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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장기하의 말마따나
뭐 별일없이 산다.
8/13 강촌에서 강연 하나(이공계학생회들), 그리고 서울에서 공제회 TFT 회의
8/14 서울에서 회의(공공특위 운영위)
8/15-17 상태도행(이용석열사 계승사업회 생가방문 프로그램)
8/18 회의1(지역본부), 회의2(서울사무소)...서울에 두번 갔던 날
8/19 회의(서울, 정책위)
8/20 분당에서 미니인터뷰 하나, 그리고 안산에서 회의, 고딩때 친구들 만남, 선배 만남
8/21 수련회 하나, 끝나고 나서 술연회로 새벽까지 이어지고
8/22 서울에서 하루종일 사람 만나고 또 만나고
8/23 일요일, 사무실이 좋다?
8/24 12일만에 대전에서 풀타임 체류? 간담회/회의 등 준비
8/25 간담회...회의...그리고 서욿행(교육) 예정
이번 주말(금,토,일)에는 수련회가 3개 겹쳐 있다.
당분간 이렇게 사는 것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가 않다.
우아,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여, 내 청춘아~~후후
참, 이렇게 살고 있는데
가문비가 어느 새벽녁에 보낸 문자 하나...
"이성우님 사랑하는 큰딸이 있는 집을 떠나신지
벌써 만 3일이 지났습니다. 빠른 귀가바랍니다~! ♡ "
주말에 영월, 태백, 삼척, 정선을 한바퀴 돌아왔다.
강원도를 곧잘 오고가면서도
동강은 멀리 스쳐가기만 해서
이번에는 아예 작정하고 둘러보려고 했는데
시간에 쫓겨 그냥 조금만 맛보고 왔다.
낙동강, 섬진강, 금강...
웬만한 강들의 상류를 가보기도 했고
어릴 적에 그런 곳에서 살기도 했지만
이번에 처음 가본 (정선군에 속한) 동강 상류쪽은
물의 양, 물살의 흐름, 물의 빛깔, 물의 맑고 투명함,
주변의 풍광, 모든 것이 그저 놀라움과 감동이었다.
동강의 눈부신 자태를 보면서
뙤약볕 아래에서도 풍덩 뛰어들 생각은 나지 않고
래프팅 같은 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겠고
그저 자연에 대한 외경심만 펄펄 우러나오던데
동강댐은 웬말이며
동강이 죽어간다는 흐느낌은
대체 무슨 영문이더냐?
내 영혼과 눈을 맑게 하고 싶은 날에는
동강에 한번 더 가야겠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숨쉬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어제,
"영혼의 상처는 메우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내내 아팠다.
http://www.cmedia.or.kr/news/view.php?board=news&nid=3927
나는 무엇을 했던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조차 하지 않았다.
http://blog.jinbo.net/aumilieu/?pid=649
그리고 오늘 아침, 아래 담화문을, 그것도 우연히 읽었다.
차마 다 채우지 못하는 행간의 처절한 절규들을 따라가다가,
'그렇게 간절히 기다리던 비가 지금 오네요...'라는 마지막 구절에서
눈물 한자락 뿌리고 만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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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쌍용자동차 지부는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하기에 결단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자르는 ‘죽음의 행렬’을 끝내 막지는 못했습니다!
1. 오늘(6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점거 파업농성 77일차, 굴뚝 고공농성 86일차, 공권력 전면투입 18일차”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화약고라고 불리는 도장공장의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노사교섭을 제안하였습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벼랑 끝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희생을 줄이고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결단 하였습니다. 그리고 노사 간에 최종합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자르는 정리해고, ‘죽음의 행렬’을 끝내 막지 못했습니다. 이점 전국의 동지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 쌍용자동차 지부는 그동안 쌍용자동차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상실하고 탄압과 폭력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특히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였습니다. 물과 부식, 가스와 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매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처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17일 동안 주먹밥으로 연명하던 노동자들은 전기가 끊긴 도장공장의 암흑 속에서 촛불을 켜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인도적 차원의 의료진 출입마저도 거부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인지 몇 번을 의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공권력의 광기와 폭력에 치를 떨었습니다.
3. 특히 어제는 경찰특공대를 포함한 공권력 등의 침탈로 150여명의 농성 조합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3명의 조합원이 추락하였고, 그 중의 한 명은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회사의 용역과 구사대는 평택공장 밖에 있는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습니다. ‘무법천지’가 따로 없었습니다. 테이저 건과 고무총을 소지한 경찰특공대는 용산참사 때처럼 컨테이너 3대를 상공에 올려 진압을 하였습니다. 이미 상식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노동자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쟁은 불법폭력으로 매도되고, 정부와 자본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합법으로 위장되고 있었습니다. 분노를 넘어 절망과 자괴감마저 들었습니다. 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을 왜곡하고, 확대해석하여 불법과 탈법의 ‘딱지’를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마녀사냥도 이런 마녀사냥은 없습니다.
4. 분명히 밝힙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지금까지 대화와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정리해고 투쟁은 ‘함께 살자’는 노동자의 절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가정을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앗아가는 극단적인 정리해고가 아닌,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이미 수차례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지부의 소중한 바램은 버려지고, 외면을 당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에게는 ‘소통’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노사 간의 문제라고 외면했던 이명박 정부는 대형 참사의 시작을 예고하는 경찰특공대를 파견하면서 폭력적으로 개입하였습니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부가 투입해야 할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자금’이었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쌍용자동차의 정상화를 위해서 즉각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5. 쌍용자동차 지부는 점거 파업투쟁 77일 동안 목숨을 걸고 투쟁했지만, 힘이 부족해 정리해고를 끝장내지 못했습니다. 강고한 투쟁을 이어왔기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의 사람 죽이는 정리해고의 벽을 넘지 못하고 투쟁을 마무리하게 되어 더욱 그렇습니다. 전국의 연대 동지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남겨지고 부족한 몫은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이후 쌍용자동차 지부의 투쟁이 역사적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 ‘함께 살기’ 위한 길을 만들어 내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땅, 그 어느 곳에서도 죽음의 행진을 만드는 정리해고는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점거 파업투쟁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도부를 믿고 함께 해주신 조합원 동지들께 정말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6. 쌍용자동차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께 그동안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진’을 멈추어야 하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1%의 자본만을 살찌우기 위해 사람을 자르는 정리해고 방식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슴이 메어지는 안타까움은, 이번 정리해고 투쟁과정에서 6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번 충격으로 평생을 한과 설움과 한숨과 절망의 고통 속에서 살아갈 유족들에게 진심을 담은 위로를 보냅니다. 또한 회사가 갈라놓은 해고자와 비 해고자의 갈등은 한 가족이었던 조합원들에게 짊어져야 할 커다란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 지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저 또한 평생 짐으로 안고 살겠습니다. 저는 오늘 자진출두 하면서 어떠한 처벌과 대가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것은 우리 노동자의 투쟁이 너무도 정당했고, 여전히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7. 끝으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위해 아낌없는 성원과 애정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매우 힘들고 고달픈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지부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평등세상을 향해 올곧은 투쟁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쌍용자동차 투쟁을 엄호하고 사수해 주신 모든 연대 동지들에게 동지적 애정을 보냅니다. 동지들의 연대가 있었기에 이 투쟁이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불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신 정치권, 사회 원로, 종교계, 시민단체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우리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더욱 올곧게 설 수 있도록 비판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듬뿍 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주노총의 조합원입니다. 한분 한분의 동지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기다리던 비가 지금 오네요.
2009년 8월 6일(목)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한 상균
오늘 날짜 매일노동뉴스를 보다가
윤동주상을 받은 시인에 대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공광규 시인, 금융노조 정책실장이란다.
인터넷 검색해 봤더니
<놀랜 강> 외 9편이 올라와 있다.
다른 시들은 특별한 감흥은 없고,
<놀랜 강> 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선명하고 명쾌해서
여기 옮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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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몸에
하늘과 구름과 산과 초목을 탁본하는데
모래밭은 몸에
물의 겸손을 지문으로 남기는데
새들의 지문 위에
발자국 낙관을 마구 찍어대는데
사람도 가서 발자국 낙관을
꾹꾹 찍고 돌아오는데
그래서 강은 수천 리 화선지인데
수만리 비단인데
해와 달과 구름과 새들이
얼굴을 고치며 가는 수억 장 거울인데
갈대들이 하루 종일 시를 쓰는
수십억 장 원고지인데
그걸 어쩌겠다고?
쇠붙이와 기계소리에 놀라서
파랗게 질린 강.
이 시에 대한 시인의 말은 다음과 같다.
"'놀랜 강'은 2MB의 4대강 살리기를 빙자한 대운하 정책에 한반도에 있는 모든 강들이 놀라 파랗게 질려 있다는 뜻입니다. 제 졸시에서도 나와 있듯이 '강은 수천 리 화선지'로 '해와 달과 구름과 새들이 얼굴을 고치며 가는 수억 장 거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4대강 살리기는 4대강 죽이기라는 것을 똑똑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7월 초에
청담동에 있는 직업능력개발원지부에서
단체협약 해지를 규탄하는 점심시간 집회가 있어서
강남구청역에서 내려서 청담동의 주택가를 걷다가 만난 펼침막이다.
낯설더라.
소똥이며, 개똥이며, 염소똥 따위
날마다 밟고 놀고 그 위에 엎어지기도 했던 내 어릴 적 추억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서울하고도 강남의 등굣길에 아무리 강아지똥이 질펀하게 널렸다고 한들
그것쯤이야 피하지 못할 아이들도 아닐테고
냄새가 천지사방으로 진동하는 것도 아닐텐데
아마 이 지역의 초등학교 어린이회에서는
이런 것 말고는 신경쓸 일이 전혀 없을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는 아닐까?
내가 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 누가 가르쳐 다오.
혹시라도 그런 거라면
어린이회에도 미안하고 아이들에게도 참 미안한 일이 되겠네...미안~~
지난 3월에 연구소에서 식물을 전공하는 한 선배가
겨우내 비닐하우스에서 잘 가꾼 백합 구근을 주면서
한번 심어보라고 했다.
몇년만이냐, 내 손으로 뭔가를 심는다는 게,
마땅히 심을 땅이 없으니 동지들에게도 좀 나눠주고 나서
몇 뿌리만 우리 아파트(우리집은 1층이다) 앞뜰에 살짝 심어두고
드나드는 길에 틈틈이 관찰했다.
심자마자 곧 영하의 꽃샘추위가 몰아쳐서 걱정했는데
4월 중순이 되자 이렇게 싹이 텄고
일주일쯤 더 지나고 보니 제법 자세가 나온다.
죽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오래동안 잊고 살다가 어느날 퇴근길에 둘러보았다.
몇 송이 꽃이 피었다가 지고 한 송이가 남아 있더라.
줄기를 보니 돌보지 않은 태가 난다.
사람이든 꽃이든 동무를 잘 만나야 한다니까!
백합이여, 미안하다...
(그래도 척박한 야생의 조건에서 살도록 한 건
너에게 복이었다고 내 멋대로 믿어도 되지?^.~)
7월 초에 에너지정치센터에 갔다가
옥상에 할짝 핀 백합을 보고는 더 그런 생각을 했다.
줄기도, 잎도, 꽃도,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란 것 같은....ㅎㅎ
비오는 날, 사무실에서,
유성천 가득 넘쳐흐르는 황톳물을 내려다 보다가
내가 심은 백합은 오늘 어쩌고 있을까 싶어서
몇 장 찍어두었던 거 올려봤다.
그저께 밤이었나,
새벽 2시쯤 집에 왔는데,
느티는 자고 가문비는 아직 깨어 있다.
아빠를 보고는 가문비가 사인 받을 게 있다고 뭔가를 들고 왔다.
여름방학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그걸 부모도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지 뭐.. 근데 뭐라고 써?
-아, 내가 이유서는 써놨어.
=어디 보자.
-여기...
아래, 가문비가 쓴 "방학 중 방과 후 학교 불희망 사유서"를 그대로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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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공부는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가장 취약한 과목은 영어이며,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 때는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제가 들었던 학교의 영어 보충 수업은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하는 한국어 해석 방법보다는 영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고 싶고, 앞으로 그 방법으로 공부를 계속 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에서 선생님께서 불러주시는 단어의 뜻을 받아 적고 주요 숙어에 밑줄을 긋는 것보다는, 혼자 집에서 영어 뉴스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며 머릿속에 청각 이미지가 자리 잡게 해 영어를 쉽게 파악하는 것을 공부하는 쪽이 훨씬 더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도상의 문제이겠지만, 방학 보충의 일관적이고 수박 겉핥기식인 수업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작년 겨울 방학, 수학 같은 경우에는 약 30시간 동안 수학1 전체 범위를 배웠는데, 짧은 시간 동안 어렵고 복잡한 내용들을 많이 배워서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념 설명을 듣고 대표적인 예제 몇 문제를 다룬 뒤 바로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 버리니까 무언가를 배웠는지조차 헷갈리고요.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 같은 경우에도 현대문학, 고전문학, 비문학 등 많은 분야들이 있는데도 모든 학생들은 고전 문학만 배워야 했습니다. 과목마다 몇 분야로 나눠서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방학 보충이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 학교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저는 그저 잘하는 부분 못하는 부분 상관없이 훑어보는 식의 수업을 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만 느껴집니다.
또한 저는 흔히들 말하는 야행성입니다. 동생이 잠자리에 들고 난 후인 밤 11시 이후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실제로 그 때 훨씬 효율이 좋기도 하고요. 방학 때만이라도 그런 생활 습관을 제가 조금 더 효율적인 시간대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서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대비해서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들 많이 말씀하시지만, 그건 내년에 가서 생각해도 될 문제이고 일단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저는 이번 여름방학 보충 수업을 희망하지 않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1.
그대의 얘기를 듣고 싶어서
나는 끝없이 얘기를 합니다.
얘기가 되풀이될수록
나는 시나브로 얘기들 뒤로 사라지고
침묵이 오래 흐를수록
그대는 반달같이 단아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내 얘기는 그저 껍데기일 뿐입니다.
그대는, 참인 명제입니다.
2.
늦은 밤에 간신히 잠들었다가
이내 가위에 눌렸습니다.
어두운 길에서 괴한이 나를 꼼짝못하게 하고
칼을 들이대면서 가진 것 모두 다 내놓으라고 합니다.
내 몸이 조금만 뒤틀려도
괴한의 칼이 내 옆구리로 날카롭게 파고 듭니다.
절체절명,
위기의 상황이거늘
나는 무엇을 내놓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복잡한 셈을 하고 있습니다.
다 버리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숨을 헐떡이면서 내가 취한 행동은
눈을 부릅뜨는 것이었습니다.
캄캄한 새벽,
장맛비,
세상은 빗소리가 그윽합니다. (2009. 6. 22)
우연히 눈에 띄었고, 남겨두고 싶어서 여기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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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어떤 완성된 사람, 즉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었다가 (흔히 시민사회의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그렇듯이) 그 사람이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자 이내 실망해 버리는 어떤 "상"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이를 "형성하고", 발전시키고, 그 사람 이상의 것, 그 사람과는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생산적 태도이다. (...)
-브레히트 -
두 아이의 학교가는 시간대가 다르고
요즘은 새벽같이 출장가는 일이 좀 드물어져서
아침마다 책읽을 시간이 짬짬이 난다.
잠깐식 읽을 때는
시 한두편이라도 읽어가는게 느긋하지.
오랜만에 정희성 시인의 최근 시집을 구해서 읽다가
아침부터 키득키득 혼자서 웃었다.
<시인 본색>
누가 듣기 좋은 말을 한답시고 저런 학 같은 시인하고
살면 사는 게 다 시가 아니겠냐고 이 말 듣고 속이 불편
해진 마누라가 그 자리에서 내색은 못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구시렁거리는데 학 좋아하네 지가 살아봤냐고 학은
무슨 학, 닭이다 닭, 닭 중에서도 오골계(烏骨鷄)!
ㅋㅋㅋㅋ...
오골계 드셔 보셨는지?
뼈가 까만 닭이다.
보약으로 곧잘 쓰는데
대학교 때 친구네 하숙집에 갔다가
늦은 밤에 출출해서
주방을 뒤지다가
채 식지 않은 닭백숙 냄비를 보고는
야 맛있겠다 해서 친구랑 열심히 먹었는데
아뿔사
그게 하숙집 주인의 남편을 위한 보양식이었다고....
미안해서
나중에 쌀 한말 사들고 그집에 다시 갔던 기억이 난다.
남들은 희디 흰 학이라고 남편을 칭송하지만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속까지 다 검은 닭이다?ㅋㅋ...
뭐 긴 설명이 필요없는, 긴 사연이 담긴 작품이네.
내 아내의 입장에서 날 보면
아마 오골계보다 더 할껴...-.-
또 하나...
<희망>
그 별은 아무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별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에나 모습을 드러낸다
그 전에 희망에 대해서 내가 주로 인용했던 말이라면
'희망은 결코 절망한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는 말 정도....
근데 이 석 줄의 짧은 시에서는
나 자신에게서 희망을 일깨우고 갈무리하는 자세가 보인다.
정희성 시인도 제법 나이가 들었나 보다...
내가 이전에 술자리에서 노래 대신에 읆곤 하던 시가
정희성의 "새벽이 오기까지는"이었는데
그 시를 한번 보면 실감이 날 듯하다.
<새벽이 오기까지는>
새벽이 오기 전에
나는 머리를 감아야 한다
한탄강 청청한 얼음을 깨서
얼음 밑에 흐르는 물을 마시고
새벽이 오기 전엔
얼음보다 서늘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새벽이 오기까지는
저 어질머리 어둠에 불을 지피고
타오르는 불꽃을 확인해야 한다
얼음 위에 불을 피우고
불보다 뜨거운 마음을 달궈야 한다
새벽이 오기까지는
나는 보리라
얼음 위에서 어떻게 불꽃이 튀는가를
겨울의 어둠과 싸우기 위해
동지들의 무참한 죽음과
보다 값진 사랑과
우리들의 피맺힌 자유를 위해
나는 보고 또 보리라
불이 어떻게 그대와 나의
얼어붙은 가슴을 뜨겁게 하고
저 막막하고 어두운 겨울 벌판에서
새벽이 어떻게 말달려 오는가를
아아 눈보라 채찍쳐
새벽이 어떻게 말달려 오는가를.
술자리에서 내가 이 시를 외우며 악을 쓰면
사람들은 마지막에 다그닥 다그닥 말달리는 소리를 내면서
술잔을 부딪히고는 했다...ㅋㅋ
회의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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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2호..는 지나굵은 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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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그리쟎아요
피곤할 때는 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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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두기>> 네에..피곤할 때는 쉬어야죠...아으..오늘 쉬어야 하는데 일정이 넘치네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