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단독] 의대편입 132명 중 4명 경북대 가족, 그 중 2명 정호영 자녀

'경북대 교직원 가족' 의대 학사편입 내역 입수... 2017년 3명에 딸 포함, 2018년 1명은 아들

22.04.22 21:44l최종 업데이트 22.04.22 21:45l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경북대 의과대학 학사편입학(2017~2020학년도) 합격자 132명 중 경북대 교직원의 가족이 4명이고, 그 가운데 절반인 2명이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가 22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2020학년도 매해 해당 전형으로 33명씩 의과대학에 편입학했고 그 중 2017학년도에 3명, 2018학년도에 1명이 경북대 교직원 가족이었다.

2019학년도와 2020학년도 합격자 중엔 교직원 가족이 없었다. '학사편입학'은 기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폐지에 따라 전국 의과대학에서 2017~2020학년도에 한시적으로 운영된 전형이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학년도에, 아들은 2018학년도에 해당 전형으로 경북대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이때 정 후보자는 각각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경북대병원장을 맡고 있었다.

특히 2017학년도 낙방했던 아들은 2018년도 신설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자가 됐다.

한편 21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10개 국립대 의과대학에 학사편입학으로 입학한 학생들 중 8명이 해당 의대 교수의 자녀였다. 서울대 1명, 부산대 3명, 충북대 1명, 경상대 1명이었고, 경북대는 2명이었다. 2명 모두 정 후보자의 자녀다.

충남대의 경우 '회피·제척대상 자진신고제'를 운영해 교수 자녀 1명을 불합격시키기도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우리는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끝까지 지키겠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4/22 [15:21]
  •  
  •  
  • <a id="kakao-link-btn"></a>
  •  
  •  
  •  
  •  
 

▲ 141개 단체와 340명의 인사가 22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 74주년에 즈음해 각계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민족교육을 탄압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141개 단체와 340명의 인사가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중단을 요구하며 일본 정부에 이처럼 요구했다. 

 

이들은 22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 74주년에 즈음해 각계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4.24교육투쟁은 재일조선인들이 1948년 미연합사령부와 일본 당국의 ‘조선학교’ 폐쇄령에 반발해 일본 전역에서 일어났던 ‘전후 일본 최대의 대중운동’이었다. 이 투쟁으로 3천 명 가까운 재일조선인이 체포되고, 당시 16살 소년 김태일은  일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4.24교육투쟁은 재일조선인들이 ‘민족교육’과 ‘민족교육을 받을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투쟁이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일조선인과 민족교육을 탄압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재일조선인은 일본 정부의 각종 정책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일본 정부는 오히려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라면서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려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군사·정치적 우경화 행보를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의 차기 정부가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학교 탄압, 교과서 역사 왜곡,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성노예 문제 등에 당당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겨레의 힘을 모아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 공동성명은 22일 오후 4시 일본 문부과학성에 전달된다. 

 

▲ [사진제공-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한편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등의 단체는 22일부터 27일까지 ‘꽃송이 주간’으로 선포했다. ‘꽃송이’는 1978년부터 조선신보사가 ‘조선학교’ 초·중·고급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와 작문 등을 모집해 입선한 작품들을 묶은 문집의 이름이다. ‘조선학교’의 아이들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23일 대한극장에서는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 상영제가 진행된다. 

 

박영이 감독의 ‘하늘색 심포니’, 김철민 감독의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김지운·김도희 감독의 ‘차별’ 영화가 상영되며, 영화를 만든 감독들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되었다. 

 

▲ 영화 상영제 안내 [제공-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아래는 각계 공동성명 전문이다.

 

일본 정부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일조선인과 민족교육을 탄압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1948년 일본에서 벌어진 조선학교 폐쇄령과 이에 맞선 재일조선인들의 투쟁,

그 과정에서 무자비한 폭력 속에 한 명의 학생이 죽음에 이르고, 수많은 재일조선인들이 피 흘려야 했던 사건이 바로 4.24교육투쟁이다.

그로부터 74년이나 흘러 2022년에 접어들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를 끊임없이 차별하고, 탄압하고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목적으로 실시했던 고교무상화정책에서 2010년, 조선학교 배제,

2019년 시행한 유치원·보육원에 대한 무상화 정책에서 재일조선인유치원 40곳 제외,

각 지자체에서 지급하던 학교 운영 보조금 삭감,

코로나19로 인한 학생긴급지원금 제도에서 조선대학교 제외,

사이타마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지급에서 조선유치원을 배제했던 일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조선학교 학생들의 가방을 공항에서 검문해 여행기념품을 모두 압수해간 사건,

이외에도 대학입시에서 별도의 심사과정을 거치게 하고, 우익단체들이 조선학교에 찾아가 학생들을 협박하는 행위를 방조하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극심한 차별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재일조선인은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해 일본에서 살게 된 사람들이며, 이들이 지금까지 일본 국민들과 똑같이 일본 정부에 세금을 내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일조선인은 일본 정부의 각종 정책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일본 정부는 오히려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려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군사·정치적 우경화 행보를 멈춰야 한다.

 

5월에 시작될 한국의 새 정부에 요구한다. 한국 정부는 재일조선학교 탄압, 교과서 역사 왜곡, 인종차별주의자의 우토로 방화,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성노예 문제 등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우리 민족에게 가하는 일본의 몰염치한 태도에 대해 전체 국민을 대표해 당당하게 항의하라. 지난 시절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에 대해 존재했던 고향 땅 남쪽 시민들의 편견과 오해는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를 통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이 있은 후 지난 20여 년 동안 조금씩 바뀌어왔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방인이 아니며, 우리와 함께 고국의 발전과 평화, 통일을 진심으로 바라는 한민족, 한 핏줄이다. 이 역사적 흐름이 결코 거꾸로 흘러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공동번영, 자주통일,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재일조선인에게 가해지는 억압의 굴레를 벗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겨레의 힘을 모아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끝까지 지킬 것이다.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인 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국제사회의 양심 있는 인사, 단체들과 더불어 끊임없이 요구하고, 싸워갈 것이다.

 

ㅡ 더 이상 일본 정부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일조선인을 탄압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

ㅡ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민족교육을 탄압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ㅡ UN 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인권단체의 권고대로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정책을 즉각 시정하라!

ㅡ 윤석열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고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라!

 

2022년 4월 22일

조선학교 차별중단을 요구하는 

141개 단체, 340명 연명

 

[단체]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사)통일의길/(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준)나라사랑시민회/1923한일재일시민연대/4.27시대연구원/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공동선언실천 시카고위원회/6.15공동선언실천 유럽지역위원회/6.15남측위 청학본부/6.15남측위원회 강원본부/6.15남측위원회 경기본부/6.15남측위원회 경남본부/6.15남측위원회 광주본부/6.15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6.15남측위원회 대전본부/6.15남측위원회 부산본부/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6.15남측위원회 울산본부/6.15남측위원회 인천본부/6.15남측위원회 전남본부/6.15남측위원회 전북본부/6.15남측위원회 제주본부/6.15남측위원회 충남본부/6.15남측위원회 충북본부/615시민합창단/Action One Korea/Koreans for Woori Schools/Legal Counsel for KAPAC/가톨릭농민회/개천단군평화통일연구회/겨레의길 민족광장/겨레하나/경기진보연대/경남진보연합/경희총민주동문회/고양YMCA/광주진보연대/교육희망네트워크/국민주권연대/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기독여민회/농민의길(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회민총연합,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한국친환경농업협회)/대경진보연대/대안교육연대/대전빈들교회/더불어 시민연대/동학실천시민행동/디아스포라연구소/미주지역 5.18 광주 민중항쟁 동지회/민들레/민족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민족의 집/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민주노동자전국회의/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벽을문으로! 평화통일시민회의/부산민중연대/부산을바꾸는시민의힘 민들레/사월혁명회/서울겨레하나/서울진보연대/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FCWS)/시민모임<독립>/시애틀 진보연대/시애틀늘푸른연대/실천불교승가회/여순항쟁유족회/우리들 (재일코리언 학생들 장학금지원단체)/우리학교와 함께하는 동포모임(우함동)/우리학교와아이들을지키는시민모임/울산겨레하나/울산겨레하나 세종지회초심분회/울산겨레하나 회원모임 : 우리학교무지개/울산진보연대/원불교 독일 레겐스부르크교당/이스크라21/인도네시아 호남향우회/인천자주평화연대/인천통일로/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자립지지공동체/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작은자공동체교회 (뉴욕)/재독 평화 여성회/재중항일역사기념사업회/전교조 경남지부/전교조 충남지부 통일위원회/전교조 통일위원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전국빈민연합/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여성연대/전국청소년진보연대 소명/전남진보연대/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조선학교와함께하는시민모임봄/지구촌동포연대 KIN/진보 3.0/진보당/진보당 엄나바분회/진보대학생넷/참사랑교육연구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책방다독다독/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캐나다 노바밸리 한인회/코리아국제평화포럼 KIPF/통일광장/통일로/평화이음/프랑스 한글학교 협의회/하연화무용단/한겨레평화연대/한국 ITW/한국YMCA전국연맹/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위원회/한국대학생진보연합/한국진보연대/한국청년연대/한글문화원/한민족유럽연대/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한청협전국동지회 

 

[개인] 

AnnaK.Oh/CalebSim/Dr.Park-Reinig,Jung-Sook/JacquesYoungminJeon/JohnLee/ ozawatakashi/Sang-namHollenbach/SoonaCho/SukilYi/감진향/강숙/강문선/강순자/강용주/강원보/강은경/강정남/강태묵/강현주/고지량/공영군/곽노진/구자숙/구태희/구한이/권계영/권말선/권명숙/권순규/권용욱/권은희/권정오/기준성/김진향/김경민/김경삼/김경숙/김규미/김규민/김금희/김대광/김동균/김동명/김동율/김리나/김명준/김미경/김미령/김미옥/김미진/김민정/김병하/김빈/김삼열/김상현/김성헌/김세동/김세진/김소영/김수정/김수현/김슬기/ 김승규/김승재/김신아/김양순/김연수/김영기/김영선/김영애/김영재/김영환/김옥기/김우영/ 김원훈/김윤아/김윤희/김은종/김은진/김은희/김의순/김인옥/김일환/김재하/김정길/김정미/김정수/김지연/김지운/김지혜/김진향/김창직/김철민/김춘연/김태연/김태영/김평수/김학수/김형구/김형배/김혜련/김혜령/김혜영/김혜원/김효곤/김효증/나영은/남궁석/노경석/노경택/류경완/류소영/리미일/명길후/명지연/문경식/문규식/문성근/문정희/문채호/민병창/박경수/박경수Francis/박근희/박덕진/박만규/박무/박미자/박민정/박민주/박민주/박석운/박선아/박성자/박소영/박용규/박용화/박윤식/박은경/박은경/박혜성/박호진/박홍표/박화자/박희자/방용승/배덕호/배은미/배정환/배진만/배진수/백은미/변영호/서덕석/서명선/서우영/서원오/서의옥/석안진/석필연/선경석/선애진/소수영/소형석/손경희/손동주/손미희/손영민/손정목/송민수/신만섭/신민철/신삼열/신성철/신윤영/신인석/신초롱/신흥식/심규협/심종학/안성훈/안순희제네시아수녀/안윤희/안지중/안차조/양옥희/양윤모/엄미경/오창선/오금봉/오동근/오명철/오복자/오영리/오완근/오은정/오정섭/오지연/오하나/오황균/용순옥/우단희/우정환/우종렬/ 윤미정/윤송아/윤영탁/윤운섭/윤지원/윤효진/윤효진/이경준/이광우/이노덕/이대례사/이명옥/이명옥/이민선/이범열/이병희/이상호/이석희/이선희/이수길/이수진/이수진/이순옥/이신철/이여진/이연희/이영희/이요상/이용식/이용학/이우열/이원영/이원용/이원주/이은미/이은영/이은영/이을진/이정민/이정숙/이정은/이정희/이종현/이지선/이지영/이진영/이진원/이창복/이태형/이현/이현숙/이혜경/이흥영/이희정/이희주/임미정/임민수/임민정/임범순/임형범/임희길/장교순/장세헌/장우식/장우식/장원택/장춘자/전영은/전태영/전현아/전환식/전희영/정강주/정다운/정부중/정선재/정소연/정소영/정숙자/정승천/정영주/정유경/정진희/정천식/정태효/정해린/정혜진/조금숙/조미수/조성우/조영래/조영준/조은숙/조제철/조헌정/주기철/주제준/진장훈/채순연/천사장/천주현/최경희/최계연/최근오/최상구/최소영/최옥주/최용철/최은아/최티나/최형록/하원오/하태광/한경준/한영선/한정로/한지수/한찬욱/한충목/한희수/함다솔/함다온/함형재/허은주/허준영/홍봉기/홍성진/홍숙희/홍원주/홍윤경/황규호/황승연/황의대/황지영/황태웅/후지나가다케시(藤永壯)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핵항모, 한미 해상훈련 못 한 진짜 이유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4.22 19:16
  •  
  •  댓글 0
 
 
 

지난 12일 ‘에이브러햄 링컨’ 미 핵추진항공모함이 울산 동쪽 공해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일과 14일 양일간 미일 합동군사훈련을 전개했고, 14일에는 원인철 합참의장이 승선해 6시간 동안 머물렀다.

그러나, 동해상을 빠져나간 16일까지 한미합동 해상훈련은커녕 한국 영해 안쪽으로도 진입조차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출처 : 미 해군 홈페이지]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출처 : 미 해군 홈페이지]

미군 핵항모의 동해 진입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그 때문에 한국 해군과 미 핵항모와의 연합훈련 기회를 놓친 이유에 대해 억측이 난무한다.

대체로 미일 합동훈련에 미군이 한국 해군의 동참을 요청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동해상에서 일본과의 합동훈련에 부담을 느껴 거부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언론에선 “미국 측이 ‘링컨’항모 이동 전 한국에 동해 영내에서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을 제안했으나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도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라며, 한미 해상훈련 불발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그렇다면 임기 말 문재인 정부가 과연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일본 자위대와의 연합훈련을 거부한 것일까?

아니다.

“미 해군 측에서 우리 측 해군으로 (훈련 참가) 요청이 온 것은 없다”라는 해군의 공식발표가 있었고, 이미 일본과는 여러 차례 합동훈련을 전개한 바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를 이유로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미국 측이 한국과의 해상훈련을 거부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해상훈련 못한 이유

한미 해상훈련을 거부한 당사자로 미국을 지목한 이유는 지난 7일 윤석열 당선자가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했을 때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과 나눈 대화 내용 때문이다.

국민일보가 보도한 데 따르면, 윤 당선자는 주한미군과의 5+5회의에서 핵항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대북 선제타격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TTX)의 야외 실기동훈련 재개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북측의 반발을 의식한 미군 측이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백악관이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고도 전해진다.

 
 

이를 증명하듯 5+5회의에 참석했던 이종섭 후보자는 미 전략자산 전개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를 약속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실제 지난달 24일 북의 ‘화성포-17’형 발사 때도 미국에 전략자산 진출 등 한미 연합 대응을 요청했지만, 미군이 이를 거절함에 따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현장지휘 아래 우리 군만 단독으로 무력시위를 전개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현장 지휘했다. 그러나 한국군 단독 훈련이라 미군의 승인 없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출동시킬 수는 없었다. [사진 :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현장 지휘했다. 그러나 한국군 단독 훈련이라 미군의 승인 없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출동시킬 수는 없었다. [사진 : 국방부]

윤 당선인이 요청한 야외 실기동훈련 재개도 주한미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8일 시작된 상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실기동훈련 없이 현재 연합지휘소훈련만 진행하고 있다.

미군, 전략자산 전개 미루는 이유

미군이 윤석열 당선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전략자산을 전개한 선제타격 훈련을 꺼리는 이유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선결과제 때문이다.

신냉전으로 불리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선결과제는 미일 동맹군의 전투력을 증강하여 중국의 군사 활동을 억제하는 일이다. 아울러 EU 동맹국들을 부추겨 우크라이나와 전투 중인 러시아를 고립 압박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포위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 그런데 여기에 대북 전선까지 확대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다는 것을 미국은 알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는 달리 북은 미 본토에 대한 선제공격 의사가 있는 데다 그 능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 핵항모가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PM3 Jarod Hodge /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 핵항모가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PM3 Jarod Hodge / 미 해군]

미국은 이번에 진행한 미일 합동훈련 때도 북의 군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군 ‘링컨’항모가 일본 자위대와 연합해 ‘탄도미사일 정보공유훈련’(미사일 탐지레이더가 포착한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훈련)을 마치고 동해를 빠져나가던 지난 16일 오후 6시경, 난데없는 북의 신형 유도무기 발사 소식을 들어야 했다.

문제는 이번 미일 합동훈련에서 사용된 미국산 요격미사일(RIM-66 스탠더드 개량형)은 비행속도가 마하 3.5밖에 되지 않는데, 북이 쏜 신형 유도무기는 마하 4.0의 속도로 날아간 것이다.

더구나 중국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소속 6,000톤급 전자정찰함이 미일 합동훈련 중인 ‘링컨’항모를 지켜보고 있었고(4월 13일 자 일본 방위성 기관지), 러시아의 태평양함대가 15척의 전투함과 2척의 잠수함, 그리고 여러 대의 해상작전기를 14일 동해에 출동시켜 전범국 일본과 군사훈련을 하는 미국에 시위한 사실이 러시아 국방부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의 신냉전 전략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눈치 없는 윤석열 당선인이 대북 선제타격 운운하며 자꾸 미국에 떼를 쓰니 바이든 미 행정부도 난감하지 않을까.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4차접종 고민된다”는 어르신들…언제, 어떤 백신 맞으면 좋을까

등록 :2022-04-22 05:00수정 :2022-04-22 10:40

 
 
60살 이상, 3차 접종 후 4개월 경과시 4차 접종 가능
전문가 “백신 외 어르신 보호수단 없어”…“여전히 이득”
화이자·모더나 우선…이상반응 적은 노바백스도 추천
60살 이상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이 화이자로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60살 이상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이 화이자로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40대 직장인 신아무개씨는 78살 어머니의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 예약을 위해 최근 사전예약 누리집에 들어갔다가 고민에 빠졌다. 선택할 수 있는 백신에 노바백스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신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인 화이자로 3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신씨는 “어머니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큰 부작용은 없었지만, 노바백스가 더 안정적이라는 뉴스를 봤던 터라 고민이 됐다”며 “앞으로 반복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거 같은데 맞던 백신을 계속 맞는게 좋은지, 노바백스로 갈아타는 것이 좋은지, 접종 시기는 어떻게 할지 여전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14일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 더튼튼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한 시민이 노바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2월14일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 더튼튼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한 시민이 노바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14일부터 60살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됐지만, 고령층은 잦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선뜻 백신 접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연령대의 3차 접종 효과가 떨어지고 있고, 전체 위중증 환자의 90% 안팎이 이들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21일 현재 60살 이상 인구의 4차 백신 예약율은 13.8%(189만6900명)로 저조하다.

 

전문가들은 3차 접종 이후 4개월이 경과했다면 되도록 4차 접종을 권하고 있다. 지난주(4.10∼16)만 해도 사망자의 95.2%인 1711명이 60대 이상으로 80대가 61.6%(1108명)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층의 피해는 계속되는데, 이를 막을 효과적인 수단이 현재로선 백신 접종 외에 딱히 없기 때문이다. 사적모임 인원·영업시간 제한을 시작으로 마스크·환기·손 씻기 등 개인 방역수칙 이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비약물적 중재를 통한 예방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대유행은 가을·겨울에 온다 하더라도 그 전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5월부터는 어떻게 70∼80대 이상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이분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진단되면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투여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오미크론 발생이 줄어가는 시기이지만 고위험군 중증·사망 사례는 여전히 많다”며 “지금 접종 시기가 (유행이 확산하던 시기에 비해)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여전히 이득이 있을 수 있는 시기는 맞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이스라엘 연구를 보면, 3차 접종과 견줘 4차 접종 4주 뒤 감염은 2배, 중증은 3.5배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4차 접종 때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우선 고려하고, 그 다음 노바백스 접종을 권한다는 입장이다. 노바백스는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전통적인 유전자재조합 방식(B형간염, 인플루엔자)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다.

 

권근용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효과가 더 좋으니까 일차적으로는 mRNA 백신 4차 접종을 권고한다”며 “mRNA 백신을 꺼리시는 분들은 아예 맞지 않는 것보다는 백신을 맞는 게 훨씬 낫기 때문에 노바백스로도 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백신별 3차 접종 중화항체가 등을 조사했더니 노바백스로 3차 접종을 하면 아스트라제네카 3차 접종과 동등하거나 소폭 효과가 좋았지만, 화이자로 3차을 했을 때보다는 낮은 세포반응을 보였다. 현재 질병청 사전예약 시스템에서 예약할 수 있는 4차 접종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 등 3종이다.

 

전문가들은 의견이 갈린다. 최원석 교수는 “임상 경험상 교차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노바백스도 접종할 수 있지만, 노바백스 접종을 mRNA 백신보다 우선해 권고할 만한 근거는 없다”며 “제일 자료가 적은 게 노바백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엄중식 교수는 “접종을 통해 항체가를 어떤 형태로든 올려놓는 게 좋다”며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저는 노바백스를 4차 접종으로 많이 권고한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화보] 코로나19 거리두기 ‘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검찰은 왜 이명수 기자에게 징역 10월 구형했나

윤석열 취재 갔는데 '아파트 주거침입' 혐의 적용...수사보고에 엉뚱한 사건 유사 사례로 언급

22.04.22 05:57l최종 업데이트 22.04.22 05:57l
 기자." 
▲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저는 취재를 갔을 뿐인데 검찰의 수사 기록을 보면 저를 완전히 범죄자에 나쁜X으로 표현했더라고요."

최근 검찰로부터 '윤석열 아파트 주차장 침입' 혐의로 징역 10월을 구형받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사가 징역형을 구형할 줄은 몰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기자는 "취재하며 사법 피해자 이야기만 듣다가 내가 당사자가 돼 버리니 '진짜 검찰에서 이런 식으로 전과자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19일 열린 공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이명수 기자, 그리고 함께 현장 취재를 간 정아무개 기자에게 각각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최종 판결을 일주일 후인 오는 26일로 예고했다.


앞서 이 기자는 지난 2020년 8월 25일 오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거주지인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들어가 그 무렵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됐던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이유 등을 직접 취재하려고 했지만 이후 아파트 측은 이 기자와 정 기자를 무단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명수 기자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윤석열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씨와 7시간 51분 동안 통화를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후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씨는 지난 1월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기자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 김건희 소장 받은 서울의소리 "비판 막으려는 겁박" http://omn.kr/1xs8n)

검찰 수사기록 확인해 보니...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수사기록에서 검찰은 이 기자 등의 취재에 대해 "피의자들은 검찰총장 윤석열이 거주하는 아크로비스타 건물의 관리자인 보안업체 담당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차장에 들어와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전에 허가받지 아니한 채 촬영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주거자나 건물 등 관리자의 승낙 없이 또는 위와 같은 자들의 승낙 없이 명시적 또는 추정된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들어감으로써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명수 기자 등은 공식적으로 만날 수 없지만 반드시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인물의 이동 경로에서 대기하다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방식인 '앰부시 취재'를 했지만, 기록에는 '취재'와 관련된 언급 없이 '주거침입' 혐의만 강조돼 있었다. 

당시는 <뉴스타파>가 "윤석열 총장이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중앙일보와 JTBC의 사주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당일이었다"라고 보도한 지 엿새 뒤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정아무개 기자는 검찰 조사에서 "저희는 언론인으로서 공익적인 목적으로 윤석열 총장 취재를 계획했지만, 윤 총장이 차에 탄 상태에선 쫓아갈 수 없고 취재를 할 수도 없었다"라며 "그래서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고 합법적인 방법을 찾다가 윤 총장이 주차장에서 나올 때 짧게나마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 역시 피의자 신문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에게 물어볼 질문들이 너무 많았다"며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왜 만났는지, 검언유착, 조국 전 장관 무리한 수사, 삼부토건 사건, 총장 가족 수사 등을 물어보고자 했다"면서 취재를 위해 주차장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기자는 이전에도 윤석열 전 총장 인터뷰를 위해 네 차례나 퇴근시간대에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주차장에서 대기하며 앰부시 취재를 시도한 적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공익을 목적으로 한 취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지만, 검찰은 수사보고에 전혀 다른 성격인 아파트 경비원이나 타 종교시설에 들어간 교인 사례들을 판례로 언급하며 '건조물침입죄'를 부각했다. 

한편 검찰이 이명수 기자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딸 조민씨를 비슷한 방식으로 취재한 기자를 고발한 조국 전 장관은 < TV조선 > 기자에 대한 검찰의 처분은 "감감무소식"이라며 "검찰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은 지난 2020년 8월 '집을 보러 왔다'고 말하며 윤석열씨의 자택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들어가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이명수 기자에 대해) 신속히 주거침입죄로 기소했고,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라며 "그런데 2020년 8월 내 딸이 살던 오피스텔 공동현관문을 무단으로 통과해 딸의 방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TV조선 기자 2명의 경우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감감무소식이다. 검찰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쉬게 해달라" 굶는 노동자에게 '빠바'는 '비타500'을 건넸다

[인터뷰] 25일째 접어든 단식투쟁, 임종린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

 

"단식농성이 3주가 넘어갈 때까지 회사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13일째에 (사측에서) 처음 천막을 찾아왔는데, 단식 중인 저한테 비타500을 주고 가시더라."

임종린 전국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투쟁이 21일자로 25일째를 넘어섰다. 2007년 파리바게뜨에 입사해 제빵기사로 일한 임 지회장은 2017년 "좀 쉬게 해 달라"며 파리바게뜨 지부 노조를 설립했다. "주휴 개념도 없이 한 달에 20일을 연속으로 근무"하고 "점심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식사조차 제대로 못하고" 일하는 게 당시 제빵기사들이 겪는 노동환경이었다. 

'월 6회 이상 휴무, 점심시간 보장' 등 상식선의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조는 SPC그룹의 불법파견 문제를 파고들었지만, 돌아온 것은 "앞에서는 합의하자고 하고, 뒤에서는 노조 탈퇴를 강요하는" 식의 부당노동행위였다고 임 지회장은 회상한다. "고소도 하고 농성도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지노위와 중노위의 인정까지 끌어냈지만" 사측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뭘 해도) 안 되는구나, 도저히 문제가 풀리지가 않는구나, 그런 마음에 (단식을) 시작했다."

갖은 시도가 좌절된 끝에 지난달 28일 임 지회장은 곡기를 끊었다. "끝장을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그룹 본사 건물 앞 한 칸 남짓한 농성천막 안에서 그를 만났다. 단식투쟁 23일째였다. 건강상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직 버틸 만 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얼마 전 천막에 연대 방문한 의료노조 조합원들은 그의 혈당과 혈압이 낮아지고, 불규칙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부 농성 천막에서 마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부 지회장. ⓒ프레시안(한예섭)

단식투쟁 13일째, 회사는 해결책 대신 '비타500'을 건넸다 

지난 9일, SPC그룹 본사 소속 조용찬 상무가 천막을 찾았다. 단식투쟁이 13일째에 접어든 때였고, 사측의 첫 번째 방문이었다. 그날 조 상무와의 대화를 두고 임 지회장은 "그야말로 아무 말 대잔치였다"고 평했다. 실질적인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와서 한다는 말이 이거 (단식) 왜 하고 있냐는 말이었다. 지노위, 중노위 판정을 못 본 거냐고 물었다. 그러니까 봤다고 하더라. 그럼 뭘 또 물어보냐고,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하니, 아직 법적으로 해결이 안 난 사안이라며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대체 무엇을 원하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임 지회장은 "(방문한 사측 인사가) 계속 '속마음이 뭐냐'고 물었다"며 "마치 (투쟁에) 개인적인 목적이 있는 것처럼 (사측이) 생각하는 듯했다"고 그날 대화의 흐름을 되짚었다. 여전히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기사들에 대한 대책이나 합의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해결안 대신, 조 상무는 비타500 한 박스를 임 지회장에게 건넸다. 현재 천막에선 단식을 이어가는 임 지회장은 물론 연대 방문하는 조합원들 모두가 음료와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다. "단식 중인데 이걸 가져온 거냐" 물으니 "단식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느냐, 국회의원들도 다 먹어가면서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측의 태도는 그 후에도 이어졌다. 18일 "정식으로 만나자"는 SPC그룹 측 요청으로 노조 관계자들이 협상을 위해 더K호텔을 찾았다. 노조는 "그 자리에서도 어떤 해결안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임 지회장은 "노조가 이미 작년부터 요구를 명확히 했는데도 (SPC그룹은) 요구안이 뭔지를 묻기만 했다"며 "왜 계속 똑같은 질문만 반복하는지 우리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간담회에서 회사는 "(SPC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 묻기도 했다. 임 지회장의 단식투쟁 소식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선 샤니, 삼립,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포켓몬 빵 등 SPC그룹 소속 브랜드의 불매운동이 번져나가는 상황이다. 임 지회장은 "노조가 불매를 주도하고 있는 게 아니다"면서도 "단식으로 죽어가는 직원보다 장사가 더 걱정된 것"이라고 SPC그룹 측의 태도를 꼬집었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화섬노조 2차 결의대회 ⓒ프레시안(한예섭)

"코로나 검사도 못 받게 해" … 여전히 가혹한 파리바게뜨 기사들 노동환경 

"월 6회 이상 쉴 수 있게 해 달라, 연차나 복원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 점심시간 1시간만 보장해 달라, 일한 만큼 연장수당을 제대로 지급해 달라... 이렇게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니 노조탄압이 시작됐다. 노조가입 여부에 따라 진급을 차별하고, 관리자들이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노조 요구안은 이미 명확하다'는 임 지회장의 말처럼 파리바게뜨 단식투쟁 사태는 그 쟁점이 명확한 편이다. 한 축은 2017년 노조 설립 당시부터 제기된 임금 체불, 적정 휴무의 불보장 등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고, 또 한 축은 그 투쟁 과정에서 나타난 민주노총(화섬노조)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사측의 노조 탈퇴 강요·회유 등 부당노동행위 문제다. 

17년 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자 처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측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를 인정하며 사측에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18년 1월엔 노사 및 점주협의회와 정당, 시민대책위 등 7자가 △본사가 책임지는 자회사로의 직고용 △3년 내 본사 정규직과의 동일임금 보장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등을 내용으로 담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선 열악한 노동환경도, 부당노동행위도 개선되지 않았다. 해당 문제들은 "22년 현재까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임 지회장은 "(회사가) 코로나 확진자 증가 때문에 지금은 휴무 보장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인력 부족 문제는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돼온 문제다"라며 현장 기사들이 최근 겪고 있다는 인력 문제를 꼬집었다.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코로나로 인한 돌발 상황이 아니라, 가혹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퇴직자가 많아져 생긴 만성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월 4회 쉬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더구나 코로나 이후 52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회사가 노동부에) 신청한 상황에, 연장근로에 동의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근무시간을 1시간만, 30분만 줄여서 써달라는 식으로 '유령노동'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이 심화하면서는 기사들의 건강권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임 지회장은 "조합원들은 물론 비조합원들한테도 연락이 온다"며 현장 기사들이 직접 전한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근무 중 자가 검사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한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회사에 그 사실을 보고하자, 회사는 '점주에게 비밀로 하고 퇴근 이후에 검사를 받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오히려 왜 검사를 받아서 (업무에) 차질을 빚느냐고 혼을 낸 경우도 있다. 코로나 증상이 심해서 출근 못하겠다는 노동자를 억지로 출근시켰다는 말도 나온다." 

임 지회장은 관련 문제를 종합해 사측에 항의했다. "기사를 사람으로 보긴 하는가" 싶었다. 더구나 양성 판정을 받은 기사를 점주도 모르게 근무시키는 일은, 기사의 건강권은 물론 점주와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기도 했다. 회사의 태도는 단호했다. 임 지회장의 항의엔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관리자들도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결국은 돈 문제다. 인력부족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사람을 더 뽑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당장 그렇게 하기 힘들어도 방법은 있다. 점포 운영을 쉬면 된다. 파리바게뜨가 무슨 국가사업도 아니지 않나. 점포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만 쉬어도 기사들 휴무가 보장된다. 점포 문은 죽어도 못 닫겠다고 한다. 심지어 가맹점주가 확진이 되어서 휴무를 요청해도 점포 문을 못 닫게 한다." 

▲19일 '단식투쟁 23일차' 문구가 붙어있는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부의 농성천막 ⓒ프레시안(한예섭)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조 탈퇴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부당노동행위도 "현장에선 여전하다." 임 지회장은 특히 SPC그룹이 "18년 사회적 합의 이행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을 패싱"했다고 주장한다. 18년 사회적 합의 체결 이후 이행 기일이 다가오자 사측이 "교섭은 한국노총과 하겠다"고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합의가 이행됐음'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반발하자, 사측의 "적극적인 노조탄압이 시작됐다." 지난 12일 민변 등 노동법률단체들의 성명에 따르면, SPC그룹 측은 △민주노총 조합원 탈퇴 시 해당 관리자에게 포상금 지급 및 탈퇴자 한국노총 가입 시 추가포상금 지급 △육아휴직 중이던 조합원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 △신입사원에게 한국노총 가입서 작성 요구 △민주노총에 대한 진급차별 △위조탈퇴서 제출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전개해왔다. 설립 이후 760명까지 불어났던 조합원 수도 현재 210명까지 줄어들었다. 

고용노동부는 SPC그룹 측 관리자 지위의 제조장 3명을 해당 혐의들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노동부는 지난 1월 노동조합 가입에 따른 진급차별 등의 혐의로 SPC그룹 측 전체 9개 지역본부장 중 6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SPC그룹은 해당 혐의들은 "(혐의를 받는) 개인의 돌발행동"이며, 문제가 된 제조장들 대해서도 "관리자가 아니라 노동자"라고 주장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부 농성 천막에서 마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부 지회장 ⓒ프레시안(한예섭)

6년째 접어든 투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17년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는 벌써 6년째다. 여러 가지 약속이나 합의가 있었지만 그것이 제대로 지켜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단식투쟁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투쟁 방식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임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주변 조합원도 "몸부터 챙기면 안 되겠느냐" 걱정하지만 "계속 싸우고 투쟁해야 한다"는 그의 결심엔 변함이 없다. 그는 "처음 외쳤던 '쉬게 해 달라'는 요구 사항조차 여전히 요원한 상황"을 투쟁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 6년간의 싸움 끝에 임 지회장이 가졌던 "회사에 대한 믿음은 완전히 사라졌다." 

"합의해 놓고 안 지키고, 또 어느 정도 약속 받고, 뒤집고... 이런 식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이 투쟁이 내년에 또, 내후년에 이어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냥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사회에선 임 지회장과 연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엔 4000명 이상이 참여한 'SPC 파리바게뜨 노조 탄압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시민선언'이 일간지 신문에 게재됐다. 농성장 인근의 거주민이 임 지회장을 응원하기 위해 천막을 방문한 경우도 있다. 최유경 파리바게뜨 지부 수석부지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SPC 본사 건물 옆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시민께서 19일 밤 응원 차 방문했다"며 "어렵게 투쟁하고 있는 걸 알고 있다고 응원의 뜻을 전했다"고 시민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다만 임 지회장의 단식이 25일째를 맞이한 21일 현재까지 SPC그룹은 단식투쟁에 대한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9일 천막을 방문했던 일화 속 시민은 "SPC 측에서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상품권을 돌렸다"는 이야기를 전해오기도 했다. 해당 아파트 입구엔 현재 집값 하락과 소음 등을 이유로 집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에 일각에선 'SPC 측이 노조에 대한 혐오적인 여론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인다. 

임 지회장은 "21일 회사를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그 만남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 번 이슈가 크게 터지면 대화하는 척만 하던 게 지금까지 사측의 태도였다"며 "이젠 달라야 한다.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사측이 직접 마련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동성 군인 합의 성관계 군형법 처벌 금지 판결에 국민일보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4/22 10:06
  • 수정일
    2022/04/22 10: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4.22 07:49
  •  
  •  수정 2022.04.22 09:33
  •  
  •  댓글 3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법원 ‘상호 합의 동성 군인 성행위 처벌 못해’ 판례
경향·한겨레 환영의 사설 “진일보…대표적 인권침해 조항은 폐지해야”
국민일보 교계 입장 전달하며 “기독교 신앙 전파 분위기 흐려질 것”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사적 공간에서 상호 합의에 따라 이뤄져 군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동성 군인 간 성행위를 군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새 판례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단을 두고 경향신문, 한겨레는 환영의 사설을 쓰고 더 나아가 군형법 92조의 6에 위헌 결정을 선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 조선일보 등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성소수자 시민단체 등은 찬성을 하고, 종교계는 반대를 하고 있다며 찬반 의견을 모두 싣는 식으로 보도했다.

반면 기독교 계열인 국민일보는 교계의 반대 입장을 주로 실었다. 국민일보는 이번 판단에 대해 “군 기강 문란해질 수 있다”, “비상식적”이라는 교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21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에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22일 본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요구, 국민의힘은 이법안의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막겠다며 비상대기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2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22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톱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대선땐 ‘통합협치’ 언제 그랬냐는 여야”
국민일보 “‘검수완박 꼼수’ 전방위 비난에 민주당 속도조절”
동아일보 “‘反민주’비판에도 버티는 민주당 강경파”
서울신문 “검수완박 숨고르기 오늘 데드라인 전운”
세계일보 “귀닫은 민주 ‘검수완박’ 입법 직진”
조선일보 “‘처럼회’10명이 쥐고 흔드는 검수완박”
중앙일보 “꼼수 검수완박 역풍 민주당내 반발 확산”
한겨레 “구태정치 빠진 민주당의 ‘오만’”
한국일보 “‘민주완박’ 민주당”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군형법 92조의6항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남성 군인 A씨와 B씨는 2016년 일과 시간 이후 군부대 밖 독신자 숙소에서 2차례에 걸쳐 상호 합의하 성행위를 했다. A씨는 또 다른 남성 군인 C씨와 2016년부터 2017년 군대 밖 독신자 숙소에서 성행위를 했다. A씨와 B씨는 2017년 3월 육군 성소수자 색출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형법 92조6항은 ‘군인 등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징역 4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B씨에게는 징역 3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22일 서울신문 2면.
▲22일 서울신문 2면.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른 성행위 등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동성 간의 성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대법원은 군형법 92조6항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외에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경향·한겨레 환영의 사설
“진일보…대표적 인권침해 조항은 폐지해야”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성소수자 군인의 평등권·행복추구권 확인한 대법원 판결”에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며 “성소수자 군인을 차별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시대착오적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2년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와 2015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선 해당 조항 폐지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헌재 역시 도도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해 군형법 92조의 6에 위헌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며 “국회도 해당 조항을 폐지하는 작업에 서둘러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22일 경향신문 사설.
▲22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는 6면에서 “성소수자 군인 처벌 관행에 제동, 74년만의 1보 전진”이라는 제목으로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도 “동성 군인 성관계 ‘처벌 남용’에 제동 건 대법 판결”에서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으로,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진일보한 판단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시대 변화상을 판단에 적극 반영한 것”이라고 썼다.

이어 “군형법상 추행죄는 동성애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고, 피해자가 없음에도 처벌을 하는 대표적인 인권침해 조항으로 꼽힌다”며 “미국의 군형법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 만든 조항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2003년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사라졌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위원회’ 등 국내외 인권단체들도 줄곧 폐지를 권고해왔다. 정치권이 더 이상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
▲22일 한겨레 6면. 
▲22일 한겨레 사설.
▲22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 “군 기강 문란, 기독교 신앙 전파 분위기 흐려질 것”

반면 순복음교회 계열의 국민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국민일보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계의 입장을 주목해 담았다. 1면 기사에서 국민일보는 “동성 군인 합의 성관계 처벌 불가 선고… ‘軍 현실 무시한 판결’”이라고 제목을 뽑고, “의무복무인데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한국 군대 현실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입법 취지를 지나치게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며 “종교계는 ‘비상식적 판결’이라고 반발했다”고 썼다.

1면 기사에서는 육군 대령 출신 김기호 강서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동성 군인 간에 성관계를 허용한다면 군의 가장 소중한, 군 기강을 문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관계자의 말 등을 인용했다.

▲22일 국민일보 1면.
▲22일 국민일보 1면.
▲22일 국민일보 종교1면.
▲22일 국민일보 종교1면.

또한 종교1면(종합29면)에서는 “교계 ‘軍동성 간 성행위 허용은 동성애 합법화 수순’ 반발”이라는 기사를 실었고 “기독교계는 군대와 군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김영길 바른군인연구소장,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군목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동성애라는 것 자체가 기독교 신앙과 선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데 군대에서 이것이 어느정도 용인되는 기반이 마련돼 향후 군 기독교 신앙 전파 분위기가 흐려지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썼다.

서울신문의 경우는 2면에서 “‘적극적 판시 환영’ ‘성소수자 일방적 두둔’”이라는 제목으로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서는 환영을, 종교계는 반발을 했다고 두 입장을 모두 전했다.

조선일보는 6면에서 “군기 침해땐 합의한 동성애라도 처벌”이라고 제목을 뽑고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을 모두 전했다.

민형배 의원 탈당에 ‘검수완박’ 여론 역풍…숨 고르기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비판적 여론이 일자 막판 협상에 돌입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행하려던 안건조정위 구성을 잠정 보류하고 22일까지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안건조정위에서 20일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민형배 의원이 탈당을 하며 역풍이 분 모양새다. 민주당은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에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민 의원을 ‘무소속 1인’으로 만들어놓은 상태다.

▲22일 한겨레 1면.
▲22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1면 기사 “구태 정치 빠진 민주당의 ‘오만’”에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 안팎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거대 여당이 속도전을 앞세워 국회법이 규정한 절차적 민주주의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 “꼼수로 얼룩진 ‘검수완박’, ‘민주주의 능멸’ 흑역사로 남을 것”에서 “민주당의 무리수는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으로 정점을 찍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1년 만에 논란이 큰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게 말이 되느냐는 각계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제라도 이성을 찾고 여야 및 검찰 등과의 협의에 착수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비판했다.

▲22일 한국일보 1면. 
▲22일 한국일보 1면. 
▲22일 동아일보 사설.
▲22일 동아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국회와 민주당이 ‘처럼회’ 강경파에 휘둘려선 안된다”에서 “무리한 법안 추진에 반대의견들이 조금씩 힘을 얻어가고 있다”며 “용기는 위장 탈당을 위해 내는 것이 아니라 독선적인 입법 폭주를 견제하는 용기, 개혁을 명분으로 형사사법제도를 무너뜨리는 법안에 반대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여야중재를 이끌어내야 할 박 의장의 책임과 역할이 무거워졌다며 “박병석 의장을 주목한다”는 사설을 썼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재인·김정은 친서교환..김 '민족의 대의위한 고뇌 높이 평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4.22 07:57
  •  
  •  댓글 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안부와 신뢰를 확인하는 친서를 교환했다. 지난 2018년 4.27판문점선언에 서명한뒤 손 잡고 인사하는 남북 정상. [통일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안부와 신뢰를 확인하는 친서를 교환했다. 지난 2018년 4.27판문점선언에 서명한뒤 손 잡고 인사하는 남북 정상. [통일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안부와 신뢰를 확인하는 친서를 교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동지께서 남조선 문재인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하시었다"며 "김정은동지께서는 지난 4월 20일 문재인대통령이 보내어온 친서를 받으시고 4월 21일 회답친서를 보내시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남수뇌들이 손잡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북남사이의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데 대하여 언급하고 퇴임후에도 북남공동선언들이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마음을 함께 할 의사를 피력하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수뇌들이 역사적인 공동선언들을 발표하고 온 민족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데 대해 회억하시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써온 문재인대통령의 고뇌와 노고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였다"고 했다.

통신은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진함없는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북남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데 대해 견해를 같이"했다고 하면서 "호상(상호) 북과 남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시었다"고 친서의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간 친서교환은 "깊은 신뢰심의 표시로 된다"고 했다.

친서교환 소식은 이날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대화가 끊긴 상황에서도 꾸준히 친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4월 판문점 회담 3주년, 5월 21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7월 초 남부지방 폭우 등 계기를 통해 최소 3차례 이상 친서를 교환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남북 정상간 친서교환은 1년 넘게 이어지던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먹튀 론스타 19년만에 청문회…한배 탄 ‘이창용·추경호·한덕수’

등록 :2022-04-21 04:59수정 :2022-04-21 08:07

인수·매각 의혹마다 등장하는 추경호
한동훈은 ‘외환은 매각’ 의혹 수사검사
‘론스타는 산업자본’ 눈감은 이창용
론스타 변호한 김앤장 고문 한덕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의 막이 오르자 ‘론스타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등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등 경제 관료 출신 인사의 검증 무대에서 ‘론스타’는 빠지질 않는다. 20년 가까이 지난 이 사건이 왜 여전히 소환되는 것일까.

 

 핵심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①사고 ②되파는 과정에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그 결과 ③국제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ISD)마저 불렀다는 점이다. 그 논란의 한 가운데 청문회 주인공들이 서 있다. 전문가들은 한덕수·추경호·이창용 후보자가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거나 적어도 방관했으며, 이들이 주요 관직에 오르면 론스타와 벌이는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에서 우리 정부가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외환은행 헐값 매각, 시작은 추경호 ‘예외승인’ 공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2003년 8월, 론스타는 1조3834억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이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건 당시 외환은행이 ‘부실은행’으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이라는 뜻이다. 그로부터 2년 뒤 외환은행의 부실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행 이사회에는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10%라고 보고됐는데 금융감독원 보고 때 6.16%로 낮췄던 정황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론스타에 은행을 싸게 넘기려고 금융당국이 부실을 과장한 것 아니냐며 “불법 매각”이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듬해 검찰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이 일부러 외환은행을 저평가해서 금융감독위원회가 ‘론스타의 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했다며 관련자들을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피해액은 3443억∼8252억원으로 추산됐다. 검찰은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2003년 7월15일 ‘조선호텔 비밀회의’를 지목했다. 청와대·재경부·금감위·외환은행 자문사 등 관계자 10여명이 모인 비공개회의에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도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으로서 참석했다. 수사 결과에는 이 회의에서 변양호 당시 국장이 금감위에 ‘예외승인’을 요청하자, 금감위가 “재경부에서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공문의 작성자가 바로 추 후보자다.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추 후보자는 “대법원에서도 다 정리된 부분”이라는 태도다. 당시 검찰 수사가 변양호 당시 국장에 집중되면서 추 후보자는 기소도 안된 데다 이 사건이 전원 무죄로 끝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리”됐다고 보긴 어렵다. 법원 판단은 “부적절한 행위가 많았지만 배임죄를 물을 정도는 아니다”는 취지로 ‘부실 과장’을 부인하지 않았다. 감사원의 론스타 특별감사에서도 추 후보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한도초과보유 승인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4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고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론스타 사태와 연이 있다. 한 후보자는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를 맡은 막내 검사였고, 수사과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였다. 당시 검찰 쪽은 이 재판의 진행과 결과에 대해 재판부에 격하게 반발해 파문이 일만큼 대립이 심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중 한명은 ‘부실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한 검사고, 다른 한명은 법원에서 무죄 나왔으니 헐값 매각도 없고 책임도 없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수 과정에 론스타 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02년 7월까지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다 물러난 한 후보자는 당시 론스타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한 기간은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작전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이 론스타 법률대리를 하는지도 몰랐다”고 항변한 바 있지만 “통상 분야에서 오래 일한 전관이 그 시점에 론스타 사건에서 배제됐다는 해명은 믿기 어렵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뒤늦게 제기된 ‘산업자본’ 의혹…눈 감은 금융당국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가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쟁점화하고 나선 건 2007년 3월이었다. 은행법은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은 은행 주식을 4% 넘게 보유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만일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외환은행 부실 여부와 관계없이 매각은 ‘불법’이 되는 셈이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2008년 9월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서류도 손에 넣었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주식을 ‘초과 보유’하고 있으면 매각을 명령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증거를 쥐고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론스타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서류를 덮은 이유’에 대해 묻자 이 후보자는 “론스타가 보내준 자료가 원자료와 다르고 확인 절차가 계속됐고, 확인되더라도 주식매각 명령을 내려야 하는지 논의가 있어 시간이 갔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론스타 산업자본 자료’를 입수 시점으로부터 1년2개월이 지난 2009년 11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론스타가 마지막에 외환은행에서 배당금 무지하게 챙겨나갈 때 한은도 외환은행의 주주였다”며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를 덮어서 한은에 손실을 초래한 사람이 한은 총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11년 5월에는 <한국방송>(KBS) 보도로 론스타가 일본에 2조원이 넘는 골프장을 가진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지만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제값에 팔고 무사히 한국을 떠나기 위해 필요했던 금융당국의 중요한 결정들은 추경호 후보자가 금융위 부위원장이 된 2011년 9월부터 줄줄이 내려졌다. 이때는 이미 검찰 수사가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번진 참이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위는 론스타의 은행 지분에 대해 장내 공개매각 등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실제 유죄 확정 뒤 금융위는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려 론스타를 도왔다. 심지어 론스타가 문제의 일본 골프장을 팔아버린 직후인 2012년 1월에야 금융위는 “론스타는 산업자본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리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거액 챙기고 또 5조원짜리 국제분쟁해결 낸 론스타

2012년 2월 론스타는 4조7천억원의 막대한 차익을 챙겨 한국을 떠났다. 그러고도 그해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을 제기했다. 한국 금융당국이 매각 승인을 늦게 내리는 바람에 외환은행을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는데 손해를 봤고, 한국 국세청이 매긴 세금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만일 이 분쟁에서 진다면 우리 정부는 론스타에 46억8천억 달러(한화 약 5조6천억원)를 물어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론스타의 ‘산업자본’ 의혹을 덮은 당사자들이 국제분쟁해결 대응에 앞장서면서 우리 정부가 불리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부터 매각까지 주요 국면마다 등장했던 추경호 후보자는 론스타 분쟁 대응에도 관여했다. 추 후보자는 서면 심리절차와 심리기일이 진행되던 시기에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서 론스타와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 대응팀 단장을 맡았다.

 

김득의 대표는 “금융위가 과거에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분명히 했다면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에서도 산업자본 논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 국제분쟁해결 자체가 각하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쟁점을 스스로 포기해서 분쟁을 불리하게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론스타 사태란?론스타는 세계 각국의 부실기업을 사들여 가치를 제고한 뒤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내는 미국계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기업 정상화가 아니라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기업 장래를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이나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투자 수익만 뽑고 시장을 뜬다. 론스타 역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고율 배당과 일부 지분매각으로 투자원금을 회수했고,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부당이익까지 챙겼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론스타가 애초에 국내 은행 매입 자격을 갖추지 못했는데 론스타와 금융당국이 이를 숨겼다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2012년 2월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팔고 한국을 떠났다. 9년간 총 4조7천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그로부터 9개월 뒤 론스타는 한국 정부 탓에 손해를 봤다며 5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을 제기했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합성 아니냐'... 천안시에 기적 같은 일 일어났지만...

[최병성 리포트] 환경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면 도시의 자랑이 된다

22.04.21 06:01최종 업데이트 22.04.21 06:01

▲ 3면이 바다로 둘어쌓인 한반도를 빼닮은 서강의 한반도지형 ⓒ 최병성

 
위 사진은 통일된 한반도를 상징하는 영월 서강의 한반도 지형이다.

이곳이 처음부터 유명지는 아니었다. 문화재청은 2011년 6월 7일 서강의 한반도지형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곳은 내가 1999년 12월 20일 처음 발견해 세상에 공개했다.

 당시 영월군은 한반도 지형의 중간을 절개하고 높이 20m의 기둥을 세워 서강을 가로지르는 도로 건설을 진행 중이었다. 영월군에 한반도지형을 보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영월군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그까짓 지형 하나가 뭐가 중요하냐?"는 것이었다.

영월군수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미 결정된 자신들의 도시정책만 고집할 뿐, 한반도지형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주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 서강과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해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 최병성

 
영월 오일장이 열리는 날마다 동강교 위에서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한 10만인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서강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전 후엔 서울 지하철2호선 삼성역 역사 안에서 전시하며 오가는 서울 시민들에게도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결국 영월군이 도로건설계획을 변경했다. 건설 중이던 도로가 한반도지형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영월군 공무원들은 "그깟 지형 하나가 뭐 중요하냐?"고 내게 반문했지만, 그깟 지형 하나를 잘 보전한 결과, 지금은 영월군을 먹여 살리는 영월 최대 관광자원이 되었다.
  

▲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강의 한반도지형 ⓒ 최병성

 
이제 막개발의 시대는 지나갔다. 기후 위기 시대에는 환경 보전과 개발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도시정책이 중요하다. 한 도시 안에 있는 자연 자원을 어떻게 잘 보전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가치가 올라가고 시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이율배반

충남 천안시는 '업성저수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이다. 773억 원의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성성물빛호수공원'으로 이름도 바꾸었다.

2018년 10월 2일 열린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실시설계용역 주민설명회'에서 구본영 당시 천안시장은 "업성저수지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천안시민 모두에게 중요한 생태공원"이라며 "업성저수지를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성저수지는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천안시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도심 저수지에서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 희귀 철새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천연기념물 원앙과 뿔논병아리 등 다양한 철새들이 머물고,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이 살만큼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기 때문이다.
  

▲ 노랑부리저어새와 원앙과 뿔논병아리 등이 살아가는 업성저수지 ⓒ 최병성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인 업성저수지 공사 현장을 몇 차례 돌아보았다. 하지만 천안시민의 휴식처요, 천안시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아니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을 퍼부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카페와 아파트의 사유물로 만드는 난개발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천안 호수공원의 충격, 다음 피해자는 천안시민들?(http://omn.kr/1y9e5)

업성저수지 개발 계획 중 저수지의 식생을 원래 그대로 보전하는 습지는 딱 두 곳뿐이다. 그러나 그중 남쪽 수변에 있는 습지 바로 옆엔 카페와 빌라들이 들어섰다. 수변 가까이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습지를 보전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곳은 더 이상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는 습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 습지를 그대로 보전했다고 하지만, 바로 곁에 고층 아파트와 카페와 빌라들로 가득하다. 더 이상 이곳에 생명들이 살 수 없다. ⓒ 최병성

   
철새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습지는 이제 단 하나 남았다. 버드나무 군락이 있어 업성저수지에서 환경이 가장 좋은 습지다. 노랑부리저어새도 이곳을 좋아한다. 수면이 낮고 먹을 것이 풍부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으로부터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안시는 습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시민들의 산책로를 설치했다. 습지의 소중한 생태 공간을 단절시킨 것이다. 그 결과 비행을 위해 넓은 활주로가 필요한 철새들에게 치명적인 흉기가 되었다. 수시로 오가는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노랑부리저어새와 철새들이 과연 이곳에 계속 머물게 될지 의문이다.
 

▲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전된 습지이지만, 중간을 가로지르는 데크가 건설되었고, 양변에 39층 고층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다. ⓒ 최병성

 
실제 그 많던 원앙의 수가 급감했다. 습지의 갈대 속에 조잘거리던 개기비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도 생태공원 조성 사업 이후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흰목물떼새는 물가의 낮은 모래자갈밭에 산란하는데, 수변을 따라 건설된 데크 탓에 살아갈 공간이 없어진 것이다.
  
환경부는 호수를 보전하라고 했건만

업성저수지 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천안시가 함께 하는 사업이다. 농어촌공사가 업성저수지 관리 주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전략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의견을 살펴보았다.

환경부는 '항목별 검토의견' 중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호소 가장자리(특히 하천수가 유입되는 지역)의 수생식물군락은 어류의 산란장, 치어 생육장소 등의 역할이 있는바, 공사 시 훼손이 최소화되도록 사업계획을 수립하여야 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농림부는 '호수 가장자리 훼손을 최소화하여 산란장, 치어 생육 장소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였다'며 환경부의 지시 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달랐다. 물 위에 데크를 건설하면서 수변이 초토화된 것이다.
  

▲ 호수가를 보전하라고 의견 제시한 환경부. ⓒ 농림축산식품부

 

▲ 물고기들이 산란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저수지 호수가 수면 위에 산책용 데크를 설치했다. ⓒ 최병성

 

▲ 수면 위에 산책용 데크를 건설하며 저수지 가장자리가 초토화되었다. ⓒ 최병성

 
게다가 업성저수지의 남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더 큰 위협도 시작되고 있다. 천안시가 습지 양변에 39층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저수지 남동쪽 수변은 고층아파트와 빌라와 카페와 골프연습장 등이 빈틈없이 들어섰다. 동쪽 상단 수변은 저수지 둑과 도로가 차지했다. 자연형태로 남은 곳은 저수지 북쪽 수면 딱 한곳뿐이다.

업성저수지 북쪽 수면부엔 두 개의 지형이 저수지 중앙부로 돌출되어 있고, 그 사이가 식생이 그대로 보전되는 습지다.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원앙과 많은 철새들이 살아가기 좋아하는 곳이다. 이곳 수변 가까이에 업성지구, 업성2지구라는 이름으로 39층 아파트가 들어 설 예정이다.

업성저수지에서 유일하게 남은 습지 양변에까지 39층 아파트를 건설해야 할 정도로 토지가 없는 걸까. 아니다. 그 뒤편으로 충분한 토지가 존재한다. 토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도심 속 호수공원의 가치를 모르는 천안시의 무지한 도시계획 때문이다.
  

▲ 천안시가 개발 계획 중인 업성지구와 업성2지구 뒤편에 아파트를 지을 충분한 공간이 있다. ⓒ 최병성

 
천안시는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두 개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도시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전형적인 난개발이다. 사업자가 소유한 토지 모양에 따라 기괴한 형태로 진행되는 무계획적인 아파트 건설에 불과하다.

천안시의 도시계획대로 업성지구, 업성2지구에 39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난개발 천국으로 유명한 경기도 용인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용인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특례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사업자가 신청하는 대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선 된 결과, 환경 파괴는 물론 도로는 좁고, 공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밀학급이 된 학교는 교육 환경이 더더욱 열악하다. 수도권에 위치한 덕에 베드타운으로 인구만 늘었을 뿐, 지금도 도시 곳곳에 난개발로 인한 시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다른 지자체 호수공원 좀 보라

지난 4월 12일 경기도 수원 광교저수지를 살펴보았다. 광교저수지는 벚꽃 구경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였다. 광교저수지 역시 업성저수지처럼 저수지 수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동일한 형태의 데크였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천안시는 물 위에, 수원시는 물가에 산책로를 조성한 것이다. 
   

▲ 물 위에 산책로를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한 천안시와 물가에 산책로를 만든 수원 광교저수지. 무엇이 옳은 방법일까? ⓒ 최병성

 
더 큰 차이는 벚꽃 터널이었다. 업성저수지는 산책용 데크가 물 위에 만들어져 그늘 한 점 없다. 그러나 광교저수지는 시민들이 걷는 산책로 위로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봄 햇살이 따가웠지만, 꽃 터널 덕분에 양산을 편 사람이 없었다. 이곳은 무더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걷는 행복한 산책로가 되어주고 있다. 광교저수지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된 이유다.

광교저수지 철새들의 환경은 어떨까? 산책로가 수변에 조성되고, 물가 습지는 그대로 보전되었다. 철새들의 터전을 침범하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된 것이다.
  

▲ 환상적인 벚꽃터널 속을 걸을 수 있는 수원 광교저수지 ⓒ 최병성

 
일산 호수공원 주변에도 고층아파트와 빌딩들이 많다. 그럼에도 일산 호수공원이 고양시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호수와의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고 나무를 심고 다양한 문화광장들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랜드마크 만들려면

노랑부리저어새와 고라니를 사진 한 장 속에 촬영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기사가 보도된 후, 천안 지역의 시민단체에 합성 사진이 아니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천안지역 시민들도 업성저수지의 소중한 생태를 지금까지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 많은 독자들이 합성이 아니냐고 믿기 어려워했던 장면이다. 노랑부리저어새와 외가리와 고라니를 사진 한장에 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최병성

 
천안시의 업성저수지 개발 계획은 폭력적이다. 저수지에 살아가는 생명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생태공원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저수지의 소중한 생태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국가 예산을 들여 환경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멈추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로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

수많은 생명들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수변 가까이에 계획 중인 고층 아파트를 조금만 뒤로 물러서 철새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시민들이 시원한 나무 아래 걸을 수 있도록 나무를 심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업성저수지 수면 위에 설치된 데크 중 유일하게 보전된 습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부분을 철거하여 습지 뒤로 돌아가도록 설치해야 한다. 습지 주변에 나무를 심어 업성지구와 업성2지구의 녹지가 연결되게 해야 한다. 철새들도 안전하고, 시민들도 행복한 산책로가 되는 최고의 방법이다.
  

▲ 습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데크를 철거하여 습지 뒤편을 우회하도록 변경 설치해야 하며, 습지 둘레에 나무를 심어 철새들이 안전하고 시민들에게 시원한 산책로를 조성해야 한다. ⓒ 최병성

 
영월군은 한반도지형의 보전을 위해 공사 중임에도 도로 건설 노선을 수정했다. 그 결과 영월군 최고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천안시는 이제 겨우 도시개발사업지구 지정을 위한 공고 공람 후 시민 의견을 받은 상태다. 앞으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도 남아 있다. 난개발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계획이 되기 위해 천안시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업성저수지가 노랑부리저어새와 고라니가 함께 뛰노는 호수공원으로 거듭난다면 업성저수지는 천안시의 자랑스런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덕수, 국적을 의심 받는 이유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4.21 06:32
  •  
  •  댓글 0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총정리

“넌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니?”

영화 ‘국가부도의날’에서 배우 김혜수가 조우진(한덕수 역) 통상산업부 차관에게 던진 질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왜 IMF와의 협상 과정에 매국노 취급을 받았을까?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지난 1997년 12월 29일 통상산업부 차관(왼쪽) 당시 서울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IMF 조사단과 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지난 1997년 12월 29일 통상산업부 차관(왼쪽) 당시 서울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IMF 조사단과 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IMF와 한덕수

1997년 12월 IMF(국제투기금융)는 195억 달러를 빌려주는 대신 한국 정부에 6개 항의 양해각서를 요구했다.

IMF 양해각서의 후과는 처참했다.

금융 규제를 완화해 국민은행, 외환은행등 시중은행이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갔고, 정부에 긴축재정을 강요해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되었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정리해고는 현대차, 만도기계, 대우차 등으로 이어졌고 비정규직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특히 각서에 포함되지 않은 ‘11개 종합금융사 영업 정지 명령’을 한국정부에 요구함으로써 그들의 목표가 한국 금융시장 장악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IMF와 협상 당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최공필(‘국가부도의날’ 김혜수 역)이 양해각서의 부당성에 항의하자, 한덕수 당시 통산부 차관은 오히려 IMF의 편을 들어 양해각서를 그대로 수용했다.

무엇보다 데이비드 립턴 미 재무부 차관을 불러들여 김대중 후보를 비롯한 지지율 3위까지의 대선 후보에게 이행각서 서명을 종용한 매국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한중 마늘파동’과 한덕수

2000년 발생한 ‘한중 마늘파동’은 한국 정부가 국내 농가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산 마늘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30%에서 315%로 올리는 세이프가드(자국상품보호) 조치를 취하자, 중국이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금지해 버린 무역분쟁이다.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한덕수 후보자가 이 모든 과정을 지휘했다.

‘마늘파동’은 1개월 후 큰 손해를 감당할 수 없었던 한국 정부가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리고, 이에 중국도 휴대폰 수입을 재개하면서 사태는 종료되었다.

문제는 과도한 관세율 인상이 중국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뻔한 결과를 예측하고도 세이프가드를 적용한 한덕수 본부장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데 있다.

마늘 파동이 있었던 2000년 당시는 중국의 대외 무역이 급증해 미국을 뒤쫓던 시기이다.

특히 중국의 세계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방적인 세이프가드 권리를 갖게된 직후였다.

이 때문에 한덕수 본부장이 미국의 첨병이 되어 중국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함으로써 증가하던 한국의 대중국 무역에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한덕수 후보자의 이런 행태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통상교섭본부장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2001년 다시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한덕수 후보자는 이듬해 12월 대선을 치른 후 돌연 자취를 감췄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와 한덕수

2003년 한덕수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되어 나타난다. 이때의 행적은 영화 ‘블랙머니’에서 배우 이경영의 열연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계 사모펀드(사적으로 모의한 자금) 론스타는 자산가치 70조 원에 달하던 외환은행을 1조3,800억 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인다.

이때 론스타 법률 자문을 맡았던 ‘김앤장’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을 조작했다. 그 덕분에 론스타의 ‘헐값 매각’이 가능했다.

 
 

이런 사실은 200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관련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이 공판에서 밝힌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앤장은 2003년 론스타와 자문계약을 맺으며 수임료로 200만달러(약 24억원)를 받았다.

김앤장이 당시 론스타 쪽에 보낸 이메일에는 ‘한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선 200만 달러짜리 계약 이외에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 ‘인수 승인이 떨어지면 성공 보수금으로 350만달러를 지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다른 이메일에는 ‘인수 배경엔 재경부가 있고 우리의 타깃은 그들’이라는 내용과 ‘로비’라는 단어도 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이 론스타와 김앤장을 오가면서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

이처럼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에 관여한 김앤장, 그리고 김앤장의 고문이었던 한덕수 후보자.

영화 ‘블랙머니’에서 배우 이하늬는 불법을 부추기는 이경영(한덕수 역) 김앤장 고문에게 “저는 법률 대리인이지, 범죄 대리인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되고, 그들은 수십조 원의 차익을 남겼다.

광우병 쇠고기와 한덕수

미국과의 주요한 통상교섭이 있을 때면 늘 빠지지 않고 한덕수 후보자가 있다. 광우병 파동으로 유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때도 그랬다.

2007년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이면서 국무총리였던 그는 ‘광우병 쇠고기’ 논란으로 협상이 지연되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차기(이명박) 정부에 부담 주지 말고 한미FTA를 임기 내에 체결하자”라고 강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간 통상교섭 과정에 생긴 그의 일화는 또 있다. 그는 통상교섭본부장 시절인 1998년 한‧미 투자협정 협상 과정에서 수입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장 개방 노력을 알리겠다며 관용차를 외제 차량으로 바꿨다. 장관급 관료가 수입차를 관용차로 선택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스크린쿼터(연중 일정 기간 한국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게 한 제도) 축소 논란 때도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그는 미국 측이 스크린쿼터제를 문제 삼자,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업계 위기를 극복하려면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돌아온 2006년 그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줄여 영화계의 반발을 샀다.

저축은행 사태와 한덕수

저축은행 사태는 2011년 삼화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부실 저축은행이 줄줄이 영업 정지된 사건이다.

당시 피해자의 수는 10만8,999명이었고, 이들이 보상받지 못한 피해 금액은 1조3,703억 원에 달한다.

저축은행 사태는 저축은행의 기업대출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어 주는 것을 허용한 ‘저축은행법 시행령’ 때문에 발생했다.

바로 이 ‘저축은행법 시행령’을 2006년  재정경제부 장관이던 한덕수 후보자가 제정했다.

대출한도가 풀리자 저축은행은 주로 건설사들에 무리한 대출을 해주었다. 부동산 담보가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 논란이 된 ‘대장동 사건’도 실은 대장동  민간  개발 회사에  부산저축은행이  1,155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부실 대출한 데서 비롯되었다.

리먼 사태로 알려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사태’도 부동산 대출이 그 원인이었다.

한덕수 인사 청문회

오는 25일과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그가 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청문회 시작도 전에 벌써부터 주미 대사를 지낸 2012년 이후 행각에서 그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3년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총 19억5천여만 원의 급여와 4억여 원의 퇴직금을 지급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

우리는 흔히 ‘본인이 속한 민족이나 국가의 주권 혹은 이권을 남의 나라에 팔아넘겨 그 대가로 일신의 영달을 얻으려 한 자’를 매국노(賣國奴, Quisling)라고 부른다.

한덕수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가 된다면, 그 정부를 혹시 ‘매국노 정부로 부르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평생 검사 한동훈이 60억원대 자산가 된 비결

재산 신고 38억원, 시세 반영 시 급증…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내고 상속 상가로 월세 챙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지난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재산은 38억 8,235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서초구 50평대 아파트를 비롯해, 경기도 부천시 상가, 서초구 오피스텔 한 채 등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한 후보자 이력을 감안하면, 재산 규모가 상당하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에서 자산가의 자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figcaption>
한 후보자는 건물 3채 가치를 36억원으로 신고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한 후보자 부부 공동명의로 돼 있다.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은 21억 1,3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경기도 부천시에 지상 3층, 지하 1층 상가도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은 약 300평으로, 공시가격은 11억 6천만원이다. 서초구에는 오피스텔도 있다. 공급면적이 18평으로 오피스텔치고는 넓은 평수다. 가격은 3억 1천만원이다.

정작 한 후보자 가족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73평 타워팰리스다. 한 후보자 가족은 지난 2017년부터 이 집에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계약했는데, 전세금은 16억 8천만원이다.

한 후보자가 보유한 부동산은 모두 세를 내주고 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셋값은 17억 5천만원이다. 지난해 12억 2천만원에서 5억 3천만원(43%) 올려받았다. 전셋값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비판이 일자, 한 후보자 측은 '당사자 간 다툼이 없는 정상 거래'라고 해명했다.

매월 월세 수익을 545만원씩 받는다. 부천시 상가에는 총 9곳이 세 들어 있다. 모두 반전세다. 보증금은 총 7천만원, 한 달 월세는 총 450만원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가 95만원이다.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부채로 잡혀있다. 연간 6,540만원에 달하는 월세 수익은 기입되지 않았다.

예금은 4억 2,7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1억 5,500만원, 김앤장 소속 미국 변호사인 배우자는 2억 2,7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2005년생 장녀 이름으로는 5,200만원, 2009년 장남 재산은 없다고 신고했다.

한 후보자 재산은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내던 시절보다 5억원 이상 불었다. 불과 3년 만이다. 부동산 상승 폭이 크다. 서초구 삼풍아파트가 15억 7,600만원에서 5억 3,700만원 뛰었다.

예금 증가도 눈에 띈다. 2019년 1억 3,300만원과 비교해 3억원 가까이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7천만~9천원 수준으로 줄었던 예금이 올해 4억원대로 불었다. 한 후보자는 올해 법무부 사법연수원 부원장 재산 신고에서 '부부소득 등으로 생활비 등 사용 등'이라고 적었다.

보유 부동산 임대보증금을 높이면서 부채 규모가 커졌다.

올해 한 후보자 재산은 신고한 규모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기준시가로 신고한 부동산을 시세로 바꾸면, 최소 20억원은 차이가 나게 된다. 한 후보자 재산은 38억원이 아니라 6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한 후보자가 21억원으로 신고한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이번 달 42억원에 거래됐다. 한 후보자 보유 부동산과 평수가 같고 층수는 2층밖에 차이가 안 나는 매물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시세로 신고해 기재 내역과 실제 거래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부천시 상가는 다른 매물을 통한 시세 추정이 어려우나, 공시가격과 실제 가치는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반복하며 재산 불려

한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을 보면, 부동산 거래를 적극 활용했다.

처음으로 집을 산 건 1998년이다. 만 25세 나이에 서초구 신반포아파트를 매입했다. 국세청 홈택스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파트 기준시가는 1억 1,300만원이다. 기준시가는 시세의 약 80%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후보자는 약 1억 4천만원 정도에 샀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는 1996년 입소해 1998년 초 수료한 직후, 공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사법연수생의 보수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당시 한 달 봉급은 70만원이 채 안 된다. 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600만원 수준이다.

한 후보자 아파트 매입에 대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에게 집을 판 정모 씨는 한 후보자 모친에게 1억원을 빌린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보면, 매매가 이뤄지기 한 달 전 한 후보자 모친이 채권최고액 1억 2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돈을 빌려주고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것이다. 통상 채권최고액은 대출금의 120%로 설정한다.

한 후보자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한 채무를 모친에게 갚아야 했다는 얘기다. 모친은 한 후보자가 아파트를 산 직후 근저당권을 해제한다. 한 후보자가 모친에게 빚을 갚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그만한 자금이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한 후보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매매를 통한 편법증여인 셈이다.

이날 경향신문이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이어 참여연대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를 4년 만인 2002년 팔아넘긴다. 당시 기준시가는 약 2억 6,300만원이다. 시세는 3억 3천만원 정도로, 한 후보자 시세차익은 1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새 아파트를 산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판 건 2002년 12월, 강남구 아파트를 산 건 그 이전인 같은 해 7월이다. 겹치는 기간 한 후보자는 2주택자 상태였다.

기준시가로 미루어볼 때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6억원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도 5년 만에 처분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한 후보자는 8억 1천만원에 팔아 시세차익 2억원을 남겼다.

‘일시적 2주택자’를 거쳐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을 거두는 패턴이 반복된다.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팔기 4개월 전에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18억 6천만원이다. 금융권에서 빚도 졌다. 배우자 이름으로 잡힌 근저당권이 6억 2,400만원, 대출예상액은 5억 2천만원이다.

서초구 아파트는 투기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06년 매입 이후 현재까지 약 12년간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로 전입한 이력이 없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에서는 2009년 나왔다. 이 아파트를 판 건 2007년이니, 이후에는 임대로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광진구와 서초구의 50~77평 주상복합 단지를 거쳐 현재는 강남구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2017년 대출 없이 매입했다.

부천시 상가는 2004년 상속받았다. 약 18년간 소유하며, 때로는 월급보다 많거나 그에 준하는 수입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월급이 훨씬 크다. 한 후보자가 지난해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지내면서 받은 한 달 월급은 약 1,300만원이다. 상가 월세 수입 450만원은 월급의 약 35% 수준이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지난 2018년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와 중간 수사 발표를 하고 있다. ⓒ임화영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2022 자주평화원정단-총정리] 6박7일 전국 미군기지 돌아

  • 기자명 김지혜/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2.04.20 12:09
  •  
  •  수정 2022.04.20 12:11
  •  
  •  댓글 1

자주평화원정단 / 김지혜 김래곤

 

자주평화원정단,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쟁점화

2022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미군기지를 돌았다. 소성리 사드반대 집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2022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미군기지를 돌았다. 소성리 사드반대 집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하 자주평화원정단)”이 지난 4일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 진해, 김천, 성주, 대구, 군산, 평택, 동두천, 의정부, 서울 등 10일까지 전국 원정에 나섰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이번 원정을 통해 미국이 한반도를 대중국 전초기지로 삼고 전국 곳곳을 주한미군의 훈련장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무기반입, 미군기지확장, 미군범죄, 기지 환경오염 등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사실 등을 폭로하고, 그 심각성을 알려 나갔다. 또한 4월에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를 순례하면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이번 원정단은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과 각 지역에서 미군문제와 관련해 대응하고 있는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평택평화시민행동,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등과 함께 공동주최로 진행하였다.

이장희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한국외대 명예교수,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이 4일 제주 해군기지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한국외대 명예교수,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이 4일 제주 해군기지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으로는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이장희 상임대표(한국외대 명예교수),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상임대표(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위위원장),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공동제안자 조헌정 목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은형 부위원장(통일위원장),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권정호 변호사가 함께 하였다.

사전에 자주평화원정단을 대표하여 이장희 공동단장은 “올해 효순이·미선이 20주기, 윤금이씨 사건 30주기가 되는 해로, 이번 원정단의 활동을 통해 온갖 미군관련 문제로 피해받고 있는 전국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활동들을 벌여나갈 계획”이라며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의 문제점을 알려내기 위한 많은 국민의 성원과 관심, 응원을 부탁한다”고 발표하였다.
 

[제주] 원장단 출정, 폭파된 구럼비엔 미국 핵항공모함 입항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4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출발한 원정단 참가자 20여명이 오전 10시경 제주공항에 함께 모였다. 자주평화원정대는 도착하자마자 낮 12시부터 서귀포시 이어도로(강정동) 삼거리로 이동하여 강정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제주해군기지 앞까지 평화행진을 하였다.

곧바로 제주 해군기지 앞에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지고 6박7일간 대장정의 힘찬 출정선포식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위협 미군기지 필요없다!, 미국 세계패권 유지위해 운용되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미국의 침략정책을 규탄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김재하, 이장희 공동단장은 발언을 통하여 “온 나라가 미군부대이고, 학살터로 민중들이 고스란히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다”며 “미군이 나가는 그 날까지 치열한 투쟁을 열어내겠다”며 강의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농 제주도연맹, 진보당 제주도당과 강정평화활동가들도 “제주도에 있는 ‘민군복합항’은 껍데기뿐이고 실제로는 군항위주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실례로 “지난 3년동안 입항한 여객선이 2척인 반면에 미국 핵항공모함이 들어와 살벌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폭로하였다.

참가자들은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 넣으면서 이 땅에서 미군기지를 없애버리고 자주와 평화를 심으려는 상징행동를 전개하고 기자회견을 모두 끝마쳤다.

이어 할망물식당에서 강정 평화활동가들이 마련해준 점심을 함께했다. 식사후에는 걸어서 간담회 장소인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까지 가는데 도중에 한라산이 잘 보였다. 간담회는 제주지역 활동가들과 평화운동가 송강호 박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대]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강정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성희 활동가와 함께 강정포구를 답사하면서 공동체가 파괴되는 삶의 현장, 우리 땅에서 구럼비가 폭파되고 시멘트가 뒤덮힌 제주해군기지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며 그 심각성을 절감했다.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고 그 위에 시멘트를 퍼부어 세워진 군사기지이다. ‘구럼비 바위’는 길이 1.2㎞, 폭 150m의 너럭바위로, 한라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바다에서 솟은 바위와 합쳐져 형성된 것이다.

‘구럼비 바위’와 인근 해안에는 멸종 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고, 구럼비 바위 일대에서는 청동기부터 탐라국 성립기의 주거지와 조선시대 집자리 유구(집터)등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구럼비 바위는 자연지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소중한 보물이다. 대표적인 예로 할망물은 구럼비 바위틈을 비집고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의 이름으로 성스럽게 구별되어야 할 공공의 자연유산이다.

제주해군기지는 2018년 이후 외국 군함의 기항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략적 요충지이자 해군력 운용의 허브’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세계패권을 위해 운용되는 한국기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온평리 일원 제2공항의 건설방향은 공군이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쓸 것이 여러 정황상 자명하기 때문에 해군기지에 이은 또 하나의 제주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해 동맹의 이름으로 미군기지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부산]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백운포 미해군기지는 철거되어야”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다음날(5일) 제주공항에서 부산에 도착한 자주평화원정단은 오전 11시경 부산 백운포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주최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하였다.

참석자들은 ‘선제타격 전쟁연습 중단하라, 평화위협 전쟁연습 중단하라’등의 손팻말을 들었고 뒤에서는 큰 팻말에 한 글자씩 쓴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를 한 사람씩 들고 서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부단장 권정호(‘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 변호사는 “대북선제타격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미국의 대중국봉쇄전략으로 점차 진화되고 있어 전초기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며 “전쟁위기의 정세”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자주평화원정단은 이런 정세에 부응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겨레하나 지은주 공동대표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재남 본부장은 “한미군사연습중단을 위해 모든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하여 이후의 자주평화원정단 활동에 더욱 큰 힘을 주었다.

마지막 순서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는 “이곳 백운포 해군기지는 미국이 부산시민을 상대로 벌인 일대사기극으로 대형 항공모함이 접안할 수 있는 군사부두를 만들어 한반도와 인근해역에서 전쟁연습을 할 때마다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이 이곳에 들어와 부산시민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밀어넣고 그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더불어 백운포 미해군기지는 철거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기자회견은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플)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으로 끝마쳤다.

참고로 주한 미 해군사령부는 백운포 부산해군기지 내의 해군작전사령부 건물 옆 50m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폼)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폼)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전 11시50분경부터 벚꽃이 만발한 신선대유원지에 올라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 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고, 그 정면에는 한국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가 보였고 그 앞에 대마도가 있는 부산항의 경치를 전체적으로 부감할 수 있었다.

신선대유원지 꼭대기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신선대유원지 꼭대기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다음으로 대연우암공동체마을을 방문하여 주민들이 차려준 점심식사와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우암마을은 제8부두에 있는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이며 현재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철탑마을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마을은 무허가 판자촌으로 30년간 한결같이 동지처럼, 한 가족처럼 마을을 자치적으로 꾸리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워냈다고 한다. 그런데 불법적인 미군 세균무기 실험실 설치로 인하여 주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당하는데 항거하여 마을주민 모두가 미군 세균무기실험실 반대투쟁에 나섰다.

마을주민들은 원정단 방문에 “힘을 받는다”며 주민들이 손수 재배하고 장만한 식단으로 풍성한 점심식사를 차려 주셨다. 간담회는 마을공동체 주민들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진행하였으며 미군에 의하여 살해당한 효순이·미선이 20주기의 중요성과 향후 미군문제, 미군기지철거를 위한 연대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결의했다.

부산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아온 캠프 하야리아 미군기지를 2006년 폐쇄시킨 경험이 있다.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전경.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전경.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4시경 감만동 홈플러스 앞에서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주민들, 그리고 부산 각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선제타격 전쟁연습 중단하라’등의 손팻말과 ‘전쟁위협, 주민피해 미군기지 필요없다!’ 등의 펼침막, 대표들은 글자 하나씩 새겨진 “부산항 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하라”는 큰 팻말을 들고 앞에 서서 부산항 제8부두에 있는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까지 시위행진을 진행하였다.

행진 구간 중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 수송에만 쓰인다는, 한 달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었다.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수송에만 쓰인다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수송에만 쓰인다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미군 세균무기실험실이 있는 미군기지 정문 앞까지 도착해서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진보당 남구수영구지역위원회 김은진 위원장이 격렬한 어조로 규탄발언을 하였다.

이어 대표단은 그동안 미국의 입에서 나온 “호의적이라서 여기에 설치했다, 실패하더라도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한곳, 방어용이다, 세균실험도 샘플반입도 없다”등 우리 민중을 깔보면서 내뱉은 거짓말 등 여러 문구가 적힌 대형펼침막을 찢어 버리는 상징행동를 진행하고 이날 행진을 모두 끝마쳤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미군세균무기실험실운영 규탄발언을 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미군세균무기실험실운영 규탄발언을 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주한미군 내의 세균실험실 존재는 2015년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것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고, 2017년 우리 정부에는 알리지 않고 부산항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에 매년 시료를 반입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부산 8부두의 세균실험실은 미국 전체 세균전 실험실의 해군측 본체(미 육군과 공군 관련 생물무기 시설은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에 있음)”라며 “주피터 프로젝트는 전 세계 미군의 첨단 실험분석시설이고, 거기서 나온 정보를 세계에 있는 미군에 공유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 의회 센토 자료를 보면, 향후 2~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해 최종 완성한다는 표현이 있다”며 “부산, 진해, 왜관 등에 함께 인력 채용을 했다는 말은 한반도가 미군의 전 세계 전략의 완성을 위한 실험장이라는 의미”임을 강조했다.

한편, 2020년 3월과 7월 미국의 세균실험실 프로그램인 센토프로그램을 위탁운영하는 바텔연구소와 헌팅턴잉겔스의 채용공고가 전국의 주한미군기지(서울, 동두천, 부산, 대구, 왜관, 창원, 진해)를 근무지로 명시한 것이 확인되면서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세균실험실 운영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과 2026년까지 모든 주한미군기지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들통났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1월까지 부산항 제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폐쇄 찬반을 가리는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여 197,747명의 서명을 받았으나 부산시가 주민투표 개최를 거부했고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 최종 각하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진해] ‘중국 견제 위해 군함들의 기항지로 이용될 가능성 크다’

원정단은 3일째(6일) 아침 금련산 청소년수련원에서 진해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아침식사로 간단히 김밥을 먹고,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질의 응답식으로 교양마당을 펼쳤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수행방도의 하나가 ‘한일간의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긴밀한 한일협력관계를 요구할 것이고 머지않아 군국주의 첨병 자위대가 이땅에 상륙할 것을 생각하니 아직도 사죄와 배상도 받지 못하고 수십년 세월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투쟁하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피절은 외침이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원정단은 진해 벚꽃 가로수길을 2.7km 행진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해 벚꽃 가로수길을 2.7km 행진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해구민회관에 도착하여 오전 10시부터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해 미군세균전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진해미군 세균전부대 앞까지 2.7km의 자주평화 행진을 시작하였다.

말로만 듣던 진해군항제 벚꽃 가로수 길을 지금 우리가 행진하고 있다.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과 황홀함에 젖어들어 갑자기 벚꽃 행진대(원정대)가 되었다.

그렇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선제타격,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하라!’는 손팻말 등을 들고 진해미군세균전부대철거와 한미연합군사연습규탄 등 구호를 외치면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앞으로 행진해 나갔다.

진해여자중학교 앞을 지나 예정보다 일찍 미군세균전부대 앞에 도착한 행진대는 잠시 숨을 고르기로 하였다. 그 사이 미군세균전부대를 살펴보니 정문 오른쪽 벽에 ‘여명로 23’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붙어 있었고 이어 그 옆에 조그마한 기와처마 아래로 한국과 미국국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는 하단에 거북선그림이 있고, 위 아래로 ‘CHINHAE KOREA, COMMANDER FLEET ACTIVITIES’(해설 : 진해 함대지원부대)라는 글자가 새겨진 큰 휘장 처럼 생긴 간판이 붙어 있었다. 아마도 위장간판인 듯하다.

부대 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저 소총의 총탄이 언제 우리 가슴팍을 뚫을지 알 수는 없으나 지금도 미국의 강매로 인하여 그보다 더한 미국의 첨단살인무기들이 국민들의 천문학적 혈세를 탕진하며 계속 도입되고 있다.

기지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기지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김재하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김재하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부터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무기반대! 전쟁기지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먼저 자주평화원정단 김재하 단장은 “더 이상 미국의 지배, 미국의 군화발에 치여 살아갈 수 없다”며 “앞으로 미군기지 반대 투쟁을 전 민중과 함께 지속적으로 본격적으로 해 나갈 결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형래 본부장은 “평화는 이 땅에서 전쟁하려는 세력을 몰아냄으로써 지켜진다”라면서 “자주, 민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진보당 경남도당 박봉열 위원장은 “우리 땅에서 미군은 종이컵 한 컵만 부어도 수백 만명이 목숨을 잃는 위험천만한 세균무기를 실험하고 있다”면서 “경남에서, 진해에서 미군세균실험실폐쇄에 가장 앞장에 서겠다”는 투쟁의지를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문에서는 “진해는 일제 강점기 군사병참기지로 활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은 진해미군세균전부대 실험실이 운용되고 있다”며 “진해 앞바다는 미 핵잠수함과 군함들로 가득 들어차 있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의하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군함들의 기항지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한반도 곳곳이 분단을 빌미로, 전략적인 대중국 전초기지로 변화되면서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이 땅은 미국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기지 지역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주요 계급계층들을 미군기지 철거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원정단과 행진단은 부대 앞에서 “이 땅은 우리 땅! 위험천만한 세균무기 갖고 이 땅을 떠나라!”는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고 펼침막은 부대 앞 도로변의 나무에 묶어 설치해 놓았다.

원정단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위치한 민주노총 경남본부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에서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하여 올해 반미투쟁을 결의하였다.

참고로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남쪽 방향으로 창원공단이 있고 창원공단과 장복산 넘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던 미군세균전부대가 위치하고 있다.


[김천.성주] 경찰 폭력 직면, “미국본토 지키는 사드 절대 안돼!”

원정단은 이제 사드철거 투쟁를 전개하고 있는 김천으로 향했다. 오후 5시가 넘어 김천에 도착한 원정단은 2개조로 나뉘어 율곡동 주민센터와 신음동 이마트에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활동가들과 함께 사거리 등지에서 서로 떨어져 1인 팻말시위를 전개하였다.

1인시위 팻말에는 ’사드공사중단, 불법사드철거, 김천시민을 희생양삼아 미국본토를 지키는 사드 절대 안돼!, 전쟁위기 촉발하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 한반도평화 역행하는 사드공사 중단하라!,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당장 중단라하!‘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김천 숙소에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천 숙소에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김천 숙소에 도착하여 이곳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사드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박정태 공동위원장은 “사드 기지에서 1km거리에 있는 노곡리는 암환자가 거의 없고 인구가 100명 정도인 마을인데, 2년 전부터 암환자가 9명이나 발생하더니 최근에 5명이 돌아가시고 4명은 투병 중인 상황”이라고 밝히며 사드 전자파가 주민의 생명에 이렇게 위험한 영향을 미치는데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사드철거 투쟁에 함께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참고로 김천 노곡리는 소성리 사드포대보다 1km 북쪽 정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전자파의 직접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어 박석민 활동가(2015년 민주노총 통일위원장)는 “이 사드는 나라 간의 거래임에도 제대로 된 문서 하나도 없이 불법적으로 배치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사드철거 투쟁을 끝까지 이어나가고 있는 김천대책위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엠디)의 핵심체계 중 하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맞추는 무기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상승단계→ 중간단계→ 종말단계(하강단계)를 거치는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데, 사드는 종말(하강)단계 40~150Km 높이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 체계이다. 사드 1개 포대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AN/TPY-2)와 요격 미사일과 통제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드는 미사일을 빨리 탐지하기 어려워 요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미국이 사드가 2,000~5,000Km까지 탐지가 가능한 성능을 이용하여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배치한 것임이 드러났다.

또한 사드배치가 불법인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중요한 결정임에도 한미당국 사이에 어떤 조약, 협정은 물론 제대로된 정식 문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한국 배치는 곧 미국 MD(미사일 방어체계) 참여를 의미한다. MD는 적국의 보복 핵(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미국 무기체계로 방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MD는 실제 공격작전으로 적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적의 미사일 기지, 지휘부 등을 먼저 선제타격하는 계획이다. 즉,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핵으로 선제공격한 후 이들 나라로부터 보복공격을 방어하겠다는 공격적인 군사전략으로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히려 사드 배치로 중국, 러시아 등이 반발하고,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경제가 타격받는 등 한반도 평화를 근본에서 위협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더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사드를 추가배치 하겠다고 하니, 우리 민중의 삶은 앞으로 더욱 파탄지경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음이 명약관화하다.

원정단은 4일째(7일) 새벽 5시, 김천 숙소에서 성주 소성리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전날과 다르게 오늘은 날씨가 굉장히 흐리고 비가 소소히 내리면서 어둠이 가셔주지 않았다.

성주 소성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사드장비가 반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일찍 도착해서 준비해야 했다.

드디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마을 주민들이 반겨주시면서 큰 난로를 피워 따뜻한 온기를 쐴 수 있게 배려하여 주셨다. 새벽 6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원정단은 우비를 입은 채 소성리 할머님들, 주민들과 함께 원불교 교무님의 한 줄 평화기도문을 시작으로 ‘99차 소성리 평화행동’에 참여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조헌정 공동단장은 “이 땅의 민중들이 아파하는 이 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며 소성리 평화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성리 임순분 부녀회장은 “소성리는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문제”라며 연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 조헌정 목사님이 경찰의 검은장갑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 조헌정 목사님이 경찰의 검은장갑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30분 정도 평화행동을 진행하고 있을 때 경찰들이 참가자들을 하나 하나 강제로 분리시켜 마을회관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였다. 항거하는 참가자는 사지를 들었고 여성들은 여경이 달려들었다.

아주 평화롭게 진행 중이었던 평화행동이었는데 경찰들이 갑자기 난입하였기 때문에 ‘드디어 사드 공사장비가 들어오는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앉아서 버티기도 하고 경찰들과 매서운 눈싸움도 하고 건드리지 말라며 항의하였다.

특히, 조헌정 목사님은 경찰의 손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격노에 넘쳐 경찰들의 폭력적 진압에 항거하였다.

그런데 오늘 반입되는 차량은 미군이 이용할 식수차와 똥차였다고 한다. 매주 화·수·목 새벽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주민 길들이기와 미군차량 전용도로로 쓰기 위한 술책이라고 한다.

소성리는 원래 ‘원불교’ 성지가 있는 곳이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배치되기 전까지는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 하지만 사드기지가 들어서고부터는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언제부터인가 일주일에 몇 번은 마을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시위의 격전지로 변했다.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와 기지 공사를 완료하려는 미군과 국방부가 동원한 경찰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사드 장비와 직접 관계된 장비들은 대구 왜관에 있는 캠프캐럴 미군기지 등에서 헬기를 이용하여 실어 나른다고 한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듯 어느덧 고요한 마을회관에서는 간담회가 진행되어 소개와 인사시간을 가졌다.

원정단은 원래 평화행동과 아침식사 후에 달마산에 올라가 사드 감시활동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않게 비가 왔고 미끄러워 위험한 관계로 취소하고 소성리 마을회관 주변정리를 돕는 등 원불교 천막이 있는 진밭교까지 가서 그곳 교무님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상황과 설명을 듣고 미군기지철거 투쟁의 최전선에 나선다는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칠곡.대구] 도심을 차지한 미군기지, 주한미군의 양대 허브된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앞에서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의 해설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경북 칠곡군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앞에서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의 해설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이날 소성리 사드 장비 반입 저지 평화행동을 끝마치고 경북 칠곡군 관호오거리에 도착한 원정단은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와 함께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를 건너서 왜관터널을 지나 왜관역 2층에 도착하여 왜관역 동쪽방향으로 64년에 지어졌다는 캠프캐럴 미군기지 전경을 부감하였다.

여기 있는 캠프캐럴 미군기지는 물자보급기지로 지금 현재 성주 소성리에 사드 장비와 물자들을 헬기로 열심히 실어 나르고 있으며, 군사물자 보급창고에는 패트리어트가 정박해 있다고 한다.

원정단은 왜관역에서 성베네딕도회 수도원을 지나서 이 기지 담벼락을 따라 수km를 걸어서 정문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커다란 캠프캐럴 미군기지가 왜관읍 한 복판 정중앙을 차지하고서 도시발전과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원정단은 캠프캐럴 미군기지 정문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동남방향에 있는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있는 캠프워커 미군기지로 향하였다.

캠프캐롤에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등 3명이 미국 애리조나주 지역방송 KPHO-TV에 출연하여 1978년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하고 남은 다량의 고엽제를 캠프 캐롤에 매립하였다"고 폭로하여 많은 양의 고엽제 및 독극물 매립이 확인되었다.

원정단은 오후 5시경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군기지 환경오염 미국 책임이다! 깨끗이 치우고, 깨끗이 나가라!’, ‘선제타격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장희 공동단장과 노수희 범민련남측본부 부의장을 비롯한 대구지역 각계 대표인사들이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오염된 미군기지에 대한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곧이어 파란리본 종이에 ‘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 미군은 사죄하고 나가라!’ 등의 글씨를 적어 미군기지 철조망에 매다는 평화행동을 하면서 오늘의 기자회견을 모두 끝마쳤다.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한편 범민련남측본부 대구경북본부 의장이시며 대구경북 양심수후원회 회장이신 한기명 선생님께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시였다. 원정단은 대구경북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의 후원 아래 맛있는 감자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어제와 같은 김천 숙소로 이동하였다.

캠프워커 미군기지는 육군 기지이지만 1,400m길이의 활주로와 관제탑, 격납고 등이 있고, C-130수송기도 충분히 이착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1년에 건설되어, 일본군에 의해 비행장과 탄약고등으로 사용되었며 미군이 주둔한 것은 1959년부터라고 한다.

참고로 주한미군 후방 재배치가 완료된다면 캠프워커 미군기지는 그 영역 미군기지들과 함께 평택의 오산 공군기지, 평택의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와 더불어 주한미군의 양대 허브가 될 것이라고 한다.


[군산] 미군의 대중국 전초기지, “하제마을 팽나무마저 빼앗길 수 없다”

원정단은 5일째(8일) 아침 8시 김천 숙소에서 군산으로 출발하였다.

군산 미 공군기지정문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군산 미 공군기지정문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시경 군산 미 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펼침막 외에 ‘새만금 마지막 수라갯벌 없애고 군산 미군기지 확장하는 새만금 신공항 반대!’라는 펼침막과 여러 손팻말도 함께 들었다.

김재하 원정단 공동단장은 “전국 미군기지의 공통점은 환경오염, 미군범죄 등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주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다”면서 “어느 한 지역, 계층의 힘만으로 이 땅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으자”라면서 투쟁의 첫 걸음을 원정단이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어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시민모임 김연태 대표,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박두영 본부장,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의 규탄 발언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만금 신공항은 부지의 위치와 사업의 내용이 한미SOFA 등 관련 법규정에 따라 사실상 미군이 통제하고 관리하는 '군산공항 확장사업'에 불과하다”면서 “군산 미군기지는 오래전부터 미군들의 요구에 의해 기지가 확장되어 왔고, 그로인해 수많은 주민들이 삶터를 빼앗겨왔다. 그런데 또다시 ‘탄약고 안전지역 확보’라는 명분으로 600년 된 팽나무가 있는 하제마을을 빼앗아 가려고 하고, 미 공군의 제2활주로로 사용될 것이 너무도 분명한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지적하였다.

군산 또한 “미국의 대중국 전략기지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이 땅은 미국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미군기지확장사업을 규탄하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파란색리본 종이에 미군을 규탄하는 마음과 내용을 적어 기지 철조망에 걸어놓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서로 결의를 다지며 모두 끝마쳤다.

김연태 대표(맨 앞)와 원정단이 미군탄약고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연태 대표(맨 앞)와 원정단이 미군탄약고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2시경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시민모임 김연태 대표의 해설과 안내로 미군기지의 격납고와 탄약고, 그리고 하제마을을 답사하였다.

답사를 위해 원정단은 버스로 공군기지 정문에서 동쪽 옥서사거리에서 다시 남쪽방향으로 꺾어 조금 내려오니 미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격납고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하차하여 미군기지답사를 시작하였다.

당시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답사 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답사 초반에 드넓은 벌판에서 목격한 격납고와 탄약고에 참가자들은 일제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격납고 위를 날아오르는 전투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무서운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원정단이 답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수 십대의 전투기가 엄청난 소음과 함께 지나다니기도 했다. 군산 미군기지에는 전투기를 보관하기 위해 최근에 신형격납고 20개를 만들었다. 그 가격은 무려 격납고 1채당 70억이다. 기존의 격납고를 합치면 총 60~70개에 달한다. 이곳 주민들은 격납고 앞 15만평에 달하는 논밭을 국방부에게 헐값으로 빼앗겼고, 곧바로 미군에게 넘어갔다”고 전했다.

김연태 대표는 “전투기로 군산에서 중국까지 약 15분이 걸린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로 준비되고 있는 군산 미군기지가 확장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을 겨냥하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답사길은 다시 구호촌교차로에서 서남쪽 방향(오른쪽)으로 꺾어내려 가면서 격납고 뒤쪽을 볼 수가 있었다. 격납고가 끝나갈 무렵 다시 남쪽 방향(왼쪽)으로 꺾어서 내려가니 이번에는 수 많은 탄약고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탄약고 기지 안에는 수많은 전등이 밤에도 켜져 있어 이 빛이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변 농가의 작황은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군산 하제마을의 600년된 팽나무.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군산 하제마을의 600년된 팽나무.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하제마을은 미군기지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남쪽에 위치하며 양옆에 탄약고를 끼고 있고 기지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원정단이 마을 입구에서 걸어 들어가는데 처음 마주친 것은 밭을 일구고 있는 마을주민 한 분이었다. 이 마을에 사시는 거의 마지막 주민이라고 한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군산관광 포토투어 하제마을 팽나무입구’라는 표지판이 나왔다. 그 표지판을 지나니 이번에는 오른쪽 탄약고에서 미사일을 꺼내 널어놓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만 미사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나.

전국적으로도 수령이 600년이 넘는 팽나무는 16그루에 불과한데 그중의 하나가 하제마을의 팽나무(현재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전라북도지정문화제 148호 지정)이다. 하제마을은 일제 강점시기 전투기 훈련을 하던 비행학교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그대로 미군기지가 들어선 곳이다.

미군들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마을과 맞닿은 기지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탄약고를 세웠으며, 계속되는 전투기 훈련으로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하제마을 주민들은 지난 2005년 이후 162만여㎡(49만평)의 땅이 강제수용 당하면서 뿔뿔이 흩어졌으며, 팽나무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답사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제주 강정마을에 구럼비가 있다면 군산 하제마을에는 팽나무가 있는 셈이다. 주민들에게 하제마을의 팽나무마저 미군 땅으로 넘어간다면 군산의 모든 곳이 미군 기지화되는 것과 다름없다. 팽나무에 이어 200년 된 소나무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간 원정단은 풀숲 너머에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목격했다. 광활한 군산 땅에 전쟁을 위한 격납고와 탄약고, 미사일까지 직접 확인한 원정대는 이 땅에서 실제로 전쟁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원정단은 팽나무아래에서 “우리땅 하제마을, 팽나무를 지키자! 군산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라는 펼침막을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참고로 2000년 초반 매향리(쿠니 사격장) 폭격장 폐쇄운동을 전개하여 경기도 화성의 매향리 폭격장은 폐쇄되었다. 그런데 그 폭격장을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로 옮겨와 새로운 국제폭격장으로 만들어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군산 미군기지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미군의 ‘사드–패트리어트 통합체계’ 계획에 따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기지와 통합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사드 요격미사일 발사대의 원격 발사와 성주 사드레이더의 정보를 이용해 사드포대는 물론 전국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통합지휘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 1월 언론에 보도에 의하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공격용 군사 무인기(드론) ‘MQ-9’ 리퍼(Reaper)가 군산 미군기지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으로부터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으로부터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3시40분경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과 함께 새만금 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로 이동했다.

오동필 집행위원장은 “지금도 군산공항은 제주노선을 간신히 운영할 정도로 이용자 수가 매우 적다. 하지만 주민들의 삶터이자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보존하던 수라갯벌은 사라지고 이곳에 국제허브항,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만금이 국제공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항공 활주로를 3.5km로 계획됐어야 했지만, 새만금신공항 부지는 2.5km로 계획됐다. 겨우 동남아시아행 비행기만 이용할 수 있는 새만금의 본래 목적은 미군에 기지로 넘겨주자는 것이었다. 즉, 미군기지를 위해 ‘신공항’이라는 이유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또한 “활주로를 사용하는데 민항기는 사용료를 내고 미군은 아무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해설을 들은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전국의 미군기지 때문에 고통 받고 우리의 삶터를 빼앗기는 처참한 모습들을 전국 곳곳에서 목격한 원정단은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로 확장되고 있는 군산기지를 돌아본 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미군기지 철수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군산 새만금 수라갯벌은 새만금에서 마지막 남은 원형갯벌이며,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대부분의 갯벌이 사라지자 서식처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밀려왔고, 지금은 저어새를 비롯해 흰발농게, 금개구리등 수십여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또한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 부근은 2000년 초반부터 주한미군이 군산 미공군기지 확장을 위해 130만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곳이다.

미군기지 격납고와 탄약고, 그리고 하제마을과 새만금 수라갯벌 답사까지 모두 끝마친 원정단은 전북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민주노총 군산시지부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미군기지 철거투쟁에 연대할 것을 결의하였다.


[평택]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 혈세 10조 들어간 ‘한국 안에 있는 미국’

평택 캠프 험프리즈 미군기지안에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을 내건 사령부 옆에 패트리엇트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 캠프 험프리즈 미군기지안에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을 내건 사령부 옆에 패트리엇트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째(9일) 오전8시 군산 숙소에서 평택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수치스럽게도 평택은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즈(1961년, 헬기추락 사고로 죽은 장교 이름)가 위치해 있으며 주 작전기지(MOB, Operating Base)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오전 10시경 평택 내리문화공원에서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을 만나 차분한 해설과 안내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답사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사령부 건물 정면 벽에는 현재의 유엔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이 붙어 있었다.(1975년 유엔 제30차 총회에서는 남측에 있는 유엔사 해체결의가 채택됐으며, 실제로 유엔은 남측유엔사에 대한 지휘권이 없다.)

이 건물 옆의 주차장 지하에는 핵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3미터 두께의 벙커가 있고 천명이 한 달을 견뎌낼 수 있는 물자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며, 밖에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었다.

임윤경 센터장은 “2000년 미국의 요구로 시작된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인해 평택시민들이 평생 일구어온 땅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현재까지 환경오염, 소음, 미군범죄 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적대전략의 핵심미군기지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지 담벼락을 따라서 도는데 K6사거리 안정리 게이트에서 민중민주당 당원들이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정문으로 쓰이고 있는 윤게이트는 원래 동창리 게이트였는데 6.25전쟁당시 유엔지상군의 첫 교전(오산 죽미령 전투)에 참전한 유일한 한국군인 윤승국(육사 4기·예비역 소장)의 성을 따서 미군이 2020년 7월 2일 처음으로 게이트에 한국 ‘성’을 썼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 당선자의 성과 같았다.

원정단 버스는 미군기지의 담벼락을 따라서 도는데 기지 담벼락 위에 솟아 있는 보잉 CH-47 치누크 군용수송 헬기도 보였다. AH-64(아파치)헬기도 함께 운용되고 있다고 한다.

팽성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공군 제7항공 통신전대(사이버 전대)를 지나갈 수 있었다. 기지는 내부에 있다고 하기 보다는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는 기존 151만평에서 대추리 등 495만평을 확장하여 여의도 면적의 5.4배나 되고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병원, 학교, 사령부, 신청사, 미군가족아파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18홀 골프장 2개가 있으며 한국 안에 있는 미국이라고 한다.

이런 기지를 한국정부가 국민의 피 땀어린 혈세로 10조 원이나 들여 건설해 주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7일 평택 험프리스기지 방문 때 언론들은 “해외 미군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라는 말과 함께 “한국이 기지건설 비용(100억달러)의 92%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날 평택미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에 함께했던 함재규 금속노조 통일위원장은 “대추리 마을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지난시기 대추리, 도두리마을을 초토화시켜 미국의 패권을 위한 침략전쟁의 전초기지를 세계최대로 만들어 놓은데 대해, 조국산천이 외세의 군화발에 짓이겨진 아픔을 곱씹어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이 버스안에서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이 버스안에서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기지 안에는 직접 들어가지 못했지만 기지 남쪽 ‘CHARLTON GATE’를 지나 미군 전용 렌탈하우스(수십년간 무이자 대출)가 건설되고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기지답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하여 이동하였다.

평택에서 두 번째 답사는 오산 미 공군기지이다. 이름 때문에 오산에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군들이 평택발음을 잘하지 못하여 오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쉰 다섯 번째 기지라는 뜻에서 ‘K-55’기지라고도 불린다.

오산 미 공군기지는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보다 북쪽 서탄면에 위치하고 있다. 오산미공군기지는 병력수송 및 병참공수 등 주한미군 공군력의 핵심적,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991년 필리핀 클라크 공군 기지 폐쇄 이후, 태평양 지역 최대의 공군기지이며, 미국 태평양공군 예하 제7공군의 본부로 제51전투비행단이 배치되어있다.

2015년 말에 기존 활주로에서 북쪽으로 210m 사이를 벌려 제2활주로가 설치되었다. 주한미군과 그들의 가족들이 출입국할 때 이용하고 있고, 미국 대통령같은 주요 인물들이 방문할 때도 이용하고 있다. 이 기지에는 전투기 F-16C/D, A-10과 정찰기 U-2R/S, 수송기 C-12J와 HH-60G 헬기 등이 운영되고 있다.

원정단은 진위천 서쪽에서 동쪽으로 약 2km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위천 서쪽에서 동쪽으로 약 2km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2시 40분경 북쪽에 황구지천과 진위천이 만나는 오산 미공군기지 탄약고 철조망 앞에서 문정현 신부님이 이끄는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단’과 만나 이 지역 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였다.

이장희 교수님, 노수희 부의장, 김재하 대표님, 권정호 변호사등 대표단들이 신부님과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노투사들을 반겨주려는지 경찰들도 꽤 동원되었다. 원정단과 참가자들은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였다.

원정단과 참가자들은 평택평화센터 고유경 자문위원의 해설과 안내로 오산 기지 철조망과 왼쪽 진위천을 따라 동쪽으로 약 2km를 걸으며 답사를 시작했다. 답사 도중 쉽게 볼 수 없었던 C-17수송기를 볼 수 있었고, 격납고, 탄약고 등을 눈으로 확인했다. C-17(글로브마스터3)수송기는 미 육군의 에이브럼스 전차를 비롯한 아파치 헬기와 같은 대형장비탑재가 가능하고 성주 사드장비를 싣고 들어온다고 한다.

원정단이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는 도중 C-17(글로브마스터3)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이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는 도중 C-17(글로브마스터3)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당시 원정단에 참가하였던 민주노총 안혜영 통일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오산 미 공군기지는 주한 미 공군의 주력전투기가 있는 곳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 시 괌, 하와이, 미 본토에서 오는 각종 전략무기가 배치되는 기지이다. 제주, 군산과 함께 미국의 대중국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하였다.

답사가 끝난 자주평화원정단은 봄바람 순례단, 평택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간담회는 먼저 문정현 신부님, 평화시민행동 김성기 공동대표의 미군규탄과 연대발언이 있었다.

자주평화원정단 권정호 부단장은 “군산기지에서 느꼈지만, 동쪽보다 서쪽으로 와보니 미국이 이 땅에서 진짜 전쟁을 준비한다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됐다”며 “그 중에서도 평택은 미군의 총본산이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대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지금의 정세 속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더 많은 강요와 압박을 할 것이다”라며 “민중들이 전쟁반대 전쟁기지 반대의 구호를 들고 함께 활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올해를 계기로 현 정세에 맞는 한반도 평화운동을 힘있게 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주평화원정단의 부산겨레하나 양준혁 회원은 “자주평화원정단을 하면서 미국반대 투쟁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동이 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면서 “2022년은 반미 운동을 힘있게 벌여 자주평화의 봄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미군기지철거 투쟁의지를 드높이면서 끝났다.

자주평화원정단은 간담회 이후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봄바람 순례단, 평택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평택역으로 이동해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 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평택역 앞에서는 인도 양옆으로 나뉘어 원정단이 한편에 자리잡았고 반대편 한쪽은 봄바람과 시민사회단체회원들이 자리잡고 평택역을 부지런히 오가는 시민들에게 노래와 춤, 율동 등으로 흥을 돋우며 혼신을 다하여 대시민 선전전을 하였다.

원정단과 참가자들 50여명은 대시민 선전전을 끝내고 “봄바람 전쟁연습말고 평화연습,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레 in 평택 ‘전쟁연습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는 사람들’ 평택 자주평화원정단”이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였다.

평택역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역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해 숙소는 동두천 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가는 도중 경기 이남은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반면 경기 북부로 들어서자 거의 개발이 되지 않고 한 두 개의 고층건물만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전선에 가까워질수록 평화와 안정이 깃들지 않는 분단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동두천.의정부] 성병관리소와 윤금이 30주기, 기지반환 약속 뒤집혀

원정단은 7일째(10일) 오전 9시 동두천 보산역에 도착하여 “환영 자주평화원정대 평화가 이땅에 온전히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다리던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와 관계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이날 한찬욱 4월혁명회 사무처장이 참석했고, 조헌정 목사님이 전날 행사를 마치고 여기서 합류하셨다. 원정대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최희신 사무국장의 해설과 안내로 보산동, 캠프 케이시, 캠프 모빌, 소요산 입구에 있는 (구)동두천 성병관리소 답사를 진행하였다.

동두천은 미군기지가 45%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산동에는 2개의 주한미군 기지(캠프 케이시, 캠프 모빌)이 있는 곳이며 동 하나가 기지촌인 곳이다.

원정단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월드 푸드 스트리트'. 미얀마, 페루, 멕시코 등 이색음식을 파는 음식거리를 지나, 지금은 옛 흔적은 없고 도로로 변경되어 있는 윤금이 씨가 살던 집 터를 찾아 설명을 들었다.

윤금이 씨는 1966년 전북순창에서 5남1녀 중 외동딸로 태어나 17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서울로 상경하여 공장에 취업하여 일하였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윤금이 씨는 1992년 10월 28일,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미군전용클럽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주한미군 2사단 1연대 의무병 케네스 마클 이병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온몸에 피멍과 타박상을 입고 나체상태로 발견된 그녀는 자궁에 맥주병 2개가 꽂혀 있었고 국부 밖으로는 콜라병이 박혀 있었다. 또한 항문에서 직장까지 철제우산대가 꽂혀 있었으며, 입안에는 성냥개비가 물려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그녀의 몸과 방안 가득 하얀 합성세제 가루가 뿌려져 있는 상태였다. 차마 눈으로 보지 못한 정도로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 사건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모습뿐만 아니라 재판과정에서의 불평등함이 알려지면서 미군범죄 규탄에 대한 대중적인 투쟁을 불러 일으켰다.

최희신 사무국장은 “올해 10월28일이 윤금이씨 30주기”라는 것을 알리며, 많은 분들이 30주기 행사에 함께 참여해 주기를 호소했다.

동두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동두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보산역에서 북쪽 방향 직선으로 조금 올라가면 미2사단 사거리에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이 나온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의 설명과 안내가 있었다.

캠프 케이시는 여의도 면적 10배에 달하며 동두천의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어 도시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한 때 주한미군이 2만여명이 머물렀으나 이라크 전쟁, 평택기지 이전 등으로 떠나고 현재는 4천여명 만 남아 있고 거리는 황량해졌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2003년에서 2004년까지 총 12차례에 걸친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DTA)를 통해 결정됐으며, 서울에 있는 유엔사와 연합사, 주한미군 및 관련 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하고, 전국에 산재한 군소 미군기지는 2단계에 걸쳐 중부(평택, 오산)와 남부(대구, 부산)등 2개 권역으로 통폐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미국이 북측의 군사력을 억제하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군부대 잔류를 요청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동두천 미군기지는 달리 별 쓸모도 없는 땅 10% 혹은 5%만 반환되었다고 한다.

한 무리의 미군들이 동두천 캠프모빌 미군기지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한 무리의 미군들이 동두천 캠프모빌 미군기지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길 건너 캠프케이시 반대편 서쪽에 있는 캠프모빌로 이동하여 최희신 사무국장의 설명을 들었다. 캠프모빌은 TPH(석유계총탄화수소 Total petroleum hydrocarbons : 원유 또는 정제유로 인한 토양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가 주거지역 기준치의 33배에 달하는 오염수치를 보이는 등 심각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무인정찰기가 캠프모빌에 있는 격납고와 활주로를 사용하면서 동두천 시내와 주거지역을 시도 때도 없이 날아다니면서 소음을 일으키고 있으며, 아파치헬기와 연대비행 훈련을 하면서 동두천 시민을 정찰대상으로 하여 주민들의 기본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한다.

최희신 사무국장은 ”무인정찰기가 평일 주말 구분없이 매일 동두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디를 찍고, 누구를 찍는지 알 수 없다”면서 주민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에 대해 전해 주었다.

또한 “사람들이 동두천을 슬픈 도시로만 생각하지만, 동두천은 윤금이 씨의 살인범 케네스 마클을 감옥으로 보냈고, 1996년 처음으로 미군기지반환 승리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다”라면서 동두천 반미투쟁운동의 역사를 설명했다.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다음으로 원정단은 소요산 입구 부근에 있는 (구)양주군 성병관리소 답사를 진행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이다.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들어서면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 바로 우측에 성병관리소가 있다. 일명 ‘몽키하우스’라고 불린다.

몽키하우스는 성병진료소였지만, 실상은 기지촌 여성들을 감금하고 학대했던 장소로 이용됐다. 미군들이 강제로 끌려오는 성매매 여성들이 마치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원숭이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었다.

조헌정 목사에 의하면 “1973년 박정희정권은 외화벌이용으로 여성들을 기지촌으로 몰아넣었는데 당시 GDP의 25%에 달했다고 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다”고 한다.

동두천은 ‘똥개가 달러(Dollar)를 물고 다니던 동네’라고 불릴 정도로 번성했다. 미군당국은 깨끗한 여성의 몸을 요구했고, 1971년과 1972년 미국 외교부의 요구에 의해 전국에 성병관리소가 만들어 졌다. 1977년 당시 기지촌 주변의 ‘윤락여성’은 9,935명이고, 성병 진료기관은 62개소였다.

한국 정부는 행정력을 동원해 이를 만족시켜야 했으며, 보건사회부는 보건소를 통해 성병관리를 했는데, 보건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는 기타 의료기간에 성병관리를 전담하도록 대용진료소를 지정했다.

검진증을 발급받은 여성은 매주 검진받아야 했고, 감염자로 판명되면 낙검자(검진탈락자) 수용소(성병관리소)로 보내져 강제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부와 미군은 등록과 성병검진을 기피하는 여성들을 수시로 합동단속하였고, 단속된 여성은 검진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 강제수용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성병에 걸린 미군들이 직접 찾아와 상대 여성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목된 여성은 변명할 틈도 없이 그대로 잡혀갔다. 성병관리소에서는 주로 매독 치료에 사용되는 ‘페니실린’ 주사를 놓았다. 비용은 개인이 부담했고, 하루 치료소에 갇히면 3일치 봉급을 깠는데 열흘정도 되면 큰 빚이 된다.

증언자들은 “일단 들어가면 화장실만 갈 수 있었고 유치장처럼 쇠창살이 있는 방에서 다섯 명씩 자야 했다”며 “주사를 맞고 거품을 문 채 쓰러진 아가씨들도 있었다”, “그거 맞고 쇼크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어요. 맞으면 걸음을 못 걸어요. 엉덩이 근육이 뭉치고 다리가 끊어져 나가는 거 같아요. 그걸 이틀에 한번 맞아요. 괴로운 언니들은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죽거나 반병신이 되고 그랬어요”, “환자가 아닌 죄인 취급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과민성 쇼크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니실린’ 주사를 맞고 숨진 여성이 많았다고 한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1996년 폐쇄됐다. 현재 이 터는 한 사학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튜버들의 흥밋거리로, 흉가체험이라는 방송 소재나 영화촬영지로 이용된다고 한다.

원정단은 성병관리소 건물 내부로 들어가 살펴보았는데 창문에 붙어있는 낡은 철조망과 부서진 벽돌, 꺼져가는 내무반 침상과 제멋대로 나뒹구는 매트리스 등 옥상으로 올라가는 난간도 파손되어 위험하였고,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상태였다. 건물외관만이 당시 흔적을 뚜렷이 증언해 주는 것만 같았다.

옥상에서 최희신 사무국장의 해설과 안내가 있었다. 원정단은 성병관리소 답사를 끝마치고 소요산 등산로입구 안쪽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끝마치고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미군기지철거 투쟁에 대한 연대와 투쟁의지를 가다듬었다.

마지막으로 최희신 사무국장은 동두천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주민으로서 몽키하우스라고 불리지 않기를 희망했다. “몽키하우스는 한국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미군들이 사용했던 용어이기에 우리부터 사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정단은 오후 1시10분경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에 도착하였다. 캠프 스탠리 미군기지는 수락산 북쪽 의정부에 위치해 있다. 배나무가 너무 많아서 ‘빼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미군이 1955년 빼뻘에 강제로 천막과 텐트를 치고 철조망과 담장으로 가로막아 기지를 만들어 사용한지 67년이 되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등에 따라서 이곳 캠프스탠리를 비롯한 의정부시 8개의 미군기지 반환이 결정되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5월 캠프스탠리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제23화학대대 예하 501화학중대와 한국육군 제24화학캠프는 로드리게스 실탄사격장에서 탄저균 등을 대상으로 화학 및 생체시료 분석훈련을 합동으로 실시했다.

또한 주한미군은 지난 2019년 12월 캠프스탠리에서 제23화학대대 소속 501중대와 한국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함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한 사진들을 공개하여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미군은 2017년 캠프스탠리에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하였고, 남겨진 헬기착륙시설에는 수십명 정도의 미군만이 주둔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헬기장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환하지 않았다.

캠프스탠리는 몇십년에 걸쳐 급유시설을 운영하고, 헬리콥터를 정비하던 곳이어서 심각한 유해물질에 오염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이 기지 오른편 담벼락(수락산에서 바라볼 때)을 따라서 마을이 형성돼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뜨고지는 헬기 소리와 각종 기름유출, 화학약품과 중금속 등 오염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원정단은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시30분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었고 오른편 철조망에는 ‘미국이익 위해 존재하는 캠프스탠리, 하루빨리 반환하라!’는 펼침막이 걸렸다.

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공동단장,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김성길 사무국장, 민주노총 경기북부지부에서 미군기지반환촉구와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드가 성주와 김천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균실험실 문제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오늘의 외침은 의정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외침이다. 모든 민중들과 어깨걸고 이 땅에 자주와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정단은 의정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 철조망에 평화의 리본을 달아매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모두 마쳤다.

한편 이날 원정단 중 일부 단원은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로변에 만들어진 ‘효순·미선 평화공원’을 방문하여 답사를 진행하며, 굳은 결의를 다지고 돌아왔다.


[용산]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 대화의 문 다시 열어야”

원정단 마지막 활동은 오후 4시 용산우체국 앞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에 함께했다. 행진은 원정단이 맨 앞에 서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등의 깃발을 들었고, 평화의 염원을 담은 ‘지신밟기 ’상징의식으로 시작해서 국방부앞, 미군기지 3번게이트 앞을 돌아 내려오면서 “△선제타격 △대북적대정책 △한반도 전쟁기지화 △한미연합전쟁연습” 이라고 쓴 대형장애물들을 차례차례 짓밟으며 전쟁기념관앞까지 도착하여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서는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을 내걸고 지난 4일부터 제주도를 출발해 전국 행진을 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의 활동보고 영상이 상영되었으며, 부산겨레하나 최원석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또한 원정단 전체는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공연을 선보여 참가자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자주평화원정단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에 참가한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발언에서 "미군기지로 인한 이 땅 민중의 피해가 너무 막심하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성이 한층 다가온다"고 하면서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돈으로 지역주민을 갈라치는 술수, 종이컵 한컵 분량이면 수십만을 살상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 실험을 모르쇠하는 뻔뻔함,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전투기의 굉음이 보여주는 침략성, 술먹고 사람을 죽여도 처벌하기 힘든 불평등은 이제 우리 모두가 힘모아 물리쳐야할 과제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 "사드기지가 들어선 성주에서 보았던 헬기가 대구·왜관에서 날아들고 있고 미군기지를 관통하는 철도들이 전국적으로 연결되어 전쟁물자를 실어나르는가 하면 미군기지마다 후방기지, 공군기지, 탄약고, 실험장 등 한반도 전쟁기지화를 위해 치밀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하면서 "지역, 계층으로 나누어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원정단처럼 다양한 연령과 지역, 단체가 함께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회에서는 6.15남측위원회 한충목 상임대표가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을 통해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평화통일시민회의 조원호 공동대표는 “새 정부는 선제타격, 대북적대 기조를 버리고 평화를 택하라”고 요구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한미동맹을 넘어 자주평화의 새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결의를 밝혔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며 요구사항을 담은 파란 리본을 미군기지 담벼락에 매다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사진-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며 요구사항을 담은 파란 리본을 미군기지 담벼락에 매다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사진-자주평화원정단]

끝으로 자주평화원정단은 “올해는 윤금이 씨가 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지 30년이 되었고, 꽃다운 열다섯 나이 효순.미선이가 미군의 장갑차에 의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사람을 죽인 범죄자들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20년, 30년이 흘렀지만 미군기지의 존재로 인해 여전히 우리 민중들은 삶터를 빼앗기고, 생명을 빼앗기고, 일상의 평화를 빼앗기고 있다”면서 ”전국의 전쟁기지, 미군기지가 있는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힘모아 싸울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0살 때 한글 뗐는데, 생애 처음 쓴 말이 ‘죽고 싶다’였어요”

등록 :2022-04-20 04:59수정 :2022-04-20 07:54

자살로 인한 ‘장애인 사망률’ 일반인의 2배
장애인 54% “자살 생각”, 46% “자살 시도”
우울증 진료는 전체 장애인의 2.3%에 불과
“체계적인 장애인 자살예방 프로그램 필요”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역 들머리 계단에 이제석 광고연구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펼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 확대 캠페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참석자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계단 앞에서 처한 난감한 상황’을 표현한 스티커를 붙이며, 시민들에게 인증 제도 확대를 알렸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시설 이용자가 각종 시설물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기관이 편의시설의 설치·관리 여부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로 2008년 시행됐다. 2021년 12월에 민간 시설물로 확대됐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역 들머리 계단에 이제석 광고연구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펼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 확대 캠페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참석자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계단 앞에서 처한 난감한 상황’을 표현한 스티커를 붙이며, 시민들에게 인증 제도 확대를 알렸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시설 이용자가 각종 시설물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기관이 편의시설의 설치·관리 여부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로 2008년 시행됐다. 2021년 12월에 민간 시설물로 확대됐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김지철(가명·62)씨는 1994년 새벽,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다 차에 치여 4년간을 꼬박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누워있었다. 퇴근 뒤 행정대학원에 다니며 일본 연수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다행히 지철씨는 의식과 기억을 되찾았지만, 팔과 다리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의 나이 불과 38살이었다. 김씨는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배양 연구’가 성공하면, 다시 걸을 수 있을거라 믿었다. 하지만 2004년 김씨의 유일한 희망은 절망이 됐다. 김씨 가족은 “줄기세포를 배양해 손상된 부위를 회복하면 휠체어를 타지 않을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사기라고 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동생은 밥 먹기를 거부하고 죽고싶다고 했다. 12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을 때 ‘같이 따라 죽자’며 함께 울었다”고 말했다. 이후 지철씨는 3년 동안 우울증약을 먹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지철씨와 같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자살률과 달리 이들을 위한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부재해, 체계적인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복지인재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으로부터 받은 ‘장애인 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개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14일부터 21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103명의 장애인 가운데 54.4%가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자살 시도를 했다는 응답자도 46.4%에 달했다.
 
연구팀은 사회의 차별적 시선과 왜곡된 인식이 장애인들의 우울감을 키우고, 높은 자살률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지철씨 가족도 일상에서 반복되는 차별이 고통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지철씨 누나 김진주(가명·68)씨는 얼마 전 날씨가 좋아 장애인 동생과 근처 공원으로 외출을 하려다 어르신들로부터 “코로나19도 있는데 집에 있지 뭐하러 나왔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중증 지체장애인인 동생을 전동휠체어에 태우고 함께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였다. 김씨는 “혀를 쯧쯧 차며 말하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인식이 개선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울먹였다.
 
장애인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보고서에 담긴 심층면접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장애인은 조사에서 “10살 때 처음 한글을 떼자마자 죽고 싶다는 말을 썼다. 왜냐하면 시설에서 인권 보장이 안된다”며 “16살까지 남자와 여자가 구분이 안돼 (함께) 목욕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애인은 “직장에 들어간 뒤 적응을 못해 4평짜리 자취방에서 수면제를 모아뒀다 먹었다”라고 고백했다. 실제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년 장애인의 국가건강검진 우울증 검사 비율을 보면, 장애인의 수검률은 63.7%로 암 등 일반검진 수검률(61.4%) 보다 높았다. 같은해 일반인들이 우울증 검사(62%)보다 일반검진(68.1%)을 더 받는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하지만 정작 우울증 진료를 받은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2.3%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살로 인한 장애인의 조사망률(전체 인구 대비 1000명당 사망자 비율)은 전체인구 조사망률과 견줘 2배 이상 높다. 국립재활원 자료를 보면, 2020년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장애인 조사망률은 57.2명으로 전체인구 자살 조사망률(25.7명)보다 2.23배 높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자살로 인한 장애인 조사망률은 62명→61명→57.2명으로 감소 추세지만 전체인구 조사망률과 견줘 2.2∼2.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장애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끊으려 시도하는 사례가 줄지 않고 있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교육은 마련돼 있지 않다. 김진주씨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나 활동지원사 외 전문 상담인이 한 달에 20분이라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활력을 주고 정신적인 돌봄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혜영 의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장애인의 경우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우울과 불안 등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장애인 자살은 사회적 문제로 여겨야 한다”며 “장애인 자살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고 이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자살예방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개발 연구’에 참여한 이기연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는 “그동안 장애인 자살 등 문제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신체적인 어려움에만 초점을 맞췄다. 장애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장애인 자살 예방교육 프로그램 시행과 더불어 장애인 이동권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선관위가 대선 때 지운 게시글 8만건 역대 최대

  • 기자명 금준경 기자 
  •  
  •  입력 2022.04.20 05:55
  •  
  •  댓글 0
 
 

게시글 삭제 내역 선거 때마다 증가 추세 
삭제내역 요구에 ‘폐기했다’며 거부, “견제할 수 있어야”

20대 대선 기간 동안 전국 선거관리위원회가 허위사실 유포 등의 이유로 삭제 요청한 게시글이 8만여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삭제 건수로 2020년 총선 때보다 3만 건 이상 삭제 건수가 급증했다. 선관위가 삭제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게시글 삭제 조치가 적절한지 견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허위사실공표글 1만여건 삭제, 정작 고발은 1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대선 기간 동안 삭제요청한 게시글은 8만6639건(고발 등 포함 전체 조치건수 8만678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오픈넷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 공개청구한 내용을 미디어오늘이 입수했다.

항목별로 보면 ‘허위사실 공표’가 1만2643건, ‘후보자 등 비방’이 1만2597건, 지역·성별비하·모욕 731건, 선거운동 금지자의 선거운동 40건, 여론조사 공표 보도금지 5만5507건, 선거의 자유 방해 3145건, 기타 1976건으로 나타났다. 

▲ ⓒiStock
▲ ⓒiStock

전체 조치내역 기준으로 시기별로 보면 19대 총선, 18대 대선, 6회 지방선거 때만 해도 각각 1만 건 미만으로 나타났다. 2016년 20대 총선 때 1만7430건으로 처음 1만 건이 넘었다. 2017년 19대 대선 때 4만343건까지 급증한 데 이어, 21대 총선 때는 5만3902건으로 처음 5만 건을 넘어섰다. 2022년 20대 대선 국면에선 8만6639건으로 또 다시 급증했다.

주목할 대목은 ‘후보자 비방’ 게시글 삭제가 1만2597건으로 허위사실공표(1만2643건)와 비슷한 규모라는 점이다. 허위사실공표는 ‘허위’의 글을 올렸을 때 조치를 하지만, 비교적 진위 여부가 분명한 사안에 적용하고 있다. 반면 ‘비방’ 게시글은 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 선관위 게시글 삭제 등 공직선거법 위반 조치내역
▲ 선관위 게시글 삭제 등 공직선거법 위반 조치내역
▲ 20대 대선 선관위 게시글 삭제 유형별 내역
▲ 20대 대선 선관위 게시글 삭제 유형별 내역

이와 관련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후보자비방은 후보자들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욕설이나 부정적인 감정표현들에 불과하다”며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이 오가야할 선거기간에 검열, 삭제, 차단되어야 할 만큼 선거의 공정성에 실제적 해악을 불러일으키는 표현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8만 건이 넘는 게시글에 삭제 요청을 하면서도 정작 선관위가 ‘고발 조치’를 한 게시글은 허위사실 공표 게시글 기준으로 1건에 그쳤다. 사법 처리를 할 정도의 심각한 게시글이 거의 없음에도 선관위가 과도한 권한 행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손지원 변호사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엄정히 판단하지 않고, 선거법 위반 여부가 명백히 판단되지 않는 정보에 대해서도 만연히 삭제명령을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견제 받지 않는 선관위, 정보공개 청구에 “이미 폐기했다”

그동안 오픈넷,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선관위의 인터넷 게시글 삭제 제도를 견제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에 나섰지만 선관위는 구체적인 삭제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선관위는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를 수용해 삭제 내역 1만여건의 캡처(채증 자료)본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선관위가 유승민 후보를 내시에 빗댄 합성 이미지를 삭제하거나,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나경원 의원 자녀 부정입학 의혹’ 기사를 언급하며 “의혹은 더 있다”고 밝힌 게시글을 삭제하는 등 과도한 대응이 드러났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뉴스타파 보도는 '딸 합격 후 해당 전형 합격자가 없었다'는 내용인데, 누리꾼은 '딸 합격 후 해당 전형이 사라졌다'고 일부 내용을 잘못 전달했다. 보도 전반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엽적인 착오임에도 선관위는 게시글을 삭제했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뉴스타파 보도는 '딸 합격 후 해당 전형 합격자가 없었다'는 내용인데, 누리꾼은 '딸 합격 후 해당 전형이 사라졌다'고 일부 내용을 잘못 전달했다. 보도 전반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엽적인 착오임에도 선관위는 게시글을 삭제했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누리꾼의 '의혹 제기'로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삭제 조치했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누리꾼의 '의혹 제기'로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삭제 조치했다.

이후 2020년 시민단체가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선관위는 2016년과 달리 삭제 게시글 내용을 알 수 있는 캡처(채증 자료)를 ‘비공개’했다. 당시 선관위 입장을 보면 선관위 훈령 20조 제1항에 따라 ‘전자 게시물 정보는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조사를 위한 분석이 종료된 후에는 지체 없이 삭제·폐기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삭제했다는 입장이다. 2022년 대선 관련 게시글 삭제 내역 요구 역시 선관위는 ‘폐기했기에 자료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선영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선관위가 유권자들의 글을 선거법 위반이라며 삭제 조치를 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훈령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선관위의 삭제 조치가 과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집행이 되었는지 시민사회가 감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는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2016년 총선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삭제요청한 유승민 의원 비방 트윗.
▲ 2016년 총선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삭제요청한 유승민 의원 비방 트윗.

민주당이 야당이던 19대 국회 때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표현의자유특위 위원장)이 후보자비방죄를 폐지하고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 명령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선관위 게시글 삭제 조치는 한국의 ‘특수한’ 규제다.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언급될 정도다. 보고서는 ‘표현의 자유’ 챕터를 통해 제도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부문을 지적하며 “정부는 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표현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