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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부세에 목숨 거나...대신 상위 0.1%에 부유세 걷자"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정승일 박사.

ⓒ 권우성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만약 초고가를 제외한 1주택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하고, 대신 상위 0.1%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 주식 투자자 상위 1%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 부과는 그대로 시행한다면 어떨까.

자칫 진보·보수 모두에게 공격받기 좋은 이 제안을 꺼내든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기자를 바라봤다. 그는 "복지국가도 만들어야 하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도 해야 하고, 인구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왜 종부세에 목숨을 거나"라며 "종부세 하나 때문에 이 전부를 모두 날릴 수는 없지 않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 등을 거친 진보 경제학자. 그간 여러 대담한 의견을 개진해 온 그가 천착하는 핵심 주제는 '자산 불평등 축소'다.

정 위원은 "현재로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남동 자택 약 500억 원에 대한 종부세만 내면 된다"며 "그런데 이 회장이 가진 재산 대부분이 주식이고, 그게 10조~20조 원 정도 될 텐데, 여기에 부유세를 매기자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현실인 RE100은 외면한 채 주식시장 부양을 이유로 재벌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종용하는 윤석열 정부에는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최상목 기획재정부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밸류업 해야 한다' 난리가 났다"며 "하지만 밸류업의 가장 근원적인 방식은 기업 가치를 실제로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이 늘고, 경쟁률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자사주 매입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실물에 투자할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부자들아, 자사주 매입하고, 무조건 주가 올려'라고 주문하는데, 대단히 잘못 됐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 자체는 부를 생산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한 마디로, 투기판"이라며 "그런데 정부는 밸류업을 위해 금투세를 폐지하자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금투세는 그 노름판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세금을 매기자는 건데, 정부는 오히려 노름판을 활성화해야 우리 경제가 좋아진다고 한다.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지난 14일 서울역 인근에서 정승일 위원과 나눈 주요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원천징수 아닌 '고지서' 나오는 종부세, 저항 심해... 피케티도 같은 지적"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정승일 박사.

ⓒ 권우성

- 최근 종부세 이슈가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종부세를 포함한 부동산·토지 보유세 증세에 비판하면서, 종부세 세수로는 복지국가에 필요한 재원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수치는 어떤지.

"종부세 세수가 현재 4조 원대다. 제일 많이 거뒀을 때가 6조 원대였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5~10%p 낮으니, 복지국가를 선진국 평균 정도로 실현하려면 추가로 거둬야 하는 세금이 50조~100조 원 정도다. 이걸 어떻게 종부세로 감당할 수 있겠나."

- 종부세만으로는 부족하겠다.

"부동산 보유세를 얘기하는 분들은 종부세뿐만 아니라 재산세 얘기도 한다. 재산세는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게 아니라, 1년에 두 번 별도로 징수한다. 보통 원천징수되는 건 조세 저항이 심하지 않다. 그런데 재산세와 종부세는 보유세여서 고지서가 나온다. 세금이 얼마인지를 눈으로 보면서 내니까 다들 부글부글 하는 거다. 복지국가를 실현한다 하더라도 항상 조세 저항을 염두에 둬야 한다."

- 근로소득세나 건강보험료 등은 원천징수돼 정확한 금액을 모르고 낸다.

"지난 100년간 조세 저항이 가장 심한 세금이 두 가지 있었는데, 보유세와 부유세다. 저는 토지에 대한 보유세인 종부세보다 오히려 부유세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토마 피케티도 <21세기 자본>에서 토지에 대해 보유세를 매기면 저항이 심하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사회는 토지주의 사회가 아니다. 농업 중심이었던 과거에는 토지 과세가 중요했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는 자본주의 사회다. 가장 중요한 부의 형태는 토지가 아니라 자본이라는 뜻이다."

- 토지가 아닌 재산 전체에 대한 세금 부과가 필요하겠다.

"자본이라는 건 땅이 아니라 건물, 공장, 예금, 보험 이런 재산 전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갖고 있는 부동산이라고 해봐야 한남동 자택 다 합쳐도 500억 원도 안 될 거다. 여기에 종부세를 매기면 이 회장은 500억 원에 대한 종부세만 내면 된다. 그런데 자본에 대한 세금인 부유세를 매기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회장이 가진 재산 대부분이 주식이다. 그게 10조~20조 원 정도 될 텐데, 여기에 부유세를 매기자는 거다."

- 최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거주 1주택자 종부세 면제에 이어 종부세 폐지까지 주장했다. 그런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주택자 종부세를 면제하면 부의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면서, 1주택자 종부세를 완전 면제하려면 보유세 누진 과세 강화, 취득세·양도세 인하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여러 가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왜 갖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다주택자 중 상당수는 임대소득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80대 노인의 경우 연금소득 같은 게 없지 않나. 그런데 집이 2채라는 이유로 보유세를 중과세 한다? 뭘 모르는 사람이 하는 얘기다."

- 1주택자 종부세 폐지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폐지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많은 반론이 있다. 1주택자들은 이미 굉장히 많은 예외 조항에 의해 혜택을 얻고 있다는 식이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그걸 누가 하느냐는 거다. 그 많은 세세한 조항들을 누가 알겠나. 전문가밖에 모른다. 거기다가 세법이 매년 바뀐다. 세무사가 아닌 이상 내가 종부세 대상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대다수 사람들이 알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혹시나 아파트값이 올라가면 내가 해당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 심리가 굉장히 퍼져가고 있다."

독일·스웨덴에도 다주택자 존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정승일 박사.

ⓒ 권우성

- 집 가진 사람들은 '종부세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겠다.

"예외가 너무 많은 원칙은 원칙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원칙을 버려야 한다. 차라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면제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거둘 수 있다'고 하는 게 낫다. 200억 원짜리 주택이 무슨 생필품이겠나. 굉장한 고가의 주택을 1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다."

- 집값이 오른 1주택자들의 반발이 크다.

"서울에 집 가진 사람들도 대부분 1채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압구정동에 살고 있는데, 20년 전에는 1억 원짜리 집이었지만 최근 집값이 40억 원까지 올랐다고 하자. 그런데 갑자기 40억 원의 1%(4000만원)를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당연히 조세 저항이 일어난다. 압구정동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마포구 집값도 20억 원이 넘어 간다. 공시지가로는 10억 원이니 아직은 괜찮은데, 이게 12억 원까지 오르게 되면 '나도 내년엔 종부세 대상이 될지 모른다, 다음 선거에선 보수 정당 뽑아야겠다' 이렇게 되는 거다."

- 그래도 집값이 많이 올랐다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 아닌지.

"문서상으로 집값이 40억 원으로 올랐다 하더라도, 그걸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40억 원은 경제학적으로 얘기하면 일종의 '금융 버블'이다. 그에 상응해서 세금을 매기는 건 '버블 세금'이다. 그러니 징벌적 과세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그럼 어떻게 되나. '보수 정당 대통령을 뽑으면 종부세를 줄여주겠구나'라는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정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나? 부동산 하나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 현재 유럽 국가에서는 종부세, 국토보유세 같은 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는데, 해당 국가들은 부동산에 대한 과세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독일 베를린의 경우 신도심은 대부분 공공임대 주택이거나 협동조합 주택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굉장히 낮다. 부동산 투기를 못 한다. 그런데 구도심,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파리 이런 곳은 임대료가 무지 높다. 이곳 건물주들의 한 달 수입이 1000만~2000만 원 정도인데, 종합소득세를 낸다. 스웨덴 스톡홀름도 비슷하다. 이 나라들이 전부 복지국가들인데, 이곳에도 다주택자들이 존재한다."

- 정부·여당, 보수언론에선 종부세 폐지와 함께 양도소득세, 거래세인 취득세 등의 완화까지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양도소득세, 취득세 완화에는 반대한다. 우선 양도소득세는 소득에 대한 과세 아닌가. 집이 2채인데 1채를 팔았을 경우 중과세하게 돼 있는데, 이런 건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소득이 발생했기 때문에 과세해야 한다. 취득세도 마찬가지다. 이 세수는 전부 지자체로 가는데, 지자체 세금 중 가장 중요한 세금이다. 취득세가 나쁘다면 자동차 취득세도 낮춰야 하는데, (아니지 않나.)"

- 보유세는 줄이거나 없애고, 소득세는 늘리자는 주장이다.

"세금을 내려면 소득이 있어야 한다. 소득에 대한 과세는 조세 저항이 그나마 약한데, 보유에 대해 세금을 매기게 되면 소득을 마련할 길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 조세 저항이 엄청나다. 지난 2000년간 전 세계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왕조 교체, 혁명들이 세금 때문에 일어났다. 그런데 20세기에 복지국가가 어떻게 작동했을까. 복지국가에선 기본적으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 어디에도 보유세는 없다."

- 종부세를 폐지할 경우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정 부분 그럴 수는 있겠다. 하지만 종부세 세수 4조 원을 포기한다고, 부의 양극화가 갑자기 극심해질까?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우리나라 은행들 다 하지 않나. 요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하다는 것도 전부 부동산 관련이다. 확실하게 몇 년 안에 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은행들이 그거에 올인하는 거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1999년 은행들이 전부 민영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성행하게 됐다."

"자산 양극화, 최대 책임자는 은행... 종부세 아닌 은행 규제해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정승일 박사.

ⓒ 권우성

- 집 살 돈을 구하기가 더 수월해졌다.

"주택이라는 건 한정돼 있는데, 여기 대출금이 옛날에 비해 4~10배 더 들어오니 당연히 그 판돈이 커졌고, 집값도 오른 거다. 자산 양극화의 가장 큰 책임자는 은행들이다. 이걸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행들을 국유화해야 한다."

- 다소 과격한 주장이다.

"은행이라는 건 특수한 주식회사다. 국가가 관리하는, 일종의 독과점이 용인되는 산업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굉장히 강하게 규제할 수가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 하지 말라고 굉장히 강력하게 규제해도 되는 거다. 결국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선 은행들을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다. 종부세를 매기는 건 아니라는 거다."

- 유럽 국가들의 은행 관련 규제는 어떤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독일 내에서는 금융위기가 안 터졌다. 독일의 은행 예금 절반이 일종의 공공은행에 들어가 있다. 슈파카세라는 은행이 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시가 대주주인 은행이다. 이런 은행들이 전체 예금의 절반을 갖고 있다. 여기선 부동산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를 담당하는 특수 은행이 따로 있다.

독일에선 주택값이 갑자기 반등하지도 않았고, 금융이 그쪽으로 안 움직이니 금융위기 당시 엮이지도 않았다. 스위스도 마찬가지다. 주립은행들이 전체 예금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어 금융위기 때 살아남았다. 그런데 미국에는 국립은행이 없다. 그러니까 그런 위기를 겪은 거다."

- 은행 민영화 정도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금융이다. 은행, 자본시장, 증권시장 이런 쪽인데, 한국에선 여전히 화두가 안 되고 있다. 이들이 마치 건전한 자본인 것처럼 얘기한다. 그걸 잡지 않고 자꾸 종부세로 세금을 거두려 하니 실제 부동산도 잡지 못했고, 자산 양극화 현상을 막지도 못했다.

제가 이상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미국의 진보는 다 저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유럽도 그렇다. 적어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미국의 버니 샌더스나, 엘리자베스 워런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 윤석열 정부가 여야 합의를 거쳐 내년 시행을 앞둔 금투세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투세 관련으로 금융자본주의를 억제해 생산주의적 자본주의를 활성화하는 '좋은 세금'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더 설명한다면.

"금투세는 소득에 대한 과세다. 저는 모든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건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금투세는 1년에 5000만 원 이상의 양도 소득을 얻은 사람에게 부과하는 건데, 대상자는 전체 주식 투자자 1400만 명의 약 1%다. 몇십억 원 정도를 주식으로 굴리는 사람들이라는 거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집도 가지고 있을 텐데, 총재산은 수백억 원쯤 되지 않겠나. 세율이 20%로 정해졌는데,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 더 부과해야 한다."

- 그런데 금투세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상당하다. 주식시장 위축, 투자자들의 부양가족 인적공제 혜택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양가족인 어머니가 금융 투자를 열심히 해서 1년에 100만 원을 벌었다고 하자. 그러면 연말정산 때 인적공제에서 빠진다는 건데, 그렇게 큰 타격을 받겠나? (우려가) 너무 과장돼 있다. 우선 확정된 법안대로 내년부터 제대로 시행해봐야 한다 생각한다."

"윤 정부, 주식시장 키우자고 금투세 폐지 주장... 말 안 된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정승일 박사.

ⓒ 권우성

- 윤 대통령, 이복현 원장 등의 주장과 달리, 한국 경제의 '실체적(생산주의적) 밸류업'을 위해선 오히려 금투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주가를 올리는 장기적인 방법이 있다. 대기업들이 RE100에 투자하는 거다. 최근 주가 하락에는 오너 리스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더 큰 건 RE100이다. 이걸 못 하면 수출이 안 되지 않나. 소액주주들은 민주당 앞에 가서 시위할 게 아니라, 국민의힘 앞에서 시위해야 한다. '우리 주가 올리려면 RE100 하라'고 말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RE100 때문이니, 윤석열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 과도한 금융 투자 소득에 대한 세금은 내면서, 주가 부양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 최상목 장관, 이 원장, 윤 대통령까지 나서서 '밸류업 해야 한다' 난리가 났다. 밸류업의 가장 근원적인 방식은 기업 가치를 실제로 올리는 거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이 늘고, 경쟁률이 높아지도록 하는 거다. 이를 위해선 자사주 매입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실제 실물에 투자할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부자들아, 자사주 매입하고, 무조건 주가 올려'라고 주문한다. 이게 이른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 시장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거다. 시장주의의 핵심은 가격이 높아지면 모든 게 다 합리적으로 된다는 거다. 무언가 대단히 잘못 됐다."

- 원인과 결과가 반대로 된 것 아닌가.

"2008년 미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다. 그런데 리먼 브라더스라는 은행의 주가가 하락하기 6개월 전에 예상한 사람이 있나? 아무도 없다. 가격이 모든 걸 말해준다면, 파산도 예측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RE100이라는 장벽에 직면해 있는데, 지금 주가에 그런 사항이 반영돼 있나? 그렇지 않다. 그런데 가격이 어떻게 무조건 합리적이라는 건가."

- 금투세를 도입하면 실질적인 밸류업이 될까.

"거꾸로 얘기해 보겠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 약 3500만 명 모두가 하루에 8시간 동안 다른 건 안 하고 주식 투자만 한다고 치자. 나라 경제가 유지되겠나?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 자체는 부를 생산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한 마디로, 투기판이다. 그 노름판을 키우는 게 (현 정부가 말하는) 밸류업이라면서 이것을 위해 금투세를 폐지하자고 얘기한다. 금투세는 그 노름판을 좀 진정시키기 위해서 세금을 매기자는 건데,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노름판을 활성화해야 우리 경제가 좋아진다고 한다. 말이 안 된다."

- 종부세를 폐지하는 대신, 상위 0.1% 초부자에 대해 부유세를 부과하자 주장했다.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엘리자베스 워런이 몇억 달러 이상 재산에 대해 그 재산의 1%를 부유세로 내게 하자고 했다. 우리로 치면 재산이 500억~1000억 원 넘는 사람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고 한 거다. 우리나라 인구 중 1%도 아니고, 0.1%다. 이들에게 부유세를 매기는 데 찬성한다. 종부세와 비교하면 정치적으로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

적어도 1주택자에 대해선 종부세를 아예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예외적으로 초고가 1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부과하는 게 낫다. 진보 정권이 집권하는 목적이 종부세 부과는 아니지 않나.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복지국가도 만들어야 하고, RE100도 해야 하고, 인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왜 종부세에 목숨을 거나. 종부세 하나 때문에 이 전부를 모두 날릴 수는 없지 않나.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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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종부세, #금투세, #윤석열, #부동산, #정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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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 조약' 전문 발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6/21 08:23
  • 수정일
    2024/06/21 08: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전쟁상태에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기타원조"...사실상 '1961 조소동맹 복귀' 평가(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6.20 11:01
  •  
  •  수정 2024.06.20 13:46
  •  
  •  댓글 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반제·반서방 연대와 다극세계 창설를 표방하며 군사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을 골자로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공개,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오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발표했다.

지난 1961년 체결된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 제1조의 '자동군사개입' 조항과 비교되며 관심을 모았던 조약 4조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확인됐다.

조약 효력이 발생하는 날부터 지난 2000년 2월 9일에 채택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친선, 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의 효력은 상실되어 사실상 1961년 조소동맹 체제로 복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적 군사협력'이라는 미국, 한국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유엔헌장 제51조를 근거로 방어적 조치임을 강조했다.

유엔헌장 제51조는 '국가가 무력 공격에 대해 집단적 자위권을 포함한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으로, 국가간 군사적 협력을 체결하는 근거로 인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19일 평양에서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어느 일방 당사자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다른 당사자는 유엔헌장 제51조와 북·러 두 나라 법률에 따라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한다'는 조약 내용을 주의깊게 읽어볼 것을 당부하면서 '철저히 방어적인 위치'에 있음을 강조했다.

조약 서명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조약 서명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두 나라는 조약 제3조에 "쌍방중 어느 일방에 대한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는 경우 쌍방은 어느 일방의 요구에 따라 서로의 립장을 조률하며 조성된 위협을 제거하는데 협조를 호상 제공하기 위한 가능한 실천적 조치들을 합의할 목적으로 쌍무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시킨다"고 하여 전쟁상태 이전 위협 조성 상황에서도 공동 대응을 위한 협의통로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조약 제5조에 "매 일방은 타방의 자주권과 안전,령토의 불가침,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제도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발전시킬수 있는 권리와 타방의 기타 핵심리익을 침해하는 협정을 제3국과 체결하지 않으며 그러한 행동들에 참가하지 않을 의무를 지닌다. 쌍방은 제3국이 타방의 자주권과 안전, 령토의 불가침을 침해할 목적으로 자기 령토를 리용하는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양국 안전보장을 침해할 수 있는 제3국과의 협정 체결과 행동 참가를 배제하는 배타적 협력을 못박았다.

그러면서 "쌍방은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며 발전권을 옹호하기 위한 평화애호정책과 조치들을 호상 지지하며 정의롭고 다극화된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하는데로 지향된 이러한 정책을 실현하는데서 적극 협력한다"며 '다극화된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을 협력의 목표로 명시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유엔 무대에서 쌍방의 공동이익과 안전문제에 협의, 협조(제7조)를 약속하고 전쟁방지와 안전보장을 위한 방위능력 강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제8조)할 것을 합의했다.

지난 3월 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임기연장에 반대표를 던져 비핵화 목표를 위한 핵심 정책수단인 유엔 대북제재에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십분 활용해 대북제재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영언론들도 한때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에 동의한 것을 '부끄러운 과거'라고 하면서,  앞으로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모든 대북적대정책과 경제제재에 반대하겠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북러는 이번 조약에서 △식량 및 에너지 △정보통신기술분야 △기후변화, 보건, 공급망 등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분야 △무역경제, 투자, 과학기술분야 △우주, 생물, 평화적 원자력, 인공지능, 정보기술 등 과학기술분야 △농업, 교육, 보건, 체육, 문화, 관광, 환경보호 및 자연재해 방지 등 여러 분야의 교류와 협조를 포괄적으로 약속했다.

조약은 총 23조로 작성되었으며 양국의 비준을 거쳐 비준서를 교환한 날로부터 무기한 효력을 가지며 조약의 효력중지는 일방이 서면으로 통지받은 날로부터 1년 후에 발생한다.

지난해 9월 27일 개정된 북한 사회주의 헌법은 제104조에 국무위원장이 다른 나라와 맺은 중요 조약에 대해 비준 또는 폐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현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договор о Всеобъемлющем стратегическом)를 맺고 있는 나라는 중국, 인도, 베트남, 몽골, 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베키스탄, 아르헨티나 등이다.

6월 19일 체결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은 양측이 밝힌대로 구소련 시절 맺은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1961년)과 2000년대 초 양국이 맺은 조약과 합의를 모두 포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준의 연대'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양국관계의 격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 정상은 2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양 정상은 2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양측 수행원들과 함께 진행한 회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양측 수행원들과 함께 진행한 회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이 아래부터 《쌍방》이라고 함.)은 력사적으로 형성된 조로친선과 협조의 전통을 보존하고 미래지향적인 새시대 국가간관계를 구축하려는 공동의 지향과 념원으로부터 출발하여 두 나라 인민들의 부흥과 복리를 도모하면서, 
쌍방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를 발전시키는것이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리익에 부합되며 평화와 지역 및 세계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데 기여하게 되리라는것을 확신하면서,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 그리고 기타 공인된 국제법의 원칙과 규범에 충실할것이라는것을 확인하면서,
패권주의적기도와 일극세계질서를 강요하려는 책동으로부터 국제적정의를 수호하며 국가들사이의 성실한 협조,호상리익존중,국제문제들의 집체적해결,문화 및 문명의 다양성,국제관계에서의 국제법우위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적인 체계를 수립하며 공동의 노력으로 인류의 존재를 위협하는 임의의 도전들에 대처해나가려는 지향을 확인하면서,
동지적이고 친선적인 쌍무관계를 공고히 하고 모든 분야에서의 협조를 확대강화함으로써 조로관계를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추동하는 공고한 수준에로 끌어올리는것을 지향하면서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제 1 조
  쌍방은 자기 국가들의 법과 국제적의무를 고려하면서 국가주권에 대한 호상존중과 령토의 불가침,내정불간섭,평등의 원칙 그리고 국가들사이의 친선관계 및 협조와 관련한 기타 국제법적원칙들에 기초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킨다.
  제 2 조
  쌍방은 최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쌍무관계문제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국제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국제무대들에서 공동보조와 협력을 강화한다.
  쌍방은 전지구적인 전략적안정과 공정하고 평등한 새로운 국제질서수립을 지향하며 호상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전략전술적협동을 강화한다.
  제 3 조
  쌍방은 공고한 지역적 및 국제적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호상 협력한다.
  쌍방중 어느 일방에 대한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는 경우 쌍방은 어느 일방의 요구에 따라 서로의 립장을 조률하며 조성된 위협을 제거하는데 협조를 호상 제공하기 위한 가능한 실천적조치들을 합의할 목적으로 쌍무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시킨다.
  제 4 조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제 5 조
  매 일방은 타방의 자주권과 안전,령토의 불가침,정치,사회,경제,문화제도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발전시킬수 있는 권리와 타방의 기타 핵심리익을 침해하는 협정을 제3국과 체결하지 않으며 그러한 행동들에 참가하지 않을 의무를 지닌다.
  쌍방은 제3국이 타방의 자주권과 안전,령토의 불가침을 침해할 목적으로 자기 령토를 리용하는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제 6 조
  쌍방은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며 발전권을 옹호하기 위한 평화애호정책과 조치들을 호상 지지하며 정의롭고 다극화된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하는데로 지향된 이러한 정책을 실현하는데서 적극 협력한다.
  제 7 조
  쌍방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부터 출발하여 유엔과 그 전문기관들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의 테두리내에서 쌍방의 공동의 리익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도전으로 될수 있는 세계와 지역의 발전문제들에서 호상 협의하고 협조한다.
  쌍방은 호상성에 기초하여 매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기구들에 가입하는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
  제 8 조
  쌍방은 전쟁을 방지하고 지역적 및 국제적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
  제 9 조
  쌍방은 식량 및 에네르기안전,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의 안전,기후변화,보건,공급망 등 전략적의의를 가지는 분야들에서 증대되고있는 도전과 위협들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호상 협력한다.
  제 10 조
  쌍방은 무역경제,투자,과학기술분야들에서의 협조의 확대발전을 추동한다.
  쌍방은 호상무역량을 늘이기 위하여 노력하며 세관,재정금융 등 분야들에서의 경제협조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며 1996년 11월 28일에 채택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와 로씨야련방정부사이의 투자장려 및 호상보호에 관한 협정에 따라 호상투자를 장려하고 보호한다.
  쌍방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특별 또는 자유경제지대들과 이러한 지대들에 관여된 단체들에 협조를 제공한다.
  쌍방은 우주,생물,평화적원자력,인공지능,정보기술 등 여러 분야들을 포함하여 과학기술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키며 공동연구를 적극 장려한다.
  제 11 조
  쌍방은 종합적인 쌍무관계확대에서 가지는 특별한 중요성으로부터 출발하여 호상 관심사로 되는 분야들에서의 지역간 및 변강협조발전을 지지한다.
  쌍방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지역들사이의 직접적인 련계수립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며 기업연단,토론회,전시회,상품전람회를 비롯한 지역간 공동행사들을 진행하는 방법 등으로 지역들의 경제 및 투자잠재력에 대한 호상료해를 촉진한다.
  제 12 조
  쌍방은 농업,교육,보건,체육,문화,관광 등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강화하며 환경보호,자연재해방지 및 후과제거분야에서 호상 협력한다.
  제 13 조
  쌍방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에 규격과 실험기록부,합격품질증명서의 호상인정,규격의 직접적인 적용,측정의 통일성보장을 위한 분야에서 얻은 경험과 최신성과의 교류,전문가양성,실험결과인정분야에서의 협력을 발전시킨다.
  제 14 조
  매 일방은 자기 령토에 있는 타방의 법인들과 공민들의 합법적권리와 리익을 보호한다.
  쌍방은 민사 및 형사사건들에 대한 법률상방조를 제공하는 문제,자유박탈형을 언도받은자들을 인도 및 이관하는 문제 그리고 범죄적방법으로 획득한 자산반환분야에서의 합의를 리행하는 문제들에서 협조한다.
  제 15 조
  쌍방은 두 나라의 립법,집행 및 법보호기관들사이의 접촉을 심화시키며 법제정 및 적용분야와 기타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과 관련한 경험과 의견교환을 진행한다.
  제 16 조
  쌍방은 치외법권적인 성격을 띠는 조치를 비롯하여 일방적인 강제조치들의 적용을 반대하며 그러한 조치들의 실행을 비법적이고 유엔헌장과 국제법적규범에 저촉되는 행위로 간주한다. 쌍방은 국제관계에서 이러한 조치들의 적용실천을 배제하기 위한 다무적발기를 지지하기 위해 노력을 조률하며 호상 협력한다.
  쌍방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타방을 겨냥하고 타방의 자연인과 법인 혹은 타방의 사법관할하에 있는 그들의 소유를 침해하며 일방으로부터 타방으로 향한 상품과 작업,봉사,정보,지적활동의 결과물 그리고 이에 대한 독점권을 침해하는 일방적인 강제조치들을 적용하지 않는다는것을 담보한다.
  쌍방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타방을 겨냥하고 타방의 자연인과 법인 혹은 제3국의 사법관할하에 있는 타방의 소유를 침해하며 일방으로부터 타방으로 향한 상품과 타방의 납입자들이 제공하는 작업,봉사,정보,지적활동의 결과물 그리고 이에 대한 독점권을 침해하는 임의의 제3국의 일방적인 강제조치들에 합세하거나 그러한 조치들을 지지하는것을 삼가한다.
  일방을 반대하여 임의의 제3국이 일방적인 강제조치들을 적용하는 경우 쌍방은 위험을 감소시키고 이러한 조치들이 호상경제적련계,쌍방의 자연인과 법인 혹은 쌍방의 사법관할하에 있는 그들의 소유,일방으로부터 타방으로 향한 상품과 쌍방의 납입자들이 제공하는 작업,봉사,정보,지적활동의 결과물 그리고 이에 대한 독점권에 미치는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쌍방은 또한 제3국이 이와 같은 조치들을 적용하고 강화하는데 리용할수 있는 정보의 류포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한다.
  제 17 조
  쌍방은 국제테로와 극단주의,다국적조직범죄,인신매매,인질억류,불법이주,비법자금류통,범죄적방법으로 획득한 수입의 합법화(세척),테로자금지원,대량살륙무기전파에 대한 자금지원,민용항공 및 해상항행의 안전에 위협을 조성하는 위법행위들,상품과 자금,자금수단,마약 및 정신부활제와 그 원료,무기,문화 및 력사유물의 비법류통과 같은 도전과 위협들과의 투쟁에서 호상 협력한다.
  제 18 조
  쌍방은 국제정보안전분야에서 호상 협력하며 해당한 법률규범적토대를 발전시키고 기관들사이의 대화를 심화시키는 방법 등으로 쌍무협조강화를 지향한다.
  쌍방은 종합적이고 법적구속력을 가지는 문건들을 작성하는 방법 등으로 국제정보안전보장체계의 형성을 추동한다.
  쌍방은 《인터네트》정보통신망관리에서 국가들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며 정보통신기술을 주권국가들의 존엄과 영상에 먹칠하고 주권적권리를 침해하는데 악용하는것을 반대하며 전지구적인 망의 국가별 구성부분들의 조정과 안전보장에 대한 주권적권리를 구속하려는 임의의 시도들을 용납할수 없는것으로 간주한다.
  쌍방은 정보통신기술의 리용과 련관된 범죄 및 기타 위법행위들에 대한 경고,적발,차단,조사에 필요한 정보들의 교환을 포함하여 정보통신기술을 범죄적목적에 리용하는것을 반대하는 분야에서의 협조를 확대한다.
  쌍방은 국제기구와 기타 협상무대들의 테두리내에서 행동을 조정하고 공동으로 발기들을 추진하며 수자발전분야에서 협조하고 쌍방의 권한있는 기관들사이의 호상협동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조건을 마련한다.
  제 19 조
  쌍방은 공보 및 출판활동분야에서 협조한다.
  쌍방은 자기 국가들에서 조선문학과 로씨야문학의 보급을 장려하고 로씨야련방에서의 조선어연구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의 로어연구를 추동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인민들사이의 호상료해와 교제를 촉진한다.
  제 20 조
  쌍방은 두 나라 인민들의 생활에 대한 지식수준을 높이고 국제언론공간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그리고 두 나라사이의 쌍무협조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전파하며 두 나라 대중보도수단들사이의 호상협조에 유리한 조건을 계속 마련하고 허위정보와 도발적인 정보활동에 대처하는데서 공동보조를 강화하기 위하여 언론분야에서의 폭넓은 협조를 추동한다.
  제 21 조
  쌍방은 이 조약의 리행을 위한 부문별협정 그리고 이 조약에서 규제하지 않은 기타 분야들과 관련한 협정들을 체결하고 리행하는데서 적극 협력한다.
  제 22 조
  이 조약은 비준을 받아야 하며 비준서가 교환된 날부터 효력을 가진다.
  이 조약이 효력을 발생하는 날부터 2000년 2월 9일에 채택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친선,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은 효력을 상실한다.
  제 23 조
  이 조약은 무기한 효력을 가진다.
  쌍방중 어느 일방이 이 조약의 효력을 중지하려는 경우 이에 대해 타방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조약의 효력은 타방이 서면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년후에 중지된다.

  이 조약은 2024년 6월 19일 평양에서 체결되고 조선어와 로어로 각각 2부씩 작성되였으며 두 원문은 동등한 효력을 가진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로씨야련방을
  대표하여                                                  대표하여
  김정은                                                    웨.뿌찐
  

(출처-[조선중앙통신] 202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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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이제 사실대로 고백할 때”

[아침신문 솎아보기] 채 상병 특검법 야당 단독으로 법사위 소위 통과...오늘 입법 청문회

북·러 군사적 원조 합의, 사실상 동맹 회복 “우리 외교 실패론”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4.06.21 07:44

  • 수정 2024.06.21 07:58

▲김승원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장이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률안을 심사하는 제1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20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야당은 21일 채 상병 순직 외압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 총출동하는 입법청문회를 연다. 이날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는 이종섭 전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이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대면해 증언에 나선다. 계속해서 드러나는 참모들의 통화기록에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이제 사실대로 고백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서로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북소동맹 조약을 방불케하는 사실상 북러 동맹 관계가 회복됐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을 제때 파악도 못한 정부의 외교 실패론도 불거졌다.

이종섭 참모들 채상병 재검토 전부터 수차례 통화

경향신문은 1면 기사 <이종섭 참모들, ‘채 상병 사건 재검토’ 전 조사본부에 수차례 연락>에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진희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비롯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주요 관계인들이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사망사건을 재검토하기로 결정되기 전부터 박경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와 통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보좌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망사건 초동수사기록 재검토 작업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맡기기로 공표한 시점인 지난해 8월9일 이전부터 박 전 직무대리와 수차례 통화했다. 유 법무관리관 역시 8월9일 이전 시점에 박 전 직무대리와 통화한 기록이 있다.

▲경향신문 2024년 6월21일자 1면

윤 대통령 통화 수상한 패턴 반복됐다

리니지M 지금 플레이

한국일보는 5면 기사 <尹-이종섭 통화→용산이 들썩→결정적 사건... 수상한 ‘패턴’은 반복됐다>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서 드러난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당사자 간 통신기록과 관련해 “대통령→장관 및 대통령실→국방부와 군 수뇌부→유관기관으로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보면,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에 대통령실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2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의 통신기록(지난해 7월28일~8월9일)을 종합하면,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된 △사건 기록 경찰 이첩 보류 △사건 기록 회수 △국방부 조사본부 재검토 착수 전후로 일관된 패턴이 관찰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2024년 6월21일자 5면

지난해 8월2일의 경우 윤 대통령이 낮 12시7분쯤 이 전 장관과 4분 정도 통화한 직후 관련자들의 휴대폰 통화 기록은 빈번해진다. 이날 박 대령은 보직 해임됐고, 국방부 검찰단은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박 대령을 입건했다. 8월3일을 두고도 한국일보는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오후 2시쯤 박 대령을 압수수색했는데, 공교롭게도 압수수색 전후로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세 차례에 걸쳐 총 7분간 전화를 주고받았고, 이후 임 전 비서관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또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사건을 재검토하기 전날인 8월8일의 연락 상황도 비슷하며, ‘VIP 격노설’ 당일인 지난해 7월31일도 마찬가지라고 한국일보는 분석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진실, 윤 대통령 이제 인정하라”

한겨레는 사설 <또 드러난 대통령 직접 통화, 이래도 발뺌할 건가>에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해 채상병 순직 외압사건의 진상을 스스로 고백하라고 촉구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기록을 경찰에 넘긴 지난해 8월2일 윤석열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같은 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도 직접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을 들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국방부-경찰 사이에 긴박한 연락이 오간 당일의 통화 기록은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를 대통령실이 주도했고 그 정점에 윤 대통령이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며 “더 이상 국민을 속이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장관 통화에 대해 “채 상병 관련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당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어 통화했다”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어떤 중요한 일이기에 휴가 중인 대통령이 국외 출장 중인 국방부 장관과 개인 휴대전화로 한시간 동안 세차례나 통화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대통령이 장관과 통화한 뒤 국방부 차관,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도 직접 통화한 것은 도무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이번에는 또 어떻게 변명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한겨레는 “이제 대통령의 수사 개입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국민 앞에 사실대로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2024년 6월21일자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 <또 나온 윤 대통령 ‘수사 외압 통화’ 의혹, 청문회서 밝혀라>에서 “통화내역 등 잇단 정황이 윤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을 가리킨다”며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을 거부한다면 수사회피용 거부권 사유화라는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패장 한동훈 두달만의 복귀, 책임 다 졌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언론 소통창구로 정광재 전 국민의힘 대변인을 인선하는 등 본격적인 전당대회 체제에 돌입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윤상현 의원도 출마 결심을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결정의 때가 왔다”며 출마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경향신문은 5면 기사에서 “원 전 장관의 출마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며 “원 전 장관이 친윤 조직표를 업고 기세를 타기 시작하면 한 전 위원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출시 과반을 얻지 못하면 1위 득표자와 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한겨레는 사설 <‘총선 책임’ 지고 물러난 한동훈, 두달 만에 책임 벗었나>에서 한 전 위원장의 복귀를 두고 “‘패장’의 복귀 시점으로는 너무 이르고, 명분도 없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성급한 출마 선언보다 철저한 자기반성이 전제돼야 하는데도 한 전 위원장은 재임 당시 ‘여의도 출장소’란 비아냥을 듣는 수직적 당정 관계, 고물가 등 민생 현안, 야당과 협치 등 어느 면에서도 여당 대표로서 성과는커녕 자신의 입장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대체 누굴 위해 정치를 하려 하는가”라며 “일부 팬덤, 여당 내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에 기대 정치 복귀를 결심했다면, 그것이 국민에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조선일보 “이재명 우상화 한동훈 견제로 날세워”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칭송이 도를 넘고 있다며 강민구 최고위원의 ‘이 대표는 민주당 아버지이자 집안의 큰어른’ 발언을 들었다. 강 위원이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는 “민주 국가 정당에서 당대표를 ‘아버지’라 한 것도 볼썽사나운데 조선시대 얘기까지 끌어들여 정당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 대표의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 발언에 대해선 앞다퉈 ‘뭐가 문제냐’며 편들고 있다”며 “이 대표 우상화 정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에선 총선 때 ‘김경율 회계사 영입’을 놓고 때아닌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친윤 핵심 의원이 “김씨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영입해 비대위원이 됐다”면서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 전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가치’를 말했지만 실제 이유는 김씨가 비대위원 시절 김건희 여사 의혹을 비판했던 것을 다시 문제 삼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국가적 과제는 외면한 채 당대표 칭송과 입법 폭주, 특정인 견제에 날을 새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2024년 6월21일자 사설

북러 조약, 군사적 원조 사실상 동맹관계 회복 “우리 정부 뒤늦게 대응”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북러 양국의 평양 정상회담에서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2024년 조약’ 제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있다. 이 조항은 1961년 ‘북-소 동맹 조약’에 담긴 자동개입 조항인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써 군사적 원조 제공”과 유사하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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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냉전 시대인 1961년 북한과 구소련이 체결했던 ‘조소동맹’의 부활”이라며 “뒤늦게 대응에 나선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북러 조약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 가능성으로 맞받았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북러 협정이 과거와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임에도 우리 정부는 당일까지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했다”며 “‘북침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존재할 수 없는 확률’이라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발언에만 매몰돼 정부 당국자들은 희망적 사고를 하기 바빴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그렇다 해도 우리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지렛대를 갖지 못한 채 외교적 실패를 맛봤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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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어나가는데... 환경부의 이상한 보도자료

[대통령을 위한 반도체 특별과외] 규제 완화하면서 안전 높인다? 반도체 등 관련 고시·지침 개정안의 문제점

24.06.20 06:54최종 업데이트 24.06.20 06:54

이제까지 대통령님을 위한 반도체 특별 과외 연재 기사를 통해 반도체 팹에서 다양한 가스와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그걸 잘못 다루면 위험하기도 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여러 번 설명했는데, 그게 잘 전달되었는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반도체 팹에서 사용하는 특수가스에 대해서 사고 사례를 중심으로 조금 더 깊이 설명하려고 합니다.

유해성을 기준으로 한 가스의 분류

 

▲ 가스 등 화학물질을 취급할 때는 유해·위험성을 분류하여 그림문자로 만들어 부착해야 합니다.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먼저 가스를 그 유해성에 따라 어떻게 분류하는지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가스 중에 가장 만만한 게 불연성 가스입니다. 불연성 가스란 연소, 즉 스스로 타지도 않고, 다른 물질을 태우는 성질도 갖지 않은 가스입니다. 무색, 무취, 무자극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적으로는 딱히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불연성 가스가 있으니 가연성 가스도 있을 테죠. 메탄, 에탄, 프로판 등의 가스들인데 산소와 결합하면 빛과 열을 내며 불이 붙습니다. 위험하죠. 가연성 가스보다 더 불에 잘 붙는 것이 산화성 가스입니다. 삼불화질소, 붕소, 아산화질소 등이 대표적인데, 낮은 온도에서도 불에 잘 붙어서 전기 스파크와 같은 작은 불씨에도 금방 불이 붙어 위험합니다.

지금까지는 화재의 위험만 이야기했는데 독성가스는 존재 자체가 인체에 유해한 독성을 가진 가스입니다. 불화수소, 암모니아, 질산 등이 대표적입니다. 독성가스 누출 가능지역에는 가스 감지기와 경보설비가 설치되어야 하는 등 사용과 보관 과정에 지켜야 할 내용들이 법으로 촘촘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식성가스가 있습니다. 이건 가스와 접촉한 물질이나 장비 혹은 신체에 부식을 유발하는 가스로 삼불화붕소, 염소, 불화수소가 여기에 속합니다. 부식성가스 역시 안전한 취급을 위한 규정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만든 <화학물질의 유해성․위험성 분류 지침>을 보면 물리적 위험성, 건강 유해성, 환경 유해성 등의 항목 아래, 보다 세밀한 분류가 되어 있으니 가스의 위험성에 대해 관심 있다면 함께 찾아봐도 좋습니다.

반도체 회사에서 발생한 가스안전사고

 

▲ 2013년 1월, 당시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환경부 공무원,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장에서는 불산 가스가 누출돼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등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반도체 팹에서 웨이퍼를 가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는 수십 종에 이릅니다. 독성가스와 부식성 가스도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반도체 팹에서는 사용하는 가스 별로 <물질 안전 보건 자료 : MSDS>를 비치해 두고 가스를 취급하는 작업자들에게 위험성을 고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스 사용과 보관 등을 위한 법이 정해져 있고, 기업들도 안전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사람이 하는 일이라 가스와 관련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개만 보겠습니다.

2013년 1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불산 관 교체 작업 중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불산 가스에 노출된 작업자 5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한 명이 숨지고, 네 명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관계기관에 제때 신고도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작업 당시 안전 장구도 착용하지 않았던 상태라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18년,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작업자 두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사고가 발생한 지 5년 만인 올해 2월에 사고에 책임이 있는 삼성전자와 하청업체 직원 아홉 명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가스 사고는 삼성전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2015년 SK하이닉스 공장 신축 현장에서 밀폐된 배기 시설을 점검하던 협력업체 직원 세 명이 질소 가스에 질식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산소결핍이 우려되는 작업 공간이었지만 산소농도 측정과 같은 예방 조처는 없었습니다.

6년이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세 명이 병원으로 실려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해 11월에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테오스(TEOS)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서도 이런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이니 다른 중소 반도체 회사나 소재·부품·장비 업체에서의 사고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테지요.

유독성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팹의 경우 안전을 위해 안전 장구를 갖추는 것부터 가스 보관과 취급 과정에서 세세한 것까지 규정을 정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현장 안전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

 

▲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기준 관련 환경부의 보도자료. 기준 완화를 합리화로 둔갑시킨 뒤 그로 인해 현장 안전이 높아진다고 주장합니다. ⓒ 환경부 보도자료

 

지난 16일,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기준 합리화로 현장 안전을 높인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제목만 보고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에 대한 안전 기준을 강화한다는 내용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환경부가 말한 "합리화"는 안전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는 뜻이었습니다.

환경부가 보도자료에서 합리화했다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안전성 평가제도는 2014년 이전에 설치된 기존 취급 시설의 방류벽 등 4개 시설에만 적용되던 대상을 사업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모든 취급 시설과 새로운 기술까지 인정 범위를 확대했다.

2) 반도체 업종의 가스공급설비는 평상 시에 가스누출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유·누출이 발생하는 비상 시에 처리설비로 자동 연결되어 안전하게 처리되는 경우에는 상시 처리되는 것으로 인정했다.

3) 2022년 12월 31일 이전에 제작되어 사용 중인 유해화학물질 운반용기는 안전상의 결함이 없는 경우 검사기한(2.5년)이 경과하더라도 제도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서 2025년 7월 31일까지 사용연장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기가 막힙니다. 환경부의 이번 지침은 안전을 강화한 게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위해 안전을 포기한 겁니다.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안전성 평가제도'란 안전을 위해 마련된 '화학물질관리법'을 지키기 힘든 기업이 대체 방안을 마련하면 법을 지킨 것으로 인정해 주는 특례제도입니다. 1번은 이 특례제도 인정 대상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2번은 가스공급설비의 가스 누출과 처리에 관련된 시설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는 뜻이고, 3번은 유해화학물질 운반 용기의 검사 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해 주겠다는 뜻입니다.

 

▲ 환경부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쓰다 보니 안전과 관련된 규제 완화 조치가 "안전관리 강화"로 둔갑합니다. ⓒ 뉴스1 보도 화면

 

세 가지 모두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지만, 안전과 관련해서는 위험 확률을 더 높이는 일입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합리화"를 통해 "현장 안전을 높인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를 받은 언론은 환경부의 주장을 그대로 담아서 <"반도체 시설 안전관리 강화"…화학물질안전원, 고시·지침 8건 개정> (뉴스1)이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환경부의 이번 유해화학물질 취급 시설 기준 관련 고시 및 지침에 대한 개정안은 어떻게 해석한다고 해도 안전관리 강화가 아니라 안전관리 완화입니다. 반도체 팹이 수없이 많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잊을 만하면 이와 관련된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안전과 관련된 규정을 이렇게 쉽게 완화해 주는 이유가 과연 뭘까요?

2022년 8월, 대통령님 취임 이후 이뤄진 환경부의 업무보고에서 환경부는 "환경은 살리고 부담은 줄이는 환경규제로 바꾼다"는 내용의 '환경규제 혁신 방안'을 보고했습니다. 그 혁신의 첫 번째 항목은 "허용된 것 말고 다 금지하는 닫힌(positive) 규제에서, 금지된 것 말고 다 허용하는 열린(negative) 규제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 환경을 지켜야 할 환경부가 규제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환경.안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환경부

 

아무리 봐도 귀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환경부의 규제 혁신은 환경뿐만 아니라 안전 관련 규제도 그 대상이 됩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허용된 것 말고는 다 금지하는 게 옳습니다. 그래야 안전을 지킬 수가 있습니다. 사고라는 게 1퍼센트의 확률로 발생한다고 해도, 일단 발생한다면 그건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규제 혁신이라는 환경부의 설익은 규제 완화가 또 얼마나 많은 인명사고를 불러오게 될지 겁이 납니다.

"합리화"란 말로 규제 완화를 감추고서 안전을 높일 거라 말하는 환경부에게 더이상 안전을 맡겨 놓을 수 없습니다. 서양 속담에 "작은 구멍이 큰 배를 침몰시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금 대한민국 안전에 구멍을 자꾸 만들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이 말려야 합니다. 대통령님이 기업의 이익보다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환경부 #안전규제완화

프리미엄 대통령을 위한 반도체 특별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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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특집] “북러관계에서 위대한 역사적 순간”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6/20 [00:00]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9일 회담을 진행하고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문서에 서명했다. © 크렘린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9일 회담을 진행하고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낮 12시 15분경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꽃과 풍선, 러시아 국기를 든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두 정상은 의장대를 사열했고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의 열병식도 지켜봤다.

 

양국의 국가가 연주된 뒤 축포 소리가 울려 퍼지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참가자들의 환호와 함성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붕이 뚫린 메르세데스 차를 타고 러시아 노래 「나의 조국은 드넓다(Широка страна моя родная)」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광장과 평양 시내를 돌았다. 이때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풍선을 날렸고 불꽃놀이가 시작됐다고 한다.

 

평양의 거리거리에 있던 시민들은 두 정상의 차가 지나가자 “푸틴 환영!” 등을 외치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낮 12시 15분경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 크렘린궁

 

© 크렘린궁

 

© 크렘린궁

 

▲ 푸틴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 크렘린궁

 

© 크렘린궁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 크렘린궁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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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렘린궁

 

© 크렘린궁

 

© 크렘린궁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붕이 뚫린 메르세데스 차를 타고 광장과 평양 시내를 돌았다. © 리아노보스티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평양 시내에서 이동하는 중이다. © 크렘린궁

 

© 크렘린궁

 

▲ 푸틴 대통령을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 © 리아노보스티

 

▲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 © 크렘린궁

 

회담은 낮 12시 40분 금수산 영빈관에서 시작되었다. 확대 회담은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고 일대일 회담은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러시아 측에서는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연료에너지 담당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부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부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생태부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장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유리 보리소프 연방 우주국 ‘로스코스모스’ 총사장, 올레그 벨로죠프 러시아철도공사 최고경영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등이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덕훈 내각총리, 최선희 외무상, 박정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당중앙위 비서, 조용원 당중앙위 비서, 김순남 당중앙위 국제부장,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이 배석했다.

 

▲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악수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크렘린궁

 

▲ 확대회담. © 크렘린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 회담 모두 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을 환영하면서 “푸틴 대통령 동지의 이번 평양 방문은 최고의 발전 시기에 들어선 조러[북러]관계의 질을 확인하는 동시에 조러관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위대한 역사적 순간이다”라며 “우리 주민들이 여러분에게 보여준 열정은 우리 관계의 진정한 성격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지난 세기의 조소[북소]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고조기에 접어들고 있다”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나라 사이의 열렬한 우정이 더욱 공고히 다져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는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강력한 러시아 연방의 중요한 사명과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자기 주권과 안전 이익, 영토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와 군대와 인민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굳은 연대성을 표시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제 정세는 복잡다단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앞으로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러시아 지도부와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긴밀히 하면서 러시아의 모든 정책들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가 이렇게 마주 앉은 기회에 모든 분야에서 상호교류와 협력사업을 증진하기 위한 좋은 구상과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좋은 의견을 교환하겠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친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 친애하는 동료 여러분!”이라고 서두를 뗐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은 수십 년 동안 끈끈한 우정과 긴밀한 선린우호로 연결되어왔다. 양국 간 교류는 평등과 서로의 이익에 대한 상호존중의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양국 관계 구축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그리고 오늘 장기적인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기본 문서에 서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러시아의 정책을 지지해주는 것에 감사를 표하며 “오늘 우리의 협상이 생산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최근 몇 년 동안 북한 수도에서 일어난 일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2000년 내가 평양을 방문한 이후 변화한 평양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북한 국민의 헌신적인 노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도시가 이처럼 매우 아름다워졌다”라며 “솔직한 심정으로 정말 보기 좋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푸틴 대통령은 “다시 뵙게 되어 매우 기쁘다. 다음 회담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 확대회담. 확대회담은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 크렘린궁

 

© 크렘린궁

 

▲ 일대일 회담을 하러 가고 있다. © 크렘린궁

 

▲ 일대일 회담을 하고 있다. 일대일 회담은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 크렘린궁

 

▲ 일대일 회담을 하고 있다. © 크렘린궁

 

회담을 모두 마친 후 두 정상은 오후 4시 50분경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문서에 서명했다.

 

양국 정부 대표자들은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도로 교량 건설에 관한 북러 정부 간의 협정’, ‘보건의료, 의학 교육, 과학 분야에서의 협력에 관한 북러 정부 간의 협정’ 등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선물도 주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신형 아우루스 자동차, 단검, 찻잔 세트 등을 선물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 모습을 담은 여러 작품을 선물했다.

 

▲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문서에 서명했다. © 크렘린궁

 

© 크렘린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오후 6시경 언론 발표를 통해 협정 내용을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러 사이의 새로운 “가장 강력한 조약” 체결은 “조선 인민의 가장 소중한 친구”인 푸틴 대통령의 “뛰어난 선견지명과 결단력을 떠나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친선 사절들이 도착한 평양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우리의 가장 정직한 친구이자 동지들인 러시아 동지들과 함께 이 기념식장에 섰다”라며 “강력한 이 조약은 다름 아닌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 이익을 증진시키고 수호하기 위한 매우 건설적이고 전망적이며 철저히 평화적이고 방위적인 조약으로써 지배와 예속, 패권과 관권이 없는 다극화된 새 세계 창설을 가속화 하는 추동력으로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약 체결로 양국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양국의 발전과 인민의 복리 증진을 이룩하기 위한 더욱 유망하고 번영적인 발전의 궤도에 올라섰다”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협정에 “정치, 무역, 투자, 문화, 인도주의, 안보 분야” 관련 내용이 담겼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늘 협상에서는 주로 안보 문제와 국제 의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우리 국가들은 더 정의롭고 민주적인 다극 세계질서를 일관되게 옹호해 왔다. 이러한 질서는 국제법과 문화적, 문명적 다양성에 기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은 모두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며 협박과 강압의 언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제재와 제한을 적용하는 관행에 반대한다. 이러한 불법적인 행동은 세계 정치, 경제 체계를 약화할 뿐이다”라며 “외압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가들은 주권적이고 자주적 기초에서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진정한 친구, 좋은 이웃으로서 서로 전폭적인 지지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방이 정치, 경제, 기타 분야에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 익숙한 도구인 제재 압박 관행에 계속 반대할 것”이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영향을 받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무기한 제제 조치는 재고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근본 원인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일치한다. 원인은 한반도에서 군사 기반 시설을 확장하려는 미국의 대결 정책이다. 이에 한국과 일본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에 적대적인 성격의 다양한 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훈련의 규모와 강도를 크게 높이는 것도 대결 정책의 일환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동북아 모든 국가에 안보 위협을 초래한다. 우리는 정세 악화와 관련해 북한을 비난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 북한은 자체 국방력 강화, 국가안보 보장, 주권 수호를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오늘 서명된 문서에 따라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을 배제하지 않는다”라며 “협정에는 양국 중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동료들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현 상황의 진정한 초기 원인을 이해하고 있다”라며 “북한 지도부의 이러한 입장은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자주적이며 주권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에서 특별 군사작전 전사자 자녀들을 위한 야영을 마련해준 북한 동료들과 김정은 동지에게 개인적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 진심 어린 배려와 우정의 손길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끝으로 푸틴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 동지와 모든 북한 동지들의 환대와 유익한 공동사업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건넨다. 나는 오늘의 협상이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친선과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역 전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리라고 확신한다”라며 “친애하는 김정은 동지, 우리는 모스크바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다”라고 말했다.

 

▲ 북러 정상이 언론 발표를 했다. © 크렘린궁

 

▲ 북러 정상이 언론 발표를 했다. © 크렘린궁

 

금수산 영빈관에서 산책을 위해 이동할 때 두 정상은 ‘7271953’이라고 적힌 번호판을 단 아우루스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다. 해당 자동차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선물한 것으로 번호는 정전협정을 맺은 1953년 7월 27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할 때는 푸틴 대통령이 차를 운전하고 조수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탑승했다.

 

두 정상은 인근 공원에서 내려 양측 통역관만 대동한 채 장미로 둘러싸인 정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운전대를 잡았고 푸틴 대통령이 그 옆에 앉은 채 금수산 영빈관으로 돌아왔다.

 

▲ 금수산 영빈관에서 산책을 위해 이동할 때 두 정상은 ‘7271953’이라고 적힌 번호판을 단 아우루스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다. 푸틴 대통령이 운전하고 조수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탑승했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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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정상은 인근 공원에서 내려 양측 통역관만 대동한 채 장미로 둘러싸인 정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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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을 마친 뒤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운전대를 잡았고, 푸틴 대통령이 그 옆에 앉은 채 금수산 영빈관으로 돌아왔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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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해방탑을 찾아 화환을 진정했다. 그리고 평양 체육관에서 진행된 기념 공연과 목란관에서 진행된 축하 연회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떠나기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정교회 교회당인 정백사원(성삼위일체성당)도 방문했다. 정백사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러시아를 방문한 후 건립한 곳이다.

 

정백사원에서 블라디미르 신부(장명일)는 푸틴 대통령에게 교회에 대해 설명하고 짧은 기도회를 진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백사원에 삼위일체 성화를 기증했다.

 

모든 방북 일정을 마친 후 두 정상은 자정 무렵 순안국제공항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 해방탑에 화환을 진정했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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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평양체육관에서 진행된 기념 공연에 참석했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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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 공연. © 로시스카야 가제타

 

▲ 축하 공연. © 로시스카야 가제타

 

▲ 축하 공연 마지막 순서. 여성중창과 남성합창으로 러시아 국가를 불렀다. © 로시스카야 가제타

 

▲ 목란관에서 진행된 축하 연회.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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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백사원을 방문했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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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대통령이 삼위일체 성화를 기증했다. ©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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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대통령을 방북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 © 크렘린궁

 

© 리아노보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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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민의힘 #우원식 #원구성 김준 기자 jkim1036@gmail.com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6/20 09:34
  • 수정일
    2024/06/20 09: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추 원내대표 "법사·운영위 1년씩 맡자"

법사위 앞두고 타협안, 대통령실 방탄?

우 의장 "이번 주말까지 원구성 종료"

윤석열 대통령이 5월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법사위를 앞두고 여당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정부 부처 인사들의 법사위 증인 출석을 앞두고 ‘대통령실 방탄’ 역할을 방기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년씩 나눠서 맡자고 공개 제안했다. 추 원내대표는 19일 “앞의 1년은 민주당이 맡고, 1년 뒤 2년 차에는 국민의힘으로 돌려달라, 순차적으로 맡자는 안을 다시 공개 제안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첫 1년을 법사위·운영위를 맡아 운영하고 국민의힘이 다음 해 넘겨받는 방식이다.

여당이 유화책을 내놓는 배경에는 21일 열릴 법사위 때문이란 분석이 따른다. 해당 법사위가 야당 출석만으로 진행되면 대통령실 방탄 역할을 못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 부처 인사가 상임위에 출석하면 야당은 공격하고 여당은 방어해주는 그림을 연출해왔다.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여당은 정부 부처 인사들의 우군인 셈이다.

예정된 법사위에서는 채 해병 특검 법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증인으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채택했다.

증인이 불출석하려면 3일 전에는 사유서를 내야 한다. 법사위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현시점까지 아무도 사유서를 내지 않은 상황이라, 이들의 출석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만약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출석하지 않는다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채 해병 특검법은 대통령실을 향한 수사로도 확대될 수 있다. 대통령실 방탄에 앞장서왔던 여당이기에 상임위 출석을 거부하기엔 부담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당의 제안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토해 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협상의 안을 던졌을 때 논의해 볼 수는 있지만 (법사위와 운영위는 사수한다는) 원칙을 물러서거나 변경한 적 없다. 원내대표단이 갖고 있는 국회 운영의 기조라고 보면 되겠다”고 선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전에 상임위 배분을 이르면 이번 주 내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SNS를 통해 “이번 6월 임시회의 회기는 7월 4일까지”라며 “양 교섭단체 대표에게 이번 주말까지 원 구성 협상을 종료해달라고 최종 통지했다”고 밝혔다.

24일부터 대정부질문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 시기에는 법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는 열지 않는 것이 관례다. 우 의장은 이를 고려해 “회기 내에 국회법이 정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을 마치려면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시한을 정해 마지막 협상을 이어가게끔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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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해야 하는가?

[임수강의 진보금융 찾기] 단순한 정책금리 인하 요구를 넘어서야

임수강 금융평론가 | 기사입력 2024.06.20. 05:45:50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Fed)이 본격적으로 정책금리를 올려 나가던 2022년 9월에 연준의 파월 의장은 보수적인 카토 연구소와 인터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 "미국경제는 고용시장에서 노동수요가 매우 강하고 높은 임금의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창출되는 불균형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연준은 정책개입을 통해 상당 기간 추세 이하의 성장을 유지함으로써 노동시장을 균형수준으로 되돌리고 임금상승률도 2% 물가목표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월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의 목적이 성장률을 낮게 유지하여 실업률을 높이고 임금 상승률을 떨어트리는 데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연준 홈페이지에서는 연준의 목표가 고용의 최대화와 물가의 안정을 달성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파월의 인터뷰는 연준 정책이 겉으로 내세우는 목표와는 달리 고용의 최대화가 아니라 오히려 고용의 축소를 목표로 전개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연준은 고용 수준이 높아 기업들이 노동조합과 협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할 때는 항상 금리의 인상을 노동자들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미국의 경제학자 에드윈 디킨스(Edwin Dickens)는 연준에서 금리 결정을 담당하는 공개시장위원회의 1950년대 회의록을 분석하여 연준의 금리정책이 노동자들의 순응성을 키우고 임금을 낮게 유지하는 데에 어떻게 활용되었는가를 보여준 바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1979)>를 쓴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의 아들인 경제학자인 제임스 갈브레이스는 연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응의 결과인지 낮은 실업률에 대한 반응의 결과인지를 조사했는데, 인플레이션보다 완전고용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이 연준의 정책을 결정하는 우선적인 기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이클 패럴먼(Michael A. Perelman)은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2014)>라는 저서에서 미국 연준의 1979년 고금리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공표된 목표 외에도 노동조합 세력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개입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Paul Volcker)는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을 몹시 경계했고 이를 정책 금리 결정에 참고했다. 그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요구 수준과 협상 상황, 그리고 노사 합의 내용까지 일일이 체크했다. 곧, 볼커는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에 연준의 정책을 교묘하게 이용했던 것이다.

연준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어느 정도의 실업률을 유지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자본의 논리가 주도하는 사회에서 실업의 공포가 사라진 경영 환경은 자본가로서는 끔찍할 수밖에 없다. 파월의 발언은 최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결정의 과정도 물가에 대한 반응이라기보다는 임금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의 물가 상승이 에너지와 식량 부족,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의 파손에서 생긴 것이고 따라서 정책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러한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

이처럼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이 노동자들의 실업률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또 그것이 가계의 금리부담, 투자와 소비의 위축, 나아가 사회 전체의 고통 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은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해야 할 것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진보 성향의 여러 연구자들은 정책금리의 인하를 주장한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스티글리츠는 '과도한 수요'를 줄이겠다는 최근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경제 수축으로 이어져서 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들에게 타격을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에서 언급한 제임스 갈브레이스는 금리 인상이 노동자들에게 무거운 경제적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저금리를 옹호하는 글을 썼다. 마르크스주의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진정으로 노리는 바는 노동계급을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역시 금리 인하를 주장한다.

더욱이 일부 보수적인 연구자들의 금리 인상 주장은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의 정당성을 뒷받침해주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보수적인 오스트리아학파의 전통에 서 있는 에드워드 챈슬러(Edward Chancellor)는 최근 펴낸 <금리의 역습(2023)>이라는 저서에서 저금리가 가져올 수 있는 나쁜 결과를 이야기한다. 그는 시장 논리가 작동하는 경제에는 '자연 이자율'이라는 것이 있는데, 시장 이자율이 그보다 낮으면 여러 '잘못된 투자'가 이뤄지고 특히 투자의 많은 부분이 생산적인 부문에서 금융자산으로 옮겨가서 거품을 일으킨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 20여 년 동안은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시장 이자율이 자연 이자율보다 더 낮은 상태가 이어졌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 결과 생긴 잘못된 투자는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을 통해 해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런데 자산시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좀 어리둥절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들려오는 금리 인하 목소리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현재 정책금리 인하를 가장 바라는 쪽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나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고용 상태까지 챙기면서 거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연준이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참조하는 중요 지표가 실업률이기 때문이다. 자산 계층은 실업률이 올라가면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판단하며, 실제로 그 판단이 적중하면 자산 가격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 계층은 정책금리의 인하를 요구하며 이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경제 신문들은 그 필요성을 드러내놓고 제기한다.

노동자와 자산 계층 모두 금리 인하로 이익을 얻는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노동조합의 금리 인하 요구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저금리가 오히려 자산 계층에게 유리하게 된 사정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대표 저서인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의 마지막 장은 이 저서가 지향하는 사회철학에 대해 다룬다. 거기에서 케인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사회의 결함으로 실업과 불평등 문제를 들면서 미래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들도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본의 양은 상대적으로 풍부해지는 데 비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감소에 비례해서 자본의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 이는 장기적으로 이자율이 떨어지리라는 것을 함의한다. 케인스는, 이자율이 떨어지면 이자를 받아서 생활하는 계급은 그 수입이 줄어들어 결국 ‘안락사’할 것이라고 추론했다. 자본이 더는 희소하지 않은 상황이 되면 금융의 힘은 약해지고 금융 불로소득은 사라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자본의 급증과 이자율 수준의 지속적인 하락이 특징인 신자유주의 시대에 금융 불로소득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오늘날 이자(임대료) 소득자들은 안락사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더 굳건하게 다지고 있다.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증가한 자본의 양에 비해 그 수요가 줄어들어 이자율이 떨어지고 그 결과 금융 불로소득자들이 안락사할 것이라는 케인스의 예상은 빗나간 것처럼 보인다. 자산 계층에게 저금리 상황이 저주가 아니라 오히려 축복이 된 이 수수께끼 같은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브렛 크리스토퍼스가 쓴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2024)>는 그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에 따르면 저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금융 불로소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자율 하락을 메울 만큼 또는 메우고도 남을 만큼 대출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케인스는 경제 사회가 발전할수록 자본의 수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자본의 절대량이 늘어날수록 투자를 해야 할 곳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따라서 자본의 한계 효율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인스에게는 곤혹스럽게도 자본의 수요는 생각보다 줄어들지 않았다. 기업, 가계, 정부의 자본에 대한 수요는 케인스가 예상했던 것을 크게 넘어섰다. 은행은 신용창조를 통해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대출 증가, 부채 증가로 나타났다.

다른 하나는 금융 규제완화의 덕을 본 자본화의 발전이다. 자본화란 정기적인 소득 흐름을 낳는 어떤 것을 자본처럼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국채는 정기적으로 이자 소득을 낳는다는 점에서 이의 보유자에게는 자본처럼 기능한다. 이 국채는 자본으로서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며 그저 이자를 지급 받을 권리를 나타낸 청구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자 지급 청구권은 마치 실체를 가진 자본처럼 간주되어 가격으로 표시된 다음 시장에서 거래된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채권,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배당을 자본화한 주식, 나아가 임대료를 자본화한 부동산을 가공자본으로 묘사했다.

자본화 가운데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대출의 증권화이다. 대출의 증권화란 어떤 경제 주체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을 증권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대출에서 생기는 정기적인 이자를 증권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대출의 증권화는 자본화이기도 하다. 대출의 증권화를 통해 금융기관들은 만기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언제든 중간에 대출을 다른 누군가에게 팔아넘길 수 있게 되었다. 대출의 증권화가 발전하면서 금융기관들은 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자동차 할부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 온갖 대출을 증권화의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에 정기적인 여러 공공 임대료 수입까지 자본화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영국의 진보적인 지리학자인 레이션&쓰리프트(Andrew Leyshon&Nigel Thrift)는 이를 '거의 모든 것의 자본화'라고 표현한 바 있다.

대출의 증권화는 금융자산이 크게 증가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이 대출을 담보로 새로운 증권을 발행하면 금융자산은 두 배로 증가한다. 이 증권이 신탁회사들의 펀드에 편입되어 수익증권 형태로 발행되면 금융자산은 또다시 증가한다. 1980년대 이후 금융기관 대출이 증가한 데다 이를 바탕으로 삼은 2차, 3차 증권이 발행되면서 세계적으로 금융자산이 급팽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자산의 비율이 1980년에서 2000년까지 20여 년 사이에 거의 네 배가 증가했다. 금융자산이 증가하면서 이제 금융부문에서는 이자 수입에 비해 자본 이득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금융자산의 가격은 미래에 생산되는 부가가치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예를 들어 금융자산의 가격은 미래에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부가가치, 그 가운데 금융 부문으로 흘러가는 몫, 그리고 실제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금융의 영향력에 의존한다. 그리고 그 정도는 이윤율과 이자율의 '전망'으로 표현된다. 미래에 이자율이 오르고 금융자산의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금융자산의 상대적인 가격은 떨어진다. 어제 시장 금리가 5%일 때 발행된 10년 만기 채권이 있다고 해보자. 내일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채권이 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 어제 발행된 채권의 상대적인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 기존의 증권 가격은 하락하고 거꾸로 시장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에상되면 금융자산의 가격은 상승한다.

화폐 자산만을 보유하고 있는 어떤 사람이 이를 누군가에게 대출해주어야 한다면 그 사람은 금리가 오르기를 바랄 것이다. 금융자산(부동산을 포함하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이를 언제든 시장에서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은 금리가 떨어지기를 바랄 텐데, 그 국면에서 오히려 자본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금융자산의 축적이 증가하면 금리 인하에서 생기는 단기적인 이익은 클 것이고 그럴수록 금리 인하에 목매는 세력도 증가한다.

 

1980년대 이후 금융 세력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주요 중앙은행들이 여기에 호응하면서 저금리 편향적인 금융정책을 편 배경에는 이 시기에 금융자산이 크게 팽창했다는 사정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자산이 거대하게 축적된 현실에서 금리 인하는 금융세력의 약화가 아니라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가 생산한 부가가치의 많은 부분이 금융부문으로 지속적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은 계급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연합뉴스

중앙은행 정책금리 결정 과정의 계급성

이 대목에서 우리는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다시 말해서 자본의 이익에 편향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서는 세 가지 견해가 있다. 자본의 이익으로 기운 주류 이론가들은 정책금리 결정이 전문가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금융 전문가가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을 위해 중립적으로 금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케인지언 전통을 따르는 여러 연구자들은 정책금리 결정을 다원주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자본과 노동,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한 국민자본과 다른 국민자본 등 여러 계급계층의 이해 대립 속에서 정책금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대체로 금융자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금리가 결정된다고 본다.

그런데 케인지언 전통의 연구자들도 금융화 국면에서는 금융세력이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금리 결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대체로 인정한다. 그런 면에서 금융화 국면에서는 마르크스주의자와 케인지언들 사이에서 정책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견해의 수렴이 발생한 셈이다. 물론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정책금리가 시장 이자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논쟁적인 지점이 있다.

금융화 국면에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결정 과정은 대체로 금융 세력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을 따른다. 그리고 금융자산, 토지와 건축물 자산이 대규모로 집적된 시기에 금융 세력은 자주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정책금리가 금융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금융 이익을 억누르면서까지 전체 산업의 장기 이익을 위해 정책금리를 결정하기도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히 노동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정책 금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특정 자본분파의 이해가 전체 자본의 이익을 위해 무시되는 국면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주류 이론가들은 미래에 더 높은 지속 가능한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오늘의 성장을 늦추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는 논리로 정책금리 인상을 정당화한다.

그렇다면 정책금리를 어느 정도까지 올릴 수 있을까? 미국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점진적으로 정책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0.1% 수준에 머물던 정책금리(실효금리 기준)가 2023년 8월에서는 5.3%까지 오른 다음 지금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022년 3월의 2% 수준에서 2023년 10월에는 4.9%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현재는 4%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의 국면에서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향방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노동을 길들이려는 전체 자본의 요구와 금리 인상 때문에 생기는 자본 손실의 하락을 금융세력이 어느 정도까지 인내할 수 있을지의 정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정책금리의 최고치가 결정될 것이다.

한편 시장 이자율은 산업자본가와 화폐자본가가 같은 원천에서 나오는 가치를 나눠 갖는 관계에서 성립한다. 그러므로 한 쪽이 많이 차지하면 다른 쪽은 적게 차지해야 한다. 결국 시장 이자율은 일차적으로는 이윤을 생산하는 산업자본에, 그리고 2차적으로는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에 의존하는데, 두 관계 모두 갈등을 내포한다. 이자율 결정 과정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 이자율 수준은 어떤 법칙을 따르기보다 세력들 사이의 갈등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물론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라는 수단을 통해 시장 이자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류 이론가들은 자연 이자율이라는 개념을 들여오는데, 중립 이자율이라고도 하는 이 이자율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으로 정의된다. 이 개념은 중앙은행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는 형이상학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자연 이자율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계산을 해서 찾아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수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연이자율을 형이상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나 케인스는 자연 이자율 개념을 부정한다. 특히 마르크스는 자연 이자율 개념을 심하게 비판하는데, 그 이유는 이 개념이 이자의 원천이 노동자가 생산하는 잉여가치에 있다는 사실을 감추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요점은 정책 금리든 시장 금리든 그것이 여려 세력들의 이해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노동조합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자기의 목소리를 조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노동조합의 요구는?

아담 스미스는 저금리를 사회의 진보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았다. 발전한 사회일수록 금리 수준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케인스는 저금리가 이자(임대료) 생활자의 안락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자(임대료) 생활자를 사회의 불필요한 존재로 보았다는 점에서 케인스 역시 이들의 안락사를 가져올 저금리를 사회 진보의 중요한 측면으로 간주했다. 마르크스는 산업자본이 고금리와 싸우기 위해 신용제도를 발전해낸 과정을 설명한다. 그는 근대의 은행제도가 산업자본이 고리대 자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르크스도 대체로 저금리가 사회의 더 진보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이처럼 여러 대가들은 저금리를 사회경제 진보의 지표로 해석했다.

실제로도 금리의 하락은 당장은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노동자들은 안고 있는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줄일 수 있다. 물론 부채보다 예금이 많은 노동자들은 손해를 볼 수도 있겠지만 그처럼 여유 있는 노동자 가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봐야 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거시경제적으로 소비와 투자가 늘고 그러면 실업률이 낮아져서 노동조합의 힘이 증가하고 임금협상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곧, 노동조합의 금리 인하 요구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낮은 시장 이자율을 유도하려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 항상 노동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금리로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임대료가 올라간다. 집이나 상가를 임대해서 사용해야 하는 계층에게는 저금리가 오히려 불리한 상황일 수 있다. 저금리로 주식가격이 올라가면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증대함에 따라 기업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노동시간 연장, 노동강도 강화, 임금인하를 더 거세게 압박할 수 있다. 만약 어떤 나라가 자산 가격이 폭락할 것을 우려하여 주요 나라들에 비해 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 그 나라 화폐의 상대적인 가치가 떨어져서 환율이 오를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그 나라는 수입품에 대해 더 많은 화폐를 지급해야 할 텐데, 그 수입품이 내수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결국 그 부담을 소비자(그 가운데 다수가 노동자)가 져야 한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의 상승은 실질 임금을 대폭 떨어트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금리 인하 요구는 노동조합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상황별로 금리 인하가 노동자에게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만약 중앙은행이 실업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고금리 정책을 활용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노동조합은 그러한 시도를 좌절시켜야 할 것이다. 양적완화처럼 순전히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에 목적이 있는 저금리 정책에 대해서라면 노동조합은 다른 판단을 해야 한다. 금리 수준에 따른 유불리가 상황별로 다르다는 점은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저금리만을 주장할 수 없게 한다. 이러한 사실은 노동조합이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단계부터 참여하여 상황별로 요구를 다르게 해야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노동조합은 무조건 저금리를 외치기보다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에 자기의 목소리를 대변할 위원을 보내는 데 먼저 힘을 쏟아야 한다.

<도움받은 자료>

마이클 패럴먼, 김영배 옮김(2014),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 어바웃어북.

브렛 크리스토퍼스, 이병천 외 옮김(2024),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 여문책.

에드워드 챈슬러, 임상훈 옮김(2023), <금리의 역습>, 위즈덤하우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이주명 옮김(2010),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 필맥.

임수강 금융평론가

임수강 금융평론가(linsk@hanmail.net)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독립 연구자이다. 증권회사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일했고 은행 경제연구소와 금융경제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의 역사를 다룬 <바젤탑>을 번역해서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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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조·러는 동맹 관계” 선언

푸틴 대통령, “조선과의 군사기술 협력 배제 않아”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4.06.19 21:02
  •  
  •  수정 2024.06.20 08:02
  •  
  •  댓글 2
 
19일 오후 평양에서 공동 언론발표에 나선 북.러 정상. [사진 출처-러시아 대통령실]
19일 오후 평양에서 공동 언론발표에 나선 북.러 정상. [사진 출처-러시아 대통령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선언했다. 

키르기스스탄 [AKIpress]에 따르면, 이날 오후 평양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방금 러시아연방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동지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아래 조선)과 러시아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러 관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조약의 탄생” 이유에 대해서는 “시대는 달라졌고 세계의 지정학적 구도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이 차지하는 지위는 의심할 바 없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9월 러시아연방의 보스토치니 우주 발사장에서 진행된 푸틴 대통령 동지와의 상봉에서 새 국가 간 조약 문제를 토의한 후 불과 9개월 만에 변화된 현 국제 정세와 새 시대의 조러 관계의 전략적 성격에 걸맞는 위대한 국가 간 조약을 체결하게 된 것을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조·러 동맹관계는 오늘 이 자리에서 비로소 역사의 닻을 올리며 자기의 장엄한 출항을 알렸다”면서 “조선 정부는 러시아연방과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한 앞으로의 전 행정에서 자기의 조약상 의무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 조약은 다름 아닌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 이익을 증진시키고 수호하기 위한 매우 건설적이고 전망적이며 철저히 평화애호적이고 방위적인 조약으로서 지배와 예속, 패권과 강권이 없는 다극화된 새 세계 창설을 가속화하는 추동력으로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는 그 어떤 나라의 침략이 발생할 때 상호 군사 원조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공개했다. 냉전 시절 ‘자동군사개입’ 조항으로 불렸던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1961) 제1조를 떠올리게 한다. 

F-16 등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서방 나라들을 비난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오늘 「러·조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 따라서 러시아연방은 조선과의 사이에 군사기술 협력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할 수 있게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달리 새 조약에 기초한 두 나라 관계를 ‘동맹’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거나 “지금 조선반도에서 긴장격화에 대한 책임을 조선에 전가하려는 서방국들의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평양 공항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낮 12시부터 김일성광장에서 공식환영식에 이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확대 정상회담과 단독 회담, 조약 서명, 공동 언론발표 등 일정을 소화했다. 이밖에 해방탑에 화환을 진정하고 러시아정교회 사원을 방문했으며, 공연 관람과 환영연회 참석 후 베트남으로 떠난다.  

<역대 북·러 조약 내용 비교>

0 체약 일방이 어떠한 국가 또한 국가연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으로써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1961.7.6.) 제1조

0 쌍방 중 한 곳에 침략당할 위기가 발생할 경우 또는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리고 협의와 협력이 불가피할 경우 쌍방은 즉각 접촉한다. -「조·러 친선·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2000.2.9.) 제2조 

0 오늘 서명된 조약은 체약 일방에 대한 침략이 있을 경우 ‘상호 군사 원조’(mutual military assistance)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조·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2024.6.19.) 제4조에 대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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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대국민 사기극의 주인공...산유국? MB 자원외교와 비슷"

자원·에너지 전문가인 박현숙 선임비서관(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아래 산업부)는 '탐사 자원량이 약 8억 배럴'이라고 밝혔는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 140억 배럴'이라고 했습니다. 불과 4년 만에 17배 가량 뻥튀기된 겁니다."

10년 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아래 산자위) 소속 의원 보좌진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문제를 파고들었던 박현숙 선임비서관(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그때 하베스트 사업 인수와 지금 동해 (포항 영일만) 시추 계획은 닮았다"라고 꼬집었다.

박 선임비서관은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윤석열 정부의 동해 석유·가스 탐사 시추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이명박·윤석열 정부) 둘 다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고, 자문사와의 검은 거래 의혹이 불거졌으며, 대통령 해외 순방의 발판으로 삼고 있죠. 기본 지표를 부풀렸다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더해 두 사업 모두 대통령이 발표했다 보니 정부 입장에선 무조건 사업을 시작해야만 하죠.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모두 윤석열 정부의 칼춤에 놀아나고 있습니다."

국회 내 에너지·자원 전문가로서 소셜미디어에도 적극 비판하는 글을 올려온 박 선임비서관은 "(윤 대통령을) 제지할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부, 한국석유공사(아래 석유공사) 등이 절차를 제대로 이행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탐사 시추 계획이 해외자원개발법과 해저광물자원개발법 등 관련 법을 준수하며 수립된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법을 위반했다면 탐사 시추를 제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박 선임비서관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대국민 사기극 블랙코미디 보는 느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4.6.3

ⓒ 연합뉴스

-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최대 14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와 가스가 동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발표했다.

"140억 배럴이라는 수치에 깜짝 놀랐다. 지난 2020년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성과보고서에는 탐사 자원량(석유나 가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양)이 약 8억 배럴로 적시돼 있다. 호주 최대 석유회사인 우드사이드와 공동으로 진행한 물리탐사 결과다. 그런데 어떻게 4년도 안 돼 자원량이 17.5배나 늘어난 140억 배럴이 될 수 있나. 참고로 MB 정부가 추진한 사업들에서도 탐사 자원량이 늘어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브리핑 이후 언론이 일제히 '산유국', '포항 앞바다 석유매장량', '30조 경제효과' 등을 거론하는 것을 보며 황당했다. 수치가 부풀려진 것은 물론이고, 경제성이 있을 때 쓰는 '매장량'이라는 용어가 잘못된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마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올바른 용어는 '매장량'이 아니라 '탐사 자원량'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이었는데, 대통령이 대국민 사기극의 주인공이 되는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느낌이었다."

- 최근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탐사 자원량이 17.5배나 늘어난 것에 대한 해명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는데.

"해외자원개발법 제5조와 해저광물자원개발법 제12·14조에 따르면 석유, 가스, 광물의 주인은 국가이고 영토 내에서 탐사나 채취를 하려는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은 반드시 산업부에 구체적인 계획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탐사할 면적은 어느 정도인지, 그곳에 자원은 얼마나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지 등을 신고하라는 것이다.

나아가 탐사 내용에 변경 사항이 있는 경우에도 산업부에 보고하고 검증을 거치게 돼 있다. 즉 법에 따르면, 동해 심해 탐사 자원량이 8억 배럴에서 140억 배럴로 변경됐다는 건 산업부가 이 같은 변경 사항을 심의하고 검증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재 불거진 논란들을 보면 제대로 된 심의를 거친 건지 의문이다."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경북 포항 영일만 심해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 Geo)사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 회견 장면을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 권우성

- 지난 7일 동해 심해 탐사 분석을 수행한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진행한 기자회견은 어떻게 봤나.

"해당 기자회견은 석유공사가 주최하고 아브레우가 발언한 현장이었다. 석유공사가 판을 짜고 아브레우가 호응한 비상식적인 기자회견으로 봤다. 당시 기자회견의 핵심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액트지오를 둘러싼 각종 의혹 해명'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최대 140억 배럴 발표'였다.

아브레우는 지질학계의 세계적 권위자다. 지금껏 쌓아온 권위가 이렇게까지 훼손된다면 석유공사와 손절한 뒤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는 액트지오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궁색한 변명만을 이어갔다. 스스로 권위를 깎아내린 거다.

또 아브레우는 기자회견에서 전문용어를 잔뜩 사용하며 140억 배럴의 유전 가능성에 대한 지식을 자랑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그의 말을 이해하기 쉬웠을까? 전문가들이 어려운 말을 쓰면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학계 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는다. 진짜 전문가는 어려운 용어를 보통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그 회견에서 국민들은 '산유국', '가능성 높다'라는 내용 정도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게 석유공사와 아브레우가 합작한 속임수 전략이라고 본다."

- 세금 체납, 주소지 문제, 석유공사 동해탐사팀장 학연 논란 등 액트지오 관련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계약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진행하는 사업이 정말 유망하고 사업성이 있다면 석유공사가 '의혹투성이인 액트지오와의 계약을 위약금을 내고서라도 취소하겠다'라고 말한 뒤 다른 업체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석유공사가 왜 액트지오와의 계약을 지켜나가려고 하겠나. 석유공사와 개발 사업을 진행할 다른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업체가 억지로 거짓 자문을 해주겠나.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상황에서 개발 사업은 계속 이어가야 하니 학연이 얽힌 액트지오를 선택한 것 같다. (제대로 된 회사를 택하지 않으니) 액트지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올 수밖에 없다."

"액트지오 계약 해지하고 산업부 장관·석유공사 사장 책임져야"

 

자원·에너지 전문가인 박현숙 선임비서관(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 석유공사의 문제점은 MB(이명박) 정부 때도 불거졌는데.

"석유공사는 MB 정부의 하베스트 인수 사업 실패 이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특히 2022년 말 기준 석유공사의 부채가 19조 7951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모든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가스공사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과 통합하려면 약 8조 원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가 8조 원을 써야 한다는 뜻인데 어떤 정부가 8조를 더 주고 공기업을 망하게 하겠는가. 그래서 MB 정부 이후 들어선 그 어떤 정부도 쉽사리 공사 통합이나 매각을 진행하지 못했다.

공사 통합이 어렵다면 석유공사를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들은 새로운 주특기를 개발해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가령 석유공사의 경우 탄소 포집 기술(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연구하는 식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급변해 쉽지 않았다. MB 정부는 자원외교를 독려했고, 박근혜 정부에선 그 실패를 뒷수습하느라 아예 논의가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선 탈원전 등으로 정치 논쟁이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에너지 정책의 정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에는 철학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이 정부가 유일하게 외치는 것이 '원전 생태계 복원'인데 그건 철학이라고 볼 수 없다. 하나의 산업일 뿐이다. 이처럼 역대 정부는 석유공사를 정리하지도 변화를 이끌지도 못했다. 계속해서 석유공사라는 폭탄을 돌린 꼴이다."

- MB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비교한다면.

"크게 다섯 가지가 비슷하다. 첫째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점이다. 하베스트 사업 인수 당시에도 '바가지 쓰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과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서둘러 매입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상존했다. 당시 석유공사 이사회는 후자를 택했고 4조 2000억 원을 주고 하베스트를 샀다. 그러나 2023년 말 기준 회수할 수 없는 금액(손상차손)이 6조 원에 달했다. 이번 계획도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둘째, 자문사와의 검은 거래가 비슷하다. 당시 하베스트 관련 컨설팅을 '메릴린치'라는 회사가 했다. 수백억 원이 자문료로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메릴린치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도 위기 직전 회사였다. 결국 나중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합병 당했다. 대통령 측근과 메릴린치가 연결돼 있다는 의혹도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현재 액트지오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다.

셋째, 정권이 사업을 홍보해 해외 순방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MB는 당시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를 이야기하며 해외 순방을 다녔다. 실제로 그의 저서 <대통령의 시간>을 보면 '임기 중 내가 해외 순방을 하면서 맺은 양해각서(MOU) 중 자원 사업과 관련된 양해각서가 30건'이라고 밝혔다. 그 MOU를 맺은 사업은 지금 알게, 모르게 다 사라졌다. 사라지기만 했으면 다행인데, 몇몇은 악성 자산이 되어 공기업들을 절벽으로 밀고 있다. 이번 계획도 마찬가지다. '산유국'이라는 표현으로 홍보를 하고 이번에 윤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에 자원외교 순방을 하러 갔다.

넷째, 자원량 가치를 결정하는 기본 지표를 부풀렸다는 점이다. 하베스트를 2009년 1월에 인수할 당시 MB 정부는 '매장량 가치가 2억 1990만 배럴'이라고 과대 홍보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사업을 해보니 실제로 확인된 매장량은 1억 9500만 배럴이었다. 이번에 동해의 경우 8억 배럴을 140억 배럴이라고 뻥튀기했으니 이쪽이 더 심각해 보인다.

추가로, 두 사업 모두 대통령이 발표했다. 장관도 아니고 대통령이 발표하게 되면 정부에서는 사업을 무조건 시작해야 한다. 시작하면 어쨌든 성과를 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수치를 부풀리거나 조작할 우려도 있다. 하베스트의 경우 깡통 유전 판명이 난 뒤에도 사 가려는 기업이 없어 철수도 못 한 채 계속 투자 중이다. 동해 시추도 향후 깡통 판정이 나면 복구비를 투자해야 한다. "

- 정부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의혹투성이의 개발은 성공하지 못할뿐더러 소모적인 정치 논쟁의 시작이 된다. 깨끗하게 의혹을 해명할 방법을 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액트지오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또 산업부 장관, 석유공사 사장 등은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은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정권에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 에너지 정책을 바꾸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석유공사 사업에 '에너지 전환'이라는 글로벌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 탄소 포집, 부유식 해상 풍력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예산을 더 배정하는 식으로 말이다."

- 일단 윤석열 정부는 오는 12월 첫 시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의 석유 시추라는 미친 무당의 칼춤에 정치권과 언론도 합류한 것처럼 보인다. 이를 제지할 방법은 하나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계획이 해외자원개발법과 해저광물자원개발법 등 관련 법을 준수하며 수립된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법을 위반했다면 탐사 시추를 제지할 수 있다.

또한 액트지오와 진행한 물리 탐사 결과 어떻게 140억 배럴로 탐사 자원량이 급증했는지 살펴야 한다.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거나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그 결과 혐의가 분명하게 확인된다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한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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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현숙, #동해시추, #포항영일만, #자원외교, #액트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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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전략적 동반자’ 격상, 한겨레 “尹 정부 편향외교 탓”

[아침신문 솎아보기] 푸틴 방북, 김정은과 오늘 북·러 정상회담

동아일보 칼럼 “비윤리적 의사 파업, 정부는 책임 없나” 비판

김만배·신학림 구속영장 청구에 한겨레 “하명수사 자인한 꼴”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4.06.19 07:42

▲ 푸틴 대통령. 사진=pixabay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에 나선다. 북·러가 ‘준(準) 동맹’ 수준으로 양국 관계를 격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19일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1면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 주목했다. 한겨레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편향 외교’가 북-러 관계 발전에 영향을 끼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19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협정을 맺는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 도착에 앞서 18일 오전 북한 노동신문 1면에 실은 기고문에서 “우리는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조치를 공동으로 반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국민일보 사진 갈무리.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특히 한겨레는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한·미·일 3각 동맹에 ‘올인’하며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력을 지닌 중·러와 갈등해 왔다”며 “이런 ‘편향 외교’가 결과적으로 북-러 관계 발전에 영향을 끼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한동안 소원했던 북·러가 관계를 급속히 강화할 수 있었던 배경엔 한국의 외교 실책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직후 러시아 외교부는 ‘한반도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러시아는 한국 대신 북한과 관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한국이 균형을 잡고 동북아 진영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한국 정부는 북·러 회동 후 한반도 평화와 안정, 비핵화 원칙을 저해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악순환을 부를 과도한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북·러 결속 빌미를 준 한·미·일 협력 강화에 ‘무조건반사’식으로 동참하진 말아야 한다”고 했다.

북-러 관계 격상을 두고 동아일보는 “‘깡패국가들’ 간의 상호 생존 의탁”이라고 표현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웃 국가의 주권을 짓밟고 침략전쟁을 벌인 러시아나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불법 무기를 개발한 북한은 모두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불량국가”라며 “그런 왕따 처지에서 절실한 무기와 물자를 주고받으며 생존을 의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깡패국가 간 불순한 결합이 오래갈 수는 없다”며 “정부로서는 당장 러시아가 북핵 고도화를 위한 첨단기술 제공 같은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도록 단단히 경고하는 한편 향후 한-러 관계 정상화를 염두에 둔 정교한 관리 외교에도 소홀해선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국민일보도 “러시아가 지켜야 할 레드라인을 확실히 설정해 요구하고 치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는 ‘조선칼럼’에서 북·러 군사 협력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대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원자력잠수함, 정찰위성 기술 등은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며 “한미 양국은 러·북 간 ‘치명적 거래’를 가정해 전략적 ‘추가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 한·러 관계를 의식해 푸틴의 방북 의미를 축소하고 대충 넘어가면 상황 관리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가 잘못할 때는 중국과, 중국이 잘못할 때는 러시아와 협조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한·러 관계가 한국의 안보보다 우선할 수 없고, 러시아의 불법행위가 중국의 역내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푸틴-김정은 간의 ‘치명적 거래’와 그 이행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타협 모르고 ‘끝까지 가보자’는 의정 치킨게임 진저리”

서울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집단 휴진’에 돌입한 데 이어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일부 동네 병의원들이 집단 휴진에 동참했다. 19일 아침신문엔 휴진 소식을 모른 채 병원을 찾았다 허탕을 친 환자들을 인터뷰한 현장 르포 기사들이 많았다.

▲ 한국일보 기사 갈무리.

이날 의협은 서울 여의대로에서 ‘의료농단 저지 총궐기대회’를 열고 의대 증원 재논의 등 의사들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집단 휴진에 나선 의사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경향신문은 관련 사설을 내고 “타협을 모르고 ‘끝까지 가보자’는 의·정 치킨게임에 진저리가 난다”며 의사들은 당장 휴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의대 증원 재논의’ 주장을 여전히 붙들고 병원을 비우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정부·의료계는 힘겨루기를 중단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이들이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중재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이진영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이진영 칼럼’에서 비윤리적 의사 파업을 지적함과 동시에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지금의 의사 파업은 불법 여부를 떠나 윤리적이라 보기 어렵다”면서도 “우리나라는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정부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어 정부 권한이 막강하다. 그만큼 망가진 의료 체계에 대한 정부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소아과 오픈런이나 응급실 뺑뺑이는 정부가 환자를 볼수록 손해 보는 구조를 방치한 결과다. 의사들은 미용 의료, 환자들은 빅5 병원으로 쏠리면서 필수 의료, 지방 의료 다 죽는다는 소리가 커지자 근본적 수술 대신 의대 증원이라는 대증 요법으로 막아보려다 이 사달이 났다”며 “생업에 바쁘고 전문 의료 정책이 어려운 국민을 대신해 의정 갈등을 중재하며 국민의 이익을 지켜내야 할 책임은 국회에 있다. 이번 국회엔 의사 출신 의원이 8명이나 되는데도 골치 아픈 의정 간 다툼에 끼어들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만배·신학림 구속영장 청구에 한겨레 “하명수사 자인” 비판

한겨레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17일 청구한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의 구속영장에 ‘별건’ 혐의를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윗선의 지시로 반드시 구속해야 하는 ‘하명수사’”를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와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출신 신학림씨(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배임수재 및 증재, 청탁금지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공갈 등 총 5개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겨레는 “공갈 혐의는 신 전 위원장이 자신이 쓴 책을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과는 전혀 무관하고, 대장동 사건 수사와도 아무 관계가 없다”며 “그런데도 영장에 이 혐의를 넣은 것은 ‘본안’인 명예훼손과 배임수재 혐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공갈 혐의로라도 영장이 발부되길 노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언론인을 어떡해서든지 구속하려는 모양새가 참으로 치졸해 보인다”며 “이러니 검찰이 ‘대통령 심기 경호처’라는 비아냥을 듣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은 지난 대선을 앞둔 2022년 3월 뉴스타파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한 주된 근거로 사용됐다. 검찰은 김씨가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씨에게 2021년 이뤄진 허위 인터뷰를 보도해달라고 청탁하면서 그 대가로 약 1억6500만 원을 보냈고, 이를 책값으로 위장했다고 보고 있다.

한겨레는 뉴스타파의 기사 내용은 다른 언론들도 지난 대선 국면에서 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보도한 내용이라며 “유독 뉴스타파의 보도로 대장동 사건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검찰 주장은 그 전제부터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애초 민주당을 ‘배후’로 의심하고 이재명 캠프 관계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했지만, 이번 영장에는 관련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만들면서 ‘대선개입 여론조작’ 수사팀이라는 이름을 붙인 게 무색할 지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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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식주 물가, 주요국 1.6배…통화정책으로 대응 불가"

한은 "고물가 배경에 구조적 문제 있어" 지적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4.06.18. 21:58:44

한국은행이 한국의 높은 물가 수준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해 통화정책만으로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한국의 물가 수준을 나눠 보면 의식주 물가는 주요국 평균의 1.6배에 달하지만 공공요금은 주요국의 70퍼센트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18일 한은은 BOK 이슈노트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자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자료에서 한은은 한국의 현 물가 수준을 우선 평가한 후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를 논했다.

한은은 우선 한국의 전체 물가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평균 정도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195개국 민간소비지출 자료(2021년 기준)를 바탕으로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다만 품목별로 개별 가격을 비교해 보면,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가격수준이 현저히 높거나 반대로 현저히 낮은 품목이 많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더 구체적으로 품목별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00)을 기준으로 지수화할 때 이 같은 결론이 나온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18일 한은은 BOK 이슈노트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자료에서 OECD 평균(100) 대비 한국의 의류·신발은 150이 훌쩍 넘었고 식료품도 150이 넘었다고 밝혔다. 즉 OECD 평균의 1.5배를 넘을 정도로 이들 품목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다. ⓒ한국은

한은의 연구 결과를 보면, OECD 평균(100) 대비 한국의 의류·신발은 150이 훌쩍 넘었고 식료품도 150이 넘었다. 즉 OECD 평균의 1.5배를 넘을 정도로 이들 품목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다.

 

가전제품과 주거비도 100을 넘겨 OECD 평균보다 비싼 편이었다. 특히 한은은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서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이 세계 생활비 비교 데이터베이스인 넘베오(Numbeo)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의 PIR은 상하이, 호치민, 마닐라, 베이징, 방콕, 홍콩 다음으로 높았다.

더 구체적으로 세부품목의 OECD 평균 대비 가격수준을 보면, 사과는 3배 가까이 비쌌고 돼지고기와 감자는 두 배를 넘었다. 티셔츠, 남자정장 가격, 골프장이용료 역시 OECD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

쇠고기, 오렌지, 오이, 원피스 가격은 OECD 평균의 두 배에 가까웠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요금은 OECD 평균의 절반을 조금 넘었다. 의약품, 대중교통요금, 통신비, 외식비도 OECD 평균 이하였다.

한은은 "이러한 가격격차가 과거에 비해 더 확대했다"며 "식료품·의류가격 수준은 1990년대 이후 더 상승하였으며 공공요금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식료품가격은 1990년 OECD평균의 1.2배 수준에서 작년 현재 1.5배 이상으로 높아진 반면, 공공요금의 경우 1990년 OECD평균의 0.9배 수준에서 최근 0.7배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세부품목의 OECD 평균 대비 가격수준을 보면, 사과는 3배 가까이 비쌌고 돼지고기와 감자는 두 배를 넘었다. 티셔츠, 남자정장 가격, 골프장이용료 역시 OECD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 쇠고기, 오렌지, 오이, 원피스 가격은 OECD 평균의 두 배에 가까웠다. ⓒ한국은행

한은은 이처럼 개별 품목에 따라 OECD 평균과 큰 격차를 보이는 이유로 생산성과 개방도의 차이, 거래비용, 정책 지원 유무 등을 꼽았다.

우선 한은은 국내 식료품 가격 급등세를 견인하는 과일과 채소가격이 비싼 원인으로 생산성 저하를 꼽았다. 인구당 경작지가 매우 작고 영농규모도 영세해 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OECD 회원국에서 27위에 머무를 정도로 하위권이라는 설명이다.

유통기간이 짧은 신선식품 수입이 어렵고 운송비가 높아 수입을 통한 과일과 채소 공급이 어렵다는 점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생산농가는 영세한데 반해 도매업체나 소매업체는 시장지배력이 강해 이들로 인한 유통비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 역시 나왔다. 농수산 도소매업의 일부 기업 독과점은 실제 식료품비를 끌어올리는 최근의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돼 왔다.

 

의류가격이 비싼 주요 이유로는 고비용 유통구조에 더해 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도 꼽혔다.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에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가격차별화를 취하는 점 등이 해당 사례로 제시됐다.

반면 공공요금은 정부의 물가정책 영향으로 인해 주요국에 비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이처럼 한국 물가 수준을 결정하는 배경에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며 한은의 통화 정책만으로 이에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한은은 "더욱이 앞으로 고령화로 재정여력은 줄어드는 반면 기후변화 등으로 생활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충격에는 재정정책을 통해 가계의 부담을 완화시키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생산성 제고, 공급채널 다양화와 같이 구조적인 측면에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농산물의 경우 영농 규모화를 추진하는 한편 수입선을 확보하는 등 공급채널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통구조를 효율화하고 가격투명성을 높이는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도 한은은 지적했다.

공공요금의 경우 단계적인 정상화, 즉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은은 전했다. 다만 그로 인해 부담이 커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선별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한은은 조언했다.

▲한국의 식료품 가격 수준은 세계 주요국의 1.5배를 넘는다. 지난 14일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시민이 여름철 대표 과일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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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결국 미국에 토사구팽당하나?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4/06/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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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최근 미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에 힘을 실었다. 이에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계속하려는 네타냐후 총리가 토사구팽 위기에 내몰렸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17일(현지 시각)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이스라엘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시 내각’을 해체한 것에 관해 문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고 4일 뒤인 지난해 10월 11일 전시 내각을 설치했다. 전시 내각의 구성원은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6명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포함해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장관, 야당 인사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에게 전쟁 관련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 의결권을 줬다. 

 

하지만 의결권을 가진 3명이 팔-이 전쟁의 방향성을 두고 충돌하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갈란트 장관은 집단학살을 밀어붙이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반발해 왔다. 지난 9일에는 간츠 대표가 즉각 휴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전시 내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지역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조치를 예고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가 국방 담당 비서를 통해 이스라엘군에 “(전투 중단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전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이 이스라엘군의 전투 중단을 승인했다. 전시 내각 인사들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이스라엘군이 총리에게 항명하는 하극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밀러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투 중단 조치에 “매우 환영하는 조치”,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섬멸’을 완료할 때까지 전쟁을 하겠다고 공언했고, 미국도 이런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안팎에서 하마스 섬멸은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지·옹호해 온 미국의 입지도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좁아져 갔다. 

 

게다가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퇴진과 조기 총선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이를 볼 때 미국은 팔-이 전쟁에서 발을 빼고자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압박하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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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거부권에 폐기된 노란봉투법, 더 강력해져 돌아왔다

“고용형태 다변화 반영 위해 ‘근로자 정의’도 개정”

이용우(앞줄 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신장식(오른쪽 두 번째부터) 조국혁신당,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 야당 공동대표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이 의원, 신 의원, 윤 의원. 2024.06.18. ⓒ뉴시스


지난 제21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으로 폐기된 ‘노란봉투법’이 다시 발의됐다. 이번 법안 발의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 3명이 공동대표로 발의했으며, 야6당 총 87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용우·신장식·윤종오 의원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민주노총·한국노총, 그리고 141개 노동시민사회가 결집한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더 강력해져 돌아온 노란봉투법
“비정규직 노동권 보장법”, “손배 폭탄 방지법”
노동자 정의 및 손배 제한 추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 골자로 구성됐다. 박석운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대표는 노란봉투법을 ‘비정규직 노동권 보장법’과 ‘손배 폭탄 방지법’으로 구분하여 설명했다.

‘비정규직 노동권 보장법’은 간접고용직 등의 헌법상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진짜 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원청 사용자는 간접고용직의 임금 등을 결정할 실질적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계약 관계가 아니”라는 핑계로 교섭을 회피해 왔다. 이런 이유로, 간접고용직은 아무 권한 없는 하청업체 사용자와의 무의미한 교섭만 반복해야 했다. 이에 법안에는 사용자를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아, 간접고용직도 ‘진짜 사장’과 교섭할 권리를 보장하고자 했다. 또 ‘손배 폭탄 방지법’은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제한하는 내용이다. 법안에는, 사용자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는 제21대 국회에서 통과됐던 것에 비해 일부 강화된 내용이 포함됐다.

87명의 야6당 의원이 참여한 노란봉투법 ⓒ민중의소리


이용우 의원은 “고용형태의 다변화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노조법 2조의 ‘근로자 정의’ 또한 개정되어야 한다. 이런 내용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노동자에 대한 정의를 기존보다 넓게 정의해, 헌법상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 이 의원은 “소위 말하는 노란봉투법 운동은 과도한 사용자의 손배, 부당한 사용자의 손배를 제한하기 위해 처음 제기됐다. 손배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면서 손배 제한을 일부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 모든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 중인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보인) 노란봉투법에 대한 태도는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직무유기였다”라며 “우선 논의 테이블에 나와서 입장을 밝히고 충분히 토론하면서, 의견을 모아가면서,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 그게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다. 이런 최소한의 임무조차 방기하는 정부·여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신장식 의원은 “지금도 일부 재계와 일부 사측 편향 언론은 노조법 2·3조 개정이 산업현장 혼란과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저와 조국혁신당은 확신한다. 노조법 2·3조 개정은 무분별한 손배가압류를 막아 노사관계를 대등하게 하고, 불공평한 원·하청 관계를 개선하여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양극화를 완화하는데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안 발의에는 이용우 등 69명의 민주당 의원, 신장식 등 12명의 조국혁신당 의원, 윤종오 등 3명의 진보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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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층 구애한다고 감세 카드 꺼낸 '나쁜 정부'

[이충재의 인사이트] 보수 지지율 하락 만회 위한 '꼼수'... 세수 부족 심각한데 감세로 재정위기 초래

24.06.18 06:15최종 업데이트 24.06.18 07:23

▲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자료사진) ⓒ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꺼낸 '종부세·상속세 완화' 방침이 중산층 보다는 등돌린 보수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6일 "상속세나 종부세는 중산층의 세부담 줄인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자감세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세금이 모두 부자들이 많이 내는 세금으로 그동안 재계와 보수층에서 줄곧 요구해온 것이어서 목적은 보수지지층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더구나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꺼낸 감세 카드는 스스로 재정위기를 키운다는 점에서 '나쁜 정부'의 대표적인 예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상속세는 역대 보수정부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부의 대물림을 줄이고, 불평등을 완화하는 순기능이 컸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그간 법인세 완화에 무게를 뒀을뿐 상속세에는 거리를 둬왔습니다. 이번에 상속세 완화 방침을 밝힌 성 실장만 해도 올해 초 "상속세는 국민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상속세 완화 방침을 시사해 여론의 반발이 커지자 진화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대통령실의 방침이 급선회한 배경에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특히 보수층을 중심으로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초부자층의 결속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얘깁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에서 야당에 정책주도권을 뺏겨선 안 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달 종부세 완화와 상속세법 개정 검토가 거론되자 위기감을 느꼈다는 겁니다.

정작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는 상속세 완화에 난감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세제당국은 그간 일반 국민의 부정적 정서를 반영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당정협의도 하지 않았는데 대통령실에서 너무 앞서간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합니다. 특히 성 실장이 상속세 인하율을 50%에서 30%로 인하한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한 데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상속세 개편 논의는) 전체적 공감대가 제일 중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감세 카드가 무리수인 이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감세 카드는 무리수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올들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 4000억원 덜 걷혔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세수펑크 규모는 30조원을 넘어설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지난해 56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생겨 재정정책이 파행을 겪었는데, 올해도 세수펑크로 인한 재정위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제개편이 현실화하면 세수에 직격탄이 될 것이 명확합니다. 2022년 기준으로 귀속상속세수는 19조에 달하고, 종부세도 7조원 가량 됩니다. 특히 종부세를 폐지할 경우 지방으로 갈 4조원 가량의 재원이 줄어들어 지방재정이 파탄날 거라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말로는 재정건전성을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감세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사회적 양극화 우려입니다. 올해 1분기 실질소득은 7년만에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로 서민생활은 피폐해지고, 내수부진으로 경제성장은 위축돼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감세는 불평등과 양극화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전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조세와 부동산정책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결정한다면 두고두고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충재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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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북한과 서방 통제 받지 않는 상호결제체계 발전시킬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18~19일 북한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은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북한 노동신문에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년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 “우리는 국제관계를 더욱 민주주의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만들기 위하여 밀접하게 협조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이와 함께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구조를 건설해나갈 것이며, 우리는 물론, 우리 나라들 사이 인도주의적인 협조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며, 이것은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 호혜적이고 동등한 협조를 발전시키고, 우리의 자주권을 강화하며, 경제무역관계를 심화시키고, 인도주의 분야에서의 연계를 발전시키며, 결과적으로는 두 국가 공민들의 복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사업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굳게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등과 호상존중, 신뢰 원칙에 기초한 (양국의) 친선과 선린의 관계는 70년이 넘었으며 영광스러운 역사적 전통으로 수놓아져 있다”며 과거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오늘날 다방면적인 동반자 관계를 적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을 굳건히 지지하고 주요 국제 문제들에 대해 우리와 연대성을 표시하며 유엔 무대에서 공동 노선과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지도부는 자주와 독립에 대한 응당하고 합법적 지향을 저들의 세계 패권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2014년 키이우에서의 무장정변과 이후 돈바스 지역에서의 전쟁을 지지·조작함으로써 자기들이 일으킨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을 지연시키고 더욱 격화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그들은 매번 평화적인 사태 조정을 위한 우리의 모든 시도들을 거부했다”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가장 복잡한 모든 문제들에 대해 평등한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8~19일 북한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양국은 여러 문서에 서명하게 될 것이며, 문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 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1961년 양국 동맹조약과 2000년 푸틴 대통령 첫 방북 때 체결된 공동선언, 2001년 모스크바선언을 언급하면서, “새 조약은 1961년, 2000년, 2001년 문서를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 문서는 향후 양국 협력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최근 몇 년간 국제정치, 경제, 안보 문제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영역에서 국가 간 발생한 상황을 고려해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이 문서가 체결되면 현재의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양자 관계 수준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연히 국제법의 모든 기본 원칙을 따르고 어떠한 도발적 성격도 없으며, 어느 국가를 직접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북아시아 지역의 더 큰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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