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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보수야당과 언론이 LH수사 경찰 흔들어”

중앙, “윤석열의 ‘대대적 수사’ 동의한다”는 익명주장 비중있게 전해
한국 “과도한 비판은 정치 공세 의혹…중요한 건 수사역량 총 동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이 3기 신도시 전반에 걸친 투기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일자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새로운 투기 의혹들을 제기했다. 주택공급확대에만 치중한 정부 정책, 이해충돌방지법에 소홀한 국회 등이 모두 작금의 사태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보수 성향 신문을 중심으로는 조사 및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을 높이고 있다. 아래는 이날 9개 신문 1면 모음이다.

▲3월10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3월10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창릉, 하남 등 3기 신도시 전반 투기의혹 확산

한국일보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고양 창릉지구 일대에서도 투기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2017년부터 2019년 5월(3기 신도시 발표 시점)까지 창릉지구 일대에서 10명 이상 공유지분으로 매매·등기된 토지 15곳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10곳에서 지분 쪼개기가 이뤄졌다는 것. 한국일보는 “기획부동산이 임야 등을 저가에 매입해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단기간에 비싸게 되판 것으로, 신도시 입지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특히 창릉지구는 신도시 입지로 발표되기 1년 전에 개발계획 도면이 밖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이어졌다, 전문가들도 기획부동산의 지분 쪼개기 판매는 3기 신도시 등 개발호재를 노린 전형적인 투기라고 입을 모은다”고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A경매법인은 2018년 6월 동산동 임야(4,918㎡)를 4억2000만원에 매입한 뒤 1년 만에 23명에게 지분을 나눠 7억3000만원에 되팔았고, 또 다른 기획부동산이 매입한 향동동 임야(1만706㎡)는 60명이, 용두동 임야(4만2030㎡)는 140명이 공유지분자로 등재돼 있다. 법인 기획부동산 3곳이 2017년 9월 3억1000만원을 주고 사들인 덕양구 향동동 임야(9,124㎡)은 2019년 5월 창릉3기 신도시 발표 직전까지 48명에게 해당 땅의 지분을 쪼개 팔아 1년 반 만에 7억원 넘는 이윤을 남겼다고 한다.

역시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에서도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신문은 “경기 하남시의회 의원의 팔순 노모가 3기 신도시인 하남교남 일대의 땅으로 3년 만에 10억원대의 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김은영 하남시의원(더불어민주당) 어머니가 2017년 사들인 땅이 편입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서 매입가의 3배 이상 차익”을 남겼는데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땅의 실소유주가 시의원 부부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3월10일자 동아일보, 서울신문 기사
▲3월10일자 동아일보, 서울신문 기사

김 의원 어머니가 사들인 땅은 중부고속도로 하남나들목에 붙은 3536㎡ 임야로 매입금액은 3억8099만7000원(3.3㎡당 35만5000여원)이었다. 근저당권 총 6억원 중 5억원은 김 의원의 남편 B씨가 설정했다. “팔순을 넘긴 할머니가 시의원 딸 부부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빌려 3기 신도시 지정 1년여 전에 땅을 사들인 셈”이다. 이 신문은 “특히 A씨가 사들인 땅에는 현재 주차장 등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김 의원의 남편이 주차장 등의 임대 계약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하남시는 해당 토지의 불법 사용에 대해 2017년 4월 고발명령과 8월 원상복구 및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2018년 김 의원이 당선된 이후에는 추가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9일 경남 진주시 LH 본사와 경기 과천의왕사업본부, 광명시흥사업본부 등 16곳을 압수수색했다. 동아일보는 “경찰은 일부 직원의 자택에서 나대지 등 토지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토지 개발 관련 지도를 확보해 입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경찰은 LH 본사 IT기획운영처에서 보관하고 있는 전자문서와 메신저 및 e메일 송수신 내역이 담긴 전산기록 등을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며 “이곳에는 LH 본사뿐만 아니라 전국 지역본부 등의 자료도 포함돼 있어 수사 범위가 전국 단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공급에 매몰된 정부, 할 일 미룬 국회…예견된 사태인가

한겨레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에만 치중해 3기 새도시부터 서둘러 적용한 토지·주택 보상 방안이 투기를 불러오는 토양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3기 새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풀리게 될 막대한 보상금에 따른 유동성 과잉을 억제하고 사업 속도도 높이기 위해 대토 보상 활성화, 협의양도인 인센티브 확대 등 보상 제도를 대폭 손질했는데, 이를 계기로 보상을 노리는 외지인들의 투기 유인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것”이다.

▲3월10일자 세계일보 기사
▲3월10일자 세계일보 기사

이 신문은 “국토부는 이주자 택지, 대토 보상, 협의양도인 택지 등으로 나눠지는 기존 주민 토지·주택 보상 수준을 대폭 높였다”며 “그럼에도 투기 방지 대책은 종전과 같이 공공택지 예정지구 공람 공고 직후 개발 예정지와 인접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게 전부로, 달라진 환경에 견줘선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특히 “광명·시흥 땅을 사들인 엘에이치 직원 가운데 보상업무에 관련됐던 일부는 지난해 당시 바뀌는 보상 제도를 훤히 꿰뚫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세계일보는 국회의 책임을 물었다. “현재로선 투기에 연루된 LH 직원과 공직자가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기에 활용했는지 규명하고 처벌하는 게 매우 까다롭다”며 “이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10년 가까이 국회에서 방치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여야는 2013년 국회에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출된 이래 2015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통과=, 2015년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차명매입 의혹’, 지난해 박덕흠 의원의 ‘피감기관 수천억대 공사 수주’ 의혹 등이 불거졌을 때도 번번이 관련법을 제정하지 않았다. 내달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이제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처리 방침을 다시 꺼내들었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조사·수사 방식 의문 품는 일부 신문…“논란 백해무익”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사와 수사를 함께하고, 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그때그때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기라”고 지시했다. 중앙일보는 이를 두고 “조사가 수사를 방해할 수 있어 걱정”이라는 익명의 합동조사단 관계자 주장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이 관계자의 발언을 비중있게 실었다. “조사 없이 수사만으로 강력하고 빠르게 최대한 많은 증거를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거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제시한 대안(대대적 수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주장이다. 기사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남구준 국수본부장을 불러 직접 지휘하는 모양새를 보인 걸 두고는 불법 논란도 제기된다”고 했다. 나아가 익명 기반 직장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게시글을 인용하며 “검찰에는 이런 수사 하고 싶어하는 검사랑 수사관들 너무 많은데 (검찰이 수사에서 배제돼) 안타깝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정부는 합동조사단 구성 때 총리실·경찰·행안부·국세청·금융위는 넣고 검찰과 감사원은 쏙 뺐다. 책임을 지고 조사 받아야 할 국토부는 조사 주체가 됐다”며 “감사원을 뺀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감사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인데 남 얘기 하듯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벌써 총리실은 검찰에 사건 지휘를 맡기는 건 아니라고 했다. 속내는 뻔하다. 정권 불법을 수사해온 검찰과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을 감사한 감사원은 내 편이 아니니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내 편끼리 수사를 해서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빼고 선거에 악재가 될 일은 뒤로 미루려는 속셈일 것”이라 주장했다.

▲3월10일자 중앙일보(위), 한국일보 기사
▲3월10일자 중앙일보(위), 한국일보 기사

반면 한국일보 사설은 “야당과 보수진영 일각의 과도한 경찰 수사 비판은 정치 공세의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수사 착수 단계에서부터 수사 주체에 대한 불신을 표시하는 건 합리적 비판으로 보기 어렵다. 경찰 수사를 노골적으로 폄훼하고 검찰에 대해 과도한 신뢰를 보냄으로써 정부와 여당이 주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흔들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은 6대 중대범죄만 수사할 수 있게 됐지만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영장청구권을 갖고 있는 등 여전히 수사에 관여하고, 때로 지원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건 경찰과 검찰의 수사주도권이 아닌 땅투기 의혹 근절을 위해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사설의 경우 “보수 야당과 언론이 이 사건 수사 주체를 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배제돼 수사가 부실해질 것이라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주장한다”며 “막 시행된 수사권 조정 법체계에 맞지 않을뿐더러, 수사 초기부터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선입견으로 경찰을 흔드는 것은 수사 성과를 내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겨레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안착에 노력하기는커녕 흠집부터 내려는 것은 정략적 태도다. 당장의 땅투기 의혹 수사에도 방해만 된다”며 “이번 수사가 검경 협력의 모범적 선례를 만들어 수사 성과를 내고 새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쌓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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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 과제…미·중 전략경쟁과 한반도 문제 구분하는 것”

[논설위원의 단도직입]“한국 외교 과제…미·중 전략경쟁과 한반도 문제 구분하는 것”

이용욱 논설위원 woody@kyunghyang.com

입력 : 2021.03.09 20:46 수정 : 2021.03.09 21:01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진전, 비핵화 해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진전, 비핵화 해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성균관대에서 ‘북한의 산업화와 공장관리의 정치: 수령제 정치체제의 사회경제적 기원’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내며 남북 협상, 6자회담을 경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위원과 통일연구원장,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냉전의 추억> <70년의 대화> 등이 있다.

 

한반도 평화시계가 멈춘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있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이 불러온 평화의 기운은 이듬해 2·27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로 급속도로 위축됐다. 그해 6월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연출했지만 그 효과도 잠시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보조를 맞추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선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 윤곽조차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다리를 놓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남짓 남았다.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수 있을까.
 

지난 7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57)을 만났다. 그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인 2019년 4월 문재인 정부 두 번째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마침 한·미 군 당국이 다음날부터 연합군사훈련을 시작하기로 예고한 터였다.

김 전 장관은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엄중한 한반도 정세부터 짚었다. 그는 “미국의 중국 견제가 구체화되면 북·중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밀접해지고, 북한의 비핵화 협상 태도가 경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한국 외교의 과제는 미·중 전략경쟁하에서 한반도 문제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북핵 문제 재검토를 하고 있는데, 이란 핵과 비교하면 북핵은 고도화돼 있고 종류가 다양하다. 개입 시기가 늦으면 늦을수록 해결이 더 어렵다”고 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한두 번의 정상회담, 한두 번의 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5년 단임제 현실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릴레이 주자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음 정부를 위해 작은 것이라도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엄중한 상황 인식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낙관적 발언을 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도 했다. “어느 때보다 한반도 평화가 일상화됐다”(정의용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 답변) 등 정부 일각의 발언을 꼬집은 말로 들렸다.

- 지난 4일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에 취임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한반도평화포럼은 2009년 학자·전직 관료·시민사회가 함께 한반도 평화의 길을 모색하자고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걱정하던 때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많은 분들이 활동했다. (전임 이사장은 문정인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다.) 남북 차원의 녹색평화를 본격 논의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을 계획이다.”

북한의 하노이 회담 실패, 그 이후 

긴 후유증…북·중 전략적 이해 속
남·북·미·중 ‘4자 회담’ 만들 필요
더 늦기 전 바이든 행정부 설득해야
 

북핵 협상 조기 가동 않은 상태서
한·미·일 삼각협력 본격화하면
유리한 정세로 바꿀 기회 잃기 때문
 

- 최근 발간된 ‘창작과비평’ 191호에 기고한 ‘한반도의 새봄을 위해’라는 글에서 ‘2019년 2월부터의 남북관계 교착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근거 없는 낙관이 착시를 일으킨다’고 했다. 무슨 뜻인가.

“하노이 회담 실패의 후유증이 너무나 크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지도자가 60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하노이에) 가서 협상했는데, 실패했다. 후유증이 길고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남·북·미 삼각관계를 통해서 새 기회를 찾겠다는 북한의 시도가 실패한 뒤 북·중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발생했다. 그 뒤 북한은 비핵화에서 더 강경한 입장으로 후퇴한 것이고, 한국의 역할도 부정적으로 보게 됐다. 이런 북한에 대한 미국 불신이 높아지면서 북·미관계도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

-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핵 문제 재검토를 하고 있는데, 쉽게 이야기해서 엄두가 안 날 것이다. 이란 핵과 비교하면 북핵은 고도화돼 있고 종류가 다양하다. 또 이란 핵합의 복원은 북핵보다는 관심을 기울여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분명하다는 인식이 바이든 행정부에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를 잘 설득해서 가능하면 빠른 시점에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북핵 문제 개입 시기가 늦으면 늦을수록 해결이 더 어렵다는 것을 (우리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에 인식시켜야 한다.”

- 한·미·일 삼각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분명한 것 같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구체화되면 북·중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밀접해지고, 북한의 비핵화 협상 태도가 경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핵 협상이 조기 재가동되지 않으면 환경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북·미·중의 4자 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중 간 전략경쟁이 다양한 부문에서 이뤄지지만, 4자 회담이 만들어진다면 북핵 문제를 다루는 미·중 협력 공간이 만들어진다.”

-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화상간담회에서 ‘싱가포르 회담 선언문을 기반으로 바이든 행정부 대북 외교를 시작하면, 김 위원장을 어느 정도 만족시킬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선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목표와 상응조치들의 내역을 재확인한 것이다. 협상 재개를 위한 큰 기둥이지만, 바이든 외교안보팀은 싱가포르 합의문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 핵합의를 경험했는데, 이란 핵합의는 자세한 이행계획서로 구성돼 있다.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팀은 북한 비핵화 이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할 것이다.”

- 싱가포르 합의문이 부족하다면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나.

“하노이 회담은 실무자들이 합의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일부 제재 완화 교환’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부해 실패했다. 북 핵능력은 고도화됐고 영변 핵시설은 과거와 달리 북핵 능력의 일부다. 핵시설 폐기를 영변에 한정하는 것은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은 일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패한 협상을 바이든 행정부가 그대로 반복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영변 플러스 알파’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핵 동결 대상을 넓힐 수도 있고, 신고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

-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을 어떻게 협상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을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야기했지만 재미교포 이산가족들의 방북을 이야기했다. 그런 부분들은 아낄 필요가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렵다고 하더라도 선제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조치다. 작은 분야지만 신뢰를 쌓는 것은 중요하다.”

임기 1년 남긴 문 정부 

5년 단임제 현실 속 릴레이하듯
다음 위해 실질적 이행 진전시켜야
정부 관계자의 낙관적 발언은 금물
엄중한 상황 인식 국민과 공유해야
 

- 문 대통령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할 기회”라고 했다.

“북핵 문제는 장기 과제다. 한두 번의 정상회담, 한두 번의 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5년 단임제 현실 속에서 릴레이 주자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음 정부를 위해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질적인 이행을 진전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협상 재개를 통해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지 않고 동결되도록 해야 한다. 핵 동결 필요성을 이야기하면 (보수세력 등은) ‘핵폐기를 포기하는 것이냐’고 비판하지만, 최종 폐기를 위해서라도 현재 수준에서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 정부가 상황을 낙관하는 것 아닌가.

“정부도 상황이 복잡하고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상황 관리 필요성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비관적인 전망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국민과 함께 상황을 공유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낙관적 발언을 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 전문가들 중에도 막연한 기대감을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착시를 일으킨다. 북핵 문제 어렵다. 기대감과 신념으로 되지 않는다.”

- 남북 경제협력도 멈췄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 이후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북핵 협상이 재개되고 제재가 완화된다고 했을 때 경제협력이 북·중관계 중심에서 남북관계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 때문에 남북 경제협력 문제를 깊이 있게 접근해야 한다. 남북 경제협력은 비핵화 협상 진전에 달렸지만 그 이전에라도 협력을 통한 우회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 어떻게 우회할 수 있을까.

“남·북·중 삼각협력에서 한·중 협력을 우선 추진하거나 남·북·러 삼각협력에서 한·러 협력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예컨대 남북관계가 뒷받침되면 경의선을 비롯한 남북 철도 연결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북·중, 북·러 간 철도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구경만 할 것이 아니라 한·중 협력, 한·러 협력 등을 통해 접근해서 북한하고 협력을 성사시키는 방법도 있다.”

- 통일부 장관을 하면서 대북 정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결정 구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위상이 가장 높았을 때 (정동영 전) 장관 정책보좌관을 했다. 당시 장관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지금 통일부 장관은 권한이 크지 않다.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 북한은 두 가지 이유로 남쪽을 못 믿겠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미국에 대한) 사대, 둘째는 대결이다. 그런데 사대는 외교의 영역이고 대결은 국방의 영역이다. 통일부 소관 업무가 아닌데도, 책임은 통일부가 져야 한다. 외교안보 분야 조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지 고민해야 한다.”

-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뒤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식으로 구사해왔다. 그래도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대한민국 재산권에 해당하는 것인데, 법적 근거 없이 폭파한 것은 불신을 깊게 만든다.”

남북 경제협력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 높아져 우려
한·중, 한·러 협력으로 물꼬 트는
우회 기회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도쿄 올림픽이 한·일 간 대화뿐 아니라 남북, 북·미, 북·일 간 대화의 기회도 될 수 있다고 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대결 국면을 협력 국면으로 전환시켰던 경험이 있다. 올림픽의 기본 정신이 평화다. 도쿄 올림픽도 평화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은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통된 바람이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 경우 올림픽과 평화를 연계시키려는 시도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넘어갈 것이다. 도쿄에서 안 된다면 베이징에서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 한·미 군 당국이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규모가 축소됐다지만 북한 무력도발 등이 우려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관계가 좋을 때는 정상 훈련을 해도 북한이 수용했다. 하지만 상황이 안 좋으면 축소를 하더라도 관계 악화 빌미로 삼았다. 2021년 봄 훈련은 정세 전환 기회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이고, 북한 입장에서 대응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보수층은 우리 정부가 너무 북한을 감싸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평가, 대응에 대해 정부는 상황 관리 차원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 진보, 보수 정부의 공통된 특징이다. 미국도 한국 정부 입장을 오해하지 않는다. 물론 북한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대중 정부부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이 있다. 고립과 봉쇄보다는 접촉이 변화에 효과적이고, 압박보다는 설득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우리 나름의 입장이 있다.”

[논설위원의 단도직입]“한국 외교 과제…미·중 전략경쟁과 한반도 문제 구분하는 것”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3092046005&code=910100#csidx51b732f1fad3b0f83b9683cc6823b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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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에 매일 2시간 스키... 건강비결은?

[오연호의 꿈틀인터뷰] 이근호 설해장학재단 이사장21.03.10 07:33l최종 업데이트 21.03.10 08:04l오연호(oyh)

96세의 질주. 용평리조트에서 스키 타는 이근호 이사장
▲ 96세의 질주. 용평리조트에서 스키 타는 이근호 이사장
ⓒ 용평리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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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답이 뜻밖이었다.
"평소에 기운이 없었다. 쉽게 피로했다."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 '기운 없음'이라니!

이근호 설해장학재단 이사장은 1926년생이다. 한국나이로 올해 96세.

이 이사장은 요즘 누구보다도 스키 시즌이 끝나가는 것을 아쉬워 한다. 그는 용평스키장에서 매일 2시간씩 스키를 탄다. 오전 9시면 스키 복장을 하고 곤돌라를 타기 위해 젊은 사람들 틈에서 줄을 선다. 인터뷰를 한 이날도 막 2시간 동안 20킬로미터를 질주한 뒤였다.
 이 이사장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길래 96세에 매일 2시간씩 스키를 탈 정도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의 동창들은 "단 한 명만 남고 다 저 세상으로 갔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여전히 이리 건강하게 살아남아 인생을 즐기고 있을까? 그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평소에 체력이 약했다. 쉽게 피곤함을 느낀 편이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았고 유혹에 빠지지도 않았다. 몸에 해로운 일을 하지 않았다. 특히 피로하니 잠을 많이 잤다."

나의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만든 인생이었다.
 
 60세에 처음 스키를 타서 36년째 즐기고 있는 이근호 이사장
▲  60세에 처음 스키를 타서 36년째 즐기고 있는 이근호 이사장
ⓒ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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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이사장과 용평스키장의 한 호텔에서 만나 두 시간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또 한번 놀란 건 그가 스키를 처음 배운 때가 60세라는 거였다. 60세는 은퇴, 정리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는 그 60세에 스키를 처음 배웠고, 그 후 36년째 즐기고 있다.

그의 삶이 말한다. 인생에 늦은 때는 없다, 인생은 내내 성장기다! 그는 "되돌아보니 내 인생에서 50,60대 때가 제일 좋았다"고 했다.

이근호 이사장은 96년 인생에서 제일 잘 한 것 중의 하나가 50대 중반에 의사의 권고에 따라 미련없이 쉼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해운업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는데 의사를 찾아갔더니 노이로제가 심하다고 쉬라고 했다. 그래서 사업을 접고 그 후로는 무리하지 않고 살았다."

이 이사장은 이후 친구의 권유로 대한스키협회 부회장(1983~1987년)이 되었고, 사업을 정리하면서 만든 자금을 종자돈으로 하여 설해장학재단(2003년~)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이 장학재단에서는 스키유망주들을 발굴하여 육성하는데 10억여원을 썼다.

'젊은 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육 개혁이 꼭 필요하다"면서 입시를 위한 교육을 삶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다음날 아침 스키장의 곤돌라 앞에 줄을 서 있는 이근호 이사장에게 다가가 물었다.

- 제가 58세인데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그러나 두려워하지는 마십시오."

이근호 이사장과의 영상인터뷰는 유튜브 <오연호의 꿈틀리마을>에서 볼 수 있다.
 
 
ⓒ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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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터뷰 문답 일부 요약.

- 96세에 매일 20킬로미터씩 2시간 정도 스키를 타시는데. 몸에는 지장이 없나요?

"몸에 지장이 있으면 못 타죠. (스키 탄 후에) 목욕하고 나와서 피곤하면 낮잠 한숨 자면 회복이 됩니다."

- 매일 스키를 타시는데 스키를 타는 재미의 핵심, 스키를 타면 무엇을 느끼시나요?

"내 생명이 연장된다.... 그걸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내 나이에 병도 들고 병원에도 다니고 그러는데, 스키를 타고 있으니 나는 참 복 받은 축에 들어간다. 고맙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스키장에 내가 서 있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시는군요.

"네."

- 평상시에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합니다. 집에 압력자전거가 있는데 그걸 100~200번, 아침저녁으로 합니다. 스키를 타야 하니까. 다리가 건강해야 하니까."

-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나요?

"내 생각에는 잠을 많이 자야 합니다. 한 6~7시간 잡니다. 젊었을 때부터 그 정도로 잤습니다."

- 잠을 푹 잘 주무신 것을 보면 스트레스 관리도 잘 하신듯 합니다. 마음을 편히 먹는, 선생님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으셨나요?

"만일에 걱정거리가 생기면 '이건 내 운명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크게 걱정이 없어요. 걱정이 생기면 '이건 뭐 나 혼자 겪는 일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다 겪는 일인데, 어떻게 매일 좋은 일만 있을 수 있나' 하고 포기해버리는 거죠."

- 평상시에 '내가 정신 건강도 괜찮구나' 이런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고,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몸에 해로운 짓을 안 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술 안 먹고, 과식 안 하고."

- 그런 절제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요. 어떻게 절제의 마음을 늘 간직할 수가 있죠?

"체력이 왕성하고 힘도 나고 어떤 유혹을 느끼고 그런 사람도 있겠죠. 나는 평소에도 기운이 좀 없고, 낮잠이라도 한숨 잤으면 싶고 그러면 낮잠을 자버립니다."

- 함께 스키 타시는 분 중에 90대 있나요?

"없습니다. 80대가 1~2사람 있었는데 한 사람이 몇 달 전에 돌아가 버리고. 또 한 사람은 병원에서 의사가 스키 타지 말라고 해서 포기해 버리고."

- 동창회도 안 하신 지도 꽤 오래되셨죠?

"동창회도 안 한 지가 한 2년 됩니다. 서울에는 한 사람도 없고, 대구에 딱 한 사람 남아 있습니다."

- 동창들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인생무상이죠. 인생은 영원하지 않으니 언젠가는 나도 따르리라 그런 생각이죠."
 
 용평리조트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이근호 이사장
▲  용평리조트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이근호 이사장
ⓒ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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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때에는 사업을 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건강이 안좋았다고 하셨는데요. 인생을 오래 살아보시니까 돈이란 뭐 같습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돈, 돈, 돈 하면서 돈을 벌려고 하는데.

"재벌처럼 돈을 그렇게 많이 벌면 복이 아니고 우환이 됩니다. 그냥 적당히 벌어서 자식들 교육시키고 자기가 먹고 살고 하는 데 필요한 게 돈입니다."

- 여러 세대를 겪어봤잖아요. 이 대한민국 사회가 점점 나아진다고 느끼십니까? 아니면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옛날보다 못한 게 더 많아진 게 아닌가 느끼십니까?

"그거는 각자가 직면한 환경에 따라서 다르죠. 우리가 제일 고쳐야 할 게 교육입니다. 교육제도."

- 어떤 면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건 교육이 아니라 '누가 돈을 많이 가졌나' 전쟁이거든요. 왜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 공부를 시키고, 중고등학교 때도 과외 공부를 시켜가지고..."

- 입시를 위한 교육보다는 우리의 삶에 보탬이 되는 공부, 수업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고 있다는 거죠?

"안 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교육제도를 꼭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각 가정을 망하게 하고 있고요.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는 이 문제가 제일 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근호 이사장과의 영상인터뷰는 유튜브 <오연호의 꿈틀리마을>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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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석해 ‘LH 투기’ 재차 사과한 변창흠, 부당 이득 ‘가중 환수’ 예고

LH 사장 권한대행 “조사 결과 위법사항 확인 시 파면·해임, 뼈 깎는 자정 노력할 것”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1-03-09 18:42:39
수정 2021-03-09 18: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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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21.03.09.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21.03.09.ⓒ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 출석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임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논란과 관련, “진심으로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며 거듭 사과했다.

변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요청으로 소집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서 여러 차례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본격적인 현안 질의에 앞서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에게 먼저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국토위 시작을 알렸다.

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태를 공공의 신뢰를 좌우하는 매우 엄중한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투기 의혹을 엄정하게 조사하겠다. 투기 행위자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벌하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경찰청 산하 국가수사본부와 국무총리실 주도 정부합동조사단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피력하며 “투기 사실이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해 타산지석으로 삼겠다. 근본적으로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이고 치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변 장관은 “부당하게 얻은 이득은 몇 배로 가중해 환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사태가 공공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을 다시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고 가게 두어서는 안 된다”라며 “기존에 발표한 주택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현안 보고를 통해 ‘업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종사자와 이를 부정하게 취득·이용한 외부인도 법적 제재 대상이 되도록 처벌범위를 확대할 것’,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얻은 부당 이득에 대해서는 징벌적 경제적 제재를 부과할 것’ 등을 예고했다.

나아가 ‘국민에게 심한 상실감과 분노를 주는, 부당 이득이 매우 큰 범죄의 경우에는 가중 처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자는 토지 개발 및 주택 건설 관련 기관에 일정 기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LH 측 또한 “한 점 의혹 없는 사실관계 규명과 강력한 조직쇄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가능한 조치부터 선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장충모 사장 권한대행은 “(LH는) 투기 의혹 제기 당일 관련 직원 13명을 직위 해제했다. 향후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사항 확인 시 파면, 해임하도록 하겠다”며 “뼈를 깎는 자정 노력과 함께 확실한 정책성과를 이뤄내 국민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벌어진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2021.03.09.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벌어진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2021.03.09.ⓒ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여야 의원들은 이날 변 장관을 한목소리로 질책했다. LH 전임 사장으로서도 변 장관의 책임이 엄중하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정의당 소속 심상정 위원은 “이번 과정에서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당사자가 우리 변 장관”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성준 위원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제도 완비 이것으로 평가받겠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관직 버리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국토위원들은 각자 자리에 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반사회적 범죄행위 민주당도 조사하라’, ‘개발이익 부당취득 국정조사 수용하라’, ‘부동산투기 묵인수괴 변창흠은 사퇴하라’ 등 항의 피켓을 붙였다.

복수의 위원들은 이번 투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국토부와 LH 직원을 넘어 향후 청와대·국회 등 소속 고위공직자와 친인척 전수조사로 확대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변 장관은 “현재 본인과 가족, 배우자까지 조사해서 거기서부터 이상한 거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하되 장기적으로는 모든 필지에 대해 거래내역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행 부패방지법으로는 부당이익 몰수가 미흡하다는 우려에 대해 변 장관은 “현재 직접적으로, 명시적으로 분명한 정보를 유출한 것에 대해서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비밀에 대한 범위 자체를 넓게 해석한다면 ‘부패방지법’을 통해서 몰수와 최대 징역 7년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 장관은 “내부적으로는 LH의 조례 등을 통해서 투기자에 대해서는 개발이익을 완전히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은 충분히 마련 가능하다고 생각하다”며 특별법 제정 및 소급적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부진정 소급 입법을 통해 아직 이익이 실현되지 않은 경우에도 가능한지에 대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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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6명 ‘SNS 열쇠말’ 보면, 내년 대선구도 보인다

 

등록 :2021-03-09 04:59수정 :2021-03-09 07:20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구름. 이 지사가 SNS에 올린 글을 분석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가장 큰 크기로 그려졌다. 기본소득이 눈에 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구름. 이 지사가 SNS에 올린 글을 분석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가장 큰 크기로 그려졌다. 기본소득이 눈에 띈다.
대통령 선거를 꼭 1년 남겨둔 지금, 여야 주자들은 각각 어떤 비전을 품고 있을까? 21대 대선의 화두는 또 무엇일까? <한겨레>가 8일 대선 도전이 유력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6명의 지난 100일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774개를 분석했다. 에스앤에스를 하지 않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여당은 ‘공수처’ ‘방역’…야권주자는 ‘문재인’ ‘부동산’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56회 언급)과 ‘공수처’(30회), ’불평등’(20회)이 핵심 열쇠말이었다. 민주당과 공수처가 많은 건 여당 대표로서 공수처법 처리를 주도한 것을 지지층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엔 ‘신복지체계’ 등 불평등 관련 메시지도 많아지고 있다. 또다른 여권 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열쇠말은 ‘백신’(125회)과 ‘방역’(88회), ‘경제’(38회)였다. 지난해초 취임 뒤 경제 총리를 자임했지만, 줄곧 코로나19 대응을 맡으면서 백신과 방역 관련 글을 많이 썼다.
 
야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열쇠말에선 ‘검찰’(53회)과 ‘정권’(38회), ‘티케이’(38회)가 눈에 띈다. 검사 출신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에 대한 비판 글을 많이 쓴 탓이다. 다른 주자들과 달리 ‘코로나’(21회)는 주요 열쇠말이 아니었다.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열쇠말은 ‘대통령’ ‘문재인’이 많았다. 정치사회적 현안을 문 대통령과 엮어 비판하는데 집중한 결과다. 안 대표는 ‘부동산’(95회)과 ‘백신’(90회) 등을 통해 주로 공격했고, 유 전 의원도 ‘백신’(120회)과 ‘양극화’(69회)를 열쇠말로 삼아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튀는 이재명…‘기본소득’ ‘지역화폐’ 많아
차이가 두드러진 것은 이재명 지사의 열쇠말이다. 그의 열쇠말은 ‘경기도’(323회) ‘기본소득’(275회), ‘지역화폐’(145회) ‘경제’(140회)가 많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선도하며 ‘기본소득’ 관련 이슈를 선점하는 데 주력한 결과다. 반면 공수처 등 검찰개혁 관련 언급은 주요 열쇠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쓴 ‘코로나’에 대한 의미연결망을 분석해보면 각 주자들 사이의 관점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의미연결망 분석은 동시에 등장하는 주요 단어들의 횟수와 밀집도 등을 분석해 사용 맥락을 파악하는 방법이다.이재명 지사는 ‘코로나’를 ‘희생’ ‘회복’ ‘협조’ 등과 많이 썼다. 이낙연 대표는 ‘협력’ ‘혼신’ ‘힘냅시다’ 등과 함께 언급했다. 정세균 총리는 ‘회복’ ‘포스트’ ‘협력’ 등과 같이 썼다. 사회적 연대를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야권 주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방역 대책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안철수 대표는 ‘코로나’와 함께 ‘피해’ ‘파탄’ ‘협력’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피해’ ‘효과’ ‘포퓰리즘’ 등을 같이 썼다.‘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의미연결망 분석 결과도 여야 양쪽으로 나뉘었다. 홍준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폭정’ ‘수사’ 등과 함께 주로 언급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백신’ ‘코로나’ ‘문제’ 등과 같이 썼다, 안철수 대표는 ‘부동산’ ‘(검찰) 총장’ 등과 많이 썼다. 야권 주자들은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통해 지지자들 결집을 노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하셨습니다’ ‘코로나’를, 정세균 총리는 ‘포용’을 같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판서 사라진 화두, 남북관계

미증유의 재난 상황을 경험하며 정치사회의 화두가 ‘복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드러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이다. 다만 복지 확대에 필수적으로 평가받는 ‘증세’에 대해선 대선 주자 모두 주요 열쇠말로 삼지 않고 피해갔다. 통일 등 남북관계와 관련된 열쇠말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이완 권오성 기자 wan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985959.html?_fr=mt1#csidx9ce7e981cbf6c73959c170237ed7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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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솎아보기] 대선 D-365, 유력 대선 주자 뽑기와 시대과제

[아침신문솎아보기] 중앙, 전문가들 예측 “당선 가능성 이재명>윤석열>이낙연”…한겨레 “윤석열 정치하지 마라”

다음 대통령 선거가 1년 남았다. 9일자 아침신문들은 대선 D-365 관련 기획기사를 내놨다. 

최근 대선 레이스에서 1위를 달려온 이재명 경기도지사, 오늘(9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인으로 변신한 야권 대표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3명의 유불리와 향후 시나리오를 예측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보도는 역시 당선자를 전망한 중앙일보 보도다. 

▲ 9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 9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중앙일보는 여론조사·정치컨설팅 전문가 10명에게 내년 3월9일 치러질 대선에서 이 세명 중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누구일지 예측조사를 진행했다. 전문가 10명 중 9명은 현시점에서 이 지사의 당선 확률이 가장 높다고 답했고, 나머지 1명은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당선 가능성을 똑같이 1위로 예측했다. 이낙연 대표의 당선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 전문가는 없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 지사를 1위로 예측한 9명 중 4명은 ‘이재명>윤석열>이낙연’ 순, 3명은 ‘이재명>이낙연>윤석열’ 순이었다. 나머지 2명은 ‘이재명>윤석열=이낙연’으로 답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의 당선가능성을 이 대표 당선가능성보다 높다고 본 것이다. 

▲ 9일 중앙일보 정치면 기사
▲ 9일 중앙일보 정치면 기사
‘빅3’ 이외 인물 중에서 당선가능성이 있는 인물로는 10명 중 8명이 정세균 국무총리를 꼽았다. 유승민 전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꼽은 전문가는 5명, 김경수 경남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는 4명이 지목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선이 1년이나 남았고, 5월 재보선이나 거대양당의 전당대회 등 굵직한 정치일정이 남은 만큼 여전히 유동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역대 대선에서 선거 1년전 1위가 최종 당선이 됐는지 따져봤다. 역대 대선에서 1년 전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주자가 최종 승리한 경우는 절반정도였다. 


▲ 9일 동아일보 2면 기사
 

지난 대선(19대) 1년 전인 2016년 6월 7~9일 여론조사에서 1위(26%)를 달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최종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지 못했다. 18대 대선을 1년 앞둔 2012월 1월 2~6일 여론조사에서 31%를 얻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3%를 얻은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지만 후보단일화로 대선 레이스엔 불출마를 선언했다. 

16대 대선에서도 1년 전 1위였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1.6%)는 당선되지 못했다. 대선 1년전인 2001년 12월 지지율 1.6%에 불과하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이회창 대세론’을 꺾었다. 

반면 1년전부터 1위를 유지해 당선된 대통령도 있다.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1년전부터 줄곧 격차를 크게 두며 선두를 유지했다. 15대 대선에서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1년전인 1996년 11월 여론조사에서 19.9% 지지를 얻어 당시 19.6%를 얻은 박찬종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박찬종 후보는 최종 불출마를 선언했다. 


▲ 9일 경향신문 4면기사
 

경향신문은 대선 1년을 앞두고 시대과제를 꼽았다. 지난 대선의 과제가 적폐청산 등 개혁이었다면 다음 대선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생명권, 생존권, 생활권 등 ‘3생’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복지 의제가 빠지진 않았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이번 대선에선 복지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하게 분출된다고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 백신접종과 자영업자들의 생계문제, 주요 대선의제로 떠오른 기본소득과 복지 확충을 위한 증세논쟁, 현 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거와 일자리 불안정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강력한 리더를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선일보는 현재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며 당선자 예측을 경계했다. 정치면에서 “여, 이재명 주춤하자 眞文 후보론”, “야, 尹 기대하지만 독자행보 경계” 등 두 개의 기사에서 여권 내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악재요소, 야권에서 1위 자리에 오른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우려점 등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1위 자리 내준 이재명”, “부활의 기로에 선 이낙연” 등을 소제목으로 정하고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의 등장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으며 친문과 관계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상승세에 주목하면서도 “반짝 현상”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지 제3지대로 갈지 미지수라는 점 등을 짚었다. 

한편,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사실상 정치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 한겨레에는 ‘정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두 편의 칼럼이 실렸다. 


▲ 9일자 한겨레 오피니언면 칼럼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는 “윤석열 총장, 정치하지 마시라”라는 칼럼에서 “윤 전 총장의 지금 상태는 검찰 직접 수사권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 특수부 검사들의 영웅일 수도 있고,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검찰 조직 전체의 명예를 팔아먹은 파렴치한일 수도 있다”며 그가 정치를 하게 된 배경과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언급했다. 

성 기자는 윤 전 총장에게 ‘정치 바람’이 들어간 이유로 첫째 여론조사, 둘째 수사 경험을 꼽았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뜨면 멀쩡했던 사람도 눈이 돌아간다”며 “2011년 청춘콘서트에 나섰던 안철수 교수가 그랬고 고건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그랬다. 그래도 고건·반기문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했다. 

또한 “특수부 검사는 프레임을 짜는 사람”이라며 “프레임을 짜서 피의자를 악당으로 선언하고 구속영장과 중간 수사 발표를 통해 ‘여론재판’에서 성공하면 승리하며 뒷날 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아내면 금상첨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레임을 짜서 상대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선거를 치르는 정치인과 닮은 데가 있다”고도 했다. 

성 기자는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해서 안 되는 이유 첫째로 경제와 외교 관련 경험이 없어 “(대통령을) 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는 반문재인 성향 유권자들의 화풀이에 불과하지 이를 “진짜라고 믿으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남일 한겨레 디지털콘텐츠부장 역시 “교조적 검찰소아병”이란 칼럼에서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후배 검사들이 앞으로 하게 될 정의로운 수사마저 정치수사, 표적수사라는 기본값에서 출발하게 만든 검찰지상주의자 윤석열의 행보가 황당하고, 조직으로 뭉쳐 그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검사들이 기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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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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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에 분노한 민심 돌릴 유일한 카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

[주장] 부동산투기 공화국 막을 근본적 대책 필요... 잘못하면 대선도 위태롭다

21.03.09 07:21l최종 업데이트 21.03.09 07:21l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 묘목이 식재돼 있다.
▲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 묘목이 식재돼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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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우세였던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에 빨간 불이 켜졌다.

LH 직원 땅 투기 의혹은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박탈감이 심했던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1주 전만 해도 안철수와 박빙, 오세훈에 비해 우세였던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8일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조사 결과(중앙일보 의뢰, 5~6일 서울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 유선 14.9%·무선 85.1%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오세훈, 안철수 모두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YTN 의뢰, 지난 2~5일 만 18세 이상 전국남녀 2006명 대상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2%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31.0% - 국민의힘은 32.0%를 기록하며 지난주 대비 지지율이 역전됐다. 서울로 한정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민의힘은 34.2%로 지난주에 비해 4.7%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1.7%포인트 하락한 29.6%를 기록했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지지율마저 하락세다. 민주당이 통절한 반성과 발본색원 수준의 재발방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4월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내년 대통령선거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심각한 빨간 불... 일파만파 번지는 투기 의혹들  혹여 LH 직원 및 국토부 공무원 대상 이해관계 충돌방지법 정도로 분노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한번 부동산 투기제보 물꼬가 터진 이상 보수언론과 야당 정치인들에게 쏟아질 제보는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정부여당을 공격할 수 있는 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LH 발 부동산 투기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약을 내세웠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친척의 가덕도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 민주당 소속 김상돈 의왕시장 배우자 및 자녀들의 재개발·재건축 투기 의혹, 민주당 시흥시의원 자녀 신도시 후보지 땅 투기 의혹 등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7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재발방지책으로 토지·주택 관련 부처와 기관의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꼭 필요한 거래는 신고토록 하며, 부동산 등록제 도입 등 상시 감시 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로 성난 민심을 잠재우고 정부여당의 지지를 확보하긴 쉽지 않다.

분노한 민심을 추스르고 근원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일단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부동산불패신화가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엘리트들 중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부동산 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로 일부 직원 및 부처로 한정해 부동산 투기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고 한들 분노한 민심은 꼬리자르기로 인식할 것이다.

민주당이 정말 서울시장 선거에 이기고 싶다면 부동산투기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결사항전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 선출직 공무원 일가친척의 땅 투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기 시작하면 그때는 정말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국민들이 인정할 만한 근원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부동산투기 공화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을 반드시 전면 개조하겠다는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며 배수진을 쳐야 한다. LH 직원뿐만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여 부동산 투기를 근원적으로 막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제도화 방안은 이미 다 나와 있다. 지난해(2020년) 7월 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이 그것이다.

배수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홍남기 부총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홍남기 부총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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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정보에 접근하기 수월한 선출직 공무원 및 고위공직자들과 배우자 및 자녀들이 소유한 부동산 중 실수요 목적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부동산은 신탁위원회에 맡겨 처분토록 하는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을 제도화하면 된다.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을 도입한다면 1년이 멀다하고 터지는 고위공직자 및 관련 부처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앞으로는 보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때문에 발목이 잡혀 공직에 나가지 못하는 능력있는 인재들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부터 해방시켜 구인난에 시달리는 고위공직자 인재풀 구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의지만 있다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180석의 힘을 가지고도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 제도를 입법화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도 쏟아지는 소나기 잠시 피하면 그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처한다면 큰 오산이 아닐 수 없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실제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을 입법화하고자 한다면 내부 저항이 만만치 않겠지만, 팔 하나를 내어줄 각오로 대응하지 않으면 서울시장은 물론이고 차기 대통령 자리도 위태롭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는 권력 투쟁을 할 여유가 없다. 정부여당이 진심으로 부동산투기를 막겠다는 의지가 있다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이 난관을 돌파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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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조작' 조선일보 수천억 토해내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3/09 08:55
  • 수정일
    2021/03/09 08: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국ABC 발표 유료부수 허위 의혹
정부 보조금 광고 게재하며 부당이득
민주당 미디어 TF 고발조치 방침

그래픽 = 이정한 기자
▲ 그래픽 = 이정한 기자

 

조선일보가 잘못 조사된 신문 유료부수를 근거로 지원받은 예산을 토해내게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를 통해 신문 '부수조작'을 한 것으로 밝혀진 조선일보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 TF 의원들이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TF는 8일 회의를 열어 그간의 진행상황을 김승원 국회의원(민주당 수원갑)으로부터 보고받고 이같이 결정했다.

 

김 의원은 앞서 2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수조작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고, 이어 2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염태영 최고위원이 유료부수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적극 조사하겠다고 표방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앞서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조선일보는한국 ABC 협회가 발표한 부수가 116만 부에 달했는데, 실제 일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58만 부였다”고 밝혔었다.

 

공익제보를 통해 알려진 것도 실제 유료 부수는 116만 부의 절반에 불과한데도, 조선일보와 한국ABC가 집계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노웅래 의원을 단장으로고 한 TF는 우선 조선일보사를 고발 조치한 뒤, 나머지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유명 일간지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끝마치는 대로 고발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고발 혐의는 공정거래법 위반과 보조금법 위반등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이 입증되면, 매출액의 2%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게 된다.

 

핵심은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혐의가 입증될 경우 보조금 환수 조치와 함께, 보조금법 33조 등에 의해 부정이익의 500%에 대한 제재부가금이 부과된다.

 

현행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발행 유가부수가 60만부 이상인 종합 일간지의 경우 A군으로 편성해, 1면의 광고단가를 최대 2300만원으로 편성한다. 나머지 20만부 이하는 최대 1500만원이다.

 

그런데 조선일보사의 부수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조선일보사는 최대 1회에 800만원의 부정이익을 본 셈이다.

 

단순계산으로 300일 동안 신문 1면에만 최대 2300만원짜리 정부 보조금 광고가 집행됐다고 계산하면, 1년에 120억원의 부정이익, 제재부가금은 5배인 600억원이 된다. 보조금에 대한 감사가 평균 5년, 또 다른면에도 정부 보조금 광고가 집행됐음을 감안하면 최소 수천억원의 제재부가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TF관계자는 말했다.

 

신문의 발행.유가부수를 조사해 발표하는 한국 ABC의 '2020 한국ABC 신문부수 공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도 기준 조선일보는 116만부, 동아일보는 73만부, 중앙일보는 67만부로 각각 조사됐다. 

 

TF는 향후 결과에 따라 부정 수급 환수조치와 함께 신문부수 조사에서 한국 ABC협회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2일 언론소비자주권행동과 민생경제연구소 등 8개 시민단체들은 특가법 상 사기, 불공정행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보조금법 위반 불법비리 등의 혐의로 조선일보사 등을 대상으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 경기신문 = 유진상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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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사, “이 연습 도대체 무엇 때문에 실시하나”

한·미연합군사연습 시작, 18일까지 지휘소훈련 위주로

 

 

  • 기자명 이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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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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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03.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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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전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시작된 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군사연습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전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시작된 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군사연습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우리는 이 연습이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실시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8일 ‘2021년 전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시작된 가운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상임대표 문규현)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지적하고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한미연합연습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와 많은 집권당 의원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의 숨통을 트기 위해 이 연습을 중단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와 주한미군이 이를 무시하고 연습을 강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연습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군이 원한 전지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한국군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는 것도 아니”라며 “그들의 뜻대로 소위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상시전투태세)와 연합대비태세 점검을 위해서 이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한미연합군사연습 즉각 중단하라!” [영상 - 통일뉴스 강연경 기자]

평통사는 “이 연습은 한국 정부와 집권당 국회의원들, 한국군의 요구를 배제한 채 미국의 요구로 미국의 의도에 맞춰 실시되고 있는 연습”인데 “이 연습을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인가”라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한·미연합군사연습이 한반도 정세가 화해와 평화, 통일로 나아가느냐, 대결과 전쟁, 분단고착으로 나아가느냐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였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와 민족의 명운을 좌지우지하는 한·미연합연습을 그저 미국의 뜻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하면 중단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개하면 재개하는, 한 나라의 군통수권자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무책임하고 주견 없는 태도와 청와대 NSC 참모 및 국방부(의) 무능에 분노가 치미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혜란 집행위원장은 지난 2~6일 실시된 한·미연합 위기관리참모연습과 마찬가지로 “오늘부터 시작되는 본 훈련도 한국방어보다는 태평양 미군과 일본, 미 본토 방어를 위한 준비태세 중심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 전투준비태세, 한반도 평화 정착 등 제반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FOC 검증을 하는 게 조금 제한이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훈련 간에 한국군 4성 장군이 미래연합사 주도의 전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예행 연습을 일부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훈련이 방식과 규모 면에서 유연하고 최소화된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북한도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상응해서 한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 구축을 위해 지혜롭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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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한미연합훈련 시작..'북, 유연한 태도 보여주길'국방부, 연합지휘소훈련 “명칭 공개 제한된다”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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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0순위·그림자 노동…“여성은 소모품이 아닙니다”

등록 :2021-03-08 05:00수정 :2021-03-08 09:31
 
[3·8 여성의 날]
‘노회찬 장미꽃’ 받은 여성들 이야기
노회찬재단이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한 봉제공장에서 노경숙(52)씨가 봉제작업을 하는 미싱대옆에 전달받은 장미꽃이 놓여있다.달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노회찬재단이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한 봉제공장에서 노경숙(52)씨가 봉제작업을 하는 미싱대옆에 전달받은 장미꽃이 놓여있다.달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대유행의 영향은 여성 노동자에게 더 가혹했다. 방역 영웅으로 추켜세워진 간호사들은 병원에선 만성적 인력 부족에, 가정에선 돌봄노동에 시달렸다. 30여년 가족을 떠받쳐온 여성 봉제노동자들은 코로나19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여성 감정노동자를 상담하는 또 다른 여성 감정노동자는 “아이엠에프(IMF) 때처럼 여성 노동자들이 먼저 해고되기 시작했다”고 걱정했다.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노회찬재단으로부터 장미꽃을 건네받은 여성 노동자들은 생계 최전선에서 성평등 문제를 온몸으로 절감하는 이들이었다.
노회찬재단이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 노조사무실에서 장미꽃을 건네받은 김효은(42) 간호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김씨의 업무 강도는 높다. 서울대병원은 병세가 이미 중증이거나 희귀질환 검사를 받기 위한 환자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거동이 힘든 탓에 ‘기본간호’의 품이 많이 들어간다. 몸이 자유롭지 않은 환자는 2~3시간마다 몸의 위치를 바꿔줘야 한다. 스스로 가래 배출이 어려워 수시로 빼줘야 한다. 때때로 환자들의 기저귀도 갈아야 한다. 코로나19로 보호자 출입 통제가 강화되면서 병동을 오가는 안내 업무도 늘었다. 간호사 한명이 돌봐야 할 환자 수는 적게는 10명에서 밤 근무에는 16명까지 늘어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간호사 1명당 6~8명의 환자를 간호한다.
신경과 간호사 김효은씨“코로나 방역 영웅 수식어보다직업인으로서 존중이 더 중요”
병원 안 간호사 지위는 여전히 취약하다.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간호사를 여전히 ‘아가씨’라고 부른다. “아가씨가 기저귀 갈아야지 왜 보호자에게 도와달라고 하냐는 말도 들었어요.” 여성 간호사에게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성별 고정관념과 차별이 의료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된다.성희롱도 자주 일어난다. 최근에도 한 간호사가 환자에게 심각한 성희롱을 당했다고 한다. 환자는 묘하게도 의사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간호사는 병원 법무팀에 알리기까지 2주간 그 상황을 참아냈다. 김씨는 “성희롱이 일어나도 ‘너는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을 하니 이해하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가장 괴롭다”고 했다.3교대로 병원을 지켜야 하는 김씨는 돌봄노동도 부담이다. 초등학생, 중학생 딸이 집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다 보니 부모님 도움 없이는 아이들의 밥 세끼를 챙기는 것도 불가능했다. “정말 재택근무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는 언니는 아이들 챙기느라 일을 못 한다며 오히려 회사에 일부러 출근을 했어요. 아이는 사회가 같이 키워야 하는데, 재택을 하나 안 하나 아직까지는 엄마의 몫인 거죠.”김씨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때도 격리병동에서 6개월간 환자를 돌봤다. 서울대병원에서는 그때 마련한 수칙과 인력 기준이 있어 코로나19 대응 때는 혼란이 비교적 줄었다고 했다. 하지만 간호사 처우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간호사 인력은 여전히 모자란 소모품 같아요. 있으면 쓰고 없으면 끼워 맞추는….”
노회찬재단이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한 봉제공장에서 장미꽃을 전달받은 노경숙(52)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노회찬재단이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한 봉제공장에서 장미꽃을 전달받은 노경숙(52)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서울 중구 신당동 태일피복에서 일하는 노경숙(52)씨는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 봉제노동자다. 노씨는 당시 어린 여공들이 그렇듯 중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7살 때 아는 언니를 따라 고향 전라도를 떠나 봉제공장이 모여 있는 서울로 왔다. “그때는 학업을 이어갈 형편이 안 되면 그렇게 아는 언니들, 동네 언니들 따라 서울로 올라왔어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숙식이 해결된다고 하면 덜컥 미싱 일을 하게 되는 거죠.”노씨가 처음 취업한 공장은 창문이나 환기시설이 없어 종일 깜깜하고 공기는 퀴퀴했다고 한다. 복층으로 만들어진 다락방에서 잠을 해결하고 곧바로 작업대로 내려와 하루에 10~12시간씩 일했다. 천장 높이가 낮아 일을 할 때는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일했지만, 공장은 2년 가까이 월급을 한푼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보호자도 없는 18살 여자애가 돈을 달라고 하면 욕설이 날아오는 거죠. 저도 거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어영부영 일했던 거고.”
30년 봉제노동 노경숙씨“17살 때 올라와 월급 절반 집으로권리 찾은적 없어 뭐 필요한지도…”
“머리가 좀 더 커진” 뒤 공장을 옮겨 한달에 9만원의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도 삶은 녹록지 않았다. 7남매 중 둘째였던 노씨는 월급의 절반 정도를 집으로 보내야 했다. 노씨가 시다(미싱사 보조)로 일하면서 번 돈은 동생들의 학비가 됐다. 노씨가 오야(미싱사)가 된 다음에 번 돈은 결혼 뒤 낳은 아이들 양육비가 됐다. 그렇게 신당동과 창신동을 오가며 집안을 떠받치는 사이 노씨에게는 허리디스크와 목디스크가 찾아왔고, 일을 한두달씩 쉬는 일도 있었다.30년 넘게 미싱사로 일해온 노씨는 임금노동자가 아니었다. 봉제노동자는 사실상 공장 소속으로 일하지만 고용노동자가 아닌 ‘객공’, 일종의 프리랜서 신분으로 일한다. 공장이 요구하는 물량을 맞추려면 아침 8시에는 출근해 밤 10~11시까지 일을 이어가야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임금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4대 보험은 물론 상여금·퇴직금은 꿈도 꿀 수 없었다.월급을 받아왔다는 증빙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봉제노동자 대다수는 전국민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 외에 어떠한 보조금도 받지 못했다. 50대 이상 여성으로 집안 생계를 맡고 있는 봉제노동자 상당수가 코로나19 지원의 사각에 있는 셈이다.“어느 정도 자기 권리를 받아본 사람들이나 이것도 필요하다, 저것도 필요하다 하지 우리처럼 살아오면 무엇이 필요한지 바로 떠오르지 않아요.”임신을 해도 하루도 쉬지 못한 채 먼지밥을 먹어가며 일해야 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가족을 떠받쳐온 30년이다. 노씨는 “언젠가 봉제노동자들도 사무직처럼 생리휴가를 쓸 수 있는 환경, 몸이 아프면 하루 정도 월차로 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회찬재단이 3월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에서 조돈문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이 장미꽃을 전달한 뒤,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노회찬재단이 3월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투명노동자(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가 일하는 현장을 찾아 장미를 건네는 행사를 벌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에서 조돈문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이 장미꽃을 전달한 뒤,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유금분(54)씨는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에서 심리상담팀장을 맡고 있다. 최근 ‘해고 불안감’을 토로하는 여성 노동자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아이엠에프 때도 비혼 여성 노동자부터 먼저 해고가 되었잖아요. 지금 코로나 시기에도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제조업이나 고객을 상대하는 직종에 있는 여성들이 요새 부쩍 그런 고민을 이야기해요.”2018년 설립된 센터는 서울시 소재 사업장에 근무하는 감정노동 종사자를 상대로 일대일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8곳 거점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 70여명이 한달에 200여건의 상담을 진행한다. 콜센터 종사자,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잘 알려진 감정노동자 외에 교사, 공무원,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가 상담을 위해 센터를 찾는다.유 팀장은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법률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으면 서울노동권익센터로 안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도움을 제공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당장 생계에 문제가 생겨 정신적인 위기를 겪더라도 상담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감정노동 상담 유금분씨여성들 해고 불안감 부쩍 호소“백화점 청소노동자분도…속상하죠”

유 팀장의 걱정은 단지 기우가 아니다. 지난 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0년 취업자 수 현황을 보면, 2019년 대비 여성 취업자 감소 폭은 13만7천명으로 남성(8만2천명)보다 1.6배가량 많다. 15~64살 여성 고용률은 같은 기간 57.8%에서 56.7%로 낮아졌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40만5천여명 줄었는데, 그중 여성이 25만1천명(62%가량)이었다.“백화점에서 일하는 청소원들은 1~2년에 한번씩 위탁회사들과 재계약을 하거든요. 근데 최근에 계약을 이어가지 못하고 많이 해고가 되시더라고요. 저한테 상담을 받으시던 분도 연말 계약기간이 끝나서 해고가 되었다고 하시는데, 속상했죠.”유 팀장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충격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의 고용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여성 노동자가 먼저 해고되고, 그래서 상담을 요청해온 경우를 몇차례나 직접 보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함께 해결해나갔으면 합니다.”

 

▶바로가기 : 노회찬 장미꽃, 여성노동자에 대신 전합니다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9833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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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에서 들려오는 스텔스전략잠수함의 전설 같은 이야기

[개벽예감 343] 신포에서 들려오는 스텔스전략잠수함의 전설 같은 이야기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3/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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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중국 대만 국방부의 이상한 행동

2. 수중전략환경 변화시킨 무기성발전기의 출현

3. 조선이 건조한 3,000톤급 스텔스전략잠수함

4. 신포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

 

 

1. 중국 대만 국방부의 이상한 행동

 

나는 2019년 4월 8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북변의 산골마을에 울리는 열차의 기적소리’에서 조선의 자위적 핵무력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세운 핵미사일렬차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이번에는 조선의 자위적 핵무력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세운 스텔스전략잠수함에 대해 설명할 차례다. 

 

조선의 스텔스전략잠수함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은 뜻밖에도 중국 대만이다. 2017년 4월 5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는 대만군 해군장교의 전언을 인용하면서 대만 국방부가 작전수명을 넘긴 낡은 외국산 잠수함 4척으로 이루어진 잠수함대를 증강하기 위해 신형 잠수함 8척을 건조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매체 <디플로맷> 2018년 9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대만이 잠수함건조사업을 시작한 때는 2014년 12월이었다. 또한 그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유럽의 6개 군수기업, 미국의 2개 군수기업, 일본의 1개 군수기업과 인디아의 1개 군수기업으로부터 각각 전달받은 잠수함설계제안서들을 검토한 끝에 유럽의 어느 군수기업이 제출한 잠수함설계제안을 낙점했다고 한다. 

 

2018년 4월 미국 국무부는 대만의 잠수함설계를 수주하기 위해 미국의 잠수함설계기술을 대만에 수출할 수 있도록 특별허가를 내주면서 다른 나라 잠수함건조업체들과 경합을 벌였으나, 대만 국방부는 도이췰란드의 잠수함건조업체를 계약자로 선정하였다. 그렇게 된 까닭은, 도이췰란드가 잠수함건조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4월 28일 중국 대만의 언론매체들이 놀라운 사실을 보도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몇 해 전 대만 국방부가 잠수함설계 경쟁입찰에 나선 외국 업체들 가운데서 계약자를 선정할 때, 조선의 잠수함건조업체도 대만의 무역회사를 통해 참여의사를 전했다는 것이다. 대만의 언론매체 <샹바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잠수함건조업체가 대만의 무역회사를 통해 대만의 잠수함설계 경쟁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때는 2016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보도내용에는 착오가 있다. 조선이 대만의 잠수함설계 입찰경쟁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내용은 착오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나라이므로, 그 원칙에 배치되는 대만의 무력증강사업에는 절대로 참여하지 않는다. 1992년 8월 중국은 조선이 철석같은 신념으로 지켜오는 ‘하나의 조선 원칙’을 한중수교로 저버렸어도, 조선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처럼 원칙을 고수하는 조선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저버리고 대만의 잠수함설계 입찰경쟁에 참여의사를 밝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16년에 조선이 대만의 잠수함설계 입찰경쟁에 참여할 의사를 대만 국방부에 전했다는 언론보도는 오보가 아닐 수 없다.    

 

오보를 걷어내고 진실과 마주하면, 어떤 사연이 보이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어줄 흥미로운 단서는 <문화일보> 2019년 4월 10일 단독보도에서 찾을 수 있다. 단독보도에 따르면, 2014년에 조선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특수강판을 대만의 무역회사를 통해 수입하였다고 한다. 2014년에 대조선수출금지품목인 특수강판을 조선에 수출하였던 대만의 무역회사가 위에 서술된 오보에 나오는 바로 그 무역회사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리사회 회의에서 당시 유엔주재미국대사였던 니끼 헤릴리가 대조선제재결의 2397호에 거수로 찬의를 표시하는 장면이다. 그녀의 오른쪽에서 거수로 찬의를 표시한 사람은 당시 유엔주재 영국대사다. 그날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대조선제재결의 2397호는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언제까지나 미국의 핵위협 아래서 살아가야 한다는 언어도단의 망발을 유엔안보리의 이름으로 공식화한 것이었다. 이것은 미국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조선의 자위적 핵무력 보유를 '범죄'로 몰아감으로써 조선을 비롯한 모든 유엔회원국들의 평등권과 자위권을인정한 유엔헌장을 부정한 희대미문의 망동이요 횡포였다. 그런 점에서 2017년 12월23일은 유엔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치욕과 암흑의 날이었다.  

 

이런 사연을 살펴보면, 2016년 어느 날 대만의 무역회사는 대만 국방부에게 잠수함설계기술을 조선에서 수입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무역회사는 조선이 세계 정상급 잠수함설계기술을 가졌다는 사실을 거래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만 국방부에게 그런 의견을 제기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대만의 무역회사를 통해 대만 국방부에 경쟁입찰 참여의사를 전한 게 아니라, 대만의 무역회사가 자기 의견을 대만 국방부에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의견은 꺼내놓으나 마나 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대만 국방부는 미국의 전면적인 제재를 받는 조선으로부터 잠수함설계기술은 고사하고 잠수함의 나사못 한 개도 수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는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2019년 4월 5일 대만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당시 대만 국방부는 조선이 잠수함설계 입찰경쟁에 참여할 의향을 가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수함전문가를 중국 단둥에 파견하였다는 것이다. 당시 정황으로 봐서, 단둥에 파견된 대만의 잠수함전문가는 대만의 무역회사를 통해 조선측 인사를 만난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 잠수함전문가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어쨌든 대만 국방부의 그런 행동은 이상한 행동이었다. 왜냐하면 대만 국방부는 미국의 전면적인 제재를 받는 조선으로부터 잠수함설계기술을 수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조선에서 잠수함설계기술을 수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매우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대만 국방부는 조선이 세계 정상급 잠수함설계기술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졌던 것이다.     

 

대만 국방부가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질 만큼 조선의 잠수함설계기술이 세계 정상급에 올라섰다는 사실은, 조선과 거래한 대만의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에게 제기한 의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만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당시 그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에게 제안한 수입품목은 조선의 연어급 잠수정, 유고급 잠수정, 상어급 잠수정과 조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잠수함 핵심장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보도내용에서 또 하나 착오가 보인다. 대만 국방부가 건조하려는 것은 수중배수량이 300톤 미만인 소형 잠수정이 아니라, 수중배수량이 2,000톤급 정도 되는 중형 잠수함이다. 그러므로 대만의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에게 제안한 수입품목에는 조선의 중형 잠수함이 들어갔어야 한다. 그런데 대만의 언론매체들은 그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의 관심 밖에 있는 소형 잠수정을 제안하였다고 보도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사실만 놓고 봐도, 조선이 대만의 잠수함설계 입찰경쟁에 참여할 의사를 대만 국방부에 전했던 것이 아니라, 대만의 무역회사가 자기 의견을 제기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사연은 이제부터 펼쳐지기 시작한다. 2016년 당시 대만의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에 제기한 의견 중에는 전 세계 잠수함전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놀라운 정보가 들어있었다. 놀라운 정보는 대만의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에 제기한 의견 중에 조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기불요추진체계(air-independent propulsion)와 무기성발전기(VNEU)의 설계도 일부와 기술이전계획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2. 수중전략환경 변화시킨 무기성발전기의 출현

 

공기불요체계와 무기성발전기가 무엇이기에 그 보도내용이 놀라운 것인가? 이 사연을 알려면, 디젤-전동식 잠수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디젤-전동식 잠수함은 잠수함 안에 설치된 디젤엔진을 돌려서 얻은 전기를 축전지에 충전하고, 그 충전된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잠수함 축전지에는 제한된 양의 전기만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항해 도중에 틈틈이 디젤엔진을 돌려 충전해야 한다. 디젤-전동식 잠수함이 최대속력으로 잠항하는 경우, 축전지에 충전된 전기는 1시간 밖에 쓸 수 없으며, 정상속도로 잠항하더라도 축전지에 충전된 전기는 하루밖에 쓸 수 없다.

 

만일 잠수함 안에서 디젤엔진을 돌리면, 잠수함 안의 산소를 금방 다 써버려 승조원들이 산소부족으로 죽게 되므로,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돌리기 위해 해수면 아래 3m까지 떠오른 뒤에 도관처럼 생긴 통기구(snorkel) 두 개를 해수면 위로 내민다. 통기구 한 개는 대기를 빨아들이는 흡입관이고, 다른 통기구 한 개는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와 방사열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배출관이다. 

 

잠수함이 해수면 위로 통기구를 내밀고 디젤엔진을 돌려 충전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잠수함에서 디젤엔진이 돌아가면 엔진동음이 발생하여 적국 군함의 수중음향탐지기(sonar)에 포착될 위험이 생긴다. 또한 잠수함이 해수면 가까이에 떠올라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서 통기구를 통해 배기가스와 방사열을 대기 중으로 계속 방출하면, 적국의 해상초계기 또는 대잠헬기에 노출될 위험이 생긴다. 광역초계작전을 펼치는 해상초계기나 대잠헬기는 넓은 해역을 감시, 추적하는 적외선(열)탐지기를 장착하고 빠른 속도로 해수면 위를 날아다니며 잠수함을 색출하기 때문에, 잠수함의 통기구에서 내뿜는 방사열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수중음향탐지기나 적외선탐지기에 위치가 노출된 잠수함은 공격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잠수함은 통기구를 해수면 위로 내밀고 충전하다가 적국의 군함이나 해상초계기, 대잠헬기가 나타나는 경우 10초 만에 후닥닥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숨는 비상경보훈련을 반복한다.  

 

디젤-전동식 잠수함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탐구해오던 잠수함건조국들은 디젤엔진을 돌리지 않고서도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꿈의 잠수함을 개발하려고 애썼다. 그런 고심어린 노력 끝에 세상에 나온 것이 공기불요추진체계다. 공기불요추진체계는 잠수함이 통기구를 통해 대기 중의 산소를 흡입하지 않고, 다시 말해서 디젤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전기를 얻어내는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공기불요추진체계의 핵심장치는 대기 중의 산소가 없어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무기성발전기(anaerobic generator)다. 

 

잠수함건조국들은 앞을 다투어 더 좋은 무기성발전기를 개발하려는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였다. 이를테면, 프랑스는 폐쇄순환식 무기성발전기(closed-cycle anaerobic generator)를 개발하였다. 산소와 에탄올의 혼합물을 고압에서 연소시켜 증기를 생산하고, 그 증기로 발전기를 돌리는 전기발전체계다. 그런데 이 무기성 발전기는 효율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증기터빈회전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결함을 지녔다.         

 

스웨리예, 중국, 일본은 스털링순환식 무기성발전기(stirling-cycle anaerobic generator)를 각각 개발하였다. 스털링순환식 무기성발전기가 설치된 획기적인 첨단잠수함을 세계 최초로 건조한 나라는 스웨리예다. 스털링순환식 무기성발전기에는 연료전지(fuel cell)이 들어간다. 연료전지의 구조적 원리는, 수소(연료)와 산소(산화제)의 혼합물에서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산화환원반응(redox reaction)을 통해 전기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연료전지를 수소연료전지 또는 전기화학전지라고 부른다. 

 

도이췰란드와 로씨야는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fuel-cell anaerobic generator)를 각각 개발하였다. 이것은 스털링순환식 무기성발전기보다 효율이 더 높은 무기성발전기다.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의 특징과 우월성은 세 가지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도표는 미국 노틸러스연구소(Nautilus Institute)가 2020년 9월 2일에발표한 조선의 석유수급상황에 관한 논문에 실린 것이다. 위의 도표에서 알 수 있는것처럼, 조선은 2014년 1월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았고, 2018년부터는 정제유 수입도 대폭 축소했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은 조선의 원유수입과 외화소득을 차단하여 국가경제의 숨통을 1~2년 동안 계속 조이면, 조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굴복하여 핵포기의 길로 끌려나올 것으로 타산했다. 그러나 조선의 국가경제는 정상적으로 유지될 뿐아니라, 국내총생산을 연평균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발전을 이룩했다. 이런현상은 자본주의경제론리로는 설명하지 못한다. 조선의 경제현실 속에서 일심단결과자력갱생의 힘이 작동했다는 사실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설치된 잠수함은 소음을 내지 않는다. 스텔스잠수함이 출현한 것이다. 잠수함의 소음은 잠수함의 생존을 위협하고, 잠수함의 무소음은 수중작전능력을 결정적으로 증대시킨다.  

 

둘째,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설치된 잠수함은 승조원들이 먹고 마실 식량과 식수만 있으면, 45일 동안 해수면에 떠오르지 않고 수심 300m 깊은 바다 속에서 작전할 수 있다. 디젤-전동식 잠수함은 충전하기 위해 하루에 한 차례씩 해수면 가까이 떠올라야 하는데,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설치된 잠수함은 45일 동안 깊은 바다 속에서 수중작전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 하나만 봐도,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설치된 잠수함은 디젤-전동식 잠수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세한 수중작전능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셋째,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폐기하지 않고,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하여 성능을 대폭 개량할 수 있다. 그러므로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많이 보유한 조선이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개발하는 경우, 잠수함전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킬 수 있다. 

 

잠수함용 연료전지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나라는 스웨리예, 도이췰란드, 중국, 일본, 로씨야다. 그런데 스웨리예, 도이췰란드, 중국, 일본이 개발한 연료전지들은 발전용량이 150~400킬로와트밖에 되지 않는다. 1,500~2,0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를 설치해야 하는 잠수함에는 턱없이 부족한 발전량이다. 그래서 스웨리예, 도이췰란드, 중국, 일본은 잠수함에 소용량 연료전지를 2개나 설치하고서도 부족하여 디젤엔진도 설치해야 했다. 

 

디젤엔진을 완전히 없애고 대용량 연료전지만으로 가동되는 연료전지형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는 나라는 로씨야다. 로씨야는 2010년에 건조한 수중배수량 2,800톤급 잠수함 쌍끄뜨뻬쩨르부르그에 연료전지를 설치하였다. 미국은 그 잠수함을 라다급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쌍끄뜨뻬쩨르부르그함에 설치된 연료전지의 발전용량은 2,013킬로와트인데, 이것을 추진력으로 환산하면 2,700마력이다. 그러나 시험운항 중에 연료전지의 결함이 나타나는 바람에, 연료전지를 들어내고 종전의 디젤엔진을 다시 들여놓았다. 로씨야가 실패를 거듭하면서 개발하고 있는 2,000톤급 연료전지형 무기성전기발전기는 ‘VNEU’라고 부른다. 로씨야의 경험은 그 어떤 잠수함건조국도 2,0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아직 개발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놀랍게도,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소리 소문 없이 개발한 군사과학기술강국이 있으니, 그 나라가 바로 조선이다. 벨라루스공화국의 온라인 언론매체 <툿바이> 2019년 4월 8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에 대만의 무역회사가 대만 국방부에게 조선의 잠수함설계기술을 수입하는 문제를 제안하면서 언급한 조선의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는 로씨야의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VNEU)와 다른, 독자적으로 개발된 무기성발전기라고 한다. 이런 보도내용은 2016년 당시 조선이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이미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잠수함에 설치한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의 발전용량이 얼마나 큰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은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 개발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로씨야와 경쟁하는 최첨단기술을 2016년에 이미 보유했던 것이다.    

 

 

3. 조선이 건조한 3,000톤급 스텔스전략잠수함

  

2016년 9월 30일 미국의 온라인 언론매체 <38노스>는 함경남도 해안공업도시 신포에 있는 잠수함건조공장이 개건, 확장되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보도기사에서 <38노스>는 그 잠수함건조공장을 남신포조선소라고 불렀다. 신포조선소에서 남쪽으로 2.3km 떨어진 륙대리반도에 있기 때문에 남신포조선소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남신포조선소를 봉대보일러공장이라는 별칭으로도 부른다고 한다. 남신포조선소라는 명칭이 조선에서 사용되는 공식명칭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남신포조선소라는 명칭을 쓴다. 

 

남신포조선소 개건확장공사는 2012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시작되었다. 미국의 언론매체 <워싱턴자유횃불>은 2017년 4월 20일 보도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조선제재 전문가집단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개건확장된 남신포조선소가 잠수함을 동시에 1척 이상 조립하는 함체조립공장 1개동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미사일조립공장 1개동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38노스> 2016년 9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서방측 상업위성은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기간에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부품들이 쌓여있는 남신포조선소 야적장을 촬영하였다고 한다. 그 상업위성사진자료에서는 대형 화물차들과 철길이동식 기중기 4대가 오가는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개건확장된 남신포조선소에서 2016년부터 신형 잠수함이 건조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상업위성사진자료를 분석한 <38노스> 2017년 11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남신포조선소 야적장에는 지름이 7.1m인 원통형 자재들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그처럼 커다란 원통형 자재는 잠수함 함체를 조립할 때 쓰는 것이므로, 2017년 당시 남신포조선소에서는 함폭이 7.1m인 신형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함폭이 7.1m인 잠수함은 얼마나 큰 잠수함일까? 

 

로씨야가 2010년에 건조한 쌍끄뜨뻬쩨르부르그함의 함폭이 7.1m다. 그 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은 2,800톤이므로, 2017년 당시 남신포조선소에서 2,800~3,000톤급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언론매체 <도꾜신붕> 2017년 9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공기불요추진체계가 설치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발사관 2~3문이 설치된 3,000톤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공정이 2017년 9월 현재 80% 진척되었는데, 2017년 안에 진수될 것이라고 한다. <사진 3> 

 

▲ <사진 3> 위쪽 사진은 2016년 6월 초 조선의 서조선만 유전에 나타난 중국 원유채굴선 중요우하이 17호의 모습이다. 아래쪽 사진은 당시 중요우하이 17호가 원유채굴작업을 진행했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Rig라는 글씨가 원유채굴작업현장의 위치를 가리킨다. 그 주위로 보이는, 일련번호가 붙은 여러 개의 노란 표시들은 탐사정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초도다. 조선은서조선만 유전에서 연간 60만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조선은 자력갱생의 산유국이다.  


또한 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6월 말 군수공업부문 간부들에게 공화국 창건 70주년이 되는 2018년 9월 9일까지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라고 명령했는데, 2017년 말에 신형 잠수함을 진수하게 되었으므로 건조공정이 예정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자유횃불>은 2017년 4월 20일부 기사에서 남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을 동시에 1척 이상 조립할 수 있다고 보도하였으므로, 남신포조선소에서는 3,000톤급 신형 잠수함이 1년 6개월마다 2척씩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2017년 말에 3,000톤급 신형 잠수함을 2척 건조하였고, 2019년 6월에 그 신형 잠수함을 2척 더 건조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에 서술된 보도내용은 조선이 2017년에 공기불요추진체계가 설치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발사관 2~3문이 설치된 3,000톤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2017년에 달성한 국가핵무력완성은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으로만 이해될 수 없고, 3,000톤급 신형 전략잠수함을 건조한 것으로도 이해되어야 한다.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설치된 조선의 3,000톤급 신형 잠수함은 전 세계에서 소음이 가장 적은 스텔스잠수함이다. 이 스텔스잠수함은 45일 동안 해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무소음 수중작전을 계속할 수 있다. 이 스텔스잠수함에 설치된 어뢰발사관 4문에서는 533m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고, 기뢰도 부설할 수 있다. 이 스텔스잠수함에 수직으로 설치된 수중발사관 3문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2016년 8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밑에 두 번째로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된 북극성-1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2,500km를 날아가는 핵공격미사일이므로, 조선의 3,000톤급 스텔스잠수함은 핵공격전략잠수함이다.   

 

 

4. 신포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

 

스웨리예가 1996년 4월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한 고틀랜드급 잠수함을 세계 최초로 실전배치하였다. 수중배수량이 1,600톤인 고틀랜드급 잠수함은 발전용량이 970킬로와트인 디젤엔진 2기에서 나오는 전기를 주동력으로 하고, 발전용량이 75킬로와트인 스털링순환식 무기성발전기 2기에서 나오는 전기를 보조동력으로 하여 움직인다. 15일 동안 작전수심 150m 바다속에서 해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수중작전을 계속할 수 있다. 무장장비는 어뢰발사관 6문, 어뢰 18발, 기뢰 48발이다.   

 

세계 최초로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한 최첨단 잠수함이 출현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미국은 그 잠수함의 수중작전능력을 파악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은 스웨리예에게 고틀랜드급 잠수함을 1년 동안 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스웨리예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2005년 6월 27일 거대한 수송선에 실린 고틀랜드급 잠수함 1척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에 있는 쌘디에고 해군기지에 나타났다. 미국 해군은 고틀랜드급 잠수함의 수중작전능력을 평가하는 가상전투를 쌘디에고 앞바다에서 벌였다. 항모타격단이 그 평가전에 투입되었다.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타격단은 구축함, 순양함, 핵추진잠수함, 대잠헬기로 편성되었다. 수중배수량이 1,600톤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잠수함 1척이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상대로 실전환경과 똑같이 전개되는 가상전투를 벌인 것이다.  

 

그런데 상상을 초월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쌘디에고 앞바다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고틀랜드급 잠수함 1척이 세계 최강이라는 항모타격단을 격파하고 대승을 거둔 것이다. 평가전이 시작되자, 고틀랜드급 잠수함은 핵추진잠수함, 구축함, 순양함, 대잠헬기가 로널드 레이건함을 둘러싸고 3중, 4중으로 밀집구축한 호위경계망을 귀신같이 뚫고 들어가 어뢰사거리까지 바짝 접근하였다. 그리고 수중에서 533mm 중어뢰를 연발로 가상발사하여 로널드 레이건함을 가상격침시키고, 여러 척의 핵추진잠수함도 가상격침시켰다. <사진 4>   

 

2003년 7월에 실전배치된 최신형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은 함체길이가 332m이고 배수량은 101,400톤이며, 90대의 함재기 및 대잠헬기들이 탑재되고, 승조원은 5,000명이다. 이 거대한 항공모함의 함체가격은 자그마치 62억 달러다. 

 

그런데 그처럼 어마어마한 항공모함을 둘러싸고 빈틈없이 호위한 수중경계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101,400톤급 항공모함이 1,600톤급 잠수함에게 보기 좋게 격침당한 것이다. 항모타격단은 항공모함과 핵추진잠수함을 중심으로 편성되었기 때문에, 항공모함과 핵추진잠수함이 격침되면 항모타격단 자체가 궤멸된다. 항모타격단을 상대로 펼친 고틀랜드급 잠수함의 가상전투에서 어이없는 완패를 당한 미국 해군 지휘부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래서 그들은 항모타격단을 동원한 가상전투를 여러 차례 반복하였고, 미국 국방부는 고틀랜드급 잠수함의 임차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면서 가상전투를 반복하였으나, 항모타격단이 고틀랜드급 잠수함에게 여지없이 격침당하는 참담한 결과만 계속 나올 뿐이었다.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6년 11월 11일 분석기사에 따르면, 고틀랜드급 잠수함 대 항모타격단의 평가전에서 고틀랜드급 잠수함이 번번이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틀랜드급 잠수함은 스털링순환식 무기성발전기로 소음을 내지 않고 움직이면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수중음향탐지능력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소음을 내지 않는 스텔스잠수함이 항모타격단을 궤멸시킬 강력한 수중무기라는 사실이 현실로 입증된 것이다. 

 

둘째, 함체크기가 작고, 수중에서 기민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고틀랜드급 잠수함은 민첩한 수중기동으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경계망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던 것이다. 함체크기가 작아야 적국의 능동형 수중음파탐지에 노출되지 않고, 민첩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현실로 입증된 것이다. 

 

스텔스잠수함의 전설 같은 이야기가 최근 조선에서 들려오고 있다. 남신포조선소에서는 고틀랜드급 잠수함보다 수중작전능력이 더 뛰어난 신형 스텔스잠수함이 건조되었다. 조선의 신형 스텔스잠수함들은 미국의 항모타격단을 궤멸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태평양을 건너가 핵탄두를 장착한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 본토를 초토화시킬 핵공격력도 갖추었다. 조선의 신형 스텔스전략잠수함들이 미국 본토 가까이 접근하여 수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무너진다. 

 

2005년 고틀랜드급 잠수함과 벌인 평가전에서 수없이 격침당하는 바람에 ‘무적함대’라는 명성을 잃어버리고 치욕을 당한 로널드 레이건함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5년 10월 일본 요꼬스까 미해군기지의 제7함대로 이전, 배속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 해군에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왜냐하면 고틀랜드급 잠수함보다 훨씬 더 강력한 수중작전능력을 가진 조선의 3,000톤급 스텔스전략잠수함이 로널드 레이건함을 상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한 2018년 1월 1일부터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스텔스전략잠수함으로 무장한 조선으로부터 심각한 핵위협을 받기 시작하였다. 미국이 조선에게 일방적으로 핵위협을 가하던 시대는 영원히 종말을 고하였다. 조미관계에 조성된 전략적 환경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조선에게 핵무력을 포기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를 제기하였다. 백악관은 조미관계에서 일어난 근본적인 변화를 모르는 무지몽매에 빠져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어쨌든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지몽매는 올해 12월 이전에 영원히 끝날 시한부 무지몽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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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천의 일과 법] 세계 여성의 날과 여권통문의 날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행 2021-03-08 08:38:48
수정 2021-03-08 08: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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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은 1977년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고, 우리나라도 1985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왔는데, 2018년에는 양성평등기본법을 개정하여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하는 것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즉, 양성평등기본법 제38조 제1항은 “범국민적으로 양성평등 실현을 촉진하기 위하여 매년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년 중 1주간을 양성평등주간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 50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노동환경 개선, 여성의 선거권 쟁취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했지만 임금은 남성의 절반밖에 받지 못했고, 선거권도 갖지 못했다. 따라서 당시 여성들은 생존권과 참정권을 절박하게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의류산업 여성노동자들의 조직화 등 여성들의 폭넓은 연대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스톱(STOP) 조기퇴근시위에서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스톱(STOP) 조기퇴근시위에서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한편, 양성평등기본법 제38조 제2항을 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 발표된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9월 1일을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의 날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여권통문의 날은 생소할 수 있다. 여권통문의 날 지정에 관한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에 관한 정부의 2019년 10월 31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여권통문의 날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권리선언으로 한국 여성운동의 시작점이 된 여권통문이 선언된 날을 기념하고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여권통문’이란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서 이소사, 김소사(‘소사(召史)’는 기혼여성을 일컫는 말이다.)의 이름으로 선언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으로, 여성의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첫째, 문명 개화정치를 수행함에 여성들도 참여할 권리가 있으며, 둘째, 여성들도 남성과 평등하게 직업을 가질 권리가 있고, 셋째, 여성도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여권운동으로 이어졌다(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즉, 단지 선언에만 그치지 않고 이후 국내 최초의 여성단체(찬양회)와 한국여성에 의한 최초의 여학교(순성여학교) 설립 등으로 이어져 실천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혹 이목구비와 사지 오관(四肢五官)의 육체에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신처럼 사나이가 벌어 주는 것만 앉아서 먹고 평생을 깊은 집에 있으면서 남의 제어만 받으리오.” 이는 여권통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남녀평등에 기반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했다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그보다 약 20년 전에 이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권과 참정권을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들의 외침이 이후 여성노동자 조직화의 실천으로 이어졌다면 1898년 9월 1일 조선 여성들의 선언은 여성단체와 여학교 설립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그 시대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과 요구는 담대하고 아름다운 연대와 개척의 역사를 만드는 도화선이 된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특히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는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극심한 노동착취에 시달리던 여성 공장노동자들이 민주노조운동의 주축이 되어 강건한 연대 정신을 보여줬다.

여권통문의 날 소개한 여성가족부 홍보 이미지
여권통문의 날 소개한 여성가족부 홍보 이미지ⓒ여성가족부

미국 여성 노동자보다 20년 전 먼저
경제활동 참여권과 참정을 요구한 우리 여성들
여성 구직자나 노동자 여전히 성차별 피해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부동의 1위

현재 우리나라 여성노동자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함)이 1988년부터 시행되어 어느덧 30년이 넘었고, 여성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성 구직자나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성차별의 피해를 받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복리후생, 교육‧배치‧승진,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의 성차별 금지 규정과 각 규정 위반에 대한 형벌 규정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이들 규정 위반을 이유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는 사례는 별로 많지 않고, 고용상 성차별 사건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 형사처벌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인한 한계가 있다.

 

공기업과 은행의 채용과정에서 합격권에 들어간 여성 지원자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하여 탈락시킨 사건, 유명 주류회사에서 1950년대 후반 창사 이후 결혼하는 여직원을 예외 없이 퇴사시키도록 하면서 퇴사를 거부하는 여성에게는 근무환경을 적대적으로 만들거나 부적절한 인사조치를 통해 퇴사를 강요한 사건, 방송사에서 남성아나운서는 정규직으로 채용하지만 여성아나운서는 비정규직으로만 채용한 사건, 제약회사 채용 면접에서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고 질문한 사건... 최근 몇 년간 언론을 장식한 채용 성차별 사건들이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하게 혹은 더 우수하게 학업을 마치고, 취업시장에 도전하지만 취업을 위해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직, 간접적인 채용성차별에 의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취업이 되더라도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배제되는 좌절을 다시 겪게 된다. 특히 여성의 고용률은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의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30대 후반을 기점으로 M자형의 모양을 보이는데, OECD 회원국 중 30대 여성 고용률이 갑자기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한다. 최근 모 병원장이 임신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해 유산의 위험을 느낀 직원이 퇴사하자 ‘입사할 때는 임신 계획이 없다고 하더니, 몰래 임신한 사기꾼’이라고 말했다고 하는 일화는 왜 30대 여성 고용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지, 왜 우리나라 출산률이 세계 최저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이 가장 높고, 이어서 40대 후반, 50대 전반 순으로 높다.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30대, 40대에 경력이 단절되었던 중장년 여성노동자들은 40대 후반, 50대 전반에 비로소 저임금 일자리에 불안정고용형태로 다시 취업하게 되는 것이다.

비정규직 여성일자리 중 특히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일자리에 여성이 집중되어 있다. 2019년 8월 기준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로 여성(73.3%) 임금근로자로 이루어져 있다.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유급휴가,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하며, 산재보험을 제외한 사회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등 노동법 및 사회보장법의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한다. 특히 여성 집중 업종인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중요성은 코로나 19 사태이후 두드러지게 부각되었지만 이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여전하다.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2018년 제8차 한국정부 심의 최종 견해에서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하게 성별임금격차가 지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 초단시간 노동자의 여성비율이 70.2%이고 그들이 노동법과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과 일정 기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에 한해 보장이 이루어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2019년 8월 31일 서울 종로구 북촌문화센터에서 열린 '이름 없는 북촌 여성들의 외침, 여권통문'에서 관계자가 여권통문 글자에 색칠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선언 '여권통문' 발표 121주년을 기념하며 개최됐다.
2019년 8월 31일 서울 종로구 북촌문화센터에서 열린 '이름 없는 북촌 여성들의 외침, 여권통문'에서 관계자가 여권통문 글자에 색칠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선언 '여권통문' 발표 121주년을 기념하며 개최됐다.ⓒ뉴스1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오랫동안 부동의 1위이다. 2019년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32.5%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여성 고등교육 이수율을 보이고 있는 국가인데 최하위 수준의 남녀임금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사례라고 한다. 또한 대졸 여성들의 취업률이 OECD 최저수준이라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노동시장에서는 저학력 여성들의 경제활동 기회가 더 많고, 그 결과 여성이 저임금 노동시장에 집중되어 성별임금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남녀간 직접적인 임금차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여성들이 주로 중소기업에 고용되어 있다는 점도 성별임금격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대기업의 경우, 직접적인 임금차별은 없다 하더라도 승진과 배치에서의 차별로 인해 고임금을 받는 관리직이나 임원급에 해당되는 여성이 적어서 결국 남녀 임금격차가 커진다.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이 이러하기에 133년 전 한국의 여성들이, 113년 전 미국의 여성들이 외쳤던 남성과 동등한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의 요구는 2021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 19라는 악재가 덮친 지금의 현실은 저임금, 비정규직,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 어두워 보이지만 과거부터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결국 여성 연대의 힘을 통해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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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LH투기 비판 발언·윤사모 등 윤석열로 채운 아침신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3/08 08:53
  • 수정일
    2021/03/08 08: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미훈련 축소 “당연한 선택” vs “나쁜 선례”, 한겨레 ‘여성 투명 노동자’ 조명

LH 투기 논란 재발방지 대책 반응은?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부동산 투기가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 징계 조치 등 무관용하에 조치하게 될 것”이라며 엄벌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주 합동 조사단을 꾸려 LH직원 1만명에 대한 토지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대책으로 ‘부동산 등록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부동산 거래 과정을 공개해 투자에 제한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날 신문은 ‘문제는 개선하되 공공주택 공급확대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과 ‘부동산 정책까지 바꿔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한겨레는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기존 투기 억제와 함께 공급확대를 병행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며 “악순환을 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는 공공주택 공급확대 방식을 포기하라는 것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 8일 아침신문 1면 기사.
▲ 8일 아침신문 1면 기사.

반면 동아일보는 “국민의 74%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정책을 강행할 경우 시장 안정효과 없이 시간만 낭비할 공산이 크다”며 “공공부문에 대한 지나친 의존까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보수신문들은 ‘셀프 조사’에 초점을 맞춰 비판하며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이들이 땅을 살 때 LH사장을 지낸 변 장관이 벌이는 셀프 조사의 객관성이 의심받는 만큼 정부는 우선 변 장관과 국토부부터 조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검찰, 국세청, 감사원이 참여하는 조직을 설치해 차명 거래 가능성 등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 투기를 ‘망국의 범죄’라고 비판한 대목을 전하며 “변창흠 국토부 장관, 정권 아픈 곳은 감추고 덮기 바쁜 경찰에게 조사나 수사를 맡겨 본들 헛일이다. 검찰이 전 정권 적폐를 처단했던 그 엄정함으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이런 수사에 많은 경험을 가진 검찰은 배제했다”며 “고위공직자에까지 수사가 번지는 일은 막겠다는 심산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석열 띄우기? “대대적 수사” 발언 부각

이런 가운데 보수 신문을 중심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현안 발언을 부각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에 “윤석열 ‘공적 정보 도둑질 LH투기 대대적 수사해야” 기사를 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관련 발언을 부각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을 1면 기사로 낸 중앙 종합일간지는 조선일보가 유일하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해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며 ‘즉각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며 “부정부패는 금방 전염되는 것이고, 그걸 막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기사 전체가 윤 전 총장의 입장을 전달하는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2면 기사를 통해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전한 기사 “윤석열 2005년 파주운정 수사 경험... LH 의혹 시간 끌면 안 돼” 기사를 냈다.  

▲ 8일 조선일보 1면 기사.
▲ 8일 조선일보 1면 기사.

보수신문들은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 주목한 해설 기사를 내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윤사모 2만명... 윤은 거리두며 메시지 정치” 기사를 내고 윤 총장의 대선 행보 가능성을 조명하면서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 회원(팔로워)이 ‘2만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부각했다. 

동아일보는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분석한 기사를 통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선거 후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그리고 세 결집 방식 등이 윤 전 총장의 향후 정치적 영향력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 총장이 메시지 정치를 하는 데 대해 “집권 세력의 문제점과 검찰 개혁의 부당함 등을 직접 알려 대중의 관심 범위 내에 머무르는 한편 정치 활동을 본격화할 때까지 동력을 꺼뜨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 8일 동아일보 기사.
▲ 8일 동아일보 기사.

한미훈련 축소 “당연한 선택” “나쁜 선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 첫 한미연합훈련이 9일간 실시된다. 이번 훈련은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열린다. 

보수신문은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공개 요구한 다음 훈련 규모가 축소된 사실을 전하며 ‘북한 눈치를 본 결과’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례로 동아일보는 사설을 내고 “한미연합훈련 규모가 쪼그라들고, 그마저도 워게임 형식이 된 것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행태가 재연된 것”이라며 “한미 안팎에선 당장 대북준비태세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한미훈련, 반격 않고 방어만?” 기사를 내고 “북한의 반발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지적”을 전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한미훈련 축소, 코로나·정세 관리 감안한 당연한 선택이다” 제목의 사설을 내고 “훈련 규모 축소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고 한반도 정세 안정화를 위해 불가피하고도 타당한 결정”이라며 “야외 기동훈련을 생략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결정을 감안해 북한도 냉철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 8일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사설.
▲ 8일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 ‘여성 투명 노동자’ 조명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여성’ 관련 기사를 쓴 신문이 많았다. 특히 한겨레는 1면을 비롯해 지면 전반에 여성의날 특집 기사를 쓰며 적극적으로 여성 인권을 조명했다.

한겨레 1면 기사 제목은 “불평등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 곁 투명 노동자”다. 한겨레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청소노동자의 사례를 조명한 뒤 “고용위기에도 성별 격차가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그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1차 확산 때 남성 취업자가 8만1000명 줄어들었고, 여성 취업자는 11만5000명 줄었다. 3차 확산 때는 여성 취업자 35만7000명이 줄어 남성(27만1000명)보다 많았다. 

한겨레는 미디어 속 ‘성별 편향’ 문제도 짚었다. 지난 4일 나온 ‘글로벌 미디어 모니터링 프로젝트’ 예비 보고서를 보면 2020년 TV뉴스와 신문 기사에 나오는 인물 및 취재원 중 여성의 비율은 각각 26%, 24%에 그쳤다. 한겨레는 “한국에선 매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뉴스에 나온다. 착각하면 안된다”며 “코로나19 관련 TV뉴스에 보건전문가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취재원 중 여성 비율은 21%에 그쳤다”고 했다. 

▲ 8일 한겨레 기사.
▲ 8일 한겨레 기사.

광주 신문사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의 민주항쟁을 돕기 위해 연대단체를 구성해 지원키로 했다. 이날 광주 지역 신문사들은 이 소식을 적극 다루며 미얀마 민주화운동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일보는 사설을 통해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은 삭혀지지 않은 41년 전 광주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게 한다”며 “광주의 아픔을 함께 해준 세계인들처럼 우리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일보는 사설에서 “80년 5월을 겪은 우리로서는 미얀마 군부독재의 만행이 도저히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미얀마 군부는 당장 시민 학살을 중단하고 쿠데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남매일은 사설을 통해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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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는 왜 아직도 강정을 떠나지 못하나

[손호철의 발자국] 1. 제주 강정 :강정마을에서 21세기 '자주국방'을 생각한다

▲ 문정현 신부가 강정마을 입구에서 이끌고 있는 강정미사 천막 ⓒ손호철

그렇다. 허름한 천막에 붙어 있는 '강정미사천막'이라는 팻말이 보여주듯이 이곳은 우리 시대의 어른인 문정현 신부님이 이끌고 있는 강정노천평화성당이다. 4779일이면 고령의 문 신부가 주민들과 함께 싸움을 시작한 지 벌써 13년이 지났다는 이야기다.(지난 주 다시 강정을 찾았더니 그 날짜는 5040일로 변해 있었다.)

 

가슴 아픈 것은 그 옆에 써 놓은 또 다른 숫자였다. 이 투쟁으로 연행된 사람 700명, 기소가 587건, 구속이 60명, 벌금이 3억 원, 손해배상 구상금이 34억5000만 원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정부는 제주도가 삼무정신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제주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며, 평화정착을 위한 정상외교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다."

 

2005년 1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에 서명하고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지정했다. 중문단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제주평화의 섬 선포와 함께 건립한 제주국제평화센터에 있다.

 

▲ 서귀포에 있는 제주평화연구원에 설치되어 있는 제주평화헌장 ⓒ손호철

이곳에 들어서면 커다란 돌에 쓰인 제주평화헌장이 우리를 맞는다. 이로부터 16년 지난 2020년 현재, 제주는 해군 군사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아직도 갈등을 겪고 있다. 바로 강정마을이다. 한국근현대사 기행의 다른 이야기들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일'이거나 '과거가 되고 있는 일'이라면, 강정마을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미래의 현장'이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10여 명의 주민들이 앉아 있고 본인이 직접 파서 만든 '강정 생명 평화 미사'라는 목각 아래, 낯익은 문정현 신부의 검게 탄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 이상의 열정으로 아직도 정의와 인권이 침해받는다고 생각하는 곳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우리 시대의 '어른'의 모습을 보고 있자 정말 오랜만에 한 인간에 대해 경외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 문정현 신부가 강정마을 입구에서 이끌고 있는 강정 미사 천막 ⓒ손호철

미사가 끝나자마자, 노신부는 작은 경차에 나를 실고 어디론가 빠르게 움직였다. 도착해 보니 강정해군기지 앞이다. 매일 정오에 이곳에서 열리는 집회로, 한 젊은 외국 여성이 마이크를 잡고 능숙한 한국말로 사회를 보기 시작했고 여러 사람들이 '구럼비야 일어나라!', '평화의 섬 제주' 팻말을 들고 모여들었다. 특히 'Stop Militarization(군사화 중단)'이라는 영어 피켓과 '미 핵함공모함 입함 금지'라는 피켓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앞에서 매일 정오에 열리는 문화집회의 사회를 보고 있는 외국여성 ⓒ손호철
▲ 문화행사에 참석한 평화운동가들. 제주로 날아온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최갑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보인다. ⓒ손호철

기이한 것은 갑자기 이들이 대낮에 해군기지 앞에서 '뽕짝' 노래자랑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피켓을 들고 해군기지 앞으로 행진해 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해군기지 앞에서 벌어진 춤의 향연이라니!

 

 

이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는 무릎을 쳤다. 아마도 집회 허가를 얻으려고 '문화행사'로 신고를 했을 것이다. 따라서 문화행사라는 것을 보여주느라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이다. 게다가 '죽음의 문화'인 군사시설 앞에서 '삶의 희열'인 춤과 노래라니, 얼마나 멋진 대비인가!





 

 
▲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앞에서 백주대낮에 벌어진 춤파티는 그 의마가 심장하다. ⓒ손호철

아스팔트 보도블록에 쭈그리고 앉아 춤을 추고 있는 젊은이들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노신부의 얼굴에는 10년이 넘는 노상 미사의 피곤이 배어났다.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이름의 해군기지 건설이 무엇이기에 이제 은퇴를 하고 편하게 여생을 즐기고 있어야 마땅한 노신부를 10년 이상 거리 미사로 내몬 것인가?

 

▲ 노구를 이끌고 몇년동안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끌어온 문정현 신부에게 피곤함이 묻어난다. ⓒ손호철

정부는 세계 G2로 떠오르며 세계 패권을 위해 '대양해군'의 기치를 걸고 해군력을 강화하는 중국과 7광구 분쟁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분쟁 가능성이 큰 이어도와 7광구에 가까운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다.

 

원래 최적지라고 판단한 화순이 내부 반발 등으로 표류하면서 강정마을의 마을회장 등 극소수의 개발론자들이 날치기로 유치 계획을 통과시켰고 제주도 역시 환경보호 등과 관련해 절대보호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던 강정의 등급을 낮춰주며 해군기지건설을 지원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한 이장을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탄핵시키고 유치 결정의 비민주성을 지적하는 한편, 환경평가 등의 졸속성, 부당성에 항의했으나 일단 칼을 뽑아든 정부와 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 계획을 구체적으로 집행한 것은 이명박 정부지만, 처음 구상한 것이 김대중 정부이고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노무현 정부였다. 진보진영이 이에 대한 비판을 하자 노무현 정부는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는 모순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결국 정부는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해군기지 이외에도 두 척의 민간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만든다는 계획 하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2015년 제1단계 공사가 끝났고 이제 해군기지는 작동하고 있다. 이처럼 공사가 끝나고 해군기지 작동이 시작한 지 이미 몇 년이 지났는데, 왜 노신부는 아직도 반대운동을 계속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 해군기지가 이미 작동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반대운동을 하고 계시나요?


 

= 손 교수까지 그따위 질문을 하세요? 그 이유야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지요. 이 기지는 주민 결정에 의해 해군기지를 유치했다는 것부터, 처음부터 모두가 사기지만 지금도 사기가 진행되고 있어요. 원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하기로 할 때 방파제 이외는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양해각서를 작성했는데, 해군이 최근 항구 전체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도록 요청했어요. 이는 크루즈 운항에도 지장이 있고 어로 작업 등을 침해하는 약속 위반이에요.

 

- 아 그런가요?


 

= 그건 큰 틀에서 보면 지엽적인 문제이고 문제는 제주도 전체를 군사기지로 만드는 것을 저지해야 하기에 운동을 중단할 수 없어요. 해군기지만 있으면 함정 보호에 문제가 있으니 제2공항이라는 이름아래 공군기지를 만들려 하고 있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레이더기지도 설치해 제주도 전체를 군사기지화하려 하고 있어요. 요즘 진행되는 각종 도로공사도 이와 관련이 많아요. 특히 한미군사협정에 의해 미군은 언제든지 우리 기지를 쓸 수 있으니 제주도가 미국의 대중국 군사기지가 되고 있는 거지요. 

 

- 이에 대한 제주도의 분위기는요?





 

= 의식 있는 소수는 우려하고 있지만, 다수는 '개발주의'라고 할 수 있지요. 나라도 끝까지 여기를 지켜야지요. 한명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진리를 이야기하면, 언젠가 승리하게 되어 있어요.

 

 

강정을 떠나 제주도청 앞으로 가면, 제주 제2공항과 도로공사에 반대하는 현수막과 천막농성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성산으로 향하는 비자림로에는 도로 확장공사로 숲을 베어낸 흔적들과 이에 항의하는 현수막들이 나를 맞았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나무에 매달아 놓은 '根音(근음)'이라는 글씨였다. 근음이니 '뿌리의 소리'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이 숲을 파괴할 때 들리는 나무뿌리의 신음소리, 뿌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라는 이야기였다. 이 글씨를 보자 정말로 나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해졌다.


 

▲ 제주 제 2공항 건설을 위해 베어버린 비자림숲에 '근음(나무뿌리의 소리)'을 들으라는 환경단체의 구호가 걸려있다. ⓒ손호철

▲ 제주 제2 공항 건설 관련한 도로확장을 위해 비자림숲을 베어 버린 흔적과 이에 반대하는 구호 ⓒ손호철

진짜 중요한 것은 강정이 단순한 강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강정은 또 다른 심각한 분쟁 끝에 미군기지가 이주한 평택 대추리, 사드가 설치된 소성리, 미국 공군기지 증설로 논쟁이 되고 있는 군산 등 사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강정은 '지는 해'인 미국, 그리고 그 하위 파트너인 일본과 '뜨는 해'인 중국이 21세기 세계 패권, 특히 동북아 패권을 놓고 벌리고 있는 군사경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중국과 일본이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손만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처럼 보인다. 이 점에서 강정은 불가피한 우리의 자구책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문 신부 등이 우려하고 있듯이 한미방위조약에 의해 강정기지를 비롯한 우리의 군사기지를 미국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정기지는 언제든지 대중국 미 해군기지가 될 수 있고, 우리는 이 미중 전쟁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미국편에 설 수밖에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인가?


 

미국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세계 제2의 해양대국인 중국과 일본 등에 대항해 (미국의 도움이 없는) '자주국방'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만일 우리가 통일이 돼서 중국·소련과 국경을 맞대게 된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군대를 유지하고 얼마나 많은 국방비를 퍼부어야 이들에 대항해 '자주국방'이 가능할까? 자주국방이란 애당초 '불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닐까? 해군기지 건설과 군비강화 지지론자들은 이에 비판적인 '평화주의자'들이 양육강식의 현실을 모르는 낭만주의자, 이상주의자라고 콧방귀를 칠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과 소련 등 인구나 영토 크기나 군사력이라는 면에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 강대국들이 우리의 주변국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고려할 때, 군비강화를 통한 자주국방론이야 말로 '낭만주의자', '이상주의자', '돈키호테'가 아닐까?

 

군비문제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리고 현대가 '기술전'의 시대라고 하지만, 애당초 체급이 전혀 다른 '고양이'가 아무리 전투력을 강화한다고 '호랑이'에 대해 자주국방이 가능할까? 현실이 그러하기에, 차라리 중장기적으로 발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반도를 스위스와 같이 영세중립국으로 만드는 '한반도영세중립화'를 선언하고 '제3의 길'을 찾아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강정마을은 우리에게 이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묻고 있다. 그러하기에 강정은 21세기 한국의 미래가 달린 '미래의 현장'이다.


 

<후기> 답사를 다녀온 뒤인 2020년 말 문재인 정부는 문정현 신부 등 강정해군기지반대시위 관계자 18명을 특별사면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선별적 사면이라며 그간의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문 신부는 "용서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정부"라고 비판했다.

 

 

또 해군이 기지건설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인권침해에 대해 사과하고 구상권, 행정대집행 비용납부명령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해군이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건설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이 전제되어야"하며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3071541555647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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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회부는 日이 먼저 꺼낸 것...한국은 더이상 ICJ 꺼리던 '신생국'이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쇄 인터뷰 ④] 신희석 국제법 전문가가 보는 'ICJ 제소' 필요성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의 신희석 박사(연세대 법학연구원)는 4일 <프레시안>과 화상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 주장이 제기된 근본적인 이유가 '평화적이며 합리적인 문제 해결'에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난데 이어 3일에는 정의용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 지난 3일 외교부 찾은 이용수 할머니를 안내하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 ⓒ연합뉴스

국제법 전문가인 신 박사는 현 시점에서 'ICJ 제소' 주장이 나온 배경에 대해 "ICJ 이야기를 대외적으로 먼저 언급한 것은 일본 정치권"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8일 한국 법원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판결이 나왔을 때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에서 '한국이 주권면제(주권 국가의 정치 행위는 타국의 민사 재판권으로부터 면제 된다)를 비롯한 국제법 위반을 했기 때문에 ICJ에 제소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제출했다. 지난 2월초에도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시노무라 정조회장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외무대신을 상대로 'ICJ에 회부하자'고 주장했고, 이에 외무대신이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ICJ 제소'를 먼저 주장하고 나선 것은 다분히 '국내 정치용'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한국 정부가 절대로 ICJ 제소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신 박사는 설명했다. 과거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 당시 '신생국'인 한국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든 국제법적 분쟁이나 조정을 피하는 것이 유리했고, 이를 일본 정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지난 1월 말 출범한 바이든 정부 초기이며, 바이든 정부가 동맹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한일관계 악화가 한미관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 박사는 "한국 입장에서 한일간의 가장 큰 갈등 중 하나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ICJ 회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미국 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를 파기한 것은 한국 문재인 정부이며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악화됐다고 미국에 어필하고 있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귀책 사유는 한국에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ICJ에 위안부 문제를 회부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는 입장을 낼 수 있다. 한국 정부는 국제법적 해결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일본 정부가 이를 거부한다면 결국 일본이 과거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책임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된 것이라고 반론을 펼 수 있다."
 

 

신 박사는 일본 정부의 수용 여부를 떠나 한국 정부에서 ICJ 제소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이용수 할머니 비롯해 국내에 15명 밖에 안 남은 피해자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가 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ICJ에 회부한 것 자체가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한다는 의미다. 2015년 12.28 합의의 가장 큰 문제가 피해자들이 배제됐다는 것이다.


 

또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이슈다. 현재 피해국 중에 ICJ 회부를 시도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을 제외하고 솔직히 없다. 중국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뿐이며,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한국이 ICJ에 이 문제를 제소할 경우 다른 나라 피해여성들의 사례도 언급할 수 있으며, 범죄 사실 인정이나 공식 사과 등 비금전적 보상의 경우 충분히 공유 가능한 성과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국제 여성 인권의 문제나 아시아 평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신 박사와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ICJ 제소, "한국의 국제법 위반" 주장하며 일본이 먼저 들고

나왔다


 

"어제(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이용수 할머니가 만났다. 여가부에 비해 외교부는 신중한 입장으로 알려졌다."

 

예상했던 바다. 외교부 장관을 만나서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실무자들에게도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외교부 장관을 만난 것이 2012년 1월 이후 거의 9년 만이었다. 또 외교부 장관에게 할머니가 문재인 대통령도 면담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결정은 청와대에서 하겠지만 장관이 전달을 약속했다. 이런 점에서 만남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용수 할머니가 국제사법재판소 회부에 대해 '국제법적으로 명백하게 가리자'와 '내가 죽기 전에 해결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분히 공감이 가기는 하지만 ICJ 자체가 일반 국민들에게 굉장히 생소한 이야기다.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번에 하버드대 로스쿨 마크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가 자발적인 매춘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써서 파문이 일어난 것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권위 있는 사법적인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사실도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난 1월 8일 한국 법원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입장은 한국 국내 판결일 뿐이며 한국이 오히려 주권면제 등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ICJ는 유엔의 재판소다. 유엔 헌장에 부속물로 ICJ의 지위에 대한 규정이 있다. 유엔 회원국이 되면 자동으로 그 규정을 따라야 한다. 유엔 헌장에도 유엔 회원국들은 ICJ 결정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ICJ에서 법적 판단이 내려질 경우 이를 일본 정부가 무시하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독도 병합? 성폭력 범죄와 전월세 분쟁을 병합하자는 격"
 

 

"ICJ 회부 주장을 일본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혹은 독도 문제와 병합시켜서 가자고 할 것이다 등 일본 정부의 반응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어떻게 보나?


 

그런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저는 달리 생각한다. 

ICJ 이야기를 대외적으로 언급한 것은 일본 정부 쪽이다. 지난 1월 8일 한국 법원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나왔을 때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에서 '한국이 주권면제를 비롯한 국제법 위반을 했기 때문에 ICJ에 제소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제출했다. 지난 2월초에도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시노무라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외무대신을 상대로 'ICJ에 회부하자'고 주장했고, 이에 외무대신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ICJ는 당사국 간에 사전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소송을 회부할 수 있다. 한국이 ICJ 회부를 요구한다고 일본이 그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다. 일본의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한국의 요구를 수락해서 ICJ로 가는 것이고, 두번째는 안 가겠다고 거절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절의 의미는 그 자체가 이미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인해버리는 일이다. 앞서 한국 법원 판결에 대해 일본 집권세력은 한국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일부는 ICJ 제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이 ICJ 제소를 제안했을 때 일본 정부가 회피한다면 이건 자기들이 재판에 가면 불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병합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위안부 문제는 전쟁시 여성인권의 문제이고, 독도는 한일간의 영토 문제다. 누가 봐도 전혀 다른 별개의 사인이다. 국내법에 비유하자면 여성을 납치, 성폭행한 범죄와 전월세 분쟁을 같이 하자는 격이다. 전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다.

 

일본이 그런 주장을 하면 우리 정부가 이는 사실상 위안부 ICJ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선언하면 된다. 독도 문제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영토 문제인데 반해 위안부 문제는 국제적으로 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아는 보편적인 여성 인권 문제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세트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는 비웃음을 사는 제안이다.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은 어떻게 되나?"


 

ICJ는 국가들만이 갈 수 있는 재판소다. 당사국들이 모두 동의해야 갈 수 있다. 물론 사전 동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제노사이드 조약'(학살 금지 조약)이 있다. 인종 학살을 금지하는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조약이다.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수십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추방을 당했는데, 유엔에서도 이를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했다. '제노사이드 협약'에 가입해 있는 국가 감비아가 마찬가지로 이 협약에 가입해 있는 미얀마를 ICJ에 2019년 제소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국제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해당 국가들 간에 특별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슈를 ICJ로 가져갈지 조약을 체결하고 이를 근거로 ICJ에 회부를 한다.
 

특별협정에서 어떤 법적 이슈를 판단을 구할 지가 중요하다. 법적 분쟁이 되는 이슈가 서너 가지가 있다면, ICJ에서 이를 개별적으로 판단을 하게 된다. 어제 외교부 갔을 때 특별협정을 하게 되면 피해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4가지 쟁점이다. 첫째, 위안부 제도가 국제법을 위반한 전쟁범죄나 비인도적 범죄인가. 둘째, 국제법을 위반했다면 어떤 법적 책임이 따르냐. 금전적 배상과 비금전적 배상(공식 인정, 사과, 역사 교육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나머지 두 가지는 절차적 문제다. 셋째, 1965년 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합의로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포기된 것인가. 넷째, 지난 1월 8일 한국 법원의 판결이 주권면제를 위반한 것인가.


 

"ICJ 제소 후에도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 기간은 불확실한 게 맞다. 이번 1월에 나온 한국 법원 판결도 처음 소송이 시작된 것은 2013년이다. 8년 만이다. 국내 소송에서도 시간이 그렇게 걸렸다. ICJ도 얼마나 걸릴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빨라도 2-3년은 걸릴 것이다. 피해자들이 고령이라는 걸 생각하면 최대한 빨리 하는 게 좋다. 우리가 원하는 건 한국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올해 안에 일본에 ICJ에 회부하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신희석 박사가 4일 <프레시안>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레시안(전홍기혜)

일본의 ICJ 주장, 과거 한국의 '국제 소송 회피' 태도 알기 때문


 

"일본 정부 쪽에서 먼저 ICJ 이야기를 꺼낸 것은 국내 정치용인가, 아니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서인가?

 

당연히 일본 국내정치적 요소도 있다. 대외적으로도 한국이 국제법을 어겼다고 어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일본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 쪽에서 먼저 ICJ에 가자고 하거나 한국에서 동의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제소송이나 조정을 하자고 한 전례가 없다.

 

우리나라가 1950년대부터 국제법적 소송이나 중재에 대해 노이로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역사적 연원이 있다. 한국은 1948년 정부가 수립이 됐고, 일본은 메이지 시대부터 외교 경험이 있다. 1950년대 독도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도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독도 문제를 ICJ로 가져가자고 주장을 해왔다. 그 당시 외무부 전체 인원은 30명 정도로 일본 외무성의 한 부서 정도 수준이었다. 국제소송하려고 해도 변호사나 로펌을 구할 돈도 없고 어떻게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지 방법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에 독도 문제로 ICJ를 갔으면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해졌을 것이다. 2000년에 공개된 외교문서를 보면,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이나 청구권 협정을 맺을 때 마지막 순간까지 일본은 강제 중재 절차라든가 강제 ICJ 회부 규정을 넣으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고, 한국에서는 이건 절대로 해주면 안된다는 지시를 내렸다. 일본은 한국의 이런 태도를 알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자꾸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일본의 태도에 굉장히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 일본이 ICJ에서 당사국으로 참여한 소송이 단 한 건이다. 

 

2014년에 판결이 났던 남극 포경사건이다. 그 사건은 당시에는 일본이 국제포경규제협약에 가입해 있었다. 이 조약은 멸종 위기의 고래 포획 행위에 엄격한 규제를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과학 연구라는 명분으로 수천 마리를 잡아서 소비하는 행태를 보여서 호주가 협약 위반을 근거로 ICJ에 제소를 했고, 일본이 패소했다. 그러자 일본은 조약을 탈퇴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포경사건은 일본이 조약을 탈퇴하면 그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위안부 사건은 ICJ 판결이 나면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과연 일본과 우리가 ICJ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뤘을 때 일본이 유리할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ICJ의 과거 판례를 봐도 팩트나 법적인 문제가 더 중요하지 절차적인 측면이나 소송 경험은 부수적인 문제다.

 

"이기면 국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판결이 될 것 같다."


 

그렇다. 우리는 위안부 문제를 한일 과거사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위안부 피해자는 우리 뿐 아니라 대만, 중국, 필리핀,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봤을 때, 보편적인 여성인권, 특히 전시 여성인권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위안부 제도 자체가 전쟁범죄나 반인도범죄에 해당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본을 제외한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인권을 중시하지만 동시에 한미일 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미 국무부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오는 것이 현 상황에 대한 압박이다, 미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관계를 강조하고 있고, 한일관계도 개선시키려는 인식을 보이는 건 맞다. ICJ로 가져간다는 것은 한일간의 가장 큰 분쟁 사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외교부에서도 한일관계와 ICJ 문제를 다루는 부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는 지역국에서 다루게 되고, ICJ에 회부할 경우 이는 국제법률국에서 다루게 된다. 이렇게 투트랙으로 진행하게 될 경우 오히려 정치적, 외교적 공간이 생길 수도 있다.

 

미국이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은 분명한 정책적 과제인 것 같은데, 그러면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 일본쪽 주장은 다음과 같다. 2015년 12.28 합의가 한일간에 만들어졌는데, 한국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파기하면서 한일관계가 악화됐다, 이렇게 미국에 어필하고 있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한국 정부에 귀책 사유가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ICJ에 위안부 문제를 회부하는 건설적인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다고 입장을 낼 수 있다. 이를 거부하면 일본 정부는 국제법적 해결을 거부한 것이 된다. 일본이 과거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론을 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 ICJ 제소, 일본이 거부해도 충분히 의미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일년 밖에 안 남아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수도 있다."


 

ICJ 회부를 일본에 제안한 것 자체가 국내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보편적인 여성 인권 차원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ICJ가 이 문제에 대해 판결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한일관계에도 큰 의미가 있고 여성 인권 차원에서도 세계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한국에 이용수 할머니 비롯해 15명 밖에 안 남은 피해자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가 될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 정부가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다는 의미다. 12.28 협의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 입장에서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날림이었다.
 

 

또 위안부 문제를 국제법정에서 제기할 수 있는 만한 나라가 한국 밖에 없다. 피해국이 대부분 아시아다. 중국은 2차대전 후 승전국이라 일본에 요구했던 배상액이 1000억 불이었다. 그런데 1972년에 중일 수교를 하면서 모택동이 1000억 불의 배상금을 포기하는 대신 일본 정부가 개발지원 등을 많이 해주는 식으로 딜을 했다. 중국 정부는 굉장히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할 뿐 아니라 중국 자체가 인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일본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정부 차원에서 나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ICJ로 가져간다. 한국 이외의 피해자들도 자꾸 언급을 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피해와도 부합이 되고 세계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30509211478083#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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