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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삶 옥죈 보안관찰법에 맞서는 #내가 강용주다!

 

등록 :2017-05-12 20:19수정 :2017-05-12 21:16

 

 

[토요판] 커버스토리 이진순의 열림
보안관찰법과 싸우는 의사 강용주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한때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을 멍에처럼 지고 살았다.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마지막 시민군이었던 열여덟 살의 소년은 도청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카빈총을 버리고 도망쳤다. 그의 소년기는 그날로 끝이 났다. 82년 전남대 의대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던 그는 85년 안기부에 체포된 후 두 달간의 혹독한 고문 끝에 ‘간첩’이 되었다. 그는 폭도였고 빨갱이였고 ‘쓰레기통에 처박힌 영혼’이었다. 그가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로 14년간 복역하며 전향서와 준법서약서를 끝내 거부한 것은, 무너진 자신을 바로 세워 망월동 묘지 앞에 떳떳이 서겠다는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출소 후 의사가 되어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던 강용주는 요즘 18년간 그를 옥죄어온 보안관찰법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선언했다. 국가폭력에 맞서서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려는 그를 지지하며 많은 이들이 ‘#내가 강용주다!’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봄날이라고 다 같은 봄날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기뻐하고 안도하고 축하하는 봄날에도, 누군가는 미세먼지 자욱한 고공에서 농성을 벌이다 탈진하고, 누군가는 모로 누운 선실의 뻘흙과 철판더미 아래에서 자식의 흔적을 찾느라 애태우고, 누군가는 고향마을에 난입하는 군 트레일러를 막겠다고 고단한 노숙을 한다. 어떤 이에게는 이 5월의 봄날이 ‘장미대선’의 축일이지만, 누군가에겐 37년 전 5월의 아픔과 상처가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악몽의 기일이다. 이 좋은 날, 왜 여전히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냐고 윽박지르는 것은 야만이다. 기쁨은 슬픔에게 빚이 많다.

 

“연약한 인간이 사람으로서 자신을 생각할 때 포기할 수 없는 지점이 있는 거예요. 더 이상 비겁할 수 없는 막다른 지점. 전향제도와 저와의 싸움이란 건 그래요. 보안관찰법도 마찬가지고요.” 지난달 28일 열린 첫 공판에서 그는 ‘어느 순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오더라도’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해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연약한 인간이 사람으로서 자신을 생각할 때 포기할 수 없는 지점이 있는 거예요. 더 이상 비겁할 수 없는 막다른 지점. 전향제도와 저와의 싸움이란 건 그래요. 보안관찰법도 마찬가지고요.” 지난달 28일 열린 첫 공판에서 그는 ‘어느 순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오더라도’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해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강용주(55)는 슬픔을 섣불리 위안하려 들지 않는다. 그는 깊고 예리한 고통의 흔적을 품고 살아왔다. 그는 1980년 5월 광주의 죽음을 생생히 목격한 소년 시민군이었고, 85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발표한 이른바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4년간 복역한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였다. 99년 출소한 뒤 뒤늦게 복학해서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고, 5·18 피해자를 위한 ‘광주트라우마센터’ 초대 센터장, 국가폭력 피해자를 위한 ‘진실의 힘’ 이사를 맡는 등 자신처럼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과 함께하는 일에 앞장서왔다.

 

그런 강용주가 최근 다시 법정에 섰다. 보안관찰법상의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이쿠!’ 하는 탄식이 저절로 새나왔다. 몇 년 전 사석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는 시종 유쾌하고 편안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오랜 고난의 기억을 뒤로하고 평범한 생활인이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라도 왠지 모를 부채감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건지 모른다.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용주 전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이 4월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용주 전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이 4월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그런데 지난달 28일 열린 첫 공판에서 그는 ‘어느 순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오더라도’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해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왜 타협하지 않을까? 투철한 사상범이라서? 타고난 독종이라서? 강용주가 그토록 단호하게 싸우는 이유는 뭘 지키기 위해서일까? 적당히 느슨해지려는 신경줄에 따끔한 불침을 맞은 기분이었다.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그의 진료실로 찾아갔다.

 

 

보안관찰법에 불복종하는 이유

 

그가 진료를 마치는 시간에 맞춰, 그의 병원 아담한 로비에 마주 앉았다. 짧은 곱슬머리에 동그란 안경, 줄무늬 나비넥타이가 멋스러웠다.

 

-진료할 때 이런 복장으로 하세요?

 

“넥타이는 시술할 때 거치적거려서요. 세균의 온상이기도 하고. 노타이로 하기도 그렇고…. 보타이가 싸요. 하나에 3천원.(웃음)”

 

환자들은 넉살좋게 웃음 짓는 이 의사가 어떤 인물인지 알까? 그의 등 뒤로 보이는 진열장에 각종 감사패와 위촉장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홍보대사로 활동한 데 대한 감사패도 놓여 있었다.

 

-보안관찰법 재판에 대한 기사를 보고, 아직도 이런 게 있었단 말인가 새삼 놀랐어요. 99년에 출소해서 의사로 살고 있는데, 현행법상 뭐가 문제가 된 거죠?

 

“보안관찰법의 신고의무 불이행이죠. 보안관찰 대상자가 되면 3개월에 한 번씩 누구를 만났고 어디를 놀러 갔고 그다음에 생활비는 어디서 벌어서 했고, 거주지를 10일 이상 떠나거나 국외여행을 하게 되면 누구랑 어디를 갔고 목적이 뭔지 신고해야 하고요, 그 외에 관할경찰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모든 내용을 신고하게 되어 있어요.”

 

-보안관찰은 사상범만 대상으로 하나요? 일반 형사사범은 해당이 안 되고요?

 

“보호관찰과 보안관찰은 다른 건데요.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일반수가 형집행정지로 나온다든가, 성폭력범이 전자발찌를 차고 나온다든가 하는 건 보호관찰이에요. 이건 기한이 정해져 있고 법원이 결정하죠. 이런 처분은 어느 나라에나 있어요. 반면에 보안관찰법은 이미 형을 다 살고 나온 사람을 상대로 해요. 이중처벌인 셈이죠.”

 

-보안관찰법은 다른 나라엔 없어요?

 

“정치적으로나 사상적인 문제로 보안처분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역사상 예를 든다면, 1차대전 후에 유럽 파시즘이 이런 제도를 뒀었고, 일제 때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기 위해 만든 ‘조선사상범 보호관찰령’이 있는데, 일제가 2차대전에서 패망하고 없어졌죠.”

 

-일본에도 없는 게 우리나라에만 남았군요.

 

“파시즘 법률이니까.”

 

-중간에 재심사 기회도 없어요?

 

“2년마다 한 번씩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법원의 결정이 아니라 법무부 처분에 의해 갱신이 돼요. 최장 몇 년까지 할 수 있다는 기한도 없고요.”

 

-그럼 평생 갈 수도 있다고요?

 

“네. 무기한이요. 그러니까 새로운 ‘신분법’이라고 할 수 있죠. 근대시민사회가 신분을 타파하는 건데, 이건 새로운 ‘신분’이니까.(웃음)”

 

-보안관찰법에 대해서 위헌제청신청을 하겠다고 하셨어요.

 

“보안관찰 폐지를 주장하면 보안관찰 갱신의 이유가 돼요. 뭐 이런 법이 있어요? 이 법의 폐지를 주장하면 이 법으로 처벌을 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아니에요? 유신헌법 당시에 긴급조치 1, 2, 9호가 유신헌법에 대해서 폐지를 주장하거나 반대하면 처벌한다는 거였잖아요? 어느 민주국가에서 그 법률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고 처벌을 한답니까? 이건 법이 아니라 폭력이에요.”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4년간 복역한 강용주 전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1999년 출소한 뒤 전남대 의대에 복학해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4년간 복역한 강용주 전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1999년 출소한 뒤 전남대 의대에 복학해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전두환에겐 없고 강용주에겐 있는 것

 

보안관찰법 1조(목적)는 “특정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재범의 위험성을 예방하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보안관찰처분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의 내란죄나 군형법상의 반란죄, 국가보안법상의 특정 죄목으로 3년 이상 형을 받은 사람 가운데, “재범의 방지를 위한 관찰이 필요한 자”에 대해 보안관찰처분을 하는데, 그 정확한 숫자는 “국가기밀”이라고 해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국정감사 때 일부 공개된 내용을 보면, 전체 2500~2600명 대상자 가운데 보안관찰 피처분자는 43~46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 휘말려
14년 감옥살이한 ‘비전향 장기수’
출소 뒤 2002년부터 보안관찰 처분
3개월마다 행적 경찰서장에 신고의무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다시 법정에

내란죄·국가보안법 위반자 등 
재범 방지하겠다며 ‘보안관찰’ 
법무부가 2년마다 처분 재심사
기한규정 없어 ‘무기한’도 가능
‘내란 살인’ 전두환은 처분 안받아

 

 

-보안관찰법에 보면 형법 88조, 내란목적살인죄도 분명히 대상자로 들어간다고 쓰여 있던데, 전두환은 그걸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잖아요? 근데 어떻게 해외여행도 다니고 골프도 치러 다니죠?

 

“29만원밖에 없어서 그런가 봐요. 난 30만원 이상 있는데.(웃음)”

 

-전두환은 처분을 안 받고 강용주는 처분을 받는, 그 기준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건 엿장수 맘이죠.(웃음) 왜 전두환이랑 노태우는 보안관찰 처분을 안 받느냐고 정보공개청구를 한 사람이 있어요. 그랬더니 그 내용도 기밀이라고 공개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황당하군요.

 

“법이 법으로 존립하려면 형평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나라는 내란이나 반란죄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이가 국가보안법보다 더 관대한 처벌을 받아요. 전두환이 회고록에서 ‘5·18은 폭도들이고 난동이라고, 자기는 5·18 씻김굿의 희생양’이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훨씬 재범의 위험이 큰 건데.”

 

-보안관찰법 11조에 보면 “법무부 장관이 처분 면제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하던데, 이전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면제가 안 되었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되네요. 조작간첩사건인 줄 알았을 텐데요.

 

“내가 재밌는 얘기 해드릴까요? 제가 2002년에 보안관찰처분을 받고 이것에 대한 취소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어요. 이 사건을 세 명의 변호인이 맡았고요. 그런데 제가 2004년 1월7일날 보안관찰 갱신처분을 받았어요. 근데 그 갱신처분을 낸 법무부 장관이, 내 보안관찰 취소소송을 맡았던 변호사예요. 그분이 법무부 장관이 돼서.”

 

-어떻게 그런 일이?

 

“얘기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2008년에 고문피해자, 조작간첩을 치유하고 상담할 목적으로 ‘진실의 힘’이 만들어졌어요. 저도 가정의학과 전문의 따고 합류했는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제안을 해서 그쪽 공간을 쓰기로 하고 대여섯 번 만났나. 근데 나중에 뭐라고 하냐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예산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게만 쓰게 되어 있다고, 조작간첩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자니까 안 된다고.”

 

-이전 시기에 있었던 고문이나 잘못된 법 적용으로 피해자가 생겼으면, 그걸 바로잡는 게 적폐청산 아닌가요?

 

“적폐를 쌓아온 거죠. 2004년, 2008년…. 내가 의지하고 내 편이라고 믿는 사람들한테 버림받았다는 느낌은 내게 제일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요. 안기부 고문실과 법정에서 ‘빨갱이, 간첩’이라고 몰아세울 때, 변호사가 없어서 말 한마디 못했어요. 당시 인권변호사들이 ‘이 사건은 안기부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이라서 못 맡겠다’고 아무도 선임계를 안 냈거든요. 민주세력이라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고통이나 아픔에 대한 공감이 결여되어 있었던 거죠.”

 

-특별히 정치활동이나 비합법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신분도 확실한데, 왜 아직도 보안관찰 피처분자로 찍어두고 있는 걸까요?

 

“그냥 괘씸죄죠. 나랑 같은 사건 공범들도 보안관찰에서 다 해제가 되었는데, 나만 빠졌어요. 국가가 자기들의 폭력적 법 집행에 대해서 거부하고 반항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거겠죠.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을 억압해서 길들이겠다는 거고.”

 

-14년간의 긴 감옥살이를 마치고 뒤늦게 복학하고 의사가 돼서 50대 중반이 되었는데, 내가 이 나이에도 이러고 살아야 되나 회의스러운 적은 없어요?

 

“지난해 12월에 포천요양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는데 영장도 없이 잡으러 왔더라고요. 첫 번째 드는 생각은, 아이 피곤하네.(웃음) 사람 좀 놔두지, 날 왜 이렇게 피곤하게 하나. 내가 싸움닭도 아니고….”

 

-싸움닭 같은데요.(웃음)

 

“아니, 자기들이 링으로 날 불러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싸우는 거죠. 2010년도에 약식기소로 벌금 150만원 나왔을 때도 내가 싸우려고 들었으면 정식 재판 청구하죠. 나도 조금씩은 비겁하게 살기 때문에(웃음) 그냥 냈단 말이에요. 근데 이번엔 기소를 해서 형사재판에 부쳤으니 어쩔 수가 없잖아요. 조금 비겁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많이 비겁해야 하는 상황이니, 그렇게는 못하잖아요. 그래서 원칙적인 싸움을 하는 거죠.”

 

 

내 영혼이 쨍하고 금 가던 날

 

-나이는 50대 중반이지만 그간의 인생행로가 너무나 파란만장해서 남들 300년 동안 겪을 일을 50년 안에 다 겪은 분 같아요. 어린 시절은 어땠어요?

 

“광주에서 나고 자랐어요. 부모님은 두 분 다 통영 사람인데, 외가 쪽은 선비 집안에 외삼촌이 수산전문대 나오고 신문기자까지 했던, 말하자면 좌파 인텔리 집안이었죠. 일제 때 치안유지법으로 구속되거나 감옥에서 돌아가신 분도 많고요. 저희 친할아버지는 통영에서 유명한 고리대금업자였어요. 우익이었는데 48년도에 어디론가 끌려가서 돌아가셨죠. 좌우갈등으로 양쪽 집안 모두 화를 당하니까, 아버님이 고향 싫다고, 아무 연고 없는 광주로 멀리 이사를 왔어요.”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 홀로 6남3녀를 키웠다. 용주는 그 가운데서도 엄마가 가장 미더워하는, 착실하고 쾌활한 아들이었다. 80년 5월18일, 동신고 3학년이던 강용주는 금남로 한 제과점에서 여고생들과 미팅을 하러 나갔다가 계엄군의 무차별 살상 현장을 목도했다. 그 순간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친구들과 교회 등사기를 훔쳐다가 광주 고등학생들에게 보내는 유인물을 밤새 찍어냈다.

 

-무섭지 않았어요?

 

“두렵다는 생각보다는 분노가 컸어요. 어떻게 시민을 군인들이 그럴 수 있을까? 제가 총을 들었던 건 26일 저녁이었어요. 그날 밤 도청에 계엄군이 진압을 하러 온다고 하니, 광주를 지키자. 그래서 어머니한테 큰절하고 도청 앞으로 갔죠.”

 

-어머니가 붙잡지 않으셨어요?

 

“가지 말라고 말리셨죠. 그래서 이야기했어요. ‘누군가는 광주를 지켜야 할 거 아닙니까? 무조건 갈랍니다’ 하고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우시다가 잠깐 기다려라 하곤 나가서 담배 두 갑을 사오셨어요.”

 

-아, 어떻게….

 

“어머니가 주신 담배 두 갑을 들고 큰절 올리고 도청 앞 와이엠시에이(YMCA)로 갔죠. 그때 일은 세세하게 기억이 안 나요. 트라우마 탓인가 봐요. 천장의 형광등 불빛이 흐릿하고 차가웠다는 기억만 남아 있어요. 최후항쟁을 하겠다고 간 거니까. 무조건 내일 아침까지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부산항에 미군 항공모함이 와 있다, 인권대통령 카터가 광주를 지키기 위해서 보낸 미군이 지금 광주를 향해 오고 있다고, 오늘 밤만 견디면 미군이 우릴 지켜줄 거라고 믿었죠.”

 

-싸워 이길 거란 승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목숨을 걸고 거길 갈 수 있죠?

 

“문재학이라고 당시 광주상고 2학년 아이가 있었어요. 재학이가 도청 기동타격대로 있는데 그 아버지가 재학이를 데리러 오셨죠. 그때 재학이가 이랬어요. ‘친구 하나는 21일 집단발포로 죽고, 한 명은 22일 죽었어요. 친구들이 여기서 다 죽었는데 내가 어떻게 버리고 갑니까?’ 하고요. 난 그 마음 알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죠?

 

“죽었어요. 나보고 왜 거길 갔냐고 물으셨죠? ‘내가 바로 너다’ 하는 마음. 재학이가 죽은 친구가 바로 자기라고 생각하듯이. 고통과 아픔에 대한 공감과 연대,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갈 거고.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던 건 ‘우연’이지만, 누군가 거기 ‘필연’적으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던 거죠. 우연한 개인이 역사의 현장에서 필연적인 역할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강용주는 카빈총을 들고 도청 앞 수협 건물을 지키고 있었다. 도청에서 신호가 오면 일제히 사격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윽고 도청 앞으로 계엄군 척후가 나타나는가 싶더니 잠시 후 도청에서 콩 볶듯 총소리가 들렸다. 기다리던 사격명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한동안 울리던 총소리가 멈추고 찬물을 끼얹듯 정적이 흘렀다. 얼마나 지났을까? 날이 밝아오는데 시민군들이 머리에 손을 얹고 걸어 나왔다. 그걸 보는 순간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에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총을 버리고 담을 넘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계엄군의 선무방송이 들려왔다. “폭도들은 들으라. 너희들의 아지트는 군에 의해 완전히 장악되었다. 투항하라. 투항하라….”

 

 

그깟 전향서 한 장이 대수냐고??

 

강용주는 1년 늦게 고등학교에 복학하고 82년 전남대 의대에 입학했다. 학살을 지휘한 자들은 권력을 잡았고 5·18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규정되었다. 그는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1985년 9월9일 국가안전기획부는 북한공작원에게 포섭당한 미국 유학생과 국내에서 암약하던 간첩단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었다. 강용주는 고교 선배인 미국 유학생 양동화의 지령을 받고 학원가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80년 5월 광주 죽음 목격한 고3
홀어머니 만류에도 총 들었지만
계엄군이 시민군들을 진압하던 날
온몸 사시나무처럼 떨며 도망쳤다

 

82년 전남대 의대 진학해 학생운동

32년전 간첩 활동 거짓 시인한 건
한대라도 덜 맞으려 써준 대로 외워
폭력에 굴복해 개가 된 내 자신…
더이상 포기할 수 없어 전향 거부
“사상 문제로 이중처벌 나라 드물어”

 

 

-85년 9월9일 사건 발표가 났는데, 바로 다음날인 9월10일 엠비시(MBC)가 <학원에 뻗친 붉은 손길>이란 1시간짜리 특집방송을 내보냈어요. 거기 사건 관련자들이 나와서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했다고 시인하는…. 거기 출연하셨나요?

 

“했죠. 팬티 한 장이 주는 위안이 있다는 거 아세요? 제일 무서운 게 그놈들이 수사하다가 ‘야, 옷 벗어. 팬티까지 벗어’ 그러면 아무것도 방어할 게 없어요. 벌거벗은 몸으로 폭력 앞에 내동댕이쳐지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고문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인간을 죽음 직전의 고통까지 몰고 가요.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자존감, 자기정체성을 근원에서부터 무너뜨려요. 한 대라도 덜 맞으려고 써준 대로 달달 외워서 했어요.”

 

-누구든 고문 앞에서는 굴복하지 않을 수 없다지만, 그걸 방송에까지 나와서 공개적으로 했으니, 이후에 심리적 상처도 컸겠어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죠. 내가 감옥에서 전향서를 거부한 가장 큰 이유. 처음엔 자신을 계속 합리화했어요. 누구나 폭력에는 어쩔 수 없어, 매에는 장사가 없잖아…. 근데 어느 순간 그 한계선에 봉착하더라고요. 폭력에 굴복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개가 된 자신, 쓰레기통에 처박혀서 울고 있는 상처 입은 내 영혼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둘 중의 하나였어요. 그렇게 무너져서 살든가, 그 상처투성이 속에서 다시 한번 일어서든가.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서 망월동에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어요.”

 

-전향서나 준법서약서를 거부해서 옥중에서 고생을 많이 했죠?

 

“86년도에 대전교도소에 가서도 전향 안 한다고 몇 년 동안 꽁꽁 묶여서 개밥(손을 뒤로 묶은 채, 입을 대고 밥을 먹게 하는 징벌)을 먹기도 했고 92년 대구교도소, 96년 안동교도소 가서도 그랬어요. 칼날 위에 서서 내가 칼날이 돼서 살고 있는 거였어요. 나는 강철 같은 인간이 아니고 5·18을 겪고 총을 버리고 도망치고, 남산 안기부에 가서 고문에 굴복하고 주절거리는 개가 되고, 그렇게 흔들리고 넘어지고 비틀거리면서 걸어 나오는 사람이잖아요. 그 연약한 인간이 사람으로서 자신을 생각할 때 포기할 수 없는 지점이 있는 거예요. 더 이상 비겁할 수 없는 막다른 지점. 전향제도와 저와의 싸움이란 건 그래요. 보안관찰법도 마찬가지고요.”

 

-‘그까짓 전향서 한 장이 뭐라고 그렇게 힘들게 버티셨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있어요.

 

“그깟 종이 한 장이 뭐라고 왜 그렇게 기를 쓰고 국가권력은 그걸 받아내려 했을까요? 전향이라는 말 자체도 일본 애들이 만든 거예요. 민족해방운동가나 사회주의자들에게 전향을 요구했죠. 그 종이 한 장 쓰고 나가서 또 (활동)하면 될 거 아니냐고 하지만, 전향을 한 사람들은 결국은 운동 일선에서 다 탈락했어요. 그깟 종이 한 장이 아닌 거죠. 한 인간의 영혼을 국가권력이 굴복시키는 거예요. 그렇게 굴복하면, 한 인간의 존재가 파괴돼요.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선 그걸 그렇게 집요하게 요구하는 거고요.”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이제 다시 5·18이 다가옵니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상처가 덧나는 이른바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이란 게 있다죠? 세월이 꽤 흘렀는데, 지금도 그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분들이 계신가요?

 

“트라우마라는 게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거예요. 몸은 여기 있지만 영혼은 그날 그 자리에 갇힌 채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거죠. 트라우마의 치유라는 건, 그날 그 자리를 회피하는 게 아니고, 그날 그 자리를 객관화시키도록 돕는 거예요. 근데 전두환이 지금처럼 회고록에 ‘발포명령 없었고 무차별한 살상은 없었다’고 한다든가, 육사 가서 사열을 한다든가 하면 피해자들은 다시 옛날 상황으로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이분들의 치유에는 사회적인 지지와 공감, 진실규명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국가폭력에 의한 트라우마는, 재해나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다른 특징이 있나요?

 

“국가폭력이라는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줘야 할 국가가 가해자가 되는 거잖아요. 최후의 보루가 없어지는 거죠. 조작간첩이나 5·18이 그랬던 것처럼 국가가 가해자가 되면 피해자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왜곡시켜서 2차적 트라우마가 훨씬 커요. 국가에 의한 낙인찍기로 사회적 매장을 당하니까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뭣보다도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불관용 원칙이 중요해요. 광주시민들이 집단발포로 죽었는데 총 쏜 놈은 없는 거예요. 용서를 해주려 해도 용서할 놈이 없네? 사람들은 늘 화해와 용서를 얘기하는데, 용서를 피해자한테 강요하면 안 돼요. 가해자가 사죄하는 것은 필연적 의무예요. 피해자가 그를 용서할지 말지 정하는 건 선택적 권리고요. 이래야만 지속가능한 화해가 되지요.”

 

-97년에 광주민주화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는데 왜 광주트라우마센터는 2012년에야 개소를 한 거죠?

 

“우리나라의 과거청산은 피해당사자의 고통이 빠진 과거청산입니다. 과거청산을 한다면서 기념관 짓고 기념비 세우고 하는데, 정작 희생자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데는 소홀한 거죠.”

 

-늘 그래 왔죠. 위안부 할머니, 5·18, 세월호…. 단원고 졸업생들 만나서 강연도 하셨다면서요. 뭐라고 하셨어요?

 

“나도 그 애들도 ‘살아남은 자’잖아요.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말했어요. ‘나도 너희들처럼 5·18 때 살아남은 사람이야. 근데 살아남은 니들이 있어서 세월호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거야. 죄스러움을 가질 게 아니라, 살아남아서 증언을 하기 때문에 진실을 드러낼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그러니 어깨 펴고 살아가자’고요.”

 

상처 입은 이들이 다른 이의 상처를 보듬고 껴안는다. 슬픔의 연대가 힘이 된다. 강용주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그를 지원하는 해시태그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내가 강용주다!

 

녹취 심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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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밥쌀용 쌀 수입을 위한 구매입찰’ 철회 요청

전농, ‘밥쌀용 쌀 수입을 위한 구매입찰’ 철회 요청
 
 
 
편집국
기사입력: 2017/05/12 [22: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밥쌀용 쌀수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농민.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12일 오전 11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청와대 연풍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에게 ‘밥쌀용 쌀 수입을 위한 구매입찰’ 철회 요청 청원서를 전달했다.

 

전농은 “밥쌀용 쌀 수입은 2014년까지는 국제협약에 의해 의무였지만 2015년부터는 의무가 종료된 것으로 굳이 살 필요가 없다”며 “3년 전부터 쌀 재고문제로 쌀값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밥쌀 수입은 쌀값 폭락을 부채질 했고 정부와 농민들에게 많은 경제적 손해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전농은 “김재수 농식품부장관은 5월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저율관세할당(TRQ) 쌀(2차) 구매입찰공고’를 내면서 밥쌀 2만5천톤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묘하게도 공고는 새정부 출범 이틀 전에 하고 입찰은 5월16일(화)에 함으로써 새정부가 밥쌀 수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전농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님은 5월17일 이후부터는 농업적폐 1호를 수용하는 불명예를 안게 되고 농민들은 새정부 출범 10일도 안 돼 실망감을 가질 수 있다”며 입찰이 시행되지 않도록 당장 중단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쌀 관세화로 전환하면서 쌀 전면개방이 시행되고 있고, 저율관세할당(TRQ)으로 매년 40만8천톤을 수입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게다가 박근혜정부는 TRQ 쌀 중에서 밥쌀용 쌀을 수입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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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서 전문>

 

대통령님, 촛불항쟁의 뜻을 실현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청원합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쌀 관세화로 전환하면서 쌀 전면개방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율관세할당(TRQ)으로 매년 40만8천톤을 수입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이것도 부족한지 TRQ 쌀 중에서 밥쌀용 쌀을 수입해 왔습니다.

 

밥쌀용 쌀 수입은 2014년까지는 국제협약에 의해 의무였지만 2015년부터는 의무가 종료된 것으로 굳이 살 필요가 없습니다.

3년 전부터 쌀 재고문제로 쌀값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밥쌀 수입은 쌀값 폭락을 부채질 했고 정부와 농민들에게 많은 경제적 손해를 가져왔습니다.

밥쌀 수입은 오직 미국의 이익을 지켜주고, 한국 통상외교의 자주권을 포기한 행위로써 故 백남기농민이 서울 농민대회에 참석한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박근혜정권이 시행한 밥쌀 수입은 농업 적폐 1호이며 식량주권 차원에서 자주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입니다.

그런데 김재수 농식품부장관은 5월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TRQ 쌀(2차) 구매입찰공고’를 내면서 밥쌀 2만5천톤 수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교묘하게도 공고는 새정부 출범 이틀 전에 하고 입찰은 5월16일(화) 에 함으로써 새정부가 밥쌀 수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대통령님,

시간이 없습니다.

5월16일(화) 입찰이 시행되지 않도록 당장 중단 조치를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농민과 정부 그리고 국회와 전문가들이 모여 쌀 수입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님은 5월17일 이후부터는 농업적폐 1호를 수용하는 불명예를 안게 되고 농민들은 새정부 출범 10일도 안 돼 실망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님의 명예가 아닌 촛불항쟁의 뜻이 시들어버리는 첫 사례로 남아 불행한 앞날을 예고하게 됩니다.

 

농민들의 절박하고 정의로운 호소를 받아 주시리라 믿으며, 전농이 정부 관계자에게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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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시간’ 기록 복사본 있다.. 안민석 “靑 위민1관 1층 서버!”

 

JTBC “靑, 사무용 복합기 사용 기록 모두 서버에 저장…MB 때 처음 도입”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황교안 전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에 의해 30년간 봉인된 ‘세월호 7시간’ 기록이 청와대 내부 서버에 복사본 형태로 남아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9일 JTBC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팀 취재 결과 “청와대 내부에 있는 사무용 복합기를 통해 단 한번이라도 출력, 복사, 스캔, 팩스(FAX)작업을 거친 모든 문건이 PDF(사진)파일로 남아 있다”며 “대통령기록물뿐 아니라 공무상비밀문서, 일반 문서 등 청와대 내에서 만든 모든 문건이 저장 대상”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협력업체 관계자 A씨 “청와대는 사무용 복합기의 사용 기록을 모두 서버에 저장되는 보안 시스템을 갖췄다”고 폭로했다. 이는 “청와대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도 잘 모르는 사실”이라고 <JTBC>는 덧붙였다. 이 시스템은 이명박 정권 때 처음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청와대 직원이 2014년 4월16일 오전 11시에 문건을 만든 후, 상부 보고를 위해 이를 출력했다면 출력자와 출력일시, 문건의 PDF 파일이 서버에 그대로 저장된다는 것.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최순실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 공청회’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12일 해당 기사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는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며 “내부자의 제보를 받았다. 청와대 위민1관 1층 서버!”라며 구체적인 장소를 제시했다.

안 의원은 “이 곳에 세월호 7시간 진실이 청와대 서버 안에 남아 있을 가능성을 오늘 청와대 측에 알렸다”며 “세월호 진실을 밝히는 정의로운 대통령을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안 의원은 “세월호 7시간 진실은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턱밑에 있을 수도 있다”며 관련 제보 내용을 SNS에 공개한 바 있다.

 

한편,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등을 포함한 기록물들을 30년간 봉인 조치 한 데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는 황 전 총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불법행위라며 봉인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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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中 왕이의 '투트랙' 제안을 다시 주목하자"

 
[인터뷰] 고려대학교 임혁백 명예교수 ②
2017.05.12 16:16:04
 

 

 

 

문재인 정부 앞에 놓인 길은 험난하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사드 배치 문제와 중국과 관계 회복 문제, 무엇보다 6차 핵실험을 앞둔 것으로 판단되는 북한 문제 등은 문재인호(號)의 앞날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역으로 생각해보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그는 국제 정치의 '문법'에서 자주 일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전문가들이 지겹게 입에 올려 왔던 수사는 바로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것이었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다.  
 
예측은 '시스템'이 만드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 간 국제정치는 셀수 없는 사건이 더께처럼 쌓여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을 이뤄왔다. 이 경험의 축적에서 여러 법칙들이 도출됐고, 그에 따라 국제정치의 문법이 생성돼 왔다. 우리는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 '시스템'을 따르지 않는 자가 나타났다. 과거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툭툭 말을 내뱉는 인물, 외교적 수사라고는 도저히 사용할 줄 모르는 인물이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 시스템을 따르지 않는다면 '격변'도 가능할 수 있다. 물론 그 격변이 좋은 방향일지, 나쁜 방향일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그 격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맞아 차기 정부의 과제 및 국제 정세와 관련된 조언을 듣고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인 임혁백 선생을 찾았다. 
 
임 명예교수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나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미국 조지타운대·듀크대 초빙교수 등을 지냈고, 1998년 고려대학교에서 정치경제론, 국가와 시민사회 등을 강의했다. '민주주의 이론'의 권위자로 미국의 정치 시스템 등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냈다. 다음은 임 명예교수 인터뷰 전문.편집자 
 
 

▲임혁백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프레시안(박세열)

프레시안 : 대북 정책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향후 문재인 정부는 어떤 대북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보나? 
 
임혁백 : '스마트 포용정책(Smart Engagement)'이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와 번영정책'을 계승하되, 대북 포용정책을 새로운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에 맞추어 스마트하게 재조정하여 '햇볕정책 2기' 또는 '스마트 포용정책'으로 변환하여 좀 더 실현가능하고 유효한 포용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정책은 미중이라는 경쟁하는 두 강대국으로부터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실현 불가능한 모순적인 정책이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배제당하는 결과를 자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우리는 한미동맹을 기본 지주로 삼아서 안보를 보장받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그러나 우리는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경제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과 교환을 원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말하자면,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하고, 그 바탕위에서 중국과 안보와 경제에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한다. 일본과는 공유된 이익(shared interests)에 기초한 근린외교를 펼쳐야 한다. 아베가 군국주의 외교 (위안부배상, 소녀상, 독도, 역사교과서 등)를 포기하는 것을 한일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야한다.  
 
이를 위해서 미국의 여론 주도층을 설득하는 워싱턴 외교를 펼쳐야한다. '전쟁은 워싱턴에서 결정되었다'를 항시 잊어서는 안된다. 아베가 군국주의 외교를 포기하면, 개방과 협력이라는 포지티브한 김대중 대통령 시대의 개방적 한일관계 정책을 부활시켜,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한류도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는 무력에 의한 북한체제 붕괴론과 흡수통일론, 이른바 '통일대박'론을 폈으나 성과는 없고 남북 관계는 악화되기만 했다. 이를 폐기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임혁백 : 북한 체제 붕괴론은 1989년, 혹은 1991년부터 나온 것이다. 그런데 근 30년동안 북한은 여전히 끈질긴 생존 능력을 과시하고 3대 세습을 성공시키고 핵능력을 키웠다. 앞으로도 북한 체제 붕괴론의 가정에 근거한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문재인도, 트럼프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피해야한다는 가정하에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워싱턴 외교를 통해 북한 붕괴론을 폐기하게 하고 스마트 포용 정책에 따라 실용주의적으로 북한과 미국간에 북미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맞교환하는 빅 딜을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프레시안 : 스마트 포용정책이나 햇볕정책 2기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임혁백 : 지금까지 대북 포용정책은 전략적이지 못했다. 무조건적, '묻지마 포용정책' (unconditional engagement)'은 이제 안된다. 하드 파워의 비중을 줄이고 소프트 파워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것이 외교다. 북한의 체제를 고도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를테면, 경제적 지원과 북한의 IT화 지원을 통하여 북한이 스스로 우리에게 달라붙어서 도와달라고 애원하게 만드는 권력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지능정보사회 (intelligent information scoiety)의 외교는 스마트 외교가 되어야 한다. 똑똑하고 전략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경분리가 필요하다. 정경연계, 즉 MB의 "비핵개방 3000달러"와 같은 전형적인 정경연계형 조건부적 포용 정책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실패로 판명됐다. 앞으로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문제 해결, 한반도횡단철도를 TSR과 TCR과 연결하여 유라시아 대륙횡단 철도를 완성하려는 프로젝트 등 정치, 군사적 변화에 상관없이 경제적 논리를 가지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미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바탕에는 한미동맹 우선주의가 있어야 한다. 북한과의 협약도 한미동맹이 튼튼해야 준수, 이행될 것이다. 북한의 협약 이행은 미국의 협약준수와 한국의 추가 지원으로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동시에 워싱턴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프레시안 : 일단 당장 문재인 정부의 눈앞에는 대미 외교 현안이 있다. 가장 큰 게 사드 문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앞서 언급했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다면?
 
임혁백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차기 정부와 사드 배치를 유보하는 대신 주한미군 분담금의 획기적 증액과 국방비 증액을 교환하는 딜을 통해 해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새로운 ABO(Anything But Obama, 오바마가 한 것 빼고 다)에 따라 오바마의 작품인 사드를 많은 비용를 지불하면서 추진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드 문제는 정권 교체 후 미국과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주장은 트럼프의 외교의 특성을 파악한데서 도출한 혜안으로 볼 수 있다.  
 
일단 트럼프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해 만약 사드 배치 의지가 강하다면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으로 인한 어마어마한 피해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트럼프가 일단 사드 가동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에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철회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주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드가 완전 배치돼 가동되려면 한국에서 공론화과정과 국회 비준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사드를 대체할 요격 미사일인 SM-3(레이더 탑재 이지스 구축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로 사드보다 요격거리와 고도가 더 높음.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에는 배치됐으나 우리나라는 SM-2만 장착돼 있음)도 협의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미사일방어체계로 사드보다는 SM-3 해상요격미사일체제를 선호한다는 신호가 있다. 따라서 사드는 배치냐, 철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상 발사 사드를 해상 발사 SM-3로 대체하고 한국은 미군 주둔비나 국방비를 인상하는 방향의 딜이 실용적이고 우리의 국익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M-3가 배치되려면 지금부터 설계에 들어가 2023년부터 차기 이지스함 3척이 가동된다는 점에서 5년간의 공백이 있어 그 사이는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커버해야 한다. 또한 SM-3로 대체하면 미사일방어체계가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완성되고 한국이 미일 미사일 방어체제에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프레시안 : 정리하면 사드 문제는 트럼프의 주요 외교 주제가 아니며, 사드는 기본적으로 미중간의 외교현안이라는 것 같다.  
 
임혁백 : 그렇다.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배치 지역 주민들의 인권, 재산권과 환경권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배치하지 않을 수 있다면 배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입장은 중국과 미국이 사드를 해결하게 놓아두고 우리는 뒤에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대신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맞다. 국가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일부 주민들의 이익은 희생되어도 된다는 인식은 매우 위험한 사고다. 하찮은 국민의 생명도 소중히 해야한다는 것이 세월호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이지 않나. 
 

왕이 중국 외교부장 ⓒAP=연합뉴스

프레시안 : 근본적인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임혁백 : 오바마 정권 말기인 2016년 미국의 케리와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사실상 합의한 투 트랙 병행정책 (Two-Track)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한미가 받아들이도록 하면 좋다. 투 트랙 병행 정책은 북한이 원하는 미북 평화협정과 미국이 원하는 북한 비핵화를 동시에 병행추진한다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제안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정책을 고집함으로써 투 트랙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된 후 왕이는 계속 투 트랙의 유용성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투 트랙 협상이, 이제는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핵이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의 안보에도 핵심적인 문제라는 것은 한국,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다. 그런데 비핵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전쟁, 압박, 제재 등의 방법도 있지만 협상, 타협, 빅딜 등 다른 방법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1975년~1978년 제5해역사 해군장교로 근무하면서 최근에 벌어진 것같은 연평도에서 충돌을 겪은 적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유화주의자는 아니지만, 누구보다도 전쟁의 위험과 참상이 얼마나 큰지 몸으로 느꼈다. 우리에겐 강경론자로 알려진 박정희는 그러한 충돌때마다 판문점에서 협상으로 해결했고, 나포된 북한 선원과 수병, 장교를 판문점에 잘 차려입혀서 바로 북으로 보냈다. 전쟁까지 고려하면서 북한비핵화를 생각해 볼수는 있다. 그러나 루터와 동시대의 에라스무스가 이야기한바와 같이 "가장 나쁜 평화도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는 경구를 상기해야 한다. 에라스무스는 "필요하다면, 평화를 사라"고 권고했다. 평화를 돈 주고 사더라도 전쟁의 비용과 참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조언을 한다면?
 
임혁백 : 거듭 강조하지만 문 대통령은 먼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승격시켜야할 것이다. 한미동맹을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동맹' (New Era New Alliance), 스마트한 동맹으로 재창조하고, 이를 지지대로 해서 북한문제, 중국문제를 해결하여 한반도 평화구축에 전기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다면…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는 많은 이용자들 상당수가 뉴스를 생산한 매체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온라인 뉴스 유통 방식의 탓도 있겠지만, 대동소이한 뉴스를 남발하는 매체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관점이 있는 뉴스 프레시안은 독립·대안언론의 저널리즘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기사에 한해 제안 드립니다. 이 기사에 자발적 구독료를 내주신다면, 프레시안의 언론 노동자, 콘텐츠에 기여하는 각계 전문가의 노고에 정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쓰겠습니다. 프레시안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언론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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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언론개혁, 文정부 선결 과제.. 공영방송 회복·적폐부역 언론 청산 시급”

서훈 “더 질문 없냐” 읍소(?)까지 했는데.. 靑 기자들은 ‘침묵’이상호 “언론개혁, 文정부 선결 과제.. 공영방송 회복·적폐부역 언론 청산 시급”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내정자, 비서실장, 경호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무총리 등 내각과 청와대 각료 인선 발표에 직접 나선 모습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 분위기도 바뀌었다. 국무총리는 물론 국정원장 후보자 등이 지명되고 나서 기자들의 질문을 적극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작 바뀌지 않은 건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었다. 후보자들은 적극 질문을 받겠다는데 기자들은 질문하지 않았다.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의 모습에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서운함을 내비치기까지 했다.

   
▲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 후보자는 기자들의 질문이 예상 외로 적자 “제가 지금은 지명자지만 임명이 되고나면 다시 이런 자리에 설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관심이 없으시면 그만할까요?”라며 질문을 더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건넸으나 추가 질문은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SNS를 통해 “민정수석 올라왔을 때는 너댓개 질문 받고 ‘더 없냐?’고 까지 물었는데 기자들 침묵. 아니 민정수석한테 물을 게 그게 다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 황당한 사태는 국정원장 후보자 문답 때”라며 “서 후보자가 ‘지금은 국정원장 후보자이나, 후보자 타이틀을 벗어나면 여러분 앞에 설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협박(?)도 해보고 ‘그래도 관심이 없으시면 그만할까요?’라고 읍소(?)까지 했는데 더 이상 질문 없음. 생중계로 봤는데 정말 답답했다”고 힐난했다.

홍 교수는 “이건 기자들이 바뀐 청와대 분위기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선해 해본다”며 “앞으로 기자회견 하면 날밤 셀 때까지 끝까지 물어주시길. 흔쾌히 그러겠다고 천명한 대통령 아니냐”고 덧붙였다.

언론 또한 ‘적폐세력’ ‘개혁의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언론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11일자 “청와대 출입기자단 ‘개혁’이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적어도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들러리를 섰다는 비난까지 들었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이라면 이번 브리핑을 전후해 그동안의 과오에 대한 입장문 정도는 발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언론 스스로 언론개혁에 나설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가 언론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 것처럼 언론 역시 스스로 형성해 온 언론기득권을 내려놓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보다 기자단 카르텔을 형성하는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청와대 출입기자단 ‘개혁’ 역시 시급한 과제”라며 “청와대 출입기자단 차원에서 기자실을 개방하고 기자단 카르텔을 과감하게 혁파하려는 노력을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디어오늘> 사설은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청와대 출입기자는 언론사의 대표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그동안 박근혜 적폐정권의 병풍 역할을 자임해온 분들이 뻔뻔스럽게 ‘기자연’하는 행태를 잘 지적해줬다”고 평가했다.

이 기자는 특히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적 난제를 동시에 주문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집권 초반 언론개혁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공영방송의 회복과 적폐부역 언론(인)에 대한 응징은 그 선결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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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세월호 진실 또 덮자는 조선일보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수사할 만큼 했다”… 조국 민정수석 가족 체납, 폴리페서 논란도 도마 위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17년 05월 12일 금요일
 

문 대통령, 세월호·국정농단 은폐 의혹 조사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 사건’부터 불거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종료 등에 대한 진상 조사를 조국 신임 민정수석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참모진과 오찬 자리에서 조국 수석에게 “국민은 그동안 세월호 특조위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끝났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다시 좀 조사됐으면 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간이 연장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도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이 검찰에서 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조 수석은 “법률 개정 전이라도 할 수 있는데, 되도록 해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이 정윤회 (문건) 사건이었는데 진실이 은폐됐고 민정수석실과 검찰이 (조사와 수사를) 잘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테니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태 파악을 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세월호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을 못 했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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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조 수석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농단 사건 당시 민정수석이던 우병우 전 수석이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됐던 ‘정윤회 문건 사건’ 수사를 고의적으로 덮게 하거나 수사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 보라는 뜻”이라며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벌어진 일은 지금 민정에서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민정수석실의 검찰 수사 개입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 수석은 “최순실 등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를 지시한 게 아니라 우 전 수석 문제 등 사건의 근본 원인이 규명돼야 이후 수사가 제대로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반발하는 야당과 보수언론 

그러나 야당과 보수 언론들은 곧바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에게 한 첫 지시가 국정농단과 세월호에 대한 엄정 수사”라며 “두렵다. 횃불로 보수를 불태우고 궤멸시키고 20년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것이 진의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도 “민정수석 ‘검찰 지휘 안한다’ 3시간 뒤… 文대통령 ‘제대로 수사’”, “‘국정농단’ 추가 수사, 우병우와 대기업 겨냥한 듯”, “盧 前대통령 수사 그리고 비극… 文대통령·검찰의 악연”, “국회·검찰·감사원·해수부·특조위 조사 끝난 ‘세월호’ 다시 꺼냈다” 등의 보도를 쏟아내며 비판적 논조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도 “세월호 사고 조사는 특별조사위원회 조사를 마치고 선체 조사 단계까지 가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도 검찰→특검→검찰로 이어지며 수사할 만큼 했다. 관련자들도 다 기소됐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더 수사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조 수석의 ‘재수사나 재조사 지시는 아니다’는 해명에도 “민정수석 임명 첫날부터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지시하고 개입한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검사들 비리까지 수사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의 본질은 여기에 있지 않다”며 “대통령과 검찰의 공생 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이 검찰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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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김수남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임명권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면서 수사했는데도 미진하다는 대통령과 민정수석의 반응에 사표를 내지 않을 검찰총장은 없을 듯하다”며 검찰 측 입장을 대변했다. 동아일보 역시 “문 대통령도 조 수석도 검찰 개혁은 강력히 추진하되 검찰 수사는 놓아두라.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근본적인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검찰 수사 개입으로 봤다.

 

조국 임명되자 김수남 검찰총장 사의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을 임명하면서 검찰 개혁의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건 언론의 공통적 평가다.  

문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하면서 “검찰의 권력 눈치 보기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조 수석도 “검찰개혁의 첫 번째 과제는 공수처 설치”라며 “이는 검찰의 기소 독점을 깨뜨리고, 국회 통제를 받는 새로운 검찰을 만드는 것”이라고 저서 등에서 주장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와 가족의 범죄를 수사하는 독립 수사기구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범죄를 기소하지 않아도 되는 권한(기소편의)이 있고 유일한 기소 기구라는 점(기소독점)을 이용해 권력형 비리를 덮어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법조계 관계자들은 ‘검찰의 사건 은폐를 막기 위해 복수의 수사·기소 기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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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발의된 공수처 설치법안을 보면 수사 대상은 대통령,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국회의원, 국무총리,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장관급 장교 등과 가족이다. 경찰이나 검찰이 공수처의 수사와 중복된 수사를 할 경우 사건을 공수처로 이관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인 수사권을 경찰에 주는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이 독점해 온 수사·기소권을 분리해 경찰에 수사, 검찰에 기소를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검찰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검찰이 수사권 독점을 이용해 사건을 덮는다고 지적하면서 그 수사권을 경찰에 독점시킨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수처나 수사권 조정은 국민이 원하는 ‘검찰의 공정성’ 회복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조국 민정수석 임명 당일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개혁에 대한 무언의 의사표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수사도 마무리됐고 대통령 선거도 무사히 종료돼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으므로 소임을 마쳤다고 생각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검찰 개혁 논의가 활발한 상황이어서 검찰 조직을 위한 항의의 의사표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조국 민정수석의 임명으로 가시화된 검찰개혁을 김 총장이 정면으로 막을 수는 없어도 검찰 개혁 시 적어도 조직이 흔들릴 만큼의 선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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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가족 고액체납 사과와 폴리페서 논란

 

한편 조국 수석은 어머니 박정숙씨(80)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경남 창원시 웅동학원의 세금 체납 사실이 드러나자 세금 납부 의사를 밝히며 즉각 사과했다.

웅동학원은 지난해 10월 경상남도가 공개한 ‘지방세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 공고문’에 2013년 재산세 등 총 2건에 걸쳐 21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와 있다. 웅동학원은 조 수석의 아버지인 고 조변현씨가 1985년부터 이사장을 맡았고, 2010년 이후에는 어머니 박정숙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 수석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이사진에 포함돼 있다. 

논란이 일자 조 수석은 “모친의 체납 사실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리며, 지금이라도 바로 납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는 조국 교수의 과거 발언을 두고 폴리페서 논란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수석에 임명되자, 서울대 내부에선 ‘폴리페서(polifessor·정치 참여 교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며 “조 교수는 2008년 총선 당시 동료 교수가 공천을 받고 서울대에 휴직을 신청하자 ‘교수 1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네 교수가 1년짜리 안식년을 반납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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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도 “안식년 중이라 학사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조 신임 수석 입장이지만, 대선 당일까지도 스스로가 전업 정치인 진출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면서 “‘학자로 남겠다’던 그 동안의 수차례 선언을 한 순간에 뒤집었다는 비판에다 고위직에서 물러나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말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었던 기존 폴리페서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라고 꼬집었다.

 

조 수석은 대선 당일인 9일 오전 자신의 SNS에서 “학인(學人)으로서 삶을 사랑하는 제가 ‘직업정치인’이 될 리는 만무하다”고 한 바 있다. 2008년 4월에는 동료교수 79명과 함께 서울대 총장에게 제출한 ‘폴리페서 윤리규정’ 건의문을 통해 현직 교수의 선출직 출마 및 정무직 임용으로 학사일정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강력 비판했다.

반면 조 수석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한국일보는 “직업 정치인으로 변신을 하는 교수들을 일관되게 비판을 해왔지만 교수의 정치적 의사표현, 정치 활동에는 긍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점, 청와대 수석이라는 자리가 선출직인 ‘직업 정치인’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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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에 어느 가톨릭 신자가 드리는 사죄의 글

 
[기고] 아직도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 사회에서
 
 
 
 
 
 
 
 
 
 
 
 
 
 
 
 
 
 
 
 
 
 
 
 
 
 
 
 
 
 
 
 
 
 
 
 
 
 
 
 
 
 
 
 
 
 
 
 
 
2017.05.12 10:13:45
 
 
 
 
 
필자가 40년쯤 살아온 서울 쌍문동 골목에서 일어난 80년대 기억 한 토막. 우리말이 어눌하고 행색이 초라한 60대 남자가 주말이면 골목에 나타났고 그때마다 동네 조무래기들이 고장 난 장난감을 들고 주변에 모여들었다. 그는 가위와 접착제, 펜치와 드라이버로 아이들 장난감을 고쳐주고 있었다. 그 사람 곁에 앉아 얘기를 나눈 적 있다. "일본에서 왔습니다. 우리 일본이 한국 사람들에게 나쁜 짓 많이 했는데 제가 해드릴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 년에 절반은 한국 와서 골목을 찾아다닙니다. 애들하고 놀아주고 고장난 장난감 고쳐줍니다." 니버(Niebuhr, Reinhold 1892~1971)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떠올리며, 비도덕적 사회에서 온 도덕적 인간의 순박했던 언행을 필자도 흉내 내고 싶어졌다.
 
아직도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 사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며칠 후 37주기를 맞는다. 아직도 5·18은 시민의 궐기가 아니라 북한군의 선동이었다고, 무고한 시민학살을 가리켜 '난세를 치세로 바꾸는 용단'이었다고, 군사반란의 주모자요 발포명령자 전두환이 자기는 '광주사태 치유 씻김굿의 희생자'라고 우기는 뻔뻔하고 비도덕적인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가톨릭교회 신자 한 사람으로서,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 우선 한국가톨릭의 교계에서 광주 시민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늦게나마, 사죄하고 싶다. 광주 금남로 교구청 6층에서 공수특전단의 만행과 학살을 직접 목격한 윤공희 대주교님, 시민들의 수습대책위에 앞장서다 옥고를 치룬 김성용 신부님과 조철현 신부님을 비롯한 광주대교구 사제단의 모범이 여태껏 필자의 양심에 촉구하는 본분이기도 하다. 
 
먼저, 한국가톨릭주교단을 대신하여 광주시민들에게 사죄한다. 그 처절한 광주 참상을 직접 겪은 윤공희 대주교님이 소집한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내놓은 성명서(1980.5.23)가 광주시민들에게 끼쳤을 모욕감과 분노를 두고 필자가 대신해서 용서를 빈다. 한국군 최정예 공수특전단이 총칼로 비무장 시민들을 사살 도륙하는 판을 주교단은 "정치적 견해차로 빚어진 분쟁"이라고 규정하였다. 비무장 양민을 헬기의 기총사격으로 학살하며 '화려한 휴가'를 즐기던 군인들과 '광주시를 초토화하겠다'는 계엄사령관의 협박이 TV에서 방송되는 터에 처참하게 피 흘리며 죽어가던 시민들더러 "형제적 화해의 기반을 슬기롭게 마련하라"는 양비론적 훈유를 내리다니!  
 
술자리에서 부하의 총질에 죽은 불교 신자 박정희를 위해서 한국주교단이 명동에서 추도미사(1979.11.2)를 집전하였다. (그의 장례에서 목사의 기도와 스님의 목탁과 신부의 성수 분향이 묘지에 베풀어지는 장면은, 고인의 신앙에 따라 장례를 거행하는 외교사절들 눈에는 희극에 가까웠으리라.) '광주사태'가 '5·18민주화운동'으로 복권된 뒤에도 광주 희생자들을 위한 주교단의 추도미사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지만 그분들에게도 '사회교리 영성'이 깊어지고 있으니 언젠가 가련한 그 넋들을 하느님 앞에서 위로하는 주교님들의 미사가 바쳐지리라 믿는다.  
 
광주가 계엄군에게 포위되어 있던 시점에 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호주 기자가 "대구의 고위성직자를 만났더니 '광주는 본래 좌익들이 많아요. 이번 사태도 그들이 일으켰을 거에요' 하더라며 필자의 견해를 묻던 기억이 나 그 성직자의 이름으로도 광주시민들에게 사죄한다.  
 
그해 가을 명동 전진상교육관의 모임에서 "어째서 5·18에 침묵하셨나요?"라는 청년의 질문에 "우리마저 월남처럼 될 수는 없었소. 미군장성으로부터 38선의 상황을 보고받은 바 있소"라고 답변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이름으로 광주시민들께 이해를 구한다. 최근 공개된 미대사관 문서에 드러난, 그 당시 38선 북한군의 특이상황 없었다는 보고로 미루어 특전단의 이동을 승인한 미군부의 술수였을 듯한데, 차후에 희생자들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셨으면서도 광주시민 학살을 당장 규탄하지 않으신 침묵에 일반국민들이 의아해 했기 때문이다. 15년 뒤 관훈클럽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잘못된 과거를 단죄하고 권력과 금력에 의한 부정부패를 척결하자"(1995.12.20)하시던 추기경님의 발언에 감사드리면서, 그 몇 달 전까지는 "5·18은 역사에 맡기자"던 김영삼 대통령의 발언에 동조하신 일을 두고는 고인을 대신하여 필자가 사과를 드린다. 
 
공동체의 행적을 함께 책임져야 하기에 
 
군사반란자 전두환-노태우가 재판을 받던 무렵에 <월간조선>(1996년 2월호)에 "죄인(罪人) 아닌 사람 없는데 누가 누구를 단죄(斷罪)합니까?"라는 제목의 인터뷰를 올린 김남수 주교님을 대신하여 광주시민들 앞에 무릎 꿇어 깊이 사죄한다. 스스로 가톨릭 보수의 수장을 자처하신 그 회견에서 김주교님은 "광주사건은 민란이었다"고 단정하셨고, 진상을 밝히자는 거국적 요구에는 이렇게 반대하셨다. 
 
"정의를 구실로 민중이 분노하고 있고 그 분노는 비이성적이다. 역사적으로 사람의 분노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계급투쟁이고 공산주의 아닌가? 진실은 후세에 가서야 밝혀진다. 남북대치 상황에서 우리끼리 이렇게 싸워야겠는가?"  
 
전두환의 7000억, 노태우의 4000억의 부정축재에 대해서는 "그 시대 정치인으로서는 빠져나오기 힘든 허물"이라고 감싸주시고, 비무장 시민 학살에 대해서는 "우리 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죄인 아닌 사람이 없고, 우리는 주님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이지 우리가 판관이 아니다"라며 변호해주셨다. 5·18군사반란에 대한 김안젤로 주교님의 이런 평가에 감격한 <월간조선> 이동욱기자는 "빅톨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보는 가장 아름다운 성직자, 저는 수원에서 그런 분을 뵌 것 같습니다"는 찬사로 회견을 마쳤다.  
 
장발장을 감화시킨 미리엘 주교의 화신이라고 칭송받으신 김주교님의 진의는 그보다 7년 전, 문규현 신부님이 북한에 건너간 임수경양을 데리고 휴전선을 넘어올 무렵에 밝혀졌다. 세계청년학생축제에 참석하러 평양에 간 명수대 본당 신자를 데리고 내려오는 가톨릭사제를 구속할 것인가 망설여져 사법당국이 카톨릭교회의 눈치를 보자, 김주교님이 주교회의 의장으로서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우리 사회는 좀 더 법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선언하셨다(1989.7.27). 문 신부와 임 양이 휴전선을 내려오자마자 구속됨으로써 남북화해를 도모하는 사제와 신자를 주교가 검찰의 손에 넘긴 모양새가 되었다. 
 
필자가 한국 가톨릭에서 존경받는 김수환 추기경님과 김남수 주교님을 거명까지 하면서 대신 사죄하는 이색적인 언행에는 세 가지 명분이 있다. 첫째, 하느님과 사람 앞에 죄 되는 생각과 말과 행함을 고백하면서 '의무를 소홀히 한 죄'까지 용서비는 종교가 가톨릭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가 교회다"라는 명제로 신앙인은 자기가 속한 교회 공동체의 역사적 행적과 진로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 때문이다. 셋째, 필자가 아우와 함께 1979년 추석날 밤에 끌려가 중정 남산 6국에서 한 달 넘게 취조 받을 적에 "이 형제는 가톨릭에서 번역활동을 하는 신자일 뿐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는, 주교님들의 구명문서에 두 분도 서명해 주신 은인이시므로 40여 년 흐른 지금에라도 그분들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아량과 이해를 대신 받아내고 싶었다. 김재규씨는 10월 26일 새벽에 우리 형제를 남산에서 내보냈고 그날 저녁 궁정동에서 유신정권을 끝장냈다. 
 
이 글은 다산연구소(www.edasan.org)가 발행하는 '실학산책' 12일자에 실린 글입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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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을 넘어 국가 대개혁과 민족 화합의 길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5/12 11:16
  • 수정일
    2017/05/12 11: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재인, 민주ㆍ평화ㆍ자주대통령 되기를
 
적폐 청산을 넘어 국가 대개혁과 민족 화합의 길로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기사입력: 2017/05/12 [01:59]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7년 5월 10일 오전 8시 9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김용덕은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을 당선인으로 의결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바로 그 시각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된 문재인은 1분 뒤인 8시 10분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공식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선서를 하기 전부터 문재인이 보인 행보는 파격 그 자체였다. 아내(관례적 표현에 따르면 ‘영부인’)와 함께 서울 홍은동의 아파트를 나선 그는 대선 운동 기간 내내 그를 지켜준 청와대 경호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같은 아파트 주민들(전형적 서민들)을 끌어안았다. 지난 4년 남짓 동안 박근혜가 겉치레 말고는 평범한 사람들을 따듯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낯선 광경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청와대에 도착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분수대 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오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30분 동안 간략하게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이 가장 강조한 것은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룸으로써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 ‘낮은 자세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새 대통령 문재인의 첫날 행보는 역대 그 어떤 전임자보다 파격적이고 활력이 넘쳤다. 그는 취임식을 갖기 전부터 네 야당 지도부를 만나 ‘소통과 대화’ ‘협치와 타협’을 통해 ‘국정의 동반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문재인은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첫 출근하는 길에 ‘촛불혁명’의 심장부이자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3년이 넘도록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광화문광장을 지나면서 승용차 선루프를 걷고 상반신을 드러내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취임사에서 “광화문 시대 대통령이 되어 국민과 가까운 곳에 있겠다”고 약속한 것을 처음으로 이행한 셈이었다.
 
문재인이 취임 첫째 날과 이튿날에 발표한 인사 내용은 지난 대선 기간에 그를 거칠게 공격하던 일부 매체들에서도 ‘신선하고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총리로 지명한 전남지사 이낙연, 국정원장 내정자 서훈, 비서실장 임종석을 기자들에게 직접 소개하면서 그들을 선택한 이유를 밝히는 모습은 국민들이 오랜 세월 보아오던 ‘제왕적 대통령들’과는 크게 달랐다. 

 

특히 둘째 날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국을 임명한 것은 나라 안팎의 언론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바로 전날 조국을 민정수석으로 내정했다는 뉴스를 보고 긴가민가하던 기자들과 정치권은 우병우가 차지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바로 그 직책을 그가 맡게 되자 검찰에서 일한 적이 없는 교수가 어떻게 그 일을 해낼 수 있는가 하는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조국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민정수석의 직무 범위와 권한을 아주 간명하게 정리했다. 기소와 수사를 독점하고 있는데다 영장청구권까지 갖고 있는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 새 대통령의 구상과 계획이라고 전제한 그는 “민정수석은 검찰의 수사를 지휘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은 대통령의 공약이며 자신의 소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자신과 그의 보좌진으로 내정되거나 임명된 사람들이 약속한 내용이 실현된다면 박근혜와 최순실 일파의 농단 때문에 무너져버린 국정은 빠른 시일 안에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촛불시민들’이 일구어낸 ‘평화혁명’에 힘입어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를 무려 557만여표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촛불광장에서 가장 크게 울려퍼진 구호는 ‘박근혜 탄핵’을 통한 민주체제 수립이었다. 연인원 1700만여명의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그런 열기를 억누르려고 극우보수세력은 ‘북풍’으로 안보위기 의식을 조장하려 들었다. 그러나 문재인은 “평화가 안보다”라는 단순한 논리로 거기 맞섰다.
 
목요일인 11일 현재까지 홍은동 아파트에 기거하고 있는 문재인의 앞길에는 청산해야 할 적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저질러진 부정과 비리의 태산이다. 게다가 재벌을 비롯한 극소수 기득권층이 지배하는 경제체제를 혁파하는 것도 문재인이 당면한 과제이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권이 무분별하게 어지럽혀 놓은 미국, 중국,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정상으로 회복해야 한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사이에서 자주적인 자세로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내 두 나라를 설득하는 것은 참으로 복잡하고 지난한 일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때문에 장기간 열리지 않고 있는 6자회담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에 대화와 협상의 길을 터주는 것도 문재인이 힘을 쏟아야 할 과업이다.
 
2017년은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쪼개진 지 62년째가 되는 해이다. 우리 겨레가 그 오랜 세월 동안 겪고 있는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이 국토와 민족의 분단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런데도 남과 북의 정권은 외세의 이해관계 때문에 자주적으로 분단을 극복할 수 없었다. 문재인은 취임 직후,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을 먼저 방문하고 필요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다. 남북관계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대책을 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대선에서 문재인을 지지한 유권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후보에게 표를 준 사람들 가운데 다수도 그가 진정한 ‘민주ㆍ평화ㆍ자주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믿는다. 그가 적폐 청산을 넘어 국가 대개혁과 민족의 화합을 이루는 길로 국민과 함께 매진하기를 기원한다.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ㆍ동아투위 위원장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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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첫 목요집회, 양심수.보안법 해결 촉구

1122차 민가협 목요집회, "감옥문 열릴 것" 기대감
이종문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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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1  16: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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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목요집회가 11일 탑골공원 앞에서 열렸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여는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민가협 목요집회’가 11일 오후 2시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열렸다. 회수로 하면 1122회차 목요집회다.

김영삼 정권에 시작해서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쳐 이제 문재인 정권까지 맞이하게 되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의장 조순덕, 약칭 민가협) 목요집회다.

오늘 탑골 공원에는 민가협 어머니들과 사회.통일 원로들이 참여하였다. 모처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밝은 얼굴 표정에서도 보여진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만나는 어머니들과 선생님들 모두 하나같이 대선 결과에 만족해하는 덕담을 주고받으면서 감옥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 보랏빛 머리수건을 두른 민가협 어머니들과 사회.통일 원로들은 양심수 석방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여는말로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촛불 국민이 이뤄낸 선거혁명에서 또다시 역사의 반동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우리 국민들이 최선은 아닐지라도 최악은 막아냈다고 하는 간단한 선거 결과에 대한 선거평가를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앞장섰다는 발언을 하면서 시대와 요구에 맞게 국정원 개혁과 민주주의 인권,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또한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한반도 전쟁위기 조성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민족끼리 단합하여 위기를 해소하고 6.15시대 복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관광재개 및 5.24조치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 속아서 입국했다며 북녘 고향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종문 통신원]

이어서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은 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바뀌었고, 이제 70년 분단 적폐를 청산하자고 하면서 해방후 서대문형무소가 열렸듯이 감옥문이 열려 양심수가 석방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양심수 문제 해결과 국가보안법 문제 해결 없이 적폐청산이라는 말이 안 되는 것이라 하면서 1,600만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촛불이 3,000만의 촛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촉구하였다.

마지막으로 모처럼만에 목요집회에 평양 아줌마 김련희 씨가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모두들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인사했다.

김련희 씨는 이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의 꽃구름 보면서 남과 북이 화해하고 하루빨리 12명의 북 종업원들과 자신이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간절히 희망한다고 호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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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하루 만에 보훈처장 사표 수리한 문재인, 왜?

 

11일 황 총리와 함께 사표 수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계속 거부

17.05.11 16:18l최종 업데이트 17.05.11 16:18l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난감한 표정 짓는 박승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불법 대선개입 의혹을 부른 '나라사랑교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호국보훈의 달 퍼레이드 논란 등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난감한 표정 짓는 박승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016년 6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불법 대선개입 의혹을 부른 '나라사랑교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호국보훈의 달 퍼레이드 논란 등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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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했다. 

앞서 황 총리와 박 처장을 비롯한 전 국무위원 및 정무직 공직자들은 지난 8일 인사혁신처에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황 총리는 이 같은 사실을 전날(10일) 문 대통령과 한 오찬에서 다시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중 황 총리와 박 처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황 총리와는 별도로, 박 처장에 대한 사표 수리가 눈길을 끈다. 박 처장이 2011년 2월 임명된 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6년 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을 놓고 야권과 줄곧 갈등을 빚었던 인사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신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어제(10일) 황 총리와 오찬을 하면서 새 정부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자리를 지켜달라고 요청했지만 황 총리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면서 사의를 표명해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반면, 박 처장에 대한 사표 수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여러 번 언론에서도 논란이 된 적도 있고 해서, 아무래도 새 정부의 국정방향이나 철학과는 맞지 않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보훈처장에 대한 사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선거 개입 의혹까지... 

윤 수석의 설명대로, 박 처장은 임기 내내 '트러블메이커'로 통했다. 육군사관학교 27기로 합동참모본부 군사정보부장, 국방부 정보본부장 등을 지낸 그는 2004년 전역 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등에서 활동한 인사였다. 

무엇보다 그는 보훈처장 취임 이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가로막았다. 이 때문에 '5월 단체' 등이 불참하면서 2013년부터 3년 연속 보훈처 주관으로 거행됐던 공식 기념식은 사실상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이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정면충돌하는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광주 금남로에서 5.18 민주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제정하는 등의 '광주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5.18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및 법 개정을 통해 5.18 정신 훼손 시도를 엄벌에 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처장은 이를 감안할 때 '교체돼야 될 인사 1순위'에 꼽혔다. 그는 지난 2016년 여야 모두 요구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하고 합창 형태를 고수했다. 2015년에는 5.18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념식 내 경과보고를 광주지방보훈처장이 아닌 묘지관리소장이 하도록 해 기념일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2013년 국회가 의결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을 3년째 무시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더욱이, 박 처장은 2012년 대선개입 의혹도 받았던 인사다. 2011년 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반(反)유신·반독재 민주화 세력을 종북·좌파로 모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 DVD를 대량으로 제작해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보훈처가 2012년 대선 전 '나라사랑교육' 명목으로 사실상 당시 현 정권을 비호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교육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련기사) 

이러한 점들 때문에 박 처장은 임기 내내 사퇴 요구를 받았다. 국회에서는 그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세 번이나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처장은 "국민의 뜻과 다르다"면서 이를 줄곧 거부해왔다.  

한편, 박 처장에 대한 사표가 수리된 만큼,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올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4월 17일 수원역 유세) "5.18 민주항쟁 기념일에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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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대선톡 '그것이 묻고 싶다'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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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부 문재인, 언론개혁 사령탑에 관심 집중

 

‘언론 적폐 청산’ 공약 내건 새 정부 홍보수석·대변인·방통위원장 하마평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05월 11일 목요일
 

문재인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등을 직접 발표했다. 

대통령이 대변인을 내세우지 않고 직접 인선을 발표하는 모습은 이전 정부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상식적 행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이 밀봉된 봉투를 뜯어 인선을 발표하는 등 인사 발표 자체가 불통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반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소통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소통’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임종석 신임 대통령비서실장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언론계에서는 홍보수석, 대변인 등 청와대 홍보 라인과 방송통신위원장·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같은 미디어 분야 장관급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미디어 분야 어젠다를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박근혜 정부에서 언론 관련 인사가 번번이 언론 통제나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꼽혀 왔다는 점에서 언론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 정의당 원내대표실 방문해 웃음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 정의당 원내대표실 방문해 웃음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현재 홍보수석 혹은 신설 검토 중인 뉴미디어수석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이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SNS본부장으로 활동한 윤 전 부사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역시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향후 문재인 정부와 보수언론의 관계도 주목된다.

 

 

권혁기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출입 기자들의 취재·보도 업무를 지원하는 춘추관장(보도지원비서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일 통화에서 춘추관장 인선에 대해 “아직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홍보수석과 대변인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석비서관 인선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현재 남은 인선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언론노보 기자 출신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총무비서관 발탁이 유력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언론은 여성 대변인 가능성을 주목하며 유정아·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를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각 선대위 국민참여본부 수석부본부장과 대변인을 맡으며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통화에서 청와대 대변인 인선과 관련해 “연락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민정 전 아나운서는 “캠프에서 활동했던 분들도 (청와대 인사) 대상자이다 보니 정보가 언론보다 더 늦는 것 같다”며 “대변인으로 거론된다는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인선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언론을 통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및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김충식 전 방통위 부위원장, 양문석 전 방통위원, 최민희 전 방송위 부위원장(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새 인물이 추천·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미디어특보단’을 꾸리는 등 언론계 인재 수혈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일부 인사에는 보도 불공정성 논란이 따라붙었지만 지역 언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거나 최일구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 등 공영방송 언론인을 영입해 언론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사들도 문재인 정부 미디어 정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문석 전 위원은 통화에서 “신문의 경우 구독자에 맞춰 갈 수밖에 없지만 방송은 기본적으로 민영이라 해도 공공재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공정성을 잃어버리면 방송은 존재 의미를 잃게 된다. 때문에 이번 정부는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고 전 아나운서도 “한국의 언론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은 문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선거 기간 동안 언론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셨던 만큼 강한 의지를 갖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민희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고 공영방송이 정상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도 명확한 기준 아래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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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아까시나무’?-잘못 부르는 식물 이름들

양형호 2017. 05. 11
조회수 20 추천수 0
 
아까시나무가 바른 이름, 아카시아는 아프리카 분포 다른 나무
1900년 북미서 도입…노래 가사, 광고 문구 통해 엉뚱한 이름 확산
 
아까시나무꽃.jpg» 탐스럽게 핀 아까시나무 꽃. 그윽한 향기와 달곰한 맛에 즐겨 따먹던 시절도 있었다.
  

아래 사진은 필자가 직업상 체력단련을 위해 3년 전부터 매주 오르는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송파구 전경사진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저 벚꽃이 피어있는 계곡을 따라가면 필자가 사는 집이 있다. 참고로 사진 속 좌측에 어마어마하게 큰 빈터는 위례신도시가 들어서는 장소이다. 

      

송파구 전경.jpg  

 

해마다 5월이 되어 도시에 어둠이 내리고 고요해질 무렵 집 창을 열면 남한산성 자락에 밀려오는 향긋한 아카시아 향을 언제나 맡을 수 있다. 어렸을 때는 막 피어난 싱싱한 아카시아 꽃을 많이 따 먹었다. 꽃자루에 달콤한 꿀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대를 들고 뒷동산에 올라 갓 피어난 아카시아 꽃을 마대 가득 따오면 어머님께서는 찹쌀가루와 버무려 아카시아 백설기를 만들어 주곤 하셨다. 

 

백설기를 한주먹 뜯어 입에 넣고 아카시아 꽃을 터트리면 찹쌀가루와 아카시아 꿀의 달콤함을 같이 맛볼 수 있는 것이 아카시아 백설기만의 큰 매력이었다. 어머님이 떠나신 지금은 아카시아꽃 백설기도 떡메로 쳐 반죽해 콩가루에 무쳐 먹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쑥떡도 다시는 맛볼 수 없다는 게 많이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필자가 지금 윗글에 잘못 말한 식물 이름이 있다. 바로 ’아카시아’다. 아카시아의 바른 이름은 아까시나무(Robinia pseudoacacia L.) 이기 때문이다.

 

아까시나무.jpg» 흐드러지게 핀 아까시나무 꽃. 우리나라의 주요 밀원식물이기도 하다.

  

아까시나무는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00년 초에 무분별하게 벌채해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고 땔감으로 이용하기 위해 전국에 심어 우리 땅에 정착한 귀화식물이다. 아까시나무는 콩과로 척박한 땅에도 잘 적응하고 뿌리가 길게 뻗어 번식이 잘 되어 황폐한 산림녹화에 좋고 줄기를 잘라도 맹아지가 계속 나와 땔감으로 유용한 가치가 있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아까시나무 목재는 톱이 물려 자르기는 힘들지만 결대로는 잘 쪼개져 장작 패는 맛이 좋은 목재이기도 하다. 또한 해마다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향긋하고 아름다운 꽃을 나무 가득 피워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달콤한 꿀을 제공해 주기도 하는 고마운 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많은 이들이 ‘아까시나무’를 ‘아까시아’라 부르고 있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필자는 보이지 않는 문학의 강력한 힘이라 생각한다. 문학 작품에는 다양한 식물 이름이 등장하는데, 식물 이름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은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식물의 이름을 바른 이름인 줄 알고 익히고 그대로 쓰곤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까시나무’이다. 

   

아래는 1972년 한국동요동인회를 통하여 발표된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의 동요 <과수원 길> 가사이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 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이 동요로 인해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과수원 길 동요와 함께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바꿔버린 또 하나의 계기가 있었다. 바로 해태제과에서 1976년 처음 출시한 아카시아(껌) 시엠송이다.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가씨 그~윽한 그 향기는 무언가요 

아~아~ 아카시아 껌'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껌 종이 딱지치기를 추억하는 독자분들도 계시는지 모르겠다.

      

아카시아.jpg» 아카시아. 아까시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실제로 아카시아(Acacia karroo)란 나무도 있다. 아카시아는 아프리카에 자생하는 나무로 가시가 있지만 목이 긴 기린이 주식으로 먹는 나무이다. 아프리카에 자생하는 아카시아 나무도 아까시나무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있지만 기린은 독특한 씹는 방법과 코팅된 위벽으로 아카시아의 가시를 무력화시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Steve Garvie.jpg» 날카로운 가시를 피해 아카시아의 잎을 따먹는 기린. Steve Garvie,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참에 흔히 잘못 표기되는 식물 이름 몇 가지를 알아보자. 강변 가요제에서 불러 인기를 끈 박미경의 노래 ‘민들레 홀씨 되어’에서 ’홀씨’는 잘못된 표현이다. 홀씨는 양치식물이 번식을 위해 포자낭에서 퍼뜨리는 포자의 다른 말로 꽃이 피지 않는 식물이 번식을 위해 퍼뜨리는 생식세포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냥 “민들레 씨앗이 되어~~”가 바른 표현이다.

      

민들레 씨앗.jpg» 민들레 씨앗. 바람에 날리는 건 노랫말의 홀씨가 아니라 씨앗이다.

 

고란초 포자낭.jpg» 고란초 포자낭. 홀씨는 양치식물이 퍼뜨리는 포자를 가리킨다.

      

김유정의 <동백꽃>에 “노란 동백꽃”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도 잘못된 이름이다. ‘동백나무’는 ‘생강나무’를 강원도에서 부르는 지방 명이다. ‘동백꽃’이 아니고 ‘생강나무꽃’이 바른 표현이다. 

 

생강나무.jpg» 생강나무. 지방 명의 동백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여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문학 작품에서 잘못된 정보를 기억해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식물을 주제로 작품을 쓸 때는 독자들에게 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 정확한 이름을 사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들꽃 이름 몰라 자책하는 안도현의 작품을 소개한다.

   

<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식물의 이름을 세계인이 공통으로 부르는 게 ’학명’이라면 식물의 이름을 우리나라에서만 통일해 부르는 이름을 ’국명’이라 한다. 산림청은 국립수목원 홈페이지 내에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만들어 표준화된 추천 명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 혹시 문학 작가분이 계신다면 앞으로 식물을 소재로 작품을 쓸 때 아래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들어가 식물명을 검색해서 바른 식물 이름으로 작품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노루귀.jpg» 봄 야생화인 노루귀.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알면 아름다움도 보인다.

      

끝으로 나태 주의 들풀에 관한 작품을 소개한다.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참고문헌:

 

나무와 숲 남효창. 계명사

꽃의제국 강혜순. 다른세상

한국의 나무 김진석.김태영. 돌베개

한국의 나무 바로알기 이동혁. 이비락

 

글·사진 양형호/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현장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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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행동, “새 정부 출범은 촛불 완성 아닌 시작”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5/11 10:21
  • 수정일
    2017/05/11 10: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퇴진행동, “새 정부 출범은 촛불 완성 아닌 시작”
 
 
 
편집국
기사입력: 2017/05/11 [10: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17차 범국민대회.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10일 문재인 정권이 출범했다. 그동안 박근혜 정권 탄핵을 주도해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새로운 정부의 출범은 촛불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입장을 발표했다.

 

퇴진행동은 “촛불 민주주의의 힘으로 부패한 권력을 바꿔낸 역사적 순간을 환영”한다면서도 “문재인정부는 행동하는 시민들과 함께 사회를 변화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퇴진행동은 “새로운 정부의 첫째 과제는 '적폐청산'”이라며 ▲ 사드배치 철회, ▲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규명, ▲ 광화문 광고탑 위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목소리 경청, ▲ 백남기 농민죽음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 재벌개혁,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통한 민주주주의 복원 등을 촉구했다.

 

퇴진행동은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정권 부역세력, 적폐세력은 힘을 완전히 잃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선거 과정에서 낡은 색깔론과 소수자 혐오, 전쟁불안을 유포하며 촛불혁명을 되돌리려고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퇴진행동은 “문재인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이런 적폐세력에게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흔들려왔다”며 “새로운 정부는 함부로 화합과 용서를 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퇴진행동은 “촛불시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오늘의 선거가 변화의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알고 있다”며 “문재인정부가 촛불시민에게 약속한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우리는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며,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광장에 모이고 소리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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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의 출범은 촛불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합니다. 촛불광장이 만든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촛불 민주주의의 힘으로 부패한 권력을 바꿔낸 역사적 순간을 환영합니다. 새정부 앞에는 해결해야할 많은 과제들이 놓여있습니다.

 

시민들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리에만 분노했던 것이 아닙니다. 재벌대기업에 대한 특혜로 인한 경제의 파탄, 미래가 없는 불안정한 삶,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 남북관계의 왜곡과 전쟁의 위협을 겪으며, '이것이 나라냐'고 한탄할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사회 전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촛불을 든 것입니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외치고 행동함으로써 그런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그 과정의 하나일 뿐입니다. 문재인정부는 행동하는 시민들과 함께 사회를 변화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의 첫째 과제는 '적폐청산'입니다. 무단배치된 사드를 철회해야 합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규명에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27일을 굶으며 광화문 광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백남기농민의 죽음을 제대로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벌개혁과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통해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촛불정국에서 국회가 적폐청산의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과제는 문재인정부에게로 넘어왔습니다. 비상한 각오로 적폐청산에 나서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했듯이 박근혜정권 부역세력, 적폐세력은 힘을 완전히 잃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낡은 색깔론과 소수자 혐오, 전쟁불안을 유포하며 촛불혁명을 되돌리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이런 적폐세력에게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흔들려왔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함부로 화합과 용서를 말해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사회를 함께 만들 이들은 이런 적폐세력이 아니라 촛불을 든 시민이며, 땀흘려 일했던 노동자와 농민이며, 적폐세력에게 고통받고 눈물 흘려온 이들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촛불시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오늘의 선거가 변화의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알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인권이 존중되며, 정의롭고 평등하며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시민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정부가 촛불시민에게 약속한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우리는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며,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광장에 모이고 소리칠 것입니다. 시민이 정치의 주체라는 사실을 우리들은 늘 잊지 않을 것입니다.

 

2017년 5월 10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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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민정수석 내정에 쏟아지는 ‘외모 패권주의’ 의혹

 
문재인 정부에서는 더는 우병우와 같은 민정수석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임병도 | 2017-05-11 08:58:1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민정수석에 내정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교수를 민정수석에 내정하자 온라인에서는 ‘외모 패권주의 아니냐’라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네티즌들은 조국 교수 민정수석 내정에 ‘외모 지상주의를 반대한다’라고 하거나 ‘남성의 이미지가 왜곡될 수 있다’, ‘드라마에 이어 정치까지 잘생긴 남성들 뿐이라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조국 교수가 ‘외모 때문에 인기가 많아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많은 선물을 받았다’라는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조 교수의 민정수석 임명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농담 삼아 외모를 지적했지만, 비법조인 출신의 조국 교수가 과연 민정수석 업무를 잘 해낼 수 있느냐는 의문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연 조국 교수가 민정수석으로서 능력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 이미 검찰 개혁을 외쳤던 조국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교수를 민정수석으로 내정한 가장 큰 이유는 ‘검찰 개혁’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조국 내정자는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요? 그에 대한 답은 이미 2010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함께 펴낸 ‘진보집권 플랜’에 잘 나와 있습니다.

조국 교수는 ‘검찰=권력’이라며 ‘검찰이 스스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타 권력기관에 비해 문민통치를 받지 않고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전세계 검찰 중 한국만큼 많은 권한을 가진 검찰이 없는데 검찰에 대한 통제장치가 법원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해왔습니다.

조 교수는 이미 2010년 ‘진보집권 플랜’에서 진보 개혁진영이 집권했을 때 추진해야 할 검찰 개혁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고비처) 신설’과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을 내세웠습니다. 조 교수의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이 독점하는 기소권을 나눠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검찰개혁이 필요한 대한민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조국 교수는 이미 준비된 인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병우와 같은 민정수석이 더는 필요없다’

 

▲2016년 11월 6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직원들과 웃고 있다. ⓒ조선일보 PDF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부분 검사 출신이었습니다. 막강한 청와대 권력을 통해 검찰을 장악해 인사권을 휘두르며 검찰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검찰은 인사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의 눈치를 봤고,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수사 방향을 돌리기도, 수사를 접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을 통해 권력을 유지했고, 검찰은 그 대가로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으로 살아 남았습니다. 민정수석과 검찰은 권력을 공유하며 기생했던 존재였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대통령 파면까지 가게 된 배경에도 우병우 민정수석이 수사와 조사를 차단하며 숨겼기 때문입니다. 우 전 수석은 아직도 본인 비리와 관련해 검찰 내부의 권력과 깊숙한 연관성을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더는 우병우와 같은 민정수석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검찰을 협박해 대통령이 함부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거나 민정수석이 검찰을 조정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우병우와 같은 민정수석이 사라져야 하는 시대가 왔다면, 조국 교수와 같은 비법조인 출신의 검찰 개혁을 외치는 인물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국 민정수석 내정자의 갈 길은 결코 쉽지 않다’

 

▲2008년 참여정부 출범 13일 만에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검사와의 대화 모습 ⓒ청와대 공동사진기자단

 

검찰의 인사권을 청와대가 포기한다고 검찰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질까요? 아닙니다. 이미 참여정부 시절에도 청와대가 검찰 인사에 크게 개입하거나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검사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맞장을 뜨며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 확보를 외쳤지만, MB정권이 들어서자 그들은 충견으로 변했습니다.

민정수석으로 조국 교수가 내정된다고 해도, 검찰 개혁이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검찰 내부에 뿌리 박힌 권력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법치주의가 무조건 선이 아니라는 법학자로서의 철학을 가진 조 내정자가 견제와 균형에 충실할 수 있으므로 개혁 방향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독재를 막고 처벌하기 위해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무조건 옳다고 보고 그들에게 막강한 권력을 허용하는 일 자체도 굉장히 위험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권력을 나누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검찰 개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국 민정수석 내정자가 갈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가야 할 길이라면 ‘독립불구(獨立不懼:어떤 위험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맞선다는 뜻으로 홀로 서서 용감하게 두려워하지 않고 중용의 도를 지킨다는 말)’의 정신으로 꿋꿋하게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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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상호견제로 '검찰공화국' 오명 벗는다

 

[문재인 시대, 이렇게 바꾼다 ①-1] '개혁 성향' 법무장관·검찰총장 찾을 수 있을까

17.05.10 21:12l최종 업데이트 17.05.10 21:12l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혼란 끝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새 정부가 해결해야할 국가의 위기 상황이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문재인 정부 앞에 어떤 과제가 놓여있고,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 4회에 걸쳐 진단해봤습니다. [편집자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관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로고에 빗방울이 맺혀있다.
▲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관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지난 4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로고에 빗방울이 맺혀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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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정윤회 문건 부실 수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이석수 특별감찰관 수사 개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희대의 사건에는 검찰, 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 경찰 등 권력기관의 연루 의혹이 항상 따라다녔다. 이로 인해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민의 불신이 축적돼왔고, 결국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그 분노가 일시에 폭발했다. 박-최 게이트가 촛불혁명의 결정적 불씨였다면, 정권에 기대 '칼춤'을 춘 권력기관들의 연루는 불씨의 폭발을 도운 도화선과 기폭제 역할을 해 온 것이다.

박근혜 시대를 논외로 치더라도 대통령직선제가 확립된 제6공화국에서 권력의 핵심은 단연 검찰이었다. 영장청구권과 수사권,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수사를 해 기소할 수 있고, 반대로 수사는 해도 기소하지 않는 '생사여탈권'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에는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다가 말기로 갈수록 권력이 검찰의 눈치를 보는 '검찰 공화국'의 전횡 때문에 국회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특검법안들이 발의되곤 했다.

 

때문에 권력기관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마주한 숙제이자,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성공할 경우 국정 신뢰도 상승은 물론, '적폐청산 이미지 굳히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자신도 10대 공약 중 두 번째로 권력기관 개혁을 내세웠다. 일자리 공약에 이어 다음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일자리 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처럼 사용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최우선 공약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내세운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꾸준히 강조해왔던 '광화문 대통령' 프로젝트와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아래 공수처) 신설 및 검경수사권 조정과 같은 검찰 개혁 과제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유리한 협상카드, '견제자에서 집권자로'

사실 검찰 개혁은 대선 때마다 나오는 단골 공약 중 하나다. 그만큼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매번 검찰, 법무부 그리고 구여권의 반발에 부딪혀왔다. 아래는 이번에 문 대통령이 제시한 검찰 개혁의 세부 내용이다.

▲ 고위공직자의 비리행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는 공수처를 설치하여 검찰의 권력 눈치 보기 수사를 차단 ▲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일반적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 ▲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 보유

문 대통령의 큰 그림은 '공수처-검찰-경찰'이 삼각관계를 형성해 서로 견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공약이 이행될 경우,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의 고위관계자를 수사·기소할 수 있고, 검찰은 기존에 갖고 있던 기소권과 2차 수사권을 통해 공수처와 경찰을 견제할 수 있다. 경찰 역시 수사권이 생기므로 수사 대상에 검찰과 공수처를 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자는 것이 '문재인표 검찰 개혁'의 목표다.

이러한 검찰 개혁 공약은 특별한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법의 제·개정만으로 가능하다. 공수처 신설은 관련법 제정, 검경수사권 조정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문제는 검찰, 법무부, 구여권 등과의 협의 과정에서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다. 이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은 너무도 예상 가능한 미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의 의석도 120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 제·개정 작업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두 가지 기회 요인이 있다. 하나는 박근혜 정권의 실정으로 인해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론이 상당히 모아졌다는 점이다. 검찰이 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등 세부 공약에는 매우 방어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에선 '검찰 내부에서조차 검찰 개혁 자체에는 상당수가 수긍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른 하나는 문 대통령의 위치가 '견제하던 사람'에서 '집권한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검찰 개혁의 목적은 '검찰이 권력에 기대 칼춤을 추지 못하게 하는 것'에 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청와대와 여당에게 엄청난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 견제자 입장에서 집권자에게 칼을 내려놓으라고 외치는 상황과 집권자 입장에서 스스로 칼을 내려놓겠다고 하는 상황은 천지 차이다. 문 대통령이 첫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비검찰 출신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에도 검찰개혁의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검찰 개혁 공약에 관여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법제사법위원회)은 "청와대가 스스로 검찰을 칼로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니, 우리 입장에선 협상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라며 "이를 활용하면 충분히 개혁 과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머리 맞댄 조국 교수와 문재인 후보 조국 서울대 교수(왼쪽)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원유세에 나서 문 후보와 대화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
▲ 머리 맞댄 조국 교수와 문재인 후보 조국 서울대 교수(왼쪽)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원유세에 나서 문 후보와 대화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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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필요한 것은 법 보다 '인사'

그렇다면 당장 문 대통령 눈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문 대통령은 곧바로 법의 제·개정을 추진한 뒤, 법 통과 후 1년 이내에 개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의 제·개정이란 과제가 단기간에 달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일단 시급한 과제는 인사다.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법무장관, 검찰총장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앉혀야 개혁의 첫 발걸음을 뗄 수 있다. 특히 최전방에서 검찰 내부를 설득할 검찰총장 임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후보들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해야 한다는 공약도 내놨지만 문 대통령은 이에 부정적이다.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검찰 커넥션'의 핵심이 민정수석실이었던 것은 맞지만, '민정수석실이 문제가 아니라 우병우 전 수석 개인의 문제였다'는 인식 때문이다.

앞서 안철수(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후보는 청와대가 검찰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민정수석실 폐지를 제시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아예 모든 청와대 수석을 없애고, 부처와 대통령 사이의 연락을 담당할 비서관만 남기겠다고 제안했다. 세 후보 모두 우 전 수석을 향한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맞춤형 공약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박주민 의원은 "헌법이 잘못돼 박 전 대통령이 그렇게 됐나? 민정수석실 역시 마찬가지다. (민정수석실 역할인) 인사 검증과 측근 비리 단속은 필요하다"라며 "아마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더라도 그 역할을 하는, 이름만 바뀐 민정수석실이 탄생할 것이다. 검사의 청와대 순환 근무를 막는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제2의 우병우 방지법(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검사는 대통령 비서실에 파견되거나 대통령 비서실의 직위를 겸임할 수 없다"는 검찰청법의 탈법 사례(검사 사직→청와대 근무→검사 복직)를 막기 위한 법안이다. 

당시 노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다 검찰로 돌아온 검사가 박근혜 정부에서만 15명이고, 그 중 13명은 우 전 수석과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했다"라고 지적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검찰에서 퇴직한 자는 1년 간 대통령 비서실에서 임용하지 못하게 됐고, 대통령 비서실에서 퇴직한 자도 2년 간 검찰에 임용되지 못하게 됐다. 

국가정보원, 17년 만에 이름 바뀔까?

한편 문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의 이름을 바꿀 생각도 갖고 있다. 그의 구상은 중앙정보부(1961~1981), 국가안전기획부(1981~1999)을 거쳐 국정원(1999~)으로 얼굴을 바꿔 온 정보기관을 '해외안전정보원'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경찰에 이양)하고, ▲ 대북한 및 해외 ▲ 안보 및 테러 ▲ 국제범죄와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그의 공약에는 국정원의 수사기능을 폐지하고 대공수사권은 국가경찰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에 그곳으로 옮긴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는 대선 개입, 불법 민간인 사찰,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을 예방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공안 범죄에 연루·가담한 조직과 인력에게 보다 강한 처벌과 형량을 내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는 10일 '지명'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반드시 이번에 (국정원의) 정치개입·선거개입·사찰 등을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 내정자는 "(저는) 국정원에서 29년 가까이 근무했다. 정말 건강한 국정원 구성원들이 가장 원하는 게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며 "그 열망과 소망,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는 반드시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국내정보 수집 기능을 경찰로 옮기면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구분해 전자는 전국적 치안에 대응하고, 후자는 지방행정과 연계해 지역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또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찰위원회(행정자치부의 소속, 경찰행정의 최고 심의·의결기관)의 역할 강화를 통해 민주적 통제도 기획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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