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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실용정부에게 한마디

시민단체에서 짧게 한마디 하라길래

급하게 쓰긴 썼는데

어째 공허하다.

 

투쟁하겠다고 준비를 나름대로 해놓고도

막상 투쟁에 임박해서는

오합지졸처럼 흩어지기를 얼마나 많이 했던가...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투쟁준비조차 부르짖는 사람이 몇 안되고,

앞장서야 할 사람들은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나도 말한 것만 제대로 실천한다면

제 자리걸음은 할텐데....쩝

 

암튼

투덜투덜 한마디 써놓고는

또 내 낯이 더 뜨거워진다.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 경총을 일컬어 경제 5단체라고 한다. 재계의 이익을 대표하고 대정부 압력단체 역할을 행사하는 단체들이다. 군사독재정권 시기와 문민․국민․참여정부를 두루 거치면서도 이들 단체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경제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노사문제조차 정부로 하여금 노골적으로 사용자 편을 들도록 강요했다. 급기야 노무현 정부에서는 구속된 노동자수가 처음으로 1천명을 넘어섰지만 노동자를 착취하고 임금을 떼어먹은 악덕사용자가 구속된 사례를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정부를 자처하고 나섰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잣대를 벗어나서 오로지 경제발전에만 진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실제로 내세우는 정책들을 보라. 규제완화, 작은 정부, 시장경쟁, 민영화 등 아주 노골적인 재벌친화적 정책들이다. 거기에 노동자 서민들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요컨대, 실용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보수이데올로기를 포장하고 옹호하는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청와대가 경제5단체의 하나가 되었다는 말이 떠돌까.

청와대의 새 주인에게 쓴 소리 한마디 전하고 싶다. 노동의 의미와 노동자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실용정부라면, 노동자 서민의 경제를 살리기보다는 이른바 ‘고소영’, ‘강부자’들의 배만 불리는 실용정부라면, 국민을 섬긴다면서 법치를 내세워 노동자의 투쟁을 더욱 거세게 탄압하는 실용정부라면, 결국 노동자의 실용주의적 선택은 투쟁의 한길밖에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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