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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그리고 봄비

봄비가 시원스레 쏟아진다고,

낮술이나 마시자는 전화가 왔는데,

나는 일에 쫓기고 있었다.

 

나 대신에 다른 누군가가

퇴근 이후에 그 동지랑 함께 하고 있더라.

 

밤에, 나도 그리로 갔다.

대전을 다시 근거지로 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출퇴근 시간 4시간 30분 남짓한 그 시간 이상을

술 마시는 시간으로 대체했다는 것 아닐까.

 

가는 길에 아파트 어귀에서 본 풍경,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에 흠뻑 젖었던

사춘기의 추억이 막 살아나는~

 

이 풍경은 불과 두 시간도 안되어 이렇게 바뀌었다.

 

실은,

오늘의 우리 세 사람 대화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대화록 대신에 그것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표지 하나 남기는 셈...

 

그러고 보니, 지난 주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월.....주요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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