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대로면 수도권 '필패' 국민의힘, 35석 더 얻을 수 있는 방법 있다

[기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국민의힘의 121명 수도권 당협위원장에게 드리는 호소문

조성복 독일정치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3.12.14. 05:01:50

 
 

 

최근 국민의힘 내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49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가능한 곳은 6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출마자들이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따로 선출하는 과거의 병립형 선거제도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선거제도가 병립형으로 돌아가고 2024년 4월 총선에서도 유권자의 의사가 최근의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수도권의 121개 지역구 가운데 17개를 얻은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선거제도를 병립형이 아니라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꾼다면, 내년 총선에서 2020년과 유사한 지지를 받더라도 수도권에서 기존 17석에 더해 추가로 35석을 더 얻을 수 있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가능한 것인지 아래 표를 이용해 살펴보겠다. 

 

▲ 표 1. 2020년 제21대 총선의 수도권 지역구 선거결과.

 

<표 1>은 수도권의 지역구 선거결과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결과가 103석 대 17석으로 압도적 격차를 보인다. 그렇다면 유권자의 의사도 의석수만큼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렇치 않다. 

 

아래 표2, 3, 4에서 보듯이 거대양당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30%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의석수는 과도하게 차이가 난다. 유권자의 지지와 의석수 사이에 괴리가 큰 것이다. 

 

▲ 표 2.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서울시 의석결과.

 

<표 2>의 서울시 정당득표수는 지난 2020년 총선의 결과이다. 배정의석이 58석인 이유는 지역구 49석에 비례대표 9석을 더한 것이다. 비례대표 9석은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서울시 유권자 비율만큼 곱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에서 유권자의 지지만큼 받을 의석은 21석인데, 지역구에서 8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13석은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얻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병립형과 달리 지역구 후보가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가 된다. 그래서 49개 지역구 후보가 그대로 서울시 권역의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비례대표 순번은 서울시당위원장이 제시하고, 서울시 당원의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게 되면, 국민의힘 서울시 당협위원장 가운데 최소 13명은 지역구에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 

 

▲ 표 3.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경기도 의석결과.

 

<표 3>의 경기도 정당득표수도 지난 2020년 총선의 결과이다. 배정의석이 71석인 이유는 지역구 59석에 비례대표 12석을 더한 것이다. 비례대표 12석은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경기도 유권자 비율만큼 곱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경기도에서 유권자의 지지만큼 받을 의석은 25석인데, 지역구에서 7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18석은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얻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지역구 후보가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가 된다. 그래서 59개 지역구 후보가 그대로 경기도 권역의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비례대표 순번은 경기도당위원장이 제시하고, 경기도 당원의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게 되면, 국민의힘 경기도 당협위원장 가운데 최소 18명은 비록 지역구에 근소한 차로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 

 

▲ 표 4.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인천시 의석결과.

 

<표 4>의 인천시 정당득표수는 지난 2020년 총선의 결과이다. 배정의석이 16석인 이유는 지역구 13석에 비례대표 3석을 더한 것이다. 비례대표 3석은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이천시 유권자 비율만큼 곱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인천시에서 유권자의 지지만큼 받을 의석은 6석인데, 지역구에서 2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4석은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얻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병립형과 달리 지역구 후보가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가 된다. 그래서 13개 지역구 후보가 그대로 인천시 권역의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비례대표 순번은 인천시당위원장이 제시하고, 인천시 당원의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게 되면, 국민의힘 인천시 당협위원장 가운데 최소 4명은 지역구에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바꾸면 모든 정당은 유권자의 지지만큼 의석수를 얻게 된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런 기본원칙이 기존의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자신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보다 훨씬 부족한 의석을 얻고도 왜 이를 방치했던 것일까? 그것은 다음 총선에서 바람이 반대로 불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얻었던 횡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대양당은 매번 자신들이 승자독식의 행운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기존의 불공정하고 왜곡된 선거제도를 방치해 왔다. 그에 따라 군소정당은 선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의석을 얻을 수가 없었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 정치의 발목을 잡아왔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에게 호소한다. 선거제도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고 또다시 그대로 방치한다면, 안타깝게도 최근의 내부 조사 결과대로 내년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세한 차이로 지역구에서 패배하면 그대로 끝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충을 영남지역의 의원들은 절대 느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독일식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대로 도입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한다면, 위의 표에서 보듯이 현재와 같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최소 35명의 추가 당선자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도록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서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의힘은 정치개혁의 큰 명분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공학적으로, 또 현실적으로도 막대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복

조성복 교수는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7년 30대 중반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2000~2007년까지 쾰른 및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2007년 쾰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베를린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후 2010년에 귀국하여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국회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저서로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 <독일 사회, 우리의 대안> <독일 연방제와 지방자치>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등이 있습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조교수의 사치'를 통해 우리 사회현상과 정치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재생에너지 ‘사정광풍’ 이어 ‘예산 반토막’ 낸 윤 정부

지원금·융자 사업 내년도 예산 대폭 감액…태양광 업계 “줄도산 우려”

전라남도 보성 녹차 연구소에 설치된 차밭 영농형 태양광. 녹차는 상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도 생산수확량 감소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 제공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대해, 에너지전환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그간 태양광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압박을 가한 터라 산업 생태계는 이미 위기에 몰려있다. 업계에서는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13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내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를 보면,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때 지원금을 지급하는 신재생에너지보급지원 사업 예산이 올해 2,470억원에서 1,595억원으로 삭감됐다.

해당 사업은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 비용의 일부를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형식이다.

주민,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각 단위에서 진행되는 태양광 설비 구축이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관련 예산을 깎으면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 지원금 사업의 예산 집행률은 2022년과 2021년 각각 95.4%, 99.9%에 달했다. 저리 융자 사업의 2022년 예산 집행률도 90%가 넘는다. 이들 사업은 연초에 공고를 내 신청을 접수한다. 신청이 몰려 예산이 부족하게 되면 선착순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도중에 진행을 포기하는 프로젝트가 발생해 예산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공고를 낸다. 100%에 근접한 예산 집행률은 지원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예산안대로 지원 대상이 축소되면 연초 신청 경쟁 속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게 된다. 총 사업비용에서 정부 지원금과 융자로 충당하는 비중이 커, 지원이 막히면 사실상 프로젝트 진행이 불가능하다. 내년도 단독주택 태양광 지원금 예산을 보면, 건당 비용을 510만원으로 잡고, 그중 44%인 224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산출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마을 단위 프로젝트는 건당 비용 15억 8천만원에 지원금 7억 4,260만원(47%)이다. 추가 공고를 노려볼 수도 있지만, 애초에 규모가 작아 하늘의 별 따기다. 내년 초 공고까지 미루는 것 외에는 마땅한 수가 없게 된다.
정부는 건당 지원금을 최대한 유지하는 가운데, 지원 대상을 대폭 줄였다. 가령 단독주택 소유자가 옥상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때, 올해는 한 가구당 평균 240만원을 지원했는데, 내년에는 224만원으로 16만원이 줄어든다. 반면 지원 대상은 1만 3천건에서 5,794건으로 절반가량을 잘라낸다. 상가나 공장 등 건물에 대한 건당 지원금은 3,581만원에서 3,766만원으로 소폭 증가하지만, 지원 대상은 791건에서 230건으로 줄어든다. 마을 단위 프로젝트 지원도 동일한 방식으로 예산이 감액됐다.

신재생에너지금융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3,952억원에서 내년 2,389억원으로 축소된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에는 융자를 지원한다. 협동조합과 중견기업에는 각각 총사업비의 최대 90%, 70%를 저리로 대출해 준다. RE100 추진 대기업이나, 해당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려는 발전사업자는 50%이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분기별 변동금리가 적용되는데, 올해 4분기에는 2.50%가 적용된다. 정부는 1MW당 설치 단가를 올해 14억 7천만원에서 내년 13억 6천만원으로 낮추고, 평균 융자율을 81%에서 72%로 내려 잡았다. 목표량은 330MW에서 244MW로 하향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기반 무너진다

정부의 과도한 예산 삭감이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양광 산업은 아직 정부 지원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할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단계다. 지금 당장 전기차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면,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산업 전반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기존에는 250만원으로 설치할 수 있던 걸, 지원 축소로 500만원에 세워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면 지원을 줄여도 버틸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 삭감이 큰 타격으로 작용할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 사업은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에 좀 더 용이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 국산 태양광 제품을 많이 사용했는데, 주민 참여 기회가 봉쇄되면서 국산 제품이 사용될 통로도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태양광 설치 단가가 낮아지는 추세라, 건당 지원금을 줄여도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원 수요가 많다는 건 지원을 줄여도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태양광 설치 비용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정부 지원을 충당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정 상근부회장 설명이다. 그는 “아직은 단가 하락 폭이 효능감을 느낄 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등으로 2021년 대비 10% 정도 떨어졌다”면서도 “총 설치 단가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태양광 설치 비용이 500만원일 때 모듈 비중은 약 30%, 150만원 정도다. 총 설치 비용에서 15만원(3%)이 빠지는 셈이다. 태양광 설치에는 모듈뿐 아니라 한국전력에 지불하는 계통연계비, 대출 원리금 상환비, 인허가를 위한 간접비 등이 들어간다.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자료사진. ⓒ한화큐셀

사정광풍에 대기업도 공장 멈춘다

태양광 산업은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된 재생에너지 축소 정책으로 이미 위기 상황에 몰려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치를 낮췄을 뿐 아니라, 발전사업자의 재생에너지 발전 의무도 완화했다.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에는 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RPS)가 적용된다. 당초 2026년까지 RPS 의무비율을 25%까지 높일 계획이었으나, 2030년으로 늦췄다. 올해 의무비율도 14.5%에서 13%로 하향했다. 한전 자회사를 비롯한 발전사업자가 태양광 설비를 구축해야 할 유인이 약해진 것이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에 대한 지원 정책도 없앴다. 100kW 이하 소형 태양광 전기를 한전 자회사가 경쟁 입찰 평균가 중 가장 높은 가격에 사주는 한국형 FIT(발전차액지원제도)를 지난 7월 폐지했다. 지원받기 위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100kW 단위로 나누어 설치하는 ‘쪼개기’ 등 부정 사례가 드러났다는 게 이유였다. 정 상근부회장은 “소규모 발전사업자 대부분이 농민들인데, 정부의 의무 구매 지원을 받기 위해 200kW 설비를 두 개로 쪼갠 걸 두고 범죄자로 몰아가고 제도를 폐지하는 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대통령의 ‘탈태양광’은 ‘사정광풍’으로 시작됐다. 신호탄은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의 태양광 비리 적발 발표였다. 신재생에너지금융지원 사업을 둘러싼 위법·부적정 대출 등 총 2,267건(2,616억원)을 적발했다는 것이었다. 이틀 뒤 윤 대통령은 태양광 비리를 겨냥해 “혈세가 이권 카르텔 비리에 사용돼 개탄스럽다”며 “사법 시스템에 의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문재인 지우기’라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됐다. 당시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정책을 불법으로 못 박아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려는 것”이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감사를 펴고, 일부 사안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는 돈줄도 조여들어 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태양광 부실 대출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곧이어 조사 결과에서 태양광 관련 대출 연체율이 높지 않다고 발표하면서도, “보다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권 대출이 막히기 시작했다. 태양광을 설치하려면 정부 지원 외 자금 일부는 은행에서 빌려 사업을 진행하기 마련이다. 정 상근부회장은 “금감원이 문제 제기하면서 들여다보는데, 어느 금융권이 태양광에 대출을 해주겠느냐”며 “주요 기관 사정광풍으로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한화의 공장 가동 중단은 태양광 산업의 현재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은 오는 17일부로 음성 공장을 멈춘다. 또한, 음성·진천 공장 생산직 노동자 1,8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음성 공장 생산 능력은 3.5GW로, 한화큐셀의 국내 총 생산 능력 6.2GW 중 60%를 맡고 있다. 한화큐셀은 “국내 모듈 수요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생산 설비를 늘린다. 미국 조지아주에 3조 2천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1.7GW인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을 총 8.4GW로 확대한다. 미국은 3,690억 달러 규모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설비 투자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등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원한다.

비단 미국뿐 아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시장이 줄어드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화큐셀의 공장 가동 중단도 정부 정책에 따른 재생에너지 산업 위축의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태양광 사업에 대한 감사를 1년 내내 하고 금융권에서는 대출 중단 조치를 동시에 취하면서 업계 전반에 충격이 누적돼 왔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2020년과 2021년 4GW를 웃돌았으나, 지난해 3GW로 떨어졌다. 수출입은행은 연초 올해 예측치를 3GW로 봤으나, 2.5GW로 낮춰 잡았다.

정 상근부회장은 “대기업이 공장을 멈추고 희망퇴직까지 들어갔으면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며 “태양광 설비 제조 기업 전체로 보면 30~40%가 도산·파산·폐업·매각·법정관리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 예산안대로 신규 공급 물량은 더 줄어들고 위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자력 발전소 3,4호기 부지에서 원전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2.29 ⓒ뉴스1

국제무대서 재생에너지 3배 약속한 정부의 모순

원전을 늘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은 올해 1조 1,092억원에서 내년 6,330억원으로 43%가량 쪼그라든 반면, 원전 관련 예산은 총 1,332억원으로 올해 대비 15배 증액됐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낮아져, 관련 예산을 줄였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지난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기존 30.6%에서 21.6%로 하향 조정했다.

원전에 힘을 주는 정부이지만,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국제적인 추세를 전적으로 거부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날 막을 내린 제28차 국제연합(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의 3배인 1만 1천GW로 확대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선연문에는 “다양한 출발점과 국가적 상황을 고려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최소 3배 늘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일본, 인도 등 123개국이 참여했다. 협약을 이행하려면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높이고 관련 예산을 늘려야 한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따라 예산을 줄었다는 명분은 사라지게 됐다”고 짚었다.

각국에 의무가 부여되는 협약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약속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있다. 국가 신뢰 문제 차원을 넘어, 제대로 된 후속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 전문위원은 “강제 조항이 아니라 하더라도, 불이행 시 어떤 방식으로든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동의 이행 메커니즘에 따라 서명국 간 협력·지원하는 데 한국만 빠지게 되면 조치가 따를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낮춘 한국 정부는 협약과 모순되는 입장임에도 국제 공조에서 배제되는 데 따른 부담이 있으니 참여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재생에너지 예산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재생에너지보급지원 사업을 정부안 159,5억원에서 3,214억으로, 신재생에너지금융지원 사업을 3,389억원에서 5,691억원으로 증액했다. 다만, 민주당 수정안대로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는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양당 원내대표와 예산결산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이른바 ‘2+2 협의체’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 조한무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침신문솎아보기] ‘화석연료 퇴출’ 결국 빠진 COP28 합의에 “오염산업 억만장자가 각국 대표”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12.14 07:42
  •  
  •  수정 2023.12.14 09:29
  •  
  •  댓글 0

 

[아침신문솎아보기]‘화석연료 퇴출’ 합의 못한 데 신문들 지적

‘탄소포집’ 눈속임 지적한 한겨레

‘서울의봄 학교관람 막으며 유튜브 장사’ 한국일보등 사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대신 각국이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을 약속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신문들은 논조와 무관하게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공동의 움직임에 처음 합의했다면서도 ‘퇴출’을 명시적으로 담지 못해 초안보다 후퇴했다고 평했다.

당사국 총회는 13일 사상 처음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합의로 막을 내렸다. 합의문은 “2050년까지 전세계가 넷제로(이산화탄소 순배출 0)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결정적인 시기인 10년(2021~2030년) 안에 에너지 체계에서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그 방식이 “공정하고 질서 있고 공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14일 한겨레

 

▲14일 아침신문

신문들은 기후위기 주범인 ‘화석연료’가 당사국총회 합의문에 등장한 건 1996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당사국총회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술탄 자비르 당사국총회 의장은 이번 합의가 “역사적”이라고 했다.

폐막일을 하루 넘겨 연장전 끝에 합의됐는데, 지난 11일 공개된 초안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없이 ‘화석연료의 생산과 소비를 줄인다’는 문구만 들어가 반발이 거세져서다. 이에 폐막식을 미룬 끝에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환(transitioning away)’을 10년 이내 개시해야 한다고 밝히는데 합의하고 명시적 문구는 빠졌다.

▲14일 경향신문

다수 신문이 이를 주요 지면에 실었다. 신문들은 ‘28년 만에 화석연료 감축을 공식 기재한 역사적 합의’라면서도 ‘퇴출’ 문구를 뺀 미진한 합의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당초 100개국 이상이 요구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표현은 빠졌다”고 했고, 조선일보도 “산유국들의 반대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는 빠졌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퇴출을 명시하는 대신 ‘감축’에 그쳤다고 했다.

▲14일 경향신문

▲14일 세계일보

▲14일 조선일보

▲14일 한겨레

세계일보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선 2030년엔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여야 한다”며 “COP28개막 전부터 기후변화 최대 피해국인 39개 도서국과 국제기후환경단체들은 이번에야말로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을 합의문에 못 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특히 기후 재앙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작은 섬나라들이 결성한 군소 도서국 연합은 이 합의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군소 도서국 연합은 연합에 속한 39개 대표들이 참석하지 않은 데 합의를 통과시킨 점을 지적했다. 또 “당사국들이 2025년까지 최대 배출량 감축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과학을 말하지만, 과학이 말하는 바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은 빠져 있다”고 했다.

▲14일 중앙일보

경향신문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조건도 완화됐다. ‘재생에너지 3배 증가, 에너지 효율 2배 증가’ 목표에도 구체적 기준 시점과 목표 수치가 모두 빠졌다”며 “초안에 포함됐던 ‘저감 조치 없는 신규 석탄 발전 허가 제한’ 내용도 사라졌다”고 했다. 한겨레는 군소 도서국 연합이 “당사국들이 2025년까지 최대 배출량 감축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과학을 말하지만, 과학이 말하는 바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은 빠져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했다.

한겨레는 “‘단계적 퇴출’에 결사반대 입장을 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대성공’이라고 평가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고 했다.

▲14일 경향신문

한겨레 “UAE 석유공사 포집하겠단 탄소 1천만톤, 배출은 34억톤”

한겨레는 총회 의장국이자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가 주요 의제로 만들려 한 ‘탄소 포집’의 실체를 다뤘다. 박기용 기후변화팀 기자는 칼럼 ‘유레카’에서 “탄소 포집은 화석연료에서 대기로 배출된 탄소를 다시 잡아내 땅속이나 해저에 보관하는 기술이다. 당장 배출 감소가 쉽지 않은 분야에 적용할 실험적 기술인데, 갈수록 이 기술로 탄소중립이 가능하리라 착각하는 이가 많아진다”고 했다.

박 기자는 “이 기술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배출 감소가 쉽지 않은 분야의 전환 노력을 소홀히 만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비용이 매우 비싸 활용도가 떨어진다. 기술 자체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 효과도 그만큼 적다. 고체(석탄)나 액체(석유)를 태워 기체(온실가스)로 만드는 일이 쉬울까, 그 반대가 쉬울까”라고 썼다.

박 기자는 “아랍에미리트 국영 석유기업인 아부다비석유공사가 2030년까지 늘리겠다고 한 탄소 포집 설비 용량은 연간 1천만톤 규모”라며 “비영리단체 ‘글로벌 위트니스’가 계산한, 아부다비석유공사가 2030년까지 배출할 이산화탄소 추정치는 34억2천만톤”이라고 꼬집었다.

▲14일 한겨레

 

경향신문 “각국 대표 억만장자 4명 중 1명이 탄소배출기업”

경향신문은 “당사국총회(COP28)에 각국 대표로 등록된 억만장자 4명 중 1명은 석유화학, 광업, 축산업 등 오염물질 배출이 심한 산업으로 부를 얻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가디언 신문 보도를 전했다. 가디언은 옥스팜이 COP28에 등록된 억만장자 34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했다.

옥스팜은 ‘기후 악당’ 억만장자 중 4명은 각국 대표단 회의와 주요 토론이 진행되는 블루존에서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졌고, 11명은 UAE로부터 직접 초청받은 인물이었다고 지적했다. 협상을 주관한 술탄 자비르 COP28 의장부터 화석연료 기업 대표다. 자비르 의장은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이면서 국영 석유회사인 아드녹의 최고경영자(CEO)다.

한겨레는 당사국총회 폐막일인 오늘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으로 보건대, 탄소 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길로 능동적으로 나아가지 않는 국가는 장차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는 윤석열 정부 들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샛길로 가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음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14일 경향신문

‘서울의 봄’ 학교 관람 막으려 중계한 ‘막장 극우’

보수 단체와 극우 유튜브 채널 관계자 10여명이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학교 학생들이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하는 것에 항의하는 집회를 연 것이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가 이를 두고 ‘막장 극우’이자 ‘학교 앞 협박’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사설을 내 우려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영화 단체관람을 계획한 학교들을 비난·공격하는 글을 올려 취소를 종용한 뒤 급기야 학교 현장에 들이닥쳤다. 14일에는 송파구의 중학교를 찾는다고 했다. 이들은 ‘주입식 좌파 교육의 전형’인 단체관람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14일 경향신문

▲14일 한국일보

경향신문은 “1979년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자행한 12·12 군사반란은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역사적 판단과 사법적 처벌이 이미 내려졌고,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 무엇이 편향이고 왜곡이란 말인가. 영화에 색깔론을 덧씌운 이들의 역사 인식이야말로 극심한 편향과 왜곡”이라고 했다.

학교 앞 시위 현장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경향신문은 “유튜브 채널은 후원 계좌를 중계 내내 화면에 게시했다. 자신들의 시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교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었다”며 “시선 끌기와 돈벌이가 우선인 사이버 렉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런 행태는 군사반란 향수에 젖어 있는 게 아니라면 유튜브 수익을 올리려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ykim@mediatoday.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통령실 찾은 시민사회, “충돌 부르는 적대행동 당장 멈춰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12/14 10:10
  • 수정일
    2023/12/14 10: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12.13 18:09
  •  
  •  수정 2023.12.13 18:15
  •  
  •  댓글 0
 
[사진출처-참여연대]
[사진출처-참여연대]

“날로 확대되는 연합군사훈련, 대북전단살포에 이어, 정찰기, 전투기, 무인기, 기구 등의 진입, 확성기 설치와 재가동, 철거되었던 GP의 복원과 재무장은 접경지역의 충돌 위기를 더욱 극단적으로 고조시킬 것이 자명하다.”

203개 단체가 모인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 종교, 시민사회 연석회의」가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우려하면서 “군사충돌 부르는 적대행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무력화되고 오히려 접경지역의 군사충돌을 유발하는 정책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최근 신원식 국방장관은 충돌시 ‘즉각적인 응징’을 주문하며, 군사충돌을 방지하고 통제하기보다 오히려 확전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충돌을 부추기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미 접경지역 주민들은 위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훈련은 올해 더욱 빈번해졌고, 날로 그 규모를 확대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으며 “9.19군사합의 효력 정지 이후 서해 5도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들이 철수하고 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제 다가오는 2-3월, 대규모 전단살포와 역대 최대규모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고되고 있다”면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군사충돌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것부터 우선 멈춰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또 다시 이 땅에서 전쟁의 참상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완전한 평화가 실현된 한반도를 원한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

<기자회견문> 군사충돌을 부르는 적대행동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지난 11월 21일 북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정부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이하 9.19군사합의)> 제1조 제3항,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합의의 효력을 정지하였고, 북도 군사합의 무효화를 선언하였다. 접경지역의 군사충돌을 방지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로 나아가고자 했던 평화의 안전핀이 사라지고 있다.

2018년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약속과 남북, 북미 정상회담 합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끝에 모든 남북, 북미대화가 단절되었고, 한반도 군사 긴장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이제 급기야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무력화되고 오히려 접경지역의 군사충돌을 유발하는 정책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날로 확대되는 연합군사훈련, 대북전단살포에 이어, 정찰기, 전투기, 무인기, 기구 등의 진입, 확성기 설치와 재가동, 철거되었던 GP의 복원과 재무장은 접경지역의 충돌 위기를 더욱 극단적으로 고조시킬 것이 자명하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신원식 국방장관은 충돌시 ‘즉각적인 응징’을 주문하며, 군사충돌을 방지하고 통제하기 보다 오히려 확전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을 최 우선과제로 삼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충돌을 부추기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남과 북은 지난 70여년간 쌍방 2km씩의 비무장지대, 너무나 좁은 완충지대를 사이에 두고 군사적 대치를 이어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군사력 밀집 지역인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국지적, 우발적 충돌로 전쟁 직전의 위기까지 치달았던 경험도 적지 않다. 남북 접경지역의 군사충돌을 방지하고 긴장과 적대를 완화하는 것은 평화를 실현할 첫걸음이다.

이미 접경지역 주민들은 위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군사훈련은 올해 더욱 빈번해졌고, 날로 그 규모를 확대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9.19군사합의 효력 정지 이후 서해 5도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들이 철수하고 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 다가오는 2-3월, 대규모 전단살포와 역대 최대규모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고되고 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군사충돌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것부터 우선 멈춰야 한다.

나아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는 군사 합의서 1조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남과 북은 9.19군사합의를 비롯한 남북, 북미 합의 정신에 기초하여 군사적 적대 행동을 중단하고, 무력 충돌 예방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대화 채널 복원에 힘써야 한다.

또 다시 이 땅에서 전쟁의 참상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완전한 평화가 실현된 한반도를 원한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

우리 접경지역 주민들과 종교, 시민사회는 군사분계선 일대의 충돌 위기를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전쟁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대하여 활동해 나갈 것이다.

2023년 12월 13일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 종교, 시민사회 연석회의

(사)광개토대제기념사업회, (사)겨레하나, (사)경기민예총,(사)경기민예총 과천지부, (사)경기민예총 남양주지부, (사)경기민예총 부천지부, (사)경기민예총 성남지부, (사)경기민예총 수원지부, (사)경기민예총 시흥지부, (사)경기민예총안산지부, (사)경기민예총 안산지부, (사)경기민예총 양평지부, (사)경기민예총 여주지부, (사)경기민예총 용인지부, (사)경기민예총 음악위원회, (사)경기민예총 의정부지부, (사)경기민예총 이천지부 , (사)경기민예총 평택지부, (사)경기민예총 하남지부, (사)경기민예총 화성지부, (사)경기민족굿연합, (사)양심수후원회, (사)인천여성회, (사)제주다크투어, (사)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사)평화어머니회, (사)평화철도, (사)평화통일시민연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강원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경기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경기중부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경남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광주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구로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대구경북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대전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부산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서울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수원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안산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여성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용산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인천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전남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전북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제주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청년학생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충남본부, AOK한국, 가톨릭농민회, 강동연대회의, 겨레의길 민족광장, 겨레하나 파주지회,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경기민족미술인협회,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경기여성연대, 경기주권연대, 경기진보연대, 경남진보연합, 고양시민회, 광주진보연대, 국경선평화학교, 국민주권연대, 기독교대한감리회 수유교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평화통일위원회, 김포농민회, 남북교육연구소, 노동자교육기관, 노동희망발전소, 대경진보연대, 동학실천시민행동,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미군세균실험실 추방과 미군기지문제 해결 부산대책위, 민들레,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련 서부지역,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중민주당 서울시당, 범민련 서울연합, 벽을 문으로! 평화통일시민회의, 부산민중연대,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사월혁명회, 생명평화포럼, 서울겨레하나,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서울주권연대, 서울진보연대, 서울통일의길,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수원지역목회자연대, 안성농민회, 양구군농민회, 양구군여성농민회, 여주농민회, 연천군농민회, 연천농민회, 연천희망네트워크, 영토문화관 독도, 예수살기,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울산진보연대, 원주시군농민회, 이천농민회, 인천겨레하나, 인천노사모,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자주평화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중행동,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강원연합, 전국여성연대, 전남진보연대,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정선군농민회, 정의당, 정의당 강원도당, 정의당 경기도당, 정의당 서울시당, 정의당 인천시당, 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진보당, 진보당 강원도당, 진보당 경기도당, 진보당 김포시지역위원회, 진보당 동두천연천위원회, 진보당 서울시당, 진보당 양주동두천지역위원회, 진보당 인천시당, 진보당 인천시당 강화분회, 진보당 파주시지역위원회, 진보당 포천가평(양주)지역위원회, 진보대학생넷 서울지부, 진보대학생넷, 참살이문학, 참여연대 , 천도교청년회, 철원군농민회, 춘천농민회, 코리아국제평화포럼, 통일광장, 통일나무(고양), 통일로, 통일로가는평화의소녀상(파주), 통일맞이, 통일시대연구원, 통일염원시민회의, 통일의길, 평택농민회, 평택평화센터,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연방시민회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이음, 평화재향군인회, 평화통일교육센터, 평화통일박람회, 평화통일센터 하나, 평화통일시민연대, 평화통일시민행동, 평화협정운동 인천본부, 포천농민회, 포천시민사회연대, 한강하구평화센터, 한국DMZ평화생명동산,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홍천군농민회, 홍천군여성농민회, 횡성군여성농민회 (203개 단체)

강현희, 권용근, 김금성, 김승균, 김윤수, 김융희, 문영미, 민병무, 박승렬, 박홍섭, 송병일, 안재웅, 오은미, 유용균, 윤용식, 이근준, 이덕규, 이문상, 이삼열, 이용수, 이용위, 이홍정, 임구호, 장회숙, 전덕용, 정동익, 정만기, 정세일, 정혜열, 조영건, 조찬형, 채수근, 최병남, 한기양, 한찬욱, 황진도(36명)

(자료출처-참여연대)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총선용 스펙 개각, 국정운영은 무관심

  • 김준 기자
  •  
  •  승인 2023.12.13 19:19
  •  
  •  댓글 0
 

 

스펙 쌓기용으로 전락한 내각

추가 개각, 한동훈 총선 등판?

후임자 자격논란 끊이지 않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직 사퇴

정부 개각에 논란이 계속된다. 장·차관이 총선을 앞두고 직을 내려놔 ‘스펙 쌓기용’이냔 비난이 이는 가운데, 후임자들의 자격 논란도 끊이지 않자 ‘법무부는 인사 관리를 하긴 하냐’는 비판이다.

취임 3개월 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권유받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오영주 외교부 2차관도 임명된 지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역시 전문성 없는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목되자 돌려막기 인사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진석 원내부대표는 “국정 운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 자리를 깃털보다 가볍게 여기는 대통령의 인식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남은 3년 동안 국가의 안정과 국정 운영이 얼마나 악화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구 달성 지역구 출마를 선언해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다.

그러나, 네덜란드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오면 추가 개각을 할 거란 이야기가 나온다. 국가정보원장으로 조태용 현 국가안보실장이 거론되고, 박진 외교부 장관 역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총선에 등판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애초 지난달 TV조선은 “한동훈 장관의 후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이라며 여권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거취를 고심하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13일 SNS를 통해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퇴 선언 직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여당에 각을 세우던 이준석 전 대표가 한동훈 장관과 총선의 전면에 나설 거란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에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명하는 등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뉴시스

계속된 인사 참사···책임도, 개선도 없는 법무부

이번 개각을 두고도 ‘인사 참사’라는 말이 여전하다. 1988년 이후 35년 만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고,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도중 도망가는 초유의 사태가 이번 정부 안에서 벌어졌다. 민정수석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시스템을 가져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번 개각 후보를 두고 책임도, 개선도 없다는 혹평이 인다.

가장 문제는 되는 후보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다. 강 후보는 지명되자마자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가 확인돼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13일에는 위장전입 논란까지 불거져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 후보는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에 대해 “청문회에서 판단 받겠다”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후보 또한, 배우자의 최근 5년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등 사용액을 0원으로 신고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공식 재산만 35억인 후보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소비 행태를 보였다”며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혀낼 것”이라 밝혔다.

계속된 후보자 자격 논란에 임오경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법무부를 향해 “대체 검증을 하기는 하는 것이냐”며 “앉아서 월급만 챙기는 월급 루팡들을 위해 만든 자리냐”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내정된 후보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다.

송미령 후보는 18일, 최상목, 강도형 후보는 19일, 박상우 후보는 20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됐다. 그 외 후보들의 인사청문회는 조율 중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힘이 위성정당 만들면, 민주당은 이렇게 하면 된다

[전강수의 경세제민] 민주당이 선거제도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

23.12.13 07:09최종 업데이트 23.12.13 07:09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선거제도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시끄럽다(국민의힘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평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언론은 민주당 지도부가 이미 국민의힘(이하 국힘)이 주장하는 병립형 비례제도로 회귀할 것을 결정해놓고는, 약속을 어긴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미적거리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낸다. 

김어준·이동형 등 친민주당 계열 빅유투버들은 병립형 회귀가 정당할 뿐만 아니라 확실한 승리의 길이라고 주장한다(심지어 이동형씨는 '준연동형에 무슨 정의가 있고 명분이 있나. 다들 자기 욕심이지'라고까지 말했다). 11일 아침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위성정당 방지에 국힘이 협조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면서도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도의 문제점을 잔뜩 늘어놓았다.
  
이쯤 되면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병립형 회귀로 방향을 정했다는 의심을 지우기가 어렵다. 그런데 과연 현 상황에서 병립형 회귀가 불가피하며, 또 올바른 선택일까. 대답은 노(NO)다. 물론 취지가 옳다고 하더라도 실리상 손해가 명백하다면 그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취지가 옳고 실리상 손해가 없다면(아니 이익이 있다면), 당연히 그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병립형은 무엇이고, 연동형은 무엇인가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려면, 우선 병립형이 뭔지 연동형이 뭔지부터 알아야 한다. 둘 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제도의 유형인데(비례대표 제도 자체가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가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전자는 정해진 비례 의석수를 각 정당의 정당 지지율에 따라 단순 배분하는 제도이고, 후자는 각 정당의 정당 지지율에 따라 지역구와 비례를 합한 정당 의석수를 미리 정하고,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수가 거기에 미달하는 경우 비례의석으로 그 차이를 메워주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차이 전체가 아니라 절반만 메워주고, 메워주는 의석수가 미리 정해진 총 비례 의석수(현재 47석)를 초과할 때는 메워주는 의석수를 비례적으로 축소하기 때문에 완전한 연동형이 아니다. 그래서 '준' 자를 붙이는 것이다.2020년 병립형으로 유지하던 비례제도를 준연동형으로 바꾼 데는 이유가 있다. 소선거구제에서 지역구 방식으로만 국회의원을 선출하면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 간에 큰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병립형 비례제도로 보완하더라도 괴리는 거의 해소되지 않는다(특히 우리나라처럼 전체 비례 의석수가 적을 때는 더 그렇다). 정당 득표율은 제법 높지만 모든 지역구에서 1위를 하지 못해서 지역구 의석을 1석도 얻지 못한 정당은 병립형 비례제도 하에서는 유권자의 지지에 한참 미달하는 의석수밖에 얻지 못한다. 
준연동형 비례제도의 취지와 결함
  
준연동형 비례제도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 간의 괴리를 완화해 선거의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상당한 정당 지지율을 얻는데도 불구하고 의석수를 제대로 얻지 못한 진보 정당들이 약진하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한마디로 당시의 제도 변화는 '정치개혁'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제도는 완전 연동형이 아니었고, 전체 비례 의석수를 늘리지도 못했으며,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편법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함이 있었다. 비례의석이 너무 적어서 선거의 비례성은 높아지지 않았고, 소수 정당의 의석수도 늘어나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힘의 뒤를 따라 사실상의 위성정당을 창당함으로써 제도개혁의 취지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의석수 확대의 꿈에 부풀어 있던 정의당은 배신당했다며 원망을 토로했다(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의당의 협조를 얻지 못한 데는 이때의 배신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권역별 병립형 선거제도 개악 시도를 규탄하며 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병립형으로의 회귀, 왜 나왔을까
  
지난 총선에서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제도가 이런 문제점들을 노정하는 바람에 마치 병립형에서 준연동형으로의 제도 변경이 '개악'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문제의 핵심은 제도 변경이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데 있는 것이지,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라. 생각해보라. 준연동형 비례제도 때문에 선거의 비례성이 그전보다 나빠졌는가. 아니다. 선거의 비례성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민주당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 제도 변경 때문에 민주당은 손해를 보았는가. 아니다. 오히려 의석수는 그전보다 크게 늘었다. 

제도 변경의 방향은 옳았고, 결함을 보완하면 선거의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한데, 더욱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피해를 본 일이 없는데, 왜 이렇게 더 나쁜 과거로 돌아가지 못해서 안달일까.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제도를 개혁하겠다, 위성정당은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민망해서일까.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씨가 준연동형 제도에서 국힘은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충격을 줬던 걸까. 최씨의 시뮬레이션이 엉터리라고 하는 것은, 국힘 위성정당이 전체 비례 의석(47석) 중 68.1%(32석)를 차지하게 된다고 하면서 병립형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민주당은 앉아서 국힘에 13.2석을 '상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최병천씨는 민주장 지지자들이 국힘은 위성정당을 만들었는데 민주당은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민주당에 몽땅 정당 투표를 해서 자기 표를 '사표'로 만들 정도로 멍청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1월 26일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모습. 이날 최병천씨는 국힘 위성정당이 전체 비례 의석(47석) 중 68.1%(32석)를 차지하게 된다고 하면서 병립형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민주당은 앉아서 국힘에 13.2석을 '상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뉴스공장 화면 캡처

 
위성정당 문제를 유발한 주범은 국힘이 아닌가. 그러니까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위성정당의 책임소재가 국힘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고, 국힘에 위성정당을 만들지 말라고 분명히 요구하면서,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합의하라고 압박해야 한다. 민주당이 12월 15일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했으니 지금 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국힘은 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그간의 행태로 보아서 당연한 예측이다. 그다음이 문제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 행보와 관련해서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늘 하는 말 아닌가. 국힘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와 의석수 간의 괴리가 커지는 과거의 제도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고,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공공연히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음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동안 수도 없이 열었던 정책토론회나 간담회를 놓아두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 국민이 국힘은 꼼수를 쓰는데 민주당 너희는 그런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서 국힘에 의석을 갖다 바치라고 요구할 만큼 냉혹한가. 아니면 선거의 비례성 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니 복잡한 제도는 갖다 버리고 과거의 간명한 제도로 돌아가라고 요구할 만큼 수구적인가. 왜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지 못하고, 민주당 지도부 몇 사람이 이 문제를 결정하려고 꿍꿍이 수작을 부리는 듯 보이는가. 

자, 이제 민주당이 선거제도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지 내 생각을 밝혀보겠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병립형에서 준연동형으로 제도를 변경한 것은 분명히 제도 개선이다. 그러니 병립형 비례제도로 회귀하는 것은 민주당의 선택지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비례 의석수를 더 늘리고, 완전한 연동형 제도를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맞추라. 국힘이 병립형 회귀를 주장한다면 그냥 놔둬라. 국힘의 제도 개악 노력에 민주당이 협조할 필요가 있는가. 이번에 만일 민주당이 병립형 회귀에 동조한다면, 앞으로 두고두고 선거제도 개악의 공범으로 지탄받을 것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남소연

 
국힘이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의 대응 방안

다음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힘이 위성정당을 만든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최소한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친민주당 계열의 비례 정당들이 다수 만들어질 듯하다. 민주당은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정당 한 둘을 자매정당으로 지목하기만 하면 된다. 최근 유시민 작가도 칼럼에서 이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 물론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맞아 마치 '떴다방'처럼 비례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런데 과거에도 선거가 다가오면 이름 모를 정당들이 여럿 등장하곤 했다. 이런 상황을 민주당이 왜 걱정하는가. 선거를 시장에 비유하자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상품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사라지듯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정당은 바로 사라질 것이다. 

이 방안은 위성정당을 만들 때보다는 민주당의 의석수가 적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총선 때까지만 하고 그만두지는 않을 것 아닌가. 다음 대선을 생각하면 자매정당이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민주당에는 유리하다. 게다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엄청난 의석을 가지고도 제대로 개혁을 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민주당 외곽에서 민주당보다 개혁적인 자매정당에게 민주당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개혁 추진에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민주당이 자매정당에 비례의석을 몽땅 양보하는 데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다만 10석 정도라도 비례의석을 차지하고 싶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과 개혁정당·시민사회가 선거연합 정당을 구성하면 된다. 민주당 후보 절반, 개혁정당·시민사회 후보 절반으로 비례 후보를 내기로 하고, 후보 결정은 국민경선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이때 순위는 민주당 후보를 뒤쪽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당 후보로 비례 당선이 되는 자는 선거 후 바로 민주당으로 복귀한다. 

사실, 이 방법은 지난 총선에서 시도되다가 민주당 쪽 전략가 한두 사람이 '공작'을 벌여 시민사회 세력을 따돌리는 바람에 매우 왜곡된 형태로 추진되었다. 그 정당, 즉 더불어시민당은 국힘의 위성 정당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게 되었다. 지금 민주당이 위성정당 이야기만 나오면 벌벌 기는 데는 그때 잘못했던 기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짐작한다. 

민주당과 개혁정당·시민사회가 만들 선거연합 정당에 대해 위성정당 아닌가 하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비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설사 선거연합 정당이 위성정당의 성격을 일부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건 국힘의 꼼수에 대응하는 정당방위에 해당하고, 또 개혁정당·시민사회 인사들의 국회 진출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연동형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정당을 국힘의 위성정당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지나치다. 
 

▲ 더불어민주당 의원 76명을 대표해 강민정, 김두관, 이형석, 이탄희, 김상희, 이용빈, 민형배, 이학영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위성정당 방지법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 이탄희 의원실 제공

 
국회 정개특위의 공론화 조사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의 수준

2023년 5월 6-13일에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발주한 국회의원 선거제도 관련 공론화 조사가 시행된 바 있다. 공론화 조사란 단순 여론조사와는 달리, 일정 수의 패널을 정해서 관련 주제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여러 차례 의견을 묻는 조사 방식을 뜻한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공론화 조사에서는 지역구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비례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좋은지, 비례대표제 강화를 위해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것이 좋은지, 연동형이 좋은지 병립형이 좋은지 등 중요한 문제에 관해 3차례 조사를 했다. 

500명의 패널이 선거제도에 관해 지식이 늘어가면서, 비례의석 비율을 늘려야 한다, 비례대표제 강화를 위해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 비례제도는 현행대로 가든지 연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바꾸는 것이 수치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정확한 정보만 주어진다면 우리 국민은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니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하게 권고한다. 선거제도 문제를 걸머쥐고 끙끙대지 말고 그냥 국민에게 맡겨라. 국민에게 물어보면, 당연히 자매정당을 지정하든지 아니면 선거연합 정당을 만들라는 여론이 조성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그 여론에 따르면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탄희, 총선 불출마 선언 “선거법만 지켜달라” 마지막 호소

“기득권이 아닌 국민 편에 서겠다는 대국민 약속 지키고,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2023.11.28.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3일 선거제 퇴행 논의 중단을 호소하며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 의원은 선거법을 논의하는 당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오늘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한다”며 “22대 총선에 남아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정치개혁을 호소하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현실론을 앞세운 병립형 회귀나 위성정당 창당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자, 기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것이다.

이 의원은 “당의 입장을 정하자던 의총일로부터 벌써 2주가 지났고, 급기야 어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규칙도 없이 총선이 시작된 셈”이라며 “내일은 반드시 우리 당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퇴행만은 안 된다.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 리가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고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아니다. ‘멋지게 이기자’”라며 “용기를 내자.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에서 1당 하자.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호소했다.

그는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대선을 이겨도 증오 정치가 계속되면 그다음 대선에서 윤석열보다 더 한 대통령,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다. 그는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증오 정치의 판을 깨는 것”이라며 “퇴행된 선거제로 다음 총선을 치르면 22대 국회는 거대 양당만 남는, 숨 막히는 반사이익 구조가 된다. 반사이익 구조에 갇힌 우리 정치는 극심한 ‘증오 정치’로 빨려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치의 목적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데 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증오 정치는 정치의 목적, 싸움의 목적을 잃었다”며 “증오 정치의 반댓말은 ‘문제해결정치·연합정치’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문제해결 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정치효능감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제해결 정치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같은 정책을 가진 세력과 연합하는, 연합정치의 길을 가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연합정치의 토대를 확보하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거듭 제안했다.

이 의원은 “그것은 김대중과 노무현이 걸었던 길”이라며 “연합생태계를 만들어서 맏형 노릇을 해왔던 우리 민주당의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을 지키겠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목적이 있는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탄희 의원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민주당의 혼란을 막고, 정치개혁 약속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먼저 밝힐 점은,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의 길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당도 그동안 수차례 했던 대국민 정치개혁 약속을 깨고 분열의 명분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내일은 당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당의 입장을 정하자던 의총일로부터 벌써 2주가 지났고, 급기야 어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규칙도 없이 총선이 시작된 셈입니다. 내일은 반드시 우리 당의 입장을 정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합니다.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습니다. 선거법만 지켜주십시오.

퇴행만은 안 됩니다.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 리가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고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십시오.

국민의힘은 선거법 퇴행 시도를 포기하십시오. 위성정당금지법 제정에 협조하십시오. 민주당 증오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기득권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중단하십시오. 반사이익으로 탄생한 증오 대통령은 윤석열 한 사람으로 족합니다. 검사정치, 언론장악 등에 이어 선거제까지 퇴행시켜서 ‘증오 정치•반사이익 구조’를 완성하려는 국민의힘의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도 호소합니다.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아닙니다. ‘멋지게 이깁시다’. 용기를 냅시다.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에서 1당 합시다.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깁시다.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꿉니다. 대선이 어려워집니다. 대선을 이겨도 증오 정치가 계속되면 그다음 대선에서 윤석열보다 더 한 대통령,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붕괴시킬 것입니다.

멋없게 지면 최악입니다. 선거제 퇴행을 위해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하는 무리수를 두면, 총선 구도가 흔들리고,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서 투표율이 떨어지고 47개 비례대표 중 몇 석이 아니라 총선의 본판인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치개혁의 핵심은 증오 정치의 판을 깨는 것입니다. 노무현의 꿈도 이거였습니다. 증오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먹고 삽니다. 퇴행된 선거제로 다음 총선을 치르면 22대 국회는 거대 양당만 남는, 숨 막히는 반사이익 구조가 됩니다. 반사이익 구조에 갇힌 우리 정치는 극심한 ‘증오 정치’로 빨려들 것입니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지키기는커녕 불안만 가중시킬 것입니다.

증오 정치와 반사이익 구조로는 우리 삶의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들끼리 정권교체만 무한반복하면서 사람들의 삶은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면 그런 정치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입니까.

정치의 목적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증오 정치는 정치의 목적, 싸움의 목적을 잃었습니다. 용접공 유최안, 800원 버스기사 김학의, 신림동 반지하의 홍수지, spc 빵을 만들던 박선빈, 쿠팡물류센터의 장덕준,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홍구 등 제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우리의 이웃들은 정치의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밖에도 소득불안, 주거불안, 묻지마범죄와 생명•안전에 대한 위협, 기후위기와 저출생으로 인한 소멸의 불안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불안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증오 정치는 주권자들의 고통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증오 정치의 반댓말은 ‘문제해결정치·연합정치’입니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문제해결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정치효능감과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문제해결정치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같은 정책을 가진 세력과 연합하는, 연합정치의 길을 가야 합니다. 미래는 문제해결정치·연합정치의 시대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연합정치의 토대를 확보하고 미래로 나아갑시다.

또한 그것은 김대중과 노무현이 걸었던 길이기도 합니다. 연합생태계를 만들어서 맏형 노릇을 해왔던 우리 민주당의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을 지키겠습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목적이 있는 싸움을 이어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민주당과 정치개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앙일보 “대통령실 참모진 일신하고 대통령 배우자 감시 강화 필요”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12.13 07:3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장제원 불출마에 여권 ‘릴레이 결단’? “대통령 참모진부터 일신해야”… ‘불출마’ 선수 빼앗긴 민주당 “안이하다는 비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대표주자로 불려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내년 4월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선언했다. 13일 주요 조간 관심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희생 결단’이 이어질지 여부에 모이고 있다. 동시에 일부 인사의 총선 불출마가 본질적인 쇄신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내년 총선 레이스의 출발 총성이 울린 이날 장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여권내 인적쇄신 움직임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며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의원의 불출마선언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인요한 혁신위 내부에선 ‘늦었지만 희생안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평가와 함께 “장 의원의 결단이 늦은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왔다”고 했다.

▲2023년 12월13일 주요 아침 신문 1면

‘장제원 불출마’로 부족하다

세계일보는 국민의힘 지도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비례대표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지역구 30명의 분포를 보면 영남이 16명(5선 김영선·서병수·조경태·주호영, 4선 김기현, 3선 김도읍·김상훈·김태호·박대출· 윤영석·윤재옥·이채익·이헌승·장제원·조해진·하태경 의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수도권(4선 권영세·김학용·박진· 윤상현, 3선 안철수·유의동 의원)과 충청(5선 정우택·정진석, 4선 이명수·홍문표, 3선 박덕흠·이종배 의원)이 각각 6명, 강원 2명(4선 권성동· 3선 한기호 의원)” 등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비윤계 중진들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린다”며 “안철수(3선), 하태경(3선), 서병수(5선) 의원은 그동안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인요한 혁신위원회’ 인적 쇄신안 수용을 요구해 왔다”고 했다. 이어진 사설에서는 “국민의힘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4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을 맞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천막 당사를 치고 소속의원 수십 명이 불출마를 결심하는 희생을 통해 민심을 가라앉히고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며 “장 의원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국민의힘 인사들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당, 당보다는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숙고해야 할 때”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에 뚜렷한 변화가 있다고 민심이 느낄 때에만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기회가 있었지만 여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직속 상관이던 김홍일 후보자를 내정해 사적 인 연 중시 및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며 “부산엑스포유치 실패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 내의 허위 보고 및 역량 부재 논란도 국정의 부정 평가 이유로 추가됐다. 부산 여론 무마 행사에까지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들러리 세운 것도 실책이었다”고 했다.

이어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대통령실 참모진부터 일신하고, 정부 고위직 인사 기조 역시 바꿔야 한다. 특히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가 있는 인물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할 정도로 부실한 인사 시스템부터 바로잡기 바란다”며 “야당이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만큼 특별감찰관을 임명해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023년 12월13일자 중앙일보 사설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조선일보 칼럼란에도 실렸다.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은 <지금이라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 칼럼에서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탓하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 자체를 없앨 수는 없으니 김건희 리스크를 더 크게 부각시킴으로써, 정치의 한심한 꼴에 넌더리를 내며 중도층이 이탈하면 집토끼 숫자가 큰 민주당이 이득을 본다는 계산”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나서서 본인의 주변 정리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민주당의 필승 전략은 순식간에 무의미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향신문 사설(장제원 불출마 선언, ‘용산 출장소‘ 극복이 쇄신 본질이다)은 “인적 쇄신은 혁신의 본질이 아니다. 정권의 실세 몇명이 총선에 불출마하고,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다고 해서 절로 혁신되지는 않는다”며 “여당이 대통령실에 할 말은 하겠다는 결기로 용산 출장소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 그 어떤 혁신도 부질없다. 윤 대통령도 당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당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뭘 하고 있나?

▲2023년 12월13일 한겨레 기사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안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겨레는 “민주당은 아직까지 인적 쇄신 움직임이 잠잠한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중진 불출마 등 공천 경쟁에서 뒤처지면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며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지난 8월 중진 이상 의원 · 정치인들의 불출마를 촉구했으나 반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총선 기획단 회의에서는 ‘윤석열 정부 비판 여론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당 전략기획위원회의 유권자 심층 면접 조사 결과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 이후 민주당이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것은 대의원제 개편 및 현역 하위 10% 감점 강화 정도다. 하지만 대의원제 개편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을 확대해 사당화 논란만 강화시켰다”고 했다. “그렇다고 장 의원처럼 핵심 실세들의 희생도 찾아볼 수 없”고, “쇄신책을 대신할 만큼 여당을 압도할 의제 설정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신당 창당 움직임도 반향을 부르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선일보는 “이낙연 전 총리는 연일 신당 창당을 시사했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며 “이 전 총리가 ‘이준석과도 만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원칙과 상식’ 소속 한 의원도 ‘우리와는 더 멀어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했다. 이어 “강성 지지층의 ‘이낙연 출당 청원’과 김 의원의 ‘이낙연 신당은 사쿠라’ 발언 등이 이 총리를 점점 신당 창당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했다.

 

구글 ‘앱스토어 결제’ 반독점 소송 패소

 

▲2023년 12월13일 한국일보 기사

구글이 앱 마켓 결제 서비스를 독점 운영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독점 행위’라는 미국 법원 판단이 나왔다. 현지시간으로 11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이 에픽게임스가 2020년 구글 상대로 제기한 ‘모바일 앱 마켓 반 독점’ 소송에서 에픽게임스 손을 들었다.

이번 소송은 에픽게임스가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에 구글 앱 마켓과 별도의 결제 채널을 만들었다가 2020년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일을 계기로 시작됐다. 구글은 입점사가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고 30%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인 앱’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따르지 않은 에픽게임스를 퇴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9명의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구글 패소를 평결했다. 국민일보는 “배심원단은 ‘구글은 결제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하는 반경쟁적 행위를 해 왔다’며 ‘구글앱 스토어와 결제 서비스의 유착은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구글과 에픽게임즈는 내년 1월 제임스도 나토판사를 만나 구제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판결은 애플의 완승으로 끝난 ‘애플·에픽게임스 간 소송’ 1· 2심 결과와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사건 모두 향후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지겠지만, 세계 각국에서 애플·구글의 ‘ 수수료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구글 패소’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테크매체 ‘더 버지’는 구글이 다른 앱 마켓의 성장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 대형 게임 개발사와 비밀리에 수익을 배분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났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구글은 재판 과정에서 ’30%의 수수료는 앱장터를 운영하고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구글은 앱장터에서 2021년에 만 약 120억 달러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고, 영업이익률은 70%가 넘었다”며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라는 지적을 전했다.

서울신문은 “구글의 이 같은 반독점 행위는 우리 나라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구글에 421억 5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구글은 토종 앱마켓 원 스토어가 2016년 출범하자 넷마블·넥슨 등 11개 대형 게임사를 설득해 구글에만 독점 출시된 게임 비중을 50%에서 94%로 끌어올렸다. 또 구글은 최대 26%의 수수료를 받는 제 3자결제를 강요하는 편법적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노지민 기자jmnoh@mediatoday.co.kr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조중동#한겨레#경향신문#국민일보#세계일보#서울신문#한국일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부동산 폭등, 주택부족 해소하고 청년 살릴 절묘한 대책은?

[조정흔의 부동산 이야기] 모든 공공택지에 토지임대부주택을

조정흔 감정평가사  |  기사입력 2023.12.13. 05:01:56 최종수정 2023.12.13. 06:39:31

 

반값아파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공기관이 아니라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거쳐 8일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기존에는 토지임대부주택을 분양받은 수분양자가 LH공사에만 환매할 수 있었다. SH공사 등 지방공사를 환매 대상기관으로 확대하고, 전매제한기간을 10년으로 두고, 10년 후에는 개인 간 매매도 허용한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전매제한기간 10년 이후에는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비판과 환영의 관점이 공존한다. 공공토지를 투기적 자산형성에 활용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비판이 있는 반면, 시세차익을 통하여 개인의 자산축적과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개인 간 거래가 허용된다는 사실만으로 시세차익이 개인에게 귀속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제도의 지속가능성과 합리적 자원 배분을 위한 핵심적 역할은 바로 토지임대료에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안다는 착각?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을 탐욕과 광란의 폭풍 속으로 몰아넣었던 부동산 문제의 발단은 바로 부동산으로 돈 벌고 싶은 투기심리, 불안심리에 기반을 둔 투기수요였다. 아직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2030청년들까지도 '영끌' 대출과 부모의 지원으로 투기시장에 뛰어들었다. 주택 규제를 피해 생활형숙박시설, 오피스텔, 분양형호텔, 지식산업센터 등 온갖 종류의 투기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수중에 계약금 지불할 돈도 없는 사람들조차 무분별하게 신용대출을 동원하여 분양권전매 시세차익을 얻고자 분양시장에 뛰어들었다. 

 

1720년 영국의 남해회사주식에 투자하여 큰 손실을 보았던 천재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고 말한바 있다. 2017년 이후 지난 5~6년간 3~4배 가격이 폭등한 아파트가 허다했고, 아파트가 얼마나 올랐는지, 얼마를 벌었는지가 전 국민의 관심사였다. 실로 부동산투기 이익만이 인생의 희망이었던 광기의 시기였다. 이런 투기심리에 힘입어 형성되었던 거래가격을 적정 부동산 가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까.

 

부동산 가격, 가치, 시세라는 용어를 흔히 사용하면서 부동산 시세가 정해져있는 절대값인양 생각들 하지만 사실 부동산 가치는 매우 유동적이고 주관적이며 관념적인 것이다. 

 

우리는 실거래가격을 아파트 시세라 말하기도 하지만 개별 부동산 단위로 쪼개 들어가보면 부동산거래는 그렇게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매도호가와 실거래가격의 괴리가 매우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나 2022년은 부동산가격의 급등과 급락이 혼재하는 시기였다. 서울아파트 기준 12만 건이 거래되었던 2015년 대비, 2022년의 거래량은 1만2000건으로 10%에 불과했다. 이처럼 특정 시기 시장이 얼어붙어 매도인과 매수인간 기대 가격의 괴리가 크고, 거래가격 간 편차가 심하고 거래가 거의 없는 시장에서는 가격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대한민국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점을 찍었던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많은 아파트단지에서 최고 실거래가 거래가 많았지만, 전체 주택재고 대비 거래량은 매우 적었다. 거래량은 가격 급등 이전인 2015년, 2016년에 가장 많았다(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기준 서울아파트 거래건수 2015년 12만225건, 2016년 11만330건, 2017년 10만5135건, 2018년 8만1672건, 2019년 7만5084건, 2020년 8만1086건, 2021년 4만1992건, 2022년 1만1999건, 2023년 현재까지 3만1973건). 

 

1000세대 아파트 중 10세대가 20억에 분양되고 990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면 이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 20억일까? 마찬가지로 1만 세대 아파트단지에서 같은 달에 2건이 거래되었는데 한 건은 15억, 한 건은 20억이라면 어떤 거래가격이 시세인가? 가격편차가 큰 극소수 거래 사례의 매매가격을 시세로 보는 것이 합당한가?

 

우리나라의 실거래가 정보 중 매매 시 개입되는 개인의 특수한 사정, 실거주 여부, 대출비율 및 개인 신용 또는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개인별 이자율, 신용정보 등 구체적 거래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자주 바뀌는 혼란스럽고 복잡한 부동산세제 정책은 개인의 특수한 조건을 만들어내어 가격변동성을 더 크게 만든다. 세금 문제로 인해 꼭 팔아야해 급매를 원하는 경우, 팔고 싶어도 팔수 없는 경우도 왕왕 생긴다. 그래서 거래가 희소한 지역과 시기의 특정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도대체 부동산의 시세, 시가, 가격,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는 부동산 가격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매매가격을 상정한다. 그러나 부동산가격에는 매매가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수익의 대가로서 지급하는 차임, 즉 임대료 또한 부동산의 가격이다. 이 임대료는 부동산의 매매가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서로 상호작용한다. 그래서 부동산 가치를 평가할 때 유사부동산의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시장가격)뿐만 아니라 부동산의 사용수익 대가인 임대료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수익환원법이 중요한 감정평가방법이다. 

 

 

 

 

 

 

 

실거래신고는 의무이지만 전월세신고제는 의무시행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월세거래량은 매매거래량보다 훨씬 더 많고 안정적으로 나타나므로 부동산 가치를 객관화하고, 거래 기준으로 삼기에 적절한 지표가 된다(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기준 서울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 2015년 15만7487건, 2016년 15만6278건, 2017년 15만7178건, 2018년 16만8348건, 2019년 18만1755건, 2020년 19만6074건, 2021년 22만8352건, 2022년 25만7641건, 2023년 현재까지 24만6795건).

원론적으로 토지임대부주택에서 토지임대료는 투기가격이 배제된 사용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가격이다. 자산가치의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는 거래가격에서 투기가격이 배제되어있으므로, 사용가치 기반의 수익가격은 시장의 매매가격보다 낮다. 시장의 사용가치를 반영하여 토지임대료가 책정된다면 사인 간 거래가 가능하더라도 시세차익이 발생할 여지가 적어진다. 토지의 사용가치만큼 부담해야하는 토지임대료가 진입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토지임대부주택의 임대료가 시장임대료보다 낮게 책정된다면 그 차액만큼이 수분양자에게 귀속되어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감정평가이론에서는 이를 임차권가치라 한다. 

 

토지임대료가 시장임대료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된다면 임차권가치가 0으로 수렴하므로 시세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처럼 시장임대료를 반영하는 토지임대료는 투기수요가 반영된 높은 매매가격이 아닌 사용가치 기준의 낮은 가격으로 공급을 가능케 하면서 동시에 수분양자에게 귀속되는 시세차익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토지임대료를 적용한다면 LH공사나 SH공사에서 공공택지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고, 택지매각을 통하여 조성된 자금으로 극소수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의 악순환 구조를 탈피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택지를 매각하는 방법의 수익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장기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토지임대료를 통하여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LH공사는 시장의 부동산가격 급등락 사이클에 편승하여 택지 매각에 열을 올리는 대신, 장기, 안정적인 관리 운영에 더 방점을 두게 되므로, 주택 품질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특정 계층이나 주거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주택기금 등의 공적자금을 공공기관에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 공적자금이 민간 건설자금으로 유입되어 부동산 가격을 더 올리는데 활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 10월 SH공사에서 사전청약 접수한 마곡지구 10-2단지의 평균청약 경쟁률은 69.4대 1로 발표되었다. 마곡10-2단지 토지임대부주택의 경우 59㎡형의 분양가는 3억1000만 원, 토지임대료는 69만 원이었다. 인접한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의 동일면적 9월 실거래가 11억, 최고 실거래가 13억8000(2021년 10월 거래)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한편 동일 면적의 반전세가격인 보증금 3억5000, 월임대료 120만 원(2023년 9월 실거래가), 보증금 3억5000, 월임대료 80만 원(2023년 11월 실거래가)과 비교하면 유사한 수준이거나 다소 저렴한 편이다.

 

3억5000만 원의 자기자본을 갖고 있는 무주택자가 동일면적의 주택을 매수하여 거주하기 위해서는 7억5000만 원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 40년 만기, 4.5%금리를 기준으로 원리금 분할 상환 시 매월 상환액은 430만 원이다. 이자만 납부하는 경우에도 매월 28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 주택을 시세대비 30% 저렴하게 분양한다고 하더라도 분양가는 8억 원이다. 3억5000의 자기자본을 갖고 있다면 4억5000의 대출을 받아야하고, 40년 만기, 4.5%금리를 기준으로 원리금 분할 상환 시 매월 상환액 250만 원, 이자만 납부하는 경우에도 매월 17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와 비교하면 토지임대부주택의 분양가 및 임대료가 얼마나 저렴한지 알 수 있다. 

 

이처럼 토지임대부주택 정책은 고금리, 주택경기 침체시기에 LH공사와 SH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을 통한 지속가능한 주택 공급이 가능하게 만든다. 또 토지임대료를 시장임대료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법으로 소수의 수분양자만 시세차익을 누리는 것을 차단할 수 있으며, 청년층이 부담 가능한 주택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다.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주택공급부족, 착공, 인허가 물량 감소로 매매가와 전세값이 동반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를 완화하고, PF대출을 정상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과 대책은 틀렸다. 윤석열 정부의 시장중심경제 원칙을 지키면서도 주택공급 부족문제를 해소하고, 서민, 청년이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면서도 부동산 투기를 막을 수 있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절묘한 주택 공급방법이 있다. 바로 모든 공공택지를 토지임대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또한 PF부실로 시장원리에 따라 헐값으로 쏟아져 나오는 우량 토지를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한 후에 국민들을 위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정부가 토지를 저렴하게 확보하여 장기,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공공기관 재정도 튼튼해진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는 간담회자리에서 '저출산 현상을 청년들의 비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저출산 상황을 흑사병 수준에 비유하면서 0.7 출산율은 인구 붕괴 수준을 의미한다고 설명하여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청년들의 주택문제와 출산율 감소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최고의 해법, 공공택지 매각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토지임대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 인근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조정흔

2004년부터 감정평가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부동산 현장과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가격은 현상이지만, 가격에는 적절한 자원의 배분과 사회의 가치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나누고, 소통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실패하면 반역, 승리하면 혁명"이라고요? 부산 대학가 '서울의 봄' 대자보

[단독] 700만 돌파 영화 본 부산대·부경대 학생들 12.12에 실명 글 게시한 이유

23.12.12 09:01l최종 업데이트 23.12.12 09:49l
전두환의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월 12일 부산대학교 학내에 한 학생이 내 건 <서울의 봄>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  전두환의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월 12일 부산대학교 학내에 한 학생이 내 건 <서울의 봄>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영화를 보면서 터질듯한 분노와 함께 가슴 한편에 답답함이 느껴진 이유는 그때의 불의한 권력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서울의봄>이 개봉 20일 만에 누적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흥행의 한 축에는 'N차 관람', '심박수 챌린지' 등을 이어가고 있는 20~30대 젊은 층, 이른바 MZ세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2.12를 맞아 부산 대학가에 "독재의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라는 내용의 대자보까지 등장했다.

서울의 봄 흥행 이후 첫 자보 "불의한 권력 반복"

12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정리하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이날 오전 부산대학교와 부경대학교 교내에 실명 대자보가 각각 나붙었다. 부산대는 '행정학과 4학년 오OO', 부경대는 '패션디자인학과 4학년 왕OO' 명의가 달렸다.

부산대 자연대 쪽에 대자보를 게시한 오아무개 학생은 "서울의 봄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라며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거론했다. 신군부의 만행을 열거한 그는 영화의 시간에서 40여 년이 흘렀음에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날 선 질문을 던졌다.

'검찰공화국' 지적을 받는 윤석열 정부를 전두환 독재 시기와 비교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윤 대통령이 검찰독재를 하고 있다"라며 과거와 닮은 꼴이라고 평가했다. 잇단 해외순방 등 대통령의 활동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반대 측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은 정작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마이뉴스>와 연락이 닿은 오아무개 학생은 "영화를 관람하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마지막 장면은 더 화가 났다.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쿠데타 날짜에 맞춰 글을 적게 됐다"라고 말했다. 역사가 스포인 <서울의 봄>은 신군부의 단체사진을 띄우고 정부와 정치권의 요직을 독차지했던 이력을 나열한다.

왕아무개 부경대학교 학생이 호연관 인근에 붙인 대자보도 비슷한 내용이다. 그는 직접 적은 글에서 군사반란으로 들어선 신군부가 다시 광주로 총칼을 겨눴다며 '불의의 역사'를 상기했다. 그러면서 군사독재 시기의 모습을 2023년 현재로 투영했다.

자리만 바뀌었을 뿐 "검찰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모인 권력이 하나둘 모여 국정원부터 대통령실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라는 비판이다. 왕아무개 학생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자"라고 호소했다.
 
전두환의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월 12일 부산대학교 학내에 한 학생이 내 건 <서울의 봄>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  전두환의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월 12일 부산대학교 학내에 한 학생이 내 건 <서울의 봄>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월 12일 부산 부경대학교 학내에 <서울의 봄>대자보가 붙어 있다.
▲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 하나회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44년이 되는 12월 12일 부산 부경대학교 학내에 <서울의 봄>대자보가 붙어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다음은 부산대, 부경대에 부착된 학생들의 대자보 전문이다.

[부산대학교 대자보]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며

영화 '서울의봄'을 보며 분노와 슬픔, 답답함 등 여러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시간에서부터 벌써 40년이 넘은 지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저만 드는 생각은 아닐 겁니다.

먼저 신군부라 불리는 자들이 하나회라는 사조직을 동원하여 권력을 찬탈하려는 그 권력욕에 분노스러웠습니다. 그 추잡한 권력욕은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부귀영화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권력욕은 이에 저항하는 많은 이들의 피를 흘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천인공노할 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부와 권력을 거머쥐며 살아갔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하며 분노가 치밀어오르기도 합니다. 이런 자들이 청와대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차지했다는 것이 얼마나 치욕스럽고 분노스러운 역사일까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이들의 단체 사진이 실제 하나회의 단체 사진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을 때 이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봄이 왔을까요? 군사독재를 한 전두환, 그리고 검찰독재를 한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위하는 모습이 닮아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이 아닌 일본의 입장에서 판단하며 일본이 원하는 것은 다 해주는 대통령, 국민을 위한 예산은 깎지만, 해외순방을 위한 예산은 펑펑 쓰는 대통령. 자신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는 탄압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은 전부 거부하는 모습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런 자들이 처벌받지 않는 현실도 닮아있습니다.

독재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것이 영화의 교훈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찾아오지 않은 그 봄을 되찾는 그날이 오기를, 영화를 보며 분노하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부산대 행정학과 오OO


[부경대학교 대자보] "실패하면 반역, 승리하면 혁명" 이라고요?

최근 영화 <서울의 봄>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12월 12일 그날의 역사. 오늘은 12.12쿠데타가 일어난 날입니다.

1979년 전두환은 '반역행위'로 군부독재 시대를 열어냈고, 영화 속 그날의 역사는 자신들의 '승리'를 자축하며 끝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날의 기억을 '성공한 혁명' '승리의 역사'라 보지 않습니다.

불의하게 잡은 권력이 1980년 광주에서 그리고 1987년 대학가에서 총으로, 칼로, 수류탄으로 수많은 시민을 무자비하게 학살해나간 불의한 역사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회를 중심으로 모인 불의한 권력들이 하나둘 모여 자신들의 반역행위를 혁명이라 포장하고, 그에 걸림돌이 되면 반역자로 삼는 전두광의 모습을 보며 2023년 현재를 살펴봅니다.

검찰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모인 권력이 하나둘 모여 국정원부터 대통령실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권 편에 줄 서지 않으면 언제든, 어떻게든, 그게 누구든 반역자로 만들기 위해 '법과 원칙'을 들이댑니다.

정권에 맞서 목소리 외치는 시민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공권력을 이용해 방송국과 언론까지 탄압하며 검찰독재를 일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터질듯한 분노와 함께 가슴 한편에 답답함이 느껴진 이유는 이렇듯 그때의 불의한 권력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합시다.

-부경대 패션디자인학과 4학년 왕OO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손익분기점(460만명)을 넘어 누적 관객 수 500만명 돌파를 앞둔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입하고 있다.
▲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손익분기점(460만명)을 넘어 누적 관객 수 500만명 돌파를 앞둔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그:#서울의봄, #전두환, #1212, #윤석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계가 우려하는 한국 소멸... 미국 여론조사 결과가 준 충격

[소셜 코리아] 지역 일자리 만들고, 가족·직업 긍정하며, 자신이 있는 곳에서 행복 찾아야

23.12.12 07:06최종 업데이트 23.12.12 07:06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학계, 시민사회,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흑사병 창궐로 인해 인구가 붕괴된 14세기 유럽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칼럼을 실었다. ⓒ 셔터스톡

 
12월 2일 자 <뉴욕타임스>에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로스 다우서트라는 칼럼니스트는 0.7명으로 줄어든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소개하면서 흑사병 창궐로 인해 인구가 붕괴된 14세기 유럽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구의 파괴적 감소는 노인 세대의 방치, 황폐화된 유령도시, 고령층 부양 부담, 총수요 소멸로 인한 경제 붕괴를 낳게 된다고 칼럼니스트는 전한다. 출산율 붕괴는 사회 붕괴의 지름길이다.

출산율 붕괴는 혼인율이 하락하고, 결혼 가정에서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우리 사회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은 너무나 많다. 경력 단절이 두려워, 교육비가 많이 들어, 집값이 비싸서, 경쟁만 있는 한국 사회에 아이가 태어나면 불행할 것 같아서. 그런데 대체로 이들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아니 더 심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것들은 아이를 낳지 않은 이유로서 막강한 설명력을 유지할 것이다. 이에 더 나아가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에 반발하고, 남성 청년들은 사이버 섹스나 게임 등 인터넷에서 더 큰 유희를 느끼기도 한다.

행복의 측면에서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생각해 본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7개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인 응답자들은 '물질적 행복'을 1순위로 꼽았다. 식사 수준, 집의 소유 유무, 가족을 부양할 수입, 여가 생활 비용 등이 구성항목이다. 이는 곧바로 사교육비, 높은 주택 가격, 경쟁 압력 심화로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는 답변과 연결된다. 가치의 핵심 기준이 물질적 재화를 소비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17개국의 평균적인 답변은 가족과 직업이었다.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와 지속적인 소득의 유지가 삶의 가치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이다. 소득과 직업의 차이는 전자는 수입의 양이고 후자는 수입의 지속성이다.

누군가 "집이 꼭 아파트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우수한 사교육 기회를 가져 좋은 대학 가는 것만 행복해지는 길은 아니다. 공교육을 받고 부가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기초학원들만 보내도 된다. 그러면 '적당한 일자리'에는 접근할 수 있다. 꼭 정규직일 필요는 없다"라고 말하면 우리의 문화에서는 도덕적 훈계나 늘어놓는 한심한 인간으로 여겨질 것이다. 당연히 돈이 많아야 결혼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섹스도 할 수 있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 다만 돈의 양이 모든 걸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시간 줄고 실질임금 늘어도 불행한 사람들

한국 사회에 문제가 많아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무리들 가운데는 진보파들이 많다. 페미니스트들의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도 이런 진보파들의 문제의식과 통한다. 이들은 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이런 부류의 진보주의자들 가운데는 한국이 무슨 '연옥'쯤 되는 것처럼 묘사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대안으로 복지를 주장한다.

그런데 통계로만 보면 1990년대 이후 압도적으로 증가한 분야가 복지 분야 예산 지출이다. 수많은 출산 관련 정책이 도입되었고 예산 지출도 크게 늘렸다. 그러나 출산율의 측면에서 제도적 노력의 성과는 거의 없다. 한때 콩나물 교실이 교육환경의 악으로 거론되었다. 이제 한 학급에 20명 정도 된다. 학급당 학생수는 OECD 평균보다 더 적다. 교실 환경이 이렇게 좋아졌다고 한국 공교육 만세하는 이들은 없다. 복지도 그렇고 출산율 향상을 위한 지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부경대학교에서 강의할 때 '행복경제학'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는 구조주의, 전형적인 좌파의 논리에 많은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나 같은 좌파들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민중들은 과잉노동, 저임금으로 착취를 받고, 일자리가 불안정해서 행복하지 않다고 여겼다. 그래서 노동시간도 줄이고, 실질임금도 증가하고, 노동자의 권리도 향상되면 행복해진다고 여겼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한국은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꾸준히 감소해왔고, 실질임금도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복지 관련 예산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르는 이들은 아무리 복지가 개선되어도 여전히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어느 글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일자리가 있고, 가족의 유대가 있고, 이웃의 벗들(커뮤니티)이 있고, 자기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다면 노동자들이라고 해서 불행할 이유가 없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득의 원천이 되는 직업의 존재가 중요하며, 주거가 필요하지만 꼭 값비싼 아파트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에 다녀도 부부가 일하면 '그럭저럭' 살 만하다. 2021년 기준 경남의 10인 이상 제조업(대부분 중소기업이다)의 평균 임금은 4700만원 정도 된다. 이는 10인 이상 한국 제조업 평균임금과 거의 같다. 부부 모두 상시직 노동자라면 6000만 원 ~8000만 원 정도의 가구 수입이 생긴다. 이 정도면 한국 4인 가구의 평균 소득(2021년 기준 8400만 원)에 조금 모자란다. 꼭 좋은 대학 안 가도, 탁월한 사교육 안 받아도 평균에 준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 소득 수준으로 아이 둘을 키우면 생활에 여유는 거의 없다. 노동자의 삶이란 언제나 그렇다.
 

▲ 가족과 친밀성이 있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적당한 일자리가 있으면 그럭저럭 살만하다. ⓒ 셔터스톡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양산에서는 임대아파트에 살아도 국립체육센터에서 3천 원이면 수영할 수 있고, 대중교통으로 부산이나 창원까지도 출퇴근할 수 있다. 걸어서 10분 안에 공원이나 강가에 갈 수 있고, 파크골프 치는데 2천 원밖에 안 든다. 녹지에 대한 접근성은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서 큰 영향을 준다. 3만 원(큰 돈이다!)을 각출하면 토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모여 파티도 할 수 있다. 교회에 가면 가족같이 친한 교우들이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양산이나 인근에서 고만고만한 일자리를 얻어도 만족한다. 다만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다양한 것을 접하고, 시야는 세계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2022년 경남에서 15~34세 청년 인구의 역외 유출은 2만 명을 넘어섰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우수한 학업성적의 학생들이 수도권과 부산으로 빠져나가고, 대학 졸업 이후 대량의 유출이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20대 여성의 지역 유출 비중이 크다. 그들 중 다수는 경기도로, 그다음으로 서울로 간다. 아마 호남권, 영남권, 제주, 강원도 모두 같은 상황일 것이다.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들은 행복할까

지방에서 올라간 이들은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에 비해 삶의 질에서 훨씬 열악한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들이 좋은 일자리(대기업이나 공공부문 정규직)를 갖게 될 가능성은 평균적인 수도권 청년들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생활비를 고려할 때 수도권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이들의 삶의 수준이 개선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거기다가 이 청년들은 고립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에 고립된 삶은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결혼과 출산의 여유도 크지 않을 것이다.

가족과 친밀성이 있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적당한 일자리가 있으면 그럭저럭 살만하다. 한국은 최저임금의 지역 간 차이가 없고, 제조업에서도 지역 간 임금격차가 크지 않다. 비수도권 도심에서 일자리를 얻어도 적당한 생활은 가능하다. 이는 지역에 눌러 붙어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어디에서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노동현장에서 투쟁도 하고, 더 나은 고용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싸우는 노동자와 노동자계급 가구의 아이들이 중간계급이나 부르주아보다 금전적으로 부족해도 꼭 불행할 이유는 없다는 의미다. 커뮤티니를 만들고 연대의 정서를 확대하고 벗들 속에서 행복한 이들이 더 잘 뭉치고 더 잘 싸우며 권리도 더 잘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상에서의 고양이 투쟁의 힘이 된다.

지방 청년의 수도권 유출과 지역 인구의 감소, 삶의 행복도 저하, 출산율 하락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출산율만을 위한 대책은 원인처방보다는 대증처방에 가깝고,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보듯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복지의 증진이라는 요구도 현재의 출산율 하락을 역전시키는 데 기여한 바가 크지 않다.

복지를 증진시키고 출산 장려 정책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삶의 행복도 하락, 출산 기피, 돈의 가치가 절대화되는 것들은 모두 연관되어 있다. 지역에서 적당한 일자리를 만들고, 가족이나 직업의 가치를 긍정하고, 자신이 있는 곳에서 행복을 만드는 다양한 기회의 창출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출산율 하락도 막을 수 있다. 제도의 변화와 정부 정책만큼이나 행복한 삶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인구 붕괴와 경제 붕괴를 동시에 경험할 것이다.
 

▲ 남종석 / 전국공공연구노조 정책국장(소셜 코리아 운영위원) ⓒ 남종석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남종석 박사는 전국공공연구노조 정책국장이며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입니다. <소셜 코리아> 운영위원이기도 합니다. 한국 제조업 산업생태계, 지역불균등 발전, 제조업의 탈탄소화와 그린뉴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서울의 봄'으로 본 제6공화국 연대기, '김건희-이재명' 보위 정치를 분석한다

[장석준 칼럼] 새로운 정치 문법을 수립해야 한다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 기사입력 2023.12.12. 05:02:30

 

영화 <서울의 봄>이 장안의 화제다. 관객 수가 이미 700만에 이르렀고, 연말 송년 모임마다 이 영화 이야기로 뜨겁다. 물론 대화 내용 대부분은 반란 수괴이자 학살자 전두환에 대한 회한과 울분이지만, 덩달아 이름이 오르내리는 또 다른 인물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하나회 숙청을 단행함으로써 12. 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시작된 한 시대를 확실히 끝낸 '위대한 대통령'으로서 김영삼이 재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한 편이 불러온 집단적 회고 취미라고만은 할 수 없겠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이, 40여 년 전 반란을 일으킨 한 무리의 국가 공무원들이 오늘날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는 또 다른 공무원 무리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것만이 아니다. 김영삼 재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거기에는, 하나회 숙청이라는 빛나는 업적을 실현해낸 그 옛날의 정치에 견줘 한없이 무능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현 정치에 대한 환멸과 야유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고 보면 단지 영화 <서울의 봄> 흥행만이 우리의 시선을 20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이유는 아니다. 양대 정당이 각기 김건희, 이재명,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5000만 국민 중 무엇보다도 이 두 사람을 위해!) 기나긴 대치를 이어가는 현재 한국 정치의 모습을 분석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도 제6공화국 탄생(1987년 전후) 이후의 짧지 않은 세월을 시야에 담아야 한다. 지금 제6공화국 정치가 보이는 말기적 증상을 제대로 짚으려면, 반드시 제6공화국 역사 전반을 복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6공화국 초기 20년 - '거인의 시대'

우리 시대 정치와 비교하면, 제6공화국 초기의 정치는 마치 천하를 들었다 놨다 한 거인들의 세상처럼 보인다. 하나회를 숙청하고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정부만이 아니라, 현실사회주의권과 수교를 단행하고 토지공개념을 추진한 노태우 정부도, 외환위기를 조기에 수습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실현시킨 김대중 정부도 그렇게 보인다. 말하자면 1987년 개헌-대선 이후 제6공화국 초기 20여 년은 '거인의 시대'였다.

그런데 거인들을 연상시키던 이런 겉모습은 실은 1987년 민주항쟁의 지극히 제한적인 승리(사실상 실패)와 이에 따른 민주화 과정의 한계와 궁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우선 기존 국회, 그러니까 전두환 정부의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주도하던 국회가 만든 현 제6공화국 헌법은 1987년 여름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진 민주항쟁의 중요한 저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김영삼-김대중의 분열로 정권 교체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김영삼, 김대중 모두 구 군부세력과 어떻게든 손을 잡고 그 힘을 빌려 집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한계와 궁지 탓에 당시 정치 세력들은 특정한 선택을 결행할 수밖에 없었고, 이 선택은 제6공화국 첫 20년 동안 일정하게 반복됐다. 그리고 이를 통해 2000년대 중반까지 독특한 정치 문법이 한국 정치를 관통하며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대통령이 매번 (야당이 아니라) 소속당을 숙청함으로써, 아니 '숙청'이란 말이 너무 위악적으로 들린다면 소속당을 단절적으로 쇄신함으로써 제6공화국 정치 질서 전반의 역동성을 유지, 강화한다는 문법이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하나회 동료였던 민주정의당 내 전두환 정부 세력을 국회 청문회에 세워 권력 중심에서 밀어냈다. 김영삼 대통령은 함께 민주자유당을 만든 노태우 정부 세력을 하나회 숙청 등을 통해 고립시키고 끝내는 전두환, 노태우를 모두 법정에 세웠다. 이렇게 여당 내 전 정부 세력을 숙청하거나 사법적으로 단죄함으로써 집권 보수여당의 정치적 중심은 계속 극우지대에서 좀 더 중도 쪽으로 이동했고, 한국 정당 정치의 지형 전체가 변동했다.

▲ 전두환 전 대통령 ⓒ 국가기록원

김대중 대통령은 여기에서 예외였다. 김대중은, 비록 구 군부세력 일부(김종필 세력)와 동맹하기는 했지만, 제6공화국 최초로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따라서, 만약 김대중 대통령이 노태우, 김영삼과 마찬가지로 직전 정부 세력을 사법적으로 단죄하려 했다면, 이것은 패턴의 계승이 아니라 변형이 되는 셈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오히려, 대통령이 집권 초기에 적대당이 아니라 소속당을 '심판'하여 주류 정당 정치 전반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인다는 패턴이 유지되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제6공화국의 마지막 '거인'이었다. 그때까지 제6공화국 정치를 이끌던 정치 문법을 명철하게 인식하고 철저히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노무현은 집권하자마자 소속당 내 김대중 정부 세력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고, 이로 인한 옛 동지들 사이의 긴장은 결국 2004년 대통령 탄핵 사태로 폭발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잘못 기억하는 것과 달리, 당시 탄핵을 주도한 것은 현 국민의힘 전신이 아니라 김대중 정부 계승 세력이었다.

하지만 이 탄핵 사태를 거치며 여당은 김대중의 정당이 아닌 노무현의 정당, 열린우리당으로 변신했다. 한국 정당 정치의 경계선과 무게 중심은 다시 한 번 크게 이동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과 더불어 이는 제6공화국 초기의 정치 문법과, 유권자의 역동적 선택이 맞아 떨어지며 빚어낸 실질적인 정치 '개혁'이었다.

이것이 2023년에 돌아보기에 20, 30여 년 전 정치가 마치 '거인의 시대'인 듯 다가오는 핵심적인 이유다. 물론 그 시절 정치가들이 지금의 그 후예들에 비하면 실제로 '거인'에 가까웠던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요인은 1987년 민주항쟁을 사실상 패배로 만들고 만 뼈아픈 실책들을 뒤늦게 만회해야만 한다는 무거운 역사적 압박이었다. 적어도 이 압박을 절실하게 느낄 줄 알았던 것이 제6공화국 초기 정치가들의 '거인'다운 자질이었다. 그리고 20년 동안 각 정부가 잇달아 어떻게든 이 자질을 뚜렷이 구현했기에 많은 이들이 제6공화국 민주주의, 1987년산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물론 이때도 양대 정당이 정치를 독점하려는 경향은 지금만큼 강했지만, 둘 사이에 현재와 같은 퇴행적인 진영 대결만 전개되지는 않았다. 최초의 정권 교체 이후, 김대중 정부 시기부터 국민의힘 전신 세력을 중심으로 그런 식의 대결 정치가 등장할 조짐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것이 지배적인 광경이 될 수는 없었다. 전체 지형이 주기적으로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관성적인 대결 정치 역시 변화의 바람에 초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시야에서 놓치면 안 될 것은 이 시기가 지난 뒤에 한국 정치에 나타난 병폐들이 이 시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 정치를 이루 말할 수 없이 비루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바로 이 시기에 씨앗이 뿌려지고 싹을 틔웠다.

가령 검찰이라는 새로운 고위 관료 권력집단의 대두가 그러하다. 제6공화국 대통령들은 숙청극을 연출하면서 매번 검찰 기구의 사법 엘리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검찰 권력'은 결코 자력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다. 제6공화국의 '제한된' 민주주의 자체가 그들의 산실이자 교실이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제6공화국 '말기' - '소인의 시대'

제6공화국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명확한 정치 문법이 통하던 제6공화국의 첫 시기가 언제 끝났는지는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그 시대는 끝났다. 이명박 정부 등장은 제6공화국의 두 번째 정권 교체였지만, 이명박은 김대중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이명박 정부는 적대당 소속인 직전 정부, 즉 노무현 정부에 수사의 칼날을 들이밀었다. 요즘 상식으로는 '원래 그러는 것 아니냐' 할지 모르겠지만, 이는 실은 198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

기존 패턴을 깬 이명박 정부의 이 선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몰고 왔다. 이후 양대 정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원한과 복수의 정념이 뿌리를 내렸다. 이 역시 전에 없던 일이었다. 양당 독점 정치는 제6공화국 초기부터 굳건히 작동했지만, 오늘날 익숙한 진영 대결 정치는 훨씬 뒤인 2000년대 말에야 비로소 제대로 꼴을 갖추었다

뒤이은 박근혜 정부의 선택은 이명박 정부가 열어놓은 새로운 역사적 경로를 더욱 돌이킬 수 없게 굳혀 놓았다. 이명박 정부는 누가 봐도 수사할 거리로 넘쳐났지만, 박근혜는 노태우, 김영삼과는 달리 소속당의 직전 정부 세력을 숙청하거나 법정에 세우지 않았다. '복지국가, 경제 민주화' 같은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과 함께 이는 박근혜 정부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결정적인 자충수였다. 아무튼 이로써 제6공화국 초기에 반복되던 정치 패턴은 완전히 종식됐다.

그 뒤에는 다들 알듯이 2016-17년 촛불항쟁이 있었다. 그 여파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정부'를 자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성사시킨 기반이었던 원내 다당 구도를 살리는 개혁연합을 구축하는 대신, 이명박-박근혜 정부 세력에 대한 사법적 단죄에만 전념했다. 이름 하여 '적폐 청산'이었다. 어떤 이들은 여기에서 촛불'혁명'의 환영(幻影)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가 한 일은 다름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한 일의 반복이었다. 새로 등장한 정부가 적대당에 속한 직전 정부 세력을 수사와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일이었다. 이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제6공화국에 새로 자리 잡은 정치 패턴이었는데,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통해 이 패턴은 제6공화국 초기와는 구분되는 새 시기의 지배 요소로서 굳어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새 경로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역설적이지만 (이명박을 심판한)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의 자식'이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이명박의 자식'들이 정치를 움직이는 제6공화국의 또 다른 시기를 살고 있다. '이명박의 자식'들이라면, 확실히 '거인'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겠다. '거인'의 정반대인 '소인'이라 불러도 좋을 이들이다. 그러니 '거인의 시대'에 대비해 우리 시대를 '소인의 시대'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소인의 시대'는 어떠한 시대인가? 무엇보다도 정당 정치를 비롯한 정치 전반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뒷걸음질 치는 시대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지금보다도 정당 구조가 덜 발전하고 거인 정치가의 개인적 영향력이 컸던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 정치가 끊임없이 꿈틀거리며 전진하게 만들었던 그 역학(力學)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양대 정당은 지난 15년간 한 번도 진정한 단절적 쇄신을 겪지 않은 채 원한과 복수의 정념이 지배하는 진영 대결을 부추기며 수명을 무한 연장할 뿐이다.

그런 가운데, 군복 입은 권력 찬탈자 대신 법복 입은 비슷한 무리가 급성장했다. 제6공화국 초기부터 벌써 상승세를 타던 검찰 엘리트들은 두 차례의 전 정부 수사를 계기로 권력에 직접 도전할 위세를 확보한 집단으로 우뚝 섰다. 이명박 정부의 전 정부 수사로 흔들렸던 양대 정당의 한 축(민주당 계열)이 순전히 촛불시민연합 덕택에 집권당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 검찰 엘리트들은 문재인 정부의 전 정부 수사로 껍데기만 남은 양대 정당의 다른 한 축(국민의힘 계열)을 외피 삼아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우리 시대가 '소인의 시대'인 이유는 '소인'에 맞는 정치 문법이 지배하기 때문이 아니다. 정치 문법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정치인들에게는 소속당에 칼을 휘둘러서라도 화답하고 부응해야 할 시대적 과제 같은 것이 없다. 불평등 심화나 기후위기, 돌봄위기 등이 그런 자리를 차지해야 하겠지만, 지금 정치인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이런 문제들과는 전혀 상관없다. 원한과 복수의 정념을 연료로 삼는 진영 대결 정치는 이미 그만의 궤도를 맴돌고 있기에, 선출직 공직을 바라는 정치인들은 그 궤도의 논리에만 적응하면 된다.

그래서 이제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조차 아니라 적대당의 현 대표를 직접 수사하는 데 골몰한다. 군부독재정권 때나 보던 광경의 귀환이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내부자가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세력임에도 소속당을 단절적으로 쇄신하기는커녕 가장 부패한 당 내 세력과 거래하며 밀실 정치를 지속한다. 한편 반대쪽에서는, 애초에 더불어민주당 주류에 대한 도전자로 기대를 모았던 정치인이 대표가 된 뒤에 오히려 당을 진영 대결의 전적인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것은 그릇되었거나 시대와 동떨어진 문법이 지배하는 세계가 아니라, 그냥 문법이라 할 만한 것 자체가 없는 세계다. 그렇기에 지금은 제6공화국의 '말기' 국면이다. 더이상 존립할 의미가 없는 체제가 수명만 연장하는 상태에 '말기' 말고 다른 어떤 진단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 문법의 수립

그럼 이 답답한 국면에 벗어날 출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거인'의 귀환, 즉 '우리 시대의 김영삼, 김대중'을 대망하고 현 시대의 특정 정치인들에게 이런 기대를 투영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거인의 시대'는 불완전한 민주화 과정이라는 그 시대의 운명에 응답한 결과였다. 그때의 정치 문법이 이미 한참 전에 붕괴한 상황에서 과거가 단순히 재연되길 바라는 것은 헛된 일일 뿐이다. 굳이 비유하면, 하나회와 달리 우리 시대의 권력 엘리트들은 '제2의 김영삼'을 통해 청소될 수 없다.

오히려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선택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으로 반복되지 않을 수도 있었던, 그것과는 다른 가능성이 살아 꿈틀대던 촛불항쟁 국면의 몇 달 동안이다. 이 시기에 대두한 원내 다당 구도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던 대중운동과 호응하면서, 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정치적 결정을 실현시켜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원내 다당 구도만이 아니었다. 이준석 신당이든, 이낙연 신당이든, 무조건 다당 구도만 만들어지면 만사형통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대중운동만 중요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새로운 정당 구도와 활기찬 대중운동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핵심이었다.

이러한 시끌벅적한 관계 속에서 새로운 정치 행위자와 양식, 관행이 등장해야 한다. 새로운 공화국을 채울 새로운 정치 문법이 형성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6공화국(의 말기만이 아니라) 전체를 넘어서는 정치 문법을 수립하는 일이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손익분기점(460만명)을 넘어 누적 관객 수 500만명 돌파를 앞둔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서울의봄' 포스터가 모니터에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84개의 출사표, "윤석열 독재와 싸워야 하니까! 진보당"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12/12 09:21
  • 수정일
    2023/12/12 09: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김준 기자
  •  
  •  승인 2023.12.11 16:55
  •  
  •  댓글 0

 

84명 후보 “정권 심판 앞장 설 것”

1야당 독재 넘어 연합 야당 필요

현장에서 발로 뛰어온 후보자들

진보당 제 22대 국회의원선거 출마 기자회견 ⓒ 진보당

진보당이 내년 22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84명의 출마자는 국회 본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고, 국민승리 총선을 이끌겠다고 외쳤다.

이들은 거부권(재의요구권)으로 무력화된 국회를 지적했다. 아울러 180석이라는 전무후무한 의석을 얻고도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지 못하는 민주당의 한계를 짚으며 “야권의 승리와 진보의 승리가 함께 가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야당 독재 넘어 연합 야당 필요

재의요구권을 남발하는 정부를 견제하려면 여당을 제외한 200석이 시급한 상황. ‘거대 당 독재’라는 시선을 우려한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본회의 통과조차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본회의에 부의된 노란봉투법은 5개월 동안 체류하다 11월에야 통과됐다. 이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200석 이상 의석을 얻더라도 독재 프레임에 갇혀 소극적 의정활동을 보일 거란 우려를 키웠다.

이탄희 의원이 연동형 비례제를 통한 연합정당 200석을 요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 법률학자는 연동형 비례제를 통한 비례성 확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동형비례제가 민주주의에 더 부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희숙 진보당 대표는 “180석 집권 여당을 만들어주고, 여러 차례 기회를 주었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민주당만으로는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없고, 야권의 승리와 진보의 승리가 함께 가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경남 창원 의창 정혜경 후보, 평택시 을 김양현 후보, 충남 홍성 예산 김영호 후보, 서울 서대문 갑 손솔 후보 ⓒ 진보당

현장에서 발로 뛰어온 후보자들

이번 출마자들은 각 지역에서 의제를 대표해 꾸준히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희 원내대표는 출마자들을 “진보당 예비후보들은 지역과 현장에서 주민과 울고 웃으며 동고동락해온 노동과 민생의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매일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출퇴근길, 시장, 생산의 현장 등 삶의 현장 곳곳에서 노동, 여성, 농민, 청년을 대표해 주민을 만난 이들도 발언을 이어갔다.

경남 창원 의창 정혜경 후보는 21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창원의창구위원회 직접정치운동본부장을 맡아 활동한 정 후보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출신으로 10년 동안 노동조합을 결성해 고용안전과 차별해소를 위해 싸워왔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접 국회로 들어가 비정규직 법제도를 바꾸는 사람이 되고, 예산을 결정하는 사람이 되어 소모품이 아니라 노동자들도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 을 김양현 후보는 여성을 대변하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는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마구 쏟아내지만, 근본적 방향은 실종된 채, 가사노동과 가족 돌봄은 오롯이 여성에게 떠넘기며 여성 노인 빈곤에 그 어떤 지원도 없는 것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년 총선이 성평등을 비롯한 모든 퇴행의 폭정을 막고 윤석열을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심판 투쟁에 여성과 함께 선두에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민을 대변하는 후보도 발언을 이어갔다. 농민회에서 추대받은 김영호 후보는 홍성 예산에 출마했다. 그는 “농촌사회를 살리기위해서는 개방농업 정책을 폐기하고 국가책임 농업정책으로 바로 잡아야 하는데 그것이 진보당이 얘기하는 농민기본법”이라고 설명하며 “농업 생산비를 보장해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산비 두려워 농사 못 짓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농지가 투기의 전당으로 몰락하는 것을 막고, 농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청년을 대변해 나온 손솔 후보는 서대문 갑에 출마했다. 손 후보는 기후위기서대문비상행동 대표로 본인을 “기후위기 재난 앞에 결혼·출산을 선택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세대”라고 소개했다. 손 후보는 “현재의 청년세대가 앞으로 30-40년 동안 겪을 문제에 최소한의 이해도, 해결할 의지도 없는 정부는 필요 없다”며 “청년으로서도 윤석열 정부 심판을 말하며, 이러한 민심을 모아내는 게 현 진보정치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총선 출마 현황(12.11 기준)

 

순번

시도당

지역구

이름

대표경력

1

강원도당

강릉시

장지창

현) 진보당 강릉시 지역위원장

2

강원도당

홍천・횡성・영월・평창

강석헌

현) 전농 강원도연맹 사무처장

3

경기도당

고양시을

송영주

현) 진보당 사무총장

4

경기도당

광주시갑

신승룡

현) 진보당 광주시 지역위원장

5

경기도당

남양주시을

김진만

현) 진보당 구리남양주시위원회 위원장

6

경기도당

부천시을

백현종

현) 경기도당 정책위원장

7

경기도당

성남시 분당구을

유인선

현) 성남시분당구지역위원회 사무국장

8

경기도당

성남시수정구

장지화

전)진보당 여성엄마당 대표

9

경기도당

성남시중원구

김현경

전) 제5대 성남시의회 의원

10

경기도당

수원시병

임미숙

현) 수원노동인권센터 소장

11

경기도당

수원시을

김식

현) 한국청년연대 대표

12

경기도당

시흥시갑

홍은숙

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시흥지회장

13

경기도당

안산시 단원구갑

정세경

현) 진보당 경기도당 안산현장위원회 위원장

14

경기도당

안산시 단원구을

이경자

현) 전국택배노동조합 경기지부 사무국장

15

경기도당

안산시 상록구갑

김도현

현) 진보당 부대변인

16

경기도당

안성시

김지은

현) 진보당 안성시위원회 위원장

17

경기도당

오산시

신정숙

현) 진보당 오산시위원회 위원장

18

경기도당

용인시을

조병훈

현) 진보당 학비노조경기지부 정치위원장

19

경기도당

의정부시을

김재연

전) 제19대 국회의원

20

경기도당

파주시갑

안소희

전) 파주시의회 의원

21

경기도당

평택시갑

신미정

현) 진보당 평택시위원회 공동지역위원장

22

경기도당

평택시을

김양현

현) 진보당 경기도당 사무처장

23

경기도당

하남시

이현심

전) 하남시의회 의원

24

경기도당

화성시갑

홍성규

현) 진보당 대변인

25

경남도당

김해시

박종택

전) 진보당 김해시위원회 위원장

26

경남도당

김해시을

이천기

전) 9대 경상남도의원

27

경남도당

양산갑

이은영

현) 경남 양산시위원회 공동지역위원장

28

경남도당

진주갑

류재수

전) 진주시의회의원(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민중당/진보당)

29

경남도당

창원시 마산회원구

박은영

현) 경남도당 창원시 마산지역위원회 위원장

30

경남도당

창원시성산구

이영곤

현) 진보당경남도당 창원시성산구위원회 위원장

31

경남도당

창원의창구

정혜경

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32

경북도당

경산시

남수정

현) 진보당 경북도당 위원장

33

경북도당

경주시

이광춘

현) 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위원장

34

광주시당

광산구갑

정희성

현) 진보당 공동대표

35

광주시당

광산구을

전주연

전) 6대 광주광역시의회의원

36

광주시당

동남구을

김미화

현) 진보당 광주시당 보건의료위원회 위원장

37

광주시당

북구갑

김주업

현) 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38

광주시당

북구을

윤민호

전)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39

광주시당

서구갑

강승철

현) 진보당 광주 서구갑 지역위원장

40

광주시당

서구을

김해정

현) 풍암호수원형보전매립반대수질개선 대책위원장

41

대구시당

달서구병

최영오

현) 진보당 대구 노동자당 위원장

42

대구시당

동구을

황순규

현)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

43

대전시당

서구을

유석상

전) 민중당 대전시당 공동위원장

44

대전시당

유성구갑

김선재

현) 진보당 유성구 지역위원장

45

부산시당

남구을

김은진

현) 진보당 남구수영구위원장

46

부산시당

사상구

양미자

현)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산본부장

47

부산시당

사하구갑

김진주

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장

48

부산시당

연제구

노정현

현) 진보당 부산광역시당 위원장

49

부산시당

부산진구갑

주선락

현) 진보당 부산진구 지역위원장

50

서울시당

강서구 병

권혜인

전) 진보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51

서울시당

관악구 을

이상규

전) 2012-2014 제19대 국회의원 (서울 관악을)

52

서울시당

광진구을

박대희

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서울지부 부지부장

53

서울시당

구로구 갑

최재희

전) 구로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센터장

54

서울시당

노원구갑

권민경

현) 진보당 노원구지역위원장

55

서울시당

노원구병

홍기웅

현)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부위원장

56

서울시당

노원구을

김진숙

현)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공동지역위원장

57

서울시당

동대문구갑

오준석

현) 진보당 동대문구 지역위원장

58

서울시당

서대문구 갑

손솔

현) 진보당 수석대변인

59

서울시당

서대문구 을

전진희

현)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 위원장

60

서울시당

송파구병

박지선

현) 진보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61

서울시당

은평구 갑

김용연

현) 진보당 은평구위원회 위원장

62

서울시당

중구성동구갑

강병찬

현) 서울노동자당 가전통신서비스현장위원회 위원장

63

서울시당

중구성동구을

박상순

현)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수석부지부장

64

서울시당

중랑구갑

노혜령

전)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 부지부장

65

울산시당

남구을

조남애

현) 진보당 울산 남구지역위원장

66

울산시당

북구

윤종오

전) 20대 국회의원

67

울산시당

울주군

윤장혁

제 12기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68

울산시당

중구

천병태

전)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69

인천시당

계양구을

고혜경

현)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정치위원장

70

인천시당

남동구갑

용혜랑

현) 진보당인천시당 부위원장

71

인천시당

부평구갑

신용준

현) 진보당 인천시당 부평구지역위원회 위원장

72

전남도당

나주시·화순군

안주용

현) 진보당 나주시위원회 위원장

73

전남도당

목포시

최국진

현) 진보당 목포시위원회 공동지역위원장

74

전남도당

무안·신안·영암

윤부식

현)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 본부장

75

전남도당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이성수

현) 진보당전남도당 위원장

76

전남도당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유현주

전) 전남도의회 의원

77

전남도당

여수시을

여 찬

현) 전남청년진보당 준비위원장

78

전북도당

익산시갑

전권희

현) 진보당 익산시 지역위원장

79

전북도당

전주시을

강성희

현) 국회의원

80

충남도당

당진시

오윤희

현) 당진 어울림여성회 회장

81

충남도당

천안시 병

권오대

현) 진보당 천안시위원회 위원장

82

충남도당

홍성군·예산군

김영호

전) 15기, 16기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83

충북도당

청주시 흥덕구

이명주

현) 충북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공동대표

84

충북도당

충주시

김종현

전) 충주 공동육아 협동조합 이사장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앙일보 “달라진 MZ세대 페미니스트 류호정”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12.12 07:21
  •  
  •  수정 2023.12.12 07:23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

기] 한겨레 “김건희 명품백 의혹 못 본 체하는 검찰, 이게 공정인가”

영화 ‘서울의 봄’ 흥행 700만 넘어, 전두환 고향 합천에선 ‘전두환 지우기’ 움직임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과 공동창당을 선언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1일 “내가 속한 진영의 모든 것이 언제나 옳았다고 할 수 없다”며 “‘모든 남성은 가해자’라는 명제에 기초해 페미니즘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를 열어놓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버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보수매체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 등 수사기관이 움직이지 않자 비판사설이 나왔다. 12일 한겨레는 사설 <‘김건희 명품백 의혹’ 못 본 체하는 검찰, 이게 공정인가>에서 “김 여사는 최소 김영란법을 위반한 정황이 명백하고, ‘금융위원 인사’ 등 국정에 개입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라며 “그런데도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국민권익위원회는 물론,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 모두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관련 이슈를 다룬 칼럼을 실었다.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두환의 고향인 합천에서 ‘전두환 지우기’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12일 아침신문 1면 모음

이준석에 손 내민 류호정

금태선 전 의원과 공동창당을 내건 류호정 의원 소식을 중앙일보는 <“젠더대결 완화 위해 노력” 달라진 MZ세대 페미니스트 류호정>이란 기사로 전했다. 그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다룬 것이다.

중앙일보는 “류 의원은 정의당 내에서 ‘MZ세대 페미니스트’를 상징해 온 정치인”이라며 “그런 까닭에 이날 기자회견은 일종의 자기 고백적 성찰로 읽힌다”고 보도했다. 류 의원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상대방을 매도할 수 있는 태도는 지양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과 류 의원은 젠더 갈등 해결책이라며 병역 성평등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주장했다.

▲ 12일 중앙일보 기사

중앙일보는 “새로운 선택이 창당 행보에 속도를 내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주목된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해 “반페미니즘 논란을 빚은 바 있다”고 표현했다. 이 전 대표는 새로운 선택 측이 창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자신이 하는 창당에 이들이 참여할 생각이 있다면 열려 있다고 했다.

매일경제는 사설 <주목받는 ‘제3지대’…거대 양당은 위기의식 가져야>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0일 신당 창당을 위해 서로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더불어 금 전 의원과 류 의원 공동창당 선언 등을 함께 언급했다. 이 사설에선 거대 양당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제3지대가 주목받는 것은 많은 국민이 양당 체제 폐해를 지켜보면서 개혁 신당 출현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당이 많아져 다양한 의제 설정도 가능해진다”고 한 뒤 “금태섭·류호정 공동 신당은 11일 ‘여성 병역 부과’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고 했다.

▲ 12일 매일경제 사설

조선일보도 관련 내용을 전하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1차 성평등이라면 가사를 남녀 모두 동등하게 책임지는 것이 2차 성평등”이라며 “2차 성평등이 정착해야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남녀 병역 평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함께 전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한겨레에 “무당파,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제3지대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갈등이 첨예한 주제를 끌고 나와 한계가 커 보인다”고 했다. 이들의 제안이 신당 창당의 첫 의제로서 적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젠더 관련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향신문은 관련 기사에서 정의당내 반발을 담았다. 이 신문을 보면 정의당 당직자 72명은 이날 성명문을 내고 “오로지 자신의 의원직 유지를 위해 배신의 정치, 꼼수 정치로 당원들을 기만하는 류 의원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사설과 칼럼

한겨레는 사설에서 “권익위는 지난 8월과 11월 전 한국방송 이사장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 김영란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각각 대검에 수사를 요구했다”며 “그런데 이번 사건에는 꼼짝도 않는다. 이렇게 선택적 행위를 하니 ‘방송 장악’을 위해 동원됐다고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최고 사정기관인 검찰의 침묵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검사가 범죄 혐의를 알고도 수사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야당 관련 질문엔 시퍼렇게 날을 세우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 사건 관련 질문엔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며 비겁한 태도를 취한 것도 직무유기 논란을 피하려는 처사로 보인다”고 했다.

한겨레는 “일각에선 ‘함정 취재’를 이유로 들며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는 수사에 사용할 수 없다는 ‘독수독과’를 핑계로 댄다”며 “하지만 ‘독수(증거)’는 수사기관이 수집한 불법 증거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 사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 사건의 본질은 ‘함정 취재’가 아닌, ‘대통령 부인의 선물 수수와 관련 의혹’”이라며 “오죽하면 보수언론조차 민심이반을 우려해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말라고 주문하겠는가”라고 했다. 끝으로 “지금 검찰은 왜 야당 앞에만 기세등등하고, 윤석열 대통령 앞에선 스스로 고개를 움츠리는가”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럴 참이면, 더는 ‘공정’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 12일 한겨레 사설

한국일보는 장인철 수석논설위원의 칼럼 <‘김건희 선물 동영상’과 용산의 침묵>에서 “이번 일은 법리를 넘어 정치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특히 민심은 정의와 공정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이 국가 지도자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분할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깨어 있다면 상황을 외면한 채 침묵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진솔한 반성과 엄중한 조치로 민심을 달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두환 고향에서 전두환 지우기 움직임

서울신문은 <‘서울의 봄’ 인기에 일해공원 뭇매 청원 빗발에 군 “개명 여부 재토론”>이란 기사에서 “영화 ‘서울의 봄’ 이 흥행을 이어가자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의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일해공원은 경남도 지원을 받아 2004년 합천 황강변에 ‘새천년 생명의 숲’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는데 이후 합천군에서 전두환 업적을 기리고 대외적으로 합천을 알리기 위해 전두환의 아호인 ‘일해’를 따 2007년 일해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 12일 서울신문 기사

서울신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명칭 변경을 주장해 온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국민운동본부가 주민 1500명이 참여한 ‘명칭 변경 주민청원’을 발의했는데 합천군은 올해 6월 ‘양측 주장이 대립해 새로운 이름을 제정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결했지만 내년에 관련 비용 3000만 원을 내년 예산안에 올리고 공론화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경남도민일보는 <영화 ‘서울의 봄’ 흥행 가도 합천 전두환 지우기 탄력받나>란 기사에서 “독재자 미화 논란에도 전두환을 상징하는 ‘일해공원’을 비롯해 ‘생가’, ‘친필 현판’ 등이 있다”며 “특히 일해공원 입구에는 전두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있으며 표지석 뒷면에는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서 “김해에서는 당시 전사한 김오랑 중령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며 “올해는 ‘서울의 봄’에 김오랑(영화속 오진호, 정해인 분)이 등장하면서 추모 행사에 많은 이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오랑 중령은 12·12 군사 반란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 체포를 막고자 사령부에 들어온 반란군과 교전하다 전사해 1980년 국립묘지에 안장됐고 1990년 중령으로 특진 추서됐다.

한편 김오랑 중령 군인 정신을 기리고자 고향 주민들과 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기사 더보기

  •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떡볶이 이벤트 할 때 아니다’ 고언 아무도 하지 않은 건지”

  •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한겨레 이어 한국일보도 “尹, 총수들 이끌고 떡볶이 도 지나쳐”

  • ‘서울의 봄’ 흥행에 케이블·OTT·유튜브에서 덩달아 주목 받은 콘텐츠

  • 한겨레도, 동아일보도 ‘김건희 리스크’ 빨간불 경고

  •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기업총수 동원 대통령 ‘떡볶이 먹방’에 ‘이제 하다 하다’ 등 돌린 언론

  • [영상] “김건희 여사 명품백 반환 창고 있는지 현장 검증해야”

  • '서울의봄' 흥행 속 현실 해석 놓고 여야 정치권 공방도 치열

 

장슬기 기자wit@mediatoday.co.kr

#김오랑#전두환#아솎#아침신문#아침신문솎아보기#서울의봄#700만#일해공원#합천#김건희#명품백#검찰#윤석열#정해인#류호정#페미니스트#중앙일보#금태섭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통일부장관 만난 짐 로저스, 'DMZ 개방하면 한국은 아시아와 세계 구할 수 있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12.11 17:03
  •  
  •  댓글 0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장관 집무실에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김영호 장관을 만나 DMZ 개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장관 집무실에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김영호 장관을 만나 DMZ 개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수천년간 한반도에 있었던 두 나라의 통일은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휴전선과 DMZ를 없애고 개방할 수 있다면 그 이후는 한국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지 않겠나?"

11일 오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장관 집무실로 김영호 통일부장관을 예방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해외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김 장관에게 이같이 말했다.

"국경(휴전선과 DMZ)이 열리면 바로 맥주를 준비해서 큰 파티를 열겠다"며 기대감과 바람을 표시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어 '남북간 교류협력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가겠다'는 김장관의 이어진 발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한국은 아시아와 세계를 구할 수 있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만약 화성에서 온 누군가가 이곳에 왔는데,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역사를 공유하며,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이지만 서로 다른 국가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미쳤다'(crazy)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잘 알고 계실터이니 잘 해결하시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5년 전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늦어도 20년안에 남북 통일이 이뤄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접견은 주요 투자처인 북과 한반도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는 로저스 회장의 요청에 해외 투자자들을 다독일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김 장관의 판단이 맞아떨어져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