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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윤핵관 갈등···대체 무슨 일이?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12/0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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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출발한 ‘국힘당 혁신위원회’가 7일 활동을 종료했다. 

 

혁신위는 원래 이번 달 24일까지 활동할 예정이었으나, 약 2주가량 앞당겨 활동을 종료했다. 혁신위가 출범한 지 42일 만이다.

 

혁신위 활동 기간을 돌아보면 국힘당의 갈등만 눈에 띈다.

 

국힘당은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하자며 혁신위를 만들었으나 결과적으로 혁신위의 요구를 거부했다. 특히 김기현 국힘당 대표가 가장 앞장에 서 있었다.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주간 만나지도 않은 채 힘겨루기를 하다가 지난 6일 전격적으로 만났으나, 대화 시간은 15분가량이었다. 일부에서는 이 만남으로 두 사람의 대결이 봉합된 것처럼 해석하지만 충돌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왜냐하면 인요한 위원장과 김기현 대결은 권력을 빼앗으려는 세력과 권력을 어떻게든 지키려는 세력과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인요한 위원장은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윤핵관과 당의 중진을 당에서 밀어내려 했고, 김기현 대표 등 윤핵관들은 밀려나지 않으려 싸운 것이다. 지금은 잠시 휴전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인요한 위원장의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인요한 위원장은 지난 10월 24일 자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김한길(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는 몇 년 전 (방송 프로그램) ‘길길이 산다’에 사모님(김한길 위원장 부인)과 같이 출연해서 엄청 친한 사이다. 평소에도 전화를 매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한길 위원장 측에서 “매일 통화하는 관계는 전혀 아니”라며 “모 일간지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매일 통화한다고 인용 보도됐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매년을 매일로 잘못 답변했든지 아니면 듣는 쪽에서 잘못 들었던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

 

하루 뒤인 10월 25일 인요한 위원장은 “사실 좀 잘 확인하라. 김한길(위원장)이랑 저랑 매일 전화한다는 건 사실이랑 너무 멀다. (중략) 네다섯 번 정도 통화했고 과거 다 합쳐봐야 그것밖에 안 된다”라며 중앙일보에 보도된 자신의 발언을 부인했다. 

 

그런데 매일 통화했다는 것과 네다섯 번 통화했다는 것을 헷갈릴 사람이 있을까?

 

또한 인요한 위원장과 김한길 위원장이 친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를 부득불 친하지 않은 사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중요하게 바라본 이유는 윤 대통령 때문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한 달에 두세 차례 윤 대통령을 독대하며 다양한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알려졌다. 독대할 정도라면 윤 대통령이 김한길 위원장을 상당히 믿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독대하는 김한길, 그 김한길과 친한 사이로 추정되는 인요한. 그 인요한이 국힘당 혁신위원장으로 됐다는 것은 인요한 위원장의 말과 혁신 방향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인요한 위원장은 혁신을 이야기하며 종종 ‘윤심’을 언급했다. 

 

실제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도 혁신위의 혁신이 성공하기를 바랄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본다. 혁신위원장이 혁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국민 목소리에 더 가까이에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 이렇게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국민의 마음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또 당이 변화를 겪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윤 대통령의 의중이 인요한 혁신위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 강승규 전 수석은 1년 7개월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으로 일했다.

 

인요한 혁신위와 당 지도부 충돌이 시작된 것은 이른바 ‘지도부·중진·친윤 험지 출마’였다. 혁신위의 제안에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국회의원 등이 발끈해 나서며 거부했다.

 

특히 장제원 의원은 11월 11일 지지자 4천여 명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면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라고 말을 하였고 김기현 대표도 혁신위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자 국힘당 안에서 윤핵관 해체론이 슬슬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태경 국회의원은 지난 11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핵관이 사실상 없어지는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태경 의원은 당내 윤핵관과 지도부 등이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머리가 아프실 것”이라며 “당내 다수 중론은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가) 대통령 주문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1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 반의 국정 지지율 및 선거 참패 이후 현 여권의 모습이 결국 윤핵관의 성적표”라며 윤 대통령이 ‘윤핵관으로부터 독립’을 결심했으며, 윤핵관의 한 명인 권성동 국회의원은 ‘자신을 윤핵관에서 빼달라’라는 말을 했고, 윤핵관과 거리를 두는 국힘당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강승규 전 수석과 하태경 의원의 발언,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은 윤핵관이 이제는 자신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인요한 혁신위를 통해 그들을 밀어내려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 등 윤핵관이 이에 저항하며 혁신안을 거부한 것이다. 아마도 이들은 땅을 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을 수 있다. 

 

일단 혁신위의 활동은 마무리됐지만, 윤 대통령은 윤핵관 등 중진을 당 밖으로 밀어내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한길 등 몇몇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이번보다 더 심각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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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임의 일터안녕] 김용균은 한국서부발전의 하청노동자였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12/08 10:41
  • 수정일
    2023/12/08 10:4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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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이루어졌다. 최소한 대법원에서는 2018년 사망한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이 다르게 해석되길 기대했다. 우리나라 최고 재판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역사를 퇴행시킨 판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이미 유사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서울교통공사(구 서울메트로) 구의역에서 승강장안전문을 수리하던 ‘김군’이 선로로 들어온 전동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실이 있다. 김군 또한 똑같은 공기업의 하청 노동자였다. 그러나 2019년 8월,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 1부(재판장 유남근)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 은성피에스디(PSD)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메트로 이정원 전 대표는 대법원 상고 결과 벌금 1천만원 형을 확정 받았다.(한겨레신문 2020년 5월 2일자)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원청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2023.12.07 ⓒ민중의소리

나는 김군 사망 이후 서울시 위촉 조사위원으로 활동했고 김용균 사망으로 역시 국무총리실 위촉 조사위원으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두 사건을 아주 가까이에서 접했고 그 형태와 구조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2019년의 대법원 결정과 한참 후인 2023년의 대법원 결정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서울메트로의 하청 사업주는 원청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소외된 부서일 뿐이었고 원청은 하청과 하청 노동자의 안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하청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근본적인 질문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 이유는 김군은 이미 세 번째 승강장 유지보수 업무 중 사망한 노동자였기 때문이다. 나머지 두 명의 사망자도 하청소속 노동자였다. 당시 승강장 유지보수 업무를 도급으로 전환한 곳은 1~4호선이었고 도급으로 전환하지 않았던 5~8호선에서는 단 한 명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같은 업무를 해도 원청노동자는 사망하지 않고 하청 노동자만 사망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메카니즘이 있었고 ‘도급은 위험을 생산한다’는 가설이 충분히 입증되었다.

김용균 사건과 판박이였던 구의역 김군 사건, 판결은 달랐다
 
김용균 사고 조사결과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당시 채택되었던 조사위원회의 결과에 따르면 부상사고 발생 건수(2010년~2016년)는 발전회사(18건)과 협력사(377건)가 약 21배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부상자 수도 발전회사(19명)와 협력사(398명)가 약 21배 차이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는 모든 사고는 협력사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며 특히 협력사는 사내하청의 도급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주는 이러한 재해특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협력사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시설 개선 요구에도 눈감아 온 사실이 확인되었고 특히 김용균의 작업공정은 매뉴얼에 적시된 대로의 2인1조 유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작업장 조도와 작업환경의 열악성은 법을 어기는 수준이 아니라 극악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환경은 하청 사업주가 만든 것이 아니라 원청의 시설 그 자체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2022년 2월 10일 제1심에 이어 2023년 2월 9일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의 대표이사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는 물론 산안법 위반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장도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안법 위반 행위에 대해 2심에서는 모두 무죄로 선고되었다. 한국서부발전 임직원은 아무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책임을 지지 않았고 다만 태안발전본부의 중하위급의 관리자들만이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인정되었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군의 5주기인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내선 순환 9-4 승강장에 김군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1.05.28 ⓒ김철수 기자

대한민국 사법부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없던 시기였다고 하더라도 경영책임자 단위에서는 아무도 죄를 진 자가 없다는 1·2심 판결, 더 나간 오늘의 판결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서울지하철과 비교해도 퇴보한 판결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현행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도록 되어 있다. 그 ‘현행법을 지키지 않은 자’에서 경영책임자 단위가 모두 빠져 나가게 된다면 경영책임자들은 노동자의 안전보건에는 관심이 없어도 된다는 의미가 된다. 작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아무리 많이 죽어나가도 경영책임자 단위는 무책임하고 무관심하고 심지어 산업재해를 조장해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산업재해, 노동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행위는 경영 일반의 행위가 아닌 것이 됩니다. 이 또한 상시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오늘의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부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했다. 노동자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행위는 분명히 경영책임자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며 생산의 과정에서 필수적인 영역이다. 그대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취지를 아는가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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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총수 동원 대통령 ‘떡볶이 먹방’에 '이제 하다 하다' 등 돌린 언론

  •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12.08 07:29
  •  
  •  댓글 3
  • [아침신문 솎아보기] 6일 긴급 부산 간담회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등장에 조선 “대통령이 부르면 만사 제치고 참석해야 하는 한국”

    검찰 출신 방통위원장에 연일 우려 동아 “왜 선배 검사인지 설명이라도”

    ‘김용균 사건’ 최종심에도 원청 ‘무죄’… 경향 “노동자는 사람 아닌가”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부산 재래시장 방문에 이재용 회장, 구광모 회장 등 재계 총수를 동원한 윤석열 대통령에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민심 회복을 위해 무리하게 행사한 ‘권위적 동원’이라는 것이다.

▲ 지난 6일 부산 전통시장에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한국산업은행 이전 등 지역 현안을 강조했다. 엑스포 실패 이후 급격히 나빠진 부산 민심을 달래려는 정치적 행사라는 평가다. 이날 행사엔 경제부총리와 장관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수석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까지 동원됐는데 특히 총수들과 윤 대통령이 부산 재래시장에서 떡볶이 먹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돼 하루종일 화제가 됐다.

 

조선 “엑스포 유치전에도 지나치게 동원… 이젠 정치 행사에도”

▲ 8일자 조선일보 사설.

8일 아침신문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글로벌 대기업 총수들 집단 동원은 최소화되길>에서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떡볶이 먹는 사진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이 얼마나 기업 하기 힘든 나라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듯했다”며 “잠시라도 한눈팔면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 기업이다. 하지만 아무리 글로벌 기업이라 해도 대통령이 부르면 만사 제치고 참석해야 하는 것이 한국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17개월간의 2030 세계엑스포 유치전에도 국내 대기업들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동원됐다. 그런데 엑스포 유치 실패 후 민심 회복용 간담회에까지 불려나갔다. 이 행사는 경제와 관련 있다기보다는 부산 민심을 달랜다는 정치적인 목적이었다. 이제는 대기업 총수들이 정치 행사에도 동원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도 대기업 총수들이 빠짐없이 수행한다”고 지적했다.

▲ 8일자 한겨레 6면 칼럼.

옥기원 한겨레 기자는 한겨레는 6면 <재벌 총수들 세워놓고 떡볶이 시식…“대통령의 정치쇼”>에서 ‘하다 하다 시장 떡볶이 단체 시식은 처음 본다’는 대기업 임원의 말을 인용해 “두고두고 대통령과 기업 총수 만남의 ‘나쁜 선례’로 남을 한 장면”이라고 했다.

옥기원 기자는 “총수들의 부산 방문은 ‘엑스포 동원령’보다 더 뜬금없다. 엑스포 유치전은 수조원의 경제 효과로 기업도 낙수를 노릴 수 있다는 이유로 포장할 수 있지만, 부산 방문은 엑스포 유치에 대패한 정부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기업 총수들을 내몬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라며 “총수들이 대통령 순방 등에 동행할 때면 항상 재계와 정치권에서 반복된 말이 있다. 분초를 쪼개 사업을 구상해야 할 총수를 대통령 행사에 들러리로 세우는 건 국가 경제 손실이란 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걸핏하면 기업총수 들러리 세우는 게 ‘시장경제’인가>에서도 “상식을 벗어난 처사”라고 지적하며 “대기업 총수들은 오는 11일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도 대부분 동행한다. 볼썽사나울뿐더러, 연말 연초를 앞두고 더욱 바쁜 기업들에 ‘관폐’가 아닐 수 없다. 우리 현대사에서 정치와 대기업의 지나친 유착은 항상 부정부패로 이어졌다. 경계하는 것이 마땅”이라고 했다.

방송 경력 전무한 검사 방통위원장 동아 “납득할만한 설명 필요”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2월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송 관련 경력이 전무한 검찰 출신 방송통신위원장에 연일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조선일보에 이어 동아일보도 사설을 통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 조선일보 "‘검찰 공화국’ 말이 나오는 실정...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동아일보는 사설 <방통위원장, 왜 대통령 선배 검사인지 설명이라도 해야>에서 “방송통신위 업무는 언론과 첨단 통신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언론 분야 출신이나 첨단 통신 분야 출신이 가서도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는 데 애를 먹는다. 그렇다고 방통위원장 자리가 언론 분야나 첨단 통신 분야 출신만 맡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언론에도 첨단 통신 분야에도 일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맡길 때는 자격에 대한 더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 8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훌륭한 청소년 가장이었고 역량 있는 강력부 검사였는지는 모르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김 후보자는 미디어 분야에서 일해본 경력은 말할 것도 없고 미디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수사해본 경력조차도 없다. 대통령실은 방통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했으나 방통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내려고 해도 방통위 업무에 대한 정확한 감이 없으면 안 된다. 검찰 조직과 수사를 잘 알지 못하면 검찰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낼 수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관후 정치학자는 경향신문 정동칼럼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재고해야>에서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통해 우리는 통치자의 국정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확실히 ‘검찰공화국’에 대해 진심이다. 행정 역량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사이며, 그래서 검사들이 모든 일에 가장 전문가라는 국정철학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검사들 중에서도 특수부 검사가 유능하고, 특히 자신과 가까운 검사들은 더욱 적임자로 여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언론 경력이 전혀 없을뿐더러 실무적으로도 방송과 통신에 어떤 경험도 없는 전직 특수부 검사를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으로 임명할 리 없다”고 했다.

▲ 8일자 경향신문 정동칼럼.

이관후 정치학자는 “심지어 김홍일 지명자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장을 맡은 지도 6개월이 안 되었다. 국가의 청렴이나 국민의 고충을 담당하는 장관급 자리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가벼운가를 우리는 알 수 있다”며 “과거에 최시중 같은 대통령의 측근이 임명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언론인 출신이었다. 이번에는 이유가 색다르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때마침 뉴스타파 대표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이쯤 되면, 언론 경험이 전무한 대통령의 과거 검사 선배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한 배경을 국민들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청문절차와 관계없이 임명권은 어차피 대통령에게 있다. 야당만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여당도 곤혹스러워 보인다. 이번 인사가 강행된다면 국민도 불행해지겠지만 대통령에게도 좋다고만 볼 수 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곡히 재고를 바란다”고 했다.

 

총선 앞두고 지지율 여론조사 종합한 조선 “숫자의 경고”

▲ 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이 감지되자 조선일보가 1면에 <4년전처럼, 與에 쏟아진 ‘숫자의 경고’> 기사를 내며 경고등을 켰다.

조선일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정부, 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내년 총선과 관련해 ‘정부 견제론’이 상승하는 등 여권(與圈)의 열세가 뚜렷해지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와 지도부의 갈등 등 정부‧여당의 악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를 인용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참패 이후 백서에서 ‘조국 사태 등 정부 실책에 기대어 근거 없는 자신감만 갖고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동안 달라진 게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고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여당이 인적 쇄신을 통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8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조선일보 3면 <與, 서울 49석 중 우세 6곳뿐… 당 내부에선 알고도 쉬쉬> 기사에서 국민의힘 사무처가 작성한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은 6곳에 불과했다. 조선일보는 “6곳 모두 여당 텃밭인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속한 지역구인 것으로 전해졌다”며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인사들과 총선기획단 위원들은 최근 해당 보고서를 열람했지만, 보안 등을 이유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보고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당내에선 쉬쉬하며 외부 유출 가능성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고 했다.

 

‘김용균 사건’ 원청 대표 무죄 확정에 “지나친 보수적 판결”

 

▲ 한겨레 1면 사진기사.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관련해 대법원이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 법인과 그 대표인 김병숙 전 사장의 무죄를 확정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이를 1면에 보도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7일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하청 관계자들의 사건에서 검사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원청 법인과 대표 등에겐 무죄, 그 외 원·하청 직원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서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예견 가능성,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것은 원청의 안전 관련 실무자와 하청업체 및 대표이사, 실무자들이다. 한겨레는 “이들조차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대표이사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이근천 한국발전기술 태안사업소장은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 8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김씨 사망이 도화선이 돼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김씨 사건 재판엔 적용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경향신문은 1면 <죽음으로 새긴 ‘김용균법’ 결국 묻지 못한 ‘원청 책임’> 기사에 이어 3면 기사에서 “김씨 사망 당시에도 중대재해법이 있었다면 원청 대표인 김 전 사장은 형사처벌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50인(억)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을 또다시 2년 유예하려고 한다. 노동계에서는 중대재해법이 아닌 개정 전 산안법을 기준으로 봐도 지나치게 보수적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김용균 사건’ 원청 대표 무죄, 면죄부 삼아선 안 된다>에서 “정작 김씨의 죽음에 대해서는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며 “산재가 발생할 위험을 알고 있어야 과실이 인정되는데 당시 김 전 대표는 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의 일터인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모든 설비에 대한 소유와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다. 사업장의 설비가 얼마나 위험한지, 어떤 안전설비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관리할 책임은 원청에 있다. 그런데도 원청의 경영책임자가 사업장의 산재 위험을 몰랐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니, 이런 판결을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 논리대로라면 사업장의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원청의 경영책임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게 아닌가. 노동계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재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산재 책임에 대한 법원의 소극적인 판단을 지목한다. 사법부는 이런 지적에 자신 있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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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령 기자ryoung@mediatoday.co.kr

#윤석열#이재용#떡볶이#부산#엑스포#윤석열 대통령#최태원#구광모#삼성#LG#SK#김홍일#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위원장#김용균#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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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성근 “채 상병 사고, 대대장이 지시 잘못 알아들어서”

당시 해병대 1사단장 군사법원 진술서 최초 공개
“수색 압박” 장병들 진술과 배치…책임 부하에 떠넘겨
고 채아무개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 8월22일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국가보훈부 제공
고 채아무개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 8월22일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국가보훈부 제공

 

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이 순직한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수중 수색을 하지 말라는 자신의 지시를 현장 지휘관들이 잘못 알아들어 생긴 일”이라며 책임을 부하에게 전가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주장은 사실상 물속 수색을 압박받았다는 현장 수색 장병들의 진술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사단장은 이런 내용이 담긴 188쪽 분량의 진술서를 지난달 21일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 항명 사건을 맡은 군사법원에 제출했다. 임 전 사단장의 진술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령 항명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검찰은 임 전 사단장을 조사하고도 아직까지 진술조서를 법원에 증거기록으로 내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은 진술서에서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유죄를 주장했다. 자신은 잘못이 없으므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는 잘못됐고, 따라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이첩 연기 지시는 정당했으므로 항명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임 전 사단장 진술서의 핵심은 채 상병 순직 사고 책임자로 자신의 지시를 잘못 해석한 부하들을 지목했다는 데 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이 소속됐던 해병대 포병대대장들을 책임자로 지목했다. 지난 8월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들 둘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했고, 현재 보직해임된 상태다. 당시 임 전 사단장의 혐의는 적시되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은 사고 전날 ‘신속기동부대장(7여단장)→포병11대대장’으로 이어지는 지시 과정에서 자신의 최초 지시가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수사단 조사에서부터 줄곧 “본류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라. 수변(물 가장자리)은 육안으로도 잘 보이고 5m 이격된 곳에서도 충분히 관측이 가능하니 물과 육지가 닿는 수제선까지 접근해서 도보 정찰을 시행할 필요가 없다”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대령이 이끈 해병대 수사단도 임 전 사단장이 수중 수색을 지시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 조사에서 현장 지휘관들은 임 전 사단장으로부터 ‘포병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질책을 들었고, 카카오톡 단체방에 ‘사단장 현장 작전지도 계획’이 공지되면서 이어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물에) 들어가서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할 것’이라는 지시가 올라와 사단장의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임 전 사단장이 사고 당일 새벽 현장 수색 사진을 보고 이미 장병들이 물속 수색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안전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지적에 대해선 “해병대 관련 언론 보도 무더기 속 하나의 사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령 쪽 김정민 변호사는 “해병대 수사단도 (수중 수색 지시라고) 오해를 살 만한 임 전 사단장의 서툰 지시가 있었으므로 고의 책임이 아닌 과실 책임을 물어 경찰에 이첩하려 한 것”이라며 “임 전 사단장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명백히 입증된 게 아니므로 이첩조차 안 할 정도의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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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켓배송 택배 기사에 ‘월급 160만원 삭감안’ 들이민 쿠팡

2024년 배송 수수료 협상 나선 쿠팡CLS, “합리적 조정” 강조하지만 실상은 수익 재분배…연 800억 이상 비용 절감·수익 확보 가능할 듯

쿠팡 물류센터 자료사진 ⓒ뉴시스
쿠팡이 로켓배송 대가로 택배 영업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삭감을 추진 중이다. 삭감 폭은 최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택배 기사 소득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 배송 담당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최근 택배 영업점과 로켓배송 단가 삭감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삭감 폭은 10~30% 선이다. 기존 로켓배송 단가가 건당 900원이었다면 최소 810원에서 최대 650원까지 줄어드는 것이다.

쿠팡CLS와 단가 협상이 마무리된 일부 영업점은 소속 택배 기사들에게 삭감 방침을 통보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25~26일부터 삭감된 내년도 배송 단가가 적용된다. 하루 평균 배송 개수가 300개인 택배 기사 수입은 경우에 따라 한 달 최대 160만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쿠팡 택배 기사 단체 SNS 대화방에서는 “일을 시켰으면 돈을 줘야지. 누굴 X호구로 아나나”, “단가 적용되면 쿠팡을 떠나야겠다, 사람 귀한 줄 모른다”는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단가 삭감이 ‘형평성과 공정성 확립’이라는 쿠팡CLS

쿠팡CLS는 최근 ‘2024년 단가 조정 협의의 건’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다수 택배 영업점에 발송했다. 메일엔 ‘배송 난이도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해, 어려운 지역 인상을 포함, 수수료를 조정하고자 한다’고 적혔다. 단가 인상과 인하 등 합리적 조정 절차를 통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쿠팡CLS와 협의했던 수도권의 A 영업점 대표는 “대부분 지역이 삭감 대상”이라고 말했다.
쿠팡CLS가 보낸 A 영업점 단가 조정(안)을 보면 전체 30개 구역 중 인상 지역은 단 두 곳뿐이다. 나머지 28개 지역은 모두 삭감 대상이 됐다.

인상률은 낮고, 삭감률은 높다. A 영업점에서 배송 단가가 인상된 두 곳의 인상 폭은 5% 남짓인 데 반해, 나머지 28개 지역 삭감률은 최소 10%에서 최대 27%에 달한다.

인상된 두 곳은 빌라·단독주택 밀집 지역이라는 게 A 영업점 대표의 설명이다. 기사들 사이에서는 ‘올지번’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언덕이 많은 빌라 지역이라 배송 난도가 높은 데 반해 배송 물량은 적어 기사들이 꺼리는 곳이다. 주간 배송 단가 910원이었던 이곳은 50원 올라(5.4% 인상) 960원이 됐다.

A 영업점이 배송하는 나머지 28개 지역 단가는 삭감됐다. 아파트 단지가 한 곳 이상 포함된 곳이 대부분이다. 인상 지역보다 배송 규모가 월등히 큰 지역들이 모두 삭감 대상이 됐다. 개당 850~900원이었던 배송 단가는 100~250원 삭감돼 최저 650원으로 주저앉았다.

A 영업점은 쿠팡CLS로로부터 받은 배송비에 수수료 100원을 차감한다. 기존 900원일 때 택배 기사가 받는 배송 단가는 개당 800원이었다. 삭감안이 적용되면 택배 기사 몫은 배송 단가 650원에서 수수료 100원을 뺀 550원이 된다.

A 영업점 B 배송구역(주간, 000_C·D, 일 물량 300개, 영업점 수수료 100원 제외) 담당 기사 수입은 월 624만원에서 462만원으로 161만원 줄어들 수 있다.

쿠팡CLS 측은 단가 삭감과 관련 “노선 특성에 따른 형평성과 공정성을 갖춘 수수료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배송 난이도 등을 고려,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익 재분배 나선 쿠팡CLS

쿠팡CLS는 ‘형평성과 공정성을 갖춘 수수료 체계’ 수립이라고 포장하지만, 갑인 쿠팡CLS가 을(영업점)과 병(택배 기사) 수익을 강제 환수하는 것에 가까워 보인다.

쿠팡CLS와 계약을 맺은 영업점, 영업점과 계약을 맺은 택배 기사 수입은 최근 꾸준히 상승해 왔다. 쿠팡이 온라인쇼핑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로켓배송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A 영업점 B 구역의 경우, 연초 배송 물량은 5천5백개 수준이었는데, 10개월 뒤인 지난달 배송 물량은 7천개 가량으로 약 27% 늘었다. 쿠팡CLS가 통보한 B 구역 단가 인하 폭과 배송 물량 증가 규모가 일치한다.

최근 쿠팡CLS와 단가 협상을 한 서울지역 C 영업점 대표는 “본사(쿠팡CLS)에서는 ‘택배 기사 수입은 줄어들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배송 단가가 줄지만 내년도 배송 물량이 늘어날 테니 수입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쿠팡 택배 기사들이 “누굴 X호구로 아냐”고 반발하는 지점이다. 택배 기사 소득은 저절로 늘어나지 않는다. 더 빨리, 더 많은 로켓배송을 해야 딱 그만큼만 소득이 늘어날 뿐이다. A 영업점 B 구역 물량이 10개월 사이 2천개 늘어났지만, 배송 기사가 추가로 배치된 적은 없다. B 구역 배송 기사 한 명이 노동 강도를 높여 늘어난 물량을 소화한 대가로 소득이 늘어난 것이다.

택배산업 고질병인 단가 하락 부작용이 쿠팡CLS에서 반복되는 모양새다. 온라인쇼핑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던 2003년 택배 단가는 개당 3,200원 선이었다. 10년 뒤인 2013년에는 2,400원이 됐고, 2018년 2,200원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늘어난 택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택배사끼리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탓이다.

같은 기간 택배 기사 수입은 오히려 늘어났는데, 가격 하락보다 배송 물량 증가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택배 기사들은 주당 72시간씩 배송하며 가격 하락을 만회하며 소득을 끌어 올렸다. 20여명의 택배 기사는 이 과정에서 과로사로 생을 달리했다.

택배 기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했고 사회적 합의가 도출됐다. 택배 기사 노동 시간을 60시간 이내로 한정했다. 노동 시간을 줄이기 위한 비용은 소비자와 택배사가 나눠 부담했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택배 배송 단가는 사회적 합의가 나왔던 2021년에서야 상승세로 돌아섰다. 택배 단가 인상은 배송 기사들의 목숨이라는 매우 값비싼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얻은 교훈이었다.

쿠팡CLS는 사회적 합의 1년 뒤인 2022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는 이유로 관련 규정 준수를 거부하고 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이주한 변호사는 “쿠팡의 단가 삭감은 택배 과로사 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몰각하는 행위”라며 “쿠팡의 시장 지배력이 늘어날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배송 단가 삭감으로 쿠팡CLS 수익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쿠팡CLS와 간접 계약 관계에 있는 택배 기사는 대략 1만5천명 규모로 추정된다. 택배 기사 한 명이 하루 300개를 배송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배송 규모는 16억4천만개다. 쿠팡CLS가 이들에게 지급하는 배송료를 개당 50원씩만 줄여도 연간 82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쿠팡CLS 매출은 7,684억원 규모였다. 단가 삭감으로 연 매출 10%에 달하는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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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요? 여론조사 회사 대표의 답은…

[박해성의 여의대교] '여론조사 정치'의 함정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70%에 가까운 국민이 사형제도의 존치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현 단계에서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은 여전히 이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일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사형제 폐지에 대해 밝힌 입장입니다. 자신의 소신이 옳다는 근거로 여론조사 수치를 제시한 겁니다. 어느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론조사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조 후보자가 인용한 결과는 일상적인 시기에 조사된 내용이었을까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잔혹한 범죄가 발생한 시점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서입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선거에 관한 여론조사가 늘어나는 시점입니다. '이것 봐, 여론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왔잖아. 내 생각이 맞았어'라는 반응도 있고, '‘이게 말이 돼? 여론조사는 도대체 믿을 수가 없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습니다. 우리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올바르게 해석하려면 어떤 관점을 가지는 게 좋을까요? 

 

올해 초 방영된 JTBC의 <대행사>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배우 이보영 씨가 원톱 주연을 맡아 유능한 광고대행사 임원 역할로 출연했습니다. 이중 여론조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9회 방영분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광고의 힘으로 불구속 수사 원칙을 지지하는 여론을 조성해 비리 혐의로 구속된 대기업 총수를 보석으로 풀려나게 한다는 게 큰 줄거리입니다. 

 

드라마 내용은 이렇습니다. 먼저 23년간의 억울한 감옥살이 끝에 무죄로 출소한 사람을 찾아 인터뷰합니다. '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라는 공익광고 느낌의 카피를 만들어 거리 곳곳에 노출합니다. 매수한 변호사 등 법조 전문가들을 TV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구속수사의 부당성을 원론적으로 설파합니다. 저의 관심사인 '여론조사'는 바로 이 타이밍에 진행됩니다. '여론이 숙성되었다'고 판단한 시점에 실시된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구속수사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죠. 사회적 압박을 느낀 담당 판사는 결국 대기업 회장의 보석을 허가하게 됩니다. 

 

'밴드왜건 효과'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유행 동조나 편승을 일컫는 말로, 다수의 선택을 무작정 따르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악단을 선도하며 요란한 연주로 사람들을 우르르 몰고 다니던 악대차(band wagon)에서 유래했습니다. 드라마에서 구속된 대기업 회장이 광고대행사를 통해 막대한 돈과 물량을 쏟아부은 이유도 본인에게 유리한, 대세 추종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자 한 것입니다. 

 

선거에서는 흔히 '1위 후보 쏠림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우세하다고 여겨지는 후보 쪽으로 유권자들의 표가 더 집중된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 언론이 후보의 지지율과 함께 1위, 2위, 3위 등 순위를 매기는 '경마식 보도'를 하죠.

 

 

 

 

 

밴드왜건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이고 직접적인 효과라면, 여론조사가 가진 좀 더 은밀하고 간접적인 차원의 영향력도 있습니다. 프라이밍(priming), 즉 점화 효과라고 합니다. 심리학의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어떤 자극에 먼저 노출이 되면 이미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는 현상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00년 11월 7일 미국 대통령선거에 민주당의 앨 고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가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부시가 전국 득표수에선 패배했으나 선거인단에서 5표 차로 승리해 겨우 당선됐던 치열한 선거였습니다. 그런 만큼 양 진영은 막판 네거티브 캠페인에 화력을 집중했는데요,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이 고어의 정직성, 그리고 부시의 경험 부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는 데 두 캠프 모두 주목했습니다. 

 

2000년 10월에 실시된 갤럽(Gallup)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앨 고어가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 자체가 정직성의 문제에 관심을 두게 함으로써 프라임(prime, 점화)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러한 프레임에 노출된 응답자들은 후보자를 평가할 때 무의식적으로 고어에게 불리한 이슈인 정직성을 고려하게 되므로, 갤럽의 조사가 유권자들의 투표 결정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자체가 후보자를 보는 렌즈를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2008년의 사례도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맞붙은 대통령선거입니다. 이 시기 진행된 한 연구는 참가자들이 먼저 '힘'과 관련된 단어(예컨대 power, force, strong) 또는 '연민'과 관련된 단어(caring, kindness, sensitive)를 접하도록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이후 각 후보자를 평가하도록 요청했더니 '힘'의 단어에 프라이밍 된 사람들은 매케인을, '연민의 단어에 프라이밍 된 사람들은 오바마를 더 호의적으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조사기관의 성향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여론조사 A는 진보 기관이다', '여론조사 B는 보수 기관이다' 등의 평가와 더불어 결과를 해석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하우스 이펙트(House Effect)'라고 합니다. 여론조사를 의뢰·수행하는 기관의 성향이 결과의 편향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론조사 시기의 선택뿐 아니라 질문의 주제나 내용, 순서 등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의도했을 수도,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요.

 

여러 복잡한 용어를 소개하며 설명했습니다만, 요약하자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수의 정치(arithmetic politics)'라는 관점에서 여론조사를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사형제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 다수가 폐지에 찬성했다면,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자신의 의견을 바꾸었을까요? 아뇨, 그저 조사결과를 조용히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사례나 근거를 들었겠죠. 

 

우리가 옷 한 벌을 살 때도 가격표를 보고 브랜드, 디자인, 소재, 사이즈 등을 꼼꼼히 따져 구매를 결정하듯이 여론조사도 언제, 누가, 무슨 주제로, 어떤 방법으로 조사했는지 배경을 이해하고 결과를 해석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론조사를 사회적인 의견을 측정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 정도로 인식하고 똑똑하게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맹목적으로 신뢰하거나 무작정 부정하기만 한다면, 숫자는 슬그머니 신의 자리에 올라 우리 생각을 지배하게 될 테니까요.

 

ⓒpixabay.com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선거, 빅데이터, 공공정책 분야의 컨설턴트입니다. 2019년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지역산업·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비판적 시민으로서의 감수성과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감각을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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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검찰 공화국’ 말이 나오는 실정...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12.07 07:36
  •  
  •  댓글 0
 

방송·통신 전문성 일천한 ‘윤석열 검찰선배’ 김홍일, 방통위원장 지명

조선일보도 “꼭 이렇게 해야 하나” 검찰 편중 인사 비판

서울신문은 민주당 탓… “민주당 끝없이 발목 잡는 형국”

▲ 2023년 12월6일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사진=대통령실

검찰 출신 방송통신위원장이 등장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직속 상사였던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제안을 고사하자 직접 전화를 해 설득했다고 한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에 검찰 출신 인사가 임명되자 진보언론은 물론 조선일보마저 “꼭 이렇게 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현재 방송시장이 정상이 아니라며 민주당이 김 후보자를 반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6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홍일 씨는 충남대 법대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짙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었을 때 직속 상사인 중수부장으로 있었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틀이 큰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로 꼽는다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는 임명 후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정한, 독립적인 방송·통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12월7일 조선일보 3면.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검찰 출신 인사를 요직에 앉힌 것에 대한 우려가 정치권은 물론 언론에서도 나온다. 7일 아침신문에선 신문사 성향을 가리지 않고 관련 비판이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3면 <방통위원장에 김홍일 권익위원장> 기사에서 “김 후보자는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돼 전임 전현희 전 위원장 시절 윤석열 정부와의 갈등을 봉합하며 조직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그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지만, 사설에선 강한 비판을 내놨다.

▲12월7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방통위원장까지 검사 출신,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사설을 내고 “검사 출신이라고 방통위원장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방통위는 방송과 통신에 관한 규제와 함께 이용자 보호, 방송의 독립성 보장 등의 업무를 하는 기관이다. 이용자 보호와 독립성 보장은 국민이 보기에 그럴 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인물이 방통위원장이 될 때 더 잘 지켜질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이상인 부위원장이 판사 출신”이라며 “역대 위원장 7명 중 4명이 언론인 출신이었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방송사 재승인 점수 조작 같은 범죄가 벌어진 것은 변호사 출신 한상혁 전 위원장 때”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동관 전 위원장 탄핵을 추진한 민주당에 일차적 원인이 있다면서도 “이미 현 정부 들어 과거엔 검사들이 가지 않던 자리에 검찰 출신이 임명돼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들이 줄줄이 요직에 들어가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은 임기 초반 ‘검사 출신 인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필요하면 더 하겠다’고 했다. 아직도 그런 마음가짐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12월7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 역시 사설 <방통위원장 인사 무리하다>에서 “대통령 측근으로서의 중립성 독립성 문제만 아니라 권익위원장 업무 수개월 만의 자리이동, 내각 돌려막기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인사의 적합성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며 김홍일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김 후보자는 대검중수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던 윤 대통령의 직속상관으로, 대통령실 설명과는 달리 대통령의 의중, 여권의 논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더욱이 권익위원장 업무를 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시기에 방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변칙 인사의 전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가뜩이나 총선을 앞두고 장차관 차출설 등으로 뒤숭숭한 마당에 대통령이 나서서 내각의 안정성을 해치는 인사를 할 필요성이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12월7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3면 <방송·통신분야 전문성 전혀 없는데도… ‘검찰 직속상관’ 기용> 보도에서 “김 후보자가 방송·통신 분야 전문성이 전혀 없는데다,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이자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점에서 방통위 독립성 훼손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12월7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검찰 출신 방통위원장이 방송 개혁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사설을 통해 “김 후보자가 방송 개혁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방송·통신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세계일보는 “방통위에는 각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충돌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며 “윤 대통령의 ‘측근 편중’ 인사가 재연된 것도 문제”라고 했다.

▲12월7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방통위원장 김홍일 또 검사·돌려막기>라는 강한 어조의 1면 헤드라인을 꼽았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연이은 검찰 출신 중용, 5개월 만의 장관급 ‘돌려막기’ 인사의 적절성을 두고 지명 직후부터 논란이 거세다”며 “김 내정자는 검찰 재직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공모, 다스 차명재산 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이력이 있다”고 했다.

▲12월7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동관 뺀 자리에 ‘특수통 김홍일’, 방송 장악 계속할 셈인가> 사설에서 “어디에도 김 내정자가 방통위원장이 돼야 할 적법한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 가짜뉴스 색출에 혈안이 된 현재 방통위에 견줘본다면, 김 내정자 업무 관련성은 방송사 수사·제재밖에 없는 듯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은 공석 닷새 만에 서둘러 ‘제2의 이동관’을 내세울 게 아니라, 방통위의 5인 합의기구를 복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 검찰 출신만이 ‘균형 있는 감각을 갖고 있다’는 아집에서 벗어나 김 내정자 지명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12월7일 서울신문 사설.

주요 일간지의 반응이 부정적인 가운데, 서울신문은 김홍일 후보자에 대한 비판 대신 야당 비판에 나섰다. 서울신문은 사설 <방송 정상화 가로막는 ‘방탄 탄핵’ 더는 없어야>에서 “(김 후보자 내정 배경은) 이 전 위원장의 중도하차가 민주당의 부당한 공세로 초래된 일이고, 공정한 방송 환경을 조성하고 관리해야 할 방송통신위를 오랜 기간 식물기관으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라며 “취임 100일도 안 된 방통위원장이 물러나고 다시 새 후보자를 내세워야 하는 작금의 상황은 결코 정상이라 하기 어렵다. 그 원인을 민주당이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방송 현한이 산적해있기 때문에 조속한 방통위원장 선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방송통신위는 이미 기능 중단 상태에 빠져 있다… 방송통신위가 해결해야 할 일은 쌓여 가는데 민주당이 끝없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며 “편향된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고 가짜뉴스를 엄단하려는 노력은 한시도 멈춰선 안 된다. 그 중심에 있는 방송통신위의 기능 정상화를 막아서는 민주당의 속내에는 친야 방송 체제로 내년 총선까지 치르겠다는 정치적 목적이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차별 방탄 탄핵으로 비정상의 정상화 노력을 가로막아 과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9월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의 뉴스타파 대표 압수수색… 경향 “민주화 이후 전례 없는 일”

6일 검찰이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김 대표가 ‘신학림-김만배 인터뷰’에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김 대표가 올해 1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만배 씨의 돈거래 사실을 인지했다고 보고 있으나, 이는 기사가 나온 후다. 뉴스타파는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폭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12월7일 동아일보 12면.

동아일보·국민일보·서울신문 등 일간지는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검찰과 뉴스타파 입장을 건조하게 전달했다. 동아일보는 12면 <檢, ‘대선 여론조작 의혹’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압수수색> 기사에서 “검찰은 김 대표가 신 전 위원장과 공모해 지난해 대선 사흘 전인 3월 6일 윤 대통령에 대한 허위 인터뷰를 보도했다고 보고 있다”며 “검찰은 김 대표가 보도 여부를 단순히 승인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을 왜곡하는 데 적극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둘 간 대화에는 김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김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12월7일 경향신문 10면

반면 경향신문은 10면 <검, 뉴스타파 대표 집 압수수색 언론사 대표 상대론 ‘사상 초유’> 보도에서 “검찰이 기사와 관련해 언론사 대표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민주화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12월7일 한겨레 5면.

한겨레도 5면 <‘윤석열 명예훼손’ 수사 검찰, 뉴스타파 대표까지 압수수색>에서 “보도를 문제 삼아 언론사 대표의 주거지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며 “검찰이 기사 작성자인 기자에 이어 언론사 대표까지 수사대상으로 삼으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2월7일 한겨레 사설.

또 한겨레는 사설 <대통령 명예회복 위해 언론사 대표까지 압수수색하나>를 내고 “국민을 위해 쓰라고 검찰에 준 막강한 권한(수사권)을 대통령을 위해 쓰고 있다는 지적에 검찰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며 “검찰권 남용을 제어해야 할 법원이 이런 압수수색 영장을 쉽게 발부해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수사의 원칙은 강제수사가 아닌 임의수사”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검찰의 무분별한 압수수색을 막는 게 법원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빈말이 아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2월7일 국민일보 6면.

요소수 대란 재현될까… “정부, 안이했다”

요소수 대란이 2년 만에 재현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통제하면서 공급 불안이 시장을 덮친 것이다. 국민일보는 6면 <요소수 수입에서는 스스로 부담과 한다더니… 中 의존 악순환 딜레마>에서 “정부가 ‘요소 딜레마’에 빠졌다.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중국발 요소 수급 문제가 불거졌지만 값싼 중국산 요소를 대체할 공급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현재 국내 요소는 전량 수입하고 있다. 2021년 요소 대란 직후 일부 업체가 베트남과 중동으로 수입선을 바꿨다가 품질과 가격이 우수한 중국산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12월7일 경향신문 2면.

경향신문은 아직 요소수 대란이 현실화되진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면 <품절 우려 없다는데… 몸값 뛰는 요소수>에서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등록된 전국 요소수 판매 주유소 3410곳 중 약 100곳에 요소수 재고 물량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류센터가 몰려 있어 화물차 이동이 많은 경기도 일대 총 844곳 주유소 중 요소수 재고가 없는 곳은 28곳”이라며 “전국 주유소에서 요소수가 동난 곳은 2.93% 정도로 사재기나 대단위 품절을 우려할 정도는 아닌 상황”이라고 했다.

▲12월7일 경향신문 사설.

다만 정부가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겪고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문제로 꼽힌다. 경향신문은 사설 <재연된 ‘요소수 사태’, 2년전 대란 겪고도 안이했던 정부>에서 “수개월 전부터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는데도 정부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요소 공급이 끊기면 국내 산업 전체가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 그 중요한 자원을 사이도 좋지 않은 중국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안이하다. 요소수 수급은 시장에 맡겨선 해결하기 어렵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국영으로라도 짓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2월7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요소수 대란 겪고도 심해진 중국 의존, 일부 국내 생산 불가피> 사설을 내고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기만 하면 국내 교통·물류망이 마비되고 관련 공장이 멈춰 서야 할 정도로 민감한 요소수 문제를 단순히 경제성 논리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며 “비용은 더 들더라도 경제 안보 차원에서 믿을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선일보는 “단지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생산이 끊어진 물질에 대해서는 전략적 관점에서 최소한의 국내 생산이 가능한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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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melancholy@mediatoday.co.kr

#김홍일#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검찰#윤석열#선배#서울신문#요소수#대란#뉴스타파#김만배#신학림#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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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4억 원 쏟고 29표...정부와 언론의 사기극, 그냥 둬야 하나

23.12.06 13:26l최종 업데이트 23.12.06 13:26l


[언론비평] 한국 언론의 부산 엑스포 보도, 일제 시일본에 '대본영 발표'와 '발표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본영은 일본제국이 침략 전쟁을 지휘하기 위해 설치한 군 총사령부입니다. 대본영은 태평양전쟁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846차례 발표를 했습니다. 초반 승전 때는 사실 중심으로 발표했지만, 점차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뻥튀기 조작 발표를 일삼기 시작했습니다.


'대본영 발표' 베끼며 태평양전쟁에 부역한 일본 언론

한 예로, 대본영은 1944년 10월의 대만 항공전 때 일본군이 미군 항공모함 19척을 격침했다고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항모 4척에 작은 피해를 준 데 그쳤습니다. 태평양전쟁 전 기간에 손실된 미 항모가 모두 11척이었으니, 당시 대본영의 정보 조작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만합니다. 그런데도 일본 언론은 이런 대본영의 왜곡·조작 발표를 의심도 확인도 하지 않고 그대로 전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심지어 왜곡·조작인지 알면서도 국익을 위해, 회사 이익을 위해 대본영 발표를 대서특필했습니다.

일본에서 발표 저널리즘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하라 도시오 전 <교도통신> 사장은 발표 저널리즘의 폐해가 가장 크게 나타났던 사례로, 대본영 발표를 그대로 보도해 일본 국민을 전쟁으로 내몬 일을 꼽은 바 있습니다. 이런 보도가 결과적으로 전쟁을 돕는 꼴이 됐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 기자들은 비(B), 시(C)급 전범에 해당할 정도라고 비판했습니다.

대본영 발표식 보도와 다름없는 한국의 부산 엑스포 보도
 
'"49대 51까지 쫓아왔다"… 2차 투표서 사우디에 역전 노려'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2023년 11월 24일자 보도와 '"49대51까지 따라왔다"… 결선서 대역전극 'BUSAN is Ready''라는 제목의 <매일경제> 2023년 11월 21일자 보도
▲  '"49대 51까지 쫓아왔다"… 2차 투표서 사우디에 역전 노려'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2023년 11월 24일자 보도와 '"49대51까지 따라왔다"… 결선서 대역전극 'BUSAN is Ready''라는 제목의 <매일경제> 2023년 11월 21일자 보도
ⓒ 조선일보,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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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지금도 실제 상황과 다른 정부나 기관, 기업 등의 거짓 발표를 '대본영 발표'라고 부릅니다. 상황이 나쁘거나 나빠지고 있는데도 좋다거나 좋아지고 있다고 호도하는 걸 가리키는 관용어로 굳어진 것이죠. '발표 저널리즘'이란 용어에는 대본영 발표를 그대로 답습한 일본 저널리즘에 대한 반성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언론계에서 대본영 발표와 발표 저널리즘이라는 두 용어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 발표를 확인 없이 함부로 쓰면 '큰코다친다'라는 걸 경계하기 위한 것입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119 대 29'로 참패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을 취재했던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 아니 보도가 아니라 '홍보'를 보면서, 대본영 발표라는 단어가 문뜩 떠올랐습니다. 표결 전에 우리나라 주요 언론이 전한 엉터리 보도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대본영 발표 보도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대본영 발표식 보도보다 훨씬 더 못했습니다. 엑스포 참사에 부역한 죄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본영은 거짓이지만 공식 발표라도 했고, 당시 일본 언론은 그걸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하지만 이번 부산 엑스포 기사는 공식 발표도 아닌 정부 또는 재계 관계자의 거짓 정보를 충실하게 옮기는 데 급급했습니다. 정부의 거짓을 신뢰만 했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검증하지도 않았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대본영 발표를 베껴 쓴 가짜뉴스에 관해 전후에 대대적으로 반성이라도 했지만, 우리 언론들은 엑스포 가짜뉴스 남발 뒤 반성의 낌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 최고의 신문'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조선일보>는 투표 며칠 전 "49 대 51까지 쫓아왔다...2차 투표서 사우디에 역전 노려"라고 대서특필(11월 24일 자)하더니 참패로 드러나자, 정부의 정보력 부족과 소통 부재를 탓하며 책임을 은근슬쩍 다른 데로 떠넘겼습니다. 조선일보뿐 아니라 대다수 주요 신문과 방송은 참패 뒤에도 '석패',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운운하며 반성 없는 후안무치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최대 피해자는 국민, 최고 수혜자는 한덕수 총리?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8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탈락에 아쉬워하고 있다.
▲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8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탈락에 아쉬워하고 있다.
ⓒ 사진제공 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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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쓴 예산은, 지난해 2516억 원, 올해 3228억 원 모두 5744억 원입니다. 이 많은 돈을 퍼부으며 고작 29표를 얻었으니 한 표당 198억 원을 쓴 셈입니다. 이마저 국비만 계산한 것입니다. 부산시에서 쓴 지방비와 기업들이 쓴 돈까지 합치면 푯값은 더욱더 상승할 겁니다.  

엑스포 유치가 참패로 끝나면서 바로 사과를 했다고 해서 윤 대통령이 엑스포 참사의 최대 피해자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실은 국민이 최대 피해자입니다. 민생고에 허덕이며 낸 혈세가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낭비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요. 관가에서는 대표적으로 엑스포를 기화로 나랏돈을 펑펑 쓰며 그동안 못 다녔던 세계 곳곳을 여행한 한덕수 총리와 엑스포 유치 활동을 총괄 지휘하며 호가호위했던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관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한답시고 여간해서 가기 어려운 몰타와 안도라를 방문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윤 대통령이 잦은 해외 순방을 하며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거센 비난을 받지만, 한덕수 총리도 그보다 더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은 여행을 했음이 확인됐습니다. 총리실 누리집을 보면, 한 총리는 지난해 취임 이후 1년 6개월 동안 13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5번, 올해 8번입니다.

그중에서 엑스포 유치를 명분으로 나간 것만 10차례이고, 올해 10월 이후만 4차례 2주에 1번꼴로 나갔습니다. 프랑스는 무려 5번이나 방문했습니다. 참고로, 문재인 정권 때 총리를 역임한 이낙연(2017~20년 1월) 총리는 12회, 정세균 총리(2020년 1월~21년 4월) 1회, 김부겸 총리(2021년 5월~22년 5월) 1회 해외 순방을 했습니다.

정부·국회는 유치 활동 실패 책임 묻고, 언론은 오보 반성해야
 
11월 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청사 외벽에 걸려 있던 엑스포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  11월 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청사 외벽에 걸려 있던 엑스포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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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언론이 이인삼각으로 벌인 사기극의 실태가 표결로 확인되면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혈세를 펑펑 쓰며 누가 어디서 어떤 장난을 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거의 없습니다. 한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들이 세계 곳곳을 누빈 것이 엑스포 유치를 위한 고난의 행군이었는지 엑스포 유치를 빙자한 여행 놀음이었는지 여전히 구름 속에 가려 있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매우 궁금해합니다. 왜 그토록 많은 돈을 퍼붓고도 겨우 29표밖에 얻지 못했는지, 이런 참사를 낳은 원인과 책임자는 누구인지, 대통령이 사과했는데도 물러나겠다고 나서는 부하는 왜 아무도 없는지, 언론은 누구 말을 듣고 금세 들통날 가짜뉴스로 도배했는지 등등 말입니다. 심지어 4일 이뤄진 개각에선 외교부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책임졌던 오영주 2차관이 문책은커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치권과 언론은, 국민의 준엄한 물음에 응답할 책임이 있습니다. 정부가 스스로 참사의 실태를 밝히는 게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국회가 국정조사라도 해서 엑스포 참사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언론도 이런 엄청난 오보가 나온 원인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언론도 부산 엑스포 패전의 비(B), 시(C)급 전범 정도 죄를 범했다는 비난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시민언론 <민들레>에도 실립니다.

 

태그:#한국언론, #부산엑스포, #발표저널리즘, #대본영발표표, #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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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촛불국민의 혁명 일지가 책으로 나오다

 

[책소개] 촛불국민의 혁명 일지가 책으로 나오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12/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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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을여는책


1년 6개월여에 걸쳐 윤석열 퇴진 투쟁을 펼치는 촛불국민을 담은 사진집 『촛불 그리고 사람들』(내일을여는책)이 발간됐다.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자타공인 ‘촛불 전속’ 이호 작가가 매주 토요일 열리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을 기록한 사진집이다.

 

이호 작가는 2022년 3월 26일 늦은 저녁, 당시 윤석열 당선인 사무실이 있던 경복궁역 인근에서 ‘선제탄핵’을 외치던 촛불국민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인연이 있던 김민웅 현 촛불행동 상임대표의 연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촛불 전속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올해 초 본지와 서면 대담에서 이호 작가는 당시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꾸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 내일을여는책

 

그날 이후로 이호 작가는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매주 토요일, 카메라 가방을 메고 숭례문으로 간다. 그리고 매번 수백 번에 이르는 셔터를 누르면서 촛불국민의 모습을, 뜨거운 촛불의 바다를 카메라에 담았다. 

 

수십만 장이 넘는 사진을 고스란히 자료화했고, 그중에서 수백 장을 추려서 이번에 사진집으로 발간했다.

 

이호 작가는 사진집의 주인공이자 저자는 바로 촛불국민이라고 말한다. 

 

“이 사진집은 모두의 것이다. 광장에서 ‘자주 대한’의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는 모두가 책의 저자다.”

 

“더 높은 곳도, 더 낮은 곳도 없는 곳이 광장이다. 그곳에서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는 역사의 퇴행을 막으려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즐거운 발버둥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니까. (중략) 사진작가도, 모델도, 글을 쓰는 사람도 모두 우리이기에, 이 책은 오롯이 여러분에게 바침이 마땅하다. 함께한 18개월의 시간을 다 담아낼 수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향기로 남아 늘 광장을 기억할 것이다.” 

 

  © 내일을여는책

 

그래서일까?

 

사진집을 펼쳐 본 촛불국민들은 자신의 SNS에 책을 올리면서 자기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다.

 

사진집을 출간한 내일을여는책도 “『촛불 그리고 사람들』에는 촛불국민들의 공동창작물이라 할 집회와 행진의 면면이 생생하게 포착되어 있다”라며 “수백 장의 사진이 촛불국민들의 역동과 에너지를 드러내며 폭발하는 민심을 생생하게 증언한다”라고 책을 소개하고 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추천사에서 “이 사진첩은 혁명일지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봐도 그날의 뜨거운 함성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는 투쟁의 의지가 초전도체처럼 전해져 온다”라며 “어리석고 무도한 자들이 이끄는 검찰 파시즘을 청산하고 우리가 갈망하는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축제가 여기에 담겨 있다. 때로 울고 때로 웃었고 언제나 우렁찼다. 그 소리까지 사진집 고스란히 스며있다”라고 적었다.

 

윤석열 탄핵을 위해 매주 토요일 거리에 서는 촛불국민의 혁명 일지를 담은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전국의 주요 서점에서 살 수 있다. 

 

  © 내일을여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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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을여는책

 

  © 내일을여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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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꼼수 부리려다 폭 망한다

[정희준의 어퍼컷] 병립형 선거제의 유혹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3.12.06. 05:02:14

 

한국정치 볼 만하다. 품격은 내다 버린지 오래고,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민주당이 입법독주를 이어가면 대통령은 연이어 거부권을 날리고 국민의힘은 좋다고 박수를 친다. 국민의힘이 법안을 만들면 이번엔 민주당이 걷어찬다. '국정 올스톱'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는 '극한 대치,' '국회 파행'은 '국민 불행'이다. 국민은 내년 총선에서 양 당을 심판하고 싶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게 1995년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기업은 '글로벌 1류'가 됐다. 정치는 몇 류인가. 국회의원들을 선거가 아닌 제비뽑기로 뽑아도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핵심은 의사 결정 과정: 거대 양당 구조를 탄핵해야 

 

한국정치의 후진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어왔지만 복잡할 것 없이 하나만 놓고 보자. 우리나라는 경제가 정치보다 훨씬 발달했다. 이 둘을 가르는 핵심은 의사 결정 과정이다. 

 

기업은 이사회가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데 상법에 따르면 이사가 두 명이면 이사회가 성립할 수 없다. 만약 3인 이사회에서 1인이 그만두면 이사회 권한은 주주총회로 넘어간다. 그런데 지금 한국정치는 '두 이사의 피 터지는 싸움' 때문에 멈춰버린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정치엔 '주주총회'가 없다. 두 당 중 한 당이 거부하면 상임위는 열리지 않는다.

 

지금의 극단적 대립과 국회 파행은 국민의 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적대적 공생'을 즐기고 있는 기득권 거대 양당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2인 이사회'를 용인하며 이 시스템에 의지해온 국민들에겐 엄청난 피해다. 이게 다 비용이다. 맨날 파행인데 월급은 다 받아간다. 국민은 더 힘들어지고. 

 

우리 국민은 참 불쌍하다. 두 전임 대통령이 구속되는 충격을 감내해야 했고 문재인,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연이은 실망감도 삼켜야 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마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길 거부한다. 야당인 민주당 책임도 매우 크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하겠다던 개혁은 모조리 실패했다. 정권 뺏기고 나서야 꼼수탈당까지 감행하며 검수완박 밀어붙인 후부터 국회 파행은 일상이 됐다. 

 

지금 국회를 점거하고 있는 두 정치집단의 횡포를 끝내려면 제3당이든 제3지대든 다당제든 저 두 당의 횡포를 멈춰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국회가 정상화된다. 국민의 힘이 고집하는 병립형 비례 선거제는 지역구도 먹고 비례도 먹겠다는 심보 외엔 다른 어떤 선의도 없다. 지금의 극한 대치와 파행을 바로잡을 생각이 1도 없다는 것이다.

국민이냐, 권력이냐

민주당 내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병립형 비례제가 맞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과거 대선 후보 때, 전당대회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연이어 약속했음에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이를 번복할 명분을 찾는 듯하다. 간단하다. 연동형과 병립형의 대치는 '국회 정상화'파와 '권력을 내 손아귀에'파의 대결이다. 단언컨대 권력만 쫓는 자들의 머릿속에 국민과 민생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양 당 구조에선 한쪽이 파행을 작심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또 다수 의석이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그 후과가 너무 크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밀어붙인 이후 국회는 엉망이 돼버렸다. 현재의 300석 구조에서 20석 넘는 3당이 생기거나 소수 정당들이 30석 이상 차지하면 한 당이 과반을 차지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기존 양 당도 연합하고 양보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국회가 돌아간다. 그들이 국민을 우선한다면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과거 신민주공화당, 자민련, 국민의당 등 3당 또는 4당 체제였을 때 지금보다 입법이 훨씬 순조로웠고 협상과 양보가 있었다. 기존 양 당의 독과점체제가 굳어진 지금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비례정당의 원내 진입이 필수다.

 

국민은 누구를 심판할까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연동형 비례제로 가면 20~30석을 잃을 것이기 때문에 병립형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람들은 '20년 집권,' '50년 집권'을 떠들던 자신들이 왜 국민으로부터 연이어 세 번이나 버림받았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자들이다. 국민은 무능한 기득권 집단일 뿐 아니라 스스로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내던지듯 하는 민주당을 심판한 것이다. 

 

국민이 180석이라는 어마어마한 권력을 줬더니 개혁에 모조리 실패했을 뿐 아니라 어처구니 없게도 자신이 고용한 칼잡이에게 권력을 빼앗긴 자들이다. 개혁도 꼼수로 하는 집단이다. 그런데 다음 총선에서 또 자신의 손아귀에 권력을 쥐어야겠다고 저러고 있다. 권력 쥐어줬더니 있던 권력도 빼앗겼는데 다음에 또 이기면 없는 살림에 뭘 또 빼앗길지 궁금하지 아니할 수 없다. 

 

간단하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만들든지 말든지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위성정당 안 만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대신 국민에게 "우리가 국회정상화 위해 비례 양보할 테니 지역구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면 된다. 수도권은 2~3% 차이로 결정 나는 지역구가 부지기수다. 또다시 약속을 깨고 꼼수로 정치를 하면 그런 지역구들에서 민주당은 심판 당한다. "원칙 있는 패배를 합시다"던 노무현이 기어이 대통령에 올랐다. 

 

민주당은 국민 보고 정치를 했으면 한다. 한동훈 장관, 김건희 여사 꽁무니 쫓아다니지 말고. 그리고 탄핵 떠들 시간에 민생을 살폈으면 한다. 탄핵은 국민이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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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대북 정책... 윤 대통령 '검사의 언어'로 북한 자극만"

[인터뷰]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 "남북 갈등, 한국 얻을 것 없어"

23.12.05 18:34l최종 업데이트 23.12.05 18:34l
큰사진보기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23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시민들이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23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시민들이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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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한 후 한반도 안보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1월 21일 밤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한 직후 정부는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11월 22일 15시부터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 중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했다. 이에 반발한 북한은 즉각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더욱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한 것에 대해 "1조 원의 이익이 있다면 그로 인해 초래되는 손실은 1원"이라고 주장했다. 신 장관은 또 "이런 손실을 염두에 둘 만큼 세상은 한가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는 매우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남북 군사 합의를 무력화하는 것이 과연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될까?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이런 질문에 남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자강도 희천시가 고향인 김 소장은 지난 1993년 19살에 북한을 탈출해 중국, 베트남, 홍콩을 거쳐 이듬해 한국에 들어왔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탈북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다. 이제는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지만, 그는 여전히 북한에 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1년에 5~6회씩 조·중 국경 일대를 돌아보며 북한의 변화상을 읽어내려 노력한다.

김 소장은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조치는 다분히 감정적 측면이 강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는 허상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상대방의 대응 조치를 불러와 결과적으로는 내 안보를 더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를 강화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낳는 '안보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역대 한국 정부는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어느 정부나 북한에 대한 힘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채택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를 계승한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모두 강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 평화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진보 정부가 안보를 경시했다는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꼬집은 그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감정적이고 거칠다"고 비판했다.

"북한 군사 정찰위성에 호들갑 떨 필요 없어"
 
큰사진보기북한군이 9·19 남북군사합의로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군 당국은 27일 밝혔다. 감시소를 설치 중인 북한군 병력.
▲ 북, 군사합의로 파괴한 GP에 병력·장비 투입 북한군이 9·19 남북군사합의로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군 당국은 27일 밝혔다. 감시소를 설치 중인 북한군 병력.
ⓒ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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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그 이유를 윤 대통령의 이력에서 찾았다.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에만 있었던 윤 대통령이 국제 정치나 외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다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착각"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정치나 외교에 대한 몰이해"라고 지적했다.

평생 검사만 하고 검사의 최고 직책인 검찰총장에 올랐다가 대통령에 당선된 윤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모든 분야에서 관철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보이는데, 국가 간 이익에 따라 첨예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국제 정치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몇십 년 동안 살아온 삶의 이력과 현재의 행동과는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북한을 마치 범죄자 길들이듯이 다루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를 주도하는 오너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직된 북한 체제의 취약성 때문에 북한이 먼저 전향적 태도로 나오길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대북정책에 있어서 겉으로만 그럴듯한 제안을 하고 북한이 호응해 나오길 기대했던 역대 정부의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 자체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억지로 해결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나는 대북 제재를 풀자고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어 대북 제재를 강화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북 제재를 풀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냉철하게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치 외교'를 주창하면서 미국·일본과는 밀착하고 중국·러시아와는 거리를 두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가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밀착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최근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도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잘 관리했을 때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얻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북·러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을 자극해 갈등 국면으로 갔을 때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2% 내외의 저성장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연이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북한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 한국이 잃을 것이 훨씬 더 많다고 김 소장은 우려했다. 대외 경제 의존도가 극히 낮은 북한과 그와는 정반대 상황인 한국을 놓고 볼 때, 남북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 전개되면 앞으로 한국이 감당해야할 안보 비용은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고 상상하면 끔찍하다면서 "싸움을 벌인 상대방을 죽이고, 내가 팔이나 다리 한쪽을 잃었다고 해서 과연 내가 이겼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큰사진보기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는 허상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상대방의 대응 조치를 불러와 결과적으로는 내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는 허상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상대방의 대응 조치를 불러와 결과적으로는 내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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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소장은 최근 북한이 발사에 성공해 우주 궤도에 진입시킨 군사 정찰위성의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군사 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앞으로도 4~5기의 위성을 더 쏴 올려야 하는데 여기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북한이 위성 정찰 체계를 완성하는 데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만리경 1'호 발사가 다분히 북한 체제 내부를 향한 선전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 소장은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남북 군사분야 합의 일부 효력정지로 맞받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서도 "실효적 대응 측면보다는 차기 총선을 겨냥한 보수층 결집용 카드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주 촌스럽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대외적으로 통일을 외치지만 북한 지배계층은 흡수통일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 윤 대통령은 '검사적 언어'로 대북 메시지를 내서 북한을 자극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국방은 호들갑 떨지 않고 조용하면서 내실 있게 강화해 나가면 된다"면서 "북한을 자극해서 한국이 현실적으로 얻을 게 없는데 왜 무익한 일을 벌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그:#김형덕, #919군사합의, #군사정찰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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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 수수와 거침없는 국정 언급, 눈물의 반성은 ‘쇼’였나 저장 문서]

 

  • 발행 2023-12-05 16:24:27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받는 장면 ⓒ서울의소리 유튜브 화면 캡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4개월 후인 작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 브랜드 디올 가방을 선물받고, 국정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은 취재 방식과 관련한 논란과 별개로 대선 당시부터 문제시됐던 김 여사의 도덕성 논란, 선거개입 논란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영부인 폐지’를 언급한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언도 무색케 한다.

김 여사는 대선 시기에 논문 표절, 주가조작, 허위경력 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는 말과 달리 김 여사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대화에서 선거 캠프 업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공공연히 드러났다.

각종 논란에 침묵하던 김 여사는 대선 경쟁이 한창이던 2021년 12월 26일 등떠밀려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김 여사는 “일과 학업을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했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말도 했다. 물론 각종 문제시됐던 사안 하나하나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모습. 2021.12.26. ⓒ뉴시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부인 폐지’라는 수를 꺼내 들어 김 여사의 비위 문제를 무마하려고 했고, 대통령 배우자를 담당하는 2부속실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영부인’이라는 공식직함이나 제도는 애초에 없었지만 ‘대통령 배우자’라는 자리는 지근에서 대통령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국민통합에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무게감을 감안해 실질으로는 지위를 인정받아왔다. 물론 국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월권을 배제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윤 대통령도 작년 2월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 김 여사의 ‘미투 운동’ 폄훼 발언 지적에 “공인의 아내도 공적인 위치에 있으니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장면, 최 목사와의 대화 내용은 위와 같은 윤 대통령-김 여사 부부가 과거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줬던 사과와 자숙 의지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김 여사는 최 목사의 명품 선물을 주저 없이 받았다. 만남 전 최 목사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 명품 사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이 미팅 약속을 잡았고, 최 목사가 직접 선물을 건네자 “이런 거 사오고 그러지 말라”며 인사치레를 했을 뿐이었다. 도덕성 문제로 질타를 받다가 대국민 사과를 한 사람이 민간인의 명품 선물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는 것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 목사가 카메라에 담은 장면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 위치에 있던 김 여사의 이해하기 어려운 처신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무리 사적 관계라는 점을 전제하더라도 1인칭 시점에서 “대통령이 되어보니”라는 식의 언사나 국정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놓는 등 절제되지 않은 모습은 보는 이들을 혼란케 했다.

최 목사의 촬영 영상에서 김 여사는 “제가 이 자리에 있어보니까 객관적으로 정치는 다 나쁘다고 생각해요. 막상 대통령이 되면 좌우 그런 것보다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게끔 돼 있어요. 이 자리가 그렇게 만들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렇게까지 무슨 OO 대표는 아닌데 대통령 자리에 올라가니까”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남북 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이에요. 정말로. 그래야 되고 남북 통일을 해야 되고, 이런 문제를 해야 돼서”라고 말했다. 국정 개입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이는 2021년 12월 공개된 이명수 기자와의 대화에서 “캠프에 와서 블랙조직으로 좀 뛰어보라”,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관리해야 될 애들 명단을 주면, 내가 빨리 보내서 관리하라고 그러겠다” 등 선거개입을 암시하는 말을 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보여준 강경일변도의 대북관을 우려해 김 여사에게 자신이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오고 통일운동을 했다는 점을 어필하며 대북정책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접근해 김 여사와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한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서도 국정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매우 납득이 어렵다. 최 목사와의 관계가 대북정책을 포함한 국정 현안과 관련한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을 전제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면, 매우 위험한 문제다. 나아가 최 목사와의 관계 외에도 다른 사인들과도 국정을 매개로 관계를 맺어왔다거나, 대북정책뿐 아니라 각종 국정 현안에도 관여해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최 목사가 대북정책 조언을 명목으로 김 여사와 연락하기 시작한 건 작년 1월이었다고 한다. 이는 김 여사가 허위경력 등 논란으로 눈물 흘리며 대국민 사과를 한지 겨우 한 달 지난 시점이었다.

관저 입주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스로 직을 내려놓은 사설 업체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방문객들을 접견하는 모습, 수많은 방문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김 여사를 접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파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11.23 ⓒ뉴시스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서도 ‘월권’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수차례 나왔다. 작년 8월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별도로 비공개 간담회를 한 것, 지난 4월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의 오찬에서 “개식용을 정부 임기 내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저의 본분”이라고 하고, 같은 날 납북자·억류자 가족들과 만나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게 그랬다.

납북자 관련 발언을 두고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반도 외교 안보 문제에 대해서 민감한 얘기인데 대통령 부인이 이런 말을 하는 주체로서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영부인 폐지를 암시하고 제2부속실 폐지를 공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 때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한 것과도 분명 거리가 멀다. 대통령실은 이 부분에 대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 여사의 명품 수수 및 권한 밖 대화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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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이 이준석 신당 띄우기에 나선 이유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12.04 19:48
  •  
  •  댓글 0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토크콘서트 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를 향한 보수언론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30일 조선일보는 “이준석을 집단 린치로 내모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힘은 청년을, 개혁세력을, 소수자를 저런 식으로 대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각인됐다”며 이 전 대표를 품지 못한 국민의힘 기득권 세력을 비판했다.

4일, 월간조선 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는 조갑제 역시 이 전 대표를 두고 “반공 보수가 수명이 거의 다한 상황에서 보수의 새로운 미래상을 이야기한다”며 지지입장을 밝히는 칼럼을 냈다.

이는 지난 21일 조선일보 주필 김대중의 칼럼과 겹치면 더욱 의미심장하다. 당시 김대중은 내년 총선에 우려를 나타내며 “국힘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는 것만이 참담함을 면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당에서 “내부총질이나 한다”며 비난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이 같은 보수언론의 태세전환에는 30퍼센트 초반을 오가는 윤 대통령의 처참한 국정운영 평가에 이어,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패배가 크게 작용했다.

달리 말해, 보수세력은 이준석을 리스크로 보던 데서 벗어나 보수확장의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만으로는 총선에서 과반을 얻어낼 수 없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10명 중 2명이 이준석 신당을 지지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이어, 정권 심판론으로 기우는 총선 지형도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여야 초접전 지역에서 이준석 신당이 야권 표를 더 많이 가져 간다는 조사결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신당은 ‘제3지대’로서 거대 양당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게 되고, 그 결과 상당한 중도층이 보수 정당에서 이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이 이준석 신당을 띄우는 것은 신당을 통해 범여권 벨트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신당 창당 시 지지 응답이 민주당 32%, 국민의힘 31%, 신당 16%로 계측된 것을 보면, 이준석 신당은 결과적으로 정권 심판론을 희미하게 하여 국민의힘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이에 조갑제는 “국민의힘 의석과 이준석 신당 의석을 합쳐 과반이 된다면 그것도 침몰하는 보수의 구명정 역할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노골적으로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침몰하는 배의 구명정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배다.

이준석 신당이 무늬만 다른 ‘국민의힘 2.0’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선 ‘제3지대’로서 갖춰야 할 지향 자체가 불분명하다.

당초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나선 명분은 ‘반윤’이었음에도 불구, 정작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윤석열 연대’를 제안하자 지난 3일 “반윤연대는 안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언제든 국민의힘 당권파와 협력·연대·통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 전 대표는 한국 수구 보수세력의 핵심 가치인 반공주의, 엘리트주의, 능력주의, 반 페미니즘 등에서 국민의힘 수구보수 세력과 완전히 결을 같이한다. 당장 이 전 대표 본인이 당대표시절 킹메이커로서 윤 대통령을 세우고 윤핵관의 당내 집권을 도왔다.

이는 이준석 신당이 수구 보수세력 내 권력 투쟁에서 밀려났다는 것 외에 어떤 구별되는 가치 지향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이준석 신당은 양당제에 대한 환멸로 착시를 일으켜 보수의 파이를 키우는 교란 요인일 뿐이다. 그러니 현명한 시민들은 국민의힘 아류 정당에 현혹되기보다는 진정한 제3지대를 찾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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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방통위원장에 검사 선배 김홍일?” 방송장악 논란 재점화 전망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12.05 07:47
  •  
  •  수정 2023.12.05 07:49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공백 메우기 급급”-‘여성·전문성’ 강조한 조선

한겨레 “방송 전문성 전무한 검사 출신, 방송장악 의지”

중대재해처벌법 ‘또 2년 유예’ 시도… 실형 단 1건

5일 아침신문의 주된 관심은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용 내각’이었다. 윤 대통령은 어제 6개 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신문들이 논조를 막론하고 이를 ‘총선용 내각’으로 이름 지은 가운데 다수가 인사에서 국정 쇄신 의지를 읽기 어렵다고 평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원희룡(국토교통부), 박민식(보훈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물러나고 이 자리를 각각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오영주 외교부 2차관으로 채웠다. 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을 해양수산부 장관,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5일 아침신문 1면

▲5일 한국일보

▲5일 경향신문

▲5일 경향신문

 

신문들은 이번 선거용 개각을 두고 경제 부처 중심 내각이자 ‘편중 인사’에 변화를 주려고 꾀했다고 평했다. 동아일보는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한 이번 1차 개각은 총선을 앞두고 경제 안정화에 방점이 찍혔다”며 “지명된 장관 후보 6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앞서 발표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남성임에 따라 서오남(서울대, 오십대, 남성) 중심 국정 운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내각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등 신문들도 이같이 풀이했다.

정부는 해당 분야 전문성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신문들 풀이는 달랐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외교 관료를 중기부 장관에 기용하는 건 어떤 전문성이 있어서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다수 신문은 정치인 출신들이 있던 장관 자리를 관료와 학자로 채우는 데에 ‘안정감’ 또는 ‘정부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라고 봤다.

▲5일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관료와 전문가 중심이다. 내각을 재정비해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일색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직 정권 초반인 시점에 관료그룹을 전진 배치해 국정 쇄신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개각의 초점이 총선 출마자 배려에 맞춰지면서 ‘국정 쇄신이나 인적 쇄신’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새 장관 후보자들의 대부분은 ‘관료·학계 출신’이다. 이들이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직언이나 조언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5일 한겨레

윤 대통령이 공약한 ‘책임 장관제’도 멀어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부처 장관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지도록 하는 분권형 책임 장관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며 “(지난 6월) 중앙부처 차관 임명자 12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명을 용산 대통령실 출신 비서관들로 임명해, 대통령의 직접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차관 정치’라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5일 한겨레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여성 3명이 후보자로 기용된 게 눈에 띄지만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발탁했는지도 평가가 엇갈린다. 국정 기조 변화보다는 청문회 등을 의식한 무난한 인사 기용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닌가”라고 했다.

▲5일 동아일보

보수 신문들 사이 논조 차가 눈에 띈다.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대통령실 설명에 따라 ‘여성·전문성’을 강조한 보도를 냈다. 특히 조선일보는 이어지는 3면 기사 제목에서 윤 대통령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어도 좋다”며 인적 쇄신을 꾀했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신문

▲5일 조선일보

▲5일 조선일보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내 편, 네 편 가리지 않는 과감한 인재 등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듯 고장 난 국정 시스템을 바로잡는 인적 쇄신, 이를 통한 국정 쇄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다. “그러나 6개 부처에 그친 개각의 폭이나 지명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장관들의 총선 출마에 따른 내각 공백을 메우는 데 급급했던 것 아닌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전문가와 관료 편중 때문에 인사를 통한 변화의 메시지보다는 국정 기조의 안정과 연속성에 지나치게 무게가 쏠렸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방통위원장에 검사선배 김홍일?”

이날 개각 명단에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이름은 없었다.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로는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직속상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유력하다. 판사 출신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동아일보는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던 그는 애초 법무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다가 이 전 위원장 사퇴 이후 방통위원장 후보군으로 갑자기 바뀌었다”고 했다.

▲5일 동아일보

▲5일 한겨레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이 전 위원장 사퇴 직후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자 주말 동안 하루 상간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이 고사하는 점도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만약 김 위원장이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다면, 권익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5개월 만의 자리 이동”이라며 “방송 전문성이 전무한 검사 출신을,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자리를 이동시켜가며 방통위원장에 지명한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강력한 방송 장악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일경제는 “충남 예산이 고향인 김 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재임할 당시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했고 윤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고 했다.

▲5일 매일경제

이어 “서울고검장 출신인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도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며 “김 변호사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대검 시절 같이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방통위 파견 법률자문관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과 외교부장관 인선도 서두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임은 추가 개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들이 전했다.

 

‘실형 1건’ 중대재해법, “또 2년 유예” 비판

정부와 여당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또다시 ‘2년 유예’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 1월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3년 전부터 예고된 사안을 또다시 미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지난 3일 고위협의회를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을 유예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83만여곳에 이르는 확대 시행 대상인 50인 미만 사업장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야당까지 유예 여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정 논의 전제조선으로 정부 사과 등을 내걸면서 유예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5일 한겨레

▲5일 한겨레

중대재해처벌법은 2021년 제정된 뒤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5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은 추가로 2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현행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장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기업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규정한다.

신문들에 따르면 지난해 644명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60%가 5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난 사고다. 한편 올해 6월까지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392명이다. 이 중 80%인 312명이 중대재해법 시행이 유예된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이었다.

▲5일 경향신문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시행 2년 동안 기업이 받는 처벌 수준은 오히려 낮았다는 평가를 전했다. 법 시행 뒤 450건 이상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지만 대표 등이 기소된 사건은 30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4일까지 11건의 법원 선고가 이뤄졌는데 1건(한국제강)을 빼고 모두 집행유예였다. 신문들은 민주노총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이같이 전했다.

세계일보 6면 보도에 따르면 실형이 선고된 1건은 지난해 3월 경남 함안군에서 60대 노동자가 보수작업 중 크레인에서 떨어진 1.2t 무게의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건이다. 법원은 “수년간에 걸쳐 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실이 여러 차례 적발되고 산업재해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일보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은 사업주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충실한 업무를 하도록 시행령 4조5호 규정 의무를 준수했는지를 주로 살폈다고 했다.

▲5일 세계일보

경향신문은 노동부가 법 적용 유예를 연장하며 제시하는 대책도 비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2만 6500곳에 안전보건 컨설팅을 하겠다고 했는데, 약 83만개에 달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1회라도 컨설팅을 완료하려면 25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는 총 3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뭘 했기에 시행 날짜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지금 또 시행 유예를 꺼내 드는 것인지 무책임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준비 부족을 이유로 드는 것은 정부의 의지 부족을 드러낼 뿐”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서둘러 지원에 힘을 쏟는 것”이라고 했다. 유예 합의 여지를 밝힌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더불어민주당도 정부 사과 등 3개 조건을 걸며 법 유예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야당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겨레는 “4일치 한 조간신문(경향신문) 1면에 ‘중대재해 처벌법, 이렇게 준비하세요!’라는 제목의 정부 광고가 실렸다. 내년 1월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을 앞두고 해당 사업주들에게 준비사항을 안내하는 내용으로, 서울시·환경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명의 광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정부·여당은 바로 전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2년 유예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얼마나 졸속으로 다루고 있는지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했다.

▲5일 한겨레

▲5일 세계일보

반면 보수 신문과 경제지는 외려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 협조’를 요구하는 사설을 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영세기업들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면 폐업과 일자리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사업주를 처벌하는 것이 옳은지를 놓고서는 여전히 논란”이라고 했다. 세계일보가 6면에서 ‘법원이 사업주의 시행령 준수 위반을 문제 삼았다’고 판례를 분석한 것과 어긋나는 주장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1년 간 산재사고 사망자가 248명에서 256명으로 오히려 늘었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김예리 기자y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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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의 '황당한' 유서, 국민은 크게 놀랐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12/05 09:49
  • 수정일
    2023/12/05 09: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고] 사찰 전각 개인 것으로 생각, 억 단위 돈 예사롭지 않게 여겨... 종단 고위급 승려들의 민낯

23.12.04 18:02l최종 업데이트 23.12.04 18:02l


자승 스님이 11월 29일 안성 칠장사에서 죽은 이후로 조계종단은 자승 스님을 미화하는 게 불교를 위하는 일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그런 종단의 비불교적인 미화 작업에 대해 종단 안팎으로 비판이 뜨겁다. 사찰의 건물을 불태우면서 숨어서 죽는 것이 무슨 소신공양이냐는 것이다.


종단은 자승의 여러 개 유서 중에서 상좌들에게 지시하는 특이한 유서를 공개했다. "탄묵,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 25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는 유서였다.

각자 2억씩 내라는 스승의 모습
 
큰사진보기자승 스님의 유서
▲  자승 스님의 유서
ⓒ 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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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내용이 적힌 유서는 제외하고서 공개해야 할 만한 것을 선택해서 공개한 것이다. 종단이 공개한 유서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이 유서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이 유서를 보고 여러 번 크게 놀란다. 그 이유는, 

첫째, 이미 자승이 사찰의 전각을 태우려고 결심한 것이 유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사찰의 전각을 새로 건립해 주면 전각을 태워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칠장사는 삼국시대 자장 율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국보 괘불 탱화가 있고, 보물로는 대웅전, 혜소국사비, 석조여래입상, 삼불회괘불탱화 등이 있어서 사찰 일원이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이렇게 도량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사찰의 전각을 승려가 태웠다는 것에서 국민들은 크게 놀란다. 또한 사찰의 전각은 수행자들이 머물러 수행하는 승가공동체의 재산이다. 사찰의 전각을 개인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승단의 스님들도 크게 놀랐다. 

둘째, 2억 원이나 3억 원을 마치 20만 원이나 30만 원쯤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자승의 금전 감각에 국민은 크게 놀란다. 상식적으로 한 사람에게 2억 원을 보시하라고 하면 적어도 그 사람이 십억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자승의 상좌들은 모두 십억 대 이상의 부자라는 것이 합당한 추측이다.

어떻게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지 않는 수행자들이 그렇게 부자일 수 있는지 국민들은 비애감을 느낀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전 총무원장과 그 상좌들이 이러한 수준이라면 그동안 자승을 따라다녔던 여러 승려들도 그렇지 않겠는가? 통장에 몇십억 원씩 가지고 있는 스님들이 어찌 수행에 관심을 갖겠으며 가난한 불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큰사진보기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3.12.3
▲  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3.1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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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자승의 유서가 공개 됨으로써 자승의 삶이 드러났다. 생선을 싼 포장지에서 비린 냄새가 나듯이 유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냄새가 있었다. 불태운 전각을 다시 지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문화재로 가득한 칠장사의 전각을 태우려는 승려, 제자들에게 각각 2억 원씩 총 8억 원을 요구하는 스승의 모습, 각자 십억 원 정도의 돈을 소유하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종단 고위급 승려들이 유서를 자랑스럽게 공개하였기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이 유서를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종단 고위급 승려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다시 절망을 느낀다. 유서에 나타난 심각한 문제를 문제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적어도 그들도 그렇게 살고 싶거나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넷째, 자승의 유서 마지막 문장에는 "전법합시다"('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자'는 뜻)라는 글이 보였다. 자승은 인도에 걷기 순례를 다녀와서 이제는 "성불합시다"라는 말 대신에 "전법합시다"라고 인사하자고 제안했다. 자승의 뜻을 받들어 영결식장에서도 "전법합시다"라고 대중이 합창했고, 다비를 위해 쌓아놓은 장 장작더미 위에도 '전법합시다'라는 현수막이 빛나게 걸려있었다.
 
자승은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만들어 150억 원 상당의 전법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유서에서 보여주는 자승의 사고방식을 보면 그의 전법이라는 것은 우리 편 많이 만들어서 국가보조금 많이 타고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면 '우리는 이렇게 많은 표를 가진 집단이다'라고 어깨에 힘주고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전법은 전법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들러리 모집하기, 전법 기금이라는 거룩한 이름의 자금으로 사람 포섭하기 아닌가? 자승은 종단 내에서 돈으로 승려들을 모으고 관리해 왔듯이 대학생들도 돈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단 실세들의 적나라한 실체
 
큰사진보기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분향소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되어 있다.
▲  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분향소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되어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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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의 유서에는 51년 동안 승려로서 살아온 그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종단이 자승을 옹호하고 미화함으로써 자승의 실체뿐만이니라 종단 실세들의 적나라한 실체도 까발려졌다.

종단이 자승의 죽음을 미화하는 작업이 요란하게 진행되자 도정 스님, 진우 스님을 비롯한 몇몇 스님들이 종단자정센터와 함께 전국의 스님들께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자승 스님의 죽음을 소신공양이라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93.1%의 스님들이 '소신공양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 93.8%의 스님들이 '자승은 끝없는 정치적 욕망과 명예를 추구한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 자승에 대한 종단장에 반대하고(87.3%) 향후 자승이 만든 상월결사의 재산은 종단 등으로 귀속하고 해체해야 한다(89.8%)고 스님들은 응답했다(관련기사: 자승 스님이 '소신공양'? 스님들에게 물었더니... https://omn.kr/26m5s).

불교계 신문·방송들이 자승을 위한 홍보 전단처럼 활약하고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스님들은 자승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 유튜브 '명진TV'등에서 자승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이 종단이 개혁되리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까지 여러 번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종단은 그때마다 무시하고 외면하면서 대중의 뜻과 반대되는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자승의 죽음을 소신공양이 아니라고 질타한 양심 있는 스님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앞으로 제2의 자승이 나와서 활개 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될 것이라는 위안도 함께. 대중 스님들이시여, 종단은 그들이 운영해도 역사는 우리가 씁니다.

* 필자 소개: 비구 허정은 대한불교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자승 스님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종단으로부터 세 번의 고소·고발을 당하였고 한 번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 아직도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못하신 분은 종단자정센타(010-7670-4024 )로 전화주세요.

 

태그:#자승, #유서, #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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