000t 급 미니 이지스구축함대형수송함 건조레이자대공무기싸이버전 및 전자전장비인공지능무기장거리타격무기체계글로벌 호크》 4공중급유기 KC-3304호기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직승기 도입 등을 공공연히 떠들어댔다.

 

이러한 속에 남조선군부안에서 우리를 주적이라고 하는 망언이 왕왕 터져나오고 우리측지역에 대한 초토화계획이라는것을 세워놓았다고 허세를 부리는 등 도발광기의 도수가 갈수록 높아지고있다.

 

남조선군부의 이러한 도발망동으로 하여 현 북남관계는 과거의 대결국면으로 치닫고있으며 조선반도의 평화는 엄중히 침해당하고있다.

이것이 대결만을 추구하며 북남관계를 파탄시키고 전쟁위기를 몰아오던 과거의 보수정권시기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

 

이번에 벌려놓은 2019년 화랑훈련과 신형중거리공중대공중미싸일구입책동 역시 조선반도와 지역의 정세를 격화시키고 우리와 한사코 힘으로 대결하려는 남조선군부의 위험천만한 흉심에 따른것이다.

 

현실은 남조선군부야말로 온 민족의 기대와 념원은 안중에도 없이 북남사이의 대결을 추구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임을 똑똑히 보여주고있다.

 

남조선군부는 상대를 모르고 시대착오적인 대결망상에 사로잡혀 무분별하게 놀아댄다면 고단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는것을 명심하고 스스로 화를 불러오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온 겨레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북남관계를 파국에로 몰아가는 남조선군부호전광들의 무분별한 군사적대결책동을 짓부시기 위한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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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을 드러내는 평화방해세력 ‘유엔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11/02 10:01
  • 수정일
    2019/11/02 10:0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낯을 드러내는 평화방해세력 ‘유엔사’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19/11/02 [09:24]  최종편집: ⓒ 자주시보
 
 

 

남북관계를 사사건건 틀어막고 한국의 군사주권을 조롱하는 미국과 유엔사의 폭거가 가관의 끝으로 내달리고 있다미국 유사시 한국군 파병을 운운하는 것도 모자라일본 자위대 개입 허용통일부 장관의 DMZ 방문까지 사사건건 틀어막는 평화방해세력 유엔사의 집요하고 뻔뻔한 수법을 하나하나 파헤쳐 본다.

 

미국 유사시 한국군 용병으로 부리겠다는 미국

 

최근 미국이 유사(전쟁 발발 등시 한국군에 파병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반도 유사시로 그 범위가 제한되어있는 한미동맹의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에서 미국 유사시’ 문구를 추가하자는 것이다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미국이 호르무즈남중국해 등 분쟁지역에 사실상 한국군을 용병으로 강제 동원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2003년 명분 없는 이라크전쟁에 억지로 파병해야 했던 때를 기억한다미국이 벌인 부당한 전쟁에 참여하자 국론이 분열됐고 온 나라가 젊은이들의 무사귀환에 온통 신경을 기울여야만 했다다시 2019년을 돌아보자각서에 나와 있듯 미국의 요구대로 된다면 이라크전쟁은 저리 가라’ 수준이다우리 소중한 젊은이들이 타국에서 전쟁 볼모로 붙잡히는 일상이 펼쳐지게 된다.

 

이렇게 된 발단에는 평화·번영·통일로 나아가는 한반도의 정세 전환이 있다한미 양국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전환을 논의하며 한미연합사령부를 미래사령부로 개편하기로 했다공개된 합의내용을 보자면 4성 장군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던 지금의 체계에서 부사령관이던 한국군 대장(4성 장군)이 사령관으로 오르게 된다.

 

‘2018 국방백서에는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연합사령관이 유사시 미국의 증원전력을 포함한 대규모의 한미연합군을 지휘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미군이 타국군의 지휘·통솔 하에 들어가는 건 역사상 전후무후한 일이다과연 초강대국을 자처하는 미국이 가만히 있을까전작권 전환에 담긴 미국의 꿍꿍이를 제대로 읽어야 할 이유다.

 

남북통일이 가까워지고 평화가 번성한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 여론은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그런데 이것은 미국으로서는 매우 손해 보는 일이다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겨눈 유일한 육지 거점인 한반도에서 발을 빼게 되기 때문이다동북아에서 어떻게든 군사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반도 철수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러자 미국은 손아귀에 쥔 유엔군사령부(유엔사·UNC)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수법을 바꿨다지난 6월 유엔사가 한국 정부 몰래 독일 측과 협의독일군 연락장교를 평택 유엔사 본부에 파견하려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국방부는 이번 사안은 우리 정부와의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취해진 조치라고 밝히며 미국의 망동을 가까스로 무마시켰다하마터면 독일군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유엔군으로 편입될 뻔 했다.

 

이밖에도 미국은 유엔사를 평화유지 다국적군으로 꾸미는 세몰이에 나섰다앞서 유엔사는 지난해 창설 이후 주한 미공군 사령관이 겸임하던 부사령관직 자리에 처음으로 캐나다 육군대장 출신 웨인 웨어를 앉혔다그러더니 올해에는 호주 해군 소장 스튜어트 마이어를 유엔사 부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반면 유엔사령관을 겸직한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를 지배하는 구조는 전혀 변함없다미국은 한국군 앞으로 유엔사 참모직 100여 자리 중 50%를 유엔사 회원국 인사로 채우겠다는 통보를 보내기도 했다유엔사를 다른 나라들도 참가하는 다국적군인양 세탁하겠다는 의도다.

 

훗날 미래연합사에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게 된다고 치자이때에도 한국군은 꼼짝없이 주한미군사령관=유엔사령관의 통제를 받게 된다전작권 전환은 유엔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불가능하다유엔사야말로 한반도에서 패권을 잃을 위기에 전전긍긍하는 미국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만능열쇠다적어도 미국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한국군 작전계획에 아닌 밤중에 아베

 

일단 10월 17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사령관은 유엔사령부를 작전사령부로 탈바꿈하려는 비밀계획 따위는 없다가짜뉴스다라며 군사주권 침해 논란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긴 했다그런데 유엔사의 주장은 거짓말이다앞서 9월 25내정자 신분이던 에이브럼스는 미 의회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국의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은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증대해 왔다동북아시아 성공의 토대는 주로 우리가 오랜 시간 이룩한 유엔 전력 제공국과의 특별한 관계와 우리의 인도·태평양 이웃 국가들 특히일본과 한국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10월 30일자 한국일보 보도가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올 8월부터 실시한 위기관리참모훈련에 트럼프와 아베의 통화 상황이 가정되어 있었다는 것통상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은 미국이 주도한 작전계획(작계)대로 진행되어 왔고 한국군의 개입은 최소화됐다.

 

그런데 미국이 훈련내용에 생뚱맞게 미일 양국 정상 간 통화로 일본을 끌어들인 것이다자위대의 개입은 전례 없는 일이다미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적극 용인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방부는 일본은 한국전쟁 참전국이 아니라서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며 유엔사의 일본 동참은 어림없다고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주한미군은 지난 7월 1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전략 다이제스트 2019(한글판)’를 통해 유엔사는 유엔 전력제공국의 병력 증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반도위기 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와 관련해 유엔사는 보도자료에서 유엔사는 일본을 전력 제공국으로 제안하지 않았고 일본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강변하지만,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문서에 떡하니 명시해 놓고는 낯짝 두껍게 오리발 내비는 꼴이다.

 

10월 23일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사령관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 내 7개 유엔군 후방기지는 전력 제공국의 병력 증원 조율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면서 유엔군 후방기지 유치국으로서 일본과의 논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권 문제로서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사 회원국도 아닌 일본을 한국의 반대에도 기어이 끌어들이겠다는 미국이로써 한국군이 미래사령부를 통해 미군을 지휘한다는 국방부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이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유엔사령관으로 감투를 돌려쓰며 자위대를 한반도를 들이는 미국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 불허’ 통일부 장관마저 갈 수 없는 DMZ

 

미국은 남북관계 제동도 당당하게 거론했다에이브럼스는 지난 9월 청문회에서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군사령부의 관할이다그들(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모든 관련 사항은 유엔군사령부에 의해 중개·판단·감독·집행돼야 한다고 했다.

 

유엔사가 (DMZ 출입을거부하면 (한국이다툴 법적 절차 없다.”

 

10월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내놓은 무기력한 말이다군사주권·남북관계 할 것 없이 유엔사에 꽁꽁 묶여 이도저도 못하는 한국의 처지를 이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순간이 또 있을까.

 

정전협정을 넓게 해석하면 유엔사는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을 넘어 유사시 한반도 전역에 대한 관할권을 갖는다유엔사는 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틀어막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우선 2018년 8남북 경의선 공동철도 조사를 서류미비를 구실로 거부했다지난 6월에는 강원도 고성의 DMZ 안에 있는 감시초소(GP)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유엔사는 같은 시기 고성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려던 김연철 장관까지 멈춰 세웠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그동안 비무장지대의 출입 문제, MDL(군사분계선통과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유엔사 간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그 의견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김 장관이 협의라 애써 포장한 것과 반면 국방부는 “DMZ의 출입은 유엔군사령관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분명한 반응을 보였다.

 

여러분들은 6월 30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남북미 3자회동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사령관 에이브럼스의 허락을 받고나서야 DMZ와 북측 판문점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좀 더 정확히 바로잡자면 에이브럼스의 직속 상전인 트럼프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주권국가 대한민국이 미국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참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사는 “2018년 이후 (한국에서) 2,220여건의 DMZ 출입 신청을 받아 93% 이상을 승인했다며 오히려 역정을 낸다그런데 나머지 7%에서 우리는 남북철도협력과 통일부장관의 DMZ 방문이 가로막히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유엔사의 눈꼴 시린 적반하장이다.

 

제주 해군기지한국군 포병부대 방문… 적반하장 행보

 

최근 들어 유엔사를 둘러싼 미국의 적반하장은 이례적 일색이다유엔사는 9월 20일 사상 처음으로 제주도 해군기지를 공식 방문했다한반도의 평화 기여를 위하겠다는 유엔사가 DMZ를 훌쩍 넘어 한반도의 남쪽 끝미국이 건설과정에 직접 개입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찾은 것이다.

 

일찍이 미국은 제주도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와 연결되는 군사거점으로 주시한국 정부에 해군기지 건설을 압박해 왔다이것이 중국견제를 명분으로 군사패권 유지를 위한 미국의 수작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유엔사는 제주도 해군기지 방문으로 일본과 군사정책을 연계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10월 23일 에이브럼스는 한미연합사령관 자격으로 포천 소재 한국군 포병부대의 실시간 사격장을 찾았다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대장)을 옆자리에 앉혀 미국의 세를 과시해놓고는 우리는 대한민국 파트너와 날마다 어깨를 맞대며 계속해서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에이브럼스는 참관 장면을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에 올리기까지 했다.

 

DMZ에서 포천을 넘어 이제는 제주도까지최근 들어 이 땅 한반도에서 거침없는 유엔사의 행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자칫하면 한반도의 평화통일로 동북아의 주도권을 모조리 잃어버릴 수 있다는 미국의 초조함이 자리한다유엔사의 무리수가 잇달아 터지는 주요배경이다.

 

알기 쉽게 짚어보자현재 미 대통령이 임명한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사령관을 동시에 겸한다유엔사는 어디까지나 미 대통령이 명령한 미국의 군사정책을 충실하게 수행할 뿐이다유엔사를 연결고리 삼아 한반도와 동북아를 통제하겠다는 미국의 수작이다.

 

그렇다면 유엔사의 강짜를 막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문제 해결의 열쇠는 우리에게 있다초조한 나머지 유엔사를 성급히 동원한 미국을 겨눠 민족자주의 강력한 한방을 날려야 한다최근 시민사회 각계에서 잇따르는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하는 미국 규탄>, <유엔사 해체목소리는 매우 시기적절하며 일리 있는 행동이다.

 

국민은 우리의 주권을 무시하며 기만하는 미국의 실체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방위비분담금을 인상할 바에는 주한미군이 축소되거나 철수해야 한다는 여론도 50%를 넘겼다미국이 짜놓은 반평화·분단체제의 지휘탑유엔사는 구시대의 유물이다미국이 군사주권·남북통일의 A부터 Z까지 간섭하는 현실을 제거해야 한다유엔사 해체 촉구로 양아치 미국을 걷어내자이제 우리가 주도하는 평화로운 내일로 달려 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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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진보세력은 단결할수 없겠는가?

조국사태는 보다 역량있는 진보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심각한 교훈을 제기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19/11/01 [01:15]
 

 

 

진보세력은 단결할수 없겠는가?

사분오열은 남녘사회의 피할수 없는 숙명인가?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진 한국사회의 엄중한 현실은 위의 두가지 점에서 강렬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왜 눈앞에 보이는 원수, 민족반역집단의 준동을 보면서도 단결하지 못하는가. 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할 야만의 무리들이 또 다시 판을 흔들며 꾸역꾸역 재기의 발판을 굳혀가도록 내버려 두는가. 왜 사회적 정의와 진보를 부르짓는 주체들은 이같은 상황앞에서 주도적인 대책이나 해결책도 없이 무력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반복해야 하는가하는 안타까움이 그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3대째가 아니라 백번 권력을 손에 쥐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하는 패배주의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손에 넘어온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꼴이, 문전처리가 미숙해 항상 패배를 맛보아야했던 후진형 축구경기의 추억과 그 무엇이 다른가. 

 

지금 한국사회는 또다시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골을 넣을수 있는 완벽한 득점기회 앞에서 적전분열을 일으켜 권력이 또다시 적들의 손아귀로 넘어가도록 해야하는가 하는 우려를 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다 소탕했구나하고 싶었던 역사의 쓰레기들이 다시 스멀 스멀 일어나 지금 나라를 삼킬듯한 기세이다. 기가막힐 노릇이다.

 

그런데도 소위 진보주의 진영은 꽤나 여유로운 모습이다. 정치권의 범진보진영은 무능이라는 타성에 젖어 일개 지지율조사 따위에 일희일비하면서 차기 의석수 계산놀음이나 하고 있다. 이들은 마치 지지율만 지키면 된다는 듯이 조중동의 여론몰이에 하염없이 놀아나고 있다. 

 

통일과 노동운동으로 진보적 주장을 해온 상당수의 진보진영 세력들은 그들대로 촛불정권을 비난하며 방관하거나 남의 말 하듯이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검찰적폐들과의 싸움에서 이들중 다수는 아예 적의 편을 드는 우까지 범하며 촛불대오의 분노를 사고있는 지경이다. 일사분란하게 대처해도 모자랄 판에, 소모적인 내부총질을 한다거나 적전분열까지 일삼고 있어 적폐와의 대치전선에서 엄중한 장애가 조성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야 어찌 그동안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룩한 사회적 성취물들을 지켜나갈수 있다는 말인가. 이 분열의 댓가는 누가 가져가는가? 지금이 어느때인가. 촛불탄핵으로 궁지에 몰렸던 도적집단,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었어야 할 반역집단이 다시 고개를 내밀며 권력찬탈에 혈안이 되어 정치기반을 뒤 흔들어놓고 있는 엄중한 반혁명의 공세기가 아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위 진보라고 자처하는 세력들이 정치권 안팎에서 서로 단결하고 협력할 대신 한가한 적전분열이나 일삼고 있는 판국이니 그 해악이 과연 어디로 가겠는가.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누구 탓할 게재가 아니다. 못난 자칭 ‘진보’들, 진보를 빙자한 무책임한 자유주의자들 때문이다. 이들은 말로는 진보사상이니 혁명이니 부르짖지만 막상 혁명의 기회가 오자 이런 저런 이유로 민중들의 판단을 폄하하면서 그들과 동떨어진 행동을 일삼고 적의 편을 들고 마는 오류에 빠져 있다. 치명적인 유사진보의 정체를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말았다. 

 

참된 진보, 생활력을 가진 진보가 있다면 이 땅이 이정도로까지 허약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모두는 말만 그럴듯하지 실천력이 없는 소위 입진보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제대로 된 진보의 대열이 있었다면 저런 정도까지 적폐들이 난동을 부릴수가 없는 노릇이다. 집권초기 숨죽이며 몸을 숨겼는데도 갈수록 아무 것도 없으니 ‘진보라는 것’을 얕잡아 본 것이다. 내용을 보니 빈껍데기이고 별 무서울게 없다는데서 그들이 자신감을 얻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눈에는 촛불정부 따위란 촛불시민의 눈에 비친 박근혜로 정도로만 보이는 지경이다.       

 

 

이같은 상황은 본질적으로 진보세력 내부의 분열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 분열의 원류는 바로 외세이다. 미국과 일본등 외세가 민족의 단결과 통일을 원치않으며 민족내부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사촉하는 분리통치가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우리민족이 스스로의 이익을 대변할 정권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반민족 반자주 자유한국당따위 적폐정권의 부활임은 말할 나위 없다.  

 

확고한 민족 자주적 진보정권의 집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런 과도기적 현실조건에서 우리는 누구를 택해야 하는가. 현집권세력의 개혁역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그 어부지리를 반민족 반자주세력에게 넘겨야 하는가. 그것은 얼마나 무책임한 편의주의적 발상인가.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는 책임성있는 주체라면 이는 있을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제대로된 자주적 지도부가 꾸려지지 못한 지금의 현실조건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조건을 끌어안고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은 일의 상식이다. 그것은 세상사의 이치이다. 젓먹이가 기어다니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걸을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적폐정권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외에 새로운 민중정권을 내올 묘안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확보된 공간을 공고히 하면서 다음단계로 가는것은 상식적인 일의 순서이다. 대책도 없이 그나마 만들어진 역량마저 내팽개치고 사분오열되어 그저 무책임하게 헐뜯거나 냉담하게 강건너 불구경하듯하는것은 세상물정 모르는 자들의 신세한탄 그 이상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안타까운 것은 진보라고 자처하는 상당수 세력들이 모처럼 마련된 적폐를 근원적으로 도려낼 절대절명의 대치국면에서 단결할 대신, 자기모순에 빠져 헤어날줄 모르고 모처럼 마련된 대동단결의 구도를 여지없이 깨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폐청산이라는 대의는 저 버린채 자신들과 조금만 주의주장이 다르면 배격하고 배척해 버리는 모험주의 세력이 아니라면 있을수없는 자세인 것이다. 다름아닌 소위 ‘진보’의 과학성과 정당성을 내세우는 세력들인데도 말이다.   

 

조국장관을 내세운 청와대와 검찰을 내세운 적폐세력들의 대결사태는 이런 정치권내외 진보들의 진면목과 현실대응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계기가 되고있다. 똘똘 뭉쳐서 공동의 적인 검찰과 자한당 적폐연합세력을 제압해도 부족할 마당에 어처구니없이 총구를 우군에게 겨누면서 어깃장을 놓는데도 진보적 주체들간의 내적논의나 교통정리과정 조차 없다. 그럴만한 주체가 나서는 책임의식도 보여주질 않는다. 사분오열된 가운데 산발적이고 체념적인 개별공방만 오갈 뿐이다. 단결이 모든 문제의 핵심이라는 개념조차도 정립되지 않은 처참한 식민사회의 고질적인 자유주의적 분열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나라를 팔아먹는 반민족 보수세력들이야 원래 그런 족속들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사회를 진보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세력들은 조금이라도 그들보다 나아야 할것이 아닌가하는 한탄은 그저 한탄으로 끝나야만 하는가. 진보주의하는 세력들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갈갈이 찢겨진채 민족과 역사앞에서 또 다시 비통한 한탄으로 후회하는 내일을 맞을 것인가. 

 

진보진영은 작은 차이를 딛고 단결해야 한다. 스스로가 가진 분열의 유전자를 깨고 일어나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아니라고 내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극복해야 한다. 밴댕이 소갈머리같은 자세로 이룩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순진한 생각만으로 사회개혁과 혁명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민족의 근대사는 잘 말해주고 있다.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촛불정권의 한계를 품고 함께 적폐세력과 싸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족대단결 노선이고 통일전선의 기치이다. 모든것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것이 소위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진보운동이 아니라 또 다른 파괴공작일 뿐이다. 

 

조국장관과 검찰의 대치과정에서 드러난 진보대 적폐세력간의 대결은 한국사회가 이대로는 안되며 새로운 변혁주체, 보다 역량있는 진보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심각한 교훈을 제기해주고 있다.

 

박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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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트럼프 탄핵 결의안 통과...찬성 232 반대 196

탄핵 절차 공식화...트럼프 "미국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
2019.11.01 09:19:45
 

 

 

 

미국 하원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와 관련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날 오전 결의안 표결에서 찬성 232표, 반대 196표, 기권 4표로 결의안을 승인했다. 하원 의석 분포는 총 435석 중 민주당이 234석, 공화당이 197석, 무소속이 1석이며, 세 자리는 공석이다. 현지 언론들은 결의안 통과에 대해 하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조사와 관련해 한 단계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 탄핵 관련 결의안 표결 결과 ⓒAP화면 갈무리

 

 

표결 결과를 보면 양당 의원들이 당의 노선(민주당 찬성, 공화당 반대)에 따라 투표한 것을 알 수 있다. AP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 중 찬성을 던진 '반란표'는 없었으며 민주당에서 제포 밴 드류(뉴저지), 콜린 피터슨(미네소타)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8쪽 분량의 결의안에는 탄핵 초안 작성, 법사위 논의 및 표결, 또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되던 청문회를 공개 청문회로 전환하는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백악관 측 트럼프 변호인들이 하원 법사위의 탄핵 관련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백악관 측이 의회의 증인 신청, 소환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있다.  다만 백악관이 하원의 문서 제출 및 증인 요청을 거부할 경우 하원도 백악관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표결을 마친 뒤 "오늘은 슬픈 날"이라며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의회에 온 의원은 없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결의안 통과의 의미에 대해 "하원은 국민이 직접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공개 청문회 절차를 확립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표결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사기가 우리 증시를 해치고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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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언론장악 적폐들의 집합소?”

“자유한국당은 언론장악 적폐들의 집합소?”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11/01 [09: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10월 31일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외부 인사 8명을 영입했다. ‘언론계 인재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자유한국당에 발을 들였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는 즉각 성명을 통해 자유한국당과 영혼을 잃어버린 전직 언론인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포함해 “KBS 길환영, MBC 김재철 등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짓밟은 장본인들이 속속 정치를 하겠다며 자유한국당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러다가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 적폐들의 집합소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앞서 거론한 인사들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공영방송사의 최고 임원을 맡은 바 있다며 기자와 PD들을 유배지라 불리는 비제작부서로 보내거나 해고하는 등 온갖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청와대의 지시에 세월호 보도를 통제하려 했고심지어 오보와 왜곡 보도들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이런 자들을 두고 언론계 인재로 추켜세우는 자유한국당이야 말할 것도 없고정당의 호출에 쪼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차마 두 눈 뜨고 지켜보기 어렵다며 눈앞의 진실조차 거짓으로 바꾸려했던 자들이 감히 민생과 민의를 살필 수 있겠는가그저 정당의 나팔수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영혼을 잃어버린 전직 언론인들에게 더 이상 언론인이라고 행세하지 말라며 남은 생은 지난 세월의 과오에 대한 참회로 채워도 부족하다자숙하라본분을 망각한 경거망동엔 국민의 엄중한 심판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전 사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MBC가 전원 구조’ 오보를 냈을 때 보도본부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2016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는 이 전 사장을 전원 구조 오보 및 유가족 폄훼 보도의 책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향후 이 전 사장은 어떤 사과도 없이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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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언론장악 적폐들은 정치권 근처에 얼씬도 마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자유한국당의 언론계 인재로 영입됐다부인에 이어 지난 5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은 오늘 발표에서 빠졌다. KBS 길환영, MBC 김재철 등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짓밟은 장본인들이 속속 정치를 하겠다며 자유한국당으로 향하고 있다이러다가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 적폐들의 집합소로 전락할까 우려된다.

 

전직 언론인들의 정계 진출은 늘 있었다문제는 그들이 언론인 시절 자신의 사명을 다했는지와 정당이 이들을 영입하는 이유에 있다앞서 거론한 인사들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공영방송사의 최고 임원을 맡은 바 있다기자와 PD들을 유배지라 불리는 비제작부서로 보내거나 해고하는 등 온갖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청와대의 지시에 세월호 보도를 통제하려 했고심지어 오보와 왜곡 보도들을 방치했다결과적으로 시청자국민과 언론노동자공영방송 이사회는 이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 해임했다.

 

이런 자들을 두고 언론계 인재로 추켜세우는 자유한국당이야 말할 것도 없고정당의 호출에 쪼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차마 두 눈 뜨고 지켜보기 어렵다아무리 정치가 불신 받고 너나 할 것 없이 한 번씩 뛰어들고 보는 장마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도 정치’ 그 자체의 본령은 결코 가볍지 않다권력이 장악한 방송사의 임원처럼 탄압하고 찍어 누른다 해서 될 일이 아니다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권력 앞에 철없는 충성경쟁만 하던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몫이 아니다눈앞의 진실조차 거짓으로 바꾸려했던 자들이 감히 민생과 민의를 살필 수 있겠는가그저 정당의 나팔수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영혼을 잃어버린 전직 언론인들에게 1만 5천 언론노동자들은 고하고자 한다더 이상 언론인이라고 행세하지 말라정치권에 기웃거려 가뜩이나 불신 받는 정치의 환멸을 조장하지 말라남은 생은 지난 세월의 과오에 대한 참회로 채워도 부족하다자숙하라본분을 망각한 경거망동엔 국민의 엄중한 심판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라.

 

2019년 10월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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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붕괴로 불만에 찬 극우세력은 어떻게 이용당했나

[반일 종족주의 14] 공감 능력 없는 <반일 종족주의>와 극우세력

19.11.01 07:24l최종 업데이트 19.11.01 09:03l

 

<반일 종족주의>가 논란입니다. 몇 회에 걸쳐 이 책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편집자말]

<반일 종족주의>는 언뜻 보면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책처럼 보인다. 한국인의 반일감정에 담긴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한일관계 정립을 지향하는 책처럼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설득을 위한 책으로 보기 힘들다. 식민지배·강제징용·위안부·독도 등에 관해 일본 우익 뺨치는 망언들을 읽다 보면, 화만 솟구칠 뿐이지 설득 당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앞뒤가 안 맞는 논증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데다가 친일청산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니, 냉정한 사고를 가진 독자라면 편한 마음으로 읽기 힘들다.

<반일 종족주의> 공동 저자 중에서 김용삼 전 <조선일보> 기자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은 냉철함이 요구되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좀 더 호소하듯이 글을 썼다.

 

그들은 원래 전공에 더해 한국 근현대사까지 '덤'으로 공부했다. 그래서 한 가지만 연구하는 학자들에 비해 독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이 앞뒤가 안 맞을 뿐 아니라 감정에 호소하듯 글을 썼으니, 다분히 의도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여섯 명의 필자들은 다른 필자의 글을 세밀하게 읽었다. 예컨대, 이영훈은 김용삼의 글을 인용하고, 주익종은 이영훈의 글을 언급하거나 인용하는 부분들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다른 필자 글에 담긴 논리적 모순을 인지하고 조언해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만한 학자들이 그 정도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도 책 곳곳에 경제학자답지 않은 논리적 모순과 감정적 호소 같은 것들이 발견되니, 실수가 아니라 고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의견이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는, 자신의 논리에 신경을 쓰는 한편 감정을 억제하거나 감추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는 이들이 다른 생각을 가진 독자를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독자를 만족시킬 목적으로 이 책을 썼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극우세력 불만을 특정 대상으로 유도
 
 옛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
▲  옛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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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전시 선전' 편에서 아돌프 히틀러는 "대중의 수용(인식) 능력은 매우 한정돼 있고, 이해력은 적으나 그 대신 망각력은 크다"고 한 뒤, "민중의 압도적 다수는 냉정한 숙고보다는 차라리 감정적인 느낌으로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결정한다"고 썼다.

이런 관점으로 대중을 상대했던 히틀러처럼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도 극우 성향의 친일청산 반대론자들을 겨냥해 이 책을 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정권 붕괴 이후 불만으로 가득 찬 극우세력의 불만과 분노에 부응하기 위한 책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히틀러는 경제 위기로 인한 독일인들의 불만을 유대인에 대한 광기의 표출로 전환시키려 했다. 그런 식으로 <반일 종족주의> 역시 극우세력의 불만을 특정 대상으로 유도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특정 대상은 바로 위안부 피해자들이다.

<반일 종족주의>는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그중 제3부가 위안부에 관한 내용이다. 본문 383쪽 분량인 이 책에서 122쪽 분량이 이에 관한 내용이다. 위안부 문제가 이 책에서 3분의 1의 비중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제3부를 집필한 주익종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는 제3부 제25장 '한일관계 파탄 나도록' 편에서 "우리는 가장 극단적인 반일 종족주의를 이 위안부 문제의 전개에서 봅니다"라고 말했다. 반일 종족주의의 문제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바로 위안부 문제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한일관계의 최대 장애물이 바로 이 위안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주로 같은 생각을 가진 독자를 겨냥한 책이다 보니 주익종이 담당한 제25장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감을 품도록 유도하는 표현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제25장에서 주익종은 일본 정부가 일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적이 있다는 점과 한국 정부가 동일한 명목의 돈을 지급한 적이 있다는 점을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서민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모르는 극우세력은 세월호 사건 때 그랬던 것처럼 '돈을 준다는데', '돈까지 받았으면서'라는 말로써 사회적 약자들의 사과 및 진상규명 요구를 깔아뭉개려 한다. 일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이 전달됐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주익종의 의도는 극우세력이 이 문제에 대해 그런 태도를 갖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당국자가 할 만한 말을 대신해

또 그는 "위안부는 성노예라기보다는 성노동자가 맞습니다"라고 말한다. "일본군 위안부제를 성노예제라 한다면, 식민지 조선의 공창제도 성노예제라 해야 할 것입니다"라면서 "아울러 해방 후의 한국군 위안부와 미국군 위안부, 민간 위안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만 뽑아내서 성노예제라 비판할 근거가 없습니다"라고 주장한다. 극우세력을 겨냥한 글이기에 이런 막말을 마구 내뱉을 수 있는 것이다.

극우세력을 겨냥한 그같은 표현들은 제25장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일본 공권력에 의해 위안부가 강제동원된 것을 두고 그는 '일본 관헌이 여행의 편의를 제공한 것일 뿐'이라고 표현한다. 강제로 데리고 간 게 아니라 여행의 편의를 제공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은 이렇다.

"일본군이 위안소 업자를 선정했으며 그로부터 위임을 받은 모집업자가 조선 부녀자들을 데리고 일본군 주둔지로 여행하는 데 일본 관헌이 편의를 제공한 것이지, 일본 공권력이 강제로 부녀자를 위안부로 끌어간 것은 아닙니다."

또 그는 한국인들이 일본의 공식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고 일본 역사 교과서에 관련 사실을 실을 것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요구입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일본 당국자가 할 만한 말을 그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이 세월과 함께 조금씩 바뀌는 점도 문제 삼는다. 충격적 피해를 경험한 사람의 기억은 어느 정도는 왜곡되고 과장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치를 모르지 않을 텐데도, 피해자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극우세력의 비판을 유도할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그런 말을 꺼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주익종이 쓴 제25장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조장할 만한 글들로 채워져 있다. 극우세력의 공감 능력이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찍은 위안부 피해자들.
▲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찍은 위안부 피해자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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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 결여된 극우세력의 광기 반영

극우세력은 '자유'니 '자유주의'니 하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가 '개인적 자유'보다는 '경제적 자유' 즉 기업과 특권층의 경제적 자유방임이라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주의에서는 타인에 대한 공감 같은 것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다. 소수의 힘 있는 자가 다수의 힘 없는 대중을 약육강식으로 억누르는 것을 그들은 당연시한다. 힘없는 대중의 불우한 처지 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게 당연한 듯이 그들은 말한다.

하지만 자유주의의 대 스승인 애덤 스미스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흔히 그가 개인의 이기심(스미스의 표현으로는 '자기 사랑')만을 긍정한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생애에 단 두 권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남긴 그는 첫 번째 저서인 <도덕감정론>에서 '타인의 고통에 대한 동료애', '상상을 통해 처지를 바꿔 생각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기심뿐 아니라 공감 능력도 중요시했던 것이다. 만약 자본주의를 이끌어온 세력이 건전했다면 스미스가 이런 말도 했다는 것을 강조했겠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스미스가 이기심만 내세운 듯이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은 자유주의의 신봉자들이다. 이 책에 담긴 이영훈의 글에서 자유주의에 대한 신봉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주로 경제학자들이므로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자주 접했을 이들은 스미스가 말한 공감 능력은 외면한 채 그가 말한 이기심만을 기초로 자유주의를 말하고 있다. 그들뿐 아니라 그들의 책을 탐독하는 극우세력도 마찬가지다.

극우세력은 사회적 약자가 고통 당하는 것을 은근히 당연시한다. 또 약자가 자신의 피해구제를 위해 나서면 은근한 조롱을 보내기도 한다. 또 히틀러가 그랬던 것처럼, 사회적 약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불만을 쏟아붓기도 한다. 위안부 문제에 3분의 1을 할애한 <반일 종족주의>는 공감 능력이 결여된 뉴라이트와 극우세력의 그 같은 광기를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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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쇼크’에도 계속되는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위험천만’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11/01 10:03
  • 수정일
    2019/11/01 10: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우희종 교수, “평화 목적이면 왜 주한미군 기지로 보내냐... ‘위험한 시료’ 미국 내로 들어오는 것 방지 목적” 일침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9-10-31 17:26:10
수정 2019-10-31 17:26:1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2013년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프로젝트인 ‘주피터’와 관련해 주한미군 병사들이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
2013년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프로젝트인 ‘주피터’와 관련해 주한미군 병사들이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미 육군 공개 사진
 

지난 2015년 전 세계를 충격으로 빠뜨린 이른바 ‘살아있는 탄저균 배달 사태’를 계기로 기자는 미군이 주한미군 기지에서 ‘주피터(JUPITER)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생화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기사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로부터 5년 가까이 지났지만 주한미군 기지 내에서 미군의 이러한 위험천만한 생화학 실험이 중단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국방부 등 관련 기관이 아무런 대응책도 없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인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갑)실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생화학 실험을 주관하는 미 국방부 합동생화학방어국(JPEO-CBD)이 올해 1월 9일 ‘보툴리눔 톡소이드(독소)’ 등 생화학 물질을 주한미군 평택기지 등 4곳에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바로 이러한 생화학 실험용 물질이 배달된 수신처이다. 국내 수신처는 미군이 새롭게 생화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부산항 8부두 시료분석실과 전북 군산공군기지 제8의료지원대,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제51의무전대,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등이다.

오산과 군산 공군기지에서도 이미 예전부터 이러한 미군의 생화학 실험이 진행돼왔다고 기자는 오래전에 폭로한 바 있다. 평택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는 용산에 있던 미군 기지가 옮겨가면서 시료분석실을 갖춘 생화학 실험실도 이전한 것이다. 즉 예전과 하나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부산항 8부두가 추가된 셈이다. 

미군은 이렇게 올해 1분기에만 주한미군 기지 4곳에서 생화학 실험에 사용할 ‘보툴리눔 톡소이드’와 ‘포도상구균 톡소이드’를 112ng(나노그램)씩을 반입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특히, 보툴리눔은 사고가 발생하면, 단 1g으로 100만 명을 살상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물질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미군으로부터 이를 통보받은 질병관리본부(질본)는 30일, 기자가 심각성을 지적하자 “톡소이드가 무독화된 단백물질로서 사균 샘플과는 차이가 있다”는 자체 판단만을 내세웠다. 하지만 뒤늦게 자신들도 사용 용도를 몰라 산업통산자원부에 다시 통보했다고 실토했다.(관련 기사:)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는 이에 관해 “균이나 toxin(독소)은 모두 국제사회의 생물무기 정의에 언급돼 있다”면서 “사균이나 톡소이드(toxoid)도 생물무기에 연관된 것으로서 당연히 보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평화 목적이면 대학 연구소로도 충분한데 왜 주한미군 기지로 보냈겠느냐”고 꼬집었다. 

미 국방부 합동생화학방어국(JPEO-CBD) 홈페이지 모습.
미 국방부 합동생화학방어국(JPEO-CBD) 홈페이지 모습.ⓒJPEO-CBD 홈페이지 캡처

관계 기관, 사고 발생하면 수십만 명 살상 위험성에도 ‘비공개’ 답변만 되풀이

국방부가 내놓은 반응은 더욱 충격적이다. 국방부는 미군이 생물 실험 샘플 반입을 통보했는데도 “현재까지 사균 샘플의 국내 반입 사례는 없다”고만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물위협을 탐지, 분석 및 경고하는 방어용 체계로 검증된 장비를 사용하고 있음으로 생화학 실험과는 관계가 없다”는 앵무새 답변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우 교수는 이에 관해서도 “생물무기 탐지와 분석에서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방어용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죽은 균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생균을 분석해야 방어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에서 실험하는 것은 “위험한 생물무기 시료(sample)가 미국 내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5년 극미량으로도 수십만 명 이상을 살상할 수 있는 탄저균이 살아서 반입된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상황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보툴리눔 균을 비롯한 위험천만한 각종 생화학 실험 물질들이 그대로 주한미군 기지 내에 반입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미군이 주한미군 기지 내에서 ‘시료 분석실(Sample Analysis Facility)’까지 차려놓고 버젓이 생화학 실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방부 등 우리 정부의 관계 기관은 “위험성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관련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질본 관계자는 31일, ‘올해 1분기 외에 미군으로부터 통보받은 생화학 물질 반입 내역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비공개가 원칙이라 지금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미군이 일본에는 이러한 시료를 보내지 않는다’는 기자의 지적에는 “향후 업무에 참조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날 ‘주한미군 생화학 관련 시설 현황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비공개를 이유로 “확인하고 있다는 말 외에는 자세히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하면, 수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거나 치명상을 입는 일인데도 관계 기관은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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